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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외환시장 선진화 마무리땐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기대"②
  • "내년 외환시장 선진화 마무리땐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기대"[만났습니다]②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내년 우리나라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와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됐다는 소식과 함께 한국자금중개가 미약하나마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어요.(하하)”[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우해영 한국자금중개 대표이사우해영 한국자금중개 대표는 최근 서울 중구 한국자금중개 본사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우 대표는 외환시장 선진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걸 소임으로 여긴다.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에서 정책조정국장,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 등을 역임하며 공직생활 대부분을 보낸 그에게 ‘외환시장 선진화’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우 대표는 “초임 사무관 시절 MSCI 가입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아직도 진행 중이다”며 “주식과 채권이 지수에 편입되는 데 있어서 외환시장이 장애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에 개선안을 잘 준비해서 대응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시장 선진화를 이뤄내 우리나라 증시와 채권의 국제 지수에 편입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자 목표인 셈이다. MSCI는 세계 최대 주가지수 산출 기관이다. 현재 우리나라 증시는 신흥국지수(EM)에 편입돼 있는데, 대외 신인도와 증시 규모를 고려할 때 선진국지수 편입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선 외환시장 개장 시간 연장과 외국 금융기관의 시장 참여 허용 등 외환시장 제도 개선이 필요했다. 마찬가지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관리하는 WGBI 편입도 외환시장 개방도를 높여야 한다는 조건이 따랐다.우 대표는 한국자금중개가 정책당국과 외국계 금융기관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외국계 금융기관이 우리 시장을 쓰면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것”이라며 “그 중심엔 외환중개사가 있으므로 그 역할을 열심히 하려 한다”고 강조했다.창구 역할을 위해선 내부 소통부터 챙겨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우 대표는 올 3월 부임 후 육아휴직을 한 직원 1명을 빼고 전 직원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 그는 “전사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어렵다”며 “각 부서별로 생각하는 부분을 듣고, 동아리 활동을 활성화해 부서별로도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한국자금중개에는 산책과 식사라는 동아리 1개 뿐이었지만, 우 대표 부임 후 당구, 스크린 골프 등의 동아리가 추가로 생겨났다.우 대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올해는 발달장애인 화가이자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는 정은혜 작가 초대전 후원을 시작으로 튀르키예 지진 등 재난 지원, 소외동포 지원 등 사업을 진행했다. 우 대표는 “각 부서별로 경쟁력을 갖고 유지하면서 발전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2023.11.14 I 하상렬 기자
막오른 예산전쟁…여야, 첫날부터 검찰 특활비 '격돌'
  • 막오른 예산전쟁…여야, 첫날부터 검찰 특활비 '격돌'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회가 13일 656조9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세부 심사에 착수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에서 대폭 삭감한 연구개발(R&D) 예산을 일부 보완해 증액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청년·서민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예산도 늘린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권력기관의 방만한 업무추진비와 특수활동비를 깎겠다고 맞섰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첫 예산안조정소위원회를 열고 예산안 감액 심의를 시작했다. 17일까지 감액 심사를 마치고 20~24일 증액 심사를 거쳐 오는 30일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의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국민의힘은 예산안 정밀 심사를 앞두고 이날 마련한 브리핑에서 내년도 예산안 심의 방향을 ‘국민 도약 예산’으로 정하고 △인구구조 변화 △양극화 △경기둔화 △사회불안범죄 △기후위기 등 5대 분야의 40대 사업에서 예산 증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의힘은 정부안에서 감액 편성돼 야당과 학계 등의 반발이 컸던 R&D 예산을 늘릴 방침이다. 이공계 R&D 장학금과 대학 연구기관에 신형 기자재 등 지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산학협력 예산을 강화하고 대학 연구소와 중소기업의 혁신 R&D 투자도 증액한다. 연구현장의 불안을 없앨 보완 방안도 강구한다. 윤 원내대표는 “야당과 협의해야 하고 심사 과정에서 정부 입장도 들어봐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증액 액수를 밝힐 순 없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육아휴직 급여 현실화를 비롯한 저출생 관련 지원과 의대·상급병원 내 필수 의료분야 교수 확충, 대학생 ‘1000원의 아침밥’ 지원 확대, 전세보증금반환보증료 지원 대상 저소득 전 연령으로 확대,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 지원 기간 3년으로 연장, 어르신 무릎관절수술·임플란트 지원 확대, 소상공인 전기요금 한시 감면 등 민생 관련 예산도 국민의힘이 계획하는 증액 대상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실·법무부·감사원 등 권력기관을 중심으로 증액된 업무추진비와 특활비 등을 삭감하겠다는 의지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과도하게 책정된 예비비와 불필요한 홍보성 예산을 삭감하겠다”면서도 “R&D 예산을 복원하고 ‘청년내일채움공제’ 예산을 살리고 정액제 교통패스 도입과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발행 예산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예산안 심의 방침부터 평행선을 달리는 여야는 예산안조정소위 첫날부터 연 80억원 규모의 검찰 특활비 예산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3년째 특활비가 동결됐지만 결국 총액이어서 세부항목에 상관없이 쓸 수 있어 걱정된다”며 “마약수사비가 늘면 다른 항목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강훈식 민주당 의원도 “특활비 예산결산심사권이 성역이 된다는 느낌”이라며 “특활비를 무조건 없애겠다는 것이 아니라 (예산 편성)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그 자료가 없다”고 자료 미비를 지적했다. 신자용 법무부 검찰국장은 “특활비 자체가 기밀성이 있고 수사 업무도 밀행성과 기밀성을 본질로 한다”며 “기밀성이 강한 특활비를 줄여왔고 제도도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왔다”고 맞섰다. 지난해 예산 심의에서도 쟁점으로 떠올랐던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을 두고도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인사정보관리단이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하겠다고 했지만 그렇지 못했고 대통령실 공직기관비서실·인사혁신처 예산과도 중복된다”고 꼬집은 반면,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 검증을 밀실이 아닌 정부로 이관해 꼼꼼히 검증할 수 있도록 예산을 보태주면 좋을 텐데 하던 업무 못하도록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무책임하지 않느냐”고 맞받아쳤다. 윤재옥(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홍익표(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2023.11.13 I 경계영 기자
육아휴직 급여 높이고 R&D 지원 늘리고…與 "국민도약예산 할 것"
  • 육아휴직 급여 높이고 R&D 지원 늘리고…與 "국민도약예산 할 것"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이 13일 2024년도 예산안 심사방향을 ‘국민 도약 예산’으로 정했다. 육아휴직 급여 현실화를 비롯한 육아 부담 경감과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 연장, ‘K-패스’ 교통카드 지원 대상 확대 등 민생을 위한 예산을 늘리는 동시에 쟁점으로 떠오른 연구개발(R&D)에 대해서도 이공계 장학금 지원 확대·산학협력 강화·대학연구소와 중소기업 투자 증액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내년 예산안 심사 방향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안을 토대로 △인구구조 변화 △양극화 △경기둔화 △사회불안범죄 △기후위기 등 5대 분야에서 예산 증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재옥(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4 예산안 심사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우선 저출생 현상을 해결하고자 국민의힘은 △육아휴직 급여 상한을 월 150만원에서 단계적 현실화 △시차출퇴근제 장려금 지원을 중소·중견기업 육아기 근로자까지 확대 △선택·재택·원격근무 활성화를 위한 중소·중견기업 지원금 단가 상향 등 관련 예산을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의대와 상급병원 내 필수 의료분야 교수를 확충하고 지방 중소병원과 연계진료가 가능하도록 인건비도 지원한다. 양극화 해소와 관련해 대학생을 위한 ‘1000원의 아침밥’ 지원을 확대하고 청년에게 인턴 체류지원비·구직단념청년에 ‘청년 응원 인센티브’ 등도 지급할 계획이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료를 청년뿐 아니라 저소득 전 연령으로 지원 대상을 넓히기로 했다. 어르신을 위해 국민연금 수급 연령이 63세로 상향된 데 따라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 지원 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고 △무릎관절수술 지원 대상 1000명 확대 △건강보험에서의 임플란트 지원 개수를 2개에서 4개로 확대 등이 추진된다. 장애인연금 부가급여 인상, 저소득 중증장애인의 출퇴근 교통비 지원 단가 인상 등도 추진 대상에 포함됐다. 이뿐 아니라 국민의힘은 정부안에서 감액돼 야당과 학계 반발이 커졌던 R&D 예산과 관련해서도 증액을 추진한다. 이공계 R&D 장학금 지원을 대폭 늘리고 대학 연구기관엔 신형 기자재 등을 지원한다. 산학협력 강화 예산을 반영하고 비메모리반도체 등 대학 연구소와 중소기업의 혁신적 R&D 투자도 증액한다. 연구현장 우려를 불식할 수 있도록 보완 방안도 강구한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야당과 협의해야 하고 심사 과정에서 정부 입장도 들어봐야 한다”며 “보완하겠다는 방향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증액 액수를 밝힐 순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사회불안 범죄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경찰 3000명을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로 운영 △사기와 마약, 조직폭력을 뿌리 뽑기 위한 특별수사팀 구성 △마약 관련 밀수 검사장비 확대 및 관세청 특별대책추진단 운영 등에도 예산을 늘릴 예정이다. ‘K-패스’ 교통카드 최소 지원 횟수를 월 21회에서 15회로 확대하고 전동차·버스 증차, 소상공인 대상 이자비용 감면 등도 예산 증액을 추진한다. 윤 원내대표는 야당의 예산 증액 요구에 대해 “우리나라는 올해 4인 기준 한 가구당 갚아야 할 나라빚이 9000만원에 달한다는 현실을 직시할 때 재정의 규모보다 내실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한 때”라고 역설했다. 그는 “국민의힘과 정부는 ‘약자 복지’를 최우선 정책 과제를 삼고 저소득층과 소상공인, 청년, 어르신, 장애인 등 도움이 절실한 분을 위한 지원을 대폭 확대했다”며 기초생활보장제도 생계급여액이 21만3000원 증가하는 등 사회복지 분야 예산은 전년 대비 8.7% 늘어 전체 예산 증가율 2.8%의 3배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윤 원내대표는 “국민 재도약에 발판이 되는 사업들이 적기에 집행될 수 있도록 법정기한인 12월 2일까지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2023.11.13 I 경계영 기자
해만 뜨면 눈이 '번쩍'…"우리 아이가 잠을 안 자요"
  • 해만 뜨면 눈이 '번쩍'…"우리 아이가 잠을 안 자요"[하이, 육아]
  •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육아를 시작하면 이해할 수 없는 일 투성이다. 예를 들자면, 울길래 공갈젖꼭지를 물려줬는데 얼마 안 있다 뱉어내더니 또 운다거나 하는 등의 일 말이다.(수유, 배변, 놀이 욕구 다 채워주고 난 상태다.) 또 물려주면 울음을 그치는데 기어코 얼마 안 가 뱉어내길 반복한다. 그중 제일은 졸리다고 세상이 떠나갈 듯 우는데 무슨 수를 써도 잠을 자지 않는 것이다. 찾아보니 신생아는 생후 3개월이 지나야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본격적으로 분비돼 졸릴 때 잔다고 한다. 이로 인해 이른바 ‘100일의 기적’ 전까지 엄마아빠는 아이의 수면 패턴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우리 아이는 낮에 좀처럼 잠이 들지 않는다. 지금은 안아서 재우기와 역류방지쿠션, 바운서, 공갈젖꼭지 등을 총 동원하고 있어 낮잠은 2~3회 정도 자는 편이다. (사진=송승현 기자)◇한창 커야 할 생후 한 달, 10시간 자는데…“제발 눈좀 감아주세요”결론부터 말하면 우리 아이는 밤잠 측면에서는 무난한 편에 속했다. 산후조리원에서부터 밤에 잘 잔다는 말을 들었고, 집에 와서도 저녁 시간에는 무리 없이 잠을 자곤 했다. 문제는 낮잠이다. 아침 6~7시, 늦으면 9시 되면서부터 눈을 뜨는데, 낮잠을 거의 자지 않는 편이다.신생아는 하루에 약 16~17시간을 잔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낮잠을 안 자다시피 하니 적게는 10시간, 평균 13시간가량밖에 자지 않았다. 안 그래도 작게 태어나 걱정인 마당에 잠까지 자지 않으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산후조리원에서는 모자동실 시간에 매일 자고 있어서 제발 눈 좀 떠줬으면 했는데, 이제는 제발 감아줬으면 기도하는 처지로 바뀌었다.다른 난관은 잠투정이다. 아이는 졸려서 자고 싶은데 잘 수 없을 때 울거나 떼를 쓴다. 낮잠을 안 자다시피 하니 낮 시간 내내 아이의 울음을 달래줘야 했다. 낮에 아무것도 못 하고 아이에게만 집중하는 그 시간은 사실 너무 힘이 든다. 또 너무 많이 울다 보니 목은 쉬지 않을까, 졸린데 자지 못하는 아이가 안쓰러워 마음도 아프다.이런저런 시도 끝에 역류방지쿠션에 잠시 눕혀놨는데 찡찡대다가 잠이 들었다. 검색해 보니 낮잠 꿀템으로 역류방지쿠션은 이미 유명하더라. 바운서가 애기 달래는 데 좋다는 말에 곧바로 당근마켓으로 중고 거래를 해왔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달래지는 것뿐만 아니라 공갈젖꼭지를 물리면 잠도 잤다. 5일간 고생이 끝나는 조금은 해소되는 순간이었다. 다만 역류방지쿠션이든, 바운서든 길면 1시간이라 여전히 ‘토끼잠’은 여전했지만 마른 하늘에 단비이다.애플리케이션 ‘마미톡’에 기록된 우리 아이의 주(週) 패턴의 모습. 빨간 박스가 낮잠을 자야하는 시간대인데 보면 거의 잠을 자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것도 역류방지쿠션과 바운서를 이용해 잠을 재워 그나마 잔 거다.(사진=송승현 기자)◇수면교육 잠시 내려놓으니 아이 수면질↑…낮잠, 밤잠 모두 해결낮잠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생후 1개월이 가까워지기 시작하면서부터 밤잠에도 ‘노란불’이 켜켰다. 아이의 패턴이 먹고→잔다에서 먹고→놀고→잔다로 변한 것이다. 특히 노는 시간이 1시간~1시간 30분 정도 되는데 밤잠에서도 이 패턴이 종종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맞물려 ‘등센서’가 장착되면서 아이가 품에 안겨 자다가도 침대에 눕히면 눈을 번쩍 뜨고 울기 시작했다.더 이상 아이의 수면 패턴이 망가지면 내가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그 유명한 ‘수면교육’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등센서를 제거하기 위해 잠이 들려는 기미가 보이면 무조건 침대에 눕혔다. 하지만 대실패였다. 하루는 1시간 30분이나 울면 안아서 달랬다가 다시 침대에 눕히는 걸 반복했다. 너무 운 나머지 아이의 목도 쉬었다. 수면교육을 하니 오히려 잠이 안 들어 힘듦은 더욱 가중됐다.이후에도 수면교육은 강박관념으로 자리 잡았다. 실패할 걸 뻔히 알면서도 나중을 위해라는 명목으로 무조건 침대에 눕히거나, 울도록 내버려 두는 이른바 ‘파버법’을 병행했다. 결국 아내가 수면교육은 60일 이후 또는 아이의 평균 1회 수유량이 120ml가 넘으면 하기로 했다. 이후 검색해 보니 낮과 밤이 구분되는 2개월 때부터 하는 게 좋다더라.마음을 내려놓으니 아이의 수면질이 확 개선됐다. 낮에 침대에 눕히는 대신 안아서 재우니 최소 2회 이상 4~5시간을 자기 시작했고, 수유량도 덩달아 늘었다. 물론 밤에도 5시간 이상을 자기 시작할 정도로 발전했다. 육아하며 다양한 정보와 꿀팁을 접하지만, 내게 맞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걸 또 시기가 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밤잠을 무리 없이 자는데 낮에 잠을 자지 않는 건 아주 좋은 현상이라고 한다. 아이 스스로 이미 낮과 밤을 자연스럽게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원래는 아내 요구에 따라 집 블라인드를 흰색으로 해 암막 효과가 거의 없어 불만이 많았는데, 오히려 이게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낮과 밤을 인식하게 한 것 같다는 게 우리의 추측이다. 역시 아내 말을 잘 들어야 한다.육아에 있어서 가장 힘든 건 아이를 재우는 일이다. 때로는 4시간 이상을 연이어 안 잘 때도 있고, 새벽에 깨서 우는 경우도 있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이 스트레스도 잠자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모두 녹아내린다. (사진=송승현 기자)
2023.11.11 I 송승현 기자
아내 모르게 챙겼다가 칭찬받은 '출산가방' 공개
  • 아내 모르게 챙겼다가 칭찬받은 '출산가방' 공개[하이, 육아]
  •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우리는 인생에 최선을 다해야하지만, 몇몇 시기는 고도의 집중력을 갖고 임해야 한다. 입시라든가, 프러포즈라든가, 결혼식 등 말이다. 이때 자칫 집중력을 잃어 실수라도 하면, 후폭풍이 평생을 갈 수가 있다. 출산도 마찬가지다. 인생 선배들의 말을 종합하면 출산과 육아 초기 집중력을 잃은 결과, 길게는 10년 이상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가장 좋은 건 ‘아내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다. 내가 출산가방을 아내 모르게 싼 이유다. 결론적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고, 그 목록을 공유하고자 한다.출산 후 산후조리원에서 첫 모자동실 시간을 갖고 들뜬 마음에 사진으로 기념했다. (사진=송승현 기자)◇“출산 때 잘해야 평생 평화롭다” 산모 용품추천하는 용품은 △맘스 안심팬티 2~3팩 △수유패드 △대형/중형 생리대 10매씩 △안심 깔개매트 1~2팩 △가슴 마사지팩 △수유브래지어·나시 △임부내의·팬티, 양말(발목이 돌돌 감겨 올라간 면양말) △손목보호대 일반형 2쌍 △스트로우(빨대) △비판텐 △머리끈 3~4개 △튼살 크림 △목 베개 △모유저장팩 △ 회음부 방석 △유두 보호기 등이다.출산가방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산모용품이다. 출산의 형태가 자연(유도)분만 또는 제왕절개이냐에 따라 아픈 부위도, 형태도 다르지만 산모의 고생은 두말하면 입 아프다. 특히 출산 후유증으로 오로 등 다양한 증상을 겪는데 이때 맘스 안심팬티, 안심 깔개매트 등이 도움이 된다. 다만 맘스팬티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있어 아내의 경우에는 불호였다. 그때 필요한 게 생리대이다.모유 수유와 관련해서도 수유브래지어 및 나시, 수유패드가 필요하다. 또 출산 후유증으로 발목이 시큰시큰하고 시린데 발목이 돌돌 감긴 양말이 이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의외로 꿀템은 ‘가슴마사지 팩’이다. 모유가 돌기 시작하면 이른바 ‘젖몸살’이 나는데, 얼음 찜질을 하면 통증이 완화된다. 우리가 입소한 조리원에서는 ‘얼음 팩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행히 가슴마사지 팩을 챙겨서 아내는 늘 찜질을 할 수 있었다. 아내가 가장 만족한 품목이기도 하다.회음부 방석, 유두 보호기, 모유 저장팩도 필수용품들이다. 다만 이들은 조리원에서 구비하는 경우가 많으니, 사전에 전화해서 구비 여부를 확인하고 챙기는 게 좋다.◇조리원 모자동실 시 필요한 아이 용품추천하는 용품은 △아기용 물티슈 △손수건 5~10장 △배냇저고리 1벌 △천기저귀 1개 △겉싸개 1벌 △젖병 1개 △흑백초점책 등이다.아이 용품은 조리원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인 모자동실을 위한 것들이다. 우리의 경우는 오후 6~8시까지 모자동실 시간이었다. 먼저 모자동실 가장 난감한 건 아이가 배변을 봤을 때다. 아직은 물로 씻기는 게 서툰 만큼 아기용 물티슈로 닦아낼 가능성이 많다.또 신생아는 수유를 해도 자주 역류하거나, 게워내는 경우가 많아 손수건이 생각보다 많이 필요하다. 우리 역시 손수건을 5장 정도만 챙겨갔는데, 다행히 조리원에서 손수건을 선물로 줘서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 넉넉히 10장 정도 챙겨가는 걸 추천한다. 이밖에도 흑백초점책을 가지고 가면, 아이가 노는 시간 보여줄 수 있어 도움이 된다.나머지 용품은 조리원 퇴소 시 필요한 물품들이다. 배냇저고리, 겉싸개는 집으로 갈 때 아이를 위해 필요한 용품들이다. 물론 배냇저고리와 겉싸개는 조리원에서 선물로 줄 수도 있으니, 사전에 물어보고 챙겨가는 게 좋다. 아울러 조리원에서 집에 갈 때까지 수유텀이 맞지 않으면 자동차에서 수유해야할 수도 있으니 젖병을 챙겨가 퇴소 전 채워달라고 하면 된다.◇챙기면 유용할 용품추천하는 용품은 △휴대용 가습기 △휴대용 미니 선풍기 △KF마스크 △개인 세면도구 △휴지 △수건 2~3장 △손톱깎이 세트 △휴대폰 충전기 등이다.먼저 조리원에서 약 2주간 생활하다 보면 필수는 아니지만, 있으면 유용한 용품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휴대용 가습기다. 조리원은 신생아에게 쾌적한 환경을 맞추기 위해 24시간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다. 신생아에게 적당한 온도는 22~24℃, 습도는 50~60%로 각각 알려져 있다.물론 방마다 에어컨 전원을 조절할 순 있지만, 조리원 후반부가 되면 모자동실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엄마아빠 입장에서도 에어컨을 끄기가 쉽지 않다. 문제는 조리원 대부분이 가습기를 구비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가 입소한 조리원에서는 위생 문제로 방마다 가습기를 두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방이 건조한 편으로, 휴대용 가습기를 켜고 있으면 건조한 게 조금 해소된다. 이는 출산 후 입원실에서도 마찬가지다.휴대용 선풍기도 추천하는 품목이다. 출산 후 산모는 상처 회복을 위해 하루에 3~5번은 좌욕을 한다. 좌욕기에도 건조기능이 있지만, 완벽한 건조는 어렵다. 모델에 따라서 건조 기능만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때 휴대용 선풍기를 가져가면 건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내가 가장 만족한 품목 중 하나가 휴대용 선풍기였다.이밖에도 조리원은 여전히 코로나19 위험으로 인해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니 KF마스크를 여유롭게 챙겨가는 것도 좋다. 보통 조리원은 공동으로 세탁기와 건조기를 쓰다 보니 수건도 여분으로 챙겨가면 도움이 된다. 모자동실 시간, 아이에게 혹시 모를 상처를 내지 않기 위해서라도 손톱깎이를 가지고 가는 것도 추천한다.
2023.11.04 I 송승현 기자
롯데 그룹, 임직원 1300명 초청 러브 패밀리 동행 콘서트 개최
  • 롯데 그룹, 임직원 1300명 초청 러브 패밀리 동행 콘서트 개최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롯데그룹은 전날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임직원 초청 공연 롯데 ‘러브패밀리 동행콘서트’를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롯데가 지난 2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진행한 러브패밀리 동행콘서트에서 임직원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롯데지주)롯데 러브패밀리 동행콘서트는 임직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소통을 통해 롯데 노사가 서로 응원할 수 있도록 화합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됐다.‘다양성의 힘’을 주제로 기획된 롯데 러브패밀리 동행콘서트는 ‘다(多)양할수록, 다(多)복할수록 커지는 롯데의 힘’이라는 슬로건 아래 조직 내 다양성 존중의 의미를 담아 관련 임직원들을 초청했다. 다양성 헌장 제정 10주년을 기념해 롯데 외국인 임직원 및 장애 임직원 가족 130여 명과 다자녀를 둔 임직원 가족 600여 명 등 1300명을 초청했다. 자리에는 이동우 롯데지주(004990) 대표이사, 김교현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류경오 롯데노동조합협의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과 노조 대표도 함께 자리했다. 이번 콘서트는 참석자들의 성별과 연령의 다양성을 고려해 전 세대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기획했다. 1부 ‘가을, 사랑에 물들다’, 2부 ‘새로운 세계로 향하다’라는 주제의 공연은 모두 대중음악이 접목된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의 클래식 연주와 뮤지컬 가수 정선아, 댄서 립제이 등의 출연이 어우러져 다채롭게 구성됐다. 1부와 2부 공연 사이에는 소통전문가 김창옥 강사의 소통과 공감을 주제로 한 강연도 진행됐다. 롯데는 노사 화합 차원에서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롯데 가족 한마음 대회’, ‘롯데 패밀리 스카이런’ 등 여러 행사도 운영하고 있다. 롯데는 소통과 화합 관련 주제를 선정하고 임직원을 위한 문화공연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는 2013년 다양성 헌장 제정 후 구성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차별 없이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왔다. 2012년 대기업 최초로 ‘여성 자동 육아 휴직 제도’를 도입하고, 2017년부터 ‘남성 육아 휴직 제도’를 의무화하는 등 가족 친화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
2023.11.03 I 백주아 기자
'슈링코노믹스' 대응한다…연내 저출산 추가대책 발표
  • '슈링코노믹스' 대응한다…연내 저출산 추가대책 발표
  •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저출생·고령화가 심화하며 축소경제(슈링코노믹스)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와 범부처 인구정책기획단이 인구변화와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저고위는 연내 저출산 대응 관련 추가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운영위원회 겸 인구정책기획단 전체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앉아 있다.(사진=기획재정부)저고위는 김영미 부위원장 주재로 1일 운영위원회 겸 인구정책기획단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인구변화 대응 정책 방향’과 ‘초고령사회 대응 방향’이 주 안건으로 논의됐다.앞서 저고위는 지난 3월 ‘저출산 정책 5대 핵심분야’와 ‘고령사회 추진 방향’을 발표하며 하반기에 고령사회 대응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발족한 인구정책기획단에서 관련 논의를 지속해 왔다.이날 회의에서는 아이를 키우는 즐거움이 확산할 수 있도록 가족의 가치 확산 방안 등도 논의했다. 저출산 대응 정책 홍보 일원화를 위해 ‘국장급 홍보협의체’를 구성하고, 저출산·고령화 대응 정책 공동발표 및 부처 보유 미디어 활용 방안 등을 논의해 추진할 계획이다.또 통계청에서 준비한 ‘저출산 통계지표 체계 추진계획’을 통해 저출산에 따른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변화 원인과 현상, 정책성과 등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저고위는 연내에 위원회를 개최해 저출산 대응 추가대책 발표와 6개 경제단체와 함께하는 ‘가족 친화 기업문화 실천 선언 대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이날 인구정책기획단을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주관하는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도 회의에 참석해 안건을 점검했다. 김 차관은 “결혼을 미루고 있는 미혼 청년, 아이 갖기를 주저하는 신혼부부, 육아휴직을 고민 중인 근로자 부모 등 정책 수요자들의 목소리를 청취해 국민들이 결혼, 출산, 양육 등 삶의 현장에서 실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2023.11.01 I 공지유 기자
이정식 고용장관 “직장 내 괴롭힘 판단기준 명확히할 것”
  • 이정식 고용장관 “직장 내 괴롭힘 판단기준 명확히할 것”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장 내 괴롭힘의 판단기준을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일 서울 마포구 채그로스페이스에서 청년 근로자, 지방관서 근로감독관, 전문가 등 20여 명과 간담회를 개최,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사진=고용노동부 제공)이 장관은 1일 오전 서울의 한 북카페에서 청년 근로자, 근로감독관, 전문가 등과 ‘공정일터를 위한 청년간담회’를 열고 “공정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노동개혁의 기본이자 출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이 장관은 “직장에서의 기초질서를 바로잡고 일터에서의 법치를 확립하겠다”며 “직장 내 괴롭힘 판단기준 명확화나 노동위원회를 통한 조정·중재 도입 등 그간 제기돼온 의견들을 토대로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직장 내 괴롭힘 판단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근로기준법은 ‘직장 내 괴롭힘’을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관계 등의 우위’나 ‘업무상 적정범위’ 등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가 2019년 2000여 건에서 지난해 약 9000건으로 빠르게 늘었지만, 실제 기소나 처벌로 이어진 사례는 극히 적었다. 이에 일부에서는 지방노동관서의 근로감독관이 직장 내 괴롭힘을 판단하지 않고, 노동부 소속 준사법기관인 노동위원회에서 다뤄야 한다는 의견도 지적도 있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장관은 청년들이 직장에서 겪은 임금체불, 직장 내 괴롭힘, 출산휴가·육아휴직 거부 등 부당한 경험을 청취하면서 현장 근로감독관, 전문가들과 함께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장관은 “사업장에서 부당한 일을 겪은 청년들이 익명으로 제보할 수 있도록 익명제보 접수기간을 운영하고, 청년 등 취약계층에 대한 근로감독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2023.11.01 I 최정훈 기자
  • [사설]육아 대신 일 택한 30대 여성...일ㆍ가정 양립 사회가 답이다
  • 일을 위해 아이를 포기하는 젊은 여성들이 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그제 내놓은 ‘3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의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30대 초반(30~34세)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이 2017년 66.2%에서 지난해 75%로 8.8%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이들의 유자녀 비율은 같은 기간에 46.9%에서 32.3%로 14.6%포인트 낮아졌다. 경제활동참가율 급증과 유자녀 비율 급락은 가임 적령기인 30대 초반 여성들이 출산을 포기하거나 시기를 늦추고 일을 선택한 결과로 분석된다. 젊은 여성들이 일을 위해 아이를 포기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아이를 가지면 일을 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통계에도 잘 나타나 있다. 지난해 자녀가 있는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4.5%로 자녀가 없는 경우(78.7%)보다 무려 24.2%포인트나 낮았다. 자녀의 유무에 따라 경제활동참가율이 이처럼 큰 격차를 보이는 것은 여성이 아이를 가지면 더 이상 일하기 어려운 한국적 현실을 보여준다. 남녀가 평등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남성은 일, 여성은 가정’을 돌봐야 한다는 전통적, 유교적 가치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당 기대되는 출생아 수)이 0.78명까지 떨어졌다. 2020년부터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시작됐으며 2040년에는 전체 생산가능인구의 4분의 1이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이대로 가면 노동력 고갈로 경제 성장은 물론이고 사회의 존속마저 위태롭게 된다. 젊은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는 단기적으로 노동력의 공백을 메워 준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도 그럴지는 의문이다. 출산율을 떨어트려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상승과 출산율 하락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 그러자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눈치가 보여 법에 보장된 육아휴직도 제대로 못 쓰는 경우가 다반사다. 남성의 육아 및 가사 분담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탄력적 근로시간제 등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실효성을 높이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2023.11.01 I 양승득 기자
눈치 보기 육아휴직 사라질까…저고위 의무화 검토
  • 눈치 보기 육아휴직 사라질까…저고위 의무화 검토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아이를 낳으면 누구나 회사 눈치를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의무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31일 “출산휴가가 끝나면 별도의 신청 없이 곧바로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자동 육아휴직제’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내년부터 육아휴직을 1년에서 1년 6개월로 늘리고, 영아기 때 육아휴직을 활용하면 급여 수준을 높이는 등 정부가 맞벌이 부부를 위한 육아 지원 제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인구정책 컨트롤타워인 저고위는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게 함으로써 아이를 낳고 기르기 좋은 사회문화를 만들어가는데 박차를 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베페 베이비페어‘를 찾은 관람객들이 육아·출산 용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현재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가 양육을 위해 육아휴직을 신청하면 최대 1년간 휴직을 부여해야 한다. 휴직기간 육아휴직급여를 통상임금의 80%를 받을 수 있다. 상한액은 150만원이고 하한액은 70만원이다. 사업주는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신청하면 이를 의무적으로 승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처벌 사례가 적다. 이에 현장에서는 불이익을 우려해 제도 활용을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렇다 보니 육아휴직제도 활용률은 지난해 기준 여성 71.1%, 남성 28.9%에 그치고 있다. 그렇다고 육아휴직을 강제하면 활용률이 올라갈까? 현장에선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기업마다 상황이 다른데다 개개인의 사정도 달라 육아휴직을 불가피하게 활용하지 못한 이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기업들이 페널티를 우려해 가임기 여성이나 남성의 채용을 기피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선애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육아휴직 제도가 활성화 안 된 이유가 자동으로 휴직이 안 되어서가 아니라, 백업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나 중소기업의 경우 관련 지원방안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라며 “보여주기 식으로 육아휴직을 의무화하는 건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개별 기업이나 개별 근로자 여건에 따라 자유롭게 활성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지적했다.노동계는 제도 취지는 환영하지만, 육아휴직 급여에 대한 제도 재설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봤다. 이지현 한국노총 미디어홍보본부장은 “정부의 일반회계 투입 없이 정부 일반회계 노사가 조성한 고용보험기금으로 육아휴직급여를 주다간 재정이 바닥을 드러내고 말 것”이라며 “정부차원의 기금 분담 등 보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10.31 I 이지현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尹 "현장절규에 신속 응답할 것"
  •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다음은 31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尹 “현장절규에 신속 응답할 것”-사법 리스크‘ 커진 카카오, 준법감시기구 만든다-학원에 킬러문항 판 교사, 슈퍼카 경비처리한 강사-2032년 달 착륙선 보낸다-예산전쟁 으름장 놓은 민주, 그래도 퍼주기는 안 된다-엑스포 개최지 D-28, 마지막까지 최선 다하길△종합-출산 말고 출세’ 외친 30대女의 딜레마-코로나 ‘집콕’에 저질체력 급증 초1·2 체육시간 두 배로 늘린다△민생과제 신속 해결 지시한 尹-“소상공인 이자·인건비 부담 과중”…은행 횡재세·외국인 임금차등 힘 받나-수능출제 현직교사, 학원과 ‘짬짜미’ 문제 판 돈 차명계좌 통해 받아 탈세△종합-與 ‘김포 서울시 편입’ 당론 추진…총선 겨냥, 수도권 표심 잡기 나서-이란 원유통로 봉쇄 땐…오일쇼크 넘어 ‘스태그플레이션’ 비상-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시동 ‘아시아 실리콘밸리’로 재탄생-최대 300만원‘ 국민취업제도, 37세까지 혜택 넓힌다△특별인터뷰-이스라엘 목표는 하마스의 괴멸뿐…석달 내 전쟁 끝날 것-“인질 표현 빠진 유엔 휴전안엔 동의할 수 없어”△정치-혁신위發 ’영남 중진들 수도권 출마론‘에…與 뒤숭숭-尹대통령, 오늘 국회서 이재명 대표 만난다-해참총장에 잠수함 장교 출신…핵잠 도입 논의 본격화 관측△경제-럼피스킨병 백신 접종 속도…“자가 접종은 불안”-재정집행 매주 점검…공공기관 지출도 관리-한국 1인당 국민소득, G7과 격차 커졌다-육아휴직 썼다고 퇴사 압박…출산방해 기업 ’여전‘△금융-연체채권 민간 매각 열렸는데…연체율 키우는 저축銀-삼성카드 카드론 사실상 ’우대금리 제로‘-상생금융’ 은행들, 작년 사회공헌에 1.2조원 썼다△글로벌-민간희생 최소화‘ 국제사회 압박에…이, 대규모 지상전 대신 ’땅굴 전투‘-美 하원의장 “이번주 이스라엘 지원 우선 처리”…우크라 ’뒷전‘-“연준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5%가 정상금리 될 것”-中 헝다, 청산 심리 한달 연기 “이번이 마지막…해법 내놔야”△산업-정제마진 으랏차차…에쓰오일, 깜짝 영업이익-LNG선으로 가득 찬 도크…여의도 1.6배 면적이 좁았다-발빠른 ’체질 개선‘ 통했다…LG화학, 석유화학부문 적자 탈출-현대차, 새 경주용 아반떼 떴다-혼다 CEO “전기차 전환 위해 韓 배터리 기업과 협력 확대”-HD현대일렉트릭, 진도 해상풍력단지 공동개발-불량률 0.0125%...’자동화 기술‘로 품질·생산성 높였다-위기의 카카오…김범수, 신뢰회복 위한 승부수-게임성’ 넥슨 vs ‘상징성’ 네오위즈 vs ‘흥행성’ 위메이드-한솔3세 조성민 상무 지주사 부사장 승진△퓨처테크-플라스틱이 썩어야 지구가 산다 비료로 ‘인생 2막’ 꿈꾼다-폐기물처리 시스템 전면 대전환 결실 전 사회적 고민 필요-한국은 이제 걸음마…미국처럼 수거·퇴비화 인프라 구축해야△제약·바이오-유증에도 주가↑..보로노이·루닛 이유 있는 질주-美 폰탄환자 1만명 등록 추진 메지온 ‘유데나필’ 수혜 기대-100년간 당뇨 한우물…위고비·오젬픽 ‘결실’-“HLB 항암제, 중증 간암환자에 효능”…글로벌 학술지에 게재△증권-실적이 약이네…게임·바이오 모처럼 빛났다-주식처럼 부동산 토큰 거래…개미·기관에 새 투자 기회-순매수 톱5 평균 -18%...개미, 배터리 짝사랑 언제까지-코스콤, 외국계 증권사 지원서비스 고도화-한국거래소, 오늘부터 글로벌 IR 콘퍼런스△부동산-강남만 예외…‘악성 미분양’ 지역별 격차 심화-서울 소규모 재건축·재개발 속도 낸다-서울숲·한강 품은 성수동 정비사업 급물살-강남3구 새 아파트 선점하라…송파구 11월 분양 시작△문화-왼손이 그린 그림, 오른손이 알아버렸다-화려하거나, 순하거나…모습은 달라도 가면 뒤 모습은 같네△스포츠-우승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선수들이다-육아 휴직 박인비 “딸 낳고…상상도 못한 삶 살고 있다”-고경민 “쇼트게임 잘하고 싶다면 손목·스탠스·하체 세 가지 기억해요”-PGA, 아시안투어 혜택 축소·삭제△피플-집요함으로 마약수사…‘카지노’ 실존 모델 잡았죠-장한 고대언론인상‘에 박은주·신용호·이진우·조현정-LG전자 ’장애청소년IT챌린지‘ 결선 개최-학교 100여곳에 도색봉사’ 김재식씨, KT 희망나눔인상 수상△오피니언-中 자원 무기화에 대처하는 자세-디지털로 꽃피는 제2중동붐-EU식 사전규제, 누구를 위한 온플법인가△전국-“산불 최후방어선 ‘임도’ 덕분에…500년 금강손 군락지 지켰죠”-금리 올라…인천 검암역 환승센터 개발 제동-“시민 원하는 시청 이전에 정치 입김”…고양시민 뿔났다△사회-‘가석방 없는 무기형’ 도입 속도…흉악범, 사회와 영구격리-MZ세대 중심 ’올바른노조‘ 서울교통공사 이사회 진입-전청조, 우리 옆에도 있다 매년 수십억원대 피해-가짜 임신테스트기로 거짓말 금풍 요구하면 ’사기죄‘로 처벌-이장·통장 기본수당 30만→40만원
2023.10.30 I 박종화 기자
육아휴직 썼다고 퇴사하라네요…출산 방해하는 기업들 ‘여전’
  • 육아휴직 썼다고 퇴사하라네요…출산 방해하는 기업들 ‘여전’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육아휴직을 썼다고 퇴사를 종용하거나, 배우자 출산휴가를 3일만 쓰게 하는 등 모성보호제도 위반 사업장이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서울 강남구 세텍(SETEC)에서 열린 2023 코베 베이비페어&유아교육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다양한 육아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19일부터 10월20일까지 6개월간 ‘온라인 모성보호 익명 신고센터’를 통해 총 220건의 모성보호 위반 신고가 접수됐다고 30일 밝혔다. 저출산 대책 후속 조치로 마련된 모성보호 신고센터는 지난 4월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설치된 모성보호제도 위반 신고 창구다. 익명을 통해 신고 부담을 낮추고, 법 위반 의심 사례가 접수되면 근로감독관이 시정지시 등 해결하는 식이다.신고센터에 접수된 220건의 유형을 보면 가장 많이 신고된 내용은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불리한 처우(47건)였다. 육아휴직 사용 방해나 승인 거부(36건)도 뒤를 이었다. 구체적으로 한 사업장의 경우 육아휴직 후 퇴사를 종용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고용부는 즉시 해당 사업장에 대한 행정지도에 나섰다.사업장 이름을 밝히지 않은 비슷한 익명의 문의에 대해서는 사직 권고를 받아들이면 ‘합의에 의한 퇴사’가 돼 구제가 어려울 수도 있음을 설명하는 등 신고인에게 법적 구제 절차를 안내했다. 사업주가 육아휴직 사용을 거부하거나 육아휴직을 연장할 경우 퇴사 후 재입사할 것을 권유했다는 등의 부당한 사례도 많았다.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의 사용을 방해하거나 승인을 거부(27건)한다는 신고도 있었다. 육아휴직 1년 후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주 15시간을 신청하자 멀리 전보를 보내려 하거나 차라리 육아휴직을 쓰라고 하는 경우 등이다. 이 밖에 출산휴가를 아예 부여하지 않거나 배우자 출산휴가를 10일이 아닌 3일만 쓰게 한 사례, 부모님의 병원 진료를 위해 신청한 가족돌봄휴가 사용을 거부한 사례 등도 있었다.고용부는 모성보호 신고센터에 신고된 220건 중 203건은 조치 완료하고 나머지 17건은 사실관계 조사 등을 진행 중이다.임영미 고용부 통합고용정책국장은 “여전히 모성보호제도 사용이 어렵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많다”며 “11~12월을 ‘모성보호 신고센터 집중신고기간’으로 정하고, 위법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2023.10.30 I 최정훈 기자
"이대로가면 2040년대 0%대 성장…R&D 예산 복원해야"
  • "이대로가면 2040년대 0%대 성장…R&D 예산 복원해야"
  • [이데일리 최정희 이지은 기자] 인구 감소로 2040년대 이후부턴 연 평균 경제성장률이 0%대에 머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제기됐다. 구조적 저성장에도 정부가 재정건전성 지표에만 매몰돼 오히려 재정건전성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래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R&D) 예산 확대 등 내년 예산안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 연구·개발(R&D) 제도 혁신방안과 ‘2024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4년도 예산안 총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이후 합계출산율이 0.7명으로 유지된다면 2040년 총인구는 4916만명으로 2020년(5184만명) 정점 대비 268만명(5.17%)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통계청이 2021년 전망한 2040년 총인구 수 5019만명보다 더 빠르게 인구가 줄어든다고 가정한 것이다. 2070년 총 인구수는 1418명(27.4%) 감소한 3766만명으로 전망된다. 이를 토대로 경제성장률을 추정한 결과 2040년대는 연평균 0.9%의 성장률이 전망되고 2060년대는 0.7%가 예상된다. 인구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진다면 2040년대에는 0.7%, 2060년대에는 0.1%까지 성장률이 급락한다. 예정처는 2070년이 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이 192.6%로 작년(49.2%)의 네 배 가량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육아휴직·초등돌봄 확대·사교육비 부담 축소 등 저출산 대응책과 이민책을 적극 수립하고 노동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우주개발 등 첨단 기술 육성책에 공을 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국가채무 등 재정건전성 지표에만 매몰돼 경기침체를 장기화하고 이에 따른 세수 감소로 오히려 재정건전성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각각 1.1%, 2.0%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올해 세수가 60조원 가량 부족해 예정됐던 재정지출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예정처는 “경기회복을 위한 재정의 마중물 역할을 과도하게 축소해 중·장기적으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재정수입 부진도 장기화해 결과적으로 재정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예산안에 대해서도 총지출 증가율이 2.8%로 역대 최저 수준인데도 국세수입 감소로 인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 수지 적자는 마이너스(-) 3.9%로 예측됐다. -3% 이내로 관리한다는 재정준칙에도 벗어나 있다고 비판했다. 예정처는 내년 유사·중복 예산 사업이 26개, 1637억원에 달하는 등 불요불급한 예산이 상당해 이를 축소하고 R&D 분야 등 미래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 3월까지만 해도 ‘2023~2027년’ R&D 예산은 총 170조원이었으나 명확한 근거나 전략 없이 145조7000억원으로 삭감됐다. 예정처는 “일괄 감액된 R&D 예산을 정상화하고 외국인 투자 유치, 국방첨단전략기술개발 등에 재원 배분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10.30 I 최정희 기자
"밥 먹이는 게 힘들 줄은"…수유 트라우마 극복기
  • "밥 먹이는 게 힘들 줄은"…수유 트라우마 극복기[하이, 육아]
  • 2023년 9월 20일 오후 2시 작고 소중한 아이 ‘하이’가 태어났습니다. 출산 직후 휴직을 쓰면서 전업 육아를 하게 됐습니다. 설레면서도 두렵고, 잘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수많은 전문가의 글, 유튜브 동영상, 맘카페 등에서 정보가 매일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막상 현실에 부닥치니 당황하기 일쑤입니다. 우리 아이만 이러는 것은 아닐까 싶은 순간도 많았습니다. 예비 엄마아빠들, 신생아를 키우고 있는 분들과 함께 소통하기 위해 육아기를 씁니다.[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출산을 두 달여 앞두고서부터 줄곧 마음 아픈 단어가 있었다. 바로 ‘저체중’이다. 마른 아빠와 키가 작은 엄마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작을 수밖에 없다는 건 머리로 이해해도, 초음파 검사 때마다 ‘100명 중 뒤에서 10등’이라는 말을 들으면 걱정되는 건 어쩔 도리가 없다. 다행히 우리 아이는 39주 4일에 2.7kg으로 정상 범주로 태어났다. 우리 부부가 생각한 마지노선을 겨우 턱걸이로 맞춰준 아이에게 고맙다. 비교적 작게 태어난 만큼 ‘수유’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아이를 키우고 있다.수유할 때 가장 힘든 건 손목과 어깨다. 3kg에 불과하지만, 20~40분 수유하면 점점 힘에 부친다. 수유 피로를 막기 위해 지금은 쿠션을 사용해 수유를 하고 있다. (사진=송승현 기자)◇분유가 코와 입에서 미사일처럼 뿜어져 나오다산후조리원에서의 경험은 초보 엄마아빠에게는 기준과도 같다. 수유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아이는 조리원에서 수유 당 분유 60ml를 먹었다. 이는 조리원 퇴소 후에도 수유텀마다 먹여야 하는 일종의 임무가 됐다. 다행히 아이는 수유텀마다 50~60ml를 먹어줬다.순조롭던 수유는 4주차 때 사달이 났다. 아이가 점점 정해진 수유량을 채우지 못하고 잠들거나, 먹는 도중 용을 쓰며 수유를 거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젖병 뒷부분을 손가락으로 톡톡치면, 아이가 젖병을 빠는데 수유 중 잠이 들면 60ml를 채울 때까지 이를 계속 반복했다. 또 용을 써서 젖병을 거부하면, 잠시 기다렸다가 다시 입에 물리는 방법을 썼다. 처음에는 거부해도 입에 밀어 넣은 뒤 젖병 뒷부분을 톡톡치면 결국 빨기 시작한다.해결책을 찾았다고 안심했던 것도 잠시, 아내가 출근해 오후 시간대 홀로 육아를 하던 날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아이가 수유 중 용을 쓰며 빨기를 멈추더니 젖병을 밀어낸 것이다. 잠시 기다렸다가 젖병을 입에 물리는 순간 아이의 코와 입에서 분유가 미사일처럼 뿜어져 나왔다. 찰나의 순간을 눈으로 목격한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고, 아이 역시 약 3초간 울지도 않고 허공을 응시했다. 그 후 세상이 떠나갈 듯한 울음을 터뜨렸고, 나는 허둥지둥 아이를 어깨에 매고 등을 연신 두드렸다.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다행히 수유 중 토하는 건 큰 일이 아닌 비교적 흔한 일이라고 한다. 그날 반나절은 도저히 수유할 자신이 없어 아내가 대신해줬다. 본인 스스로도 놀란 나머지 사정없이 흔들리던 아이 눈동자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수유한 뒤 트림을 시키고 있다. 아이가 잘 때 용쓰기를 자주해 배앓이 방지 차원에서 10~15분을 기본으로 해주고 있다. (사진=송승현 기자)◇수유량 고집 엄마아빠, 아이는 ‘마음의 상처’…젖병 거부 조짐 보이다‘저체중’의 꼬리표는 생후 1개월이 다 되어가고 있지만, 떠나가질 않았다. 1차 영유아 검진에서 우리 아이의 몸무게는 3.5kg, 생후보다 700g 는 것으로 나왔다. 우리 부부는 매일 아이의 체중을 재고 있었고, 잘 크고 있다 생각했는데 뒤에서 14등 정도라는 말을 또다시 들었다. 그러면서도 원래 작게 태어난 아이인 걸 감안하면, 수유만 무게 대비 적정량이(몸무게X150ml)면 문제없다고 위로해 주셨다. 우리 아이의 일평균 수유량은 500~600ml이기에 문제가 없단 얘기다. 다만 수유량을 늘릴 수 있으면 늘려보라고 덧붙여주셨다.조바심이 났다. 최근 부쩍 수유량이 늘어 90ml까지 먹는 걸 보고 점차 늘려가기로 했다. 하지만 그날 밤부터 아이가 젖병을 물더니 헛구역질하고, 혀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라 울기까지 했다. 수유 중 우는 건 보기 드문 일이다. 아이가 아직 배가 덜 차서 그런가 하고, 젖병을 다시 물리고 바닥을 손가락으로 툭툭 쳤다. 아이는 이내 빨더니 다시 젖병을 밀어내고, 울었다. 수유량이 늘긴커녕 30~60ml로 확 줄었다. 결국 이날 9회 수유 중 5번을 40ml만 먹었다.유튜브를 찾아보니 ‘젖병 거부’ 현상으로 짐작됐다. 젖병 거부의 원인으로 △먹이기 전 젖병을 거꾸로 세워 공기를 빼지 않은 것 △과식 △헛구역질하거나, 젖병을 밀어내도 부모가 수유를 강요한 것 등이었다. 하나하나 다 우리가 했던 행동들이다. 신생아 때는 이런 행위를 해도 받아들이지만, 생후 1개월이 되어가면 불편감을 느끼고 이를 표현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부모의 감정을 아이가 느낄 수 있다고도 한다.이 일 이후 아이에게 수유할 때 아이에게 ‘오늘은 잘해보자, 힘들면 알려줘’라고 말한다. 나에게 스스로 조바심을 갖지 말고, 아이의 패턴에 따라가자는 일종의 최면이다. 다행히 생후 6주차인 지금 헛구역질과 밀어내는 행위는 줄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수유할 때는 이번에도 조금 먹으면 어쩌지, 이번엔 젖병을 거부할까하며 초조해한다. 설마 밥 먹이는 걸로 고생할 줄은 몰랐다. 육아, 참 쉽지 않다.
2023.10.28 I 송승현 기자
“‘30분이 너를 살게 할 거야’…포용하는 리더, 문화를 결정”…화제의 ‘말말말’
  • “‘30분이 너를 살게 할 거야’…포용하는 리더, 문화를 결정”…화제의 ‘말말말’[2023 W페스타]
  • [이데일리 황병서 박미경 기자] “사회적 약자를 생각해 보게 된 시간이었다.”, “분열된 사회 속에서 다양성을 논하는 자리가 인상 깊었다.”26일 서울 강남구의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2회 이데일리 W페스타’는 ‘다양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주제 강연과 체험 부스가 함께 마련된 이번 행사에서는 시작 전부터 부스를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행사장을 찾은 고등학생인 이모(18)양은 “이지선 교수의 강연을 듣고 싶어 왔다”면서 “강연뿐 아니라 구경할 부스도 많아서 흥미롭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방문객들의 관심이 높았던 이지선 교수의 강연을 들은 20대 후반 직장인인 이모씨는 “이지선 교수가 일반인들에게 본인의 일화를 설명하며 장애인의 시선을 이해시켜주려 했던 점이 좋았다”며 “사회적 약자나 다양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40대 여성 직장인인 정모씨는 “‘유퀴즈’라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이지선 교수 책을 직접 읽어봤다”면서 “분열된 사회 속에서 다양성에 대해 논의하는 대담 세션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김현정 CBS PD와 이지선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2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강연에 나선 연사들의 수려한 입담은 청중들의 호응과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이날 행사에서 화제를 모았던 ‘말말말’을 모아봤다. ▶“한자로 ‘인간’은 사람 인자와 사이 간자를 쓴다. 우리는 사이에 있는 존재다. 우리의 사이에 ‘다름’이 존재하고, 누구나 ‘다름’의 대상이 된다. 우리가 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하다.”(이지선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남성은 영어로 ‘Male’이고 여성은 ‘Female’이다. 여성은 철(Fe)이 있다. 여성은 그냥 철 들어 있다. 아무리 훌륭한 분들도 모태에서 나왔다. 여성에게 잘해야 한다.”(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자녀들은 엄마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며 ‘엄마가 일하는 것은 무엇일까’,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생각하며 자라게 된다.”(윤여순 전 LG아트센터 대표)▶“회사가 미팅 일정을 변경했을 때 큰 어려움을 겪었다. 너무 서러워서 이 부분을 페이스북에 썼다. CEO가 댓글을 달며 미안해했다. 육아휴직을 끝내고 돌아왔을 때 리더가 30분 늦게 출근하라고 했다. ‘30분이 너를 살게 할 거야’란 말이 기억에 남는다. 제도만 있어도 그것을 문화로 만드는 포용은 리더가 결정한다.”(전양숙 유한킴벌리 CIDO)▶“탄자니아 쪽에 있는 부족이 쓰던 ‘우분투’란 말을 좋아한다. 이 말은 세상에 내가 존재하는 이유가 나 이외에 서로 다른 모두가 있기에 존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나라는 존재가 특별할 수 있고 여기에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서로 다양한 그리고 수많은 사람이 세상에 있기 때문이다.”(장동선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전임교수)▶“선진국들은 (게이나 레즈비언 등의) 다양한 형태의 가족과 관련한 제도가 잘 돼 있거든요. 우리나라가 이러한 제도 없이 G7, G10 대열에 들어간다며 내세우는 것이 부끄럽다. 이런 부분들이 정비돼야 한다고 봅니다.”(홍석천 방송인)▶“대부분의 가족이 태어날 때부터 출산에 의해 만들어진다. 가족의 형태를 조금만 비틀어도 이질적으로 느낀다. 저희가 가족이 되는 데는 특별한 자격이 필요한 게 아니다.”(은서란 작가)▶“저도 영화를 요약본으로 본다. 시간의 여유가 없다보니 전체를 보기가 쉽지 않다. 영화에 대한 무관심보다는 요약 형식으로라도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강윤성 영화감독)▶“요즘 후배들은 입은 닫고 지갑은 여는 선배를 원하는 것 같다. 제 이야기를 하기보다 지갑을 시원하게 여는 ‘그림자’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유꽃비 롯데칠성음료 지점장) ▶“세대보다 그 사람이 누구인가가 중요한 것 같다. 같은 세대인데도 공감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세대가 달라도 존중받고 있다고 느낄 때도 있었다. 사람들과 더 많이 소통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김아영 배우)
2023.10.26 I 황병서 기자
"어서 와 집은 처음이지?"…특명 패턴을 찾아라
  • "어서 와 집은 처음이지?"…특명 패턴을 찾아라[하이, 육아]
  • 2023년 9월 20일 오후 2시 작고 소중한 아이 ‘하이’가 태어났습니다. 출산 직후 휴직을 쓰면서 전업 육아를 하게 됐습니다. 설레면서도 두렵고, 잘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수많은 전문가의 글, 유튜브 동영상, 맘카페 등에서 정보가 매일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막상 현실에 부닥치니 당황하기 일쑤입니다. 우리 아이만 이러는 것은 아닐까 싶은 순간도 많았습니다. 예비 엄마아빠들, 신생아를 키우고 있는 분들과 함께 소통하기 위해 육아기를 씁니다.[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어느덧 산후조리원 2주 차, 산후조리사분이 모자동실 시간에 “조캉스(조리원과 바캉스 합성어) 잘 즐기고 계시냐”고 아내에게 물었다. 조캉스는 무슨 아내는 유축의 연속과 출산 후유증으로 인한 꼬리뼈 통증, 나는 아내 심부름꾼으로 전락해 쉬지도 못하건만 애써 웃으며 “네”라며 대신 답했다. 우리의 미묘한 표정을 읽으셨는지 조리사 분은 “많이 즐겨야해요”라며 히죽 웃으셨다. 그땐 몰랐다. 조리원 퇴소 후 30분 만에 조리원 신생아실 내선번호 ‘6345’가 간절할 줄은. “이제 아기 데려가셔도 돼요~.”조리원 퇴소 후 처음으로 집에 왔으나 아빠의 미숙함으로 2시간가량 굶다가 분유를 먹고 자신의 침대에서 잠이 든 아이 모습. (사진=송승현 기자)◇아빠의 우당탕 육아 데뷔전…머리 부딪치고 2시간 굶기고조리원을 퇴소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건 BCG 백신 접종(결핵 예방 접종)이었다. BCG 접종은 피내접종(주사형)과 경피접종(도장형)이 있는데 피내형은 무료인 반면, 경피형은 유료이다. 요샌 주사를 피부에 찔러 넣어 고통과 함께 흉터가 남는 피내형 대신 고통과 흉터가 덜한 경피형을 많이들 선택한다고 한다. 하지만 경피형도 성인이 되서 흉터가 남는 사람도 있단 말에 우리는 상의 끝에 피내형을 하기로 했다. 접종 후 아이를 바구니카시트에 안착시킨 뒤, 차 안전벨트로 단단히 고정하고 출발한 지 몇 분 되지 않아 울음이 시작됐다. 경인고속도로를 지나 집으로 가기까지 40분가량 성대가 찢어지게 울어댔다. 잠잠한 순간은 과속방지턱을 넘는 몇 초 남짓인데, 애석하게도 평소에는 너무 많아 싫던 과속방지턱이 유독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개똥도 쓸라면 없다는 말이 맞았다. 집에 도착하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지만, 고난은 끝나지 않았다. 울음에 강도가 더욱 세진 탓에 허둥지둥하다 바구니카시트 손잡이에 아이 이마가 부딪히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심호흡을 하고 울음의 이유가 뭘까 생각해 봤다. 아이 입술을 손가락으로 톡톡 찔러보니 혀를 내밀었다. 배고프단 신호다. 문제는 자동 분유 제조기에 대한 사용 숙지를 제대로 못한 탓에 물을 미리 끓여놓지 않았단 것이다. 자동 분유 제조기에 온도를 맞춰 주는 기능이 있다고 해도 끓였다가 40도(℃)로 식힌 물을 사용해야 하는 걸 몰랐다. 부랴부랴 물을 끓였다가 빨리 식히기 위해 냉장고와 냉동고를 오가는 생쇼를 벌이며 무려 2시간이 지나서야 분유를 먹일 수 있었다. 아빠 데뷔전은 평점 ‘0’점짜리였다.새벽시간 아내가 육아를 마치고 아이와 함께 안방에서 자고 있다. 현재는 동선과 잠의 질을 위해 아이 침대를 거실로 옮겼다. (사진=송승현 기자)◇신생아 패턴은 먹고, 자고?…‘분수토’ 헤프닝에 가슴 쓸어내려본격 육아에 뛰어들기 전 아내와 합의한 결과 오전(6~12시)은 아내가, 새벽(12시~6시)은 내가 아이를 돌보기로 했다. 오후는 아내가 출근하면 내가, 출근 안 하는 날은 아내와 장모님이 주로 돌봐주는 것으로 정리했다. 조리원 퇴소 교육과 유튜브, 전문가의 글 등을 종합해 보면 0~1개월 신생아를 돌볼 때 가장 중요한 건 패턴 파악이다. 한 차례 좌절감을 맛봤지만, 실전 육아에 뛰어들어 보니 신생아 패턴은 결국 먹고, 자고였다. 우리 아이의 ‘먹텀’(먹는 패턴)은 2시간~2시간 30분이었다. 분유 40~60ml, 트림 10~15분을 합치면 우리 아이는 약 40분가량의 수유 시간이 걸렸다. 이후 곧바로 잠이 든다. 잠을 깊게 자다가도 먹텀에 맞춰 귀신같이 울더라. 신생아의 배꼽시계는 정말 정확하다.아이가 울기 시작하면 기저귀 갈이대로 데리고 가서, 소변 또는 대변을 확인한 뒤 기저귀를 갈아준다. 이후 분유를 만들고, 수유를 한다. 신생아의 하루는 이 반복이다. 2일간 우리 아이는 분유 및 모유 13·15회, 수면시간은 14·17시간을 잤다. 패턴에 맞게 행동하는 건 원래 잘했던 분야라 자신감이 붙었다. 아내에게 ‘나 좀 육아 잘하는 듯?’이라고 으스댔다.하지만 오만함은 3일째 만에 무너졌다. 아내가 자고 있던 나를 급히 깨웠다. 아이가 ‘분수토’(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토)를 2번이나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새벽 시간에도 아이가 토를 했다. 문득 집에 처음 온 날 내 실수로 바구니카시트에 머리가 부딪친 게 떠올랐다. 유튜브에 찾아보니 뇌출혈 증상으로 구토가 있었다.가장 먼저 대학병원 응급실에 전화했더니 30일 미만 신생아는 응급실에서 봐줄 수 없으니 더 큰 대학병원에 가보라며 퇴짜를 맞았다. 당장 급하니 동네 소아과를 찾았다. 의사 선생님은 아이의 역류는 잦으니 걱정말고, 그 정도 부딪힘으로 뇌출혈은 일어나지 않는다고도 하셨다. 결국 초보 엄마아빠의 호들갑이었던 셈이다.이른바 ‘분수토’ 사건이 헤프닝으로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아내에게 말했다. 이 정도 가슴 쓸어내릴 일도 겪었고, 신생아 패턴도 완벽히 파악했고, 새벽 육아도 거뜬하니 육아는 전적으로 내게 맡기라고. 그땐 몰랐다. 이 일이 새 발의 피도 되지 않는 사건이란 것을.
2023.10.21 I 송승현 기자
육아휴직으로 빈 자리, 인재채움뱅크로 채우세요
  • 육아휴직으로 빈 자리, 인재채움뱅크로 채우세요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기업의 육아휴직 대체인력 채용을 돕는 ‘인재채움뱅크’ 등 대체인력 채용지원 서비스의 내년도 운영기관이 모집된다.서울 강남구 세텍(SETEC)에서 열린 2023 코베 베이비페어&유아교육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다양한 육아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고용노동부는 ‘인재채움뱅크’ 등 대체인력 채용지원 서비스의 내년도 운영기관을 19일부터 내달 17일까지 공모한다고 밝혔다. 대체인력 채용지원 서비스는 근로자가 출산전후휴가,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단축 등의 모성보호제도를 사용하는 경우 업무 공백이 없도록 기업의 대체인력 확보를 도와주는 서비스다.이번 공모는 ‘인재채움뱅크’와 ‘인재채움 일자리 전용관’ 운영기관 공모로 나뉘어 진행된다. 대체인력뱅크에서 명칭이 바뀐 인재채움뱅크는 대체인력 일자리에 직접 취업알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정부는 내년엔 올해 3곳보다 많은 5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신설되는 인재채움 일자리 전용관은 인지도 높은 대형 민간취업포털에 대체인력 일자리 전용공간을 설치해 구직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일자리 정보 제공 서비스다. 내년 3곳을 선정할 방침이다.정부는 내년 대체인력 채용지원 서비스 예산으로 올해(14억4000만원)보다 늘어난 30억원을 편성했다.이정한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내년에 모성보호제도가 확대됨에 따라 기업 지원제도도 강화하고자 한다”며 “대체인력 지원금 등 비용 지원과 채용지원 서비스 확대를 통해 중소기업에서 모성보호제도 활용 여건이 나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10.19 I 최정훈 기자
국립수목원, 고가 장비 구매해 놓고 사용실적은 ‘0’
  • 국립수목원, 고가 장비 구매해 놓고 사용실적은 ‘0’[2023국감]
  • 국립수목원 전경. (사진=국립수목원 제공)[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국립수목원이 고가의 연구시설 장비를 구매한 후 1년에 단 1차례도 사용되지 않거나 불필요한 장비를 선구매하는 등 예산 낭비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정보위원장)이 16일 밝힌 산림청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립수목원이 보유한 43대(총 24억 8000만원 상당)의 연구시설 장비 중 13대는 지난해 단 한번도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단 한번도 사용되지 않은 장비는 모두 6대였으며, 보유 장비 중 최고가인 1억 4000만원 상당의 주사전자현미경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사용된 적 없이 방치돼 있었다.고가의 장비가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사유를 보면 △필수 자격증 부재 △관련 실험 부재 △실험담당자 장기 부재(육아휴직) △운용공간 부족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드론의 경우 운행에 필요한 자격증을 갖춘 직원이 없지만 지난해 9월 3500만원 상당의 열화상 무인비행기(드론)를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반년이 지나서야 올해 4월에 연구원이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단 이틀 동안 5시간만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은 “고가장비의 보유 필요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는데도, 장비부터 선구매한 것은 명백한 예산 낭비”라며 “구매 전 장비 활용계획에 대해 충분한 검증 과정을 거치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현재 보유한 장비가 산림 과학 발전을 위해 이용될 수 있도록 타 기관 이전 등 실효성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지적했다.
2023.10.16 I 박진환 기자
"부장, 드릴 말씀이"…男 기자, 전업 육아에 뛰어들다
  • "부장, 드릴 말씀이"…男 기자, 전업 육아에 뛰어들다[하이, 육아]
  • 2023년 9월 20일 오후 2시 작고 소중한 아이 ‘하이’가 태어났습니다. 출산 직후 휴직을 쓰면서 전업 육아를 하게 됐습니다. 설레면서도 두렵고, 잘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수많은 전문가의 글, 유튜브 동영상, 맘카페 등에서 정보가 매일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막상 현실에 부닥치니 당황하기 일쑤입니다. 우리 아이만 이러는 것은 아닐까 싶은 순간도 많았습니다. 예비 엄마아빠들, 신생아를 키우고 있는 분들과 함께 소통하기 위해 육아기를 씁니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위기였다. 아내와 연애 및 결혼 도합 8년의 결실인 ‘토치’(태명)가 세상에 나올 참이었으나, 출산이 다가올수록 행복과 비례해 근심도 커졌다. 돌봐줄 사람이 마땅찮은 탓이다. 9월 20일 오후 2시 태어난 공주님 ‘하이’. 사진은 태어난 직후의 모습이다. (사진=송승현 기자)◇선택지가 없었던 ‘육아휴직’ 사용, 흔쾌히 받아준 회사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엄마가 출산 후 곧바로 육아에 뛰어든다. 하지만 우리 집은 그게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교직을 준비하는 아내에게 임용 대신 사교육을 권했고, 학원 강의를 뛰며 경험을 쌓다 올해 초 학원을 차렸다. 아직 강사를 고용할 여력이 없어 아내가 출근을 미루고, 육아 전념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사실 아이를 낳고도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건 우리나라에서 흔한 일이다. 여성가족부의 ‘2023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에 따르면 지난해 맞벌이 가구는 584만 6000가구로 배우자가 있는 가구 중 46.1%에 달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가구에서는 아내가 육아휴직을 하고, 육아를 전담하는 편이다.문제는 우리 집의 경우에는 아내가 자영업자라는 점이다. 정부에서는 고용취약계층인 자영업자와 프리랜서에게도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하겠단 계획을 내놨지만, 감감무소식이다. 부모님에게 도움을 구하고 싶어도, 두 분 다 정년퇴직 전이라 여전히 직장에 다니신다. 처가댁으로 시야를 확장해 봐도 장모님은 직장에, 장인어른은 사업을 하고 계신다.결국 남은 건 ‘아빠’였다. 운 좋게도 내가 다니는 회사는 아빠 육아휴직에 대해 관대한 편이다. 이미 남자 선배들 여럿이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했거나, 휴직 중에 있다. 나 역시 고심 끝에 아내 출산 직후 곧장 육아휴직을 하겠다고 회사에 얘기했더니 편집국장부터 사회부장, 직속 선배까지 모두 말없이 잘 다녀오라고 격려해 줬다. 내 육아휴직으로 결원이 발생해 업무가 가중되는 게 불가피한데도, 또 다른 팀 선배는 쓰던 아이 옷을 바리바리 선물로 주시기도 했다.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절로 생기는 순간이다.9월 20일 오후 2시 태어난 공주님 ‘하이’. (사진=송승현 기자)◇“나라에서 월 242.5만원을 준다고?”…아빠 전업 육아기간은 6개월육아휴직의 가장 큰 난관은 결국 ‘돈’이다. 현재 육아휴직은 무급인 대신 정부에서 통상임금의 80% 최대 150만원까지 급여를 지원하고 있다. 급여 150만원도 그중 25%는 복직 후 6개월 이후 합산해 일괄 지급되기 때문에, 휴직 기간 지급되는 급여는 사실상 최대 112만 5000원이다.법적으로 보장된 육아휴직 기간은 1년이지만, 맞벌이가 아닌 외벌이인데 어떤 사정으로 아빠가 육아휴직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기간을 전부 사용하기는 힘든 게 현실이다. 다만 출산 초기 육아휴직을 쓰면 부족한 급여 수준을 일정 수준 올릴 수 있다. 각종 자녀 양육 수당을 활용하면 된다.현재 정부에서는 ‘부모 급여’를 만 23개월까지 지원하고 있다. 부모급여란 직업이나 소득, 재산과 무관하게 자녀를 낳으면 매월 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만 0세~11개월까지는 월 70만원(2024년부터는 100만원), 만 1세~23개월은 월 35만원(2024년부터는 50만원)을 각각 지급한다. 아울러 만 8세까지 매월 10만원씩 지급하는 아동수당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여기에 다행히 주거지를 둔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서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을 7개월간 매월 50만원씩 지원하고 있어 숨통이 트일 수 있었다. 이 모든 걸 합산하면 내 경우 매월 242만 5000원이 현금으로 지급되게 된다. 이마저도 월급의 70% 수준이라 넉넉하지는 않지만, 허리띠를 졸라맨다는 가정하에 출산 가정에게 지급되는 바우처인 ‘첫 만남 이용권’ 200만원까지 활용하면 불가능하지는 않아 보였다. 결국 6개월 휴직 사용을 결정했다. ‘영아 돌연사 증후군(SIDS)’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가 만 6개월까지인 것도 고려됐다. 이로써 아빠 양육이 시작됐다.
2023.10.15 I 송승현 기자
키우는 ‘떡잎’ 달랐다…경력관리 차이가 만든 ‘유리천장’
  • [단독]키우는 ‘떡잎’ 달랐다…경력관리 차이가 만든 ‘유리천장’
  • [이데일리 서대웅 경계영 기자] 입사할 땐 성비가 비슷했지만 책임자·간부·임원으로 갈수록 여성에게 ‘장벽’이 세워지는 배경으로는 기회의 불평등이 꼽힌다. 본점 근무나 기업 여신 등 주요 업무를 경험해본 남성은 여성에 비해 두 배가량 차이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녀 재직비율 비슷…관리자는 남성이 5.7배↑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에 올해 3월 기준 재직하는 남성 행원은 총 1만5480명, 여성 행원은 1만3156명이다. 재직자 전원 가운데 남성 비율은 54.1%인 반면 부·팀장급 이상인 간부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85.0%(4347명)에 달한다. 과·차장급인 책임자에서도 남성은 6474명, 여성은 3660명으로 남성이 63.9%를 차지했다. 이는 입행 연도가 같아도 남성 행원이 여성보다 더 빨리 승진한 결과다. 실제 KB국민은행은 간부가 되는 데 남성은 12년, 여성은 17년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3월 말 국민은행 간부 중 가장 젊은 직원은 2011년 입행한 남성 직원이었다. 그해 남성은 112명 입행해 현재 74명이 재직 중인데 1명이 간부로 승진했다. 2010년 입행 직원 중에서도 1명 있었다. 2007년 입행 후 현재까지 재직 중인 남성 216명 중엔 21명이 간부다.반면 여성의 경우 간부로 승진한 행원은 2006년 입사 직원이 가장 빠른 연차였다. 그해 여성은 192명 입행해 현재 126명이 재직 중인데 간부로 승진한 직원은 1명에 불과했다. 같은 해 입행한 남성은 현 재직자 139명 가운데 42명이 간부다. 2006년 입행 기준으로 현 재직자 대비 간부 비율은 남성 30%, 여성 0.8%다.다른 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하나은행은 2009년 입행한 남성 직원 1명이 14년 뒤인 현재 간부가 됐다. 반면 여성은 2002년 입행해 19년 후 간부가 된 3명이 최소 연차였다. 우리은행은 2009년 남녀 입사자가 모두 최저 연차 간부가 됐지만 남성 6명, 여성 2명이었다. 전년도 입사자 중에선 남성 7명, 여성 1명이 간부가 됐다. 2008~2009년 입행 후 현재까지 재직 중인 직원은 남성 390명, 여성 277명으로 간부로 승진한 비중은 남성 3.3%, 여성 0.1%다. 신한은행은 2007~2008년 입행한 382명 중 23명이 간부가 된 반면, 같은 해 입행한 여성 직원 중 간부는 없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본점 근무·기업 여신’ 문턱, 여성에게 높아재직자 남녀 성비가 비슷함에도 남성의 승진이 더 빠른 것을 두고 은행권은 여성의 육아휴직 비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고려해도 승진 연차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군 경력을 인정 받고 주로 육아휴직을 쓰는 쪽이 여성임을 감안하더라도 그 격차는 2~3년 남짓”이라며 “아이를 출산하는 동시에 육아휴직을 쓰는 여성과 달리 남성은 책임자로 승진한 이후 육아휴직을 내는 등 시기에 크게 구애 받지 않는다는 차이도 있다”고 말했다. 남성 우대 문화는 주요 보직과 업무 경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3월 말 현재 4대 은행 본점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총 8548명인데, 이 가운데 남성이 5615명(66%)이다. 본점 근무 경력이 있는 행원도 남성은 1만360명(남성의 69.2%)에 달하는 반면 여성은 5185명(여성의 46.7%)에 그쳤다. 은행의 ‘헤드쿼터’인 본점 근무 경험이 남성 위주로 형성돼 있는 것이다.은행별로 보면 그나마 국민은행이 여성에게도 본점 근무 기회를 열어뒀다. 현 재직자 중 본점 근무 경력이 있는 여성 비율은 89.7%로 남성(89.1%)보다 높았다. 신한(34.0%), 하나(35.8%)은행의 여성 비율은 30%대에 그쳤다. 남성의 이 비율은 각각 66.3%, 61.6%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은 남성 직원 10명 중 7명(71.7%)이 본점에서 근무를 해봤으나, 여성은 10명 중 3명(27.2%)에 불과했다.주요 업무로 평가받는 기업여신 수행 경력이 있는 행원은 남성 1만1875명(남성 전체의 78.7%), 여성 4843명(44.1%)으로 남성이 2.5배 많았다. 기업여신 기회는 하나은행이 여성에게도 가장 많이 부여했다. 하나은행은 여성 재직자 10명 중 6명(60.1%)이 기업여신 업무를 경험했다. 하지만 남성 비율(92.4%)엔 한참 못 미쳤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남성 행원 70.5%, 84.5%가 이 업무를 수행한 경력이 있었으나, 여성의 이 비율은 각각 49.6%, 47.0%였다. 신한은행은 기업여신 장벽이 여성에게 유독 높았다. 여성 10명 중 2명(19.9%)만 이 업무를 맡아본 것으로 집계됐다.서지용 상명대 교수(금융감독원 옴부즈만)는 “입행 후 여성들은 주로 영업점에서 대고객 창구 업무를 주로 시키고, 남성에겐 기획·전략 등 본점 업무 기회를 많이 부여함으로써 ‘커리어 패스’ 기회 차이가 발생한다”며 “결과적으로 중요한 자리로 승진하는 비율은 남성이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어 “창구의 대고객 서비스를 여성이 더 상냥하고 잘할 수 있을 것이란 ‘가정’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러한 선입견을 버리고 직원들의 수시 역량평가에 기반한 인사를 해야 구조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일 금융위원회 대상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
2023.10.13 I 경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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