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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탐방)인선이엔티 오종택사장,"싱가폴부터 중국까지"
  • [edaily 이진우기자]"싱가폴이 첫 번째 해외 진출국이 될 것입니다. 대만, 홍콩도 유력한 지역이고 중국도 아직 여러 가지 준비해야 할 점이 있지만 상당히 잠재력있는 시장인 것은 분명합니다." 오종택 인선이엔티 사장(사진)은 28일 edaily와의 인터뷰 시간 대부분을 해외사업과 관련한 구상을 설명하는데 쏟아부었다. 국내시장은 어떠냐는 질문에는 그저 "국내시장에서는 경쟁자가 없다"고 간단히 일축해버리는 식으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해외시장에 눈길을 돌리는 이유중 하나가 국내 건축 폐기물 처리시장에서는 뛰어난 기술력에 합장하는, 차별화된 대접을 받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기도 하다. "인선이엔티가 아직 불모지에 가까운 싱가폴의 건축 폐기물 처리 시장에 진출하면 싱가폴의 폐기물 처리는 자연스럽게 인선이엔티의 기술기준에 따르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 기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기술이기 때문에 다른 외국기업들이 따라올려면 부담스런 진입장벽이 될 겁니다." 60년대 "하꼬방"같은 벽돌집에서부터 초현대식 고층 건물들이 혼재한 한국의 건축상황 덕분에 인선이엔티의 폐기물 처리기술은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통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인선이엔티는 건물을 철거할 때 쏟아져 나오는 석재 폐기물 속에서 모래와 자갈을 분리해내 재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 모래와 자갈에 물과 시멘트를 섞어서 건물을 지어올리는 것이 건설회사들의 몫이라면 그 건물을 해체한 폐허조각들을 모아다가 물로 씻어내어 모래와 자갈을 다시 분리해내는 것이 인선이엔티의 사업분야다. 건물철거 후에 나오는 건설폐기물은 그 자체로 골칫거리다. 대부분 그냥 땅에 묻거나 바다에 매립하는 게 일반적이다. 비교적 깨끗하게 처리하는 방식이라고 해도 일정한 장소에 모아서 묻는 정도다. 인선이엔티는 이런 건축물 쓰레기들을 제품의 원료로 삼는다. 그래서 제품의 원료를 가져오면서도 오히려 돈을 받고 가져온다. 그리고 그 쓰레기들 속에서 자갈과 모래를 분리해서 그것을 돈을 받고 판다. 오 사장은 "그런 폐기물을 재처리해서 나오는 자갈과 모래가 건축업자들에게는 바닷가에서 나오는 천연자갈, 모래보다 더 인기"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대부분 자갈과 모래에 염분이 섞여있어 시멘트와 배합할 경우 강도가 떨어지지만 건축 폐기물에서 나오는 자갈 모래는 염분도 빠져있고 배합시 필요한 시멘트의 양도 적어 건축업자들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시범생산중인 골재와 모래를 본 건축업자들이 서로 가져가겠다고 줄을 서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주로 건축폐기물 수거 사업에서 수익을 냈지만 내년부터는 재생골재 사업이 캐쉬카우가 될 것입니다." 오 사장은 콘크리트 덩어리에서 모래를 뽑아내는 이 공장을 직접 설계했다. 국내의 건축 폐기물이 갖는 독특한 특성 때문에 외국의 기계나 장비들은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결국 수백장의 설계도를 이리저리 고치고 바꿔가며 직접 만들었다. "모두 설계를 마치고 나니 이번에는 기계를 만드는 업자들이 도저히 못 만들겠다고 나오더군요. 만들기 어려워서가 아니라 자기들은 아무리봐도 모래가 안나올 것 같아 안되겠다는 겁니다. 다 만들고 나서 모래가 안나오면 인선이엔티는 망할 것이고 결국 자기들이 기계값을 못 받지 않겠느냐는 거지요. 회사가 망해도 당신들 기계값은 제일 먼저 주겠다고 몇 번의 약속을 한 끝에 만들어냈습니다." 경기도 고양시에 자리잡은 인선이엔티의 사업장은 하루에도 수십대씩 드나드는 레미콘과 트럭으로 분주하다. 지난 여름에 새로 지은 재생골재 생산라인에는 시범 생산중인 모래와 자갈들이 쉴새 없이 쏟아진다. 다른 한쪽 구멍에는 비닐과 콘크리트가 뒤범벅된 폐기물로 쏟아부어지고 또다른 곳에서는 깨끗한 모래와 자갈이 흘러나오는 모습은 보기에도 신기할 정도다. 특히 내년부터 환경부가 추진중인 재생골재 사용 의무화 법안이 도입되면 지금까지 공사현장에서 그냥 땅에 묻어버리던 건축 폐기물들이 모두 인선이엔티 같은 재생골재 공장으로 몰려들게 되어 그 역할이 더욱 돋보이게 된다. 인선이엔티는 최근 들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다양한 주가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순이익의 30%를 매년 배당하겠다는 확정배당제도 내놨고 배당비율도 대주주 70, 소액주주 30%로 되어 있는 지분율을 따르지 않고 반대로 대주주 30, 소액주주 70의 비율로 배당하기로 했다. 그것도 못 미더워서 매 분기 회계법인으로부터 실적 감사를 받기로 했다. 벤처기업들 가운데는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오 사장은 "인선이엔티의 투자자들이 반드시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초작업"이라며 "시가를 기준으로 한 배당수익률도 최소 10% 이상"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오 사장이 이처럼 회사 주가와 배당에 관심을 쏟는 것은 이 회사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봤다는 주주가 한 명도 없어야겠다는 일종의 자존심 때문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많은 코스닥기업들이 사업다각화니 신규사업 진출이니 하며 업종변경을 시도하고 있지만 오 사장은 "재생골재 사업에서 승부를 보겠다"며 이같은 유혹을 일축했다. 이 분야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갖고 있기도 하고 이 분야가 정말 돈이 되는 사업이라는 확신도 들기 때문이지만 무엇보다 이 분야가 후손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는 가장 윤리적이고 거룩한 사업이라는 신념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오 사장이 그의 신념대로 인선이엔티를 정말 돌멩이같이 단단한 회사로 키워갈지 관심있게 지켜보는 것도 좋은 흥밋거리가 될 것 같다.
2002.11.28 I 이진우 기자
  • 미 증시 전망, 12월에 결정된다
  • [edaily 전미영기자] 미국 주식시장이 지난 10월 초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그간 여러 차례의 "실패한 랠리"를 경험한 투자자들은 더 확실한 증거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증시 전망을 결정할 주요한 요인들이 내달에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12월이 미국 증시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25일 전했다. 일년의 마지막 달인 12월은 한 해 실적을 결산하고 내년 전망을 가늠해보는 시기. 올해는 특히 이라크에 제시된 데드라인을 비롯해 그 어느 때보다 주식시장을 좌우할 요인들이 많이 잠재해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스테이트스트릿글로벌어드바이저의 네드 라일리 수석 투자전략가의 말을 빌면 "내년 전망을 결정할 많은 퍼즐 조각들이 널려 있는 것"이다. ◇4분기 워닝 시즌 = 4분기 및 내년 전망에 대해 기업들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게 된다. 그간 계속적인 실적 전망치 하향을 경험해온 머니매니저들과 투자자들은 기업의 가이드라인에 그 어느 때 보다 깊은 관심을 보일 전망이다. 매출 부진 혹은 정체를 전망한 홈디포나 휴렛팩커드와 같은 부정적인 신호가 얼마나 나올지가 핵심이다. 애널리스트들은 4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하는 추세다. 판아고라에셋매니지먼트의 에드거 피터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월가의 전망치 하향이 이어진 이후엔 실제 기업 수익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이라크 데드라인 = 이라크는 12월 8일까지 자국내 대량살상무기 및 개발계획을 전면 공개해야 한다. 이라크 데드라인이 만료되면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 가능성이 보다 명확해진다. PNC어드바이저의 제프리 클레인탑 수석 투자전략가에 따르면 일부 미국 기업들은 이라크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설비투자를 미루고 있는 상태다. 투자자들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관망세를 취할 수 있다. 따라서 "이라크 사태가 해결되기 전에는 추가 20%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클레인탑은 지적했다. 주식시장이 가장 혐오하는 "불확실성"은 이라크와의 전쟁발발로 다소 해소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엔 유가 급등을 비롯해 주식시장엔 결코 호재가 되기 어렵다. 이와 함께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미국에 대한 테러 가능성 역시 주식시장이 감당해야 할 부담 중 하나다. ◇유통업체 연말 특수 = 유통업체들의 홀리데이 시즌 매출 동향도 관심거리다. 추세 확인을 위해 투자자들은 유통업체들이 주간단위로 집계 하는 동일점포(개점 1년이 경과한 점포) 매출 동향을 꼼꼼하게 뜯어보게 될 것이다. 4분기 매출이 유통업체들의 한 해 장사를 좌우한다는 점 이외에도 최근 들어 고조되고 있는 미국 소비자들의 "피로" 현상에 대한 우려도 홀리데이 시즌 매출 동향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요인이다. ◇경제 지표 = 경제 회복의 강도와 속도에 대한 해답을 제공해 줄 경제지표 역시 증시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내달 2일 공급관리자협회(ISM) 지수를 통해 가장 침체가 심했던 제조업의 반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시작으로 계속 경제지표의 내용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될 것이다.
2002.11.25 I 전미영 기자
  • (화제)파산기업 주식, "기념품"으로 상한가
  • [edaily 권소현기자] 분식회계 파문으로 파산에까지 이른 엔론, 월드콤, 글로벌크로싱 등의 기념품을 모으는 신종 콜렉터들이 등장해 화제다. 월스트리트의 오점인 기업의 상징을 담은 티셔츠, 아이스 쿨러, 골프 티셔츠를 비롯해 주식증서까지 매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온라인과 특정상품 판매점에 몰려들고 있다는 것. 또 이들 업체의 연간 재무보고서, 서진, 크리스마스 장식, 요요, 기업윤리 매뉴얼 등이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한 네티즌은 e베이에 `글로벌크로싱 핫 소스`라는 마크를 붙인 병을 판매한다고 올렸다. 또 덴버에 거주하는 티즌 코리는 "`기업연금제도인 401K를 유지하라`는 기사나 `대활황장세가 곧 올 것이다`, 혹은 `다우가 3만6000선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사를 담은 신문을 수집하는 것이 역사의 한 부분을 공유하는 나만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엔론의 감사가 꾸겨버린 것이라는 엔론 로고를 담고 있는 종이조각도 e베이에서 팔리고 있다. 이중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주식증서다. 이미 소멸된 주식이나 채권을 거래하는 스크리포필리닷컴(www.scripophily.com)을 운영하고 있는 밥 커스틴은 "공급량과 관심도 등에 비춰봤을 때 이들 주식증서의 가격은 오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이같은 증서를 사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각각 100달러, 90달러에 판매됐던 엔론과 월드컴의 주식증서는 현재 50%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아델피아와 글로벌크로싱은 다른 업체들과 다르게 파산하자마자 주식인쇄를 중지해 수요가 더 높다. 아델피아가 80달러에 팔리고 있고 글로벌 크로싱의 주식증서는 200~2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수집가들은 다음 파산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찾아다니고 있다. e베이에는 가장 최근 주식스캔들에 연루된 가정용품 제조업체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의 요리 및 홈인테리어 잡지를 9.99달러에 e베이에 내놨다. 스크리포필리닷컴에서는 내부자거래 혐의를 받고 있는 임클론과 마사 스튜어트 리빙의 주식을 패키지로 9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수집가인 팻 맥케단은 "지금 나온 기업이 전부가 아니다"라며 "아직도 수집가들에게 인기를 끌만한 주식증서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2002.08.26 I 권소현 기자
  • 약세장에서 살아남는 방법-CBS마켓워치
  • [edaily 강종구기자] "마지막 항복의 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까..모든 주식보유자들이 백기를 들고 주식을 휴지조각 던지듯 내 던지는 그 순간을..." 미국 증시가 약세장이긴 한 모양이다. 다우존스와 나스닥지수는 작년 9 11테러당시의 주가를 위협하고 있고 월가주변에는 온통 악재로 뒤덮여 있다. 주가하락이 경기회복마저 저해할 것이란 우려나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방송과 신문은 악재를 쏟아내느라 정신이 없다. 시장붕괴 상장폐지라는 단어가 어렵지 않게 눈에 띄고 기업실적경고, 회계사의 재판회부, 정부 재정적자 확대, 핵전쟁 위협 등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서늘해지는 뉴스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이런 장세에서는 아무리 고수라고 해도 평상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의심과 두려움 걱정과 공포가 온 신경을 짓누르게 마련이다. 하물며 전문지식이 없는 개인투자자들이야 말해 무엇하랴. 상당 수 투자자들은 이미 매수단가보다 한참 아래까지 내려와 있는 주가를 보며 걱정과 근심에 한숨을 지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CBS마켓워치의 칼럼리스트인 폴 B. 파렐은 "비관론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 사라"고 충고하고 있다. 파렐은 얼마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을 준비해야 할 때"라며 "100년 동안의 약세장에 대비하라"고 외쳤던 사람이다. 그의 시황관이 바뀐 것인지는 알길이 없으나 최근 미국 증시의 분위기를 극명하게 나타내는 정반대의 논지의 글이 한 사람에게서 나왔다는 것도 흥미롭다. 파렐의 충고는 간단하다.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기 전에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증권사 직원, 애널리스트, 투자상담사 심지어 동네 이발사가 하는 그 어떤 충고에 대해서도 당신이 확신하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파웰은 외친다. 떨어지는 주가를 바라보며 초보투자자는 오만가지 걱정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무엇을 해야만 할까. 손실을 회복할 수 있을까, 금을 사야 할까, 아니면 모두 처분해 현금으로 바꾸어 놓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냉정하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걱정이 많아지고 두려움이 커지면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게 되고 이는 "실수의 씨앗"을 잉태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실수는 대개 돌이킬 수 없는 "커다란 실수"인 경우가 보통이다. 행동주의 금융전문가들에 따르면 두려움에 빠진 투자자들은 어떤 행동이나 조치를 취해야 두려움을 덜 수 있다고 믿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두려움을 덜기 위해 어떤 행동이든 하게 되는데 그 행동의 이름은 다름 아닌 "빅 미스테이크(Big Mistake)"라는 것이다. 이전의 많은 연구들도 걱정이 많은 투자자들은 "꼭지에서 사고 바닥에서 판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악재가 시장을 지배할 때 감정에 의해 중요한 투자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파웰은 잘못된 투자결정으로 커다른 손해를 입지 않을 수 있는 몇가지 제안을 하고 있다. 그 첫째는 "행동을 연기하라"는 것이다. 이는 파웰 자신이 몇 년전 자살충동을 느끼는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써먹었던 방법이기도 하다. 결정을 연기하고 그 순간을 모면하면 반드시 좀 더 냉철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 예를 들어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때는 차안이나 서재에 틀어박혀 스웨드로의 "비합리적인 시대의 합리적인 투자:실수를 줄이는 방법"과 같은 책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설적인 투자자이며 성장주발굴의 귀재로 알려진 존 템플턴경(90세)이 사용했던 방법도 써먹을만 하다. 템플턴의 여러 투자원칙 중 22번째는 "기도하라 그러면 사고는 명쾌해지며 실수는 줄어들 것이다"는 것이다. 당신의 목표가 실수를 줄이는 것이라면 지금 당장 무릎을 꿇고 다음과 같이 기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주여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게 하시고,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용기를 주시고, 이 두가지의 차이를 알게 하소서" 그래도 의심이 멈추지 않는다면 어찌할까. 역시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파웰의 답이다. 조용히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주가는 바닥을 형성하고 회복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주 드물게도 약세장속에서도 걱정과 의심이 없는 낙관론자라면 템플턴의 또하나 유명한 격언을 기억해 두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약세장은 영원하지 않다. 다른 모든 투자자들보다 나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그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한다. 바로 비관론이 극에 달했을 때 매수하는 것이다"
2002.06.11 I 강종구 기자
  • 우리은행, 새로운 CI 선포식
  • [edaily 문병언기자] 우리은행(은행장 이덕훈)은 20일 오전 본점 4층 강당에서 "우리나라·우리은행"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하나된 우리를 의미하고 한국금융의 새벽을 깨우는 견인차의 의미를 담고 있으면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우리은행 CI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주거래고객 대표 60여명과 임직원, 우리금융지주회사 회장단 및 자회사 사장 등 총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방송인 이계진씨 사회로 진행됐다. "출발! 우리은행"이라는 오프닝 영상을 시작으로 CI선포의 의미, 은행장 기념사 및 윤병철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이성진 노조위원장의 축사로 이어졌다. 이덕훈 은행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오늘 시작하는 우리은행과 우리은행 신CI는 변화하는 환경에 우리 모두가 주체적으로 적응하고 한층 더 발전적으로 성장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늘을 기점으로 그동안 축적해 온 인프라를 바탕으로 "고객을 우리가족과 이웃"처럼 생각해 고객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이 되자"고 제안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박승 한은총재를 비롯해 류시열 은행연합회장, 김우식 연세대학교 총장, 경실련 이종훈 공동대표가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전달해 새출발하는 분위기를 한층 높였다. 이와 함께 노사 대표 및 개인, 기업, 중소기업 고객 대표가 "우리에게 좋은 일이 생깁니다"라는 캠페인 문구 조각을 맞춤과 동시에 CI가 극적으로 등장해 고객과 임직원 모두가 함께 해야 비로소 우리은행이 탄생된다는 "엠블렘 완성"과 "멀티미디어 쇼"가 이어졌다. 그리고 "축배의 노래" "희망의 나라로"와 같은 선곡으로 한층 더 축제의 분위를 조성한 성악가 신동호와 박정원 교수의 축하공연, 앞으로의 각오 및 미래상을 밝은 이미지와 함께 성우의 힘 있는 나레이션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 "피날레 영상" 및 "행가 제창"으로 이날 행사의 끝을 맺었다. 우리은행은 이번에 새롭게 제정된 심볼마크는 도전과 희망을 상징하는 여명을 표현하고 있으며, 한국금융의 새 지평을 여는 선도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심볼마크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원형은 하나된 우리를 의미하며, 마크 가운데 퍼져나가는 빛의 형상은 여명을 상징해 새벽을 깨우며 힘차게 떠오르는 희망찬 미래와 우리은행의 비전인 "한국금융의 자존심을 천하에 세우고 꿈과 희망을 실현해 나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로고는 고딕체에 끝단을 세리프 처리해 부드러운 요소를 가미한 세련된 형상을 표현했다. 우리은행 심볼마크 및 로고의 기본을 이루고 있는 색은 청색으로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담고 있는 청색을 사용함으로써 우리은행의 희망찬 미래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나라의 우리은행으로서 우리나라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금융산업의 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가장 경쟁력 있는 은행으로 거듭나 역사 속에 영원히 빛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대표은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02.05.20 I 문병언 기자
  • (화제)7년전 산 외화채권..`부실`이 `대박`으로
  • [edaily 양미영기자] 지난 4월 조흥은행 자금운용실은 한달 실적치고는 흔치않은 무려 150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바로 7년전에 산 말레이시아의 통신회사 외화채권이 `대박`을 터트린 것. 무려 66억원이라는 수익을 안겨줬다. 그러나 조흥은행은 단순히 운이 좋았다기 보다는 우여곡절 끝에 거둔 성과라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꾸준한 구조조정의 성과물이라는 게 조흥은행측의 설명이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은행은 지난 95년 단기자금 운용 목적으로 TRI라는 말레이시아 통신회사의 외화채권에 1000만달러를 투자했다. 99년 10월이 풋데이트(Putdate: 투자가의 조기상환 청구일)인 제로쿠폰의 채권이었다. 문제는 97년 전후로 불어닥친 아시아 통화위기. 한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전체로 퍼진 외환위기 탓에 TRI도 휘청거렸고 결국 구조조정에 휘말렸다. 조흥은행은 이 채권이 하루 아침에 휴지조각으로 전락, 난감했지만 채무재조정을 통한 풋데이트 조건 변경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일단은 구조조정을 통해 채권을 회수하는 쪽에 주사위를 던진 것. 그리고 채권을 구입한 지 7년뒤 1000만달러는 1680만달러로 돌아왔다. 풋데이트를 조정하는 대신 붙은 48%의 프리미엄 외에도 LIBOR+3.75%라는 이자도 붙었다. 조흥은행은 지난해 300만달러에 이어 지난 4월 1380만달러를 회수했으며 66억원이라는 뜻하지 않은 순익이 생겼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7년전에 산 외화채권이 우연찮게 `대박`을 가져다 줬다"며 "당시 급하게 채권회수를 하지 않고 인내를 갖고 구조조정을 기다려 준 게 예상치 못한 이익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도 외화채권쪽 운용이 활발하지 않은 만큼 당시로서는 단기투자 목적으로 외화채권을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회생 가능성을 믿고 정상화에 동의한 것이 결국 이득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2002.05.17 I 양미영 기자
  • (edaily리포트)"서든데스"에서 얻은 작은 교훈들
  • [edaily 박호식기자] 증권거래소 25개 종목, 코스닥시장 2개 종목 등 27개종목의 퇴출이 확정됐습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 역사에 주요한 사건으로 기록될만 합니다. 이처럼 많은 종목이 한꺼번에 퇴출된 적이 없었으니까요. 기업들의 퇴출과정을 지켜본 증권부 박호식기자가 이런저런 뒷얘기들을 정리했습니다. 참으로 힘든 한달이었습니다. 퇴출된 기업이나 퇴출을 모면한 기업들의 속앓이도 심했고 증권거래소, 코스닥증권, 금감원 관계자, 심지어 출입기자들도 고생이 많았습니다. 언제 어떤 기업의 퇴출소식이 들려올 지 몰라 5분대기조(?)처럼 하루하루를 보내야했으니까요. 그러나 누구보다도 투자자들이 긴장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입니다. 주식이 한순간에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이번일을 향후 투자의 교훈으로 삼자는 취지에서 한달동안 지켜본 이런저런 일들을 생각나는대로 정리해봤습니다. 우선 기업이 부도가 나거나 퇴출이 결정된 뒤 대주주들의 지분매각이 문제시됐습니다. 메디슨은 지난 1월 부도전 이민화 회장 등이 지분을 매각했다고 시비가 있었습니다. 또 지난달 부도로 퇴출절차가 진행중인 삼한콘트롤스는 최대주주인 김찬욱 사장이 지난 2월 100만주(22.63%)를 장내처분해 비난을 받았습니다. 대주주가 행발불명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진 옵셔널벤처스 최대주주는 2월초를 전후해 지분을 대량 처분했습니다. 대주주가 지분을 처분하는 것이 무조건 나쁜 일은 아닙니다.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해 일부 지분을 처분할 수도 있고 회사를 인수해 경영을 하겠다는 상대방이 나타나면 회사를 팔 수도 있습니다. 메디슨측도 이민화 회장 등의 주식처분 비난에 대해 "회사에 투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었습니다. 그러나 대주주가 장내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지분을 대량 처분했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한번쯤 회사경영이 악화된 것이 아닌가 의심해봐야 합니다. 대주주지분 매각외에도 서든데스(강화된 규정) 칼날을 피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도 볼만했습니다. 아이즈비전과 선진금속 등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느닷없이 감자를 해 투자자들을 놀라게했습니다. 웰컴기술금융도 감자를 통해 퇴출을 모면하고 관리종목으로 갔습니다. 해외BW 신주인수권 행사나 전환사채의 주식전환으로 자본금을 늘리는 방법도 유행이 됐습니다. 아큐텍반도체가 신주인수권 행사로 자본잠식 규모를 50%미만으로 떨어뜨려 관리종목 편입을 모면했고 인테크도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자본잠식 규모를 줄였습니다. M플러스텍도 해외BW전환을 추진했으나 거절당해 관리종목에 편입되는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기업의 경우 당시 주가가 신주인수가격보다 크게 낮은 상황인데도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의아하게 만들었습니다. 더구나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여서 "투자이익을 위해 인수한 외국인이 그런 멍청한 일을 했을까"하는 의문을 자아냈습니다. 그런일 가능했던 것은 "회사가 투자자에게 애걸복걸했던지 외국인은 역외펀드이며 실제 투자자는 검은머리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었습니다. 생사기로에서 살아난 기업과 퇴출된 기업들의 기막힌 사연도 있습니다. 연합철강은 최대주주와 2대주주간의 경영권분쟁으로 소액주주지분 10%미달, 거래량미달로 퇴출이 거의 확정됐으나 2대주주가 지난해 12월 대량 자전거래하고 올들어 일부 지분을 매각해 간신히 살아났습니다. 그러나 주주간의 대립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연합철강은 "주총에서도 지분매각 사실을 숨겼다"며 2대주주에 대해 배신감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철강과 어렵사리 피인수계약을 맺은 환영철강은 이런 노력도 헛되이 퇴출대상이 됐습니다. 미처 자본잠식을 해소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M&A소식에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이 안타깝게 됐습니다. M&A소식보다 자본잠식 사실을 먼저 시장에 알려줬으면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퇴출이 결정된 메디슨의 사연은 더 기막힙니다. 지난 1월 부도가 난 뒤 가까스로 법정관리를 받아 생존의지를 불태웠으나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퇴출돼 두번 죽는꼴이 됐습니다. 의견거절 사유가 "부도가 난 뒤 법정관리 등 회생을 위해 직원들이 매달리다보니 해외법인이나 대리점의 감사자료를 준비하지 못했다"입니다. 라미화장품의 자본잠식과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라미화장품이 자본잠식으로 관리종목 편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고가 있었음에도 주가는 오르고 급기야 자본잠식 조회공시가 요구되자 하한가로 떨어기도 했습니다. 강화된 외부감사로 인해 감사전 실적과 감사후 실적이 크게 달라지는 기업도 꽤 많았습니다. KDS는 당기손실이 1060억원에서 감사후 8006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이외에도 3R등 많은 기업의 실적이 변동했습니다. 앞으로는 회사의 실적공시도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회계감사 강화로 감사를 잘못한 회계법인도 퇴출될 수 있으니 얼마나 꼼꼼히 감사를 하겠습니까.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일이지만 한가지만 더 추가하겠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같은날 호재와 악재를 동시에 공시했는데 호재후 악재공시로 주가가 급등락을 하기도 했습니다. 쌍용정보는 액면분할 결의를 공시한 뒤 작년 실적악화 공시를 냈습니다. 악재를 희석시키기 위해 액분을 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마저 듭니다. 27개사의 퇴출이 확정됐지만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닙니다. 고제, 흥창, 테크원, 한빛전자통신 등이 감사보고서 미제출 등으로 투자유의돼 있고 상시퇴출 강화, 회계감사 강화 등으로 언제 어떤 기업이 퇴출될 지 모릅니다. 물론 쌍용건설 등 퇴출우려기업에 투자했다가 생존으로 결정되면서 주가가 폭등, 짜릿한 손맛을 느낀 투자자도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최근 금감원 등이 시장 투명성 제고를 위해 불공정행위 감시와 벌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기업도 공시를 더욱 강화해 느닷없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고 투자자들도 "높은 수익에는 높은 위험이 따른다"는 점을 다시한번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2002.04.02 I 박호식 기자
  • (edaily리포트)가랑잎이 가라앉는 이유
  • [edaily 김세형기자] 경기가 과열이라며 금리를 올려야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기업은 올해 사상 최대의 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합니다. 종합주가지수는 900포인트를 들락날락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에 봄이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켠에서는 찬바람이 쌩쌩불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 퇴출작업이 본격화됐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은 투자했던 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된다는 소식에 망연자실하고 있습니다.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주식시장에서의 퇴출작업을 증권부 김세형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오늘 거래소시장의 아이넥스와 인천정유가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 의견을 받아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됐습니다. 올해들어 이런 식으로 퇴출절차를 밟고 있는 상장기업은 16개 기업이나 됩니다. 감사보고서 제출이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거의 완료된 시점이기에 감사의견과 관련해서 퇴출되는 기업들의 행렬은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한번의 고비가 또 남아있습니다. 2년연속 자본전액잠식 기업에 대한 퇴출이지요. 퇴출 우려기업들은 증자나 자산매각 등을 통해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자본전액잠식은 사업보고서를 보고 퇴출여부를 판단합니다.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일인 4월1일에는 최종 심판대에 오르는 셈이죠. 어제까지 퇴출절차에 돌입한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삼익건설 이지닷컴 대우전자 고합 오리온전기 대일화학 대우통신 KEP전자 한보철강 한별텔레콤 동성 청구 삼미 핵심텔레텍 등 14개사에 달합니다. 이와함께 자본전액잠식으로 퇴출위기에 몰려있는 기업은 서광 선진금속 대선주조 쌍용 맥슨텔레콤 동신 동국무역 휴넥스 삼호물산 우성식품 한신공영 경남모직 등 12개에 이릅니다. 이들 기업들에 투자했던 소액주주들의 투자규모는 133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 기업이 전부 퇴출된다면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1000여억원이 휴지조각으로 변한다는 의미입니다. 투자로 인한 손실만이 아닙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소위 "뜨고"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의 기회비용까지 감안한다면 퇴출기업의 주식을 들고 있는 투자자들의 심정은 말이 아닐 겁니다. 이들 기업에 투자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투자자들이 심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인터넷 게시판에는 "상폐꾼"(상장폐지종목에 투자한 사람들)의 글로 꽉 차 있습니다. 대부분은 정리매매기법과 관련된 글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게중에는 정말 살아날 줄 알고 산 사람도 보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이렇게 아우성치고 있어도 이들 기업의 주식을 거래소에서 얼마 안 가 볼 수 있을까요? 그렇게 되기는 힘들 것이고 결국 거래하고픈 주주들은 장외에서 주식을 사고팔거나 이들 기업이 재상장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이들의 처절한 사연을 옮겨 보겠습니다. "주식을 시작한것이 동기야 어떻든 쉽게 돈 벌려고 했던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이에 대한 "벌"로써 ****에서 주식놀음의 최후를 보는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도 나도 같이 최후를 맞이할것 같다는 예감..."(S기업 투자자)"물론 나의 잘못 이겠죠 6년간 주식하여 6천만원 날렸소. 작년 11월 감자이후 본전생각에 1만원대에 ****주 3100주 2700만원 투자했소. 오늘 보니 1300원, 2700만원이 3달반만에 400만원 되어있군.(중략) 원망은 안겠소, 나에게도 잘못이 있으니. 주주들에게는 투명하게 알리시오."(E기업 투자자) 증시 격언에 "돌멩이는 뜨고 가랑잎은 가라앉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물리학적으로야 돌멩이가 지고 가랑잎이 뜨겠지만 실적과 재무구조가 단단한 기업이 물위로 떠올라 햇볕을 보고 부실기업들은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곳으로 쫓겨 난다는 뜻입니다. 퇴출기업들을 볼 때 지금만큼 이 격언이 처절하게 느껴질 때도 없습니다. 이번에 퇴출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들이 어느날 갑자기 이렇게 된 것은 아닐테니까요. 특히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적정의견을 받았다하더라도 대부분은 2년 연속 자본잠식일 경우 퇴출한다는 조항에 걸려 시장에서 쫓겨날 수 밖에 없는 처지였습니다. 이런 파국이 예견돼 왔던 것이기에 더더욱 그러한 생각이 듭니다. 주식시장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고 이들 종목은 그러한 룰이 가장 첨예하게 적용되는 종목입니다. 따라서 살아났더라면 대박을 안겨 줬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 기업에 자기 전재산을 걸고 모 아니면 도식으로 막가는 것은 도저히 합리적으로 볼수 없습니다. 바야흐로 주식시장이 제기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업의 실적이나 가치가 높은 종목들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이 철저히 차별화되고 있습니다. 시장이 질적으로 성숙되고 있는 과정이죠. 변화하는 시장의 구조에 맞춰 투자자들의 인식도 따라가야 하지 않을까요. 흐름을 타는 것이 투자의 기본이기 때문이죠.
2002.03.26 I 김세형 기자
  • (이진우의 FX칼럼)아직도 달러 보고 계십니까
  • [edaily] 되는 집은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식당만 하더라도 음식 맛이 뛰어나든지 종업원들의 손님을 접대하는 서비스가 아주 좋든지 남들이 갖추지 못한 뭔가가 있어야 살아 남을 수 있습니다. 지난 한 주간 금융시장의 움직임들을 지켜 보면서 느끼는 점은 “원/달러 시장은 장사가 될 수가 없겠다.”하는 것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모든 상품에 손을 대는 박식한(?) 후배와 통화하며 “달러는 어떻게 보느냐?”고 물어 보았더니 돌아온 대답은 “요즘도 달러 쳐다보는 사람 있나요?”였습니다. 얼굴이 화끈해지더군요. ◇누군가가 만지는 시장 개미 떼가 신나게 움직이고 있었다. 큼직한 빵 조각 하나가 산길에 떨어져 있었고, 그 부스러기를 입에 물고 가는 녀석들과 통째로 자기들 집으로 이동하고자 까맣게 달라붙은 녀석들 모두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어렵사리 한 10센티미터 정도 집 가까이 다가갔을까? 지켜보던 꼬마가 그 빵 조각을 손으로 집어 원래 위치에다 갖다 놓았다. 갑자기 황당해진 개미들… 그래도 빵 냄새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계속 풍겨오는지라 땀 한 번 닦고 다시 힘을 내어 빵 조각에 달라 붙었다. 짓궂은 꼬마는 이번엔 개미떼가 20센티미터나 끌고 간 지점에서 다시 빵을 집어 들었다. 개미들은 “이게 무슨 조화인가?”하는 의구심과 당혹감을 느꼈지만 그들이 해야 할 일이 먹이를 물고 오는 것이고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다시 그 빵이 놓여있는 곳까지 되돌아가 달라붙는 것 밖에 없었기에 피곤한 몸을 끌고 가서 다시 빵에 달라 붙었다. 아주 신이 난 꼬마, 그 개미들을 내려다 보며 자신의 위대함에 스스로 도취되다가 이번엔 아예 개미집 입구에서 그 빵을 집어 올렸다. 아무리 뇌 용량이 적은 “대가리 나쁜(?)” 개미들이지만 그쯤 되니 입에서 욕이 나온다. “내가 안 벌고 안 먹으면 되지, 이 짓거리는 이젠 더 못하겠다.”… 착한 꼬마라면 개미들한테 미안한 마음을 느끼며 그 정도에서 일어나 제 갈 길을 나설 것이고 아주 심성이 고약한 꼬마라면 더 이상 자신의 놀잇감이 되어주지 않는 개미들에게 화를 내며 개미집 입구를 발로 뭉개버리고 일어설 것이다. ◇무엇을 논한다는 자체가 우스운 시장 지난 14일,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에다 개별주식 옵션의 만기일까지 한꺼번에 도래한 이른바 트리플 위칭데이에 국내 증시는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외국인들의 줄기찬 매도공세 속에서도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막판 지수급등을 이끌어 내었고 그 날도 옵션시장에서는 단 한시간만에 10배의 수익률이 터져 나왔다. 지수 1000에서 순식간에 400대까지, 그 400대에서 800대까지의 회복도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시장이니 어찌 흥분하지 않겠으며 나라 안팎에서 손님(?)이 몰리지 않겠는가? 선물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인해 예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있는 채권시장만 해도 그렇다. 금리를 가지고 치고 박는 곳이다 보니 주식시장만큼 다이내믹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지만(막말로 기껏해야 95에서 105 사이를 벗어나기 어려운 시장 아닌가?) 장 중 변동성이 트레이더들에게 충분히 먹을 룸을 만들어 주고(그 만큼 잃을 가능성이 있음은 다들 감수하는 부분 아닌가?) 자신이 생각한 손절매 레벨에서 얼마든지 Loss-cut을 할 수 있는 풍부한 유동성이 제공된다는 것이 시장으로서는 얼마든지 내세울 만한 강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참여자의 저변이 넓은 시장에서 절대강자는 없다. 전문성과 시장정보에 대한 차별화 된 접근루트를 갖고있는 세력이라면 남들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개연성과 가능성을 갖추고 있을 뿐, 그들이라고 해서 시장을 자신들의 뜻대로 만들어 가기에는 역부족임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상식이 통하고 차트도 잘 맞는다. 대다수가 얘기하는 쪽으로 결국 시장이 흘러가는 경향이 더 강하다. 그러나 원/달러 시장으로 눈길을 돌려보면 한숨이 나오게 된다. 환율이 올라줘야 할 때 시원스레 오르지도 못하고 내려줘야 할 때도 갈 만큼 못 가는 현물시장… 다른 선물시장처럼 이따금씩 현물시장을 선도하기는 커녕 숨통 막히는 현물시장을 그대로 추종하는 수준에서 그나마 거래동기를 유발할 만한 유동성도 레버리지(Leverage)도 갖추지 못한 선물시장… 필자는 주변에서 자신의 사업과 관련하여 아니면 개인적으로 외환에 관심이 많아 이런저런 뉴스와 정보를 쫓아가고 정리하며 달러 거래에 임하던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란 적이 있다. 그러나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요즘은 시장을 떠나 있음도 최근에 알게 되었다. “요즘도 달러 쳐다보고 계십니까?”하는 딱해 보인다는 투의 질문도 수없이 들었다. 월요일 아침부터 메가리(?) 없이 찔끔거리는 환율을 보고 있노라니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더 이상 얘기를 끌어가다 보면 흥분할 것 같아 이 정도에서 접는다. 곧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가 있다니 그 결과와 그에 따른 뉴욕시장의 반응이나 살펴보고 향후 거래전략을 짜는 게 맞겠다. 지금 시장은 “명분”을 찾고 있다. 향후 미국 금리가 오르든 더 내리든 그리고 그린스펀 FRB 의장이 그에 대해 딱 부러지는 방향을 제시하든 못하든 간에 달러/엔 환율이나 미국 증시와 채권시장의 방향성이 잡히면 그 핑계를 FOMC 미팅결과로 얼추 때려잡으면 될 터이니… 우리 증시는 정말 조정도 없이 바로 종합지수 900을 넘어서고 1000포인트를 향해 돌진할까? 정말 미국이나 한국이나 이제 금리는 오를 일만 남았을까? 환율은 결국 1325원 못 올라서고 달러/엔도 130엔 못 찍고 다시 내려설 것인가? 궁금한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하루 이틀만 더 지켜보도록 하자…
2002.03.18 I 이진우 기자
  • 월가전문가시각(11일)..퍼즐맞추기 게임
  • [edaily] 9.11 테러 6개월째를 맞은 뉴욕증시는 장 초반 약세를 면치 못했으나 장 후반 반등하는 저력을 보이며 상승 마감했다. BOA증권의 주식 투자비중 축소소식과 IBM에 대한 투자등급 하향조정, 그리고 UN의 무기사찰을 거부한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이 임박했다는 관측 등이 악재로 작용했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은 여전히 시장을 견인하는 힘이됐다. 사실 장초반의 약세는 "예견된 조정"이었다.지난주말의 조정은 이번주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었다. 따라서 이날 오전의 조정장세는 그다지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었다. 푸르덴셜증권의 브라이언 피스코로브스키 같은 이는 "모든 랠리엔 조정이 있는 법"이라며 "투자자들은 조정에 신경쓰지 말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장 후반 강세장으로 분위기가 반전된 배경은 역시 지난주부터 이어졌던 경기회복에 대한 각종 긍정적인 지표 발표와 이로인한 기대감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강세가 랠리의 연장을 의미하는 지 여부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증권의 토마스 맥나너스는 이날 S&P500 인덱스 펀드의 주식투자비중을 기존의 55%에서 50%로 5% 포인트 줄이고 대신 채권투자비중을 40%에서 45%로 늘렸다. 이같은 조치는 이날 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토마스 맥나너스는 현재의 강세장을 다음 세가지 이유로 설명하고 있다. 하나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아보이는 경기회복 뉴스, 둘은 일본경제의 반짝 회복,셋은 최근 강세장에 진입하지 못했던 투자자들의 추격매수. 토마스 맥나너스는 "주식투자자들에게 아직은 인내가 필요하다"며 "현재는 강세장의 초입이 아니라 기존 약세장의 연장선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글로벌 파트너스증권의 수석투자전략가 피터 카를로 역시 "단기적으로 랠리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기업들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다시 약세장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터 카를로는 "주식시장은 지속적인 모멘텀을 요구하고 있지만 다우는 이미 올라설 수 있는 한계까지 올라섰다"고 지적했다. 피터 카딜로에 따르면 기업들의 실적이란 여전히 "퍼즐의 잃어버린 조각 찾기"와도 같은 미로게임이다. 기업들은 최근 공격적인 비용절감 조치로 비용을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이는 곧 자본비용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카딜로는 설명하고 있다.
2002.03.12 I 이의철 기자
  • (뉴욕프리뷰-11일)실적회복에 대한 기다림
  • [edaily]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다우지수는 4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나스닥 지수도 2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 투자자들에게 있어 경기회복이라는 퍼즐의 마지막 조각은 기업들의 실적회복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5 거래일동안 나스닥지수는 7%, 127포인트나 오른 1929포인트를 기록했으며 다우존스지수도 2%, 203포인트 오른 10572포인트를 기록했다. 글로벌 파트너스 증권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피터 카딜로는 "증시에 대한 촉매제인 경제부문이 회복 신호를 보내고 있고 경제지표 호전은 곧 기업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시장에 퍼지고 있는 가운데 전일 미국의 경제 조사기관인 블루칩 이코노믹 인디케이터스는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6%로 상향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블루칩 서베이는 지난달 1분기 GDP성장률을 1.6%로 제시했었다. 블루칩 서베이는 "미국 경제의 성장이 매우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최근의 경제지표들은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토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같은 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의회를 거쳐 넘어온 경기부양책에 서명하면서 경기부양책이 정식법률로 발효됐다. 그러나 카딜로는 증시 랠리가 단기적으로 확고한 기반을 갖고 있지만 예비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될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며 조심스런 전망을 내렸다. 그는 또 기업의 수익회복을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지만 지난해 기업들이 공격적인 원가 절감조치를 했기 때문에 자본 지출이 조만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에는 노키아, 오라클, 토이저러스, 어도비 시스템즈 등이 있다. 이밖에 주목해야 할 기업들로는 휴렛팩커드, 샌디스크 등이 있다. 지난 8일 미국 최대 연기금펀드이자 휴렛팩커드(HP)의 주주인 캘퍼스는 휴렛팩커드의 컴팩 인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캘퍼스는 휴렛팩커드 주식 가운데 1% 미만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지만 미국 최대 연기금 펀드로 다른 주주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데이터 스토리지 생산업체인 샌디스크는 삼성전자로부터 특허침해에 대한 소송을 치러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샌디스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5일 텍사스 지방법원에 샌디스크가 4개의 미국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샌디스크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 조치와 피해 보상금을 요구했다. 시카고 상업거래소(CME)의 나스닥100지수 6월물은 한국시각 8일 오후 4시 53분 현재 5.00포인트 내려 1559.00포인트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0포인트 떨어진 1165.60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2002.03.11 I 정현종 기자
  • 서울은행, "2002 FIFA월드컵" 일본에 전달
  • [edaily] 서울은행은 오늘(25일) 오전 9시 본점 1층 로비에서 그동안 보관해온 "2002년 FIFA월드컵"을 공동 개최국인 일본으로 옮기기 위한 전달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FIFA월드컵"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국내에 이송된 뒤 줄곧 대한축구협회 공식후원은행인 서울은행의 금고에 보관돼 왔다. 이 컵은 오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에 이송될 예정인데 월드컵 개막전에 3개월 동안 한국이 보관하고 이후 3개월 동안은 공동 개최국인 일본이 보관한 뒤 다시 오는 5월30일 개막식을 앞두고 국내로 옮겨질 예정이다. 특히 서울은행은 FIFA컵 보관은행으로 선정된 이후 월드컵의 안전한 보관을 위해 영업부 금고안에 특수금고를 별도로 제작, 여기에 다이얼 3개, 열쇠 6개, SECOM 3개 등 총 12단계의 완벽한 전자안전시스템을 설치해 보안에 만전을 기해 왔다. FIFA컵은 지난 74년 제10회 서독 월드컵부터 사용된 우승 트로피며 공식 명칭은 "FIFA월드컵"이다. 이태리 조각가 "실비오 가자니"가 디자인한 이 컵은 높이 36㎝, 무게 4.97㎏의 18금으로 만들어졌다. FIFA컵 하단에는 우승국 이름을 새겨 넣어 17번째 우승국이 결정되는 2038년까지 사용된다. 대회 우승국은 다음 대회까지 4년간만 보관한 뒤 국제축구연맹에 반납하며 반납시에는 복제품을 전달받는다.
2002.02.25 I 이정훈 기자
  • (초점)미국 미디어업계 통합 가속화될 듯
  • [edaily] 미국 미디어업계의 통합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AOL타임워너, 월트디즈니, 컴캐스트 등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확장에 관심을 기울여 온 이들 미디어 업체들은 미 연방법원이 일부 소유권과 관련된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인수합병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20일 미 연방 항소법원은 미국 공중파 및 케이블TV의 소유규제 관련 규정이 재검토돼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검토되야 할 사안은 두 가지로 하나는 동일지역에서 한 회사가 공중파TV방송국과 케이블TV를 모두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한 공중파 방송사가 미 전역의 잠재시청가구 수의 35% 이상을 점할 정도로 방송국을 많이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아들인 마이클 파월 위원장이 이끄는 FCC는 현재 방송국의 소유규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규제 해제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따라 소규모 방송국들과 대형 미디어 업체간의 인수합병이 본격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2위의 케이블 TV 운영업체인 AOL타임워너는 제너럴 일렉트릭(GE)의 NBC를 인수할 의사가 있으며 월트디즈니 역시 TV 방송국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BS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내 3위 미디어업체인 비아콤, 폭스TV를 소유하고 있는 뉴스코퍼레이션, NBC와 트리뷴을 소유하고 있는 제너럴 일렉트릭 등이 모두 이같은 인수합병과 관련될 수 있는 업체로 꼽히고 있다. 크레이스키 미디어 컨털턴시의 피터 크레이스키 대표는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있어 과거에는 기술과 규제완화가 관심이었지만 이제는 대형업체들이 어떻게 퍼즐의 조각들을 움직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2002.02.21 I 김윤경 기자
  • (초점)신화에서 몰락까지..날개꺾인 이민화 신화
  • [edaily] 한국 벤처의 신화로 불리던 이민화 회장의 "메디슨호"가 결국 침몰했다. 메디슨은 그간 자금난 속에서 자회사들을 하나씩 매각하며 안간힘을 썼으나 결국 최종 부도를 피하지 못했다. 메디슨의 이같은 좌초는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기는 하지만 메디슨의 화려했던 옛 영광을 돌이켜봤을 때 여전히 충격적이다. 메디슨의 침몰은 벤처업계의 대부로 불리던 이민화 메디슨 전 회장의 몰락을 의미한다. 벤처붐이 일면서 이민화 회장은 벤처업계의 대부로 부상했고 너도 나도 이민화 전 회장을 모델로 삼아 창업의 길로 나섰다. 한때 메디슨의 계열사라는 것이 든든한 힘이 됐던 것과 비교하면 너무도 초라한 몰락이 아닐 수 없다. 한때 50여개의 자회사를 거느리며 선단식 벤처를 운영하던 이민화 전 회장은 한국의 벤처 신화를 상징하던 인물. 결국 이민화 전 회장의 분신인 메디슨의 몰락은 지난 수년간 천국과 지옥을 오가던 벤처업계의 단면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공식적으로 메디슨의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아직도 그를 메디슨의 대표로 생각하고 있는 이들이 많고 그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만큼 그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이민화 전 회장은 53년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공대와 카이스트를 거쳐 대한전선에서 컴퓨터 단말기를 개발하던 엔지니어였다. 그가 메디슨의 간판 상품인 초음파 진단기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대한전선을 떠나 입학한 카이스트 박사과정에서였다. 카이스트에서 초음파의 디지털 기술에 대한 박사학위 논문을 받은 그는 그 기술을 상품화하기 위해 85년 메디슨을 창업했다. 그 후 천신만고 끝에 개발한 초음파 진단기를 들고 개인병원을 돌아다니며 영업을 시작했다. 이때 만난 사람이 한국 벤처 투자업계의 대부로 불리며 벤처업계의 쌍두마차로 위세를 날렸던 서갑수 전 한국기술투자 사장이다. 서 전 사장은 메디슨 에 2억원을 융자해줬고 이 돈이 메디슨을 키우는 데 큰 힘이 됐다. 업계에서 나름대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성장을 거듭하던 메디슨이 95년 거래소에 상장되며 이 전 회장은 큰 돈을 만지게 된다. 이 자금으로 컬러 초음파 진단기, 디지털 3차원 초음파 진단기 등을 개발했다. 이민화 전 회장이 기업인수의 맛을 알게 된 것은 96년 오스트리아의 크레츠테크닉이라는 입체 초음파 진단기 생산업체를 인수하면서부터다. 우수한 기술을 갖추고 있었지만 상품기획력이 떨어졌던 크레츠의 잠재력을 보고 850만달러에 인수한 이 회장은 인수 당시 2천500만 달러 매출에 적자였던 크레츠를 2년여 만에 1억 달러 매출에 600만 달러의 흑자를 올리는 기업을 바꿔놨다. 이후에도 메디슨은 그야말로 초고속 성장 가도를 거침없이 달렸다. 연평균 매출 증가율 52%, 순이익 증가율 58%. 심지어는 IMF 위기 첫해였던 98년에도 전년 대비 35%가 늘어난 1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99년엔 2000억원을 넘어섰다. 순이익은 1998년 200억원에서 1999년 500억원으로 두배 이상 뛰었고 이민화 회장의 업계 위상도 하루가 다르게 커져갔고 95년 벤처기업협회 회장직을 맡게된다. 이민화 전 회장의 화려한 질주는 "벤처보국"의 깃발이 휘날리던 99년 최고조에 달했다. 코스닥 시장·벤처기업특별법 등 벤처 육성과 관련한 각종 정책을 입안했고 한글과컴퓨터, 비트컴퓨터 등 한때 내로라하는 벤처기업들에 투자하며 명실상부한 벤처업계의 대부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 회장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초음파 진단기"에서 "벤처 투자"로 주력 사업을 바꿔갈 바로 그 무렵부터 메디슨에 위기가 찾아들기 시작했다. 99년 발표할 예정이었던 초음파 진단기 시제품을 결국 출시하지 못했고 영업실적은 저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메디슨의 회장이기보다는 벤처업계의 대부였던 이 전 회장은 오히려 "메디슨 연방제"를 주창하며 수십개의 벤처기업을 자회사로 거느린 선단식 경영을 시작, "재벌벤처 1세대"라는 비아냥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자회사 지분의 평가익 앞에서 "약간의" 영업손실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차입금을 끌어다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계열사를 늘려나갔다. 영업실적의 저조함을 벤처투자의 화려함으로 메워나가던 "메디슨 그룹"은 2000년부터 벤처업계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며 함께 몰락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모든 자회사를 매각하겠다고 선언하며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장부가치로 수백~수천억원에 달하던 자회사들이 매각될 당시엔 수억~수십억원의 헐값에 팔려나가며 유동성 위기가 가시화됐다. 끊임없이 만기가 다가오는 단기부채의 물결 앞에서 메디슨이 자랑하던 벤처계열사들의 주식은 거의 휴지조각이나 다름 없었다. 메디슨은 지난해 한글과컴퓨터 지분을 22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메디다스, 비트컴퓨터, 크레츠테크닉, 프로소닉 등 자회사의 지분을 1100억원에 매각하면고 또 최근엔 본사 사옥까지 310억원에 매각하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이민화 전 회장도 지난해 10월 메디슨 회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이후 이민화 전 메디슨 회장은 회장직에서 사임하자마자 메디슨 주식을 매도하기 시작, 또 한 번 주위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 전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난 직후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메디슨 주식 32만여주를 장내 매도했다. 촉망받는 벤처사업가에서 출발, 벤처왕국 황제로 업계에 군림하던 이민화 전 회장은 다시 자연인으로 돌아갔지만 그가 세운 메디슨은 29일 최종 부도처리됐다. 벤처기업 최초의 거래소 상장, 최고 공모가 신기록이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주식시장에 데뷔한 지 불과 6년만이었다.
2002.01.29 I 이진우 기자
  • (일증시)닛케이 1.73% 하락..관망세
  • [edaily] 일본 증시는 15일 기술주와 은행주가 동반 하락하며 급락세로 출발한 뒤 별다른 반등시도도 하지 못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전일 뉴욕 증시가 하락 마감한 데다 채권단으로부터 지원을 받던 주택 건설업체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토픽스 지수는 39개월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또 이번 주부터 미국 기업들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관망세로 돌아서게 하면서 거래가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카이 도쿄 리서치 센터의 나카이 히로유키는 "컴퓨터 관련주의 운명이 미국 기업 경영진들의 사업 전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닛케이 225지수는 지난주 말보다 1.73% 하락한 1만260.68엔을 기록하며 오전장을 마감했다. 도쿄증시 1부 상장종목을 대상으로 하는 토픽스 지수도1.68% 내려 983.17엔을 기록했다. 컴퓨터 관련주는 지난주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 경제가 경기회복으로 나아가기 위해 많은 위험 요소가 남아있다고 경고하면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 또 미국의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실적전망에 비해 주식 가격이 높은 상태라고 경고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메릴린치의 리차드 번스타인 수석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에게 주식 투자비중을 현재의 60%에서 50%로 낮추는 반면 채권투자 비율은 20%에서 30%로 늘릴 것을 권고했다. 수출 주력업체인 캐논이 2.61% 하락했고 소니도 5.63% 내렸다. 쇼쿠산 주타쿠가 파산보호를 법원에 신청하면서 채권 은행들의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UFJ홀딩스가 2.23% 내렸고 자산규모 1위 은행인 미즈호홀딩스도 1.81% 떨어졌다. 지난 13일 135억엔의 부채에 대해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주택 건설업체인 쇼쿠산 주타쿠는 전장대비 97% 폭락, 주식이 1엔 미만에 거래되며 휴지조각이 됐다. 회사의 주식은 지난 금요일에도 파산 루머로 6.25% 하락, 30엔을 기록했었다. 일본은행(BOJ)은 오늘부터 이틀간의 이사회 회동을 열게 된다. 전문가들은 BOJ가 전달에 통화 완화를 시행한 후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2.01.15 I 정현종 기자
  • (2002세계경제)"통화전쟁", 상반기의 불안요인
  • [edaily] 새해벽두를 맞아 주요 은행 및 증권사들이 내놓았던 환율 전망 보고서들이 휴지조각으로 돌변, 쓰레기통에 처박혔다. 2002년이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서 달러/엔 환율이 갑작스럽게 치솟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초 애널리스트들은 달러/엔 환율이 연내 120엔대 후반에서 조정국면을 맞고 우선 새해맞이 휴일을 넘긴 다음 내년에 거래가 재개될 때 다시금 사닥다리 타기를 시작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었다. 그리고 여름을 넘기면서 환율이 소폭 진정, 봄보다는 겨울에 엔화가치가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었다. 고이즈미 정부와 일본은행(BOJ)의 경기부양책과 꾸준한 유동성공급이 일본경제를 부양할 것이라는 기대도 엔화에 호재가 될 것으로 해석됐다. 11월 초만 해도 달러화가 지나치게 고평가 돼 있는 상태인데다 부시 행정부가 전대미문의 테러를 당한 상황에서 엔화가치 급락을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대세였다. 130엔 진입은 논외 밖이었다. 한 국내 선물회사는 불과 일주일 전 2002년 환율 전망 보고서에서 달러/엔 환율이 1분기에 128.08엔, 2분기에 130.42엔, 3분기에 132.00엔, 4분기에 134.00엔 선으로 점차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달러/엔은 해를 넘기기도 전에 심리적인 지지선인 130엔을 "우습게" 돌파했다. 이미 2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38개월래 최고치인 132.00엔까지 올라섰다. 일본 정책 당국자들도 급격한 엔화 약세에 대해 그다지 제동을 걸고 싶어하지 않는 눈치다. 경제회복으로 아시아 통화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제는 쓸모가 없다. 일본 정책 당국자의 입김이 더 거세기 때문이다. ◆ 엔화 약세의 불씨를 던진 것은 누구 불씨는 12월 중반에 접어들며 피어오르기 시작했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재무성 국제담당 차관이 17일 엔화가 지나치게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약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라면서 "엔화 약세가 바람직하다"라는 견해를 피력했던 것. 게다가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 재정담당상은 1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BOJ가 통화팽창 정책을 적극적으로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고 일본 자민당 야마사키 의원은 BOJ에 외국채권 매입을 촉구했고 재무성의 무토 차관도 엔화 약세 지지를 시사하는 코멘트를 내놓았다. 또 20일 재무차관시절 외환시장에서 "미스터 엔"이라는 별명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교수는 한 TV프로에 출연해 "달러/엔 환율이 내년 여름 140~150엔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폭탄 전망을 했다. 그는 한 술 더 떠 일본 정책 당국자들이 160~170엔 수준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고 외환시장은 곧 요동치기 시작했다. 달러/엔은 21일 129엔을 가뿐하게 뛰어넘었고 주말을 넘기면서 외환시장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시장에 달러/엔 130엔이라는 선물을 안겨줬다. ◆ 2005년, 205엔 110엔대 수준에서 2001년을 시작했던 달러/엔 환율은 몇 차례 크고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긴 했지만 27일 132엔대를 상향돌파했다. 98년 일본경제 버블붕괴 당시 수준인 140엔대는 아직 힘겹지만 이대로라면 135엔 진입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일반론이다. 게다가 다소 황당한 전망까지 나와 눈길을 끈다. 도이체 방크의 한 애널리스트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보고서를 내놓고 달러/엔 환율이 2005년에 "205엔"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 시장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는 일본 은행권이 여전히 취약한데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감당이 불가능할 정도로 막대한 재정적자를 안고 있어 "일본경제는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달러/엔이 내년 연말 140엔까지 올라설 것이고 장기전망으로 2005년까지 205엔에 진입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일본 정부와 BOJ가 디플레이션 악순환을 피하기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부양을 위해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하라는 국내외적인 비판에 끊임없이 직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같은 요구에 순응할 경우 일본 정부와 BOJ는 재정정책 상으로는 긴축을, 통화 정책상으로는 팽창을 유도하게 된다. 시중에 통화량이 늘어나면 통화가치는 필연적으로 하락하기 마련. 때문에 이 역시 엔화에는 악재가 되는 셈이다. 도이체 방크 애널리스트가 205엔 전망의 이유로 드는 또 하나의 근거가 있다. 올해 들어 BOJ가 계속적인 양적 통화완화책을 취해왔기 때문에 민간에 유통되고 있는 통화와 민간은행의 예금액을 포함하는 본원통화 증가율은 1년새 15%에 달했다. 그러나 미국의 본원통화 증가율은 5%에 불과했다는 것. 그는 이같은 통화량의 갭이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이 갭을 메우기 위해 달러/엔은 205엔까지 충분히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아직 헤지펀드들의 포지션 청산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경고했다. 그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증시에서 외국 투자자들은 12월 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무려 40억달러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이는 지난 1년래 최대폭이다. 사실 일본에 투자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안가는 일이다. 초저금리에 엔화 추가약세 전망.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내세우는 "성역없는 구조개혁" 약속을 굳게 믿지 않는 이상 일본시장을 고집할 이유는 별로 없는 상황이다. 일본 정책 당국자들은 아직 개인 투자자들이 1300조엔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엔화 매도 움직임이 자산 매도로 이어져 경제 파국으로 치닫게 될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아직 일본 국채 수익률도 1.3% 수준에 머물러 큰 변동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재무성 관계자들의 “엔화 약세 용인” 구두개입에서 촉발된 엔화 약세에 이미 유럽 및 미국계 헤지펀들이 일조한 상태고 아직 크리스마스 연휴 이전에 청산되지 않은 물량이 상당한데도 엔화는 달러에 대해 3년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때문에 그는 내년 초부터 헤지펀드들이 다시금 엔화 매도에 나설 여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2005년 205엔 전망이 터무니 없는 추론만은 아닌 것이다. 게다가 궁지에 몰린 일본정부와 BOJ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남은 "마지막 카드"는 바로 "엔화 약세를 통한 수출 부양책"인만큼 내년에 엔화가 다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장담 못하는 것이다. 이미 BOJ는 수차례 시장개입을 해왔음을 시인했었다. ◆ 안에서 밖에서 "엔화 약세 그만" 일본 내에서도 이같은 일본정부와 BOJ의 엔화약세 유도를 환영하는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게이단렌(經團連. 경제단체연합회)은 26일 성명을 통해 "엔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은 일 기업들에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다우존스 통신은 이와 관련, 일 재계의 최대 이익단체인 게이단렌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달러/엔 환율의 상승이 일 정부가 원하는 선에 근접해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부 국가들의 저항도 상당하다. 아시아 각국이 수출에 있어 경쟁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어 엔화 약세가 유발되면 자국 통화 평가절하를 유도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정환율제를 고집하고 있는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설 경우 가뜩이나 중국의 저가상품에 수출이 발목잡혀 있는 아시아 각국으로서는 더욱 골치가 아파지는 일이다. 이미 싱가포르 달러의 경우 11년 반만의 최저치까지 주저앉았고 원화 환율도 1330엔대를 돌파했다. 대만 중앙은행은 그간 암묵적으로 고수해 왔던 달러당 45대만달러라는 지지선이 붕괴되는 것을 허락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미 13일 "엔약세에 따른 제반 문제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 데 이어 다음 날 "세계경제에 아주 안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한 톤 높였고 달러/엔 환율이 130엔을 탐색하기 시작한 24일과 25일에는 "통화전쟁"을 경고하며 "주변국과 공조"할 것임을 언명했다. 재경부의 김용덕 국제업무정책관(대외차관보)도 26일 오전 일본 재무성 구로다 하루히코 차관과 전화접촉을 통해 엔화 약세에 대한 우리 정부의 우려감을 전달하고 "필요한 경우 주변국과 공동 대응하겠다"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도 팔짱만 끼고 있을 순 없다는 태세다. 24일 중국 관영신문인 인민일보는 엔화가치의 하락은 아시아 경제를 황폐하게 만들 수 있다"며 "아시아 국가들의 연쇄적인 통화가치 하락으로 97년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움직임을 반영, 연일 엔약세 유도에 여념이 없던 일본 당국자들도 자제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조구치 젠베이 일본 재무성 국제금융국장은 26일 "외환시장의 변동폭이 지나치게 큰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일본의 펀더멘탈은 건전하다"는 개입성 코멘트를 시장에 내놨다. ◆ "전망"은 무모해..."계산기를 놓지 말 것"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 주요국 통화 내년 수준을 전망하기란 여간 무모한 일이 아니다. 이제 환율은 펀더멘탈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일본 정부의 엔화 약세 의지에 대체적으로 움직이는 양상이며 일본과 주요 수출시장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아시아 각국으로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엔화의 발자취를 좇을 수 밖에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카드는 이제 일본 정부와 BOJ가 쥐고 있다. 따라서 한시도 "계산기"를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엔화 약세가 부정적 측면이 분명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체적으로 추가 약세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대신경제연구소 조현상 연구원은 "일본정부가 원하는 달러/엔 수준은 최소한 135엔 이상"이라며 "가까운 시일안에 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133~135엔 부근에서 한 번 조정을 받겠지만 그 후에도 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도 달러/엔은 130엔대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며 "140엔도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펀더멘털을 이유로 원화환율이 이를 추종하지 않을 것으로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환율의 경우 벌써부터 1365원이 전고점을 논하긴 어렵고 추세를 거스르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1.12.31 I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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