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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에서 하룻밤… 마음까지 시원해지네
- [조선일보 제공] 오락가락하던 장마가 걷히면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이어진다. 올 여름에도 전국 50여 개 산사(山寺)에선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템플스테이는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외국인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시작됐다. 5년이 흐른 지금은 속세의 짐을 잠시 벗어두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수행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 프로그램 내용도 연중 어느 때나 사찰을 찾아 쉬는 ‘휴식형’부터 어린이, 청소년, 가족 등 대상별 맞춤형과 간화선(看話禪)에 집중하는 단기출가 프로그램, 트레킹, 불교무술 수련 등으로 다양해졌다. 참가인원도 2002년 2400여명에서 지난해에는 7만여명이 참가하는 규모로 커졌다. 올해 전국의 사찰에서 마련한 템플스테이 수련 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 자세한 내용은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홈페이지(www.templestay.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전북 부안 내소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트레킹 중 직소폭포 앞에 누워 명상에 들었다. /내소사 제공 문태준 시인이 말하는 ‘절에서 하룻밤’ 수많은 방을 바꿔가며 수많은 방을 만났지만 절에 가 묵는 단출한 방만 못하다. 단출한 방에서의 하룻밤. 살림이 없는 방은 병(病)이 난 몸에게 처음 먹여주는 미음 같은 것. 절이 내주는 방은 가구와 가전이 없다. 절은 ‘맨밥’ 같은 방 한 칸을 내준다. 벽과 천장과 바닥만 있는 방. 나는 깜박깜박 졸다 화들짝 놀라며 깨어나기도 한다. 몸과 마음이 근질근질하다. 드러누웠다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가 뒷짐을 지고 방안을 서성거리기도 한다. 속말이 있으나 더불어 말할 사람이 없다. 두고 온 사람 생각이 왜 없겠는가. 접어놓고 온 일에 왜 불안하지 않겠는가. 일을 잊자고 온 곳에서도 일은 끝나지 않는다니. 잊고자 하여도 잊기 어려운 것은 그냥 둬본다. 좇아가 찾는 추심(追尋)을 삼가고 한 발짝 물러나 바라본다. 내가 가려서 선택하고 욕망했던 일을 무심하게 바라볼 뿐. 그때, 해후처럼 나를 마주하게 된다. 생각이 일면 생각이 일어나는 것을 본다. 이것 또한 관대하게 나의 마음을 경청하는 일 아니겠는가. 절에서 소낙비를 마음 없이 바라보는 일도 일미(一味)이다. 여름비가 내리다 문득 긋기까지의 그 짧은 시간. 잠깐 웃는 사이 같기도 하고, 울음이 쏟아졌다 막 멎는 사이 같기도 한 그것. 웃음도 울음도 잠깐 얽히고 설킨 그물의 일일 뿐, 모든 것은 흘러간다. 비가 그치면 풀벌레 소리가 돋아나니 더욱 좋다. 불어난 계곡물은 절을 에두르고, 물이끼는 돌의 이마에서 한층 짙푸르고, 계곡의 청량한 바람은 새소리를 맑게 옮겨준다. 녹음과 풀벌레소리와 골물과 돌이끼와 바람과 새소리와 간소한 방이 절에서는 나의 모든 재산. 그것들을 금고에 가둘 필요는 없다. 아무도 그들을 몰래 떠메고 가지 않을 것이므로. 도둑이 없으므로 빼앗길 것도 없고, 나로부터 빼앗아가는 이도 없다. 찐 감자를 내놓는 인심도 좋지만, 산나물과 말간 국으로 차린 소찬의 밥상도 좋다. 밤은 더 캄캄하고 적적하다. 오, 밤이 이렇게 길었다니. 한숨의 잠을 자고 나도 바깥은 여전히 밤. 그러니 일어나 밤을 걸어도 좋다. 구겨진 잠을 잘 필요는 없을 테니. 여름 밤의 긴 은하는 어떠한가. 그럴 때는 절 마당에 조용히 솟은 탑의 둘레를 가만가만 돌아보라, 한 가지 소원을 빌면서. 아무도 없는 절 마당의 한가운데에 쪼그려 앉아도 보라. 달밤에는 마루에 앉아보라. 내가 낮 동안 끌고 다닌 신발이 댓돌에 가만히 올려져 있는 것을 바라보라. ▲ 문태준 시인대숲이 가까이 있거든 댓돌까지 내린 대나무 그림자를 두 손으로 만져보라. 바람에 흔들리며 대나무 그림자가 댓돌을 쓸 때 먼지가 일고 있나 살펴보라. 나의 생을 누가 흔들고 있는지를 자문해 보라. 새벽녘에 스님이 목탁을 치며 절 마당을 돌거든 조용히 대웅전으로 가 스님들과 함께 아침예불을 올려보라. 하늘과 땅과 물속의 생명을 큰 사랑으로 다 보살피겠다는 원력도 세워보라. 너 나 할 것 없이 공양하겠다는 작심도 한번 해보라. 두고 온 사람들이 다시 보고 싶어질 때 그때 돌아오라. 당신보다 조금 늦게 찾아올 다른 사람을 위해 당신이 머문 한 칸의 방을 말끔하게 정리해 놓고서. 그곳에 빈 방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서. 비로소 당신의 마음에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방 한 칸을 들여놓았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될 것이다.
- [김용희의 생활의 지혜] 여름철 보양식
- [한국일보 제공]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느라 체력적으로 소모가 많고 식욕도 떨어져 자연스레 보양식을 떠올리게 된다. 요즘같이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몸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세상에 여름철 보양식은 보약이 따로 없는 여름을 거뜬하게 나기에 충분한 몸보신용이다. 또한 여름에는 탈이 나기도 쉬운 계절이라 이래저래 음식에 신경 써야 한다. 보양식도 나이 대에 따라 취향이 달라 10대는 삼계탕, 20대는 설렁탕, 30대는 보신탕, 40대는 장어구이를 꼽았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뜨거운 음식을 하필이면 왜 더운 여름철에 보양식이라고 먹을까? 여기서도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엿보인다. 여름철에는 겉으로는 열이 나지만 정작 몸의 안쪽은 차가워지기 때문이다. 몸의 양기가 모두 몸의 표면으로 나오고 속은 찬 기운만 남는다. 거기에 더우니까 찬 음식만 먹게 돼 속은 점점 더 차가워지게 된다. ▲ 삼계탕속이 차가우면 소화기능이 떨어지면서 설사도 잦아지고, 몸의 기운이 떨어지면서 몸의 저항력도 떨어지고 몸의 표면은 점점 열이 나게 되는 것이다. 이럴 때 뜨거운 삼계탕이나 보신탕을 먹으면 속이 따뜻해지면서 기운이 생기고 더위를 이길 수 있는 저항력이 생기는 것이다. ▲ 추어탕그러나 아무리 값비싸고 좋은 음식도 몸에 맞지 않으면 독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이 고단백, 고지방, 고칼로리로 구성된 보양식은 몸에 더없이 좋을 것 같지만 사람에 따라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므로 체질이나 질병의 성질에 따라 음식을 가려먹는 습관을 길들여야 한다. 여름철 보양식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삼계탕, 보신탕, 장어구이 같은 음식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질이 강하기 때문에 열이 많은 체질이나 혈압이 높은 사람의 경우에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성인병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담석증이 있는 사람은 고지방, 고단백 음식이 담석통증을 일으킬 위험이 있으며, 췌장염 환자도 지방이 췌장액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심한 통증과 함께 증상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여름철 갈증을 풀어주며 피로회복에도 좋은 ‘수박’도 당분이 많아 당뇨병 환자에게는 한 조각의 수박도 치명적일 수 있다. 여름이면 단백질 공급원이자 더위를 식혀주는 ‘콩국수’도 콩팥기능이 좋지 않은 신장질환 환자가 과다 섭취했을 경우에 고칼륨 혈증을 불러 올 수 있으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몸에 맞지 않은 음식을 계속 먹을 경우 위에 부담을 주어 위장 기능까지 약하게 하며 염증악화를 불러일으키는 등 보신하려고 했다가 오히려 병을 키우는 꼴이 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체질을 잘 알아 자신에게 맞는 음식을 섭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 장어구이 그러면 사상의학으로 분류한 4가지 체질 즉,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에 좋은 보양식과 나쁜 보양식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 태양인 상체가 유난히 발달한 반면 하체는 빈약하다. 허리가 약해 기대거나 눕기를 좋아한다. 머리가 크고 이마가 넓으며 광대뼈가 튀어나왔으며 얼굴은 둥근 편이다. 영웅심이 불타오르는 성격으로 오래 걷거나 서있지 못하며 이유 없이 다리에 힘이 빠진다. 이런 체질에는 더운 음식보다는 찬 음식이 좋고 육류보다는 해산물이나 과일류가 좋다. 간이 약하기 때문에 맵거나 자극성 있는 음식, 고칼로리 음식은 피한다. 새우 해삼 붕어 등은 기운을 내리면서 간을 보하고 정력을 도와주는 음식이다. 오가피차는 관절과 허리, 뼈를 튼튼하게 해주며 다리의 힘도 길러주고, 솔잎차, 송홧가루는 상체의 기를 맑게 하며 열을 내려준다. 좋은 보양식: 굴 해삼 멍게 해물류 메밀 채소류 나쁜 보양식: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꿀 인삼 녹용 영지 고추 후추 ● 소양인 상체가 발달한 반면 하체가 빈약하다. 머리가 작고 둥글고 눈매는 날카롭고 턱이 뾰족하다.활동적이고 적극적이나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잘 먹는 편이나 먹는 것에 비해 살이 잘 찌지 않는다. 몸에 화와 열이 많아 찬 음식이 좋고, 열이 많은 음식은 피한다. 맵거나 자극적인 조미료나 향신료 등 음식도 피한다. 소화기가 강해 찬 음식을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는 체질이다. 오리고기 돼지고기는 몸의 열을 내려주는 동시에 기운을 보충해준다. 닭고기 노루고기 개고기 흑염소 꿀 인삼 등 열이 많은 성질의 음식은 해롭다. 좋은 보양식: 돼지고기 오리고기 달걀 자라 가물치 해삼 굴 우렁이 복어 배추 상추 호박 수박 참외 맥주 나쁜 보양식: 닭고기 개고기 노루고기 흑염소 꿀 인삼 고추 생강 파 마늘 후추 겨자 등 조미료나 향신료 ● 태음인 태음인은 골격이 굵고 이목구비가 뚜렷하며 손발이 크고 뚱뚱한 경우가 많다.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고 말이 적고 조용하며 끈기가 있고 고집이 세다. 위장 기능이 좋아 우유 두부 같은 고단백 저칼로리 음식이 좋고 쇠고기나 장어가 좋다. 과식하기 쉬운 타입으로 비만, 고혈압의 위험이 있으므로 지방이 많은 음식은 피한다. 호두나 잣 등 견과류가 취약한 폐에 좋다. 좋은 보양식: 쇠고기 우유 콩 두부 율무 들깨 밀가루 잉어 연어 오징어 간유 명란 우렁이 뱀장어 대구 바나나 참외 밤 미역 나쁜 보양식: 닭고기 돼지고기 삼계탕 흑염소 달걀 인삼차 꿀 ● 소음인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체질로 체구는 작고 상체보다 하체가 발달되었으며 이목구비가 오밀조밀하다. 몸이 차서 땀이 적게 나는 체질이다. 성격은 대체로 내성적이며 신경이 예민하고 꼼꼼하다. 소화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따뜻하고 자극성 있는 향신료가 체질에 맞고, 차고 익히지 않은 날음식은 피한다. 삼계탕은 기운이 빠지고 땀이 많이 날 때 체력을 보충하고 땀도 안 나게 하는 소음인에 맞는 보양 음식이다. 염소고기 양고기도 좋다. 좋은 보양식: 닭고기 개고기 염소고기 양고기 흑염소 뱀탕 장어 갈치 조기 미꾸라지 메기 고구마 양파 마늘 겨자 후추 꿀 달걀 나쁜 보양식: 돼지고기 생선회 육회 오징어 냉면 참외 수박 빙과류 생맥주 보리밥 밀가루 여름철 보양식의 대표주자 삼계탕, 추어탕, 장어구이 ■ 삼계탕 삼계탕은 한국인들의 대표적인 여름철 보양음식이다. 육질이 연하고 소화가 잘 되고 단백질이 풍부해 특히 허약한 사람들의 기력 회복에 큰 도움을 준다. 인삼 황기 찹쌀 마늘 등을 채워 넣고 고아내는 삼계탕은 최고의 스태미너 음식이다. 삼계탕용 닭은 살이 두툼하고 푹신한 느낌을 주는 것을 골라야 한다. 껍질은 크림색으로 윤기가 나며 털구멍이 울퉁불퉁한 것이 좋다. 알을 낳기 전의 영계를 사용해야 한다. 400~500g의 영계가 가장 적당하며 너무 어리거나 알을 낳은 닭은 육질과 영양가가 떨어질 수 있다. 삼계탕을 조리할 때는 넣는 재료도 체질에 따라 달리해야 한다. 혈압이 높은 사람은 인삼을 넣지 말고 기름부위와 껍질을 완전히 제거하고 먹어야 한다. 소화기능이 떨어진다면 찹쌀과 마늘을 넉넉히 넣어야 한다. 마늘과 찹쌀 성분이 위장을 따뜻하게 해 여름철 설사 등을 막아준다. 땀을 심하게 흘린다면 황기를 넣어 먹는 게 좋다. ■ 추어탕 추어탕의 원재료인 미꾸라지는 단백질과 비타민A, D가 풍부하다. 지방이 불포화 지방산으로 콜레스테롤 피해가 적고 성질이 따뜻하여 배속을 따뜻하게 덥혀 주고 원기를 북돋우며 술을 빨리 깨게 하고 발기불능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소화가 잘돼 고령이거나 기력이 크게 떨어진 환자에게 이로운 음식이다. 피부에도 좋아 여성들에게도 좋다. ■ 장어요리 고단백식품인 장어요리는 영양가가 높은 음식으로 유명하다. 비타민A, B, E가 풍부해 시력보호 및 암 예방에 효과가 있고 난소 작용을 좋게 하고 주름방지, 피부탄력에도 영향을 줘 여성들에게 특히 좋다. 불포화 지방산인 DHA와 EPA가 풍부해 기억력과 학습능력 향상에도 좋다. 장어는 민물장어, 붕장어 등 종류가 다양한데 일반적으로 민물장어가 영양이 더 높은 편이다. 장어를 고를 때는 종류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너무 작은 것은 피하고 1년 반 정도 자란 50cm 이상 되는 것이 좋다. 너무 굵고 크면 맛이 떨어진다. 배를 갈라 놓은 장어는 속살 부분이 밝고 선명한 색을 띠는 게 신선도가 높은 상품이다. 살아있는 장어는 죽은 장어보다 가격이 몇 배 비싸지만 맛이 훨씬 좋다. 살아있는 장어는 상처가 없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게 좋다.
- [新 길거리 음식] 보는 것이 더 맛있다
- [조선일보 제공] 발걸음 닿는 곳마다 먹거리가 눈에 밟히는 계절, 여름이다. 서울 도심 한복판은 포장마차가 하나 둘 문을 여는 오후 5시 무렵이 되면 각종 ‘길거리 음식’이 들어서는 ‘먹자 골목’으로 변한다. 시원하면서 달콤하고, 짭조름하고도 뜨겁고, 달착지근하면서 알싸한 맛으로 무장한 길거리 음식들! 여행포털사이트 ‘윙버스’의 맛집 블로거 ‘이벽돌’(황수영)씨와 함께 길거리 음식 사냥에 나섰다. 한여름 더위를 날려줄 저렴한 가격은 물론, 기상천외한 모양으로 행인들을 유혹하는 먹거리를 만나보자. 별점은 5개 만점. 이벽돌씨가 매겼다. 회오리 감자 ★★★★☆ 19일 오후 6시, 명동 한복판이 들썩들썩하다. "여기, 줄이거든요!" "아저씨, 빨리 주세요!" 길게 늘어선 줄이 심상치 않아 비집고 들어가봤다. 앗, 뭔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희한한 모양의 음식이 보인다. 일명 '회오리 감자'다. '특수칼'로 미리 나선형으로 잘라놓은 감자를 뜨거운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내, 불고기 맛이 나는 양념가루를 뿌려준다. 한 개 1000원이다. 위치는 서울 명동 중앙로 '던킨도너츠' 앞. 테이크아웃 식혜 ★★★★☆ 한낮 30도가 넘는 무더위. 풀어진 두 눈에 '냉식혜'라고 쓰인 간판이 들어왔다. 급한 맘에 힘껏 들이켰다. 시중에 나온 캔 음료 식혜와 달리 밥알이 힘 있다. 빨아들이면 빨대 속으로 용솟음친다. 테이크아웃(takeout)용 커피용기에 담아준다. 은근한 단맛이 매력이다. 근처에 팔고 있는 '갈갈이 얼음' 식혜 슬러시에도 도전해 보자. 한 잔 1000원. 위치는 인사동 중앙로 '쌈지길' 안. 왕말이 ★★★★ 고추나 야채를 다져 넣어 튀긴 어묵 '핫바'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무려 3000원이나 하는 '럭셔리' 길거리표 음식이다. 이름도 웅장한 이 왕말이 핫바는 어묵에 떡과 게맛살, 소시지를 통째로 끼워 넣고 종종 썰어 겨자와 마요네즈, 머스터드 소스를 화려하게 뿌렸다. 접시에 얌전하게 담아 준다. 맛도 크기도 기존 '핫바'의 두 배다. 위치는 인사동 중앙로 '수도약국' 근처. ▲ 사진 왼쪽부터 인사동 명물. 왕말이와 아이스케키. 명동에서 터키 아이스크림을 맛보고 있는 이벽돌씨.아이스케키 ★★★★ '입술 주의'. 헉, 무서운 간판이다. '베에리 하아드!(very hard)'란 경고도 있다. 가까이 다가가니 색색의 탐스런 추억의 '아이스케키'가 차디찬 김을 뿜으며 곱게 누워있다. 오렌지, 포도, 파인애플 맛. 주인 아저씨는 "오렌지가 제일 맛있다"고 한다. 차갑고 너무 달지 않아 여름철에 그만이다. 한 개 1000원. 위치는 인사동 중앙로 '쌈지길' 입구. 명동에 왔다면 '터키 아이스크림'도 도전해보자. '송충이 눈썹'의 터키 '오빠'가 아이스크림을 꾹꾹 눌러 담아준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지만, 터키 특유의 제조법으로 만들어져 쫄깃쫄깃한 식감이 마치 떡을 먹는 기분이다. 한 개 2000원이다. 32㎝ 소프트 아이스크림 ★★★ 엄격히 말하자면 절대 32㎝엔 못 미치는 길이다. 아주머니는 "콘 끝부분까지 재면 32㎝가 된다"고 우기지만, 어림 없는 소리. 끝끝내 2000원 달라고 하시는 걸 1500원으로 깎았다. 바닐라와 초콜릿 맛의 회오리가 입을 즐겁게 하지만, 금방 녹아 먹기 불편한 게 단점이다. 위치는 명동 '명동의류' 근처. 꿀타래 ★★★ 머리카락 같다. 딱딱한 엿을 손으로 수 없이 늘이고 쌀가루에 치대면, 백발마녀의 머리칼을 늘어뜨린 것 같은 '꿀타래'가 완성된다. 눈으로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혀 끝의 맛보다 더 쏠쏠하다. 아몬드나 땅콩을 속에 넣어 만든다. 아몬드가 들어간 꿀타래는 한 상자에 5000원. 얼려먹으면 더 맛있다고 주인 '오빠'가 한 마디 덧붙인다. 위치는 명동 중앙로 끝 '티니위니' 앞
- 주말 과식·운동부족 심각
- ▲ 직장인 손판기(41)씨가 토요일 저녁 찜질방에서 가족들과 둘러 앉아 컵라면, 식혜, 구운계란, 핫도그 등을 먹고 있다. 윤철규 헬스조선 객원기자 [조선일보 제공] 한 중소기업의 차장인 손판기(41)씨는 얼마 전부터 회사 근처 헬스장에 다닌다. 복부 비만 때문이다. 손씨는 키 168㎝에 몸무게 61.7㎏, 기초 대사량 1468㎉ 정도로 적당한 편이다. 하지만 복부 비만도에서는 기준치를 조금 넘겨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손씨는 복부 비만이 각종 만성질환의 시작점이라는 말을 듣고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주중 열심히 운동하고 배고픔을 참아가며 소식을 했더니 처음엔 몸이 좀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 체중은 오히려 1㎏정도 늘었다. 비만 클리닉에서 진단을 받아보니 주말 생활 습관 때문이라는 것. 주중 다이어트로 인한 보상 심리 때문에 주말에는 좀 많이 먹어도 상관 없다고 생각한 것이 잘못이었다. 주중에 열심히 뺀 살보다 주말에 찐 살이 더 많았던 것이다. 주중 체중 관리는 ‘깔끔’ 섭취 칼로리=손씨는 경기 과천 집에서 서울 신사동 회사까지 지하철로 출퇴근한다. 아침 6시에 일어나도 출근이 1시간 가량 걸리므로 아침식사는 주로 토마토 주스 한 잔(54㎉)으로 해결한다. 점심은 특별한 약속이 없는 한 구내식당에서 먹는다. 식사는 구내식당 영양사가 정확히 칼로리를 계산해서 만든 것으로 평균 670㎉ 정도로 적은 편이다. 주요 메뉴는 잡곡밥에 나물 무침, 김치, 국 등이며 생선구이나 고기볶음의 특별 메뉴는 매일 바뀐다. 아랫배가 걱정돼 오후 간식은 인스턴트 커피 한 잔(45㎉)과 녹차 3잔(9㎉) 정도로 그친다. 저녁 식사는 대개 집에서 한다. 남편의 건강을 많이 챙기는 부인은 저녁에 많이 먹으면 살찐다고 소식을 권한다(평균 600㎉). 소모 열량=손씨의 하루 가장 많은 운동량은 지하철 출퇴근. 집에서 걸어서 지하철역까지 간 다음 계단을 오르내리고, 다시 지하철역에서 회사까지 걸어가는데 평균 164㎉(편도)가 소모된다. 따로 운동도 한다. 점심시간을 쪼개 회사 근처 헬스클럽에서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30분간 하고(128㎉) 15분간 점심을 먹는다. 가끔 저녁식사 후에 아파트 단지를 한 바퀴 돌 때도 있으나, 가벼운 산책 수준이다. 외근을 나가면 칼로리 소모량이 크게 는다. 거래처에 다녀오면 300㎉쯤 소모한다. 주말은 다이어트 손 놓는 날? 섭취 칼로리=손씨는 토요일 휴무가 된 뒤 거의 매주 금요일 저녁 약속을 잡는다. 1차 저녁에 이어 2차 맥주 한잔까지 곁들이면 새벽 2시 넘어 귀가하기 일쑤여서 토요일 아침은 늦게까지 잠을 잔다. 오전 11시쯤 일어나면 아침식사는 생략하고 부인, 아이들(15·12살 딸 둘)과 패밀리 레스토랑을 주로 찾는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케이준 치킨 샐러드에 치킨 파스타, 글레이즈 립 한 조각과 귀리빵 2개, 버팔로윙 4조각과 오렌지 에이드까지 시켜서 네 식구가 맛있게 먹었다. 1인당 섭취 칼로리는 약 2500㎉. 토요일 밤에는 가족이 찜질방에 자주 간다. 주중에 쌓인 피로도 풀고 평소 아이들과 살갑게 얘기할 기회가 없어서 미안한데 가장(家長)의 도리를 하는 것 같아 위로도 받는다. 찜질방에서 식구들이 모여 앉아 컵라면에 구운 계란, 달짝지근한 식혜와 과자 등을 먹다 보면 1인당 1000㎉가 훌쩍 넘는다. 일요일 일과도 토요일과 비슷하다. 일요일은 아침을 거르고 점심으로 중국 음식이나 피자를 시켜먹는 경우가 잦다. 맞벌이를 하는 아내가 주말만은 쉬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일요일 밤에는 평소 먹기 힘든 요리를 만들어서 식구들이 함께 먹는다. 김치나 김구이, 멸치 볶음 등의 기본 반찬은 그대로지만 찜이나 튀김 등 만드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음식이 추가된다. 주말 소모 열량=주말 하루 손씨의 운동량은 형편없다. 소파에 누워 TV를 보거나, 집에서 찜질방까지 걸어가는 정도다. 평일에는 회사 근처 헬스클럽에서 뛰기라도 하지만, 주말에 일부러 헬스클럽에 갈 수는 없다. 외식을 갈 때에도 대부분 승용차를 이용하므로 걷는 양은 얼마 되지 않는다. 만보기로 측정해본 결과 주말 하루 평균 그의 걸음걸이는 4168보로 주중 평균(1만691보)의 38.9%에 그쳤다. ▲ 손판기씨의 주말은 사실상 금요일 밤부터 시작된다. 친구들과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이면 저녁식사의 섭취 열량만 2000㎉를 훌쩍 넘는다. 윤철규 헬스조선 객원기자손씨의 ‘칼로리 가계부’ 를 살펴보니… 주중(월~금요일)과 주말(토~일요일) 손씨의 칼로리 가계부를 살펴보자. 우선 주중‘수입(섭취칼로리)’. 월~금요일 총 섭취칼로리는 8338㎉(1일 평균 1667.6㎉)이다. 기초대사량에 운동량을 더한‘지출(소모한 칼로리)’은 1만852㎉(1일 평균 2170.4㎉)였다. 수입에서 지출을 빼면 -2514㎉다. 칼로리 수입?지출이 마이너스를 기록, 이 상태만 유지하면 체중이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주말은 전혀 딴판이다. 주말 이틀간‘수입’은 7186㎉(1일 평균 3593㎉),‘ 지출’은 3062㎉(1일 평균 1531㎉)다. 수입에서 지출을 빼면 +4124㎉가 된다. 이틀 동안은 엄청난 흑자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체로 계산하면 +1786㎉(4124-2514)의 흑자이다. 칼로리로 계산하면 손씨는 주중에 0.36㎏ 정도 체중이 빠지지만, 주말에 0.59㎏이 찌는 셈이어서 결과적으로 1주일간 0.23㎏ 체중 증가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비만전문 클리닉인 365mc 김하진 원장은“살 빼기의 왕도는 칼로리 가계부를‘적자’로 유지하는 것”이라며“칼로리 가계부가 계속 흑자인 가정은 생활습관병 등으로 예금통장이 적자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말 다이어트 지속 10 계명 (1) 평일의 생활패턴을 유지하라 동일한 패턴으로 생활하는 것이 쉬는 것이다. (2) 가족과 함께 가까운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라 좋은 공기와 적당한 활동은 몸을 더 상쾌하게 만든다. (3) 세끼 규칙적으로 식사하라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챙기는 것만으로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 (4) 외식을 줄여라 외식 메뉴는 고칼로리인 경우가 많다. (5) 식사를 할 때는 너무 빨리 먹지 않아야 식사를 빨리 하면 포만감을 잘 느끼지 못해 많이 먹기 쉽다. (6) 일요일 저녁엔 반신욕을 즐겨라 식욕을 억제해 많이 먹는 것을 예방하고, 피로를 푸는 효과가 있다. (7) TV를 멀리하라 TV시청은 하루 2시간을 넘지 말고 야외 활동을 늘려라. (8) 차를 쉬게 하고, 주말만큼은‘뚜벅이 족(族)’이 되자자동차로 이동하면 하루 운동량은 극히 적을 수밖에 없다. (9) 주말 식사일기, 운동일기를 써보자 자신이 얼마나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는지 알 수 있다. 7000㎉당 1㎏이 찐다. (10) 스트레스를 원천 봉쇄하라 스트레스는 과식하게 하거나 활동을 적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