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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소현의 일상탈출)(22)낙원에서의 극기훈련
-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혹서기의 인도 여행은 극기훈련이다. 여행을 시작한지 한달쯤 되자 조금씩 슬럼프에 빠지기 시작했다. 왜 이런 고생을 해가면서 여행을 하나 싶다. 기를 쓰며 하나라도 더 보고 느끼자는 의지도 사라진다.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어 여행을 떠났는데 여행 자체가 다시 일상이 돼 버린 것이다. ▲ 한적한 고아 베나울림 해변일상같은 여행이라…템포를 늦추고 쉬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가장 한적한 곳을 찾았다. 인도 남부의 고아주(州)는 겨울에는 관광객이 붐비지만 여름에는 인도 현지인들도 왜 가냐고 물을 정도로 인적이 뜸한 곳이다. 여기라면 지친 마음을 달랠 수 있을 것 같았다. `푹 쉬고 난뒤 다시 일상탈출의 기분을 맛보며 여행을 하자!`고아의 여러 유명한 해변 가운데에서도 조용하고 목가적이라는 베나울림 해변을 골랐다. 기차가 고아에 들어서자 차창밖 풍경이 달라진다.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느껴질 정도로 바깥 풍경은 색다르다. 과거 포르투갈의 영토였던 만큼 눈부신 하얀색 바탕에 푸른색으로 포인트를 준 성당들이 눈에 띈다. 전통 의상인 사리 보다는 원피스를 입은 여인이 더 많다. 드디어 마드가온역에서 도착했다. 여느 인도의 기차역과는 사뭇 다르다. 바닥 여기저기에 누워있는 사람들도 없고 부산스럽지도 않다. 무엇보다 깨끗하다. 몰려드는 호객꾼도 없다. 고아의 명물이라는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큰 야자수가 늘어선 남국의 한산한 도로길을 달리는 기분도 상쾌하다. 바람이 시원했다. 매연과 먼지, 사람들로부터 해방된 느낌이다. ▲ 고아 여인들이 생선을 널어놓고 마르기를 기다리고 있다.가이드북에 나온 숙소 중에 코코헛에 가자고 했다. 해변 바로 앞에 위치한 곳이라 마음껏 바다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저씨는 그 곳이 어딘지 모르는 눈치다. 물어 물어 어렵게 코코헛을 찾았는데 론리플래닛의 설명과는 좀 다른 듯 했다. "오두막과 해변에 괜찮은 식당이 있고 친절한 부부가 운영하는데, 자기네 요트로 관광을 시켜주기도 한다" 오두막은 맞는데 식당은 없고 주인은 부부가 아닌 총각인 듯 했다. 요트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코코헛이 맞다니 짐을 풀었다. 오두막에서 창문을 열면 바로 아라비아해가 보였다. 해변으로 산책을 나갔다. 사람은 없고 갈매기와 개만 보인다. 한가롭고 평온하다. 조금 더 걸으니 인도 아저씨가 개를 한마리 데리고 해변에 나와 낚시를 하고 있다. 낚시줄을 길게 던지고 팽팽하게 붙들고 있는 아저씨. 바닷가 한쪽에서는 아낙들이 잡은 생선을 널어놓고 삼삼오오 모여앉아 수다 삼매경에 빠져 있다. 푸른 들판에서는 소들이 풀을 뜯고 아낙들은 잡초를 뽑는다. 코코넛 야자수 그늘 아래에서 늘어지게 낮잠을 즐기는 모습도 보인다. 끈덕지게 와서 말 시키는 사람도 없고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도 없다. 모두 자기 할일에 열중하고 있다. 그저 지나가면 '할로' 하고 인사하면서 싱긋 웃어주는게 전부다. ▲ 고아 베나울림 해변의 일몰해변에 있는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해산물 요리를 주문하고 인도의 유명한 맥주인 킹 피셔를 시켰다. 베나울림 해변의 노을도 점점 어둠으로 변하자 모여있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자리를 떴다. 적절한 취기에 파도소리도 적당해 오늘은 푹 잘 수 있겠구나 생각하면서 숙소로 돌아왔다. 그런데 아쉽게도 나에게 주어진 행복은 여기까지였다.밤새 한숨도 못 잤다. 자려고 누웠더니 모기의 웽웽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계속 불을 켰다 껐다 하면서 선풍기를 틀면 좀 잠잠해질까 해서 선풍기 강도도 조절해봤지만 그악스런 모기들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무는 건 괜찮다. 소리만 안 냈으면 싶었다. 모기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몸이 자꾸 가렵다. 온 몸을 벅벅 긁어대서 피가 날 지경이다. 빈대의 습격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해가 떠서 밝아질 기미가 보이자마자 얼른 짐을 챙겨서 도망치듯 그 숙소를 떠났다. 날이 밝은 뒤에 보니 팔과 다리, 심지어 얼굴까지 빈대 물린 자국이 역력하다. 이마에 잔뜩 여드름이 난 것 같은 모습이다. 천국의 낮과 밤은 그렇게 달랐다. ▲ 하루 일과를 마친 고아 여인들이 마른 생선을 챙겨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찌든 때를 벗겨낼 또 다른 낙원을 찾아야했다. 베나울림에서 버스를 타고 고아주의 주도인 빤짐으로 갔다.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나와서 칸돌림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이 곳에 있는 아구아다 성을 보기 위해서다. 1612년 포르투갈인들이 세운 이 성에 오르면 아라비아해를 한눈에 볼 수 있을 정도로 전망이 좋다고 했다. 칸돌림에서 내려서 걸었는데 한 5분이면 될 줄 알았던 길이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것이었다. 지칠 때 쯤 나타난 이정표. 오른쪽은 싱킬림 해변, 왼쪽은 아구아다 포트(Fort Aguada)라고 돼 있다. "오케이. 이거야" 하면서 계속 걸었다. 가이드북에는 성까지 포장된 길을 운전하면서 가도 좋고 마벨라 게스트 하우스를 지나 오르막길을 걸어가도 된다고 돼 있었다. 그런데 그 게스트하우스도, 그 뒷길도 보이지 않고 큰 도로만 끊임없이 이어진다. 중간에 한번 물어봤더니 2~3km는 가야 한단다. 방향은 맞다니 그 때부터는 오기로 걷는다. 오기로 천국을 찾아야 하다니. 1시간, 2시간..햇볕은 땡볕인데 그 놈의 오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다. 한참을 가서 코너를 돌면 보일까 설레였다가 실망한게 세네번? 지칠대로 지쳐서 발걸음은 점점 무거워지고 있는데 연인을 태운 오토바이, 가족을 태운 자동차들은 옆을 쌩쌩 지나간다. 갑자기 자동차 한 대가 옆에 멈춰섰다. 여행할 때 차를 태워준다는 등의 호의는 거절하는 게 나의 원칙이다. 특히 인도에서라면 당연히 그래야 했다. 워낙 험한 사건 사고들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태워준다고 하면 냉큼 타고 싶었다. 언뜻 보니 뒷 자석에 두명이 타고 있어서 자리 하나쯤은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차를 세운 운전사는 나에게 아구아다 성까지 얼마나 걸리냐, 이쪽 방향이 맞냐 등을 물어봤다. 뒤에서 봐도 외국인임이 확 티가 나는 나에게 이런걸 묻다니.. 나도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더니 고맙다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는 잽싸게 창문을 올리고 쌩하니 가버렸다. 허탈해졌다. "나도 한국에 가면 내 차가 있다고!" 중얼거리면서 또 터벅 터벅 걸었다. ▲ 포르투갈 분위기가 물신 나는 고아주의 수도 빤짐, 하얀색과 푸른색이 어우러진 성당이 곳곳에 있다.결국 나무 그늘을 찾아 쉬고 있었더니 경찰차가 온다. 아구아다 성이 도대체 어디에 있냐고 물었다. 2~3분만 걸으면 있단다. 다시 기운을 내서 걸었다. 한 5분쯤 가니 드디어 성벽 같은게 보인다. 드디어 결승점에 도착한 것이다. 성 자체는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지만 성 앞에 서서 아라비아해를 보면서 바람을 맞으니 시원했다. 힘들게 한걸음 한걸음 뗄 때 그 옆을 쌩쌩 지나갔던 오토바이탄 커플, 관광차 다 여기에 주차돼 있다. 목과 얼굴은 이미 까맣게 탔다. 지친 탓에 포트는 대충 둘러보고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들고 앉았다. 나중에 길을 물어보니 산길로 따라 가면 10분만에 내려간단다. 정말 오솔길을 따라 10분도 안 걸려 처음 이정표가 있었던 곳까지 내려왔다. 축지법을 쓴 기분이다. 그날 터덜터덜 지친 몸으로 숙소로 돌아온 나는 씻고 나서 가져간 옷 중에 여행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블랙 원피스를 입고 정성들여 화장을 했다. 그리고는 빤짐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호텔 베니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그곳에서 인도 고아식 소세지라는 추리소(chourisso) 요리를 먹었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 힘든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후 보상이라도 받는 기분이었다. `그래 이게 천국이지!`쉬려고 찾았던 고아에서 나는 가장 강도높은 극기훈련을 한 셈이다. 인도에서 돌아온지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때 탄 자국이 목둘레에 훈장처럼 남아 있다. 훈장에는 극기훈련중에 잠깐씩 맛본 행복감이 아련하게 새겨져 있다.
- `정유공장이 기네스북 오른다`..GS칼텍스 세계 최대 증류탑 완성
-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19일 GS칼텍스 여수공장은 긴장과 흥분으로 술렁였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감압증류탑(VDU Column)를 들어서는 날이기 때문. 감압증류탑은 고도화설비인 중질유분해시설의 핵심장비다. 특히 GS칼텍스 여수공장에 세워지는 감압증류탑의 규모는 높이 65.53m, 직경 15.24m에 무게만도 1351톤에 달한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될 예정이다.<지난 17일 출고된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최대 관심은 고도화설비` 기사 참조>▲ GS칼텍스 여수공장에 세워지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 감압증류탑. 탑 아래 인부들이 조그맣게 보인다.워낙 막대한 크기 대문에 인근 하역장에서 여수공장까지 옮기는 일도 `군사작전`을 방불케했다. 이날 감압증류탑을 이동하기 위해 길이 58m, 폭 6.8m짜리 무선 트레일러가 이용됐다. 특히 감압증류탑의 직경이 15m가 넘기 때문에 트레일러를 2대를 나란히 붙였다. 트레일러 대당 축이 총 36개, 한 축당 4개의 바퀴가 달려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용된 바퀴만 무려 288개에 달한다. 짧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이동에 3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이동도 이동이지만 누워있는 감압증류탑을 세우는 것은 더욱 큰 문제. 국내에서는 이만한 규모의 탑을 세운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천조건설, 이탈리아 `Fagioli PSC`, GS건설 토목기술사업부 박사급 연구진들이 두 달여간 검토 작업을 거쳤다. 이를 위해 최대 인양 능력 1800톤 규모의 타워리프트시스템과 750톤 규모 크레인이 동원됐고, 탑이 세워지는 데에만 8시간 이상이 걸렸다. 특히 세워진 감압증류탑을 지지할 기초 구조물의 경우 가로 세로 각각 16m, 높이 24.65m 규모로, 제작을 위해 들어간 철근만 700톤, 콘크리트 2500㎥(40㎏포장 15만개) 등 엄청난 양의 자재가 사용됐다. 또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건립기간 중 투입된 인원은 무려 6000여명. GS칼텍스 HOU 프로젝트 부문장인 김형순 상무는 "현재 추진중인 제2 중질유분해시설은 값싼 중질유를 등유, 경유 등 고부가가치의 경질유를 만들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며 "내년 말 상업 가동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예술적인 건축물과 알프스의 자연이 만나다
- ▲ `테르메 팔츠`는 `물발`도 `물발`이지만, 건축으로도 유명하다. 건축학도들이 답사 올 정도다.(`테르메 팔츠` 제공)[조선일보 제공] 알프스 산골에 자리잡은 ‘테르메 팔츠’(www.therme-vals.ch)는 온통 회색빛의 석조건물이다. 유명한 스위스 건축가 페테르 줌토르가 설계한 건물은 막힌 듯 열린 독특한 실내공간이다. 전 세계에서 ‘작품’ 보러 건축학도들이 구경 온다. 중앙에 자리잡은 메인 풀은 섭씨 32도. 천장에서 푸른 조명이, 돌바닥에서 올라오는 노란 조명이 물에서 맞닿아 어른거리니 수채화같다. 탕에 몸 담그고, 따끈한 국물로 속 데우는 한국 사람에게는 미지근하다고 느껴지는 온도다. 하지만 스위스 연인들은 그 정도 따뜻함에도 사랑이 녹아나는지 물 안에서 껴안고 키스하기 바빴다. 대부분의 유럽 스파는 18세 미만 출입 금지 구역이다. 이곳은 5세 이상 아이들도 입장 가능하다(입장료 어른 30스위스프랑, 어린이 20스위스프랑). 아이들 데려온 한 스위스인 부부는 42도 열탕 ‘파이어 풀’ 앞에서 “세상에, 너무 뜨겁겠다”면서 멈칫거렸다. 한국식 목욕에 단련된 내 피부에는 적당한 따뜻함인데. 14도 찬물로 채운 ‘아이스 풀’, 꽃잎 띄운 ‘플라워 풀’, 알프스 바라보는 야외 풀 등 크고 작은 풀이 6개 있는 아담한 규모다. 스파는 알프스를 향해 커다란 창이 나있다. 건축가가 디자인한 긴 나무 의자에 누우면 알프스가 시야에 꽉 찬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된 기분이다. 팔츠는 땅 속에서 30도 온천이 난다. 절반은 식혀서 ‘팔체르’라는 이름의 미네랄 워터로, 나머지 절반은 데워서 스파에 쓴다. 마시는 물과 스파가 똑같으니 수질은 보증수표다. 호텔 방과 스파만 예약하고 갔는데 아뿔사, 그 시골에 마사지와 테라피 예약도 꽉 찼다. 딱 하나 남은 게 솔트 스크럽(20분에 55스위스프랑). 마사지룸에 들어서니 침대에 하얀 시트 깔고 그 위에 투명 비닐을 덧깔았다. 부직포 팬티 달랑 입은 민망한 차림으로 누우니 몸집 좋은 스위스 중년여성이 손바닥에 물과 소금을 얹어 조금씩 내 몸을 문질렀다. 상처난 곳만 쓰렸고, 나머지는 때밀이 수건으로 미는 것보다도 감촉이 덜 거칠었다. 얼굴 빼고 온 몸이 소금으로 뒤덮였다. 투명 비닐로 몸 전체를 감싸고, 그 위에 하얀 시트로 덮은 채 가만 누워있으니 염장 고등어 된 황당한 기분도 들었다. 조금 지나니 몸이 훈훈해지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따뜻한 물로 소금기를 씻었다. 몸에 붙어있던 세상 먼지도 소금과 함께 사라지나보다. 비누칠 않고도 몸이 매끈하고 개운했다. 스파 입장료 포함된 호텔 1박 가격이 1인당 205스위스프랑(더블룸 기준). 그밖의 마사지와 탈라소는 55~255스위스프랑이고 별도로 예약해야 한다. 1스위스프랑=약 770원 ●팔츠 가는 길 취리히에서 200㎞ 떨어진 알프스 산골이라 가기가 만만치 않다. 스위스철도(www.sbb.ch) 홈페이지에서 ‘취리히-일란츠’ 티켓을 왕복으로 구입한다. 취리히 중앙역에서 쿠르(Chur)행 기차타고 1시간 15분, 다시 쿠르에서 일란츠(Ilanz)행 기차로 갈아타고 35분쯤 간다. 왕복 기차요금은 94스위스프랑(2등석). 일란츠에 내리면 바로 시외버스 정거장이 붙어있다. 팔츠(Vals)행 시외버스를 타고 35분쯤 가면 테르메 팔츠(Therme Vals) 정거장에 세워준다. 왕복 시외버스 요금은 22.80스위스프랑.
- ''보르도'' 하면 와인? 스파도 있어요
- [조선일보 제공] ▲ 프랑스 스파의 진화? 와이너리만으로는 만족 못하는 와이너리 집안 후계자들이 스파로 승부 건 곳.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농촌의 롤 모델`이라고 평한다. (`레 수르스 드 코달리` 제공)보르도 기차역에서 택시타고 20분쯤 달렸을까? 포도밭과 함께 고요한 전경이 펼쳐졌다. 와인을 생산하는 '샤토 스미스 오 라피트'의 고색 창연한 건물 옆에, 시골 농가처럼 아늑하면서도 세련된 2층 건물의 스파 ' 레 수르스 드 코달리(Les Sources de Caudalie)'가 보인다. 포도씨 추출물을 이용해 화장품을 만드는 코달리가 운영하는 스파다. 화장품 컨셉에 맞게, 포도밭 한가운데 스파 지어놓고 ‘비노테라피’를 선보인다. 수영복 갈아입고 들어서니 중앙에 커다란 실내 풀이 보인다. 옥외 수영장이 있지만 겨울이라 텅텅 비어있다. 밖에는 와인 숙성 시키는 오크통에 따끈한 물이 담긴 공간도 있는데 두 연인이 벌써 차지했다. 프랑스 스파는 깍쟁이 파리지앵을 닮았다. 개인주의 강한, 딱 프랑스식이다. 이 탕 저 탕 옮겨다닐 커다란 탕도 별로 없다. 예약된 시간에 종업원들이 나와서 이름 부르면 각자 작은 방으로 따라들어가 혼자 스파 즐기고, 마사지 받는다. 테라피 받는 막간을 이용해 중앙의 대형 풀에 잠깐 몸 담궜다가 하얀 타월가운 입고 우아하게 긴 나무 의자에 누워서 쉰다. 얘기 나누는 사람들도 별로 없다. 각 테이블에는 읽을 책과 잡지가 20여권, 유리 물병과 따뜻한 차를 담은 보온병, 그리고 포도송이가 놓여있다. “마담 강”하고 부르길래 종업원을 따라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누우니 천장에 매달린 샤워꼭지 4개에서 따뜻한 물이 나와 온 몸을 골고루 적신다. 물 쐬는 동안 향 오일로 전신을 고루 마사지해주는 게 30분. 부드러운 물살인데도 한참 있다보니 등이 얼얼했다. 그 다음 들어간 방은 바리크(와인 숙성시키는 오크통)탕. 오크통 모양으로 둘레가 장식된 1인용 스파다. 잠깐 걱정이 든다. 레드 와인에 몸 담그면 취하는 건 아닐까, 수영복에 벌건 물 드는 건 아닐까. 엉뚱한 것이었다. 와인에 풍덩 몸 담그는 건 아니고, 작은 유리잔 하나에 담긴 와인 추출물을 물에 부어준다. 만만하게 봤는데, 스파 욕조 사방팔방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더니 물살이 점점 거세져 온 몸을 심하게 때린다. “살아, 살아 내 살아!” 이렇게 며칠 지내면 살이 물고문에 못 견뎌 달아날 것만 같다. 종류별로 다른 테라피 프로그램이 20여가지, 얼굴 마사지 프로그램이 10여가지 있다. 손님의 60%는 프랑스 사람, 나머지는 미국이나 다른 유럽 사람들이다. 일본 사람들도 가끔 온다. 프랑스 사람들은 커플끼리 와서 평균 4박5일 쉬었다 간다. 아침에 일어나 포도밭 산책하고, 오전 오후로 스파 즐기면서 틈틈이 인근 샤토의 와인 투어를 다니는 ‘웰빙 여행’이다. 보르도 와인 투어를 계획할 때 가볼 만한 곳이다. 객실은 총 49실. 방마다 다르게 꾸몄다. 객실의 욕조도 포도밭 풍경을 바라볼 수 있게 창가에 놓여있다. 화장품이 필요없을 만큼 얼굴 제품에서부터 목욕 제품까지 코달리 화장품으로 객실에 비치해놨다. 호텔은 1박에 190유로부터(겨울 비수기), 성수기는 1박 240유로부터. 2일짜리 비노테라피는 1인당 258유로와 362유로 두 가지, 3일짜리는 387유로와 543유로. 예약은 홈페이지(www.sources-caudalie.com). 1유로=약 1230원 ●코달리 스파 가는 길 파리 몽파르나스역에서 보르도행 TGV를 타면 3시간 걸린다. 기차표는 프랑스철도공사(www.sncf.com)에서 인터넷으로 예약. 요금은 요일별로 다르지만 왕복 120유로선이다. 보르도역에서 코달리 스파가 있는 마르티약 마을까지는 택시를 이용한다. 택시요금 편도 25유로.
- 스파왕국을 누벼라 - 중국편
- [조선일보 제공] ▲ 영수온천의 술탕. 와인을 풀어 붉은빛이 진하다.어메이산(아미산) 링슈온천에서 "헌 따! 헌 따!"<매우크다> 중국에 스파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약 2년 전. 기존 온천은 규모를 넓히고 새로 짓는 호텔들은 스파를 필수적으로 두기 시작했다. 처음엔 조금 ‘여유 있는’ 중국인들만 찾았다면 이젠 가족 주말나들이 코스로 자리 잡아가는 추세다. 시설은 대부분 일본과 유럽을 벤치마킹한 대신, ‘규모’에서 중국만의 색깔의 찾았다. 한국의 초대형 물놀이 시설을 닮기도 했다. 아무튼 특징이 무엇인지 물으면 다들 “헌 따! (매우 크다)”라고 외칠 정도로 ‘넓게’ 짓는 것이 유행이다. 쓰촨(四川省) 어메이 산(峨眉山·아미산) 링슈(靈秀)온천은 그 중에서도 가장 넓다. 총 규모가 1만2000 평으로 동대문 야구장의 2배 크기. 물놀이 시 설은 기본이고 물에 몸 담그고 공연을 볼 수 있는 무대까지 있다. 중국식 ‘대규모 스파’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이 퍼져서 매년 외국인 관광객도 늘고 있다. ‘링슈 온천’은 어메이 산 자락에 폭 파묻혀 ‘작은 스파 왕국’ 같았다. 전해 들은 크기에 살짝 겁을 먹고 직원에게 바람직한 ‘동선’에 대해 브리핑까지 받았다. 하지만 에메랄드 빛 조명을 받으며 신선같이 야간 스파를 즐겨보겠다고 밤 10시에 찾은 스파, 방금 지나친 과일탕만 자꾸자꾸 나타난다. 스파로 땀내기도 전에 벌써 운동이 다 된 기분이다. 사실 링슈 온천은 규모보다 어메이 산 1500m지하에서 끌어올리는 ‘라돈’ 천으로 더 유명하다. 방사능인 ‘라돈’이 피부와 신경통에 좋다고 선전이 대단하지만 특별한 향이나 색이 없어서 며칠 몸을 담그는 걸로는 그 효과를 발견하긴 어렵다. 소용돌이 탕 등 실내에만 13개… 가운·슬리퍼는 내 몸같이 해야 입구부터 영어가 거의 안 통한다. ‘출구’ ‘입구’ 같은 서바이벌 중국어 몇 마디는 배워올 걸, 후회막심. 로비에서 옷장 열쇠를 받고 오른편 수영복 코너에서 수영복을 샀다. 신발을 벗어주고 슬리퍼를 받는데 발 사이즈는 못 따진다. 진열된 3~4개 중에서 적당히 맞는 것을 골랐다. 옷장에 든 담요 같이 폭신한 가운을 들고 실내온천으로 향했다. 입구 앞쪽 소용돌이 탕에 시선이 쏠렸다. 들어가 휩쓸리면 뱅뱅뱅 돌아 중간까지 간다. 재미도 있거니와 혈액순환에도 좋단다. 뱅뱅 도는 건 즐거워도, 뒤에서 아이들이 깔깔대는 소리는 감수해야 한다. 몇 번을 정신 없이 돌다가 나왔더니, 이런, 밖에 걸쳐놓은 가운이 사라졌다. 다시 받으러 갔더니 탈의실 직원이 손가락 하나를 꼿꼿이 세웠다. 한 사람 앞에 가운은 하나씩이라는 뜻. 그렇다고 실외에 나가 오돌오돌 떨 수는 없는 터. 한참 동안 직원을 쳐다봤더니 할 수 없다는 듯 새 가운을 건넸다. 실내탕으로 들어가는 복도에 물기가 많은 줄 알았지만 그렇게 미끄러울 줄 몰랐다. 슬리퍼를 안 신은 죄로 땅에 드러눕는 굴욕씬을 연출해야 했다. 잊지 말자 슬리퍼, 간수 잘하자 내 가운. 세찬 폭포를 뿜어대는 중국풍 코끼리 분수를 지나칠 수 없다. 물살이 꽤 세서 오래했더니 머리가 얼얼하다. 수치료 탕엔 정사각형 대리석 6개가 2열 횡대로 놓여 있는데 바닥에 빨간 버튼(눈에 잘 띄지 않는다)을 누르자 갖가지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온다. 돌 사이에 앉든, 돌 위에 올라 앉든, 기포 마사지를 받고 싶은 부위에 따라 포즈 변환 가능. 안타깝게도, 사방에서 물이 수 십 줄기로 쏟아져 나와 ‘침’을 맞는 효과를 낸다는 침탕은 공사 중이다. 소금을 넣어 사해(死海)처럼 몸을 둥둥 띄울 수 있다는 사해탕도 마찬가지로 ‘클로즈드’(closed)푯말이 붙었다. 닥터피시에게 살짝 발을 내맡기는 걸로 13개 실내탕 순회 끝. 차례로 온도 떨어지는 계단식 탕, 영지·인삼 가득한 한약재탕은 꼭 실외로 나가기 전에 머릿속 지도를 떠올렸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1000㎡이 넘는 탕만 4개에다 구석구석 숨은 탕이 40개 넘는다. 길 찾기는 포기하고 보이는 탕마다 몸을 내맡기기로 했다. 둘레길이가 300m로 수영하기 좋은 탕엔 사람이 가장 많다. 흔들 다리와 아치형 다리를 건넜더니 수풀 속에 숨어있는 민트·사과·바나나 과일탕이 나타났다. 노천탕의 하이라이트는 고온에서 저온까지 계단식으로 연결된 탕 5개. 가장 위 고온탕이 45도이고 아래로 갈 수록 2도씩 내려간다. 고온탕에 누워서 아래를 보니까 곳곳에서 폴폴 더운 김이 솟아오르는 탕들이 자그맣게 보인다. 멀리서도 한약냄새가 풍겨오는 곳은 영지, 인삼, 쇠양 등 6개 한약재탕. 한약향이 진한 대신 5명이 들어가면 꽉 찰 정도로 탕이 작다. 한쪽엔 양꼬치와 맥주를 먹을 수 있는 바가 있는데 직원이 없다. 돌아다니다가 ‘공사 중’ 푯말이 붙은 탕을 여러 번 만났다. 공사 중이거나 약간 지저분한 탕을 제외하면 40여 개 탕 중 한참 누워있다 오고 싶은 탕은 절반 정도였다. 돌다 보니 벌써 자정. 손님이 나갈 때까지 기다려 준다지만 살짝 한기가 들어서 나갔다. 샤워장엔 공동으로 쓰는 샴푸와 바디샴푸가 있다. 비누는 직원에게 달라고 해야 준다. ● 어메이 산 관광지구 안에는 스파가 4곳이다. 그 중 링슈 온천 규모가 가장 크다. ‘퍼블릭 스파’외에 따로 ‘프라이빗 스파’도 갖췄다. 2008년까지 지금의 2배(2만6000평)로 넓혀 ‘중국형 대규모 스파’를 보여주겠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입장료 실내+실외 168위안(주말 198위안), 실외만 98위안(주말 118위안) (1위안=약 120원) 차이나 항공으로 오후 2시5분 인천 출발, 5시30분 청두(成都)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어메이 산 관광지구까지는 자동차로 다시 2시간 30분쯤 가야 한다. 1시간30분쯤 가다 보면 차(茶)박물관 ‘천부다원’이 있다. 현지인들도 고속도로 휴게실처럼 사용하는 곳이라고 하니 화장실 갈 겸 들려서 구경하기 좋다. ● ‘하나투어’가 온천 관광을 앞세운 ‘청두·어메이 산 온천·상하이 5일’ 상품을 내놨다. 매주 수·일요일 출발, 74만9000원부터, 어메이 산 관광과 온천. 사천요리 특식, 발 마사지, 변검쇼, 상하이 마이청 서커스 관람, 청두~상하이 간 항공료 포함. 여기서 상하이를 뺀 ‘청두·어메이 산 온천 5일’은 매주 월·금요일 출발, 69만9000원부터. 어메이 산 관광지구 안에 있는 스파 3곳에서 온천하고 청두를 돌아보는 일정. ‘청두·주자이거우(九寨溝·구채구)·러샨(樂山)·어메이 산 6일’ 상품은 매주 수·일요일 출발, 94만9000원부터다. (02)3417-1212, www.hanatour.com
- 홍콩, 내 눈과 입도 그 곳에 올인
- [조선일보 제공] ▲ 빅토리아 항을 배경으로 붉은 돛을 펼친 선상 바(bar) `아쿠아 루나`호. /아쿠아 레스토랑 그룹 제공 사진홍콩에 가야 하는 이유? 딱 좋은 비행시간(3시간30분), 초고속 열차를 타면 20분 만에 공항서 도심 진입(티켓가격 1인 100달러·1홍콩달러는 약 120원). 노선이 쉽고 단순한 지하철. 그리고 우리나라에 비해 저렴한 택시요금(택시 타고 시내를 맘껏 돌아다니는데 30홍콩 달러를 좀처럼 넘지 않는다). 영어가 비교적 잘 통하고, 서비스 매너가 세련돼 불편하지 않다. 쇼핑과 다이닝에 올인한 도시라 마음이 급하면 급했지, 지루하거나, 심심하거나, 실망할 틈이 없다. 게다가 10~2월까지 평균기온은 섭씨15도. 더위와 습도에 숨이 헉헉 막히던 홍콩이 아니다. 쾌적의 극치다. ‘대표선수’만 골라 소개한다. ▒ 이것이 홍콩 '베스트'! ▒ ▲ 스칸디나비아 풍 레스토랑 `파인즈`의 칵테일과 핑거 푸드 `스카파`단돈 2홍콩달러면 홍콩섬~카우룽을 오가는 스타 페리를 탈 수 있다. 그런데 선상 바(bar) 아쿠아 루나(Aqua Luna)에서의 45분간은 주책 없이 눈물이 핑 돌 정도로 특별했던 경험이었다. 해질 무렵인 오후 5시45분, 홍콩섬 스타페리 선착장 옆 피어 5(Pier 5)에서 아쿠아 루나를 기다렸다. 빨간 돛을 단 근사한 배가 천천히 다가왔다. 선원들의 에스코트를 받아 2층 데크로 올라갔다. 누워도 될 정도로 넓은 라운지 스타일 의자에 기대 와인을 홀짝이며 좌우로 펼쳐진 홍콩섬과 침사추이의 야경에 45분간 빠져들었다. 중간에 살짝 멀미 기운이 돌았지만 충분히 감수할 만 했다(예약 필수, 음료 한잔 포함한 티켓 가격은 낮에는 1인 150홍콩달러, 저녁에는 180홍콩달러·이하 모든 가격은 홍콩달러 기준). 호텔 컨시어지에게 부탁하면 예약해 준다. www. aqua.com.hk 아르마니 차터 하우스(Armani Chater House, 11 Chaster Road, Central)는 옷·액세서리·메이크업·가구·생활용품·초콜릿 매장에, 서점과 플라워숍이 들어선 조르지오 아르마니 라이프스타일 빌딩이다. 랜드마크 및 IFC쇼핑몰과 ‘스카이 워크’로 연결됐다. 디자이너의 사진집, 우아한 회색 재킷, 톤 다운된 아이 섀도우와 침대보, A로고가 쾅 찍힌 다크 초콜릿과 얼굴 큰 서양란을 푸른 잎으로 돌돌 감싼 꽃 장식까지 모든 것이 아르마니! 아르마니 마니아가 아니라면 굳이 가보지 않아도 되지만. 유명호텔과 레스토랑들은 대부분 애프터눈 티 메뉴를 갖추고 있다. 하비니콜스(Harvey Nichols, The Landmark, 15 Queen`s Road) 백화점 4층 레스토랑의 애프터눈 티. 3단 은쟁반에 과자와 케이크가 담겨 나온다. 숙박객이 아니라면 30분~1시간씩 줄을 서야 하는 페닌슐라 호텔의 애프터눈 티(2인세트 370달러)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더욱 ‘패셔너블’ 하며 세련됐다. 2인세트 240달러. ▒ 한 끼를 먹어도 특별하게… 홍콩 식당 가이드 ▒ ▲ 식당 `수이 후 주`의 고풍스러운 입구.다 핑 후오(Da Ping Huo, 49 Hollywood Road, Central) 사천식 매운 요리를 낸다. 테이블 6개가 전부. 메뉴판이 따로 없고 요리사가 영감을 받아 준비하는 ‘오늘의 메뉴’를 먹어야 한다. 서빙 보는 주인장은 화가고 요리를 하는 아내는 가수다. 요리는 보통 8코스 정도인데 서빙하는 내내 요리별 재료와 함께 맵기의 정도(아주 매운맛, 적당히 매운맛, 순한 맛)를 설명해준다. 아주 매운 맛은 쿡 하고 기침이 날 정도다. 서양 사람들은 “베리 핫!”이라며 연신 코를 힝힝 풀어댄다. 8코스 요리 1인 250달러. 수이 후 주 (Shui Hu Ju, 68 Peel Street, SOHO, Central) 홍등이 매달린 고풍스러운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는 곳. 실내가 어두워 더욱 근사하다. 각기 다른 도자기 용기에 나오는 조개요리와 사천 칠리소스의 닭튀김, 화이트 와인 한잔이 329달러. 와사비사비(Wasabisabi, shop 130, Times Square, 1 Mathe son Street, Causeway Bay) 미끄러질 듯 매끄럽고 좁은 유리복도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패션쇼 주인공이 된 듯 하다. 빨간 소파와 빨간 벽으로 꾸민 라운지가 있다. 모듬회가 푸짐하게 올라온 회덮밥과 커피가 포함된 런치세트메뉴가 128달러. 후통(Hutong, 28F, 1 Peking Road, Tsim Sha Tsui, Kowloon) 섬세하게 조각한 나무 문과 천장, 실크 쿠션 놓인 나무 의자. 28층에서 내려다 보는 홍콩섬의 야경이 압도적이다. 매운 고추소스의 돼지갈비조림이 148달러. 검은 깨찰떡을 넣은 아몬드 수프가 68달러. 할란스(Harlan`s, Shop 2075, IFC, 8 Finance Street, Central) 홍콩에서 스타 셰프로 사랑을 받고 있는 뉴욕 출신 요리사 할란의 레스토랑. 넓은 창 가득 펼쳐지는 빅토리아항의 경치가 일품. 3가지 코스 점심 메뉴가 268달러. 파인즈(Finds, 2F, Lan Kwai Fong Tower, 33 Wyndham Street, Central) 스칸디나비아의 겨울을 모티브로 한 레스토랑 & 바. 한입 크기의 핑거푸드식으로 내는 스카파(scapa) 메뉴가 인기. 6가지 모듬 스카파 요리가 248달러. ▲ 홍콩의 인기만점 소품 매장 `G.O.D`(www.god.com.hk)에서 파는 북엔드는 120 홍콩달러.▒ 스타일의 최전선, 부티크 호텔 ▒ 성수기에는 객실을 잡기 어렵고 가격도 뛴다. 인터넷으로 바로 예약하기보다 전화나 이메일로 문의를 하면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묵을 수 있다. 지아(JIA, 1-5 Irving street, Causeway Bay, www.jia hongkong.com) 필립스탁 디자인의 호텔 겸 장기 투숙 아파트. 로비에는 필립스탁의 루이 고스트 체어와 찰스 임스의 라셰즈 체어 등 유명 디자이너의 가구가 있다. 객실키를 사용해야만 열리는 로비 현관문이라 숙박객이 아니면 자유자재로 드나들기 쉽지 않다. 혼자 지내기 딱 좋을 크기의 일반 객실(스튜디오)에는 전자레인지와 식기세트까지 갖춘 부엌이 딸려있다. 스튜디오 1박 요금 1800달러, 세금 및 봉사료 별도. 더 플래밍(The Fleming, 41 Fleming Road, Wan Chai, www.thefleming.com) 퍼시픽 플레이스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완차이에 위치한 부티크 호텔. 문 연지 2개월 됐다. 베이지와 카키 등 튀지 않는 색상에 기교를 부리지 않은 심플한 스타일. 스탠다드 룸 1박 1200달러, 세금 및 봉사료 별도. ▲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부티크 호텔 `지아` 로비. /지아 호텔 제공▒ 대형 쇼핑몰, 여기만 가면 된다 ▒ ▲ 홍콩을 대표하는 쇼핑몰 IFC내 레인 크로포드 백화점 여성복 매장.IFC(International Finance Centre, www.ifc.com.hk) 홍콩의 수많은 쇼핑몰 중 최신 버전. 여행자에게는 홍콩의 중심이 IFC로 느껴질 정도다. 아이쇼핑 하는 재미가 뭔지를 제대로 알려주는 곳. 긴 가죽소파가 놓인 라운지풍의 ‘랑콤’ 매장 등을 어슬렁거리기만 해도 대만족. 친절과 적당한 무관심 사이를 오가는 점원들의 서비스도 맘에 든다. 자라, 망고 등 대형 매장에서는 탈의실 들락거리며 옷을 원 없이 입고 벗어도 ‘당신 또 왔냐’는 듯한 눈치밥을 먹을 일도 없다. IFC아이쇼핑의 절정은 역시 레인 크로포드(Lane Crawford) 백화점. 디스플레이가 끝내준다. 잡지에서만 봤던(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은) 각종 ‘잇’을 감상할 수 있는 곳. 퍼시픽 플레이스 (Pacific Place, 88 Queensway, Central) IFC에 밀려 버렸다. 그러나 전통의 멀티샵 조이스(Joyce)와 I.T 분점도 있으니 빼놓으면 아쉽다. 이곳의 ‘레인 크로포드’ 백화점은 IFC에 비해 리빙 코너에 팍팍 힘을 줬다. 푸드코트의 한식코너에서는 삼계탕과 떡볶이도 판다. 타임즈 스퀘어(Times Square, 1 Matheson Street, Causew ay Bay)시끌벅적 시장통 커즈웨이베이에 있다. 대형 아트·디자인 서점 페이지 원(page one)과 IFC보다 규모가 큰 시티수퍼(city super) 때문에 가봐야 한다. ▒ 특급호텔 구경하기 ▒여기를 봐도 호텔, 저기를 봐도 호텔. 샹그릴라처럼 홍콩섬과 카우룽 쪽에 각각 체인을 둔 경우도 많다. 만다린 오리엔탈은 홍콩섬 내, 그것도 걸어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은 거리에 2개의 호텔을 두고 있다. 기존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최근에 레노베이션을 마쳤다)이 ‘클래식한 럭셔리’라면, 랜드마크 만다린(The Landmark Mandarin Oriental Hong Kong, www.mandarinoriental.com) 호텔은 스파와 엔터테인먼트에 집중한, 섹시한 부티크형에 가깝다. 온통 유리로 번쩍대는 1층 MO바에서 아침을 먹거나, 애프터눈 티, 또는 칵테일 한잔을 즐기며 스타일을 팍팍 살려볼 수도 있다. (애프터눈 티 세트 1인 190달러). 스파에서 가장 저렴한 코스는 ‘아로마 테라피 헤드 앤 숄더 마사지’로 30분에 450달러선.
- 상하이, 어제와 오늘을 넘나드는 짜릿한 48시간
- [조선일보 제공] 상하이의 관능적인 올드 스타일과 하루가 다르게 탄생하는 예측불허의 뉴 스타일을 체험하러 떠났다. 금요일 오후 4시, 상하이행 비행기를 탔다. 후다닥 제공되는 기내식을 먹고 숨 돌릴 즈음 상하이 푸둥 공항에 도착했다(비행시간 1시간 20분). 현지시각 오후 4시50분. 금요일 저녁 교통체증으로 시내 중심까지 무려 1시간 30분이 걸렸다(택시비는 180위안. 1위안=우리 돈 약 130원·상하이 가는 분께는 시내까지 7분만에 연결되는 초고속 열차를 타라고 권하고 싶다). ▲ `뉴 상하이`의 상징, 푸둥의 불타는 야경. /그랜드 하얏트 상하이 제공첫째날 밤 9시 /상하이NEW 호텔에 짐을 풀고 와이탄으로 나섰다. 황푸강을 따라 서편으로 길게 이어지는 와이탄 거리는 고색창연한 유럽풍건물들이 조명으로 후끈 달아올라 있고, 강 건너 푸둥의 초현대식 마천루들은 오색찬란한 불빛을 쏘아 올리고 있었다. 와이탄의 많은 명소 중에서도 최고의 전망으로 소문난 니신 쉬핑 빌딩(Nissin Ship ping Building) 6층, 글래머 바(The Glamour Bar, 5 The Bund at Guangdong Road)에 들어섰다. 고혹적인 꽃분홍색 조명을 드리운 모던한 바에는 검은 탱크 톱을 입은 여성이 샴페인을 홀짝이고 있다. 양초 몇 개만 반짝이는 실내. 덕분에 창마다 걸린 야경이 한창 도드라졌다. 코코넛 마티니와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데리야키 소스 돼지고기 요리를 터질 듯이 끼워 넣은 넉넉한 샌드위치는 136위안. 자정이 가까워지자 홀 중앙에서 재즈 라이브 공연이 벌어졌다. 숙소인 그랜드 하얏트 상하이<사진>에서도 6615호 객실(그랜드 디럭스 리버뷰)은 콕 찍어 예약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복도 끝 코너에 위치해 있어 일반 객실보다 평수도, 창도 넓어 한결 쾌적하다. 침대 옆과 맞은편 벽 2면이 모두 유리창이라 전망이 시원하게 들어왔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야경과 마주했다. 둘째날 오전 8시 /상하이NEW 아침 일찍 예약해 둔 물리치료사 닥터 구오(Guo)의 ‘딥 티슈’마사지를 받으러 하얏트 호텔 57층의 클럽 오아시스로 갔다. 구오씨는 의학과 기공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손놀림이 섬세해 호텔 단골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며 컨시어지가 추천했다. 1인용 작은 마시지룸에서 구오씨가 양쪽 엄지손가락에 기를 모아 전신의 뼈 마디마디를 자극하며 긴장과 피로를 풀어주었다. 마사지가 끝나고 (통역을 통해)건강 상담에 이어 관상도 봐줬다. 닥터 구오의 마사지는 70분에 500위안 선(팁·세금 별도). 오전 11시 /상하이NEW 상쾌한 기분으로 상하이의 ‘소호’라 불리는 M50(50 Mogan shan Lu)으로 향했다. 옛날 섬유 창고 밀집 지역에 20여개의 현대미술 갤러리 들이 들어서며 명성을 누리는 곳이다. 낡은 골격의 건물 안에 최첨단 중국 현대 미술 작품이 걸려 있다. 그 중 아트 씬 웨어하우스(Art Scene Wearhouse)의 전시장은 눈부시게 희고 모던했다. ▲ 쇼핑몰 `타임즈 스퀘어`에 들어선 크리스탈 전문 매장 `바카라` /필립스탁 디자인 제공오후 1시 /상하이NEW 점심식사는 호텔 컨시어지를 통해 와이탄에 위치한 스타 셰프 장 조지의 레스토랑 장 조지 상하이(Jean Georges Shang hai)에 예약해 두었다. 몸에 딱 붙은 검은 빌로드 드레스를 입은 리셉셔니스트를 따라 어둡고 긴 바를 통과해 걷는 순간, 무슨 비밀기지로 들어가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오묘한 청색과 와인색이 근사한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4가지 코스요리가 한꺼번 에 나오는 ‘런치 박스’(128위안)를 주문했다. 송이 수프와 유기농 닭 구이, 도미찜과 치즈 케이크가 사각 양식에 아주 소량 담겼다. 다이어트 중이 아니라면 간에 겨우 기별이 갈 정도니 198위안 짜리 일반 세트메뉴가 낫겠다 싶었다. 뉴욕의 ‘머서 키친’에서 히트친 ‘프레시 진저소다’(생강과 라임즙을 이용한 홈메이드 탄산음료·1잔 40위안)가 메뉴에 있어 반가웠다. 오후 3시 /상하이OLD 구시가지의 올드 상하이 티 하우스(Old Shanghai Tea House, 385 Fangbang Zhong Road)로 차를 마시러 갔다. 화장대, 전축, 손거울 등 고가구와 낡은 소품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민 실내가 영화 세트장 같다. 밖에서는 정신 없고 혼잡하기만 했던 구시가지의 풍경도 이곳 창으로 걸러보니 이국적이고 운치 있다. 가장 예쁜 차를 달라고 하니 ‘상하이 바베 자스민 차’를 권했다. 웨이트리스가 뜨거운 물을 붓고 찻잔을 살살 돌리자 꽃잎이 활짝 피어나며 숨겨뒀던 분홍색 화려한 꽃술을 드러냈다. 흑백영화에 색이 입혀지는 듯 짜릿한 순간이었다(자스민 차 1잔과 4가지 모듬 과자가 125위안). ▲ 독특한 매장과 레스토랑이 들어선 `프랑스 조계`(왼쪽) 지역은 산책하기 좋다.오후 5시 /상하이NEW 쇼핑몰 타임즈 스퀘어(www.shtimessquare.com)에 갔다. 새로 입점한 초대형 자라(ZARA) 매장 때문. 체크무늬 모직 원피스를 970위안에 샀다. 쇼핑몰 에는 디자이너 필립스탁이 꾸민 크리스탈 전문 바카라 매장도 있다. 클로에와 입셍로랑의 백을 비롯,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조금씩 골라 놓은 레인 크로포드(Lane Crawford) 매장도 있었지만 가격은 서울과 비슷해 별다른 매력은 없었다. 단, 브랜드 섹션마다 할인 제품을 교묘하게 섞어 놓아서 눈을 부릅뜨고 살폈다. ‘폴앤조’ 면 재킷이 6700위안→2010위안, ‘필로소피’ 저지 블라우스가 2900위안→1400위안. 오후 7시30분 /상하이OLD 고전적인 상하이 스타일의 저녁을 체험하기 위해 선택한 곳은 프랑스 조계지역의 레스토랑 1931(112 Maoming Nan Road). 테이블 10여개 정도가 들어선 아담한 규모. 중국과 프랑스풍 고가구와 촛대 등으로 사랑스럽게 꾸몄다. 애잔하게 흐르는 빌리 홀리데이의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와 치파오를 입고 서빙하는 여성들이 잘 어울렸다. 매니저가 밀전병에 싸먹는 소고기요리와 아스파라거스 볶음요리를 추천했다. 간장소스에 아삭아삭하게 볶은 아스파라거스 요리가 입에 잘 맞았다. 올드 재즈와 샹송에 빠져 와인을 천천히 홀짝였다(소고기와 버섯 전병 쌈+아스파라거스 요리+하우스 와인 1잔이 총 186위안). 셋째날 ▲ 서울 신사동 가로수 길을 연상시키는 ""타이캉루""의 샛길이 시작되는 곳.오전 9시 /상하이OLD 뤼진 게스트 하우스에서 눈을 떴다. 1920년 대 영국식 대저택을 개조한 호텔이다. 정원 쪽 전망이 아닌 객실이라 창밖에 낡은 공장 같은 건물이 떡 하니 버티고 있어 좀 우중충했다. 얼른 샤워를 하고 산책을 하러 정원으로 나갔다. 연못, 위엄 있는 고목에 새의 지저귐이 어우러진 조용한 풍경이었다. 오전 11시 /상하이OLD&NEW 뤼진 게스트 하우스에서 10분 거리의 타이캉루를 따라 내려갔다. 나이든 가로수가 그림자를 드리운 좁고 긴 거리에 낡은 상점과 노천 음식점이 뒤섞여 이어진다. 가래침을 퉤퉤 뱉는 아저씨들과 꼬릿한 중국 길거리 음식 냄새, 그리고 질주하는 자전거떼를 피해 걸었다. 타이캉루 210번지 옆(Lane 210 Taikang Road, 새빨간 건물이 있어서 찾기 쉽다)으로 난 작은 샛길로 프랑스어를 하는 여자들을 따라 들어갔다. 데님 소재의 치파오 등을 선보이는 ‘라오 상하이’, 아기자기한 동남아풍 소품으로 가득한 ‘하리 라부’ 등 작고 예쁜 매장과 카페 10여개가 줄지어있다. ‘카페 코뮨’(Kommune)의 야외 테이블. 토스트, 감자, 베이컨이 그릴에서 지글지글 익는 냄새가 진동했다. 오후 1시 /상하이OLD&NEW 프랑스 조계지 역에서도 패션 피플이 몰린다는 타파즈 레스토랑 아줄(Azul·18 Dongping Road)<사진>로 브런치를 먹으러 갔다. 배우처럼 잘 생긴 프랑스 매니저 프랭크가 20~30대 손님들 사이를 오간다. 프랭크의 추천으로 ‘2코스’ 브런치(119위안)를 주문했다. 거품 넉넉한 카푸치노, 베이비 시금치와 고트 치즈 샐러드, 그리고 이곳 별미인 ‘오픈 오믈렛’(달걀, 치즈, 야채가 어우러진 일종의 부침개)이 나왔다. ● 상하이 여행 팁 ▣푸둥공항에서 도심까지 단 7분만에 닿는 자기부상열차를 이용할 것. 시속 431㎞까지 달리는 초고속 열차로 20분마다 출발한다. 일반석 편도 50위안(당일 비행기표가 있으면 40위안).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을 제외하고는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호텔 컨시어지를 괴롭혀 정보를 알아낼 것. 중국어를 못한다면 무조건 목적지의 영어주소를 모두 한자로 써달라고 하자. 지도에 표시까지 받아낼 수 있으면 여행은 한층 수월해 진다. 레스토랑 예약도 해준다. ▣유명한 레스토랑은 반드시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가격은 서울의 고급 레스토랑의 3분의2 수준. 최고급 레스토랑의 경우, 저녁 보다는 점심에 가서 세트 메뉴를 주문하는 것이 ‘스타일에 대한 욕망은 있지만 비교적 주머니는 가벼운 여행자들’의 식사법. ▣택시비가 저렴하다. 30분 정도 시내를 달려도 15~20위안(우리돈으로 2000~3000원대)쯤 나온다. 한자 주소를 택시기사에게 보여주면 편하다. ▣구시가지와 프랑스 조계지역에는 오래된 건물을 고가구로 장식한 1930년대 풍 레스토랑과 바가 많다. 프랑스 조계지역에 갔다면 독특한 매장과 레스토랑이 모여있는 마오밍루(Maoming Lu)와 흥샨루(Hengshan Lu)를 어슬렁거리며 산책할 것. ▣상하이 뉴 스타일의 대표주자였던 ‘신텐디’(新天地)는 여전히 관광객들로 넘쳐났지만 일부러 꾸며놓은 듯한 인공적인 맛 때문에 점차 매력이 시들하다. 예상하이(Ye Shanghai)나 T8 같은 기존의 스타 레스토랑 외에는 딱히 볼 만한 곳이 없어 휙 둘러보고만 나왔다. ▣‘여행박사’의 2박3일짜리 ‘상하이 자유여행’ 상품은 토요일 출발이 22만원부터, 금요일 출발은 25만원부터(세금은 9만5000원선). 아시아나 항공 이용해 오전 10시45분 출발. 남방항공을 이용하는 3박4일짜리 일정은 매일 출발하며 28만원부터. 오후 12시55분 인천 출발. 숙소는 상하이 ‘24K’ 호텔. 2인 1실 기준. ‘뤼진 게스트 하우스’ 숙박시 1박당 8만5000원쯤 추가비용이 있다. ‘여행박사’가 운영하는 ‘상하이 버스 투어’의 경우 4명 출발시 1인당 5만5000원. 1명 추가될 때마다 5000원씩 할인된다. 1588-5780, www.tourbaksa.com
- “못된 애들이 시집 더 잘가는 이유, 이거였군” 新여우 7계명
- [조선일보 제공] 회사원 윤아라(28)씨는 얼마전 대학 친구의 청첩장을 받고 기분이 묘했다. “정말 알 수가 없어요. 학과에서 진짜 예쁘고 착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들은 못된 남자들을 만나 마음 고생만 하던데, 그냥 별로라고 생각했던 친구들이 오히려 공주 대접 받으면서 시집도 입 벌어질 정도로 잘 가더라고요.” 왜 이런 ‘억울한’ 현상이 벌어질까. 미국의 칼럼니스트 셰리 아곱(Sherry Agov)은 얼마 전 펴낸 ‘남자들은 왜 여우 같은 여자를 좋아할까?(원제: Why Men love Bitches)’라는 책에서 “남자들의 90%가 착해 빠진 바비인형 타입이 아니라 약간 성깔 있고, 매달리지 않는 여자들을 볼 때 도전욕구를 느낀다는 조사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지나치게 터프한 엽기녀도 거부감 1순위지만, 아무런 매력 없이 단지 예쁘기만 한 ‘Yes女’도 결국엔 버림받기 십상이라고. ‘여자는 100%가 외모’라는 건 화장품회사와 성형외과, 미디어가 만들어낸 하나의 상술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아곱은 “쉽게 말해 브래드 피트가 착한 여우 제니퍼 애니스톤을 두고 팜므 파탈(Femme Fatale) 같은 안젤리나 졸리에게 가버린 것을 연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여우들의 어록’. 1 과잉 공급은 애정 하락으로 연결된다 부뚜막에 먼저 오르고, 남모르게 꼬리 흔들며, 얌체같이 남자의 혼을 빼놓는 부정적 이미지의 ‘여우’ 시대는 갔다. 이제는 ‘현명한 여우’의 시대. 고단수의 머리를 누구보다도 잘 활용한다. 빼어난 말솜씨와 남다른 지식, 화려한 재능으로 남자를 굴복시킨다. 2 길들여지길 거부하는 여성에게선 빛이 난다 드라마 ‘황진이’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완벽한 예능인에, 대감에게 전두(사례비)를 내던지며 그의 하룻밤을 사겠다며 달려들기도 한다. 여성학자 정희진씨는 “요즘 남성들은 자신과 비슷한 성향이거나 같은 의견을 가진 여성들보다는 전혀 새로운 상상력과 현실 분석으로 지적 자극을 주는 여성들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3 순진한 여우보다는 까칠한 싸가지가 낫다 아프다면 죽도 끓여다 주고, 오지 않는 남자를 몇 시간씩이나 기다리는 오유경(드라마 ‘환상의 커플’)은 결국 사랑을 얻는 데 실패했다. ‘예쁜 답답녀’들이 더 이상 ‘인기녀’가 아니라는 말씀. 불쑥 유창한 영어를 내뱉고, 뛰어난 피아노 연주를 자랑하며, 시장 옷이라도 코디에 목숨거는 나상실이 시청자들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4 외모를 가꾸려면 아예 ‘끝장’을 봐라 대충 ‘늙어보이지 않을 정도’로만 가꾸는 수동적인 ‘안티 에이징(Anti-aging)’ 시대는 갔다. 파이낸셜 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에드위나 잉스-챔버스는 “남성 주도적 사회에서 벗어나 경제적 자립도를 우선시하는 여성들은 뷰티뿐만 아니라 각종 분야에서 적극적인 ‘재생(Regenerating)’을 접목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피부는 아예 아기 피부처럼, 몸매는 20대 초반을 뺨치게, 정신을 그보다 더 강하게. ‘맹렬하게’ 트렌드에 동참하라는 얘기. 5 여우는 완전 정복이 불가능하다 아곱은 “여자는 안정과 예측 가능한 상태를 원하지만, 남자는 흥분과 위험, 예측 불가능한 상태를 즐긴다”고 정리했다. “내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어떻게 이럴수 있어!”라며 훌쩍이는 여자는 남자에겐 ‘진드기’로 보일 뿐. 그녀가 입을 여는 순간, 남자들은 이미 줄행랑을 쳤을지도 모른다. ‘당당한 여우’들은 이런 심리 파악은 이미 다 끝났다. 남자 머리끝에 올라있는 셈. 솔직하고 거침없이 말하고, 남자를 적당히 무시한다. 전화? 안 기다린다. 6 지갑이 비면, 여자의 자존심은 끝없이 추락한다 디자이너 코코 샤넬의 명언, ‘새 드레스를 입는다고 해서 저절로 우아해지는 건 아니다’가 신조. 왕자가 공주를 위해 모든 금전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는 순간, 공주는 왕자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하녀로 전락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각종 재테크 입문서는 물론이요, 펀드니 보험, 적금 등으로 목돈 마련에 이미 도가 텄다. 광고 전단까지 꼼꼼히 살핀다. 7 정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는 여자일수록 여왕 대접을 받는다 현실적인 쌈닭을 추구하는 책 ‘소라의 맞짱 다이어리’ 저자 김소라씨는 “쇼핑 센터에서 업신여김을 당하거나, 일단은 쓰러져 눕고 큰소리 치는 허위 교통사고 피해자 등에게 당하기만 했던 여성들이 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며 “소비자 보호원과 소비자 고발센터, 관공서 인터넷 게시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센스를 항상 지녀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