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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되는 미술품 투자]그림 고르는 노하우,"비싼 작품이 좋은 작품이다"
-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그림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2억2000만원에 팔린 오치균의 가을 정류장김순응 아트컴퍼니 대표를 보면 그렇다. 그는 국내 서양화가 오치균 작가가 뜨기 전 그의 작품(가을 정류장)을 500만원에 사서 몇년 뒤 2억 5000만원에 팔았다. 무려 50배의 시세차익을 남긴 것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당시 누가 그의 그림을 사갔는지 알지 못했다. 상대방이 직접 경매에 참여하지 않고 대리인을 통해서 구입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 말, 그는 누가 그의 그림을 샀는지 비로소 알게 됐다. 바로 전두환 미납 추징금 회수를 위해 진행된 미술품 경매에서다. 미술 애호가인 전재국 씨가 보유했던 미술 작품이 대량으로 경매로 나왔다. 이 그림은 그가 판매한 가격보다 3000만원 저렴한 2억 20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에서 만난 김 대표는 “잘 팔리는 그림이 좋은 그림”이라며 “전체 미술 작품 중에서도 극소수의 작품이 잘 팔리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18일 서울 강남 신사동 K옥션에서 열린 ‘김순응 컬렉션’ 경매가 100% 낙찰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전직 은행원에서 미술 컬렉터로 탈바꿈한 뒤 국내 경매 시장에 입지전적인 업적을 남긴 그에게 초보자를 위한 ‘돈 되는 그림’을 고르는 미술품 투자법을 물었다. ①개성 강한 작품에 집착하라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의 독창성이다. 어떤 미술품이 가치를 지니는 가장 큰 이유는 그 작품의 독창성에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미술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대가들은 자신만의 독창성으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다. 인상파의 모네, 입체파의 피카소, 야수파의 마티스, 뭉크의 표현주의.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사랑받고, 가장 작품 값이 비싼 박수근 화백 역시 독창성으로 이름이 높다.②1년에 한두 점, 월급만큼 투자하라그가 대략 평균적으로 권유하는 금액은 자신의 한 달 월급 정도다. 미술품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15%가 적당하다. 1년에 한두 점씩 30년 산다면 평생동안 30~50점 정도의 컬렉션이 된다. 금액이 너무 크면 짐이 되고, 너무 적으면 진지해지지 않는다. 동서양 미술시장의 역사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거장들이 미술시장에서 막 인정받기 시작할 무렵 작품 가격은 당대 ‘중산층의 한 달 월급’ 정도였다. 19세기 말 반 고흐의 작품 한 점 값이 300프랑 전후였고 1960년 무렵 박수근의 소품 한 점이 3만환(3천원) 정도였다. 부자가 아경기고 성균관대서던캘리포니아대 경영학 석사하나은행 종합기획부 부장하나은행 자금본부 본부장케이옥션 대표이사현 아트컴퍼니 대표이사니었다라도 당시에는 큰 부담없이 이들 유망 작가의 작품들을 소장할 수 있었다. ③집에 두고 봐도 계속 좋은 그림에 투자하라김 대표는 진짜 중요한 팁이라며 “사서 집에 걸어두고 보라”고 조언했다. 전시회에서 보는 것과 도록책)을 통해 보는 것과 집에 걸어놓고 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어디에 두고 얼마나 자주 보느냐에 따라 그림에 대한 느낌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는 “사서 집에 걸어놓고 두고두고 봐도 좋아야 진짜 좋은 그림”이라고 강조했다.“사람도 마찬가지 입니다. 연애과 결혼은 전혀 다릅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결혼 후에 상대방에 대해 달라졌다고 원망을 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은 변한 게 아닙니다. 스스로가 상대방에 잘 몰랐던 것 뿐입니다. 그림를 고르는 것도 사람을 사귀는 것과 똑같습니다.”그는 집에 두고 봤을 때 좋지 않아서 6~7점만 사고 버린 작품들도 많다고 했다. 그만큼 사람의 취향이란 항상 변하는 것이기에 즉흥적으로 투자를 해선 곤란하다는 것이다. ④최고의 작품은 최고로 비싼 작품이다흔히 예술작품의 순수성을 강조하지만, 가장 좋은 예술작품은 ‘최고로 비싼 작품’이라는 게 김 대표의 신념이다. 결국 순수성을 지향하는 미술 작품의 가치를 가늠하는 척도 역시 ‘가격’이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작품을 고를 때는 자기가 좋아서 좋은 그림만을 골라선 곤란하다. 소위 말하는 미술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그림이어야 한다. 초보자들이 가장 범하기 쉬운 실수가 자기 눈에 예쁜 그림을 사는 것이다. 특히 미술 작품 매입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주식처럼 미술 작품의 가격에도 사이클이 있다. 진짜 좋은 작품은 이 시간을 초월해 지속적으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⑤같은 작가의 작품 중에서도 질이 높은 작품을 사라아무리 유명한 시인이라 할지라도 그의 모든 시가 다 절창일 수는 없다. 백환기 작품이 다 비싼 것도 아니고 피카소의 작품이 모두 명작은 아니다. 어느 작가의 작품을 사든 대표작을 사는 것이 좋다. 가격의 오름 폭이 크고 내림 폭은 작다. 또 급하게 팔아야 할 때 쉽게 팔 수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진품인지 확인하는 절차도 필수적이다. 종종 가짜 작품을 사서 의외로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 믿을 만한 화랑이나 경매회사를 통해 구입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