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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기환의 홍보에 울고 웃고)진실 게임
- [이데일리 문기환 칼럼니스트] 지난 주 어느날 퇴근 길이었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광역버스를 타려고 광화문 교보빌딩 뒤편 거리를 지나가고 있었다. 그 곳에선 대학생들로 보이는 남녀 젊은이 10여명이 분주히 움직이며 스피커와 마이크를 설치하고 또 팻말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진기를 든 외국인들도 몇 명 보였다. 그 장소는 평소에도 다양한 주제의 집회가 있어 왔기 때문에 ‘오늘도 또 새로운 이슈가 있나 보다’ 하며 별 관심 없이 지나가고 있었다. 아직 집회가 시작되지 않아서인지 촛불이나 조명이 없었다. 사방이 어슴푸레 했지만 지나가면서 흘깃 팻말의 글자가 보였다. 대략 “중국의 티베트 무력 진압을 반대한다” 는 문구로 기억된다. ‘아, 이런 집회도 여기서 하는 구나.’ 하며 조금 의아해했지만 가던 발길을 멈추지는 않았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에 조금 전 본 팻말 문구가 자꾸 눈에 밟힌다. ‘맞아, 그래. 우리나라에도 저와 비슷한 일이 있었지.’ 이쯤에서 잠시 국내 언론들의 티베트 사태 관련 보도들을 날짜 별로 나열 해본다. (3월 14일) 『티베트 수도인 라싸에서 중국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요구하던 시위대가 진압 경찰과 충돌해 숨지는 등 반중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신화통신>은 “라싸의 시민 상당수가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일대 상점들은 모두 문을 닫았고 차량도 곳곳에서 불타고 있다.”고 전했다.』 (3월 15일) 『라싸 중심가 곳곳에 불길이 치솟습니다. 주로 한족이 소유한 상점과 자동차를 부수고 불을 지르기도 합니다. 이번 시위 과정에서 라싸에 있는 주요 시설 40여 곳이 불에 탔습니다. 시위 과정에서 호텔 종업원과 상점 주인 등이 불에 타 숨지는 등 현재까지 10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중국 관영 신화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 (3월 17일) 『"중국은 시위대의 행위가 일부 외국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처럼 평화적인 시위가 아니라 평화를 잔인하게 파괴하고 일반 시민들의 인명을 해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3월 18일) 『100여 명이 사망했다는 미확인 보도가 있지만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수준의 대형 충돌은 아니어서 이를 믿기 어렵다는 게 라싸에 남아있는 영국 이코노미스트 기자의 판단이다. 』 (3월 19일) 『대대적인 검거 선풍이 불고 있는 라싸에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중국 언론들은 19일 도시의 질서가 회복돼 안정을 되찾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 (3월 20일) 『중국은 국제여론의 악화와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을 고려해 티베트 유혈 시위 사태에 가능한 외부에 큰 소리나지 않게 나름대로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월 21일) 『중국 정부는 20일 신화통신을 통해 "경찰이 16일 쓰촨성 지역에서 '자기 방어'를 위해 시위대를 향해 총을 쐈고 4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3월 21일) 『마지막으로 추방당한 독일의 ARD 방송 기자는 “라싸 부근에서 군용 트럭의 행렬이 약 2㎞에 걸쳐 있으며 약 200대의 트럭에 각각 30명의 병사가 타고 있어 최소한 6천명이 병력이 배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3월 22일) 『관영 신화 통신은 이날 티베트 지방 정부를 인용해 "21일까지 민간인 18명과 공안 1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공안은 중상 23명 등 모두 241명이, 민간인은 중상 58명 등 총 382명이 각각 다쳤다"고 보도했다. 달라이 라마가 이끄는 티베트 망명 정부는 시위대 피해 규모에 대해 "지난 일주일간 라싸에서 80명, 간쑤성 마취현에서 19명 등 총 99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3월 23일) 『중국이 티베트 수도 라싸에서 발생한 유혈 사태를 시시각각 전 세계로 알리고 있는 외신기자들에 대해 조직적인 협박공세를 가하고 있다. 』 (3월 24일) 『티베트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가 130명으로 늘었다고 티베트 망명 정부측이 24일 밝혔다.』 앞서 소개한 국내 언론 보도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의 기사가 유럽, 일본 등 외국 언론의 보도를 인용한 것이거나, 아니면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나 중국 관영 언론들의 보도를 인용한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 언론이 사태 현장에서 취재했거나, 혹은 티베트 망명 정부를 직접 취재해 보도한 것은 아쉽게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 대목에서 어느 미국 언론의 기사 한 줄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약 100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이는 일본이 한국을 침략했을 때를 떠올리게 한다. 한국은 3ㆍ1운동 당시 전세계에 도와달라고 요청했지만 세계의 지도자들은 귀를 닫았다. 세계는 당시와 마찬가지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글로벌 파워를 의식할 뿐”이라고 쓴 소리를 냈다.』 민주의 봄이 오는가 싶더니 더 심한 군부 독재의 등장을 예고 시킨 1980년 5월. 새삼 지긋지긋했던 그 시절을 돌이키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중국의 티베트 시위대 무력 진압을 외신을 통해 들으면서 그 때의 “민주 항쟁”이 연상된 사람은 필자 만은 아닐 것이다. 한동안 “사태”로 불리었던 그 참혹했던 과거의 일 말이다. 올림픽 개최 일이 얼마 남지 않은 중국 정부로서는 아무래도 라싸 현장 취재 통제에 대한 서방 언론의 강력한 항의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가 보다. 『중국 정부는 26일, 한국을 비롯해 미국·영국·일본·러시아·싱가포르·대만 등 10여개 언론사 기자들로 구성된 취재단의 라싸 방문을 허용했다.』 문기환 새턴PR컨설팅 대표이사
- 강만수 vs 한국은행 제3라운드.."긴장감"
-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정권 인수위원회 인사가 발표되자 한국은행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거시경제정책 분야를 담당하는 인수위 경제분과 제1 간사를 강만수 전 재정경제원 차관이 맡은데 따른 것. 강만수 간사는 과거 재무부와 재정경제원 재직 시절 한국은행과 견해차를 보이며 수시로 긴장관계를 형성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행은 인수위원회가 그리는 그림에 적극 협조하겠다면서도,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경제성장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의 성장 지향적 정책에 무조건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양측의 악연은 강만수 간사가 재무부 이재국장직을 맡았던 지난 1990년 3월부터 91년 2월 사이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은행 금융통화운영위원회의 의장직은 재무부 장관이 맡도록 돼 있었으며, 따라서 이재국장은 통화정책 실무를 담당하는 총 책임자 격이었다. '총체적 난국'이라고 불리웠던 당시 부동산 값과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고 경상수지는 적자로 돌아서는 등 대내외 불균형이 심화되자 한국은행은 통화량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강만수 당시 이재국장을 포함한 재무부는 우리 경제수준과 자금수요에 크게 부족한 통화량 때문에 기업들이 줄도산 지경에 이르렀다며 돈을 더 풀어야 한다는 정반대 논리로 맞섰다. 강 간사는 지난 2005년 발간한 자신의 회고록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에서 당시의 못마땅한 경험을 이렇게 토로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함께 통화량 문제에 대해 몇 차례 토론회도 열어보고 어음제도와 부도제도에 대해서 논의해보았지만, 한국은행과 견해 차이가 너무 커서 합의에 도달할 수 없었다." "통화량에 대해 재무부는 경제규모에 비해 근본적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이었고, 한국은행은 반대의견이었다...(중략)...사사건건 의견이 달랐지만 중앙은행의 보수적인 입장을 이해하며 하루하루 피곤한 소모전으로 통화를 관리했다" "자금수요라는 도도한 물결이 밀려오는데 정해진 높이로 수위를 낮추고 더구나 강바닥의 굴곡에 관계없이 일정하게 (통화)수위를 맞추려는 것이었다.""결국 분기말 총통화증가율 목표를 17~19%로 하기로 타협이 되었지만, 목표냐 전망이냐의 표현을 두고도 씨름을 했으니 이런 피곤하고 무의미한 게임은 처음이었다." 물론 한국은행의 생각은 지금도 정반대다. 지난 2000년에 발간된 연구총서 '경제위기: 원인과 발생과정'에서 한국은행은 당시를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강만수 이재국장 시절의 통화정책은 분명히 '부양적'이었다는 것이다. 이 시기의 거시경제정책은 안정화정책의 수단으로 활용되기보다는 경기부양 등을 위한 수단으로 주로 활용되었다. 특히 통화정책은 1989년 초반까지 국제수지 흑자관리 차원에서 한계지급준비제도를 도입 운용하는 등 안정화를 추구하였으나 1989년 하반기부터는 확장적으로 운용되었다. 기업투자 활성화, 증시안정 등을 위해 자금을 원활히 공급하는 것이 당시 통화정책의 기본목표였다 하겠다. 1989년 하반기 이래의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의 영향으로 1990년∼1991년 중 경기가 과열상을 보이자 1991년 말부터 긴축으로 선회하였으나 1993년 신경제5개년계획이 집행되면서 다시 거시경제정책 기조가 확장으로 바뀌었다. 정부와 중앙은행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강 전 차관은 한국은행과 엇갈린 시각을 보였다. 통화 및 금리정책이 중앙은행 고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부와의 의사소통이 선행돼야 한다는 신념이다.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의 하나인 통화와 금리에 대해 중앙은행의 의견을 존중은 하지만 정부가 말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 "정부 당국자가 금리에 대한 발언을 하게 되면 한국은행은 독립성을 저해하는 온당치 못한 처사라고 발끈했다. 미국 FRB가 `독립속의 협력 공존`을 추구한다면 한국은행은 `고립 속의 유아독존`을 추구하는게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국제금융국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한국은행과의 갈등에서 벗어났던 강만수 간사는 1997년 3월 다시 대립구도에 들어서게 된다. 당시 재정경제원은 한국은행법 개정을 추진했으며, 강만수 차관은 이 작업의 선봉에 섰었다. 중앙은행을 정책결정기구인 금통위와 집행기구인 한국은행으로 분리하는 한편, 물가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 금통위 의장을 해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은행감독기능을 한은에서 분리해 금융감독원(위원회)으로 통합하는 내용의 감독제도 개편안도 함께 추진했다. 한국은행은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하려는 처사라며 강력 반발했으며, 한은 직원들의 데모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대한 강 간사의 강한 반감은 회고록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한국은행 독립성 주장의 배경은 1987년 6월항쟁에서 이어진 경제 민주화와 관치금융의 청산이었다...(중략)...중앙은행의 독립을 넘어 `독점`하자는 것이었다." "설립 초기 뿐만 아니라 당시에도 제도적으로 선진국 어느 나라에 비해 독립성이 강한 한국은행을 더 독립시켜달라는 데에는 대안이 없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지난 2000년 발간한 '한국은행 50년사'에서 "(1997년) 12월25일 한국은행은 부서장 일동 명의의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재경원이 제출한 금융관련 13개 법률안의 국회통과를 끝까지 반대하였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률안은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강만수 간사와 한국은행은 이제 세번째로 맞닥뜨리게 됐다. 강 간사는 지난 26일 "경제성장의 제1법칙은 저세율과 저금리"라며 향후 거시경제정책의 기본 방향을 시사했다. 한국은행은 물가 안정을 위협하는 정부 정책에는 동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없이 7% 성장이 달성되면 좋겠지만,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기본 임무가 물가 안정이니까 물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 정책이나 인수위 활동에 협조는 하겠으나, 물가 상승이 초래된다면 통화정책이 그 방향으로 갈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강만수 간사는 한은법 개정 당시 재경원 차관으로서 금융정책의 주도권을 넘기지 않으려는 입장의 선봉에 섰었다"며 "그 일 때문에 한은과 사이가 안좋다는 평이 난 듯한데, 개인적인 악감정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예전에 마찰을 빚었던 부분은 제도 개혁이나 규율 개정에 관련이 많아 민감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었다"며 "만약 지금 문제가 생긴다면 통화정책 운용 측면일텐데 우리 경제가 선진화되고 개방경제화되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것들을 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돈을 풀고 금리를 낮춰서 경기를 부양하는 것은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것도 이미 알려진 사실 아니냐"며 "과거 일 때문에 일부에서 한은 입지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겠지만, 지금은 제도와 관행이 다 바뀌었다"고 말했다.
- [2007 영화계 결산 1]'디 워' '전도연'...키워드로 되돌아 본 영화계
- ▲ 영화 '트랜스포머', '디 워', 전도연, 영화 '원스', 엔니오 모리꼬네(사진 왼쪽부터)[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2007년 한국 영화계는 발전과 퇴보의 갈림길에 선 듯한 양상을 보였다. 2006년에 비해 제작편수와 관객이 감소했다는 것은 투자와 질적 상승이 부족했다는 방증이다. 한국영화를 뒷받침하던 스크린쿼터가 73일로 줄어드는 등 외적 상황도 악화됐고, 여기에 3월 ‘300’을 시작으로 ‘스파이더맨 3’, ‘캐리비안의 해적 3’, ‘트랜스포머’, ‘나는 전설이다’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략으로 한국영화는 성수기에 극장조차 잡기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 덕분에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가운데 수익을 낸 영화는 전체의 10%에 못 미친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더구나 '세계화'를 외치며 아시아 최대 영화제로 자리잡았던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음악의 거장 엔리오 모리코네라 파동으로 홍역을 치르며 성장통을 알았다. 그러나 '디 워', '화려한 휴가', '밀양' 등은 뚜렷한 성과를 내며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살리기도 했다. ▲ 역대 외화 흥행 1위를 기록한 '트랜스포머'(사진=CJ엔터테인먼트) ◇ 할리우드의 역습, 흥행 Top 10중 7편차지 지난 12월12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는 외화와 방화를 합쳐 총 359편이었다. 이중 서울관객수를 기준으로 2007년 한해 최고 흥행작 Top 10 목록에는 ‘트렌스포머’,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 ‘스파이더맨3’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7편이나 올랐다. 이는 2006년 흥행작 Top 10 목록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미션임파서블3’와‘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 ‘다빈치 코드’ 등 3편 만이 올라와 있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그만큼 한국영화의 흥행파워가 떨어지고 할리우드 시즌용 블록버스터의 파워가 거세졌다는 방증이다. 특히 지난 6월 개봉한 ‘트랜스포머’는 할리우드 외에 한국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챙겨갈 정도로 한국시장은 할리우드의 돈줄이 됐다. 이러한 할리우드의 역습은 앞으로도 그 강도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2007년부터 한국영화의 의무상영일수가 73일로 줄어들면서 성수기 극장가에서 한국영화의 스크린잡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근 겨울방학과 크리스마스, 연말연시를 맞은 성수기 극장가에서 ‘나는 전설이다’, ‘황금나침반’ 등 할리우드 영화가 1900여개의 스크린의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한국영화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한국영화의 개봉 스크린수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한국영화는 조만간 쇠퇴기 홍콩영화와 같은 전철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한국영화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맞설 수 있도록 질적 향상을 갖춰야 한다는 것도 여전한 숙제로 남게 됐다. ▲ 올 한해 한국영화 흥행 1위를 차지한 '디 워'(사진=쇼박스)◇ 뜨거웠던 '디 워' 신드롬 할리우드의 거센 역습 속에서 한국영화도 반격을 했다. 그 선봉에 섰던 것이 심형래 감독의 '디 워'다. '디 워'는 840만 관객을 동원, 올해 국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며 5.18 광주민주항쟁을 정면으로 다룬 내용으로 700만 관객을 돌파한 '화려한 휴가'와 함께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세웠다. 심 감독은 1999년 ‘용가리’ 이후 8년 만에, 약 6년간 역대 한국영화 최대 제작비인 700억원을 들여 ‘디 워’를 선보였고 관객동원 측면에서는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디 워'는 개봉 초기 전문가들로부터 "컴퓨터그래픽(CG)만 화려할 뿐 이야기 구조는 엉망인데 애국심 마케팅으로 흥행하고 있다"는 요지의 비난도 받아 뜨거운 이슈가 됐다. 해외시장 진출 측면에서도 한국영화 최초로 지난 9월 미국 전역 2200여개 극장에서 개봉하는 성과를 이뤘지만 흥행성정은 1000만 달러로 기대에 못미쳤다. 결국 '디 워'는 CG 등 특수효과 측면에서 기존 한국영화의 수준을 뛰어넘어 할리우드 영화들과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지만 한국영화의 새로운 방향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사진=김정욱 기자)◇ '칸의 여왕' 전도연, 배우 몸값 거품 제거에도 귀감 2007년은 한국영화의 위기에도 불구, 사상 첫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자를 배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밀양'의 전도연이 그 주인공이다. 전도연은 '밀양' 촬영 당시 신애라는 캐릭터의 내적 고통을 표현하기가 힘들어 “죽고 싶었다”고 말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결국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의 영예로 고생에 대한 보답을 받았다. 세계에서 한국영화, 한국배우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였다. 특히 전도연의 수상은 1987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씨받이'의 강수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20년 만에 세계3대 영화제(칸, 베니스, 베를린)에서 한국 여배우가 수상한 쾌거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전도연은 한국영화의 위기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는 배우들의 고액 출연료에 대해서도 솔선수범해서 해결책을 제시했다. ‘밀양’ 이후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윤기 감독의 ‘멋진 하루’에서 스스로 출연료를 낮췄던 것. 전도연은 영화 규모에 따른 적절한 출연료를 받겠다고 했고 ‘멋진 하루’는 칸국제영화제 여자주연상을 수상한 배우를 캐스팅 하면서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게 됐다. 전도연뿐 아니라 차승원 김혜수 등도 출연료의 거품을 빼고 각각 ‘아들’과 ‘열 한번째 엄마’ 등에 출연해 영화 제작자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 저예산 영화 흥행 돌풍을 불러일으킨 '원스'(사진=영화사 진진)◇ '우리학교', '원스' 등 저예산 독립영화의 약진 2007년에는 다큐멘터리 ‘우리학교’와 아일랜드의 인디영화 ‘원스’가 예상 밖의 흥행으로 관심을 끌었다. 지난 3월 10개도 안되는 극장에서 개봉한 김명준 감독의 ‘우리학교’는 역대 한국 다큐멘터리 개봉작 최고흥행작인 ‘비상’의 4만 관객을 넘어서며 12월까지 약 1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1만 명만 넘어도 ‘대박’이라고 일컫는 독립영화계에서 일본 내 조선인학교의 모습을 담은 ‘우리학교’의 흥행은 일대 사건임에 틀림없었다. 정작 ‘우리학교’보다 더 놀라운 일은 ‘원스’를 통해 벌어졌다. 아일랜드에서 만들어진 음악영화 ‘원스’의 흥행은 독립영화계의 입장에서 사건을 넘어 기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9월 추석을 앞두고 단관 개봉했던 ‘원스’는 오로지 입소문만으로 개봉 3개월 동안 롱런하며 20만 관객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우리학교’와 ‘원스’의 흥행으로 독립영화계는 저예산영화의 잠재관객을 확인하며 상업영화와 다른 흥행문법에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엔니오 모리꼬네(사진=김정욱 기자)◇ 엔니오 모리코네의 부산 굴욕사건 올해 12회를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음악의 세계적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를 개막식 손님으로 맞았다. 그러나 부산영화제측은 개막식 당시 대선후보들의 등장과 국내 배우들의 레드카펫을 진행하느라 정작 엔니오 모리코네의 의전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엔니오 모리코네는 비가 내리는 개막식의 궂은 날씨 속에 한동안 방치됐고 제대로 된 소개조차 받지 못했다. 결국 엔니오 모리코네는 예정됐던 핸드 프린팅 행사를 취소하고 개막식 이튿날 바로 서울로 올라와 이탈리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부산영화제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어났다. 비약적인 발전을 통해 아시아 최고의 국제영화제로 자리 잡은 부산영화제지만 엔니오 모리코네를 통해 그 이면의 진행 미숙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영화계에서는 엔니오 모리코네의 개막식 굴욕사건(?)을 계기로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여러 가지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해를 거듭할수록 영화인과 관객들보다 외적인 것에만 치중하는 듯한 부산국제영화제가 내실을 다져 위상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영화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였다. ▶ 관련기사 ◀☞[2007 영화계 결산]'침체' '재도약'...한국영화 성패의 갈림길에 서다☞[2007 영화계 결산]임창정 김혜수 김강우...충무로를 빛낸 다작(多作) 배우들☞[2007 가요계 결산]'UP&DOWN'으로 살펴본 희비쌍곡선☞[2007 연예계 결산]노현정 이혼설...루머, 협박으로 얼룩진 연예계☞[2007 연예계 결산]다사다난, 그 속에 엇갈린 빛과 그림자 ▶ 주요기사 ◀☞컨츄리꼬꼬, 이승환 콘서트 도용 논란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천정명 "힘 있는 배우들이 독립영화 지지해야"☞천정명 "첫눈에 '뿅 가는' 사람이 이상형"☞[할리우드 톡톡]캐서린 헤이글 설원 속 웨딩마치...2살 연하 뮤지션과 결혼☞가수 홍경민, MC 대열 합류...OBS '쇼도보고 영화도보고' 진행자 낙점
- [제28회 청룡영화상]다니엘 헤니, 국제적 감각의 수상 소감...이모저모
- ▲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다니엘 헤니 (사진=김정욱 기자)[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23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열린 제28회 청룡영화상은 장대비속에서도 갖가지 화제를 만들어 내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관심속에 열린 청룡영화상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신인남우상 다니엘 헤니,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 소감 ‘마이 파더’로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다니엘 헤니는 수상소감으로 한국어와 영어를 번갈아 사용해 눈길. 다니엘 헤니는 수상직후 한국어로 “아 떨려”라고 수상소감 첫 마디를 한뒤 영어로 감격의 순간을 밝혔다. 최초의 혼혈배우 수상자다운 수상소감이었던 셈. 다니엘 헤니가 영어로 소감을 말하자 영화제 스태프들 순간 ‘통역이 필요한 거 아닌가’ 긴장했지만 다니엘 헤니의 영어는 다행히 매우 쉬운 수준의 단어로 이뤄져 통역이 불필요했다. ○…송승헌 한류스타 인기 실감 시상식 몇 시간 전부터 자리를 잡고 기달렸다는 송승헌의 일본 팬들은 송승헌이 레드 카펫에 올라서자마자 환호성을 질러 기쁨을 표시했다. 시상자로 송승헌과 함께 청룡영화제 무대에 오른 손예진은 “군대 갔다오니 더 늠름해졌다”며 한마디. ○… ‘화려한 휴가’ 8개 부문 후보불구 수상 불발 청룡영화상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8개 부문에 후보를 올린 ‘화려한 휴가’는 단 하나의 트로피도 챙겨가지 못해 올해 청룡영화상의 가장 큰 이변 중 하나로 꼽혔다. 1980년 5.18 광주민주항쟁을 정면에서 다룬 ‘화려한 휴가’는 7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했지만 청룡과의 인연을 만들지는 못했다. ▲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화려한 휴가의 김상경, 김지훈 감독 ,박철민 (사진=김정욱 기자)○… 정준호 신현준 "둘 중 하나는 장가를 가야" 6년째 김혜수와 함께 청룡영화상 MC로 나선 정준호. 평소 친분이 두텁지만 공식석상에서도 서로 깎아내리기에 여념이 없는 신현준이 객석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자 장난기가 발동했다. 정준호는 "신현준 씨가 전화를 걸어와 수상자를 알려달라고 했다"면서 "후보도 아닌데다 받을 가능성도 없으니 마음 접으라"고 충고했다고 일차 공격. 신현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인기상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신현준은 정준호에게 "말솜씨도 없는데 오랫동안 진행을 맡는다"고 말해 앙갚음을 했다. 그러나 정준호와 신현준의 입담이 이제 식상하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 둘의 입답을 지켜본 영화계 관계자는 “두 명 중 한명이 장가를 가야 저런 입담이 끝날 것 같다”고 말해 주변의 공감을 샀다. . ○… 한재림 감독 캐주얼 점퍼 차림으로 수상 ‘우아한 세계’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한재림 감독은 시상식과 어울리지 않는 캐주얼 점퍼 차림으로 트로피를 받아 화제가 됐다. 한 감독은 시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평소와 다름없는 옷차림으로 시상식에 참석했다가 덜컥 상을 받은 것. 한 감독은 스스로의 복장이 시상식의 드레스 코드와는 맞지 않은 것이 멋적었는지 “어머니와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감사한다”는 수상소감과 함께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 관련기사 ◀☞심형래 감독 쓴소리 "박수치는 사람들, 박수 안치는 인간들" 말말말☞[제28회 청룡영화상]싹쓸이 없었다... 최다후보 '행복' '화려한 휴가' 아쉬움☞[제28회 청룡영화상]'우아한 세계' 2관왕, 최다관객상 '디 워'(종합)☞[제28회 청룡영화상]남우주연상 송강호 "따뜻한 격려, 큰 힘이자 책임"☞[제28회 청룡영화상]'우아한 세계', 남우주연-최우수작품 2관왕<!--기사 미리보기 끝--> ▶ 주요기사 ◀☞'락락 페스티벌'에서 건진 즐거움...이홍렬에 원더걸스까지 '나눔 공감'☞올해 디지털싱글 흥행코드는 '발라드' 그리고 '합작품'☞나눔 실천하는 연예계...연말 맞아 불우이웃돕기 선행 러시☞'처로' 이필립에 열도가 꽂혔다... 차세대 한류스타 급부상☞코믹지존 김수로, 단순무식 체육교사로 스크린 복귀<!--기사 미리보기 끝--><!--기사 미리보기 끝-->
- 이명박, 반복되는 설화(舌禍)
-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이명박 후보의 '입'이 화를 자초하고 있다. 거듭되는 말실수가 대통령 후보 자질론으로 까지 비화되는 양상이다. 어쩌다 우연찮게 발생하는 것이 아닌, 거듭되는 실수는 더 이상 실수로 보기 어렵다. 때문에 이 후보의 논란 발언 들도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평소 생각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는 공격의 좋은 빌미가 되고 있다. ◇ '관기' 이어 '마사지걸'.. 의심스런 여성관이명박 후보는 지난달 28일 서울시내 한 중국음식점에서 주요 일간지 편집국장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여성 비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곤욕을 치르고 있다. 현대건설 재직시 외국서 근무한 선배 이야기라며 "마사지걸들이 있는 곳을 갈 경우 얼굴이 덜 예쁜 여자를 고른다더라, 왜 그럴까 생각해 봤는데 얼굴이 예쁜 여자는 이미 많은 남자들이...그러나 얼굴이 덜 예쁜 여자들은 서비스 도 좋고...”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를 처음 보도한 '오마이뉴스'가 허위 보도했다며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이 후보의 발언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사실관계를 확인하라는 공개질의서를 내기에 이르렀다. 대통령 후보로서의 기본적인 자질과 품격이 의심되는 것은 물론, 보다 본질적으로 여성의 상품화와 성매매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듯한 사고방식이 문제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앞뒤 맥락을 싹 빼고 보도됐고 확대된 측면이 있다고 너그럽게 본다고 해도, 문제는 이같은 발언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이 후보는 지난달 초 충북 청주에서 열린 경선 합동연설회 전에 정우택 충북지사가 "예전 관찰사였다면 관기라도 하나 넣어드렸을 텐데.."라고 하자 "어제 온 게 정 지사가 보낸 거 아니었냐"고 말해 말썽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 "애를 낳아 본 여자만이 보육을 얘기할 수 있다"고 말해 비판을 받는 등 올 들어서만도 여성과 관련된 말실수가 수차례에 이른다. ◇ 사회적 약자 및 다양성에 대한 존중 '실종' 여성에 대해서 뿐만 아니다. 이 후보는 "가령 아이가 세상에 불구로서 태어난다든지, 이런 불가피한 낙태는 용납이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해 장애인을 비하하기도 했다. 또 동성애에 대해 "인간은 남녀가 결합해서 서로 사는 것이 정상"이라고 말해 '동성애는 비정상'이라는 식의 인식을 드러냈다. 이같은 이명박 후보의 거듭되는 말실수 대상이 여성, 장애인, 동성애자 등 우리 사회의 대표적 소수, 약자라는 공통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약자는 무시하고, 자신과 다르면 용납 못하는, 다양성을 존중할 줄 모르는 세계관이 깔려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 ◇ '경제대통령' 되겠다는데..경제분야 관계자들은 지난 14일 SBS토론회에서의 발언도 실망스러웠다는 반응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 후보는 "7% 성장과 소득 4만달러 달성이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가능하다"고 답하며 "지금 우리나라는 4% 성장하지만, 주변국들은 7% 이상 성장한다"고 말하며 "중국, 인도, 두바이, 카자흐스탄"이라고 덧붙였다. 한 경제관료는 "아무리 잘살게 해준다는 정치적인 구호 차원인지는 몰라도, 조금이라도 경제를 아는 사람이면 할 수 없는 상식 밖 발언"이라고 평했다. 이 관료는 "중국이나 카자흐스탄과 같은 나라는 무섭게 떠오르는 신흥성장국인데 어떻게 우리나라와 맞비교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 역사의식, 언론관은? 이 후보의 역사의식과 언론관도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이 후보는 최근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을 각각 '광주사태', '부마사태'로 표현했다. 군사독재정권이 만들어낸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의식도 그 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또 최근 '지리산 등반' 뒤 술자리에서는 기자들 수십명을 앞에 두고 한 발언이 구설수에 올랐다. 이 후보는 "삐딱하게 보려고 애쓰면 뭐든지 삐딱하게 보인다" "나도 옛날 학생운동을 할 때는 무조건 반대를 했고 눈에 보이는 것 모두가 반대였는데 사회에 나와서 내가 낀 안경을 벗고 나니 대단히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며 "기자 여러분들도 여러분의 편견과 선입견의 안경을 다 버리고 긍정적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함과 동시에 잘 좀 써달라고 부탁하는 가벼운 이야기였지만, '도를 넘은 것 아니냐'는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듣기에 따라서는 '불리한 기사 = 편견의 산물, 유리한 기사 = 바른 보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언론의 고유 기능인 비판에 대해 이 후보가 건강한 시각을 갖고 있는지 확신하기 어렵다는게 언론인들의 반응이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 대해, 한두번에 그치지 않고 말실수가 거듭 반복됨에 따라 이명박 후보의 총체적 세계관과 품격이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인 그가 대선까지 순항하기 위해서 맞서 싸워야 할 상대는 '검증공세'나 '범여권 단일후보'가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관련기사 ◀☞이명박 "중국 처럼 7% 성장 가능"☞(일문일답)이명박 "검찰이 수사하면 조사에 응할 것"☞한나라당, 본격 대선체제 돌입
- '화려한 휴가', 하와이국제영화제 그랑프리 노미네이트
- ▲ 영화 '화려한 휴가'[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5.18 광주민주항쟁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가 제27회 하와이 국제영화제 그랑프리에 노미네이트됐다. ‘화려한 휴가’는 오는 10월18일부터 28일까지 호놀루루 발오아후섬에서 개최되는 제27회 하와이 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에 해당하는 골든 오키드상 후보에 올랐다. 안성기, 김상경, 이요원 등이 출연한 ‘화려한 휴가’는 한국에서 지난 7월25일 개봉, 1일까지 689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역대 흥행순위에서 8위까지 올라선 영화다. 한편 ‘화려한 휴가’에 출연한 이준기는 이번 하와이 국제영화제에서 라이징 스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관련기사 ◀☞이준기, 하와이국제영화제 라이징스타상 수상자 선정☞이준기, 샤론 스톤과 함께 상하이 영화제 인기해외스타상☞'디 워','화려한 휴가' 역대 흥행 5위-8위. 9월 첫날 한계단씩 도약☞'화려한 휴가', '디 워' 꺾고 박스오피스 1위☞[3차 1000만 관객 시대]'화려한 휴가' 동반 돌파 가능할까 ▶ 주요기사 ◀☞'피랍자 전원석방' 뉴스특보 관심... '무한도전' 인기 눌러☞최지나,"'전설의 고향' 구미호 역 거절 후 3년 공백...후회는 안해"☞'태사기' 현대극 고수들의 도전 VS '로비스트' 사극 스타 집결☞한정수, '왕과 나' 촬영 중 스펀지 몽둥이에 맞고 멍투성이☞블록버스터 '태사기'와 '로비스트', 홍보에 임하는 두가지 자세
- 이명박-손학규, ''광주 발언''으로 ''동반 뭇매''
- [노컷뉴스 제공] '전체 대선 후보'와 '범여권 후보' 여론조사에서 각각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범여권 전체로부터 '동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3일 손학규 전 지사의 "5.18 광주정신에 갇혀서는 안된다"는 발언에 이어, 이번에는 이명박 전 시장의 '광주 사태' 발언이 잇따라 물의를 일으키면서다.◆오충일 "민주화과정서 눈물 한번 안 흘린 사람이…"=이 전 시장은 지난 5일 광주 시내 모 호텔에서 가진 공약 발표 간담회에서 세 차례에 걸쳐 '광주 민주화 항쟁'을 '광주 사태'나 '5.18 사태'로 표현한 바 있다.이 전 시장측은 "폄하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6일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은 즉각 이 전 시장에 대한 집중 포화에 들어갔다.대통합민주신당 오충일 대표는 이날 여의도 임시당사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최루탄 가스에 눈물 한 번 안흘리고 피 한방울 안흘린 분들이 지금에 와서 역사를 그렇게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오 대표는 이어 "이명박 후보가 '광주 민주화운동'을 세번씩이나 '광주사태'라고 언급하고 과거에 묘역을 돌아보다 상석(床石)을 밟은 것은 실수라 하더라도 지나친 게 아니냐"고도 했다.이명박 전 시장은 지난 5월에도 5.18묘지를 방문해 묘역을 둘러보다가 사진 촬영중 상석을 밟고 있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열린우리당 "李, 근본적 호남 차별 인식 가져"=열린우리당 선병렬 사무부총장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망월동 상석에 발을 올려놓는 천박한 행동은 저급한 역사 인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광주 사태' 발언을 비판했다."이 전 시장의 경제 인식은 70년대 토목공사 수준, 역사 인식은 80년대 군사독재 수준"이라는 성토도 뒤따랐다.이규의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명박 후보에겐 우발적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근원적 결함이 있다"며 "박정희 군사정권처럼 호남에 대한 차별과 민주화에 대한 부정적 의식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범여권 주자들, 李-孫 싸잡아 비판=범여권 대선 예비주자들 역시 이 전 시장에 대한 전방위적인 십자포화에 가세했다.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이 전 시장의 발언에 대해 "광주에 대한 무지를 벗어난 무시"라며 "이는 신군부적 사고와도 쌍둥이"라고 비판했다.정 전 장관은 "5.16쿠데타를 혁명으로 돌리는 게 박근혜 전 대표의 주장이라면 5.18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로 돌리자는 게 이 전 시장의 태도"라며 "올 12월 선거는 광주학살 후예 세력, 군부독재 잔존세력, 지역주의 세력과의 마지막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그는 유력 경쟁자인 손학규 전 지사에 대해서도 "광주를 털어버려야 한다는 말에 대해 경악했다"며 "이것은 80년 5월에 대한 역사의식의 빈곤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한나라당 후보들과 싸잡아 비판했다.한명숙 전 총리측도 "손학규 후보의 광주정신 폄하발언과 이명박 후보의 이번 발언으로 광주시민들은 상심하고 있다"며 "한나라당 출신 세 후보들의 역사의식 부재가 심히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이해찬 전 총리측 역시 "지난해 5.18 묘역에서 파안대소를 터뜨렸던 이명박 후보가 자신이 독재자, 학살자의 정신을 이어오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전 총리측은 손 전 지사에 대해서도 "역사의식의 빈곤을 반성하고 한나라당 시각에서 하루 속히 벗어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李-孫, 호남 지지율 '동반 하락'할까=범여권은 이번 '광주 발언' 논란이 큰 틀에서는 그동안 '가수요' 논쟁을 불러온 이명박 전 시장의 호남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상 이 전 시장의 높은 지지율에는 범여권 후보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일시적으로 호남 민심이 가있던 점도 간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호남 민심의 원상복구'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다.이번 논란이 범여권 경선 틀 안에서도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바로 손학규 전 지사의 호남 지지율에 악재(惡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경쟁 주자들이 손 전 지사를 이명박 전 시장, 박근혜 전 대표와 하나로 묶어 '한나라당 출신 세 후보'로 표현하는 것도 같은 기대 심리에서다.범여권내 한 대선캠프 관계자는 "광주는 지난 2002년 국민 경선때도 결정적인 '승부처' 역할을 했다"며 "이번 광주 발언 논란이 종국에는 국민경선 판도에도 쐐기를 박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손학규 전 지사측은 이번 논란이 호남 민심에 영향을 미칠까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전후맥락을 외면한 채 사실을 왜곡해 비판하고 있다"며 경쟁 주자들과 각을 세우고 나섰다.배종호 대변인은 "손 전 지사는 '광주정신은 80년대에 머무를 수 없고, 이제 세계를 향해서 나갈 때'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손 전 지사측은 또 정동영, 천정배 두 주자를 겨냥해 "하나가 돼야 할 범여권이 손 전 지사의 광주발언을 비난하는 것은 대통합의 정신에 위배된다"며 "당내 경선에만 몰두해 내부 분열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