서초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한 야당 소속 구청장이 있는 곳으로, 그동안 서울시의 거듭된 지역화폐 발행 요청에도 꿈쩍 하지 않았다. 서초구가 갑자기 기조를 바꾼 것은 서울시가 이달 지급을 시작한 재난긴급생활비가 서울사랑상품권(모바일)과 선불카드 중 하나를 택하도록 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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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7개 자치구가 참여하고 있으며 서초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가 오는 7월까지 참여할 예정이었다. 서초구는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지역화폐 발행을 요청했으나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제로페이에 부정적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스탠스가 서울사랑상품권에도 그대로 반영됐다는 관측을 내놨다. 조 구청장은 제로페이에 대해 “시장경제 원리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왔고 실제로 서초구는 서울 자치구 중 유일하게 업무용 제로페이 사용실적이 ‘제로’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초구가 갑자기 방향을 튼 것은 서울시의 재난긴급생활비 지급방식을 따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부터 중위소득 100% 이하 117만7000가구를 대상으로 재난긴급생활비 신청을 받아 서울사랑상품권(모바일)과 선불카드 중 수령자가 원하는 방식에 따라 지급한다. 문제는 서초구의 경우 지역화폐가 없어 10% 추가지급 혜택을 선택할 기회가 차단된다는 점이다.
서초구의 깜짝 참여에 서울시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초구의 서울사랑상품권 발행은 사전 논의 없이 지난달 말 전격적으로 통보가 이뤄졌다”면서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사태로 인해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서초구의 서울사랑상품권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 오는 7월 발행 예정이었던 강남구와 용산구의 일정을 이달 27일로 앞당기는 데 일조한 거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