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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창용의 공간·공감]전남도청의 고백
- 지난 15일 광주 동구 금남로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민주평화교류원에서 옛 전남도청 개방 행사가 열리고 있다. 아시아문화전당은 5·18 민주화운동 38주년을 맞아 ‘시민군 최후의 항전지’인 옛 도청을 다음 달 17일까지 개방한다.(사진=연합뉴스)현재 아시아문화전당(ACC)의 일부로 보존중인 구 전남도청사. 중앙의 본관과 좌측의 회의실은 근대건축의 양식적 보존 가치가 높다. 가장 우측의 별관은 왼편을 철거해 ACC의 입구로 삼았다. 별관 3층은 도청사 보존 대책위가 위치해 공존하고 있는 상태다.(사진=뉴시스)[현창용 Architects H2L 대표] 38년전 5월 구 전남도청은 역사적 사건의 무대였다. 1980년 광주에서 민주화운동 시민군 본부로 사용된 이 청사는 현대사의 갈림길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시대의 증언자다. 외지인들의 눈에는 백색 콘크리트 덩어리로 보일지 몰라도, 누군가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지독한 아픔과 기억이 각인된 건축이다.5·18의 산 증인이란 상징성 뒷켠, 전남도청은 한국 건축사에서 중요한 역사적 사료이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에 지어진 건축물로 한국인 건축가 고(故) 김순하 건축가가 직접 참여해 지은 유일한 건물이다. 이와 함께 건물 정면의 코린티안 장식(그리스 신전의 기둥양식)을 차용한 창, 곡선으로 처리한 코너부위, 테라스의 도입 등 동시대 건축물에서 찾아보기 힘든 건축적인 시도들이 풍부한 건축물이기도 하다. 본청 뿐 아니라 별관, 경찰청, 민원실, 상무관까지 5개 동 모두의 건축적 표현과 시공 디테일들은 원형의 보존이 필수적이다.이같이 귀한 건축물을 우린 지금 방문할 수 없다. 접근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노무현 정부에서 ‘광주 문화수도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전남도청 일원을 ‘아시아 문화전당(ACC)’ 예정부지로 확정, 국제 설계경기를 거쳐 2005년 착공함으로서 90여년의 도청의 역사가 변화를 마주했다. 당선된 계획안에서는 전남도청을 포함한 5개동의 외형을 보존하고 전시관 1~5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ACC측은 계획안에 기반해 전시컨텐츠를 이식해 운영하고자 했다.물론 전시의 내용은 5·18과 무관하지 않다. 당시의 역사적 의미와 도청의 공간적 특성을 반영해 ‘5·18 민주평화기념관’으로 명명하고 민주, 인권, 평화정신을 공유할 수 있는 전시관으로 꾸미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도청 내의 총탄 흔적, 당시 상황실, 방송실, 시민군 대변인실 등을 원형대로 재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18 유공자와 유가족들, 그리고 ‘옛 전남도청 복원을 위한 범 시도민 대책위원회’ 및 관련단체들은 ‘보통의 전시관’이 보여주는 어쩔 수 없는 공간의 훼손을 염려해 정부와 ACC측의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ACC 조성 과정에서 본관과 별관 사이의 연결부위가 이미 훼손됨으로서 양측의 대립은 심화된 상태다.건축가의 눈으로 바라보는 전남도청은 5·18의 역사적 가치, 근대 건축문화재로서의 건축적 가치 중 어느 하나만을 취할 수 없는 건축물이다. 역사의 증언자이자 건축적 사료라는 두 가치 모두 보존돼야 하고, 모두 전달돼야 한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정부 및 ACC와 대책위 및 관련단체 사이에 그어진 평행선이 접점을 찾아야 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마치 유리상자의 모형처럼 건축물의 원형을 온전히 보존한다고 해서 그날의 비극과 건축적 가치들이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작품만 있고 큐레이터는 없는 박물관처럼 방치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반면 다른 ACC의 전시장들처럼 전시물 설치 운영 등을 위한 공간디자인이 가미된다면, 이 역시 진정한 가치들을 가려버릴 위험이 있다. 이는 그날의 광주를 기억하는 시민들이 ACC의 손을 들어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전남도청은 고백할 준비가 돼 있다. 어쩌면 38년전 그날부터 혹은 건물이 지어진 90년 전부터 우리의 건축사, 현대사의 중요한 증언들을 건물에 가득 품고 이야기 보따리를 풀 준비를 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정부와 시민단체의 대립의 틈, 들어줄 이들과 만날 기회를 잃어버린 채 한없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전남도청은 정부의 도청도, 대책위의 도청도 아닌 시민들의 도청, 그리고 우리 민주주의의 도청이다. 양측의 입장정리는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할 만큼 했다. 하루빨리 한국 현대사와 건축사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도청사로부터 전해들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현창용 Architects H2L 대표.☞현창용 대표는?- 현(現) Architects H2L 대표- 현 중앙대학교 건축학부 겸임교수- 건축사/건축학박사/미국 친환경기술사(LEED AP)
- 가장 비싼 국유재산은 경부고속도로…11.2조원
-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국유재산은 경부고속도로였다. 또 지난해 말 기준 국유재산 가치는 1075조원으로 전년보다 30조6000억원 늘었다.기획재정부는 26일 이 내용을 포함한 ‘2017 회계연도 국가결산’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국유 건물, 유·무형자산, 고속도로 등을 아우르는 국유재산은 2017년 말 기준 1075조원으로 전년보다 30조6000억원 늘었다.가장 비싼 정부 재산은 서울과 부산을 잇는 경부고속도로였다. 2017년 말 기준 가치는 11조1876억원으로 정부 보유 재산 중 가장 높았다. 1년 전 10조9480억원에서도 2396억원 늘었다. 고속국도 중에선 서해안고속도로(서울~목포·6조6936억원), 남해고속도로(부산~순천·6조3496억원), 당진·영덕고속도로(5조9355억원)가 그 다음으로 비쌌다.국유 건물 중 가장 비싼 건 정부세종청사였다.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입주한 정부세종청사 1단계가 4610억원,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있는 정부세종청사 2단계가 4164억원으로 각각 1~2위를 기록했다.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3143억원), 정부대전청사(2190억원), 국회의원회관(2168억원)이 뒤따랐다.국가 무형자산 중 가장 비싼 건 관세청의 4세대 국가관세종합정보망(유니패스)이었다. 물류와 수출입 관련 민원과 행정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종합 시스템이다. 관세청은 지난 2016년 5월 1007억원에 이를 사들였다. 국세청이 2015년 7월 694억원에 산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이 그 다음으로 비쌌다. 국가보유 물품 중 가장 비싼 건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4호기(누리와 미리)로 장부가액이 352억원이었다. 뒤를 잇는 2~5위 물품은 모두 관세청의 것이었다. 국가종합정보망 운영서버 1호기(327억원),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서버(113억원), 국가종합정보망 운영서버 2호기(96억원), 엑스레이 화물검색기(63억원) 순이었다.2017년 말 기준 고속국도 재산 가치 톱5. 기획재정부 제공2017년 말 기준 국유 건물 재산 가치 톱5. 기획재정부 제공2017년 말 기준 무형 자산 재산 가치 톱5. 기획재정부 제공2017년 말 기준 국유 물품 재산 가치 톱5. 기획재정부 제공
- [지하철여행③] 핫 플레이스부터 문화 예술 투어까지
- 밤에 더욱 빛나는 1913송정역시장[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동장군이 물러간 자리에 봄바람이 조금씩 스며든다. 살랑거리는 바람 따라 다채로운 매력이 가득한 광주광역시로 이른 봄나들이를 떠나보자. 서울에서 광주까지 KTX로 두 시간 이내면 닿는데다, 도심 주요 명소를 지하철이 연결해 차 없이 여행하기 편하다. 광주지하철은 현재 1호선 단일 노선이며, 총 20개 역을 운행한다. 요금은 교통카드를 이용할 경우 1250원으로 전 구간이 동일하다. KTX 광주송정역에 내리면 지하철 광주송정역과 이어진다. 걸어서 3분 거리에 광주의 핫 플레이스 가운데 하나인 1913송정역시장이 자리해 가볍게 떠난 발걸음이 더욱 설렌다. 1913송정역시장은 이름에 있는 숫자(1913년 매일송정역전시장으로 시작)에 나타나듯, 역사가 100년이 넘는 전통시장이다. 2년 전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로 재탄생한 이곳에는 과거와 현대가 공존한다. 200m 남짓한 시장 골목을 따라 긴 세월이 느껴지는 종전 점포와 개성이 톡톡 튀는 상점이 옹기종기 모였다. 전통과 젊은 감성이 어우러진 1913송정역시장가게마다 다른 특징과 사연을 담은 간판은 1913송정역시장 구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맥주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책맥’ 서점도 들러볼 만하다. 옛 교복을 입고 추억 놀이에 빠지거나, 작은 사진관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시장에는 먹거리도 풍성하다. 수제 초코파이와 양갱, 김부각, 브루어리 맥주 등이 입맛 다시게 한다. 1913송정역시장은 평일 밤 10시, 주말 11시까지 개장하기 때문에 다른 곳을 여행한 뒤 야간 코스로 잡아도 좋다.국내 유일한 단관극장인 광주극장 상영관문화 예술에 관심 있다면 광주극장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추천한다. 국내 유일한 단관 극장(한 극장에 스크린이 하나인 극장)인 광주극장은 금남로4가역과 가깝다. 2번 출구로 나와 5분 정도 걸으면 된다. 1935년에 개관한 광주극장은 8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지금 건물은 1968년 화재로 전소되어 재건축한 것이다. 화재 당시 안타깝게도 많은 자료가 불탔지만, 극장 안 곳곳에는 옛 흔적이 묻어난다. 일제강점기 형사들이 영화나 공연 내용을 검열하던 임검석도 고스란히 보존되었다. 광주극장에서는 흥행작 위주로 상영하는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달리 다채로운 영화와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현재 예술 영화 전용관으로 운영되며, 해마다 광주극장개관영화제를 개최한다. 축제 기간에는 간판실과 고전 자료 수장고를 둘러보는 극장 투어도 진행한다. 광주극장은 아직 건물 외관에 손간판을 거는 전통을 유지한다. 정성껏 붓질한 손간판은 어떤 영화보다 서정적인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광주극장_과거의 흔적이 묻어나는 필름 영사기금남로4가역과 한 정거장 거리인 문화전당역은 5·6번 출구에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내부로 연결된다. 2015년에 개관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아시아 문화 교류와 콘텐츠 창작, 전시, 공연, 유통이 이루어지는 복합 문화 예술 공간이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최후 항전지인 옛 전남도청 자리에 위치해 역사적인 의미도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민주평화교류원과 어린이문화원,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등 5개 테마로 나뉜다. 보존 건물을 활용한 민주평화교류원을 제외하고 모두 지하 공간으로 설계되었지만, 채광이 좋아 답답한 느낌이 없다.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어린이극장과 도서관, 체험 공간 등으로 구성된 어린이문화원이 좋은 여행지가 된다. 전문 해설사가 동행하는 ACC 투어에 참가하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더 풍부하고 알차게 관람할 수 있다. 하루에 4회(수·토요일 5회) 무료 운영하며,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거나 방문자센터에서 현장 접수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휴관한다.양림동의 숨은 재미인 펭귄마을광주 여행 명소 양림동역사문화마을도 지하철로 다녀올 수 있다. 남광주역에서 양림동까지 도보 10분 거리다. 가는 길목에 남광주시장이 있어 혼자 나서도 지루할 틈이 없다. 양림동은 100여 년 전 서양 선교사들이 세운 근대건축물과 전통 한옥이 어우러져 근사하고 멋스럽다. 골목을 돌아 나올 때마다 시간이 멈춘 듯 착각에 빠진다. 광주양림교회 뒤쪽에 세워진 오웬기념각(광주유형문화재 26호)과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물인 우일선선교사사택(광주기념물 15호)을 둘러보고, 한옥이 늘어선 골목을 천천히 거닐어보자. 광주민속문화재 1호 이장우가옥은 평일에 내부 관람이 가능하다.양림동에 자리한 조선 말기의 주택인 이장우 가옥한옥을 갤러리로 꾸민 한희원미술관도 추천 명소다. 새하얀 벽면에 걸린 한희원 작가의 컬러풀한 작품이 인상적이다. 작품을 관람한 뒤 햇살이 밝은 정원에서 차 한 잔 나누며 쉬기 좋다. 이강하미술관은 지난 2월 문을 열었다. ‘광주의 별’이라 불린 고 이강하 작가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접할 수 있다. 양림동의 숨은 재미 펭귄마을도 잊지 말고 챙겨보자. 골목 벽면에 버려진 고물과 추억의 물건이 가득하다. 기발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꾸민 전시물이 눈 닿는 곳마다 시선을 잡아끈다. 김대중컨벤션센터 외관5·18민주화운동을 체험하는 5·18자유공원은 김대중컨벤션센터역과 가깝다. 5·18민주화운동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당시 연행자를 고문하고 재판한 장소를 원형대로 복원했다. 오가는 길에 김대중컨벤션센터도 들러보자.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전 대통령 흉상과 핸드프린팅을 비롯해 여러 전시물이 눈길을 끈다. 김대중컨벤션센터역은 인권 테마 역사로 꾸며져 의미를 더한다. 이곳 외에도 남광주역은 추억 여행 전시관이, 광주송정역은 국창 임방울 선생 전시관이 자리해 색다른 볼거리로 지하철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3월 말에 여행한다면 광주 벚꽃 명소 운천저수지도 가볼 만하다. 운천역에서 가깝다.5.18민주화운동 자료들을 전시한 518자유공원 자유관(전시관)◇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남광주역(양림동역사문화마을)→금남로4가역(광주극장) 혹은 문화전당역(국립아시아문화전당)→김대중컨벤션센터역(김대중컨벤션센터, 5·18자유공원)→광주송정역(1913송정역시장)△1박 2일 여행 코스= 남광주역(양림동역사문화마을)→문화전당역(국립아시아문화전당)→금남로4가역(광주극장)→광주송정역(1913송정역시장)→(숙박)→ 운천역(운천저수지)→김대중컨벤션센터역(김대중컨벤션센터, 5·18자유공원)△가는길= 경부고속도로→천안 JC→천안논산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산월 IC→제2순환도로→풍서좌로→서창교차로에서 우회전→상무대로→광주송정역△주변 볼거리= 의재미술관, 무등산, 동명동, 광주김치타운, 청춘발산마을 등
- [여기어때]③ 남도의 예술을 만나다,
- 1913송정역시장의 낭만 넘치는 입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광주를 흔히 예향이라 부른다. 예부터 음악, 미술, 문학 등 예술이 꽃피고 예술을 향유하며 살던 고장이다. 예향 광주를 만끽하는 아트 트립을 위해 광주시립미술관으로 향한다. 호남고속도로 마지막 관문인 광주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불과 10여 분, 어느새 광주시립미술관 앞 주차장이다. 톨게이트에서 가까워 광주 여행의 첫 코스로 삼기 좋고, 광주를 떠나기 전 마지막에 들러도 동선이 맞는다. 첫 목적지라면 광주 아트 트립을 근사하게 시작하고, 마지막이라면 강렬한 피날레를 장식하는 셈이니 어느 쪽이나 상관없다. 광주시립미술관 앞마당에 마련된 어린이놀이터의 놀이기구는 현역작가가 만든 작품이다◇지자체 최초 공립 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광주시립미술관은 서울을 제외한 지자체가 최초로 개관한 공립 미술관이다. 미술관과 전시장이 어떻게 다른지 잘 구분하지도 못하던 1992년의 일이다. 광주문화예술회관의 전시실을 단순히 대관용으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기획·전시·교육할 수 있는 미술관을 만들어달라는 지역 주민의 목소리가 완성한 미술관이다. 협소한 문화예술회관에서 벗어나 지금의 자리에 건물을 짓고 문을 연 때가 2007년이다. 광주시립미술관 중정에 설치되어 로비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작품 ‘빨간구두’1층 로비에 들어서자 거대한 ‘빨간 구두’와 순백의 항아리에 나비 등 다양한 영상을 입힌 ‘변용된 달항아리’가 여행객을 맞이한다. 아트 트립의 첫 작품으로 더없이 기분 좋은 출발이다. 안내 데스크를 지나면 1·2전시실에서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빛 2017〉이 열린다. 하정웅 선생은 광주시립미술관에 작품 2500여 점을 기증한 주인공이다. 그가 기증한 작품 가운데 해마다 주제를 달리해 〈빛〉이라는 전시를 연다(〈빛 2017〉은 오는 2월 25일까지). 3·4전시실에서는 지역 여성 작가 3인을 선정한 아카이브 프로젝트 〈삶과 예술 그리고 여성〉전이 2월 10일까지 이어진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일년내내 다양한 기획전과 상설전을 연다. 삶과 예술 그리고 여성 전시 중 일부.광주시립미술관은 광주는 물론 남도 주요 작가의 작품을 소장·연구하며, 지역 출신 젊은 작가를 지원하는 사업도 꾸준히 펼친다. 남도 출신 화가는 허백련, 허건, 손재형, 허림, 오지호, 양수아, 강용운, 배동신, 천경자, 김환기 등이 있으며, 소장품 전시를 통해 이들의 작품을 꾸준히 선보인다. 아이와 함께라면 1층 서쪽에 위치한 어린이미술관을 놓치지 말자. 알록달록 경쾌한 색채로 꾸민 자동차, 우주선 모양 미끄럼틀, 과학과 예술이 접목된 롤링 볼, 생각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미술 체험실 등으로 꾸며 놀이하듯 예술을 접하는 공간이다. 어린이미술관에서 밖으로 나가면 작가들이 직접 설계하고 만든 놀이기구가 있는 〈와글와글어린이놀이터〉다. 전시인 동시에 실제 놀이터라는 점이 흥미롭다.놀이처럼 미술을 즐기는 어린이미술관 내부 모습광주에는 크고 작은 미술관이 많다. 증심사 아래 위치한 운림동은 미술관이 서너 개 모여 운림동미술관거리라고 불린다. 미술관거리가 시작되는 국윤미술관 앞에 의재미술관, 무등현대미술관, 우제길미술관까지 거리를 표기한 이정표가 보인다. 국윤미술관은 국중효 서양화가와 윤영월 조각가의 성을 따서 만든 곳이다. 작은 미술관이지만 상주하는 큐레이터가 작품을 설명해준다. 새하얀 건물이 돋보이는 우제길미술관은 증축 설계를 승효상 건축가가 맡았다. 1층은 카페로 사용하고, 지하와 2층에 전시실, 교육실, 회의 공간이 있다. 전시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무등산 풍광이 근사하다. 무등현대미술관은 증심사 가는 버스 종점 인근에 있다. 노출 콘크리트 기법으로 지은 건물에서 현대미술관이라는 성격이 강하게 느껴진다. 정송규 관장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상설전과 현대미술 관련 기획전이 다채롭게 열린다. 무등산 입구에 자리한 무등현대미술관◇핫한 광주의 여행지무등산 서쪽 기슭에 자리한 증심사는 860년(헌안왕 4)에 창건된 고찰이다. 주말이면 무등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절 앞을 숱하게 지나간다. 무등산 정상 부근은 겨우내 새하얀 눈으로 덮여 아이젠 없이 산행하기 힘들지만, 증심사까지 오가는 데는 운동화로 충분하다. 절 아래 남종화의 대가 의재 허백련이 말년을 보낸 집과 그의 작품을 전시한 의재미술관(2월 15일까지 휴관), 차밭 등 허백련 관련 흔적이 많다. 양림교회 모퉁이돌에는 이 교회의 역사를 새긴 ‘1904’라는 숫자가 새겨있다.계절을 불문하고 여행객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은 양림동역사문화마을이다. 정크아트로 독특한 분위기가 나는 펭귄마을은 어르신들 걷는 모양이 펭귄을 닮아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100년이 넘는 기독교 유적과 고택이 어우러지고, 근사한 카페와 맛집, 빵집, 공방이 있다. 양림동관광안내소 옆 공영 주차장에 차를 두고 천천히 걸어보자. 펭귄마을, 양림빵집, 광주양림교회, 오웬기념각, 최승효가옥, 이장우가옥, 우일선 선교사 사택, 선교사묘역 등 발길 닿는 곳마다 역사와 문화가 서렸다. 양림동 여행의 마지막은 무등산 조망이 멋진 사직공원전망타워가 제격이다.선교사묘역에서 호남신학대를 거쳐 언덕을 올라가면 사직공원에 이른다. 사직공원전망타워는 팔각정을 허물고 2015년에 세웠다. 높이 13.7m로 전망대에 오르면 양림동과 도심은 물론, 광주를 둘러싼 무등산까지 시원하게 펼쳐진다. 밤 10시까지 개방하니 야경도 감상할 수 있다. 요즘 광주의 핫 플레이스는 동명동카페거리다. 세련된 카페와 식당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어서고, SNS에 자주 등장하면서 젊은 커플 사이에 특히 인기다. 원래 동명동은 학원가다. 지금도 건물 1층은 카페나 식당이 대부분이지만, 2~3층은 학원 간판이 수두룩하다. 한옥을 개조한 카페, 컨테이너를 쌓아 올린 식당, 알록달록한 물건이 진열된 가게, 모던한 게스트하우스 등 걸동명동 카페 골목에서 만난 새우 요리음을 붙잡는 곳이 많다. 1913송정역시장은 광주 아트 트립의 마침표를 찍기에 적당하다. 푸드 트럭이나 매대가 복잡하게 얽힌 야시장과 달리 참신하게 디자인한 상점, 알전구를 지그재그로 매단 조명, 군더더기 없는 간판이 마치 몬드리안의 구상화를 보듯 깔끔하다. ‘1913송정역시장’ 글자를 공중에 매달아 설치한 것도 색다르다. 종전 시장의 정육점, 채소전, 쌀집, 어물전 등과 함께 2016년 재개장하면서 청년 상인이 차린 카페, 식당, 빵집, 꽃집 같은 세련된 가게가 모여 개성 있는 시장이 되었다. 1913송정역시장은 저녁에 더 운치 있다. 2월25일까지 이어지는 빛2017에서는 젊은 작가를 만날 수 있다.◇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광주시립미술관→운림동미술관거리→양림동역사문화마을→1913송정역시장△1박 2일 여행 코스=광주시립미술관→양림동역사문화마을→사직공원전망타워→1913→정역시장→(숙박) 증심사→운림동미술관거리→동명동카페거리△가는길=호남고속도로 서광주 IC→중외공원 입구→하서로→운암사거리에서 유턴→하서로→광주시립미술관△주변 볼거리=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립광주박물관, 광주광역시립민속박물관, 대인예술시장, 남광주밤기차야시장, 전통문화관, 청춘발산마을 등어릴적 추억을 되짚어보는 재미가 쏠쏠한 양림동 펭귄마을.
- [겨울레포츠]② 따뜻한 남쪽에서 즐기는 겨울레포츠
- 광주실내빙상장[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따뜻한 남도에도 겨울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살을 에는 칼바람이야 북쪽보다 한결 무디다지만, 코끝 시린 날씨에 몸도 마음도 움츠러들게 마련. 이런 때일수록 매서운 바람 가르며 겨울 레포츠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20년 전 문을 연 광주실내빙상장은 봄여름가을겨울 언제나, 남녀노소 누구나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공간이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 손잡고 얼음판을 누비는 가족, 선수 못지않은 자세를 보여주는 동호회 회원들이 찾는다. 체험학습을 나온 초등학생들이 강습을 받고 있다◇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광주실내빙상장’1년 내내 영하로 유지되는 이곳은 1830㎡ 널찍한 필드와 30×61m 규격 트랙을 갖췄다. 최대 500명 이상이 동시에 스케이트를 탈 수 있고, 붐비는 편이 아니라 여유 있는 스케이팅이 가능하다. 학생 단체가 몰릴 때는 조금 불편할 수 있으니 미리 전화 걸어서 체크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이 관리하는 빙판은 각종 빙상 대회를 치를 만큼 빙질이 훌륭하다. 레저용 스케이트를 1000켤레 이상 갖춰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스케이트를 빌릴 수 있다. 안전을 위해 필수인 헬멧은 무료. 입장료 4000원(어린이 3000원)에 스케이트 대여료가 3000원이니 7000원에 하루 종일 겨울 레포츠를 즐기는 셈이다. 초등학생 때 조그만 동네 스케이트장에서 잠깐 타본 것이 전부라면 원 포인트 레슨을 받자. 전문 강사에게 40분간 배우면 제아무리 운동신경이 빵점인 사람도 자기 속도로 스케이트를 타는 데 큰 무리가 없다. 원 포인트 레슨은 1인당 3만 원. 가족은 할인이 가능하다. 광주 시민이라면 회원으로 등록해서 제대로 강습 받을 수도 있다. 어린이, 청소년, 어른으로 나눠 격일반과 주말반을 운영하며, 강습 종목은 피겨와 스피드 스케이트, 쇼트트랙 등이다. 수준 높은 강습을 원하는 사람은 일대일 레슨을 이용한다.광주시청 야외스케이트장◇맑은 하늘 아래 얼음 가르는 ‘광주시청 야외스케이트장’맑은 하늘 아래 스케이팅을 즐기고 싶다면 광주시청 야외스케이트장이 제격이다. 2013년부터 해마다 겨울이면 광주광역시청 앞 문화광장에 선보이는 스케이트장은 2018년 1월 31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60×30m 크기 1800㎡ 규모 스케이트장은 동시에 300명까지 입장할 수 있으며, 이용 가능 연령은 만 6세 이상이다. 스케이트장 옆에 있는 썰매장은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40분, 주말에는 오후 8시 20분까지 운영한다. 1회(1시간) 이용료는 스케이트와 헬멧 대여료를 포함해 단돈 1000원. 넓은 임시 주차장이 무료라 주말이면 수천 명이 몰린다. 지금까지 광주시청 야외스케이트장을 찾은 사람은 약 34만 명.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을 중심으로 연인과 친구 등 남녀노소가 이곳에서 겨울 레포츠를 즐긴다. 스케이트장 주변에는 물품 보관소와 안내소, 의무실, 매점, 카페 등 각종 편의 시설이 있다. 초보자와 장애인을 위해 무료 스케이트 교실도 운영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신나는 DJ 박스가 설치되고, 만 12세 이하 어린이가 장난감과 책 등을 사고파는 빛고을벼룩시장이 열린다. 벼룩시장은 현장 접수로 참여할 수 있다. 5.18기념 공원 안 추모공간◇문화가 있어 더 즐거운 ‘광주’빛고을 광주에는 아이들과 함께 즐길 여행지가 많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 어린이문화원이다. 지난 2015년 문을 연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의 문화 교류, 콘텐츠의 창작과 전시, 공연, 유통이 펼쳐지는 복합 문화 예술 기관으로, 문화정보원과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어린이문화원 등으로 구성된다. 아이들의 감성과 창의성, 공감 능력을 키워주는 어린이문화원에서는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체험하는 놀이 여행이 가능하다.아시아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했다면 우리의 고유문화도 즐겨보자. 광주 지역 한복소공인특화지원센터가 운영하는 한너울한복체험관은 전통 한복에서 생활한복까지 다채로운 한복을 입고 추억을 남기는 공간이다. 한옥마을과 대나무 숲길 사진 등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전통 놀이를 즐기거나 나들이할 수도 있다.한너울한복체험관에서 7km쯤 떨어진 남도향토음식박물관은 남도의 맛과 멋을 엿보는 곳이다. 상설전시실과 뮤지엄스튜디오에서 남도 음식은 물론 한식 전반의 역사와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향토음식체험실과 어린이체험실에서는 남도의 전통 음식을 배우고 맛보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주말마다 떡과 한과, 케이크 등을 만들어보는 ‘이야기가 있는 주말 체험’이 적당할 듯.‘민주화의 성지’ 광주에 왔다면 먹고, 즐기고, 체험하는 여행에 생각하는 코스를 더해보자. 광주시청 야외스케이트장에서 10분쯤 걸으면 5·18기념공원에 닿는다. 5·18 민주화 운동 상징 조형물과 추모 공간 등이 자리 잡은 공원에는 넓은 숲과 연못, 산책로가 마련되어 아이들과 함께 쉬엄쉬엄 둘러보기 적당하다. 공원을 거닐면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이야기해도 좋을 듯. 공원 정상의 3층 누각 오월대에 서면 광주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남도향토음식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선 남도 음식뿐 아니라 한식 전반의 역사를 보여준다◇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광주실내빙상장→5·18기념공원→한너울한복체험관→국립아시아문화전당 △1박 2일 여행 코스= 광주실내빙상장→5·18기념공원→한너울한복체험관→국립아시아문화전당→숙박→광주시청 야외스케이트장→남도향토음식박물관→1913송정역시장 △가는길= 호남고속도로 장성 JC→산월 IC→쌍촌역→광주월드컵경기장 방면→염주종합체육관 방면→광주실내빙상장 △주변 볼거리= 만귀정, 금당산,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광주월드컵경기장, 5·18자유공원, 김대중컨벤션센터 등
- [문화대상 최우수작]② 클래식 '경기필, 윤이상 100주년 기념콘서트'
- 성시연 단장이 이끄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1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에서 열린 ‘베를린 뮤직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윤이상의 예악을 연주하고 있다(사진=경기도문화의전당).지난 한 해 치열하고 뜨거웠던 공연예술계가 마무리됐다. ‘제5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이 연극·클래식·무용·국악·뮤지컬·콘서트 등 6개 부문별 최우수작을 선정했다. 지난 12일 제5기 이데일리 문화대상 심사위원단은 서울 중구 소공로 이데일리 본사에서 1년을 결산하는 심사위원회를 열고 2시간가량 이어진 열띤 토론 끝에 6개 각 부문에서 2017년을 빛낸 가장 의미 있는 작품 한 편씩을 가름했다. 이날 선정한 최우수작은 △연극 ‘손님들’(프로젝트 내친김에) △클래식 ‘경기필,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콘서트&해외 투어’(경기도문화의전당) △무용 ‘리진’(국립무용단) △국악 ‘판소리 필경사 바틀비’(창작집단 희비쌍곡선) △뮤지컬 ‘레베카’(EMK뮤지컬컴퍼니) △콘서트 ‘워너원 프리미어 쇼콘’(CJ E&M)이다. 이들 중 한 작품은 심사위원 투표와 일반인이 참여하는 온라인투표, 이데일리 문화대상 운영사무국의 평가 등을 거쳐 대상의 영예를 차지하게 된다. 이데일리 문화대상은 대상 선정에 앞서 3회에 걸쳐 6개 부문별 최우수작에 대한 소개와 강도 높게 진행한 최종심사 현장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대상 발표·시상과 더불어 6개 부문별 최우수작을 시상하는 제5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은 내년 1월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편집자주>[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언어·인종·세대를 뛰어넘어 음악이 가진 힘을 증명한 무대였다. 지난 8월 26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을 시작으로 서울 예술의전당(9월 9일), 폴란드 카토비체(9월 15일)와 독일 뮤직페스트(9월 17일)까지 4회에 걸쳐 국내외 투어에 나선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경기필)는 윤이상의 대표 교향곡이자 난곡인 ‘예악’(禮樂)과 ‘무악’(舞樂)을 정교하게 연주해 큰 호평을 받았다.성시연 단장이 이끈 경기필의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콘서트& 해외투어’는 잊혀 가는 현대음악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을 다시 무대로 불러내 곡 특유의 정서와 색채를 온전히 그려냈다는 점을 높이 사 ‘제5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클래식부문 최우수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투어는 경기도문화의전당 주최로 열렸다. 올해로 탄생 100돌을 맞은 윤이상을 기리고 경기필 창단 20년을 기념해 기획한 연주다. 심사위원단은 “경기필은 아시아 악단 최초로 독일 베를린뮤직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난곡을 제대로 들려줬다”면서 “국내 대표 악단인 서울시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이 시도하지 못한 작곡가 윤이상을 재조명하고 한국 클래식의 위상을 올리는데 일조했다”고 평했다.작곡가의 내면세계를 정확히 포착한 연주의 집중력은 강점으로 꼽았다. 류태형 심사위원은 “지금까지 들어본 윤이상의 예악 중 최고로 꼽을만한 연주였다”고 귀띔했다. 악단의 성장과 가능성에서도 후한 점수를 얻었다. 심사위원단은 “성시연 단장이 이끈 4년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며 “단원과 만들어가는 합의 내공도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이외에 사이먼 래틀 지휘의 ‘베를린필 아시아투어& 피아니스트 조성진 협연’과 ‘KBS교향악단 721회 정기연주회: 바이올리니스트 제임스 에네스 협연’, 빈체로의 ‘연광철&김선욱 독일가곡의 밤’,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등이 후보에 올랐다. ‘KBS교향악단 721회 정기연주회’는 이목을 끈 연주를 선보였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으나 매회 연주력이 고르지 못한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연광철& 김선욱 독일가곡의 밤’은 규모 면에서 밀렸다. 최우수작을 두고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작품은 ‘베를린필의 아시아투어’였다. 베를린필 단장으로서 마지막 투어에 나선 래틀의 무대라는 점, 최고의 스타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협연이자 세계 3대 악단인 만큼 훌륭한 연주를 들려줬다는 면에서 인정할 만하지만 투어 일환으로 한국을 찾은 점은 아쉬웠다는 지적이다.심사위원단은 “왼팔 부상을 입은 피아니스트 랑랑의 대타로 무대에 오른 조성진이 베를린필과의 첫 협연을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도 “중국과 일본 일정은 유자왕이 협연했다는 점은 아쉽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이념 논란을 벗어나 재평가되고 있는 윤이상의 작품을 시의적절하게 들려줬다는 점 등은 올해 클래식 공연 중 수작이라 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클래식부문 심사위원강석희 경희대 기악과 교수, 김주영 피아니스트·평론가, 류태형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왕치선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평론가, 이나리메 작곡가·음악감독, 이석렬 평론가, 이소영 명지병원예술치유센터장·평론가, 이찬 용인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장일범 평론가(이상 가나다 순)성시연 단장이 이끄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1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에서 열린 ‘베를린 뮤직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윤이상의 예악을 연주하고 있다(사진=경기도문화의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