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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현의 일상탈출)(22)낙원에서의 극기훈련
  • (권소현의 일상탈출)(22)낙원에서의 극기훈련
  •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혹서기의 인도 여행은 극기훈련이다. 여행을 시작한지 한달쯤 되자 조금씩 슬럼프에 빠지기 시작했다. 왜 이런 고생을 해가면서 여행을 하나 싶다. 기를 쓰며 하나라도 더 보고 느끼자는 의지도 사라진다.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어 여행을 떠났는데 여행 자체가 다시 일상이 돼 버린 것이다. ▲ 한적한 고아 베나울림 해변일상같은 여행이라…템포를 늦추고 쉬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가장 한적한 곳을 찾았다. 인도 남부의 고아주(州)는 겨울에는 관광객이 붐비지만 여름에는 인도 현지인들도 왜 가냐고 물을 정도로 인적이 뜸한 곳이다. 여기라면 지친 마음을 달랠 수 있을 것 같았다. `푹 쉬고 난뒤 다시 일상탈출의 기분을 맛보며 여행을 하자!`고아의 여러 유명한 해변 가운데에서도 조용하고 목가적이라는 베나울림 해변을 골랐다. 기차가 고아에 들어서자 차창밖 풍경이 달라진다.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느껴질 정도로 바깥 풍경은 색다르다. 과거 포르투갈의 영토였던 만큼 눈부신 하얀색 바탕에 푸른색으로 포인트를 준 성당들이 눈에 띈다. 전통 의상인 사리 보다는 원피스를 입은 여인이 더 많다. 드디어 마드가온역에서 도착했다. 여느 인도의 기차역과는 사뭇 다르다. 바닥 여기저기에 누워있는 사람들도 없고 부산스럽지도 않다. 무엇보다 깨끗하다. 몰려드는 호객꾼도 없다. 고아의 명물이라는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큰 야자수가 늘어선 남국의 한산한 도로길을 달리는 기분도 상쾌하다. 바람이 시원했다. 매연과 먼지, 사람들로부터 해방된 느낌이다. ▲ 고아 여인들이 생선을 널어놓고 마르기를 기다리고 있다.가이드북에 나온 숙소 중에 코코헛에 가자고 했다. 해변 바로 앞에 위치한 곳이라 마음껏 바다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저씨는 그 곳이 어딘지 모르는 눈치다. 물어 물어 어렵게 코코헛을 찾았는데 론리플래닛의 설명과는 좀 다른 듯 했다. "오두막과 해변에 괜찮은 식당이 있고 친절한 부부가 운영하는데, 자기네 요트로 관광을 시켜주기도 한다" 오두막은 맞는데 식당은 없고 주인은 부부가 아닌 총각인 듯 했다. 요트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코코헛이 맞다니 짐을 풀었다. 오두막에서 창문을 열면 바로 아라비아해가 보였다. 해변으로 산책을 나갔다. 사람은 없고 갈매기와 개만 보인다. 한가롭고 평온하다. 조금 더 걸으니 인도 아저씨가 개를 한마리 데리고 해변에 나와 낚시를 하고 있다. 낚시줄을 길게 던지고 팽팽하게 붙들고 있는 아저씨. 바닷가 한쪽에서는 아낙들이 잡은 생선을 널어놓고 삼삼오오 모여앉아 수다 삼매경에 빠져 있다. 푸른 들판에서는 소들이 풀을 뜯고 아낙들은 잡초를 뽑는다. 코코넛 야자수 그늘 아래에서 늘어지게 낮잠을 즐기는 모습도 보인다. 끈덕지게 와서 말 시키는 사람도 없고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도 없다. 모두 자기 할일에 열중하고 있다. 그저 지나가면 '할로' 하고 인사하면서 싱긋 웃어주는게 전부다. ▲ 고아 베나울림 해변의 일몰해변에 있는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해산물 요리를 주문하고 인도의 유명한 맥주인 킹 피셔를 시켰다. 베나울림 해변의 노을도 점점 어둠으로 변하자 모여있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자리를 떴다. 적절한 취기에 파도소리도 적당해 오늘은 푹 잘 수 있겠구나 생각하면서 숙소로 돌아왔다. 그런데 아쉽게도 나에게 주어진 행복은 여기까지였다.밤새 한숨도 못 잤다. 자려고 누웠더니 모기의 웽웽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계속 불을 켰다 껐다 하면서 선풍기를 틀면 좀 잠잠해질까 해서 선풍기 강도도 조절해봤지만 그악스런 모기들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무는 건 괜찮다. 소리만 안 냈으면 싶었다. 모기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몸이 자꾸 가렵다. 온 몸을 벅벅 긁어대서 피가 날 지경이다. 빈대의 습격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해가 떠서 밝아질 기미가 보이자마자 얼른 짐을 챙겨서 도망치듯 그 숙소를 떠났다. 날이 밝은 뒤에 보니 팔과 다리, 심지어 얼굴까지 빈대 물린 자국이 역력하다. 이마에 잔뜩 여드름이 난 것 같은 모습이다. 천국의 낮과 밤은 그렇게 달랐다.   ▲ 하루 일과를 마친 고아 여인들이 마른 생선을 챙겨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찌든 때를 벗겨낼 또 다른 낙원을 찾아야했다. 베나울림에서 버스를 타고 고아주의 주도인 빤짐으로 갔다.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나와서 칸돌림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이 곳에 있는 아구아다 성을 보기 위해서다. 1612년 포르투갈인들이 세운 이 성에 오르면 아라비아해를 한눈에 볼 수 있을 정도로 전망이 좋다고 했다. 칸돌림에서 내려서 걸었는데 한 5분이면 될 줄 알았던 길이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것이었다. 지칠 때 쯤 나타난 이정표. 오른쪽은 싱킬림 해변, 왼쪽은 아구아다 포트(Fort Aguada)라고 돼 있다. "오케이. 이거야" 하면서 계속 걸었다. 가이드북에는 성까지 포장된 길을 운전하면서 가도 좋고 마벨라 게스트 하우스를 지나 오르막길을 걸어가도 된다고 돼 있었다. 그런데 그 게스트하우스도, 그 뒷길도 보이지 않고 큰 도로만 끊임없이 이어진다. 중간에 한번 물어봤더니 2~3km는 가야 한단다. 방향은 맞다니 그 때부터는 오기로 걷는다. 오기로 천국을 찾아야 하다니. 1시간, 2시간..햇볕은 땡볕인데 그 놈의 오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다. 한참을 가서 코너를 돌면 보일까 설레였다가 실망한게 세네번? 지칠대로 지쳐서 발걸음은 점점 무거워지고 있는데 연인을 태운 오토바이, 가족을 태운 자동차들은 옆을 쌩쌩 지나간다. 갑자기 자동차 한 대가 옆에 멈춰섰다. 여행할 때 차를 태워준다는 등의 호의는 거절하는 게 나의 원칙이다. 특히 인도에서라면 당연히 그래야 했다. 워낙 험한 사건 사고들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태워준다고 하면 냉큼 타고 싶었다. 언뜻 보니 뒷 자석에 두명이 타고 있어서 자리 하나쯤은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차를 세운 운전사는 나에게 아구아다 성까지 얼마나 걸리냐, 이쪽 방향이 맞냐 등을 물어봤다. 뒤에서 봐도 외국인임이 확 티가 나는 나에게 이런걸 묻다니.. 나도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더니 고맙다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는 잽싸게 창문을 올리고 쌩하니 가버렸다. 허탈해졌다. "나도 한국에 가면 내 차가 있다고!" 중얼거리면서 또 터벅 터벅 걸었다.  ▲ 포르투갈 분위기가 물신 나는 고아주의 수도 빤짐, 하얀색과 푸른색이 어우러진 성당이 곳곳에 있다.결국 나무 그늘을 찾아 쉬고 있었더니 경찰차가 온다. 아구아다 성이 도대체 어디에 있냐고 물었다. 2~3분만 걸으면 있단다. 다시 기운을 내서 걸었다. 한 5분쯤 가니 드디어 성벽 같은게 보인다. 드디어 결승점에 도착한 것이다. 성 자체는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지만 성 앞에 서서 아라비아해를 보면서 바람을 맞으니 시원했다. 힘들게 한걸음 한걸음 뗄 때 그 옆을 쌩쌩 지나갔던 오토바이탄 커플, 관광차 다 여기에 주차돼 있다. 목과 얼굴은 이미 까맣게 탔다. 지친 탓에 포트는 대충 둘러보고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들고 앉았다. 나중에 길을 물어보니 산길로 따라 가면 10분만에 내려간단다. 정말 오솔길을 따라 10분도 안 걸려 처음 이정표가 있었던 곳까지 내려왔다. 축지법을 쓴 기분이다. 그날 터덜터덜 지친 몸으로 숙소로 돌아온 나는 씻고 나서 가져간 옷 중에 여행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블랙 원피스를 입고 정성들여 화장을 했다. 그리고는 빤짐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호텔 베니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그곳에서 인도 고아식 소세지라는 추리소(chourisso) 요리를 먹었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 힘든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후 보상이라도 받는 기분이었다. `그래 이게 천국이지!`쉬려고 찾았던 고아에서 나는 가장 강도높은 극기훈련을 한 셈이다. 인도에서 돌아온지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때 탄 자국이 목둘레에 훈장처럼 남아 있다. 훈장에는 극기훈련중에 잠깐씩 맛본 행복감이 아련하게 새겨져 있다.
2006.12.22 I 권소현 기자
(클릭! 새책)남자는 모르는 여자들만의 비밀
  • (클릭! 새책)남자는 모르는 여자들만의 비밀
  •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1960년대 어느 날 한 여인이 중국의 시골 기차역에서 혼절했다. 경찰은 신원파악을 위해 소지품을 뒤지다 비밀암호같은 글자가 적힌 손수건을 발견한다. 문화혁명이 정점에 달했던 시절, 그 여자는 스파이 혐의로 구금됐다. 그러나 암호를 해독하러 온 학자들은 그것이 어떤 음모와도 관련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것은 중국 남서부 후난 성(省)의 오지에서 여자들만 사용했던 누슈(女書)라는 문자로 남자들에게 `비밀`로 지켜져왔다. 누슈는 약 1000년전 오직 여성들만을 위해, 여성에 의해 만들어진 비밀의 문자다. 당시 중국의 여성들은 일곱살이 되면 전족을 하고 고된 시집살이에 시달려야 했다. 이런 억압 속에서 비단부채나 수건 위에 그들만의 언어인 누슈를 적어 외로움과 슬픔을 달랬다. 누슈가 적힌 물건들은 여인이 죽으면 불태워졌다. 그리고 1930년 일본의 침략과 문화혁명, 이후 중국 공안부가 누슈의 전파를 막으면서 거의 소멸해갔다. 다행히 최근 중국은 이를 여인들의 혁명적 요소로 받아들여 누슈학교를 열고, 언어를 되살리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책은 이런 누슈를 매개로 한 두 여인의 평생에 걸친 우정을 신비롭고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소설의 두 주인공 나리와 설화는 부채 위에 쓴 누슈를 통해 고단한 삶과 억압을 이겨냈고, 여성으로서의 행복과 우정에도 눈을 뜨게 된다. 특히 이 소설은 근대 중국의 관습과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전족과 함께 `늙을 때까지 함께` 혹은 `함께 늙어간다`라는 의미의 라오통(老同)이라는 풍습이 눈에 띈다. 라오통은 다른 마을에 사는 두 어린 소녀가 단짝으로 맺어져 평생 우정을 지속하는 관계다. 당시 여성들에게는 결혼보다 훨씬 중요했고, 라오통의 매개체는 바로 누슈였다. 작가인 리사 시(Lisa See)는 이 소설을 위해 중국 오지를 헤메며 누슈를 다룬 여인들을 직접 만났다. 그들이 걸었던 골목길도 직접 거닐었다. 그녀의 힘겨운 여행은 심각한 뇌진탕이라는 사고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그만큼 소설은 생명력을 얻었다. 2005년 캘리포니아 서점연합의 `올해의 소설상`과 2006년 전미 아시아문학상을 수상했다. 2001년에는 전미 `올해의 여성`으로 선정되며 21세기의 펄벅이라는 평가도 받았다.리사 시 지음, 양선아 옮김, 밀리언하우스, 권당 9500원.
2006.12.22 I 양미영 기자
`정유공장이 기네스북 오른다`..GS칼텍스 세계 최대 증류탑 완성
  • `정유공장이 기네스북 오른다`..GS칼텍스 세계 최대 증류탑 완성
  •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19일 GS칼텍스 여수공장은 긴장과 흥분으로 술렁였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감압증류탑(VDU Column)를 들어서는 날이기 때문. 감압증류탑은 고도화설비인 중질유분해시설의 핵심장비다. 특히 GS칼텍스 여수공장에 세워지는 감압증류탑의 규모는 높이 65.53m, 직경 15.24m에 무게만도 1351톤에 달한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될 예정이다.<지난 17일 출고된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최대 관심은 고도화설비` 기사 참조>▲ GS칼텍스 여수공장에 세워지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 감압증류탑. 탑 아래 인부들이 조그맣게 보인다.워낙 막대한 크기 대문에 인근 하역장에서 여수공장까지 옮기는 일도 `군사작전`을 방불케했다. 이날 감압증류탑을 이동하기 위해 길이 58m, 폭 6.8m짜리 무선 트레일러가 이용됐다. 특히 감압증류탑의 직경이 15m가 넘기 때문에 트레일러를 2대를 나란히 붙였다. 트레일러 대당 축이 총 36개, 한 축당 4개의 바퀴가 달려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용된 바퀴만 무려 288개에 달한다. 짧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이동에 3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이동도 이동이지만 누워있는 감압증류탑을 세우는 것은 더욱 큰 문제. 국내에서는 이만한 규모의 탑을 세운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천조건설, 이탈리아 `Fagioli PSC`, GS건설 토목기술사업부 박사급 연구진들이 두 달여간 검토 작업을 거쳤다. 이를 위해 최대 인양 능력 1800톤 규모의 타워리프트시스템과 750톤 규모 크레인이 동원됐고, 탑이 세워지는 데에만 8시간 이상이 걸렸다. 특히 세워진 감압증류탑을 지지할 기초 구조물의 경우 가로 세로 각각 16m, 높이 24.65m 규모로, 제작을 위해 들어간 철근만 700톤, 콘크리트 2500㎥(40㎏포장 15만개) 등 엄청난 양의 자재가 사용됐다. 또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건립기간 중 투입된 인원은 무려 6000여명. GS칼텍스 HOU 프로젝트 부문장인 김형순 상무는 "현재 추진중인 제2 중질유분해시설은 값싼 중질유를 등유, 경유 등 고부가가치의 경질유를 만들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며 "내년 말 상업 가동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6.12.19 I 안승찬 기자
(권소현의 일상탈출)(21)正과 不正
  • (권소현의 일상탈출)(21)正과 不正
  •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바라나시에서 델리로 가기 위해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플랫폼에 대충 자리를 잡고 어깨를 짓누르는 배낭을 내려놓았다. 하루종일 더위에 지친데다 자정이 넘은 시각이라 졸음이 밀려온다. 델리행 기차는 00시20분 출발 예정이었지만 들어오지는 않고 계속 연착한다는 방송만 나온다. 여기저기 천을 깔고 앉아있는 인도인들이 부러워지기 시작한다. 인도의 어느 역에 가나 역 대합실부터 플랫폼까지 자리만 있으면 천 조가리 하나 깔고 자기집 안방인냥 드러눕는 인도인들 투성이다. ▲ 바라나시역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인도인들바닥이 지저분해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천 없이 맨 바닥에 그냥 벌러덩 드러눕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누워서 잠을 청하기도 하고 뭘 먹기도 한다. 기차를 기다리는 이들 방식이다. 가방 옆에 쪼그리고 앉아있다 보니 다리가 저린다. 다시 일어서서 한참을 서있으려니 이번엔 다리가 아프다. 그래서 앉았다가 섰다가를 반복했더니 옆에 천을 깔고 앉아있던 할머니가 자리를 조금 비켜주며 앉으란다.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다. 단번에 `땡큐`를 외치며 앉았다. 플랫폼에는 계속 싸구려 음식과 음료수를 파는 이들이 왔다갔다 한다. 옆에 있던 할머니가 '짜이~ 꼬피(커피)~'를 외치는 짜이왈라(짜이를 파는 사람)를 불러 짜이를 한잔 시켰다. 짜이는 홍차에 우유를 넣고 끓인 것으로 인도인들이 즐겨 마신다. 한잔에 4루피니 80원 정도다. 짜이왈라는 바구니에 가득 쌓아놓은 질그릇을 꺼내 보온병에서 짜이를 따라 주고는 기다린다. 짜이를 홀짝 홀짝 다 마신 할머니, 갑자기 질그릇을 기차 선로에 휙 내던진다. 질그릇이 깨지는 그 쨍그랑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할머니가 화났나' 하고 슬쩍 곁눈질로 봤더니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부채질을 한다. 짜이왈라(짜이를 파는 사람)는 다시 '짜이~꼬피~`를 외치며 새로운 손님을 찾아 떠난다. ▲ 짜이 담아주는 질그릇질그릇을 수거해가려고 기다리는 모양이구나 했는데 아니었나보다. 그 뒤로는 기차역에서 짜이왈라를 만날때마다 짜이를 사먹었다. 짜이보다도 질그릇 한번 던져보고 싶었던 것이다. 질그릇을 선로에 휙 내던져 깨뜨릴때의 그 통쾌함이란.. 인도인들은 쓰레기를 길거리에 아무렇게 버린다. 기차 선로에도 쓰레기가 가득하다. 질그릇을 던지는 것도 처음에는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행동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인도에서 질그릇을 깨버리는 것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한참 지나서야 알게 됐다. 바로 '정과 부정'의 의미다. 힌두교에서 정은 단순히 깨끗하다는 의미와도 좀 다르다.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이상적인 상태를 말한다. 인도인들은 인간의 육체가 정과 부정 상태를 계속 오간다고 여긴다. 목욕을 막 마쳤을때가 가장 정한 상태다. 반면 분비물과 배설물은 부정한 것이다. 화장실에서 휴지를 쓰지 않고 손을 이용해 물로 닦아내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물로 깨끗하게 씻어내야 부정의 상태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nbsp;도저히 적응이 안 될것만 같았던 인도의 화장실 문화도 결국 정과 부의 개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기차를 타고 가다 보면&nbsp;이른 아침 창 밖으로 넓은 들판에서 쪼그리고 앉아있는 인도인들이 종종 눈에 띈다.&nbsp;애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아침에 볼일을 보러 들판으로 나오는 것이다. 작은 들통 하나씩 들고 밖으로 나와 가릴 것도 없는 탁 트인 공간에서 아무렇지 않게 볼일을 본다. 그리고는 들통에 담긴 물로 씻어낸다. 이 로따(lota)라고 불리는 놋쇠로 만든 물그릇은 인도인들의 필수품이다. 이때 쓰는 손은 항상 왼손이어야 한다. 왼손은 부정의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음식을 먹을때나 악수를 할때에는 항상 정(正)한 오른손을 사용한다. ▲ 인도의 화려한 전통의상 사리인도의 전통의상인 사리와 도띠도 같은 개념이다. 바느질 한 옷은 부정한 옷이고, 바느질은 하지 않은 옷은 정한 옷이다. 사리나 도띠는 재단하고 바느질을 해서 만든 의상이 아니라 하나의 천이다. 부정의 위협은 항상 존재한다. 컵이나 접시와 같이 접촉을 통해 부정해질 수 있는 물건은 쉽게 폐기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다. 바나나 잎으로 만든 접시와 진흙으로 만든 찻잔이 있는 이유다. 인도에 대한 책에서 이런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불가촉천민 출신으로 성공한 유명한 정치가에 대한 얘기다. 그가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후 고향을 찾았다. 한때 천민이라고 멸시하고 상대하지 않았던 고향인들은 당연히 그를 반겼다. 그야말로 금의환향이다. 어느 모임에선가 멋진 식사를 하고 돌아가려고 하자 한 천민이 뒷걸음으로 다가왔다. 그는 "이제는 뒷걸음을 치지 않아도 된다네. 한때 불가촉천민이었던 나도 이렇게 성공하지 않았는가"하며 격려했다. 그러자 그 천민은 "저는 그냥 접시를 가지러 왔어요. 사람들이 당신 점심을 차리기 위해 제 접시를 빌려갔거든요"고 답했다. 특히 흙으로 만든 질그릇은 매우 쉽게 오염되는 것으로 간주해 자신보다 낮은 카스트가 만져서는 절대 안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 그릇을 반드시 깨뜨려버린다. 처음에 재미로 휙휙 던졌던 질그릇은 반드시 던져서 깨뜨려야 하는 부정한 물건이었던 것이었다.늘 '正'한 상태를 추구하는 사람들 속에서 왠지&nbsp;정화되는 느낌이었다. 혹서기에&nbsp;인도를 찾은 탓에 늘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nbsp;돼&nbsp;있었고 가끔&nbsp;몇 일을 못 씻어 초췌한 몰골로 돌아다니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마음만 '正'이면 된다면서 말이다.
2006.12.15 I 권소현 기자
예술적인 건축물과 알프스의 자연이 만나다
  • 예술적인 건축물과 알프스의 자연이 만나다
  • ▲ `테르메 팔츠`는 `물발`도 `물발`이지만, 건축으로도 유명하다. 건축학도들이 답사 올 정도다.(`테르메 팔츠` 제공)[조선일보 제공] 알프스 산골에 자리잡은 ‘테르메 팔츠’(www.therme-vals.ch)는 온통 회색빛의 석조건물이다. 유명한 스위스 건축가 페테르 줌토르가 설계한 건물은 막힌 듯 열린 독특한 실내공간이다. 전 세계에서 ‘작품’ 보러 건축학도들이 구경 온다. 중앙에 자리잡은 메인 풀은 섭씨 32도. 천장에서 푸른 조명이, 돌바닥에서 올라오는 노란 조명이 물에서 맞닿아 어른거리니 수채화같다. 탕에 몸 담그고, 따끈한 국물로 속 데우는 한국 사람에게는 미지근하다고 느껴지는 온도다. 하지만 스위스 연인들은 그 정도 따뜻함에도 사랑이 녹아나는지 물 안에서 껴안고 키스하기 바빴다. 대부분의 유럽 스파는 18세 미만 출입 금지 구역이다. 이곳은 5세 이상 아이들도 입장 가능하다(입장료 어른 30스위스프랑, 어린이 20스위스프랑). 아이들 데려온 한 스위스인 부부는 42도 열탕 ‘파이어 풀’ 앞에서 “세상에, 너무 뜨겁겠다”면서 멈칫거렸다. 한국식 목욕에 단련된 내 피부에는 적당한 따뜻함인데. 14도 찬물로 채운 ‘아이스 풀’, 꽃잎 띄운 ‘플라워 풀’, 알프스 바라보는 야외 풀 등 크고 작은 풀이 6개 있는 아담한 규모다. 스파는 알프스를 향해 커다란 창이 나있다. 건축가가 디자인한 긴 나무 의자에 누우면 알프스가 시야에 꽉 찬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된 기분이다. 팔츠는 땅 속에서 30도 온천이 난다. 절반은 식혀서 ‘팔체르’라는 이름의 미네랄 워터로, 나머지 절반은 데워서 스파에 쓴다. 마시는 물과 스파가 똑같으니 수질은 보증수표다. 호텔 방과 스파만 예약하고 갔는데 아뿔사, 그 시골에 마사지와 테라피 예약도 꽉 찼다. 딱 하나 남은 게 솔트 스크럽(20분에 55스위스프랑). 마사지룸에 들어서니 침대에 하얀 시트 깔고 그 위에 투명 비닐을 덧깔았다. 부직포 팬티 달랑 입은 민망한 차림으로 누우니 몸집 좋은 스위스 중년여성이 손바닥에 물과 소금을 얹어 조금씩 내 몸을 문질렀다. 상처난 곳만 쓰렸고, 나머지는 때밀이 수건으로 미는 것보다도 감촉이 덜 거칠었다. 얼굴 빼고 온 몸이 소금으로 뒤덮였다. 투명 비닐로 몸 전체를 감싸고, 그 위에 하얀 시트로 덮은 채 가만 누워있으니 염장 고등어 된 황당한 기분도 들었다. 조금 지나니 몸이 훈훈해지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따뜻한 물로 소금기를 씻었다. 몸에 붙어있던 세상 먼지도 소금과 함께 사라지나보다. 비누칠 않고도 몸이 매끈하고 개운했다. 스파 입장료 포함된 호텔 1박 가격이 1인당 205스위스프랑(더블룸 기준). 그밖의 마사지와 탈라소는 55~255스위스프랑이고 별도로 예약해야 한다. 1스위스프랑=약 770원 ●팔츠 가는 길 취리히에서 200㎞ 떨어진 알프스 산골이라 가기가 만만치 않다. 스위스철도(www.sbb.ch) 홈페이지에서 ‘취리히-일란츠’ 티켓을 왕복으로 구입한다. 취리히 중앙역에서 쿠르(Chur)행 기차타고 1시간 15분, 다시 쿠르에서 일란츠(Ilanz)행 기차로 갈아타고 35분쯤 간다. 왕복 기차요금은 94스위스프랑(2등석). 일란츠에 내리면 바로 시외버스 정거장이 붙어있다. 팔츠(Vals)행 시외버스를 타고 35분쯤 가면 테르메 팔츠(Therme Vals) 정거장에 세워준다. 왕복 시외버스 요금은 22.80스위스프랑.
''보르도'' 하면 와인? 스파도 있어요
  • ''보르도'' 하면 와인? 스파도 있어요
  • [조선일보 제공] ▲ 프랑스 스파의 진화? 와이너리만으로는 만족 못하는 와이너리 집안 후계자들이 스파로 승부 건 곳.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농촌의 롤 모델`이라고 평한다. (`레 수르스 드 코달리` 제공)보르도 기차역에서 택시타고 20분쯤 달렸을까? 포도밭과 함께 고요한 전경이 펼쳐졌다. 와인을 생산하는 '샤토 스미스 오 라피트'의 고색 창연한 건물 옆에, 시골 농가처럼 아늑하면서도 세련된 2층 건물의 스파 ' 레 수르스 드 코달리(Les Sources de Caudalie)'가 보인다. 포도씨 추출물을 이용해 화장품을 만드는 코달리가 운영하는 스파다. 화장품 컨셉에 맞게, 포도밭 한가운데 스파 지어놓고 ‘비노테라피’를 선보인다. 수영복 갈아입고 들어서니 중앙에 커다란 실내 풀이 보인다. 옥외 수영장이 있지만 겨울이라 텅텅 비어있다. 밖에는 와인 숙성 시키는 오크통에 따끈한 물이 담긴 공간도 있는데 두 연인이 벌써 차지했다. 프랑스 스파는 깍쟁이 파리지앵을 닮았다. 개인주의 강한, 딱 프랑스식이다. 이 탕 저 탕 옮겨다닐 커다란 탕도 별로 없다. 예약된 시간에 종업원들이 나와서 이름 부르면 각자 작은 방으로 따라들어가 혼자 스파 즐기고, 마사지 받는다. 테라피 받는 막간을 이용해 중앙의 대형 풀에 잠깐 몸 담궜다가 하얀 타월가운 입고 우아하게 긴 나무 의자에 누워서 쉰다. 얘기 나누는 사람들도 별로 없다. 각 테이블에는 읽을 책과 잡지가 20여권, 유리 물병과 따뜻한 차를 담은 보온병, 그리고 포도송이가 놓여있다. “마담 강”하고 부르길래 종업원을 따라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누우니 천장에 매달린 샤워꼭지 4개에서 따뜻한 물이 나와 온 몸을 골고루 적신다. 물 쐬는 동안 향 오일로 전신을 고루 마사지해주는 게 30분. 부드러운 물살인데도 한참 있다보니 등이 얼얼했다. 그 다음 들어간 방은 바리크(와인 숙성시키는 오크통)탕. 오크통 모양으로 둘레가 장식된 1인용 스파다. 잠깐 걱정이 든다. 레드 와인에 몸 담그면 취하는 건 아닐까, 수영복에 벌건 물 드는 건 아닐까. 엉뚱한 것이었다. 와인에 풍덩 몸 담그는 건 아니고, 작은 유리잔 하나에 담긴 와인 추출물을 물에 부어준다. 만만하게 봤는데, 스파 욕조 사방팔방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더니 물살이 점점 거세져 온 몸을 심하게 때린다. “살아, 살아 내 살아!” 이렇게 며칠 지내면 살이 물고문에 못 견뎌 달아날 것만 같다. 종류별로 다른 테라피 프로그램이 20여가지, 얼굴 마사지 프로그램이 10여가지 있다. 손님의 60%는 프랑스 사람, 나머지는 미국이나 다른 유럽 사람들이다. 일본 사람들도 가끔 온다. 프랑스 사람들은 커플끼리 와서 평균 4박5일 쉬었다 간다. 아침에 일어나 포도밭 산책하고, 오전 오후로 스파 즐기면서 틈틈이 인근 샤토의 와인 투어를 다니는 ‘웰빙 여행’이다. 보르도 와인 투어를 계획할 때 가볼 만한 곳이다. 객실은 총 49실. 방마다 다르게 꾸몄다. 객실의 욕조도 포도밭 풍경을 바라볼 수 있게 창가에 놓여있다. 화장품이 필요없을 만큼 얼굴 제품에서부터 목욕 제품까지 코달리 화장품으로 객실에 비치해놨다. 호텔은 1박에 190유로부터(겨울 비수기), 성수기는 1박 240유로부터. 2일짜리 비노테라피는 1인당 258유로와 362유로 두 가지, 3일짜리는 387유로와 543유로. 예약은 홈페이지(www.sources-caudalie.com). 1유로=약 1230원 ●코달리 스파 가는 길 파리 몽파르나스역에서 보르도행 TGV를 타면 3시간 걸린다. 기차표는 프랑스철도공사(www.sncf.com)에서 인터넷으로 예약. 요금은 요일별로 다르지만 왕복 120유로선이다. 보르도역에서 코달리 스파가 있는 마르티약 마을까지는 택시를 이용한다. 택시요금 편도 25유로.
스파왕국을 누벼라 - 중국편
  • 스파왕국을 누벼라 - 중국편
  • [조선일보 제공] ▲ 영수온천의 술탕. 와인을 풀어 붉은빛이 진하다.어메이산(아미산) 링슈온천에서 "헌 따! 헌 따!"<매우크다> 중국에 스파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약 2년 전. 기존 온천은 규모를 넓히고 새로 짓는 호텔들은 스파를 필수적으로 두기 시작했다. 처음엔 조금 ‘여유 있는’ 중국인들만 찾았다면 이젠 가족 주말나들이 코스로 자리 잡아가는 추세다. 시설은 대부분 일본과 유럽을 벤치마킹한 대신, ‘규모’에서 중국만의 색깔의 찾았다. 한국의 초대형 물놀이 시설을 닮기도 했다. 아무튼 특징이 무엇인지 물으면 다들 “헌 따! (매우 크다)”라고 외칠 정도로 ‘넓게’ 짓는 것이 유행이다. 쓰촨(四川省) 어메이 산(峨眉山·아미산) 링슈(靈秀)온천은 그 중에서도 가장 넓다. 총 규모가 1만2000 평으로 동대문 야구장의 2배 크기. 물놀이 시 설은 기본이고 물에 몸 담그고 공연을 볼 수 있는 무대까지 있다. 중국식 ‘대규모 스파’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이 퍼져서 매년 외국인 관광객도 늘고 있다. ‘링슈 온천’은 어메이 산 자락에 폭 파묻혀 ‘작은 스파 왕국’ 같았다. 전해 들은 크기에 살짝 겁을 먹고 직원에게 바람직한 ‘동선’에 대해 브리핑까지 받았다. 하지만 에메랄드 빛 조명을 받으며 신선같이 야간 스파를 즐겨보겠다고 밤 10시에 찾은 스파, 방금 지나친 과일탕만 자꾸자꾸 나타난다. 스파로 땀내기도 전에 벌써 운동이 다 된 기분이다. 사실 링슈 온천은 규모보다 어메이 산 1500m지하에서 끌어올리는 ‘라돈’ 천으로 더 유명하다. 방사능인 ‘라돈’이 피부와 신경통에 좋다고 선전이 대단하지만 특별한 향이나 색이 없어서 며칠 몸을 담그는 걸로는 그 효과를 발견하긴 어렵다. 소용돌이 탕 등 실내에만 13개… 가운·슬리퍼는 내 몸같이 해야 입구부터 영어가 거의 안 통한다. ‘출구’ ‘입구’ 같은 서바이벌 중국어 몇 마디는 배워올 걸, 후회막심. 로비에서 옷장 열쇠를 받고 오른편 수영복 코너에서 수영복을 샀다. 신발을 벗어주고 슬리퍼를 받는데 발 사이즈는 못 따진다. 진열된 3~4개 중에서 적당히 맞는 것을 골랐다. 옷장에 든 담요 같이 폭신한 가운을 들고 실내온천으로 향했다. 입구 앞쪽 소용돌이 탕에 시선이 쏠렸다. 들어가 휩쓸리면 뱅뱅뱅 돌아 중간까지 간다. 재미도 있거니와 혈액순환에도 좋단다. 뱅뱅 도는 건 즐거워도, 뒤에서 아이들이 깔깔대는 소리는 감수해야 한다. 몇 번을 정신 없이 돌다가 나왔더니, 이런, 밖에 걸쳐놓은 가운이 사라졌다. 다시 받으러 갔더니 탈의실 직원이 손가락 하나를 꼿꼿이 세웠다. 한 사람 앞에 가운은 하나씩이라는 뜻. 그렇다고 실외에 나가 오돌오돌 떨 수는 없는 터. 한참 동안 직원을 쳐다봤더니 할 수 없다는 듯 새 가운을 건넸다. 실내탕으로 들어가는 복도에 물기가 많은 줄 알았지만 그렇게 미끄러울 줄 몰랐다. 슬리퍼를 안 신은 죄로 땅에 드러눕는 굴욕씬을 연출해야 했다. 잊지 말자 슬리퍼, 간수 잘하자 내 가운. 세찬 폭포를 뿜어대는 중국풍 코끼리 분수를 지나칠 수 없다. 물살이 꽤 세서 오래했더니 머리가 얼얼하다. 수치료 탕엔 정사각형 대리석 6개가 2열 횡대로 놓여 있는데 바닥에 빨간 버튼(눈에 잘 띄지 않는다)을 누르자 갖가지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온다. 돌 사이에 앉든, 돌 위에 올라 앉든, 기포 마사지를 받고 싶은 부위에 따라 포즈 변환 가능. 안타깝게도, 사방에서 물이 수 십 줄기로 쏟아져 나와 ‘침’을 맞는 효과를 낸다는 침탕은 공사 중이다. 소금을 넣어 사해(死海)처럼 몸을 둥둥 띄울 수 있다는 사해탕도 마찬가지로 ‘클로즈드’(closed)푯말이 붙었다. 닥터피시에게 살짝 발을 내맡기는 걸로 13개 실내탕 순회 끝. 차례로 온도 떨어지는 계단식 탕, 영지·인삼 가득한 한약재탕은 꼭 실외로 나가기 전에 머릿속 지도를 떠올렸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1000㎡이 넘는 탕만 4개에다 구석구석 숨은 탕이 40개 넘는다. 길 찾기는 포기하고 보이는 탕마다 몸을 내맡기기로 했다. 둘레길이가 300m로 수영하기 좋은 탕엔 사람이 가장 많다. 흔들 다리와 아치형 다리를 건넜더니 수풀 속에 숨어있는 민트·사과·바나나 과일탕이 나타났다. 노천탕의 하이라이트는 고온에서 저온까지 계단식으로 연결된 탕 5개. 가장 위 고온탕이 45도이고 아래로 갈 수록 2도씩 내려간다. 고온탕에 누워서 아래를 보니까 곳곳에서 폴폴 더운 김이 솟아오르는 탕들이 자그맣게 보인다. 멀리서도 한약냄새가 풍겨오는 곳은 영지, 인삼, 쇠양 등 6개 한약재탕. 한약향이 진한 대신 5명이 들어가면 꽉 찰 정도로 탕이 작다. 한쪽엔 양꼬치와 맥주를 먹을 수 있는 바가 있는데 직원이 없다. 돌아다니다가 ‘공사 중’ 푯말이 붙은 탕을 여러 번 만났다. 공사 중이거나 약간 지저분한 탕을 제외하면 40여 개 탕 중 한참 누워있다 오고 싶은 탕은 절반 정도였다. 돌다 보니 벌써 자정. 손님이 나갈 때까지 기다려 준다지만 살짝 한기가 들어서 나갔다. 샤워장엔 공동으로 쓰는 샴푸와 바디샴푸가 있다. 비누는 직원에게 달라고 해야 준다. ● 어메이 산 관광지구 안에는 스파가 4곳이다. 그 중 링슈 온천 규모가 가장 크다. ‘퍼블릭 스파’외에 따로 ‘프라이빗 스파’도 갖췄다. 2008년까지 지금의 2배(2만6000평)로 넓혀 ‘중국형 대규모 스파’를 보여주겠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입장료 실내+실외 168위안(주말 198위안), 실외만 98위안(주말 118위안) (1위안=약 120원) 차이나 항공으로 오후 2시5분 인천 출발, 5시30분 청두(成都)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어메이 산 관광지구까지는 자동차로 다시 2시간 30분쯤 가야 한다. 1시간30분쯤 가다 보면 차(茶)박물관 ‘천부다원’이 있다. 현지인들도 고속도로 휴게실처럼 사용하는 곳이라고 하니 화장실 갈 겸 들려서 구경하기 좋다. ● ‘하나투어’가 온천 관광을 앞세운 ‘청두·어메이 산 온천·상하이 5일’ 상품을 내놨다. 매주 수·일요일 출발, 74만9000원부터, 어메이 산 관광과 온천. 사천요리 특식, 발 마사지, 변검쇼, 상하이 마이청 서커스 관람, 청두~상하이 간 항공료 포함. 여기서 상하이를 뺀 ‘청두·어메이 산 온천 5일’은 매주 월·금요일 출발, 69만9000원부터. 어메이 산 관광지구 안에 있는 스파 3곳에서 온천하고 청두를 돌아보는 일정. ‘청두·주자이거우(九寨溝·구채구)·러샨(樂山)·어메이 산 6일’ 상품은 매주 수·일요일 출발, 94만9000원부터다. (02)3417-1212, www.hanatour.com
  • 우리證, 야후 기부사이트 ‘나누里’ 참여
  • [이데일리 배장호기자] 우리투자증권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야후`와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월드비전`과 제휴해 야후의 기부사이트인 ‘나누里’에 게시된 사례 중 일부를 선정, 매칭 그랜트로 모금된 사내기금을 출연한다고 14일 밝혔다.매칭 그랜트(Matching Grant)는 일반인의 모금 금액만큼 기업이 금액을 출연하는 제도를 뜻한다.한 달 평균 1000만 페이지뷰가 넘는 등 가장 활발한 참여가 이루어 지고 있는 온라인 기부사이트인 `나누里`에서는 전국 월드비전 복지관, 복지 시설의 아동과 가정 또는 네티즌의 자발적인 추천 등으로 선정된 사연을 인터넷 사이트에 후원 받을 수 있도록 게시하고 있다.이를 통해 모금된 네티즌의 후원금과 후원기업인 우리투자증권의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모금된 사내기금을 합한 금액 전액을 매달 선정된 두가지 사례의 가정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우리투자증권은 향후 야후가 새롭게 신설하는 ‘나누里의 토요일’ 프로그램 등에 임직원들을 직접 참여토록 하는 등 자원봉사활동을 실천하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부터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사랑의 나눔 운동을 실시하고 있으며,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월평균 약 1600만원에 이르는 금액을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월드비전`을 통해 국내아동 긴급구호 후원, 사랑의 도시락 나눔운동 후원, 국내외 아동결연 후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황준호 우리투자증권 전략기획부문 상무는 “우리투자증권은 향후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사람들의 경제적인 꿈을 실현하는 금융회사로서, 사회 곳곳에서 미래를 향한 밝은 희망을 펼쳐내는데 기여코자 한다”고 밝혔다.
2006.12.14 I 배장호 기자
‘보험 못드시는 분’을 위한 보험
  • ‘보험 못드시는 분’을 위한 보험
  • [조선일보 제공] 연말연시, 부모님께 보험 선물을 해드리겠다고 작정한 김대리. 하지만 초보라서 어떤 걸 골라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어머니(58)는 고혈압과 골다공증을 앓고 있고, 아버지(62)는 2년 전 뇌출혈로 쓰러진 적이 있어서 보험에 가입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다. 어떻게 해야 실속도 챙기면서 부모님도 만족시킬 수 있는 보험을 선물할 수 있을까? 보험 고수(高手)들에게 방법을 캐물었다. ◆한달에 한번씩 ‘만원의 효도’ 김 대리의 부모님은 나이가 많은 데다 병력(病歷)까지 있어서 일반 보험상품에 는 가입하기 어렵다. 이럴 땐 무(無)심사 보험 가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무심사 보험은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라도 만 50~80세 사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보험 가입기간 중 사망하면 보험금이 지급된다. 기존에 노인 전용 보험상품이 있긴 하지만 가입 전에 회사에 병력을 알려야 하고 질병이 있다고 하면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무심사 보험은 병력을 보험사에 알리지 않아도 된다. 질병 보장은 받지 못하지만, 대신 잔여수명이 6개월 이내라고 진단받으면 보험금을 앞당겨 받아 본인이 쓰고 싶은 곳에 돈을 쓸 수 있다. 지난 8월 금호생명이 처음 출시해 지금까지 약 3만4000명이 가입했고, AIG생명·라이나생명이 비슷한 상품을 팔고 있다. 이들 상품은 가입 후 2년 이내에 사고 이외의 이유로 사망하면 납입한 보험료만 내준다는 게 공통점이다. 물론 세부적인 내용은 조금씩 차이가 난다. AIG생명의 ‘마이웨이 정기보험’과 금호생명의 ‘스탠바이 OK보험’은 10년 만기 기준으로 월 보험료가 아버지 5만원대, 어머니 1만원대로 값싸게 가입할 수 있다. 라이나생명의 ‘OK실버보험’은 동일한 조건에서 보험료가 다른 상품보다 비싼 편이다. 라이나생명 상품은 대신 만기를 5년으로 짧게 굴릴 수 있다. 이때 당장 내야 할 보험료는 저렴해지지만, 오래 살게 되면 만기 이후 자동 갱신 때 보험료가 크게 오르므로 득(得)보다는 실(失)이 많을 수 있다. ◆보험료 부담이 커져도 괜찮다면 무심사 보험 외에 병력이 있는 부모님이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은 또 없을까? 아버지는 병력이 심해 안되지만 어머니는 상대적으로 가벼워 선택 여지가 남아 있다. 라이나생명의 ‘실버보험’(월 1만8000원대)은 치매보험으로 가입할 수 있는데, 75세 만기 이전에 치매 진단을 받으면 2000만원을 받는다. 삼성생명의 ‘삼성리빙케어보험’은 현재 약물로 혈압 조절이 되고 합병증이 없는 등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할증보험료를 내고 가입할 수 있다. 만기 20년에 월 21만4600원으로 부담이 크지만 급성심근경색증·간이식 등으로 중대 수술을 받으면 보험금 5000만원이 나온다. 신동아화재의 ‘카네이션 상조보험’은 고혈압 진단 후 5년 이내, 현재 1일 1알 정도 약물을 복용해서 혈압이 정상이라면 가입할 수 있다. 월 보험료는 4만원으로 사망시 장례비용 1000만원을 받고 추모비용으로 매년 10만원씩 10회 받을 수 있다. 80세 만기 때 살아 있으면 약 365만원을 돌려받는다. ◆효도한다고 자식이 몰래 들 수는 없어요 무심사 보험은 병력이나 나이 때문에 일반 보험상품에 가입할 수 없을 경우에만 노려야 한다. 양세정 재정컨설턴트는 “무심사 보험은 환자를 기준으로 보험료가 책정돼 있어 일반 보험상품보다 보험료가 3~5배 비싸다”며 “나이가 많거나 중증질환을 앓고 있지 않으면 가입했을 때의 실익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질병 보장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도 유의하자. 또한 효도보험은 부모님이 보험에 가입하겠다고 보험사에 반드시 의사를 밝혀야 하기 때문에 자녀가 부모 몰래 가입시킬 수가 없다. 고진선 인스밸리 팀장은 “무심사 보험은 부모님이 사망해야 보험금이 나오기 때문에 부모님이 기분 나쁘다며 가입을 꺼려 계약 체결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앗, 또 필름 끊겼네?" 치매로 가는 지름길에 접어드셨습니다
  • "앗, 또 필름 끊겼네?" 치매로 가는 지름길에 접어드셨습니다
  • [조선일보 제공] 외국계 제약회사 마케팅팀에 근무하는 김모(38) 과장은 올 초부터 술을 마시면 필름이 끊기는 일이 시작됐다. 처음엔 “영업 10년 만에 제법 술꾼이 됐다”며 오히려 주변에 자랑까지 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잦아지면서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다. 주변 만류를 뿌리치고 음주 운전을 하는 버릇도 이때쯤부터 생겼다. 물론 필름이 완전히 끊긴 상태에서다. “운전하다 사람을 치지나 않았는지 아침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이라고 했다. 강남대로 한복판에 누워있다 경찰서에 끌려간 적도 있고, 누구와 싸웠는지 아침에 일어나면 팔 다리에 멍이 든 경우도 있었다. 김씨는 두 달 전부터 알코올 의존증 치료를 받고 있다. 주당(酒黨)들 대화 속엔 술 취해 필름 끊긴 무용담(武勇談)이 끊이지 않는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해프닝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 박장대소하며 앞다퉈 자신의 경험을 늘어놓곤 한다. 그러나 필름이 자주 끊긴다는 것은 의학적으론 심각한 뇌 손상이 진행된다는 신호다. 알코올 의존증(중독)이 이미 중증(中症)에 이르렀다는 징조이며, 자칫하면 알코올성 치매에 걸릴 수도 있다는 무시무시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과 남궁기 교수는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혈관을 타고 온 몸에 퍼지는데 특히 피의 공급량이 많은 뇌세포가 더 많은 손상을 입는다”며 “초기엔 다시 원상회복이 되지만 필름 끊기는 일이 반복되면 탄성을 잃은 스프링처럼 뇌에도 영구적인 손상이 온다”고 말했다. 필름이 끊기는 현상을 의학적으로는 ‘블랙아웃(Blackout)’이라 부른다. 단기기억에는 저장이 되므로 필름이 끊긴 상태에서도 운전이나 심지어 성 행위까지도 정상적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이것들이 장기기억으로는 저장되지 않는다. PC에 열심히 문서작업을 하고 저장버튼을 누르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블랙아웃 초기에는 뇌의 기능에만 문제가 생길 뿐 구조적 변화는 없지만 블랙아웃이 반복돼 알코올성 치매에 걸리면 뇌가 쪼그라들면서 뇌 가운데 텅 빈 공간인 뇌실이 넓어지게 된다. 블랙아웃은 술 마시는 양과 속도에 비례해 자주 발생한다. 소주 두 병을 네 시간에 나눠 마시는 것보다 소주 한 병을 30분에 마시는 것이 더 위험하다. 음주량은 대체로 혈중 알코올농도 0.1~0.2% (소주 1, 2병) 전후에서 일어난다. 미국에서 알코올의존증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블랙아웃을 경험한 64명 중 53명(83%)은 중증(重症) 중독자였다. 이밖에 블랙아웃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잦은 술자리, 공복(空腹)에 마실 때, 피로할 때 등이다. 전체 치매 환자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알코올성 치매는 노인성 치매와 달리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쪽에서 먼저 시작된다. 이 때문에 화를 잘 내고 폭력적이 되는 등 충동조절이 되지 않는다. 노인성 치매가 기억력 감퇴로부터 시작되는 것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 다사랑병원 신재정 원장은 “필름이 끊긴 경험이 며칠 간격으로 계속되면 곧바로 알코올장애 전문의를 찾아가라”며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계속 버티다간 30대에도 치매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 내 눈과 입도 그 곳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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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제공] ▲ 빅토리아 항을 배경으로 붉은 돛을 펼친 선상 바(bar) `아쿠아 루나`호. /아쿠아 레스토랑 그룹 제공 사진홍콩에 가야 하는 이유? 딱 좋은 비행시간(3시간30분), 초고속 열차를 타면 20분 만에 공항서 도심 진입(티켓가격 1인 100달러·1홍콩달러는 약 120원). 노선이 쉽고 단순한 지하철. 그리고 우리나라에 비해 저렴한 택시요금(택시 타고 시내를 맘껏 돌아다니는데 30홍콩 달러를 좀처럼 넘지 않는다). 영어가 비교적 잘 통하고, 서비스 매너가 세련돼 불편하지 않다. 쇼핑과 다이닝에 올인한 도시라 마음이 급하면 급했지, 지루하거나, 심심하거나, 실망할 틈이 없다. 게다가 10~2월까지 평균기온은 섭씨15도. 더위와 습도에 숨이 헉헉 막히던 홍콩이 아니다. 쾌적의 극치다. ‘대표선수’만 골라 소개한다. ▒ 이것이 홍콩 '베스트'! ▒ ▲ 스칸디나비아 풍 레스토랑 `파인즈`의 칵테일과 핑거 푸드 `스카파`단돈 2홍콩달러면 홍콩섬~카우룽을 오가는 스타 페리를 탈 수 있다. 그런데 선상 바(bar) 아쿠아 루나(Aqua Luna)에서의 45분간은 주책 없이 눈물이 핑 돌 정도로 특별했던 경험이었다. 해질 무렵인 오후 5시45분, 홍콩섬 스타페리 선착장 옆 피어 5(Pier 5)에서 아쿠아 루나를 기다렸다. 빨간 돛을 단 근사한 배가 천천히 다가왔다. 선원들의 에스코트를 받아 2층 데크로 올라갔다. 누워도 될 정도로 넓은 라운지 스타일 의자에 기대 와인을 홀짝이며 좌우로 펼쳐진 홍콩섬과 침사추이의 야경에 45분간 빠져들었다. 중간에 살짝 멀미 기운이 돌았지만 충분히 감수할 만 했다(예약 필수, 음료 한잔 포함한 티켓 가격은 낮에는 1인 150홍콩달러, 저녁에는 180홍콩달러·이하 모든 가격은 홍콩달러 기준). 호텔 컨시어지에게 부탁하면 예약해 준다. www. aqua.com.hk 아르마니 차터 하우스(Armani Chater House, 11 Chaster Road, Central)는 옷·액세서리·메이크업·가구·생활용품·초콜릿 매장에, 서점과 플라워숍이 들어선 조르지오 아르마니 라이프스타일 빌딩이다. 랜드마크 및 IFC쇼핑몰과 ‘스카이 워크’로 연결됐다. 디자이너의 사진집, 우아한 회색 재킷, 톤 다운된 아이 섀도우와 침대보, A로고가 쾅 찍힌 다크 초콜릿과 얼굴 큰 서양란을 푸른 잎으로 돌돌 감싼 꽃 장식까지 모든 것이 아르마니! 아르마니 마니아가 아니라면 굳이 가보지 않아도 되지만. 유명호텔과 레스토랑들은 대부분 애프터눈 티 메뉴를 갖추고 있다. 하비니콜스(Harvey Nichols, The Landmark, 15 Queen`s Road) 백화점 4층 레스토랑의 애프터눈 티. 3단 은쟁반에 과자와 케이크가 담겨 나온다. 숙박객이 아니라면 30분~1시간씩 줄을 서야 하는 페닌슐라 호텔의 애프터눈 티(2인세트 370달러)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더욱 ‘패셔너블’ 하며 세련됐다. 2인세트 240달러. ▒ 한 끼를 먹어도 특별하게… 홍콩 식당 가이드 ▒ ▲ 식당 `수이 후 주`의 고풍스러운 입구.다 핑 후오(Da Ping Huo, 49 Hollywood Road, Central) 사천식 매운 요리를 낸다. 테이블 6개가 전부. 메뉴판이 따로 없고 요리사가 영감을 받아 준비하는 ‘오늘의 메뉴’를 먹어야 한다. 서빙 보는 주인장은 화가고 요리를 하는 아내는 가수다. 요리는 보통 8코스 정도인데 서빙하는 내내 요리별 재료와 함께 맵기의 정도(아주 매운맛, 적당히 매운맛, 순한 맛)를 설명해준다. 아주 매운 맛은 쿡 하고 기침이 날 정도다. 서양 사람들은 “베리 핫!”이라며 연신 코를 힝힝 풀어댄다. 8코스 요리 1인 250달러. 수이 후 주 (Shui Hu Ju, 68 Peel Street, SOHO, Central) 홍등이 매달린 고풍스러운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는 곳. 실내가 어두워 더욱 근사하다. 각기 다른 도자기 용기에 나오는 조개요리와 사천 칠리소스의 닭튀김, 화이트 와인 한잔이 329달러. 와사비사비(Wasabisabi, shop 130, Times Square, 1 Mathe son Street, Causeway Bay) 미끄러질 듯 매끄럽고 좁은 유리복도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패션쇼 주인공이 된 듯 하다. 빨간 소파와 빨간 벽으로 꾸민 라운지가 있다. 모듬회가 푸짐하게 올라온 회덮밥과 커피가 포함된 런치세트메뉴가 128달러. 후통(Hutong, 28F, 1 Peking Road, Tsim Sha Tsui, Kowloon) 섬세하게 조각한 나무 문과 천장, 실크 쿠션 놓인 나무 의자. 28층에서 내려다 보는 홍콩섬의 야경이 압도적이다. 매운 고추소스의 돼지갈비조림이 148달러. 검은 깨찰떡을 넣은 아몬드 수프가 68달러. 할란스(Harlan`s, Shop 2075, IFC, 8 Finance Street, Central) 홍콩에서 스타 셰프로 사랑을 받고 있는 뉴욕 출신 요리사 할란의 레스토랑. 넓은 창 가득 펼쳐지는 빅토리아항의 경치가 일품. 3가지 코스 점심 메뉴가 268달러. 파인즈(Finds, 2F, Lan Kwai Fong Tower, 33 Wyndham Street, Central) 스칸디나비아의 겨울을 모티브로 한 레스토랑 & 바. 한입 크기의 핑거푸드식으로 내는 스카파(scapa) 메뉴가 인기. 6가지 모듬 스카파 요리가 248달러.&nbsp;▲ 홍콩의 인기만점 소품 매장 `G.O.D`(www.god.com.hk)에서 파는 북엔드는 120 홍콩달러.▒ 스타일의 최전선, 부티크 호텔 ▒ 성수기에는 객실을 잡기 어렵고 가격도 뛴다. 인터넷으로 바로 예약하기보다 전화나 이메일로 문의를 하면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묵을 수 있다. 지아(JIA, 1-5 Irving street, Causeway Bay, www.jia hongkong.com) 필립스탁 디자인의 호텔 겸 장기 투숙 아파트. 로비에는 필립스탁의 루이 고스트 체어와 찰스 임스의 라셰즈 체어 등 유명 디자이너의 가구가 있다. 객실키를 사용해야만 열리는 로비 현관문이라 숙박객이 아니면 자유자재로 드나들기 쉽지 않다. 혼자 지내기 딱 좋을 크기의 일반 객실(스튜디오)에는 전자레인지와 식기세트까지 갖춘 부엌이 딸려있다. 스튜디오 1박 요금 1800달러, 세금 및 봉사료 별도. 더 플래밍(The Fleming, 41 Fleming Road, Wan Chai, www.thefleming.com) 퍼시픽 플레이스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완차이에 위치한 부티크 호텔. 문 연지 2개월 됐다. 베이지와 카키 등 튀지 않는 색상에 기교를 부리지 않은 심플한 스타일. 스탠다드 룸 1박 1200달러, 세금 및 봉사료 별도.&nbsp;▲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부티크 호텔 `지아` 로비. /지아 호텔 제공▒ 대형 쇼핑몰, 여기만 가면 된다 ▒ ▲ 홍콩을 대표하는 쇼핑몰 IFC내 레인 크로포드 백화점 여성복 매장.IFC(International Finance Centre, www.ifc.com.hk) 홍콩의 수많은 쇼핑몰 중 최신 버전. 여행자에게는 홍콩의 중심이 IFC로 느껴질 정도다. 아이쇼핑 하는 재미가 뭔지를 제대로 알려주는 곳. 긴 가죽소파가 놓인 라운지풍의 ‘랑콤’ 매장 등을 어슬렁거리기만 해도 대만족. 친절과 적당한 무관심 사이를 오가는 점원들의 서비스도 맘에 든다. 자라, 망고 등 대형 매장에서는 탈의실 들락거리며 옷을 원 없이 입고 벗어도 ‘당신 또 왔냐’는 듯한 눈치밥을 먹을 일도 없다. IFC아이쇼핑의 절정은 역시 레인 크로포드(Lane Crawford) 백화점. 디스플레이가 끝내준다. 잡지에서만 봤던(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은) 각종 ‘잇’을 감상할 수 있는 곳. 퍼시픽 플레이스 (Pacific Place, 88 Queensway, Central) IFC에 밀려 버렸다. 그러나 전통의 멀티샵 조이스(Joyce)와 I.T 분점도 있으니 빼놓으면 아쉽다. 이곳의 ‘레인 크로포드’ 백화점은 IFC에 비해 리빙 코너에 팍팍 힘을 줬다. 푸드코트의 한식코너에서는 삼계탕과 떡볶이도 판다. 타임즈 스퀘어(Times Square, 1 Matheson Street, Causew ay Bay)시끌벅적 시장통 커즈웨이베이에 있다. 대형 아트·디자인 서점 페이지 원(page one)과 IFC보다 규모가 큰 시티수퍼(city super) 때문에 가봐야 한다. ▒ 특급호텔 구경하기 ▒여기를 봐도 호텔, 저기를 봐도 호텔. 샹그릴라처럼 홍콩섬과 카우룽 쪽에 각각 체인을 둔 경우도 많다. 만다린 오리엔탈은 홍콩섬 내, 그것도 걸어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은 거리에 2개의 호텔을 두고 있다. 기존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최근에 레노베이션을 마쳤다)이 ‘클래식한 럭셔리’라면, 랜드마크 만다린(The Landmark Mandarin Oriental Hong Kong, www.mandarinoriental.com) 호텔은 스파와 엔터테인먼트에 집중한, 섹시한 부티크형에 가깝다. 온통 유리로 번쩍대는 1층 MO바에서 아침을 먹거나, 애프터눈 티, 또는 칵테일 한잔을 즐기며 스타일을 팍팍 살려볼 수도 있다. (애프터눈 티 세트 1인 190달러). 스파에서 가장 저렴한 코스는 ‘아로마 테라피 헤드 앤 숄더 마사지’로 30분에 450달러선.
(본드이슈)콜러블본드, 스왑커브를 눕혔다
  • (본드이슈)콜러블본드, 스왑커브를 눕혔다
  • [이데일리 황은재기자] 스왑커브가 눕고 있다. 채권수익률 곡선 역시 평탄화되고 있지만 눕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5-10년 이자율스왑(IRS) 스프레드는 연 저점을 갈아치웠고 2-10년도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 유료뉴스인 `마켓플러스`를 통해 12월1일 오후1시35분에 이미 게재된 것입니다)스왑금리 하락세는 장기테너로 갈 수록 더 진행되고 있다. 거래가 많지 않았던 10년 초과 테너도 금리가 흘러내리고 있다. 반면 단기 테너는 견조한 경기 여건과 한국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 등의&nbsp;영향으로 상승하고 있다. ◇ 눕고 싶은 스왑커브..스왑스프레드는 확대 산업은행이 고시한 IRS 비드/오퍼 중간값을 기준으로 2-10년 스프레드는 올해초 68bp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줄었다 이후 8~9월에는 20~30bp 수준에서 움직인 이후 지난 11월 중순에는 10bp 대로 내려섰고 지난 29일에는 15bp를 기록했다. 올해 20bp 대 움직임을 보였던 5-10년 스프레드는 한 자리 수 진입을 앞두고 있다. 29일에는 10bp 수준으로 축소돼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반면 본드스왑스프레드 역전폭은 확대되고 있다. 지난 10월 역전폭이 한 자릿수로 줄었던 5년 스왑스프레드는 -16bp 수준으로 확대됐고, 한 때 정상화됐던 10년 스왑스프레드도 다시 벌어져 -17bp까지 이르렀다. 스왑스프레드가 확대는 스왑금리 상승폭에 비해 채권금리 오름세가 더 빨랐기 때문이다. 스왑금리를 누른 것은 무엇일까? 펀더멘털이나 커브 플레트닝을 염두에 둔 베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채권 발행을 위한 헤지 거래가 주 요인이라는 것이다. ◇ 콜옵션부 채권 발행 지난해 12배..평균 만기 14년콜옵션부 일반 금융채(이하 콜러블 본드) 발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채권평가에 따르면 올초부터 지난달 29일까지 발행된 콜옵션부 금융채는 지난해에 비해 12배 이상 증가한 2조59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04년에 6720억원이 발행된 이후 2005년에는2060억원으로 발행이 급감했다. 발행되는 채권의 만기도 길어졌다. 2004년에는 평균 9년, 2005년에는 10년이었고 올해들어서는 월이 지나면서 만기가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15년만기 채권발행이 크게 늘었다.&nbsp;11월들어 발행된 콜러블 본드 가운데 5년물 1건과 10년물 2건을 제외하고 모두 15년만기로 발행됐다. 특히 멀티콜제로쿠폰 형태인 `막시무스`의 경우 현재까지 발행된 채권이 모두 15년물이다.&nbsp;(관련기사 : 로마황제, 채권시장에 납시다)10년 초과 장기콜러블 본드 발행이 급증한 데는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고금리 장기채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스왑뱅크 입장에서는 옵션을 매입해 그 대가로 프리미엄을 투자자 및 발행자에 제공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고금리 구조가 나올 수 있다. 반면 발행자는 스왑은행과 헤지거래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지급하고 고정금리를 수취(리시브)하는 이자율 스왑을 거래하기 때문에 CD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고 콜옵션을 스왑뱅크에 팔아 이에 따른 조달비용이 줄어든다. 대부분의 구조화채권 발행과 비슷한 이유로 발행이 이뤄졌다. ◇&nbsp;커브 평탄화..리시버 스왑션 가치↑만기가 긴 콜러블 본드&nbsp;발행이 늘면서&nbsp;장기테너를 중심으로 리시브 압력이 증가했다. 특히 15년&nbsp;만기 콜러블 본드는&nbsp;유동성이&nbsp;크지 않은 10년 초과 테너에&nbsp;강한 리시브 압력으로 작용했다. 만기 15년이 5년 후 콜옵션을 넣어&nbsp;발행할&nbsp;경우&nbsp;일반적으로&nbsp;헤지 거래시&nbsp;15년만기 고정금리&nbsp;수취/CD&nbsp;지급(리시브) 거래를 한다.&nbsp;또 투자자로부터 매입한 채권 옵션을 스왑은행에게 5년후 10년만기 이자율스왑을 실행할 수 있는 리시버 스왑션(Receiver Swaption) 형태로 매도를 한다. 장기 콜러블 본드 발행이 급증한 점이 스왑금리 하락의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IRS 페이 구조를 가진 파워스프레드 발행이 연말을 맞아 줄어들고 있어 리시브 수요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 특히 커브가 평탄화돼 있는 상황에서는 선도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돼 금리 하락시 행사하게 되는 리시버스왑션 가치가 커브 스티프닝때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외국계은행 스왑딜러는 "CMS 레인지 노트 발행이 많지 않은 반면 콜러블 본드 발행이 늘면서 스왑 커브가 플레트닝 됐다"며 "수급적 요인을 높게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외국계은행 스왑딜러는 "15년 만기 콜러블 본드의 경우 경우에 따라 15년 이상으로 헤지를 들어가야할 경우도 있다"며 "최근 콜러블 본드의 만기가 길어지면서 10년을 넘는 초 장기 테너부터 금리가 눌리고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당분간 스왑 커브 플레트닝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말로 스왑시장의 유동성이 감소한 가운데 채권 발행 등과 관련된 리시브 수요가 많고 이에 기댄 거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외평채 발행관련 에셋 스왑 영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 스왑딜러는 "공사채 발행 등으로 헤지를 위한 페이 포지션이 나올 수 있겠지만 전체 시장 참가 기관이 줄었고 5-10년 스프레드는 한 자리 수를 테스트할 것을 보인다"며 "외국계의 파워스프레드 발행도 주춤해 본드스왑스프레드 확대, 스왑금리 플레트닝이 지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스프레드 한 자리 수에서는 페이 수요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6.12.04 I 황은재 기자
(본드이슈)콜러블본드, 스왑커브를 눕혔다
  • (본드이슈)콜러블본드, 스왑커브를 눕혔다
  • [이데일리 황은재기자] 스왑커브가 눕고 있다. 채권수익률 곡선 역시 평탄화되고 있지만 눕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5-10년 이자율스왑(IRS) 스프레드는 연 저점을 갈아치웠고 2-10년도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스왑금리 하락세는 장기테너로 갈 수록 더 진행되고 있다. 거래가 많지 않았던 10년 초과 테너도 금리가 흘러내리고 있다. 반면 단기 테너는 견조한 경기 여건과 한국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 등의&nbsp;영향으로 상승하고 있다. ◇ 눕고 싶은 스왑커브..스왑스프레드는 확대 산업은행이 고시한 IRS 비드/오퍼 중간값을 기준으로 2-10년 스프레드는 올해초 68bp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줄었다 이후 8~9월에는 20~30bp 수준에서 움직인 이후 지난 11월 중순에는 10bp 대로 내려섰고 지난 29일에는 15bp를 기록했다. 올해 20bp 대 움직임을 보였던 5-10년 스프레드는 한 자리 수 진입을 앞두고 있다. 29일에는 10bp 수준으로 축소돼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반면 본드스왑스프레드 역전폭은 확대되고 있다. 지난 10월 역전폭이 한 자릿수로 줄었던 5년 스왑스프레드는 -16bp 수준으로 확대됐고, 한 때 정상화됐던 10년 스왑스프레드도 다시 벌어져 -17bp까지 이르렀다. 스왑스프레드가 확대는 스왑금리 상승폭에 비해 채권금리 오름세가 더 빨랐기 때문이다. 스왑금리를 누른 것은 무엇일까? 펀더멘털이나 커브 플레트닝을 염두에 둔 베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채권 발행을 위한 헤지 거래가 주 요인이라는 것이다. ◇ 콜옵션부 채권 발행 지난해 12배..평균 만기 14년콜옵션부 일반 금융채(이하 콜러블 본드) 발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채권평가에 따르면 올초부터 지난달 29일까지 발행된 콜옵션부 금융채는 지난해에 비해 12배 이상 증가한 2조59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04년에 6720억원이 발행된 이후 2005년에는2060억원으로 발행이 급감했다. 발행되는 채권의 만기도 길어졌다. 2004년에는 평균 9년, 2005년에는 10년이었고 올해들어서는 월이 지나면서 만기가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15년만기 채권발행이 크게 늘었다.&nbsp;11월들어 발행된 콜러블 본드 가운데 5년물 1건과 10년물 2건을 제외하고 모두 15년만기로 발행됐다. 특히 멀티콜제로쿠폰 형태인 `막시무스`의 경우 현재까지 발행된 채권이 모두 15년물이다.&nbsp;(관련기사 : 로마황제, 채권시장에 납시다)10년 초과 장기콜러블 본드 발행이 급증한 데는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고금리 장기채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스왑뱅크 입장에서는 옵션을 매입해 그 대가로 프리미엄을 투자자 및 발행자에 제공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고금리 구조가 나올 수 있다. 반면 발행자는 스왑은행과 헤지거래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지급하고 고정금리를 수취(리시브)하는 이자율 스왑을 거래하기 때문에 CD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고 콜옵션을 스왑뱅크에 팔아 이에 따른 조달비용이 줄어든다. 대부분의 구조화채권 발행과 비슷한 이유로 발행이 이뤄졌다. ◇&nbsp;커브 평탄화..리시버 스왑션 가치↑만기가 긴 콜러블 본드&nbsp;발행이 늘면서&nbsp;장기테너를 중심으로 리시브 압력이 증가했다. 특히 15년&nbsp;만기 콜러블 본드는&nbsp;유동성이&nbsp;크지 않은 10년 초과 테너에&nbsp;강한 리시브 압력으로 작용했다. 만기 15년이 5년 후 콜옵션을 넣어&nbsp;발행할&nbsp;경우&nbsp;일반적으로&nbsp;헤지 거래시&nbsp;15년만기 고정금리&nbsp;수취/CD&nbsp;지급(리시브) 거래를 한다.&nbsp;또 투자자로부터 매입한 채권 옵션을 스왑은행에게 5년후 10년만기 이자율스왑을 실행할 수 있는 리시버 스왑션(Receiver Swaption) 형태로 매도를 한다. 장기 콜러블 본드 발행이 급증한 점이 스왑금리 하락의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IRS 페이 구조를 가진 파워스프레드 발행이 연말을 맞아 줄어들고 있어 리시브 수요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 특히 커브가 평탄화돼 있는 상황에서는 선도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돼 금리 하락시 행사하게 되는 리시버스왑션 가치가 커브 스티프닝때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외국계은행 스왑딜러는 "CMS 레인지 노트 발행이 많지 않은 반면 콜러블 본드 발행이 늘면서 스왑 커브가 플레트닝 됐다"며 "수급적 요인을 높게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외국계은행 스왑딜러는 "15년 만기 콜러블 본드의 경우 경우에 따라 15년 이상으로 헤지를 들어가야할 경우도 있다"며 "최근 콜러블 본드의 만기가 길어지면서 10년을 넘는 초 장기 테너부터 금리가 눌리고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당분간 스왑 커브 플레트닝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말로 스왑시장의 유동성이 감소한 가운데 채권 발행 등과 관련된 리시브 수요가 많고 이에 기댄 거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외평채 발행관련 에셋 스왑 영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 스왑딜러는 "공사채 발행 등으로 헤지를 위한 페이 포지션이 나올 수 있겠지만 전체 시장 참가 기관이 줄었고 5-10년 스프레드는 한 자리 수를 테스트할 것을 보인다"며 "외국계의 파워스프레드 발행도 주춤해 본드스왑스프레드 확대, 스왑금리 플레트닝이 지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스프레드 한 자리 수에서는 페이 수요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6.12.01 I 황은재 기자
스왑금리 하락..`스왑 커브는 눕고 있다`
  • 스왑금리 하락..`스왑 커브는 눕고 있다`
  • [이데일리 황은재기자] 스왑 단기테너가 보합을 보인 반면 장기테너는 리시브 수요가 우세해 스왑커브가 평탄화됐다. 본드스왑스프레드도 소폭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7일 산업은행이 고시한 비드/오퍼 중간값을 기준으로 이자율스왑(IRS) 1년에서 3년은 전거래일비 보합을 기록했고, 4년과 5년이 1bp 하락, 7년과 10년이 2bp 떨어졌다. 통화스왑(CRS)도 1년과 2년이 보합으로 마감했다. 반면 3년과 10년은 2bp 가량 하락했고, 5년과 7년이 1bp 내렸다. ◆ IRS & CRS 최종호가표(제공 : 산업은행) 미국채 금리와 환율 하락 영향으로 강세로 출발한 스왑시장은 장 막판 국채선물 가격 하락으로 강세폭을 소폭 되돌림 했다. 그러나 스왑시장은 장기테너를 중심으로 오퍼가 거래가 다소 활발하게 진행됐고 테너가 길어질 수록 리시브가 강했다. 한국자금중개에 따르면 15년테너와 20년테너는 전 거래일보다 2.5bp 떨어졌다. 2-10년, 3-10년 스프레드도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커브 플레트닝에 대해 구조화채권 발행에 따른 헤지 수요가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됐다. 멀티콜 제로 쿠폰을 비롯한 콜러블 본드 등의 채권발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은이 지준율을 인상함에 따라 콜금리 인상시기가 다소 늦춰졌다는 시각도 장기 테너의 강세를 이끈 요인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10년 본왑스프레드는 -15~-16bp 수준을 기록해 슬금슬금 벌어지는 양상이다. 외국계은행 스왑딜러는 "구조화채권 발행과 관련된 헤지 물량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며 "스펙으로 장기 테너를 리시브하기는 어렵고 10년 초과 테너는 대부분 콜러블 본드 발행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5년만기 테너로 파워스프레드 채권 발행에 관한 테핑이 이어졌다. 규모는 200억원 수준이고 승수는 15배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로스는 환율 하락 영향으로 1년과 2년 테너에서 선물환매도 관련 거래가 있었다. 환율이&nbsp;연저점을 갱신했지만 수출업체들의 매도 물량은 많지 않았고 달러/엔 환율도 반등해 포워드 매도 관련 영향은 크지 않았다.크로스 장기테너는 거래가 뜸한 가운데 베이시스 따라 금리가 흘러내렸다. 베이시스는 전반적으로 보합을 기록했다. 한편 이번주 발표 예정인 산업생산 등의 결과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다소 낮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미 시장 컨센서스로 6% 수준 혹은 그 이상에 대해서도 대비해야한다는 시각이 강하기 때문. 그러나 시장 심리는 전반적인 약세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시중은행 스왑딜러는 "스왑시장은 공사나 다른 기업들이 대규모로 해외채 발행에 나서지 않는 이상 거래를 유발할만한 재료는 없는 것 같다"며 "이번주 발표될 경제지표들도 시장 변동성 확대보다는 약세심리를 더하는 선에서 영향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6.11.27 I 황은재 기자
스왑금리 상승..지준율 인상 "스왑커브는 더 누웠다"(마감)
  • 스왑금리 상승..지준율 인상 "스왑커브는 더 누웠다"(마감)
  • [이데일리 황은재기자] 한국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 영향으로 스왑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장기 테너에는 주로 구조화채권 발행 헤지와 관련된 스프레드 거래가 많은 가운데 콜금리 인상이 늦춰지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다소 우세했다. 산업은행이 23일 고시한 비드/오퍼 중간값을 기준으로 이자율스왑(IRS)과 통화스왑(CRS) 모두 2년물과 10년물을 제외한 테너에서 4bp 가량 상승했다. 2년 테너는 5bp 올랐고, 10년 테너는 3bp 상승해 장단기 스프레드가 소폭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 IRS & CRS 최종호가표(제공 : 산업은행) 갑작스런 지준율 인상 영향으로 3년 테너 기준으로 스왑금리가 6bp 가량 오르며 장을 열었다. 1년미만 예금에 10%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등 불안감이 커졌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7%로 2%포인트 인상에 그치자 금리상승폭을 소폭 되돌림했다. 이날 IRS 장기 테너에는 리시브 수요가 소폭 우위를 보였다. 지준율 인상을 콜금리 인상이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과 향후 경기 회복세 등을 감안하면 콜금리 인상을 위한 전조라는 시각도 제기됐다. 콜금리 인하 기대감은 사라졌지만 인상을 하더라도 한 차례 정도 인상한 뒤 다시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로 장기테너를 중심으로 리시브 거래를 하려는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또 콜러블 본드 발행 등 구조화채권 발행 물량에 대한 헤지 수요도 많아 장기 테너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커브플레트닝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10년과 15년 등 주로 장기 테너를 엮어 3-10년, 3-15년, 10-15년, 2-10년등에 대해 스프레드 거래가 이뤄졌다. 외국계은행 스왑딜러는 "지준 인상 재료에 금리가 이정도까지 상승할 재료는 아니었다"며 "한은이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 봉착했기 때문에 지준 인상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준 인상으로 단기 테너는 영향을 받겠지만 장기 테너는 옵션관련 헤지수요도 있고 금리를 추가로 더 공격적으로 올리지 못한다는 생각에 장기 리시브 수요는 기다리고 있다"며 "결국 커브가 플레트닝 상태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스왑금리 상승에 따른 비드가 나오더라도 리시브 수요가 많아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날 공기업의 채권발행과 파워스프레드 발행이 있는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크로스 금리는 베이시스 따라 움직였다. 1년과 2년 테너를 제외하고는 거래가 거의 없었다. 환율 하락세가 어디까지 진정될지 관심이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장중 한 때 920원대로 내려서며 전저점 시도를 했다. 당국의 개입으로 930원대가 지지됐지만 920원대가 더 가깝다는 인식이 솔솔 자리잡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이 1.29 달러까지 상승해 1.30달러 위로 올라설지 여부와 달러/엔 환율이 추가로 하락해 115엔대로 갈 경우 원화 역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에 들어감에 따라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자는 모습이다. 참가자들은 또 연말 환율이 급락했던 경험을 겪었던 터라 이에 대해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선물환 매도 등과 관련한 1년과 2년 테너에 리시브 수요가 꾸준했다. 크로스 2년에는 비드가 형성돼 눈길을 끌었다. 최근들어 베이시스가 확대돼 IRS 2년 등과 역서 베이시스 거래를 한 것으로 보인다.
2006.11.23 I 황은재 기자
상하이, 어제와 오늘을 넘나드는 짜릿한 48시간
  • 상하이, 어제와 오늘을 넘나드는 짜릿한 48시간
  • [조선일보 제공] 상하이의 관능적인 올드 스타일과 하루가 다르게 탄생하는 예측불허의 뉴 스타일을 체험하러 떠났다. 금요일 오후 4시, 상하이행 비행기를 탔다. 후다닥 제공되는 기내식을 먹고 숨 돌릴 즈음 상하이 푸둥 공항에 도착했다(비행시간 1시간 20분). 현지시각 오후 4시50분. 금요일 저녁 교통체증으로 시내 중심까지 무려 1시간 30분이 걸렸다(택시비는 180위안. 1위안=우리 돈 약 130원·상하이 가는 분께는 시내까지 7분만에 연결되는 초고속 열차를 타라고 권하고 싶다). ▲ `뉴 상하이`의 상징, 푸둥의 불타는 야경. /그랜드 하얏트 상하이 제공첫째날 밤 9시 /상하이NEW 호텔에 짐을 풀고 와이탄으로 나섰다. 황푸강을 따라 서편으로 길게 이어지는 와이탄 거리는 고색창연한 유럽풍건물들이 조명으로 후끈 달아올라 있고, 강 건너 푸둥의 초현대식 마천루들은 오색찬란한 불빛을 쏘아 올리고 있었다. 와이탄의 많은 명소 중에서도 최고의 전망으로 소문난 니신 쉬핑 빌딩(Nissin Ship ping Building) 6층, 글래머 바(The Glamour Bar, 5 The Bund at Guangdong Road)에 들어섰다. 고혹적인 꽃분홍색 조명을 드리운 모던한 바에는 검은 탱크 톱을 입은 여성이 샴페인을 홀짝이고 있다. 양초 몇 개만 반짝이는 실내. 덕분에 창마다 걸린 야경이 한창 도드라졌다. 코코넛 마티니와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데리야키 소스 돼지고기 요리를 터질 듯이 끼워 넣은 넉넉한 샌드위치는 136위안. 자정이 가까워지자 홀 중앙에서 재즈 라이브 공연이 벌어졌다. 숙소인 그랜드 하얏트 상하이<사진>에서도 6615호 객실(그랜드 디럭스 리버뷰)은 콕 찍어 예약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복도 끝 코너에 위치해 있어 일반 객실보다 평수도, 창도 넓어 한결 쾌적하다. 침대 옆과 맞은편 벽 2면이 모두 유리창이라 전망이 시원하게 들어왔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야경과 마주했다.&nbsp; 둘째날 오전 8시 /상하이NEW 아침 일찍 예약해 둔 물리치료사 닥터 구오(Guo)의 ‘딥 티슈’마사지를 받으러 하얏트 호텔 57층의 클럽 오아시스로 갔다. 구오씨는 의학과 기공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손놀림이 섬세해 호텔 단골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며 컨시어지가 추천했다. 1인용 작은 마시지룸에서 구오씨가 양쪽 엄지손가락에 기를 모아 전신의 뼈 마디마디를 자극하며 긴장과 피로를 풀어주었다. 마사지가 끝나고 (통역을 통해)건강 상담에 이어 관상도 봐줬다. 닥터 구오의 마사지는 70분에 500위안 선(팁·세금 별도). 오전 11시 /상하이NEW 상쾌한 기분으로 상하이의 ‘소호’라 불리는 M50(50 Mogan shan Lu)으로 향했다. 옛날 섬유 창고 밀집 지역에 20여개의 현대미술 갤러리 들이 들어서며 명성을 누리는 곳이다. 낡은 골격의 건물 안에 최첨단 중국 현대 미술 작품이 걸려 있다. 그 중 아트 씬 웨어하우스(Art Scene Wearhouse)의 전시장은 눈부시게 희고 모던했다. ▲ 쇼핑몰 `타임즈 스퀘어`에 들어선 크리스탈 전문 매장 `바카라` /필립스탁 디자인 제공오후 1시 /상하이NEW 점심식사는 호텔 컨시어지를 통해 와이탄에 위치한 스타 셰프 장 조지의 레스토랑 장 조지 상하이(Jean Georges Shang hai)에 예약해 두었다. 몸에 딱 붙은 검은 빌로드 드레스를 입은 리셉셔니스트를 따라 어둡고 긴 바를 통과해 걷는 순간, 무슨 비밀기지로 들어가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오묘한 청색과 와인색이 근사한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4가지 코스요리가 한꺼번 에 나오는 ‘런치 박스’(128위안)를 주문했다. 송이 수프와 유기농 닭 구이, 도미찜과 치즈 케이크가 사각 양식에 아주 소량 담겼다. 다이어트 중이 아니라면 간에 겨우 기별이 갈 정도니 198위안 짜리 일반 세트메뉴가 낫겠다 싶었다. 뉴욕의 ‘머서 키친’에서 히트친 ‘프레시 진저소다’(생강과 라임즙을 이용한 홈메이드 탄산음료·1잔 40위안)가 메뉴에 있어 반가웠다. 오후 3시 /상하이OLD 구시가지의 올드 상하이 티 하우스(Old Shanghai Tea House, 385 Fangbang Zhong Road)로 차를 마시러 갔다. 화장대, 전축, 손거울 등 고가구와 낡은 소품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민 실내가 영화 세트장 같다. 밖에서는 정신 없고 혼잡하기만 했던 구시가지의 풍경도 이곳 창으로 걸러보니 이국적이고 운치 있다. 가장 예쁜 차를 달라고 하니 ‘상하이 바베 자스민 차’를 권했다. 웨이트리스가 뜨거운 물을 붓고 찻잔을 살살 돌리자 꽃잎이 활짝 피어나며 숨겨뒀던 분홍색 화려한 꽃술을 드러냈다. 흑백영화에 색이 입혀지는 듯 짜릿한 순간이었다(자스민 차 1잔과 4가지 모듬 과자가 125위안).&nbsp;▲ 독특한 매장과 레스토랑이 들어선 `프랑스 조계`(왼쪽) 지역은 산책하기 좋다.오후 5시 /상하이NEW 쇼핑몰 타임즈 스퀘어(www.shtimessquare.com)에 갔다. 새로 입점한 초대형 자라(ZARA) 매장 때문. 체크무늬 모직 원피스를 970위안에 샀다. 쇼핑몰 에는 디자이너 필립스탁이 꾸민 크리스탈 전문 바카라 매장도 있다. 클로에와 입셍로랑의 백을 비롯,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조금씩 골라 놓은 레인 크로포드(Lane Crawford) 매장도 있었지만 가격은 서울과 비슷해 별다른 매력은 없었다. 단, 브랜드 섹션마다 할인 제품을 교묘하게 섞어 놓아서 눈을 부릅뜨고 살폈다. ‘폴앤조’ 면 재킷이 6700위안→2010위안, ‘필로소피’ 저지 블라우스가 2900위안→1400위안. 오후 7시30분 /상하이OLD 고전적인 상하이 스타일의 저녁을 체험하기 위해 선택한 곳은 프랑스 조계지역의 레스토랑 1931(112 Maoming Nan Road). 테이블 10여개 정도가 들어선 아담한 규모. 중국과 프랑스풍 고가구와 촛대 등으로 사랑스럽게 꾸몄다. 애잔하게 흐르는 빌리 홀리데이의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와 치파오를 입고 서빙하는 여성들이 잘 어울렸다. 매니저가 밀전병에 싸먹는 소고기요리와 아스파라거스 볶음요리를 추천했다. 간장소스에 아삭아삭하게 볶은 아스파라거스 요리가 입에 잘 맞았다. 올드 재즈와 샹송에 빠져 와인을 천천히 홀짝였다(소고기와 버섯 전병 쌈+아스파라거스 요리+하우스 와인 1잔이 총 186위안). 셋째날&nbsp;▲ 서울 신사동 가로수 길을 연상시키는 ""타이캉루""의 샛길이 시작되는 곳.오전 9시 /상하이OLD 뤼진 게스트 하우스에서 눈을 떴다. 1920년 대 영국식 대저택을 개조한 호텔이다. 정원 쪽 전망이 아닌 객실이라 창밖에 낡은 공장 같은 건물이 떡 하니 버티고 있어 좀 우중충했다. 얼른 샤워를 하고 산책을 하러 정원으로 나갔다. 연못, 위엄 있는 고목에 새의 지저귐이 어우러진 조용한 풍경이었다. 오전 11시 /상하이OLD&NEW 뤼진 게스트 하우스에서 10분 거리의 타이캉루를 따라 내려갔다. 나이든 가로수가 그림자를 드리운 좁고 긴 거리에 낡은 상점과 노천 음식점이 뒤섞여 이어진다. 가래침을 퉤퉤 뱉는 아저씨들과 꼬릿한 중국 길거리 음식 냄새, 그리고 질주하는 자전거떼를 피해 걸었다. 타이캉루 210번지 옆(Lane 210 Taikang Road, 새빨간 건물이 있어서 찾기 쉽다)으로 난 작은 샛길로 프랑스어를 하는 여자들을 따라 들어갔다. 데님 소재의 치파오 등을 선보이는 ‘라오 상하이’, 아기자기한 동남아풍 소품으로 가득한 ‘하리 라부’ 등 작고 예쁜 매장과 카페 10여개가 줄지어있다. ‘카페 코뮨’(Kommune)의 야외 테이블. 토스트, 감자, 베이컨이 그릴에서 지글지글 익는 냄새가 진동했다. 오후 1시 /상하이OLD&NEW 프랑스 조계지 역에서도 패션 피플이 몰린다는 타파즈 레스토랑 아줄(Azul·18 Dongping Road)<사진>로 브런치를 먹으러 갔다. 배우처럼 잘 생긴 프랑스 매니저 프랭크가 20~30대 손님들 사이를 오간다. 프랭크의 추천으로 ‘2코스’ 브런치(119위안)를 주문했다. 거품 넉넉한 카푸치노, 베이비 시금치와 고트 치즈 샐러드, 그리고 이곳 별미인 ‘오픈 오믈렛’(달걀, 치즈, 야채가 어우러진 일종의 부침개)이 나왔다. ● 상하이 여행 팁 ▣푸둥공항에서 도심까지 단 7분만에 닿는 자기부상열차를 이용할 것. 시속 431㎞까지 달리는 초고속 열차로 20분마다 출발한다. 일반석 편도 50위안(당일 비행기표가 있으면 40위안).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을 제외하고는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호텔 컨시어지를 괴롭혀 정보를 알아낼 것. 중국어를 못한다면 무조건 목적지의 영어주소를 모두 한자로 써달라고 하자. 지도에 표시까지 받아낼 수 있으면 여행은 한층 수월해 진다. 레스토랑 예약도 해준다. ▣유명한 레스토랑은 반드시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가격은 서울의 고급 레스토랑의 3분의2 수준. 최고급 레스토랑의 경우, 저녁 보다는 점심에 가서 세트 메뉴를 주문하는 것이 ‘스타일에 대한 욕망은 있지만 비교적 주머니는 가벼운 여행자들’의 식사법. ▣택시비가 저렴하다. 30분 정도 시내를 달려도 15~20위안(우리돈으로 2000~3000원대)쯤 나온다. 한자 주소를 택시기사에게 보여주면 편하다. ▣구시가지와 프랑스 조계지역에는 오래된 건물을 고가구로 장식한 1930년대 풍 레스토랑과 바가 많다. 프랑스 조계지역에 갔다면 독특한 매장과 레스토랑이 모여있는 마오밍루(Maoming Lu)와 흥샨루(Hengshan Lu)를 어슬렁거리며 산책할 것. ▣상하이 뉴 스타일의 대표주자였던 ‘신텐디’(新天地)는 여전히 관광객들로 넘쳐났지만 일부러 꾸며놓은 듯한 인공적인 맛 때문에 점차 매력이 시들하다. 예상하이(Ye Shanghai)나 T8 같은 기존의 스타 레스토랑 외에는 딱히 볼 만한 곳이 없어 휙 둘러보고만 나왔다. ▣‘여행박사’의 2박3일짜리 ‘상하이 자유여행’ 상품은 토요일 출발이 22만원부터, 금요일 출발은 25만원부터(세금은 9만5000원선). 아시아나 항공 이용해 오전 10시45분 출발. 남방항공을 이용하는 3박4일짜리 일정은 매일 출발하며 28만원부터. 오후 12시55분 인천 출발. 숙소는 상하이 ‘24K’ 호텔. 2인 1실 기준. ‘뤼진 게스트 하우스’ 숙박시 1박당 8만5000원쯤 추가비용이 있다. ‘여행박사’가 운영하는 ‘상하이 버스 투어’의 경우 4명 출발시 1인당 5만5000원. 1명 추가될 때마다 5000원씩 할인된다. 1588-5780, www.tourbaksa.com
 간병비 따져보고 합의하세요
  • [재미있는 보험이야기] 간병비 따져보고 합의하세요
  • [조선일보 제공] 교통사고를 당한 피해자가 병상에 누워 꼼짝할 수 없으면 간병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런데 간병인이 필요한 환자는 과연 어느 정도로 많이 다친 경우일까? 일단 보험회사는 식물인간이나 완전 사지마비 환자에게만 간병인을 인정하고 그외 환자들은 아무리 많이 다쳤어도 인정하지 않는다. 머리를 크게 다쳐 몸의 반쪽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혼자서는 일어서지도 걷지도 못하는 환자도 제외된다. 하지만 보험약관에 따른 합의를 거부하고 소송을 제기하면 식물인간이나 사지마비가 아니더라도 현실적으로 환자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면 간병을 인정해 준다. 쉽게 말해 환자가 꼼짝할 수 없어서 침대에서 대·소변을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면 간병비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두 다리를 다 다친 경우나, 몸통까지 통깁스를 한 경우, 몸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침대에 추를 달아 놓은 경우 등이 이에 해당된다. 따라서 하반신 마비나 몸의 절반을 움직이지 못하는 편마비 환자에게는 당연히 간병비가 인정된다. 간병비는 전문 간병인을 쓰지 않고 가족 중 한 명이 다른 일을 안하고 환자 곁에서 간병해 준 경우에도 그 기간에 월 170만원의 간병비를 인정받을 수 있다. 보험회사는 식물인간과 사지마비일 때만 하루에 간병인 한 명만 인정한다. 하지만 소송 걸었을 때 법원에서는 식물인간인 경우는 1일 1.5인이 보통이고, 경우에 따라 2인까지 인정해 주기도 한다. 또 혼자 일어설 수 없는 사지마비나 편마비 환자는 1일 1인, 하반신마비 환자는 처음 1~2년까지는 1인이고 그 이후는 휠체어를 조작할 수 있다고 보아 0.5인을 인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간병이 필요한 환자는 보험약관에 따라 합의하는 경우와 소송하는 경우를 비교할 때 보험금이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원까지도 차이 날 수 있다. 섣불리 합의할 게 아니라 보험회사에서 제시하는 조건을 들어 본 후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를 할 땐 소송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한문철 변호사 www.susulaw.com
“못된 애들이 시집 더 잘가는 이유, 이거였군” 新여우 7계명
  • “못된 애들이 시집 더 잘가는 이유, 이거였군” 新여우 7계명
  • [조선일보 제공] 회사원 윤아라(28)씨는 얼마전 대학 친구의 청첩장을 받고 기분이 묘했다. “정말 알 수가 없어요. 학과에서 진짜 예쁘고 착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들은 못된 남자들을 만나 마음 고생만 하던데, 그냥 별로라고 생각했던 친구들이 오히려 공주 대접 받으면서 시집도 입 벌어질 정도로 잘 가더라고요.” 왜 이런 ‘억울한’ 현상이 벌어질까. 미국의 칼럼니스트 셰리 아곱(Sherry Agov)은 얼마 전 펴낸 ‘남자들은 왜 여우 같은 여자를 좋아할까?(원제: Why Men love Bitches)’라는 책에서 “남자들의 90%가 착해 빠진 바비인형 타입이 아니라 약간 성깔 있고, 매달리지 않는 여자들을 볼 때 도전욕구를 느낀다는 조사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지나치게 터프한 엽기녀도 거부감 1순위지만, 아무런 매력 없이 단지 예쁘기만 한 ‘Yes女’도 결국엔 버림받기 십상이라고. ‘여자는 100%가 외모’라는 건 화장품회사와 성형외과, 미디어가 만들어낸 하나의 상술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아곱은 “쉽게 말해 브래드 피트가 착한 여우 제니퍼 애니스톤을 두고 팜므 파탈(Femme Fatale) 같은 안젤리나 졸리에게 가버린 것을 연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여우들의 어록’. 1 과잉 공급은 애정 하락으로 연결된다 부뚜막에 먼저 오르고, 남모르게 꼬리 흔들며, 얌체같이 남자의 혼을 빼놓는 부정적 이미지의 ‘여우’ 시대는 갔다. 이제는 ‘현명한 여우’의 시대. 고단수의 머리를 누구보다도 잘 활용한다. 빼어난 말솜씨와 남다른 지식, 화려한 재능으로 남자를 굴복시킨다. 2 길들여지길 거부하는 여성에게선 빛이 난다 드라마 ‘황진이’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완벽한 예능인에, 대감에게 전두(사례비)를 내던지며 그의 하룻밤을 사겠다며 달려들기도 한다. 여성학자 정희진씨는 “요즘 남성들은 자신과 비슷한 성향이거나 같은 의견을 가진 여성들보다는 전혀 새로운 상상력과 현실 분석으로 지적 자극을 주는 여성들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3 순진한 여우보다는 까칠한 싸가지가 낫다 아프다면 죽도 끓여다 주고, 오지 않는 남자를 몇 시간씩이나 기다리는 오유경(드라마 ‘환상의 커플’)은 결국 사랑을 얻는 데 실패했다. ‘예쁜 답답녀’들이 더 이상 ‘인기녀’가 아니라는 말씀. 불쑥 유창한 영어를 내뱉고, 뛰어난 피아노 연주를 자랑하며, 시장 옷이라도 코디에 목숨거는 나상실이 시청자들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4 외모를 가꾸려면 아예 ‘끝장’을 봐라 대충 ‘늙어보이지 않을 정도’로만 가꾸는 수동적인 ‘안티 에이징(Anti-aging)’ 시대는 갔다. 파이낸셜 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에드위나 잉스-챔버스는 “남성 주도적 사회에서 벗어나 경제적 자립도를 우선시하는 여성들은 뷰티뿐만 아니라 각종 분야에서 적극적인 ‘재생(Regenerating)’을 접목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피부는 아예 아기 피부처럼, 몸매는 20대 초반을 뺨치게, 정신을 그보다 더 강하게. ‘맹렬하게’ 트렌드에 동참하라는 얘기. 5 여우는 완전 정복이 불가능하다 아곱은 “여자는 안정과 예측 가능한 상태를 원하지만, 남자는 흥분과 위험, 예측 불가능한 상태를 즐긴다”고 정리했다. “내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어떻게 이럴수 있어!”라며 훌쩍이는 여자는 남자에겐 ‘진드기’로 보일 뿐. 그녀가 입을 여는 순간, 남자들은 이미 줄행랑을 쳤을지도 모른다. ‘당당한 여우’들은 이런 심리 파악은 이미 다 끝났다. 남자 머리끝에 올라있는 셈. 솔직하고 거침없이 말하고, 남자를 적당히 무시한다. 전화? 안 기다린다. 6 지갑이 비면, 여자의 자존심은 끝없이 추락한다 디자이너 코코 샤넬의 명언, ‘새 드레스를 입는다고 해서 저절로 우아해지는 건 아니다’가 신조. 왕자가 공주를 위해 모든 금전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는 순간, 공주는 왕자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하녀로 전락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각종 재테크 입문서는 물론이요, 펀드니 보험, 적금 등으로 목돈 마련에 이미 도가 텄다. 광고 전단까지 꼼꼼히 살핀다. 7 정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는 여자일수록 여왕 대접을 받는다 현실적인 쌈닭을 추구하는 책 ‘소라의 맞짱 다이어리’ 저자 김소라씨는 “쇼핑 센터에서 업신여김을 당하거나, 일단은 쓰러져 눕고 큰소리 치는 허위 교통사고 피해자 등에게 당하기만 했던 여성들이 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며 “소비자 보호원과 소비자 고발센터, 관공서 인터넷 게시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센스를 항상 지녀야 한다”고 당부했다.
BBB급 채권시장 `그로기 상태` 가나
  • BBB급 채권시장 `그로기 상태` 가나
  • [이데일리 황은재기자] 비오이하이디스 쇼크 이후 BBB급 시장이 급속 위축되고 있다. 한때 회사채 발행을 주도하기도 했지만 이달들어&nbsp;발행규모가 급감했고 특히 문제의 BBB-등급은&nbsp;아예 신규물량이 전혀 없다. 특히 비오이쇼크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지면서 BBB-급 채권을 주로 소화하던 리테일시장은 몸져 누울 처지에 놓였다. 자칫하면&nbsp;시장이 와해될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제는 발행이 된다고 해도 받아줄 곳이 마땅치 않다. 이 시장의 가장 큰 수요처였던&nbsp;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가 최근 신규편입대상 회사채의 신용등급 하한을 BBB-에서 BBB+로&nbsp;상향조정했기 때문이다.다만 `아픈만큼 성숙한다`며 그동안 다소 비정상적으로 이뤄졌던 BBB급 채권 투자에 새로운 투자 분위기가 형성될 기회를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는 지적도&nbsp;있다. (이데일리 유료뉴스인 `마켓플러스`를 통해 21일 오후 1시20분이 출고된 기사입니다)◇ 갈 곳 잃은 BBB 회사채..발행 뚝↓ 팬택 계열의 문제 발생하기 이전에 이미 BBB급 회사채 시장 경색이 시작됐다. 비오이하이디스 부도로 BBB급 회사채 주 매수처였던 신협과 새마을금고가 회사채 가이드 라인을 BBB-에서 BBB+로 상향했고, 증권사들도 발행할 채권 선정에 까다로워졌다.팔 곳을 잃은 BBB급 채권발행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 3월 8400억원이 발행됐던 BBB급 회사채는 6월 2750억원으로 감소한 뒤 이후 다시 증가해 4000~5000억원대의 발행을 기록해 왔다. 그러나 11월들어 발행량이 급감했다. 21일 한국채권평가에 따르면 오는 24일까지 발행되는 BBB급 회사채는 1100억원으로 올 10월까지 평균 발행액인 5225억원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또 11월 들어 BBB급 채권의 순발행도 순상환으로 급반전하고 있다. 올 7월 이후&nbsp;꾸준한 증가세 보이며&nbsp;9월에는 3000억원에 가까운 순발행을 보였던&nbsp;BBB급 채권은 11월에는 2000억원 이상 순상환으로 돌아섰다. 특히 BBB- 등급 채권은 11월들어 발행물량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신협과 새마을금고가 BBB- 등급 채권을 매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해&nbsp;BBB-급의 발행에 치명타를 입힌 것으로 풀이된다.◇ BBB등급 채권시장 경색 불가피 전문가들은 BBB등급 채권시장, 특히 리테일 채권시장이&nbsp;급속히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비오이하이디스 악재로 BBB급 채권시장이 위축 일로를 걷고 있는&nbsp;와중에 팬택 계열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nbsp;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지난 16일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팬택과 팬택엔큐리텔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투자 부적격 대상인 BB+로 하향조정하고 `부정적 검토` 대상이 올려놓아 추가 등급 하향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번 팬택과 팬택엔큐리텔의 경우 비오이하이디스에 비해 채권발행 규모카 커 팬택 계열이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질 경우 시장이&nbsp;느낄 충격의 강도는 이전에 비해 훨씬 강할 것으로 보인다. 잇따른 악재가 동시에 터진 상황에서&nbsp;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한국인 한국채권평가 연구원은 "팬택 계열의 등급 하향은 비오이하이디스와 더불어 BBB급 회사채 주요 매수기관인 새마을금고와 신협의 신용등급 가이드라인 상향조정 등으로 위축되기 시작한 BBB등급 채권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리테일채권 시장의 `큰 손`인 새마을금고가 빠져나가자 신협, 농협, 수협 등도 BBB급 리테일 채권 매수에 따른 리스크 편중을 우려해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 또&nbsp;일부 기관의 경우 현재 보유중인 채권 가운데&nbsp;신용등급 가이드라인 이하 채권에 대해서는 매도 지시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 `아픈만큼 성숙한다`.."시장의 정상화 과정으로 봐야"잇따른 악재로 값비싼 댓가를 치르고 있지만 장기적인 시장 침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nbsp;희망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시장 조정은 그동안 기업신용분석에 소흘한 체 금리만 보고 투자했던 채권 투자 형태을 바로잡기 위한 `약(藥)`이 될 수 있다고&nbsp;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수익률을 쫓아 뛰어드는 투자 형태`가 개편될 것이라는 것. BBB급 채권에 대한 주투자기관들도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 등이 `큰손`의 위치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고 빈 자리를 투신사 및 자산운용사 등이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은 이와 관련된 펀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크레딧 전문가들의 꼼꼼한 분석을 통해 BBB급 시장에 대해 좀더 면밀한 가치 판단에 따른 투자로 리스크 분석이 강화돼 투자자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류승화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BBB급 채권시장의 조정은 일시적인 성격으로 봐야한다"며 "리테일 채권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진 것에 대한 되돌림이자 시장 정상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 BBB급에 대한 최대 수요기반이 사라졌기 때문에 당분간 시장 위축은 불가피하겠지만 오히려 자산운용사 등 기관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증권사의 크레딧분석을 통해 리스크를 감안한 투자 형태가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6.11.22 I 황은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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