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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권전략)76%와 53%가 가지는 함의
- [이데일리 정원석기자] 실물 경제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사상최대의 월간 경상수지 적자, 1%대의 광공업 생산 증가율, 5년만에 가장 낮은 체감경기를 기록한 어제(30일)를 상당수 언론들은 이렇게 표현했다. 위기설로 시작한 9월이 급속한 경기 냉각으로 마무리 된 셈이다. 시장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달러-원 환율은 한 때 40원 이상 오르며 1230원을 터치했다. 국고채 3년금리도 20bp(1bp=0.01%p) 이상 하락해 5.7%대에 진입했다. 급속한 경기냉각에 대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라는 선제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였다. 그만큼, 전년비 1.9%에 그친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의 충격이 컸다. 시장의 예상치인 6%대 중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였기 때문이다.물론, 과거에 비해 경기변화에 대해 무게 중심을 두는 듯한 한국은행의 입장도 이런 기대감을 키우는 데 한 몫했다. 시장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이 경기둔화에 대한 경계수위를 한 단계 올렸다고 평가하고 있었다.하지만, 표면적으로 나타난 한국은행의 스탠스는 과거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최근의 경제인식이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기는 하지만, 그만큼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같은 수준의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한은은 같은날 발표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면서도 물가와 경기의 상하향 리스크를 동시에 고려해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반기 경제상황을 5%대의 물가상승률를 기록할 확률은 76%, 경제성장률이 4%를 밑돌 가능성을 53%로 진단했다. 3%대의 경제성장률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수차례 밝힌 바와 같이 경제 주체들이 경기침체라고 느낄만한 수준이다. 하지만, 5%대의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한은의 인플레이션 타켓팅 목표 상단인 3.5%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3%대의 성장률과 5%의 물가상승률이 동시에 실현되는 상황은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이다. 이런 상황에서 섣부르게 금리를 인하할 경우, 경기침체기간이 더 늘어난다는 게 일반적인 판단이다. 이 총재도 “인플레 압력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며 “최소한 몇 달간은 물가상승률이 안심할 수준으로 금방 내려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게다가 최근 기획재정부 등 당국의 관심이 온통 외화유동성과 환율에 쏠려 있다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환율 폭등이 진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달러강세를 촉발할 수 있는 `선제적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리인하를 하더라도 미국과 유로 등 다른 나라 중앙은행이 멍석을 깔아줘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어제 금리 폭락에 대해서 상당수 시장참여자들은 "그만큼 호재 재료에 목말랐다는 걸 보여줬다"고 해석했다. 억눌렸던 심리가 폭발했다는 것이다. 최근 거래층이 얇았다는 것도 어제와 같은 분위기가 나올 수 있는 배경이었다. 물론, 월말을 넘기면 최근 제기되고 있는 단기유동성 경색 우려도 완화될 것이라는 이른 기대감도 있었다. 다만, 기준금리와의 차이가 50bp 수준으로 좁혀진 것은 한 번 고민할 점이다. 이 차이가 좁혀지기 위해선 명시적으로 금리인하에 대한 시그널이 있어야 된다. 오늘 아침에 금융위원회에서 나온 대책을 보면, 당장 이와같은 단서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 뉴욕, 하루만에 폭등..`구제안 승인 기대`
-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30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하루만에 폭등했다. 전날 하원의 구제금융안 부결 소식에 사상 최악의 폭락장을 연출했던 뉴욕 증시는 이날 구제금융안이 이번주 이내에 승인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되살아나면서 급반등했다. 금융주가 큰 폭으로 올라 반등 흐름을 주도했다. 전날 폭락에 따른 저가매수세 유입도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 유럽 은행들의 잇단 국유화로 달러가 유로대비 사상 최대폭으로 치솟은 점도 호재였다. 악재도 적지 않았지만 구제금융안 승인 기대감이 시장을 지배했다. 달러 리보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는 등 자금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미국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은 사상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850.66으로 전일대비 485.21포인트(4.68%)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82.33으로 98.6포인트(4.97%) 올랐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164.74로 58.35포인트(5.27%) 뛰었다. 전날 10달러 이상 떨어졌던 국제 유가가 4달러 이상 급반등, 100달러선을 회복했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4.27달러(4.4%) 오른 100.64달러로 마감했다. ◇구제금융법안 회생 `박차` 미국 의회는 하원에서 전날 부결된 구제금융법안을 새로 손질해 조속히 처리하기 위해 다시 긴박하게 움직였다. 공화당과 민주당 상원 지도부는 초당적인 금융구제법안 승인을 위해 "양당간 정쟁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면서 "조속히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약속했다.밋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상원 의회에서 "우리는 이번주내에 구제금융을 승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원 금융위원장인 크리스토퍼 도드 의원은 "(전날 구제금융법안을 부결한) 하원이 그 결정에 대해 심각하게 다시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새로운 방안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상원이 당초 일정 대로 내일(1일) 구제금융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존 케리 민주당 상원의원은 "상원이 하원보다 구제금융법안을 먼저 처리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상원이 내일 밤 구제법안을 승인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방안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대안중 하나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아침 성명을 통해 "의회는 반드시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구제금융법안 승인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경제는 정부의 결정적인 행동(구제금융을 의미)에 달려 있다"면서 "우리가 문제들을 빨리 차단할 수록 경제성장과 고용창출도 빠른 시일내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구제금융법안은 하원에서 전날 부결됐지만 아직 구제법안의 입법 과정은 끝나지 않았다"며 국민들과 금융시장이 침착성을 잃지 않기를 당부했다. 하원 민주당과 공화당은 오는 2일 모임을 재개하고 새로운 구제금융법안 마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빠르면 목요일, 늦어도 주말내 하원의 구제금융법안 표결이 다시 실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융주 일제 반등 전날 폭락장을 이끌었던 금융주가 일제히 반등했다. 씨티그룹(C)과 JP모간체이스(JPM)가 각각 15.6%, 13.9% 급등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C)와 골드만삭스(GS)도 15.7%, 6.1% 상승했다. 전날 72% 폭락했던 지역은행 소버린뱅콥(SOV)은 69.5% 폭등했다. 워싱턴뮤추얼(WM)은 141.2% 뛰었다. ◇달러, 유로대비 `사상 최대폭` 급등 한편 미국 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는 유로에 대해 사상 최대폭으로 치솟았다. 금융위기가 유럽으로 확산된 가운데 유럽 금융기관의 손실이 미국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유로화를 끌어내렸다. 이날 덱시아는 벨기에와 프랑스, 룩셈부르그 정부로부터 64억유로(92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기로 했다. 앞서 영국 노던록과 브래드포드&빙글리(B&B)가 국유화됐고, 독일 2위 부동산 업체인 하이포리얼이스테이트와 벨기에 최대 금융회사인 포르티스에도 구제금융이 투입되는 등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유럽 금융기관들의 국유화가 줄을 이었다. 특히 이날 달러와 유로 리보 금리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자금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유럽 은행들의 유동성 위기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미국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법인이 결국은 통과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상대적인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오후 4시37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56센트(2.4694%) 떨어진 1.408달러를 기록중이다. 이는 지난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최대 낙폭이다. ◇리보 `사상최고`..`달러 가뭄` 최고조 지속되는 금융위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금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영국은행연합회(BBA)는 오버나잇(하루짜리) 리보(런던은행간금리)가 전일대비 431bp 치솟은 6.8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개월 만기 유리보(유럽은행간금리)도 5.05%로 사상 최고치에 올랐다. 리보와 오버나잇인덱스스왑(OIS·하루짜리 초단기대출금리)간 격차인 리보-OIS 스프레드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전날 구제금융법안이 부결된데다 미국과 유럽 정부가 지난 이틀간 와코비아, 덱시아 등 5개 은행에 구제금융을 투입하면서 자금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이 말라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드레스드너 클라인워트의 크리스토퍼 리저 채권 전략가는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장이 완전히 붕괴됐다"며 "중앙은행만이 시장에 현금을 공급하고 있을 뿐 누구도 대출을 해주려고 하지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0개 대도시 집값 사상최대 하락 지난 7월 미국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은 사상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월가가 가장 신뢰하는 주택가격 지표인 스탠다드 앤 푸어스(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 지수에 따르면 20대 대도시의 7월 주택가격은 전년동월대비 16.3% 급락했다. 이는 지난 2001년 이 지수가 발표되기 시작한 이래 최대 낙폭.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16%도 웃도는 낙폭이다. ◇소비심리 `3개월 연속 개선` 미국의 소비심리는 유가 하락에 힘입어 3개월 연속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9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의 58.5에서 59.8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58.5도 웃돈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수치가 최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금융위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시카고 제조업 경기 `기대보다 확장` 시카고 지역의 제조업 경기는 월가 예상보다 호조를 띈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 구매관리자협회(PMI)는 9월 제조업 지수가 전월의 57.9에서 56.7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53은 넘어선 수치다. 이 지수는 50을 기준점으로 이를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이보다 못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