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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반성, 타다식 소급 입법 더는 없어야
  • [기자수첩]뒤늦은 반성, 타다식 소급 입법 더는 없어야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2020년 3월 6일. 자정을 6분 남기고 이른바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에 재석 185명 중 여야 의원 168명이 찬성했다. 8명은 반대, 9명은 기권했다. 21대 총선을 한 달 앞둔 시기였다.하물며 렌터카를 활용한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는 2020년 2월 1심 법원이 무죄를 선고하면서 지속될 가능성이 열린 상태였다. 그런데 정치권은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없애기 위해 ‘소급 입법’까지 밀어붙였다. 타다 등 차량 공유 서비스에 반대하던 택시기사가 분신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긴 했지만, 여야가 25만 명에 이르는 택시기사들 표를 의식해 혁신 성장의 싹을 잘랐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부도 디지털 혁신 과정에서 의무라고 할 수 있는 이해당사자 간 갈등 조정에 손을 놨다.결국 한 달 뒤인 4월 11일 0시를 기점으로 타다는 운행을 멈췄다. 새로운 이동 수단을 제시하겠다면서 출범한 지 551일 만이었다. ‘정치’가 ‘미래’를 막은 순간이었다. 박 의원은 ‘타다금지법’을 ‘모빌리티 혁신법’이라 주장했지만, 혁신을 ‘거부’한 결과는 모두 아는 대로다. 코로나 이후 택시 대란이 발생해 택시 잡기는 더 어려워졌고, 모빌리티 서비스는 사실상 정부 규제에 따른 택시 면허 기반 사업에 머무르고 있다.그로부터 3년여가 흐른 지난 1일, 대법원은 타다의 불법 영업 행위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뒤늦게 민주당 내에서도 “타다금지법은 입법 실패”라는 반성론이 나오고 있지만, 타다의 사업 모델은 사라져버린 후다.더 큰 문제는 법률 서비스(로톡), 부동산 중개(직방), 세무(삼쩜삼) 등 기존 업계 반발로 어려움을 겪는 ‘제2 타다’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로톡은 대한변호사협회 등 변호사 단체와 갈등이 끊이지 않고, 국회엔 일명 ‘직방 금지법’이라 불리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후 “법을 바꿔 혁신을 막고 기득권의 이익을 지켜내는 일은 더는 없어야 한다”고 했다.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이번 판단을 계기로 그의 말이 현실이 되길 바란다.
2023.06.04 I 김국배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소비 살아난다는데…손님이 없다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다음은 6월 2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 △1면 -소비 살아난다는데...손님이 없다-기관 참여 저조해도 ‘믿을 구석’ 채권개미 -尹 “불합리한 규제 과감히 개선”...한국판 ‘보스턴 클러스터’ 시동-가계빚 1년 5개월 만에 다시 증가-복마전 선곤위 땜질 쇄신안...이러고 총선 치를 수 있나-교육 현장의 교부금 흥청망청...교육감 쌈짓돈인가△종합-불법 공매도 최초 적발 ‘금융시장 선진화’ 올인-“마스크 대란 떠올라 만감 교차...코로나 종식 이제야 실감나요”△얼어붙은 내수-주부 “두부 사기도 겁나 반찬 줄여” 상인 “생필품 찾는 손님마저 끊겨”-가전이 안 팔린다...삼성·LG 판매 9% 급감△종합 -타다, 없어진 뒤에야 벗은 불법 오명...“지금도 기득권에 혁신 막혀있다”-美와 바이오 기술·인재·데이터 교류...세제·금융지원도 강화-부진했던 수출 바닥 다지기 무역적자 21억달러로 줄어 -혼합형 주식비중 상향, MMF 100% 편입 허용...퇴직연금 운용 규제 풀어준다△존재감 커진 채권개미 -“금리 인하 전 막차 타자” 올해만 15조 ‘폭풍매수’ -고금리에 믿을 만도 하고...코코본드 완판행진-LG엔솔·HD현대오일뱅크...6월에도 공모채 시장 ‘후끈’△정치-후쿠시마 시찰 후폭풍...국민의힘 “괴담 조장” vs 민주당 “청문회 추진”-권익위 이어 국회까지 나섰다...선관위 ‘사면초가’-노조 강경진압 노선에 野, 살수차 제한법 발의 -‘한국형 사드’ L-SAM 요격 이례적 공개-빠져나갈 구멍 많은 ‘김남국 방지법’ -이재명 “야만·폭력 시대 도래” 김기현 “폭력적 행동 제재 마땅”△경제-“美 연준, 이달 금리 올려야...인상폭 고민할 때”-엔데믹에...여행·문화 온라인쇼핑↑-“원전 10년 추가가동, 법으로 보장해야”-5억 넘는 해외계좌 신고하세요...올해부턴 ‘코인’도 포함△금융-‘백내장 보험금 분쟁’ 열에 여섯은 5대 손보사-가계대출 반등...부동산시장 바닥 쳤나 -대출금리 한달새 6% 재돌파...차주들 부담도 커져-디지털화·서울쏠림현상까지...지방은행 “규제 풀어달라”△제14회 이데일리 전략 포럼-“적극적인 이민정책이 인구절벽 해법” “저출산 극복하려면 포용문화 필요” -美 부채한도 합의안 하원 통과 사실상 ‘디폴트’ 위기 넘겼다 -머스크 ‘최고 부자’ 다시 등극-“추론단계별 보상 훈련하면 AI 거짓말 줄어들어” -‘국제유가 기준’ 브렌트유 가격에 미국산 원유 포함△산업 -중국서 수소연료전지 생산 인니엔 배터리시스템 라인-삼성 ‘시스템 반도체’ 초격차...신소재로 소비전력 33% 줄였다 -동국제강, 지주사 체제 전환 홀딩스·제강·씨엠 3사 분할 -도레이첨단소재, 분리막 사업 진출...전기차 소재 드라이브△산업-“성장성 높은 베트남...단순 수입 넘어 의약품 유통 도전”-담도암·성장호르몬제 한독의 미래성장 동력 -신작 3종 출격...적자탈출 승부수 띄운 넷마블-데이터 더 늘린 ‘5G 청년요금제’ 이달부터 출시 봇물△소비자생활-스타트업 감각 입힌 콘텐츠에...백화점, ‘MZ 성지’로 등극 -“2030, 기업문화 혁신” ‘상상주니어’ 3기 출범-4년만에 축제 열리자...주류·음료업계 총출동-CU ‘안동소주’ 맞서 GS25 ‘화요토닉’ 출격 △증권 -겁없는 외인, 반도체 쇼핑 언제까지 -아이폰15 생산 시작된다 ‘애플 맛’ 즐기는 부품주 -맏형이 기운차리니...힘 되찾는 삼성그룹펀드 △증권-AI·2차전지만큼 탐나...PEF, 골판지 제조사만 나오면 ‘군침’ -CFD ‘주가조작’ 악용에 증권사들 계좌개설 중단 -자금 바닥난 남양유업...최후 카드 유상증자 꺼냈다 -금리 피크설에도 단기국공채ETF 내놔...“단기자금 대안 투자처”△부동산-“이제는 땅이 없어 못 팔 지경”...새만금의 화려한 변신 -공군 장학재단에 부영, 100억 기부 -건설사들 미뤄뒀던 물량 쏟아낸다-현대건설, 5000억 규모 부산 승학터널 사업 착수△스포츠 -“김민재 이미 맨유행 합의했다”-전국 344개소 대중형 골프장 지정 -야간 라운드 가능 골프장 전체의 34% 달해-김광현 “생각 없이 행동, 야구팬들과 선후배에게 정말 죄송”△여행-아이언맨부터 논스톱 쇼핑까지 홍콩의 화양연화, 바로 지금-제비집·푸아그라...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서 더 특별한 밤△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막대한 돈 드는 임상3상 전폭지원해야 ‘K블록버스터 신약’ 탄생 -“신약 파이프라인 4년간 3배 증가...韓 ‘제약강국’ 역량 착착 쌓는 중”△오피니언-韓정치, 히틀러 닮아가나 -지방소멸 대책, 청년에게 물어보자 -‘전국민 민방위 훈련’이 재개됐더라면 △피플 -이재용, 삼성호암상 2년 연속 참석...인재제일·사회동행 의지 보여 -‘가짜뉴스와 반지성주의’ 주제 바른언론시민행동, 오늘 심포지엄-벤츠코리아 부사장에 킬리안 텔렌-하나금융, 토큰증권 참여...함영주 회장 “금융 혁신 주도”-LG전자, 브라질서 ‘K-오페라’로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재즈디바 나윤선 “내 아이돌은 80대 뮤지션”-S-OIL, 안종범 마케팅총괄 사장 승진-벤틀리모터스, 디자인 총괄 책임자에 로빈 페이지 선임-한국고전번역원 제6대 원장에 김언종 고려대 명예교수-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에 이상훈△사회-자녀 있는 기혼女, 10명 중 6명이 ‘경력 단절’...재취업까지 8.9년-“한·일 위안부 합의 문서 정부 비공개 방침은 정당”-‘학생별 맞춤학습’ AI 교과서 2025년 도입...‘수포자’ 줄어들까-닭고기·교복 비싸다 했더니...檢 ‘물가 상승 부추긴 담합’ 적발-경찰 ‘공무집행방해죄’ 최소 징역 3개월로 상향 추진
2023.06.01 I 김보겸 기자
 “마스크대란 엊그제 같은데 만감이 교차하네요”
  • [르포] “마스크대란 엊그제 같은데 만감이 교차하네요”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김영은 수습기자] “코로나19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개업했는데, 이제 약국에서도 마스크 안 써도 된다니 만감이 교차하죠.”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인근의 한 약국. 약사 김모(41)씨는 여전히 마스크를 쓴 채로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코로나19 유행 초반 마스크 품절 대란부터 마스크 5부제까지 마스크 수급난에 진땀을 뺐던 기억도 선명하다고 했다. 그는 “독감이 유행이기도 하고 손님 중에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분들도 있어 착용하고 있다”며 “약국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니 ‘코로나가 진짜 물러갔구나’ 실감이 난다”고 했다.정부가 이날부터 코로나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추면서 지금껏 남아있던 방역조치들이 의무에서 자율·권고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병원과 약국에서 마스크를 써야 하는 의무도 권고사항으로 바뀌어 의·약사와 간호사, 손님들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날 이데일리가 서대문구, 종로구, 동대문구, 관악구 등 도심 동네병원·약국을 돌아보니 손님들과 달리 의·약사들은 대체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서울 종로구 및 관악구 일대의 약국 모습.(사진=황병서 기자·김영은 수습기자)◇ 착용 의무 해제 환영 속 “독감 탓에 못 벗어”약사들이 마스크 착용을 고수하는 건 유행세가 꺾이지 않는 독감 영향이 크다고 했다. 또한 위기단계가 낮아지면서 그동안 코로나19 확진자에 적용됐던 7일 격리의무가 5일 격리 권로로 바뀌어, 당분간은 확진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종로5가역 인근에서 21년째 약국을 운영 중인 약사 최모(55)씨는 “약국 문에 붙인 ‘약국 출입 시 마스크 착용 부탁드립니다’ 문구를 어제 떼어냈다”며 “홀가분한 생각도 들었지만, 독감도 유행 중이고 코로나도 끝난 게 아니라 마스크를 계속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 건강을 챙기려는 목적도 있고 약국을 찾는 손님들에게 병균을 옮겨서는 안 된다는 개인적인 생각도 있어서 그렇다”고 설명했다.관악구 봉천동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김모(42)씨도 “코로나19의 전파력이 높아졌지만 중증화율은 낮아져서 정부가 마스크 의무를 모두 해제한 건 당여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씨는 “과거 마스크 대란 시기에 환자들이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간 적이 있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그런 때도 있었는데 약국에서도 마스크 의무가 풀리니 좋다”고 했다.동네병원들도 비슷한 이유로 마스크 착용을 고집했다. 동대문구 인근에서 내과를 운영 중인 의사 박모(57)씨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마스크 착용 해제가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해제한 걸 환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내과나 소아과는 나이가 어리거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며 “최근 독감환자도 늘고 코로나 환자도 더 나올 가능성이 있어서 마스크를 계속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약국 모습.(사진=김영은 수습기자)◇ 시민들 “벗으니 편해” vs “착용 의무 늘려야”동네병원과 약국을 찾는 시민들 의견은 어떨까. 늦었지만 지금이라고 해제하는 게 맞다는 의견, 고령자를 비롯한 감염취약계층을 위해선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동대문구 한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나온 조모(28)씨는 “이제 평소에 마스크를 안 쓰니까 갖고 다니지 않는데 병원을 잠깐씩 찾을 때마다 챙겨갈 정신이 없어 안 가져가면 못 들어오게 하더라”며 “병원에서 한두 장씩 빌려주지도 않아서 근처 편의점, 약국에서 마스크를 사서 쓰고 가야했는데 이제 병원 올 때도 편하게 오니 좋다”고 반겼다.반면에 관악구 한 약국을 찾은 박모(25)씨는 “동네병원에 노약자들이 많이 가는데 그분들이 코로나로 많이들 돌아가셨다”며 “어르신들 생각하면 병원에선 마스크 의무 해제를 조금 더 늦춰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어 “원래 비염하고 알레르기가 있었는데 코로나 때 마스크를 쓰면서 고생을 덜었다”며 “미세먼지도 있고 해서 마스크를 계속 쓰려고 한다, 마스크 쓰는 문화가 위생적으로도 좋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2023.06.01 I 황병서 기자
집주인은 자금줄 생기고, 임차인은 보증금 지키고 '윈-윈'
  • 집주인은 자금줄 생기고, 임차인은 보증금 지키고 '윈-윈'
  •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보증금을 묶어두는 임대인이 어디 있나. 전셋값 급락하면서 보증금 못 돌려줘서 세입자한테 매달 월세를 내면서 나가지 말라고 하는 집주인이 한둘이 아니다.”(경기도 일산·임대인 A씨)“보증금을 못 돌려받을까 봐 안전하다곤 해도 꾸역꾸역 월세를 내면서 살고 있다. 솔직히 월세가 너무 부담인데 보증금을 떼이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사회 초년생 직장인 B씨)역전세가 급증하면서 한국 부동산 시장은 대혼란을 겪고 있다. 이전에 없던 ‘역월세’까지 등장한데다 당장 현금이 없더라도 전세보단 월세를 선택하는 기현상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고금리발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집값은 물론 전셋값까지 추락하며 2년 전 전셋값보다 보증금이 낮아진 역전세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오는 8월부터 전국에 만료되는 임대차계약이 대거 몰리면서 임차인 보호를 위해서라도 반환보증금에 대한 저리 대출을 시행하는 등 집주인에게 퇴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역전세 2월 2만건…석 달 만에 10배 폭증31일 이데일리가 직방에서 제공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년 전 평균 전셋값보다 하락거래가 이뤄진 역전세 계약은 지난해 11월 기준 2545건이었지만 이사철인 올해 2월에 들어서면서 2만건을 돌파해 석 달 만에 10배 가까운 폭증세를 보였다. 이사철 이후인 지난 3월에도 여전히 2만건대를 유지했으며 4월에는 1만 5000여건으로 소폭 줄었다. 지난 5월 기준으로 셋째 주까지 집계된 건수가 7000여건으로 5월 한 달간 약 1만여건에 이를 전망이다.더 큰 문제는 역전세 문제가 올 하반기부터가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란 점이다. 당장 입주 물량을 포함한 매물이 이번 달부터 증가하면서 하반기엔 전셋값을 더 가파르게 하락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이 분석한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지난 24일 기준 6만 4675건으로 1월 5만 513건보다 1만 4000여건 증가했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전셋값은 매맷값에 비례해 책정하기 때문에 매물이 늘어 매맷값이 하락하면 전셋값도 빠른 속도로 하락한다”며 “2년 전보다 매맷값이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당연히 전셋값도 떨어졌는데 하반기 공급 물량이 급증하면 역전세도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역전세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문제가 내년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연구원은 집값이 20% 하락하면 보증금 미반환 위험은 40%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부동산리서치법인 ‘광수네 복덕방’의 이광수 대표는 “전셋값이 하락하면 매도 물량이 증가할 수 있고 이런 상황은 올해 하반기부터 빈번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를 지나 2024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집주인 특례대출로 역전세 충격 줄여야”전문가들은 이 같은 역전세가 고금리에 따른 주택거래 시장 침체이기도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시행한 ‘임대차 3법’이 역전세난을 불러일으킨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고 있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전·월세 시장의 혼란을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은 모두 문재인 정부 시절 졸속입법이 몰고 온 후유증 때문이다”며 “지난 2020년 7월 임대차3법 개정으로 당시 비교적 안정적이던 국내 임대차 시장에 급격하고 큰 충격파를 안겨줬다”고 지적했다.두 대표는 “문재인 정부 당시 종합부동산세를 포함한 재산세 부담이 커지면서 세금부담을 보전하려는 임대인이 4년치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리면서 임대차 시장은 아수라장이 됐다”며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아파트 전세공급이 갑자기 부족해지면서 빌라시장으로 그 수요가 몰렸고 전셋값이 급등했다. 이후 거래절벽이 장기화하면서 전셋값이 폭락했고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빌라 집주인이 급증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도 “역전세는 지난해 금리 상승 등으로 전셋값 급락 때문만은 아니다”며 “앞선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전세 시장이 왜곡돼 전셋값에 거품이 잔뜩 끼었던 것이 시장 침체로 터진 것이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을 교란하지 않으면서도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보호받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으로 ‘전세보증금반환 차액 대출’ 제도를 꼽고 있다. 임대인은 당장 반환할 보증금을 마련할 통로가 생기고 임차인은 보증금을 떼일 위기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은형 연구위원은 “집주인에 특례대출 등으로 자금 공백만 막아주면 역전세 충격을 줄일 수 있다”며 “물론 모든 임대인이 똑같은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대출지원이라도 해주면 전세금반환이 가능한 집주인은 물론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놓인 임차인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인위적으로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방법을 최소화하면서도 국민 주거 안정화를 위해 해당 제도를 고려하고 있다. 지난 30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역전세 대란을 대비해 “집주인이 전세금을 반환하기 위한 대출을 받을 때 규제를 일정 부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2023.05.31 I 박지애 기자
‘폐업’에 ‘직원이탈’ 릴레이…낭떠러지 몰린 비대면진료 플랫폼社
  • ‘폐업’에 ‘직원이탈’ 릴레이…낭떠러지 몰린 비대면진료 플랫폼社
  •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장지호 회장(왼쪽 네번째)이 지난 24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에 ‘대통령께 보내는 호소문’을 전달하고 있다. 원산협은 현재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재진 중심의 시범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원격의료산업협의회)[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2021년 설립된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체 A사는 다음달 1일부로 폐업하기로 결정했다. 의사 출신 창업자가 운영해 온 A사는 정부의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안이 발표된 후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상황으로는 도저히 사업을 이어가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또 다른 업체 썰즈도 지난 27일부로 사업을 종료한 바 있다.30일 보건복지부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안을 발표한 가운데, 향후 이같은 플랫폼 업체들의 폐업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계 입장에선 이달 초 발표됐던 초안보다도 더 후퇴한 안이어서 사실상 비대면진료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설립된 B사 역시 전체 직원 15명 중 최근 3개월 동안 3명이 퇴사하는 등 궁지에 몰렸다. 이런 상황에서 야간·휴일 소아환자의 처방을 금지하고, 65세 이상 노인도 장기요양등급자에 한하며 감염병 역시 1급과 2급에만 제한하는 정부의 시범사업안은 B사에겐 사실상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뾰족한 방법이 없는 B사는 현재 사업 전환부터 폐업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사 대표는 “사실상 사업을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B2B(기업간거래)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번 시범사업 최종안을 보면, 마치 권고사직을 시킨 다음 유예기간을 주는 것이나 다름없는 행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복지부가 이날 확정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안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재진 환자 중심으로 운영된다. 당초 업계에선 소아 환자의 경우 휴일과 야간에 한해 초진 비대면진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날 나온 최종안엔 ‘상담’만 가능하도록 명시됐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이용자 99%는 초진이다. 하지만 이번 시범사업안에서 초진은 섬이나 벽지 거주자, 만 65세 이상 노인 중 장기요양등급자, 등록 장애인, 감염병 확진 환자 등에만 허용됐다. 이에 플랫폼 업계에선 “사실상 사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비대면진료 플랫폼사들의 연합체인 원격의료산업협의회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보건복지부는 (이번 시범사업 최종안에)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초안 발표부터 확정까지 2주 밖에 걸리지 않은 졸속 추진”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특히 야간·휴일 소아환자의 비대면 처방 금지는 육아가구의 고통을 외면한 결정”이라며 “소아과 대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는 있는지, 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안이 소아과 과밀화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되는지 정부에게 반문하고 싶다. 결국 정부는 육아부부의 고통은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그간 플랫폼 업계에선 3년간의 한시적 비대면진료 시행 결과를 바탕으로 성별, 진료과목, 질환별 현황에 따라 다각도의 분석 이후 시범사업을 설계할 것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17일 당정협의에서 시범사업 초안을 발표한 뒤 불과 2주만에 최종안을 확정했다. 업계에선 “산업계와 별다른 소통도, 의견 수렴도 없었다”고 반발하고 있다.하지만 복지부는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담당 과장을 통해 업계 의견을 모두 청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범사업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플랫폼 업계는 시범사업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현 상태로라면 비대면진료 현장에서 혼란이 야기될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원산협 측은 “초안 발표 후 2주 만에, 정식 시행 이틀 전에 최종안을 발표한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산업계를 포함하는 시범사업 협의체를 구성, 계도기간 내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3.05.30 I 김정유 기자
주식시장은 아직 배고프다…반도체 말고 뜨는 이 업종은
  • 주식시장은 아직 배고프다…반도체 말고 뜨는 이 업종은[주간증시전망]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코스피 지수가 엔비디아발 훈풍에 7거래일 내내 상승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오는 유동성은 아직 아쉬운 수준이란 분석이다. 이번주 발표되는 국내외 실물경기 지표에 투자심리가 개선되면 전고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12포인트(0.16%) 오른 2,558.81에, 코스닥은 4.49포인트(0.53%) 내린 843.23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1.73% 오른 2558.81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2120억원, 659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1조7230억원 팔아치웠다. 지난주 내내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끈 건 반도체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데다 시장 전망치를 50%나 웃도는 2분기 매출 전망치를 내놓으면서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 기대감이 기술주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엔비디아는 AI용 반도체칩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AI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다만 코스피 거래대금은 5월 들어 줄어들고 있다. 2차전지 주가 조정과 개인 레버리지 거래가 위축된 영향이 있지만, 대외변수 영향에 관망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시중 유동성 대비 주식시장 시가총액 비율은 2011~2016년 박스권 구간 하단 수준에 그치고 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직전 고점을 돌파하려면 거래량 및 거래대금 증가가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당분간 반도체 우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한국뿐 아니라 주요국 반도체 업종 주가가 동조화되고 있는데, 이는 연초 챗GPT에 이어 현재 AI 투자 확대가 반도체 업황 반등 동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도 늘고 있다. 지난 2~4월 2차전지가 20% 수준까지 오르며 반도체 지위를 추격했지만 5월부터는 흐름이 바뀌고 있다. 주춤했던 반도체 비중이 다시 25% 수준으로 늘어나는 반면 2차전지는 비중이 축소되고 있다. 반도체 이외에도 조선업 주가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 주요 조선사 주가는 주간 기준 상승세다. HD현대중공업(329180)(6.14%) 대우조선해양(042660)(10.19%) 삼성중공업(010140)(6.83%) 등이 올랐다. 코로나19발 물류 대란에 대규모 수주가 지속된 영향이다. 선박 가격이 높게 유지되면서 실적개선 기대도 커졌다. 이번주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되고 고용지표가 무난하게 나오면 안도랠리 기대가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31일에는 중국의 5월 제조업 및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다. 6월1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의회가 부채한도 협상에 성공하지 못하면 연방정부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 같은날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5월 제조업지수도 발표된다. 시장은 ISM 제조업지수가 전월보다 소폭 하락하며 기준선(50)을 계속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도 오는 6월1일 5월 수출입 및 무역수지를 발표한다.
2023.05.28 I 김보겸 기자
4월에도 세수 경고등…반도체 경기 회복 신호 나올까
  • 4월에도 세수 경고등…반도체 경기 회복 신호 나올까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1분기(1~3월) 국세 수입 결손 규모가 24조원에 달한 가운데 2분기의 문을 여는 4월 성적표가 공개된다. 같은 날 발표하는 산업활동동향에서는 반도체 반등으로 인한 지표 개선이 3월로부터 이어질 지에 관심이 모인다.1일 오후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통계청은 오는 31일 ‘2023년 4월 국세수입 현황’을 공개한다. 지난 1~3월 국세수입은 87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1조1000억원)보다 24조원 줄었다. 4월부터 연말까지 작년과 같은 규모의 세금(284조8000억원)을 걷는다 해도 올해 세수는 세입 예산(400조5000억원)보다 28조6000억원 모자란다. 이미 1분기에만 30조원에 이르는 적자 규모에 올해 ‘세수 펑크’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태다.4월은 부가세가 징수되는 달이지만, 세수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법인세가 여전히 저조할 거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3~5월은 법인세 분납의 달인데 3월 법인세수는 이미 작년 대비 22.6%(6조1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작년 하반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았던 데다가 올해 들어서도 불황 여파가 가시지 않아 한 달 만의 깜짝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최근 세수 부족에 대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내외 경기상황이 좋지 않고 특히 기업 이익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라며 “세수는 최근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가 좋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회복될 거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경기 회복의 가능성은 같은 날 발표되는 ‘2023년 4월 산업활동동향’이 가늠자가 될 예정이다. 특히 3월 반도체 깜짝 반등에 힘입어 1년 만에 최대폭으로 올랐던 산업생산의 상승세가 4월에도 이어진다면 경기 둔화 국면 전환의 실마리를 기대해볼 수 있을 만하다. 3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1.6% 상승했는데, 반도체 생산이 35.1%나 튀어오르며 전체 지표를 끌어올렸다. 다만 분기로 보면 여전히 부진한 흐름인 데다가 기저효과, 계약 일정 등에 의한 일시적 요인 등이 주효했기에 아직 경기 회복을 언급하기엔 이르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삼성전자가 최악의 1분기 실적으로 인해 그간 미뤄오던 감산 결정을 4월 초 발표한 것도 낙관적 전망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한편 내달 2일에는 ‘2023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이 발표된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석유류 가격의 하락세에 힘입어 1년 2개월만에 3%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여전히 4%대에 머무르고 있다. 외식과 개인서비스, 공업제품 가격 등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지난 16일 정부가 그간 미뤄왔던 전기·가스 요금 인상을 현재 수준 대비 5.3% 올리기로 결정한 건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해 연료비 상승에 따른 한국가스공사 적자를 완화하려 가스 요금을 인상한 여파가 겨울철에 돌입한 올해 초 ‘난방비 대란’으로 번지며 1월 소비자물가는 전월(5.0%)보다 상승한 5.2%로 오른 바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에너지 요금 인상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1% 끌어올릴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서울 시내의 한 건물의 가스계량기 모습. (사진=연합뉴스)다음은 기재부, 통계청, 국세청,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세재정연구원(KIPF) 주간 주요 일정 및 보도 계획이다.◇주간 주요 일정△29일(월)-△30일(화)10:00 국무회의(장관, 서울청사)10:00 보조금관리위원회(2차관, 비공개)14:00 복권위원회(2차관, 서울지방조달청)△31일(수)14:00 경제 규제혁신 TF(장관, 서울청사)10:00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2차관, 비공개)△1일(목)-△2일(금)08:00 대외경제장관회의 및 UAE 투자협력위원회(장관, 서울청사)08:00 비상경제차관회의(1차관, 서울청사)◇주간 보도 계획△29일(월)-△30일(화)10:00 실험적통계 국가통계포털(KOSIS) 서비스 개시 14:30 2023년 제1차 보조금관리위원회 개최△31일(수)06:00 재정포럼 2023년 5월호 발간08:00 2023년 4월 산업활동동향09:00 2023년 4월 산업활동동향 및 평가11:00 이달의 협동조합-사회적협동조합 청소년자립학교11:30 2023년 4월 국세수입 현황12:00 KDI 북한경제리뷰(2023. 5)14:00 경제 규제혁신 TF△1일(목)06:00 김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일회용품 제로 챌린지’ 참여12:00 2023년 4월 온라인쇼핑동향15:00 2023년 6월 재정증권 발행계획△2일(금)08:00 ‘21년 및 ’22년 가구특성별 소비자물가지수 작성 결과08:00 2023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08:00 제234차 대외경제장관회의 및 제2차 UAE 투자협력위원회 개최09:00 2023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09:00 제25차 비상경제차관회의16:30 통계청ㆍ네이버, 초거대 AI기술로 통계 서비스의 지능화 방안을 모색하다
2023.05.27 I 이지은 기자
아시아나 조종사노조, 12년 만에 ‘필수유지업무’ 조정안도 꺼내
  • 아시아나 조종사노조, 12년 만에 ‘필수유지업무’ 조정안도 꺼내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임금 인상률을 놓고 사측과 갈등 중인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APU)이 ‘필수유지 업무 비율’ 조정안도 협상 테이블에 꺼내 들었다. 항공운수업은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된 탓에 조종사들은 파업 기간에도 ‘필수유지 업무 비율’에 따라 파업 참여 대신 근무에 투입하도록 하고 있다.조종사노동조합 측은 해당 업무 비율은 12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항공기 증편 등 급변한 항공 시장 현실을 반영해 새롭게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임금 협상을 진행중인 노조가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꺼내 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청사에서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투쟁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6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 조종사노조는 지난 25일 사측에 ‘필수유지 업무 협정서’를 현 상황에 맞게 개정하자는 공문을 보냈다. 이 협정서는 지난 2011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에 따라 노사가 협의해 만든 것으로, 항공기 기종 및 노선을 고려해 국제선은 80%, 제주 노선 70%, 제주 이외 국내선 50% 이상의 운항률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아시아나항공 뿐 아니라 국내 모든 항공사들은 노사간 협정을 맺어 노조가 파업을 하더라도 일정 비율 이상의 운항률을 유지하는 필수유지 업무를 준수하고 있다. 항공운수업은 지난 2006년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만약 파업 기간에 운항률을 지키지 않으면 불법이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측은 협정서 체결 이후 12년의 기간이 흐르는 동안 달라진 항공 시장 현실을 반영해 ‘필수유지 업무 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저비용 항공사(LCC) 등 국적사가 늘어났기 때문에 운송 대란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협정서엔 지금은 운항하지 않는 B737이 포함돼 있고, 현재의 주력 기종인 A350과 A380은 빠져 있는 만큼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조종사노조 관계자는 “현 상황에 맞게 필수유지 업무 비율을 개정할 필요가 있어 이전에도 요청했지만 진행되지 않았다”며 “사측과 필수유지 업무 비율을 정하는 데 합의하지 못하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서는 조종사 노조가 이번에 ‘필수유지 업무 비율’ 조정안을 꺼내 든 것은 ‘쟁의권 확보 차원의 목적일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노조는 사측과 6개월째 임금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임금 인상률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이번 조정안을 통해 사측 압박용 카드로 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한편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는 지난 23일부터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23일 기준 투표 대상 인원은 1095명으로 이중 과반이 찬성하면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 있다. 투표 결과는 오는 28일 오전 11시에 나온다. 조종사 노조는 투표 결과가 나오면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쟁의행위 방식을 논의할 계획이다.앞서 조종사 노조는 지난 17일 여의도 산업은행 정문 앞에서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투쟁집회’를 열고 “2021~2022년 누적 1조 2000억원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 눈치만 보며 4년간 총 2.5% 임금인상을 고수한 경영진을 규탄한다”며 “2022년 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1%에 달하는데 사측은 직원들을 무시하고 채권단인 산업은행 핑계만 반복하고 있다”고 사측을 비판했다. 조종사 노조는 “오너의 비리로 고통 받고, 코로나 임금삭감과 무급휴직을 견뎌온 직원들에게 회사는 최소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 측은 “노조와 대화창구를 유지하며 원만하게 교섭을 타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3.05.26 I 손의연 기자
"마스크 5000만장 팔게"…'코로나 악용' 사기친 70대男 실형
  • "마스크 5000만장 팔게"…'코로나 악용' 사기친 70대男 실형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코로나19가 성행하며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던 시기, 마스크를 싼 값에 대량 판매하겠다며 현금을 가로챈 7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게티이미지)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이근수 판사는 지난 24일 사기 혐의를 받는 A(70)씨에게 징역 8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6월 서울 금천구에 있는 자신의 회사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KF94 마스크를 개당 818원에 5000만장 공급하겠다”며 “계약금 1000만원을 입금하면 바로 다음 주부터 매주 312만 5000장씩 마스크를 주겠다”고 속였다. 그는 마스크 생산 설비도 갖추지 않았고, 마스크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와 납품계약을 맺지도 않았다. 게다가 당시 마스크 대란으로 수급 자체가 어려워 실제 공급 의사가 있더라도 매주 312만 5000장씩 공급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계좌이체로 계약금을 넘겨받은 A씨는 개인적 용도로 현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다른 피해자는 A씨에게 마스크를 매개로 공동투자 제의를 받고 총 2248만원을 투자한 뒤 원금을 한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피해자는 2020년 3월 A씨에게서 “돈을 투자하면 마스크를 공동구매한 후 이익금을 주 단위로 지급하고 원금을 계속 돌려 이른 시일 내에 많은 돈을 벌도록 해주겠다”는 말을 듣고 두 차례에 걸쳐 투자금을 전달했다.A씨는 애초부터 피해자의 투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할 생각이었고,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 거래처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알고 보니 그는 사기 혐의로 실형 3회, 집행유예 1회, 벌금형 3회를 선고받은 전과가 있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선고기일에도 수차례 불출석하는 등 A씨의 범행 후 정황 등을 모두 고려해 실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 동종 전과로 인한 누범기간 중에 각 죄를 저질렀고, 현재까지 피해자들과 합의하거나 피해를 회복시키지 못했다”며 “2022년 9월 변론종결 후 선고기일에 수회 불출석하다가 올해 5월 8일 구금된 사정들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2023.05.26 I 조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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