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91건

'위기의 남자' 박지성이 거둔 2가지 성과
  • '위기의 남자' 박지성이 거둔 2가지 성과
  • ▲ 박지성(오른쪽)과 팀 동료 마이클 캐릭(사진=gettyimages/멀티비츠)[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산소탱크가 모처럼만에 웃었다. 박지성(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 득점포를 가동하며 최근의 시름에서 한 발 벗어났다. 27일 새벽(이하 한국시각)에 열린 맨유와 울버햄튼의 칼링컵 16강전에 선발 출장해 후반25분에 추가골을 터뜨리며 3-2 승리에 일조했다. 왼쪽 날개 미드필더 역할을 소화하며 적극적이고도 과감한 드리블 돌파를 선보였고, 찬스가 생길 때마다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하며 득점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공격진, 중앙미드필드진 등 동료선수들과의 호흡도 자연스러웠다. 후반 추가시간에 팀 동료 레이블 모리슨과 교체된 박지성은 차분하면서도 밝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홀가분함도 읽혔다. 우리 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려 온 바로 그 얼굴이었다. ◇'공격 본능'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반가운 건 박지성의 골 소식 자체다. 올 시즌 박지성은 맨유 입단 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경기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는다. 안토니오 발렌시아, 라이언 긱스 등 경쟁자들이 부상으로 인해 빠진 상황에서도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것이 예다. 발 맞춰 이적설도 다시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바이에른 뮌헨행을 전망하는 보도가 나와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는데, 최근엔 토트넘핫스퍼행을 점치는 매체들이 등장했다. 측면 미드필더 보강을 원하는 맨유가 토트넘의 가레스 베일을 데려오기 위해 박지성을 트레이드 카드로 쓸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렇듯 박지성의 입지가 흔들리는 건 결국 한 가지 이유에 기인한다. 포지션 역할상 적극적으로 골 사냥에 나서야 하는 입장인데,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비록 칼링컵 무대이긴 하나 박지성이 득점포를 가동한 건 '공격 본능'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베테랑다운 면모를 과시했다울버햄튼전에 출장한 맨유 선수들은 엄밀히 말해 주전급이 아니다. 올 시즌 1군 무대에서 좀처럼 선발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하던 선수들이 베스트일레븐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칼링컵 무대를 철저히 '실험 기회'로 활용한다는 퍼거슨 감독의 의중을 읽어낼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2005년 맨유의 일원이 된 박지성은 동갑내기 미드필더 마이클 캐릭과 함께 이날 그라운드를 밟은 선수들 중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고참 멤버였다. 수비수 조니 에반스가 1979년생, 박지성과 마이클 캐릭은 1981년생이다. 박지성은 그라운드에서 '형님'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동료들을 이끌었다. 승부처마다 후배들을 격려하며 팀의 구심점 역할을 소화했다. 감정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무게감은 돋보였다. 한국축구대표팀에서 보여주던 모습과 흡사했다. 범위를 맨유 선수단 전체로 확대해도 박지성은 중고참급에 해당하는 선수다. 개인 기량을 끌어올리는 것 못지 않게 베테랑으로서 무게 중심 역할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위치다. 라이언 긱스, 게리 네빌 등 30대 중후반에 접어든 노장들이 걸어온, 바로 그 길을 이제 박지성도 걷고 있는 셈이다.  ▶ 관련기사 ◀☞'박지성 득점포' 맨유, 울버햄튼에 3-2승…칼링컵 8강행
2010.10.27 I 송지훈 기자
  • (프리즘)금융감독당국(當局)인가 금융감독당(黨)인가
  • [이데일리 이진우 기자] 금융감독원은 신한금융지주 라응찬 회장이 차명계좌를 관리하면서 금융실명제를 위반한 증거를 포착하고 중징계 방침을 통보했다. 사실상 라 회장에 대한 퇴출 결정이 내려질 듯한 분위기다.  관련기사 ☞ 금감원, 라응찬 신한지주회장 중징계 통보검찰이 무혐의로 내사를 종결했던 사건을 다시 파헤쳐 확실한 증거까지 잡아냈다고 한다. 그 게 전문이라고는 하지만 금감원의 조사 능력은 참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원래 금융 관련 범죄에 관한한 금감원은 검찰보다 더 앞서있는 게 사실이다. 주가조작 사건도 대부분 금감원이 먼저 잡아내 검찰에 통보해준다. 그럴 땐 마치 먹잇감을 사냥해 새끼들에게 "너희들도 한 번 연습삼아 잡아보라"며 산 채로 던져주는 어미 사자의 여유마저 엿보인다. 그럴 때 보면 참 세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사실 금감원은 세금이 아니라 금융회사들의 분담금으로 운영된다)  문제는 금감원의 이런 불의를 향한 맹수 본능에 기복이 심하다는 점이다. 언제 어디서나 발휘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특정한 조건이나 분위기에서만 발휘되는 듯하다.  라 회장 사건도 마찬가지다. 사건이 수면위로 올라온 지 1년이 넘어서야 조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이 라 회장에 대한 중징계 방침을 통보했다는 소식에 박수를 치는 국민들보다는 혀를 차는 국민들이 더 많아 보이는 것도 그래서다. 시간을 잠시 뒤로 돌려 석달 전으로 돌아가보자. 지난 7월 12일의 일이다.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 위반 의혹을 왜 금감원이 조사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빗발치자 금감원은 보도자료 한 장을 기자실에 배포했다.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관계기관에 자료 요청을 할 계획이며 자료가 확보되는대로 실명법 위반 여부를 검사할 계획입니다" 이번에는 금융위원회가 발칵 뒤집어졌다. 왜 이런 일에 금융위를 끌어들이냐는 것이었다. 금융위는 그 대목을 빼라고 했지만 금감원은 끝까지 버텼다. 이 짧은 한 줄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금감원과 금융위의 당시 속마음은 아마 이런 것이었을 듯 싶다. "우리는 그런 정치색 짙은 사건에 함부로 끼어들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 금감원 위에 금융위라는 공무원 조직이 있는 게 아닌가. 우리가 조사를 하지 않은 것도 그쪽의 뜻이고 조사를 하더라도 그쪽에게 물어봐야 한다. 힘없는 우리에게 자꾸 뭐라고 하지 마라" (금융감독원) "금융회사 CEO 차명계좌 문제는 금감원이 평소에 금융회사들을 감독하면서 살펴봐야 하는 일상적인 문제 아닌가. 언제부터 금감원이 금융위와 사소한 사안까지 시시콜콜 협의를 했나. 여론이 나쁘다고 물귀신 작전 쓰지 마라" (금융위원회)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의 차명계좌 문제가 사소한 일상적인 감독의 문제라고? 도마뱀 꼬리자르듯 하지 마라" (금융감독원)  그리고 나서 석달 가량 뒤인 7일(전날) 밤. 금감원은 국회의원들의 서슬퍼런 질타가 이어질 국정감사를 코앞에 두고 라 회장에 대한 중징계 방침을 통보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라 회장의 중징계 사유가 표면적으로는 차명계좌 때문이지만, 실질적인 죄목은 신상훈 사장과의 갈등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한 죄라고 보고 있다. 차명계좌 문제가 드러난 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감원이 지난해 5월 신한은행 정기검사 때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도 그냥 덮은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부인하지만, 만약 그랬다면 금융위원회 역시 이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 안타까운 것은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추리와 가정이 설득력을 갖는다는 점이다. 금융회사를 감시하는 망원경보다 정치권의 동향과 통치권자의 복심을 향한 안테나가 더 자주 가동되는 곳이라면, 그건 금융감독당국(當局)이 아니라 금융감독당(黨)이다. 우리의 금감원과 금융위는 과연 어느 쪽일까.
2010.10.08 I 이진우 기자
우측면 터치라인, 서울의 '승리 발전소'
  • 우측면 터치라인, 서울의 '승리 발전소'
  • ▲ FC서울의 오른쪽 날개 에스테베즈(왼쪽)와 우측면 수비수 최효진(사진_FC서울)[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FC서울(감독 넬로 빙가다)이 '특급 날개' 에스테베즈와 '공격형 풀백' 최효진 등 우측면 듀오의 맹활약에 힘입어 '영원한 맞수' 수원 삼성(감독 차범근)과의 맞대결에서 시원스런 승리를 거뒀다. 서울은 4일 오후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쏘나타 K리그 2010 6라운드 홈경기서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친 끝에 수원에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서울은 4만8,558명의 홈팬들 앞에서 라이벌을 제압하며 기세를 올렸고, 시즌 승점을 12점으로 끌어올려 울산 현대(감독 김호곤, 승점13점)에 이어 정규리그 2위가 됐다. 올 시즌 초반 맹위를 떨치고 있는 에스테베즈-최효진의 '오른쪽 라인'이 수원과의 라이벌전에서도 역량을 발휘하며 공격을 주도했다. 에스테베즈와 최효진은 이날 수원전에서 나란히 한 골씩을 터뜨리며 남다른 공격 본능을 과시했다. 전반24분 우측면 날개 미드필더 에스테베즈가 수원 위험지역 내 오른쪽을 파고든 후 감각적인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내며 먼저 기세를 올렸다. 2-0으로 앞선 전반32분에는 최효진이 똑같은 코스를 공략해 올 시즌 자신의 마수걸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우측면 듀오의 활약상은 득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에스테베즈는 이날 서울 선수들 중 가장 많은 3차례의 슈팅을 시도하며 적극적으로 골 사냥에 나섰고, 최효진은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오른쪽 터치라인 언저리를 누비며 빙가다호 공격의 물꼬를 틔워냈다. 두 선수는 상황에 따라 적절히 서로 위치를 바꿔가며 탄력적인 움직임을 보여줬고, 이를 통해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높은 기여도를 나타냈다. 시즌 개막 직후엔 '에스테베즈=공격, 최효진=수비'의 딱딱한 등식 아래 경기를 치러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근래 들어서는 역할을 상당부분 공유하며 자연스런 콤비 플레이를 연출하고 있다. 서울에게 오른쪽 측면은 더 없이 중요한 자리다. 에스테베즈는 '떠나간 영웅' 이청용(볼튼 원더러스)의 대체재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올 시즌 최효진이 꿰찬 라이트 풀백 역할은 전통적으로 서울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받아 온 포지션이다. 두 선수에 대한 기대감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경기장에서 만난 최효진은 "아직까지 발을 맞춰 본 기간이 길지 않아 에스테베즈와의 호흡이 완벽하다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하루 빨리 완성도 높은 협력플레이 시스템을 갖춰 서울의 우승에 일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즌 초반부터 좋은 호흡을 선보이며 서울의 질주에 기여하고 있는 우측면 듀오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분 좋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관련기사 ◀☞박주영 빠진 서울, 데얀이 있었다☞서울 FW 정조국 "시원한 승리, 기쁘다"☞차범근 감독 "아프지만 라이벌전 패배 인정"☞빙가다 감독 "많은 팬들 앞 승리에 만족"☞'8분간 3골 폭발' 서울, 수원에 3-1승
2010.04.05 I 송지훈 기자
 노병준 "대표팀에서 반드시 살아남겠다"
  • [클럽월드컵] 노병준 "대표팀에서 반드시 살아남겠다"
  • ▲ 포항스틸러스가 머물고 있는 호텔 로비에서 포즈를 취한 노병준(사진_송지훈 기자)[아부다비 =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포항스틸러스(감독 세르지오 파리아스)의 측면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베테랑 공격수 노병준이 한국축구대표팀(감독 허정무)에 발탁된 것과 관련해 남다른 기대감과 의욕을 드러냈다. FIFA클럽월드컵 참가를 위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머물고 있는 노병준은 12일 밤(이하 한국시각) 포항 선수단 숙소 알 라하 비치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쉽지 않은 기회를 잡은 만큼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말로 대표팀 발탁과 관련한 소감을 대신했다. 올 시즌 들어 '제2의 전성기'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이는 배경에 대해 노병준은 "자신감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자체 진단을 내놓았다. "지난해에는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던 데다 부상에 대한 염려가 떠나지 않아 다소 위축된 면이 있었다"고 언급한 그는 "하지만 올해는 몸이 워낙 좋다보니 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떠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TP마젬베(콩고)와의 클럽월드컵 경기(2-1승)에서도 노병준의 '공격 본능'은 변함 없이 발휘됐다. 0-1로 뒤진 후반9분, 상대 위험지역을 영리하게 파고든 뒤 정확한 로빙 크로스를 시도해 데닐손의 헤딩골을 도운 주인공이 바로 노병준이다. 승부의 균형을 맞추며 패배에 대한 두려움을 떨친 포항은 이후 파상공세를 펼쳐 역전골을 이끌어냈고, 'K리그 역사상 첫 FIFA클럽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노병준은 대표팀 소집과 관련한 질문이 이어지자 "우리 팀에서 나를 포함해 5명이 한꺼번에 발탁돼 다행스럽다"며 밝게 웃어보였다. 앞서 허정무 감독은 1월 남아공-유럽 전지훈련에 참가할 예비명단을 발표하며 노병준을 비롯해 김형일, 최효진, 신형민, 김재성 등 파리아스호 주축 선수 5명의 이름을 포함시킨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소속팀 동료들이 함께 하는 만큼 대표팀 적응이 한결 쉬울 것"이라며 말문을 연 노병준은 "포항 출신의 모든 선수가 다 살아남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겠지만, 최선을 다 해 도전해 볼 생각"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재확인시켰다. 이어 "남미 최강팀 에스투디안테스와의 맞대결에서 내가 가진 것을 최대한 펼쳐보이고 싶다"며 클럽월드컵과 관련한 각오도 밝혔다. 마젬베와의 클럽월드컵 첫 경기서 귀중한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끈 노병준은 오는 16일 새벽1시에 열리는 에스투디안테스와의 4강전을 통해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사냥에 나선다.▶ 관련기사 ◀☞[클럽월드컵] 황재원 "결승에서 바르샤와 만나고 싶다"☞[클럽월드컵] 김재성 "허정무 감독님도 지켜보고 계실 것"☞[클럽월드컵] 김기동 "4강전은 포항의 가치를 높일 기회"☞[클럽월드컵] 최효진 "역습축구로 남미 최강 꺾겠다"
2009.12.13 I 송지훈 기자
 최근 2연승 부산 vs 부산전 3연승 대구
  • [K리그 7R] 최근 2연승 부산 vs 부산전 3연승 대구
  • ▲ 황선홍 부산 아이파크 감독[이데일리 SPN 김영환 인턴기자] K-리그가 7라운드에 접어 들었다. 강자도 약자도 없는 2009 K-리그 판도는 7라운드에서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 연승 맞대결 부산 vs 대구 연승중인 부산 아이파크와 대구FC가 맞대결을 벌인다. 부산은 K-리그와 컵대회에서 경남을 두 차례 2-0으로 꺾으며 연승 중이고, 대구는 부산과 최근 3번 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부산이 2연승하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수비 안정이다. 국가대표 장신 공격수 정성훈이 4골로 득점 1위를 지키고 있음에도 부산은 K리그에서 9실점하며 전남, 포항에 이어 하위권이었다. 그러나 경남을 상대로 모두 무실점하며 수비진이 안정세로 돌아섰다. 정성훈에게 편중됐던 공격 루트가 다양해졌다는 것도 꼽을 수 있다. 박희도(1골 1도움)와 양동현(2골 1도움)은 2경기에서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면서 부산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대구는 최근 2경기 연속 0-0으로 비기면서 2연승 했던 상승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그러나 부산전은 현재 3연승 중이다. 대구는 부산에 최근 5경기에서 4승 1무로 강한 모습이다. ▲ 누가 더 강풍일까, 돌풍 대결 광주 vs 강원 2009 K리그 초반 이변이라면 광주 상무와 강원FC를 들 수 있다. 군인팀 광주는 4승 1무 1패, 승점 13점으로 팀 역사상 최초로 중간 순위 1위로 나섰고, 강원은 신생팀 돌풍을 일으키며 2승 2무 1패(승점 8)로 5위를 달리고 있다.  광주는 3골 2도움의 김명중과 세 골을 터뜨린 최성국 등이 공격의 첨병이다. 게다가 수비진도 홈구장에서만큼은 상대 공격수들에게 1골도 허용하지 않을 만큼 광주월드컵구장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었다. 최근 컵대회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1-4로 참패한 것이 걸림돌. 강원은 광주월드컵경기장 점령에 나선다. 2경기 연속 3골을 터뜨린 화력이 주무기다. 강원의 힘을 보여주겠다던 정경호가 2득점으로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고, 도움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김영후(3도움)도 마수걸이포를 성공시키며 본격적인 골 사냥에 나섰다. ▲ 돌아온 이천수, 수원 상대로 공격 본능 살릴까 이천수가 드디어 그라운드로 돌아온다. 6경기 출장 정지 징계에서 빠져나오며 지난 컵대회 출전이 예상됐지만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부상 복귀 경기는 공교롭게도 자신을 내친 수원 삼성이다. 전남 드래곤즈는 최근 3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좀처럼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다. K-리그에서도 1패 이후 4무만을 기록, 경남FC와 함께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팀이다. 반면 수원은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최근 2경기에서 1승 1무를 기록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상하이 선화를 역전승으로 잡으며 기세를 잇고 있다. 수원이 전남을 상대로 기록중인 4연승의 역학 관계를 이천수가 변화시킬 수 있을지 기대된다. ◇ 2009 K-리그 7라운드 일정▲ 부산 vs. 대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25일 20:00) ▲ 경남 vs. 인천 (창원종합경기장, 26일 15:00) ▲ 수원 vs. 전남 (수원월드컵경기장, 26일 15:00) ▲ 광주 vs. 강원 (광주월드컵경기장, 26일 14:30) ▲ 전북 vs. 대전 (전주월드컵경기장, 26일 14:50) ▲ 성남 vs. 제주 (성남종합운동장, 26일 15:00) ▲ 울산 vs. 서울 (울산문수구장, 26일 15:00)
2009.04.24 I 김영환 기자
  • [유럽축구 확대경] 유로2008 빛낼 최고의 골잡이는? 토레스, 호날두 등 주목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객원기자] 축구는 골이 귀한 스포츠다. 매 경기 수십 점씩을 주고받는 농구, 홈런 하나로 4점까지 뽑아낼 수 있는 야구 등과 달리 득점 장면 자체가 흔치 않을 뿐만 아니라 어떤 골이든 예외 없이 1점으로 계산돼 많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때문에 준수한 골 감각을 갖춘 스트라이커들은 언제나 주목의 대상이 된다. 결정적인 순간 상대의 골네트를 흔들어 승리를 안기는 일류 해결사들이 클럽과 대표팀에서 간판스타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같은 맥락에서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유럽선수권은 공격수들에게 있어 자신의 가치를 한층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다. 득점 랭킹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경우 국제적으로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까닭이다. 실제로 유럽선수권 역사를 살펴보면 본선무대에서 절정의 득점 본능을 과시하며 ‘세계축구의 별’로 공인받은 영웅들이 여럿 눈에 띈다. 유로72 대회서 득점왕(4골)을 차지하며 조국 독일의 우승을 이끈 게르트 뮐러를 비롯해 미셀 플라티니(프랑스/유로84 득점왕), 마르코 반 바스텐(네덜란드/유로88), 데니스 베르캄프(네덜란드/유로92), 앨런 시어러(잉글랜드/유로96) 등이 대표적인 예다. 현지시각으로 6월7일 개막하는 유로2008 또한 내로라하는 골잡이들의 실력 경연장으로 일찌감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축구 대륙’으로 불리는 유럽에서도 최고를 자부하는 고수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내는 까닭에 득점왕 판도를 점치기가 쉽지 않다. 선수 자신의 골 결정력과 컨디션뿐만 아니라 소속팀의 전력, 동료들의 지원, 전술 수행 방식, 우승 가능성 등의 기타 변수들까지 다양하게 고려해야 하는 만큼 축구팬들의 예상 또한 다양하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일단 본선 진출국 선수들 중 2007-08시즌 정규리그서 준수한 성적을 남긴 공격자원들을 주목하는 시선이 많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랭킹 1, 2위에 빛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페르난도 토레스(스페인), 스페인 라리가의 최상급 골 사냥꾼 다니엘 구이사와 다비드 비야(이상 스페인), 이탈리아 세리에A 소속의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이탈리아), 아드리안 무투(루마니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 등이 주목받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루카 토니(이탈리아), 마리오 고메즈, 케빈 쿠라니(이상 독일) 등 득점 3총사, 올 시즌 프랑스 르 샹피오나가 배출한 ‘신성’ 카림 벤제마(프랑스) 등도 눈여겨 볼만한 골게터로 축구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인재들이다. 한편 지역예선에서 높은 공헌도를 기록했거나 월드컵 등 메이저급 토너먼트 대회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인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에비 스몰라렉(폴란드)과 루카스 포돌스키(독일)는 각각 예선무대서 9골과 8골을 터뜨리며 조국의 본선행을 이끌어서, 그리고 미로슬라프 클로제(독일)는 ‘메이저대회의 사나이’라는 별칭답게 큰 경기서 더욱 빛을 발하는 특유의 득점 감각을 인정받아 시선을 끈다. 특히나 클로제의 경우는 2002한일월드컵과 2006독일월드컵에서 나란히 5골씩을 터뜨린 바 있어 전문가들 사이에서 더욱 높은 관심을 받는 케이스다. 축구 베팅업체들이 내놓은 유로2008 득점왕 예상 명단 또한 앞서 소개한 선수들이 주를 이룬다. 도박사들의 철저하고도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 능력은 축구계에서 나름의 신뢰도를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한 번쯤 참고해볼 만한 자료다. 유럽 베팅사이트 윌리엄힐(www.williamhill.com)이 제시한 배당률을 살펴보면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페르난도 토레스가 나란히 9대1의 배당률을 받아 유력한 득점왕 후보로 첫 손에 꼽혔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0대1로 3위를 차지했고 루카 토니와 다비드 비야(이상 14대1), 루드 반 니스텔루이(네덜란드)와 마리오 고메즈(이상 16대1), 티에리 앙리(프랑스/18대1) 루카스 포돌스키(20대1) 등이 뒤를 이었다. 올 시즌 프로무대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루드 반 니스텔루이와 티에리 앙리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건 선수 자신의 팀 내 비중은 물론, 소속팀의 우승 가능성까지 상당부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공격수들이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하며 분전할 경우 팀이 정상에 오를 확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포’들의 활약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 관련기사 ◀☞[유럽축구 확대경] 첼시, 개혁의 칼을 휘두르다☞[유럽축구 확대경] 승리를 위한 방정식, 퍼거슨의 배짱☞[유럽축구 확대경] ‘EPL 전성시대’의 허와 실☞[유럽축구 확대경]박지성,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유럽축구 확대경]‘엘 클라시코’, 그 엇갈린 행보
2008.06.01 I 송지훈 기자
 Jose, 그가 내게 건네 준 마지막 싸인볼(上)
  • [명예기자석] Jose, 그가 내게 건네 준 마지막 싸인볼(上)
  • ▲ 호세 [&#45703;;스][이데일리 SPN 고남욱 명예기자] 1999년 10월 17일 -“It ain't over till it's over'”1999년 10월 17일의 사직야구장. 롯데 자이언츠는 '가을에도 야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직야구장을 가득 메운 3만 부산 갈매기들의 표정에는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9회 초까지 3-5로 뒤진 상황. 9회 말 원정팀 삼성의 마운드 위에는 잘생긴 얼굴에 미끈한 체격을 지닌 광주출신 남자가 두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임창용(31). 그는 홈플레이트 위에서 먹이를 사냥하는 코브라처럼 타자들의 방망이를 향해 달려드는 '뱀 직구'로 언제나 뒷문이 불안했던 삼성에서 수호신으로 군림하고 있었다. 임창용은 동향출신의 선동렬(44, 현 삼성라이온즈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롯데에게 늘 패배라는 끔찍한 선물을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안겨다 주었다. 관중들의 일부는 패배를 확신한 듯 서서히 야구장을 빠져나가고 있었고 TV 중계가 있었다면, "정규방송 관계로 중계를 중단합니다."라는 얼토 당토 않은 변명이 설득력을 가질 만큼 사직 구장 분위기는 바닥을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9회말 1사 1-2루의 상황. 홈런이 나와야만 경기를 이길 수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검은 피부에 근육으로 다져진 야생마를 연상케 하는 남자가 타석에 들어섰다."호세, 한 방 치라!" 사직을 가득 메운 3만의 갈매기들이 애절하게 외치며 그에게 기를 불어넣었다. "딱!" 그 남자는 임창용의 바깥쪽 꽉 찬 코스의 직구를 받아쳐 사직구장의 좌측 스탠드 위에 꽂아 넣었다. 호세가 프로야구 당대 최강의 마무리를 침몰시키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 순간 삼성과 롯데선수들의 머릿속엔 모두 이 글자가 자리 잡고 있었다. 'AGAIN 1984'. 또한 이 홈런은 호세가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 가운데 하나로 꼽기도 한다.Gigantes Attack, 거신병의 공습1984년 한국시리즈가 시작되기 전 롯데 자이언츠는 삼성 라이온즈에게 비해&nbsp;객관적인 전력에서&nbsp;그들의 팀명인 거인이 아닌 ‘난쟁이’라는 수모에 가까운 평으로&nbsp;인식됐다. 그러나 170cm의 ‘자이언츠’ 최동원(49, 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은 한국프로야구라는 정글에서 제왕으로 군림하던 사자들을 수면제 없이 잠재워버렸다. 그는 ‘야구는 투수놀음’이란 야구격언이 ‘비유법’이기도하지만 때론 ‘직유법’이 되기도 한다는&nbsp;것을 입증하였다. 그렇게 그는 당시 구도(球都) 부산에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를 가져다주었다.그리고 1999년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전. 야구전문가들은 15년 전 한국시리즈를 회상하며 머릿속으로 복잡한 계산을 하고 있었다. 바뀐 것은 금테안경의 최동원 대신, 검은 갈매기 호세가 버티고 있다는&nbsp;것 뿐이었다.1999년 당시 삼성의 주력선수들을 살펴보면 말 그대로 탄성 그 자체였다. 약관 23세 나이에 54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기며 한국프로야구에서 50홈런이란 신기원을 일궈낸 홈런타자 이승엽(31)을 필두로 그들의 뒤를 받치는 ‘소리 없는 강자’ 김한수(36)와 정경배(33, 현 SK 와이번스). 후반기에서만큼은 최고의 외국인 선수 중에 한명이라고 평가받던 찰스 스미스(38), 양준혁과 쌍벽을 이루는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교타자 중 한명인 김기태(38·현 SK 와이번스 코치). 롯데에서 트레이드 된 후 플레이오프에서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 붓는 듯 활약을 보여주던 김종훈(35).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임에도 ‘주머니 속의 송곳’같은 활약을 선보이던 김태균(36. 현 SK 와이번스)까지. 이 타선은 굳이 기록지를 일일이 들춰보지 않더라도, 타 팀에게는 공포 그 자체였다.하지만 삼성은 타선의 힘이 약해서 프로야구 출범한지 18년이 되도록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한 팀이 절대 아니었다. 문제는 투수력이었다. 삼성의 자랑거리였던 특급투수들은 페넌트레이스 내내 믿음을 안겨다주었다. 하지만 그들은 포스트 시즌 마운드 위에 오르면 거짓말처럼 패전행진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를 마무리하러 나왔다가 역전패를 당한 기억들은 더욱 더 쓰라렸다. 어떤 이들은 삼성이 페넌트레이스에서 주축투수들을 지나치게 혹사해서라는 지적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프로원년이었던 1982년 OB 베어스의 에이스 박철순(54,전 두산 베어스)을 시작으로 삼성을 상대했던 상대팀들의 에이스들 역시 혹사당한 어깨를 안고 마운드위에 오르긴 마찬가지였다.이 당시 단장을 거쳐 삼성 라이온즈의 사장자리에 올랐던 전수신(67·삼성 라이온즈 전 사장)씨는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선 리그 최강의 마무리투수 영입이 필수조건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결국 그는 1998년 겨울, 칼을 뽑아 들었다. 삼성의 프랜차이즈인 스타이자 ‘푸른 피가 흐르는 사나이’ 양준혁(38)을 당대 최강의 마무리 투수 해태 타이거즈 임창용과 트레이드 시킨 것이다. 곽채진(34, 당시 삼성 라이온즈)과 황두성(31, 현대 유니콘즈)이라는 최고구속 150km까지 던지는 두 명의 투수 유망주와 협상테이블 밑으로 오간 수십억 원의 ‘언더 머니’는 전수신 사장을 비롯한 삼성 구단의 우승을 향한 열망이 어느 정도였는지 알게끔 하는 대목이었다.단지 삼성의 ‘우승 콤플렉스’만은 아니었다. 임창용은 그 당시 최고구속 153km까지 나오며 홈플레이트 근처에서의 움직임이 대단히 좋은 '뱀 직구'와 타자들의 눈앞에서 날카로운 각을 이루며 떨어지는 140km의 초고속 슬라이더를 던지는 23살의 앞날이 창창한 청년이었다. 더욱 매력적인 점은 그가 본격적인 풀타임 마무리를 시작한지 2시즌밖에 안 되는 싱싱한 어깨를 지닌 투수였다는 점이었다. 거기에 1998년 12월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드림팀 1’의 일원으로 금메달리스트가 되어 병역이란 족쇄에서 풀린 그는 말 그대로 ‘날개달린 호랑이’ 그 차체였다.삼성 팬들은 선동렬에게 막히며 패배의 아픔을 겪던 기억을 임창용을 통해 상대팀들에게 고스란히 안겨다주는 쾌감을 경험했다. ‘푸른 피가 흐르는 사나이’ 양준혁을 떠나보낸 마음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지만 양준혁이 떠났음에도 여전한 위력을 자랑하는 ‘살인타선’과 임창용의 엄청난 페이스의 구원행진은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부풀어 오르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호세의 한방이 그들의 기대를 무너트려버린 것이다. “삼성 라이온즈 임창용의 공이 가장 치기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그것을 내 마음 먹은 대로 보냈을 뿐이다.” (펠릭스 호세, 1999년 10월 1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 오프 5차전이 끝난 후 가진 인터뷰에서.)경기 직후 전문가들의 인터뷰에서도 임창용의 공은 절대 실투가 아니었다라고 언급할 만큼 바깥쪽에 꽉 찬 볼이었지만, 호세는 여지없이 그 공을 넘겨버렸다. 이 타구 한방으로 삼성쪽으로 기울던 시리즈의 무게 추를 롯데 쪽으로 돌려놓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정말 ‘기적’이라는 단어는 이럴 때 나오는 줄 알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호세는 최종전까지 혈투를 펼쳤던 플레이오프 7차전에서는 삼성 선발 노장진(33, 전 롯데자이언츠)의 '돌직구'를 백스크린으로 넘겨버렸다. 호세는 대구구장에 지는 석양을 감상하며 유유히 베이스를 돌았다. 이 경기에서 일부 성난 대구 팬들이 던진 물병을 맞고 흥분하여 관중석으로 방망이를 날리는 사상 초유의 사건을 일으켰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또 다시 포스트시즌에서 삼성의 패배를 봐야만 하는 것에 대한 분풀이였는지도 모른다. 이때부터 이 선수는 롯데 팬들에게 '호세 장군' 혹은 '호세 형님'으로 불리기 시작했다.결국 호세가 불러일으킨 후폭풍은 엄청났다. 서정환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경질(52,현 기아 타이거즈)됐고 임창용은 큰 충격에 시달렸다. 호세가 출국당시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던 삼성 라이온즈와의 1999년 플레이오프는 그렇게 끝이 났다. 당시 팀 내 구심점은 마해영 박정태였지만, 호세는 일반 외국인 선수들에게 보여 지는 분위기와는 무언가 다른 팀 리더로서의 면이 항상 내재되어 있었다. 롯데가 마침표를 찍는 순간에는 언제나 호세가 있었다. 생물학적으로 존재할까라고 의구심을 품던 검은 갈매기 한마리가 1999년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호세의 리더로서의 면모에 대해 1999시즌 당시 롯데의 주축투수였던 박석진(35)은 이렇게 회상한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때 나는 내 기대치에 못 미치는 피칭을 해서 많은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때 호세가 나에게 와서 말을 건냈다. "너는 우리 팀의 에이스다. 지금 점수를 줬다고 기죽을 필요는 없다. 내가 나가서 너를 웃게 해주겠다. 에이스는 어느 순간에도 자존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다독거려줬다.“ 결국 박석진이 눈물을 흘리며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되는 순간 그의 옆에는 호세가 있었다. 어메이징 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했던 1999년 가을. 그 모습을 기억하는 팬들에게 호세는 특별함 그 이상이었다.Felix Jose, 1999년 가을 티켓은 그가 들고 있었다.1999년 시범경기였다. 근육질의 한 선수가 커피포트에서 끓어오르는 증기처럼 씩씩대면서 덕아웃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이내 그 증기는 웃음으로 바뀌어 있었다. 왜 도루를 시도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고, 그는 그렇게 답했다.“시범 경기는 말 그대로 내 자신을 시험하기 위한 무대이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시도해봐야 하는 것은 내게 당연하다. 루상에서 내가 움직인다는 것을 상대 투수들이 인지했으면 좋다. 확률을 늘린다는 것, 그것은 내게 야구의 유쾌함을 주기에 충분하다.(웃음)”시범경기에서 펠릭스 호세는 자신의 좋지 않은 무릎을 어루만지며, 도루를 감행했다. 타고난 재능을 갖춘 선수이면서 동시에 항상 노력하는 선수이기에 상대팀 코칭스태프들은 하나같이 호세가 타석에&nbsp;들어서면 분주해졌다. 몸쪽으로 절대 붙이지 말고 코너워크 위주로 바깥쪽에 걸치게 하는 공을 던지라고 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그런 전략이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호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의지의 강인함을 더욱 표출하기 위해 배트를 길게 잡았다.특히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손혁(34)의 완전히 제구가 된 바깥쪽 공을 당겨 우중간 스탠드 상단에 우겨넣는 모습은 호세의 1999년 몰고 올 폭풍이 더 거세질 것을 예고한 타구였다. 단순히 힘을 바탕으로 타구를 날리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컨택을 바탕으로 하기에, 투수들이 호세를 상대하기에 꺼려할 수밖에 없던 시즌은 시작되었던 것이다.그렇게 호세가 가세함으로 인해서 1992년 강병철 감독(61,&nbsp;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우승하던, 소총으로 이루어진 타선은 어느 정도 자취를 감췄다. 롯데 자이언츠 팬들이 그렇게 갈망하던 정교한 대포가 1999년 타석으로 오게 된 것이다. 마해영(37,&nbsp;LG 트윈스)이 입단했을 때도 기대했었고, 임수혁(38, 전 롯데 자이언츠)이 타선에 가세했을 때에도 기대했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실현시켜 준 선수는 호세였다.1999년 호세의 모습을 보면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라는 인기시트콤의 제목에서 따온 <웬만해선 호세를 막을 수 없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한해였다. 1999년 돌풍이라는 평을 받으며 승률 2위로 두각을 나타내던 롯데는 호세가 가세하기 전인 1997년과 1998년에는 2년 연속으로 순위표의 맨 아랫줄에 랭크 돼 있었다. 타고투저가 심하다던 1999년이었지만 타율 0.327(9위)·36홈런(5위)·122타점(2위). 장타율 0.636(4위). 기록에서 보이지 않는 킬러 본능과 팀 공헌도는 당시 언론에 보도된 대로 수치로 판단되지 않는 그 이상이었다. 호세는 소총군단 이미지가 강했던 롯데의 오랜 갈증을 단번에 씻어주었다. 1999년 호세의 기록은 롯데 타자 역사상 최고의 기록이기도 하였다. 이렇게 1999년은 그가 한국의 야구팬들에게 조금 다른 느낌의 방법으로 인사하던 바로 그 해였다. 호세의 매력에 빠진 롯데 팬들은 그와 함께 숨을 쉬었다. 그리고 그는 언제나 그랬듯이 그라운드에서 솔루션만 제시해줄 뿐이었다.<사진-장원석,이준열,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2007.06.05 I 고남욱 기자
우린 아직 배고프다
  • 우린 아직 배고프다
  • [조선일보 제공] 세계 최대의 금융그룹, 씨티가 다시 몸집을 불리고 있다. 100여 개 국가, 9000개 영업망, 32만5000명의 직원, 2억명의 고객, 195년의 역사. 지구 위 어느 대륙에서도 확연한 존재감이 느껴지는 이 글로벌 금융기업이 다시 확장을 시작한 것이다. 씨티그룹은 지난달 일본의 3대 증권사인 닛코코디얼(Nikko Cordial)을 인수한 데 이어, 미국의 올드 레인(Old Lane) 헤지펀드, 뮤추얼펀드 판매회사인 비시스(Bisys)그룹등을 사들였다. 시가총액 2677억 달러(5월9일 기준·블룸버그자료). 덴마크·그리스 등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최대 덩치의 글로벌 금융그룹은 아직도 배가 고픈 것인가. 씨티그룹이 닛코코디얼 인수를 발표한 이후, 위클리비즈는 이 씨티그룹을 이끌고 있는 척 프린스(Chuck Prince·57) 회장을 단독 인터뷰했다. 프린스 회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3월 30일 그의 방한(訪韓) 때 한국씨티은행 본점에서 대면인터뷰를 가진 데 이어, 두 차례에 걸친 서면인터뷰를 통해 완성됐다. 그는 “닛코와 올드레인 인수는 씨티그룹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투자”라며 “이를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성장에 대한 욕구가 최근 잇따른 인수합병의 주요 동력이 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프린스 회장은 또 금융허브를 꿈꾸는 한국에 대해 6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합리적인 법과 규제, 지속가능한 매력적인 경제성장, 안정된 정치 환경, 영어회화에 능숙한 인력과 유연한 시장, 지정학적 위치, 높은 삶의 질 등이 지역본부를 어느 도시에 둘 것인지를 결정하는 핵심변수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금융허브를 지향하는 국가들은 바로 이런 점들을 갖추는 데 먼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 균형있는 성장과 해외시장 비중 확대 씨티그룹의 진로에 대한 프린스 회장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자생적 성장(organic growth)과 함께 전략적인 인수합병을 균형 있게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샌디 웨일 전(前)회장이 전설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금융제국을 건설한 포식자의 모습이라면, 프린스 현(現)회장은 진퇴를 재며 날렵하게 움직이는 사냥꾼의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프린스 회장은 3년 반 전인 2003년 10월 씨티그룹 CEO로 등극한 뒤, 이듬해 5월 한국의 한미은행을 인수했다. 35억달러를 들인 한미은행 합병 건에 대해 프린스 회장은 “내가 회장이 되고 첫 번째 성사시킨 딜(deal)이어서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이후 내부정비와 자생적 성장에만 집중하던 프린스 회장은 지난해부터 다시 공격적인 확장본능을 발휘하고 있다. 터키의 AK뱅크 인수를 시작으로 중미의 그루포 피난시에로 우노(Grupo Financiero Uno)·그루포 쿠스카틀란(Grupo Cuscatlan), 중국의 광동개발은행, 영국의 퀴틀러(Quitler)·에그뱅크(Egg Bank) 등을 잇따라 사들였다. 그는 다시 몸집을 불리는 이유를 묻자, “자생적 성장과 전략적 인수합병이라는 과녁을 향해 끊임없이 화살을 쏘고 있는 것이고, 이 방향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세계 금융기업 쇼핑 리스트는 미국 이외의 국가에 집중돼 있다. 씨티그룹은 작년 1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1200개에 육박하는 지점을 새로 개설했다. 하루에 3개꼴로 씨티그룹 간판을 단 지점들이 지구 곳곳에서 문을 연 것이다. 프린스 회장은 “미국을 제외한 해외시장에서 고객들의 금융서비스 요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해외시장의 규모는 미국 시장의 2배가 넘는다”며 “미국 소비자들에게 집중돼 있는 무게 중심을 세계로 옮겨 해외 수익의 비중을 40%에서 60%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지난해 한국에서만 32개 지점을 늘렸다. 그는 한국시장에 대해 “규모와 활력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시장은 투자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이라며 “교육수준이 높은 중산층이 많아 신상품의 실험장(test bed)으로도 유명하다”고 평가했다. ■ 조용하지만 결단력 있는 리더십 프린스 회장은 씨티호(號)가 최악의 상황에 몰렸을 때 선장이 됐다. 지난 2002년 엔론·월드컴 등의 회계부정사건에 씨티그룹이 깊숙이 개입되어 있음이 드러남에 따라 씨티그룹의 명성은 치명상을 입었다. 전임자인 샌디 웨일 회장은 이때 물러났고, 미국 금융감독당국과 규제 문제를 조율하던 씨티그룹의 수석변호사 출신인 척 프린스 회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그의 등장에 대한 월가의 반응은 싸늘했다. “샌디 웨일의 서프라이즈 생일파티를 준비한 사람”, “샌디 웨일의 충직한 참모(a loyal lieutenant)”. 카리스마 넘치는 전임자들과 달리 조용한 성격의 그의 리더십은 평가절하됐다. 그러나 그는 1년 뒤 세계에서 가장 큰 금융그룹을 완전히 장악했다. 그는 금융그룹으로서 씨티의 신뢰 회복을 위해 1년간 종업원 교육 등 회사의 자체 통제를 강화하는 ‘5포인트 프로그램’을 도입해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프린스 회장의 조용하지만 확고한 경영스타일은 규제의 덫과 도덕적 해이로 신음하던 씨티그룹을 구제했다. 그는 중요한 순간마다 과감한 결단을 내리면서 씨티그룹을 이끌고 있다. 씨티그룹이 2004년 일본에서의 스캔들로 프라이빗 뱅킹을 금지 당하자, 그는 책임자 3명을 해고했다. 그는 씨티그룹이 경쟁 금융회사에 비해 실적이 떨어진다는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자, 올 초 전 세계적으로 1만7000명의 직원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비용절감을 단행했다. 또 자산관리책임자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자기 사람으로 바꿔 ‘프린스 사단’을 구축했다. 세계 최대의 금융회사를 경영할 수 있는 매뉴얼은 세상에 없다. 위기의 순간을 어떻게 헤쳐가면서 결단을 내리는지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심각한 도전을 받을 때, 나는 내부나 외부의 비판에 귀를 닫아버리고, 오직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즉시 착수해 거기에만 집중하죠. 물론 항상 쉬운 일은 아닙니다.”
  • 조재진 "3경기 연속골 문제없어”
  • [스포츠월드 제공] 연일 ‘해결사 본능’을 뽐내고 있는 ‘작은 황새’조재진(25·시미즈·사진)이 일본 프로축구 J-리그 3경기 연속골 사냥에 나선다. 2기 베어벡호에 합류한 조재진은 30일 오후 7시 홈구장인 시즈오카 니혼다이라 스타디움에서 열릴 교토 퍼플상가와 J-리그 21차전에서 3경기 연속골 및 시즌 12호 골에 도전한다. 2006 독일월드컵축구 이후 침묵하다 지난 23일 오이타 트리니타전(3-3 무)에서 모처럼 득점포를 가동한 조재진은 이어 26일 FC도쿄전(2-0)에서는 페널티킥 포함해 혼자 2골을 몰아넣는 등 최근 절정의 골감각을 과시하고 있다.조재진은 이런 기세라면 브라질 출신 공격수들이 득세하고 있는 J-리그에서 득점왕도 노려볼 만하다. 조재진은 올시즌 19경기에서 11골을 터트려 득점랭킹 5위에 올라 있다. 14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주니뉴(가와사키 프론탈레), 워싱턴(우라와 레즈)과는 3골차이고, 공동 3위인 마그노 알베스(감바 오사카), 루카스(FC도쿄)와는 1골 차다. 이들 모두 브라질 특급 골잡이들이라는 점에서 조재진의 활약은 더욱 빛난다. 최근 6경기에서 5승1무를 거둔 시미즈로서도 조재진의 매서워진 발 끝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시미즈는 선두 우라와 레즈(13승4무3패·승점43)를 5점 차로 추격하며 4위(12승2무6패·승점38)까지 올라섰다.조재진의 ‘킬러 본능’이 되살아나면서 9월2일 이란, 같은 달 6일 대만과의 2007 아시안컵축구 예선을 치르는 베어벡호의 원톱 다툼도 더욱 불을 뿜을 전망이다. 경쟁자인 후배 정조국(22·FC 서울)도 26일 K-리그 전북 현대전에서 두 골을 폭발시키는 등지난 16일 대만과 아시안컵 예선에서 A매치 데뷔골 맛을 본 뒤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글로벌 바이아웃 열풍)①주인공은 누구인가?
  • (글로벌 바이아웃 열풍)①주인공은 누구인가?
  • [이데일리 강남규기자] 월스트리트는 그들에게 ‘제왕’이라는 칭호를 주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들은 가장 공격적으로 지분을 매집해 기업을 ‘내 것’으로 만든다. 1980년대는 미국 사회 ‘졸부’였지만, 이제는 ‘명가’가 됐다. &nbsp;그들은 프랑스 포도농장에서 자신만을 위한 브랜드 포도주를&nbsp;제조해 즐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등에서 초호화 파티를 열어 부를 과시한다. 가장 잔인한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기도 한다. 소설가는 그들을 ‘야만인’이라고 불렀고, 영화감독은 그들의 머니게임을 ‘전쟁’으로 그렸다. 그들은 누구인가? ‘바이아웃(Buy-Out) 꾼들'이다. 상장된 기업의 지분을 전량 또는 경영권을 차지할 만큼 매입해&nbsp;기업을 장악한 뒤&nbsp;가혹한 구조조정을 거쳐 되팔아 거대한 차익을 남겨먹는 세력이다.요즘 그들에게 다시 세계 금융시장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역사상 최대 바이아웃 기록이 경신 된 탓이다. 콜버그 크레비스 로버츠(KKR)와 베인 캐피털, 메릴 린치가 미국 최대 병원 운영업체 HCA를 33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24일 발표해 매입대금 기준으로 지금까지 최대 바이아웃 기록을 갈아치웠다. 자연스럽게 그 주인공들에&nbsp;대해&nbsp;호기심이 일고 있기도 하다. ◇ 5대 메이저 바이아웃 그룹 바이아웃 게임은 든든한 병참(자금)과 정보력(피인수 기업에 대한 정확한 평가), 기동력(신속한 지분매수), 킬러본능(기존 경영진 축출)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종합예술을 수행하는 바이아웃 펀드는 전 세계적으로 7000여개에 이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도했다. 이 가운데 바이아웃 시장을 이끄는 5대 메이저는 바로 KKR과 블랙스톤, 칼라일, 텍사스 퍼시픽 그룹, 플레티넘 에퀴티이다.&nbsp;경영학 논리로 구분한다면,&nbsp;이들은 기본적으로 사모펀드(PEF)이다. 이들은 투자은행과 증권사, 다른 사모펀드, 큰손 등에서 유치한 돈을 자기자본으로 삼고 있다. 어떤 기업을 사냥할 때 정크본드를 발행하거나 시중 은행들에서 거액을 차입하기도 한다. 이때 피인수 기업의&nbsp;자산이 담보로 제공된다. 포브스의 최신 보도에 따르면, 5대 사단이 매수해 지배하고 있는 기업의 직원수는 무려 80여만명에 이르고, 피지배 기업들이 내는 연간 매출은 1300억달러에 달한다. ◇ ‘문 앞의 야만인 트리오’ HCA 바이아웃이 전해지자,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그 거래의 이면에 존재하는 세 사람을 떠올렸다. '땅달보' 헨리 크레비스(사진: 맨위)와 조지 R. 로버츠(중간), 제롬 콜버그 2세가 바로 그들이다. KKR은 이 세명의 성에서&nbsp;따낸 이니셜이다.&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이들은 영화 ‘월스트리트 전쟁’의 원작인 브라이언 버로와 존 헤일러의 ‘문 앞의 야만인(Barbarians at the Gate)’의 주인공들이다. 버로와 헤일러는 그 트리오가 1988년 단행한 RJR 나비스코 바이아웃에서 모티브를 잡았다.트리오가 주도하거나 참여한 바이아웃은 인수대금 기준 수백억달러가 넘는다. HCA 바아아웃 직전까지 사상 최대였던 RJR 나비스코(250억달러)를 비롯해 선 가드 데이터 시스템스(11억달러), TDC(11억달러), VNU(10억달러)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 밖에 플래티넘 에퀴티의 톰 고어스와 최근 약 60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조성해 사모펀드 업계 신기록을 세운 블랙스톤 그룹의 스테펀 슈바르즈먼(아래)과 피터 페터슨 등을 꼽을 수 있다. 덤으로, 이들이 즐겨 있는 책은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과 손자의 ‘병법’으로 알려져 있다. ◇ 그 밖의 조연들: ‘몰이꾼’과 ‘거리 청소부’... 바이아웃꾼의 주변에는 이른바 ‘몰이꾼’과 ‘거리 청소부’ 등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가 특정 기업을 포위 공략한다. 몰이꾼들은 바이아웃 대상의 물색과 분석, 기존 경영진 처리 등 실무를 총괄하는 투자은행의 인수합병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한 기업이 바이아웃꾼들에게 먹히면 즉시 수수료를 챙긴다. 건당 1000만~6000만달러에 이른다. 이들은 매수된 기업이 구조조정을 거쳐 재상장 또는 3자매각될 때도 개입해 증권을 인수하거나 매매를 알선한다. 여기에도 거액의 수수료가 붙는다. 어떤 전문가는 몰이꾼들이 사모펀드 등에 바이아웃 대상을 점찍어 주고 작전계획을 세워줄 뿐만 아니라 자금조달까지 지원한다는 점을 들어 바이아웃 시장의 실세라고 말하기도 한다. ‘거리 청소부’는 바이아웃 대상이 정해지면 주식시장 주변에서 순식간에 해당 기업의 주식을 매집해 오는 증권 브로커들이다. 칼라일 그룹이 지난 5월 킨더 모건을 바이아웃할 때 단 2시간 만에 지분 20%&nbsp;정도를&nbsp;매집해 주변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밖에 바이아웃꾼들이 발행한 정크본드를 매수해주는 ‘정크 맨’과 기존 경영진을 내쫓을 때 의결권 대리인으로서 앞장서는 ‘암살자’들이 조연으로 활동한다. 이들의 행태에 대해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4일 렉스칼럼에서 “최근 바이아웃 거래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바람직한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논평했다.
2006.07.25 I 강남규 기자
  • 정몽헌 사망 한달.."죽어서 사건을 남기고..."
  • [edaily 문주용기자] "가신 이의 한달이 남은 자들에겐 10년 같을까…" 정몽헌 현대회장이 사망한지 4일로 꼭 한달째다. 불과 한달 밖에 안됐지만 그의 사망은 빅뱅처럼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한꺼번에 격발시켰다. 이토록 순식간에, 여러곳에서, 다양한 반응이 터져나왔다는 것은 그의 빈자리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현대를 둘러싼 많은 정치, 경제적 관계를 그가 자신의 무게로 눌러왔고, 그의 부재로 이제사 사건들이 해방되어 나오고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 한달사이 정치적으로는 "현대비자금"이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기 시작했다. 그의 사망을 둘러싼 DJ 정권과 현정권의 반응은 차라리 사소하다. 기다리기라도 한듯 북한이 금강산 관광을 중단한 것도 눈에 띄는 정치적 사건중 하나다. 이로 인해 현대의 대북사업 지속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경제이슈로는 뭐니해도 현대의 경영권 혼란이다. 외국인들이 지배구조상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11%까지 매입, 현대그룹 경영권을 흔들어놓았다. 이에 맞서 현대 위성그룹인 금강고려화학(KCC)그룹이 지원에 나서면서 현대 경영권은 마치 부유하는 난파선이 물마루 꼭대기에 올라서듯 위태로운 정점을 맞았다. 결말은 정 회장의 처가 일가가 현대그룹 경영에 서서히 발을 들여놓는 형국으로 가고 있다. 그런 와중에 현대종합상사가 지난 9월1일자로 그룹에서 계열분리돼 그룹은 더욱 작아졌다. ◇정회장, 판도라의 뚜껑을 닫으려했나, 열려했나 정 회장의 사망과 관련, 최측근인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은 "그가 모든 것을 떠안고 갔다"며 오열했다가 눈물이 마른 후엔 딱 잡아뗐다. 뉘앙스상 정 회장이 현대 비자금이라는 판도라 상자를 덮으려 했다는 것. 하지만 마지막 거부의 몸짓과는 아랑곳없이 검찰은 정 회장의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급피치를 밟기 시작, 대어중에 대어인 권노갑씨를 구속하는데 성공했다.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제공한 150억원외에 권씨에 200억원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어 이 돈을 권씨로부터 받은 정치인 수명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정 회장은 비자금 수사를 끝내고자 자살로서 입을 다물었지만 결과는 오히려 검찰의 수사본능을 더 자극한 셈이 됐다. 죽음으로도 마무리 지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절망감이 오히려 그에게 외로운 선택을 강요했는지 모를 일이다. ◇믿었던 북한, 아직도 믿을 수 있나 금강산 관광사업이 차질 없길 바랬던 정 회장의 유지와 달리 북한은 정 회장을 추모하기 위해 금강산 관광을 중단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북한의 속뜻이 무엇이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대체로 정 회장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변수가 발생하자 북측은 남북경협을 비롯한 남북현안에 대한 우리정부의 입장을 시험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 사망이 우리정부에 대한 "테스트 베드"가 된 셈이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사업을 차질없는 진행을 요구한 현대아산의 요구를 거부하다 결국 9월 1일자로 재개하는데 합의했다. 또 해로 관광위주에서 벗어나 육로관광이 추가되고 외국 관광객이 늘고 국내 여론도 좋아지는 등 다시 활기를 찾고 있어 비온 뒤 땅이 굳는 느낌이다. 특히 `4대 남북경협합의서"가 발효되면서 현대아산은 북측 투자시설이나 사업권에 대해 자산으로 확실히 인정받기도 했다. 그렇지만 북한은 정 회장이 없는 현대아산에는 강한 애착이 없는 듯 보인다. 당장 평화항공에 평양관광 사업권 허가를 주는 등 대북사업에 대한 현대측 독점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정 회장이 없는 현대가 대북 사업을 속행하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가 직접 나서는 방안, 다른 기업들이 참여하는 방안등이 현실적 대안으로 얘기된다. 김윤규 사장도 북한 방문후 부쩍 정부 지원과 현대아산의 국민주 공모에 집착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의 대북사업은 정 회장의 빈자리를 누가, 어떤 식으로 채우느냐가 계속 수행할 수 있을지의 관건이다. ◇스타가 된 측근들, 구조조정 칼날도 피할수 있나 정 회장이 먼저 이승을 떠날 수 있었던 것은 믿을 만한 측근들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의 유서를 통해 김윤규 사장은 스타가 됐다. 최근에는 "김윤규를 사랑하는 모임"까지 생겼을 정도다. 사실 정 회장의 달아나던 복(福)중에 "전문경영인 복"은 완전히 달아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김윤규 사장이나 강명구 현대택배회장, 김재수 구조정본부장(사장)에 해당되는 얘기가 아닌 듯싶다. 현대그룹의 사실상의 지주회사인 현대상선(11200)의 노정익 사장, 지배구조상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17800)터의 최용묵 사장, 금융사업의 꿈을 지킬 현대증권(03450)의 조규욱 부회장등을 이르는 말일 것이다. 이들은 현대그룹의 진짜 전문경영인으로서, 그리고 젊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현대를 지켜낼 인물들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지만 다른 경영인, 소위 측근이라는 사람들은 그룹 OB, YB들로부터 원성의 타깃이다. 김윤규 사장은 정 회장으로부터 "자식조차 부끄럽게 한 인물"로 칭송받았고 스스로 정씨로 성을 바꿔야 할 판이라며 정 회장에게서 입은 은혜에 화답했지만 냉정한 시선은 그에게도 상당한 책임을 지우고 있다. 이와 함께 강명구 회장, 김재수 사장등은 같은 이유에서나 그보다 가벼운 이유로도 "보필을 잘못한 책임"을 현대가(家) 사람들로부터 요구받고 있다.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현대 경영권 지원과 관련, 회장급 전문경영인을 앉히고 경영진을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는 소문은 이들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꼭 책임을 묻지는 않더라도 현대가 몸을 추스르고, 새롭게 시작하려면 새로운 주도적 리더십 세력을 확립하는 일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 누구 앞에 다시 설 것인가 정 회장 유족들의 눈이 젖어있을 동안 그 젖은 눈을 응시하던 외국인들의 냉정한 눈이 있엇다. 그리고 그들은 행동에 나섰다. 특히 지난 11일부터 불과 2,3일만에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집중 매입, "M&A 사냥"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7%이상의 지분을 매입한 미국의 GMO펀드가 주도한 움직임이었다. 현대가 위성그룹의 협조를 받아 의결권을 늘리는 방법으로 이들에 맞서, M&A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때 국내 최대 그룹이었고, 리더를 잃은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는 현대를 공격했던 자본의 논리는 냉혹함 자체였다. 경영권 방어에 현대그룹 정주영 창업주의 막내동생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나섬으로써 상황은 다시한번 급변했다. 한때 "현대그룹 섭정"으로까지 해석됐다가 가라앉았지만 이는 정 회장의 처가를 현대그룹 경영전선으로 불러들이는 계기가 된 것. 정 회장 장모로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인 김문희씨가 최근 필요할 경우 현대그룹 경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비쳤다. 또 자신의 딸이자 정 회장의 미망인인 현정은 씨가 정상영 명예회장의 조언을 받고 있다며 소개, 현씨 일가의 섭정을 가시화하고 있다. 현대가의 법통이 현대차그룹으로 넘어간 마당에, 현씨 일가의 그룹 섭정은 상징성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듯하다. 현씨 일가는 아직 어린 정 회장의 아들 영선(17)군이 성인이 되기까진 현대그룹을 경영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경영에는 눈길 한번 주지 않은 현정은씨는 한달만에 재계 15위에 계열사수만 11개에 이르는 현대그룹의 조종타를 인계받아야 할 막중한 위치가 됐다. 현대가 현정은씨를 중심으로 젊은 경영인들을 중용하고, 각 계열사간 독립경영 원칙을 제대로 유지한다면 최악의 상황은 다시 찾아오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점에서 현대의 변신은 "환영"할 만하다. 어쨌든 그들은 살아있는 신화의 주인공, 현대맨들이니까. .
2003.09.03 I 문주용 기자
1 2 3 4 5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