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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회의론에 반도체주 '와르르'…실적 훈풍도 뉴욕증시 못 살렸다
  • AI 투자 회의론에 반도체주 '와르르'…실적 훈풍도 뉴욕증시 못 살렸다[월스트리트in]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대만반도체제조회사(TSMC)의 호실적과 미국의 견조한 소비·고용 지표, 순조로운 기업 실적 시즌에도 반도체주 급락이 시장 전반을 끌어내렸다.뉴욕증권거래소(사진=AFP)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1% 내린 7533.76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47% 떨어진 2만5881.95,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0.2% 밀린 5만2552.97을 기록했다.S&P500 11개 업종 가운데 정보기술 업종은 1.8% 하락했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4.3% 급락하며 시장 약세를 주도했다.◇반도체주가 증시 흔들었다…AI 투자 회의론 확산올해 들어 뉴욕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반도체주가 급락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이 S&P500에서 20%를 넘어설 정도로 커지면서 이제는 반도체주의 등락이 증시 전체 방향을 좌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폴 놀트 머피앤실베스트 선임 시장전략가는 “3~4년 전만 해도 반도체주의 S&P500 비중은 8%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20%를 넘어섰다”며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시장은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TSMC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고 올해 자본지출(CAPEX) 전망도 기존 520억~560억달러에서 600억~64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하지만 시장은 호실적보다 공격적인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과 AI 투자 열풍에 대한 지나치게 높아진 기대치에 더 주목했다. TSMC 미국 상장 주식은 2.3% 하락했다.메모리 반도체주는 낙폭이 더욱 컸다. 샌디스크와 웨스턴디지털, 씨게이트 테크놀로지, 인텔은 5.8~12.6% 급락했다. 반에크 반도체 ETF(SMH)는 3.7% 하락했고 암 홀딩스는 5.4% 떨어졌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AMD(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는 각각 5.7%, 5.3% 하락했다. 브로드컴도 5% 내렸으며 미국 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 ADR은 13.7% 급락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4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는 올해에만 7250억달러 이상을 AI 설비투자에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같은 천문학적인 투자가 언제 실질적인 수익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맷 말리 밀러 타박 수석 시장전략가는 “TSMC처럼 뛰어난 실적을 발표한 기업조차 주가가 하락했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보여준다”며 “반도체주가 강하고 지속적인 반등에 실패하면 증시 전반에도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팀 그리스키 잉걸스앤드스나이더 선임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극심한 변동성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불안감을 준다”면서도 “기술주를 제외한 다른 업종은 대체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시장은 혼조 양상”이라고 평가했다.◇대형 기술주도 일제히 약세....알파벳 4.4% 급락알파벳은 차세대 AI 모델인 ‘제미니 3.5 프로’ 출시가 수개월 지연됐다는 보도로 4.4% 급락했다. 메타플랫폼스와 엔비디아, 아마존 등 다른 대형 기술주도 동반 하락했다.반면 기업 실적과 경제지표는 미국 경제의 견조한 기초체력을 재확인시켰다.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들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술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은 65.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실적 시즌은 순조롭게 출발했다.유나이티드헬스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올해 실적 전망 상향에 힘입어 1.2% 상승했고, 헬스케어 업종도 2.2% 올랐다. 반면 GE에어로스페이스는 연간 실적 전망을 높였음에도 4.1% 하락했고, 유나이티드항공은 국제유가 상승 부담으로 1.8% 내렸다.경제지표도 미국 경제의 회복력을 뒷받침했다.미 상무부에 따르면 6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2% 증가하며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5월 증가율도 당초 0.9%에서 1.0%로 상향 수정됐다. 휘발유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주유소 판매가 5.3% 급감하면서 전체 증가폭은 제한됐지만, 이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7% 증가해 소비가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온라인 판매는 1.9% 증가하며 약 1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고 자동차 및 부품 판매도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국내총생산(GDP) 산출에 반영되는 핵심 소비지표인 ‘컨트롤 그룹’ 소매판매도 0.5% 증가해 미국 소비의 기초 체력이 여전히 탄탄한 것으로 평가됐다.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20만8000건으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와 고용이 동시에 견조한 모습을 이어가면서 미국 경제가 당분간 확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를 뒷받침했다.다만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최근의 휘발유 가격 하락에 따른 소비 개선 효과가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에너지 가격이 다시 오를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차 높아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이날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며 추가 물가 상승 가능성을 경계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다.매일 아침, 월가의 흐름을 한눈에. [월스트리트in] 구독좋아요는 선택 아닌 필수!
2026.07.17 I 김상윤 기자
AI 투자 회의론에 반도체주 '와르르'…나스닥 1.5% 급락
  • [속보]AI 투자 회의론에 반도체주 '와르르'…나스닥 1.5% 급락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면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대만반도체제조회사(TSMC)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 확대가 오히려 부담으로 인식됐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AI 모델 출시 지연 소식까지 겹치면서 기술주 전반에 매도세가 확산됐다.뉴욕증권거래소(NYSE). (사진=AFP)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1% 내린 7533.76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47% 떨어진 2만5881.95,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0.2% 밀린 5만2552.97을 기록했다.반도체주 급락이 시장을 끌어내렸다. TSMC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2분기 실적과 견조한 실적 전망을 내놨지만 주가는 오히려 2.3% 하락했다.TSMC는 올해 자본지출(CAPEX) 전망을 기존 520억∼560억달러에서 600억∼640억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확대였지만, 시장은 수익성보다 막대한 투자 부담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이 영향으로 반에크 반도체 ETF(SMH)는 3.7% 급락했다. 암 홀딩스는 5.4% 이상 떨어졌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AMD(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는 각각 5.7%, 5.3% 하락했다. 브로드컴도 5% 내렸으며 미국 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 ADR은 13.7% 급락했다.시장에서는 AI 투자 열풍이 기업 가치 상승을 계속 정당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4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는 올해에만 7250억달러 이상을 AI 관련 설비투자에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같은 천문학적인 투자금이 언제 실질적인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맷 말리 밀러 타박 수석 시장전략가는 “TSMC처럼 뛰어난 실적을 발표한 기업조차 주가가 하락했다는 사실 자체가 투자자들의 우려를 보여준다”며 “반도체주는 여전히 증시 방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업종으로 의미 있는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강하고 지속적인 반등이 나오지 않는다면 시장에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알파벳 악재·중동 긴장도 투자심리 위축대형 기술주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알파벳은 차세대 AI 모델인 ‘제미니 3.5 프로’ 출시가 수개월 지연됐다는 보도로 4.4% 급락했다. 메타플랫폼스와 엔비디아, 아마존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 종목들도 동반 하락했다.중동 정세 악화도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을 강화하면서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졌고, 국제유가는 이날 소폭 하락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해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이날 공개 발언에 나선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며 추가 물가 상승 가능성을 경계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다.◇소비·고용은 여전히 견조…실적 시즌은 순항다만 발표된 경제지표는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8000건으로 시장 예상치(21만8000건)를 밑돌며 고용시장의 안정세를 재확인했다.미 상무부가 발표한 6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2% 증가하며 시장 전망에 부합했다. 주유소 판매 감소로 전체 증가폭은 제한됐지만 다른 소매업종은 비교적 견조한 소비 흐름을 나타냈다.엘런 젠트너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지갑을 열고 있으며 노동시장도 흔들리는 조짐이 없다”며 “이번 지표가 연준의 정책 방향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미국 경제의 회복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고 평가했다.브렛 켄웰 이토로 투자전략가는 “6월 소매판매는 폭발적으로 강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우려할 정도도 아니었다”며 “특히 5월 수치가 상향 조정된 점을 감안하면 소비 둔화를 의미하는 신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그는 “앞으로 이어질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소비자들이 여전히 견조한지, 아니면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는지를 가려내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6.07.17 I 김상윤 기자
  • [美특징주]로켓랩, 파이퍼샌들러 보수적 분석…투자심리 악화에 급락
  •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로켓랩(RKLB)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 중이다. 파이퍼샌들러가 로켓랩에 대해 보수적인 분석을 내놓고, 나스닥이 하락하는 등 전반적인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16일(현지시간) 오전 11시35분 현재 로켓랩은 전 거래일 대비 10.49%(7.99달러) 하락한 68.2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파이퍼샌들러는 로켓랩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목표가는 83달러를 제시하면서 분석을 시작했다.목표가 83달러는 전 거래일 종가와 근접한 수준으로 상승 동력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위험 대비 보상이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밑도는 분석으로, 현재까지 로켓랩을 분석한 16명의 애널리스트 중 매도에 준하는 투자의견이 없었던 것과 비교된다.로켓랩은 36억달러의 브릿지론을 포함한 80억달러 규모 이리듐커뮤니케이션즈 인수를 보류하면서 투자자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주가는 지난달 말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여기에 최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포함한 내부자들이 지속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을 키우고 있다. 지난 6개월동안 로켓랩 임원의 공개 시장 매수 기록은 전무한 상태다.
2026.07.17 I 안혜신 기자
최태원 "모두가 반대했던 하이닉스 인수…임직원이 옳았음 증명"
  • 최태원 "모두가 반대했던 하이닉스 인수…임직원이 옳았음 증명"
  •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뉴시스)[이데일리 박민웅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2년 하이닉스 인수를 회고하며 “당시 많은 사람이 의문을 제기했지만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그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고 밝혔다.16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자신의 링크드인에 글을 올려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R(미국예탁증권) 상장은 SK하이닉스와 SK그룹, 더 나아가 AI 생태계 전체에 중요한 이정표”라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이번 상장은 SK가 AI 경제를 구축하는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SK그룹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집단으로 인정받는 순간을 꿈꿔왔다. 이번 성과는 무엇보다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강조했다.최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를 결정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회사는 파산 직전이었고 메모리는 범용 제품으로 인식돼 많은 사람이 인수를 우려했다”고 회고했다.이어 “메모리는 반도체 산업에서 훨씬 더 큰 역할을 할 기술이라고 믿었고, SK가 메모리 기술을 확보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은 회사를 정상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메모리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이자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가운데 하나로 성장시키며 그 판단이 옳았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최 회장은 이번 ADR 상장이 AI 산업 성장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SK하이닉스는 AI 구현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최근 발표한 향후 5년간 생산능력 두 배 확대 계획을 뒷받침할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메모리 공급 부족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또 “ADR 상장은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글로벌 투자자와 미국 AI 파트너들과의 연결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주주가치 제고와 글로벌 인재 확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최 회장은 “꿈을 현실로 만든 SK하이닉스 임직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이번 주 우리는 SK하이닉스와 SK그룹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2026.07.16 I 박민웅 기자
신현송 "성장률 2.6% 전망 너무 낮아…물가 목표까지 통화정책 대응"
  • 신현송 "성장률 2.6% 전망 너무 낮아…물가 목표까지 통화정책 대응"[일문일답]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6%에 대해 “지금 판단으로는 너무 낮다”며 “다음 달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상당 폭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향후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재확인했다.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신 총재는 이날 오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금리 인상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로 이뤄졌다.신 총재는 향후 추가 인상 속도에 대해 “앞으로 있을 몇 차례 회의가 모두 살아 있는 회의, 이른바 ‘라이브 미팅’”이라며 “앞으로 나올 데이터 가운데 중요한 것이 워낙 많아 어느 한쪽으로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할지는 앞으로 입수되는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특정 시점의 금리 인상을 예고하지는 않았지만, 다음 달을 포함해 향후 회의에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한 가운데 비용 측 물가 압력뿐 아니라 소득 증가에 따른 수요 측 압력까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시장에서는 8월 연속 인상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신 총재는 현재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모든 구성요소가 상당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수출은 물론이고 투자와 소비도 상당히 견조해 5월 전망치를 웃도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강한 성장세의 배경으로는 반도체 경기 호황을 꼽았다. 반도체 수출과 가격이 급등하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됐고, 국내총소득(GDI)이 국내총생산(GDP)을 크게 웃돌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GDP 성장률은 3.8%였지만 GDI 증가율은 13.2%에 달했다.신 총재는 “이 같은 소득 개선이 강하게 지속해서 현실화된다면 수요 측에서 오는 물가상승 압력에 유의해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이례적인 상황에서 수요 측 압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데 금통위 내부에서도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그는 2021년 코로나19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 상승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해 수요 측 압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던 사례도 언급했다. 신 총재는 “결국 아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고 이를 제어하는 데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며 선제적인 물가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향후 통화정책을 좌우할 주요 지표로는 다음 주 발표되는 2분기 GDP와 오는 8월 4일 공개되는 7월 소비자물가를 꼽았다. 신 총재는 “GDP 성장세가 얼마나 지속됐는지, 특히 GDI 증가세가 얼마나 이어졌는지 아주 주의 깊게 보겠다”며 “유가가 다소 내렸지만 앞으로 인플레이션을 좌우하는 근원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는 생활물가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원·달러 환율과 수도권 주택가격, 가계대출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신 총재는 “환율은 몇 주 전보다 다소 안정된 모습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최근 수입물가도 다소 낮아졌지만 전년 동기 대비 20% 높은 만큼, 물가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환율은 통화정책의 중요한 고려 요인”고 했다.주식시장에 대해서는 금리 인상이 주가 하락을 직접 유발한다는 평가에 선을 그었다. 그는 “금리가 주가를 내린다는 평가에는 100% 동의하지 않는다”며 “주가보다 반도체 가격 그 자체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가격이 교역조건과 GDI에 영향을 미치고, 장기적으로 국내 성장과 물가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지난 5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이 실기였다는 지적은 반박했다. 신 총재는 “당시에도 금리를 올릴 수 있었지만 경제 흐름을 판단할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았고 중동 상황의 불확실성도 상당히 컸다”며 “한 번 더 지켜보고 가도 된다는 판단이었고 지금도 그 판단은 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다음은 신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시장에서 다음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관심이 많은데, 8월 연속 인상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최종금리 수준도 3.5%까지 거론되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질문에 답하기 전에 조금 더 상세하게 배경을 설명드리겠다. 모두발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물가와 성장, 금융안정이라는 세 갈래로 나눠 추가로 설명하겠다.우선 물가를 보면 지난 6월 물가설명회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에너지 충격이 있을 때는 직접효과와 비용 경로를 통한 간접효과, 기업과 가계의 행태를 바꾸는 2차 파급효과가 있다. 직접효과는 연료나 유류할증료 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이지만, 그보다는 간접효과를 좀 더 봐야 한다.간접효과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여러 비용 경로를 통해 전반적인 재화와 서비스 가격으로 퍼지는 과정이다. 저희 분석에 따르면 그 영향은 6개월 정도에 가장 크게 나타나고 1년 이상 지속되는 포물선 형태를 그린다. 현재 우리 경제에서는 이러한 간접효과가 진행 중이라고 봐야 한다. 유럽도 이러한 간접효과가 2차 파급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6월 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한국은 유럽과 달리 성장세가 상당히 강하다. 이번에는 전망치를 발표하지 않지만 8월에 다음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현재 저희 판단으로는 GDP의 모든 구성요소가 상당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은 물론이고 투자와 소비도 상당히 견조해 5월 전망치를 웃도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앞으로 비용 측면에서 간접효과로 퍼지는 물가 흐름에 더해 수요 측에서 나오는 압력도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저희가 아주 이례적인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이 워낙 잘되면서 GDP와 GDI, 즉 국내총소득 간에 큰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교역조건이 크게 개선돼 수출가격이 수입가격보다 더 높은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내총소득이 국내총생산보다 훨씬 강하게 증가하고 있다. 1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GDP는 3.8% 성장했는데 GDI는 13.2% 증가했다. 이것이 단순히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경제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불확실성이 많지만 이 같은 소득 개선이 강하게 지속해서 현실화된다면 수요 측에서 오는 물가상승 압력에 유의해야 한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수요 측 압력을 흔히 간과하기 쉽기 때문이다.코로나19 직후인 2021년 한국은 그해 8월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고, 다른 신흥국들은 봄부터 금리를 인상했다. 반면 당시 연준은 물가상승이 일시적이라고 판단해 수요 측 압력을 다소 간과한 면이 있었다. 그것이 결국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고, 인플레이션을 제어하는 데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이러한 교훈을 고려할 때 지금과 같은 이례적인 상황에서 수요 측에서 오는 압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데 금융통화위원회 내부에서도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뤘다.말씀드린 대로 물가상승률은 상당 기간 저희 목표 수준보다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데 있어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할지는 앞으로 입수되는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우선 다음 주 발표되는 2분기 국민소득 통계를 아주 주의 깊게 보겠다. GDP 성장세가 얼마나 지속됐는지, 특히 GDI 증가세가 얼마나 이어졌는지 볼 것이다. 1분기의 유례없는 수치가 조정되는지, 아니면 수출 호조에 힘입어 계속 유지되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겠다.8월 4일에는 7월 소비자물가가 발표된다. 유가가 다소 내렸지만 앞으로 인플레이션을 좌우하는 것은 근원물가다.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생활물가 역시 주의 깊게 보겠다.금융안정 측면에서는 환율과 부동산을 보겠다. 환율은 몇 주 전보다 다소 안정된 모습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수입물가도 최근에는 다소 낮아졌지만 전년 동기 대비 20% 높은 수준이다. 물가가 염려되는 상황에서 환율이 수입물가를 통해 통화정책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부동산과 가계대출도 주의 깊게 보겠다. 결국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할지는 이러한 데이터를 종합해 판단하겠다.-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물가상승 압력의 정도 등을 점검하면서 결정한다고 명시했다. ‘속도’라는 표현은 2022년 7월 빅스텝 당시에도 사용됐는데, 이달에 이어 다음 달 연속 인상 가능성도 열어놓은 것으로 봐도 되는가.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한다는 것은 6개월 이상을 의미하는가. 근원물가가 목표 수준에 도달하는 시점은 언제로 보는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외환·주식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통화정책 경로는 사전에 결정해 놓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발표될 데이터 가운데 중요한 것이 워낙 많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단언할 수 없다. 앞으로 있을 몇 차례 회의는 모두 살아 있는 회의, 이른바 ‘라이브 미팅’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책을 운용하겠다. 앞으로 나올 여러 지표에 큰 무게를 두고 있다.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보다 얼마나 오래 높은 상태를 지속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매우 중요하다. 물가의 궤적은 통화정책과 무관하게 자체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통화정책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 궤적이 달라진다. 저희가 통화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운용한다면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보다 높은 상태로 지속되는 기간은 그만큼 길지 않을 것이다.‘속도’라는 것은 통화정책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 감안해 정책을 운용한다는 뜻이다. 통화정책은 자전거를 타는 것이 아니라 큰 유조선을 운항하는 것과 같다. 하루 이틀이나 며칠 사이에 급격히 방향을 바꾸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경제에 미치는 여러 영향을 감안해 정책을 펴겠다.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것이다. 다만 현재 한국 주식이 세계적으로 상당한 관심의 대상이기 때문에 추가로 유입될 자금이 얼마나 될지는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은 단기간에 급격하게 유출입되는 성격의 자금은 아니라고 본다. 이로 인해 주식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최근 정보기술(IT) 수출 호조로 성장세가 확대되면서 GDP갭이 이미 플러스로 전환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도 이에 동의하는가. 기준금리 2.75%는 중립금리와 비교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인가. 최근 증시 변동성이 지속될 경우 소비심리 악화와 기업 자금조달 여건 위축으로 금리 인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은 어떻게 보는가.△성장세가 강화됐다는 것은 저희 내부 판단이다. 다만 GDP갭을 산출하려면 모델을 다시 돌려야 하는데 아직 그 작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조만간 결과가 나오면 알려드리겠다. 지난 기자간담회에서는 내년 초 GDP갭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최근 상황을 보면 그 시점이 조금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기준금리 2.75%가 중립금리 범위 안에 있는지를 판단하려면 먼저 중립금리의 정의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장기적인 균형점에 도달했을 때 경기를 확장시키지도, 긴축시키지도 않는 수준의 금리다. 경제가 균형점에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경기가 균형 상태보다 확장적이라면 정책금리를 중립금리보다 조금 더 높게 설정할 수도 있고, 중립금리 범위 안에서도 상단에 가까운 수준을 고려할 수 있다. 단기적인 통화정책 기조는 계속 점검해 나가겠다. 앞으로 중립금리도 계속 측정하면서 정책에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하겠다.증시의 변동성이 상당히 높은 것은 사실이다.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주가 변동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주식은 부채나 유동성과 관련된 다른 지표와 달리 시스템 리스크로 연결되는 경로가 많지는 않다.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로는 대표적으로 부의 효과가 있다. 저희가 측정한 바에 따르면 보유 주식 가치가 100만원 증가했을 때 소비는 약 1만 3000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큰 그림에서 보면 효과가 그렇게 크지는 않다.다른 나라의 사례를 봐도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되더라도 금융제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0년 나스닥 버블이다. 당시 나스닥지수가 급등한 뒤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금융제도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하면 대출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취약계층이나 최근 빚투에 따른 부실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안정과 금리 인상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가 정부의 적극적인 확장재정과 엇박자를 내거나, 재정정책이 통화정책의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어떻게 보는가.△취약차주에 대해서는 저희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이 부분이야말로 정부와 금융당국 간 조화로운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취약계층의 경우 부채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수준이라면 이를 조정하고 취약차주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까지 지원할 것인지는 도덕적 해이 문제까지 감안해 적정한 수준에서 결정해야 한다.이러한 문제에는 통화정책보다 선별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재정정책이나 금융정책이 더욱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저희도 정부 및 금융당국과 긴밀하게 논의하겠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엇박자 문제는 원칙적으로 재정지출의 형태와 성격을 봐야 한다. 재정정책이 경제 전반의 성장 여력을 높이는 투자로 이어진다면 반드시 통화정책과 엇박자를 낸다고 볼 수는 없다.특히 생산성을 높여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재정정책이라면 통화정책과 부합할 수 있다. 결국 재정정책의 형태와 규모, 집행 속도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다.-성장률은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고용률은 석 달 연속 하락했고 청년층 고용 부진도 심각하다. 수출 호조가 고용으로 연결되지 않는 현상을 어떻게 진단하는가. 긴축 전환이 증시 조정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와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에 따른 금융안정 위험은 어느 정도로 보는가.△최근 고용지표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다. 5월 통계는 취업자 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6월 통계에서는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부진한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장기적인 요인과 단기적인 요인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경제구조가 고도화되면서 고용의 중심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이동하는 구조적인 변화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 그러한 큰 흐름을 고려하더라도 최근 고용상황이 왜 좋지 않았는지를 저희가 경제상황 점검보고서의 박스에서 자세히 분석했다. 분석 결과 중동 전쟁이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석유화학이나 연료와 밀접한 제조업, 건설업 등을 보면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들이 고용에 상당히 신중한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판단한다. 6월에도 고용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다.앞으로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서비스업 고용을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장기적인 구조 변화도 계속 고민해야 한다. 한국은 양극화 문제가 워낙 심하기 때문에 구조 개선을 위한 정책도 함께 가야 한다. 중앙은행이 직접 할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지만 관련 연구를 지속하고 정부 및 관계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겠다.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금리 인상이 주가를 떨어뜨린다는 평가에는 100% 동의하지 않는다. 현재 주가에는 다른 변동 요인이 많이 작용하고 있다. 오히려 지금 주의 깊게 봐야 할 가격이 있다면 반도체 기업의 주가보다 반도체 가격 그 자체다. 반도체 가격은 교역조건으로 이어지고 GDI 증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1분기 GDP 성장률 3.8%도 상당히 견조한 수치지만 GDI가 13.2% 증가한 것은 결국 반도체 가격 상승의 영향이다. 수출 물량보다 가격이 크게 오른 결과다.앞으로 반도체 가격 상승이 얼마나 지속될지를 봐야 한다. AI 산업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반도체가 단순한 수출품목을 넘어 AI 기반 경제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는다면 한국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 앞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도 당연히 주의 깊게 봐야 한다.따라서 주가보다 반도체 가격을 봐야 한다. 반도체는 일반적인 현물상품처럼 가격이 시장에 바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일부 낮은 등급 제품의 가격지수가 나오기는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주로 생산하는 반도체 가격과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는다. 반도체 거래가 장기계약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만큼 관련 가격 흐름을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반도체와 일부 종목으로 주식시장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한두 기업에 생산과 투자가 지나치게 집중되는 현상이 거시경제와 통화정책의 금리·자산 경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5월에 금리를 동결한 것이 실기였다는 지적에는 어떻게 답하겠는가. 5월 점도표에서는 위원 과반이 연말 기준금리를 3%로 제시했는데 이후 위원들의 견해에 변화가 있는가.△주식시장에 대해서는 특별히 더 말씀드릴 부분은 없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통화정책에서는 실물경제를 더 중요하게 봐야 한다. 주식시장의 급등락에는 국내 수급과 글로벌 요인, 투자자들의 내생적인 움직임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실물경제가 더욱 중요하다. 주식시장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경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부의 효과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한국에서는 그 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5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리를 올렸어야 했고 동결이 실기였다는 지적이 있는데, 당시에도 금리를 올릴 수는 있었다. 충분히 선제적으로 인상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금리를 올리지 않은 이유는 데이터를 충분히 입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현재는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나는 추세들이 당시에는 아직 불확실했다. 무엇보다 당시에는 중동 상황의 불확실성이 상당히 컸다. 여러 사정을 고려했을 때 한 번 더 지켜보고 가도 된다는 판단을 했다. 지금도 그 판단은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5월 이후 입수된 여러 정보는 당시보다 경제가 더 견조하고 성장세가 강하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저희가 5월 통화정책방향 회의 당시 올해 성장률을 2.6%로 전망했는데, 현재 판단으로는 2.6%는 너무 낮다. 8월 경제전망에서는 성장률 전망치를 상당 폭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5월의 동결 결정은 실기가 아니었다.점도표는 현재 점검 중이다. 5월 점도표가 발표됐을 때 시장에서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여러 논의가 있었는데, 이번 내부 논의도 당시 점도표와 대체로 부합했다. 이후 새롭게 입수된 정보도 반영될 것이다. 8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 발표되는 점도표를 보면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한 위원들의 판단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주택시장 과열과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에 거시건전성 부담금을 부과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고가주택을 대출로 구입할 경우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해 주택 수요를 억제하는 방식이 실효성이 있다고 보는가.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도움이 되는 수단인가.△통화정책을 운용하는 입장에서 보면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은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통화정책만으로 집값을 잡는 것은 무리다. 그렇지만 거시건전성 정책을 시행하면서 통화정책이 보완적인 역할을 하면 서로의 효과를 증대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중앙은행의 역할과 통화정책을 통한 금융안정 기능은 상당히 중요하다. 다만 제시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대체로 행정적인 정책만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반대로 통화정책만으로 금융안정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어렵다. 두 정책을 함께 운용하면 상호보완적인 효과가 나타나 금융안정 목표를 더욱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이는 단순한 견해가 아니라 제가 국제결제은행에서 근무할 당시 관련 연구를 많이 수행했던 분야다. 관련 문헌은 추후 정리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7월 6일부터 외환시장이 24시간 거래체제로 전환됐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거래를 역내로 가져오겠다고 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7월 6일부터 외환시장 24시간 거래가 시작됐지만, 이와 함께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도 추진해야 한다. 두 가지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은 해외에서 외국인들끼리 원화를 자유롭게 결제할 수 있도록 하고, 궁극적으로는 한국은행의 지급준비금을 통해 결제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해당 시스템은 가을에 시범 가동할 예정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다.외환시장이 24시간 거래체제로 전환됐다고 해서 NDF 시장 거래가 곧바로 축소되지는 않았다. 현재도 NDF 거래가 많이 이뤄지고 있어 변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는 역외 선물환 거래를 역내로 끌어들이고 원화 거래를 제도권 안에서 활성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원화에 대한 직접적인 접근 없이 환율 변동에 베팅하는 거래 구조도 점차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이다.앞으로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미국과의 금리 차가 축소될 경우 NDF 거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지켜볼 것이다. 이와 관련해 준비하고 있는 연구보고서가 있다. 발표되면 별도로 설명드리겠다.
2026.07.16 I 이정윤 기자
신현송 총재 "증시 변동성, 실물경제·시스템 리스크 영향 제한적"
  • 신현송 총재 "증시 변동성, 실물경제·시스템 리스크 영향 제한적"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변동성 큰 흐름으로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실물 경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사진= 공동취재단)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주식은 다른 부채나 유동성 관련 지표와 달리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연결되는 경로는 많지 않다”면서, 주식 시장이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는 “증시는 변동성이 상당히 높다”며 “통화정책을 하는 입장에서는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가가 큰 관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한국은행)가 측정한 수치로 보유 주식 가치가 100만원 증가했을 때 소비가 1만 3000원 증가한다는 계산도 있는데 큰 효과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2000년대 초 나스닥 급락 당시를 사례로 들며 금융제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하루 걸러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도세,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에 대한 의구심 등이 증시에 부담을 주는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한편, 금통위는 이날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2.75%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같은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8회 연속 동결했으며, 1년 만에 긴축 기조로 전환했다.
2026.07.16 I 장영은 기자
현대차, 보스턴다이내믹스 100% 품는다
  • 현대차, 보스턴다이내믹스 100% 품는다
  •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로봇 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완전 자회사화를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쥐고 있던 마지막 지분을 인수해 외부 주주 없이 100% 지배구조를 갖추려는 움직임으로, 그룹 차원의 인공지능(AI)·로보틱스 사업 확대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2일 기아를 시작으로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어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잔여 지분 9.65% 전량을 인수하는 안건을 순차적으로 상정하고 있다. 인수 금액은 3억2500만달러, 약 5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현대차·현대모비스 등 나머지 계열사들도 이달 중 임시 이사회 또는 2분기 정기 이사회를 통해 같은 안건을 의결하며 인수 절차를 최종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 구조는 현대차 28%,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22.6%, 기아 17.2%, 현대모비스 11.3%, 현대글로비스 11.25%, 소프트뱅크 9.65%로 나뉘어 있다. 사실상 현대차그룹과 총수 일가가 전체 지분의 90%를 이미 지배하고 있는 구조로, 이번 소프트뱅크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면 나머지 10%까지 그룹 안으로 흡수돼 완전한 100% 자회사가 된다. 이 경우 각 계열사의 실질 지분율은 현대차가 27.96%에서 30.95%로, 기아는 17.22%에서 19.06%로, 현대모비스는 11.20%에서 12.40%로, 현대글로비스는 11.40%에서 12.62%로 각각 높아질 것으로 추산된다.이번 인수의 직접적인 계기는 2021년 인수 당시 맺은 계약 조건이다. 현대차그룹은 그해 6월 소프트뱅크로부터 지분 80%를 사들이며 그룹에 편입시켰는데, 이 계약에는 2026년 6월까지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소프트뱅크가 잔여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 조항이 담겼다. 여기에 현대차그룹도 지난해 8월 강제로 지분을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을 별도로 설정해둔 상태였다. 소프트뱅크가 실제로 풋옵션 행사 의사를 전달하면서 인수 절차가 본격화됐는데, 업계에서는 풋옵션 행사 여부와 무관하게 현대차그룹이 지분 인수를 밀어붙였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이번 거래에서 매겨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는 33억6800만달러, 약 5조1786억원 수준으로 환산된다. 2021년 인수 당시 기업가치(11억달러)와 비교하면 5년 만에 3배 가까이 불어난 수치다. 다만 이는 계약 당시 합의된 산정 방식에 따른 풋옵션 행사가로, 시장에서 거론되는 상장 후 기대 기업가치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현재 장외시장과 투자업계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몸값을 30조원 안팎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미국 나스닥 상장이 본격화되면 이 가치가 최소 100조원까지 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계속 들고 있기보다 지금 현금화를 택한 배경에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려는 사정이 맞물렸다는 분석도 제기된다.현대차그룹이 상장을 앞두고 굳이 지분 100%를 선제적으로 매입하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비용 문제다. 상장 이후에는 시장 평가를 받은 훨씬 높은 가격에 지분을 사들여야 하는 만큼,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게 묶여 있는 상장 전 지분을 미리 확보해두는 편이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둘째는 지배구조 안정성이다. 외부 주주가 완전히 사라지면 상장 시점과 방식을 둘러싼 협상 부담이 줄고, 로봇 사업의 의사결정 구조도 단순해진다. 나스닥이 상장기업의 지배구조 안정성과 신속한 의사결정 능력을 엄격히 평가하는 만큼, 완전 자회사 편입이 상장 심사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도 나온다.정의선 회장 개인에게도 이번 인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면 정 회장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율은 약 25%까지 올라 지분가치가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현대모비스가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지만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0.33%에 불과해,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 상속 시 발생할 조 단위 상속세 재원 마련이 숙제로 꼽혀왔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으로 확보될 자금이 이 같은 지배력 강화와 순환출자 구조 해소의 핵심 실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한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상용화 작업을 진행 중이며, 현대차그룹은 2028년 양산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룹은 이미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비롯한 글로벌 생산거점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기술을 적용하며 제조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나스닥 상장은 이르면 2027~2028년쯤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완전 자회사화가 자동차 중심 사업 구조를 넘어 로봇과 AI를 미래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하려는 현대차그룹의 전략이 한층 구체화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마켓잉크 김건우 기자> 본 콘텐츠는 외부 전문기관인 마켓잉크가 작성한 시장 참고 정보로, 투자 결과에 대한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 콘텐츠는 이데일리의 논조 및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으며, 관련 문의는 마켓잉크 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폴리마켓 비트코인 베팅상품, 실제 비트코인 가격 조작했을 수도"
  • "폴리마켓 비트코인 베팅상품, 실제 비트코인 가격 조작했을 수도"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최대 가상자산 예측시장 플랫폼인 폴리마켓(Polymarket)이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비트코인 베팅 상품에서 일부 트레이더들이 베팅 결과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결제 기준이 되는 비트코인 가격을 일시적으로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황을 발견했다.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15일(현지시간) 싱가포르경영대 연구자와 공동 집필한 워킹페이퍼(Working Paper)를 통해 약 두 달 동안 폴리마켓의 5분 단위 비트코인 예측시장을 분석한 결과, 특정 상품의 베팅이 마감되기 직전 수 초 동안 바이낸스(Binance) 거래소에서 특정 방향으로 주문이 집중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일시적으로 움직였고, 같은 방향으로 베팅한 투자자들이 이익을 얻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같은 거래는 작은 가격 변동만으로도 베팅 결과가 결정될 수 있는 시점에서 가장 활발하게 발생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을 “현물 가격을 조작하기 위한 일시적인 가격 밀어올리기” 라고 규정했다. 실제 폴리마켓이 올해 2월 5분 단위 비트코인 시장을 도입한 이후를 중심으로 약 두 달 동안 약 1만6000개의 계약을 분석한 결과, 결제 직전까지 승패가 거의 50대50이었던 계약에서는 바이낸스의 주문량이 다른 결제 시점보다 평균 3.9배 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바이낸스 거래가 가장 비정상적이었던 상위 10%의 결제 구간을 ‘가격 조작 시도가 있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구간’ 으로 분류했다. 이러한 거래는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적은 규모의 주문만으로도 가격을 움직이기 쉬운 야간과 주말에 집중됐다.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한 결과 연구진은 가격 조작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은 트레이더들이 약 두 달 동안 약 820만달러(원화 약 122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수익은 주로 개인투자자 등 일반 참가자들의 손실을 통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연구진은 15분 단위 비트코인 시장에서는 유사한 거래 패턴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제까지 시간이 길어질수록 가격을 의도적으로 움직여 결과를 바꾸기가 훨씬 어려워지며, 이는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을 완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예측시장은 선거나 스포츠 경기처럼 참가자가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사건을 대상으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연구진은 금융자산 가격을 대상으로 한 예측시장은 참가자가 베팅 결과를 결정하는 기초자산 자체를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조작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문 공동 저자인 싱가포르경영대 시하오 위 조교수는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이러한 계약은 구조적인 취약성을 갖고 있다”며 “베팅 결과가 트레이더들이 직접 거래를 통해 움직일 수 있는 기초자산 가격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거래소들이 금융자산을 기초로 한 예측시장 상품을 확대하는 가운데 나왔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이미 주가지수 기반 예측시장 상품을 출시하기 시작했으며, 나스닥도 유사한 상품에 대한 승인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연구에서 제기된 문제가 가상자산이나 폴리마켓에만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폴리마켓 대변인은 “폴리마켓은 여러 독립적인 가격 오라클(oracle)을 통해 데이터를 집계해 정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조작 가능성을 부인하면서도 “향후 1년 안에 일부 시장의 결제 방식을 단일 시점 가격이 아니라 일정 기간 동안의 평균 가격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시장의 건전성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논문에서 관찰된 비트코인 거래가 실제로 폴리마켓에서 이익을 얻으려는 참가자들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을 직접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거래 의도 역시 증명하지는 못했지만,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올리움(Allium)의 리서치 총괄 엘턴 셰둘라는 해당 연구가 가격 조작과 일치하는 정황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패턴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더 어려운 문제는 바이낸스에서 가격을 움직인 트레이더와 폴리마켓에서 수익을 거둔 지갑이 동일한 주체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마켓의 5분 비트코인 시장은 특정 거래소 가격이 아니라 여러 오라클이 수집한 가격 데이터를 이용해 결제된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연구 기간 동안 최종 결제 결과가 바이낸스 가격과 약 85% 일치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바이낸스 거래는 실제 결제 가격을 추정할 수 있는 유용한 대리 변수(proxy)로 활용됐다. 연구진은 거래 의도를 직접 확인한 것이 아니라 거래 패턴을 근거로 조작 가능성을 추론했다. 바이낸스 측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로서 가격 발견(price discovery)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낸스는 자체 플랫폼에서 시장 감시, 주문 흐름 모니터링, 시장 조작 방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외부 플랫폼이 어떤 오라클이나 결제 방식을 사용하는지는 통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폴리마켓의 모든 거래는 퍼블릭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때문에 최근 다양한 학술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에 확인한 취약점이 폴리마켓만의 문제가 아니라 거래 가능한 자산 가격을 기초로 하는 다른 예측시장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대변인은 “이번 연구는 상품 설계와 시장 감시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면서도 “우리의 예측시장 상품은 단일 자산이 아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기초로 하며 미국 증권 규제 체계 안에서 운영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2026.07.16 I 이정훈 기자
  • [마켓무버]PPI도 예상 하회…뉴욕증시 반등, 빅테크 강세 속 반도체는 '숨 고르기'
  •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미국의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을 밑돌며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된 영향으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29%, 나스닥은 0.62%, S&P500은 0.38% 오르며 전날 CPI 둔화에 이어 물가 안정 흐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6월 PPI는 전월 대비 0.3% 하락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고, 근원 PPI 역시 예상보다 낮게 발표됐다. 이에 시장은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낮게 반영했고, 국채금리와 달러가 동반 하락하면서 성장주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대형 기술주가 상승하며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반면 반도체 업종은 시장 상승과 다른 흐름을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 넘게 하락했고, 메모리와 서버, 하드웨어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특히 ASML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과 연간 가이던스 상향을 발표하며 AI 반도체 투자 수요의 견조함을 확인시켰지만, 이미 주가에 기대감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인식과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투자심리를 제약했다.여기에 AI 서버 수익성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은 AI 관련주 전반을 매수하기보다 실적과 수익성을 기준으로 종목별 차별화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한편 미국의 대이란 공습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갔고, WTI는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물가 둔화가 확인됐지만 중동 리스크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향후 인플레이션의 변수로 남아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마켓시그널 정보경 앵커
피지컬 AI 최종 관문은 수술실…글로벌서 주목하는 K의료로봇
  • 피지컬 AI 최종 관문은 수술실…글로벌서 주목하는 K의료로봇
  • [이데일리 홍주연 기자] 공장에서 로봇 오차는 불량품을 만들지만, 수술실에서의 오차는 생명과 직결된다. 인공지능(AI)이 물리적 육체를 입고 현실 세계를 제어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 가장 높은 기술 장벽이 서 있는 최종 관문이 수술실인 이유다. 2034년 약 384억달러(57조7600억원) 규모로 연평균 17.2%씩 성장할 글로벌 수술로봇 시장을 향해, K-의료로봇 기업들이 이 관문 앞에서 물러서지 않고 잇달아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이미지=AI 생성)◇화면 밖으로 나온 AI…왜 수술실이 '최종 관문'인가텍스트와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화면 속 지능에 머물던 생성형 AI는 이제 물리적 세계로 걸어 나오고 있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방한을 기점으로 로보틱스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폭발하는 가운데, 한국 로봇 산업 무게 중심도 빠르게 이동 중이다. 현대차, 두산로보틱스 등 대기업이 주도하던 시장은 휴머노이드, 웨어러블 로봇을 넘어 특정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버티컬(Vertical) 피지컬 AI' 스타트업들로 확장되고 있다. 홀리데이로보틱스 대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 착수, 위로보틱스 950억원 규모 시리즈B 유치 등 뭉칫돈이 몰리는 것이 그 방증이다.이러한 피지컬 AI가 가장 드라마틱한 혁신을 만들어내는 격전지는 단연 의료&middot;헬스케어 분야다. 단순 영상 판독을 넘어 AI가 직접 의료기기를 제어하며 수술과 시술 과정을 보조하는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인체 내부 복잡한 환경을 다루는 만큼 영상 인식, 정밀 제어, 안전 로직 등 산업용 로봇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기술적 난도가 요구된다. 산업 현장의 로봇이 효율을 겨룬다면, 수술실의 로봇은 기술의 완성도 그 자체를 증명해야 한다. 피지컬 AI의 기술 성숙도를 가늠하는 궁극적 시험대가 수술실인 이유다.◇수술 플랫폼부터 전동화 내시경까지…글로벌 문 두드리는 K-의료로봇국내 의료 피지컬 AI 기업들도 속속 글로벌 무대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초정밀 장비 전문기업 미래컴퍼니(049950) 국산 복강경 수술로봇 '레보아이(Revo-i)'는 국내외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레보아이는 2017년 식약처 허가를 획득하고 2021년 원자력병원, 2023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급 기관에 진입했다. 글로벌로는 러시아&middot;몽골&middot;파라과이 등지로 수출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해외 전략은 단순 장비 수출을 넘어 교육 기반 사용 확산에 초점을 맞춘다. 튀니지 로봇수술센터 개소, 몽골 국립암센터의 VR 시뮬레이터 기반 교육 후 레보아이 도입, 파라과이 트레이닝센터 구축 추진 등을 통해 글로벌 의료진 교육 거점을 확대하는 한편, 집도의 교육과 기술지원을 결합한 확산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동시에 미래컴퍼니는 49억원 규모의 정부 지원 연구개발 과제를 통해 2029년까지 레보아이 수술 데이터를 AI와 연계해 수술 상황 인지 및 보조 기능을 고도화하고, 원자력병원과 협력해 실제 수술 환경에서 기술을 검증할 계획이다.다관절 복강경 수술기구 '아티센셜'로 기술력을 입증한 리브스메드(491000)는 지난 5월 차세대 수술로봇 '스타크(STARK)'를 공개하며 통합 수술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스타크는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 특허와 다른 인-플레인(In-plane) 구동 방식의 핀-조인트 관절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다빈치(60도)보다 넓은 90도의 다관절 가동 범위를 구현했다. 하나의 카트에 2개의 로봇 팔을 얹은 '1카트 2암' 구조로 기존 4카트 시스템 대비 공간 점유율을 절반가량 낮췄으며, 관련 국내외 특허만 600여건에 달한다.특히 스타크는 개발 단계부터 원격 조작을 검증한 '네이티브 텔레서저리(Native Telesurgery)' 수술로봇을 표방한다. 지난해 7월 미국 캘리포니아와 시카고를 연결해 3000km 이상 거리를 뛰어넘는 대동물 원격 수술 시연에 성공했다. 리브스메드는 식약처 품목허가를 거쳐 올해 말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2027년 일본, 2028년 미국에 순차 진출할 계획이다. 수술 한 건당 평균 4000달러에 달하는 소모품&middot;서비스 비용 구조를 혁신해, 아직 로봇이 닿지 않는 전 세계 2700만건의 수술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청사진이다. 리브스메드는 여기서 나아가 스타크 수술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로 국내 의료진의 숙련된 술기를 디지털화하고, 자율수술이 가능한 피지컬 AI로 확장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이는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이 주도하고 있는 수술로봇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미는 행보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나스닥 시가총액이 약 225조원에 달하는 만큼, 리브스메드 역시 장기적으로 시가총액 100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AI 의료로봇 스타트업 메디인테크는 100% 의료진 손기술에 의존하던 내시경 하드웨어 자체를 전동화한 '인티온 에스'로 판을 뒤집기에 나섰다. 의사가 손으로 와이어를 당겨 움직이는 기존 기계식 내시경은 AI가 병변의 방향을 알아도 직접 조향할 수 없지만, 메디인테크는 전동화라는 하드웨어 기반 위에 피지컬 AI를 얹을 수 있었다.인티온 에스는 지난달 출시 됐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 창출이 예상된다. 메디인테크는 창업 이후 민간 투자와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양축으로 성장 재원을 확보해왔다. 지난 2021년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95억원 규모 과제로 전동 내시경을 개발한 데 이어, 올해 4월 후속인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주관기관으로 다시 선정되며 228억원 규모 과제를 추가 확보했다. 서울대병원, 서울대, 한국전기연구원(KERI),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참여하는 2기 과제에서는 지능형 전동식 로봇 내시경 플랫폼을 총괄 개발하며, 연구 범위도 소화기 내시경을 넘어 십이지장경&middot;담도경 등 특수 내시경과 초소형 다관절 수술기구까지 확대된다.글로벌 행보도 본격화됐다. 일본 기업이 95% 이상을 점유한 글로벌 연성 내시경 시장에 정면도전하는 메디인테크의 전동식 내시경 '인티온 에스'는 몽골과 필리핀에서 선제적으로 쓰이고 있고,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도 허가를 완료했다.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을 위한 FDA 인증도 준비 중이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가 경성 수술로봇의 표준이 된 것처럼, 연성 내시경 기반 수술로봇 플랫폼에서 그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게 회사의 청사진이다. 이치원 메디인테크 대표는 "일본 기업이 꽉 잡고 있는 연성 내시경 시장에서, AI와 하드웨어 전동화를 결합한 우리의 피지컬 AI 기술은 단숨에 게임의 룰을 바꿀 강력한 무기"라고 자신했다.◇판 커지는 의료로봇 시장…'삼박자' 갖춘 韓 기회와 과제K-의료로봇의 도전 뒤에는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 5월 발간한 '수술로봇의 정밀제어 관련 특허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수술로봇 시장은 2025년 약 92억달러(13조8400억원)에서 2034년 약 384억달러(57조7600억원)로 4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최소침습수술 수요 증가와 수술 정확도 향상 요구, 영상&middot;센서&middot;제어 시스템 통합 기술의 발전이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 국내에서도 복강경 수술로봇을 비롯해 정형외과, 신경외과, 내시경, 혈관중재 등 다양한 영역에서 로봇 기술을 접목하려는 진입 움직임이 늘고 있다.최근 수술로봇은 조작 장비 중심 시스템에서 벗어나 영상, 센서, AI, 제어 알고리즘이 결합된 지능형 플랫폼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핵심 경쟁력도 위치&middot;속도 제어, 힘 제어, 떨림 보정, 모션 스케일링 등을 통해 의료진의 조작을 안정적인 수술 동작으로 구현하는 '정밀제어' 기술로 옮겨가는 추세다. 수술 정확도와 안전성에 직접 영향을 주는 기반 기술이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하드웨어 완성도로 승부하던 시대에는 수술로봇 다빈치를 앞세운 인튜이티브서지컬의 아성이 견고했지만, AI와 정밀제어가 게임의 룰을 다시 쓰는 국면에서는 후발주자에게도 판을 흔들 기회가 열린다고 보고 있다.의료로봇을 개발하는 한 스타트업 대표는 "한국은 로보틱스 AI 산업에 최적화 된 조건을 갖췄다"라며 "탄탄한 제조업 기반과 세계 최고 수준의 임상 인프라, 혁신적인 로봇 제어 기술 삼박자에 더해, 연간 수천 건의 고난도 수술을 소화하는 한국 외과 의료진의 술기는 그 자체로 AI 학습의 원천 데이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6.07.16 I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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