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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지 않고 행동해야” 안산 세월호 11주기 기억식
- [안산=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국민의 생명 보호를 위해 생명안전기본법을 조속히 제정하고 생명안전공원을 준공해야 한다.”4·16재단이 16일 오후 3시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주최한 ‘세월호 참사 11주기 기억식’에서 참석자들은 “안전사회 건설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세월호참사 11주기 기억식이 열린 16일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참석자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세월호참사 희생자 추모 묵념을 한 뒤 시작된 기억식에는 유가족과 우원식 국회 의장,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이민근 안산시장, 시민 등 2500여명이 참석했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함께했다.◇11번째 봄, 여전히 과제 남아우원식 의장은 맨 처음 무대에 올라 추도사를 통해 “11번째 봄이다. 304명 희생자의 넋을 기리며 유가족과 생존자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우 의장은 “세월호는 아직 우리 앞에 있다”며 “그동안 우리는 국민의 생명·안전을 위해 국가의 책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의 거대한 전환이 있었다”며 “아직 완전히 변화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방향이 바뀌지 않았다. 11년간 우리의 힘이 단단히 쌓였다”고 덧붙였다. 우 의장은 “앞으로 남은 과제를 풀어가야 한다”며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요구한 12개가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다. 국회가 정부에 요구할 것은 요구하겠다. 생명안전기본법이 조속히 제정되게 의장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표명했다.16일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1주기 기억식’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앞줄 오른쪽부터), 이재명 전 대표,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해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강도형 장관은 “정부는 11년 전 참사로 인해 멈춰버린 고통의 세월이 헛되지 않도록 안전한 바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모두의 염원인 4·16생명안전공원이 내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며 “목포에 건립할 계획인 국립 세월호생명기억관은 2029년까지 완공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304개의 별이 돼 항상 우리를 비추는 사랑하는 아이들과 가족들의 평안한 안식을 기원한다”며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표명했다. ◇“안전사회 위해 기억하고 행동해야”김동연 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작년 10주기를 맞아 유가족이 쓴 책이 있다. 책임을 묻다가 제목인데 이 책에 세월호참사 당시 박근혜 정부가 진상규명을 막았고 윤석열 정부는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을 가로막고 있다는 내용이 있다”고 소개했다.이어 “박근혜 정부의 최후가 윤석열 정부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했다”며 “진실을 감추는 자가 침몰한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유가족이 맞았다. 그들이(박근혜·윤석열) 침몰했다. 진실을 가린, 책임을 회피한 두 정권의 끝은 파면이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다큐멘터리 침목 10년, 제로섬을 보면 당신의 세월호는 끝났냐고 질문한다”며 “다시 한 번 우리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생명과 안전의 가치가 끝났는지, 무너진 민주주의 회복이 끝났는지”라고 제기했다. 또 “올해도 작년처럼 (행사장) 맨 앞줄 가운데가 비어 있다”며 “누가 대통령이 되든 12주기 때는 대한민국의 발전을 약속한 새 대통령이 와서 국민과 함께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아픈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 회복, 재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가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박승렬 4·16재단 이사장은 “피해자들의 아픔 회복을 위해 행정부, 사법부가 변화해야 한다”며 “끝까지 진상규명을 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기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생명안전기본법이 제정되기를 바란다”며 “세월호참사 11주기에 바라는 우리들의 다짐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가장 알고 싶은 것은 세월호가 갑자기 기울고 침몰한 것도 의혹이지만 더 큰 의혹은 국민 생명을 구하는 데 국가가 왜 없었냐는 것”이라고 제기했다. 김 위원장은 “선장, 선원만 구하고 304명은 왜 구조하지 않았느냐”며 “그 이유를 지금까지도 모른다. 우리는 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해 참사를 기억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추도사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세월호참사 이후 10년의 모습이 담긴 ‘기억영상’과 참사 희생자 가족의 모습을 담은 뮤지컬 공연을 관람했다. 이어 세월호참사 생존자의 기억편지 낭독과 416합창단의 합창공연을 한 뒤 행사를 마쳤다.
- 충남 내포신도시 폭풍성장에 인구 5만명 돌파 ‘초읽기’
- [홍성=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충남 내포신도시가 올해 들어 매달 700명 이상 인구 증가를 기록하며 ‘폭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충남 내포신도시 전경. (사진=충남도 제공)16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내포신도시 인구는 모두 4만 352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민선8기 출범 직전인 2022년 6월 말 2만 9215명에서 1만 4312명 증가한 규모다.내포신도시 인구는 도청 이전 첫 해인 2012년 말 509명에서 2016년 말 2만명 이상으로 증가하고, 2022년 10월 3만명을 넘어 지난해 10월 4만명을 돌파했다.올해 들어서는 4만 1325명에서 출발해 2202명이 증가, 매달 734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내포신도시 인구가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도 유치 기관·단체 개소 △도 산하 공공기관 집적화 △도시첨단산업단지 유치 기업 가동 △공동주택 완공 및 입주 등 정주여건 개선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충남도가 당초 유치 목표로 잡은 107개 기관·단체 중 신도시나 인근 지역으로 이전을 완료한 곳은 104개이며, 나머지 2개는 이전 부지 확보를 마치고, 1개는 추진 중이다. 유치 대상 외에는 36개 기관·단체가 내포신도시 안팎에 터를 잡았고, 7개는 공사와 설계 작업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특히 충남혁신도시 지정 이후 첫 유치 기관이자 도내 유일 지상파 라디오인 TBN 충남교통방송은 오는 7월 8일 개소하고, 첫 전파를 송출한다. 도 산하 공공기관은 충남신용보증재단, 충남경제진흥원, 충남연구원 과학기술진흥본부 등 6개가 내포신도시에 새 터를 잡았다.도시첨단산단 내 기업은 ‘1호’ 한양로보틱스가 문을 연 이후 12개가 가동 중이다. 이들 기업에서 종사 중인 인력은 모두 765명이다. 또 6개 기업이 부지 확보를 마치고, 이전 또는 신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포신도시 산업용지 63만 9627㎡ 중 분양을 마친 면적은 37만 2824㎡로 58.3%의 분양률을 기록 중이다.정주여건 개선도 인구 증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공동주택의 경우 계획으로 잡은 44개 단지 4만 83세대 중 24개 단지 2만 943세대가 완료되고, 3개 단지 3248세대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광역 교통망인 서해선 복선전철과 익산-평택 고속도로는 지난해 차례로 개통하며 주민 이동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젊은층 유입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유·초·중·고등학교 등은 목표로 잡은 17개교 중 13개교가 문을 열었다. 2028년에는 반도체와 모빌리티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KAIST 영재학교 내포캠퍼스가 설립될 예정이다.충남대 내포캠퍼스는 도가 ‘국립학교 설치령’ 개정을 이끌어 내고, 지난해 2월 충남대 등과 협약을 맺으며 10년 가까이 지지부진했던 사업의 실마리를 풀어냈다. 의료시설은 의원 38개소, 약국 9개소 등 47곳이 운영 중이다.문화시설로는 충남도서관이 2018년 문을 열고 도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충남미술관은 2027년 개관을 목표로 지난해 첫 삽을 떴으며, 충남예술의전당은 2028년 완성을 목표로 설계용역을 진행하고 있다.체육시설은 골프장, 축구장, 야구장, 테니스장 등 30개소가 설치돼 주민 건강을 뒷받침하고 있다. 홍예공원은 세계에 내놔도 손색 없는 공원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명품화 사업을 중점 추진 중이다. 내포신도시 부지 조성은 995만 1729㎡ 중 970만 7495㎡를 완료, 공정률 99.7%를 보이며 완공 초읽기에 들어갔다.유윤수 충남도 공공기관유치과장은 “전국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지만 내포신도시는 기관·단체와 기업 등을 연이어 유치하고, 정주여건을 꾸준이 개선하며 인구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당초 목표에는 미치지 못해 아쉬움이 있지만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연내 5만명 돌파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오리온, 신축 공장 건립 계획 발표…실적 성장세 지속-한국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한국투자증권은 16일 오리온(271560)에 대해 충북 진천 공장 건립 계획 발표로 국내·수출 물량 생산이 더욱 늘어나면서 성장을 이어가리라고 평가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가는 15만원 ‘유지’했다. 전 거래일 종가는 11만 6700원이다. (표=한국투자증권)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지난 15일 충북 진천 생산·물류·포장 공장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며 “약 4600억원을 투자해 2027년 연말까지 공장을 건립하고 완공 시 국내 총 생산능력은 1조 9000억원에서 2조 3000억원으로 약 21%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이어 “현재 비쵸비, 참붕어빵 등 인기 제품의 국내 공장 가동률은 100% 내외를 기록 중인 상황”이라며 “오리온 한국(별도) 법인의 미국향 수출 금액은 참붕어빵의 코스트코 채널 입점 효과로 두자릿수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축 공장 건립에 따른 생산능력 증설을 통해 국내 및 수출 물량 생산이 더욱 가속할 전망이라고 봤다. 오리온의 올 3월 법인별 합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2631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4% 늘어난 4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의 76.1%, 영업이익의 75.7%를 차지하는 한국과 중국 법인의 실적 성장세가 연결 법인의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고 봤다. 특히, 가성비를 강조한 제품 전략이 한국과 중국 시장에서 출고량 증가를 이끌고 있으며, 적극적인 수출 시장 개척을 통한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는 게 강 연구원의 의견이다. 또 오리온은 국내 진천 공장뿐만 아니라 베트남, 러시아에서도 공장 증설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선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988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4% 늘어난 15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2월부터 회계 처리 변경으로 광고비가 매출차감액으로 반영됐다.매출 차감액으로 반영된 광고비는 14억원으로 해당 금액을 고려할 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시장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마켓오 네이처 카테고리를 제외한 파이, 비스킷, 스낵, 닥터유 카테고리 출고량이 증가했다. 강 연구원은 “코코아, 유지류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 상승과 수출 물량 확대에 따른 해상 운임비 증가로 비용 부담이 소폭 심화했으나 원재료 통합 구매와 점진적인 가격 인상 효과 반영 등을 통해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 킨텍스, 말레이시아 페낭 컨벤션센터 10년간 운영
- 킨텍스가 최대 10년 운영권을 확보한 말레이시아 ‘페낭 워터프론트 컨벤션센터’(PWCC) 조감도 (사진=킨텍스)[이데일리 이선우 관광·MICE 전문기자] 국내 최대 규모 전시컨벤션센터 고양 ‘킨텍스’(KINTEX)가 말레이시아 페낭에 신규 개장하는 ‘페낭 워터프론트 컨벤션센터’(PWCC) 10년(기본 5년·추가 5년) 운영권을 확보했다. 지난 2018년 20년 장기 운영권을 확보해 2023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서남아 최대 규모 전시컨벤션센터 인도 ‘야쇼부미’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전시컨벤션센터 운영 계약이다.이로써 킨텍스는 주력 사업 중 하나인 마이스(MICE) 전문시설 운영 사업 포트폴리오를 국내와 서남아에 이어 동남아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전국 20여 개 전시컨벤션센터 가운데 시설 운영과 행사 개발·개최 노하우를 활용해 해외에서 센터 운영 사업을 벌이는 곳은 킨텍스가 유일하다.말레이시아 북서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말라카 해엽에 위치한 페낭은 인천 강화도(302㎢)와 비슷한 규모로 ‘동남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산업도시다. 삼성과 인텔, 에이알엠(Arm)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이어 최근 중국 전기차 회사 바이톤 등이 대규모 제조공장을 지으면서 첨단 테크놀로지 분야 글로벌 기업의 생산 거점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PWCC는 신도시 ‘더 라이트 시티’(The Light City) 콘월리스 포트(요새)와 스웨트넘 부두 크루즈 터미널 사이 200년된 창고 부지에 들어선다.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으로 다음 달 완공 후 10월 1일 공식 개장할 예정이다. 전체 5층 구조인 센터는 면적 7300㎡의 전시장과 다양한 규모의 회의실 19개를 갖춘 중형 전시컨벤션센터로 양재동 aT센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유에코)와 비슷한 규모다. 센터 1층과 2층에 300여 개 리테일 매장을 갖춘 쇼핑센터도 들어선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PWCC는 페낭에서 내외부에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춘 ‘1호’ 전시컨벤션센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페낭에서 운영 중인 5곳 컨벤션센터는 대부분 호텔에 딸린 부속시설인 데다 규모가 작아 주로 중소 규모 기업행사, 국제회의 장소로만 쓰이고 있다. 2015년 조지타운 바얀바루에 있는 실내체육관을 1만 석 규모 다목적 시설로 개조한 ‘스파이스 아레나’(Spice Arena)도 전시·박람회보다는 기업 이벤트 장소나 공연장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페낭에선 2056건의 기업회의와 학술대회, 콘퍼런스 등 컨벤션 행사가 열렸다.페낭은 PWCC가 불모지나 다름없던 전시·박람회로 마이스 시장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중장비, 로봇, 인공지능(AI) 분야 산업 박람회 개최도 확정지은 상태다. 킨텍스도 경기도와 함께 11월 의료, 뷰티 분야를 합친 ‘K브랜드 엑스포’를 열 예정으로 알려졌다. 애쉬윈 구나세케란 페낭전시컨벤션뷰로(PECB) 대표는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제조업 기반을 갖춘 지역의 산업 특성과 장점을 최대한 살려 B2B(기업 간 거래) 전문 산업 박람회 유치와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PWCC 시설운영과 행사 유치 등 센터 마케팅은 킨텍스가 현지에 설립한 ‘킨 말레이시아’(KIN Malaysia)가 맡는다. 킨 말레이시아 대표는 현재 실장급 임원이 맡고 시설운영과 운영지원, 세일즈·마케팅팀 직원 20여 명은 현지에서 채용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운영 수익은 현지 민간 개발사(IJM)와 일정 비율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으로 실적이 높을수록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다.킨텍스는 PWCC가 인도 야쇼부미와 함께 국내 마이스 업계와 중소기업의 서남아와 동남아 시장 진출을 돕는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율 킨텍스 대표는 “서남아와 동남아는 82억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넘는 25억 인구를 보유한 거대 소비시장”이라며 “센터 운영 사업의 범위를 동남아를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확대해 킨텍스의 글로벌 거점을 최대 5개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애물단지 ‘빈집’의 대변신…시세보다 저렴한 ‘이곳’은[르포]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10년 넘게 방치돼 있던 빈집이 번듯한 건물로 정비되더니 동네 분위기도 밝아졌어요.”지난 13일 만난 서울시 은평구 구산동 주민 A씨는 구산동 550번지에 지어진 임대주택을 가리키며 이같이 밝혔다. 6호선 구산역에서 도보 15분 상당을 걸어 도착한 구산동의 한 골목가에는 고택들 사이 우뚝 서 있는 신축 건물이 눈에 띄었다. 십수년 된 빈집을 정비한 이곳은 청년을 대상으로 한 임대주택으로 대학생과 사회초년생들 20여 명의 보금자리로 탈바꿈했다. 2010년 9월 당시 빈집으로 추정되는 은평구 구산동 550번지 주택(왼쪽)과 13년 후(2023년) 공공임대주택으로 완공된 모습. (사진=네이버지도 거리뷰·SH공사)은평구 구산동 550번지에 지어진 초행지붕 구산 전경. (사진=최영지 기자)포털사이트 네이버 지도뷰를 통해 살펴본 2010년 9월 해당 주택의 모습은 대문을 비롯한 주택 입구가 전부 덩굴식물로 뒤덮인 상태로 이미 집이 비어있는 상태였지만,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빈집 활용 민관결합형 자율주택정비사업’ 첫 성과물로 대변신에 성공한 셈이다. 지역 사회 내 골칫덩이였던 빈집이 청년들의 꿈을 키우는 보금자리로 새 단장한 것으로, 건물명부터 사회 초년생들의 지붕이 되겠다는 뜻을 담은 ‘초행지붕 구산’이라 지어졌다.이날 직접 찾은 초행지붕 구산은 지하 1층~지상 5층, 총 22가구 규모 다세대 주택으로 조성돼 있었다.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이 지난해 6월부터 입주를 시작해 거주 중이다. 보증금 1800만~2000만원에 월세 18만~20만원대로, 인근 시세보다 저렴해 청년들의 부담을 줄였다. 임대 기간은 최초 2년이며 재계약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전용면적 26~30㎡, 전 가구 원룸으로 구성됐는데, 내부에 들어서니 일반 원룸보다 넓은 구조로 시공돼 있었다. 스튜디오형 원룸이지만 주방과 침실, 창고 공간이 분리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에어컨과 냉장고, 책상, 수납장이 빌트인 설치돼 있었다. 2층엔 주민공동시설이 위치해 공용주방, 회의 시설을 필요할 때마다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동행한 SH공사 관계자는 “이곳에 위치했던 빈집을 매입한 2020년 당시 수도, 전기 사용이 1년 이상 없는 상태였다. 오랜 기간 빈집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준공 이후 SH공사가 지속 시설관리를 하고 있는데 층간소음이나 시설 문제가 제기된 건 아직 없어 거주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구산동 550번지 청년임대주택 내부 모습 (사진=최영지 기자)구산동 550번지 청년임대주택 내부 모습 (사진=최영지 기자)초행지붕 구산을 탄생케 한 빈집 활용 민관결합형 자율주택정비사업은 SH공사가 소유한 빈집 부지와 맞닿은 민간 부지의 소유자들이 일종의 합의체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설계·시공 등 사업시행 전반은 민간이 주도하고 준공 후에 SH공사가 민간 소유분을 약정 매입해 공공주택으로 공급하거나, 민간 사업자가 분양·임대한다. 당초 SH공사는 서울시 출자를 받아 빈집을 매입, 이를 임대주택 또는 생활 SOC(사회기반시설) 등으로 개발해왔다. 다만 부지가 제한적이라 유연한 개발이 어려워 2021년 연접 민간 부지를 함께 매입해 개발하는 형태로 방식을 전환한 셈이다.최근 우리나라 빈집 정비·관리 문제가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초행지붕 구산은 좋은 대안 중 하나로 꼽히지만, 여러 현실적 여건상 사업 확장은 쉽지 않다는 게 SH공사의 설명이다. SH공사는 2018년부터 올해 2월까지 총 415개의 빈집 부지를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정비 중이지만, 대부분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위치해 있어 개발 사업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아서다. 여기에 빈집 및 연접 부지 매입에도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예산에 한계가 명확하다고 했다.(자료=SH공사)
- 현대엔지니어링, 샤힌 프로젝트에 모듈러 기술 적용
-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울산에서 진행 중인 ‘샤힌 프로젝트 패키지-2(SHAHEEN Project Package-2)’ 현장에 최초로 PAU 모듈(Pre-Assembled Units Module)를 설치했다고 14일 밝혔다.현대엔지니어링이 샤힌 패키지-2 현장 설치를 위해 해상 이동 중인 PAU 모듈.(사진=현대엔지니어링)PAU 모듈은 철골, 기계, 배관, 전기 등이 포함된 대형 구조물로, 모듈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후 현장에서 운송해 설치한다.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시공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이번에 설치한 PAU 모듈은 길이 22.8m, 폭 16.3m, 높이 23m, 무게 327톤(t)의 대형 구조물로 총 3기가 제작됐다. 목포에서 제작 후 목포 대불항에 선적, 남해를 따라 이틀간 470㎞를 운송해 울산 현장에 설치했다.현대엔지니어링은 구매와 모듈 제작 관리, 육·해상 운송, 현장 설치까지 전 과정을 총괄해 기술력을 선보였다.샤힌 프로젝트는 발주처 에쓰-오일이 국내 석유 화학 투자 중 최대 규모인 약 9조3000억원을 투자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완공 후 연간 에틸렌 180만 t, 프로필렌 77만t 등의 기초 유분과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 88만t,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44만t의 폴리에틸렌 을 생산할 예정이다.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21년 준공한 ‘쿠웨이트 알주르 LNG 수입 터미널 프로젝트’에서도 모듈러 공법을 도입해 공사기간을 대폭 단축한 바 있다.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번 PAU 모듈의 성공적인 수행은 프로젝트 완수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당사의 플랜트 모듈화 기술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한국콜마, 글로벌 진출 확대로 역대 최대 실적 기대-하나
-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하나증권은 한국콜마(161890)에 대해 높은 기저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실적 호조세가 기대된다고 진단하고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9만 8000원을 유지했다.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14일 “한국콜마의 2025년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11% 증가한 2조 7000억원, 영업이익은 37% 증가한 2700억원(영업이익률 10%)이 전망되며,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K-뷰티의 글로벌 진출 확대와 상위 업체로의 수주 집중으로 2025년에도 호실적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올해는 북미 모멘텀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도 북미 고객사의 수주 확대에 따라 사상 최대 매출 기록 중이며, 트럼프 정부의 관세 영향으로 국내 브랜드로부터 미국에서의 생산 문의가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또한 이달 말 완공될 북미 기초 신공장은 북미에 현존하는 가장 최신 공장으로 글로벌·북미 인디 등으로의 관심 확대 기대한다”고 말했다.또 “한편 북미에서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 우려로 선제품 중심으로 사재기 상황도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이라고 덧붙였다.1분기 실적은 연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6400억원, 영업이익은 62% 증가한 525억원으로, 영업이익 기준 컨센서스(498억원)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상회의 주요인은 수출 강세에 따른 국내 법인의 가동률 상승, 수익성 개선과 HK이노엔의 ETC 호조, 컨디션 수요 회복 등”이라며 “한국 화장품의 글로벌 진출이 일본,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확장되고 있는데, 동사의 주력 고객사의 글로벌 확장이 주도되면서, 국내 법인의 효율이 특히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이어 “북미는 지난해부터 수주 강세 흐름이며, 1분기도 사상 최대 추세”라면서 “중국 또한 선수주 회복되며 해외 성과도 견조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평가했다.한국콜마의 1분기 국내·미국·중국의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은 각각 +13%·+186%·+10%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별도)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35% 증가한 2800억원, 308억원으로 예상하며, 전년 동기 높은 기저(+23%)에도 수출 주도 브랜드 및 글로벌 브랜드로의 수주 증가 더해지며 견조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선제품 또한 성수기에 진입함에 따라 물량이 점증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짚었다. 매출 확대, 믹스 개선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두 자리수 안착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또 해외 ODM은 합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 증사한 620억원, 영업이익은 62억원 증가한 7억원으로 추정했다. (제공=하나증권)
- "사법부 독립성은 민주주의 근간..정의·공정 실현이 최우선 가치"
- 우리 사회의 따뜻한 온정을 위해 공헌하고 있는 예종석 한양대학교 명예교수가 대한민국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명사들과의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그들의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을 공유함으로써 독자들에게 깊이 있는 통찰과 영감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편집자 주>[대담=예종석 명예대기자(한양대 명예교수)·정리=이지현, 이지은 기자] “삶의 모든 순간이 도전이었다. 그러나 그 도전 속에서 정의와 인권이라는 가치를 지키고자 노력했다.”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내외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1962년 고등고시 행정과(14회)에 최연소로 합격한 데 이어 이듬해 사법과(16회)에도 합격하며 주목받았다. 송 전 소장은 “국가시험을 통해 객관적 증표를 받고 싶었다”며 당시의 배경을 회고했다.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장(왼쪽)와 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가 손을 잡과 활짝 웃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젊은 시절, 공직과 법조인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했나=사시 합격 후 사법연수원 전신인 사법대학원에서 강의를 들었다. 그런데 대학 때 배웠던 것과 내용이 중복돼 수업에 빠진 채 총무처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21살 때였다. 사무관 월급 6900원과 사법연수원생 자격의 월급 3300원을 동시에 받았다. 여기에 아버지께서 “절대 남에게 신세 지지 마라”며 월급만큼 용돈도 주셨다. - 이후 공무원도 법조인도 아닌 교육자의 길 선택한 이유는.=군 영장이 나와 총무처에 휴직계를 제출하고 입대했다. 제대 후 미국에 유학차 건너갔다가 1971년 귀국했을 때 여러 선택지가 있었다. 공직자의 길 외에도 판검사도 대상이었다. 미국 월스트리트 변호사 사무실에서 실무를 쌓은 것도 내가 거의 최초였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변호사를 개업할 수도 있었다. 사실 변호사를 했다면 지금의 대형 로펌으로 발전하지 않았을까. 하루는 장인(김상협 고려대 총장, 국무총리 역임)이 교수를 권했다. 한국이 해양 국가로 주도권을 잡으려면 해상법과 보험법 및 국제거래법을 중심으로 국제적인 상사법 체계를 크게 세워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교수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가만 생각하니 변호사나 판검사는 사건이 터진 뒤 사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직업인데 개인적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후학을 양성하며 학문적 기여를 하고 싶었다. 당시 서울대 법대에 지원서를 냈지만 1분도 안 돼 거절됐다. 학장이 이미 임명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재학 중 고시에 합격하고 미국에서 최고 학위까지 성취한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어도 소용없었다. 1년을 놀다가 서울대 교수 제의를 받았고 그 이후로 35년을 지냈다.- 아시아 최초로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으로 재직했다.=1998년 7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UN 외교회의에서 ICC의 설립 근거가 된 로마규정이 채택됐다. 우리나라는 2002년 로마규정을 비준해 바로 재판관을 선발해야 했다. 외교부 주관으로 재판관을 선발하겠다고 할 때 난 교수직 은퇴 후를 준비 중이었고 지원조차도 안 했다. 아내와 함께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을 때 당시 심사위원장이 지원을 권유했다. 3번이나 거절했지만 결국 대상 명단에 올라갔고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ICC소장 선거 전 각국의 외교 공세가 쏟아졌을 텐데.=각국별로 만나며 설득하는 작업을 해야 했는데 당시 우리 정부의 지원이 많지 않아 사비로 해결해야 할 경우도 있었다. 각국에서 선출된 재판관 18명을 투표로 결정하는데 당시에 난 아프리카와 남미 국가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소장 취임 후 ICC를 들여다보니 신생 기관이라 체계가 부족했다. 그래서 재판 절차의 효율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법정을 전산화하며 인사제도 등 조직을 정비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재판관마다 연구관을 배치해 업무 효율성을 높였고 ICC 건물 설계와 완공까지도 주도했다. 틈틈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방문하며 전쟁 피해자들의 참혹한 현실을 목격하고 피해자 신탁기금을 풀어서 피해자들을 구제했으며 이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힘썼다. 귀와 코가 잘린 피해자들, 강간 피해로 고통받는 여성들 등 비극적인 현실은 내게 국제법과 인권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계기였다.- 소장직 연임에도 성공했다.=한 3년 하고 나니 힘들어서 더는 못 하겠더라. 건강도 나빠졌다. 그래서 아내와 여행 가려고 표도 다 끊어놨는데 재판관들이 한 번 더 희생하라고 반강제 하면서 연임됐다. 덕분에 여행 비행기표와 호텔 값도 다 날렸다. - 재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ICC 직원 4명이 리비아 현지에서 억류된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리비아 혁명으로 카다피 정권이 붕괴했을 때였다. ICC는 카다피 집권 시절 반대자를 대량 학살한 혐의 등으로 사이프 알 이슬람(무아마르 카다피의 아들)의 신병을 확보하고자 변호사 등 ICC 직원 4명을 파견했는데, 리비아 당국이 간첩혐의로 우리 직원들을 구금했다. 직접 현장으로 날아가 나흘 만에 직원들을 석방시켰다. 당시 민병대와의 대치 상황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꼈지만 “죽더라도 70살이 넘은 내가 목숨을 바치겠다”는 각오로 나섰다. 민병대장이 총을 들고 협박하던 순간에도 침착하게 대화를 이어갔고 결국 그들의 신뢰를 얻어냈다. 특히 그들의 의심과 적의를 풀기 위해 한국전쟁과 4·19 혁명 같은 한국의 역사적 경험을 들려주며 동질감을 강조했다. 구속된 직원들이 풀려나 공항으로 돌아오는 길, 그들의 가족들과 함께 눈물로 기쁨을 나눴다. 이 사건은 내게 국제법 협상의 기술과 인권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준 계기였다.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장(왼쪽)이 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에게 아랍의 봄 일화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독립운동가의 손자라는 수식어도 있다. 국사책에 나오는 고하 송진우 선생이 할아버지다.=이름 있는 조상을 가진다는 것은 영광이지만 정말 큰 부담이다. 자유당 시절, 정치와 일절 관계가 없는데도 아버지와 나는 늘 미행과 감시를 당했다. 그래서 학교 다닐 때 친구를 많이 못 사귀었다. 할아버지는 굉장히 포용적인 분이었다. 항상 “홍역 마마 때문에 얼굴이 얽은 여자도 잘 들여다보면 예쁜 구석이 있다”고 하시며 사람을 품었다. 본래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해방 후 박헌영의 공산당에 대항하기 위해 한국민주당이 조직되고 수석총무(현 당대표)로 추대되자 이를 수락했다. 그때 박헌영의 공산당만 아니면 된다는 기류가 형성되면서 사회주의적 생각을 가진 사람도 할아버지의 넓은 포용력 때문에 모두 한국민주당에 참여했을 정도로 다양한 사람이 모였다. - 총리직을 포함해 여러 관직 제안을 받았다. 왜 모두 거절했나.=국무총리, 장관, 수석, 대법관, 헌법재판소 재판관 자리까지 합치면 10번은 넘게 제안받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단호하게 “턱도없는 소리 하지말라”고 끊어버렸다. 아마 이런 사람은 별로 없을 거다. 왜냐하면 우리 할아버지가 한국 역사에서 정치적 암살의 최초 사례였다. 어린 나이에 피가 콸콸 흐르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 어머니가 빨래하려고 쌓아놓았던 홑이불로 피를 닦던 모습을 보며 아버지와 맹세했다. “절대로 정관계에는 들어가지 않겠다. 쳐다보지도 않겠다.” 부자간 금석맹약을 했다. 기업인 아버지도 장관직을 권유받았지만 단호히 거절했다. - 수많은 수식어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직함은.=교수라는 호칭은 제 분수에 맞고 후학을 양성하며 학문적 기여를 할 수 있었던 그 시간이 가장 소중하다. 지금도 서울대 명예교수로 남아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대표 등도 제자다. 이같이 법조인들의 정계 진출이 늘고 있다.=법률을 열심히 배웠으면 행정 사법 입법부에 가서 배운 대로 정의와 공정을 위해 일하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런데 가끔 그게 그렇게 되지가 않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 - 사법부 독립성과 관련된 최근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 사법부의 독립성을 외국인들에게 자랑스럽게 설명하곤 했다. 대통령조차 재판받고 처벌받을 수 있는 나라라는 점에서 한국 사법부는 매우 독립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그런 자랑스러운 설명을 멈췄다. 특히 돈의 액수가 거론되는 것은 물론 정치적 사건들이 사법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되는 것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사법부가 정치적 압력이나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후학들에게 항상 말한다. “법학은 단순히 지식이 아니라 정의와 공정성을 실현하는 도구”라고. 법조인들이 이 점을 잊지 않고 사회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인생에서 가장 보람 있던 일은.=결식아동 지원 사업과 백혈병 어린이를 위한 재단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권리 보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유니세프 활동 외에도 베트남 전쟁 당시 태어난 라이따이한 문제 등 다양한 국제적 봉사 활동에도 참여했다. 어린이는 나라의 미래이며 그들의 권익을 지키는 것이 곧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것이라고 믿는다.- 마지막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우리나라에는 법학과 진학을 옛날식 관존민비 사상의 탓인지 지나치게 선호하는 풍조가 있다. 부모들은 우수한 아이가 태어나면 대부분 법학과 진학을 권한다. 하지만 모두 법학과만 가면 AI(인공지능)는 누가 하고 반도체는 누가 하겠나? 다양한 분야로 골고루 퍼져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라”라고 꼭 말하고 싶다. 사회적 기대나 부모님의 바람보다는 자신의 열정과 가치를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다.■송상현 전 교수 △1941년생 △서울대 사법대학원 △서울대 법학부 교수 △美 플로리다대 플로리다대 법과대학 교수 △美하버드대 법과대학 교수 △국제형사재판소 ICC 재판관 △국제형사재판소 ICC 소장 △美 뉴욕대 법과대학 교수 △제2대 유니세프한국위원회 회장 △국가인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사법연수원 운영위원회 위원장
- 에쓰씨엔지니어링 자회사 셀론텍, 바이오콜라겐 신공장 준공 '속도'
-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에쓰씨엔지니어링 자회사 셀론텍이 중국 시장 등 해외 시장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바이오콜라겐 의료기기 신공장 준공 절차에 돌입한다고 11일 밝혔다.셀론텍 바이오콜라겐 의료기기 신공장 전경. (사진=에쓰씨엔지니어링)셀론텍은 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컨설팅 전문기업 에스피케이(SPK)와 바이오콜라겐 의료기기 신공장에 대한 개념설계(Concept Design) 및 밸리데이션(Validation, 의료기기 상업 생산 전 최종 공정 완전성을 검증하는 작업)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생산성 증대 추진에 속도를 높인다고 11일 밝혔다.경기도 남양주시 금곡일반산업단지 소재의 셀론텍 바이오콜라겐 의료기기 신공장은 연면적 1만 6670제곱미터 규모로 지난해 상반기 건축물 공사 완공 후 2026년 준공 및 본격적인 생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셀론텍은 바이오콜라겐 의료기기 신공장 준공 시 기존 대비 5배 이상 증강된 생산능력과 미국 cGMP, 유럽 EU-GMP 규격을 갖춘 바이오콜라겐 원료 및 의료기기 생산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셀론텍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원료의약품집(DMF)에 등재된 독자적인 바이오콜라겐 원료 기반의 재생치료 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관절강내주사 ‘카티졸’, 성형필러 ‘테라필’, 힘줄·인대 재건용 ‘리젠씰’등 다양한 제품을 국내외 시장에 공급 중이다.LG화학, 코오롱제약, 동국제약과 공동 마케팅 시행으로 안정적인 국내 시장 확대 기반을 다졌고, 중국 사환제약 및 저스트 메디컬 디바이스 등 다수의 파트너사와 협력을 토대로 해외 시장에서 약 1250억원 규모의 최소주문수량(MOQ)을 확보한 상태다.셀론텍은 에쓰씨엔지니어링의 자회사로 편입된 2021년 매출액 72억원에서 지난해 2배 이상 증가한 18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셀론텍 관계자는 바이오콜라겐 의료기기 신공장의 속도감 있는 준공 추진을 통해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시장 상황에 따른 현재 생산설비의 가동률 포화 상태를 선제적으로 해소할 계획”이라며 “나아가 중국 시장 내 ‘테라필’ 및 ‘카티졸’ 출시 등 기존 해외 시장 공급계약 성과에 대한 납품에 대비하고, 글로벌 재생의료 및 미용성형 시장의 다양한 공급 제안에도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시장조사기관 코그니티브마켓리서치(Cognitive Market Research)와 코히어런트마켓인사이트(Coherent Market Insight)에 따르면 글로벌 미용성형 필러 시장 규모는 2024년 135억 1420만달러(약 19조 8000억원)로 추정되며, 글로벌 관절강내주사 시장 규모는 2027년 32억 8800만달러(약 4조 8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한편 지난 1월 셀론텍의 모회사인 에쓰씨엔지니어링의 실질적인 최대주주가 이브이첨단소재로 변경되며 에쓰씨엔지니어링과 셀론텍에 대한 경영권을 확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