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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성폭행 피해자 사인 '질식사' 추정
  • 신림동 성폭행 피해자 사인 '질식사' 추정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1차 소견이 나왔다. 서울 신림동 공원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 피의자 최모(30)씨가 19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으로 호송되며 질문을 하는 취재진을 쳐다보고 있다. (사진=뉴시스)2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전날(21일) 부검을 진행한 국과수로부터 피해자의 직접 사인이 ‘경부압박 질식에 의한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소견을 받았다. 국과수 측은 경찰에 ‘외력에 의한 두피하출혈이 관찰된다’면서도 뇌출혈 등은 없어 직접 사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함께 전달했다. 머리 등에 폭행을 당한 흔적이 있지만 피해자가 사망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질식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피의자 최모(30)씨가 범행 당시 피해자의 목을 졸랐을 가능성이 새롭게 제기됐다. 최씨는 지난 17일 신림동 인근 등산로에서 마주친 여성을 금속 재질의 너클로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19일 오후 끝내 사망했다. 이에 따라 최씨의 혐의는 ‘강간상해’에서 ‘강간살인’으로 변경됐다. 양형기준에 따르면 강간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사망 경위와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폭넓게 수사하고 있다”며 “최종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종합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3.08.22 I 이유림 기자
"억울해서 어쩌누"…신림동 성폭행 피해자 발인식, 눈물 속 엄수
  • "억울해서 어쩌누"…신림동 성폭행 피해자 발인식, 눈물 속 엄수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억울하고 원통해서 어쩌누…”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사건’의 피해자의 발인식이 22일 오전 6시40분 고려대 구로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동료 교사와 대학 동기 등 고인과 인연을 맺었던 수십 명은 이른 새벽부터 눈물로 함께 했다.22일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사건의 피해자 발인식 (사진=이유림 기자)장례식장은 애통한 분위기 속에 유족들의 통곡과 오열이 이어졌다. 국화꽃 위에 놓인 영정 사진 속 환한 미소를 본 조문객들은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의 제자로 보이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고인의 명복을 빌며 마지막 길을 지켰다. 고인의 어머니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아가, 아직 가지마”라고 오열했다. 유족들은 “이게 무슨 일이야”, “억울하고 원통해서 어쩌누”라며 흐느꼈다. 운구차에 관이 실리자 현장은 울음바다로 변했다. 조문객들은 고인을 성실하고 따뜻했던 분이라고 기억했다. 지난해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고인은 어머니를 각별히 챙긴 것으로도 전해졌다. 고인의 제자인 고등학교 남학생은 “선생님은 저희가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저희와 스스럼없이 친구처럼 지내셨던 분”이라며 “다른 반 학생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반 분위기가 좋았는데 그게 다 선생님 덕분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처음에 소식을 들었을 땐 아니길 바랐다”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는데 마지막이니까 선생님을 편하게 보내드리려고 오게 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남학생은 “선생님이 그곳에서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22일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사건의 피해자 발인식 (사진=이유림 기자)고인은 지난 17일 신림동 등산로 인근을 지나다 성폭행하려던 최모(30)씨에 의해 너클로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이후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지만 19일 오후 끝내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고인과 일면식이 없는 사이로 파악됐다. 경찰은 오는 23일 최씨의 얼굴과 실명·나이 등을 공개할지 검토하는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2023.08.22 I 이유림 기자
단순 실종에도 수십명 투입…경비 강화에 경찰은 `번아웃`
  • 단순 실종에도 수십명 투입…경비 강화에 경찰은 `번아웃`
  •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전국 곳곳에서 흉기난동이 일어난 후 사회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는 경찰의 특별치안활동이 3주차에 접어들면서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 평소와 달리 작은 사건에도 많은 경찰 인력을 투입해 대응하다 보니 일선 경찰관들이 인원에 비해 업무량이 크게 늘어나 ‘번아웃이 왔다’고 호소하고 있고, 그만큼 치안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치안 강화를 위해선 경찰 인력을 증원하고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통해 현장 경찰관의 업무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연합뉴스 제공)◇“태풍에 순찰 강화까지…칭찬도 못 듣는데 경찰만 갈려 나가”지난 17일 서울 관악구에서 발생했던 한 여학생의 실종 사건은 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과 등산로 강간살인 사건이 벌어진 지역에서 고등학생 김모 양이 등굣길에 실종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경찰은 실종팀과 강력팀 등 3개 팀에 현장 수색을 지시하고, 인근 경찰서에 공조를 요청했다. 평소에도 실종신고가 들어오면 즉시 수사에 들어가지만, 이 정도 인력이 투입되지는 않는다. 즉, 최근 흉악범죄에 따른 경각심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서울의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A 경찰관은 “보통 실종이나 가출사건이 생기면 경찰 2~4명과 실종팀 형사 1~2명이 출동해 인적사항과 주변 CCTV 확인 등 초동조치를 취한다”며 “강력사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을 이해하지만 너무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 소속된 다른 경찰관도 “이런 사건은 통상적으로 실종팀에서 처리하는데 상황이 예민하니까 관악경찰서뿐 아니라 인근 경찰서도 지역을 다 수색했다”며 “어제 근무한 경찰들은 일상 업무를 하면서 이것까지 챙기려니 정말 바빴을 것”이라도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경찰은 최근 매일 총력 태세다. 경찰은 지난 4일부터 18일까지 범죄가 우려되는 다중밀집장소 4만7260곳에 지역경찰과 형사·기동대 총 28만2299명을 배치했다. 매일 2만여 명씩 현장에 투된 셈이다. 아울러 김양의 실종사건이나 살인예고 글 등처럼 한 사건에도 가용할 수 있는 인력을 최대한 투입하려다 보니 현장에선 경찰관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구대와 파출소에 소속된 경찰관들은 기존 업무를 소화하면서 재해 지원활동과 치안활동에도 투입되는 상황이다. 지구대·파출소 경찰관의 업무 부담이 치안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B 경찰관은 “더운 날씨에 계속 순찰을 돌라고 하면서 사건에 민원까지 챙기라고 한다”며 “역량이 안되면서 민원 처리에 태풍 비상근무까지 맡기니 일에 회의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서울의 한 파출소에 소속된 C 경찰관은 “지금 파출소 한팀에 경찰이 5명 있는데 순찰차 두 대(2인 1조로 근무)가 순찰을 나간 사이에 사건이 터지면 신고를 받던 팀장이 파출소 문을 잠그고 출동해야 한다”며 “금요일부터 주말에는 길에 쓰러져 있는 주취자가 많은데 순찰이 늘어서 일손이 부족하니까 집에 돌아가라고 말하고 보내는 수밖에 없다. 여기에 신림동 성폭행 사건 이후 공원과 둘레길을 두 시간마다 돌고 근무일지까지 남겨야 해 죽을 맛”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흉기난동이 문제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또 다른 시민은 피해를 볼 수도 있지 않겠나”라며 한숨을 내쉬었다.◇순경 정원 절반이 빈자리…“경찰 충원 필요”최근 경찰관의 업무 부담이 커지면서 경찰이 겪는 고질적인 인력 부족 문제가 터지기 직전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현장에서 주력으로 활동하는 순경 인력이 정원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경찰청 소속 순경 정원은 9535명인데, 절반가량인 4626명이 결원 상태였다. 수도권과 부산·대구 등 주요 대도시도 순경 인력이 정원에 비해 1000명 이상 적었다. 전문가들은 늘어난 치안수요와 사회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경찰 인력 충원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그동안 전체 경찰 수는 유지하면서 인원을 재배치하거나 지원근무를 서는 방식으로 공백을 메우다 보니 지금 같은 상황에서 예방활동에 나설 사람이 부족하다”며 “경찰을 충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도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치안 수요와 시민의 눈높이가 높아졌는데 경찰 수는 그대로”라며 “범죄 원인을 분석하는 것뿐 아니라 국가 예산과 공무원 총 정원제를 재검토해서 경찰을 늘리는 방안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3.08.22 I 이영민 기자
국과수 "신림동 성폭행 피해자, 잠정 사인은 압박·질식 추정"
  • 국과수 "신림동 성폭행 피해자, 잠정 사인은 압박·질식 추정"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된 피해자의 잠정적 사인은 질식인 것으로 나타났다.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피의자. (사진=연합뉴스)21일 경찰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 중인 관악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 결과 피해자가 머리 등에 폭행을 당한 흔적이 있으며 주된 사인은 압박에 의한 질식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을 받았다.국과수 부감 결과에 따라 범인 최모(30·구속)씨가 피해자 폭행과 함께 목을 졸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확한 사망원인은 국과수로부터 최종 부검 감정서를 회신받아야 확인할 수 있다.최씨는 지난 1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공원과 연결된 야산 내 등산로에서 여성 피해자를 무차별로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최씨는 4개월 전 구입한 금속 재질의 흉기 ‘너클’을 양손에 끼우고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사건 발생 이틀 만인 19일 오후 숨졌다.최씨는 성폭행을 하기 위해 너클을 구매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범행 당일 성폭행은 미수에 그쳤고 A씨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최씨에게 성폭력처벌법상 강간등살인 혐의를 적용해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 보강 수사 중이다.국과수의 최종 부검 소견이 나오면 폭행 피해와 사망의 인과관계,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를 규명할 방침이다. 압박에 의한 질식이 최종 사인이라면 고의 살인했을 공산이 커진다.서울경찰청은 피의자 최씨의 얼굴과 실명·나이 등을 공개할지 검토하는 신상공개위원회를 오는 23일 연다. 경찰은 △범행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는 경우 △국민 알권리 보장과 재범방지·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내·외부 인사들로 위원회를 꾸려 피의자 신상공개 여부를 심의한다.
2023.08.21 I 장병호 기자
신림 성폭행 살인범 ‘강간’ 수차례 검색...SNS는 친구 0명
  • 신림 성폭행 살인범 ‘강간’ 수차례 검색...SNS는 친구 0명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신림동 등산로에서 일면식도 없던 피해자를 성폭행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 최모씨(30)가 범행 전 인터넷 상에서 ‘강간’을 수차례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피의자. (사진=연합뉴스)21일 국민일보는 서울 관악경찰서가 최씨의 휴대전화에서 강간 관련 기사를 여러 번 검색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최씨의 휴대전화 통신사와 포털 사이트를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범행 동기를 파악하고 있는데, 조사 결과 강간 기사를 검색한 것이 드러난 것이다. 경찰은 그가 4개월 전에 흉기인 너클을 구매한 점 등을 파악하고 고의적 범죄를 의심하고 있다.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마땅한 직업 없이 집과 PC방을 오가며 ‘외톨이’ 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최씨의 소셜미디어서비스(SNS) 상에도 맺어진 친구가 없고, 최근 친구 관계를 해제한 초등학교 동창도 “친구 관계인지도 몰랐고 사건 이후 끊었다”는 입장을 채널A에 전했다.앞서 최씨는 지난 17일 오전 11시40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산속 공원 둘레길 등산로에서 한 30대 여성을 때리고 성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경찰청은 오는 23일 신림동 등산로 강간살인 피의자 최씨에 대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최씨의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2023.08.21 I 김혜선 기자
잇단 강력범죄에…관악서 '치안 조기안정화 TF' 가동
  • 잇단 강력범죄에…관악서 '치안 조기안정화 TF' 가동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지난달 신림역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에 이어 17일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이 터지는 등 관악구 치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경찰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순찰하는 경찰(사진=연합뉴스)관악경찰서는 21일 보도자료에서 관악 치안 조기 안정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박민영 서장이 직접 TF위원장을 맡고 생활안전과장·112상황실장·형사과장 등 주요 부서장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치안 안전 과제를 발굴·시행하고 관악구청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관악서는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관악산 둘레길 인근 순찰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2인1조 관악순찰대를 편성해 시범 운영하고, 2주 동안 구청과 합동으로 긴급 방범 진단을 실시한다. 공중화장실, 취약개소 등을 살피는 한편 폐쇄회로(CC)TV, 비상벨의 정상 작동 유무, 추가 신설 대상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다.관악서는 자율방범대와도 긴밀하게 연계하여 주민안심을 위한 순찰 노선을 재편성하고 지역 경찰과 합동 순찰을 실시한다. 또한 관악구청과 협조하여 공공 근로 등 가용 인력 자원을 둘레길 등 취약 지점에 우선 배치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청과 함께 지역치안협의회 조기 개최를 합의해 우리 구의 안전과 불안감 해소를 위한 과제를 지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2023.08.21 I 이유림 기자
또 묻지마 女 살인사건…여가부 잼버리 해명만
  • 또 묻지마 女 살인사건…여가부 잼버리 해명만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지난 17일 대낮에 서울 관악산 등산로에서 일면식이 없는 남성에게 30대 여성이 살해됐다. 2016년 5월 서울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일면식 없는 남성에게 살해당한 지 7년이 지났지만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여성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주말 동안 언론에 공개한 자료는 잼버리 행사 기간 중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숙소관련 보도에 대한 설명자료뿐이다. 여성 주무부처로서의 역할을 미뤄두고 장관만 비호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을지 및 제35회 국무회의에서 방문규 국무조정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1일 조민경 여성가족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의가 나오자 “구체적인 사항은 해당 부서 확인 후 알리겠다”라고 밝혔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당시 여가부는 입장문을 냈고 사건발생 10여일 만에 여가부가 주축이 돼 관계부처 합동으로 ‘여성대상 강력범죄 및 동기 없는 범죄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지난해 신당역 살인사건 때는 여가부의 입장문은 없었지만, 김현숙 장관이 현장을 찾아 상황을 점검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나흘이 지나도록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이에 대해 조민경 대변인은 “여성 안전 주무부처로서 여성 안전에 대한 부분을 조금 더 챙기고 더 확실하게 지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그 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조금 더 확인한 후에 알리겠다”고 재차 강조했다.주무부처 수장인 김현숙 여가부 장관 또한 언론에 공식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새만금 세계 잼버리로 끊임없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오는 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 출석해 설명하겠다는 입장만 대변인을 통해 내고 있다. 최근 잼버리 기간 장관이 숙영지를 떠나 국립공원 숙소에서 지낸 것과 관련해 조민경 여가부 대변인은 “(김현숙) 장관 신변을 위협하는 협박이 있어서 전북경찰청에서 신변보호를 해줬다”며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그 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확인이 어려운 점 양해 부탁한다”고 말했다.여가부가 각종 논란에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자 잠잠했던 폐지론은 재점화한 상태다. 조 대변인은 “여가부는 폐지 여부와 상관없이 평소대로 업무 계속 충실히 지금 수행하고 있다”며 “장관은 무거운 책임감 이제 갖고 있고, (감사원) 감사와 국회에도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답한 거로 알고 있다. 앞으로 국회에서 충분한 또 설명이 있을 거로 본다”고 강조했다.
2023.08.21 I 이지현 기자
‘신림동 등산로 강간살인’ 피의자, 23일 신상공개 결정(종합)
  • ‘신림동 등산로 강간살인’ 피의자, 23일 신상공개 결정(종합)
  • [이데일리 박기주 이유림 기자]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한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최모(30)씨에 대한 신상공개 여부가 오는 23일 결정된다. 이와 함께 경찰은 최씨 범행의 고의성 입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최모씨가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서울경찰청은 오는 23일 신림동 등산로 강간살인 피의자 최씨에 대한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신상공개위는 경찰 내부위원 3명과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되며, 심의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위해 비공개로 진행된다.관련법에 따르면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 △죄를 범했다고 믿을 충분한 증거 △국민 알권리, 피의자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 △피의자가 청소년(만 19세 미만)에 해당하지 않을 것 등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면 얼굴과 성명, 나이 등을 공개할 수 있다.최씨는 지난 17일 오전 11시40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산속 공원 둘레길 등산로에서 한 30대 여성을 때리고 성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지난 19일 오후 3시40분께 끝내 숨졌다. 이에 따라 최씨의 혐의는 ‘강간상해’에서 ‘강간살인’으로 변경됐다. 양형기준에 따르면 강간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최씨는 피해 여성과 일면식이 없는 관계로 파악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등산로를 걷다가 피해자를 보고 강간하려고 뒤따라가 범행했다. 강간이 목적이었고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또한 최씨는 범행에 사용한 너클을 지난 4월 인터넷에서 직접 구매하고 범행 두 시간 전부터 인근을 배회하는 등 사전에 계획한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최씨는 평소 자택과 인근 PC방만을 오가던 ‘은둔형 외톨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최씨 범행의 고의성 입증에 힘을 쏟고 있다. 수사를 맡은 관악경찰서는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검토하는 중이다. 최씨가 범행 당시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는지,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폭행했는지 등 살인 고의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다.거짓말탐지기는 피검사자의 사전동의가 필요하고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증거로 채택되지는 않는다. 경찰은 거짓말탐지기뿐 아니라 이날 피해자의 시신도 부검해 사망 원인을 규명하고 폭행 피해와 사망의 인과성 등을 검증할 방침이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너클로 피해자를 공격했다면 넉넉하게 살인 고의가 인정되고도 남는다”며 “보통 성폭행을 하는 사람은 피해자가 정신을 완전히 잃을 때까지 폭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3.08.21 I 박기주 기자
특별치안에도 신림 성폭행 사건…경찰 "CCTV 등 보완책 마련"
  • 특별치안에도 신림 성폭행 사건…경찰 "CCTV 등 보완책 마련"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경찰의 특별치안활동 기간 중 ‘신림 등산로 성폭행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특별치안활동이 무색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향후 인적이 드문 장소의 범죄 예방책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윤희근 경찰청장은 21일 서면 정례 기자간담회를 통해 “특별치안활동은 신림역 등 다중밀집 장소에서의 흉기난동 등 이상동기범죄 예방을 위한 활동으로, 다중밀집 장소에서 경찰의 순찰 활동을 보여주는 것은 범죄 의지 제압과 주민 불안 해소를 위한 것”이라며 “인적이 드문 장소에서의 범죄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지자체와 협조해서 CCTV 설치 등 보완책을 검토하겠다”고 했다.최근 신림역과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등 다중밀집장소에서 흉기 관련 범죄가 일어나면서 경찰이 지난 4일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했다. 그러나 지난 17일 관악구 미성동 한 공원 인근 등산로에서 30대 남성이 피해 여성을 때리고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여성은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19일 오후 사망했다.이 사건으로 인적이 드문 둘레길·등산로 등에 순찰 공백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경찰청에 현장 치안 활동 강화를 주문하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윤 청장은 “국무총리의 순찰 강화 지시에 따라 거점배치 및 순찰장소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경찰은 특별치안활동 기조도 이어간다. 정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묻지마 범죄’ 범정부 대책과 관련해서 경찰은 불심검문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과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이에 대해 윤 청장은 “현행법 상 경찰관의 불심검문에 대해서는 강제력이 부여돼 있지 않고, 경찰관이 정복을 입고 있더라도 신분증을 제시해야만 하는 등 일선 경찰관의 애로사항이 있다”며 “정복 근무자는 신분증 제시의무를 완화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설명했다.경찰은 비상근무 기간 조직 관리에서도 당분간 엄정 기조를 유지한다. 최근 경찰관의 음주운전이나, 순찰 중 낮잠 등 개인 비위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지휘관의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해 과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윤 청장은 “비상근무는 국민의 생명·신체·재산과 공공의 안녕을 유지하기 위해 특별히 필요한 경우 발령하는 특수한 상황”이라며 “해당 관서의 모든 구성원이 유사상황에 총력으로 대비·대응해야 하고, 특히 지휘관에게는 고도의 지휘·감독 책무가 부여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이어 “당분간은 엄정 기조를 유지하되, 대내외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앞으로의 대응방향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한편 경찰은 지난 4일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한 후 범죄 우려가 높은 다중밀집장소 4만3887개소를 선정해 경찰관 총 26만3908명을 배치해 순찰을 강화했다.살인예고글 및 흉기난동 등에도 적극 대응했다. 살인예고글은 163건, 흉기 난동사건은 214건 검거했다.
2023.08.21 I 손의연 기자
경찰, ‘신림동 성폭행 살인범’ 거짓말탐지기 검토
  • 경찰, ‘신림동 성폭행 살인범’ 거짓말탐지기 검토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경찰이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일면식 없는 여성을 성폭행하고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최모(30)씨에 대해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검토하고 있다.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최모씨가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1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최씨의 혐의를 강간상해에서 강간살인으로 변경하고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검토하고 있다. 최씨가 범행 당시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는지,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폭행했는지 등 살인 고의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다.거짓말탐지기는 피검사자의 사전동의가 필요하고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증거로 채택되지는 않는다. 경찰은 거짓말탐지기뿐 아니라 이날 피해자의 시신도 부검해 사망 원인을 규명하고 폭행 피해와 사망의 인과성 등을 검증할 방침이다. 경찰은 최씨가 범행 넉 달 전 너클(손가락에 끼우는 금속 재질의 둔기)을 구매하고 등산로까지 2시간 가까이 도보로 이동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한 점 등으로 미뤄 계획 범죄로 보고 있다. 여기에 피해자를 뒤쫓아가 둔기로 폭행해 쓰러뜨린 부분에서 최씨에게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도 고의성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너클로 피해자를 공격했다면 넉넉하게 살인 고의가 인정되고도 남는다”며 “보통 성폭행을 하는 사람은 피해자가 정신을 완전히 잃을 때까지 폭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를 성폭행할 의도는 있었지만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사회적으로 고립된 ‘은둔형 외톨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자택 인근 PC방에서 하루에 많게는 6시간 넘게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휴대전화를 포렌식 한 결과에서도 통화 기록은 음식점 등 배달 기록이 대부분이고, 친구로 추정되는 인물과 통화 등을 한 기록은 극히 드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3.08.21 I 이유림 기자
‘신림동 등산로 강간살인’ 피의자, 23일 신상공개 결정
  • ‘신림동 등산로 강간살인’ 피의자, 23일 신상공개 결정
  •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한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최모(30)씨에 대한 신상공개 여부가 오는 23일 결정된다. 서울 신림동 공원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 피의자 최모(30)씨가 19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으로 호송되며 질문을 하는 취재진을 쳐다보고 있다. (사진=뉴시스)서울경찰청은 오는 23일 신림동 등산로 강간살인 피의자 최씨에 대한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심의의 공정성을 위해 구체적인 시간·장소 등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씨는 앞서 17일 오전 11시 40분쯤 신림동에 있는 공원 인근 등산로에서 여성을 너클(손가락에 끼우는 금속 재질의 둔기)로 무자비하게 때리고 성폭행했다. 경찰은 “살려달라”는 비명 소리를 들은 등산객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해 낮 12시 10분 최씨를 체포했다.피해 여성이 사건이 발생한 지난 17일 의식불명 상태로 인근 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지만 19일 오후 3시40분쯤 사망하면서 최씨의 혐의는 강간상해에서 강간살인으로 변경됐다. 양형기준에 따르면 강간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최씨는 피해 여성과 일면식이 없는 관계로 파악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등산로를 걷다가 피해자를 보고 강간하려고 뒤따라가 범행했다. 강간이 목적이었고 죽일 생각은 없었다”며 “신림동 공원 인근을 자주 다녀 폐쇄회로(CC)TV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또한 최씨는 범행에 사용한 너클을 지난 4월 인터넷에서 직접 구매하고 범행 두 시간 전부터 인근을 배회하는 등 사전에 계획한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최씨는 일정한 직업이 없고 서울 금천구 독산동 자택에서 부모와 거주 중이고, 주로 자택과 인근 PC방을 오가는 ‘은둔형 외톨이’의 행태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서울중앙지법 김봉규 부장판사(영장 당직)는 지난 19일 “도망할 염려가 있고, 범죄의 중대성을 고려했다”며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곧바로 영장 집행을 통해 최씨를 구속했다. 한편 피해자는 초등학교 교사로, 방학 중 연수를 위해 출근을 하던 길에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08.21 I 박기주 기자
신림동 성폭행범, PC방 전전 '은둔형 외톨이'였다
  • 신림동 성폭행범, PC방 전전 '은둔형 외톨이'였다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대낮에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여성을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최모(30) 씨가 사실상 사회적으로 고립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21일 관악경찰서 등에 따르면 피의자인 최씨는 자택 인근 PC방에서 하루에 많게는 6시간 넘게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는 자택 인근 PC방 여러 곳에 가입되어 있었으며, 한 PC방에서 많게는 약 2년 동안 570시간 넘게 게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 관계자는 “최씨 휴대전화를 포렌식 해본 결과 통화 기록이 음식점 등 배달 기록이 거의 전부”라며 “친구로 추정되는 인물과 통화 등을 한 기록이 극히 드물다”고 전했다.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최모씨가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최씨는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공원과 연결된 야산 내 등산로에서 일면식 없는 여성을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최씨는 경찰조사에서 “강간하고 싶어서 범행했다”며 성폭행과 상해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는 “죽일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범행 당시 최씨는 금속 재질의 너클을 양손에 끼고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30대 초등학교 교사로 알려진 피해자는 최씨의 무자비한 폭행으로 머리를 심하게 다치고 한쪽 다리가 부러진 상태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19일 오후 끝내 숨졌다.이에 따라 최씨의 혐의도 강간상해에서 강간살인으로 변경됐다.성폭력처벌법상 ‘강간등치사죄’ 혹은 ‘강간등상해죄’는 무기징역이나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반면 ‘강간등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으로 더 중하게 처벌받는다.경찰은 최씨가 범행 4개월 전 너클을 구매한 점, CC(폐쇄회로)TV가 없는 공원을 범행 장소로 물색한 점 등으로 미뤄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고 있다.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확인하기 위해 프로파일러 2명을 투입해 최씨에 대한 심리 분석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심리분석 결과에 따라 필요하면 검찰 송치 전에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할 예정이다.아울러 경찰은 최씨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되면 최씨의 얼굴과 이름, 나이 등이 공개된다.
2023.08.21 I 김민정 기자
"초주검 만들어놓고"...신림동 성폭행범 말에 피해자 동료 '분노'
  • "초주검 만들어놓고"...신림동 성폭행범 말에 피해자 동료 '분노'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 피해자의 동료 교사는 피의자 최모(30) 씨의 “빠른 쾌유를 빌겠다”에 울분을 참지 못했다.최 씨의 범행으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다가 끝내 숨진 초등학교 교사 A씨의 동료는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양손에 무시무시한 너클을 끼고 가혹한 폭행으로 사람을 거의 초주검으로 만들어 놓고 ‘빠른 쾌유를 빈다’는 말은 정말 인면수심의 발언”이라고 분노했다.최 씨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관악경찰서를 나서면서 A씨에게 “죄송하다. 빠른 쾌유를 빌겠다”고 말했다.금속 재질의 너클까지 낀 최 씨의 폭행에 머리와 가슴을 심하게 다친 A씨는 사흘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전날 오후 3시 40분께 끝내 숨을 거뒀다. 최 씨의 영장심사가 끝난 직후였다.서울 관악구 신림동 공원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 피의자 최 모 씨가 지난 19일 서울 관악구 관악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으로 송치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쳐다보고 있다 (사진=뉴시스)빈소에 다녀왔다는 A씨 동료 교사는 “너무도 안타깝고 비통한 죽음에 곳곳에서 오열하는 소리가 이어졌고 유가족분들의 얼굴은 정말 말이 아니셨다. 많은 동료 교사들이 조문을 와주셨고 특히 선생님의 제자로 보이는 졸업한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조문을 많이 왔더라. 제자들이 서럽게 우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그에 따르면 고인의 제자들은 빈소에서 “너무 좋은 선생님이셨는데 믿기지 않는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그는 출근길 변을 당한 A씨에 대해 “체육부장 보직을 맡고 계셨고 방학 중 계획된 학교 체육 자율연수 참여 및 진행으로 학교로 출근하시던 길에 변을 당했다. 이는 제가 관련 내부 기안을 확인한 사실”이라며 “연수는 범행이 일어나기 하루 전날인 16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진행될 예정이었다. 연수가 14시에 시작한다면 담당자는 그보다 일찍 출근해서 필요한 일들을 챙겨야 한다. 실제로 그 전날인 16일에도 선생님은 12시 정도 출근하셔서 학교 선생님들에게 연수 참여를 독려하는 연락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이어 “그날 업무가 있었음은 공문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이게 분명히 공무상 재해에 관한 인정이나 순직 처리가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앞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9일 오후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유족 말씀을 들으니 어느 정도 공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교육청 소속 노무사와 사실관계를 확인해 (공무상 재해가 인정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동료 교사는 생전 A씨에 대해 “SNS가 제자들 사진으로 가득할 정도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늘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선생님이셨다”고 떠올렸다.그러면서 “교대 재학 시절부터 밝고 활달해서 항상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던 친구였고 자기가 좀 힘들어도 주변 사람들 생각해서 먼저 웃고 매사에 솔선수범하는 성격이셨다. 특히 스포츠 활동을 좋아해서 운동을 통해 아이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고 때로는 친구 같은 선생님으로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그는 “그곳에선 정말 이런 마음 아픈 일 없이 아프지 말고…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2023.08.21 I 박지혜 기자
‘신림동 등산로 피해자’ 동료…“늘 밝은 에너지 넘치던 선생님”
  • ‘신림동 등산로 피해자’ 동료…“늘 밝은 에너지 넘치던 선생님”
  •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한 30대 남성에 의해 살해당한 피해자의 동료 교사가 21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제자들 사진으로 가득할 정도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늘 밝은 정말 에너지가 넘치는 선생님이었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최모씨가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동료 교사 A씨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교대 재학 시절부터 밝고 활달해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항상 하던 친구였고 자기가 좀 힘들어도 주변 사람들 생각해서 먼저 웃고 매사에 솔선수범하는 성격이었다”며 “특히 스포츠 활동을 좋아해서 운동을 통해서 아이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고 때로는 친구 같은 선생님으로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피해자의 빈소에 대해 “많은 동료 교사들이 조문을 와주셨고 특히나 선생님의 제자로 보이는 졸업한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조문을 많이 왔더라”며 “제자들이 서럽게 우는데 정말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영장심사 출석 과정에서 ‘피해자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한 피의자의 발언에 대해 A씨는 “양손에 그렇게 무시무시한 너클을 끼고 가혹한 폭행으로 사람을 거의 초주검으로 만들어 놓고 빠른 쾌유를 빈다는 그런 말은 정말 인면수심의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승재현 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같은 방송에 출연해 “영장 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는 모습도 마음에 죄책감이 없는 모습인 것이 분명하다. 영혼히 담기지 않는 목소리였다”며 “인격 해리성 장애 같은 느낌(이다). 이게 피의자라도 정신질환을 이야기하는 게 조심스러워서 좀 참는데 전혀 앞뒤가 분간이 안 되는 모습, 천지가 분간이 안 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앞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 등을 언급하면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도 그렇고 지금 이 근린공원 사건도 피해자를 사실상 사망에 이르게 하고 난 다음에 저지르려고 하는 성폭행이기 때문에 분명히 이런 부분은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에 대해서 분명히 밝혀야 된다. 저 상황(신림동 등산로 사건)은 분명히 제가 봤을 때는 성폭행의 목적이 아니라 살인이 목적이었다”고 했다. 승 선임연구위원은 “너클이라는 게 이게 금속 재질로 돼 있고 금속 재질로 되어 있는 것 중에서 흔히 말해서 싸울 때 먼저 공격하기 위한, 너클은 호신용 물건이 절대로 아니다”라며 “판매를 무조건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08.21 I 박기주 기자
경찰의 치안 총력도 무색…시민들 "나홀로 등산도 불안"
  • 경찰의 치안 총력도 무색…시민들 "나홀로 등산도 불안"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잇따른 흉기난동 사건으로 경찰이 사상 처음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하며 범죄 예방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서울 대낮에 흉악 범죄가 또 발생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30대 남성이 여성을 성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다. 신림동 묻지마 흉기난동이 발생한 지 불과 한 달 만으로, 경찰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최모씨가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신림동 등산로에서 여성을 성폭행하고 때려 숨지게 한 피의자 최모(30)씨의 혐의를 강간상해에서 강간살인으로 변경했다. 피해 여성이 사건이 발생한 지난 17일 의식불명 상태로 인근 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지만 19일 오후 3시40분쯤 사망한 데 따른 것이다. 양형기준에 따르면 강간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최씨는 앞서 17일 오전 11시 40분쯤 신림동에 있는 공원 인근 등산로에서 여성을 너클(손가락에 끼우는 금속 재질의 둔기)로 무자비하게 때리고 성폭행했다. 경찰은 “살려달라”는 비명 소리를 들은 등산객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해 낮 12시 10분 최씨를 체포했다.최씨는 피해 여성과 일면식이 없는 관계로 파악됐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등산로를 걷다가 피해자를 보고 강간하려고 뒤따라가 범행했다. 강간이 목적이었고 죽일 생각은 없었다”며 “신림동 공원 인근을 자주 다녀 폐쇄회로(CC)TV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또한 최씨는 범행에 사용한 너클을 지난 4월 인터넷에서 직접 구매하고 범행 두 시간 전부터 인근을 배회하는 등 사전에 계획한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18일 오후 지난 17일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소재 야산 현장(왼쪽)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번 사건은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같은 지역에서 흉악범죄가 발생한 것이라 충격을 더했다. 최씨의 성폭행 장소는 흉기난동이 발생한 장소와 불과 2km 떨어져 있었다.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대규모 인력을 투입했던 경찰의 ‘물량 공세식’ 대책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앞서 경찰은 신림동 흉기난동 이후 유사한 살인예고가 잇따르자 지난 3일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하고 도심 곳곳에 장갑차와 경찰특공대를 배치했다. 다중밀집지역 3329곳에는 하루 평균 1만2704명의 경찰관을 투입했다. 신림동의 경우 지난 8일 민·관·경이 합동 순찰까지 진행하며 시민 불안을 해소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러한 철통 경계에도 범죄를 방지하지 못했다. 시민들은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묻지마 범죄’의 재등장에 불안감이 커졌다. 특히 신림역 인근 상인들은 흉기난동 이후 또다시 타격을 받을까 노심초사했다. 길거리 노점을 운영하는 이모(64)씨는 “(신림동에 대해) 하도 안 좋은 기사가 많이 나가 사람들 발길이 뚝 끊겼다”며 인터뷰 요청에 손사래를 쳤다.대학생 때 상경한 뒤 줄곧 신림동에 거주해온 강모(30)씨는 “사람들 머릿속에 신림동은 치안이 불안한 지역으로 각인된 것 같다”며 “부모님께서도 신림동 성폭행 뉴스를 보시곤 안부 차 연락을 하셨다”고 말했다.신림역에서 만난 김모(56)씨는 “이곳이 옛날에는 술 먹고 치고받고 싸우는 정도였는데 최근에 험악한 일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두렵기도 하고, 행색이 이상한 사람이 어슬렁거리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고 전했다. 성폭행 사건이 관악산 등산로 인근에서 발생한 탓에 당분간 나홀로 등산을 자제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이모(28)씨는 “집 근처 북악산길을 혼자 오른 적이 있는데 그게 위험하다는 것을 처음 인지하게 됐다”며 “앞으로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23.08.21 I 이유림 기자
“내가 아는 가장 선량하고 착한 아이”…신림 피해자 애도 물결
  • “내가 아는 가장 선량하고 착한 아이”…신림 피해자 애도 물결
  •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착한 아이였다. 싫은 소리도 못 하고 힘든 일도 맡아서 했다…”서울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A씨 빈소. (사진=뉴스1)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으로 세상을 떠난 초등학교 교사 A씨 빈소 앞에는 대학 동기들이 보낸 근조 화환이 놓였다. 빈소를 방문한 사람들은 A씨에 대해 책임감 강하고 선량한 성격이었다고 입을 모았다.A씨의 대학 동기 김모씨는 언론에 “원래 성실한 친구라 아침 8시 30분에 근무를 시작하더라도 꼭 1시간 일찍 가는 아이라서 그날도 빨리 출근한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김씨는 “방학 중에 연수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은 모두가 꺼리는 데도 본인이 맡아서 한 거였다”면서 “정말로 선량한 친구가 일하러 가다가 그렇게 됐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다른 대학 동기도 “친구가 사실 방학 기간에 신림동 자취방에 있을 이유가 없는데 워낙 솔선수범하는 친구다 보니 남들이 꺼리는 방학 중 연수를 맡았다가 그만…”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A씨는 싫은 소리를 못 하는 성격이라 학부모들이 과도한 요구를 해도 웃으며 받아줬다고 한다. 대신 답 문자를 써주기도 했다는 대학 동기는 A씨를 “그야말로 천사같은 친구였다”고 회상했다.함께 동호회 활동을 한 현모씨는 “코로나로 격리됐을 때 몰래 도시락을 가져다 주면 그것도 미안하다며 나한테 선물 쿠폰을 보내던 아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같은 동호회원 윤모씨도 “대회를 하면 미리 계획해 발표자료까지 만들고 솔선수범했다”고 고인을 떠올렸다.근조 화한이 놓인 A씨 빈소. (사진=연합뉴스)유족과 지인들에 따르면 A씨는 학교 방학 기간이었던 지난 17일 오후 2시 교내에서 예정된 연수 업무를 위해 평소 자주 이용하던 등산로로 출근을 하던 길에 변을 당했다.A씨는 방학 기간에 5일 동안 진행되는 교직원 연수 기획·운영을 맡았다. 사건이 발생한 당일은 연수 이틀째 되는 날이었다고 한다.A씨의 오빠는 “남들이 하지 않으려는 보직을 자기가 하겠다고 나서는 아이”라며 “스무살 때부터 집에 손을 벌리지 않았다. 사치도 안 부리고 월급을 모아 내년에 서울에 집을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며 울먹였다.A씨의 사촌 언니도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착한 아이였다. 싫은 소리도 못 하고 힘든 일도 맡아서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경찰은 사건 이후 의식불명 상태였던 A씨가 끝내 숨을 거두면서 피의자 최모(30)씨에게 강간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간살인죄는 형량이 징역 5년 이상인 일반 살인죄와 달리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처벌할 수 있다.최씨는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공원 둘레길 등산로에서 손가락에 끼우는 금속 재질의 둔기인 너클을 이용해 일면식도 없는 A씨를 마구 때린 뒤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등산로를 걷다가 피해자를 보고 강간하려고 뒤따라가 범행했다. 강간이 목적이었고 죽일 생각은 없었다”며 “신림동 공원 인근을 자주 다녀 CCTV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2023.08.21 I 이준혁 기자
잠자던 남편 죽인 ‘칼부림’ 그놈…돌연사 한 이유는
  • 잠자던 남편 죽인 ‘칼부림’ 그놈…돌연사 한 이유는[그해 오늘]
  • 수원시 장안구 일대에서 흉기를 휘두른 강 모씨. (사진=연합뉴스)◇칼부림 포비아…‘범죄도시’ 된 대한민국지난 7월 21일 오후 2시 7분 서울 지하철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흉기 난동을 부려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조선(33). 이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지난 3일에는 경기도 성남 분당 서현역의 한 백화점에서 최원종(22)이 또 다시 불특정 일반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그는 차량과 흉기를 이용해 1명을 살해하고 13명을 다치게 했다. 지난 17일 오전에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인근 한 등산로에서 일면식 없는 한 여성이 최 씨(30)에게 너클로 폭행과 성폭행을 당해 의식불명에 빠진 끝에 19일 결국 사망했다.이러한 ‘묻지마 칼부림’ 사건 이후 최근 유사한 범죄를 저지르겠다고 예고하는 글들이 온라인 상에서 400건 넘게 확인됐다. ‘살인 예고’ 글을 올리는 이들 중 절반 가까이는 10대 청소년이라고 한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섬뜩한 살의 표출에 국민들이 공황에 빠지자 경찰은 사상 유례없는 ‘특별치안활동’까지 선포했다. 경찰은 지난 18일 온라인 상에 올라온 살인 예고 글들을 작성한 173명을 검거하고 2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예나 지금이나 묻지마 칼부림에 대한 공포감은 여전했다. 당시 끔찍한 유혈 사태에 휘말렸던 피해자들은 도대체 무엇을 잘못한 건지, 어디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는지 아직까지도 이유를 알아내지 못한 채 그저 묵묵히 주어진 시간을 살아내고 있다. 물론 이건 그들이 ‘생존자’였을 때의 이야기다. ◇11년 전 오늘, 수원에서도 ‘묻지마 흉기 난동’지금으로부터 11년 전, 2012년 8월 21일 자정께 경기도 수원시에서도 ‘인과 관계’ 없는 참극이 일어났다. 이날 이유 없이 흉기에 찔리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게 된 이들의 비명 섞인 울음소리가 곳곳에서 울려퍼졌다.지난 2005년 두 차례 성범죄를 저지른 죄목으로 7년형을 선고받고 2012년 7월 군산교도소를 만기출소한 전과 11범의 강 씨(당시 39세). 그는 수원의 한 갱생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었다.범행 전날 오후 9시 50분경 그는 장안구 파장동의 한 주점에 들어가 양주(12만 원) 1병과 과일 안주(4만 원) 등 16만 원 어치를 시킨 뒤 5만 원 권 4장 20만 원을 냈다. 그는 술에 잔뜩 취한 상태였다.그러나 여주인이 봉사료를 포함하면 21만 원이라며 거스름돈을 주지 않자 말다툼이 벌어졌고 강 씨는 오후 11시41분경 112에 여주인을 직접 신고했다.당시 112신고를 받은 노송파출소 직원은 주점에 가 2만 원을 돌려주는 선에서 중재하고 강 씨를 파장시장에 내려줬다. 경찰은 “당시 출동했던 경찰관이 강 씨가 신고자여서 별다른 범죄경력을 조회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참극은 그 이후 벌어졌다. 술에 취한데다 골목마저 어두웠던 탓에 애꿎은 다른 술집에 들어간 강 씨가 아무 관련없는 여주인을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하려다 미수에 그치자 흉기를 휘두른 것이다. 이후 주점에 들어온 손님 2명도 흉기에 찔리는 참사가 발생했다.당시 강 씨는 “잔돈 2만 원을 마저 돌려받고 여주인을 혼내주려고 편의점에 들어가 과도를 샀다. 해당 주점을 찾으러 돌아다녔는데 술에 취해 찾지 못했다”며 “그러나 성폭행 할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그의 칼부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어 강 씨는 500m 떨어진 정자동의 한 단독주택으로 침입해 고 씨와 고 씨 아내, 고 씨 아들을 찔렀다. 새벽 현관문이 열려있던 탓이다. 그 시간 집에서 잠자고 있던 일가족 3명은 고스란히 흉기 난동의 피해자가 됐으며 남편이자 아버지를 잃게 됐다. 이 모든 일은 불과 12분 만에 벌어진 참극이었다.◇유족 “왜 선량한 사람들에게 이런 짓 했는지 묻고 싶다”그 해 12월 12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동훈)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강 씨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고 씨의 아내는 검찰측 증인으로 출석해 “강 씨는 협박이나 욕설을 비롯한 한마디 말도 없이 흉기만 휘둘렀다”며 “오직 살인이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당시 집안이 어두워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며 살인할 의도는 없었다는 강 씨의 주장에는 “마루에 불이 켜진 상태였고 불이 꺼진 안방에서도 안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강 씨의 짧은 머리를 분명히 봤다”고 반박했다.이어 “아들은 수십차례 찔린 양팔 때문에 직장을 잃은 뒤 아직 집에서 쉬고 있고 나도 여전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왜 선량한 사람들에게 이러한 짓을 했는지 저 사람에게 꼭 묻고 싶다”며 진술을 마쳤다.방청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고 씨 아들 또한 참혹했던 당시 상황이 떠오르는 듯 연신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쉬었다.피고인석에 앉은 강 씨는 고 씨의 아내가 진술하는 내내 눈을 감고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돌연사는 ‘죗값’이었나…구치소서 병원 이송 중 숨진 강 씨그로부터 4일 뒤, 강 씨는 구치소 내 수감실에서 얼굴이 창백해지고 구토를 하는 등 몸에 이상증세를 보여 동수원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송 도중인 오전 10시 46분께 갑작스레 숨졌다.4인실에 수감돼 있던 강 씨는 그날 오전 9시께 교도관들이 점검에 나섰을 때만 해도 특이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1시간여 뒤 같은 방에 있던 수감자들에게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와 관련 수원구치소가 2013년 1월 23일 발표한 강 씨의 부검결과는 ‘약물에 의한 쇼크사’였다. 구치소에 보낸 부검 보고서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독성농도 이하 약물이라도 2개 이상을 함께 복용할 경우 상호작용에 의해 효과가 증대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쇼크가 사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그 해 8월 수원구치소에 수감된 강 씨는 잠을 제때 이루지 못해 면회 온 가족의 도움을 받아 졸피뎀(불면증치료제)을 복용했고, 사망 며칠 전부터는 감기에 걸려 아세트아미노펜과 클로르페니라민이 함유된 감기약을 함께 복용했다. 감기약은 하루 3차례, 졸피뎀은 하루 2차례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구치소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을 거쳐 그의 시신을 유족에게 인도했다.
2023.08.21 I 이로원 기자
“관악구 ‘여성안심귀갓길’ 내가 폐지”…최인호 구의원 사퇴촉구 쏟아져
  • “관악구 ‘여성안심귀갓길’ 내가 폐지”…최인호 구의원 사퇴촉구 쏟아져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신림동 등산로 강간살인 사건이 CCTV가 없는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면서 서울 관악구의 ‘여성안심귀갓길’을 전국에서 최초로 폐지에 앞장섰다고 홍보한 최인호(22) 국민의힘 관악구 의원을 향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최연소 관악구 의원으로 당선되기 이전 과거 성희롱과 막말을 일삼았던 이력도 재조명되고 있다. 20일 서울 관악구의회 홈페이지 참여마당 ‘의회에 바란다’ 페이지에는 최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게시글이 수백건 올라와 있다. 이 같은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해당 홈페이지 접속자가 몰리면서 접속이 지연되고 있다.이번 논란의 발단은 ‘여성안심귀갓길’ 예산 폐지를 그가 주도했단 이유에서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최 의원은 자신의 의정활동을 홍보하며 “여성안심귀갓길 7400만원을 전액 삭감해 ‘안심골목길’ 사업으로 7400만원을 증액했다”며 “관악구에서는 전국 최초로 여성안심귀갓길이 사라지게 됐다”고 홍보했다. 그는 페미니즘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단 계획도 밝혔다.그는 2년전 국민의힘 대변인 토론 배틀에서 16강에 들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SNS 등을 통해 성희롱과 막말을 일삼으며 여성 혐오성 발언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음에도 걸러지지 않았단 이유에서다. 당시 국민의힘 측은 “블라인드로 진행해 과거 이력을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책상에 엎드려 자는 사진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님께 배운 잠자리’라는 글을 게시해 성희롱성 발언이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최 의원은 지난해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중 최연소인 만 20세에 관악구의회 의원으로 당선됐다. 최 의원을 비판한 누리꾼은 “대낮에도 여성이 강간살인 당하는데 어떻게 관악구 구의원일 수 있나”며 “여성들의 불안이 망상이라느니 안심길을 폐지한다느니 입에 담기도 끔찍한 발언들을 했던데 공직자면 자기 발언에 책임을 지라”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은 “여성가족부 폐지 등 여성혐오에 기반을 둔 정치적 선동이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며 “페미니즘에 대한 과도한 적개심과 남녀대결논린에 빠진 결과가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사퇴촉구 게시글이 이어지자 게시판은 최 의원을 옹호하며 페미니즘에 대한 혐오성 글도 올라오고 있다. 이 누리꾼은 “최인호 의원은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악성 페미세력들을 고소하라”며 젠더갈등으로 진화하는 양상이다.
2023.08.20 I 김경은 기자
"고객 있는 곳이라면 파도 넘고 산 타야…'서비스는 삼성' 실천"
  • "고객 있는 곳이라면 파도 넘고 산 타야…'서비스는 삼성' 실천"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섬 지역에서 TV는 어르신들에게 친구나 다름없어요. 한번 고장나면 꼬박 일주일을 기다릴 수밖에 없으니 빨리 가서 수리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죠.”◇“내가 이 섬의 서비스센터…평소 준비하는 장비 5배 챙겨 입도”유정남 삼성전자서비스 프로는 1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한산도의 서비스센터라는 생각으로 섬지역 애프터서비스(AS)를 수행하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유정남 프로는 경남 통영시와 한산도 지역 내 가전제품 AS 및 출장서비스를 전담하고 있다.유정남 삼성전자서비스 프로가 삼성전자 냉장고 제품 유지보수 서비스를 진행 중인 모습. (사진=삼성전자서비스)그는 2004년 첫 직장으로 삼성전자서비스에 들어와 20년째 삼성전자 가전제품 유지보수 서비스 업무를 맡고 있으며 섬지역 애프터서비스(AS) 전담자로 근무한지는 10년이 훌쩍 넘었다. 그는 “삼성전자서비스가 유지보수 서비스 회사다보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고객인데 평소 주변을 도우며 살아가려는 지향점과 맞아 오래 근무하고 있다”며 “주5일 중 4일은 통영센터에서 근무하며 매주 금요일은 한산도로 출장을 간다”고 했다. 올해 한산도를 방문한 횟수는 35회며 120가구가 넘는 고객 집을 방문했다. 앞서 코로나 펜데믹 당시에도 섬 지역 서비스를 멈춘 적이 없었다.유정남 삼성전자서비스 프로가 18일 오전 섬지역 AS서비스를 위해 한산도로 입도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서비스)유 프로는 매주 금요일 아침 통영에서 배를 타고 한산도로 떠난다. 한산도 주민들이 주로 노인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건조기 등 신제품보다는 세탁기, 냉장고, TV AS 비중이 높다. 그는 “섬이다보니 해풍으로 인한 제품 부식이 타지역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편으로 부품 교체 업무가 주를 이룬다”며 “금요일 중으로 해결이 안되면 일주일을 미뤄야 하는 만큼 입도 전에 고객들과 연락을 주고 받으며 AS가 필요한 제품과 필요 부품, 장비를 미리 파악하며 이는 내륙지방에서 준비하는 양의 5배 상당”이라고 설명했다. 입도했을 때 혼자서 여러 가전제품을 모두 손봐야 하기에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전자레인지 등 멀티 수리 역량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유정남 삼성전자서비스 프로가 18일 한산도에서 에어컨 필터를 점검 중인 모습. (사진=삼성전자서비스)◇기상악화로 배 놓치고…장비 메고 등산 투혼유 프로는 고객들에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하지만 섬 지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예기치 못한 상황을 자주 겪는다고도 말했다. 그는 “여름철에는 에어컨 수리 예약이 밀려 배 시간을 맞추지 못하고 다음날까지 연장근무를 한 적도 있다”며 “일을 더 하는 상황이 적지 않지만 다음주까지 에어컨을 못 틀고 더워할 어르신들이 눈에 밟혀 다음날(토요일)까지 수리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했다. 기상 악화로 배를 타고 통영으로 나오지 못할 때에도 한산도에 있는 외갓집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부속섬 중에는 차를 갖고 들어갈 수 없는 섬도 있어 걷거나 자전거를 탈 수밖에 없는 상황도 벌어진다. 그는 “매물도 꼭대기에 있는 레이더 기지의 통신 장비를 식혀주는 에어컨을 수리하러 간 적이 있었다”며 “당시 20㎏이 넘는 수리 장비와 부품을 짊어 메고 2시간가량 산을 올랐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도 했다. 경쟁사 제품을 쓰다가도 수리가 잘 안되니 자연스럽게 삼성 제품으로 바꾸는 경우도 봤다고 했다.그는 “체력적으로 쉽지 않지만 한산도가 부모님 고향이기도 해서 고객들에게 애착이 크다”며 “매주 내 자식이 온 것처럼 반갑게 맞아 주셔 엔지니어와 고객 관계 이상으로 교감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섬 주민들은 엔지니어가 방문하는 시간에 맞춰 항구로 마중을 나오는가 하면 섬에 들어오는 엔지니어들은 고객들이 요청한 약과 생필품을 전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유 프로는 매주 금요일 긴장을 한다고도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선 “고객님들 얼굴 뵙는 것도 좋지만 웃는 얼굴을 보기 위해선 수리를 잘 마쳐야 하기 때문”이라며 “AS가 잘 되면 기쁜 표현을 애틋하게 해주시고 ‘서비스는 삼성’이라고 할 때 그동안 힘들었던 게 모두 사라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끝으로 “전국 모든 고객들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삼성전자서비스는 인천 지역의 백령도, 석모도, 덕적도를 비롯해 전남 목포 인근의 흑산도, 비금도와 경남 통영 및 진주 인근 용호도, 창선도 등 거주민이 있는 대부분 섬을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섬지역 AS 전담자는 110여명으로 이들은 AS서비스를 위해 1년에 약 3000번 배를 탄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또 업계에서 유일하게 울릉도에 상설 서비스센터도 운영 중이다.
2023.08.20 I 최영지 기자
지하철·등산로 연이은 ‘묻지마 범죄’…“일상이 불안해졌다”
  • 지하철·등산로 연이은 ‘묻지마 범죄’…“일상이 불안해졌다”
  • [이데일리 황병서 이영민 기자]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칸으로 이동해요. 주변 사람들이 막거나 신고해줄 수 있고, 앉는 것보다 서 있는 게 더 빨리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지하철 안에서 흉기 난동이 일어난 다음 날인 20일 오전 9시 서울 마포구 합정역. 경기 부천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김유경(27)씨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게 일상이 됐다. 공중 화장실을 갈 때도 모든 칸의 문을 열어보기 시작했고 호신용품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 김씨는 “합정역에서 흉기 난동 소식을 듣고서는 ‘나도 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모르는 사람이 길을 물어볼 때 예전만큼 친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20일 오전 10시께 서울 지하철 2호선 내부 모습.(사진=이영민 기자)◇지하철·등산로서 연이은 ‘묻지마 범죄’지하철과 등산로처럼 사람들이 주로 활동하는 공간에서 연이은 ‘묻지마 범죄’가 일어나면서 김씨처럼 일상에서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등산로에서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데 이어 이틀 만인 지난 19일 지하철 2호선 안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져서다.서울 관악경찰서는 20일 신림동 등산로에서 여성을 성폭행하고 때려 숨지게 한 피의자 최모(30)씨의 혐의를 강간상해에서 강간살인으로 변경했다. 피해 여성이 사건이 발생한 지난 17일 의식불명 상태로 인근 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지만 19일 오후 3시40분쯤 사망한 데 따른 것이다. 양형기준에 따르면 강간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특히 이번 사건은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같은 지역에서 흉악범죄가 발생한 것이라 충격을 더했다. 최씨의 성폭행 장소는 흉기난동이 발생한 장소와 불과 2km 떨어져 있었다. 최씨는 지난 17일 오전 11시 40분쯤 신림동에 있는 공원 인근 등산로에서 여성을 너클로 무자비하게 때리고 성폭행했다. 경찰은 “살려달라”는 비명 소리를 들은 등산객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해 낮 12시 10분 최씨를 체포했다.지하철 2호선에서는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지며 사람들의 불안도를 높였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날 지하철 2호선 전동차 안에서 흉기를 휘둘러 승객 2명을 다치게 한 50대 남성 A씨가 “전철 내에서 여러 사람이 공격해 방어차원에서 폭행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과거 ‘미분화 조현병’으로 치료받은 이력이 있었으나, 2019년 이후 치료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A씨는 지난 19일 오후 12시 30분께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합정역 방면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 흉기를 휘둘러 승객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휘두른 흉기는 다목적 공구로 사용되는 열쇠고리인 것으로 알려졌다.기사 내용과 무관함.(이미지=게티이미지 프로)◇불안 느낀 사람들 “언제, 어디서 당할지 몰라”일상에서 범죄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러한 불안에 대응하려는 사람들의 움직임도 포착된다. 각종 약속을 잡지 않는 극단적인 방법에서부터 지하철 등에서 이어폰을 착용하지 않고 주변 상황을 살피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합정역 내 편의점에서 일하는 중국인 유학생 한나(23)씨는 “무서워서 외출을 피하고 약속도 잡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신촌역 인근 대학교에 다니는 “이대역 살인 예고글이 올라온 뒤부터 지하철을 타기 두려워서 이동시간이 20분 더 걸려도 버스로 등교한다”며 “중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공부 때문에 남아 있다”고 고백했다. 직장인 권모(34)씨는 출퇴근 길에 스마트폰으로 노래를 듣던 습관을 당분간 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흉기 난동 사고로 어디서든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권씨는 “출·퇴근 시간이 각각 한 시간 이상이어서 보통 노래나 팟 캐스트를 들으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면서도 “당분간은 이어폰을 빼고 있으려고 한다”고 말했다.연인, 부부간의 데이트와 지인들 간의 약속 행태도 변하고 있다. 김모(36)씨는 지난 주말 원래 계획했던 명동에서의 데이트를 취소하고 파주를 찾았다. 김씨는 “아내와 서울 도심에 각종 체험활동 등을 즐겼는데 이번 사건으로 가기가 꺼려졌다”며 “코로나 때 이후로 이렇게 차 안에서의 데이트를 선호하게 된 게 얼마 만의 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이러한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는 경찰의 대처만으로 가능하지 않으며 범정부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 교수는 “최근 신림동, 서현역, 합정역 등 지하철역에서 흉악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며 일반 시민의 공포가 높아졌다”며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피해자가 되면서 호신용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느는 등 국민 개개인이 자신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자위 의식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곽 교수는 “경찰만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며 “다기관 협력체계가 필요하고 여기에는 지자체와 지역의 정신건강센터,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인적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3.08.20 I 황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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