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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너진 한국 원조 제약·바이오 자존심...SK케미칼 임직원 성토 잇따라
-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SK케미칼(285130) 제약사업부(라이프사이언스 부문) 매각을 두고, 노조를 중심으로 직원들의 반발이 더욱 커지고 있다. LG화학(051910)과 함께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의 산업의 뿌리를 내렸던 자부심과 생계를 지켜 달라는 입장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SK케미칼 제약 사무·영업직 노조에 이어 이날 전국금속노동조합 SK케미칼 지회도 회사의 제약사업부 매각 철회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번 결정의 핵심 역할을 한 모회사 SK디스커버리(006120) 최창원 부회장과 임직원에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서다. (사진=SK케미칼)이상열 전국금속노동조합 SK케미칼 지회장은 이를 통해 “제약사업부는 우리 구성원들이 열심히 일궈온 삶의 터전이자 결과물”이라며 “(최 부회장과 경영진에게) 제약사업부의 매각 철회를 정중히 요청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1일 SK케미칼은 자사 제약사업부의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6000억원 규모 매각설’ 관련 공시를 통해 “매각을 검토 중이며, 본 계약 체결 전 기본적 사항을 정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설이 공식화된 다음달 SK케미칼 제약 사무·영업직 노조는 ‘SK케미칼 제약사업부 매각 반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매각 반대 주장과 전원 고용승계 보장 촉구 등의 내용을 담았다. 실현이 되지 않으면 파업·태업 등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상태다. 여기에 전국금속노동조합 SK케미칼 지회도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 지회장은 “회사를 위해 헌신했던 직원들의 노력이 허무하게 연기처럼 사라질까 두렵다”며 “앞에서는 감언이설로 직원들을 안심시키고 뒤에서는 비밀리에 매각을 진행한 최 부회장 외 경영진들에게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바이오 주권을 확보해 사업보국을 하겠다”는 고(故) SK 최종현 선대회장의 의지로 그룹의 제약·바이오사업 맏형 역할을 했던 SK케미칼의 구성원으로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말이다. 최 선대회장은 1987년 선경인더스트리 산하에 생명과학연구실을 설립한 뒤 합성신약, 천연물신약, 제제, 바이오 등 4개 분야로 나눠 연구에 돌입했다. 이를 이어받은 게 SK케미칼이다. 그간 많은 성과도 거뒀다. 국내 신약 1호 ‘선플라’, 발기부전치료제 신약 ‘엠빅스’, 세계 최초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 ‘엠빅스S’,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천연물신약으로 꼽히는 ‘조인스정’ 세계 최초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독감백신’ 등의 개발이 증거다. 이 지회장은 “지난날 열심히 노력한 결과를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투자 명목하에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설명회에 온 경영진은 추후 사업이 안정되면 업계 최고의 대우를 선물해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이어 “시간이 지나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 상장으로 인해 회사 유동자금을 확보했지만, 사업 투자라는 명목하에 구성원들의 요청은 무시됐다”며 “설명회 때 얘기했던 업계 최고의 대우는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매각이 현실화되면 SK케미칼에서 제약·바이오 부문은 사실상 사라진다. 친환경 소재 사업 ‘그린케미칼’ 기업이 되는 셈이다. SK케미칼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 8292억원이다. 이 가운데 제약·바이오가 차지하는 비중은 17.2%이며, 나머지는 그린케미칼이 담당했다. 반면에 관련 직원은 그린케미칼 부문이 오히려 적다. SK케미칼의 그린케미칼과 제약사업부 부문 인력(2023년 반기 보고서 기준)은 각각 589명과 696명이다. 이번에 제약사업부 매각에 나선 이유 중 하나다. 향후 매각이 진행되면 인력구조 조정도 불가피할 의미기도 하다. 하지만 주요 먹거리를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자회사와 계열사에 나눈 상황이라 SK케미칼 직원들의 반발도 클 수밖에 없다.이 지회장은 “우리 회사에는 사회 첫발을 내디딘 신입사원부터, 새로운 시작을 하는 신혼부부, 양육할 아이가 있는 가정,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 부모를 모시는 부양자 등 생계가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며 “직원들의 어깨에 짊어져 있는 무거운 책임감을 모르시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 주한미군과 강력한 한미동맹 과시…고위력 '현무' 미사일 등 위용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건군 제75주년 국군의 날을 기념해 26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창군 이래 최대 규모 시가행진이 펼쳐졌다. 국군의 날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 시가행진을 하는 건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진 구간인 숭례문~광화문 일대에 많은 시민들이 모여 국군의 날을 축하하고 장병들을 응원했다. 이날 오후 시가행진이 이뤄지기 전 제9공수특전여단과 육·해·공군 및 해병대 장병 750여명은 세종대로 일대에서 특전사가 독자적으로 창안한 실전형 전투품새 등 태권도 시범을 펼쳤다. 이어 4시부터 한 시간 가량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 MC(모터사이클) 기동대를 선두로 숭례문에서 광화문 육조마당까지 1.2㎞ 구간의 시가행진이 진행됐다. 제병지휘관의 구호와 함께 행진이 시작되자 장비부대가 먼저 출발하고 도보부대가 뒤를 따랐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26일 오후 군 장병들이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시가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번 시가행진에는 전차, 장갑차, 미사일 등 국산 첨단무기를 실은 기계화 장비 차량 170여대와 장병 4600여명이 동원됐다. 특히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주한 미 8군 전투부대원 300여명이 처음으로 시가행진에 참가해 동맹의 강력하고 끈끈함을 보여줬다. 게다가 해군의 최첨단 차세대 이지스함인 정조대왕함도 증강현실(AR) 영상으로 함께 해 해군 함정이 시가행진에 함께 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10년 전 시가행진은 국방부 장관이 주관했지만, 이날은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찾아 행진을 함께 하며 국민들과 국군의 날을 축하했다. ◇‘한국형 3축 체계’ 위용 과시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 소재 서울공항에선 ‘강한 국군, 튼튼한 안보, 힘에 의한 평화’를 주제로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축구장 16개 크기에 이르는 서울공항 활주로에는 우리 군의 최첨단 지상 전력들이 총출동했다. 장비부대 분열의 선두에는 한국형 무인 정찰기(UAV)와 S-100 소형 드론 제대, 해군의 해양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핵심인 무인수상정(USV)·무인잠수정(UUV) 등이 섰다. 이어 지상유도무기 ‘현궁’과 K-808 차륜형 장갑차 ‘백호’ 105㎜ 차륜형 자주포를 비롯해 K-21 보병전투장갑차, 120㎜ 자주 박격포, K-1A2 및 K-2 전차, 교량 전차 AVLB, 장애물개척전차 K-600 등을 포함한 기계화 제대가 위용을 과시했다. K-55A1 및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 대포병 레이더 ‘아서-K’ ‘천경-Ⅱ’ 등으로 구성된 포병 제대와 대공포 ‘비호복합’, 지대공 미사일 ‘천마’, 화생방 정찰차·제독차 등 방호 제대도 행렬에 등장했다. 해병대의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도 함께했다.2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제7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드론 부대가 분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장비 부대 행렬의 마지막은 ‘한국형 3축 체계’가 장식했다. 한국형 3축 체계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징후를 선제적으로 탐지·타격하는 ‘킬체인’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조기에 탐지·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북한의 공격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 등으로 응징·보복에 나서는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다. 이중 KAMD 전력인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L-SAM’과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M-SAM’(천궁), ‘패트리엇’ 체계 등이 모두 등장해 다층 미사일 방어망을 선보였다. KAMD는 고도 40~150㎞의 상층부를 방어하는 주한미군 사드(THAAD), 15~40㎞의 하층부를 담당하는 패트리엇(PAC-3) 및 M-SAM, 중간층(50~60㎞)에서 하강하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L-SAM으로 구성된다. L-SAM은 지난 5월 말 4번째 요격시험까지 성공하며 개발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고위력 ‘현무’, 첫 실물 공개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시 선제적 타격과 대량응징보복의 주요 수단인 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도 모습을 드러냈다. 작년 10월1일 제74회 국군의 날 기념행사 때 3축 체계 소개 영상에서 고위력 현무의 발사 장면을 보여준 적이 있지만, 실물을 공개 행사에 동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고위력 현무는 5축짜리 차량 컨테이너에 실려 있는 형태로 등장해 그 구체적인 형상은 확인할 수 없었다. 이는 우리 군의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운용이 이른바 ‘비닉’ 사업으로 분류돼 그 제원 등의 공개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한국형 3축 체계 주요 장비 중 하나인 고위력 현무 미사일이 2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5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공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우리 군의 현무 계열 미사일은 전량 퇴역한 사거리 180㎞의 ‘현무-Ⅰ’을 시작으로 ‘현무-Ⅳ·Ⅴ’까지 개발됐거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인 ‘현무-Ⅱ’와 순항미사일 ‘현무-Ⅲ’는 이미 실전 배치된 상태로 10년 전인 2013년 건군 65주년 국군의날 기념 시가행진 때도 참여했다. 군 당국이 이날 국군의날 행사에 동원한 고위력 현무는 그 세부 유형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기존 현무-Ⅱ에 탄두 중량을 늘린 개량형이거나 현무-Ⅳ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무-Ⅳ의 탄두 중량은 최대 2톤 이상으로 최대 사거리는 800㎞ 수준으로 추정된다. 현무-Ⅳ의 비행거리를 300~500㎞ 수준으로 줄이면 탄두 중량을 4~5톤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 각국이 운용 중인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탄두 중량이 대체로 현무-Ⅱ와 같은 500㎏~1톤 수준임을 감안할 때 4~5톤의 탄두를 실을 수 있는 미사일은 이례적이다. 특히 현재 개발하고 있는 현무-Ⅴ의 경우에는 탄두 중량이 최대 8~9톤에 달해 세상에 없는 ‘괴물 미사일’로 불린다. 이같이 기형적으로 탄두 중량을 늘리는 건 북한의 핵심 군사시설이 대부분 지하에 있기 때문이다. 8~9톤의 탄도미사일을 마하10 이상의 속도로 떨어뜨리면 지하 100m 이상에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정권 수뇌부의 벙커까지 직접 타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서울 지역 내린 비의 영향으로 당초 계획했던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등 고정익 항공기와 국내 개발 소형무장헬기(LAH) 등 회전익 항공기의 공중 분열 및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기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또 구름의 높이가 낮아 한미 특수전 요원들의 집단·고공 강하 역시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