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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롯데하이마트, 회사채 투심 가시밭길
  • 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롯데하이마트, 회사채 투심 가시밭길
  • 크레딧 체크포인트는 회사채 발행을 앞둔 기업을 대상으로 재무구조와 자금 흐름을 점검해 신용등급 위험을 가늠해보는 코너입니다. 재무제표에 나타난 숫자뿐 아니라 현금흐름의 질과 지속 가능성에 주목해 기업의 단&middot;중기 재무 안정성을 살펴봅니다. 회사채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이 보다 입체적인 시각에서 기업의 신용도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핵심 재무 지표와 잠재 리스크 요인을 짚어봅니다.<편집자주>[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롯데하이마트(071840)가 고강도 비용 통제로 차입금을 억제하고 있지만, 본업의 수익성 저하로 과중한 이자 부담에 시달리면서 향후 자금조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형 축소와 미미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기 벅찬 '불황형' 재무구조가 고착화되며 기관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사진=롯데하이마트)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오는 20일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해 발행할 계획이다. 해당 회사채를 통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1550억원 규모의 유동성 사채와 4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 차환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롯데하이마트의 현금창출력을 상회하는 과중한 이자 부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하이마트 매출은 2조3000억원으로 전년(2조3567억원) 대비 2.4% 줄었다. 영업이익은 96억원으로 전년 17억원 대비 늘었지만, 지출된 이자비용(276억원)에는 크게 못 미쳤다. 실질적인 금융비용인 순금융원가(305억원)를 고려하면 영업이익이 그 3분의 1 수준에 그친 셈이다. 이에 따라 2024년 3053억원의 대규모 순손실에 이어 지난해에도 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현금흐름 측면에서는 일부 개선이 나타났지만 구조적 한계는 여전하다. 지난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240억원으로 전년(299억원) 대비 줄이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을 1565억원 창출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은 1325억원의 흑자를 냈다. 외형이 쪼그라든 상황에서 투자를 줄여 현금을 쥐어짜 낸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점포 리뉴얼 및 MD 개편 등 필수 투자가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에서 단기적인 투자 축소에 기댄 현금 확보가 미래 성장 동력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동성 대응 능력 저하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1년 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4968억원에 달하지만,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4785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유동비율은 96.3%로 통상적인 안정 기준인 100%를 하회하고 있다.◇불황형 흑자의 그림자시장에서는 롯데하이마트가 비효율 점포 축소와 재고 감축 등 군살 빼기로 당장의 차입금 상환 기조는 유지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사업 펀더멘털 회복 없이는 외부 조달 환경이 갈수록 악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전 양판업 본연의 이익 창출력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투심 위축과 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진행된 36회 이데일리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s by Edaily)에서 채권시장 전문가 222명 중 35명(15.8%)이 현재 등급이 적절치 않다고 응답해 워스트레이팅 6위로 선정됐다. 롯데하이마트는 직전 설문에서는 워스트레이팅에 포함되지 않았다. 즉 처음 워스트레이팅 설문에 포함되자마자 6위를 기록한 셈이다. 롯데하이마트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실제 롯데하이마트는 신용등급과 직결되는 지표 상당수가 현재 신용등급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가 해당 지표를 단기간 내에 개선하지 못할 경우 등급 전망은 물론 신용등급이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이다. 롯데하이마트는 가전제품의 온라인 구매 비중이 57%까지 치솟고 제조사 판매법인의 자체 유통망 강화로 오프라인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점포 집객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비우호적 영업여건 하에서 가전제품 수요 위축과 비효율 채널 및 점포 축소 등에 따른 매출 감소로 이익창출력이 크게 약화됐다"며 "판촉직원 직고용,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 인건비 상승 역시 수익성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이어 "2023년부터 재고관리체계 변경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 완화, 투자 축소의 영향으로 차입금 상환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영업현금창출력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본원적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필수 투자가 요구되고 있어 단기간 내 유의미한 재무구조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한편 한국기업평가(034950)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롯데하이마트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2026.04.19 I 이건엄 기자
 두 번의 죽음의 문턱 앞에서
  • [심부전과 살아가기] 두 번의 죽음의 문턱 앞에서
  • [인천세종병원 김경희 심장이식센터장] 의료 분쟁과 전공의 파업으로 병원이 가장 어수선하던 2년 전 어느 평일 오전이었다. 외래 시작 전 병동 회진을 돌고 있는데, 알고 지내던 한 의사에게 전화가 왔다.“20세 남자 환자입니다. 확장성 심근병증으로 보던 환자인데, 호흡곤란이 계속 심해집니다. 이식이 필요할 것 같은데 전원 가능할까요?”“가능합니다. 오후에 보내세요.”확장성 심근병증은 심장 근육이 늘어나고 약해져서 심장이 몸으로 피를 충분히 밀어내지 못하는 병이다. 심장은 계속 뛰고 있어도 정작 필요한 만큼 보내지 못한다. 오래 쓰다 힘이 빠진 펌프처럼, 겉으로는 돌아가는 것 같아도 실제 기능은 점점 떨어진다. 젊은 사람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너무 젊어서 더 마음이 아프다.평소 같으면 그렇게 전화를 끊고 다음 일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날은 이상하게 손에서 휴대폰을 놓을 수가 없었다. 전화를 끊었는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오래 중증 심부전 환자를 보다 보면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이 생긴다. 수치보다 먼저, 말투보다 먼저, “이 환자 지금 상당히 위험하겠다”는 느낌이 번개처럼 들어오는 순간이 있다. 그날이 그랬다. 나는 바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식사는 했나요?”“며칠 전부터 잘 못했습니다.”“오늘은 어땠습니까?”“구역감이 있었고 많이 힘없어 보였습니다.”“아침 혈액검사는요?”“잠깐만요… 아, 간 수치가 많이 올랐습니다.”그 말을 듣는 순간 거의 확신했다.아, 이건 단순히 숨이 찬 환자가 아니구나. 이건 저심박출 상태. 심장이 피를 앞으로 밀어내지 못해서 장기들이 굶기 시작한 상태다.심부전 환자가 갑자기 밥을 못 먹고, 메스껍고, 기운이 뚝 떨어지고, 간 수치가 오르는 것은 단순한 컨디션 저하가 아니다. 심장에서 충분한 혈액이 나오지 않으면 간, 신장, 장 같은 장기들이 제일 먼저 신호를 보낸다. 환자는 “숨이 차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때는 이미 몸 전체가 버티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나는 서둘러 말했다.“오자마자 심정지가 와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에크모 준비를 하고 받겠습니다. 보호자에게도 꼭 설명해 주세요. 오는 중에라도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습니다.”전화를 끊고 외래를 시작했지만 머릿속은 이미 그 환자에게 가 있었다. 진료실 밖에는 환자들이 밀려 있었고, 시간은 점점 늦어졌다. 그러나 내 귀에는 방금 들은 말만 계속 맴돌았다.먹지 못한다. 구역이 있다. 힘이 없다. 간 수치가 오른다. 마지막까지 버티다 이제는 심장이, 온몸이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었다.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전화가 왔다. 환자가 심정지를 일으켜 급하게 에크모를 삽입했다는 연락이었다. 그리고 덧붙였다.“에크모를 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오늘 오후에 꼭 데려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그 말을 듣고도 마음 한편에서는 아주 냉정한 질문이 올라왔다. 의식은 어떤가. 이미 뇌 손상이 온 건 아닌가. 상태를 제대로 모르는데 이렇게 받는 것이 과연 맞나. 이런 환자를 무작정 받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하지만 환자는 너무 젊었고, 달리 방법도 없었다. 외래를 끝낸 뒤 심폐기팀과 함께 수원으로 향하기로 했다.에크모 환자를 옮긴다는 것은 단순히 사람 한 명을 구급차에 태우는 일이 아니다. 움직이는 중환자실을 통째로 옮기는 일이다. 회로가 빠지지 않아야 하고, 펌프가 멈추지 않아야 하고, 산소 공급이 유지되어야 하고, 약물이 이어져야 하고, 중간에 출혈이 생기면 즉시 대응해야 한다. 큰 앰뷸런스가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늘 제약 투성이다. 사용할 수 있는 차량은 없고, 있다 해도 행정구역과 운영 규정이 발목을 잡는다. 사람 목숨이 걸린 상황에서도 시스템은 너무 자주 칸막이 안에서만 움직인다.코디네이터들이 여기저기 전화를 돌렸다. 사설 앰뷸런스를 겨우 구하려 했지만, 인천에서 경기 지역으로 가는 데도 절차와 구역이 얽혀 한 번에 해결되지 않았다. 어느 구간은 어느 차량, 또 다른 구간은 다른 차량. 설명을 듣는 동안 화가 치밀었다. 이 환자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서류상 경계가 아니라 단 하나, 무사히 살아서 도착하는 일이었다.끝도 없던 오전 외래를 겨우 마치고 병원을 나섰다. 점심은 당연히 건너뛰었다. 차 안에서 허기를 느낄 틈도 없었다. 머릿속은 계속 같은 계산을 하고 있었다. 도착하면 폐 상태는 어떨까, 신장은 얼마나 버텼을까, 출혈은 심할까, 이식을 기다릴 만큼 회복이 가능할까.수원의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처음 본 순간을 나는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한다.젊은 몸이었지만 이미 몸이 아니었다. 하루 만에 체중이 10kg이 불어 있었다. 한 달 가까운 입원 동안 최근 일주일에만 10㎏이 더 늘었고, 원래 65㎏ 정도이던 청년은 95㎏ 가까이까지 부어 있었다. 살이 찐 것이 아니었다. 심장이 감당하지 못한 물이 몸 안에 고여 있었다. 폐는 물에 잠긴 것처럼 부어 있었고, 소변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콩팥도 멈춰 가고 있다는 뜻이었다. 에크모를 유지하려면 피가 굳지 않도록 항응고제를 써야 하는데, 그러면 또 출혈이 생긴다. 코와 입, 관이 들어간 자리마다 피가 맺혀 있었다.그 청년을 작은 앰뷸런스에 태워야 했다. 거대한 몸집, 에크모 장비, 약물, 흡인기, 함께 타야 하는 의료진. 공간은 턱없이 비좁았다. 차 안에서는 계속 suction 소리가 났다. 피와 분비물을 빨아내는 소리였다. 누군가는 모니터를 보고, 누군가는 회로를 지키고, 누군가는 환자의 기도를 확보하고, 모두가 아무 말 없이 자기 자리에서 버텼다. 그날 우리가 세운 목표는 아주 단순했다. 일단 이 청년을 살아 있는 채로 우리 병원 문턱 안까지 데려오자. 그 다음은 도착해서 생각하자.보호자는 할머니 한 분뿐이었다. 그러나 그 할머니조차 이미 넋이 반쯤 나가 계셨다. 예후가 좋지 않다고 설명드려도, 오는 길에 무슨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말씀드려도, 그날의 할머니는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너무 놀라고, 너무 지치고, 너무 두려우면 사람은 설명을 알아듣는 것이 아니라 소리만 듣게 된다. 의사는 그런 순간에도 설명해야 하지만, 동시에 그 설명의 한계를 너무 잘 안다.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모든 팀이 움직였다. 폐를 보호하기 위해 심장 안의 압력을 덜어 주는 시술을 하고, 지속적 신대체요법, 즉 하루 종일 천천히 돌아가는 투석으로 넘치는 물과 노폐물을 빼내기 시작했다. 심장은 무너졌고, 폐와 콩팥까지 함께 흔들리고 있었다. 한 장기를 살리는 일이 아니라, 무너지기 시작한 몸 전체를 붙들어 세우는 일이었다.그 며칠은 참 길었다. 매일 아침 회진 때마다 폐가 조금이라도 펴졌는지, 소변이 한 방울이라도 더 나오는지, 의식이 돌아올 수 있는지 확인했다. 다행히 며칠 지나자 젖은 종이처럼 접혀 있던 폐가 조금씩 펴지기 시작했고, 막혀 있던 소변도 나오기 시작했다. 마침내 의식도 확인할 수 있었다.그때부터는 기다림이었다. 젊은 확장성 심근병증 환자였기에, 결국 살 길은 심장이식뿐이었다. 이식은 언제나 시간을 다투지만, 동시에 누구에게나 주어질 수 있는 치료는 아니다. 뇌사자의 심장이 있어야 하고, 환자가 그 심장을 받을 만큼 버텨줘야 한다. 기다리는 동안 더 나빠질 수도 있고, 너무 늦으면 기회를 잡아도 수술을 못 하게 될 수도 있다.약 2주 뒤, 뇌사자 심장이 나왔다.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환자 상태가 워낙 나빴기 때문에 이식 후에도 며칠간 에크모를 더 써야 했다. 그래도 새 심장은 버텨 주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그래도 분명하게 살아나는 느낌이 있었다. 결국 그는 일상생활이 가능할 만큼 회복했다. 그 순간만큼은 정말 마음속으로 되뇌었다.살았다.그런데 사람의 삶은 수술 하나로 완성되지 않는다. 심장이 회복되어도, 그 심장을 안고 살아갈 삶이 다시 문제로 남는다.그 청년은 참 착한 환자였다. 그러나 그의 삶은 늘 불안정했다. 어린 시절부터 가족사가 복잡했고, 사실상 할머니가 엄마처럼 그를 돌보며 살아왔다. 가족 안에는 오래된 갈등과 불안, 충동이 뒤엉켜 있었다. 어렵게 이식을 받고 몸이 회복되어도 삶의 바닥이 흔들리면 약을 챙기고 외래를 지키고 일상을 지켜내는 일 자체가 힘겨워진다. 이식은 수술실에서 끝나는 치료가 아니다. 그 후의 삶 전체가 치료의 일부다.그래도 그는 1년 남짓 꽤 잘 지냈다. 나는 그 시간이 고마웠다. 그런데 이식 후 1년 반쯤 지나면서 다시 이상 신호가 나타났다. 정확한 원인을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려웠다. 화장실 청소를 하며 여러 화학물질에 노출된 뒤부터였는지 우연히 시기가 겹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몇 차례 거부반응이 있어 치료했지만, 그 뒤에는 조직검사에서 뚜렷한 거부반응이 보이지 않는데도 심장이 조금씩 굳어 갔다. 심근에 섬유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쉽게 말하면, 부드럽게 수축하고 이완해야 할 심장 근육이 점점 딱딱해지고 힘을 잃어 가는 것이다. 결국 심장이 짜내는 힘, 즉 심기능은 다시 10%대로 떨어졌다.재이식을 고민해야 했다. 여기서부터는 의학 지식만으로 답할 수 없는 시간이 시작된다. 재이식은 단지 수술을 한 번 더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뇌사자의 귀한 심장을 이 환자에게 다시 맡기는 것이 과연 옳은가, 그 심장이 이 몸 안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이 있는가, 이 청년은 앞으로 그 심장을 지켜 낼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의사는 환자를 살리고 싶어 한다. 그러나 동시에 아주 냉정한 질문도 해야 한다. 그 질문 앞에서 나는 자주 흔들린다.가족의 갈등은 여전했고, 환자도 우울과 자살 충동을 간간이 보였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무너진다. 숨쉬는 것조차 힘든데 어떻게 늘 차분하고 단정한 사람으로만 남아 있을 수 있겠는가. 그래도 그 당시의 나는 많이 망설였다. 솔직히 말하면, 거의 포기해야 하나 생각한 적도 있었다.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걸까. ‘내가 이 아이에게 다시 한 번 심장을 맡기는 것이 맞을까.’그 질문은 의사에게 참 잔인하다. 살리고 싶지만, 살린 뒤의 삶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무엇이 가장 옳은 일인가.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은 환자의 현재인가, 아니면 두려움인가. 의사인 나는 어디까지 냉정해야 하고, 어디서부터 다시 믿어야 하는가. 그래서 더 많이 기도했다. 무엇이 가장 옳은 일인지, 정말 환자를 위한 결정이 무엇인지 매일 스스로에게 물었다.결국 환자는 다시 호흡곤란이 심해졌고, 두 번째로 에크모를 달게 되었다. 다시 이식을 기다리는 시간에 들어섰다. 그 시간이 약 2주쯤 지났을 때, 또 한 번 뇌사자 심장이 나왔다.두 번째 이식 당일, 할머니는 무릎을 꿇고 “꼭 살려 달라”고 말했다. 그분은 중환자실 보호자 대기실을 거의 떠나지 못했다. 울다가 기도하고, 기도하다가 또 멍하니 앉아 계셨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의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잔인한 기대 위에 서 있는지 다시 느꼈다. 어떤 가족은 우리가 기적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우리는 기적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가능성을 붙드는 사람일 뿐이다.그날 나는 결국 이렇게 마음먹었다.우선, 살려 보자. 살리고 나서, 그다음을 함께 감당해 보자. 모두가 힘을 합쳤고, 모두가 기도했다. 다행히 두 번째 이식도 성공적이었다. 환자는 잘 깨어났다. 그리고 나는 그 과정을 지나며 한 가지를 더 깊이 배우게 되었다.우리가 환자에게서 쉽게 보는 예민함, 우울, 짜증, 충동 같은 것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부분이 사실은 ‘아픈 몸’이 내는 목소리였을까. 몸이 오래 아프면 사람의 마음은 얇아지고, 작은 말에도 다치고, 사소한 일에도 무너진다. 어쩌면 환자가 힘들었던 만큼 마음도 같이 병들어 있었을지 모른다.그 일을 지나며 나는 다시 배웠다. 환자에게 더 가까이 가야 한다는 것. 심장초음파 수치와 혈액검사 결과만으로는 한 사람을 다 이해할 수 없다는 것. 아픈 사람은 단지 치료받는 몸이 아니라, 두려움과 가난과 가족사와 외로움까지 통째로 끌고 병원에 온다는 것. 심부전은 심장 하나의 병이 아니라 삶 전체를 무너뜨리는 병이라는 것.확장성 심근병증은 젊다고 안전한 병이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숨이 차고, 몸이 붓고, 밥맛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고, 소변이 줄어든다면 그것은 단지 피곤하다는 신호가 아닐 수 있다. 심장이 더는 몸 전체를 먹여 살리지 못한다는 경고일 수 있다. 그 신호를 빨리 알아채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도, 가족도, 의사도 그 경고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그리고 나는 아직도 생각한다. 그날 오전, 첫 전화를 끊고 다시 걸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그 짧은 몇 분의 직감과 질문이 결국 한 청년의 삶을 두 번이나 문턱에서 붙잡아 둔 것은 아니었을까.의사는 매번 큰 결정을 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런 작은 순간들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에 가깝다. 전화기 너머의 말투, “밥을 못 먹는다”는 한마디, 간 수치 하나, 보호자의 표정, 구급차 안의 suction 소리, 수술실 앞에 무릎 꿇은 할머니의 손. 그런 것들이 모여 한 사람을 살린다.아마 나는 앞으로도 완전히 확신하는 의사는 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히 알게 되었다. 환자를 끝까지 이해하려는 마음,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다시 한번 손을 내미는 용기. 심부전 환자를 돌본다는 것은 결국 그 두 가지를 놓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확장성 심근병증이란?확장성 심근병증은 심장 근육이 약해지면서 심장이 커지고, 결국 피를 충분히 내보내지 못하게 되는 병이다. 처음에는 쉽게 피곤하고 숨이 차는 정도로 시작할 수 있지만, 병이 진행하면 조금만 움직여도 호흡곤란이 생기고, 다리가 붓고, 누우면 숨이 차며, 식욕이 떨어지고, 소변량이 줄기도 한다.특히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보내지 못하는 저심박출 상태가 오면 단순히 “숨이 차다”는 문제를 넘어 간과 신장 기능이 나빠지고, 구역감과 무기력, 심한 경우 쇼크와 심정지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젊은 환자라도 예외가 아니다.치료는 약물치료부터 시작하지만, 병이 심해지면 제세동기, 심실보조장치, 에크모 같은 기계적 순환 보조가 필요할 수 있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심장이식이 유일한 치료가 되기도 한다.그래서 중요한 것은 버티는 것이 아니라 신호를 빨리 알아차리는 것이다.숨이 갑자기 더 차다.잘 먹지 못한다.구역이 심하다.몸이 붓고 소변이 준다.기운이 뚝 떨어진다.런 변화가 보이면 심부전이 갑자기 악화되고 있다는 뜻일 수 있다.
2026.04.19 I 이순용 기자
 2026년 4월 19일 띠별 운세
  • [오늘의 운세] 2026년 4월 19일 띠별 운세
  • 오늘의 운세 - 2026년 4월 19일 오늘의 띠별 운세쥐띠몸이 피곤하고 기력을 잃을 때이다.48년생 - 기대한 바를 이루긴 힘들다. 건강에 유의해라.60년생 - 마음을 비우는 게 상책이다. 욕심은 삼가라.72년생 - 스스로에 믿음을 갖고 뜻을 세워서 정진해라.84년생 - 새로운 일을 추진하기 보다는 재충전의 기회로 살려라.96년생 - 가까운 사람일 수록 더욱 예의가 필요하다.소띠그동안 땀은 흘렸지만 그 대가를 얻기는 힘들다.49년생 - 눈앞의 이익에 매달리지 말고 크게 보아라.61년생 - 동료들과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73년생 - 기획이 잘 되고 두뇌회전이 빠른 날이다.85년생 - 실리를 선택할 지 우정을 택할 지 고민에 빠진다.97년생 - 시간이 지나갈수록 좋아진다.범띠시간이 지나면서 꼬인 일이 서서히 풀린다.50년생 - 예기치 않은 이사나 변동을 하게 되니 준비해라.62년생 - 기회가 쉽게 달아나니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74년생 - 주위에서 인기와 명성이 갑자기 올라간다.86년생 - 좋은 일에도 긴장과 경계를 늦추지 말라.98년생 - 헛된 과욕을 버리고 집중해야 한다.토끼띠행동의 제약을 받게 되니 마음이 답답하다.51년생 - 성실하면 하늘이 도울 것이니 노력하고 기다려라.63년생 -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 방심은 금물이다.75년생 - 나를 낮추고 남을 높인다면 가히 이롭고 좋으리라.87년생 - 새로운 이성이 나타날 수 있다.99년생 - 혼자서 해결하려는 자세를 가져야한다.용띠좋은 성과를 거두겠다. 기분 좋은 하루가 예상된다.52년생 -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도 넘치고 즐거움도 크다.64년생 - 지금부터 새롭게 변신하면 길운이 열린다.76년생 - 자만은 금물이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88년생 - 너무 서두르는 일은 자칫 화를 부른다.00년생 - 가만히 있으면 이룰 수가 없으니 움직여라.뱀띠사욕을 버리고 봉사하는 정신으로 임해라.53년생 - 아랫사람의 조언도 귀 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다.65년생 - 가정이 화목하면 바깥 일도 잘 풀린다.77년생 - 한 번의 실패로 낙심하지 마라. 오히려 약이 된다.89년생 - 오랜 고생이 지나고 즐거움이 찾아 온다.01년생 - 꾸준하게 들어오는 재물을 관리해라.말띠앞날의 불확실함으로 잠시 주춤하는 상태이다.54년생 - 급할수록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66년생 - 너무 이해타산을 따지면 큰 것을 보지 못한다.78년생 - 남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면 보답을 받는다.90년생 - 독단적인 생각은 어딘가에서 파문이 생긴다.02년생 - 현재의 상황에서 일단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양띠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로 본업에 매진해라.55년생 - 높은 집에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67년생 - 쥐가 창고에 든 격이니 재물이 쌓일 것이다.79년생 - 처음엔 힘이 드나 점점 형통해질 것이다.91년생 - 사람을 떠나 보낸 뒤 뒤늦게 후회할 수 있다.03년생 - 행복이란 작은 것으로도 느껴지는 것이다.원숭이띠심신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날이다.56년생 - 그동안 투자가 효과를 거두기 시작한다.68년생 - 예상치 않던 사업제안이 들어 온다.80년생 - 주위에서 실력을 인정받는다.92년생 - 모임에서 리더역할을 수행하게 된다.04년생 - 내 코가 석자인데 누구를 신경쓰랴.닭띠목표대로 움직이면 발전하는 운이다.57년생 - 간절하게 부탁하면 뿌리치지마라.69년생 - 눈앞의 이익에 매달리지 말고 크게 보아라.81년생 - 가족이나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마련해라.93년생 - 공부가 잘 되고 두뇌회전이 빠른 날이다.05년생 - 어렵게만 생각하니 머리가 아프구나.개띠시작은 순조롭지만 진행이 느리다.58년생 - 들어오는 복은 좋으나 마음이 심란하다.70년생 - 사소한 일로 인해 친구와 다투게 된다. 언행을 조심해라.82년생 - 옛 친구들을 만나서 스트레스를 풀어라.94년생 -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가 모두 놓칠 수 있다.06년생 - 늦었다고 생각되면 고민하지 말고 포기해라.돼지띠일시적인 행운이 올지라도 그로 인해 해를 입게 된다.59년생 - 길이 험난하니 나가기가 어렵다.71년생 - 스트레스는 가까운 여행을 통해 해소해라.83년생 - 공공 기관과 관련된 일은 주의가 필요하다.95년생 - 쉽게 들어온 돈은 쉽게 나간다. 욕심은 금물이다.07년생 - 오전부터 감정이 오락가락 하는구나.
2026.04.19 I 최민아 기자
지방소멸 대안, 외국인 청소년 조기유학과 정착
  • 지방소멸 대안, 외국인 청소년 조기유학과 정착 [공종렬의 인력 정책 제안]
  • [공종렬 행정사] 한국의 출산율 문제가 심각합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2021년(0.81명) 이후 처음으로 0.80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0.05명 늘었습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를 의미하는 지표로, 특정 시점의 연령별 출산율을 합산해 산출한 값입니다. 합계출산율은 2015년 1.24명에서 8년 연속 하락하여 2023년 0.72명을 기록하였다가 2024년 0.75명, 지난해 0.8명으로 2년 연속 반등했습니다.지난해 연간 출생아는 25만4,500명으로 전년보다 1만6,100명(6.8%) 증가하여 증가율은 2007년(10.0%)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매년 70만 명 넘게 태어난 ‘2차 에코붐 세대’(1991~1995년생)가 30대 초중반에 들어서 출산 연령대에 진입했고, 코로나로 미루어왔던 결혼이 2022년 하반기 이후 누적되며 시차를 두고 출산 증가로 이어진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202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평균 합계출산율은 1.43명으로 같은 해 우리나라보다 약 2배 높았으며, 출산율 1.0명 이하 국가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심각한 저출산을 겪고 있는 일본도 1.20명 수준입니다.공종렬 행정사이러한 문제로부터 생겨난 새로운 개념 중 대표적인 것이 소위 ‘지방소멸’과 ‘지방소멸위험지수’(‘인구소멸지수’라고도 합니다.)입니다. ‘지방소멸위험지수’는 지역별 인구소멸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만 20~39세 여성인구 수 &divide; 만 65세 이상 고령인구 수’로 계산합니다. 이는 고령인구 대비 실질적 가임여성의 비율을 나타냅니다. 매년 한국고용정보원이 조사하고 있으나, 해외에서는 유사 지표가 널리 활용되는 것은 아닙니다.2025년 10월, 현실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고 정책적 대응을 구체화한다는 명분 하에 지방소멸위험지수의 표현 방식을 백분율(%)로 바꾸고, 분류 체계를 9년 만에 전면 개편한 바 있습니다. 과거 0.5(50%) 미만을 위험 수준으로 보았던 5단계 분류를 양호, 보통, 관리, 경계(20~40 미만), 위험(10~20 미만), 심각(10 미만)의 6단계로 바꾸었습니다. 그 결과 2025년 6월 기준 전체 229개 시군구 중 62곳(심각 단계 7곳 포함)이 위험지역으로 분류됩니다.그러나 지방소멸위험지수는 일본에서 제시된 개념으로, 가임여성 대비 고령인구 비율만으로 지역 소멸 가능성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구 감소는 출생·사망뿐 아니라 지역 간 이동, 산업 구조, 일자리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 만큼, 보다 종합적인 지표 개발이 필요합니다.◇조기유학 정책의 가능성과 현실적 제약현재, 모든 외국인은 한국에 입국하거나 체류하기 위해 사증, 즉 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비자 제도를 포지티브 방식으로 운영하며, 비자 발급 목적과 명시된 범위 외 활동은 원칙적으로 제한됩니다.소멸위험 심각 단계의 전남 고흥군이 작년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문제 해결 방안의 일환으로 개도국들로부터 초·중학생 유학생 유입 정책을 추진하다 비자 문제로 난관에 부딪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 고흥군 인구는 2006년 81,361 명에서 2026년 3월 59,194 명으로 감소하였고, 고령화율은 2006년 27.7%에서 2025년 말 47.2%로 약 20%p 증가하여 전국 4위를 기록하였습니다. 특히, 미취학·초중고생(0~18세) 인구는 2023년 5,077 명에서 2025년 4,613 명으로 감소하는 등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소멸위험지역이 초중고 유학생 유입 정책을 추진하고자 함은 매우 참신하고 검토할 가치가 있는 발상입니다. 일반적으로 어린 시절부터 특정 국가에서 교육을 받고 성장할 경우 해당 사회에 적응하고 장기 체류 또는 정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보호자가 동반할 경우 추가적인 인구 유입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비자 제도 한계와 정책적 해법 필요성그러나 문제는 한국에 조기유학 비자 자체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의 유학비자는 전문대학 유학부터 가능하며, 한국어연수(D-4-1) 비자 역시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 소지자만을 대상으로 합니다.예외적으로 ‘고등학교 이하 교육기관 유학생에 대한 일반연수(D-4-3) 자격 비자’를 통해 입국하는 방법이 있으나,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의무(무상)교육기관은 원칙적으로 제외됩니다. 다만 정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초청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되지만, 지자체가 학비와 체류비를 사실상 보증해야 하고 체류기간도 1년 단위로 제한되는 등 제약이 큽니다.이처럼 한국에 정상적인 제도 아래 외국인 미성년자가 조기유학을 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현재 국내 초중고에 재학 중인 이주외국인 미성년자는 대부분 부모의 체류자격에 따른 동반(F-3) 자격으로 체류하고 있습니다. 이후 성인이 되면 유학(D-2) 등 별도의 체류자격으로 변경해야 합니다.문제는 보호자 체류입니다. 미성년 유학생에게는 보호자가 필요하지만, 방문동거(F-1-13)는 소득 요건이 높고 취업이 제한됩니다. 동반(F-3) 비자는 배우자나 자녀에 한정되어 있어 부모에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조기유학을 위한 가족 단위 체류는 현실적으로 큰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소멸위험지역 문제 해결에 미성년자 조기유학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면,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정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 형태의 유학특별비자(D-2-S)를 도입하고, 보호자에게 제한적 체류 및 일정 범위의 취업활동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사증(비자)의 구체적인 종류와 운영 방식은 법적 틀 안에서 정책적으로 설계되는 영역입니다.한국의 전체 229개 시군구 중 27%인 62곳(심각 단계 7곳 포함)이 ‘지방소멸위험지역’입니다. 지방소멸 대응을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이고 유연한 정책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2026.04.18 I 김현아 기자
고승효 미술감독 “관객을 가두고 싶었다”… ‘살목지’ 공간의 힘
  • 고승효 미술감독 “관객을 가두고 싶었다”… ‘살목지’ 공간의 힘[인터뷰]
  •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개봉 10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공포영화 ‘살목지’가 흥행과 함께 미장센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음산한 저수지와 기묘한 공간 연출은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린 핵심 요소로 꼽힌다.이 같은 분위기를 구축한 인물은 영화 ‘노이즈’ 등에서 감각적인 작업을 선보였던 고승효 미술감독이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공간 연출 경험을 쌓아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공간 자체가 공포가 되는 순간’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감독은 “시나리오에 축약된 공간을 인물의 서사와 결합해 하나의 이야기로 확장하는 것이 미술감독의 역할”이라며 “‘살목지’에서는 공간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의 감정을 끌어올리고, 이야기까지 이끄는 존재가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광활한 공간 속에 서 있는데도 오히려 고립된 느낌이 드는, 그 역설적인 감각이 ‘살목지’ 공포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다”며 “관객이 점점 조여 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영화 '살목지'의 고승효 미술감독.(사진=쇼박스)◇“무섭기보다, 고요한 공간”… ‘살목지’ 첫 인상영화의 주요 배경인 ‘살목지’는 이름과 달리 과장된 공포보다는 적막함이 먼저 느껴지는 공간이다. 고 감독은 “처음 답사를 갔을 때 예상보다 덜 무서웠고, 오히려 조용한 분위기가 더 인상적이었다”며 “넓은 저수지와 버드나무가 주는 고요함 속에서 공포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이런 설정 덕분에 관객도 자연스럽게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 같은 공간을 계속 맴도는 듯한 구조와 미묘한 변화가 반복되면서 방향을 잃은 듯한 감각이 쌓인다. 그는 “관객이 ‘여기가 같은 곳인가?’라고 느끼는 순간이 중요했다”고 덧붙였다.영화 속 돌탑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공간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중요한 장치다. 고 감독은 “왜 이렇게까지 돌탑을 쌓았을까, 어떤 염원이 있었을까를 계속 고민했다”며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그 이야기가 공간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길 바랐다”고 말했다.제작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촬영을 위해 돌탑은 실제로 쌓으면서도 구조적으로 안전해야 했고, 동시에 인위적인 느낌을 지워야 했다. 그는 “돌을 전문적으로 쌓는 분들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며 “자료 조사와 함께 최대한 자연스럽게 구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영화 '살목지'의 한 장면.(사진=쇼박스)◇“촬영장서 아이 귀신 목격… 둘씩 짝지어 다녀”‘살목지’의 공포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물과 습지라는 환경을 활용해 관객이 화면을 보면서도 축축하고 끈적한 감각을 떠올릴 수 있도록 했다.고 감독은 “보는 공포를 넘어, 몸으로 느껴지는 공포를 만들고 싶었다”며 “관객이 공간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물속 수초를 머리카락처럼 보이도록 연출하거나, 실제 고스트 헌터들이 사용하는 장비를 참고해 고스트박스와 모션 디텍터 등을 구현하는 등 디테일에도 공을 들였다. 이러한 요소들은 영화 전반에 깔린 음산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다.특히 수중 장면은 이러한 시도의 정점이었다. 물속이라는 제약된 환경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공포를 구현해야 했고, 이는 제작진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고 감독은 “자유롭게 세팅할 수 없는 조건 속에서 얼마나 밀도 있게 공간을 채울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고 털어놨다.영화 '살목지'의 고승효 미술감독.(사진=쇼박스)노파의 집 역시 같은 맥락에서 설계됐다. 단순한 신당이 아닌, 개인의 집착과 결핍이 스며든 공간으로 설정해 보이지 않는 감정을 시각화했다. 그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그 안에 담긴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설명되지 않은 감정이 쌓일수록 관객이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촬영 현장에서는 기묘한 경험도 있었다. 고 감독은 “돌탑 촬영 당시 팀원들이 흰 옷을 입은 아이를 봤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비슷한 얘기가 이어지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무서워서 스태프끼리 항상 둘씩 짝지어 다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끝으로 고 감독은 “공포영화는 설정 자체는 허구일 수 있지만, 그 감정만큼은 관객에게 실제처럼 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영화를 보고 나서도 그 공간이 계속 떠오른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귀신이 등장하는 장면이나 수중 장면은 큰 화면에서 봐야 공간의 느낌이 제대로 살아난다”며 “극장에서 그 공간을 직접 경험해보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26.04.18 I 윤기백 기자
중동 충격에 美 금리 불확실성 확대…“인상보단 동결 장기화”
  • 중동 충격에 美 금리 불확실성 확대…“인상보단 동결 장기화”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다만 시장과 주요 투자은행(IB)들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면서도, 금리 인하 시점은 늦춰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이 반영하는 금리 인상 확률은 중동전쟁 이전 0% 수준에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한때 35.1%까지 상승했다가 최근에는 0.6% 수준으로 다시 낮아졌다.시장 기대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쟁 이전에는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했지만, 현재는 연내 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지고 인하 재개 시점도 늦춰질 것으로 반영되고 있다.주요 글로벌 IB들도 비슷한 시각이다. 금리 인하 시점은 기존 6월에서 9월로 밀렸고, 인하 횟수 역시 연내 2회에서 1.5회 수준으로 축소됐다. 주요 IB 10곳 중 7곳은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견조한 고용 지표 등을 근거로 정책 완화 시점이 지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다만 금리 인상 가능성 자체는 제한적으로 평가된다. IB들은 현재 경제 여건이 과거 금리 인상기였던 2022년과 다르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당시와 비교해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재정 확대 효과도 줄어들면서 총수요 압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실제 2월 미국 실질 소비 증가율은 전월 대비 0.1%로, 팬데믹 시기 평균(0.4%)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노동시장 역시 실업률은 4.3%로 낮지만 구인율과 채용률은 하락세를 이어가며 수요 둔화 신호를 보이고 있다.오히려 향후 경기 하방 위험이 금리 인상 필요성을 제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씨티(Citi)는 고유가와 고금리가 결합될 경우 경기 둔화 압력이 커져 금리를 장기간 동결한 뒤 빠르게 인하로 전환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역시 유가 상승이 주가 하락과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고 봤다.금리 인상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노동시장이 안정된 상태에서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거나 근원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에 한해 인상 논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현재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일부 조사에서는 3%를 웃돌고 있지만, 시장 기반 지표는 2%대 초반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어 아직 인상 요건을 충족하지는 못한 상황이다.다만 중동발 충격이 장기화되며 공급망 차질이 확대되고, 원자재 가격 상승이 근원 물가로 전이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종합적으로 시장은 금리 인상보다는 ‘동결 장기화’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휴전 상태가 지속돼 수요 위축이 완화될 경우, 인플레이션 대응이 정책 우선순위로 부상하면서 긴축 기조가 다시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2026.04.18 I 최정훈 기자
서울 아파트 "비싸도 완판"...이제는 내릴 수 없는 가격
  • 서울 아파트 "비싸도 완판"...이제는 내릴 수 없는 가격[손바닥부동산]
  •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의 최근 흐름은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청약이 반복적으로 흥행하고, 단기간 내 완판이 이어지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시장의 수급 구조와 가격 결정 메커니즘이 근본적으로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특히 지난 10년간 ㎡당 분양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이러한 변화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실제 분양가격은 2016년 약 600만 원 수준에서 출발해 2020년까지 800만 원 내외로 비교적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는 저금리 환경과 유동성 확대에 따른 전형적인 자산가격 상승 국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2021년 이후부터는 상승 기울기가 뚜렷하게 가팔라지며 기존과는 다른 양상이 전개된다. 특히 2024년 이후에는 분양가격이 급등 구간에 진입하면서 2026년에는 1,600만 원을 상회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10년간 약 2.7배 상승한 이 흐름은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공급·비용·수요 구조가 동시에 재편된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서울 신규 민간아파트 ㎡당 분양가격 동향 추이 (그래픽=도시와경제)먼저 공급 측면에서는 서울 주택시장이 비탄력적 공급 구조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신규 택지 개발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공급의 대부분을 정비사업에 의존하고 있지만, 정비사업은 인허가 지연, 조합 갈등, 공사비 증액 등으로 사업 기간이 장기화되고 불확실성이 높다. 이로 인해 단기적인 공급 부족을 넘어 중장기적인 공급 경로 자체가 제약받고 있다. 공급이 수요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구조에서는 가격이 하락하기보다 경직성을 보이게 되며, 이는 분양가격 상승의 구조적 기반으로 작용한다.비용 측면에서도 분양가격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이 명확하다. 2021년 이후 분양가격 급등은 건설공사비 상승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증가,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총사업비가 구조적으로 상승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비용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분양가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으며, 이는 공급 지연 또는 사업 중단으로 이어진다. 최근 정비사업장에서 시공사 선정이 유찰되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분양가는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을 넘어 사업 지속 가능성을 반영한 최소 가격으로 기능하고 있다.수요 측면에서는 상대적 가격 수치가 핵심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절대적인 분양가격은 크게 상승했지만, 여전히 인근 신축 아파트 시세와 비교할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공급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분양시장은 기대수익이 내재된 투자 대상이자 실수요 상품으로 동시에 인식된다. 특히 2024년 이후 급등 구간은 금리 안정 기대와 자산시장 회복 기대가 반영되면서 미래 가격 상승에 대한 확신이 수요를 견인하는 전형적인 기대 기반 시장의 특징을 보여준다.이러한 구조는 주택시장 내 계층 간 격차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분양가격 상승은 초기 자금 부담을 증가시키고, 금융 규제는 레버리지 활용을 제한한다. 동시에 전세시장의 월세화는 가계의 저축 여력을 약화시키며 자산 형성 경로를 제약한다. 과거 전세를 활용한 자산 축적 메커니즘이 약화된 상황에서 무주택 가구의 시장 진입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는 자산 보유 여부에 따른 격차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향후 전망을 보면 분양가격 상승 압력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공급 제약과 비용 상승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서는 가격의 방향성이 쉽게 전환되기 어렵다. 다만 금리와 경기 사이클에 따라 상승 속도는 조절될 수 있다. 실제로 2022년부터 2023년 사이 금리 급등기에 분양시장 역시 일시적인 위축과 조정이 나타났지만, 이후 빠르게 회복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간 바 있다. 이는 현재 시장이 단기 충격에는 반응하되, 근본적인 추세가 꺾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은 단순한 가격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가격이 형성되는 구조 자체를 이해해야 한다. 공급은 제한되고 비용은 상승하며 수요는 유지되는 구조에서는 가격의 하락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가격 변동보다 이러한 변화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사진=도시와경제)
2026.04.18 I 박지애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 ADC 후보물질 임상 1상 개시
  • [임상 업데이트] 삼성바이오에피스, ADC 후보물질 임상 1상 개시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한 주(4월 13일~4월 17일) 국내 제약&middot;바이오 업계에서 주목받은 임상 및 품목 허가 소식이다.◇삼성바이오에피스, ADC 신약 임상 1상 개시삼성에피스홀딩스(0126Z0)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후보물질 'SBE303' 임상 1상을 시작했다고 14일 밝혔다.14일 미국 국립보건원(NIH) 임상시험 정보 공개 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즈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SBE303 임상 1상을 개시했다. 이번 임상은 2030년 7월까지 미국, 한국 등 4개국 진행성 고형암 환자 14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내에서는 진행성 고형암 환자 14명이 참여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SBE303 안전성과 내약성, 유효성 등을 평가한다.SBE303은 요로상피암, 폐암, 유방암 등 특정 고형암 세포 표면에서 비정상적으로 많이 발현되는 단백질 '넥틴-4' 단백질을 타깃한다. SBE303 전임상 내용은 오는 17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ACR 2026)에서 공개될 예정이다.삼성바이오에피스는 SBE303을 시작으로 ADC 신약 파이프라인을 지속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2호 ADC 신약 'SBE313' 역시 전임상 단계에 있으며, 이 파이프라인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와 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HER3)를 동시에 표적으로 하는 '이중 항체-이중 약물 ADC'로 알려진다.◇이엔셀, CMT 치료 후보물질 EN001 임상 2a상 착수이엔셀(456070)이 샤르코-마리-투스병(CMT) 치료제 후보물질 'EN001'의 임상 개시 모임을 시작으로 임상 2a상에 본격 착수했다고 17일 밝혔다.이번 임상 2a상은 삼성서울병원을 시작으로 국내 3개 주요 대학병원에서 진행된다. 이엔셀은 가장 먼저 삼성서울병원 연구진과의 임상 개시 모임(SIV, Site Initiation Visit)을 열고 세부 일정 및 절차를 협의했다. 이엔셀은 임상 2a상을 통해 EN001의 반복 투여 효능을 집중적으로 검증하고 최적 용량을 확립해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높일 계획이다.특히 이번 임상은 '조건부 품목허가'를 통한 조기 상업화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CMT와 같은 희귀질환 치료제는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면 해당 자료를 바탕으로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이 가능하다.EN001은 이엔셀의 독자적 플랫폼인 'ENCT(ENCell Technology)'를 기반으로 제조된 동종 탯줄 유래 초기 계대 중간엽줄기세포(MSC) 치료제다. 해당 기술은 세포 노화를 억제하면서도 재생 관련 인자 분비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으로, 손상된 말초신경의 수초(Myelin) 재생과 기능 회복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 앞서 완료된 임상 1b상에서 뛰어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으며, 유의미한 유효성 신호를 확보해 이번 임상 2a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이엔셀 관계자는 "차별화된 초기 계대 세포 배양 기술과 GMP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임상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글로벌 희귀질환 시장 진입을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압타바이오, '아이수지낙시브' 美 임상 2상 계획변경 승인압타바이오(293780)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조영제 유발 급성신손상(CI-AKI) 치료제 '아이수지낙시브(APX-115)'의 글로벌 임상시험 2상 계획 변경을 승인받았다고 14일 밝혔다.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변경 승인에 이어 이번 FDA 승인까지 완료되면서 임상 변경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번 변경으로 임상 대상자 수는 기존 200명에서 160명으로 조정됐으며, 현재 투약은 마무리 단계에 있다.압타바이오는 상반기 내 환자 투약을 완료하고, 하반기 중 탑라인(Top-line)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이어 글로벌 학회를 통해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연내 임상시험결과보고서(CSR)를 수령해 기술수출 등 글로벌 파트너십을 본격화할 방침이다.압타바이오 관계자는 "한미 규제 기관의 승인이 모두 완료되면서 임상 마무리를 위한 행정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하반기 탑라인 결과 도출을 기점으로 글로벌 빅파마와의 기술수출(L/O) 및 공동개발 논의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압타바이오는 이달 열리는 '2026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암연관섬유아세포(CAF) 저해 기전의 차세대 면역항암제 'APX-343A'와 ApDC(Aptamer-Drug Conjugate) 플랫폼 기술이 접목된 혈액암 치료제 'Apta-16'의 연구 성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발표에서는 CAF 저해 및 MCL-1 조절을 통한 난치성 암 내성 극복 신규 기전이 공개될 예정이다.
2026.04.18 I 김진수 기자
은행 자리 채웠던 2.5조 달러 사모신용 시장…AI발 금융불안 우려
  • 은행 자리 채웠던 2.5조 달러 사모신용 시장…AI발 금융불안 우려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은행의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빠르게 몸집을 키운 사모신용 시장이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급격한 환매 요구에 따라 금융불안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사모신용 시장이 각국 금융당국의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만큼 리스크 규모 등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사모신용 시장에 대한 선제적인 감독·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사진=게티이미지)18일 주영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작성한 ‘최근 사모신용 시장 동향과 시사점’ 논단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신용 시장 규모는 2000년 약 2억 달러 수준이었으나 미국을 중심으로 지속 성장해 최근 약 2조 5000억원 달러 규모인 것으로 추정된다.사모신용 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건전성 규제가 대폭 강화되고 장기간 저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에 급격히 성장했다. 사모신용이란 펀드나 기업성장기구(BDC) 등 비은행 전문투자기관이 연·기금 및 개인 등으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중견기업 등에 제공하는 대출을 뜻한다. 은행으로부터 차입하거나 공모채권을 발행하기 적합하지 않은 수준의 중견기업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다.펀드와 BDC는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이들에게 분기별로 일정 한도 내에서 환매를 허용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왔다. 예를 들어 분기별 순자산가치의 5% 이내에서 환매를 허용하며 만기일까지 돈이 묶이지 않도록 일정 수준의 유동성을 보장한 것이다.사모신용이 가장 공을 들인 분야는 소프트웨어서비스(SaaS) 기업이다. 매달 구독료가 꼬박꼬박 들어오는 구조여서 현금흐름이 예측 가능하고 대출 원리금 상환이 안정적이라는 판단에서였다. 2015년 말 80억 달러였던 소프트웨어 기업 대출 잔액은 2025년 말 5000억 달러까지 늘어 전체 대출의 19%를 차지하게 됐다.그러나 AI(인공지능) 도구들이 소프트웨어 기능을 빠르게 대체하며 SaaS 기업의 성장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관련 기업 주가는 평균 30%, 이들에 대출을 해준 상장 운용사 주가는 평균 10% 가까이 떨어졌다. 여기에 고금리까지 겹치며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사모신용 대출은 대부분 변동금리여서 금리가 오르면 차입 기업의 이자 부담이 곧바로 커지는 구조다. 차입자의 조달비용과 연체율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아가 사모신용 제공 중개 기관이 환매 중단을 발표하며 자산-부채 유동성 불일치 가능성이 커져 시장 불안심리도 급격히 확산했다.이 같은 사모신용 시장의 악화로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환매 요구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블랙록이 운영하는 펀드에서 환매 요구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만기까지 비유동 자산인 대출 자산에 개인투자자들에게 분기마다 허용된 환매로 인해 유동성 압박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시장은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로이터(Reuters)는 현 상황을 두고 차입 기업들의 부실 현상보다는 비유동 자산 기반 펀드의 유동성 제약과 투자심리 위축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사모신용은 서브프라임보다 레버리지가 낮고 구조가 덜 복잡하며 환매 가능한 개인 대상 펀드가 전체 시장의 6%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2008년 수준의 위기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그러나 경고음도 계속되고 있다. 경제충격이 발생할 경우 차입자의 채무불이행(디폴트)가 확대되면 향후 금융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차입 기업의 부실 악화 △개인 투자자의 동시 이탈 △복잡하게 얽힌 레버리지 구조를 통한 손실 전이 △자산 평가의 불투명성 등을 리스크 경로로 지목했다.특히 이자를 즉각 지급하는 대신 원금에 얹어 갚는 ‘PIK(Pay-in-kind)’ 방식 대출 비중이 2023년 6.6%에서 2025년 8.0%로 올라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할 만 하다. 이자도 못 내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일각에선 그간 대출 심사 기준이 느슨하고 낙관적 가정이 팽배했던 만큼 신용 사이클이 본격적인 수축 구면에 접어들면 예상보다 훨신 큰 손실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감독당국의 부재 역시 위험 요인이다. 사모신용은 감독 당국의 관리 사각지대에 있어 누가 얼마를 어디에 투자했는지, 레버리지가 어느 수준인지 집계할 데이터 인프라 자체가 없다. IMF가 각국 금융당국에 데이터 격차 해소와 체계 강화를 촉구한 것 역시 이 때문이다.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때 부채담보부증권(CDO) 익스포저를 아무도 정확히 몰랐던 것과 닮아있다는 지적도 있다.주 연구원은 “IMF는 사모신용 시장에 대해 보다 선제적인 감독·규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각국 금융당국이 데이터 격차 해소와 보고 요건 강화를 통해 핵심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사모신용 펀드, 해당 펀드 투자자, 레버리지 제공기관에 대한 보고 체계를 강화해 모니터링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또 “특히 개인투자자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환매위험 관련 유동성과 행위 리스크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2026.04.18 I 이수빈 기자
FDA, 일본과 베트남에 사무소 설립 추진...왜?
  • FDA, 일본과 베트남에 사무소 설립 추진...왜?[제약·바이오 해외토픽]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일본과 베트남에 사무소 설립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과 베트남에 제조 시설이나 공급망을 둔 기업의 경우 현지 FDA의 불시 점검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미국 식품의약국(FDA) 전경. (사진=연합뉴스)18일 외신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국 최대 규모 FDA 전문 법무법인(Hyman, Phelps & McNamara)은 FDA가 일본 및 베트남에 사무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최근 FDA의 2027년 회계연도 예산요구서에 일본 도쿄 및 베트남 하노이에 FDA 사무소를 설립하기 위한 추가 250만달러(약 37억원)와 전임 직원 인건비가 포함돼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갑자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올해부터 진행되고 있다. 미국 의회(상원) 자료에 따르면 도쿄와 하노이를 포함한 동아시아에 상설 지부를 구축해 전통적이고 사전예고 없는 불시 점검을 실시할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했다. 상원의원들은 또한 FDA가 동아시아 지역에서 나오는 의료기기와 의약품 등에 대한 규제 통제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FDA의 2027년 예산요구는 이들 사무소 설립을 실행하기 위한 예산이 포함된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2027 회계연도 예산요구에는 해외 검사 능력 증대를 위한 900만달러(약 132억원)도 포함돼 있다. FDA는 현재 △중국 △인도 △멕시코 △코스타리카 △칠레 △벨기에 △르완다에 7개의 해외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FDA는 2028년 중동 사무소도 설립할 예정이다. 일본의 규제기관인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는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의약품 규제 기관 중 하나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PDMA는 FDA와 유럽의약품청과 동등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도쿄는 아시아 전역의 광범위한 지역 접근성을 위한 지리적으로 좋은 위치에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의 규제 협력 요구가 커지고 있다. 베트남은 미국이 수입하는 의약품 및 기타 제품의 중요한 공급원이 되고 있는 만큼 현장 검사 역량을 강화하고자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2015년에는 베트남에서 수입된 제품이 9만6000개에 달했다. 10년 후인 2025년 수입 제품 수가 10배로 증가해 96만1000개를 넘었다. 베트남에서 수입되는 품목도 크게 변했다. 2015년에는 수입 제품의 대다수(약 70%)가 식품이었다. 2025년에는 60%가 의료기기였다.FDA의 해외 사무소 설립으로 일본과 베트남 현지 FDA의 불시 점검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일본과 베트남에 제조 시설이나 공급망을 둔 기업의 경우 새롭게 발생하는 규정 준수 문제에 대해 더욱 신속하게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공급망이 베트남을 경유하거나 일본 계약 제조업체가 관련돼 있는 기업들은 검사 준비 상태와 위탁생산(CMO) 및 주요 공급업체의 준비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2026.04.18 I 신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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