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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부전과 살아가기] 두 번의 죽음의 문턱 앞에서
- [인천세종병원 김경희 심장이식센터장] 의료 분쟁과 전공의 파업으로 병원이 가장 어수선하던 2년 전 어느 평일 오전이었다. 외래 시작 전 병동 회진을 돌고 있는데, 알고 지내던 한 의사에게 전화가 왔다.“20세 남자 환자입니다. 확장성 심근병증으로 보던 환자인데, 호흡곤란이 계속 심해집니다. 이식이 필요할 것 같은데 전원 가능할까요?”“가능합니다. 오후에 보내세요.”확장성 심근병증은 심장 근육이 늘어나고 약해져서 심장이 몸으로 피를 충분히 밀어내지 못하는 병이다. 심장은 계속 뛰고 있어도 정작 필요한 만큼 보내지 못한다. 오래 쓰다 힘이 빠진 펌프처럼, 겉으로는 돌아가는 것 같아도 실제 기능은 점점 떨어진다. 젊은 사람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너무 젊어서 더 마음이 아프다.평소 같으면 그렇게 전화를 끊고 다음 일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날은 이상하게 손에서 휴대폰을 놓을 수가 없었다. 전화를 끊었는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오래 중증 심부전 환자를 보다 보면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이 생긴다. 수치보다 먼저, 말투보다 먼저, “이 환자 지금 상당히 위험하겠다”는 느낌이 번개처럼 들어오는 순간이 있다. 그날이 그랬다. 나는 바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식사는 했나요?”“며칠 전부터 잘 못했습니다.”“오늘은 어땠습니까?”“구역감이 있었고 많이 힘없어 보였습니다.”“아침 혈액검사는요?”“잠깐만요… 아, 간 수치가 많이 올랐습니다.”그 말을 듣는 순간 거의 확신했다.아, 이건 단순히 숨이 찬 환자가 아니구나. 이건 저심박출 상태. 심장이 피를 앞으로 밀어내지 못해서 장기들이 굶기 시작한 상태다.심부전 환자가 갑자기 밥을 못 먹고, 메스껍고, 기운이 뚝 떨어지고, 간 수치가 오르는 것은 단순한 컨디션 저하가 아니다. 심장에서 충분한 혈액이 나오지 않으면 간, 신장, 장 같은 장기들이 제일 먼저 신호를 보낸다. 환자는 “숨이 차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때는 이미 몸 전체가 버티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나는 서둘러 말했다.“오자마자 심정지가 와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에크모 준비를 하고 받겠습니다. 보호자에게도 꼭 설명해 주세요. 오는 중에라도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습니다.”전화를 끊고 외래를 시작했지만 머릿속은 이미 그 환자에게 가 있었다. 진료실 밖에는 환자들이 밀려 있었고, 시간은 점점 늦어졌다. 그러나 내 귀에는 방금 들은 말만 계속 맴돌았다.먹지 못한다. 구역이 있다. 힘이 없다. 간 수치가 오른다. 마지막까지 버티다 이제는 심장이, 온몸이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었다.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전화가 왔다. 환자가 심정지를 일으켜 급하게 에크모를 삽입했다는 연락이었다. 그리고 덧붙였다.“에크모를 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오늘 오후에 꼭 데려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그 말을 듣고도 마음 한편에서는 아주 냉정한 질문이 올라왔다. 의식은 어떤가. 이미 뇌 손상이 온 건 아닌가. 상태를 제대로 모르는데 이렇게 받는 것이 과연 맞나. 이런 환자를 무작정 받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하지만 환자는 너무 젊었고, 달리 방법도 없었다. 외래를 끝낸 뒤 심폐기팀과 함께 수원으로 향하기로 했다.에크모 환자를 옮긴다는 것은 단순히 사람 한 명을 구급차에 태우는 일이 아니다. 움직이는 중환자실을 통째로 옮기는 일이다. 회로가 빠지지 않아야 하고, 펌프가 멈추지 않아야 하고, 산소 공급이 유지되어야 하고, 약물이 이어져야 하고, 중간에 출혈이 생기면 즉시 대응해야 한다. 큰 앰뷸런스가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늘 제약 투성이다. 사용할 수 있는 차량은 없고, 있다 해도 행정구역과 운영 규정이 발목을 잡는다. 사람 목숨이 걸린 상황에서도 시스템은 너무 자주 칸막이 안에서만 움직인다.코디네이터들이 여기저기 전화를 돌렸다. 사설 앰뷸런스를 겨우 구하려 했지만, 인천에서 경기 지역으로 가는 데도 절차와 구역이 얽혀 한 번에 해결되지 않았다. 어느 구간은 어느 차량, 또 다른 구간은 다른 차량. 설명을 듣는 동안 화가 치밀었다. 이 환자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서류상 경계가 아니라 단 하나, 무사히 살아서 도착하는 일이었다.끝도 없던 오전 외래를 겨우 마치고 병원을 나섰다. 점심은 당연히 건너뛰었다. 차 안에서 허기를 느낄 틈도 없었다. 머릿속은 계속 같은 계산을 하고 있었다. 도착하면 폐 상태는 어떨까, 신장은 얼마나 버텼을까, 출혈은 심할까, 이식을 기다릴 만큼 회복이 가능할까.수원의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처음 본 순간을 나는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한다.젊은 몸이었지만 이미 몸이 아니었다. 하루 만에 체중이 10kg이 불어 있었다. 한 달 가까운 입원 동안 최근 일주일에만 10㎏이 더 늘었고, 원래 65㎏ 정도이던 청년은 95㎏ 가까이까지 부어 있었다. 살이 찐 것이 아니었다. 심장이 감당하지 못한 물이 몸 안에 고여 있었다. 폐는 물에 잠긴 것처럼 부어 있었고, 소변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콩팥도 멈춰 가고 있다는 뜻이었다. 에크모를 유지하려면 피가 굳지 않도록 항응고제를 써야 하는데, 그러면 또 출혈이 생긴다. 코와 입, 관이 들어간 자리마다 피가 맺혀 있었다.그 청년을 작은 앰뷸런스에 태워야 했다. 거대한 몸집, 에크모 장비, 약물, 흡인기, 함께 타야 하는 의료진. 공간은 턱없이 비좁았다. 차 안에서는 계속 suction 소리가 났다. 피와 분비물을 빨아내는 소리였다. 누군가는 모니터를 보고, 누군가는 회로를 지키고, 누군가는 환자의 기도를 확보하고, 모두가 아무 말 없이 자기 자리에서 버텼다. 그날 우리가 세운 목표는 아주 단순했다. 일단 이 청년을 살아 있는 채로 우리 병원 문턱 안까지 데려오자. 그 다음은 도착해서 생각하자.보호자는 할머니 한 분뿐이었다. 그러나 그 할머니조차 이미 넋이 반쯤 나가 계셨다. 예후가 좋지 않다고 설명드려도, 오는 길에 무슨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말씀드려도, 그날의 할머니는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너무 놀라고, 너무 지치고, 너무 두려우면 사람은 설명을 알아듣는 것이 아니라 소리만 듣게 된다. 의사는 그런 순간에도 설명해야 하지만, 동시에 그 설명의 한계를 너무 잘 안다.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모든 팀이 움직였다. 폐를 보호하기 위해 심장 안의 압력을 덜어 주는 시술을 하고, 지속적 신대체요법, 즉 하루 종일 천천히 돌아가는 투석으로 넘치는 물과 노폐물을 빼내기 시작했다. 심장은 무너졌고, 폐와 콩팥까지 함께 흔들리고 있었다. 한 장기를 살리는 일이 아니라, 무너지기 시작한 몸 전체를 붙들어 세우는 일이었다.그 며칠은 참 길었다. 매일 아침 회진 때마다 폐가 조금이라도 펴졌는지, 소변이 한 방울이라도 더 나오는지, 의식이 돌아올 수 있는지 확인했다. 다행히 며칠 지나자 젖은 종이처럼 접혀 있던 폐가 조금씩 펴지기 시작했고, 막혀 있던 소변도 나오기 시작했다. 마침내 의식도 확인할 수 있었다.그때부터는 기다림이었다. 젊은 확장성 심근병증 환자였기에, 결국 살 길은 심장이식뿐이었다. 이식은 언제나 시간을 다투지만, 동시에 누구에게나 주어질 수 있는 치료는 아니다. 뇌사자의 심장이 있어야 하고, 환자가 그 심장을 받을 만큼 버텨줘야 한다. 기다리는 동안 더 나빠질 수도 있고, 너무 늦으면 기회를 잡아도 수술을 못 하게 될 수도 있다.약 2주 뒤, 뇌사자 심장이 나왔다.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환자 상태가 워낙 나빴기 때문에 이식 후에도 며칠간 에크모를 더 써야 했다. 그래도 새 심장은 버텨 주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그래도 분명하게 살아나는 느낌이 있었다. 결국 그는 일상생활이 가능할 만큼 회복했다. 그 순간만큼은 정말 마음속으로 되뇌었다.살았다.그런데 사람의 삶은 수술 하나로 완성되지 않는다. 심장이 회복되어도, 그 심장을 안고 살아갈 삶이 다시 문제로 남는다.그 청년은 참 착한 환자였다. 그러나 그의 삶은 늘 불안정했다. 어린 시절부터 가족사가 복잡했고, 사실상 할머니가 엄마처럼 그를 돌보며 살아왔다. 가족 안에는 오래된 갈등과 불안, 충동이 뒤엉켜 있었다. 어렵게 이식을 받고 몸이 회복되어도 삶의 바닥이 흔들리면 약을 챙기고 외래를 지키고 일상을 지켜내는 일 자체가 힘겨워진다. 이식은 수술실에서 끝나는 치료가 아니다. 그 후의 삶 전체가 치료의 일부다.그래도 그는 1년 남짓 꽤 잘 지냈다. 나는 그 시간이 고마웠다. 그런데 이식 후 1년 반쯤 지나면서 다시 이상 신호가 나타났다. 정확한 원인을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려웠다. 화장실 청소를 하며 여러 화학물질에 노출된 뒤부터였는지 우연히 시기가 겹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몇 차례 거부반응이 있어 치료했지만, 그 뒤에는 조직검사에서 뚜렷한 거부반응이 보이지 않는데도 심장이 조금씩 굳어 갔다. 심근에 섬유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쉽게 말하면, 부드럽게 수축하고 이완해야 할 심장 근육이 점점 딱딱해지고 힘을 잃어 가는 것이다. 결국 심장이 짜내는 힘, 즉 심기능은 다시 10%대로 떨어졌다.재이식을 고민해야 했다. 여기서부터는 의학 지식만으로 답할 수 없는 시간이 시작된다. 재이식은 단지 수술을 한 번 더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뇌사자의 귀한 심장을 이 환자에게 다시 맡기는 것이 과연 옳은가, 그 심장이 이 몸 안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이 있는가, 이 청년은 앞으로 그 심장을 지켜 낼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의사는 환자를 살리고 싶어 한다. 그러나 동시에 아주 냉정한 질문도 해야 한다. 그 질문 앞에서 나는 자주 흔들린다.가족의 갈등은 여전했고, 환자도 우울과 자살 충동을 간간이 보였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무너진다. 숨쉬는 것조차 힘든데 어떻게 늘 차분하고 단정한 사람으로만 남아 있을 수 있겠는가. 그래도 그 당시의 나는 많이 망설였다. 솔직히 말하면, 거의 포기해야 하나 생각한 적도 있었다.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걸까. ‘내가 이 아이에게 다시 한 번 심장을 맡기는 것이 맞을까.’그 질문은 의사에게 참 잔인하다. 살리고 싶지만, 살린 뒤의 삶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무엇이 가장 옳은 일인가.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은 환자의 현재인가, 아니면 두려움인가. 의사인 나는 어디까지 냉정해야 하고, 어디서부터 다시 믿어야 하는가. 그래서 더 많이 기도했다. 무엇이 가장 옳은 일인지, 정말 환자를 위한 결정이 무엇인지 매일 스스로에게 물었다.결국 환자는 다시 호흡곤란이 심해졌고, 두 번째로 에크모를 달게 되었다. 다시 이식을 기다리는 시간에 들어섰다. 그 시간이 약 2주쯤 지났을 때, 또 한 번 뇌사자 심장이 나왔다.두 번째 이식 당일, 할머니는 무릎을 꿇고 “꼭 살려 달라”고 말했다. 그분은 중환자실 보호자 대기실을 거의 떠나지 못했다. 울다가 기도하고, 기도하다가 또 멍하니 앉아 계셨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의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잔인한 기대 위에 서 있는지 다시 느꼈다. 어떤 가족은 우리가 기적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우리는 기적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가능성을 붙드는 사람일 뿐이다.그날 나는 결국 이렇게 마음먹었다.우선, 살려 보자. 살리고 나서, 그다음을 함께 감당해 보자. 모두가 힘을 합쳤고, 모두가 기도했다. 다행히 두 번째 이식도 성공적이었다. 환자는 잘 깨어났다. 그리고 나는 그 과정을 지나며 한 가지를 더 깊이 배우게 되었다.우리가 환자에게서 쉽게 보는 예민함, 우울, 짜증, 충동 같은 것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부분이 사실은 ‘아픈 몸’이 내는 목소리였을까. 몸이 오래 아프면 사람의 마음은 얇아지고, 작은 말에도 다치고, 사소한 일에도 무너진다. 어쩌면 환자가 힘들었던 만큼 마음도 같이 병들어 있었을지 모른다.그 일을 지나며 나는 다시 배웠다. 환자에게 더 가까이 가야 한다는 것. 심장초음파 수치와 혈액검사 결과만으로는 한 사람을 다 이해할 수 없다는 것. 아픈 사람은 단지 치료받는 몸이 아니라, 두려움과 가난과 가족사와 외로움까지 통째로 끌고 병원에 온다는 것. 심부전은 심장 하나의 병이 아니라 삶 전체를 무너뜨리는 병이라는 것.확장성 심근병증은 젊다고 안전한 병이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숨이 차고, 몸이 붓고, 밥맛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고, 소변이 줄어든다면 그것은 단지 피곤하다는 신호가 아닐 수 있다. 심장이 더는 몸 전체를 먹여 살리지 못한다는 경고일 수 있다. 그 신호를 빨리 알아채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도, 가족도, 의사도 그 경고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그리고 나는 아직도 생각한다. 그날 오전, 첫 전화를 끊고 다시 걸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그 짧은 몇 분의 직감과 질문이 결국 한 청년의 삶을 두 번이나 문턱에서 붙잡아 둔 것은 아니었을까.의사는 매번 큰 결정을 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런 작은 순간들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에 가깝다. 전화기 너머의 말투, “밥을 못 먹는다”는 한마디, 간 수치 하나, 보호자의 표정, 구급차 안의 suction 소리, 수술실 앞에 무릎 꿇은 할머니의 손. 그런 것들이 모여 한 사람을 살린다.아마 나는 앞으로도 완전히 확신하는 의사는 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히 알게 되었다. 환자를 끝까지 이해하려는 마음,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다시 한번 손을 내미는 용기. 심부전 환자를 돌본다는 것은 결국 그 두 가지를 놓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확장성 심근병증이란?확장성 심근병증은 심장 근육이 약해지면서 심장이 커지고, 결국 피를 충분히 내보내지 못하게 되는 병이다. 처음에는 쉽게 피곤하고 숨이 차는 정도로 시작할 수 있지만, 병이 진행하면 조금만 움직여도 호흡곤란이 생기고, 다리가 붓고, 누우면 숨이 차며, 식욕이 떨어지고, 소변량이 줄기도 한다.특히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보내지 못하는 저심박출 상태가 오면 단순히 “숨이 차다”는 문제를 넘어 간과 신장 기능이 나빠지고, 구역감과 무기력, 심한 경우 쇼크와 심정지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젊은 환자라도 예외가 아니다.치료는 약물치료부터 시작하지만, 병이 심해지면 제세동기, 심실보조장치, 에크모 같은 기계적 순환 보조가 필요할 수 있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심장이식이 유일한 치료가 되기도 한다.그래서 중요한 것은 버티는 것이 아니라 신호를 빨리 알아차리는 것이다.숨이 갑자기 더 차다.잘 먹지 못한다.구역이 심하다.몸이 붓고 소변이 준다.기운이 뚝 떨어진다.런 변화가 보이면 심부전이 갑자기 악화되고 있다는 뜻일 수 있다.
- 지방소멸 대안, 외국인 청소년 조기유학과 정착 [공종렬의 인력 정책 제안]
- [공종렬 행정사] 한국의 출산율 문제가 심각합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2021년(0.81명) 이후 처음으로 0.80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0.05명 늘었습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를 의미하는 지표로, 특정 시점의 연령별 출산율을 합산해 산출한 값입니다. 합계출산율은 2015년 1.24명에서 8년 연속 하락하여 2023년 0.72명을 기록하였다가 2024년 0.75명, 지난해 0.8명으로 2년 연속 반등했습니다.지난해 연간 출생아는 25만4,500명으로 전년보다 1만6,100명(6.8%) 증가하여 증가율은 2007년(10.0%)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매년 70만 명 넘게 태어난 ‘2차 에코붐 세대’(1991~1995년생)가 30대 초중반에 들어서 출산 연령대에 진입했고, 코로나로 미루어왔던 결혼이 2022년 하반기 이후 누적되며 시차를 두고 출산 증가로 이어진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202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평균 합계출산율은 1.43명으로 같은 해 우리나라보다 약 2배 높았으며, 출산율 1.0명 이하 국가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심각한 저출산을 겪고 있는 일본도 1.20명 수준입니다.공종렬 행정사이러한 문제로부터 생겨난 새로운 개념 중 대표적인 것이 소위 ‘지방소멸’과 ‘지방소멸위험지수’(‘인구소멸지수’라고도 합니다.)입니다. ‘지방소멸위험지수’는 지역별 인구소멸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만 20~39세 여성인구 수 ÷ 만 65세 이상 고령인구 수’로 계산합니다. 이는 고령인구 대비 실질적 가임여성의 비율을 나타냅니다. 매년 한국고용정보원이 조사하고 있으나, 해외에서는 유사 지표가 널리 활용되는 것은 아닙니다.2025년 10월, 현실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고 정책적 대응을 구체화한다는 명분 하에 지방소멸위험지수의 표현 방식을 백분율(%)로 바꾸고, 분류 체계를 9년 만에 전면 개편한 바 있습니다. 과거 0.5(50%) 미만을 위험 수준으로 보았던 5단계 분류를 양호, 보통, 관리, 경계(20~40 미만), 위험(10~20 미만), 심각(10 미만)의 6단계로 바꾸었습니다. 그 결과 2025년 6월 기준 전체 229개 시군구 중 62곳(심각 단계 7곳 포함)이 위험지역으로 분류됩니다.그러나 지방소멸위험지수는 일본에서 제시된 개념으로, 가임여성 대비 고령인구 비율만으로 지역 소멸 가능성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구 감소는 출생·사망뿐 아니라 지역 간 이동, 산업 구조, 일자리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 만큼, 보다 종합적인 지표 개발이 필요합니다.◇조기유학 정책의 가능성과 현실적 제약현재, 모든 외국인은 한국에 입국하거나 체류하기 위해 사증, 즉 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비자 제도를 포지티브 방식으로 운영하며, 비자 발급 목적과 명시된 범위 외 활동은 원칙적으로 제한됩니다.소멸위험 심각 단계의 전남 고흥군이 작년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문제 해결 방안의 일환으로 개도국들로부터 초·중학생 유학생 유입 정책을 추진하다 비자 문제로 난관에 부딪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 고흥군 인구는 2006년 81,361 명에서 2026년 3월 59,194 명으로 감소하였고, 고령화율은 2006년 27.7%에서 2025년 말 47.2%로 약 20%p 증가하여 전국 4위를 기록하였습니다. 특히, 미취학·초중고생(0~18세) 인구는 2023년 5,077 명에서 2025년 4,613 명으로 감소하는 등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소멸위험지역이 초중고 유학생 유입 정책을 추진하고자 함은 매우 참신하고 검토할 가치가 있는 발상입니다. 일반적으로 어린 시절부터 특정 국가에서 교육을 받고 성장할 경우 해당 사회에 적응하고 장기 체류 또는 정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보호자가 동반할 경우 추가적인 인구 유입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비자 제도 한계와 정책적 해법 필요성그러나 문제는 한국에 조기유학 비자 자체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의 유학비자는 전문대학 유학부터 가능하며, 한국어연수(D-4-1) 비자 역시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 소지자만을 대상으로 합니다.예외적으로 ‘고등학교 이하 교육기관 유학생에 대한 일반연수(D-4-3) 자격 비자’를 통해 입국하는 방법이 있으나,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의무(무상)교육기관은 원칙적으로 제외됩니다. 다만 정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초청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되지만, 지자체가 학비와 체류비를 사실상 보증해야 하고 체류기간도 1년 단위로 제한되는 등 제약이 큽니다.이처럼 한국에 정상적인 제도 아래 외국인 미성년자가 조기유학을 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현재 국내 초중고에 재학 중인 이주외국인 미성년자는 대부분 부모의 체류자격에 따른 동반(F-3) 자격으로 체류하고 있습니다. 이후 성인이 되면 유학(D-2) 등 별도의 체류자격으로 변경해야 합니다.문제는 보호자 체류입니다. 미성년 유학생에게는 보호자가 필요하지만, 방문동거(F-1-13)는 소득 요건이 높고 취업이 제한됩니다. 동반(F-3) 비자는 배우자나 자녀에 한정되어 있어 부모에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조기유학을 위한 가족 단위 체류는 현실적으로 큰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소멸위험지역 문제 해결에 미성년자 조기유학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면,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정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 형태의 유학특별비자(D-2-S)를 도입하고, 보호자에게 제한적 체류 및 일정 범위의 취업활동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사증(비자)의 구체적인 종류와 운영 방식은 법적 틀 안에서 정책적으로 설계되는 영역입니다.한국의 전체 229개 시군구 중 27%인 62곳(심각 단계 7곳 포함)이 ‘지방소멸위험지역’입니다. 지방소멸 대응을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이고 유연한 정책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 고승효 미술감독 “관객을 가두고 싶었다”… ‘살목지’ 공간의 힘[인터뷰]
-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개봉 10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공포영화 ‘살목지’가 흥행과 함께 미장센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음산한 저수지와 기묘한 공간 연출은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린 핵심 요소로 꼽힌다.이 같은 분위기를 구축한 인물은 영화 ‘노이즈’ 등에서 감각적인 작업을 선보였던 고승효 미술감독이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공간 연출 경험을 쌓아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공간 자체가 공포가 되는 순간’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감독은 “시나리오에 축약된 공간을 인물의 서사와 결합해 하나의 이야기로 확장하는 것이 미술감독의 역할”이라며 “‘살목지’에서는 공간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의 감정을 끌어올리고, 이야기까지 이끄는 존재가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광활한 공간 속에 서 있는데도 오히려 고립된 느낌이 드는, 그 역설적인 감각이 ‘살목지’ 공포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다”며 “관객이 점점 조여 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영화 '살목지'의 고승효 미술감독.(사진=쇼박스)◇“무섭기보다, 고요한 공간”… ‘살목지’ 첫 인상영화의 주요 배경인 ‘살목지’는 이름과 달리 과장된 공포보다는 적막함이 먼저 느껴지는 공간이다. 고 감독은 “처음 답사를 갔을 때 예상보다 덜 무서웠고, 오히려 조용한 분위기가 더 인상적이었다”며 “넓은 저수지와 버드나무가 주는 고요함 속에서 공포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이런 설정 덕분에 관객도 자연스럽게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 같은 공간을 계속 맴도는 듯한 구조와 미묘한 변화가 반복되면서 방향을 잃은 듯한 감각이 쌓인다. 그는 “관객이 ‘여기가 같은 곳인가?’라고 느끼는 순간이 중요했다”고 덧붙였다.영화 속 돌탑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공간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중요한 장치다. 고 감독은 “왜 이렇게까지 돌탑을 쌓았을까, 어떤 염원이 있었을까를 계속 고민했다”며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그 이야기가 공간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길 바랐다”고 말했다.제작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촬영을 위해 돌탑은 실제로 쌓으면서도 구조적으로 안전해야 했고, 동시에 인위적인 느낌을 지워야 했다. 그는 “돌을 전문적으로 쌓는 분들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며 “자료 조사와 함께 최대한 자연스럽게 구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영화 '살목지'의 한 장면.(사진=쇼박스)◇“촬영장서 아이 귀신 목격… 둘씩 짝지어 다녀”‘살목지’의 공포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물과 습지라는 환경을 활용해 관객이 화면을 보면서도 축축하고 끈적한 감각을 떠올릴 수 있도록 했다.고 감독은 “보는 공포를 넘어, 몸으로 느껴지는 공포를 만들고 싶었다”며 “관객이 공간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물속 수초를 머리카락처럼 보이도록 연출하거나, 실제 고스트 헌터들이 사용하는 장비를 참고해 고스트박스와 모션 디텍터 등을 구현하는 등 디테일에도 공을 들였다. 이러한 요소들은 영화 전반에 깔린 음산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다.특히 수중 장면은 이러한 시도의 정점이었다. 물속이라는 제약된 환경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공포를 구현해야 했고, 이는 제작진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고 감독은 “자유롭게 세팅할 수 없는 조건 속에서 얼마나 밀도 있게 공간을 채울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고 털어놨다.영화 '살목지'의 고승효 미술감독.(사진=쇼박스)노파의 집 역시 같은 맥락에서 설계됐다. 단순한 신당이 아닌, 개인의 집착과 결핍이 스며든 공간으로 설정해 보이지 않는 감정을 시각화했다. 그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그 안에 담긴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설명되지 않은 감정이 쌓일수록 관객이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촬영 현장에서는 기묘한 경험도 있었다. 고 감독은 “돌탑 촬영 당시 팀원들이 흰 옷을 입은 아이를 봤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비슷한 얘기가 이어지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무서워서 스태프끼리 항상 둘씩 짝지어 다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끝으로 고 감독은 “공포영화는 설정 자체는 허구일 수 있지만, 그 감정만큼은 관객에게 실제처럼 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영화를 보고 나서도 그 공간이 계속 떠오른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귀신이 등장하는 장면이나 수중 장면은 큰 화면에서 봐야 공간의 느낌이 제대로 살아난다”며 “극장에서 그 공간을 직접 경험해보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서울 아파트 "비싸도 완판"...이제는 내릴 수 없는 가격[손바닥부동산]
-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의 최근 흐름은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청약이 반복적으로 흥행하고, 단기간 내 완판이 이어지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시장의 수급 구조와 가격 결정 메커니즘이 근본적으로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특히 지난 10년간 ㎡당 분양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이러한 변화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실제 분양가격은 2016년 약 600만 원 수준에서 출발해 2020년까지 800만 원 내외로 비교적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는 저금리 환경과 유동성 확대에 따른 전형적인 자산가격 상승 국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2021년 이후부터는 상승 기울기가 뚜렷하게 가팔라지며 기존과는 다른 양상이 전개된다. 특히 2024년 이후에는 분양가격이 급등 구간에 진입하면서 2026년에는 1,600만 원을 상회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10년간 약 2.7배 상승한 이 흐름은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공급·비용·수요 구조가 동시에 재편된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서울 신규 민간아파트 ㎡당 분양가격 동향 추이 (그래픽=도시와경제)먼저 공급 측면에서는 서울 주택시장이 비탄력적 공급 구조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신규 택지 개발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공급의 대부분을 정비사업에 의존하고 있지만, 정비사업은 인허가 지연, 조합 갈등, 공사비 증액 등으로 사업 기간이 장기화되고 불확실성이 높다. 이로 인해 단기적인 공급 부족을 넘어 중장기적인 공급 경로 자체가 제약받고 있다. 공급이 수요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구조에서는 가격이 하락하기보다 경직성을 보이게 되며, 이는 분양가격 상승의 구조적 기반으로 작용한다.비용 측면에서도 분양가격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이 명확하다. 2021년 이후 분양가격 급등은 건설공사비 상승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증가,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총사업비가 구조적으로 상승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비용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분양가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으며, 이는 공급 지연 또는 사업 중단으로 이어진다. 최근 정비사업장에서 시공사 선정이 유찰되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분양가는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을 넘어 사업 지속 가능성을 반영한 최소 가격으로 기능하고 있다.수요 측면에서는 상대적 가격 수치가 핵심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절대적인 분양가격은 크게 상승했지만, 여전히 인근 신축 아파트 시세와 비교할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공급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분양시장은 기대수익이 내재된 투자 대상이자 실수요 상품으로 동시에 인식된다. 특히 2024년 이후 급등 구간은 금리 안정 기대와 자산시장 회복 기대가 반영되면서 미래 가격 상승에 대한 확신이 수요를 견인하는 전형적인 기대 기반 시장의 특징을 보여준다.이러한 구조는 주택시장 내 계층 간 격차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분양가격 상승은 초기 자금 부담을 증가시키고, 금융 규제는 레버리지 활용을 제한한다. 동시에 전세시장의 월세화는 가계의 저축 여력을 약화시키며 자산 형성 경로를 제약한다. 과거 전세를 활용한 자산 축적 메커니즘이 약화된 상황에서 무주택 가구의 시장 진입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는 자산 보유 여부에 따른 격차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향후 전망을 보면 분양가격 상승 압력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공급 제약과 비용 상승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서는 가격의 방향성이 쉽게 전환되기 어렵다. 다만 금리와 경기 사이클에 따라 상승 속도는 조절될 수 있다. 실제로 2022년부터 2023년 사이 금리 급등기에 분양시장 역시 일시적인 위축과 조정이 나타났지만, 이후 빠르게 회복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간 바 있다. 이는 현재 시장이 단기 충격에는 반응하되, 근본적인 추세가 꺾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은 단순한 가격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가격이 형성되는 구조 자체를 이해해야 한다. 공급은 제한되고 비용은 상승하며 수요는 유지되는 구조에서는 가격의 하락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가격 변동보다 이러한 변화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사진=도시와경제)
- [임상 업데이트] 삼성바이오에피스, ADC 후보물질 임상 1상 개시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한 주(4월 13일~4월 17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주목받은 임상 및 품목 허가 소식이다.◇삼성바이오에피스, ADC 신약 임상 1상 개시삼성에피스홀딩스(0126Z0)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후보물질 'SBE303' 임상 1상을 시작했다고 14일 밝혔다.14일 미국 국립보건원(NIH) 임상시험 정보 공개 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즈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SBE303 임상 1상을 개시했다. 이번 임상은 2030년 7월까지 미국, 한국 등 4개국 진행성 고형암 환자 14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내에서는 진행성 고형암 환자 14명이 참여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SBE303 안전성과 내약성, 유효성 등을 평가한다.SBE303은 요로상피암, 폐암, 유방암 등 특정 고형암 세포 표면에서 비정상적으로 많이 발현되는 단백질 '넥틴-4' 단백질을 타깃한다. SBE303 전임상 내용은 오는 17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ACR 2026)에서 공개될 예정이다.삼성바이오에피스는 SBE303을 시작으로 ADC 신약 파이프라인을 지속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2호 ADC 신약 'SBE313' 역시 전임상 단계에 있으며, 이 파이프라인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와 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HER3)를 동시에 표적으로 하는 '이중 항체-이중 약물 ADC'로 알려진다.◇이엔셀, CMT 치료 후보물질 EN001 임상 2a상 착수이엔셀(456070)이 샤르코-마리-투스병(CMT) 치료제 후보물질 'EN001'의 임상 개시 모임을 시작으로 임상 2a상에 본격 착수했다고 17일 밝혔다.이번 임상 2a상은 삼성서울병원을 시작으로 국내 3개 주요 대학병원에서 진행된다. 이엔셀은 가장 먼저 삼성서울병원 연구진과의 임상 개시 모임(SIV, Site Initiation Visit)을 열고 세부 일정 및 절차를 협의했다. 이엔셀은 임상 2a상을 통해 EN001의 반복 투여 효능을 집중적으로 검증하고 최적 용량을 확립해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높일 계획이다.특히 이번 임상은 '조건부 품목허가'를 통한 조기 상업화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CMT와 같은 희귀질환 치료제는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면 해당 자료를 바탕으로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이 가능하다.EN001은 이엔셀의 독자적 플랫폼인 'ENCT(ENCell Technology)'를 기반으로 제조된 동종 탯줄 유래 초기 계대 중간엽줄기세포(MSC) 치료제다. 해당 기술은 세포 노화를 억제하면서도 재생 관련 인자 분비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으로, 손상된 말초신경의 수초(Myelin) 재생과 기능 회복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 앞서 완료된 임상 1b상에서 뛰어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으며, 유의미한 유효성 신호를 확보해 이번 임상 2a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이엔셀 관계자는 "차별화된 초기 계대 세포 배양 기술과 GMP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임상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글로벌 희귀질환 시장 진입을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압타바이오, '아이수지낙시브' 美 임상 2상 계획변경 승인압타바이오(293780)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조영제 유발 급성신손상(CI-AKI) 치료제 '아이수지낙시브(APX-115)'의 글로벌 임상시험 2상 계획 변경을 승인받았다고 14일 밝혔다.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변경 승인에 이어 이번 FDA 승인까지 완료되면서 임상 변경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번 변경으로 임상 대상자 수는 기존 200명에서 160명으로 조정됐으며, 현재 투약은 마무리 단계에 있다.압타바이오는 상반기 내 환자 투약을 완료하고, 하반기 중 탑라인(Top-line)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이어 글로벌 학회를 통해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연내 임상시험결과보고서(CSR)를 수령해 기술수출 등 글로벌 파트너십을 본격화할 방침이다.압타바이오 관계자는 "한미 규제 기관의 승인이 모두 완료되면서 임상 마무리를 위한 행정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하반기 탑라인 결과 도출을 기점으로 글로벌 빅파마와의 기술수출(L/O) 및 공동개발 논의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압타바이오는 이달 열리는 '2026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암연관섬유아세포(CAF) 저해 기전의 차세대 면역항암제 'APX-343A'와 ApDC(Aptamer-Drug Conjugate) 플랫폼 기술이 접목된 혈액암 치료제 'Apta-16'의 연구 성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발표에서는 CAF 저해 및 MCL-1 조절을 통한 난치성 암 내성 극복 신규 기전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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