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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talk] 한국영화가 극장에서 살아남으려면
- [전찬일 영화평론가] 3년에 걸친 코로나19를 겪으며 줄곧 느껴오고 기회 있을 때마다 말해온 것이긴 해도 최근 들어 부쩍 더, ‘한국 극장 영화’에 대한 위기감을 절감 중이다. 그 결정적 계기는 윤제균 감독의 무비컬 ‘영웅’이다. 동명의 인기 뮤지컬을 ‘충실히’ 옮기면서도 영화적 재미와 의미도 놓치지 않은, 수준급 뮤지컬 영화 말이다. 호불호가 갈리지만, 안중근이나 이토 히로부미 등 주요 캐릭터를 향한 시선이나 묘사에서도 영화는 의당 요청되는 비판적 거리를 구축, 견지했다. 제목과 달리 안중근과 그 동지들을 ‘영웅들’로서, 맹목적으로 미화하지 않는다. 이토를 지독한 악당으로서 일방적으로 단죄하지 않는다. 김훈의 베스트셀러 소설 ‘하얼빈’(2022)처럼 이토나 메이지 일왕을 야심 외에도 인간적 향취 짙게 밴 영웅들로 묘사하지도 않는다. 영화는 이렇듯 성격화 등에서 엿보이는 균형감 면에선 꽤 주목할 만한 성취를 일궈내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도 개봉 한 달이 지난 ‘영웅’은, 설 연휴 특수가 무색하게 300만 명 선조차 넘질 못했다. 감독의 쌍 천만 영화 ‘해운대’(2009)와 ‘국제시장’(2014)과는 달리 예의 대중적 호응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 물의 길’은 ‘마침내’ 국내에선 외국 영화로는 9번째, 종합적으로는 29번째로 ‘천만 영화 클럽’에 진입했다. 세계적으로는 20억 달러 고지를 돌파하며, ‘아바타’(2009)와 ‘어벤져스: 엔드 게임’(2019), ‘타이타닉’(1997),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2015),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에 이어 월드 박스오피스 6위에 등극했다. 순위 상승이 시간문제인 것은 물론이다.‘영웅’ 이후 선보인 일련의 국산 영화들에 눈길을 주면, 위기감은 배가된다. 임순례 감독이 황정민, 현빈, 강기영 등을 기용해 빚어낸 ‘교섭’은 개봉 첫 주 내내 흥행 1위를 달리고도 고작 100만 선을 넘어서는 데 만족해야 했다. ‘독전’(2018)의 이해영이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등과 함께 만든 ‘유령’은 그 3분의 1 정도 성적에 그치고 있다. 권상우, 오정세, 이민정이 출연한 ‘스위치’나 주지훈, 박성웅 주연의 ‘젠틀맨’에 눈길을 주면 더 초라해진다. 나름 빵빵한 출연진이 동원됐거늘, 각각 40만과 20만을 넘었을 따름이다. 고 강수연, 김현주, 류경수가 나온 넷플릭스 영화 ‘정이’(감독 연상호)는 공개 하루 만에 세계 넷플릭스 영화 부문 정상을 차지하고 있거늘. 대체 왜 이런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걸까. 코로나 변수 외에도 급격히 오른 입장료나, 일상화된 비대면 문화로 인해 급변한 관객들의 관람 성향·패턴 등 이런저런 이유들이 거론된다. 한데 왜 그 대상이 유독 한국 영화에 집중되는 것일까.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처럼, 입소문에 힘입어 2달 가까이 장기 상영되며 100만 고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소박하기 그지없는 일본 영화도 있지 않은가.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3040 관객층의 ‘추억팔이’를 자극해 150만을 넘어 200만으로 달리고 있지 않은가. 국산 극장 영화는 이제 그 수명이 종말을 고했으니 모두가 다 OTT 영화나 드라마로 내달려야 하는 걸까. 냉정하게도 현실은 그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당장 ‘체험으로서의 영화’를 역설하며 ‘영화관 영화’의 생존을 위해 남다른 ‘피 땀 눈물’을 흘리고 있는 제임스 캐머런 같은 거인이 있지 않은가. 우리에게도 봉준호, 박찬욱, 홍상수, 강제규, 윤제균, 김한민, 한재림, 홍의정 등 영화관 영화를 지속시키려는 뜻 있는 시네필들이 수두룩하다. 살아남기 위해 한국 극장 영화는 근본적으로, 전격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영화에 대한 새로운 사유와 관점, 실천을 두루 겸비하면서. 무엇보다 스타 캐스팅이나 물량 공세에 대한 집착적 관행부터 당장 지양해야 한다.
- 홍상수 29번째 장편 '물안에서', 베를린영화제 초청
- 홍상수 감독(왼쪽)과 김민희(사진=AFP)[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홍상수 감독의 신작이자 29번째 장편영화 ‘물안에서’가 내달 16일 열리는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인카운터(ENCOUNTERS)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고 배급사 화인컷이 23일 밝혔다.이로써 홍상수 감독은 ‘도망친 여자’, ‘인트로덕션’, ‘소설가의 영화’에 이어 4년 연속 초청받게 됐다. 홍상수 감독은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도망친 여자’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감독상을, ‘인트로덕션’으로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각본상을, ‘소설가의 영화’로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베를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카를로 챠트리안(Carlo Chatrian)은 “우리는 ‘물안에서’를 보았고, 영화의 미니멀리즘을 즐길 수 있었다”며 “모든 샷에 담겨 있는 일관성과 정확함 역시 즐거움을 줬다”고 평했다. 이어 “이 작품으로 홍상수 감독은 그의 시적 비전을 새로운 스타일을 통해 전달해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이 성취를 사랑합니다!”라고 ‘물안에서’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전했다.영화 ‘물안에서’ 스틸컷(사진=화인컷)인카운터 섹션은 새로운 영화적 비전을 보여주기 위해 2022년에 신설된 경쟁 섹션이다. 전통적인 형식에 도전하는 픽션과 다큐멘터리를 소개한다. 카를로 챠트리안은 인카운터 섹션에 대해 “인카운터 섹션은 영화를 사전 정의된 예술 형식으로, 도달해야 하는 어떤 표준으로 간주하지 않고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와 같이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장으로써 받아들이는 영화감독들을 초대하고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물안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전작들 ‘인트로덕션’, ‘소설가의 영화’, ‘탑’ 등의 작품에 출연한 배우 신석호와 하성국,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춘 김승윤이 참여한 작품이다. 영화는 지난해 4월에 제주도에서 6회차, 10일간 촬영됐다. 홍상수 감독의 연인 김민희가 제작실장을 맡았다.올해 제73회를 맞은 베를린국제영화제는 내달 16일부터 26일까지 열린다. 예고편 및 전체 프로그램은 2월 7일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공개된다. ‘물안에서’는 영화제를 통해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이후 올해 상반기 국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 한·프 영화 아카데미 설립 추진…내년 칸 영화제서 결과 발표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화진흥위원회(KOFIC,코픽)와 프랑스 국립영화영상센터(CNC)가 공동 ‘한-프 영화 아카데미 설립을 본격 추진한다. 앞서 박기용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과 도미닉 부토나 CNC 회장은 지난 5월 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프 라운드테이블‘과 10월 개최한 부산국제영화제’ ‘KOFIC-CNC 영화산업포럼’을 통해 양국의 영화분야 협력의 필요성을 논의한 바 있다. 두 사람은 당시 교육, 문화, 산업 세 가지 부문을 중심으로 ‘한-프 영화 아카데미’ 설립 추진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양 기관은 2008년부터 교류를 이어온 각국의 영화 학교,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와 프랑스국립영화학교를 주축으로 내년 상반기 중에 세부 교육 프로그램을 공동 기획할 예정이다. 세부 프로그램은 △한국과 프랑스 영화학교 간 학생 및 프로젝트 교류 촉진을 통한 인재육성부터 △제작자, 감독, 작가 등 영화인 교류를 통한 양국 영화제작방식 연구 △영화기업 간 교류 프로그램을 통한 양국 기업간 연계 강화 등 총 세 가지 부분으로 구성한다. 한국과 프랑스가 힘을 합쳐 영화는 물론, 영상 산업 전반에 걸쳐 미래 영화영상문화를 이끌어갈 융합형 핵심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도미닉 부토나 CNC 회장은 “한국과 프랑스는 자국영화 시장점유율이 높고 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강력하고 다양한 영화산업정책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강력하고 창의적이며 야심찬 영화를 만들고 있다. 봉준호, 이창동, 박찬욱, 홍상수 감독 등 눈부신 성공을 거두며 프랑스 관객들을 사로잡았다”고 전했다. 이어 “프랑스 영화도 한국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는 전 세계의 재능있는 영화인들에게 가장 개방된 국가이며 이는 프랑스 문화정책의 기둥”이라고 아카데미 제안의 취지를 덧붙였다. 한편 양 기관은 내년 상반기동안 보다 구체적인 세부 프로그램을 준비할 예정이며 내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그 결과물을 발표할 예정이다.
- 보이콧→파행 딛고 혁신 약속…대종상 영화제 12월 9일 개최
-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지난해 파행을 겪고 개최가 무산된 대종상영화제가 혁신을 약속하며 새 출발을 알렸다. 오는 12월 9일 건국대 새천년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는 12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2022 대종상영화제 미디어데이’를 열고 제58회 대종상영화제 개최 계획 및 후보작들을 공개했다. 영화제 최고 권위 수상 부문인 작품상에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이정재 감독의 ‘헌트’, 김한민 감독의 ‘한상: 용의 출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가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감독상 후보에는 박찬욱 감독(‘헤어질 결심’), 변성현(‘킹메이커’), 김한민(‘한산:용의 출현’), 신수원(‘오마주’), 홍상수(‘당신 얼굴 앞에서’)가 선정됐다.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헤어질 결심’의 탕웨이, ‘인생은 아름다워’의 염정아, ‘당신 얼굴 앞에서’의 이혜영, ‘오마주’의 이정은, ‘특송’의 박소담이 이름을 올렸다.남우주연상 후보로는 ‘헤어질 결심’의 박해일, ‘킹메이커’의 설경구, ‘브로커’의 송강호, ‘헌트’의 정우성, ‘비상선언’의 이병헌, ‘인생은 아름다워’의 류승룡이 선정됐다.특히 영화 ‘헌트’가 12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려 최다 노미네이트됐다.대종상은 1962년 창립한 국내 대표 영화제 중 하나이지만, 그간 심사 불공정성 논란 등으로 영화인들의 보이콧을 겪으면서 긴 시간 파행을 빚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양윤호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은 “무엇이 잘못됐나 생각하고 고치고 있다”라며 “좋은 영화를 한다는 영화인들의 무관심이 대종상을 오랫동안 국민의 무관심 속에 진행하게 하지 않았나 싶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오랜만에 다시 시작하며 (대종상에 대해) 많이 바꿨다”라며 “한국 것을 세계에 알리는 것을 대종상을 통해 하겠다. 한국의 콘텐츠를 대종상을 통해 전세계에 소개하겠다고 방향을 잡았다. 이 자리에 모셔 도움을 청하고자 한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파행을 빚은 사실도 사죄했다. 이상우 사무총장은 “매년 이런 저런 문제점이 있었고 해프닝이 있었다. 차치하고 어떤 것부터 고쳐나갈까 차근차근 정리를 해 보았다”라며 “하나부터 열까지 다 고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며 반성한다. 대종상 파행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인사 올리겠다”고 고개 숙였다. 공정한 심사와 정상화를 위한 준비위원회가 결성된 소식도 전했다. 이 사무총장은 “토론을 통해 추진위원회가 결성됐다”며 “준비도 늦었고 여러 걱정 속에서 모든 분들이 하나로 말씀해주신 부분이다. 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어떻게 담보할지, 어떻게 공감대를 형성해 설득력을 가질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라는 게 모든 영화인의 말씀이셨다”고 설명했다. 올해 예심에서는 출품제 대신 선정제 방식을 택했다고도 언급했다. 이 사무총장은 “예심에 참여해주신 심사위원 열 한 분께서 대한민국에서 영화를 제일 많이 보시는 분들”이시라며 유영식 감독을 비롯해 오동진 평론가, 이상기 감독, 김형석 프로그래머 등 심사위원 라인업을 공개했다.수상자 선정과정에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는 수상자 선정에 참여할 국민심사단 1만 명을 모집한다. 이들은 남녀 주연·조연·신인상 등 6개 부문 수상자 선정에 직접 참여한다. 최종 수상작은 이들이 매긴 점수와 심사위원 점수를 같은 비율로 합산해 결정한다.
- 허문영 집행위원장 "9개월 간 숨긴 양조위, 입이 근질"②[BIFF]
-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그는 “정상 개최를 하면서 육체적인 업무량이 크게 늘었다”고 스태프들의 건강을 염려하며 “끝까지 잘 완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사진=부산국제영화제)[부산=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보안을 지키느라 입단속 하는 게 만만찮은 일이었다.”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양조위 초청에 관한 후일담을 이 같이 공개했다. 허 집행위원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사실 양조위 섭외는 지난 연말에 완료했다”며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을 하기까지 9개월 넘게 입이 간지러워 혼났다”고 말했다.양조위 초청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뜨겁게 장식한 빅뉴스였다. 양조위는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개막식, 기자회견, GV(관객과의 대화), 오픈토크 등 일정을 소화했는데, 가는 곳마다 팬들을 몰고 다니며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인기를 증명했다. 미리 이야기가 퍼져 나갔다면 이 같은 반응을 장담하기 어려웠을 터다. 허 집행위원장 이하 영화제 측의 입단속을 위한 고생(?)이 빛을 발했다고 할 수 있다.양조위는 압도적인 지지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허 집행위원장은 “양조위는 이미 최고 수준의 업적은 쌓았는데, 지난해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라는 슈퍼히어로 영화에 출연하면서 한 배우가 이룰 수 있는 연기 폭의 최대치에 이르렀다”며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라 판단해 섭외에 들어갔는데 상당히 빨리 답을 줬다”고 얘기했다. 더욱이 양조위는 이번 내한에 아내 유가령과 동행한 사실이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부부가 나란히 선 모습은 볼 수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유가령은 처음부터 영화제 측에 양조위와 함께 영화제를 찾더라도 ‘절대 앞에 나서지 않겠다’며 조용한 내조를 원했다는 후문이다.OTT 시리즈물의 확대도 양조위 초청 못지않은 화두였다. ‘온 스크린’ 섹션의 작품 수는 지난해 3편에서 올해 9편으로 대폭 늘었다. 작품 수만큼 관련 행사들이 늘면서 OTT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허 집행위원장은 “좋은 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이는 것이 우리의 제일 중요한 목표”라며 “칸, 베니스, 베를린과 달리 부산국제영화제처럼 젊고 비경쟁인 영화제는 관객을 (모으기)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끊임없는 변화, 혁신 없이는 지탱하기 어렵다”고 OTT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적 문제를 들었다.그는 OTT 시리즈물의 영화제 내 영향력 확대에 대해 달갑지 않은 시선이 있다는 사실도 헤아렸다. 허 집행위원장은 “그런 비판은 어느 정도 예상했고 또 일리가 있다”면서도 “다수의 영화감독과 영화배우들이 시리즈물에서 활약하면서 영화와 시리즈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시리즈물은 TV든 모바일로 볼 수 있는데 왜 굳이 관객들이 시리즈물을 보기 위해 영화제를 찾을까를 생각해보면 극장 상영이 주는 특권적인 기쁨, 특권적인 체험이 있는 것 같다”며 “이 경험이 쌓이면 극장의 체험을 상기시켜 간접적으로나마 극장의 활성화, 고전영화의 활성화에 보탬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도 했다”고 낙관했다.반환점을 돈 영화제는 현재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영화제 측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80~90%의 관객 수를 회복할 것으로 관측했다. 개막식은 전 세계에서 모인 영화인 및 영화업 종사자, 시네필 4000여명의 참석 속에 성료, 영화제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줬다. 이는 3년 만의 정상 개최와 함께 K콘텐츠의 글로벌 열풍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게 내외부 평가다.허 집행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처음부터 성공한 요인 중 하나는 아시아 영화의 급부상과 한국영화의 르네상스 덕이었다”며 세계 영화인들을 매혹시킨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성취와 그 무렵 데뷔한 홍상수 감독 등을 언급했다. 그는 “지금은 그때보다 한국 콘텐츠의 세계적 위상이 더 올라갔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지금 시리즈물 같은 경우는 한국 콘텐츠가 최고 수준이고, 어디를 가나 한국 콘텐츠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고 궁금해한다. 덩달아 한국을 찾지 않던 분들도 한국을 찾는다”고 얘기했다.그러나 부산국제영화제는 칸, 베니스, 베를린과 같은 영화제와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러한 지적에 허 집행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영화 중심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시작한 영화제”라며 “그러한 기치 없이 유럽 3대 영화제를 본떠 만들었다면 오히려 실패했을 것”이라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유럽 영화인들이 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느냐면, 새로운 아시아 영화의 재능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부산국제영화제에 가야 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라며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영화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것이 되는 ‘글로컬’한 영화제”라고 방향성을 설명했다.그러면서 그는 “부산국제영화제가 비경쟁 영화제로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우리보다 규모가 크고 전통도 오래된 영화제조차 영감을 얻고 배워갈 수 있는 영화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이데일리 스타in 노진환 기자] 영화배우 양조위가 5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2022)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상·지석상 심사위원 확정
- 왼쪽부터 세르주 투비아나, 알랭 기로디, 카밀라 안디니, 카세 료, 이유진[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24일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영화 경쟁부문인 뉴 커런츠와 지석상 심사위원을 확정했다고 밝혔다.뉴 커런츠상 심사위원장으로는 유니프랑스 회장 세르주 투비아나가 위촉됐다. 프랑스의 권위있는 영화 전문 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에서 26년간 편집장으로 활동한 그는 영화에 관한 책을 다수 저술했다. 또한 영화 관련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 및 다큐멘터리 연출에도 참여했다. 파리의 영화 전문박물관인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관장을 역임했으며, 이 밖에도 베를린국제영화제와 칸영화제의 심사위원으로도 여러 차례 활동했다. 현재는 프랑스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유니프랑스의 회장직을 맡아 전세계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여기에, ‘호수의 이방인’(2013)으로 제66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감독상, 퀴어종려상 수상에 빛나는 알랭 기로디 감독과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 공식 선정작 ‘유니’(2021)로 제2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토론토플랫폼상을 거머쥐었으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2017), ‘나나’(2022) 등의 작품을 연출한 인도네시아 여성감독 카밀라 안디니 감독이 위촉됐다.기타노 다케시, 고레에다 히로카즈, 구로사와 기요시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일본 감독들의 페르소나로 손꼽히는 배우 카세 료도 함께한다. 그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2006)로 해외 진출을 시작, 이후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2014),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사일런스’(2017) 등 아시아와 할리우드를 오가며 눈부신 연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전우치’(2008), ‘검은 사제들’(2015), ‘브로커’(2022) 등 한국 영화 제작에 힘쓰며 제8회 여성영화인축제 여성영화인상을 수상, 제작자로서 종횡무진 활약 중인 영화사집의 이유진 대표도 뉴 커런츠상 심사위원으로 어깨를 나란히 한다.왼쪽부터 장-미셸 프로동, 오기가미 나오코, 김희정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지석상 심사위원으로는 저명한 언론인이자 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장-미셸 프로동이 위촉됐다. 장-미셸 프로동은 프랑스의 권위있는 일간신문 ‘르 몽드’에서 13년 간 영화기자로 활동한 바 있으며, 세계적인 영화 전문 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 편집장으로 역임했다. 또한, 그는 축제 및 전시 큐레이터와 프로그래머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오기가미 나오코 감독도 심사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요시노 이발관’(2004)을 시작으로 ‘카모메 식당’(2006), ‘안경’(2007) 등의 작품을 통해 국내외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으며,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2017)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테디심사위원상을 수상해 아시아영화의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김희정 감독도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장편 데뷔작 ‘열세살, 수아’(2007)를 시작으로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김희정 감독은 ‘프랑스여자’(2019)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APM콘텐츠진흥원장 수상작에 선정됐으며, 신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2021)를 통해 올해도 부산국제영화제와 인연을 이어간다.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5일(수)부터 10월 14일(금)까지 열흘간 개최된다.
- 임권택→송강호·박찬욱…한국영화 칸영화제 수상[타임라인]
-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한국영화가 지난 29일(한국시간) 폐막한 제75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2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세계 영화산업의 변방이 아닌 중심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한국영화는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을 받으며 칸영화제와 첫 인연을 맺었고,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다투는 장편 경쟁부문에는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첫 진출했다.한국영화는 칸영화제에 입성한 뒤부터 꾸준히 공식과 비공식 초청을 받았지만 수상의 기회를 잡지는 못했다.2000년대에 접어들어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을,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2등격인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특히 한국영화가 국제적 명성을 얻는데 ‘올드보이’의 역할이 컸다.2007년 전도연이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으면서 1987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고 강수연(씨받이)에 이어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주연상을 수상하는 두 번째 한국배우가 됐다.2009년에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이후 칸영화제의 총애를 받는다는 의미로 ‘깐느 박’이라는 별명이 그에게 붙었다. 이때 조성희 감독의 ‘남매의 집’이 학생단편경쟁인 시네파운데이션 3등상을 수상했다.2010년에는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과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가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을, 2011년에는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이 주목할 만한 시선상과 손태겸 감독의 ‘야간비행’이 시네파운데이션 3등상을, 2013년에는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가 단편 경쟁부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그러다가 2019년에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장편 경쟁부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의 새 역사를 썼다. 그의 영화는 2006년 ‘괴물’로 감독주간에 초청을 받은 뒤로 2009년 ‘마더’ 주목할 만한 시선, 2017년 ‘옥자’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을 받으며 13년 만에 칸영화제 최고상 영예를 누렸다. ‘기생충’은 이듬해 아카데미 작품상도 수상하며 세계 영화산업에서 한국영화를 재조명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칸영화제는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개최하지 못했고, 지난해 일정을 연기해 열렸는데 윤대원 감독의 ‘매미’가 시네파운데이션 2등상을 수상했다.올해는 송강호가 ‘괴물’(감독 주간) ‘밀양’(경쟁)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비경쟁) ‘박쥐’(경쟁) ‘기생충’(경쟁) ‘비상선언’(비경쟁) 이어 ‘브로커’(경쟁)로 일곱 차례 초청을 받은 끝에 한국 남자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의 세계적 위상을 굳건히 했다.
- '헤어질 결심' 감독상·'브로커' 男주연상…韓 영화, 최초 쌍끌이 수상[칸리포트]
- (사진=칸 영화제 공식 인스타그램)[칸(프랑스)=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한국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과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나란히 수상에 성공했다.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각각 감독상(박찬욱)과 남우주연상(송강호)을 수상했다.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2016) 이후 6년 만에 ‘헤어질 결심’으로 칸 영화제 경쟁작에 진출해 감독상을 수상했다.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아쉽게도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에 내어줬다. 박찬욱 감독은 “코로나19 시대를 맞으면서 우리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릴 때도 있었지만 하나의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하기도 했다”고 운을 떼며 “영화도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대를 겪었지만 그만큼 극장이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우리 모두가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가 이 질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도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 믿는다”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아준 CJ와 미키 리(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정서경 각본가를 비롯한 많은 식구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박해일 탕웨이 두 사람에게 보내는 저의 사랑은 뭐라 말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마무리했다. ‘브로커’는 송강호가 한국 배우 최초 남우주연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브로커’는 폐막식에 앞서 열린 별도 시상식에서 에큐메니컬상을 받기도 했다. 에큐매니컬상은 기독교 영화 제작자 및 비평가들로 구성된 배심원들이 인간 존재를 깊이있게 성취한 예술적 성취가 돋보이는 영화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 한국 배우가 이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주연상으로는 두 번째다. 여우주연상은 배우 전도연이 2007년 ‘밀양’으로 한국인 최초 수상했다. 송강호는 “메르시 보꾸”라는 프랑스어 인사와 함께 “너무 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위대한 예술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함께했던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배두나 씨에게 깊은 감사와 이 영광을 바치고 싶다”며 “이유진 영화사 집 제작사 대표를 비롯한 배급사 CJ ENM 관계자 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아울러 “저희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같이 왔는데 정말 큰 선물이 된 것 같아 기쁘고 이 트로피의 영광과 영원한 사랑을 바친다”고도 덧붙였다. 끝으로 “수많은 영화 팬들에게 이 영광을 바칩니다”라며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한국 영화가 경쟁 부문에서 수상까지 성공한 것은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감독상 수상) 이후 이번이 8번째다. 한 해에 두 개의 작품이 동시에 경쟁작에 진출한 것은 2004년 홍상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박찬욱 ‘올드보이’ 이후 이번이 6번째이나, 두 작품이 동시에 수상까지 성공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박찬욱 감독은 2005년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던 ‘올드보이’를 시작으로 2009년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쥐’, 2016년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아가씨’에 이어 이번 작품을 통해 4번째 칸 경쟁작에 초청됐다. 한국 감독 가운데 칸 경쟁 부문 최다 초청 타이 기록(홍상수)이다. 한국영화의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은 2002년 ‘취화선’ 이후 이번이 20년 만이다. 송강호는 2006년 ‘괴물’(감독 봉준호) 이후 ‘밀양’(감독 이창동, 2007),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감독 김지운, 2008) ‘박쥐’(감독 박찬욱, 2009) ‘기생충’(감독 봉준호, 2019)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2021)에 이어 이번이 8번째 칸 방문이다. 이 중 경쟁 부문 4번째로 초청된 이번 ‘브로커’를 통해 첫 연기상을 품에 안았다. 송강호는 특히 작년 시상식의 심사위원으로도 위촉되면서 명실상부 칸이 사랑하는 아시아 배우로 인정받았다. 한편 칸 영화제는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감독상, 심사위원 대상(2등상), 심사위원상(3등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까지 총 7개의 본상 트로피를 수여한다.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55개 후보의 작품들 중 총 21편의 영화가 진출해 모든 영화의 상영을 마쳤다. 한편 제75회 칸 영화제는 지난 17일 개막해 28일인 이날 막을 내렸다.
- '모가디슈'·'오겜' 제58회 백상 대상…강수연 쾌유 응원 한 목소리 [종합]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화 ‘모가디슈’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이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TV 부문 대상을 각각 거머쥐었다. 이날 시상식에선 넷플릭스 OTT 작품들의 약진이 특히 두드러졌다. 아울러 지난 5일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현재 의식불명 상태로 뇌출혈 치료를 받는 배우 강수연의 쾌유를 비는 응원의 목소리들도 이어졌다. 6일 오후 경기도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8회 백상예술대상은 신동엽, 수지, 박보검 세 MC의 진행 하에 개최됐다. 특히 박보검은 지난달 전역 후 첫 공식석상에 나서 더욱 성숙해지고 훈훈해진 비주얼로 감탄을 유발했다. 다양한 작품들과 아티스트들이 트로피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펼쳤다. 이날 시상식은 특히 넷플릭스 작품들의 잇단 수상 쾌거로 OTT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먼저 최고 영예인 영화, TV 부문 대상은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와 황동혁 감독이 연출하고 각본을 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이 각각 영광을 차지했다. 먼저 류승완 감독은 “감사하고 고맙단 말씀밖에 생각이 안 난다”며 “함께 일 해준 스탭들, 너무나 힘든 환경의 현장에서 흔들림 없이 함께 의지해준 우리의 배우들, 어려운 작품 저에게 지원해주신 덱스터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어려운 영화 결정해주신 롯데엔터도 감사하다”고 영광을 돌렸다. 그는 “관객 여러분 너무 감사드리고, 아직 이 영화를 만나지 못한 관객들도 감사하고 외유내강을 비롯한 우리 가족들 너무 감사하다”며 “강수연 선배님의 쾌차를 기원한다”고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이날 ‘모가디슈’는 류승완 감독의 대상을 포함해 영화 부문 작품상과 예술상으로 총 3관왕을 차지했다. ‘오징어 게임’으로 TV 부문 대상을 수상한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VP는 “전세계 대중문화의 중심에 한국을 우뚝 세워준 ‘오징어 게임’이란 엄청난 작품을 만들어주신 황동혁 감독님, 김지연 대표님, 배우님들, 뒤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스탭들 너무 감사하다”며 “전세계 자랑스러운 한국 콘텐츠를 서비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넷플릭스 코리아 직원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5일부터 뇌출혈로 의식불명 상태인 배우 강수연을 향해 “강수연 선배님 꼭 빨리 쾌차해 다시 함께하길 기원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오징어 게임’은 이날 TV 부문 연출상과 함께 2관왕을 차지했다. 넷플릭스 ‘D.P.’(감독 한준희)는 TV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남자 조연상(조현철), 남자 신인 연기상(구교환)으로 3관왕을 휩쓸었다. 작품상을 수상한 ‘D.P.’의 제작자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는 “어릴 때부터 이 상을 되게 받고 싶었다. 근데 왜 작품상을 제작자가 받는지 항상 궁금했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게 작품의 시작과 끝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라 좀 더 고생해라 격려의 차원으로 준다고 생각했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에게 제작이란 일이 무슨 일이냐 할 때 같은 설명을 한 것 같다”고 회상했다.이어 “근데 오늘 그 생각이 바뀌었다.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사람들은 배우가 아닐까 싶었다. 그런 점에서 정해인, 구교환 두 배우에게 감사하다. 얼마나 많은 고민과 깊은 열정과 이런 모든 것들을 헤아릴 순 없지만 d.p.란 작품의 얼굴이 되어줘서 감사하다”고 정해인, 구교환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영화 ‘정이’로 호흡한 배우 강수연의 쾌유도 빌었다. 그는 “얼마 전 같이 촬영을 마친 배우인데, 강수연 선배님, 깊고 어두운 곳에 혼자 계실 듯하다. 그런데 제가 이렇게 무겁게 말씀드리는 건 바라지 않으실 것 같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이 방송을 시청하시는 모든 분들이 잠시나마 그분께 박수를 치며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내년 봄에는 선배님과 이 자리에 함께하고 싶다”고 전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영화 ‘킹메이커’ 역시 남자 최우수 연기상(설경구), 남자 조연상(조우진), 영화 감독상(변성현)으로 3관왕의 쾌거를 이뤄냈다.특히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설경구는 이날 수상 소감에서 가장 먼저 강수연의 쾌유를 기원해 눈길을 끌었다. 설경구는 “이준호 씨에게 져 아깝게 놓쳤지만, 저에게 인기상 투표를 해주신 팬 여러분 감사드린다”며 “사랑한다”고 말문을 열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함께한 이선균에게 감사하고 미안하다. 킹메이커는 크랭크인 전에 큰 우여곡절이 있었다. 제작이 못 될 뻔 했는데 제작될 수 있게 손을 내밀어주신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대표님 및 관계자 분들 너무 감사하다. 이분들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됐다”며 “저의 동지 송윤아 씨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제가 영화 ‘송어’를 하면서 많이 우왕좌왕할 때 큰 도움을 주신 강수연 선배님의 쾌유를 빌겠다. 시청자분들 역시 깨어날 수 있게 기도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한편 TV 부문 남녀 예능상에는 개그맨 이용진과 ‘SNL코리아’ 시리즈 크루 주현영이 차지해 많은 이들의 축하를 받았다. 영화 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은 홍상수 감독의 ‘당신 얼굴 앞에서’의 이혜영이 수상했다. TV 부문 남녀 최우수 연기상은 MBC ‘옷소매 붉은 끝동’의 이준호와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김태리가 차지했다.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수상작(자) 명단△영화 부문 대상=류승완△TV 부문 대상=‘오징어게임’△영화 작품상=‘모가디슈’△영화 감독상=‘킹메이커’ 변성현△영화 시나리오상=‘연애 빠진 로맨스’ 정가영 외 1명△영화 예술상=‘모가디슈’ 최영환△영화 신인감독상=‘장르만 로맨스’ 조은지△영화 남자최우수연기상=‘킹메이커’ 설경구△영화 여자최우수연기상=‘당신얼굴 앞에서’ 이혜영△영화 남자조연상=‘킹메이커’ 조우진△영화 여자조연상=‘기적’ 이수경△영화 남자신인연기상=‘뜨거운 피’ 이홍내△영화 여자신인연기상=‘어른들은 몰라요’ 이유미△TV 작품상(드라마)=넷플릭스 ‘D.P.’△TV 작품상(예능)=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TV 작품상(교양)=KBS1‘다큐인사이트 국가대표’△TV 연출상=‘오징어 게임’ 황동혁△TV 극본상=‘소년심판’ 김민석△TV 예술상=‘오징어 게임’ 정재일△TV 남자최우수연기상=‘옷소매 붉은 끝동’ 이준호△TV 여자최우수연기상=‘스물다섯 스물하나’ 김태리△TV 남자조연상=‘D.P.’ 조현철△TV 여자조연상=‘지옥’ 김신록△TV 남자신인연기상=‘D.P.’ 구교환△TV 여자신인연기상=‘구경이’ 김혜준△TV 남자예능상=이용진△TV 여자예능상=주현영△백상연극상=‘터키행진곡’ 극단 작당모의△젊은연극상=‘이것은 어쩌면 실패담, 원래 제목은 인투디언노운’ 김미란△연극 남자최우수연기상=‘붉은 낙엽’ 박완규△연극 여자최우수연기상=‘홍평국전’ 황순미△틱톡 인기상=이준호, 김태리
- 드라마·영화 모두 웃었다…K콘텐츠가 칸을 매료시킨 비결
- (왼쪽부터) 박찬욱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화와 드라마를 포함한 K콘텐츠가 미국을 넘어 유럽을 대표하는 프랑스 칸에서도 괄목할 성과들을 내며 세계인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괴이’, ‘술꾼도시여자들’(이하 ‘술도녀’), ‘좋좋소’ 등 한국 OTT 드라마가 이달 프랑스 칸에서 열린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돼 호응을 얻었다. 영화계는 내달 열릴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 경쟁 부문 두 작품을 포함한 총 세 작품을 공식 초청작 명단에 올리는 쾌거를 이뤄냈다.글로벌 OTT가 정착한 이래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세계인의 주목을 끈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 해외 진출도 하지 않은 토종 OTT 드라마 세 작품이 동시에 칸에 초청되고, 작년 코로나19 여파로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한국 영화가 올해는 두 편이나 이름을 올렸다는 건 K콘텐츠의 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음을 방증하는 신호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오징어 게임’과 같은 글로벌 OTT 대작뿐 아니라 토종 플랫폼에서 선보인 작품들까지 주목받고 있다는 걸 눈여겨 봐야 한다”며 “이는 토종 OTT가 해외로 외연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에서부터)지난 1일부터 6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 ‘2022년 제5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된 티빙 ‘괴이’의 장건재 감독(왼쪽)과 배우 곽동연, 티빙 ‘술꾼도시여자들’로 초청된 배우 이선빈(왼쪽)과 정은지. (사진=티빙 제공)◇‘좋좋소’→‘괴이’ 핑크카펫 빛낸 토종 OTT티빙 오리지널 드라마인 ‘술도녀’와 ‘괴이’, 왓챠 오리지널 ‘좋좋소’ 시리즈는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5일간 개최된 ‘2022년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이하 ‘칸 시리즈’)에 초청돼 전세계 관객들을 만났다. 올해로 5회를 맞은 ‘칸 시리즈’는 드라마 등 전세계 신규 시리즈물들을 소개 및 육성할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 콘텐츠 마켓으로 매년 4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다. 칸 시리즈는 올해 처음으로 ‘코리아 포커스’란 비경쟁 상영 특별 세션을 마련했다. 토종 OTT 드라마를 홍보하는 부문으로, 글로벌 OTT 소속 오리지널을 넘어 K콘텐츠 자체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세 작품은 모두 ‘코리아 포커스’ 부문에 초청돼 상영회를 열었고 정은지, 이선빈, 곽동연 등 배우들과 제작진은 칸 시리즈의 상징인 핑크카펫을 밟으며 세계인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티빙 관계자에 따르면 200석 규모 극장에서 열린 두 작품의 상영회는 빈 좌석 없이 빼곡히 관객이 들어찼다. 알빈 레위 칸 시리즈 아티스트 디렉터는 ‘코리아 포커스’ 세션과 관련해 “오늘 이 순간을 제일 기다렸다”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외신들도 뜨거운 관심을 표하며 제작진 및 배우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외신들은 당시 △소재의 특이점 △CG기술, 미쟝센 등 연출기법 △높아진 K콘텐츠 장르물의 위상 등에 주목했다. 연상호, 류용재 작가와 장건재 감독이 의기투합해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괴이’는 한국형 오컬트 장르에 걸맞은 신선하고도 몰입감 있는 연출 기법으로 상영회가 끝난 뒤 박수갈채가 쏟아졌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좋좋소’로 칸 시리즈에 참석한 박태훈 왓챠 대표는 콘텐츠 마켓 행사 중 하나인 칸 시리즈 컨퍼런스 연사로 나서 ‘한국 OTT 드라마’를 주제로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이정재가 연출한 영화 ‘헌트’의 스틸컷.◇박찬욱·‘브로커’ 경쟁작에…이정재 ‘헌트’ 관심↑개막까지 약 한 달을 앞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역시 한국 영화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 영화는 지난해 열린 제74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비경쟁 부문에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과 홍상수 감독의 ‘당신 얼굴 앞에서’가 초청받았지만 경쟁 부문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올해는 다르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브로커’가 경쟁 부문에 진출해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룬다. 비경쟁 부문에는 최근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로 거듭난 이정재의 첫 감독 데뷔작 ‘헌트’가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됐다. 스크린데일리, 버라이어티 등 외신들은 이미 경쟁 부문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수상을 강력히 예측하고 있다. 두 감독 모두 수 차례 수상 경력으로 ‘칸이 사랑하는 감독’이란 타이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헤어질 결심’, ‘브로커’ 관계자들의 내부 평가 및 만족도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헌트’를 향한 관심도 만만치 않다. ‘헌트’가 이름을 올린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은 비경쟁 부문이지만 액션이나 스릴러, 공포 등 상업적 색채가 짙은 장르의 영화를 주로 상영해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이 높다. 이에 해당 작품이 필름 마켓에서 거둘 판매 실적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로도 여겨진다. 프랑스 현지매체인 TF1은 이와 관련해 “이정재의 ‘헌트’가 이번 칸 영화제의 큰 볼거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드라마, 영화 등 장르를 불문한 K콘텐츠가 칸의 마음을 훔친 비결로 격동의 시기를 거친 한국의 역사가 만들어낸 다양한 스토리 요소들과 높은 완성도를 꼽았다. 공 평론가는 “식민지배 역사를 거쳐 전세계 유일 분단국가가 된 배경, 전쟁 후 최빈국에서 선진국 대열에 오른 한국의 성장 스토리는 세계사의 흐름을 압축해 보여준다”며 “한국적인 것을 넘어 전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 요소를 그만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OTT의 ‘추천 알고리즘’ 시스템으로 다양한 K콘텐츠가 세계인들에게 노출되면서 역사를 넘어 한국의 문화와 일상을 다룬 작품들까지 관심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 평론가는 “K무비, K드라마를 비롯해 K팝이 이루어놓은 업적 등 각 부문의 성과들이 종횡으로 얽히면서 지금의 K콘텐츠가 한국의 높아진 국가 위상과 함께 주목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