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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호스트 종합 예술 페스티벌 '영 앤드 얼라이브' 성황리 종료
  • 설 호스트 종합 예술 페스티벌 '영 앤드 얼라이브' 성황리 종료
  •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밴드 설(SURL)이 ‘영 앤드 얼라이브 2023’(YOUNG & ALIVE 2023)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영 앤드 얼라이브 2023’은 설이 호스트를 맡아 펼친 종합 예술 페스티벌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제작 지원을 받아 지난 24일 서울대학교 파워플랜트에서 열렸다. 설의 보컬 설호승은 “밴드 음악뿐만 아니라 힙합, 댄스, 미술,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아티스트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페스티벌을 열고 싶었다”고 개최 계기를 설명했다. 설 멤버들과 비보이 박스(B-boy BOX), 마임이스트 이정훈 등이 함께 펼친 장르의 경계를 허문 공연과 화려한 미디어 아트 전시, 라이브 페인팅 등이 이어져 볼거리가 풍성했다. 설뿐만 아니라 민수, 라쿠나, 아워 에이지, 도시고독, WACK 등 여러 밴드들이 함께했으며 힙합 뮤지션 릴체리, 골드부다, 올티 등도 관객과 만났다. 특히 호스트인 설은 무대에서 확성기를 부수고, 기타를 내던지는 등 몸 사리지 않는 열정적인 퍼포먼스로 페스티벌 주최자에 걸맞은 공연을 펼쳐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설호승은 “내년에도 ‘영 앤드 얼라이브’를 개최할 생각이며 해외 아티스트 섭외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설은 7월과 8월 각각 ‘해브 어 나이스 트립’과 ‘펜타포트 락페스티벌’에 출연한다. 9월에는 ‘조이올팍 페스티벌’을 통해 관객과 만난다.
2023.06.26 I 김현식 기자
‘나혼자산다’ 팜유즈 목포행 찢었다…최고 시청률 10.8%
  • ‘나혼자산다’ 팜유즈 목포행 찢었다…최고 시청률 10.8%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MBC ‘나 혼자 산다’(연출 허항 강지희 박수빈) 팜유 패밀리(전현무, 박나래, 이장우)와 기안84 조합이 500회 방송을 찢었다. 목포를 간 팜유즈와 바이크 여행으로 감성에 젖은 기안84의 일상이 공개된 지난 23일 방송은 분당 시청률 10.8%를 찍으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24일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나 혼자 산다’ 시청률은 8.6%(수도권 기준)로, 동시간대 1위는 물론 금요일 예능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최고의 1분은 ‘팜유즈’가 박나래의 무명 시절 추억이 있는 맛집을 찾아간 장면(23:50)으로 분당 시청률은 10.8%까지 치솟았다.‘목포의 딸’ 박나래가 지인들을 동원해 한 달 반 동안 기획한 목포 ‘찐’ 맛집 세미나 코스는 전현무와 이장우를 설레게 했다. 이장우도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제철, 산지를 이길 수 없다”라며 나래표 목포 ‘백끼기행’을 예고해 기대를 더했다.기안84는 작정하고 쉬는 날이라며 오토바이를 타고 교외로 나 홀로 여행을 즐겼다. 여행지에서 먹을 볶음밥 도시락도 직접 준비하는 과정에서 웃음을 안겼다. 또한 ‘혼모’(혼자 모텔)를 즐기며, 홀로 고독감을 즐기는 기안84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과 여운을 남겼다. 혼모를 하며 “나를 더 곱씹어 본다”는 기안84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다음 주에는 팜유즈의 ‘제2회 팜유 세미나 in 목포’ 다음 이야기가 공개된다. 한편 이날 500회를 맞은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 스타들의 다채로운 일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사진제공=MBC ‘나 혼자 산다’
2023.06.25 I 김미경 기자
"결혼·출산은 선택인 시대…다양한 가족형태 수용해야"
  • "결혼·출산은 선택인 시대…다양한 가족형태 수용해야"[ESF 2023]
  •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곽정은 메디테이션 랩 대표, 윤제균 영화감독, 김금희 작가가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제너레이션 포럼1 위기의 가족 ‘더 패밀리’ 주제로 발언을 하고 있다.21~22일 양일간 열리는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은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를 주제로 저출산·고령화의 늪을 뛰어넘기 위한 미래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이데일리 김가영 권효중 김영은 기자] “제가 초등학교 때 메인 표어는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였어요. 중·고등학교 때는 ‘둘만 낳아 잘 기르자’로 바뀌었는데 지금 저는 인구절벽 시대를 다룬 포럼에 왔어요. ‘격동의 대한민국’이라고 얘기하는데, 인구문제에 있어서도 격동인거죠.” 윤제균 감독이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를 주제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의 제너레이션 포럼(Generation Forum)1 ‘위기의 가족 더 패밀리’에서 “시대의 흐름이 변한 것에 따라가야지, 내가 시대 바꿀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군사나 경제적인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시대의 흐름에 맞춰 의식의 변화와 새로운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결혼·출산 필수에서 선택으로윤 감독과 김금희 작가는 세대부터 성별, 자라온 환경까지 다르지만 결혼과 출산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다만 딩크(자녀를 낳지 않는 부부)족으로 살고 있는 김 작가는 아이를 낳지 않은 삶을 ‘일종의 소수자’라고 표현했다. 그는 “한편으론 무언가 하지 않았단 책임감, 고독감이 항상 자리하고 있다”며 “후배들이 아이 낳기를 고민하면 낳으라고 한다. 사회적 시선을 감당하는 것도 만만치 않고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를 원하는 시그널이기 때문에 이같이 답을 한다”고 설명했다.윤 감독은 출산, 가족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근현대사’와 연결지었다. 윤 감독이 연출해 1426만명 관객을 동원한 영화 ‘국제시장’은 과거 개인보다 국가가 우선되는 가치를 그렸다. 현재는 개인이 더 중요해진 시대가 왔다. 윤 감독은 “과거에는 대(국가)를 위해 소(개인)를 희생해도 된다는 생각이었지만, 이젠 개인이 화두가 되는 시대”라며 “시대의 흐름이 바뀐 것이 인구, 출산의 의미가 바뀐 이유인데 가족에 대한 의미도 따라서 바뀌었고 앞으로도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다양한 가족 형태 수용…발상의 전환 필요시대의 흐름에 따른 의식의 변화와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서도 두 사람의 생각은 일치했다. 특히 가족의 개념에 대해 윤 감독은 “전통적인 가족도 있지만 앞으로 우리 사회는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 안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많이 생겨날 것 같다”며 “이런 가족에 대해 너그러운 시선, 열린 시선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영화 ‘국제시장’은 피와 혈연에 의한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대한민국 전형적인 가족상을 그렸는데 윤 감독이 제작한 영화 ‘담보’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자 둘이 어린 아이를 입양하는 이야기를 담았다.김 작가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생겨날 수 있고 또 출산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서로를 경쟁자로 보지 않고 상대를 통해 내가 비참함을 느끼지 않고 상대 눈치를 보는 것보다 내 자존감을 위해 노력하는, 덜 숨 막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06.21 I 김가영 기자
매계문학상 본상에 홍일표·향토문인상에 김대호 시인
  • 매계문학상 본상에 홍일표·향토문인상에 김대호 시인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제7회 매계문학상 본상에 홍일표(65) 시인이 선정됐다. 김대호(56) 시인은 향토문인상을 받는다. 김천문화원 매계문학상 운영위원회는 최근 심사위원회를 열어 매계문학상 본상에 홍일표 시인을, 향토문인상에 김대호 시인을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수상작은 홍 시인의 시집 ‘조금 전의 심장’과 김 시인의 시집 ‘실천이란 무엇입니까’이다. 상금은 각 500만원과 300만원이다. 심사위는 본상 수상 시집 ‘조금 전의 심장’에 대해 “보이지 않는 것들을 투시하는 남다른 인식을 근간으로 삼아 불가시적 세계를 웅숭깊은 상징체계로 형상화하는 투철한 의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고 평했다.제7회 매계문학상 본상과 향토문인상 수상작가로 선정된 홍일표(65·왼쪽) 시인과 김대호(56) 시인(사진=김천문화원).시집 ‘실천이란 무엇입니까’에 대해선 “슬픔과 고독의 형이상학에 대한 깊은 성찰을 근간으로 삼아 인간 삶의 초월성과 우주의 순환 구조에 대한 고민을 밀도 높은 이미지로 형상화하고 있다”고 했다. 심사는 김종태 시인(호서대 교수)과 이학성 시인(제4회 매계문학상 본상 수상자)이 맡았다. 본상 수상자인 홍 시인은 199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문단에 입문했다. ‘매혹의 지도’, ‘밀서’, ‘나는 노래를 가지러 왔다’, ‘중세를 적다’ 등의 시집을 냈고, 지리산문학상, 웹진 시인광장 ‘올해의 좋은 시’상 등을 수상했다. 향토문인상의 김 시인은 2012년 ‘시산맥’으로 등단했다. 수주문학상과 천강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시집으로는 ‘우리에겐 아직 설명이 필요하지’ 등이 있다.시상식은 매계 조위 선생이 타계한 날인 8월25일 김천문화회관 2층 대강당에서 열린다.한편 매계문학상은 김천문화원이 조선 성종조에 ‘두시언해’ 간행을 주도하고 유배가사의 효시인 ‘만분가’를 집필하는 등 한국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매계 조위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이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2017년 제정했다. 그동안 본상 6명, 향토문인상 4명 등 총 10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2023.06.21 I 김미경 기자
김기현 "수도권서 '인물'로 바람 일으킬 것…인재풀 모으는 중"
  • 김기현 "수도권서 '인물'로 바람 일으킬 것…인재풀 모으는 중"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지역 선거 전략으로 ‘인물’을 꼽았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토론회에서 “수도권 선거 전략은 뭐니 뭐니 해도 인물일 것”이라며 “수도권은 인물 선호도가 기본적으로 높아서 괜찮게 일할 사람을 골라주면 지지율이 확실히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도권 지역은 우리당 의석수가 더불어민주당보다 훨씬 적다. 거꾸로 말해서 우리에게 좋은 인물을 배치할 빈 공간이 많다”며 “인물 등용을 통해 바람을 일으켜 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욕구를 충족할 여러 분야의 젊은 사람들, 산업 분야 혹은 학계, 노동계, 시민사회 활동하는 분들 중에 골라보려고 여기저기 인재풀을 모으고 있다”며 “그분들 중에서 나름대로 의견이 있고 적극적인 분들이 찾기 위해 앞으로 접촉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검사 출신이 대거 공천받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제가 장담하는데 그럴 일 없다”며 “용산 뜻도 똑같다”고 일축했다. 그는 제15대 총선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의 ‘혁신공천’을 모범 사례로 제시하며 “상향식 공천 원칙을 지키면서도 새 인물 등용이라는 조화를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초청 편입인 토론회’에서 기조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김 대표는 전날(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의원정수 10%(30명) 감축 △불체포특권 포기 △무임금·무노동 도입 등 국회의원 개혁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지도부와 원내대표단, 의원들 간 충분한 의견을 나눴다. 그 결과로 발표한 것”이라며 “당내에서 그 방향성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진 분은 지금까지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돌연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데 대해서는 “(친명계 중심의) 혁신위 명단을 발표하기 전 비명계의 반발을 사전에 억제하기 위한 게 아닌가”라며 “실제 정략적이라는 평가를 하는 분도 계신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국민의힘이 전 정권 탓을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 정권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그것을 전환하고 있다”며 “한번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는 데는 어쩌면 10배, 100배의 노력이 필요하고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윤석열 정부의 노력은 앞으로 지속되어야 할 것”이라며 “다만 국민들께서 저희의 그 뜻을 충분히 헤아려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나아가 “비정상의 완벽한 정상화를 위해 그 길이 고독하다 할지라도 끝까지 가야 할 것”이라며 “바른길이면 결연하게 걸어 나가고 적당히 타협하거나 중간에 포기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2023.06.21 I 이유림 기자
김기현, 野에 "의원 수 줄이고 불체포특권 포기하자" 서약 제안
  • 김기현, 野에 "의원 수 줄이고 불체포특권 포기하자" 서약 제안[전문]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의힘이 앞장서서 ‘결정적 변화’를 이끌어 대한민국을 다시 뛰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정적 변화가 필요한 3대 분야로 민생 경제와 정치,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대전환 등을 꼽았다. 김 대표는 특히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 △무노동 무임금 제도 도입 △불체포특권 포기 등을 3대 정치 쇄신 공동 서약을 할 것을 야당에 제안했다. 김 대표는 “국민의힘은 결정적 변화를 통해 대한민국을 희망이 살아 숨쉬는 나라,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들어가겠다”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국민이) 거대 야당의 국정 발목잡기를 매섭게 꾸짖어달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7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다음은 김기현 대표의 연설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재외 동포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한덕수 국무총리님을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안녕하십니까.국민의힘 당 대표 김기현입니다. 1. 국민의힘부터 성찰하고 달라지겠습니다. 제가 당 대표가 되고 나서 가장 많이 만난 분들이 있습니다. 청년들입니다. 천원의 아침밥 현장에 가고, 형편이 어려운 국비 지원 유학생들도 만났습니다. 청년들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한 청년 그룹과의 만남이, 제 가슴 깊이 묵직하게 남아 있습니다. 어버이날이었습니다.부모님의 은혜를 되새기는 그날에, 저는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가족 돌봄 청년’ 혹시 들어보신 분도 있을 겁니다. 언뜻 듣기엔 좋은 말 같기도 합니다만, 실은... 참 가슴 아픈 말입니다. 이제 막 사회에 나온 젊은 청춘들이었습니다.당장 자신의 앞가림하기도 벅찰 나이였습니다.그런데 이 청년들이 가족 생계를 책임지고, 부모님 병원비 대고, 동생 학비까지 책임지고 있었습니다.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우연히 한 청년의 닳아 해어진 운동화가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너무 오래 신은 탓일까.’ 아니면, ‘미처 자신을 돌볼 겨를도 없었던 걸까.’그러면서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정치는 이 청년들에게 무슨 답을 주고 있을까? 우리 사회의 수많은 아픔과 절규에 해결책을 드리는 일보다도, 권력 다툼하는 일에 빠져있는 것 아닌가? 이런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부끄러운 우리 정치, 이제 정말 고쳐야 합니다. 저도, 국민의힘도 먼저 성찰하겠습니다. 그리고 달라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더 달라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국민의 삶을 돌보는 정치,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 그래서 더 나은 대한민국을 여는 정치를 다짐합니다. 2. 민주당의 정상화를 기다리겠습니다. 어제 이재명 대표 말씀 잘 들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게도, 동의하기 힘든 장황한 궤변이었습니다.사법 리스크, 돈 봉투 비리, 남 탓 전문, 말로만 특권 포기, ‘사돈 남말’ 정당 대표로서 하실 말씀은 아니었습니다. 한 번 생각해보십쇼,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소주성 실험으로 자영업 줄폐업시키고, 집값 폭등시켜서 국민을 좌절시킨 정권이 어느 당 정권입니까?제 말이 거짓말입니까. 탈원전, 태양광 마피아, 세금 폭탄, 흥청망청 나라살림 망쳤던, 민생 포기, 경제 포기입니다. 공수처, 검수완박, 엉터리 선거법 날치기 처리, 이런 정쟁에 빠져서 조국 같은 인물이나 감싸고 돌던 반쪽짜리 대통령, 과연 문재인 정권에서 ‘정치’라는 게 있긴 있었습니까?야당 대표라는 분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중국 대사 앞에서 조아리고 훈계 듣고 옵니까. 이게 외교입니까, 굴종적인 사대주의죠! 저는 정말 민주당에 묻고 싶습니다. 지금 이게 맞는 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도대체 왜 국민을 실망시킨 문재인 정권 5년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찾아볼 수 없단 말입니까?정권교체라는 역사적 심판을 받고서도, 쇄신은커녕 퇴행의 길을 이렇게 고집하실 겁니까?윤석열 정부가 실패하면 민주당이 성공할 것이라는 미신 같은 주문에 국민들이 속을 줄 아십니까?언제까지 반지성적이고 반이성적인 개딸 팬덤의 포로가 돼있을 겁니까?존경하는 민주당 의원님 여러분! 공천 걱정되시죠? 이해됩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특정 정치인 개인의 왜곡된 권력 야욕에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길에서 벗어나시기 바랍니다. 이제 민주당이 스스로, 나름대로 존중해오던 민주당의 유산을 지키는 길로 돌아오기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순리와 상식을 믿겠습니다. 민주당의 정상화를 저는 기다리겠습니다. 3. 이 시대는 보수가 이끄는 ‘결정적 변화’를 요구합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오늘날 대한민국은 역사상 가장 찬란한 시대를 열었습니다.전 세계가 우리 문명과 기술에 찬사를 보냅니다.우리가 G8 국가 반열로 우뚝 올라섰습니다.위대한 국민이 만든 위대한 기적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한민국의 ‘내일’입니다. 혹시 지금이 ‘최고 정점’이고, 이제부터 내리막길이 아닐까? 많은 국민이 미래를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성장판이 닫히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초저성장 공포가 경제를 무겁게 짓누릅니다.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조선업에서는 나름 선전하고 있지만 AI, 로봇, 차세대 모빌리티, 우주항공, 방위산업 분야는 여전히 기술 격차의 벽이 높습니다. 소득 불평등, 절대빈곤이 서민의 삶을 여전히 위협하고 있습니다.일자리 양극화가 심해지고 중산층이 흔들립니다. 결혼 포기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대로 가면 국민연금, 건강보험 기금 고갈은 시간문제입니다. 다 잘 아시지 않습니까. 하지만 저는 믿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인류 현대사에서 가장 빛나는 기적의 이정표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이 위기를 퀀텀 점프의 기회로 만들 수 있고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역사 한번 돌아볼까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시작으로 박정희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보수는 75년 우리 현대사의 주역입니다. 거세게 공격해오는 공산주의 태풍을 뚫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선택했고 지켜냈습니다.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해 평화와 풍요의 기틀을 세웠습니다.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결단력으로 제철공장 만들었습니다. 고속도로를 뚫었습니다. 중화학 공업을 일으켰습니다. 건강보험, 국민연금을 보수정권이 최초로 도입했습니다.황량했던 국토가 울창한 숲으로 뒤덮이게 했습니다.이 모든 ‘결정적 변화’를 이끈 선두에 바로 보수당이 있었습니다.국민통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평화로운 민주화를 이끄는 대열에도 보수가 함께했습니다. 중요한 역사적 순간, 국가적 운명의 기로마다 보수는 ‘결정적 변화’로 대한민국 성공의 역사를 만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시대는 다시, 보수가 해냈고, 그리고 보수만이 해낼 수 있는, ‘결정적 변화’를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유, 시장, 법치, 동맹, 공동체를 중시하는 보수의 가치가 위기 극복의 해법이었음을 우리 국민이 잘 알고 있습니다. 낡은 제도, 관행, 기득권과 결별해야 합니다.과감한 경제 개혁과 정치 쇄신이 필요합니다. 다음 세대에게 불행을 물려주어서는 안 됩니다.지속가능한 대한민국으로 전진해 나가야 합니다. 이제 다시, 보수가 해내겠습니다.우리 국민의힘이 앞장서서, 결정적 변화를 이끌어 대한민국을 다시 뛰게 만들겠습니다.4. 낡은 제도를 깨고, 대한민국 성장판을 열겠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결정적 변화가 가장 필요한 분야는 바로 민생 경제 부문입니다. 노동개혁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노동자 자신입니다. 경직적 노사관계가 일자리를 증발시켰습니다.이중적 노동시장 구조는, 거대 노조의 기득권을 위한 카르텔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 노동자, 실업자, 구직자는 철저하게 외면당했습니다.거대 노조의 정치투쟁과 불법파업의 결과는 어땠습니까? 좋은 기업은 해외로 떠났습니다. 글로벌 기업은 한국을 기피했습니다.그래서 일자리가 없어졌습니다. 사실 아닙니까. 결국 어떻게 되느냐. 힘없는 진짜 노동자 그리고 국민만 손해를 봤습니다. 이제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건폭’이 멈췄습니다.건설 현장 숨통이 트이고 공사장이 움직입니다.민생 경제 핏줄이 다시 돈다는 얘깁니다. 노조비가 어떻게 쓰이는지도 모르는 깜깜이 노조, 고용 세습으로 청년의 기회를 차단하는 특권 대물림 노조도 이제는 사라져야 합니다.노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겠습니다. 공정채용법을 추진하겠습니다.근로자의 필요와 자율적인 선택에 따라 쉬고 싶을 때는 확 쉬고, 일할 때는 집중해서 일할 수 있게 해드려야 합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노동자와 기업 모두 ‘윈윈’입니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로드맵은 완벽하게 준비돼 있습니다.민주당만 결단하면,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이 26.4%입니다.미국, 프랑스, 영국보다 높고, 심지어 중국보다도 높습니다. 기업이 부담하는 준조세가 무려 90개에 달합니다.상속세 폭탄은 백년 기업의 탄생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 아일랜드는 세계적 부자나라로 올라섰습니다.법인세 인하로 전 세계에서 기업을 끌어들인 결과입니다.과중한 조세는 ‘경제 쇄국정책’입니다.국경 없는 글로벌 경쟁 시대에 쇄국정책은 더 큰 어려운 길로 갈 수 있습니다. 세수 상황을 면밀히 살펴야 하겠지만, 시급한 조세 개혁에 빨리 착수해나가겠습니다. 혁신을 방해하는 낡은 규제, 걷어내야 합니다. 시장과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을 보장해야 경제가 발전하는 겁니다.적극적인 중재와 조정으로 새로운 산업 연착륙을 돕겠습니다. 불공정과 독과점을 깨뜨리고 자유경쟁을 촉진하겠습니다. 그것만이 살길입니다.그래서 우리 민생 경제에 결정적인 변화를 일으켜 대한민국의 성장판을 다시 열겠습니다.5. 정치 쇄신의 3대 과제, 공동 서약을 제안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결정적 변화가 필요한 두 번째 분야는 정치입니다. 21대 국회의 시간도 1년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돌이켜보면, 아쉬운 장면이 많았습니다. 국민들께 많은 실망 드렸습니다. ‘어떻게 하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책임 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3대 정치 쇄신 공동 서약을 야당에게 제안합니다. 첫 번째,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에 나섭시다. 국회의원 숫자가 많으냐 적으냐, 갑론을박이 있습니다.그런데 정답은 국민입니다.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많다고 생각하시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는 겁니다.정치 과잉이라는 것입니다. 입법 남발로 자꾸 경제공해, 사회분열을 촉발시킨다는 것입니다. 의원 숫자가 10% 줄어도, 국회는 잘 돌아갑니다. 아무 문제 없습니다. 엉뚱한 정쟁 유발, 포퓰리즘에 골몰할 그 시간에, 진짜 할 일을 열심히 하면 됩니다.두 번째, 무노동 무임금 제도를 도입합시다.김남국 의원처럼 무단 결근, 연락 두절에 칩거까지 해도 꼬박꼬박 봉급이 나오는, 그런 직장이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안 그래도 ‘일하지 않는 국회’ ‘개점휴업 국회’라는 오명을 쓰고 있습니다. 이제 출근 안 하고, 일 안 하면, 월급도 안 받는 것이 상식이고 양심이라는 것을 우리도 깨달아야 합니다. 세 번째,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진짜로 포기합시다.이재명 대표의 어제 불체포특권 관련 말씀, 만시지탄이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그러나 선결돼야 할 일이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께서 국민들 앞에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해놓고 손바닥 뒤집듯 그 약속을 어겼습니다.국민을 속인 것입니다.국민에게 정중한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입니다. 그리고 말로만 아니라 어떻게 약속을 지킬지, 구체적 실천 방안을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회가 드디어 불체포특권을 포기할 때가 왔습니다.우리 모두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서명할 것을 제안합니다.야당의 답을 기다리겠습니다. 6.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고 다가오는 내일을 준비하겠습니다.세 번째 결정적 변화가 필요한 분야, 바로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대전환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베네수엘라는 지금도 세계적 자원 강국입니다.한때 남미의 보석이라 불릴 정도로 잘 살았던 나라입니다. 그런데 순식간에 세계 최빈국으로 추락했습니다. 포퓰리즘이 낳은 비극입니다. 저는 이것이 남의 일로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5년 동안 정부 1년 예산이 200조 원이나 늘었습니다. 건국 이후 70년 세월 동안, 문재인 정권 전까지 쌓인 국가채무가 660조 원 규모였는데요. 문재인 정부 5년 들어 얼마 늘었는지 아십니까. 400조원이 넘어요. 세상에 이렇게 무책임한 정권이 어디 있습니까? 그 돈 우리 청년들이 훗날 다 갚아야 합니다. “그건 내 퇴임 후의 일이니까 내가 알 바 아니다”,“일단은 무조건 빌려 쓰고 보자”는 그러면 안되죠. 그건 책임 있는 정치인이 아닙니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의 선택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13년 만에 ‘예산 긴축’에 나섰습니다.정말 어렵고 용기 있는 결정적 변화라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재정 지출이 가져다주는 반짝 효과는 정말 매혹적입니다. 늘 유혹에 노출돼있습니다. 그러나 그 유혹을 이겨내야 합니다.재정 중독, 일단 쓰고 보자는 무책임 정치에 대한 제어장치가 필요합니다. 윤석열 정부는 ‘재정준칙’을 도입할 것입니다. 전쟁, 대규모 재해, 경기 침체 등 예외적인 경우를 빼곤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GDP 대비 3% 이내로 관리하겠습니다.국가채무비율이 GDP 대비 60%를 넘으면 적자 비율을 2% 이내로 낮출 것입니다. ‘추경’ 말씀하시는데요, ‘추경 중독’도 이제 끊어야 합니다. 빚 어디서 납니까. 조삼모사입니다. 복지정책 기조도 확 바꿔야 합니다. 획일적이고 무차별적인 현금 살포, 이건 복지가 아닙니다.헬리콥터 타고 돈 막 뿌리듯 하면, 부익부 빈익빈만 가중될 뿐입니다.엉뚱한 곳에 쓸데없이 막 퍼주는 돈을 줄여서 정말 복지가 필요한 분들을 넉넉하게 지원하는 족집게식 ‘맞춤형 복지’로 리모델링해야 합니다. 교육, 의료, 교통, 문화와 같은 ‘인프라 복지’도 확충해서 실질적 혜택을 드리겠습니다. 자립을 돕고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되어줄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 복지’를 더 늘리겠습니다. 연금 개혁도 지체할 수 없습니다.청년들은, “내가 어차피 받지도 못할 국민연금, 왜 이렇게 열심히 내야 되느냐?”고 합니다. 지극히 당연한 권리주장입니다.연금개혁은 매우 민감한 사안입니다. 충분한 설득과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쟁의 소재가 되면 개혁은 좌초합니다.민주당에 초당적인 협조를 요청 드립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지금과 사뭇 다른 미래가 우리 바로 눈앞에 다가와 있습니다.인구 감소는 필연적입니다.첨단 기술이 세계 산업 지형을 바꾸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요구되는 인재상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위기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우리는 G8을 넘어 G5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핵심은 올바른 교육 제도입니다. 미래에 대한 가장 확실한 투자는 교육입니다.우리 선조들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학교를 짓고 아이들을 가르친 우리 부모 세대의 지혜를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 AI, IT 소프트웨어, 반도체, 이차전지, 우주항공, 방위산업 분야는 더 많은 인력, 더 좋은 인재를 원하고 있습니다.국가가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합니다. 그래서 대학 구조개혁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디지털 교육 혁신도 하루 빨리 시작해야 합니다. 직업훈련 기회를 폭넓게 제공해서 직업 간 자유롭고 활발한 이동을 돕도록 하겠습니다. 기초학력 미달, 교실 붕괴, 교권 추락을 해결할 때가 됐습니다.학부모가 안심하고 보낼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투 트랙으로 동시에 접근해야 합니다.먼저, 혼인과 출산 여건을 개선하는 것입니다.결혼하고 싶어도, 아이를 낳고 싶어도, 결국 못하게 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경제적 어려움과 불안 때문입니다.무엇보다도 주거 불안정을 해소해야 합니다.문재인 정부가 많은 실패했지만 가장 큰 실패 중 하나는 부동산 정책입니다. 부동산 정책 실패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전월세 대란 와서 많은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했습니다. 집 살 수 없는데 어떻게 결혼하겠습니까. 내 집 마련의 길을 활짝 열어야 합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주택 가격이 하향 추세로 접어들었습니다. 이제 적은 이자 부담으로도 필요한 주택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지금보다 좀더 넓고, 좀더 편리하고, 접근성이 뛰어난 공공주택의 공급 역시 확대하겠습니다.집값 걱정 없이 결혼하고, 평수 걱정 없이 아이 낳을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습니다.집문에 이어 두 번째 일자리 문제입니다. 적정 소득이 보장되는 양질의 일자리가 더 많아져야 합니다.통계적으로 비정규직, 저임금 근로자일수록 결혼 의사가 현저히 떨어집니다.그래서 앞서 말씀드린 노동개혁은 가장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저출산 해결책입니다.두 번째로 필요한 접근은, 인구 감소에 대비한 대안의 마련입니다. 결혼과 출산이 아무리 증가한다고 해도, 인구 감소 흐름 자체는 지금 당장은 피할 수 없습니다.세수 악화에 따른 사회보장제도 붕괴되고 병력 부족에 따른 국방력 약화, 인구구조 불균형에 따른 사회문화적 침체는 아마도 우리의 현실이 될 것입니다. 이미 우리 경제는 외국인 근로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또한 소멸 위기의 지방, 인력난에 허덕이는 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다며 아우성입니다.결국에는 이민 확대가 불가피한 대안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이민 확대 아젠다를 놓고 국민적 총의를 모으겠습니다.예상되는 부작용과 혼란을 꼼꼼히 검토하고 철저하게, 빈틈없이 대비하겠습니다. 7. 원칙이 바로 선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민주화는 분명,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문제는, 민주를 참칭하는 특권 세력입니다. 이들이야말로 전형적인 ‘반(反)민주’ 세력입니다. 한때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민주를 빙자해 반칙을 합리화하고 민주라는 이름으로 ‘진짜 민주’를 허물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지난 대선에서, 무너진 원칙을 바로 세워달라며 정권교체를 선택하셨습니다. 서슬 퍼런 권력의 부당한 위협에 물러서지 않고 당당하게 맞섰던 모습이 국민들께 커다란 희망을 드린 것입니다.그래서 우리 국민의힘은 약속드립니다.꼭 해내야 할 결정적 변화! 원칙이 바로 선 대한민국으로 변화시키겠습니다. 첫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법질서 회복입니다. 법을 어기거나 비리를 저지른 자들이 큰소리치며 정의의 사도인 양, 탄압받는 피해자인 양 행세하는 모습,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습니다. 정치적 거래와 길거리 투쟁으로, 범죄와 비리를 덮으려 생각한다면, 커다란 오산입니다.더 이상 그런 꼼수는 안 통합니다. 오직 법치주의 원칙이 있을 뿐입니다. 당연히, 적법한 노동쟁의와 집회시위 권리는 확실하고 철저하게 보장할 것입니다. 우리가 근절하려 하는 것은 오직 ‘불법’입니다.사용자든 노동자든, 불법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습니다.떼법, 폭력, 협박과의 타협은 이제 더 이상 없습니다. 그건 정의롭지도 않고, 공정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최근 민간단체 보조금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 혈세에 빨대를 꽂아 사리사욕을 채운 부정한 기생 세력의 실체가 수없이 많이 드러났습니다.일벌백계해야 합니다.학폭, 마약, 음주운전, 전세 사기 등 국민의 일상을 순식간에 지옥으로 만들어버리는 범죄 역시 그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할 것입니다. 그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됩니다. 힘없다고 해서 억울하게 차별당해선 안 됩니다.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한 나라가 되도록 윤석열 정부는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두 번째 원칙입니다. 공공부문을 정상화하겠습니다.나라의 주요 공공기관이 특정 이념과 정파적 이익에 휘둘리고 있습니다.국민을 위해 봉사하라 그랬더니 그 자리 앉은 사람이 그들만의 권력, 그들만의 철밥통을 지키기 위해 혈세만 축내고 있습니다. 국민 권리 수호의 최후의 보루, 사법부 어떻습니까. 가장 엄격한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데 여기에 우리 법, 국제인권법, 민변의 ‘우국민’으로 구성된 사법부가, 정의를 수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만의 출세와 정파적 이익을 수호하는 데 앞장서왔던 많은 사례가 있습니다. 용서받을 수 없는 일입니다.공영방송과 방송 통신 감독기관 한번 볼까요. 철저하게 정치화 편향화 사유화돼있습니다. 반드시 정상화하겠습니다. KBS 수신료 분리징수하겠다고 하니 왜 국민들이 환호하겠습니까? 한쪽 주장만 일방적으로 퍼 나르는 방송, 이건 공영방송이 아니라 민주당·민노총 프로파간다 매체 아닙니까. 국민에게 돈 달라고 손을 내밀 자격조차 없습니다.방송 통신 감독기관이 심사 점수 조작해서 특정 언론매체를 찍어내려 했답니다. 세상에, 이게 가당키나 한 일입니다. 결코 묵과할 수 없습니다.교실은 우리 아이들이 꿈과 실력을 키워가는 공간입니다.그런데 여기서 교사라는 자가 북한을 찬양하고, 아이들에게 세뇌 교육을 한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정말 몹쓸 짓 아닙니까. 그런데 전교조 출신, 야당 편향 교육감들은 교실의 정치화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방조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런 일을 막을 것입니다. 교실도 정상화시켜 학생과 학부모 품으로 돌려주겠습니다.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부문이 사상적 진지전의 전초기지로 악용돼선 안 됩니다. 국민의힘은 공공부문의 비정상을 정상화해서, 주인이신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습니다. 세 번째 원칙, 언제나 국민 이익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회복하겠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책임 있는 정치 지도자라면, 지금 당장에는 욕을 먹더라도 국민과 국가의 이익을 위해 고독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이승만 대통령의 농지개혁, 박정희 대통령의 한일국교 정상화, 김영삼 대통령의 금융실명제 도입 같은 결단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역시 때로는 지지층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독한 선택을 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어땠습니까? 국익을 저버리고 정파적 이익을 앞세웠지 않습니까. 죽창가만 부르며, 조직적으로 ‘반일 선동’을 주도했죠? 그 후유증으로 인한 부담은 오롯이 국민들이 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관계 정상화 노력은 국민의 이익, 국가의 앞날을 생각하며 내린 고독한 결단입니다. 미·중 패권 갈등이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세계가 자유 진영과 반(反)자유 진영으로 쪼개졌습니다. 이런 상황이니만큼 대한민국의 평화, 발전, 번영을 위해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한미동맹은 더욱 단단하게 다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미일 3국 공조가 절실합니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입니다.그래서 한일관계의 선제적 복원은 탁월한 외교전략인 것입니다. 대북 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국민과 북한 주민의 이익이 아니라, 인권 탄압을 일삼는 세습 독재자 김정은의 이익만 대변했던 문재인 정권 대북 정책은 완전히 폐기해야 합니다. 강력한 동맹과 든든한 자주 국방력으로 적을 압도하는 것이 진정한 국익이자 진짜 평화입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국가적 숙제가 있습니다. 상호주의에 입각한 대외관계 확립입니다. 한중관계에서 이런 문제가 많이 있습니다. 작년 6월 지방선거 당시 국내 거주 중인 중국인, 약 10만 명에게 투표권이 있었습니다.하지만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에게는 참정권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왜 우리만 계속 빗장을 열어놓아야 하는 것입니까?우리 국민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에게는 우리도 투표권을 주지 않는 것이 공정합니다. 외국인 건강보험 적용 역시 상호주의를 따라야 합니다.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이 등록할 수 있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범위에 비해, 우리나라에 있는 중국인이 등록 가능한 건강보험 피부양자의 범위가 훨씬 넓습니다. 중국인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부당하고 불공평합니다. 국민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건강보험기금이 외국인 의료 쇼핑 자금으로 줄줄 새선 안 됩니다. 건강보험 먹튀,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막겠습니다. 마지막 원칙, 우리 국민의힘은 이념이나 선전·선동에 휘둘리지 않고, 과학과 객관적 사실을 기반으로 정책을 펴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제2의 광우병 괴담 기획이 시작됐습니다.이미 경험해 본, 매우 익숙한 선전선동술입니다. ‘뇌송송 구멍 탁’, 모두들 기억하실 겁니다. 이 여섯 글자로 국민을 감쪽같이 속인 광우병 괴담은 거대한 조작과 연출이었습니다. 괴담을 만들어 퍼트리고, 엉터리 방송은 거짓 왜곡 보도로 국민을 선동하고, 조직적으로 동원된 세력이 광장을 계획적으로 분노로 몰아갔습니다. 광우병 괴담뿐만이 아닙니다.천안함이 좌초했다느니 충돌했다느니 괴담 들으셨죠, 전자파에 몸이 튀겨진다던 사드 괴담, ‘나쁜 세력’은 어김없이 나타나 허위 사실을 유포했습니다.그때 활약했던 가짜뉴스 전공자들이 또다시 등장했습니다. 알고보니 민주당과 찰떡 공조를 하고 있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우리 국민의힘은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국민의 생명·안전·재산을 최우선으로 지킬 것입니다. 가짜뉴스 조작과 선전 선동, 근거 없는 야당의 비난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가 직접 철저하게 검사하고 검증할 것입니다. 일본 정부에는 국제적 기준을 엄격히 준수하고,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나갈 것입니다. 현재 수입이 금지되고 있는 후쿠시마와 인근 8개 현 일본 수산물이 우리 국민 밥상에 오르는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국민의 생명·안전·재산을 해치는 일은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 번 돌아보십시오. 당리당략에 빠져, 과학을 부정하고 저지렀던 원전 폐기 정책의 부작용, 누가 피해 보고 있습니까. 근거 없는 가짜뉴스에 빠진 지도자의 폭정으로 최고 기술력의 원전 생태계가 붕괴 위기에 내몰리고, 한전 누적 적자는 45조 원에 가깝습니다. 이건 누가 갚을 겁니까. 국민들이 다 갚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국민의힘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괴담, 선전 선동, 유언비어가 더 이상 횡행하지 않도록, 비정상 세력에 ‘팩트’로 맞서겠습니다. 과학과 객관적 진실을 토대로 정확하게 판단하고 그 판단에 기초해 정책을 추진하는 정상적인 국정을 집행해나갈 것입니다. 8. 마무리: 제대로 일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윤석열 정부 출범 후 지난 1년, 우리는 이미 여러 장면의 ‘결정적 변화’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케케묵고 낡아빠진 운동권식 이념이 아니라, 실사구시에 입각한 합리적 국정으로 바뀌었습니다. 국제 고립을 자초하는 ‘혼밥 외교’는 이제 끝났습니다.대통령이 제1호 영업사원을 자처해 기업과 함께 국제사회를 누비면서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해 일자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국민을 갈라치는 분열의 정치는 막을 내렸습니다. 모든 국민을 섬기는 포용과 통합의 정치를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국민의힘은 결정적 변화를 통해 대한민국을 희망이 살아 숨 쉬는 나라,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로 만들어가겠습니다. 그런데 정말 답답한 것이 있습니다.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에 가로막혀 국회가 일을 효율적으로 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생을 살리고 각종 변화와 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한 입법을 야당이 일일이 가로막고 있습니다.심지어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으로, 정작 자신들이 집권하고 절대다수 여당일 때에는 처리하지 않던 법안을 새 정부 들어 마구잡이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걸 왜 그땐 추진 안했습니까. 저희 국민의힘, 국민 요구에 부족한 것이 정말 많습니다. 죄송합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두 손 모아 호소 드립니다.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제대로 일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거대 야당의 국정 발목잡기, 반대를 위한 반대를 매섭게 꾸짖어 주십시오. 반드시 성과와 변화로 국민 여러분께 보답하겠습니다.정권교체를 이뤄주신 국민의 염원을 받들어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로 만들겠습니다.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06.20 I 경계영 기자
'나는 솔로' 상큼 영자VS조신 현숙, 15기 첫 데이트 상대는?
  • '나는 솔로' 상큼 영자VS조신 현숙, 15기 첫 데이트 상대는?
  • ‘나는 솔로’[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나는 SOLO(나는 솔로)’ 15기가 ‘설렘 폭발’ 첫 데이트를 시작한다.ENA와 SBS PLUS의 리얼 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SOLO’는 21일 방송을 앞두고 첫 데이트 신청을 준비하는 ‘솔로나라 15번지’의 ‘로맨스 폭풍 전야’를 담은 예고편을 공개했다.예고편에서 제작진은 “오늘 데이트 신청은 남자들이 하겠습니다”라고 공지하고, 솔로녀들은 핑크빛 설렘에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잠시 후 영호는 “심장이 뛰기 시작하네”라고 데이트 신청 전 벅찬 가슴을 드러내고, 광수 역시 “진짜 또 뛴다”며 잔뜩 긴장한다.뒤이어 솔로남들은 각양각색 프러포즈로 솔로녀들 앞에서 ‘고독’을 부르짖는다. 상철은 굳은 얼굴로 “나 상철인데!”를 외치고, 영식은 “나 외로워”라고 어필한다. 심지어 광수는 긴장한 듯 “내가 바람을 뚫고 왔다”고 뚝딱거린다.솔로남들의 애절한 데이트 요청을 들은 솔로녀들은 밝은 미소로 화답한다. 영자는 “안녕”이라고 상큼하게 인사를 하고, 영숙은 밝은 미소로 문을 열고 등장한다. 현숙 역시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모습을 드러낸다.여기에 누군가를 향해 문을 열어젖히는 솔로녀를 본 MC 데프콘은 “잠깐만! 누구지?”라고 ‘과몰입’해, ‘솔로나라 15번지’의 첫 데이트 선택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15기의 첫 데이트 커플은 21일 수요일 오후 10시 30분 ENA와 SBS PLUS에서 방송하는 ‘나는 SOLO’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3.06.16 I 김가영 기자
“‘딩크'향한 사회적시선 쉽지 않아...출산 고민한다면 ‘낳아라’ 조언”
  • “‘딩크'향한 사회적시선 쉽지 않아...출산 고민한다면 ‘낳아라’ 조언”[ESF 2023]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이 사회에서 아이를 낳지 않고 산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이 없이 사는 부부들은 일종의 사회적 소수자로 받아들여지고 아이가 없는 가족 형태에 대한 고독감도 상당하거든요. 만약 제게 ‘아이를 낳아야 하느냐, 않아야 하느냐’의 질문을 던진다면 ‘낳으라’라고 말할 겁니다. 물론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낳을 마음이 있는 것이기도 하니까요”김금희 작가. (사진=블러썸크리에이티브)세련된 문체로 사회적 이슈를 재조명하며 현 문학계를 휘어잡은 김금희 작가. 그는 대한민국 대표 여성 작가이자, 보수적인 대한민국에서 딩크족의 삶을 사는 여성이기도 하다. 그는 이런 선택을 후회하지 않지만 불편한 사회적 시선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한다. 보편적 가족의 형태를 벗어나 다양한 가족을 인정해주는 문화와 세대 간 이해를 넓혀야 새 인구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있다고 본다.김금희 작가는 15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딩크(Dink,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은 맞벌이 부부)’의 삶을 선택한 이유와 그간의 삶에 생각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김 작가는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어릴 때부터 숨 막히는 관리를 받으며 자라다 보니 아이 없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일도 바쁘기도 했지만, 아이 키우는걸 감당할 수도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이어 “글을 많이 쓰게 된 것도 육아라는 일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그 시간을 노동력에 쏟아부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현재 여성들이 자기 경력 등을 생각했을 때 결혼이나 육아를 하고 싶지 않다는 게 너무 이해가 간다”고 덧붙였다.하지만 딩크에 대한 한국 사회 속 시선은 감당하기 어려웠다. 김 작가는 “아이를 낳지 않고 산다는 건 일종의 사회적 소수자처럼 받아들여진다”며 “아이가 없는 것만으로도 결함을 의심하는 시선을 받게 되서다”고 설명했다.또 “보편적인 형태의 가족을 만들지 못했다는, 일종의 채우지 못한 고독감도 존재한다”며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아이를 낳을지 말지를 고민하며 조언을 부탁할 때 ‘낳으라’고 권하는 편이다. 고민 자체가 낳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것에 가깝기도 하고, 고독감과 불편한 사회적 시선을 견디고 갈 자신이 있으면 모를까, (딩크의 삶은)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조언했다.김금희 작가. (사진=블러썸크리에이티브)그렇기에 김 작가는 보편적 인식에 얽매여 타인의 행복을 재단할 것이 아니라 다양함을 인정하며 포용력을 기르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젊은 세대들의 출산에 대한 생각도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가 출산율과 가족의 해체를 걱정하는 근원적 이유도 개인의 행복 때문 아니겠느냐”며 “그렇다면 행복을 재단하는 데 힘쓰지 말고 행복을 다양화하고 열어주는 데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언젠가 카페에서 어떤 어르신들이 ‘요즘 애들은 핸드폰도 갖고 들어간다’며 불만을 토로한 걸 본 적이 있다”며 “다른 세대가 다른 식의 어떤 자유를 누리는 것을 아까워하고, 못마땅해하고 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했다.그러면서 “(출산이란 게) 돈 더 주고 애 하나 낳으면 얼마를 더 주고 이런 걸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며 “기성세대는 물론 사회가 다양성을 포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내 자식이 당장 어떤 타격을 입을지 모르는 데 안 낳고 말지’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전했다.경직된 사회가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포용하지 못하면서 고독이나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도 늘어날 수 있다. 김 작가는 “가족의 스펙트럼이 넓어진다면 이를 환영하고 법률적으로 지지해줘야 하는데 그것도 잘 안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달라진 가족을 존중해야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한 부담을 덜고 새로운 세대에 대한 기대는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김 작가는 이데일리 전략포럼 첫째날 제너레이션포럼1의 패널로 참석해 이같은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아울러 소설과 문학의 힘을 빌려 다양한 모습의 가족의 모습을 이를 풀어낼 예정이다. 각기 다른 삶의 양태를 듣고 이를 글로 옮겨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는 것이다.마지막으로 김 작가는 “소설이란 작업은 결국 ‘다른 사람을 이해하자’는 큰 목표를 두고 있다.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기도 하다”며 “문학이 하는 일이 그런 것으로 생각하고 이런 경직된 것들을 풀어내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김금희 작가는 △1979년 부산광역시 출생 △인하대 국어국문학 학사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너의 도큐먼트’로 등단 △2016년 젊은작가상 대상 △2020년 김승옥문학상 대상
2023.06.16 I 이다원 기자
우리는 출근하지 않는다 외
  • [200자 책꽂이]우리는 출근하지 않는다 외
  • △우리는 출근하지 않는다(앤 헬렌 피터슨·찰리 워절|348쪽|반비)‘유연성’을 골자로 한 새로운 근무 방식을 일하는 사람과 회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게 실현할 방법을 탐구한다. ‘번아웃’과 잦은 이직 없는 일터를 만드는 방법이자, 오늘날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법이다. 일과 삶의 ‘균형’과 ‘지속 가능성’을 원하는 직장인, 더 효율적인 회사를 원하는 관리자, 노동 현장과 그 바깥의 사회에 대해 고민하는 시민에게 도움이 될 내용을 전한다.△난 여자가 아닙니까?(벨 훅스|332쪽|동녘)흑인 여성이자 반인종주의자이며 반제국주의자인 벨 훅스의 눈으로 본 미국사다. 17세기에 시작된 흑인 노예무역부터 20세기의 흑인민권운동과 여성운동까지 미국의 역사를 흑인 여성 당사자의 시각으로 다시 쓴다. 노예제 시기 흑인 여성이 경험한 억압과 폭력, 흑인 여성과 페미니즘의 관계 등에 대해 주류 역사가들이 기록하지 않은, 우리가 몰랐던 미국사의 한 조각을 제공한다.△뭉클했던 날들의 기록·사랑하고 싶은 순간들(안도현 엮음|256·240쪽|몰개)안도현 시인이 삶에 지친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평소 알고 지낸 이들의 이야기를 엮어 2권의 산문집으로 펴냈다. 저자는 황막한 세상을 헤쳐 가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부탁했다. 90명의 필자가 가슴 속 꼭꼭 숨겨 뒀던 이야기를 펼쳐 보였다. 20대 청춘부터 7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이력을 지닌 필자들이 전하는 위로의 글을 만날 수 있다.△지금은 대체 어떤 세계인가(주디스 버틀러|220쪽|창비)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로 불리는 주디스 버틀러의 신간. 저자는 젠더 및 퀴어 이론가로 이름을 알린 뒤 정치철학과 윤리학을 넘나들며 소수자 차별과 폭력에 대해 꾸준히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이번 책에서는 코로나19로 혼란에 빠진 세계를 분석하기 위해 현상학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팬데믹의 비극을 진단하고 앞으로 우리가 구축해야 할 세계상을 모색한다.△집으로 가는 길(로즈 트러메인|580쪽|문학동네)소외되고 외로운 삶을 기록해온 작가 로즈 트러메인의 대표작이다. 무분별한 벌목으로 더 이상 자를 나무가 없어진 마을, 제재소에서 일하다 실직자가 된 레브의 이야기를 그린다. 방황하던 레브는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 런던으로 떠난다. 레브의 외롭지만 착실한 여정은 인간의 삶에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고독과 우울, 그리고 어둠에도 결국 끝이 있다는 믿음을 보여준다.△이다의 자연 관찰 일기(이다|272쪽|현암사)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1년간 주변에서 만난 자연을 기록했다. 산책에서 만난 동물과 식물, 하늘, 날씨 등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그려내고 유쾌한 에피소드로 풀어냈다. 청둥오리의 짝짓기 같은 진기한 사건도 있지만, 매일 마주치는 골목 귀퉁이의 나무, 하늘의 구름 같은 평범한 일상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일기로 기록하면서 저자에게 하나하나 특별한 순간이 됐다.
2023.06.14 I 장병호 기자
차승원, 박찬욱과 손 잡았다…'전,란' 출연→박정민·강동원과 호흡
  • 차승원, 박찬욱과 손 잡았다…'전,란' 출연→박정민·강동원과 호흡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차승원이 박찬욱 감독과 손잡았다.차승원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차승원이 박찬욱 감독이 제작, 각본에 참여하고 김상만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영화 ‘전,란’에 출연을 확정했다고 12일 알리며 그의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 분)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 분)이 ‘선조’(차승원 분)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차승원은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나라와 백성들을 뒤로한 채 피란하고, 전쟁 후에는 왕의 권위를 재건하는 것에만 힘쓰는 임금 선조를 맡았다. 난세 속 군주의 어두운 민낯을 가감 없이 그려 극에 긴장감을 더할 예정이다.앞서 영화 ‘독전’과 ‘낙원의 밤’에서 무서우리만치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화면을 장악한 차승원은 영화 ‘싱크홀’에서는 옆집 아저씨의 푸근함으로 관객에게 한 발 더 다가섰다. 드라마 ‘어느 날’에서 정극과 희극을 오가는 노련함으로 매력적인 괴짜 변호사 캐릭터를 탄생 시켰고, 이후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는 감성 자극하는 ‘짠내’ 연기로 진한 여운을 남겼다. 특히 드라마 ‘화정’에서 새로운 해석으로 고독하고 외로운 ‘차승원표 광해’를 완성해 찬사를 받은 바 있기에 차승원표 선조를 향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차승원은 이처럼 매 작품 자신만의 변화무쌍한 캐릭터 구축으로 시청자들의 몰입을 배로 이끌어온 배우다. 그가 특유의 우아한 미장센과 섬세한 연출로 이야기와 더불어 배우의 매력 또한 최대치로 그려내는 박찬욱 감독을 만나 어떤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휘할지 궁금증이 커진다. 또 차승원이 강동원, 박정민과 호흡을 맞추며 발산할 케미스트리에도 관심이 쏠린다.한편 차승원은 ‘전,란’에 앞서 영화 ‘독전2’ ‘폭군’으로도 팬들을 찾을 예정이다. 2018년 ‘독전’에서 조직의 숨은 실세 브라이언 역으로 미친 존재감을 보였던 그는 ‘낙원의 밤’에서는 또 다른 마성의 조직 보스가 돼 보는 이들을 사로잡았다. 다시 살아 돌아온 ‘독전2’ 차승원의 활약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낙원의 밤’ 이후 박훈정 감독과의 두 번째 호흡을 맞추는 작품 ‘폭군’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기대감이 쏠린다.또한 차승원은 tvN이 준비해 곧 선보일 새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변하지 않는 예능 감각도 선보일 전망이다.
2023.06.12 I 김보영 기자
조보아, ‘이 연애는 불가항력’ 출연 확정… 오는 8월 방송
  • 조보아, ‘이 연애는 불가항력’ 출연 확정… 오는 8월 방송
  • 사진=키이스트[이데일리 스타in 유준하 기자] 배우 조보아가 판타지 로맨스와 함께 약 1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다.조보아는 JTBC 새 수목드라마 ‘이 연애는 불가항력’에서 온주 시청 9급 공무원 이홍조 역으로 출연을 확정, 조보아표 판타지 로맨스로 다시 한번 연기 변신에 도전한다.‘이 연애는 불가항력’은 300여 년 전 철저하게 봉인되었던 금서를 얻게 된 녹지과 공무원 이홍조(조보아 분)와 그 금서의 희생양이 된 변호사 장신유(로운 분)의 불가항력 판타지 로맨스를 담은 작품이다.극 중 조보아는 막무가내 민원에도 발 벗고 앞장서는 온주 시청의 특급 해결사이자 구민 욕받이로, 겉으로는 꿋꿋하고 생활력 강해 보이지만 실상은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며 고독한 삶을 사는 이홍조 역을 맡아 외강내유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조보아는 tvN ‘군검사 도베르만’에서는 숏컷 헤어스타일부터 화려한 액션 연기, 풍부한 감정 표현까지 다채로운 캐릭터 구현에 성공했다는 평을 얻기도 했으며, 인간과 구미호의 매혹적인 판타지 로맨스를 담은 tvN ‘구미호뎐 시즌1’에서는 수준 높은 감정 연기와 반전을 거듭하는 캐릭터 소화 능력으로 호평을 얻은 바, 이번 작품에서 선보일 새로운 모습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이렇게 조보아표 판타지 로맨스로 약 1년 만에 브라운관을 찾은 조보아가 출연하는 JTBC 새 수목드라마 ‘이 연애는 불가항력’은 오는 8월 첫 방송될 예정이다.
2023.06.12 I 유준하 기자
나 혼자 사는 이유 넷
  • [목멱칼럼]나 혼자 사는 이유 넷
  •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 우리는 이미 ‘솔로’나 ‘싱글’이란 단어에 익숙하다. 이혼 남녀를 돌싱(돌아온 싱글)이라 부르고, 순수하게 혼자를 즐기는 처녀 총각을 ‘모태 솔로’라 칭한다. 텔레비전 프로그램 제목인 ‘나 혼자 산다’는 한국사회를 잘 설명하는 표어가 됐다. 우스갯소리로 치부하기엔 혼자 살고 있고, 살아가야만 하는 인류의 실험이 시작됐다.나이, 장소, 정치적 신념과 무관하게 혼자 정착하는 인간의 출현을 전문가들은 크게 네 가지 거대한 사회 변동으로 분석한다. 첫째 여성의 지위 상승, 둘째 통신혁명, 셋째 대도시의 형성, 넷째 혁명적 수명연장이다.여성의 지위 상승은 신(新) 모계사회의 도래를 예감케 한다. 여성(woman)과 유목민(nomad)의 합성어인 우마드(womad)가 여성시대의 새로운 코드로 등장했다. 세상 중심에 우뚝 서 살아가는 우마드의 힘은 이제 홍일점(紅一點)이 아니라 청일점(靑一點)을 거론하게 만든다.통신혁명의 발전은 인간을 ‘혼자 놀기’의 명수로 만들어 놓았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 서비스는 그 끝이 어디일까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인류를 자유롭게 만들었다. 개인주의를 예찬하는 통신수단 발명은 혼자 살아도 고독할 틈이 없는 타인과의 무한대 접촉점을 흩뿌려 주었다.거대도시 발달은 독신 남녀들이 살기에 기름진 토양이다. 클럽, 시민단체, 아파트형 주거 등 쾌적하게 혼자 살고 즐길 수 있는 장소와 서비스가 풍부해졌다. 이 ‘도시 부족’들은 서로가 혼자 사는 것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도와준다. 2023년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인류 탄생 이후 가장 오래 살게 된 인간이다. 노인으로 살아가야 할 시간이 크게 늘었다. 혼자 나이 들기는 흔한 일이 됐다. 반려자나 가족 없이 자기만의 공간에서 혼자 삶을 유지해야 하는 건 이제 숙명이다.왜, 사람들은 이렇듯 혼자 사는 것을 21세기 삶의 형식으로 밀고 나가는 것일까. 인류가 2000여 년에 걸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거치고 나서 발효한 1인 가구는 나름대로 가장 매력적인 대안으로 인류학적 단계의 한 매듭을 짓고 있다. 홀로 와서 홀로 가는 인간의 길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2013년 펴낸 ‘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에서 한마디로 혼자 사는 것이 21세기 인류 삶의 새로운 표준이라고 확정한다. 여성부 차관을 지낸 한국 작가 김희경씨도 최근 출간한 ‘에이징 솔로’에서 이제 정상가족보다 많은 대한민국 1인 가족 상황을 분석한다.그래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지난 4월 발의한 ‘생활동반자법’이 중요하다. 혼인이나 혈연이 아니더라도 함께 살며 서로를 돌보기로 한 생활동반자는 싱글을 선택한 이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삶의 모델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05년에 다양한 가족과 가정의 형태를 수용해 법을 정비하라고 권고한 이유다. 김씨는 해묵은 가족제도에 틈을 내고 유연하게 만들기 위한 인식 확산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이제 우리가 취해야 할 것은 시대 흐름을 읽는 정신이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가장 거대한 물결은 개인주의 혁명이라는 것, 그 혁명은 느리고 조용하고 부드럽지만 아주 크고 근본적인 혁명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더 중요한 건 이 혁명이 새로운 민주주의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견이다.우리는 지금 눈길을 자기 자신에게 돌려 자기를 알고, 자기를 존중하며, 자기를 최고의 인간으로 만들기 위한 새 길에 나서야 한다. 인류는 ‘1인 가구’ 사회로 가고 있다엄정한 솔로, 1인 세대, 바로 ‘개인’이 21세기 인류의 새 이름이다. 이들은 기계지능과 더불어 이제껏 볼 수 없었던 가장 큰 도약을 이룰 인류문명의 새 물결을 가져올 듯하다. 집단의 틀을 거부하는 이 종족 덕에 가까운 미래 세상에서 인간은 역사상 가장 다채로운 개인주의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2023.06.08 I 이윤정 기자
‘악귀’ 오정세, 귀신 보는 엘리트 학자로 변신
  • ‘악귀’ 오정세, 귀신 보는 엘리트 학자로 변신
  • ‘악귀’[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SBS 새 금토드라마 ‘악귀’가 김태리의 파격 연기 변신을 공개하며 뜨거운 반향을 불러 일으킨 데 이어, 팔색조 배우 오정세의 지성미가 물씬 돋보이는 스틸컷을 공개했다.SBS 새 금토드라마 ‘악귀(惡鬼)’(극본 김은희, 연출 이정림, 제작 스튜디오S, BA엔터테인먼트)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다. 오정세는 재력가 집안 출신의 민속학 교수 ‘염해상’ 역을 맡았다. 어렸을 때부터 귀(鬼)와 신(神)을 볼 수 있었던 ‘염해상’은 어머니를 죽인 악귀를 집요하게 추적해온 인물. 그러던 어느 날, 구산영(김태리)을 만나고 그토록 찾아다니던 악귀와 조우한다.2일 제작진이 공개한 스틸컷에는 진중하고 학구적인 염해상의 모습이 담겼다. 익숙하면서도 생소한 ‘민속학’에 대해 진지하게 강의를 하고, 악귀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각종 자료를 연구하며 열중하는 등 이미지만으로 그의 집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특히, 그간 진지함 속에서도 유머를 담아내는 일상 연기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오정세가 이번엔 웃음기 전혀 없는 얼굴로 진지하게 캐릭터와 서사에 접근할 예정이다.이에 오정세 역시 귀신을 보고, 어머니를 잃은 후, 악귀를 집요하게 추적해올 수밖에 없었던 해상의 고독한 서사에 집중했다. “이 인물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는 오정세가 “그가 왜 악귀를 쫓게 됐는지, 그 정서를 조금씩 따라가보기로 했다”고 밝힌 것. 민속학과 민속 신앙 등 학문적 토대로 악귀를 쫓는 이야기의 큰 틀은 김은희 작가가 잘 설계하고 만들어줬기 때문에 그 안에서 인물의 감정을 많이 표현하고자 했다고.덧붙여 “해상은 악귀를 쫓는 과정에서 많은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을 만난다. 도울 때도 있고, 손을 미처 잡지 못해 놓칠 때도 있지만, 그들을 지나치지 않고 도우려고 하는 해상의 마음을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역할의 비중에 관계없이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본인만의 확고한 캐릭터를 구축해왔던 오정세의 새로운 얼굴을 만나볼 수 있는 ‘악귀’는 오는 6월 23일 금요일 오후 10시 SBS에서 첫 방송된다.
2023.06.02 I 김가영 기자
펜타곤 후이, 손흥민父 인터뷰 내용 팔목에 새긴 사연
  • 펜타곤 후이, 손흥민父 인터뷰 내용 팔목에 새긴 사연[인터뷰]
  • 후이(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인무원려필유근우’(人無遠慮必有近憂). 그룹 펜타곤 멤버 후이가 Mnet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보이즈 플래닛’ 도전에 임하면서 힘든 순간이 닥칠 때마다 펜으로 팔목에 적었던 성어다.“‘멀리까지 바라보고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금방 근심이 생긴다’는 의미에요. ‘보이즈 플래닛’ 첫 합숙을 하러 가던 차 안에서 손흥민 선수 아버지 손웅정 님의 인터뷰 영상을 보며 알게 된 성어죠. 큰 꿈을 가지고 미래를 위한 도전을 택한 상황이었던 만큼 마음에 와 닿았고, 경연 내내 그 성어를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으려고 노력했어요.”‘보이즈 플래닛’ 경연을 마친 뒤 이데일리와 라운드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후이의 말이다. 2016년 데뷔해 소속팀 펜타곤의 히트곡 ‘빛나리’와 ‘프로듀스101’ 경연곡 워너원의 ‘에너제틱’(Energetic) 등을 작곡해 ‘천재 작곡가’란 수식어까지 얻은 현역 아이돌이기에 그의 ‘보이즈 플래닛’ 참가는 의외의 행보로 받아들여졌던 게 사실. 그럼에도 자진해서 험지로 향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사회복무요원 대체복무 기간 등으로 인한) 공백기가 끝나고 난 뒤 앞으로의 활동을 계획하기 위해 다양한 미팅을 진행하면서 펜타곤의 활동 선택지와 폭이 넓지 않아졌다는 걸 느꼈어요. 너무나 좋아하는 뮤직비디오 감독님이 계신데 그분과 컨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과 마주하기도 했고요. ‘보이즈 플래닛’ 참가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느꼈기에 선택한 결정이었습니다.”후이(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보이즈 플래닛’에 참가하면 합숙 일정 등을 소화해야 하기에 펜타곤 멤버들과 같은 속도와 방향으로 발맞춰 걸어가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 데뷔조 멤버가 될 경우 아예 활동 노선 자체가 달라진다. 그렇기에 멤버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그 과정이 매끄럽지만은 않았다. 멤버 중 진호는 한때 후이의 SNS 계정을 ‘언팔로우’해 팬들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다행히 지금은 다시 후이를 ‘팔로우’하고 있다. “처음 이야기를 꺼냈을 때 슬퍼하는 멤버도 있었고, 좋아하지 않는 멤버도 있었던 게 사실이죠. 그들에게 제가 100% 다 이해해달라고 할 수 있던 상황이 아니었기에, 일단 무조건 좋은 걸 가지고 돌아오자는 마음가짐으로 ‘보이즈 플래닛’에 임했어요.”팀 멤버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시작한 도전도 아니었고, 계급장을 떼고 한참 어린 아이돌 지망생들과 동일선상에서 경쟁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임해야 했던 경연이다. 후이는 “내려놓음의 자세로 스스로 마음을 다스려야 했다. ‘인무원려필유근우’를 되뇌었던 이유”라고 말했다.후이는 고독한 싸움을 잘이겨내고 결승점까지 통과했다. 본명 이회택을 내걸고 ‘보이즈 플래닛’에 임한 후이는 파이널 생방송 무대까지 진출해 최종 13위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아쉽게 9위 안에 들지 못해 프로젝트 그룹 제로베이스원 멤버로 선발되진 못했지만 후이는 “충분히 얻은 게 많다”면서 “약간의 걱정을 안고 도전했던 프로그램을 좋은 결과를 얻으며 마무리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어린 동생들과 함께하면서 깨달은 점이 많아요. 무대 하나를 위해 인생을 거는 친구들의 간절한 모습을 보며 ‘내가 프로답지 못한 애티튜드를 가진 채 지냈구나’ 하는 반성도 했고, 앞으로 어떤 방향성과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야 할지를 좀 더 명확하게 정리해보는 시간도 가졌어요. 저를 사랑해주시는 팬들에 대한 소중함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고요.”후이(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펜타곤의 기세를 다시 끌어올리고 싶다는 의지도 강해졌단다. 후이는 “경연 당시 10분여 정도 주어진 전화 시간에 멤버들과 통화를 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너무 멋지게 잘하고 있다’ ‘사랑한다’는 얘기를 해줘서 큰 힘이 되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는 “꼭 더 멋진 형이 되어서 우리 멤버들을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며 “이전보다 더 큰 꿈을 가지고 팀과 개인 활동을 해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꿈이 진짜 많이 커졌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펜타곤 멤버로서 후이라는 아티스트로서 더 큰 꿈을 가지고 나아가야 할지, 어떤 음악을 선보이며 활동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여전히 계속하고 있어요. 앞으로 저에게 또 어떠한 기회가 주어지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연습생 이회택’ 말고는 뭐든 다 해볼 생각입니다. (웃음).”
2023.05.31 I 김현식 기자
초난강, 트랜스젠더 파격 변신…'미드나잇 스완' 6월 1일 개봉
  • 초난강, 트랜스젠더 파격 변신…'미드나잇 스완' 6월 1일 개봉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국내 대중에게도 친숙한 일본 배우 쿠사나기 츠요시(초난강)가 트랜스젠더로 파격 변신한다.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 우치다 에이지 감독이 연출을 맡아 기대를 받고 있는 영화 ‘미드나잇 스완’이 6월 1일 개봉을 확정 지으며, 쿠사나기 츠요시(초난강)의 파격 변신이 담긴 포스터를 공개했다.6월 1일 개봉을 확정 지으며 포스터를 공개한 ‘미드나잇 스완’은 트랜스젠더로 살아가는 ‘나기사’가 부모에게 학대 받아온 조카 ‘이치카’를 맡게 되면서, 고독한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해 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미드나잇 스완’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파란을 일으켰던 우치다 에이지 감독이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제44회 일본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작품상에 더해 최우수 남우주연상(쿠사나기 츠요시 분), 우수 감독상(우치다 에이지 분), 신인 배우상(핫토리 미사키 분) 까지 4관왕을 달성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더불어 다양한 연기 변신을 통해 훌륭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쿠사나기 츠요시 배우가 이번 작품에서 트랜스젠더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 내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이번에 공개된 포스터는 따스한 햇빛을 받으며 발레 연습을 하는 ‘이치카’(핫토리 미사키 분)의 우아한 모습과, ‘나기사’’(쿠사나기 츠요시 분)의 쓸쓸한 표정이 담긴 모습을 위아래로 배치하여 어딘가 아련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런 상반된 배치는 우아해 보이는 백조의 다리가 수면 아래에서 분주하듯, ‘이치카’의 꿈을 지켜내기 위해 헌신하는 ‘나기사’의 모습을 암시하는 듯해 애틋한 분위기를 더한다. 특히 “마지막까지 엄마가 되고 싶었던 사람”인 ‘나기사’가 트랜스젠더로서 엄마가 되기까지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을 예견하는 듯해, 두 사람의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관객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영화 ‘미드나잇 스완’은 오는 6월 1일부터 ‘시네마캐슬’ 전 지점(메가박스 동대문, 사상, 상봉, 파주출판도시)을 비롯해 롯데시네마 아르떼 6개 관, 인천미림극장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메인 상영관인 ‘시네마캐슬’은 다양한 영화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극장에서 즐기고 싶은 영화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영화관. 명작부터 아직 개봉하지 않은 미개봉 신작, 드라마 시리즈까지, 장르 불문 다양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2023.05.24 I 김보영 기자
어둡고 스산한 지하벙커 속…질투로 추락하는 인간
  • 어둡고 스산한 지하벙커 속…질투로 추락하는 인간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이 지하벙커로 변신했다. 물이 흘러내린 자국으로 가득한 검은 벽이 토월극장의 깊은 무대를 가득 채우고 있다. 무대 앞쪽에 고여 있는 물은 스산한 분위기까지 자아낸다. 질투로 추락하는 한 인간의 이야기, 연극 ‘오셀로’가 이곳에서 펼쳐지고 있다.kwh연극 ‘오셀로’의 한 장면. (사진=예술의전당)‘오셀로’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 무어인(이슬람계로서 이베리아반도와 북아프리카에 살았던 사람) 장군 오셀로가 악인 이아고의 계략에 빠져 아내 데스데모나를 의심하다 끝내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등장인물들은 사랑과 질투, 오해로 엮여 있다. 셰익스피어 작품 중에서도 인간의 본성과 심리 묘사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이번 공연은 고전의 틀에 얽매이지 않은 연출이 눈에 띈다. 배우들은 현대적인 의상을 입고 등장해 고전적인 어법에서 벗어나 대사를 주고받는다. 공연 시간은 쉬는 시간을 포함해 170분. 그러나 여러 인물 사이에서 펼쳐지는 팽팽한 심리 게임이 좀처럼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한다.극단 풍경의 대표로 실험적이고 세련된 연출로 잘 알려진 연출가 박정희가 이번 무대를 이끈다. 박 연출은 최근 열린 언론 시연회에서 “‘오셀로’를 ‘이아고의 연극’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며 “(이방인으로서) 오셀로가 가진 이질적인 모습, 그가 가진 사랑과 관점의 변화 등을 통해 동시대인이 잊고 있는 근원적인 감정의 힘을 환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무대를 지하벙커로 표현한 것은 등장인물들의 불안을 반영한 것이다. 박 연출은 “‘오셀로’의 인물들은 불안에 잠재돼 있고, 그 속에서 사랑을 꽃피운다”며 “가장 불안하면서도 안전한 장소로 지하벙커를 무대로 설정했다”고 밝혔다.연극 ‘오셀로’의 한 장면. (사진=예술의전당)주인공 오셀로 역은 드라마를 통해 친숙한 배우 박호산, 유태웅이 더블 캐스팅됐다. 동갑내기이자 대학 동기로 절친한 두 배우가 각자 다른 색깔로 보여주는 오셀로가 이번 공연의 관람 포인트다. 박호산이 조금 더 현대적인 모습으로 오셀로를 연기한다면, 유태웅은 보다 고전에 가까운 연기 톤으로 오셀로를 표현한다.박호산은 “대본을 읽을 때 오셀로가 바보 같았는데, 그를 그렇게 만들 수 있는 힘은 열등감이 아닌 사랑이어야 했다”며 “(데스데모나를 향한) 사랑이 너무 크기 때문에 질투도 생겨나고, 그래서 큰 실수를 하는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 유태웅은 “연습하며 제일 답답했던 게 오셀로가 데스데모나에게 진실을 물어보지 않고 혼자 끙끙 앓는 것이었다”라며 “오셀로가 가진 고독과 외로움이 혼합된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박 연출의 말대로 기존 작품에 비해 오셀로를 더욱 부각시켰다. 그럼에도 관객 입장에선 악역 이아고가 강렬하게 다가온다. 능글맞은 건달처럼 인물들의 심리를 갖고 노는 이아고는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며 행동하는 현대인처럼 보인다. 연극 공동창작 집단 ‘양손프로젝트’ 멤버인 배우 손상규가 이아고 역을 맡았다. 손상규는 “‘오셀로’는 가장 고귀한 인간(오셀로)이 가장 평범하고 저열한 인간(인간)을 통해 추락당하는 이야기”라며 “이아고는 특별한 서사 없이 이 극을 작동시키는 인물이라 생각하며 작품에 접근했다”고 말했다.고전다운 고전을 예상했다면 기대와는 다른 작품이다. 반면 고전의 재해석에 초점을 맞춘다면 흥미롭게 볼 수 있다. 드라마 ‘나쁜형사’ ‘D.P.’ 등에 출연한 배우 이설이 데스데모나 역으로 연극 무대에 데뷔한다. 소리꾼 이자람이 이아고의 부인 에밀리아 역으로 열연한다. 여신동 무대감독, 장영규·김선 음악감독 등이 창작진으로 참여했다.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선보이는 ‘토월정통연극’ 시리즈 작품이다. 공연은 오는 6월 4일까지.연극 ‘오셀로’의 한 장면. (사진=예술의전당)
2023.05.22 I 장병호 기자
이자람 판소리 '이방인의 노래' 내달 29일 개막
  • 이자람 판소리 '이방인의 노래' 내달 29일 개막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소리꾼 이자람의 판소리 ‘이방인의 노래’가 오는 6월 29일부터 7월 2일까지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공연한다.이자람 판소리 ‘이방인의 노래’ 포스터. (사진=블루보이)이자람은 판소리, 연극, 뮤지컬, 인디 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예술가다. ‘사천가’ ‘억척가’ ‘노인과 바다’의 창작 판소리를 발표하며 관객과 평단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프랑스, 루마니아, 영국, 폴란드, 미국, 브라질, 대만, 홍콩 등 다양한 문화권에도 초청됐다.‘이방인의 노래’는 남미 문학 거장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단편소설 ‘대통령각하, 즐거운 여행을!’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2015년 초연 이후 국내 투어를 비롯해 아시아, 유럽 등에서 공연했다. 2020년 재연 무대는 연출가 박지혜, 시노그래퍼 여신동이 의기투합해 보다 현대적인 감각의 작품으로 관객과 만난다.작품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허드렛일로 근근이 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인 라사라와 오메로 부부와 이들 부부 앞에 나타난 고국의 전직 대통령의 만남으로부터 그 이야기가 시작된다. 판소리와 남미 문학이라는 낯선 만남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버거운 삶과 누구나 고독한 이방인일 수 있다는 공감과 위로를 선사한다.이번 공연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원을 받아 진행한다. 티켓은 오는 24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를 통해 판매한다.
2023.05.18 I 장병호 기자
'꽃선비 열애사' 신예은X려운 부부됐다…최고 시청률로 종영
  • '꽃선비 열애사' 신예은X려운 부부됐다…최고 시청률로 종영
  • ‘꽃선비 열애사’[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SBS ‘꽃선비 열애사’ 신예은과 려운, 강훈과 정건주가 각자 행복을 찾은 아름다운 결말을 맞았다.지난 16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꽃선비 열애사’(극본 권음미, 김자현, 연출 김정민, 제작 ㈜아폴로픽쳐스, ㈜팬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S) 18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수도권 시청률 5.2%, 전국 5.0%, 최고 6.0%를 차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종영했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는 물론 최종회까지 5회 연속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를 수성하는 쾌거를 달성했다.먼저 강산(려운)은 정유하(정건주)의 참형 직전 이창(현우)과 군사들에게 활을 쏴 참형을 막았고, 정변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어 강산은 내금위장 김환(주석태)과 결투를 펼치던 중 자신이 폐세손 이설임을 알렸고, 윤단오(신예은)의 도움을 받아 김환의 기세를 꺾고 치명상을 남겼다. 김환은 바로 이창에게 강산의 존재를 말한 뒤 숨을 거뒀고 같은 시각, 윤단오는 대비(남기애)의 교지를 들고 수문장을 설득해 궁궐의 문을 열어 군사들의 길을 텄다. 마침내 이창과 독대한 강산은 용 문양의 칼을 보여주며 자신이 폐세손 이설임을 확인시켜준 후, 혈투를 벌이면서도 이창에게 순순히 항복하면 죽이진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분노한 이창은 “이 나라는 나의 것이다! 온갖 피를 묻혀 지켜낸, 나의 조선이야!”라며 강산의 칼을 움켜쥐어 자신의 몸에 깊이 찔렀고, “너도 나와 같다. 숙부를 베고, 옥좌에 오른 패역한 군주니라!”라고 폭주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다음 날 강산은 정유하에게 ‘이설’의 이름을 넘겨주며 옥좌에 오를 것을 제안했고, 이미 대비와 신원호(안내상)에게도 뜻을 전한 것이 드러났다. 이어 김시열(강훈)은 이화원을 떠났고, 정유하가 정식으로 옥좌에 오른 지 2년 뒤의 상황이 펼쳐졌다. 이화원은 제왕을 배출해낸 객주로 문전성시를 이뤘고, 강산과 혼인한 윤단오는 너른 바다를 보며 행복한 시간을 만끽했다. 더불어 육육호(인교진)는 과거에서 장원급제해 홍문관 수찬 직을 하사받았고, 윤홍주(조혜주)는 이화원에서 김시열이 불렀던 노래를 하던 시골 선비로부터 김시열이 나루터에 갔다는 것을 듣고, 곧바로 뛰쳐 가 김시열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재회를 이뤄냈다. 김시열은 다시 만난 윤홍주에게 화관을 선물하며 청혼했고, 두 사람은 이화원에서 행복한 혼례를 진행했다.이후 정유하는 친모 화령(한채아)의 무덤에서 성군이 되겠다고 다짐했고, 정유하에게 자신은 그 어떤 정쟁의 빌미도 되지 않을 거라던 강산과 강산의 아내가 된 윤단오는 길을 떠났다. 윤단오가 “후회되지 않으십니까? 평범한 하루를 위해, 포기한 것들이요”라고 묻자 강산은 “전혀. 단 한 순간도 후회한 적 없었다. 내 옆에 언제나처럼 네가 있으니까”라며 입을 맞췄고, 두 사람은 미소를 띤 채 서로의 손을 맞잡으며 해피엔딩을 선사했다. 이와 관련 희망과 따뜻함을 안긴 퓨전 사극 ‘꽃선비 열애사’가 남긴 것들을 정리해봤다.◇로맨스와 정치 활극의 조화‘꽃선비 열애사’는 싱그러운 ‘청춘 로맨스’로 첫 문을 열어 설렘을 안겼고, 극 중간중간 미스터리한 사건들로 쫄깃한 긴장감과 궁금증을 계속 유발했다. ‘폐세손 이설’의 정체가 밝혀지기 전까지 ‘꽃선비 3인방 중 누가 이설일지’에 대한 무한 상상력을 동원하게 했고, 폐세손 이설을 찾는 동안 서로를 걱정했던 강산과 윤단오의 로맨스는 애틋함을 드높였다. 더불어 반전을 안겼던 파수꾼 김시열의 정체가 드러나며 시련을 맞았던 ‘홍시 커플’의 가슴 아픈 이야기와 정유하를 폐세손 이설로 옥좌에 앉히려던 신원호의 의뭉스러운 모습, 속을 알 수 없는 상선(이준혁)의 태도는 그들의 심리를 끊임없이 추리하게 만들며 몰입감을 이끌었다. 이는 여러 작품을 통해 미스터리 소재를 탁월하게 그려낸 권음미 작가, 신선한 필력과 상상력을 빛냈던 김자현 작가가 탄생시킨 이야기의 힘으로 차곡차곡 쌓인 서사가 막판 반등을 이끄는 주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했다.◇청춘 배우들의 신선한 케미‘꽃선비 열애사’가 남긴 두 번째는 안방극장에 신선한 케미와 새로운 영향력을 발굴한 연기파 청춘 배우들의 열연이라 할 수 있다. ‘더글로리’로 주목을 받았던 신예은은 상큼하고 당찬 윤단오 역으로 전작의 이미지를 말끔히 지운 것은 물론 코믹, 애절, 단호한 연기까지 모두 소화 가능한 만능 연기자임을 증명했다. 강산 역의 려운은 감정 연기부터 액션 연기까지 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으로 강인한 카리스마와 로맨틱한 면모를 모두 보여주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강훈은 완벽한 반전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극 초반 마냥 해맑던 ‘한량’ 김시열과 극 후반 고독함을 장착한 ‘파수꾼’ 김시열의 극과 극 연기는 더욱더 커진 강훈의 연기 스펙트럼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출생의 비밀부터 가슴 아픈 짝사랑, 세상을 바꾸겠다는 굳은 의지의 성군까지 다양한 변신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정유하 역 정건주는 다채로운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무한 성장성을 가진 보배 같은 배우임을 스스로 확인시켰다.◇분위기 따라 변주하는 몰입력 연출‘꽃선비 열애사’는 청춘 로맨스와 정치 활극이 어우러진 만큼 분위기 따라 변주하는 영상의 느낌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고, 여기서 사극 정통인 김정민 감독의 연출이 빛을 발했다. 이화원에서 티격태격하며 은근히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게 되는 로맨스 장면에서는 화사한 영상으로 극의 활기를 돋웠고, ‘강단 커플’의 첫 키스 장면이나 이화원 앞에서의 ‘흰 눈 재회’, ‘홍시 커플’의 첫 키스 장면 등 애틋한 장면에서는 소프트한 영상 톤으로 몽글몽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반면 장태화(오만석)가 상선의 비밀 회동을 쫓았던 장면, 김시열이 추풍낙엽처럼 군사들을 무찌르는 장면, 강산과 이창의 막판 대립 등 액션과 긴장감이 넘치는 장면에서는 다각도의 컷과 스피드한 편집으로 보는 맛을 살리며 흡입력을 높였다.제작진은 “그동안 ‘꽃선비 열애사’에 보내주신 시청자분들의 뜨거운 사랑에 감사드린다”며 “삶이 지칠 때 한 번씩 꺼내 보면 봄바람의 설렘으로 물 들 것 같은, 기분 좋은 드라마로 기억되길 바란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2023.05.17 I 김가영 기자
뮤지컬 '베토벤' 박효신 "절실함 표현 열중"...두 번째 시즌 성료
  • 뮤지컬 '베토벤' 박효신 "절실함 표현 열중"...두 번째 시즌 성료
  •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 장면. EMK뮤지컬컴퍼니 제공.[이데일리 이혜라 기자] 뮤지컬 ‘베토벤’ 두 번째 시즌이 막을 내렸다.EMK뮤지컬컴퍼니는 국내 대형 창작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이하 베토벤)이 지난 1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5개월 간의 공연을 마쳤다고 16일 밝혔다. 뮤지컬 ‘베토벤’은 초연 당시 약 15만명이 관람했다. 초연에 이어 이번 시즌도 티켓오픈 후 주요 온라인 티켓 예매사이트에서 뮤지컬 부문 전체 예매율 1위를 석권하기도 했다.이 작품은 베토벤의 삶과 음악을 뮤지컬로 창조한 작품이다. 우리 귀에 익숙한 베토벤의 기악곡을 뮤지컬 넘버로 재해석한 시도가 관심을 모았다. 아울러 섬세하고 화려한 무대와 소품 등도 눈길을 끌었다.이번 세종 공연에서는 베토벤과 토니를 비롯한 주요 배역의 솔로곡 및 새로운 곡을 추가로 작곡해 캐릭터의 표현력과 서사를 증폭하기도 했다. 무대, 소품, LED 영상 등으로도 유기성을 높였다.특히 박효신, 박은태, 카이, 조정은, 옥주현, 윤공주를 포함한 55명의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박효신은 “매회 무대에 오를 때마다 베토벤의 절실함과 고독에 대해 더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베토벤’을 진심으로 아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박은태는 “베토벤이라는 작품은 이제 첫 발을 내디뎠고, 앞으로 전 세계에 많은 영향을 미칠 작품이라 생각한다”며 “첫 씨앗을 뿌린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는 배우와 제작진이 되겠다”고 말했다.카이는 “고대하던 이 무대에 베토벤으로 관객들을 찾아 뵐 수 있어 진심으로 영광이었다”며 “창작 초연인 만큼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관객분들이 함께 해주어 무사히 마칠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언급했다.한편 뮤지컬 ‘베토벤’은 베토벤의 사후, 그의 유품 중에서 발견된 불멸의 연인(Unsterbliche Geliebte)에게 쓴 편지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1810년부터 1812년을 배경으로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청력 상실의 위기를 맞은 40대의 베토벤이 안토니 브렌타노를 만나며 모든 경계와 제약에서 벗어나 내면에서 끌어올린 음악을 만들어내는 ‘인간 베토벤’의 모습을 담았다.
2023.05.16 I 이혜라 기자
 당연(當然)과 배려(配慮)
  • [칼럼] 당연(當然)과 배려(配慮)
  • [박중철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 그 당연함이 강자의 일방적인 생각이거나, 약자가 수긍할 수 있는 수준 바깥이면 당연함은 공감이 아닌 폭력이 된다. 우리는 종종 상대와 내가 같은 눈높이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당연함은 착각일 수 있다. 특히 병원에서 의사들은 환자와 같은 배를 탄 동지라고 생각하지만, 그 배가 망가져 침몰해도 물 속에 잠기는 것은 환자일 뿐 병원과 의사는 안전하다. 그래서 환자와 보호자들은 병원이 정한 원칙을 진심으로 당연하다고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치유라는 약속을 믿기 위해 그저 견디고 기다리는 것이다. 박중철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미국 하버드의대의 정신과 교수이자 의료인류학자인 아서 클라인먼(Arthur Kleinman)은 의사이면서 10년간 치매에 걸린 아내를 돌보는 간병 보호자로 살았다. 그 경험을 담은 책 ‘케어(The Soul of Care)’에서 그는 환자와 보호자는 병원이란 공간에서 한정 없이 기다리는 존재이고, 당연하게 요구되는 그 기다림은 자신들의 미래를 잃어버리는 시간이었다고 회고한다. 60대 중반 여성 말기 위암 환자가 있다. 완치라는 희망으로 병원이 요구하는 그 모든 당연함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50대를 병원에서 보냈다. 10여 년 동안 셀 수 없는 검사를 했고, 위를 모두 잘라냈고, 힘든 항암 주사도 견뎠다. 하지만 병은 멈추지 않고 몸의 다른 장기로 번져 갔다. 이때부터 그는 자신에게 요구되었던 당연함을 점점 참을 수 없게 됐다. 기적과 같은 가능성을 얘기하며 새로운 항암치료를 시작하자는 의사의 제안을 처음으로 거절했다. 마지막까지 치료 가능성을 포기해선 안 된다는 환자의 당연한 도리를 거부한 순간 담당의사는 집 근처 호스피스를 알아보라고 했고 동시에 그를 위한 시간과 공간은 그 병원에서 사라졌다. 병원이란 곳은 고통의 크기보다 치료 가능성을 우선한다는 그 당연함을 말기 환자가 되어서야 새롭게 알게 됐다. 호스피스를 권유받았지만 병원에 이골이 난 그는 그냥 집에서 지냈고 복수로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면서 다시 병원을 찾게 됐다. 복수 천자라는 것이 간단한 시술인 줄 알았지만 과정은 항암 주사를 맞을 때와 다르지 않았다. 아침 일찍 병원에 와서 미리 혈액검사를 하고, 오래 기다려 짧은 외래진료 후에 주치의의 복수 천자 처방이 떨어지면, 다시 영상의학과로 가서 한참을 기다려 초음파 검사로 주삿바늘로 찌를 부위에 표식을 받고, 주사실로 가서 누워있으면 한참 뒤 수련의로 보이는 젊은 의사가 와서 배에 주삿바늘을 꽂았다. 아침 7시에 집을 나선 지 8시간 만에 첫 복수 한 방울이 몸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해가 진 후 집에 돌아와 탈진으로 이틀을 드러누운 후에야 그와 남편은 그동안 거들떠보지 않던 호스피스를 떠올렸다. 그리고 10년 넘은 세월을 함께 했던 병원과 작별했다. 그가 호스피스 신청을 위해 우리 병원에 들고 온 진료의뢰서에는 위암과 다발성 전이 외에도 처음 들어보는 ‘병원 공포증’이라는 소견이 함께 적혀 있었다. 그만큼 병원이라면 그는 진저리를 쳤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런 그가 호스피스를 찾은 진짜 이유는 어디선가 호스피스에 가면 일찍 죽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복수 천자를 위한 것 외엔 입원치료는 물론 그 어떤 주삿바늘이 몸에 닿는 것도 거부했기에 호스피스팀이 집으로 방문하는 가정형 호스피스 서비스로 연결됐다. 나는 가정형 호스피스팀과 함께 그의 집을 방문했다. 안방 침대에 누워있는 그의 배를 휴대용 초음파로 간단히 살핀 후 바로 복수 천자를 시작했다. 1시간 동안 무려 4ℓ 정도 되는 복수가 빠져나오자 그는 ‘허파에 바람 든 사람’마냥 어쩔 줄 몰라 하며 계속 웃음소리를 냈다. 병원에서 반나절을 허비해야 받을 수 있는 이 간단한 시술을 내 집 내 침대에서 이렇게 편하게 할 수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며 씁쓸한 헛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문제가 있었다. 그의 복수 증가 속도가 빨라 최소 주 2회 복수 천자를 해야 하는데, 인력은 부족하고 방문해야 할 환자는 많고, 그의 집은 너무 멀어 규칙적으로 주 2회 방문이 어려웠다. 그래서 아직 그의 거동이 자유롭고 남편은 은퇴 후 여유가 많으니 주 2회 내 진료실로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신 나는 그에게 그동안 당연하게 겪어야 했던 ‘기다림과 번거로움’을 더 이상 겪지 않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 날부터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가장 한가한 시간에 맞춰 그는 내 진료실로 방문했고, 나는 즉시 비어있는 옆 진료실에서 바로 복수 천자를 시행했다. 모든 것들은 사전에 미리 준비해 뒀기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복수 천자가 이뤄졌고, 1시간 안에 4~5ℓ의 복수가 빠져나가면 그는 날듯한 가벼운 몸이 되어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체중이 38㎏ 남짓인 그에게 4~5㎏의 복수를 배에 담고 사는 것은 정말 힘든 시간이었는지 그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꼬박꼬박 방문했다. 그렇게 석 달이 흘러 계절은 겨울에서 봄이 됐고, 흐르는 시간만큼이나 그는 조금씩 수척해져 갔다. 그만큼 월요일과 목요일의 만남도 익숙해졌고, 병원 공포증이 있다는 그는 언제부턴가 이 두 번의 외출을 즐기는 듯 보였다. 그는 복수 천자를 시행하기 전 늘 습관처럼 애원하듯 배 속에 있는 복수를 단 한 방울도 남기지 말고 최대한 뽑아달라고 말했다. 마치 배 속 복수를 증오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의 수척함이 맘에 걸려 병원에 온 김에 영양제 주사나 알부민 주사라도 맞고 가라고 부탁해도 그는 말없이 씨익 웃으며 바로 집으로 향했다. 어느 날 나는 또 어김없이 주사라도 맞고 가라는 부탁을 거절당한 후, 왜 그렇게 약이나 주사는 거부하고 복수에 대해 집착하는지 그에게 물었다. “항암치료를 포기하고 이제 몇 개월 살지 못할 거라 생각해서 처음엔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즐겁게 보내려고 했죠. 그런데 2년이 지나도 하늘에서 불러주진 않고, 갑자기 배가 산처럼 커지더라고요. 이젠 다른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 그냥 집에서 누워있는 게 제일 편해요. 선생님, 조금 더 지나면 누워있는 것도 고통스럽고 힘든 때가 오겠죠? 사실 요즘 그런 걸 느껴요. 그리고 살아있는 동안 지금보다 더 고통스러운 상태를 겪어야 할 텐데, 과연 이게 언제 끝나는 걸까요? 그걸 빠짐없이 다 겪어야 하느님이 불러줄까요? 그냥 어디가 더 망가지더라도 상관없어요. 오늘 하루만이라도 편하게 보내고 싶어요.” 또 한 달이 흘렀다. 난 가끔 복수배액관을 심는 시술이나, 알부민 주사를 슬며시 권유했지만 그는 씨익 웃으며 늘 똑같이 한 방울도 남김없이 복수를 뽑아달라는 말만 했다. 그리고 봄의 문턱에서 꽃샘추위가 찾아온 어느 날 그는 매우 힘들어하며 진료실을 찾았다. 알 수 없이 온몸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모든 뼈마디와 뼛속까지 너무 아프다고 했다. 이전에 받아놓은 마약진통제가 있지만 그전부터 자신은 그 약이 전혀 듣질 않기에 애초에 진통제를 챙겨 먹을 생각은 포기하고 그냥 견디는 중이라고 말했다. 나는 답답할 정도로 고집스러운 그의 태도에 속상해 오래 살라고 하지 않을 테니 제발 아픈 걸 참지 말라며 타박을 했다. 그리고선 다른 진통제를 처방해주겠다고 제발 챙겨 먹으라고 말했다. 그는 광대가 더 도드라진 수척해진 얼굴에 늘 같은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네 아프지 않고 싶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렇게 견딜 수 없게 아픈 게 반갑기도 했어요.”난 아픈 게 반갑다는 그의 궤변에 어리둥절해서 그게 무슨 말인지 되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이전보다 확실히 더 나빠진 거잖아요. 점점 끝이 다가오고 있다 생각하니 왠지 즐거워졌어요. 이제서야 하늘이 나를 불러주는 것 같아요.”나는 차마 그 말에 대꾸를 할 수가 없었다. 지난 2년간 그가 매일 겪었을 고통과 죽음을 향해가는 고독이 얼마나 비참한 것이었기에 그는 더 나빠진 몸이 오히려 반갑다고 하는 걸까? 그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래도 이렇게 선생님 만나러 1주일에 두 번 병원에 오는 게 제 유일한 외출이고 즐거움이에요. 세상에는 저한테 친절한 게 하나도 남지 않은 것 같은데, 여기 병원에 올 때마다 이렇게 모든 것이 쉽고 편하게 이뤄지니 너무 신기해서 지난 10년 동안 쌓였던 화가 다 풀리는 것 같아요. 몸은 아파도 잠도 잘 자고 마음은 너무 편해요.”10년 동안 참았다는 말이 서글펐다. 우린 그동안 병원의 규칙과 절차들이 합리적이고 과학적이라 믿었기에 환자들도 기꺼이 따라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공감대 위에 의료진과 환자는 수평적인 눈맞춤을 하고 있다고 믿었지만, 사실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각자가 짊어진 무게는 매우 달랐다. 우리는 직업이었지만, 환자는 자기 삶 전체를 짊어지고 우리가 당연하다 그어 놓은 그 선 위에 서 있었다. 자신의 미래가 사라지는 걸 느끼면서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참고 또 참으면서 말이다. 더 이상 목숨에 연연하지 않을 때야 비로소 당연한 기다림을 거부할 수 있게 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우리가 외치는 당연함의 본질에 대해 혼란스러워졌다. 그런 생각 속에 한 가지 깨닫게 된 것은, 세상에는 모두가 지켜야 하는 당연함이 존재하지만 그 당연함을 넘어서는 친절을 우리는 배려라고 불러왔다는 것이다. 원칙의 당연함보다 배려의 당연함이 지금까지 세상의 질서를 지켜 온 진짜 버팀목은 아니었을까? 한편 박중철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009년부터 호스피스완화의료기관에서 말기 환자들의 마지막을 지켜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그동안 그가 직접 체험하고 고민한 우리 사회의 죽음의 문제를 사회, 역사, 철학, 의학이라는 다양한 관점에서 다룬 <나는 친절한 죽음을 원한다>를 펴냈다. 현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임상조교수,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학술위원을 맡고 있다.
2023.05.04 I 이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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