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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상은 왜 80여 년간 고택 대청마루 밑에 누워 있을까
  • 석상은 왜 80여 년간 고택 대청마루 밑에 누워 있을까[여행]
  • 수백당 대청마루 아래 누워 있는 문인석[대구=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대구는 외지인들에게 적지 않은 오해를 받고 있다. 거대한 쇼핑몰, 높은 빌딩, 빼곡한 아파트로 가득한 대도시 이미지가 커 호젓함과는 거리가 있다는 편견이다. 그러나 조금만 대구 도심을 벗어나도 숨어 있는 자연친화적 속살이 드러난다. SNS에 올려도 좋을 유서 깊고 예쁜 마을과 수려한 대구의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곳곳에 숨어 있다. 명소들을 다니면서 대구에 가졌던 콘크리트 도시라는 이미지는 눈 녹듯이 사라져 버렸다. ◆선조들의 애민·애국정신 깃든 ‘인흥마을’ 문익점 선생의 18대손이 터를 잡아 만든 인흥마을달성군에 자리한 ‘인흥마을’(남평문씨본리세거지)에 가면 큰 동상이 하나 보인다. 주인공은 1363년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가져온 인물인 문익점 선생. 인흥마을은 문익점 선생의 18대손이 1840년대에 터를 잡아 만든 마을로 남평 문씨 일족이 모여 살던 집성촌이다. 지금은 조선 후기의 전통가옥을 포함해 70여 채의 기와집이 한옥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얇은 삼베옷을 입고 추위에 떨던 백성을 따스하게 해준 목화의 하얀 물결이 넘실대는 마을. 여름이면 능소화가 담벼락을 수놓고 마을 앞 연못 인흥원에는 연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주머니에서 절로 카메라를 꺼내게 만드는 정경이다. 독립운동가인 수봉 문영박 선생을 기리기 위해 후손들이 지은 수백당이곳의 대표 건물은 입구에 있는 정자 ‘수백당’이다. 독립운동가인 수봉 문영박 선생(1897~1930)을 기리기 위해 후손들이 1936년에 지은 것으로 손님을 맞이하거나 문중의 모임 장소로 쓰였다. 특이한 것은 대청마루 아래 놓인 문인석(능 앞에 세우는 사람의 형상을 한 입석상)이다. 지금까지 80여 년째 쓰지 않고 보관 중인데 문영박 선생이 병석에 들자 후손들이 장례를 위해 마련했으나 선생이 무덤을 소박하게 하라고 지시해서 세우지 못하고 지금까지 누워만 있다고 한다. 대구 인흥마을 앞에 있는 문익점 선생 동상대구는 애국지사의 성지이기도 하다. 대구 형무소에서 순국해 서훈 받은 독립운동가가 202명. 악명 높던 서울 서대문형무소 순국 서훈자(175명)보다 많다. 그중에서 문영박 선생은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시기부터 1930년에 별세할 때까지 13년간 극비리에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지원하며 독립운동을 도운 인물이다. 후손들은 그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그저 문영박 선생이 인재 양성을 위해 많은 책을 사들였다는 것만 알 뿐이었다. 왜 책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샀는지도 베일에 싸여 있었다. 비밀은 나중에 알려졌다. 1963년 경남 창원의 한 가옥 천장을 뜯었는데 낡은 보자기가 발견된 것. 1931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작성한 독립운동 관련 문서가 세상에 나타난 순간이었다. 보자기를 숨긴 이는 독립지사 이교재였다. 국내에서 군자금 모금 등의 활동을 벌이다 일제에 붙잡혀 부산 형무소에서 복역 후 고문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일본 경찰에 체포되기 전 급히 임시정부의 문서를 집 천장에 숨겼는데 이것이 30여 년 후 집수리 과정에서 드러난 것이다. 보자기 안에는 수신처가 대구 달성 인흥마을로 표기된 문서가 있었다. 문영박 선생의 사후 임시정부가 조의를 표한 추조문이었다. 추조문에선 문 선생을 ‘대한국춘추주옹’(大韓國春秋主翁)이라 높여 불렀는데 ‘대한민국 역사의 주인이 되는 어른’이란 뜻이다. 인흥마을의 고즈넉한 흙담 골목문서는 발송 32년 만에 인흥마을에 살던 문 선생의 아들에게 전달됐다. 편지를 받고서야 가족들은 고인이 독립운동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문영박 선생은 중국에서 책을 구입하는 방법으로 일제의 눈을 피해 독립자금을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문영박 선생의 공을 기려 1980년에 건국포장, 1990년에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목화를 가져와 백성을 따뜻하게 한 문익점 선생과 독립운동가 문영박 선생의 흔적이 짙은 인흥마을. 고즈넉한 정취로 가득한 이곳의 이야기를 알고 나면 누구나 선조들의 깊은 은혜에 감사를 표하게 될 것이다. ◆해발 510m 산 정상에 전망대 품은 ‘앞산’앞산전망대에서 대구 시내를 바라보는 외국인 관광객대구광역시 남쪽에 있는 앞산(해발 660m)은 특이한 이름이 궁금증을 더하는 산이다. 좋은 이름 대신 왜 앞산이라고 불리는지 묻자 동행한 문화관광해설사는 “경상감영의 앞에 있는 산이라서 앞산으로 불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름만 들으면 작은 언덕 같은 느낌이 들지만 케이블카가 놓인 번듯한 산이다. 1974년에 개통된 앞산 케이블카는 남산, 설악산에 이은 국내 3호 케이블카다. MZ세대가 태어나기도 전에 생겼지만 해발 180m 정류장을 출발해 510m 높이의 전망대까지 5분 만에 닿을 만큼 힘이 넘친다. 토끼 조형물이 있는 앞산전망대도착 후 조금만 걸어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계묘년을 맞아 전망대 가운데에는 노란색 토끼조형물을 제작해 놓았다. ‘건강하세요’, ‘소원성취’, ‘부자되세요’ 등 각종 소원 문구를 새긴 토끼조형물은 인기 포토존이기도 하다. 전망대 주변을 둘러보면 가릴 것 하나 없는 도시 모습이 빼곡하게 펼쳐진다. 정면의 팔공산과 치솟은 건물이 대도시 대구의 번영을 보여주는 것 같다. 서쪽 끝으로 눈을 돌리면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비슬산 참꽃군락지와 대견사앞산은 비슬산(해발 1084m)에서 뻗어 내려온 줄기에 있다. 비슬산은 산 정상의 바위 모양이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서기 810년에 창건된 ‘대견사’가 있다. ‘크게 보고, 크게 깨우친다’는 의미를 담은 대견사는 고려시대에 삼국유사를 편찬한 일연 스님이 주지로 22년간 재임한 절이기도 하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적멸보궁이라 따로 불상을 모시고 있지 않지만 부처님의 모습을 닮은 사찰 앞 ‘부처바위’가 인간세계를 굽어살피고 있다. 원래 사찰은 일제강점기 때 강제로 폐사됐다. 당시 대견사의 대웅전이 일본 쪽으로 향해 일본의 기를 꺾는다는 어이없는 이유로 조선총독부가 강제로 없애 버린 것이다. 석탑만 남은 폐허에 달성군이 2014년에 새로 건물을 지었고, 이후 부처님의 가호가 깃들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이가 찾는 기도 도량으로 떠올랐다. 대견사를 품은 비슬산의 참꽃군락지봄의 비슬산은 꽃 대궐이다. 중생을 구제하려는 부처님의 마음을 닮았는지 산 정상은 넓디넓고, 봄마다 온통 만개한 참꽃이 뒤덮는다. 비슬산을 보노라면 ‘진분홍 천상화원’이라는 말이 그냥 붙은 수식어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눈이 황홀해진다…화산마을 풍차전망대이국적인 분위기의 풍차전망대구 북쪽에 자리한 군위군은 7월 1일부터 대구시에 편입된다. 군위에서 가장 높은 산은 해발 828m의 화산이다. 이곳에서 커다란 카메라를 든 사진가들이 즐겨 찾는 곳은 100여명의 주민이 모인 화산마을이다. 화전민들이 일군 작은 마을로, 고랭지배추 생산지로 알려진 이 마을이 특별한 이유는 주변에 있는 풍차전망대와 하늘전망대 때문이다. 전망대로 가는 길은 무척 구불구불하고 험난해서 운전 시 주의해야 한다. 좁고 아슬아슬한 길을 고생해서 올라가면 방문객의 수고에 보상이라도 하듯 빨간 지붕의 풍차가 보인다. 이국적인 풍차 주변에는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서 보는 주변 풍광이 일품이다. 산지 마을 특성상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지만 치매 환자가 거의 없다고 한다. 주민들은 마을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이 가진 치유의 힘 덕분이라고 믿는다.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군위호 주변 풍경멀리 보이는 푸른 호수는 2010년 군위 댐 건설로 생긴 군위호다. 인공호수지만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의 백미라 해도 무방할 만큼 아름답다. 빨간 풍차와 함께 파도치듯 일렁이는 군위호 주변 산세의 장관을 담으려는 사진사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하늘전망대는 풍차전망대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있는데 차로 10분 정도 더 가야 한다. 징비록을 쓴 서애 류성룡 선생은 화산의 풍경에 반한 나머지 칠언절구의 ‘옥정영원’이라는 시를 남기기도 했다. 시는 하늘전망대 옆 바위에 원문으로 새겨져 있으며 서애 선생이 받은 감흥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2023.05.19 I 김명상 기자
`벼락거지` 청년의 눈물, `서민 코스프레` 김남국의 60억 거래
  • `벼락거지` 청년의 눈물, `서민 코스프레` 김남국의 60억 거래[국회기자 24시]
  •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매일 라면을 끓여 먹고 아이스크림까지 안 먹으며 한푼 두푼 아낀 ‘청년 정치인’의 민낯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2021년 11월 TBS의 한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왼쪽 운동화에 난 구멍에 손가락을 넣어 보여주던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입니다. 방송 당시에도 비트로렌트 코인으로 ‘10억 원 이상’을 수익을 챙겼죠. 발가락은 차가웠을지라도 등은 따뜻했을 터입니다. 가상자산 보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스1)◇`푼 돈`으로 코인 열차 탄 청년과 돈 경쟁한 김남국전세 사기 피해로 목숨을 잃는 마당에 전세금을 빼 상장도 안 된 잡(雜)코인에 ‘몰빵’(집중)하는 일은 코인으로 울고 웃는 청년들에겐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취업도 안 되고, 월급만으론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쌈짓돈 코인판’에 탑승한 청년들 사이에서 김 의원은 ‘코인 게이트’라는 큰 판을 벌이고 있었죠.보다 나은 청년의 삶을 위해 일하겠다며 자신을 당당하게 청년 정치인이라고 부르던 김 의원. 청빈한 척했지만 코인 투기왕이었고, 한순간에 ‘벼락 거지’가 된 청년들과 ‘돈 따기’ 판에서 60억 원 이상 거래를 했죠. 갖은 ‘서민 코스프레’에 청년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습니다.“9억8000만원 투자해 지금 9억1000만원어치 남았다”는 김 의원의 해명은 마치 번 것은 없고 잃은 것만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10억 원 상당의 수익금을 뺐다고 당 진상조사단과 지도부에 전한 것은 국민에게 소명한 부분에는 없습니다. 갈수록 늘어나는 의혹에 연일 내놓는 김 의원의 설명은 신뢰를 잃었고 자신조차 “정확한 기억이 없다”며 기억에 의존한 해명에 당 지도부조차 “이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놓게 했습니다.13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해명에도 그는 “카카오 지갑에 들어간 가상 화폐 총액과 이체된 총액을 비교하면 정말 엄청난 손해를 본 것이 명확하다”며 자신의 가상화폐 보유와 관련해 문제 제기를 한 언론 보도에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표명했습니다. 여전히 김 의원은 억울합니다.가장 압권은 “불법이 아니다”라는 김 의원의 ‘무죄 호소’입니다. 김 의원은 “하늘에서 굴러떨어진 돈은 없다. 모든 것을 공개하면 투명해진다”고 거듭 외칩니다. 문제는 ‘불법’ 여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청년에게 코인은 부자와 거지를 동시에 만들 수 있는 ‘투기성 자산’으로 여겨집니다. 즉, 코인 투자의 적법성을 따지는 것은 청년들에게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자연인 김남국이 아닌, ‘국민의 눈높이’를 연신 외치는 국회의원 김남국으로서 거액의 코인 투기가 과연 온당한 일인지라는 질문에도 김 의원은 당당할 수 있을까요. 고2 때 산 안경을 20년이나 썼다며 ‘나는 검소하다’고 말하는 것으론 전혀 공감을 살 수 없습니다.가상자산 보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스1)◇2030 세대의 분노…지지율 10%p 하락김 의원은 이태원 참사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청년들 마저 등졌습니다. 지난해 11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도중 가상자산을 거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당시 김 의원이 상임위 발언을 마치고 7분 후인 오후 6시 48분에 위믹스 코인이 매도된 정황이 파악됐죠. 당시 법사위에서는 이태원 참사 이후 마약 수사 관련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민주당 의원들의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보다 자신의 ‘코인 거래’가 더 중요했던 것으로 보입니다.이러한 코인 사태에 대한 2030세대 분노가 커질 뿐입니다. 세대의 집단적 박탈감은 그대로 여론조사에 반영됐습니다. 김 의원 코인 사태 이후 민주당의 2030 청년 지지율이 10%포인트가량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인데요.한국갤럽은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주 31%였던 18∼29세 지지율은 19%로 하락했습니다. 30대 지지율도 42%에서 33%로 9%포인트 떨어졌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2030세대 여론에 김 의원 코인 사태가 결정적으로 영향을 준 셈입니다. 거듭된 김 의원의 해명으론 청년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너무 늦은 것 같습니다.민주당 2030 청년들도 김 의원을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와 17개 시·도당 대학생위원회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 정치인을 자처했던 김 의원의 몰빵 투자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느끼게 했다”며 “민주당의 무너진 도덕성을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했습니다. 박성민 전 최고위원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이미 2030 청년들은 이번 사안을 ‘제2의 조국사태’로 규정했습니다. 2023년판 ‘내로남불’의 표본이 됐다는 지적인데요. “다음 달에는 100만 원만 벌게 해주세요” , “김남국 후보에게 100만 원은 절박함입니다”라고 외치던 그 김 의원은 우리 국민이 아는 김 의원과 다른 사람인가요. 그 김남국 의원은 어디 갔나요.
2023.05.13 I 이상원 기자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신혜선·안보현의 러브 다이브 투샷 공개
  •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신혜선·안보현의 러브 다이브 투샷 공개
  • 사진=tvN[이데일리 스타in 유준하 기자] tvN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신혜선이 자신의 19회차 인생을 안보현에게 올인한 ‘러브 다이브 투샷’이 처음 공개됐다.내달 17일 첫 방송하는 tvN 새 토일드라마 ‘이번 생도 잘 부탁해’는 전생을 기억하는 인생 19회차 ‘반지음’이 꼭 만나야만 하는 ‘문서하’를 찾아가면서 펼쳐지는 저돌적 환생 로맨스. 글로벌 조회수 약 7억만 뷰를 기록하며 최고의 화제작으로 손꼽히는 네이버웹툰 ‘이번 생도 잘 부탁해(작가 이혜)’가 원작이며 ‘마인’, ‘좋아하면 울리는’, ‘쌈, 마이웨이’의 이나정 감독이 연출을 맡아 2023년 상반기 ‘환생 로맨스’ 열풍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특히 ‘판타지물 무패 여신’으로 통하는 신혜선과 ‘군검사 도베르만’ 이후 상반된 새로운 매력으로 돌아온 안보현이 ‘저돌적 환생 로맨스’의 주인공으로 만나 기대치를 연일 고조시키고 있다. 극 중 신혜선은 전생을 기억하는 인생 19회차 여자 ‘반지음’ 역을, 안보현은 반지음이 18회차 인생에서 만난 운명적 인연 ‘문서하’ 역을 맡았다. 반지음은 19회차 인생에서 다시 재회한 문서하와 전생의 인연을 현생으로 이어가면서 발칙하고 설렘 가득한 로맨스를 펼칠 예정.이 가운데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측이 반지음-문서하의 투샷을 처음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공개된 스틸 속 두 사람은 능소화가 탐스럽게 꽃을 피운 담벼락 앞에 서 있다. 반지음에게서 인생 19회차의 여유와 당돌한 매력이 묻어나고, 그녀가 자신의 이번 생을 올인한 문서하에게서는 빠져들 수밖에 없는 위엄과 기품이 오롯이 느껴진다. 마치 봄 향기를 가득 채운 수채화 같은 자태가 극 중 두 사람이 선보일 케미스트리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킨다.한편 반지음-문서하의 눈맞춤이 흥미를 끌어올린다. “저번 생에 이어 이번 생도 잘 부탁해”라고 말하듯 애틋한 눈빛으로 문서하의 눈을 빤히 응시하는 반지음과 첫 만남에도 어딘가 낯설지 않은 반지음의 얼굴을 보는 문서하의 호기심 어린 눈빛이 보는 이의 심박수를 고조시킨다. 이에 18번의 환생을 거듭한 반지음이 19번째 인생에서 문서하와 다시 맺어갈 인연이 어떻게 그려질지, 반지음이 문서하에게로 주저 없이 러브 다이브한 환생 로맨스에 귀추가 주목된다.한편 tvN 새 토일드라마 ‘이번 생도 잘 부탁해’는 6월 17일 오후 9시 20분 첫 방송된다.
2023.05.12 I 유준하 기자
전국 대체로 맑음…낮 기온 최고 26도
  • 전국 대체로 맑음…낮 기온 최고 26도[내일날씨]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수요일인 10일은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크겠다.9일 오후 대구 중구 한 아파트단지 담벼락에 장미꽃이 만개해 있다.(사진=연합뉴스)9일 기상청에 따르면 내일(10일)은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강원내륙·산지를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은 서리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농작물 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전했다.내일(10일)은 낮 기온이 내륙을 중심으로 25도 내외로 오르는 곳이 많겠다.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15~20도로 크겠다. 건강관리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아침 최저 기온은 7~15도, 낮 최고 기온은 19~26도가 되겠다. 오늘(9일) 늦은 밤(21시)부터 내일(10일) 아침(9시) 사이 서쪽지역을 중심으로 가시거리 1km 미만의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내일(10일) 서해 상에는 바다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으니,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해상 안전에 특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내일(10일) 미세먼지는 전 권역이 ‘보통’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도권·충남·전북은 오전에 ‘나쁨’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 질이 보통 수준이겠으나, 대부분 서쪽지역은 전일 잔류 미세먼지가 대기 정체로 축적돼 오전에 농도가 다소 짙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 한국환경공단 측의 설명이다.
2023.05.09 I 황병서 기자
‘전세사기’ 그 후 5년…이들은 떠날 수도, 안 떠날 수도 없었다
  • ‘전세사기’ 그 후 5년…이들은 떠날 수도, 안 떠날 수도 없었다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전세사기 당해서 화가 나는데, 보증금을 찾기 위해 언제까지 버티고 눌러앉아 있어야 할지 몰라 더 답답합니다. 이미 5년이 지났는데 떠날 수도, 안 떠날 수도 없는 노릇이에요.”지난 25일 찾은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다가구주택(왼쪽).이곳에서 5년 전 전세사기 피해 세입자들이 받은 ‘신탁부동산 공매예정 안내문’(사진=김범준 기자·독자 제보)지난 25일 이데일리가 찾은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영등포구청역 인근의 한 다가구주택. 이 건물엔 ‘신탁과 새마을금고 사기대출로 점유 유치권 행사중! 우리는 전세보증금 돌려받을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쓰인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빛바랜 현수막은 전세사기를 입은 세입자들의 지난한 고통을 보여주는 듯 했다.38가구가 있는 8층짜리 이 건물은 2018년 2월 부동산 공매 절차에 들어갔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공매 진행형이다. 2014년 3월부터 건물을 소유했던 이모(63)씨가 2015년 4월 무궁화신탁에 소유권을 이전하고 공매에 들어가기 전까지 계속 ‘깡통전세’ 사기로 세입자를 받았다. 부동산을 담보로 약 54억원을 대출해 준 우선수익자인 새마을금고에서 공매 요청을 하면서 세입자 약 40명은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았다.이곳 5평 남짓한 원룸에 입주해 살던 세입자들은 대부분 사회초년생과 학생들이었다. 2018년 2월 ‘신탁부동산 공매 예정 안내문’이 갑작스럽게 날아오면서 가구당 6000만~7000만원 전세보증금이 꼼짝없이 묶였다.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처한 후순위 세입자 30명의 전세보증금은 약 25억원 규모에 달하는 걸로 알려졌다.임대인 이씨는 보증금 반환 없이 소유권을 넘기고 국세 체납 등으로 구속된 상황이다. 이 건물이 80억원 이상에 팔려야 우선수익자의 몫을 제외하고 남은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온전히 찾아 떠날 수 있는데, 시세와 맞지 않아 공매가 수차례 유찰됐다. 이 때문에 수년간 처분이 되지 않은 채 사실상 집주인과 관리인 없이 유치권을 행사하는 세입자 20가구 정도만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그러다보니 방치된 건물이 ‘슬럼화’가 되면서 관리에 문제가 생겼다. 건물 안팎의 벽면 곳곳엔 균열이 발생했고 일부 층은 복도 등이 나간 채로 방치돼 어두컴컴했다. 사서함의 각종 우편물은 수북하다 못해 땅바닥까지 넘쳐났다. 건물 내외부 청소와 쓰레기 분리수거, 주차 관리도 잘 안 된다.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한 다가구주택 세대 벽면에 균열이 생긴 모습(왼쪽)과 이주한 세대 사서함에 우편물이 넘쳐나는 모습.(사진=김범준 기자)이곳에 남아 있는 세입자들은 건물에 누수가 발생해 벽면을 타고 물이 흘러 겨울철이면 고드름이 생긴다고 말한다. 또 이따금씩 전기가 나가거나 저층부에서 하수도가 역류하는데 관리자가 없으니 세입자들 스스로 힘을 모아 임시 방편적인 ‘셀프 수리’를 한다. 건물 내 엘리베이터도 오랫동안 점검을 받지 못해 종종 작동이 멈춘다.6년 전 입주해 현재까지 거주 중인 직장인 최모(35)씨는 “남은 세입자들이 모여 임대인·부동산중개인에 대한 형사 처벌과 보증금 반환을 위한 소송 등 공동 대응을 5년째 해오고 있다”며 “건물 관리를 위해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증까지 취득해 직장 다니면서 틈틈이 살피고, 청소와 각종 시설 점검은 외주 업체에 맡기고 있는데 관리가 잘 안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기본적 건물 관리·유지를 위해 월 200만원 안팎으로 공용 비용이 발생하는데, 상황이 길어지다 보니 보증금은 돌려받지 못한 채 개인 사정으로 먼저 떠나는 세입자들이 늘면서 관리비 충당도 버거운 현실”이라고 했다.역시 6년 전 입주했던 다른 세입자 김모(36)씨는 최근 이곳을 떠났다.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곳에 묶인 전세보증금으로 애를 먹었다. 김씨는 “신혼집으로 전입신고를 해야 해서 이곳은 법원에 ‘임차권등기 명령’을 신청해두고 일단 이주해서 보증금 전액 반환을 위한 소송 등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택임차권등기는 전입신고와 실거주가 이탈해도 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과 최우선변제권 등이 유지되는 효과가 있다.이곳 외에도 임대인 이씨가 소유했던 인근 당산동과 문래동 다가구주택 2개동 100여가구는 공매와 세입자 우선매수 등으로 매각이 완료됐다. 하지만 적잖은 세입자들은 아직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명도비 명목으로 수백만원만 받고 내몰린 상태다. 프리랜서 김모(37·여)씨는 “이곳에 입주했다가 전세사기 피해를 입고 건물이 팔려 어쩔 수 없이 명도비 600만원만 받고 일단 이사했다”며 “돌려받지 못한 전세보증금 5000만원에 대한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과연 언제 돌려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한숨을 내뱉었다.
2023.04.26 I 김범준 기자
MBC 김대호 아나, 단독주택 매입 "퇴직금 정산…무턱대고 계약"
  • MBC 김대호 아나, 단독주택 매입 "퇴직금 정산…무턱대고 계약"
  •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MBC 김대호 아나운서가 ‘나 혼자 산다’에 강렬하게 첫 등장했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21일 방송한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인왕산 인근 단독 주택에서 홀로 지내는 일상을 공개했다.이날 방송에서 김대호 아나운서는 “원래 아파트에 살 생각이 없었다. 단독 주택에서 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집을 보러 이 동네에 왔을 땐 언덕이 가팔라서 너무 산동네 아닌가 싶었는데 집에 딱 들어온 순간 내가 원했던 형태의 집이라는 생각이 들어 무턱대고 계약했다”고 설명했다.김대호 아나운서는 “이 집을 매입하기 위해 일단 퇴직금을 정산했고, 부모님과 외할머니한테도 손을 벌려 지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현무가 “외할머니가 날벼락을 맞았다”고 반응하자 그는 “지금은 이자를 쳐서 갚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박나래는 “퇴직금이 미리 정산이 되냐”고 궁금해했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집을 장만해야 하거나 아프거나 하면 회사를 다닌 만큼의 퇴직금을 미리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른바 ‘대호 하우스’는 한 군데도 평범한 곳이 없었다. 침실과 거실은 만화책으로 빼곡히 채워진 책장으로 분리된 독특한 구조였다. 거실에는 작은 생태계 비바리움이 펼쳐졌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비바리움에서 도롱뇽, 도마뱀, 물고기를 돌봤다. 코드 쿤스트는 “한 군데도 평범한 데가 없다”고 했고, 기안84는 “지금까지 본 집 중 제일 신기하다”라며 놀라워했다.김대호 아나운서는 작은 앞마당과 직접 꾸민 텃밭, 빨랫줄을 걸 수 있는 널찍한 지붕을 오가며 부지런히 하루를 보냈다. 밖으로 나가 2시간 동안 걸으며 좋아하는 만화책과 매운 족발도 구매했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연애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매운 족발과 주먹밥, 직접 기른 유기농 쌈 채소, 뚝배기 막걸리로 혼밥을 즐겼다.김대호 아나운서는 종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알차게 휴일을 보낸 뒤 “(혼자라) 외롭다. 이제는 안 외롭다고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혀 ‘짠 내’를 유발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2차로 라면을, 3차로 빙수를 먹었다. 뒤이어 VR 안경을 착용하고 방구석 세계여행을 즐기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좋아하는 책 구절이 ‘소름이 끼칠 정도의 전율에는 거짓이 없다’이다. 나를 속이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걸 해봐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2023.04.22 I 김현식 기자
손수 지은 집도, 오션뷰펜션도 ‘폭삭’…“순식간에 불구덩이”
  • [르포]손수 지은 집도, 오션뷰펜션도 ‘폭삭’…“순식간에 불구덩이”
  • [강릉=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자려고 눈만 감으면 귀에서 바람 소리가 맴돌아서 밤을 꼴딱 새웠어. 서서히 집이 타들어가던 모습이 머릿속에 너무 생생해.”12일 강원도 강릉 사근진 해변. 해안선을 따라 즐비했던 ‘오션뷰 펜션’들은 신기루처럼 사라져 있었다. 건물 외벽에 떨어질 듯 말 듯 붙어 있는 철판은 바람에 휘날리며 기괴한 소리를 냈다. 경포호를 둘러싼 펜션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화마가 할퀴고 간 곳엔 여전히 잔불 정리를 하는 소방차들이 눈에 띄었다.12일 강원 강릉시 안현동 일대 펜션단지. 전날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를 입어 다 타버렸다.(사진= 조민정 기자)◇ 화마 겪은 주민들, ‘트라우마’에 불면에 식음전폐이날 오후 찾은 강릉 아이스아레나 경기장은 90여 개 텐트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전날 산불로 집을 잃은 이들을 위한 임시 대피소였다. 이불가지와 생수 등 간단한 생필품이 마련된 텐트 앞에 덩그러니 놓인 휠체어와 의족은 대피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짐작케 했다. 삼삼오오 모인 피해 주민들은 “모자를 벗고 두 손으로 잡고 있는데도 날아갈 것 같았는데, 바람이 이래 부는 건 처음 봤다”고 혀를 찼다.이재민들은 바람을 타고 빠르게 번진 산불에 옷가지도 챙기지 못하고 간신히 몸만 챙겨 나왔다고 했다. 임호정(60)씨는 “불씨가 15분 만에 집으로 옮겨붙어서 밥 먹다가 싱크대에 다 놓고 휴대폰이랑 지갑만 들고 뛰쳐나왔어, 가재도구 하나도 못 건졌잖아”라며 “집이 서서히 타들어가는 모습을 건너편에서 똑똑히 지켜봤는데 트라우마 때문에 한숨도 못 잤어, 병원가서 약 처방 받아야겠어”라고 호소했다. 은퇴 후 고향인 강릉에 내려왔다는 임호철(67)씨는 손수 지은 집이 뼈대만 남은 채 사라져버렸다고 했다. 임씨는 “아침에 애 엄마를 시내에 태워주고 집에 가니까 연기가 너무 자욱해서 들어갈 수가 없더라고, 그래서 밖에 계속 서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어”라며 “고작 10분이었는데 순식간에 산 능선을 타고 불이 번져서 집까지 덮쳤어”라고 했다. 이어 “경치 좋은 소나무 숲에 집을 지었는데 이게 위험요소가 될 줄 몰랐지”라고 한숨 쉬었다.아내와 함께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연규진(80)는 “연기가 확 쌓여서 집이 어떻게 됐는지도 몰랐다”며 “가슴이 아직도 두근거리고 말도 못하는데, 남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게 무슨 감정인지도 모를 거야”라고 탄식했다.일부 이재민은 이날 완전히 타버린 터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곤 식음을 전폐하기도 했다. 이재민 A씨는 “보면 눈물만 나고, 마음이 너무 아파. 뭘 먹고 싶은 생각도 안 들어”라며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흐느꼈다. 60대 김모씨는 “우리 마을은 세 채 남기고 다 탔어”라며 “혈압약을 먹었는데도 머리가 너무 아파, 아까 혈압이 계속 올라서 재보니까 180까지 올랐더라”고 했다.펜션 주인들도 황망해하긴 마찬가지였다. 최근 펜션 리모델링을 했다는 최모(71)씨는 성수기를 맞아 주말 손님을 받을 생각에 들떠있다가 날벼락을 맞았다고 했다. 그는 “휴대폰마저 두고 나와 연락수단도 없다”며 “불이 난 걸 (예약손님들에) 어떻게 알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른 펜션주인 50대 이모씨는 “맨발로 뛰쳐나왔는데 앞으로 뭐 먹고 살라는 거냐”며 “정부에서 다 보상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2일 강원 강릉시 안현동 일대 펜션단지(사진= 조민정 기자)◇ ‘강풍 타고’ 단시간에 이재민↑…특별재난지역 선포전날 강릉시 난곡동의 야산에서 난 대형 산불은 8시간 만에 주불이 잡혔지만, 축구장 면적의 530배에 달하는 산림이 소실됐다. 강풍경보와 건조경보가 동시에 내린 탓에 불은 더욱 빠르게 번졌고, 강릉시 안현동 소재 펜션 내부에서 80대 남성 1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 17명이 발생했다. 불은 주민들 집과 펜션단지뿐 아니라 식당, 공방, 편의점 등을 모두 덮쳤다. 경포대 인근의 사찰인 ‘인월사’와 정자 ‘상영정’ 등도 전소되면서 일부 문화재도 피해를 입었다. 초속 30m에 달했던 바람이 초속 1∼12m로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다소 강한 바람이 부는 탓에 산림 당국은 재발화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림당국은 이날 장비 213대, 인력 800여명을 투입해 잔불을 진화하고 있으며 소방 헬기 1대, 산림청 헬기 1대 등을 투입해 뒷불감시 작업에 돌입한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주변에서 나무가 타고 있다”, “불꽃이 보인다”, “연기가 보인다” 등 재발화 의심 신고가 40건가량 들어왔다.1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 강릉 산불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을 위한 구호텐트가 줄지어 있다.(사진=조민정 기자)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강릉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피해 복구 지원에 만전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이번 산불로 인한 이재민은 323세대 649명으로, 이들은 생계구호를 위한 생활안정지원과 함께 지방세 등 납부유예, 공공요금 감면 등 간접 지원을 추가적으로 받는다. 행정안전부는 조기 수습을 위해 특별교부세 10억원과 재난구호사업비 6400만원도 긴급 지원한다.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이재민들도 피해 복구를 위해 자체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릴 채비를 하고 있지만, 재난을 당해 신경이 곤두선 이재민들 사이에선 마찰도 일었다. ‘대표성 있는 비대위’를 꾸릴 구심점이 잡히지 않아서다. 비대위를 조직하고 있는 최모씨는 “모든 이재민을 포함시켜서 비대위를 만들면 의견이 분분해서 시작하기가 어렵다”며 “우선 일부 의견을 수렴해 비대위를 만들고 나서 비대위 가입 신청자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해 빠른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12일 강원 강릉시 안현동에 타버린 비닐하우스와 차량이 남아 있다.(사진= 조민정 기자)
2023.04.12 I 조민정 기자
강릉 산불 현장서 시신 1구 발견
  • 강릉 산불 현장서 시신 1구 발견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11일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로 불에 탄 주택에서 시신 1구가 발견됐다.강릉경찰서 등은 이날 오후 4시 58분께 강릉시 안현동에 있는 한 주택에서 80대 남성 시신 1구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숨진 남성은 집주인으로, 산불 피해 상황을 확인하던 이웃 주민이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숨진 남성이 산불이 옮겨붙은 집에서 빠져나오다 숨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확한 신원 확인과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11일 오전 강원 강릉시 난곡동의 한 야산에서 난 불이 주택 인근으로 번지자 주민들이 화재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날 강원도 강릉시 난곡동과 운정동 일대 야산에서 불이 난 건 오전 8시 20분께다.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민가로 옮겨붙어 주택과 펜션 등 100여 채를 태웠다.주민 500여 명은 강릉 아이스아레나와 사천중학교 등으로 나눠 대피했고, 경포 인근 호텔 4곳도 피해를 입어 투숙객 7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경포대초등학교는 학교 담벼락까지 불이 번져 학생들을 조기 하교시켰고 강릉 사천중학교도 도로 통제로 인해 단축 수업에 들어갔다.대피 중이던 주민 1명과 진화 중이던 소방대원 2명이 2도 화상을 입기도 했다.비가 내리면서 이날 오후 4시 30분을 기해 큰 불길은 잡혔으나 여전히 강풍이 불어 안심하기엔 이른 상황이다.김진태 강원지사는 “불을 다 진압하고, 재산 피해를 더 확실하게 조사해서 특별재난지역에 포함되도록 중앙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불의 원인은 강풍으로 말미암은 ‘전선 단락’으로 추정된다.산림청은 강풍으로 나무가 부러지면서 전선을 단락시켰고 그 결과 전기불꽃이 일어나 산불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산불 원인 제공자에게 산림보호법에 따른 형사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2023.04.11 I 박지혜 기자
내일 전국에 돌풍·벼락 동반한 비…‘태풍급 강풍에 유의’
  • 내일 전국에 돌풍·벼락 동반한 비…‘태풍급 강풍에 유의’
  • 수도권 지역에 비가 내린 5일 오후 서울 석촌호수에 벚꽃이 떨어져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주미희 기자] 화요일인 11일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최대 20mm 황사비와 강한 바람이 예고됐다. 시설물 관리와 안전 사고에 각별하게 유의해야 한다.기상청에 따르면 11일에는 아침 수도권을 시작으로 오전에는 그밖의 중부 지방으로 비가 확대된다. 이후 비 구름이 남하하면서 중부 지방은 오후부터 점차 비가 그치겠지만 남부지방은 오후부터 밤 사이에 비가 내린다.비의 양은 5~20mm로 많지 않다. 하지만 황사가 섞여 내릴 가능성이 있고, 초속 20m 안팎의 돌풍이 불거나, 벼락을 동반하는 곳이 많다. 수도권과 충청권, 전북, 강원 영동, 경상권 동해안에 순간 최대 70km/h 이상, 동해안과 산지에 90~110km/h 이상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기상청은 수도권 등 중부 지방에 이날 밤부터 강풍 특보가 발효돼 11일 새벽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의 강풍 특보는 수요일은 12일 오전 모두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또 비 구름의 뒤를 따라 계속해 황사가 유입되면서,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짙게 나타난다.아침 기온은 서울 12도, 대전 11도, 광주 12도, 부산 14도로 많이 쌀쌀하지 않다. 낮 기온은 서울 17도, 대전 20도, 광주 21도, 대구 22도로 예상된다.모레인 12일은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크게 낮아지고, 황사의 영향으로 전국의 공기가 매우 탁해질 전망이다.
2023.04.10 I 주미희 기자
세상에 내민 가장 친밀한 언어…은혜씨의 알록달록한 '포옹'
  • 세상에 내민 가장 친밀한 언어…은혜씨의 알록달록한 '포옹'
  • “이런 포즈의 작가 정은혜도 있다!”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아트스페이스선에서 여는 ‘정은혜 초대전 포옹’에 나선 정은혜 작가가 자신의 작품 ‘친구와 만남: 반가워’(2022·50×72.7㎝·왼쪽)와 ‘대학로에서 만난 포옹’(2022·50×72.7㎝) 앞에 섰다(사진=이영훈 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이쯤 되면 세상의 모든 얼굴은 둘로 나뉘어야 한다. 어떻게? ‘고운 얼굴과 못난 얼굴’? ‘온화한 얼굴과 냉랭한 얼굴’? 아니라면 ‘성형한 얼굴과 성형하지 않은 얼굴’? 왜 아니겠는가. 우리가 살아온 세상은 이런 반응들을 ‘답’이라 가르쳐 왔던 거다. ‘잽싸게 내밀 수 있는 처세’라고. 하지만 이젠 내려놓을 때가 됐단 얘기다. 적어도 여기 이곳에서의 정답은 ‘이 작가의 화면에 이미 뜬 얼굴과 이 작가의 화면에 아직 뜨지 못한 얼굴’이니까. 그도 그럴 것이 4000명을 넘겼단다. 연필 끝으로 꾹꾹 눌러 인물의 특징을 잡고, 콩테로 진하고 연한 명암을 만들든지 아크릴물감으로 형형색색을 입히든지, 그렇게 심혈을 기울여 옮겨낸 사람들의 얼굴이 말이다. 게다가 공평하기까지 하지 않은가. 이 작가의 화면에 들 수 있고 없는 자격조건 따위는 아예 없다니까. 그저 작가 앞에 얼굴을 들이밀고 “예쁘게 그려주세요!”이렇게 말 만하면 다 그려준다니까. 아트스페이스선 ‘정은혜 초대전 포옹’ 전경. 5일 개막에 앞서 한 관람객이 ‘까비’(2022·53×65.1㎝·오른쪽), ‘두 여자’(2020·61×139.5㎝·왼쪽 두 번째) 등 정 작가의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하지만 그래도 명색이 고객인데, 간혹 그들의 마음에 차지 않을 때도 있는 모양이다. “너무 못생겼어요” “다시 그려주면 안 될까요” 등 보통의 투정을 넘어서 “환불해주세요”라는 다소 강도가 센 컴플레인도 왕왕 터진다니. 그래도 이 작가, 그런 불평 정도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단다. “개성 있는 캐리커처를 그려요” “초상화가 아니라 캐리커처를 그려요”로 밀어붙인다지 않는가. 이 작가 정은혜(33). 사실 지금 활약하는 여느 작가들과 다를 건 없다. 그림 그리는 일을 좋아하고, 그림이 사는 일의 목적이며, 그림으로 돈을 벌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 여느 작가들과는 다르다. 그이의 이름 앞에 세상이 붙인 타이틀이 그리 말한다. 단순한 작가가 아니라 ‘발달장애인 화가’인 거다. 아트스페이스선 ‘정은혜 초대전 포옹’ 전경. 왼쪽 벽에 작가가 가장 아낀다는 콩테 작품 ‘김풍자 할머니’(2020··63×139㎝·왼쪽), ‘박순덕 할머니’(2020·63×139㎝)가 보인다. 이어 오른쪽으로 ‘나의 이란성 쌍둥이 친언니’(2022·45.5×53㎝)와 ‘갤러리B 대표님’(2022·50×72.7㎝)(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렇다고 눈부터 흘길 건 없다. ‘나와 다른 남을 굳이 드러내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이들이 없다곤 단정하지 못하겠지만, ‘아무나 못 가진 재능이 더 귀하고 아무나 못 하는 위안이 더 고맙다’는 의미도 적잖을 테니 말이다. 곽재선문화재단 주최로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아트스페이스선에서 5일 개막하는 ‘정은혜 초대전 포옹’이 내다보는 세상풍경이 바로 그거다. 그림을 그린 작가는 작가대로, 그림을 바라보는 우리는 우리대로 서로가 서로에게 살가운 마음을 전하는 고마운 풍경. ◇규칙·법칙과는 거리가 먼 자유로운 화면 전시는 정 작가의 ‘진면목’을 압축해 한자리에 모은다. 정 작가의 장기라면 단연 보는 이들을 무장해제시키는 화풍에 있다. 들여다보고 있자면 결국 빙긋이 미소를 흘리게 된다고 할까. 작가 정은혜. 누군가를 바로 끌어안을 듯한 포즈다. ‘포옹’은 작가 작업의 키워드다. “사람을 안아주는 게 좋고, 안으면 내가 따뜻해지고, 따뜻하면 기분이 좋고, 그래서 포옹은 사랑”이라고 했다. 아트스페이스선 ‘정은혜 초대전 포옹’에 나선 정 작가 뒤로 ‘친구와 만남: 반가워’(2022·50×72.7㎝·왼쪽)와 ‘대학로에서 만난 포옹’(2022·50×72.7㎝)이 보인다(사진=이영훈 기자).사람 아니면 사람과 사는 반려동물을 주요 ‘모델’로 작업하는 정 작가의 작품에 모나고 어두운 구석이 없다는 게 가장 크다. 장난스럽게 펼쳐놓은 ‘누군가의 한때’에 알록달록 색 입히길 즐기는데, 마음에 드는 모델 곁에 강렬한 원색의 꽃한송이 더 얹어 화려함을 키우는 일쯤에는 도가 트인 듯 보인다. 규칙이나 법칙과는 거리가 먼 자유로운 화면도 한몫한다. ‘구도파괴’ ‘원근파괴’는 기본. 작가를 감동시킨 내용은 앞으로 크게 빼고 그다지 중요치 않은 건 저만치 밀어두거나 과감히 빼버리는 식이다. 큰 비중을 두는 건 역시 누군가의 얼굴, 마음까지 투영한 표정이다. 묘사가 아닌 표현이 작가의 주요 기법인 거다. 그러니 만약 작가의 작품 속 얼굴이 좀 찌그러져 있다면 ‘어딘가 못생긴 게 아니’라 ‘어딘가 편치 않은’ 거다. 아트스페이스선 ‘정은혜 초대전 포옹’ 전경. 정 작가가 그린 ‘니얼굴 은혜씨’(2019·53×65.1㎝·왼쪽)와 ‘서른살 은혜’(2020·45.5×53㎝)가 나란히 걸렸다. 한눈에 알아볼 정 작가의 자화상들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아트스페이스선 ‘정은혜 초대전 포옹’ 전경. 정 작가의 작품 ‘모녀’(72.5×60.5㎝·왼쪽)와 ‘양희은 양희경 두 자매’(2020·72.7×60.6㎝)가 어깨를 맞댄 채 걸려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전시는 정 작가의 이 같은 작품세계를 녹여낸 60여점을 건다. ‘두 여자’(2020),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희경 작가님’(2022), ‘대학로에서 만난 포옹’(2022), ‘양희은 양희경 두 자매’(2020) 등 펜과 아크릴로 색을 올린 캔버스화를 메인으로, ‘니 얼굴 은혜씨’(2019), ‘서른 살 은혜’(2020), ‘사랑을 받는다’(2020) 등 디지털프린팅으로 제작한 에디션화가 함께 나온다. 종이에 콩테나 연필로 그린 드로잉도 여럿이다. 그중 연필선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작가가 가장 아낀다는 작품 ‘김풍자 할머니’(2020), ‘박순덕 할머니’(2020), ‘이점달 할머니’(2020)는 길이 139㎝에 달하는 대표작으로 나선다. 정 작가의 첫 작품인 ‘향수 푸는 외국모델’(2013)과 어머니를 생생한 필치로 그려낸 ‘엄마 장차현실’(2018) 등 귀한 작품도 볼 수 있다. 정은혜의 ‘엄마 장차현실’(2013·지름 53㎝). 정 작가가 그린 어머니 의 초기 드로잉이다. 그림 안에 “나를 사랑스러운 딸로 태어나게 한 엄마 장차현실”이라고 써넣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아트스페이스선 ‘정은혜 초대전 포옹’ 전경. 앞쪽에 정 작가의 첫 드로잉 작품인 ‘향수 푸는 외국모델’(2013·18.5×26㎝)가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전시명 ‘포옹’ 그대로 서로 보듬어 안은 모습의 작품이 대부분이다. 키가 150㎝ 남짓이라는 작가가 누군가의 가슴에 스며들 듯 안겼거나, 서로를 와락 끌어안고 어깨라도 다독이는 장면. 나머지는 ‘포옹을 부르는’ 작품들이랄까. 눈치챘겠지만 사실 포옹은 작가 작업의 키워드다. “사람을 안아주는 게 좋고, 안으면 내가 따뜻해지고, 따뜻하면 기분이 좋고, 그래서 포옹은 사랑”이란 게 정 작가의 철학이다. 결국 포옹은 정 작가가 세상에 내미는 가장 친밀한 언어인 거다. ◇2017년 첫 개인전 후 꾸준히 작품활동 2016년 경기 양평군 문호리 리버마켓에서 ‘데뷔’하며 정 작가는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나섰다. 집 근처 벼룩시장이었다. ‘니얼굴’이란 부스를 차리고 사람들과 눈을 맞추고 대화를 나누고 얼굴을 그렸다. 2013년부터 어머니 장차현실이 운영하는 미술학원에서 청소일을 돕다가 빗자루 대신 붓을 들고 수련한 뒤 나선 첫걸음이었던 거다. 생후 3개월에 다운증후군 진단을 받고 학교를 제대로 다닌 적 없는 정 작가의 유일한 스승은 동양화가이자 만화가로 활약한 어머니뿐이었다. 물론 “미술규칙을 가르치려 들다가 실패했다”는 어머니의 시행착오까지 커리큘럼이었고. 아트스페이스선 ‘정은혜 초대전 포옹’ 전경. 전시에 나온 연필 드로잉 30점 중 일부다. 정 작가가 2016년 경기 양평군 문호리 리버마켓에서 ‘니얼굴’이란 부스를 차리고 사람들의 얼굴을 그리던 시절부터의 작업을 모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지난해 드라마 출연으로 스타덤에 오르며 ‘유명배우’란 타이틀까지 거머쥐었지만, 갑자기 뚝 떨어진 ‘벼락작가’는 아니다. 2017년 7월 첫 개인전인 ‘천 명의 얼굴전’을 신호 삼아, 북한산 우이역 공공예술프로젝트 ‘달리는 미술관’(2017), 서촌갤러리B ‘니 얼굴의 은혜씨’(2019), 양평 폐공장 ‘스프링’(2019), 국회 아트갤러리 ‘시선을 포개다’(2020), 창성동실험실 ‘그대로가 좋아 니얼굴’(2020)과 ‘개와 사람전: 개人전’(2021), 토포하우스 ‘포옹전’(2022) 등 작가이력을 제대로 쌓고 있다. 그 덕에 정겨운 얼굴들이 만드는 세상풍경도 덩달아 쌓여간다. 전시는 29일까지.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아트스페이스선에서 여는 ‘정은혜 초대전 포옹’ 전경. 5일 개막에 앞서 한 관람객이 전시장을 둘러보다 정 작가의 작품 ‘두 여자’(2020·61×139.5㎝) 앞에 오래 머물렀다. 그 왼쪽으론 ‘아빠와 은백이’(2021·60.6×72.7㎝)(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23.04.04 I 오현주 기자
발병하면 사망 위험까지! 뇌혈관질환... 골든타임이 중요
  • 발병하면 사망 위험까지! 뇌혈관질환... 골든타임이 중요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뇌혈관에서 발생하는 초응급질환에는 뇌경색과 뇌동맥류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뇌경색은 혈관이 혈전(피떡)으로 막히는 질환으로, 혈액공급이 차단되면서 뇌세포가 빠르게 괴사한다. 이른바 ‘허혈성 뇌졸중’이다. 서둘러 공급로를 확보해주지 못하면 사망 아니면 편마비와 같은 평생 후유증이 남는다. 뇌동맥류는 혈관의 일부가 꽈리처럼 불룩해지는 질환이다. 방치하면 압력으로 인해 얇은 부위가 터지는 ‘출혈성 뇌졸중’이발생할 수 있다. 두 질환 모두 뇌졸중의 범주에 들어있지만 발생 기전이 다른 만큼 증상에서 치료와 예방 또한 구분해야 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신희섭 교수의 도움말로 뇌경색과 뇌동맥류에 대해 알아본다. ◇ 벼락 두통과 편마비만 알아도 응급상황 대처 갑자기 발생해 심각한 후유증이나 사망위험까지 높은 뇌졸중은 초응급질환에 속한다. 예고없이 발생하지만, 두 질환에 대한 특징을 사전에 알고 있다면 신속한 대처와 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히면서 편마비 또는 언어장애가 온다. 얼굴이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균형을 잡지 못하기도 한다. 뇌동맥류에 의한 뇌출혈은 ‘벼락두통’이 특징으로, 평생 이런 두통이 없다 싶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이 발생한다면 지체없이 응급실을 찾아야한다. ◇ 뇌경색은 골든타임 중요, 뇌출혈은 최대한 빠른 치료뇌경색은 골든타임이 중요한 질환이다. 발병 후 3시간 안에 혈전용해제를 투약하거나 시술을 시행해 혈류를 확보해야 뇌세포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뇌출혈에는 골든타임이 따로 없지만 최대한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운 좋게 출혈량이 많지 않고, 혈액이 응고되면서 출혈이 멈추면 시간을 벌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출혈이 심하면 현장에서 사망할 확률이 높고, 응급처치를 받아도 평생 후유증을 남긴다.◇ 고령화로 계속 늘고 있는 뇌경색과거에는 뇌출혈 환자가 훨씬 많았지만 이제는 전체 뇌졸중 환자의 60~70%가 뇌경색 환자다. 고령화와 함께 고지혈증, 비만, 심방세동 등 부정맥환자가 증가하면서 덩달아 증가세다. 혈전은 심장이나 굵은 동맥 어디서나 생길 수 있다. 혈관에 생긴 노폐물 찌꺼기인 죽종이나 누수된 혈액이 응고돼 혈전이 만들어진다. 또 심장의 펌핑기능이 고장나 생긴 혈전이 혈관을 떠돌아다니다 뇌혈관을 막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초응급질환 뇌경색 50%는 혈전용해제 사용 어려워뇌경색은 혈관이 막히면서 뇌세포들이 시시각각 죽어가기 때문에 뇌세포를 살리기 위해선 1~2분을 다투는 초응급질환이다. 치료의 기본은 혈전을 녹이는 용해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뇌경색 환자 모두에게 혈전용해제를 투여할 수는 없다. 출혈 가능성이 있는 환자, 최근 큰 수술을 받았다거나 혈소판 수치가 낮아 지혈이 안 되는 환자, 과거 뇌출혈 경험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할 수 없다. 수축기 혈압이 185이상 일 정도로 혈압관리가 안 되는 환자도 제외된다. 결국 절반 정도의 환자에게만 혈전용해제를 쓰게 된다. ◇ 혈전용해제 어렵다면, 혈관내 혈전제거술 시행혈전용해제를 사용할 수 없다면, 혈관내 혈전제거술이 시행된다. 카데터를 집어넣어 혈관을 막은 혈전을 빼내는 시술이다. 카데터 끝에 스텐트가 달려있어 이를 펼쳐 혈전을 잡아 끌어낸다. 음압으로 빨아들이는 시술법도 있다. 시간은 30분이면 충분하지만 한 번에 혈전을 제거해야 하므로 정확하고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혈전이 제거되면 환자상태는 드라마틱하게 바뀐다. 편마비가 풀려 정상적으로 걷는가 하면 어눌한 발음이 똑똑해진다. 또 멍하게 허공을 바라보던 눈동자가 생기를 되찾는다.◇ 혈관 터진 뇌출혈, 재출혈 막는 것 중요뇌출혈 환자에게 시급한 것은 재출혈을 막는 것이다. 동맥류가 다시 터져 2차 출혈이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맞는다. 환자의 CT 영상과 뇌압을 참고해 혈관내 시술을 할 것인지, 머리를 여는 개두술을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혈관내 시술은 사타구니 동맥으로 카데터를 집어넣어 동맥류까지 진입시킨 뒤 백금 코일로 뇌동맥류를 메우는 시술이다. 시술 시간이 1시간~1시간30분 걸릴 정도로 빠르고, 주변 조직을 건드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뇌압이 높거나 동맥류의 위치에 따라 불가피하게 개두술을 선택하기도 한다. 환자에게 어떤 치료가 최선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 터지지 않은 뇌동맥류는 사전에 대비 가능뇌동맥류는 혈관에 생긴 염증이 원인으로 손상된 혈관 내벽이 높은 압력으로 늘어나 주머니를 형성한다. 흡연, 또는 고혈압, 여성호르몬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가족력도 있다. 동맥류가 2개 이상인 사람의 직계가족이라면 나이와 상관없이 검사받기를 권한다. 뇌동맥류를 진단받게 된다면 터지기 전에 제거하면 된다. 크기는 3㎜부터 30㎜까지 다양하며 요즘 의학계에선 시술 대상의 크기가 계속 작아져 직경 3㎜라도 제거하기를 권한다. 게다가 시술방법이 간편해지니 미리 제거하는 것이 실보다 득이 크다. ◇ 정기 검사와 만성질환 적절한 관리로 예방 신경써야뇌동맥류는 반드시 정기검사를 받아 동맥류의 변화를 체크해야 한다. 위험인자인 흡연이나 폭음을 삼가고, 여성호르몬 조절 약제 복용에 신중해야 한다. 또 혈압을 갑작스레 올리는 무게운동, 숨을 오래 참는 수영, 찜질방 등도 피해야 한다. 한겨울 야외활동을 할 때는 목도리와 모자를 챙기고, 옷을 따뜻하게 입어야 한다. 실제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부터 봄이 오는 3월까지 가장 많은 환자가 병원을 찾는다. 뇌경색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비만이나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혈관 위해요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운동으로 혈관의 탄력성을 길러주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2023.03.30 I 이순용 기자
'살림남2' 윤남기, ♥이다은 딸 리은에게 푹 빠진 딸바보 아빠
  • '살림남2' 윤남기, ♥이다은 딸 리은에게 푹 빠진 딸바보 아빠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오늘(18일) 방송할 KBS2 예능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에서는 돌싱 프로그램에서 만나 재혼 가정을 이룬 윤남기, 이다은 부부의 궁금했던 근황을 공개한다. 재혼 2년 차에 접어든 윤남기는 이다은이 설거지를 하려고 하자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겠다고 했는데 묻었네”라 하는 등 살림을 도맡는 다정한 면모를 보였다.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찐 살림남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때론 이다은이 덤벙대고 깜빡하는 허당미를 엿보일 때조차도 윤남기는 “그런 부분도 다은이의 매력 포인트”, “제가 더 꼼꼼하니까 괜찮다”며 절대 벗겨지지 않는 티타늄 콩깍지를 뽐내 MC 김지혜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특히 뽀뽀로 아침을 깨우고, 자기 전까지 동화책을 읽어 주며 5세 딸 리은이를 살뜰히 챙기는 윤남기는 “아빠는 처음인 ‘벼락 아빠’가 됐지만 그래서 더 잘해주고 싶다”며 늦은 밤까지 육아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는 후문이다.자신이 입양아인 만큼 재혼으로 생긴 딸에게 더욱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는 윤남기는 인터뷰 도중 눈시울이 붉어지며 리은이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이에 이다은은 “모든 게 너무 신기하고 진짜 영화 같고 오빠와 리은이에게 고맙다”며 마침내 찾아온 믿을 수 없는 행복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는데.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완벽하게 채워줄 운명의 짝을 만난 윤남기, 이다은의 심쿵 살림 스토리와 아끼고 사랑하는 찐 아빠 윤남기의 다정다감한 육아 일기가 그려질 ‘살림남2’ 본 방송에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쏠린다. 한편, 최근 들어 이다은은 시도 때도 없이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한숨을 내쉬는가 하면 극도의 스트레스로 잠도 잘 못 자는 예민한 모습을 보인다고 해 행복한 재혼 생활 중인 그녀에게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궁금증을 더한다.윤남기, 이다은, 리은이가 첫 등장하는 KBS2 ’살림남2’는 18일(토) 오후 9시 25분에 방송된다.
2023.03.18 I 김보영 기자
해외 브로커에 기댄 투자…美 부동산 줄줄이 터지는 이유
  • 해외 브로커에 기댄 투자…美 부동산 줄줄이 터지는 이유
  •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수영장에 물이 빠지면 누가 벌거벗고 수영했는지 알 수 있다는 말이 딱이다. 대체투자 열기가 한창 달아오르던 시절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IB의 민낯을 보게 되는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최근 수년 사이 국내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가 끌어온 해외 부동산에서 연이어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을 빗댄 한 기관투자자 대체투자본부 실무진의 지적이다. 자산의 현지 입지와 가치를 제대로 파악할 실사 역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해외 투자 비중을 무리하게 확대해 손실을 불러왔다는 지적이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해외 부동산 투자 펀드 줄줄이 만기…암담한 성적표 받아드는 국내 IB들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IB의 해외 부동산펀드에서 손실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손실 확대로 논의 대상이 되는 펀드들의 특징은 지난 2017년 전후 결성된 건들이다. 2017년은 해외부동산펀드 설정액이 처음으로 국내부동산 펀드 규모를 앞섰던 시기였다. 투자 유행에 맞춰서 대거 쇼핑해온 해외 부동산들의 가치가 폭락해 상환연기 및 기한이익상실(EOD) 상태로 빠지거나 끝내 디폴트(채무불이행) 처리되는 자산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통상 5~6년 안팎인 펀드 약정 기한이 지나면 자산을 매각해 원금을 상환하고 수익을 분배해야 하지만 자산 가격이 투자 시점 대비 크게 하락하면 원금을 잃을 가능성이 커진다.가장 최근에 손실구간에 진입한 자산은 한국투자증권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국내 기관 자금 및 해외 대출을 조달해 매입한 미국 워싱턴 소재 오피스빌딩인 센티넬2스퀘어다. 국내 투자자들이 매입하기 직전까지 3년간 공실이었던 해당 빌딩은 매입 이후에도 일정 비율 공실 문제가 지속됐다. 매입 이후 5년이 경과해 대출 및 지분투자 리츠 모두 만기를 맞았지만 빌딩 가치 폭락으로 인해 매각에 실패하고 발이 묶였다.수년 사이 자산가치 하락으로 국내 기관투자자 및 IB의 발이 묶여 있는 자산은 이뿐만이 아니다. 특히 해외 여러 국가 중에서도 미국 상업용 부동산 비중이 높다. 하나대체운용이 끌어온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이베이 오피스 투자자들은 2년가량 배당금을 받지 못한 상태다. 실리콘밸리의 우량자산이라고 마케팅하며 국내에서 자금을 끌어모았지만, 매입 이후 자산 가치가 폭락했다. 이밖에 이지스자산운용이 펀드에 담아 국내에 들여온 뉴욕 소재 ‘1551 브로드웨이 프로퍼티(The 1551 Broadway Property)’도 여전히 손실 구간에 놓여 있다. 자산가격 회복이 쉽지 않아 끝내 손실을 보고 매각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높은 손실률로 인해 펀드 청산이 불가능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시 펀드에 담았던 자산 가격이 폭락한 상태라면 대안은 많지 않다. 자금 재조달을 진행해 새로운 투자자를 모집하거나, 자금을 댄 국내 기관 투자자들에게 만기 연장 동의를 받는 정도다. 만기 연장에 실패할 경우 남는 대안은 상환 연기나 크게 손실을 보더라도 공매로 넘기는 수밖에 없다. ◇ 대체투자 붐 타고 덩치 키운 IB들...줄손실로 드러나는 실력부족대체투자가 우수한 투자의 지표처럼 여겨졌던 지난 2010년 초중반 무렵, 만성적인 인력·전문성 부족에 시달리는 기관 투자자들은 덩치를 키우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국내 IB들을 믿고 투자한 건이 다수였다. 그러나 해외투자에 정통한 국내 IB는 소수였다. 최근 손실 난 자산을 여럿 안고 있는 IB들의 경우 대체투자 유행을 타고 고속 성장한 곳이 적지 않다. 체계적인 준비 없이 급하게 해외투자 전문 인력을 구하고, 조직을 확대한 곳이 많았다는 평가다. 해외 협상력 및 체계적 실사 역량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운용 규모 확대와 딜 주관 수수료, 성과보수 등을 위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곳이 상당했다. 한 대형 증권사 대체투자팀 실무자는 “국내에서는 자산이 몇 개 터지면 자주 거래하던 회사들 쪽에 적정 수수료를 얹어주고 넘겨주는 식으로 어느 정도 EOD 직전에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며 “그런데 해외 기관들과는 이런 수준으로 관계 형성하기가 쉽지 않아 여건이 더 척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오긴 사왔는데 관리가 안 되는 상황”이라며 “최근 다른 증권사들이 해외 자산 중 EOD에 처한 게 수두룩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잇따르는 손실에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국내 IB의 실사 역량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처 선정 및 계약 과정에서 실사 및 리스크 대응 전략이 크게 미비함을 최근에 와서야 ‘체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손실 논의를 진행해야 할 단계에 와서야 구체적으로 제공 받지 못했던 현지 상황을 인지하게 되는 ’날벼락‘ 같은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한 기관 대체투자팀 관계자는 “우리의 경우 대체투자와 부동산 부문을 포함해 실무 직원이 서너 명 뿐인데, 딜 별로 상세하게 검토할 수가 없다”며 “사실상 트렉레코드와 투자제안서(IM) 상에서 크게 문제가 없고 사고를 친 적이 없으면 믿고 갈 수밖에 없는데 대부분의 투자기관이 다른 대안을 갖고있었겠나”고 반문했다. 또 다른 기관투자자 고위 관계자는 “최근 손실이 난 물건은 (국내 IB가) 기존에 한 번 정도 거래했던 현지 브로커를 통해서 인근 빌딩을 제대로 된 실사 없이 가지고 온 사례였다”며”며 “시장 변동에 따른 손실은 어쩔 수 없지만, 뚜렷한 대안이 손실 처리 밖에 없는 상황에 와서야 현지 실사부족 사실이 드러나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2023.03.13 I 지영의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눈먼 투자의 비극…수천억 걸린 美부동산 또 디폴트 위기
  •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다음은 13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눈먼 투자의 비극…수천억 걸린 美부동산 또 디폴트 위기-SM, 결국 카카오 품으로-美SVB 파산 일파만파 스타트업 줄도산 공포-이달 말 내수진작책 발표…소비쿠폰 발행 검토△종합-PD수첩 내공에 OTT 날개 다니 ‘파급력 최고’-‘시진핑 충복’으로 채워진 中국무원 내각…경제팀 유임 ‘깜짝 이변’-[사설]美대형은행 역대급 파산…선제 대응 나서야-[사설]방탄 쳐놓고 집단 외유 민주, 이게 민생인가△해외 부동산투자 줄손실 위기-IB는 해외 브로커만 믿고 물건 중개…기관은 IB 말만 듣고 공실빌딩 투자-뉴욕 맨해튼 빌딩마저 공실률 치솟아 75조 해외 부동산투자 손실 ‘먹구름’△5년 만에 대규모 한미연합연습-北 고강도 도발 대비…방어 위주에서 ‘공세적 대응’ 첫 전환-핵잠→이지스함→폭격기…美전략자산 릴레이 전개-한미 해병대, 1만3000명 투입 ‘역대급’ 상륙훈련△‘실리콘밸리 산파’ SVB 파산-美테크·헬스케어 44%가 고객…돈묶인 벤처·손실난 VC ‘연쇄붕괴’ 우려-위기 수습 나선 美정부 “예금보호 초과분 조기지급 검토”-美 4대은행 시총 520억달러 증발…비트코인 2만달러 붕괴△종합-“인수가격 적정선 넘었다”…‘승자의 저주’ 우려에 ‘쩐의 전쟁’ 끝내-또 나온 소비쿠폰…전문가 “코세페 같은 할인행사가 더 효과적”-‘사상 최대’ 경상수지 적자 쇼크…“상반기 말에야 흑자 전환 가능”-정비 “전문적 잣대…과다 인상 예방” 건설 “고물가 반영안하면 타협 불가”△정치-측근 사망으로 거세지는 李 책임론…與 “또 남 탓” 공세속 비명계도 압박-與 최고위원에 첫 탈북민 출신…태영호가 선택받은 이유 ‘셋’-尹 “징용 해법은 공약 실천” 강조…日 ‘성의있는 호응’ 보일지 주목-선거제 개편 논의 속도내지만 여야, 최종 처리까지 ‘첩첩산중’△경제-日 반면교사…해안방벽 증축 등 54개 안전조치-소주·맥주값 뛸 때 와인값 뚝…“마트 할인 영향”-취약계층 ‘등유·LPG 난방비 지원’ 내달 7일까지 신청-‘수소발전 입찰시장’ 세계 첫 개설△금융-고금리 출혈경쟁 독 됐다…저축은행 수익성 빨간불-고정금리가 갑자기 변동으로?…농협 적금 5만좌 날벼락-‘대환대출 인프라’에 제2금융권 비상△글로벌-반대 0표…양회서 확인된 시진핑의 ‘절대권력’-“유럽산 핵심광물도 IRA 보조금”-이란-사우디 관계 복원 합의-美, 이르면 내달부터 대중 반도체 수출 더 옥죈다△산업-전자업계 사외이사 ‘화려한 진용’…경쟁력 UP-벌크선 뛰는데 컨테이너 바닥…따로 노는 해상운임, 왜-현대차 ‘내일을 위해’ 프로젝트, 美 이노베이션 어워즈 최종 후보 올라-‘유언장 존재 인지’ 놓고 논박 LG家, 75년 만에 상속 분쟁△ICT-“클라우드 시대에 맞게 체질 싹 바꿨다…시장 공략 본격화”-“막 오른 STO 시장…금융업 이해도가 성패 좌우”-차기 방통위원장에 김후곤 전 서울고검장 급부상-KT스카이라이프 윤정식 내정자 사의△중소기업-한샘 디지털 현대리바트 프리미엄 신세계까사 디자인-“女벤처생태플랫폼 구축해 판로·홍보 적극 도울 것”-국내 제조업 공장 증가세 둔화…매년 2%대 성장 그쳐-중기 기술보호 정책보험 가입 부담↓…보장 강화△소비자생활-쿠팡, 美 상무부와 맞손…“美 해외직구 판매자 모십니다”-편의점이 쏘아올린 ‘하이볼 전쟁’…‘짐빔’도 참전-소주도 ‘제로 슈거’ 돌풍…‘처음처럼 새로’ 술술 넘어가네-풀무원 식물성 간편식 美 입맛 사로잡았다△증권-美 은행파산, 中 소비회복…예측불허 증시-증시서도 IPO시장서도 봄바람 타는 바이오주-“전기차부품 개발 성과…해외 도약 가시화”-“코스닥 입성 발판, 자율차용 CCM장비 해외시장 선점”-상장사 147곳 중 83곳 회계 심사·감리 부실△부동산-모처럼 온기 돈 서울 아파트 거래…미국發 금리 불확실성이 ‘찬물’ 붓나-규제완화에 매수심리 반등…경매시장 봄기운 스멀-타워크레인 조종사, 고의로 작업지연·거부 땐 ‘면허정지’-사우나 있는 마포 새아파트…진입 기회△문화-국가대표 성악가들 ‘코믹 만담’ 모차르트도 ‘빵’ 터질걸-“대기업의 서점 진출 제한 풀어야”-‘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끝까지 놓지 않은 창작자의 고뇌△스포츠-체코 선수 즐길때…태극마크에 짓눌린 韓 선수-손흥민, 노팅엄 상대로 리그 6호 골…EPL 개인통산 99호골 작렬-“남은 한 계단 꼭 올라야죠”-국가대표 김민솔 아시아태평양 준우승△오피니언-[정치 프리즘]기시다 ‘한일관계 개선’ 홈런 날려야-[생생확대경]추락하는 한국 야구, 우물안 개구리 전락하나-떠나는 리커창…창업붐도 꺼지나△오피니언-[목멱칼럼]공공기관 수장을 뽑는 법-[데스크의 눈]바이오 창업과 ‘필부의 용기’-[기자수첩]SM 인수전이 남긴 것-[e갤러리]하석홍 ‘테오리아’△피플-“새로움 찾아 파격 실험…1020세대 트렌드 이끌었죠”-SK이노, 튀르키예 지진피해 지역에 구호물품 기부-롯데케미칼, 대전 지역아동센터에 쌀 기부-우정사업본부, 튀르키예 지진 구호품 운송 지원-‘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 별세-바이올린계 대모 김남윤 교수 별세△사회-‘매력도시 서울’ 닻 올린 오세훈…유럽 금융·수변도시 벤치마킹 나선다-‘폐 손상에 임금은 쥐꼬리’…학교 조리실무사 구인난-경찰 ‘조폭과의 전쟁’ 선포-고물가에 한숨 느는 반려인-3년간 비대면진료 1379만명…복지부 “제도화 필요”
2023.03.12 I 김대연 기자
  • [양승득 칼럼]픽업트럭 짐칸 위로 올라간 케네디
  • 경찰서장 등 치안관계자들과 주변 사람들이 폭동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모두 만류했지만 40대 초반의 상원의원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픽업트럭 뒤칸에 만든 연단 위에 성큼 올라선 그의 연설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과도 같은 비보를 전하며 시작됐다. 청중들 속에서 탄식과 비명이 봇물처럼 터져 나온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상원의원의 연설이 흐를수록 청중들은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절망, 슬픔 속에서도 귀와 가슴을 열고 그의 말을 차분히 받아들였다. “(여러분들의)증오와 불신이 불타오르는 충동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저도)압니다…우리나라가 필요로 하는 것은 분열이 아닙니다. 증오도 아닙니다. 폭력도 불법행위도 아닌 사랑과 지혜, 서로에 대한 연민, 그리고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정의감입니다… 인간의 야만성을 길들이고 이 세상의 삶을 순화시키는 것에 헌신합시다” 고(故)로버트 케네디 미국 상원의원이 7분가량의 이 연설을 한 것은 1968년 4월 4일 저녁.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피살 소식을 접한 직후였다.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 일정에 맞춰 인디애나폴리스를 찾은 것이었지만 그는 공교롭게도 구름처럼 모인 흑인 청중 앞에서 그들의 영웅인 킹 목사가 백인의 총격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먼저 전해야 했다. 청중을 위로하고 슬픔을 나눈 것은 다음 일이었다. 그 자신도 불과 2개월 후 흉탄에 쓰러졌지만…케네디 의원의 이날 연설을 관통한 핵심 메시지는 분열, 증오, 폭력에 대한 강한 부정이었다. 그리고 조국이 필요로 하는 것은 사랑, 연민, 정의감이며 이런 감정이 충만한 새 세상을 열어가자는 것이었다. 자신도 형(존 F 케네디 대통령)을 총격으로 잃은 아픔을 겪었지만 야만적 폭력과 불법 행위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호소였다. 평화와 공존, 박애의 정신이 가득 담긴 메시지였다.시계를 55년 뒤로 돌린 2023년의 한국. 과학기술의 발전과 산업 근대화를 바탕으로 한국은 국가 위상을 선진국 대열로 끌어올리고 국력 또한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수준으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 나라 안팎의 수많은 조사 기관들 중 이런 견해와 분석에 이의를 다는 곳은 이제 거의 없다. 하지만 정치권으로 범위를 좁히면 사정은 180도 달라진다. 저주와 증오의 언어가 난무하고 음해와 비방, 거짓을 앞세운 공격이 판을 치고 있다. 국민을 한데 모으고,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해야 할 정치인들이 말로 가슴을 후비고 분노를 키우는 ‘참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정치적 내전 상태라는 표현까지 나왔지만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국민의 인내를 끝없이 시험하는 격이다.정치인들에게 도덕성을 요구하는 건 연목구어나 마찬가지이지만 주목할 것은 이들의 입에서 쏟아지는 언어폭력이다. 입 험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을 ‘깡패, 강도’로 부르는 일까지 생긴 판에 다른 정치인들이 입조심할 리 만무다. 설전이라도 벌어지면 육두문자에 가까운 살벌한 언사가 국회의사당을 휘저으며 언어 오염을 부추긴다. ‘말 전쟁’에 앞장선 의원들에겐 여야 구분이 따로 없다. 공천에 목을 맨 과잉 충성의 인상이 역력하지만 국민 자존심에 입힐 상처는 안중에도 없다. 모든 국민은 자신들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말은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단골 훈수다. 그러나 저질 정치인을 걸러내는 것은 국민의 책무다. 문제는 이런 이들을 심판하고 솎아낼 선거가 아직 1년여나 남았다는 것이요, 정신 바짝 차리지 않는 한 이들의 선동과 거짓에 또 넘어갈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증오와 폭력을 부정하고 사랑과 정의감이 가득한 세상을 열자는 55년 전의 연설이 주는 의미는 여전히 무겁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일 뿐이라는 비판을 들을지 모르지만 오늘의 정치권을 향해 매를 들고 싶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2023.03.10 I 양승득 기자
누구도 읽을 수 없다, 4000개 한자 모조리 '가짜'<18>
  • 누구도 읽을 수 없다, 4000개 한자 모조리 '가짜'[정하윤의 아트차이나]<18>
  • 쉬빙의 ‘천서’(Book from the Sky·1987∼1991) 중 2020년 홍콩미술관이 재개관전으로 연 ‘평범부터 비범까지: 미술관 이야기’에 나온 설치 전경. ‘천서’는 쉬빙을 세계적인 스타작가 반열에 올려놨다. 4년여간 ‘개발’한 가짜 한자 4000여자를 직접 목각으로 판 뒤 목판인쇄로 찍어내, 옛날식 두루마리, 실로 제본한 전통 서책, 벽보 형식의 신문이란 거대한 설치작품으로 구성했다. 한자를 닮았지만 진짜 한자는 단 한 글자도 없는 ‘누구도 읽을 수 없는 문자’로, 1998년 10월 베이징 중국미술관에서 처음 전시된 이후 중국 안팎의 문화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혼합재료·가변크기, ⓒ쉬빙.중국 그림을 보지 못한 지 한참입니다. 한국 미술시장이 자못 뜨거웠던 지난해와 올해, 세계의 작가와 작품이 우리를 기웃거리던 때도 중국은 없었습니다. 중국 ‘큰손’ 컬렉터의 규모와 수가 미국을 제쳤다는 얘기도 이미 2~3년 전입니다. ‘으레 미술은, 그림은 그런 것’이라며 반쯤 우려하고 반쯤 체념했던 한국화단을 뒤흔든, 기발한 감수성으로 뒤통수를 내리쳤던 중국 작가들이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예술을 예술이 아닌 잣대로 들여다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술에 기대하는 희망 역시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정치에도 경제에도 답이 없다 생각할 때 결정적인 열쇠를 예술이 꺼내놨습니다. 오랜시간 미술사를 연구하며 특히 중국미술이 가진 그 힘을 지켜봤던 정하윤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지점 그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마침 ‘한중 수교 30주년’입니다. 다들 움츠리고 있을 때 먼저 돌아보는 시간이고 먼저 찾아가는 길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깊고 푸른 ‘아트차이나’로 안내합니다. <편집자 주> [정하윤 미술평론가] 책이 한 권 펼쳐져 있다. 근데 어째 글자가 하나도 없다. 오직 픽토그램과 이모티콘뿐이다. 과연 읽을 수 있을까. 한번 시도해보자. 알람이 울리고, 해가 뜨고, 알람을 듣고, 눈을 뜨고, 불을 켠다. 어라 읽힌다! 누군가의 아침 일과로구나! 쭉 읽어보니 아침으로는 계란과 식빵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엄청 막힌 길을 뚫고 출근했나 보다. 신기하다. 아무 글자도 없지만, 스토리는 누구라도 읽을 수 있다. 문맹이라도 말이다. 이 신통방통한 책은 쉬빙(徐氷·68)의 작품 ‘지서’(2003∼)다. 쉬빙은 중국 태생의 스타, 아니 슈퍼스타 작가다. 국제화 시대니 만큼 슈퍼스타는 비행기를 타고 다닐 일이 많을 터. 쉬빙은 수많은 여행길에서 ‘지서’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좌석에 앉아 탑승 안내문을 읽던 어느 날, 종이를 가득 채운 픽토그램이 새삼스럽게 다가온 거다. 이것이야말로 너무나 쉽게, 누구하고나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문자’라는 사실에 무릎을 쳤다. 그 길로 작품을 만들었다. 땅으로부터 올라온 책 ‘지서’다. 쉬빙의 ‘지서’(Book from the Ground·2003∼) 중 하나. ‘지서’는 ‘그림과 문자의 경계 허물기’로 이해할 수 있다. 소통력을 가진 픽토그램 형식을 가져다가 일상을 다루는 문자기호로 고안해, 문화·언어에 상관없이 누구가 해독할 수 있게 했다. 쉬빙은 이를 위해 껌종이, 공항 표지판, 화장실 안내판, 온라인 이모티콘 등 2500여개의 보편적 기호를 수집했다. 대부분 컴퓨터로 제작되며 디지털 특성을 띤다. 혼합재료, 가변크기, ⓒ쉬빙·더페이지갤러리 제공.이전부터도 쉬빙은 문자, 또 문자로 이뤄진 책에 관심이 많았다. 그의 이름을 중국 안팎에 널리 알린 첫 작품인 ‘천서’(1987∼1991) 또한 문자와 관련된 것이었다. 중국에서는 벼락이 친 자리에 새겨진 알 수 없는 문양을 ‘천서’라고 부른다. 하늘에서 내려온 글이란 뜻이다. 쉬빙은 그 의미를 빌려 작품에 ‘천서’라는 제목을 달았다. ‘천서’는 아무도 알아볼 수 없는 책이기 때문이다. ‘지서’가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책인 것과는 완전히 반대다. ◇누구도 알아볼 수 없는 책, 누구도 알아볼 수 없는 책‘천서’를 이루는 글자는 중국어처럼 생겼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하나도 읽을 수가 없다. 쉬빙이 글자 하나하나를 전부 가짜로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원래 있는 한자의 획을 빼거나 더하고, 위와 아래, 오른쪽과 왼쪽을 대칭해 세상에 없는 글자를 고안한 것이다. 한글로도 자음과 모음을 이상하게 조합해 없는 글자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쉬빙도 한자를 가지고 장난을 좀 친 거다. 그런데 그렇게 만든 글자가 한두 개가 아니다. 무려 4000자가 넘는다. 그가 만든 4000여개의 가짜 한자에는 단 한 글자도 진짜가 없다. 한자는 그 양이 어마어마해 중국어 원어민조차 모든 한자를 외우지 못한다. 너무 다양해서 획을 하나 더 긋거나 빼내더라도 어딘가 존재할 법한 한자가 되기 쉽다. 그런데 쉬빙이 고안한 가짜 한자는 모두가 진정한 가짜인 거다. 놀라운 치밀함, 완벽한 완성도다. 쉬빙의 ‘천서’(Book from the Sky·1987∼1991) 중 2020년 홍콩미술관이 재개관전으로 연 ‘평범부터 비범까지: 미술관 이야기’에 나온 설치 전경. ‘천서’는 쉬빙을 세계적인 스타작가 반열에 올려놨다. 4년여간 ‘개발’한 가짜 한자 4000여자를 직접 목각으로 판 뒤 목판인쇄로 찍어내, 옛날식 두루마리, 실로 제본한 전통 서책, 벽보 형식의 신문이란 거대한 설치작품으로 구성했다. 한자를 닮았지만 진짜 한자는 단 한 글자도 없는 ‘누구도 읽을 수 없는 문자’로, 1998년 10월 베이징 중국미술관에서 처음 전시된 이후 중국 안팎의 문화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혼합재료·가변크기, ⓒ쉬빙.거기에 더해 쉬빙은 그 모든 글자를 직접 목각으로 팠다. 마치 팔만대장경을 만들 듯 2년여를 홀로 골방에 틀어박혀 글자를 만들고, 목판에 새겼다. 판화를 전공했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조수도 없이 그 모든 글자를 만들고 새겼다는 것은 정말이지 보통 일이 아니었으리라. 정성을 다해 만든 글자를 보여주는 방식도 중요할 터. 지혜로운 작가 쉬빙은 그 글자들을 종이에 찍어 ‘책’의 형태로 발표하는 방법을 택했다. 다양한 책의 형태를 두루 만들었다. 천장에는 옛 중국에서 사용하던 두루마리, 바닥에는 선비들이 읽던 책, 벽에는 마오쩌둥 시기에 성행하던 대자보까지. 중국에서 대대로 사용하던 ‘책’들을 섞었다. 그런데 그 모든 책에 정작 내용은 없다니! 어이가 없다. 아니 대체 누가 이렇게 정성 들여 가짜를 만든단 말인가. 쉬빙은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었던 걸까. 쉬빙은 1955년 베이징에서 나고 자랐다. 마오쩌둥이 집권한 기간이 1949년부터 1976년까지니, 스무 살까지 마오의 강한 영향력 아래 지낸 거다. 쉬빙의 아버지는 베이징대 역사학과 교수, 어머니는 도서관 사서였다. 모두 글과 책과 연관된 직업이었다. 옛 중국에서 ‘문인’은 존경받는 대상이었지만, 마오쩌둥의 중국에서는 전혀 아니었다. 글쟁이, 그러니까 마오의 표현을 빌리자면 ‘지식인은 노동자·군인으로부터 참지식을 다시 배워야 하는 부르주아 집단’일 뿐이었다. 쉬빙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당연히 직장을 잃었고, 재교육을 받는 등 고초를 겪었다. 쉬빙의 ‘천서’(Book from the Sky·1987∼1991) 중 2020년 홍콩미술관이 재개관전으로 연 ‘평범부터 비범까지: 미술관 이야기’에 나온 설치 전경. ‘천서’는 쉬빙을 세계적인 스타작가 반열에 올려놨다. 4년여간 ‘개발’한 가짜 한자 4000여자를 직접 목각으로 판 뒤 목판인쇄로 찍어내, 옛날식 두루마리, 실로 제본한 전통 서책, 벽보 형식의 신문이란 거대한 설치작품으로 구성했다. 한자를 닮았지만 진짜 한자는 단 한 글자도 없는 ‘누구도 읽을 수 없는 문자’로, 1998년 10월 베이징 중국미술관에서 처음 전시된 이후 중국 안팎의 문화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혼합재료·가변크기, ⓒ쉬빙.한편 쉬빙은 학교에서 글자를 잘 쓴다는 이유로 환대를 받았다. 당을 선전하기 위한 대자보를 쓰기 위해 글자를 잘 쓰는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쉬빙은 헷갈렸다. 글을 잘 안다는 이유로 부모는 고통을 받았는데, 같은 이유로 자신은 환영을 받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대체 글은 나쁜 건가, 좋은 건가. ‘천서’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한 쉬빙의 예술적 대응이다. 말도 안 되는 문자로 구성한 말도 안 되는 책을 만들어 ‘글자’ ‘글’ ‘학식’에 부여된 온갖 무거운 의미와 이념을 모두 증발시킨 것. 알고 보면 상당히 젠틀하게 날린 통쾌한 한방이다. ◇알파벳 조립, 한자 닮은꼴 만들어…문화융합 시도1989년 쉬빙은 미국으로 가는 길에 올랐다. 톈안먼사태 이후 중국 미술계에 불어닥친 검열과 얼어붙은 분위기가 그를 떠나게 했다. 새로운 땅에서 쉬빙은 ‘영어’란 문자에 맞닥뜨렸다. 이 경험은 ‘새로운 영어 서예’(1994∼2018)란 작품을 탄생시켰다. 제목 그대로 ‘영어로 쓴 서예’다. 영어알파벳을 꼭 한자의 서예처럼 쓴 거다. 이게 무슨 말이냐. 중국어에는 ‘병음’이란 시스템이 있다. 수세기 전 서양 선교사들이 중국에 왔을 때,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고안한 일종의 발음기호다(예를 들어 쉬빙은 병음으로 ‘Xu Bing’이라 쓴다). 쉬빙은 이 병음, ‘알파벳’을 이상하게 조립해 한자처럼 보이도록 만들었다. 한자를 알파벳화한 것을 다시 한자처럼 만든 거다. 치밀한 쉬빙은 자신이 만든 ‘한자+영어 글자’를 읽는 방법을 매뉴얼로도 만들었다. 그것만 숙지하면 한자처럼 보이는 영어를 읽는 것이 어렵지 않다. 물론 굳이 매뉴얼을 익히지 않더라도 ‘오브’(of) 또는 ‘더’(The)와 같은 글자는 금방 알아볼 수 있지만. 쉬빙의 ‘새로운 영어 서예’(New English Calligraphy 혹은 Square Word Calligraphy·1994∼2018) 중 2014년 발표작 중 부분. 중국 서예와 서양의 영어알파벳을 결합해, 직접 개발한 네모꼴 단어(스퀘어 워드)로 옮겨 썼다. 낙관을 찍고 서예작품 특유의 여백을 가진 작품은, 겉으론 한자처럼 보이지만 속은 영문이다. ‘천서’가 읽을 수 없는 ‘가짜 문자’인 데 반해 실제로 읽을 수 있는 ‘진짜 문자’로, 처음 공개됐을 때 중국과 서양 각각의 문화권에 있던 이들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혼합재료, ⓒ쉬빙·더페이지갤러리 제공.쉬빙은 이 영어와 한자 사이 어딘가에 있는 문자를 1994년에 전격 공개했고 큰 주목을 받았다. 작품이 워낙 재미있고 완성도도 높았지만 때도 잘 탔다. 바야흐로 1990년대 초, 중국이 본격적으로 세계에 문을 열 때였다. 미지의 세계에 가깝던 중국에 한창 관심을 갖던 서구 미술계 관계자들에게 ‘미국을 무대로 활동하는 중국인 미술가’ 쉬빙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이국적이면서도 접근가능한 작가라니! 게다가 1990년대는 본격적인 세계화가 시작되며 지구촌이란 말이 유행할 때였다. 쉬빙 작품의 주제가 정확히 ‘문화융합’이 아니던가. 가히 시대를 대변할 수 있는 작업이었다. 더군다나 쉬빙의 작품은 낯설면서도 친숙했다. 충분히 이국적인 ‘한자’란 소재, 그러면서도 익숙한 영어의 조합! 적당한 온도의 놀라움이었다. 대륙의 작가다운 거대한 스케일은 화룡점정. 여기에 완벽한 작품의 디테일까지. 이런 여러 가지 이유가 겹쳐 쉬빙은 세계적인 작가로 우뚝 설 수 있었다. 2008년 베이징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여전히 정상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쉬빙의 작업은 점잖다. 그러면서도 위트가 넘친다. 경박하지 않은 지적인 유머다. 무조건 믿고 보는 작가 쉬빙이 다음엔 또 어떤 예의 있는 농담으로 우리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할지 벌써부터 흥미진진하다. △정하윤 미술평론가는…1983년 생. 그림은 ‘그리기’보단 ‘보기’였다. 붓으로 길을 내기보단 붓이 간 길을 보고 싶었단 얘기다. 예술고를 다니던 시절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푹 빠지면서다. 이화여대 회화과를 졸업했지만 작가는 일찌감치 접고, 대학원에 진학해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내친김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중국현대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실 관심은 한국현대미술이었다. 하지만 그 깊이를 보려면 아시아란 큰물이 필요하겠다 싶었고, 그 꼭대기에 있는 중국을 파고들어야겠다 했던 거다. 귀국한 이후 미술사 연구와 논문이 주요 ‘작품’이 됐지만 목표는 따로 있다. 미술이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란 걸 알리는 일이다. 이화여대 등에서 미술교양 강의를 하며 ‘사는 일에 재미를 주고 도움까지 되는 미술이야기’로 학계와 대중 사이에 다리가 되려 한다. 저서도 그 한 방향이다. ‘꽃피는 미술관’(2022), ‘여자의 미술관’(2021),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2019), ‘엄마의 시간을 시작하는 당신에게’(2018) 등을 펴냈다.
2023.02.10 I 오현주 기자
아이유X박보검, '동백꽃' 작가 신작 '폭싹 속았수다'서 호흡
  • 아이유X박보검, '동백꽃' 작가 신작 '폭싹 속았수다'서 호흡 [공식]
  • 아이유(왼쪽) 박보검[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팬엔터테인먼트 제작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 배우 이지은(아이유)과 박보검이 캐스팅을 확정지었다.27일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지은과 박보검이 임상춘 작가의 신작 ‘폭싹 속았수다’(극본 임상춘, 연출 김원석, 제작 팬엔터테인먼트, 바람픽쳐스)에 출연한다. 현재 기획 마무리 단계이며 올 상반기 사전제작에 돌입한다.‘폭싹 속았수다’는 당초 ‘인생’이라는 가제로 알려진 작품으로, 1950년대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드라마다.‘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뜻의 제주어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폭싹 속았수다’는 옛날 사진의 고된 배경 속에서 늘 웃고 있었던 우리 엄마, 아빠의 쨍쨍했던 시절 이야기다. 엄마의 첫사랑 이야기, 아빠의 무용담, 할머니의 반항아 시절, 할아버지의 사랑꾼 시절 등 너무나 어렸고 여전히 여린 그들의 계절에 보내는 헌사와 같은 작품이다.이지은은 극 중 ‘요망진 알감자’ 같은 반항아 애순 역을 맡는다. 여러모로 야무져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반항할 때마다 목소리는 염소처럼 떨리는 간 작은 문학소녀이기도 하다. 조금 덜 가졌지만 그늘지지 않은 아이. 햇빛 한 줄 안 내주는 야박한 담벼락 그늘 밑에서도 기필코 해를 향해 고개를 반짝 치들고 있는 풀꽃처럼 요망진 인물이다. 학교조차 다니지 못할 상황에서도 시인을 꿈꾸는, 울 때도 숨김없고 웃을 땐 온 바다에 울리게 웃는 당차고 야무진 캐릭터다.드라마 ‘나의 아저씨’ ‘호텔 델루나’를 비롯해 영화 ‘페르소나’ ‘브로커’ 등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배우로서 존재감과 신뢰감을 키운 이지은은 애순의 봄, 여름 시절을 맡아 동그랗고 단단한 관목처럼 영글어가는 애순의 청춘을 흡인력 있게 펼쳐낼 예정이다.박보검은 말없이 단단한 ‘무쇠’ 같은 인물 관식 역을 연기한다. 관식은 날마다 부지런하고 성실한 인물로, 지극한 성실함이 얼마나 위대한 무기인지 아는 ‘영특한 무쇠’다. 그러나 연애엔 물복숭아라 애순이가 웃어도 고장 나고, 울어도 고장 난다. 그래도 충심 역시 무쇠라 처음부터 간도 안 보고 오로지 애순이만 사랑하고 존중하는 묵언의 전사다. 시대를 핑계 삼아 뻔하게 흘러갈 수 있던 애순의 일생일대 기로마다 핸들을 틀고, 사이드브레이크 당기고, 때론 액셀을 밟아버린다.‘응답하라 1988’ ‘구르미 그린 달빛’ ‘남자친구’ ‘청춘기록’ 그리고 ‘서복’을 통해 매 작품 연기력과 스타성을 인정받은 박보검은 제 사람을 시들게 하는 일이 가장 부끄러운 것이라고 여기는, 한결같이 늘 푸르른 소나무 같은 관식의 청춘 시절을 공감으로 이끌어낼 예정이다.‘폭싹 속았수다’는 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 ‘쌈, 마이웨이’ ‘동백꽃 필 무렵’ 등으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사랑받은 임상춘 작가와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 등을 통해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원석 감독의 만남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작품마다 따뜻한 위로와 유쾌한 응원을 건네온 임상춘 작가와 사실적이고 디테일한 연출을 선보여온 김원석 감독이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시청자에게 잊지 못할 인생의 사계를 선물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은다.팬엔터테인먼트는 오는 3월 첫 방송 예정인 SBS 새 월화드라마 ‘꽃선비열애사’를 시작으로 ‘국민사형투표’, ‘돌풍’, ‘반짝이는 워터멜론’ 등 화려한 라인업을 준비하는 가운데 ‘폭싹 속았수다’ 제작 소식을 알리며 풍성한 콘텐츠 사업을 예고한다. 당사 창사 이래 최대 텐트폴 콘텐츠로 제작할 예정이다.팬엔터테인먼트 측은 “명실상부 최고의 스타 이지은, 박보검과 ‘폭싹 속았수다’로 함께하게 돼 무척 든든하다”며 “임상춘 작가와 김원석 감독 그리고 이지은과 박보검까지 최강 제작진과 출연진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2023.01.27 I 김가영 기자
'손 없는 날' 한가인, 김장 500포기 시집살이 사연에 경악→눈물
  • '손 없는 날' 한가인, 김장 500포기 시집살이 사연에 경악→눈물
  • 사진=JTBC[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손 없는 날’ 신동엽 한가인이 롤러코스터처럼 파란만장한 인생을 겪은 50대 의뢰인의 ‘부산 이주’를 응원하기 위해 나선다..JTBC 예능 ‘손 없는 날’(연출 김민석 박근형 작가 노진영)은 낯선 곳으로의 새로운 출발을 꿈꾸는 시민들이 이사를 결심하기까지의 인생 스토리를 담아 가는 프로그램. 결혼 후 분가, 인생 첫 독립, 가족의 증가와 축소 등 삶의 오르막과 내리막의 정점에서의 ‘이사’에 얽힌 현재 진행형 이야기.30일 방송되는 6회에서 신동엽과 한가인은 최근 자녀들을 모두 분가시키고, 인생 2막을 위해 서울시 은평구에서 부산으로 이사를 떠나는 임채비 씨의 사연을 들어본다. 무엇보다 의뢰인은 ‘신데렐라’, ‘빌리 엘리어트’, ‘오즈의 마법사’ 등 소설책 속에서나 만날 법한 드라마틱한 사건들을 실제로 모두 겪은 파란만장한 인생 1막을 보낸 인물. 이에 평온한 인생 2막을 위해 홀로 부산행을 택한 의뢰인과의 만남과 그가 전할 사연에 궁금증이 모인다.녹화 당시 신동엽과 한가인은 의뢰인이 꺼내 놓는 사연 하나하나에 떡 벌어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스물 두 살 나이에 극한의 시집살이를 겪었다면서 “김장만 500포기를 했다”라고 밝히는 의뢰인에게 한가인은 “시댁에서 식당을 하셨냐”라며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는 전언. 또한 캐나다 이민 생활 중 100년 만에 발생한 토네이도에 집이 반 토막 나는 날벼락을 경험했다는 의뢰인의 이야기에 신동엽은 “진짜 파란만장한 인생”이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그 뿐만 아니라 이날 의뢰인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가인은 왈칵 눈물을 쏟으며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털어놓기도 했다는 설명이다.과연 한가인을 눈물짓게 만든 의뢰인의 사연은 무엇일지, 또한 한가인이 꺼내 놓을 비밀 이야기는 무엇일지 본 방송에 관심이 쏠린다.시청자의 가슴 속 감성을 서서히 휘몰아치게 만들 이웃의 공감 힐링 스토리 ‘이사 버라이어티’ JTBC ‘손 없는 날’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50분 방송한다.
2022.12.30 I 김가영 기자
집값 뚝, 이자 쑥…영끌족 비명 내년까지 계속된다
  • 집값 뚝, 이자 쑥…영끌족 비명 내년까지 계속된다
  • [이데일리 김아름 이윤화 기자]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연 7% 후반에 육박하는 가운데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영끌족’들이 늘고 있다. 그나마 버티기에 돌입한 이들도 내년 역시 상황이 악화할 전망이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서울 남산에서 본 아파트 (사진=연합뉴스)◇연봉 절반 이상 빚 갚는데…연체율↑28일 이데일리가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분석한 결과 주택담보대출 보유 차주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연 소득 대비 연 원리금 상환액)은 올 3분기 기준 60.6%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1분기(60.2%) 이후 3년 6개월 만에 60%를 웃돈 것으로, 주담대가 있는 대출 차주가 1년 소득의 60% 이상을 빚을 갚기 위해 쓰고 있단 의미다. 기준금리가 지난해 8월 이후 총 2.75%포인트나 증가한 3.25%로 오르는 동안 대출금리 역시 상승하면서 이들의 연체율 역시 다시 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보유 차주의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0.27%에서 4분기 0.22%로 하락했지만 올해 1~2분기 0.23%에서 3분기 0.25%로 소폭 증가한 모습이다.지난해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집이 없는 사람들이 ‘벼락 거지’가 됐다면 이제는 오히려 영끌해서 ‘빚투(빚내서 투자)’ 하던 이들이 ‘벼락 거지’가 되고 있는 셈이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내년까지 이러한 흐름을 거스를 만한 지표가 없다 보니 지속, 내지는 심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돈 못 갚아 경매 넘어가는 집, 내년 더 많다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시 저당권 등 담보권을 가진 채권자가 담보 목적물을 경매로 매각해 채권을 회수하는 임의경매 건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은행은 대출자가 3개월 이상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해 연체하면 차주의 상환능력과 매물 감정평가를 거쳐 경매 절차를 진행한다. 소송 등을 통해 이뤄지는 ‘강제경매’와 달리 근저당권을 설정해 진행하는 ‘임의경매’가 늘어났다는 것은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3개월 이상 빚을 갚지 못하는 집주인이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실제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1월까지 전국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임의경매개시결정등기 신청 부동산은 1만319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1022건)보다 19.7%(2173건) 늘어난 수치다.지난달 전국 임의경매 등기 신청 건수는 2772건으로 월간 기준으로 올해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의경매 건수는 9월 2196건, 10월 2514건으로 두 달 연속 증가해왔고 지난달 건수는 2개월 전인 9월과 비교하면 26.22% 늘었다.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내년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받는 금리 충격이 일정 시간 이후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지금 경매 신청을 하더라도 집행 절차가 있어서 내년 상반기 이후에 더 급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경매물건은 채권자의 경매신청 5~7개월 후에 매물로 등장한다”며 “기준금리 3%를 넘어선 게 올해 10월이니 내년 중반기 이후 ‘영끌 푸어’ 매물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2022.12.28 I 김아름 기자
'일타 스캔들' 전도연·정경호, 달콤쌉싸름 2차 티저…직진 로맨스 예고
  • '일타 스캔들' 전도연·정경호, 달콤쌉싸름 2차 티저…직진 로맨스 예고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일타 스캔들’이 전도연과 정경호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의 시작을 예고하는 2차 티저 영상을 22일 공개했다.tvN 새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연출 유제원, 극본 양희승, 제작 스튜디오드래곤)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사장과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1월 14일 첫 방송을 앞두고 전도연과 정경호의 범상치 않은 로맨스 케미를 담은 2차 티저 영상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설렘은 물론, 웃음까지 장착한 두 배우의 로맨틱 시너지가 벌써부터 마음의 온도를 상승시키며 기대감에 불을 지핀다.이번에 공개된 2차 티저 영상은 ‘일타 스캔들’만의 따뜻한 감성과 함께 전도연과 정경호의 로맨틱 텐션을 미리 엿볼 수 있어 단번에 설렘 지수를 상승시킨다. 먼저 전 핸드볼 국가대표, 현 ‘국가대표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전도연 분)과 대한민국 일등 수학 강사 최치열(정경호 분)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는 이번 영상은 공통점은 하나도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의 일상을 보여줘 궁금증을 자아낸다. 마치 국가대표가 경기에 임하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정성스레 손수 반찬을 만드는 해피 바이러스의 남행선과 사교육계의 아이돌이라 불릴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스타 강사 최치열. 두 사람의 하루는 극과 극으로 다르지만,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만큼은 서로 닮아 있다는 점에서 흥미 지수를 한껏 고조시킨다.그런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다. 반찬가게 문 앞에서 서로 부딪히는 장면을 시작으로 어딘가를 향해 달려가는 행선을 보고 “빠르긴 진짜 빨라”라며 감탄을 금치 못하는 치열의 모습은 우연인 듯 운명처럼 계속해서 엮이게 될 두 사람의 남다른 인연이 시작되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어 맹렬히 누군가를 뒤쫓는 행선과 무언가에 쫓기듯 도망치는 치열의 장면으로 제대로 꼬여버린 두 사람의 티격태격 케미가 본격적으로 그려져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특히 반찬가게 앞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행선과 치열이 의도치 않게 서로 물벼락을 주고받는 장면은 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하며 ‘일타 스캔들’이 보여줄 로맨틱 코미디의 매력을 한층 배가시킨다.여기에 ‘달콤 쌉싸름 로맨스의 시작’이라는 카피 문구는 두 사람의 관계 변화를 예고하며 시선을 더욱 집중시킨다. ‘국가대표 반찬가게’를 찾아와 진열된 반찬들을 바라보다 무심하게 던진 치열의 “제가 진짜 좋아하는 거 알죠”라는 말 한마디가 그 어떤 고비에도 끄떡없었던 ‘외강내강’의 행선을 얼어붙게 만드는 것. 화들짝 놀란 행선의 표정은 그야말로 사랑스러움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동시에 짧지만 강렬한 치열의 멘트는 까칠한 로맨틱 가이의 매력을 제대로 발휘하며 웃음과 설렘을 동반한 두 사람의 티키타카 케미에 대한 기대 심리를 더욱 자극한다.한편, tvN 새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은 2023년 1월 14일(토)에 첫 방송된다.
2022.12.22 I 김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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