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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아빠의 재무설계)복리의 이해(1) - 72법칙의 활용
  • (딸기아빠의 재무설계)복리의 이해(1) - 72법칙의 활용
  • [이데일리 김종석 칼럼니스트]&nbsp;◈ 맨해턴을 단돈 24달러에 넘긴 인디언<?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국제금융의 중심인 월가, 911테러의 대명사인 World Trade Center로 유명한 미국의 맨해턴을 24달러에 샀다면 과연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하지만 엄연한 역사적인 사실이다. 1626년의 일이다. 당시 맨해튼 섬에는 원주민 인디언들과 초기 네덜란드 이민자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이민자 대표로 뽑힌 피터 미누아트(Peter Minuit)는 이주민들이 점점 늘어나 영토가 부족하게 되어 인디언 추장과 협상을 통해 맨해턴을 24달러에 구입하였다. 그것도 구매대금은 현금도 아닌 장신구와 구슬로 지불한 것이었다.흔히 어리석음을 비유할 때 단돈 24달러에 국제경제의 심장부인 맨해턴을 넘긴 당시의 인디언들을 이야기 하는데, 과연 그럴까?1626년의 24달러가 380여년이 지난 지금은 얼마로 불어나 있을까?전설적인 투자자 피터린치는 1989년 재미있는 분석자료를 내 놓았다. 당시 인디언들이 받은 24달러가 연 8%의 수익을 냈다고 가정하고 복리로 계산했을 때 1989년 당시 그 가치가 무려 30조 달러에 이른다고 분석했다.맨해턴 섬이 1,730만평이니 평당 170만달러에 주고 산 셈인데 1989년 분석 당시 맨해턴 전체 땅값은 600억달러(평당 3,468달러)에 불과 하였다.피터 미누아트가 단돈 24달러로 횡재한 것처럼 보이지만 복리의 마술을 생각한다면 누가 더 현명한지는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재무목표 달성, 복리투자가 정답이다.간혹 저금리를 핑계로 저축을 해서는 뭐하냐는 사람들이 있다. '저금리'는 금융시장에서의 돈의 가치평가의 문제이지, 재무설계에 있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경제성장이 활발하여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많아 금리가 높았던 시대에서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안정화 되가는 과정에서 저금리는 당연한 결과물일 뿐이며 '금리가 낮아서 돈을 모으지 못했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며 웃음거리 밖에 되지 않는다.아인슈타인이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극찬하며 세계8대 불가사의라고 불렀던 '복리'의 마술을 이용하면 원하는 재무목표를 달성하는데 부족함이 없으리라.문제는 인내심과 얼마나 빨리 저축을 시작했는지 시간의 문제이지 원금보장형 고금리가 아니라는 것이다.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은 얼마든지 있다.원금 보장형 예금에서부터 간접투자상품인 펀드와 개인연금 및 변액보험까지 나의 투자성향과 목적에 맞는 상품의 적절한 조합으로 복리의 효과를 극대화하여 풍요로운 삶을 준비해 보자.◈ 복리, 시간과 수익률의 마술복리의 마술을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 투자자는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우는 워렌 버핏이다.실제로 그는 40년 동안 매년 26.5%의 수익률을 내고 재투자 함으로서 5,000달러짜리 펀드를 12,000배인 6,000만불로 만들었으며, 물가상승률 5%를 감안하더라도 1,700배인 850만달러로 만들어 복리의 마술을 실례로 보여주었다.위의 사례처럼 1,000만원을 매년 10%의 확정수익률 상품에 5년간 투자했을 때 단리와 복리의 이자는 110만원의 차이가 발생하며, 투자기간을 10년 20년 늘린다고 했을 경우 그 차이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표2)그렇다면 원금이 2배인 2,000만원이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일까?단순히 계산해서 10년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10년은 단리로 계산했을 때 걸리는 시간이고 복리로 계산하면 7.2년이 걸린다.복리이자의 계산은 [원금과 이자를 합한 금액에서 이자가 반복적으로 발생]되는 것으로 가입햇수가 길어질수록 제곱승수가 필요하므로 일반적인 계산기로 조차 계산하기가 어렵다.이럴 때 간단히 계산하는 방법이 있다.◈ 복리의 계산, 72법칙으로연 10%의 복리상품에 가입했을 때 원금의 두 배로 불어나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어, 10년 아니야?’라고 단순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복리는 이자에 이자가 붙는 구조라는 것을 망각하면 안될 일이다.이럴 땐 72법칙을 활용해 보자! 이자율을 72로 나누면 원금이 2배가 걸리는 시간을 복리로 계산해 주는 아주 유용한 법칙이다.즉 72를 이자율인 10%로 나누어보면 7.2가 되는데[72÷10=7.2] 이는 원금의 2배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년 5%짜리 상품이라면 몇 년이 걸릴까? [72÷5=14.4] 14.4년이 걸린다.&nbsp;투자원금이 2배가 되는 시간을 계산하는 것 외에도 72법칙은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이번에는 투자기간이 정해져 있을 때 원금의 2배가 되려면 얼마의 수익이 나야 하는지도 간단히 계산해 보자.예를 들어, 4년후 현재의 집에서 큰집으로 넓혀서 이사를 가는데 필요한 자금이 1억원이고 현재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5천만원이 있다면 4년후 1억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매년 얼마의 수익을 내야 할까?간단히 72를 4로 나누어 보면 [72÷4=18] 매년 18%의 수익을 내야 4년후 목표금액을 달성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그러한 금융상품을 선택하여 투자를 하면 된다.또한 현재 대출을 받고 있는 경우, 이자를 원금만큼 납부하는데 걸리는 시간 또한 계산해 볼 수 있다. 현재 11%의 대출을 받고 있는 경우 6.5년이면 원금만큼 이자를 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72÷11%=6.5년]이처럼 72법칙은 계산기 없이도 72라는 숫자에 이자율과 투자기간을 대입함으로서 자산형성, 부채관리, 목표수익률 설정 등 재무목표 설정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재무계산기’라고 볼 수 있다.◈ 72법칙의 의미위의 계산에서 우리는 금리와 시간과는 정의 함수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보았다.금리가 높을수록 돈이 불어나는 속도는 커지고, 시간이 길어질수록 돈의 크기도 커진다는 사실을 통해 비록 적은 돈이라도 하루 빨리 투자를 해야 복리의 마술에 의해 돈의 크기는 눈덩이처럼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으며, 이처럼 72법칙에서 우리는 여러 의미를 유추해 볼 수 있다.첫째, 부자가 되는 시간을 앞당기려면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라!저금리 시대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저금리에 투자를 한다면 상대적으로 돈이 모이는 기간은 길어질 수 밖에 없으며 이는 장기투자를 해야 복리효과가 더 커진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nbsp;둘째, 저축만 고집할게 아니라 투자도 해야 한다!원금보장과 확정수익의 의미가 장점보다는 리스크와 단점에 가까운 용어가 되어가고 있다.투자환경은 급 물살을 따라 소용돌이 치며 흘러가는데 원금보장만을 고집하다가 흘러간 세월을 못내 아쉬워 하며 흘러간 물을 한움쿰 움켜쥐려고 허우적거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따라서 저성장, 저금리시대에는 포트폴리오 분산을 통해 펀드, 변액보험 등 다양한 투자상품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nbsp;셋째, 재투자를 해야한다.투자성향에 따라 어떤 상품을 고를지는 각자의 몫이지만, 저축이건 펀드건 변액보험이건 투자성과(이자)에 대한 재투자를 해야만 자산의 크기는 눈덩이 효과로 커지게 된다.&nbsp; &nbsp;넷째, 목표가 없이는 어떤 꿈도 이룰 수 없다!재테크와 재무설계의 차이는 목표가 있고 없고의 차이이며, 이 둘 사이에는 투자성과에서 많은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꿈은 누구나 꿀 수 있지만, 꿈을 이룰수 있는 자는 구체적인 목표설정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이다.기간에 따라 이벤트에 따라 재무목표를 반드시 설정하고 실행에 옮기자.(다음 호에서는 복리를 활용한 실제 금융상품 활용 및 복리투자의 성공요건등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김종석 우리투자증권 용산지점 차장)
2006.11.20 I 김종석 기자
(투자의날을 만들자)<2부>⑩주식 `불신의 골` 너무 깊다
  • (투자의날을 만들자)<2부>⑩주식 `불신의 골` 너무 깊다
  • [이데일리 김경근기자] 유명 대기업에서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은정(가명·여·34)씨는 주식이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답답해진다. 주식투자로 잃은 돈을 생각하면 화까지 치밀어 오른다. 닷컴 붐을 타고 주식 열풍이 휘몰아 쳤던 지난 2000년. 김씨는 '대박'을 꿈꾸며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신입사원 시절부터 한푼두푼 모은 거금 5000만원을 과감히 투자했다. 처음엔 주가가 하루가 다르게 올라갔다. 금새 수익률이 30%를 웃돌았다. 나도 이제 꽤 부자란 생각에 괜히 어깨가 으쓱해졌다. 김씨를 들뜨게 만들었던 기쁨은 잠시. 닷컴 버블이 꺼지며 일년만에 투자한 돈이 거의 반토막났다. 절망적이었다. 손해를 만회해 보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상황은 악화됐다. 자기가 산 주식은 가격이 떨어지고, 갖고 있던 주식을 팔면 기다렸다는 듯이 올랐다. 몇해가 지난 후 김씨 수중에 남은 돈은 겨우 1000만원. 손해를 만회하려고 추가로 투자한 돈까지 고려하면 지난 6년간 6000만원 정도가 날아갔다. 1년에 1000만원꼴로 잃은 것이다. 김씨는 이제 '주식'이라면 손사래부터 친다. "주식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일 뿐"이라는 생각이 가득하다. "요즘 안락한 노후를 위해 주식에 장기 투자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지만 선뜻 나서기 꺼려지는 게 사실"이라며 한숨을 짓는다. &nbsp;"대박을 꿈꾸고 묻지마 투자를 한 책임이 있긴 하지만, 이제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편이 나을 것같다"는 게 그녀의 솔직한 심정이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일부에선 '주식을 하면 패가망신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신뢰가 무너져 있다. 한국에선 여전히 주식이 건전한 '투자(投資)' 수단이 아닌 '투기(投機)'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 주식은 패가망신 지름길?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주식시장이 걸음마 단계이던 때부터 이같은 불신이 싹텄다. 지난 1975년부터 3년간 불어닥친 건설주 파동이 대표적이다. 당시 중동특수와 맞물려 건설주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너나 할 것 없이 주식열풍에 빠졌다. 3년간 건설업종은 무려 5000% 이상 올랐다. 건설증권과 건설화학 등 단지 ‘건설’이란 이름이 붙었다는 이유로 주가가 폭등한 사례도 있다. 그야말로 '묻지마 투자'의 전형이었다. 지나침이 과하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후유증이 무척 컸다. 시골에서 벗어난 적이 없는 일부 농부들까지 주식 바람이 불어 땅 팔고, 소 팔아 주식 투자에 나섰다가 쪽박을 찬 사례까지 나타났다.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은 지난 2000년을 전후한 닷컴주 버블에 이르러 절정에 달했다. 닷컴을 앞세운 벤처 바람이 불면서 온 나라가 주식 열기로 뜨거웠다. '열기(熱氣)'가 아닌 '광풍(狂風)'이었다. 벤처에 투자해 열배, 백배를 벌었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리자 앞다퉈 주식투자에 나섰다. 조금만 여윳돈이 생겨도 너나 없이 주식에 투자했다. 증권사 창구엔 장바구니를 든 아줌마부대까지 등장했다. 빚까지 내 투자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때 마침 외환위기로 강제 내지 명예퇴직을 당한 사람들은 마지막 보루인 '퇴직금'을 싸들고 증권사 창구로 몰려들었다. 그렇게 일년 남짓. 주식투자 열풍이 지나간 결과는 참담했다. 닷컴주의 거품이 걷히고, 경기마저 침체에 접어들자 주가는 바닥 모르게 떨어졌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에 발목이 잡혔던 코스피 지수(연평균)는 406.07을 기록했다. 다음해인 2001년엔 닷컴붐에 힘입어 806.83으로 껑충뛰었다. 닷컴 붕괴 조짐이 보이던 2000년엔 734.22, 2001년엔 576.31로 추락했다. 주가 하락은 그대로 개인 투자자 피해로 나타났다. 일확천금을 노리며 '묻지마 투자'에 나섰던 소위 개미들의 꿈은 닷컴 거품과 함께 허망하게 날아가 버렸다. 닷컴 거품이 꺼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가슴엔 불신만 남았다. 더이상 주식 투자를 않겠다며 밀물처럼 시장에서 빠져나갔다. 주식 시장도 차갑게 얼버붙었다. 외환위기를 지나 닷컴 붐이 절정에 달하던 지난 2000년 1205조원이었던 연간 주식거래대금은 다음해 917조원으로 떨어졌다. 특히 유가증권 시장은 지난 1999년 867조원을 정점으로 낮아져 2000년 627조원, 2001년 491조원으로 2년새 무려 40% 이상 줄었다. 그 결과 국민들에겐 주식은 '도박',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란 인식이 확실하게 심어졌다.◇ 줄잇는 금융사고..투자 분위기 찬물 지난 해부터 국내 주식시장이 불신을 딛고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저축의 시대가 가고 투자의 시대가 왔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 주식투자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마침 은행창구에서 펀드가 본격적으로 판매되면서 간접투자 붐도 일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같은 투자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각종 금융 사고 소식이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증권사 직원이 고객 돈을 마음대로 유용하고, 횡령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일부 증권사 직원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다시 불신을 심어주고 있다. 정창모 금융감독원 총괄조정국 검사총괄 팀장은 "증권사 직원들이 고객 주식을 사고 팔면서 손실이 났을 때 이를 만회하기 위해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다른 고객 계좌에서 돈을 마음대로 옮겨 문제가 되는 일이 종종 생긴다"며 "심할 경우 고객돈을 갖고 사라지는 횡령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영대 대우증권 감사실장은 "직원들의 횡령 사고를 막기 위해 고객들의 도장과 주식거래 카드를 아예 갖고 있지 못하게 단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고객들과 직원들이 편의상 이같이 거래를 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정부 관리당국과 증권사들의 자정 노력으로 증권사 금융 사고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01년 24건이던 증권사 직원의 횡령 및 유용은 2002년 20건, 2003년 15건, 2004년 13건으로 차츰 감소했다. 지난해엔 10건만 적발됐다. 그러나 횡령 및 유용 금액은 지난해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 지난 2002년 464억원으로 최대를 기록한 후 대폭 줄었지만 작년에 207억원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 그만큼 횡령 사건을 일으킨 증권사 직원들이 대담해진 것이다. 증권사의 모럴 해저드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부 증권사의 잘못된 관행이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대우채 사건이 대표적인 증권사 모럴 해저드 사례로 꼽힌다. 증권사들이 위험이 있는 투자상품을 마치 저축상품인 것처럼 팔았다가, 대우사태가 터지면서 펀드에 엄청난 손실이 발생한 사건이다. 그 결과 투자자들이 주식시장 뿐만 아니라 증권사까지 불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 자본시장&nbsp;불신부터 해소해야..아직 갈길 멀다&nbsp;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국민들에게 건전한 투자의 장으로 인식되기 위해선 "시장의 투명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박천웅 우리투자증권 전무는 "주식은 속성상 안전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항상 내재한다"며 "따라서 주식시장과 기업들의 투명성이 담보돼야 투기가 아닌 투자가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과거 한국 주식시장이 투기적인 모습을 보였던 건 시장 투명성 떨어져 투기적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주식시장에서 투자 정보가 평등하게 공개되고, 기업들이 투자자들이 신뢰할 만큼 투명한 운영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건전한 투자 환경이 조정된다는 것이다. 박 전무는 "개인 투자자들도 주식시장에서 단기간에 큰 돈을 만들겠다는 마음을 갖는 것도 시장을 투기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성급한 태도도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장은 신뢰를 먹고 산다. 투자의 시대에 걸 맞는 환경이 조성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시장의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직 우리의 갈 길은 멀었다.* 협찬 : 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증권선물거래소, 증권예탁결제원, 한국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 후원 :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nbsp;금융감독원* 도움주신 분들 :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 김일선 자산운용협회 이사, 변진호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 임종록 한국증권업협회 상무, 최창환 대우증권 전문위원 (가다나順)&nbsp;
2006.11.17 I 김경근 기자
(클릭! 새책)현명한 부모는 자신의 행복을 먼저 선택한다
  • (클릭! 새책)현명한 부모는 자신의 행복을 먼저 선택한다
  •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현명한 부모는 자신의 행복을 먼저 선택한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부모 노릇하기 힘든 부모들을 위한 육아 지침서. 신의진 연세대학교 소아정신과 교수가 상담 사례를 통해 부모 노릇이 즐거워지고 아이가 행복해지는 14가지 육아법을 소개한다. ▲80점 짜리 부모가 돼라. 100점짜리 부모가 되려고 하면 자신이 완벽해지려는 만큼 아이 또한 완벽하길 바라게 된다. 아이가 자신의 못나고 부족한 부분도 미워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며 건강하게 커 나가기를 바란다면 오히려 80점 짜리 부모가 되기 위해 애써야 한다고. ▲`희생`이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지워라.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위해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을 자기 희생이라고 착각한다. 그렇게 희생의 함정에 빠지면 아이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게 된다. 자신이 희생하는 만큼 아이는 반드시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뤄주기를 바란다. 부모와 아이 모두 불행의 나락으로 빠지는 지름길이다. ▲절대 아이의 삶을 최우선으로 두지 마라. 부모가 아이를 삶의 최우선으로 두면 아이의 삶을 계획해줘야 한다는 착각에 빠져 끊임없이 훈계하고 지도하고 평가한다. 결국 아이는 부모의 울타리 속에서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캥거루족이 되기 십상이다. 이밖에 ▲먼저 즐거워하고 나중에 힘들어하라 ▲아이가 0-3세 때는 그냥 죽었다고 생각하라 ▲아이가 커가면서 보여주는 놀라운 기적을 놓치지 말라 ▲어떤 일이 있어도 아이를 자랑스러워하라 ▲우울증을 관리하라 ▲원칙을 갖되 최대한 융통성을 발휘하라 ▲아이의 반항을 즐겨라 등 명쾌한 육아법이 이어진다. 임신기부터 초등 고학년 부모까지 시기별 육아법도 함께 실었다. 13년 동안 소아정신과 전문의로 일하며 쌓은 수많은 상담 사례와 두 아이를 키운 실전 경험이 살아 숨쉰다. 갤리온. 9800원. ◇부모의 긍정지수를 1% 높여라 딸에게 예쁜 옷을 사주고 왠지 언짢은 기분이 드는 엄마, 잠자리에서 아이에게 다정하게 책을 읽어주는 아내에게 짜증을 내는 아빠. 언뜻 들으면 참 이상한 엄마, 아빠지만 실제로 많은 부모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를 질투하기도 하고, 아이의 기쁨을 무시하기도 한다. 인간행동학을 전공한 저자는 부모 자신도 몰랐던,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와 끊임없이 육아를 방해하고 힘들게 하는 무의식 세계를 조명한다. 평생 예쁜 옷 대신 수수한 옷만을 강요 받아온 엄마는 아이가 예쁜 옷을 입는 게 한편으로 언짢고, 엄마가 잠자리에서 책을 읽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실현되지 못한 아빠는 그걸 받고 있는 자식에게 질투를 느낄 수도 있다고. 그렇다면 해결의 실마리는? 이제와서 부모를 바꿀 수도 없는 일. 배우자든 친구든 이웃이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진실한 사랑과 순수한 기쁨을 경험함으로써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행복해져라.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것이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 이와츠키 겐지 지음. 오근영 옮김. 랜덤하우스. 9500원.
2006.11.14 I 전설리 기자
“정부 믿다 내집꿈 날아가” 전세사는 서민들 절망
  • “정부 믿다 내집꿈 날아가” 전세사는 서민들 절망
  • [조선일보 제공]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사는 회사원 김모(35)씨. 25평형 아파트를 9200만원에 전세로 살던 그는 작년 말부터 집을 사러 다녔다. 마침 직장과 가까운 관악구 봉천동 P아파트(당시 시세 3억4000만원)가 매물로 나왔다. 하지만 3000만원 남짓한 연봉에 은행 빚 내기가 부담스러웠던 데다, 집값이 내릴 것이란 정부 말을 철석같이 믿고 기존 전세를 연장했다. 현재 P아파트는 시세가 5억원을 넘었다. 김씨는 “(정부에) 감쪽같이 속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퇴직자 박모(60)씨는 “남들은 집값 올라 좋겠다지만, 뭘 모르는 소리”라고 말한다. 지난 2000년 서울 강남 대치동에 3억원을 주고 샀던 아파트(40평)가 최근 12억원을 훌쩍 넘은 것. 하지만 내년부터 보유세만 매년 700만원 이상을 내야 한다. 그는 “팔면 양도세만 1억5000만원이고, 남은 돈으로 작은 집 마련하고, 죽을 때까지 버텨야 할 판”이라며 “1가구 1주택자를 투기꾼 취급하는 나라가 우리나라 말고 또 어디 있겠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뒤통수 맞은 실수요자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에 국민들의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다. “하늘이 두 쪽 나도 집값은 잡겠다”던 구호를 믿었던 무(無)주택자에겐 내 집 마련의 꿈이 정말 꿈이 됐다. 지난 7월 일산에서 집을 사려다가 말았다는 이모(36·경기 용인)씨는 “8월 판교 분양에 당첨될 걸로 믿었다가 결국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금 폭탄’에 숨어버린 매물 유(有)주택자들도 집값이 올랐지만 각종 ‘세금 폭탄’으로 잠이 오지 않는다. 서울 목동에 45평 아파트를 가진 유모(50)씨는 “5억에 산 집이 지금 16억쯤 하지만, 양도세 내고 나면 같은 평형으로 옮기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 잠원동의 박모(42)씨도 “집값은 올랐지만 1주택자라고 기분이 좋은 것 만은 아니다”고 했다. 정부는 불로소득 환수를 내걸고 양도세를 대폭 올렸다. 그러나 주택 시장에는 매물이 사라지는 부작용을 가져왔다. 수요는 있는데 매물이 꽁꽁 숨으면서 가격 상승에 불을 붙인 결정적 요인이 됐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집값이 뛰면서 1주택자라도 양도세를 내는 6억원 이상 고가 주택은 수도권에서만 참여정부 출범 이후 7배 가량 급증했다. 보유세 인상은 집주인의 전·월세 가격 인상 욕구를 부추겨 안정됐던 주택 임대시장마저 불안 속에 빠뜨렸다. ◆무차별 투기 규제에 우는 지방 부동산 투기를 찾기 힘든 지방도 무차별적인 투기 억제 대책에 골병이 들고 있다. 정부는 2003년 이후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을 남발했다. 주택과 토지 투기지역은 전 국토의 30%가 넘게 지정돼 있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은 21%를 웃돈다. 사상 최대의 미분양에 시달리는 지방 6대 광역시마저 투기과열지구로 꽁꽁 묶여 있다. 부산의 S공인중개사 경모 사장은 “각종 규제로 시장이 얼어붙어 새 아파트로 들어갈 사람 중 20~30%는 기존 집을 처분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명분에 얽매이지 말고, 시장 기능의 정상화를 위해 투기 억제 제도를 지역별로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분보다 시장 안정이 우선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나치게 명분에 집착하고 있다’며 ‘시장 안정을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 투자자문사 ‘저스트알’ 김우희 상무는 “정부가 시장의 반응을 무시한 채 ‘내가 옳은데 왜 그러느냐’는 강박 관념에 사로잡힌 결과”라고 지적했다.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조주현 원장은 “실패로 결론 난 ‘묻지마 규제’ 위주의 정책 대신 ‘햇볕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코리아베스트’ 주용철 세무사는 “시장에 매물을 유도하기 위해 한시적으로라도 양도세 완화 조치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외국선 은퇴 세대에 세제혜택 우리 정부가 부동산 세제개혁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는 미국에서는 양도세 감면 혜택이 훨씬 크다. 주택을 5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할 경우, 부부 합산 50만 달러(5억원 정도)의 양도세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다주택자라고 해서 특별한 불이익을 주지는 않는다. 특히 은퇴세대들에게는 보유세 감면혜택도 주고 있다. 독일은 장기보유 주택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양도소득을 비과세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 박용석 연구위원은 “선진국은 장기보유 등에 대해 다양한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며 “60세 이상 은퇴세대에 대해서는 보유세와 양도세 감면혜택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들은 가라, 우리가 인생이다, 음악이 인생이다”
  • “애들은 가라, 우리가 인생이다, 음악이 인생이다”
  • [조선일보 제공] ‘음악이 있는 길 위의 인생’들은 소멸한 그 지점에 진저리 나도록 붉은 꽃송이들을 던져놓고 사라진다 슬픔을 모르는 글라디올러스 같은. 1 음악이 인생이다 빗줄기 수묵처럼 번져올 때 차 안에서 홀로 라이 쿠더의 음악을 듣는 것은 위험하다. 빗물에 튀기는 그의 기타소리는 애써 외면하고 있던 아픈 추억들을 불러다 주고 말 것이기에. 그 위에, 삶은 유한한 것이며 모든 놓쳐버린 것들에 대한 후회와 회한 때문에 가슴이 찢어지는 시간이 곧 올 것이라는 예감까지 얹어 줄 것이기에. 그러나 햇살이 명주이불처럼 낭창낭창할 때라면 그의 기타소리는 마음의 주름까지 펴줄 것이다. 그러기에 라이 쿠더는 천생 사시사철 햇빛 환한 쿠바에서라야 제 맛이 난다. ▲ 푸른 나무, 밝은 태양, 맑은 하늘 그리고 청옥빛 카리브…. 쿠바인의 낙천성은 이런 자연의 영향도 크다.빔 벤더스는 또 누구인가. 하얀 날개가 아니라 우중충한 코트를 입은 음울한 표정의 사내가 온몸으로 읊은 ‘베를린 천사의 시(詩)’를 우리에게 들려주었던 사람이 아니던가. 빔 벤더스는 이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에서 그의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주제인 ‘길 위의 인생’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그러나 다른 것이 하나 있다. ‘음악이 있는 길 위의 인생’이다. 길 위의 인생들은 너나없이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정지된 시간 속으로 하얗게 바스러지며 소멸해간다. 그러나 ‘음악이 있는 길 위의 인생’들은 소멸한 그 지점에 진저리 나도록 붉은 꽃송이들을 던져놓고 사라진다. 슬픔을 모르는 글라디올러스 같은. 라이 쿠더와 빔 벤더스. 애초에 이 두 사람이 아니었다면 부에나비스타는 몰랐을 것이며 언젠가 화면 속의 저곳을 찾아가 저 가수들의 열기와 체온이 느껴지는 바로 그 장소에 앉아 노래를 들어보고야 말겠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태양을 삼키러 그들이 온다.” 흡사 스타 축구선수들의 월드컵 출장기사 같은 ‘부에나비스타’의 이 광고문구에 실소하던 나도 막상 무대 위의 표범 같고 야생말 같은 노인들의 공연을 보면서는 그 말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태양처럼 뜨거운 노장들은 온몸으로 이렇게 말한다. “애들은 가라. 우리가 인생이다. 음악이 인생이다.” 2 음악이 양식이다 쿠바에는 거지가 없다는 알도의 거짓말은 차라리 사랑스러울 정도. 걷다 보면 거리와 광장에서 불쑥 손을 내미는 노인이나 아이들을 무시로 만난다. 어쩌면 알도의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아는 사람이라도 만난 듯 환히 웃거나 혹은 무슨 말인가를 열심히 재잘거리며 친밀함을 보이는 아이들, 낯선 이에게 빈손을 내밀면서도 온몸으로 낙천성을 발산하는 그 아이들에게 ‘거지’라는 말은 아무래도 모독이다. 대체 무엇이 저들의 영혼을 무너지지 않게 하는가, 탁함이라곤 없는 맑은 눈빛을 간직하게 하는가, 배꼽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환한 미소와 기쁨의 기운을 발산하게 하는가. 아무래도 저 리듬이다. 광장이나 골목 할 것 없이 환청처럼 밀려왔다 사라지곤 하는 저 타악기 마라카스의 리듬. 귀와 피부 속으로 스물스물 스며들어와 핏줄을 타고 흐르면서 단숨에 아드레날린이라도 주사한 듯 심장박동을 팽팽하게 당겨 일으키는 저 북소리. 아련하면서도 저릿한 그 자장(磁場) 속으로 들어서면 그 누구라도 현실의 크고 작은 결핍쯤이야, 존재란 이토록 눈부시게 아름답고 달콤한 것이거늘, 하며 가슴 속에서 간지럼처럼 퍼져나가는 행복감과 충만감에 푹 잠겨버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nbsp;▲ 찬찬찬…. 석양이 되면 골목과 거리에 넘치는 밴드와 음악소리. 그중에는 부에나비스타로 귀에 익은 ‘찬찬’도 있다.손(son). 룸바(rumba). 과히라(guajira) 그리고 쿠반 재즈…. 아프리카 음악의 전통 속에 라틴아메리카의 숨결이 섞인 그 개성적인 음악들이야말로 수많은 이방인을 취하게 할 뿐 아니라 그들 자신의 가난과 슬픔을 이겨내게 하는 힘이다. 허물어질 듯 가까스로 버티고 서있는, 차라리 유머러스 해 보이는 엉뚱한 색깔이 칠해져 있는 담벼락 아래 희미한 불빛을 따라 걷다 보면 그 불빛 아래 모여 앉아있는 사람들, 파랗게 불을 켠 눈으로 여행자를 탐색하는 윤기 자르르한 야생고양이의 실루엣, 나와 풍경 사이로 흘러가는 노래들, 찬 찬, 관타나메라…. 앤티크 박물관에서 끄집어내온 듯 낡았지만 묘한 매력을 풍기는 자동차와 마호가니빛 피부의 쿠바인들 사이로 걷다 보면 레몬을 짜 넣은 얼음물 한 잔이 환장할 만큼 그리워지는데, 그 끈적임과 더위와 갈증 사이로 한 줄기 시원한 바람처럼 살갗을 애무하는 노래, 노래들. 3 밤의 나시오날 호텔 부에나비스타를 말하며 흥분하는 내게 알도는 ‘그쯤이야’하며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지만 사실은 그 사람들과 나를 만나게 해줄 자신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들보다 훨씬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너스레 끝에 알도는 어깨를 으쓱하며, 꼭 그 사람들을 만나고 싶으면 아무래도 다음에 다시 한 번 오는 게 좋겠다며 슬쩍 말끝을 흐렸으니. 암스테르담에서의 데뷔공연으로 꿈같은 환호와 열광의 중심에 서게 된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은 이후 카네기홀의 공연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순회공연으로 아바나를 오래 비우게 된다. 나 역시 그들을 꼭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는 않았다. 낮에는 이발사로 일하며 밤에만 클럽에서 노래를 불렀던 콩파 세군도, 마치 연인의 몸을 어루만지듯 피아노를 다루던 천재적인 피아니스트 루벤 곤잘레스, 구두를 닦다 ‘발견되어’ 클럽으로 끌려와 노래를 불렀고 70세가 넘어서야 그래미상 신인상을 수상한 이브라힘 페레르. 화면 속으로 날 빨아들였던 그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니지 않은가. 알도의 말처럼, 부에나비스타라는 이름만 남았을 뿐, 그들은 쿠바의 많은 뮤지션 중의 하나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나는 택시를 잡아타고 ‘호텔 나시오날!’을 외친다. 1930년대 영화 속에서 본 듯한, 너무나 낡은 소련제 빨간 택시. 쿠바에선 시간과 역사가 뒤섞인다. 피카소의 그림처럼 두 개의 얼굴을 보이며 울고 또 웃는다. 알도. 짐작과는 늘 다른 일이 일어나는 게 여행이고, 그리고 인생이지.
(권소현의 일상탈출)(17)기차만큼 싼 비행기
  • (권소현의 일상탈출)(17)기차만큼 싼 비행기
  •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바라나시의 한 PC방에 앉아 인터넷으로 몇 번 클릭했더니 뚝딱 비행기표가 예매됐다. 델리에서 뭄바이까지 가는 비행기가 3520루피, 비행기로 두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가 우리나라 돈으로 7만4000원 정도 하는 것이다. 이것도 비행기 타기 하루 전에 예매했기 때문에 비싸게 준 것이다. 인도 여행을 한창 준비할 때 알아봤던 가격은 1800루피. 그러니까 한달 전쯤 예매를 했다면 절반 가격에 끊을 수 있었던 것이다. 델리에서 뭄바이 가는 라즈따니 급행열차가 1500루피 정도 했으니까 기차가격 수준인 셈이다. 인도에도 저가항공사가 생기면서 항공요금이 경쟁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배낭여행자에게는 아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인터넷에서 모든 스케쥴과 요금조회가 가능하고 예매도 할 수 있어 편리하고 커미션도 지불할 필요가 없다. PC방에서 예매한지라 프린트도 못 하고 예약번호만 적었다. 바라나시에서 밤기차를 타고 다음날 아침에 델리에 도착해 국내선 공항으로 갔다. 에어데칸 부스로 가니 금방 비행기표를 내준다. 좌석번호도 없고 짐 검사도 간단하다. 공항 문이 열리자 마자 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인도인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한명씩 티켓을 끊고 나가 버스를 타고 비행기 앞까지 이동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인도인들이 마구 뛴다. 늘 느긋한 줄만 알았는데 이런 모습이 낯설다. 이들이 뛰는 이유는 보다 좋은 좌석을 맡기 위해서다. 지정좌석이 아니기 때문에 맡은 사람이 임자다. 비행기는 꽤 크다. 양쪽에 3좌석씩 있고 비즈니스클래스, 퍼스트 클래스는 아예 없다. 비행기에 오르니 이미 창가쪽 자리는 거의 찼다. 중간쯤 창가 자리가 하나 비어서 얼른 앉았다. 옆자리에 아이 둘을 데리고 탄 인도 여인이 앉았다. 옆에 앉은 아이가 계속 칭얼댄다. 결국 인도 여자가 기어이 자리를 바꿔주면 안되겠냐고 묻는다. 아이가 창가쪽에 앉아서 창문 밖을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순순히 일어나 복도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내식도 없다. 좌석 앞에 메뉴가 있다. 샌드위치는 4루피, 음료는 10루피.. 먹고 싶은 음식을 돈 내고 먹는 시스템이다. 아이는 창가쪽으로 옮겨 앉았는데도 계속 칭얼댄다. 이제는 아예&nbsp;울어댄다. 뒤에 앉은 아주머니가 사탕을 줬는데도 뭐가 불만인지 시끄럽게 운다.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공항에서부터 너무 세게 틀어놓은 에어콘 바람에 감기기운이 있었는데 비행기 안은 더 춥다. 온 몸이 으슬으슬 추운게 소름까지 돋았다. 목도 아파오기 시작한다. 비행기는 두시간여만에 뭄바이 공항에 도착했다. 결국 비행기에서 감기에 걸렸고 일주일동안 감기로 고생했다. 남부 인도의 날씨도 북부와 다르지 않게 습하고 덥다. 그런데도 이놈의 감기는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뭄바이에서 고아까지 가는 밤기차 안에서는 두루마리 휴지 한롤을 다 쓸 정도로 밤새 코푸느라 정신이 없었다. 감기약은 아예 챙겨오지도 않았고 인도에서 사려니 좀 찝찝하다. 자연치유력을 믿으며 버텼다. 절대 나을 것 같지 않던 감기는 남부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뭄바이에서 다시 델리로 오기 위해 탔던 기차 안에서 싹 나았다. 이번에도 비행기를 탈까 하다가 기차를 탔다. 어둑해졌을 때 공항에 떨어지는 것보다는 기차에서 하루밤을 보내고 아침에 시내 한 가운데에 있는 기차역에 도착하는 것이 안전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17시간만에 델리까지 가는 라즈따니 급행을 탔다. 급행인데다 비싸서 그런지 식사도 준다. 타자마자 간식을 주고는 따뜻한 물을 아예 보온병에 담아서 준다. 짜이를 만들어 먹으라고 홍차 티백과 크림, 설탕과 함께 말이다. 그리고 두꺼운 담요와 깨끗한 시트를 나눠줬다. 따뜻한 차를 몇잔 마시고 두꺼운 담요를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잤다. 밥 먹으라고 깨울때마다 일어나서 밥 먹고 따뜻한 차 한잔씩 마셨다. 그리고 또 잤다. 그렇게 17시간을 보냈더니 델리에 도착할 때쯤 감기가 거의 달아났다. 그래서 비행기 여행 보다는 기차 여행이 좋았다. 대부분의 시간을 자리에 앉아있어야 하는 비행기에 비해 기차는 좀 더 자유롭다. 그래서 인도인들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했다. 콜카타에서 바라나시로 가는 기차에서였다. 우리 일행은 세명이라 상층, 중층, 하층 이렇게 한쪽 칸을 모두 차지했다. 1층에서 자다가 발에 뭔가 걸려 깼는데 여자 두명이 내 발자락 끝쪽에 걸터앉아 있는 것이었다. 시트를 절반이나 잡아먹고 말이다. 발 끝으로 쿡쿡 찔러서 시트를 좀 올리고 다시 잠을 청했다. 얼마간 갔을까, 잠을 자다가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떴더니 이번엔 언제 바뀌었는지 아저씨 두명이 앉아있는 것이다. 게다가 난데없이 카드판이 벌어졌다. `운신의 폭`이 무척 좁아졌다. 뒤척이다가 발로 건드려도 이들은 꿈쩍을 안 한다. 한 4명이서 짐 박스 위에 하얀 수건을 깔고 카드에 열중하고 있고 그 주위에 구경하는 사람들만 6~7명은 되는듯 하다. 잠깐 누웠다가 시끄러운 소리에 다시 일어나보니 이젠 아예 10명 정도가 빙 둘러서서 카드놀이에 몰입중이다. 다른 장소는 다 한가한데 하필 왜 이 구역에 와서 카드놀이람. 잠은 포기하고 책을 꺼내들어 읽기 시작했다. 갑자기 바로 윗층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일행중 한명이었다. 나를 가르키며 "지금 내 친구가 무척 아프거든요. 카드 놀이는 좋다구요. 그렇지만 좀 조용히 해주시겠어요??" 과자 먹으면서 책을 보다가 난데없이 환자가 돼 버린 나에게 시선이 쏠렸다. 어쩌리..그냥 싱긋 웃었다. 아저씨들은 서로 두번째 손가락을 입에 갖다대고 '쉿' 하는 포즈를 취한다. 한결 조용해졌다. 나는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고 기차는 약한 흔들림을 동반하며 바라나시로 향하고 있었다. 이 착한 아저씨들은 바라나시에 도착할때까지 그렇게 조용히 카드놀이를 했다. 이들을 보며 다음에도 비행기값이 기차값보다 싸다고 해도 기차를 타리라 마음먹었다. 그 때는 카드놀이에도 한번 껴서 놀아보고 말이다.
2006.11.10 I 권소현 기자
(CEO 칼럼)`간` 빼놓고 사는 CEO들
  • (CEO 칼럼)`간` 빼놓고 사는 CEO들
  • [포인트아이 안병익 대표] 모 제약회사 TV 광고는 주인공이 밤늦게 귀가하다 부인에게 걸렸을 때, 중요한 회의 중에 휴대폰 벨이 울렸을 때, 사장님께 아부 할 때, "살다 보면 간이 철렁할 때도 있고, 간이 콩알만해 질 때도 있고, 간을 빼줘야 할 때도 있다”라는 말과 함께 '간장약'을 선전하고 있다. 아마도 대한민국의 CEO라면 회사의 규모에 상관없이 모두 이 광고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때로는 '간이 철렁하고, 간이 콩알만해지고, 간을 빼줘야 하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을 것이다. 최근 '북한 핵실험' 같은 사건이 터지면 CEO들 간은 철렁해진다. 예전에 IMF라는 어려운 환경을 경험해 보았기에,&nbsp;무력 사용 등으로 전쟁으로 확대되면 어찌하나 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린다.&nbsp;조그만 사고라도 터지면 CEO들의 간은 콩알 만해진다. 잘 운영되는 서비스가 잠시 중지되거나, 매출 증가세가 소폭 둔화되거나, 열심히 만든 제품이 약간의 하자가 있거나 하면 CEO들 간은 콩알만해 진다. 평 직원이 퇴사해도 경비 지출이 소폭 증가&nbsp;해도 마찬 가지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범해야 할 CEO가 그런 사소한 일을 가지고 호들갑이냐고 할 것 이다. 그러나 CEO들은 다르다. 모든 큰 일은 사소한 문제와 사소한 현상으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잠시 중단된 서비스로 인해 경쟁업체에게 1위 자리를 내어 줄 수도 있고, 소폭 둔화된 매출 증가가&nbsp;계속해서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한, 제품이 가지고 있는 약간의 하자가 회복될 수 없는 큰 오류일수도 있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CEO들은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서두부터 거창하게 CEO들을 두둔하고 나선 것은 CEO들이 잘났다는 것이 아니다. 참으로 현재의 대한민국 ‘현주소’가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웬만한 코스닥 상장기업의 자본금은 강남 고급 아파트 한두 채 값도 안된다. 또한 주식 시가총액은&nbsp;강남 일반아파트 십여 채 값도 안 된다. 훌륭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십 수년을 수십, 수백 명의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온 코스닥 상장기업 CEO들에겐 맥 빠지는 일이다. 같이 노력한 직원들도 마찬가지 심정일 것이다.&nbsp;아무리 돈이 좋다고 하는 사회이지만 노력한 만큼 결과가 얻어진다는 진리가 변하질 않길 바란다. 얼마 전 서울시 공무원 시험에 KTX 임시열차를 타고 전국에서 10만 명의 수험생이 몰렸다는 뉴스는&nbsp;충격적이었다. 대다수의 젊은이들이 안정적이고 편안한 직업을 선호한다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한편에선&nbsp;우리나라 사회의 창의성이 무너지고 성장의 씨앗이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nbsp; 요즘 벤처기업들은 사원을 뽑기가 너무 어렵다. 웬만한 대학의 IT 분야 우수한 학생은 대기업에서 장학금에 보조금까지 주면서 사전에 ‘쌍끌이’를 해간다. 수 백장의 이력서가 들어와도 쓸만한 인재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런데 청년 실업은 50만 명이라고 한다. 주변에는 온통 기러기 아빠다. 학생 10명중 3~4명은 외국으로 공부하러 나간다. 이것이 우리의 현주소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우리회사만 보아도 2004년에 미국이나 일본도 하지 못한 폰 네비게이션 기술을 개발하여 세계 최초로 상용화 하였고 퀄컴이 주는 ‘최고의 LBS(위치정보서비스) 부문’상도 받았다.&nbsp;그리고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사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하였다.&nbsp;비록, 작은 회사지만 우리처럼 그 기술만큼은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회사들이 수백, 수천 개가 넘는다. 이런 기업들이 있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 지금의 미국 IT 대기업들은 모두 벤처에서 출발하였다. MS가 그렇고, HP, IBM, 오라클, SUN 등 대부분의 IT 기업이 그렇다. 이제는 바뀌었으면 한다.&nbsp;수많은 벤처기업들이 사회 및 자본 시장에서 제대로 그 가치를 인정 받고, 젊은 사람들이&nbsp;선호하는 창의성 넘치고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직장으로 바뀌었으면 한다. 우리나라도 벤처로 출발한 회사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북한&nbsp;핵실험 소식에 간이 철렁하고 고객과 직원의 만족을 위해 항상 간을 빼놓고 살아 가야 하는&nbsp;CEO들처럼 정부도 사회 구성원 모두도 항상 긴장하고 노력했으면 한다. 앞으로 대~한민국은 노력한 만큼 성공하는 사회, 그런 성공을 인정해 주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안병익&nbsp;대표<약력>연세대학교 컴퓨터과학과 박사 수료KT연구소LBS산업협회 서비스분과 위원장한국공간정보시스템학회 이사포인트아이2000년 4월 포인트아이닷컴 설립2001년 3월 벤처기업 인증 획득2003년 4월 LBS 시스템 개발(GIS 플랫폼)2005년 12월 경찰청 통합정보체계 구축2006년 6월 코스닥증권시장 상장
2006.11.08 I 임종윤 기자
낭만투자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
  • 낭만투자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
  • ▲ 앙드레 코스툴라니/주식 중개인[조선일보 제공] 앙드레 코스툴라니에게 투자는 ‘지적인 모험’이었다. 자신의 말을 듣기 위해 몰려드는 대중들에게 언제나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하곤 했다. “인생을 즐기십시오.” 그만큼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관조적이었다. 그는 인문학과 예술에 대해 깊고 오랜 조예를 가지고 있었다. 1906년 헝가리의 유대계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코스툴라니는 예술비평가가 되고 싶어 철학과 예술사를 공부했다. 피아니스트에 대한 꿈도 가졌을 정도로 음악을 사랑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권유로 18세에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주식중개인이 됐다. 그는 유동성과 시장참여자의 심리가 주가를 결정짓는다고 믿었다. 그래서 유동성 지표 역할을 하는 장기금리 추이를 잘 살피고, 투자자 심리를 꿰뚫는 ‘생각하는 투자자’가 되라고 주장했다. 과학적 방법으로 주식시황을 예측하려는 사람들을 ‘사기꾼’이나 ‘바보’로 취급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던 잿더미 독일에 관심을 가졌다. 독일 국민의 근면성과 재건의지를 보고 독일 국채를 헐값에 사들여, 140배의 수익을 거뒀다. 그는 1989년 미국과 소련이 정상회담으로 관계가 가까워지는 것을 보고 러시아 차르 시대에 발행한 채권을 사들였다. 소련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해외 자금 지원을 받으려면 기존에 발행했던 채권을 전부 상환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생각도 적중해 60배에 달하는 수익이 났다. 그 역시 투자 실패로 파산 상태에 이른 적이 있었지만 “훌륭한 투자가가 되기 위해선 적어도 두 번 이상의 파산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낙관적 자세로 극복했다. 이 ‘낭만 투자가’는 저술을 통해 남아 있는 끼를 마음껏 쏟아냈다. 13권의 투자 관련 책을 썼고, 독일의 투자전문지에 414건의 칼럼을 기고했다. 수필에 가까운 유려한 필치로 많은 독자를 몰고 다녔다. 코스툴라니는 ▲압박감에 시달리지 않게 돈을 충분히 가지고 행동할 것▲유연하게 행동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할 것▲완전히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면 즉시 팔 것 ▲확신이 서면 고집스레 밀어붙일 것 ▲추천종목과 비밀스런 소문을 무시할 것 등의 원칙을 설파했다. 75년간 투자가의 삶을 산 코스툴라니는 1999년 “상상력이 지식보다 중요하다”는 말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 (edaily리포트)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슬림 가로보기, 울트라 슬림, 초콜릿폰, 샤인···. 요즘은 자고 나면 휴대폰 신모델이 나옵니다.&nbsp;휴대폰 라이프 사이클이 보통 6개월이라고 하죠.&nbsp; 소비자 욕구충족이라는 이유입니다.&nbsp; 그런데 휴대폰 매장에 가면 왜 고기능 고가폰 밖에는 없을까요.&nbsp;카메라나 MP3 기능이 필요없는 사람들은 어떡하나요.&nbsp;산업부 양효석 기자가 생각해봤습니다.기자는 얼마전 칠순을 맞으신 아버지 선물을 고민하다가, 휴대폰을 바꿔 드려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A이동통신사 매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진열대에 놓인 수많은 휴대폰을 보면서, 점원의 말에 따라 제품을 골라봤습니다. "며칠전 새로 나온 폰인데 이거 어떨까요? 스크롤 기능으로 나이드신 분들도 쉽게 메뉴를 찾을 수 있지요"&nbsp;"이건 어떨까요? 메모리가 1기가나 되어 많은 사진이나 음악 저장하는 분들에게 아주 좋습니다"사실 아버지는 휴대폰으로 문자를 받아보시는 정도 일뿐 문자를 제대로 보내실 줄도 모릅니다. 엄지족이라 불리는 요즘 학생들은 한 손가락으로도 수 초내 장문의 문자를 전송하기도 한다지만, 나이드신 분들은 그렇지만은 않지요. 카메라 기능도 지금 사용하고 계시는 휴대폰으로도 처음 한 두번 써 보시더니 요즘은 잘 사용하시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MP3나 블루투스, DMB 시청, 모바일 뱅킹, 영어단어 찾기, 마이펫과 놀기 등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합니다. 아버지의 휴대폰 사용기능은 오직 전화걸기와 받기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같은 단순 기능의 휴대폰은 이제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같은 현상은 나이드신 분들이나 어린 학생들의 경우에만 나타나는 문제라고 치부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기능이 컨버전스된 휴대폰이 필요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디지털카메라가 있고 MP3플레이어가 있는데 굳이 온갖 기능이 추가된 휴대폰을 또 들고 다녀야 할까 고민하는 사람들이지요.고기능 휴대폰은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30만∼40만원대는 기본이고 50만원대도 즐비 합니다. 휴대폰 교체주기를 1년 정도로 봤을 때, 고가(高價)품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이에대해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측에선 소비자들이 고기능, 고가폰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소수의 사람들을 위해서 신제품을 내놓을 수는 없다는 논리죠. 전화를 걸고 받는 단순기능 휴대폰이 필요하다면 임대폰을 사용하라는 주문까지 나옵니다. 하지만, 내막을 보면 여기에는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의 이익 챙기기가 숨어 있습니다. 우선,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저가폰을 만들면 이익이 남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CDMA 통신시장이기 때문에 퀄컴 칩을 사용하는데 그 특허료가 만만치 않습니다. 원천기술료를 많이 지불하니, 부가기능을 많이 포함시켜 고가폰을 만들어야 이익이&nbsp;남게 됩니다. 또 박리다매를 통한 이익구조 보다는 고기능·고가폰으로 얻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도 부가기능이 없는 휴대폰은 이익에 도움이 안됩니다. 단순히 전화만 걸고 받는 고객들은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별로 달갑지 않은 고객입니다. SK텔레콤의 경우 올 3분기 매출액중 통화료 매출은 9360억원, 무선인터넷 매출은 6700억원 이었습니다. 그만큼 부가서비스의 이익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는 방증이지요. 우리나라 휴대폰 시장은&nbsp;이미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시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는 소비자 니즈에 맞춰 간다고 말은 하지만, 이같은 사례들을 봤을 때 이는 일부만 맞고 일부는 틀린 말입니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 손해보고 장사하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너무 이익 올리기에만 열을 올리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국내에 10만원 이하 가격대의 저가폰이 나온다면 정말로 살 사람이 없을까요?
2006.11.02 I 양효석 기자
  • [마켓 트렌드] 내집마련 특급열차 ‘모기지보험’
  • [조선일보 제공] 내년 결혼을 앞둔 신입사원 A씨. 요즘 내집마련 생각만 하면 속이 까맣게 탄다. 최근 몇년간 집값이 치솟는 바람에 은행 대출을 받아도 보유자금이 많이 모자라기 때문이다.A씨처럼 목돈이 부족한 서민들을 위한 보험상품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출시된다. ‘모기지보험(Mortgage Insurance)’이 바로 그것이다. 모기지 보험이란 고객이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나서 사망·실직·질병 또는 이혼 등으로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보험사가 대신 갚아 주는 것이다. 모기지 보험에 가입하면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대출금의 한도가 크게 늘어난다. 보험사에서 부도날 위험을 대신 짊어지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 선진국에선 오래전부터 모기지 보험이 활용되고 있다.정부의 모기지보험 도입 방안에 따르면 주택 투기용으로 이용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 비(非)투기 지역에서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주택을 구입하는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한다. 모기지보험에 가입하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60%에서 최대 80%까지 높아진다. 가령 집값이 1억원인 경우 지금은 은행에서 6000만원 정도만 빌리지만, 모기지 보험을 이용하면 최대 8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초년병,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경우 목돈이 얼마 없어도 내집 마련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임대 보증금이나 전세 보증금만 갖고서도 내집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된다. 다만 아직 상품설계가 마무리되지 않아 대출금액 등에 따른 보험료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 8월 미국의 대형 금융회사인 젠워스 파이낸셜(Genworth Financial)이 국내 모기지보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금감원에 보험업 예비허가 신청서를 냈고, 삼성화재, 동부화재, LIG손보 등이 시장성을 검토하고 있다.
  • 현대차그룹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수직계열화`
  • [이데일리 좌동욱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27일 충남 당진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떴다. 2011년 경 일관제철소가 완공되면 현대차 그룹은 자기 용광로에서 직접 생산한 쇳물로 자동차까지&nbsp;직접 만든다는 자동차 생산 수직 계열화 시스템을 완성한다. 국내 제철산업으로 볼 때 지난 30년간 이어져 온 포스코의 독점체제가 무너지면서 경쟁체체가 구축돼 철강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동반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 王 회장의 `꿈`, 아들이 이뤘다..수직계열화 완성현대제철은 이날 충남 당진에서 700만톤 규모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기공식을 가졌다. 일관제철소는 용광로에서 쇳물을 뽑아 철강제품을 만들 수 있는 제철소로 국내에서는 포스코만 이 같은 제철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일관제철소 건설은 데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한 데다 철광석, 석탄 등 원료 확보문제, 제철소 운영 기술 등 어려운 문제가 산적해 있어 많은 철강업체들이 욕심을 내지만 실제 건설을 주저해 왔다. 그럼에도 현대제철이 일관제철소 건설을 결정한 것은 "질 좋은 철강재를 적기에 공급받아야 자동차 사업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일관제철소가 가동되는 2010년경 현대차 390만대, 기아차 260만대 등 650만대 생산체제를 갖춘다. 대량생산된 자동차에 공급할 품질 좋은 강판을 직접 만들겠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전략이다.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겠다는 정몽구 회장의 꿈은 아버지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시절부터 비롯됐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77년 현대제철 설립안을 만들면서 제철사업에 대한 꿈을 품은 이후 94년, 96년, 97년 세 차례나 일관제철소 건설 계획을 추진했으나 당시 정치적인 상황과 외환위기 등으로 무산됐다.◇충남 당진 철강산업 메카로 부상..직간접 생산유발효과 수십조원제철소가 완공되면 충남 당진은 포항과 광양에 맞먹는 철강산업의 메카로 부상한다. 당진 지역에는 이미 동부제강과 휴스틸이 공장을 갖고 있으며 최근 동국제강도 후판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기공식에 직접 참석한 후 "일관 제철소는 당진을 비롯한 서해안 지역에 큰 활력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며 "2011년경 중국교역의 물류거점이 될 평택 당진항과 함께 명실상부한 서해안 시대를 열어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투자와 생산 유발 효과도 기대된다. 이날 현대제철은 2011년 700만톤 제철소를 건설하는 데 총 5조24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직접 고용효과는 4500명에 불과하지만 제철소 건설 기간 9만3000여명, 제철소 건설 이후 제철소 운영에 7만8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회사측은 추산했다.현대차 관계자는 "생산 유발효과를 자체 추정한 결과 제철소 건설기간 직·간접 생산 유발효과가 13조원, 이후 제철소 운영에 따른 생산 유발효과가 연간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철산업 경쟁시대 도래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가 완공되면 국내 철강산업이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맞게 된다. 지난 30년간 포스코는 국내 유일의 일관제철소로서 국내 철강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이 같은 독점구도가 사라지면서 가격 하락, 품질 향상 등의 효과로 철강산업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전체 자동차 강판 수요를 전적으로 철강 계열사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포스코에 맞설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꿈`을 품고 있다. 이날 현대제철은 2011년 일관제철소를 완공한 후 생산능력을 500만톤 더 확장, 총 225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새로운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는 현재 포스코 조강생산능력인 3200만톤의 70% 수준이며, 현재 인도 오리사주 지역에 건설 중인 인도제철소 완공된 이후 포스코의 전체 생산능력에도 절반가량에 이르는 규모다.
2006.10.27 I 좌동욱 기자
경매 "3차례 도전, 반값에 알짜 사냥”
  • 경매 "3차례 도전, 반값에 알짜 사냥”
  • [조선일보 제공]&nbsp;내집 마련을 반값에 할 수 있다고? 김유례(여·39)씨는 서울 화곡동에 있는 대지 70평짜리 집을 시세보다 40%나 싸게 샀다. 비결은 경매였다. 처음엔 경매에 관한 특별한 지식이나 정보, 노하우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주부가 ‘경매 도사’가 되는 과정을 보자. ◆문외한, 경매에 폭 빠지다 1998년 어느 날, 서울 화양동 수퍼마켓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그는 우연히 신문에서 경매 수강생 모집 공고를 봤다. 전세 3200만원에 11평짜리 작은 빌라에 살던 때였다. 경매를 하면 집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사실 외에 아무것도 모르는 ‘경매치’였지만,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2개월 과정을 등록했다. 낮에는 수퍼마켓 주인으로, 밤에는 학생으로 주경야독(晝耕夜讀)하는 생활을 했다. ‘경매’라는 새로운 세계에 푹 빠져 버렸다. 99년, 난생 처음 경매 투자에 나섰다. 서울 정릉에 있는 40평짜리 빌라였다. 감정가는 1억2000만원인데, 5800만원에 낙찰받았다. 하지만 정작 그 집에 들어가서 살진 못했다. 낙찰받은 후에 집을 찾아가 내부를 살펴 보니 생각보다 깨끗하지 않았고, 주변 환경도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1000만원 정도 이익을 남기고 팔아 버렸다. 그래도 한 번 경험해보니 자신이 생겼다. 가게에 손님이 없을 때마다 100여쪽 분량의 두꺼운 경매 정보지를 샅샅이 살폈다. 물건을 보는 안목을 키우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법원에 들러 정보를 주워 담았다. 주말엔 각종 경매 강좌에 참석했다. ▲ 김유례씨가 딸·아들과 함께 서울역 근처 롯데마트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nbsp;그는“경매 투자를 한 뒤에는 장을 볼 때도 이것 저것 따지는 습관이 생겨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했다◆세 차례 경매 재테크로 대성공 나름대로 내공을 쌓았다고 판단한 그는 2001년 5월 최고 인기 종목이라는 아파트 경매에 도전했다. 분당에 있는 방 2개짜리 17평형 아파트였다. 현장에 두 번 찾아가 주변을 살폈다. 역세권인 데다 인근에 공원까지 있어 주거 환경은 좋아 보였다. 감정가는 8500만원. 주변 시세보다 1000만원 정도 싼 가격이었다. 입찰 경쟁률은 14대1로 치열했다. 김씨는 큰 욕심 내지 않고 딱 500만원만 남기겠다는 생각으로 도전했다. 낙찰금은 3400만원. 전세금 5000만원을 안고 산 셈이니 9500만원짜리 집을 1000만원 싸게 건진 것이다. 때마침 전세대란으로 전세금이 급등하면서 그해 9월, 85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새로 맺었다. 현재 이 아파트는 1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워낙 싸게 산 집이라 팔지 않고 지금도 갖고 있다. 마당 넓은 집에서 사는 게 꿈이었던 그는, 다시 경매시장에 눈을 돌렸다. 이번엔 온 가족이 직접 들어가서 살 집이란 생각에 장·단점을 요모조모 살폈다. 역세권이면서 병원과 시장, 학교가 가까운 화곡동 단독주택(대지 70평)을 골랐다. 감정가는 4억7000만원인데 두 번 유찰돼 3억2000만원에 나와 있었다. 근처 부동산에 찾아가 상담해 보고, 권리분석도 꼼꼼히 했다. 손해보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눈을 찔끔 감고 샀다. 낙찰금 3억5000만원은 은행 대출(1억2000만원)과 남편 직장 대출(8000만원), 수퍼마켓 처분자금(7000만원), 전세금(8000만원) 등으로 충당했다. 경매를 통해 집 2채가 생겼다.
(클릭! 새책)"사는게 힘들어? 내가 대답해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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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스산한 바람과 함께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갑작스레 뚝 떨어진 기온과&nbsp;함께 시간의 무게감을 느낀 당신. 문득 `인생의 답`을 알고 싶어진다. 도대체 내 인생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걸까?그렇다면 펼쳐라. 새책 `대답의 책`은 인생을 관통하는 심오한 질문부터 삶이라는 강을 따라 부유하는 소소한 질문까지 웬만한 질문에 대해 대답한다.왜 이렇게 내 인생은 뻔한 걸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세상은 뻔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스스로 지루해졌을 뿐. 당신이 영혼과 마음을 울릴 진정한 일과 사랑을 찾지 못했을 뿐입니다. 당신이 포기한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질병은 에이즈도, 암도, 당뇨도 아닙니다. 바로 포기입니다. &nbsp;주식 투자로 성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없습니다. 주식 투자. 이 게임은 항상 당신이 지는 게임입니다. 주식으로 일확천금 얻으려는 도박의 꿈은 접고 오늘을 열심히 사세요. 자신의 삶의 무게만큼 열심히 말입니다.&nbsp;애인은 언제 생길까요? 조금 있으면 생길 것입니다. 없는 시간이 길었던 만큼 애인이 생기는 때는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사고가 난다고 해도 과감하게 사랑하세요.이밖에 `나는 왜 태어났을까`라는 궁극적인 질문에서부터 `남자친구가 모텔에 가자고 하는데 어떻게 할까`,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 `언제쯤 돈을 벌까`, `과연 나의 인생은 성공할까` 등 100가지 질문에 대한 저자의 대답이 담겨있다. 저자는 머릿글에서 자신의 대답을 `칼`에 비유했다. 일단 책을 손에 쥐었다면 책으로 만든 칼에 한번 베어 보기를 권한다고. 저자가 제시하는 답이 누구에게나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너무 뻔하거나 시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삶의 발목을 휘어잡는 쓸데없는 걱정은 확실히 퇴치해준다.대답한 사람, 책의 저자 고진석은 서울대학교 전산학과 출신으로 동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웹사이트 `아이러브스쿨`의 기술 담당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직업 교육 프로그램 개발 회사인 `마인드 파워`의 대표이사. 17세에 주역을 접한 이후 독학으로 사서삼경, 춘추 등 동양고전과 프로이드, 융 등 서양 철학서를 섭렵했다고. 개인적으로 이 책의 저자와 만나고 싶다면 다음 카페 `성공의 연금술사`(http://cafe.daum.net/alchemyer)를 찾으면 된다.
2006.10.26 I 전설리 기자
(edaily인터뷰)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 (edaily인터뷰)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 [호치민=이데일리 이진우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25일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금호아시아나플라자 기공식과 금호타이어 베트남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베트남 지역을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해외진출 전진기지로 삼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가 마무리단계로 접어들고 있으며 대한통운 등 사업 시너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 회장과의 일문일답. -캠코와 대우건설 인수가격 협의가 마무리될 시점인데 어떻게 되고 있나 ▲ 대우건설 인수는 현재 마지막 단계고 워딩(wording)문제를 갖고 논의를 하는 거 같다. (금액은 확정됐지만) 아직 오픈하기는 어렵다. 가격이 합의되면 공자위(공적자금관리위원회) 소위로 올라간다.공자위 검토가 끝나야만 발표가 가능하다. 아마 1~2주 걸릴 것이다. 우리가 가격을 깎아달라고 했다는 이야기는 좀 표현이 좋지 않고, 실사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된 것 을 매각자들과 매수자가 조정해야 되는데 우발채무가 발생했을때 실비 정산하는 방법이 있고 정산 안하고 패키지 딜을 하는 경우가 있다. 매각자들은 나중에 골치 아프니 일부 디스카운 트 해 줄테니 나중에 묻지마라는 식의 패키지 딜을 하기도 하는데 두가지 가운데 캠코가 어떤 결정을 내릴 거냐는 게 문제였고 우리는 패키지딜로 해 달라고 이야기 한 적 없지만 패키 지 딜로 한다면 협의를하자는 이야기였다. -시장에서는 대우건설 인수에 따른 경영부담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우리는 대우건설에 투자할 때 재무적 투자자를 모았었다. 우리가 모두 부채를 떠안고 차입해서 한게 아니다. 4할 정도는 우리가 직접 투자하고 나머지는 재무적 투자자들이 투자하는 내용으로 협의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대한통운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하는데 ▲ 대한통운은 전부터 관심 갖고 있었다.그래서 일부 주식을 시장에서 매집을 했고 골드만삭스와 STX, 이렇게 3자가 매집을 했다. 그런데 법원의 결정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매각을 생각하는 것 같다. 3자배정 유상증자 스케줄은 리비아 문제가 매듭된 후에 될거다. 우리는 언제쯤인지 확신을 못하고 그 때 되면 준비를 할 것이다. 관심 가지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인수하면 경쟁력이 있는 분야를 인수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기업 인수에 임하고 있다. 대우건설과 금호건설을 합하면 확실한 지위가 되고 대한통운 하면 그쪽 분야에서 확실한 입지가 있기 때문에 (인수)하려고 한다. 아무거나 하지는 않는다. 과거에 그런 뼈아픈 경험도 있고 해서 남이하면 우리도 한다는 식으로는 안한다. 대한통운은 우리가 하면 시너지가 있겠고 대한 통운 입장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본다. -대한통운 인수 자금은 어떻게 마련하는가 ▲(인수한다면) 우리는 전략적 투자자가 될 거고 재무적 투자자도 있을 거다. 지분을 다 살 필요는 없고 35% 정도 있으면 경영권 행사에는 문제가 없지 않나 보고 있다. 우호세력도 있는거고. -대한통운 인수 관련해서 리비아 정부 역할이 막판에 복병이 될 거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대한통운이 법정관리를 하고 있는데 동아건설 우발채무에 대한 위험때문이다. 해결이 안되면 법정관리 해제가 안된다. 우발채무에 대한 해결이 되면 3자배정을 하는거고 그걸 한다는 건 우발채무 문제는 해결 됐다는 의미다. -베트남 투자에 적극적인 이유는 뭔가. 현재 시장을 봤을 때 타이어 생산 계획만큼 수요가 뒷받침 될 거라고 보는가 ▲베트남의 매력은 인구다. 인구가 많다. 또 시장이 성숙이 안된 시장이니까 아직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천연자원 원유가 많아서 경제개발 인프라를 만들 수 있는 재원이 있다. 베트남에 투자하는 건 현재의 수요만 봐서는 안된다. 인구가 많고 경제성장이 잘 되니까 앞으로 바뀔것이다. 우선은 타이어 수출은 중동이나 구라파 중심으로 할거다. 아세안 연합에 면세 규정이 있어서 베트남에 공장이 있으면 아세안 지역은 유리한 입장에서 수출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베트남 시장을 선점한다는 의미도 있다. 세계 유수 타이어 메이커중에는 베트 남에 처음으로 공장을 세우는 셈이다. 아직 베트남 내수 시장이 작기 때문에 대형 회사들은 감히 들어올 생각 못할거다. 우리 브랜드를 미리 베트남에다 심어놔야 되겠다는 생각도 작용했다. 장기적으로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베트남이 개혁개방이 늦었지만 사실 우리에게는 기회가 됐다. 우리는 그동안 우리 내부 사정으로 베트남 진출이 어려웠는데 베트남이 공산권 국가여서 개방이 늦게 된 것이 우리에게는 전화위복이 됐다. - 전경련 회장으로 추대하자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 문제로) 아직 전혀 나한테 이야기 한 일도 없고 누가 이야기 하지도 않을 거다. 전혀 기대도 하지 않을 거고 저는 대우건설도 이번에 인수하고. 제가 한다고 해서 잘 될 건 없겠지만 회사에서 뛰어야 할 일이 있다. 그래서 시간적 여유도 없다. 첫째 누가 하라고 하지도 않을거고 둘째로 하라고 해도 할 시간이 없다. - 베트남 진출한 기업인 중에 김우중 회장이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는가 ▲김우중 회장에 대해 (후배로서) 내가 이야기하는 건 걸맞지 않고 참 훌륭한 분이다. 이병철 정주영 그 다음을 이을 분이 김우중 회장이었다. (그 분들과) 같은 반열에 놔도 괜찮을텐데. 마무리를 못해서 반열에는 못 끼지만 훌륭한 분이다. 젊은이들에게 꿈을 주고 도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병철 정주영 그분들만 해도 너무 오래된 분이라서 감이 잘 안오지만 김우중 회장은 (나이가 젊은 분이라) 얼마든지 후배기업인들도 따라잡을 수 있는 여지를 느끼게 해 준 측면에서 중요하다. 잘 됐으면 얼마나 좋았겠나 싶다. 베트남에서도 그 분이 해놓은 게 많은 자산이 되고 있다. 사실 대우가 활약할 당시는 베트남이 개방을 안했다. 훨씬 빨리 했다면 대우가 더 많이 했을텐데 공산주의를 유지하면서 했기 때문에 늦었다. 개방이 늦어진 것도 우리한테는 큰 도움이 됐다. 금호아시아나 플라자 위치는 베트남에서 가장 좋은 위치다. 전부 대사관 있던 위치다. -대우건설 인수하면 대우건설이 갖고 있는 부동산 있는데 처분 계획은 있나? ▲대우빌딩 운영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심한 바 없다. 어짜피 대우 경영진의 의견을 들어서 결정할 일인데 대우 경영진들과 구체적인 협의할 상황이 아니다. 대우 경영진 구성도 마무리 못지었고 인수하고 나면 주총까지 경영진도 구성해야 할거고. 현 체제로 갈건지 새로운 체제로 갈건지도 아직 구상한 바 없다. 대우빌딩 문제는 아직 협의한 적이 없다. 저는 대우건설 경영진이 우수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우수하니까 인수했다. 그 경영진을 유지하면서 우리 금호아시아나의 장점을 접목할 거는 뭔가 고민하고있다. 대우건설은 잘하고 있다. 우리가 안해도 잘하는데 뭐 할 게 뭐있나. 다만 우리가 (인수)할 때 시너지가 뭐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대우건설 경영진 문제는 앞으로 시간을 가지고 내년 예산 연구도 하고 장기적 계획을 검토해봐야 되기 때문에 지금 여기서 말씀드릴 상황이 아니다. 대우건설이 하노이에서 그림을 그린 건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였는데 대우건설이 지금 재추진하고 있다. 금호건설과 대우건설이 각각 같이 하던 거도 조절할 필요가 있지만 베트남은 금호와 대우가 같이 진출하는 걸로 했다. 중동 문제는 대우로부터 구체적인 보고를 못받아서 금호건설과 대우건설이 어떻게 역할 분담을 할 것인가 생각해봐야 되고. 하노이 신도시 부분은 대우가 꾸준히 추진하고 있고 최근 5개 회사가 신도시 허가를 받았다. 계속 대우가 할거고. 해외 건설은 국내 건설회사들이 혹독한 시련을 겪었던 적이 있어서 그 런 시행착오를 피하고 리스크 분석을 해서 정말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것만 참여한다. 베트남은 경제성장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우리나라의 70년대처럼 아주 미미된 게 많다. 그런데 투자 자원이 문제다. 그래서 (외국으로부터) 투자와 건설을 같이 끌어들이는 제안을 많이 하고 있다. 베트남 신공항이나 도로 등을 단계적으로 참여할 계획을 갖고 있다. 금호건설은 인천공항도 30% 정도 했고 양양 무안 등 공항에 대해서는 강력한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중동이나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신공항 발주가 많이나온다. 현재 10여개를 준비중이다. 자신있는 부분에 집중해야 하는데 외환위기 이후에 해외사업 해체해서 해외 요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대우건설이 해외에 대한 막강한 조직력을 갖고 있으니까. 해외진출 동반 기회가 많을거다. 베트남 정부에서도 우리에게 투자를 많이 요청하고 있다. 현직 총리가 우리 기공식에 참석한다. 투자를 기대 하고 있고. (베트남에서 유명한) 대우를 인수했기 때문에 베트남 정부에서도 보는 시각이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골프장도 해달라고 해서 검토를 하고 있고 하우싱 프로젝트랑 골프장을 묶으면 외국인 대상의 개발 사업이 있을거고. 아시아나 항공의 취항에도 도움이 될거다. 패키지 상품도 계획하고 있고. -대우건설과 금호건설의 운영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대우건설과 금호건설은 합병 안한다. 대우건설도 살리고 금호도 살리고. 대우와 금호가 가진 장점과 문화를 따로 살리는 계획이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통합한다. 예를 들어 연구소는 공동으로 하고 시장 정보 등은 이런 거는 서로 교환한다든지 하는 건 하겠다. 저로서는 양 회사 경쟁을 좀 시키면서 경쟁에서 오는 좋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양쪽에 경쟁도 시키고 싸움도 시키고 할 계획이다. 현대건설과 대림도 그렇게 했다. 금호는 호남에 장점있고 대우는 영남에서 강해서 지역적 시너지도 있다. 앙사 체제로 하는것이 좋다. -형제경영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창업주가 만든 경영권과 관련한 룰은 공동경영과 합의경영이다. 그 룰에 의해 하고 있고 5형제 중에 4형제가 경영에 참여했다. 4형제가 지분을 균등하게 하도록 합의했다. 합의제와 다수결의 원칙으로 지침을 깨지 않을 거다. 합의가 안되면 다수결로 해서 따라간다. 그 룰은 깨질 거 같지 않고 깨지지 않도록 되어 있고. 우리가 똑똑하지 못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우리는 합쳐야 산다는 걸 안다.
2006.10.25 I 이진우 기자
뮤지컬은 가수를 원해~
  • 뮤지컬은 가수를 원해~
  • ▲ 서문탁 `헤드윅`[조선일보 제공] 가수들이 이웃집 담을 넘는다. 음반은 안 팔리고 콘서트 시장도 오그라들자 뮤지컬 배우로 전업하는 가수들이 늘고 있다. 홍경민은 12월 1일 백암아트홀에서 개막하는 ‘동물원’의 주인공으로 뮤지컬에 데뷔한다. 김종서도 유다 역으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12월 20일부터 코엑스 오디토리움) 무대에 오른다. ‘아이다’로 신고식을 치른 옥주현을 비롯해 소냐(지킬 앤 하이드), 김태우(알타보이즈), 서문탁(헤드윅), 춘자(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 해이(벽을 뚫는 남자), 고재근(네버엔딩 스토리)등 뮤지컬로 달려가는 가수들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들이 뮤지컬로 간 까닭은 “뮤지컬이 오랜 꿈이었어요.” 뮤지컬에 캐스팅된 가수에게 까닭을 물으면 이런 껍데기 같은 답이 돌아오기 일쑤다. 그럼 알맹이는 뭘까? 시장의 논리다. 뮤지컬은 이미 다른 공연 장르를 압도하는 ‘공룡’이다. 공연예매사이트 티켓링크에 따르면 2000년 공연 매출액 순위 50위 안에 13편(26%)뿐이었던 뮤지컬은 2004년 38편(76%)으로 폭증했다. 해마다 20~30%씩 성장 중인 뮤지컬 시장엔 더블 캐스팅을 통해 동시에 2~3편에 겹치기 출연하는 배우도 많을 만큼 배우난을 겪고 있다. 반면 음반 시장은 죽어가고 있다. 원종원 뮤지컬 평론가는 “음악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뮤지컬 배우도 많아 가수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고, 가수들은 점점 좁아지는 가요계를 벗어나 뮤지컬로 영역을 넓히고 싶어한다”며 “양쪽의 수요가 만나기 때문에 가수의 무대 진출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가수 캐스팅은 새로운 관객을 발굴하는 효과도 있다. ★몸값은 2~5배 ▲ 홍경민 `동물원`뮤지컬 전문 배우들의 출연료는 공연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A급의 경우 보통 회당 100만원을 받는다. 인지도가 있는 가수가 뮤지컬 무대에 설 때 몸값은 회당 200만~500만원. 클립서비스 신정아 과장은 “대중적인 가수를 내세우면 홍보가 쉽기 때문에 제작사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을 개런티로 돌려쓰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공연 개막 직전 앨범을 내 방송출연이 많은 가수일 경우 저절로 광고효과가 난다. 그룹 동물원의 음악으로 속을 채운 뮤지컬 ‘동물원’의 이아령 기획팀장은 “드라마와 콘서트로 연기력이 검증된 가수라 홍경민을 섭외했다”며 “예매를 시작하자 홍경민 팬들이 표를 많이 사갔다”고 말했다. 뮤지컬로의 전업이 다 성공적이진 않았다. “가수가 점점 엔터테이너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연기력을 갖춘 가수들이 많지만, 배역 분석이나 뼈를 깎는 연기훈련이 없으면 무대에서 죽을 쑤는 경우도 있었다”는 게 원종원씨의 말이다. 쇼노트의 송한샘 이사는 “티켓파워보다 공연의 질이 중요하다. 뮤지컬 출연을 ‘나들이’ 정도로 생각하는 가수는 스타라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뮤지컬 `아이다`의 옥주현. 내년엔 `시카고`에 출연한다.★우리는 비를 원한다 관객 유지인(여·32)씨는 “뮤지컬 배우들의 성악 발성은 좀 부담스럽고 정서에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뮤지컬 관객이 대중가수들을 반기는 이유다. 그러나 지금까지 뮤지컬로 건너온 가수들과 뮤지컬 관객이 원하는 가수들 사이에는 ‘온도차’가 있다. 비 엄정화 보아 이효리 김윤아 휘성 전진 거미…. 꾸준히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아직은 전업을 결심하지 않은 가수들의 이름이다. 특히 비는 노래와 춤 실력은 물론 감수성과 연기력도 좋아 곧바로 뮤지컬 무대에 올려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평이다. 개런티는 조승우의 기록(4억원)을 깰 것이 확실하다.
떠도는 돈 그림앞에 줄섰다
  • 떠도는 돈 그림앞에 줄섰다
  • [조선일보 제공] 그림 판매액은 작년의 3.5배, 관람객 수는 1.7배. 전국 화랑 117개가 모인 화랑협회가 지난달 말 개최한 아트페어 결과다. 아트페어는 화랑이 각자 부스를 차리고 합동으로 작품을 파는 ‘미술5일장’. 화랑협회가 지난봄에 연 국제아트페어에서도 판매액이 작년보다 1.7배 늘었다. 주식시장이 부진하고 부동산 규제가 심해지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浮動資金)이 화랑계에 몰리고 있다. ◆뜨거운 경매장 열기 즐거운 비명소리는 경매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옥션이 지난 9월 28일 경매를 할 땐 한 달 동안 600여명이 새로 회원 가입을 했다. 그 중 100명은 연회비 10만원을 내고 경매 때마다 응찰자격을 갖는 유료회원이었다. K옥션이 대중에게 가까이 가겠다며 9월 14일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에서 경매를 했더니, 400명 가까이 몰려와 좌석 180석을 넘치게 채우고 입구 바깥까지 서 있었다. 원래 경매는 누구나 가서 구경을 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구경꾼 자리도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사람이 몰린다. 이 때문에 서울옥션은 지난달부터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을 통해 경매를 생중계해 집에서 TV를 보면서 전화로 응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지방에서 올라오는 손님들도 많아지자 이달 20일엔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첫 ‘출장경매’를 한다. ▲ 지난달 19일 한국화랑협회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연아트페어에선 작년보다 3.5배(금액기준) 많은 그림이 팔렸다. 관람객들이 그림을 둘러보고 있다.윤철규 서울옥션 대표는 “평범한 사람들의 70년대 꿈이 TV를 소장하는 것이었고, 80년대 꿈이 자동차를 갖는 것이었다면, 요즘의 꿈은 그림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70% 이상은 1000만원 미만 작품 부자들만의 얘기가 아니다. 누구나 그림을 한 점 사고 싶어하고, 실제로 살 수 있는 시대다. 서울옥션에서 낙찰된 작품 중 1000만원 미만이 차지한 비중은 2001년 55%에서 2005년에는 71%로 뛰어올랐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 국제미술시장 분석기관인 ‘아트프라이스’의 자료에 따르면 2005년 한 해 동안 국제경매에서 팔린 작품의 83%가 1만 달러 미만이었고, 2000달러 미만인 작품도 56%나 됐다. 100만원 안팎으로 소장할 수 있는 판화와 드로잉의 인기가 오르는 것도 이런 ‘작은손’ 컬렉터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서울옥션의 중저가 경매인 ‘열린경매’의 낙찰률은 2004년 34.2%에서 2006년 9월 현재 58.9%로 확 올랐고, K옥션이 지난 4월 아예 판화와 드로잉만 가지고 경매를 하자 낙찰률은 93.6%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주식처럼 쪽박 찰 수도 사람들은 왜 그림을 살까? 미국잡지 ‘에스콰이어’는 사람들이 그림을 사는 이유에 대해 이미 1970년대에 체계적으로 분석을 한 적이 있다. 첫째, 미술을 통해 내면이 성장하기 때문, 둘째, 투자수익에 대한 기대, 셋째, 사회적인 지위상승의 느낌이라고 했다. 무엇보다도, 그림 사는 건 재미있다. 은행에 묻어둔 돈은 내 눈에 보이지 않지만, 미술에 묻어둔 돈은 예쁜 그림으로 언제나 내 눈 앞에 걸려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심리적 이자율’이라 표현한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누구나 컬렉터 시대’가 열리고 있다. 다만 수십만원, 수백만원으로 그림을 사기 시작하는 작은 손 컬렉터들은 ‘적은 돈으로 큰 돈 벌겠다’는 허황된 기대를 버리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100만원짜리 사서 올라봤자 사고파는 수수료 떼면 남는 게 별로 없다. 큰 돈을 들여도 허무하게 돈을 잃을 수 있는 건 주식투자와 마찬가지다. 한 예로 1994년 뉴욕에서 135만 달러에 경매된 클로드 모네의 유화 ‘앙티브’는 3년 만에 50만 달러가 올라 1997년에 185만 달러에 되팔렸지만, 같은 인상주의 대가인 르누아르의 유화 ‘빨래하는 여인들’은 1993년에 490만 달러에 낙찰됐다가 2005년에 290만 달러로 값이 반토막 났다. 사람들의 취향이 바뀌었기 때문에 10여 년 만에 200만 달러(20억원)가 날아갔다. 아직 미술시장의 투명한 정보와 데이터베이스가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예가 더 많다는 것만 잊지 않고 조심한다면, ‘그림쇼핑’은 누구나 시작해 볼 수 있는 유혹이다.
''완전매진''에 좌절한 그대… 숨은 보석을 찾아서
  • ''완전매진''에 좌절한 그대… 숨은 보석을 찾아서
  • [조선일보 제공] 2분45초만에 개막작 매진, 일반 예매 이틀간 전체 객석수의 절반 가까운 입장권 판매… 부산국제영화제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가도,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팔려나가는 입장권 판매 소식에 질려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당신. 모두가 달려드는 ‘화제작’들로부터 조금만 눈을 돌려보시길. ‘발견’을 기다리는 보석 같은 작품들이 여전히 널려 있다.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의 추천작을 소개한다. 대부분이 ‘완전매진’되지 않아 표가 남아 있는 작품들. 이번 부산영화제에서 최초 상영되는 ‘월드 프리미어’ 64편 중에서 고른 작품들이라 전세계 어느 나라 영화팬들보다 먼저 관람한다는 뿌듯함까지 있다. ▲ `발견`을 기다리는 올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영작들. 왼쪽부터 `경의선` `영원한 여름`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아시아 영화를 맡고 있는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대만 감독 레스티 첸의 ‘영원한 여름’, 인도 비쥬 비스와나스의 ‘아주 특별한 축제’, 필리핀의 파올로 비야루나와 엘렌 라모스가 공동 연출한 ‘일루전’, 베트남 후인 루의 ‘하얀 아오자이’를 추천했다. 김 프로그래머가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해라는 주제를 매력적인 방식으로 말한다”고 소개하는 ‘영원한 여름’은 어릴 적부터 친구 사이인 두 남자와 한 여자의 관계를 성장영화적으로 그린 동성애 영화다. “인도 영화인데도 마치 한국의 소외된 독립영화 현실을 이야기하는 듯하다”는 추천사가 붙은 ‘아주 특별한 축제’는 열정적이던 영화 감독이 데뷔작 완성 후 상영 공간을 찾지 못해 겪는 일을 다뤘다. “복고풍의 캐릭터와 영상이 에로틱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는 ‘일루전’은 아버지가 고용한 누드모델과의 관계에 탐닉하는 청년이 주인공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자존심을 지켜나가는 가족을 다룬 ‘하얀 아오자이’에 대해서는 “드라마의 강력한 힘이 관객을 매료시킬 것”이라고 평했다. ▲ `발견`을 기다리는 올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영작들. 왼쪽부터 `일루전` `아주 특별한 축제` `나의 친구 그의 아내`전양준 프로그래머는 비(非)아시아 영화 중 대니얼 고든의 다큐멘터리 ‘푸른 눈의 평양 시민’을 고르며 “지난 50년간 어떤 외국인과도 접견이 허용되지 않았던 북한 내 미국인 망명자의 과거 현재 미래를 고든의 카메라를 통해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1962년 월북한 미군 병사의 삶을 담았다. 또 다른 추천작 ‘꿈의 동지들’은 인도 부르키나파소 미국 북한 등 4개국의 허름한 극장에서 일하는 영사기사들을 다룬 독일 다큐멘터리. 전 프로그래머는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 같은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허문영 프로그래머는 한국영화 추천작으로 먼저 “차갑고 잔혹하면서도 우아한 10대 갱스터”라고 설명한 ‘폭력써클’(감독 박기형)과 “조폭 장르와 가족 멜로를 결합한 조폭 영화의 새로운 경지”라고 평한 ‘열혈남아’(이정범)를 골랐다. 이어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김태식)에 대해서는 “아이러니와 페이소스가 절묘하게 결합됐다”고 추천했고, ‘경의선’(박흥식)은 “꿈과 죄의식과 외로움이 서정적 영상에 실려 아프게 전해진다”고 해설했다. ‘나의 친구, 그의 아내’(신동일)은 “에로스와 공포가 뒤섞인 기괴한 이야기”라고 평했다. 단편-다큐멘터리-애니메이션을 아우르는 ‘와이드 앵글’ 부문 추천작으로는 홍효숙 프로그래머가 3편의 다큐멘터리를 선택했다. ‘코리안 돈키호테, 이희세’(최현정)는 “작업과정에서 변화하는 감독 자신의 모습을 솔직히 드러낸다”고 평가했고, ‘강을 건너는 사람들’(김덕철)은 “변화하는 한-일 양 국민의 관계를 6년 동안 촬영한 재일교포 감독 작품”이라고 설명했으며, ‘우리 학교’(김명준)는 “재일 조선인학교 학생들의 1년 생활을 차분히 그렸다”고 추천했다.
뉴 피터팬, 16일 한국 온다
  • 뉴 피터팬, 16일 한국 온다
  • [조선일보 제공] 주홍색 옷 갈아입은 피터팬 여전히 제멋대로 악동! 웬디는 ‘적극적 여성’으로 변신 후크 선장? “직접 읽어보세요” 영·미서 지난 5일 출간 한국어판 ‘돌아온 피터팬’ 비롯 전세계 30개국에 소개 네버랜드’(작품 ‘피터팬’의 공간적 무대)를 날아다니는 영원한 소년 피터팬이 100년 만에 독자를 네버랜드로 다시 초대한다. 한 세기 만에 나오는 ‘피터팬’의 공식 후속 작품으로, 출간 전부터 세계적인 관심을 끌어왔던 ‘돌아온 피터팬’(원제 Peter Pan in Scarlet)이 지난 5일 영국과 미국에서 동시 출간됐다. 초판만 50만 권을 찍은 ‘돌아온 피터팬’은 곧바로 인터넷 서점 ‘아마존 영국’의 종합 베스트 셀러 5위, ‘아마존 미국’의 동화 부문 2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전 세계 30개 나라에서 34개 언어로 출간 예정이고, 한국어판은 오는 16일 김영사에서 나온다. 속편의 작가는 영국 소설가 제랄딘 매커린(McCaughrean·55). 지금까지 139편의 소설과 동화를 썼으며 영국의 권위 있는 아동문학상인 휘트브레드상을 3회 수상한 인기 작가다. ▲ 피터팬이 초록색 나뭇잎 옷을 벗었다. 후크 선장이 즐겨 입던 주홍색 해적선장 옷을 차지한 속편의 피터팬은 멋쟁이가 되어 보물찾기에 나선다. ‘돌아온 피터 팬’의 미국판 표지그림.매커린은 ‘피터팬’의 저작권을 갖고 있는 런던의 그레이트 오먼드 스트리트 아동병원이 2004년 실시한 작가 공모에서 200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공식 속편의 작가로 선발됐다. 이 병원은 1929년 원작자인 제임스 배리(Barrie)로부터 저작권을 기증받았으며, 병원의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유럽연합(EU)의 저작권 만료 시한인 2007년 말 이전에 속편을 내기 위해 준비해 왔다. ▲ 제랄딘 매커린/속편 작가매커린은 5일 공식 발간 직후 가진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속편은 영국적인 스타일의 소설인데 한국이나 러시아의 반응이 어떨지 몰라 매우 흥분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배리의 원작에 충실하기 위해 피터팬을 여전히 제멋대로인 악동으로 등장시켰다”면서도 “그러나 전편에서 네버랜드 고아들의 어머니 역할을 했던 웬디가 적극적인 여성으로 변신하는 등 요즘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변화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관심을 끄는 후크 선장의 부활 여부에 대해서는 “책에서 직접 확인해 보라”며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nbsp;이번 공식 속편과 미국 디즈니사에서 발간한 비공식 속편들 사이의 경쟁도 관심거리다. 2004년 공식 속편 발간 계획이 발표된 직후, 디즈니사는 ‘피터팬과 별잡이들’(Peter Pan and the Starcatchers)을 출간해 선수를 쳤고, 지난 7월 출간한 ‘피터와 숨은 도둑들’(Peter and the Shadow Thieves)은 두 달 사이에 35만부나 판매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지난 9월28일에는 30만 명의 중학생이 동시에 참가하는 ‘피터팬 속편 읽기 대회’를 열고, 이 대회를 ‘가장 많은 사람이 참여한 동시 낭독 세계 기록’으로 인정해 달라는 요청서를 기네스 위원회에 보내기도 했다. 공식 속편을 출간한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는 7일 저자 사인이 들어간 양장본 한정 판매, 피터팬 아이스쇼단과의 만남, 저자 초청 낭독회를 준비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로 ‘미국 피터팬’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뉴 피터팬 줄거리와 등장인물 20년 후, 다시 찾아간 네버랜드에선… 새 악당 ‘라벨로’ 새 요정 ‘파이어…’ 전편에 이어 속편의 무대도 네버랜드. 소설 속 시간은 웬디가 전편에서 네버랜드를 여행하고 돌아온 지 20년 후인 1926년이다. 엄마가 된 웬디와 네버랜드를 떠나 어른이 된 고아들의 꿈 속에 위기에 빠진 네버랜드가 나타난다. ‘웬디들’은 다시 한번 요정가루를 몸에 바르고 어린이가 되어 네버랜드로 날아간다. 피터팬과 소년들이 후크 선장이 생전에 숨겨놓은 보물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것이 속편의 주요 내용. 새로운 인물도 등장한다. 전편에서 악어에 먹힌 후크 선장 대신 새로운 악당 라벨로가 탄생한다. 후크 선장이 명문 이튼스쿨 학생이었지만 ‘쇼핑중독증’에 걸린 엄마로 인해 불행한 어린 시절을 겪다가 악당이 되었다는 설정이 눈길을 끈다. 요정 팅커벨이 퇴장하고, 파이어플라이어(Fireflier)가 피터팬과 소년들의 새로운 요정으로 나온다. 소설의 종반부에 다시 등장한 팅거벨과 뜨거운 사랑에 빠진다. 웬디와 함께 여행을 떠났던 마이클이 속편에서는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전사한 것으로 처리되며, 소년 투틀즈는 네버랜드에 가기 위해 소녀로 성전환을 한다. 소설은 신비에 싸였던 라벨로의 정체가 드러나며 깜짝 놀랄 결말로 끝맺는다. 기대모으는 명작동화 속편 피노키오·보물섬·소공녀 2탄 ‘두근두근’ ‘피터팬’의 속편 발간을 계기로 명작 동화의 속편 제작과 번역 출간에 출판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속편 발간이 기대되는 작품으로는 콜로디의 ‘피노키오’, 스티븐슨의 ‘보물섬’, 버넷의 ‘세라 이야기(소공녀)’, 린드그렌의 ‘삐삐 롱스타킹’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돌아온 피터팬’에 이어, 이달 말 독일 소설가 랄프 이자우가 쓴 동화 ‘비밀의 도서관’(미하엘 엔데의 소설 ‘끝없는 이야기’의 속편)이 번역 출간된다.독자의 가슴에 남은 많은 명작 소설들이 그간 속편으로 부활해 왔다. 요한나 슈피리의 ‘하이디’는 그녀의 소설을 영어로 번역했던 찰스 트리튼에 의해 1938년과 1939년 각각 ‘하이디 자라다’와 ‘하이디의 자녀들’이라는 속편으로 독자를 찾았다. 1912년 ‘키다리 아저씨’를 발표했던 진 웹스터는 속편 ‘디어 에너미’(Dear Enemy)에서 주디의 친구인 샐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기를 이어갔다.성인 문학 중에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이 1993년 에마 테넌트에 의해 ‘팸벌리’(Pemberly)라는 제목의 속편으로 다시 선보였다. 영화 ‘카리브 해의 정사’의 원작 소설인 진 리스의 ‘넓은 사르가소 바다’(1966년)는 샬럿 브론테가 쓴 ‘제인 에어’의 속편이다.피터팬 일대기 ▲1902년: 제임스 배리가 성인용으로 쓴 소설 ‘작고 하얀 새’에 처음으로 이름 등장.▲1904년: ‘피터팬’이 연극으로 초연돼 큰 성공.▲1906년: ‘작고 하얀 새’에서 피터팬 만을 따로 떼어낸 동화 ‘켄싱턴 공원의 피터팬’ 발표.▲1912년: 런던 켄싱턴 공원에 피터팬 동상 건립▲1953년: 디즈니사에서 만화영화 ‘피터팬’ 출시▲1991년: 성인이 된 피터팬이 등장하는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후크’(Hook) 발표
앞 못보는 애널리스트, 월가 꿰뚫다
  • 앞 못보는 애널리스트, 월가 꿰뚫다
  • [조선일보 제공] 1985년 봄 미국 뉴저지의 한 비행장. 경비행기가 활주로를 이륙했다. “데이비드, 제가 날고 있어요!” 조종간을 잡은 18세 청년이 흥분해 소리쳤다. “제가 할 수 있다고 했잖아요! 봤죠?” 옆에서 조종을 도와주던 후견인 데이비드의 눈에 눈물이 스쳤으나 청년은 보지 못했다. 그는 시각장애인이었다. 좌절금지(挫折禁止). 신순규(39·‘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 애널리스트)씨를 위한 말이다. 시각장애인 최초로 월가(街)의 애널리스트로 활약 중인 사람.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 CFA(재무분석사)…. 태어날 때부터 안압(眼壓)이 높았다. 10세 무렵 시력을 잃었고 어머니는 넉넉하지 않은 살림을 쪼개 피아노를 선물했다. 볼 수 없기에 악보를 외워야 했다. “하루 종일 외우고 또 외웠더니 듣고 외우는 능력이 생겼어요. 전화번호와 이름은 한 번 들으면 잘 잊지 않아요.” ■시련 닥쳐도 꿈은 크다 10세때 시력 잃고도 악보 외워 피아니스트 15세때 홀로 미국으로 신씨와의 인터뷰는 매일 1시간씩 닷새에 걸쳐 국제전화로 진행됐는데, 그의 또렷하고 자신감에 찬 음성은 듣는 사람을 신뢰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운명의 연주’는 1981년 시작됐다. 시각장애인 중창단의 피아노 반주자로 미국 공연을 간 신씨에게 미국의 맹(盲)학교에서 초청장이 왔다. 이듬해, 15세 소년은 혼자 미국으로 갔다. 맹학교에 만족할 수 없어 후견인으로 나선 데이비드(76)씨 부부의 도움을 받아 1년 만에 일반 고등학교로 옮겼다. ▲ 신순규씨가 월가에 있는 자기사무실에서 컴퓨터 시각장애인 프로그램으로 신문 기사를 듣고 있다. 그는 매일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을‘들으며’일과를 시작한다/신순규씨 제공■불가능을 뛰어넘다 하버드대~MIT 박사후 재무분석사까지 도전 4시간 자고 미친듯 공부 열심히 공부했다. 1986년과 87년에는 학생회장까지 했다. 졸업성적은 250명 중 5등. 하버드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뒤, MIT에서 경영학 석·박사 통합과정을 다녔다. 하루 3~4시간씩 자면서 공부에 매달렸다. 교수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담당 교수의 생각은 달랐다. “너처럼 치밀한 사람은 애널리스트(증시 분석가)가 좋을 것 같아. 도전해 봐.” 1994년, 월가(街)를 돌아다니며 입사원서를 냈다. 시각장애인이 애널리스트라니, 찾아가는 금융회사들마다 놀라는 눈치였다. 자본주의의 총아로 각광받지만, 무한경쟁을 치러야 하는 피 말리는 직업 아닌가. 수백만 달러 연봉을 받는 스타도 있지만 저조하면 바로 도태되는 분야다. 게다가 애널리스트는 기업·시장분석을 위해 수많은 통계수치와 그래프를 봐야 한다. 사람들이 걱정할 때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시각장애인용 프로그램만 깔아 준다면 무슨 일이든 자신 있습니다.” 투자은행 JP모건에서 연락이 왔다. “애널리스트가 아니라 대출 심사역이었어요. 그렇지만 하는 일이 비슷했어요. 기업을 분석해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일이었거든요.” 시각장애인용 프로그램은 화면에 뜬 수치를 음성으로 읽어준다. 컴퓨터에 분석할 기업들 실적을 띄워 놓고 이를 시각장애인용 프로그램으로 읽게 만든 뒤 중요한 것은 점자로 기록했다. 집에 들어가는 날보다 회사에서 자는 날이 많았다. 기업의 실적도 수십 번씩 다시 들으며 통째로 외웠다. “월가는 워낙 경쟁이 치열해 집에 안 들어가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데 어떻게 제가 쉬면서 일하겠어요.” 1998년 꿈에 그리던 애널리스트가 됐다. 400억 달러를 굴리는 미국 최고(最古)의 프라이빗뱅크(부유층을 위한 전문은행)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이 그를 채용한 것이다. 신씨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2000년 CFA 시험에 도전했다. CFA는 금융 분야 최고의 자격증으로, ‘금융계의 국제여권’으로 불린다. 시험도 1년에 한 번씩 3년에 걸쳐 봐야 할 정도로 까다롭다. 그런데 점자 교재가 없었다. 출판사를 찾아가 교본을 CD에 담아 달라고 사정해 ‘절대 복사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CD를 얻었다. 듣고 또 들었다. 걸림돌은 또 있었다. CFA 시험 출제위원회가 보안을 이유로 점자 출제는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 문제와 계산기의 답을 읽어줄 수 있는 사람을 옆에 둘 수 있도록만 해주세요.” 간청에 간청을 거듭해 받아들여졌다. 결국 2002년 CFA 자격증을 땄다. 세계 최초였다. ■‘금융 정글’ 뛰어들다 통계수치·기업 실적 수십번 듣고 외워 분석 3년 수익률 상위 10% 실적은 어떨까? “제가 추천하는 종목을 따라 투자하는 펀드가 5개쯤 됩니다. 이 펀드들의 최근 3년 수익률이 미국에서 상위 10%에 들 수 있는 수준이에요.” 그의 종목 추천은 유연하면서도 과감하다. 2003년에 미국의 담배회사들이 폐암소송에 걸려 흥망의 기로에 있을 때 그는 담배회사 투자를 권했다. 소송이 끝나려면 7~8년은 남았기 때문이다. 결국 큰 이익이 났다. “기업분석은 시각장애인에게 정말 이상적인 직업입니다. 기업의 가치를 분석하기 위해서 꼭 ‘눈’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치밀한 분석력이죠.” 그는 요즘 행복하다고 했다. 결혼한 지 10년 만인 지난해 아이가 태어났고, 이렇게 재미있게 일하면서 돈을 받아도 되나 생각할 정도다. “되돌아보면 가장 좌절했을 때가 제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이 됐던 거 같아요. 당장의 불행에 슬퍼하지 마세요. 꿈을 가지세요. 그리고 기도하세요.”
  • (미리보는 경제신문)"외환銀 매각계약 파기할수도"
  • [이데일리 정재웅기자] 다음은 25일자 경제신문 주요내용이다. ◇매일경제 ▲1면 -선진국 `석유제로시대` 준비한다 -4대 보험 2009년부터 통합징수 -"카자흐스탄·우즈벡 잡아라"..韓·中·日 자원외교 경쟁 ▲종합 -탁신계 기업 조사에 태국증시 출렁 -재건축 개발부담금제 오늘부터 시행..초과이익 최고 50%까지 환수 -추석 앞두고 돈 너무 안쓰네 -한국 서비스수지 적자 세계 2위 ▲국제 -차베스 反美 스승은 촘스키? -탈선한 獨 자기부상열차 기술 -中 자영업자 5년간 100만호 감소논란..창업환경 악화 VS 통계오류 ▲금융·재테크 -저축銀도 中企정책자금 대출 -론스타 `국민은행과 계약파기 가능`엄포..외환카드 의혹에 맞대응 카드? ▲기업과 증권 -`워털루`서 굴삭기의 꿈 키운다 -GM대우 토스카 `중고차 할부 힘` -SK-中 사이노팩 대형프로젝트 -카트만두·캄차카·양곤·무단장..대한항공 신규취항 잇따라 -SK그룹 실적 3분기엔 `훨훨` -새이름 효과..브랜드 바꾼 LIG손보 로열티 연간 50억 절감 -"CJ CGV 적과의 동침 잘했다" -충남방적 M&A 급물살 -CJ홈쇼핑·GS홈쇼핑 "SO가치 상승" "낙폭과대 매력" ▲기업·경영 -한국의 미래형차 선보인다 -현대車협력사 원자재 5% 싸게 구매 -가장 얇고 가벼운 포켓TV폰 ▲중기·벤처·과학기술 -신호제지, EN페이퍼로 사명 바꿔 -누리텔레콤 필리핀 진출 ▲증권·코스닥 -적립식 펀드 납입일따라 수익률 다르다는데..환매시점 잘 정해야 고수익 -채권값 초강세 관심고조 -CMA상품 진화 또 진화 ▲부동산 -판교서 10분거리 용인 흥덕..분양가는 판교 절반 -용인 고급주택 눈이 `휘둥그레` -집값 2억 비싼데 재산세 똑같네 -뉴타운 바람에 성북구 떴네 ◇서울경제 ▲1면 -`채권입찰제`가 집값상승 부추긴다 -"외환銀 매각계약 파기할수도" -신용회복 안된 벤처 기업인들도 도덕성·기술 우수하면 재기가능 -골프장·주유소 건립때 `교통대책 의무`면제 ▲종합 -내년 시행 `근로장려금`지원 대상서 기초생활수급자 제외 -현대百 계열사 케이블 방송 인수..공정위, 조건부 승인 -재건축 초과익 환수제 오늘 시행 -"서비스업이 경제 발목 잡을 수도" -사람도..돈도..공장도.."Bye 코리아" 성장잠재력 확충 비상 -"뉴타운 세부 분양원가 공개를" -개성공단 프로젝트 위기 -4대 보험 2009년부터 통합징수 ▲금융 -"협상에 속도 내달라" 국민銀 압박에 무게 -"생보協 광고심의委 개편하라" -"경품용 상품권 유동성에 영향" -금감원 내달 상품권 관련 서울보증 검사 ▲국제 -OPEC `감산론` 힘실린다 -"빈 라덴 질병으로 사망" ▲산업 -"굴삭기·지게차 생산설비 확대"..두산인프라코어 -IT업계 `개성있는 UI` 개발 주력 -CID 요금납부 고객 1500만명 -중·소업체간 추석자금 양극화 여전 -온라인몰 "e세상밖으로" -日무인양품 한국시장 공략 ▲증권 -코스닥시장 정보가 줄줄샌다 -"LG전자 추세적 상승세 지속" -상장사 임원 보유株 잇단 매각 -대체에너지 테마주 유가하락에 `시들` -삼성물산·한라건설 등 "매력" ▲부동산 -용인 흥덕지구 투기우려 -서울 20개 재건축단지 22일까지 관리처분 신청..1만가구 개발부담금 피할듯 -달동네가 대규모 아파트촌으로◇한국경제▲1면-美, 放·通융합시장 개방요구-강북發 집값 급동 오나-정부 "하이닉스, 청주에 증설하라"-車보험료 소형·RV 오른다▲종합-개방형 공무원제 갈수록 퇴색-4대 보험 2009년부터 통합징수-美압력 거세지는데 放·通 밥그릇 싸움만-론스타 "외환銀 인수때 위법 없었다"-사람·돈·공장 해외로..한국이 비어간다▲국제-폴슨 `對中 햇볕정책` 통했다-빈 라덴 사망·중병說 확산-美 소득양극화 심화▲산업-삼성 D램, 세계 3대시장 `독주`-웰빙바람타고 홈스파 용품시장 `후끈`-"포스코, 해외 생산량 국내 수준으로" 이구택 회장-中企 추석자금 사정 소폭 개선▲부동산-서울 재건축 20곳 `부담금` 피할듯-초과이익 3000만원 넘으면 부과 2억원 넘으면 6500만원 내야-토지 측량 오차범위 `㎜` 단위로 줄인다-이번주 전국 7곳 3542가구 분양▲증권-삼양사·대한제당 `달콤한 상승`-증권사 올 자기자본 투자 3조-SK(주)·대림산업 등 외국인 지분율 `뚝`-펀드경영참여 최근 우후죽순 경영간섭·시장교란 등 우려도-`나홀로` 분석보고서 입김세네-장외시장 활기 넘친다
2006.09.24 I 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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