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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병사와 시너지 극대화..침체 극복"-굿모닝신한證 사장
  • [edaily 김경인기자] 굿모닝신한증권(008670) 이강원 사장은 3일 신년사를 통해 합병회사의 과도기적 침체상황을 완전히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행동을 구체화시키고 실행하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수익중심에서 이익중심으로의 경영체제 변화 ▲천수답 영업을 전천후 영업체제로 전환 ▲신한금융그룹과의 시너지 극대화 등을 위해 노력하자고 다짐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이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굿모닝신한증권 동료 여러분! 힘차게 달려왔던 2004년을 뒤로하고 2005년 을유년의 새아침이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맡은 바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해 주신 동료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새해에는 굿모닝신한 가족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항상 건강과 행복이 충만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매년 맞이하는 새해 아침이지만, 오늘 아침은 여느 해와 다른 각오와 함께 넘쳐나는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됩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2004년 한 해는 증권업계는 물론이고 우리 회사도 어느 해 보다 위기감과 어려움이 많았던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주식거래대금의 현저한 감소 속에 개인 거래 비중 또한 크게 축소 되었고, 증권사간 수수료 경쟁의 격화로 수익 기반도 크게 악화되어 대부분 회사가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리테일영업에서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였습니다. 또한 경기침체로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도 현격히 줄어들어 기업금융시장 또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증권업계는 구조조정과 인수, 합병 등을 통한 업계 재편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내증권사간의 경쟁은 물론이고, 외국사와의 경쟁, 은행권과의 경쟁 등 3중고 속에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했던 한 해였습니다. 증권업계의 이러한 치열한 경쟁과 고통의 몸부림은 지금도 현재 진행중이라는 사실 또한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회사도 작년 7월이래, 영업본부장제 도입을 포함한 조직개편과 함께 "3년 내 업계 3위","5년 내 업계 1위"를 목표로 하는 비전과 전략을 담은 3개년 사업계획을 설명 드린 바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위와 같은 미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동료 직원을 떠나 보내는 안타까움과 아픔을 감내하면서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운 환경하에서도 우리 굿모닝신한증권 동료 여러분들은 여러 부문에서 많은 성과를 이루어 냈습니다.   지점 영업에 있어서는 FNA를 매개로 하여 시너지 영업의 기초를 닦았으며, 법인/국제 부문에서는 업계 최상위의 위치를 굳건히 하였고, 주식 선물 및 파생상품 운용에 있어서 우수한 성과를 거양하였으며, IB영업에 있어서도 시너지를 활용한 IPO 계약건수에 소기의 성과를 나타내었습니다.   다른 여러 지원 부문에 있어서도 CRM 개념의 SFA 시스템을 구축하여 고객관리 및 세일즈 체계화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였고, 다양한 ELS 신상품 출시, 적립식 펀드의 홈쇼핑 판매 등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이러한 동료 여러분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한국표준협회의 "2004년 한국서비스 대상 증권 부문 최우수상" 및 한국능률협회의 "콜센터 품질지수 증권 부문 1위"를 수상하였으며, 한경 비즈니스의 "한국의 100대기업", 동아일보의 "존경 받는 한국의 30대기업"에 선정되는 등 밖에서 보는 우리 회사의 위상도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지난 1년간 이 모든 노력을 경주하여 주신 동료 직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굿모닝신한증권 동료 여러분 ! 희망과 꿈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우리에게 2005년은 합병회사의 과도기적 침체 상황을 완전히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행동을 구체화 시키고 실행에 옮기는 한 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대부분 연구기관에서 예측 하듯이 올 한해도 어려운 경제환경이 예상됩니다만 한편으로는, 저금리 기조하의 풍부한 시중유동성, 기관 투자가들의 투자확대, 증권산업의 규제완화 등 새로운 기회와 희망을 기대할 수 있는 한 해이기도 합니다.   2005년은 우리에게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도전과 변화가 요구되고 있으며 우리는 고객이 가장 먼저 선택하는 "The First Choice 증권사" 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서는 한 해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을유년 닭띠 해에 우리의 고객님들을 모두 알부자로 만들어 드려서 가장 먼저 선택한 굿모닝신한증권이 최고의 증권사, `The Best 증권사` 임을 증명해 보입시다   이를 위해서 2005년의 중점 추진 과제 몇 가지를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지금까지의 수익 중심에서 이익 중심의 경영체제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벌어서 쓰고 남은 이익이 보다 더 중요하지 않습니까? 이러한 이익 중심의 경영을 통하여 올해 당기순이익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 모든 사업 부문의 평가 및 보상 체계를 손익 중심으로 재편할 것이며,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영업 일선의 노력에 대해서는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 부침과 기복이 심한 천수답 영업을 전천후 영업체제로 전환해 나가겠습니다. 시황에 좌우되지 않고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상시 활발한 영업 활동을 위해 고객군별 상품별 균형적 발전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개인영업과 IB영업, 온라인영업과 오프라인영업, 순수지점영업과 FNA영업 등 다양한 영업과 이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고객군별 기반을 동시에 확장해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전천후 영업추진과 확대 균형발전 중에서도 핵심적 부분은 온라인 영업기반의 획기적인 강화와 적립식펀드의 꾸준한 확대입니다. 우리 모두 심기일전의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고 준비를 서둘러야 하겠습니다.   셋째는 신한금융그룹의 고객과 영업망을 최대한 활용하는 시너지 극대화 입니다. 신한, 조흥은행의 고객과 영업망은 우리에게는 가장 소중한 시너지 자산 입니다. 우리가 먼저 캐내고 닦아내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보물은 보물이 아니라 길가의 돌과 다름없는 무의미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인식하에 BIB 손익모델을 반드시 확고히 만들어낼 것이며, FNA 고객 확대를 위한 은행과의 협조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IB 등 본사영업의 각 부문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가일층 분발하십시다.   위와 같은 우리의 당면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우리 모두가 모두에게 꿈이 되는 한 해를 만듭시다. 우리 모두는 모두에게 꿈이 되어야지 짐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서로에게 희망과 발전의 힘을 불어 넣는 조직의 꿈이 됩시다.   다음, 해야 할 일은 해야 되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어서 하는 그러한 하루, 그러한 한달, 그러한 한 해를 만듭시다. 하기 싫어 마지 못해 하는 장사가 제대로 될 리 없습니다. 해내야만 하는 우리의 목표라면, 자발적으로 기꺼이 즐겁게 서로 다투어 먼저 이루어 냅시다.   바로, 이러한 승부 근성이 치열한 적자 생존의 영업현장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성장 원동력입니다. 증권시장 보다 영업환경이 괜찮은 은행권 마저도 “사활을 건 전쟁”, “진검승부” 등 살벌한 용어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차별화된 승부근성을 다지기 위한 우리의 노력과 각오를 새롭게 하는 한 해를  만듭시다.   존경하는 굿모닝신한증권 동료 여러분!   기강과 열정이 충만한 건강한 조직, 행동과 실행을 중시하는 실천 중심의 조직, 동료 모두가 화합하고 정을 나누는 공유의 조직이 되도록 우리 다같이 힘차게 뛰어 봅시다.   2005년 새해는 우리 모두가 하나로 뭉쳐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합시다.   증권업이 처한 위기를 오히려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먼저 한 걸음 나아갑시다.  그리고 우리 자신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도록 합시다.   올 한 해는 굿모닝신한증권이 한국 증권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태어나 한국 최고의 증권사, 진정한 Leading 증권사로 발돋움 하는 해가 될 것임을 저는 굳게 믿습니다.   다시 한 번 지난 한 해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새해에도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만복이 가득하길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1월 3일 굿모닝신한증권 대표이사 사장 이 강 원
2005.01.03 I 김경인 기자
  • "신규사업 대비 만반의 준비를"-대우증권 사장
  • [edaily 이정훈기자] 대우증권(006800) 손복조 사장은 3일 신년사를 발표하고 올해부터 증권산업의 규제 완화에 발맞춰 신규업무 영역의 중장기적인 성과를 향유하기 위해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1등 자존심 회복`이라는 목표를 지난해 달성한 만큼 이제는 `영원한 1등`을 위해 보다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손 사장의 신년사 전문. 친애하는 대우증권 임직원 여러분! 희망찬 을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셨습니까? 올해는 특히 우리 대우증권 임직원 모두가 각자 소망하는 일들이 반드시 성취되는 그런 한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지난 한해를 되돌아보면, 우리 대우증권에게 있어서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던 한해였다고 생각합니다. IMF와 대우사태라는 미증유의 사건으로 인하여 증권업계 선두의 위치를 상실한지 실로 4~5년 만에 브로커리지 영업부문에서 업계 1위를 탈환한 것을 필두로 하여, 자산관리 잔고가 7조원을 넘어섰으며, IB, 리서치, Sales & Trading영업 분야에서도 괄목할만한 진전을 보여, 명실상부 증권업계 최고의 위상을 회복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지난 하반기와 연말에 걸쳐서 다수의 償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해외 유수 언론인《아시아머니》,《파이낸스아시아》로부터 주식부문 한국 최우수 증권회사로 선정되었는가 하면, 《IFR아시아》로부터는 채권 부문 한국 최우수 증권회사로도 선정되었고, 《한국경제신문》이 선정한 사회공헌 우수기업과 《팍스넷》이 선정한 개인투자가 선호도 1위 증권회사라는 명예도 얻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언론사가 주관하는 償가운데 가장 권위 있는 償의 하나인 《한국경제신문》의 ‘다산금융상’까지 수상함으로써 더욱 뜻 깊은 한해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회사 신용등급도 BBB+에서 A-로 상향 조정됨으로써 회사 신용도와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향상되었으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주식에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외국인 지분율이 13%대로 높아졌고, 주가는 근래 보기 드물게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결과는 1등 자존심 회복을 위하여 우리 임직원 모두가 각자 헌신적으로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어 임직원 여러분께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임직원 여러분, 매년 새해가 되면 또 다른 많은 변화가 일어납니다. 특히, 올해는 지난 12월말 발표된 증권 산업 규제 완화 방안이 우리나라 증권 산업의 경쟁 구도 재편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번 증권 산업 규제 완화 방안은 그 동안 증권업계에서 요구하였던 사항들을 상당 부분 수용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노력 여부에 따라서는 그 성과가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는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증권회사의 수익기반을 확대하는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지 모르나, 중장기적으로는 철저한 준비와 사전 대비를 많이 한 회사들은 그 성과를 크게 향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우리 회사는 정부의 증권업 규제 완화 방침에 따른 입법화 과정을 예의주시하면서, 관련 각 부서는 신규 업무 영역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신중한 의사결정으로 정책적 대비책을 빈틈없이 마련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1등 자존심 회복을 위하여 그 어느 때보다 열정과 도전을 소리 높여 외쳐왔습니다. 스타트라인에서부터 1등을 하고야 말겠다는 강한 열정이 없다면 그 결과는 보나마나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한해 우리 임직원 모두는 하나같이 1등 자존심 회복을 위한 열정의 기치아래 하나로 뭉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소기의 성과도 있었습니다. 을유년 새해에는 지난 해 우리 임직원 모두가 결집한 열정의 토대위에 더 높은 도전정신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각오를 새롭게 하여야 하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저는 새해를 맞으면서 “당신이 꿈꿀 수 있다면 당신은 그것을 성취할 수 있다. 기회는 준비하는 자에게 온다”라고 했던 월트 디즈니의 명언을 새삼 떠올리게 됩니다. 우리의 꿈인 우리의 구호는 이미 “1등 자존심 회복”에서 “영원한 1등”으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지난 한해 우리 대우증권 모든 조직은 1등 자존심 회복을 위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필수불가결한 마음가짐인 열정은 충분히 갖췄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열정만 가지고서는 영원한 1등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원한 1등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정신을 발휘해서 현재로부터 변화를 추구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낼 수 있는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자세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시적으로 1등을 했다고 해서 우리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며, 무한한 도전정신으로 끊임없이 노력했을 때, 우리 대우증권은 영원한 1등을 지속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아무쪼록, 2005년 한 해는 우리 모두 다시 시작한다는 새로운 마음과 자세로 우리의 목표인 ‘영원한 1등’을 위하여 높은 수준의 도전정신을 발휘합시다. 임직원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 드리면서 2005년 신년사에 대신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2005.01.03 I 이정훈 기자
  • 전윤철 감사원장 신년사
  • [edaily 정태선기자] 친애하는 감사원 가족 여러분! 희망찬 을유년 새아침이 밝았습니다. 감사원 가족 여러분과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먼저, 지난 한 해 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맡은 바 소임을 성실히 수행한 직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새해에도 각자에게 주어진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여 국민들의 기대와 신로에 부응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합니다. 직원 여러분! 새해를 맞이하여 엄숙한 마음으로 우리 국가사회가 처한 현실을 돌아보고 감사원에 부여된 시대적 소명이 무엇인지 성찰해 보고자 합니다. 21세기 세계사적 흐름의 가장 큰 특징은, 정보통신기술의 획기적인 발달로 세계화(globalization)와 개방화의 물결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국가들은 세계화의 큰 흐름 속에서 적자생존의 냉엄한 법칙이 지배하는 생존경쟁의 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제적 표준(global standard)을 따라가지 못하는 국가는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러한 세계사의 흐름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국가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참여정부는 정경유착과 권위주의 청산 등 정치·사회적 개혁작업과 함께, IT·BT 등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의 집중적인 육성과 동북아경제중심국가 건설 등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2004년에는 대화와 타협에 의한 새로운 노사관계의 가능성을 열었고 집값을 안정시키는 등 우리경제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기도 하였습니다. 또 수출 2천억불 시대를 여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경제의 현실은 어렵습니다. 가계부실과 내수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고통은 깊어가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경기호조 속에서도 2004년 우리 경제는 아시아 경쟁국 중 하위 수준인 4% 대 후반의 성장률에 머물렀습니다. 정치 사회적 문제를 둘러싼 계층간·지역간·세대간 갈등과 대립을 발전적으로 풀어나가는 데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직원 여러분!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공부문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감사원은 지난 한 해 동안 "감사원이 변하면 공공부문이 바뀌고, 공공부문이 바뀌면 사회가 변한다"는 신념 아래 국정운영시스템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혁신하는 데 무엇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미시적·단편적인 합법성 감사로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치유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본인은 정부 정책·사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종합적·체계적으로 진단하여 근본적인 개선대안을 제시하는 감사 패러다임으로서 `시스템 감사`를 주창한 것입니다. 그리고, `시스템 감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국가의 주요 정책사업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여 선택과 집중에 의한 감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 기업불편신고센터를 설치하여 공장설립·창업 등과 관련된 기업의 불편사항도 적극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국민감사청구가 명실상부한 "국민의 신문고"로서의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편을 단행하는 등 `국민에게 봉사하는 감사원상` 정립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감사원의 조직문화를 개방적·진취적으로 변모시키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과거에 감사원의 독립성을 형식적으로만 이해하여 폐쇄적인 조직문화가 일부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 결과 정부의 정책·사업 추진 동향에 둔감하여 감사사각이 발생하고 감사적기를 놓치는 등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감사원의 주요 간부들이 국무회의 등 정부의 주요회의에 배석하여 행정이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 감사결과를 확정하기 전에 관계기관의 차관이나 국장들과 함께 실천가능한 대안을 모색하는 `감사현안회의`도 개최하고 있습니다. 그와 같은 혁신작업을 바탕으로 지난 한 해 동안 중복투자 등의 낭비적 사업추진이나 방만한 경영 등 정부 주요 정책사업의 구조적 문제점을 진단하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아울러,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그치지 않고 근원적인 개선대안까지도 제시함으로써 공직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국정운영의 효율화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그간의 감사성과를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겠지만, 대표적인 `시스템 감사` 사례로 KBS, 지방기금, 단체수의계약제도, IT 등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금융감독시스템, 지방공항 등에 대한 감사가 기억에 남습니다. 또, 수능시험, KMH 및 고등훈련기, 혈액관리, 재외국민 보호 등 국회 및 국민감사청구도 적극 수용하여 적시에 감사를 실시하고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국민적 의혹과 논란을 해소하였습니다. 그와 같은 다양한 감사결과가 여론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 제도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무한한 보람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조직의 감사역량 강화를 위해 부감사관 정원 63명을 증원하고 243명을 승진시키는 등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었고, 선의의 경쟁을 통한 능력 위주의 인사 기반을 마련한 데 대해서도 원장으로서 흡족하게 생각합니다. 직원 여러분! 이제 `시스템 감사` 기조의 토대가 어느 정도 마련된 만큼 새해에는 이를 더욱 발전·고도화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시스템 감사`에 대한 공직사회의 평가는,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기존의 제도와 틀을 바꾸는 데 따른 거부감이 일부 표출되거나 감사원의 전문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는 등 찬반양론이 공존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시스템 감사의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되 충분한 의견수렴과 토론을 통하여 거부감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아울러, 감사과정에서 전문가들의 자문을 확대하는 한편, 직원교육도 강화하여 전문성을 한층 높여가야 하겠습니다. 이상 말씀드린 바와 같은 `시스템 감사`의 운영기조를 바탕으로, 새해 감사운영의 기본목표는 `감사원이 정부의 변화와 개혁을 선도하여 21세기 선진일류국가 도약을 위한 국정개혁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는 데 두고자 합니다. 새해에 중점적으로 추진할 감사과제를 간략히 말씀드리면, 첫째, 무엇보다도 경제활력의 회복과 미래성장동력 창출을 지원하는 데 모든 감사역량을 결집하여야 하겠습니다. 투자활성화를 위한 규제철폐 및 신용회복지원 시책이 적시에 효율적으로 시행되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하겠습니다. 시장개방에 대비하여 농업과 서비스산업 등 국내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과학기술 인프라도 보강하도록 촉구하여야 하겠습니다. 금융시장과 제도의 선진화, 사회간접자본의 효율적 확충, 그리고 석유 등 에너지의 안정적 수급기반을 구축하도록 독려하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둘째, 국가와 지방재정운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이 제고될 수 있도록 감시의 고삐를 늦추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탑다운(Top-down)예산제도와 성과관리제도 등 정부의 재정개혁작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급증하는 국가채무에 대하여는 위험관리(Risk Management)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유도해야 하겠습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기금과 공기업 제3섹터 등 자치단체의 주요 투·융자사업이 내실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점검을 강화함으로써 지방재정운용의 건전성과 효율성 제고에도 기여해야 하겠습니다. 셋째, 사회통합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부시책이 실효성 있게 시행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겠습니다.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고령화사회에 대비한 정부시책과 고용안정시책의 내실화를 통하여 원활한 인력수급체계 구축을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환경은 보전하되 개발과 조화를 이루게 함으로써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 이루어지도록 관리해 나가야 합니다. 또한, 테러와 각종 재해로부터 전기·통신·공항·철도 등의 국가 핵심기반시설을 보호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재해대응시스템의 구축을 촉구해야 합니다. 넷째, 다극화 되어가고 있는 국제환경변화에 적절히 대응할수 있는 외교안보역량 노력도 경주해야 하겠습니다. 새로운 통상질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재외국민보호시스템도 획기적으로 개선하도록 촉구해야 합니다.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협력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지원하는 한편, 경제·사회 환경 변화에 발맞추어 국방시스템을 선진화하도록 유도하는 일에도 관심을 아끼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다섯째, 무한경쟁시대에 걸맞은 정부의 혁신과 기능변화를 유도해야 하겠습니다. 인사행정 개혁과 평가인프라 구축 등 참여정부 주요 혁신작업의 효율적 추진을 지원하는 한편, 정치·사회적 갈등에 대한 효과적인 조정·통합 시스템을 마련하도록 독려해야 하겠습니다. 공기업 경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지배구조와 내·외부 감시시스템 개선을 촉구해야 하겠습니다. 여섯째, 지방자치제 시행에 따른 난맥상과 부작용을 바로잡는 데 감사역량을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올해로 지방자치제가 본격 시행된 지 10년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주민의 자치의식 함양 등 긍정적인 성과가 있었으나, 반면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예를 들어, 자치단체장의 제왕적기관운영, 권위주의적 민원처리, 이벤트성 행사치중에 대한 무관심, 복지행정의 사각지대 발생 , 과도한 부담금 징수, 특성화를 고려치 않은 개발, 법률에 근거 없는 조례 남발, 지방재정의 방만성 등의 문제점이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규제개혁 차원에서 중앙정부에서 지방에 권한을 대폭 이양했으나 그 집행을 담당하는 자치단체가 엄정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많은 민원을 유발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금년에는 이와 같은 지방자치제 운영상의 부작용을 해소하고 난맥상을 바로잡는 데 감사역량을 집중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일곱째, 부정부패척결을 위한 감찰활동도 시스템적으로 수행해야 하겠습니다. 비효율적인 투망식 직무감찰을 지양하고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의한 감찰활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개별비리를 추적하여 엄단하는 것과 병행하여, 부정부패의 근원이 되는 시스템을 개선·보완함으로써 근원적인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공기업과 제3섹터 출자법인에 대해서도 방만한 운영이나 각종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예방활동을 벌여나가야 하겠습니다. 친애하는 직원 여러분! 이상과 같은 감사과제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새해 감사원 운영방안과 관련하여 몇 가지를 강조하고자 합니다. 먼저, 조직 및 감사 운영의 유연성을 대폭 강화해야 하겠습니다. 현재는 감사결과 처리단계가 너무 많고 복잡하여 생산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대량생산 중심의 산업화시대에는 피라미드 구조·하이어라키(hierarchy)에 의한 의사결정구조가 적합했지만, 정보화시대에는 애드호크라시(ad-hocracy) ·팀제로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감사원도 이제, 여러 결재단계를 거치기보다는 소관 사무차장과 국장 주관 하에 감사팀 전체가 활발한 토론을 통하여 감사결과를 확정지어가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둘째, 새해에는 BSC(Balanced Scorecard) 제도 등 객관적인 직원평가시스템의 도입을 추진할 것입니다. 애드호크라시(ad-hocracy) 조직 운영의 성패는 차장&8228;국장의 지휘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총괄과장 등 과장들의 조정능력과 감사팀원들의 분석능력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렇듯 기안자부터 1급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직위와 직급에 걸맞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평가시스템을 구축해나갈 것입니다. 셋째, 인사에 있어서는 반드시 객관성과 공정성을 기하겠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복지부동이나 줄대기 등 편법을 동원하는 사람에게는 불이익을 주고, 원칙을 지키면서 최선을 다하는 직원에게는 반드시 상응한 보답을 할 것입니다. 본인의 경우를 말씀드리면, 과거 39년간의 공직생활에서 오직 노력과 능력을 통해 인정받는다는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지난 연말에 인사가 있었습니다만, 그 때도 객관성과 공정성을 최우선적인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인사를 하고 나면 빛과 그림자가 있게 마련인데, 혹시라도 서운했던 직원들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원장의 고충을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새해에는 아직도 남아 있는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과감히 떨쳐 버리고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이면서도 개방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해 줄 것을 특별히 당부드립니다. 직원 여러분! 지금 우리 국가사회가 안고 있는 국정개혁 과제의 성패는 21세기 국가의 생존과 번영을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어깨에 국가의 명운이 걸려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다같이 힘을 모아 국운개척을 선도함으로써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한 해를 만들어 나갑시다. 다시 한번 새해 아침 여러분의 가정에 만복이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4.12.31 I 정태선 기자
  • (전문)김승유 하나은행장 신년사
  • [edaily 김현동기자] 다음은 김승유 하나은행장의 신년사 전문이다. 전국에 계신 하나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희망에 찬 200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해에도 하나가족 여러분이 희망하시는 모든 꿈과 소망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지난 해 우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1조원을 상회하는 사상 최고의 이익을 실현하였습니다. 연체관리를 위해 늦게까지 불을 밝히고 있었던 영업점들, 천리 길도 마다 않고 고객을 찾아 나섰던 많은 하나가족들… 하나가족 여러분의 땀과 노력이 모여 오늘의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모든 하나가족 여러분께 감사와 치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기업은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직면하고 크고 작은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단련되고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2005년, 우리 앞에 펼쳐질 환경의 변화는 다시 한번 우리에게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상황들을 극복해내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자세는 또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에 대하여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최근까지 우리는 다수의 고객에게 동일한 상품을 대량 판매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부유층 고객을 상대로 한 PB 영업에 있어서도 근본적인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실질금리의 하락으로 2004년 한해에만 은행권으로부터 약 11조원(11월말 현재)의 예금이 이탈되었으며 정기예금과 같은 대량 판매형 예금상품의 경쟁력은 날로 약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즉, 모든 고객에게 동일한 상품으로 대응하던 시대는 종언을 고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 입니다. 이제 승부의 핵심은 차별화 입니다. 상품과 서비스 모든 면에서 고객 개개인의 요구에 부합하는 차별화 된 대안제시 능력이 승부의 관건이 될 것 입니다. 이런 면에서 아직 우리는 새로운 경쟁자들에게 뒤쳐져 있습니다. 그들은 이미 지난 수 십년 동안 CRM 을 실제 영업에 활용해온 반면, 우리는 이제 막 CRM 을 도입하였고 활용해본 경험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저는 지난 연말 사업본부 대표들에게 2005년에는 CRM 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모든 것이 걸려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2~3 년 정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만일 무의미하게 세월을 보낸다면 2~3년 후 우리는 새로운 경쟁자들과 맞설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 입니다. 전에도 말씀 드린 바와 같이 CRM 을 전산으로만 이해해서는 안됩니다. 영업 마인드를 바탕으로 한 활용과 운영경험 축적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 고통이 따를 수 있겠으나 하나의 습관 또는 문화로서 CRM 이 자리잡게 될 때 우리는 강력한 경쟁력을 얻게 될 것 입니다. 2005년, 또 하나의 키워드는‘성장’입니다. 지난해 우리는 최고의 이익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총판매를 기준으로 한 외형성장은 불과 5%대에 그쳤습니다. 효율성과 자산 건전성 확보를 통해 이익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으나, 성장 없는 이익의 유지/확대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더 나아가 성장이 없다면 승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연봉제와 전문직화를 통해 일부 해소가 가능할 것이나 1만 명에 달하는 큰 조직에 필요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는 것 입니다. 2005년부터는 다시 뛰어야 합니다. 은행은 물론, 여러분 자신을 위해 다시 힘을 내 봅시다. 이런 일들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자세와 의지에 변화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높은 사기를 나타내는 말로 ‘눈빛이 살아있다.’거나 ‘눈에서 빛이 난다.’고 말 하곤 합니다. 이 강한 눈빛 속에 한번 해보자는 강한 도전의지와 자신감이 묻어 있으며, 강한 승부근성이 내재되어 있음을 말하는 것 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자랑해온 하나은행의 본 모습인 것 입니다. 이런 강한 정신을 갖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연마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실력과 지식이 기반이 될 때 자신감과 사기가 충만 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프로 입니다. 자신의 실력과 정신은 스스로 연마하고 무장하는 것 입니다. 물론 은행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인사,연수상의 제도적 뒷받침은 최대한 하겠습니다. 더불어 가격이나 서비스 인프라 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여 일선 영업점 직원 여러분의 사기와 의욕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일은 도전적이되 지혜롭게 해야 합니다. 서로 협력하여 힘을 극대화하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경쟁자와 맞서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낭비 없는 실용적인 사고와 유연한 조직문화가 필요합니다. 의미 없는 일에 힘을 쏟거나 책임회피에 급급한 관료의식 하에서는 우리의 힘을 집결하여 외부로 방출하기가 어렵습니다. 원가와 시간의 기준을 세워 일하는 것을 습관화하고 벽 없는 Speedy 한 조직문화가 형성한다면, 우리는 어떤 어려운 환경변화에도 당당히 맞설 수 있을 것 입니다. 2005년에는 우리 모두가 각자 맡고 있는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아니 반드시 이기는 한 해로 만들어 봅시다. 예전에는 제가 하나은행의 구석구석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규모가 커지면서 놓치는 부분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다들 말합니다만, 저는 다른 것은 몰라도 이것 하나 만큼은 꼭 챙길 것 입니다. 자신의 공을 내세우려 하지 않으나 본인의 맡은 바 소임에 조용히 최선을 다 하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분들을 조직의 뿌리가 안착하고 있는 소중한 토양과도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하나가족들이 그늘에 묻혀 잊혀진다면 하나은행의 미래도 없을 것 입니다. 지금까지처럼 성실히 일해 주십시오. 반드시 보답해 드리겠습니다. 금년은 닭의 해 입니다. 닭이라고 하면 머리가 나쁘다거나 경박스럽다거나 하는 나쁜 이미지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 한가지를 잊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닭은 어느 동물보다도 빨리 하루가 시작됨을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닭은 떠오르는 태양을 가장 먼저 바라보는 동물일 것 입니다. 우리도 금년에는 닭과 같은 부지런함으로 누구보다 먼저 미래를 위한 준비를 시작 합시다. 감사합니다.
2004.12.31 I 김현동 기자
  • 보험업계도 여성시대 열리나
  • [edaily 김수연기자] 보험업계에도 여성 파워가 거세다. 3일 보험업계에 다르면 최근 새로 위촉된 보험분과의 금융발전심의회에 손병옥 푸르덴셜 생명 부사장과 박현정 삼성화재 상무보 등 두 명의 보험업계 여성 임원들이 새로 위촉됐다. 이들 외에도 이번에 보험분과 위원으로 위촉된 이들은 김성재 외국어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김기홍 충북대 교수, 이순재 세종대 교수, 나동민 KDI 연구위원, 오영수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장, 강희철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정서진 세계일보 경영지원실장 등이다. 이중 현재 두 명의 보험사 종사자가 공교롭게도 모두 여성이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에서도 본격적으로 여성경영인 시대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기대감마저 나오고 있다. 보수적인 금융계, 그중에서도 특히 고위직 여성이 드물기로 정평이 난 보험업계에서 손 부사장과 박 상무는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업계최초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유명인사들이다. 보험업계 최초의 여성 부사장인 손병옥 푸르덴셜 생명 부사장은 이미 안팎에서 유명한 일벌레다. 주말에도, 자다가도, 꿈에서도 일 생각이 난다고 한다. 재무와 인사, 그중에서도 특히 인사가 손 부사장의 주전공이다. 손 부사장은 체이스맨하탄, 브룩클라인 세이빙즈, 크락커내셔널, 미들랜드, 홍콩샹하이 은행 등 외국 은행에서 주로 근무했다. 푸르덴셜생명에는 96년에 합류했다. 체이스맨하탄은행에서 함께 일하던 시절 손 부사장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던 제임스 최 스팩만 푸르덴셜 생명 회장이 적극적인 천거가 있었다. 그는 인사부장으로 푸르덴셜생명에 입사한지 1년만에 임원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상향식 인사 평가, 직원 특성에 따른 맞춤형 교육과정 개발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박현정 삼성화재 상무보는 손해보험 업계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임원이다. 박 상무의 주특기는 기획. 특히 CRM파트서 일하던 시절 회사 중심으로 분류돼 있던 DB를 고객 중심으로 분류, 활용케 한 일 등이 인정을 받았다는 평가다. 박 상무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귀국 후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94년 박사인력 채용에 응시, 삼성화재와 인연을 맺었다. 보험업계는 이들 두 여성임원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김석동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 `향후 금발심이 금융정책의 중심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금발심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발심의 위상이 높아질 가능성이 큰 만큼 업계 대표로 참석하는 두 위원이 발전적인 보험 정책을 세우는데 일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4.12.03 I 김수연 기자
  • (재벌이 변한다)⑬`기업이 나라`인 것을
  • [edaily 김수헌기자] 대기업 1개 사업부의 1인당 연간 영업이익 86억원, 영업이익률 76%. 쉽게 믿기지 않는 이 기록은 SK(003600)㈜ 석유개발사업부 이야기다. 우리나라 5대 그룹 상장사의 1인당 영업이익은 2700만원이다. 1인당 매출은 2억1500만원 수준. 이를 감안할 때 SK㈜ 석유개발사업부의 실적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능히 짐작할 수 있다. ◇22명 규모 석유개발팀 이익이 4개 계열사 이익 합보다 많아 SK㈜는 석유개발사업에서 올 3분기까지 매출 1760억원, 영업이익은 1330억원을 올렸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연간으로 매출 2500억원, 영업이익 1900억원은 너끈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SK㈜ 석유개발사업부 임직원은 몇명일까. 해외지사 인력까지 포함해 고작 22명이다. IMF 전 40명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영업이익 1900억원은 지난해 SKC, SK케미칼, SK가스, SK제약 등 SK그룹 4개 주요 계열사 영업이익을 모두 합한 수치(1865억)보다 많다. 이익 수준에만 놀랄 일은 아니다. 원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 `산유국의 꿈`을 불어넣고 있는 이 기업은 에너지 개발에 관한 한 세계 메이저 민간기업들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한다. 대통령 말대로 기업이 곧 나라다. 에너지 대표기업에게는 정부와 국민의 정책적 지원과 성원이 더 필요하다. 아직은 SK㈜ 명함만 가지고 석유개발사업을 하기에 힘이 부치기 때문이다. ◇에너지 개발에선 `SK㈜가 곧 나라`, 미얀마 실패가 藥이 됐다 지난 95년으로 돌아가 보자. SK㈜ 석유개발팀은 미얀마 깊은 정글 숲에 박아놓은 유전 시추공을 뒤로한 채 눈물을 머금어야 했다. 본사의 전격적인 철수명령이 떨어진 것. 91년 이래 3년동안 집중적으로 석유를 캐기 위해 시추공을 뚫어왔지만, 결과는 항상 `드라이 홀(dry hole)`로 판명났다. 시추에 투자한 거금 7000만 달러가 허공으로 사라졌다. 나중에 안 일이었지만 그곳은 유전 지층이 뒤집어진 곳이었다. 지표면에 가까운 지층에서부터 기름이 흘러 나오니 깊은 땅속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기름이 매장돼 있겠냐는 생각만 했을 뿐, 지층이 거꾸로 뒤집혀진 곳인줄은 상상조차 못했던 것. 결국 SK㈜는 돈만 날린 채 아모코사(社)에 지분을 무상양도한 뒤 미얀마에서 떠났다. "SK㈜가 지분 100%를 투자한 단독운영 광구였었는데, 한마디로 참혹했지요. 원유를 들여와 정제해서 팔기만해도 잘 먹고 살 수 있었지만, 직접 탐사 개발에까지 뛰어든 것은 최고 경영진의 용기와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가 안 좋으니 당시 최종현 회장도 크게 실망했습니다" 석유개발사업부 김현무 상무는 "그러나 다시는 그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도 됐다"고 말했다. 이런 경험은 후에 더 좋은 약이 됐다. 그 뒤로도 SK㈜는 석유개발에 박차를 가해 예멘, 페루, 이집트, 베트남 등 7개 광구(3억 배럴)에 참여, 석유를 뽑아내고 있다. 이 가운데 SK㈜ 투자몫에 해당되는 것은 하루 2만5000배럴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개발생산하는 원유의 40%에 달하는 수치다. 이외에도 11개국 17개 광구에서 탐사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더 큰 성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국가대표 기업에게 힘을 주세요 한때 IMF사태와 한국 디스카운트의 주범인양 몰려왔던 재벌기업들이 이렇게 국가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20여년 전 시작한 해외자원개발사업을 포기하지 않은 SK㈜는 해외 글로벌 메이저들이 독식해 온 자원개발 시장에서 한국 대표선수다.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사옥 32층 SK㈜석유개발사업팀 사무실. 직원들은 이 곳을 `섬`이라고 불렀다. 철저하게 해외에서 사업이 진행되다보니 외부에서 찾아오는 사람도 별로 없다. 석유개발이라는 독특한 사업성격상 사내에서도 좀 특별한 곳으로 취급받고 있어 `섬`이라는 말이 나올법도 하다. 최근 이 `섬`에서는 페루 카미시아 유전가스전 사업화(SK㈜ 컨소시엄 지분 17.6%)에 성공했다. 아마존 밀림 한가운데서 가스와 석유를 생산, 험난한 안데스 산맥을 지나 태평양 연안까지 깔린 730㎞짜리 가스파이프와 530㎞짜리 오일파이프로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아마존 정글이라 전세계 큰 환경단체들이 주의깊에 관찰하고 있었죠. 생태계를 최대한 보전하면서 개발해야 했습니다. 비행기로 장비들을 반출입 하다보니 운반비용도 만만치 않았죠. 1년 중 반은 우기, 반은 건기라 가파른 안데스 산맥에 폭 10미터 길을 닦고 파이프 라인을 까는 작업은 건기에만 가능했습니다. 우기에 길이 무너져 공사를 다시 하는 일도 많았어요. 컨소시엄 회사들과의 토론과 합의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임직원들이 한달에 한번 정도는 한국에서 페루 카미시아까지 30시간 출장길을 달려가야 했는데, 갔다오면 살이 3~4㎏씩 빠져 `다이어트 코스`라고 부르기까지 했습니다"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려운 이런 역경을 이겨낸 결과물이 바로 SK㈜의 실적이다. 석유사업개발팀 김현무 상무는 "에너지 개발사업은 리스크가 크지만 SK㈜ 뿐 아니라 국가경제, 국가안보에도 기여한다"며 "회사 외국인 지분이 50%를 넘기면서 `외국인 기업`으로 간주돼 정부 정책자금 지원을 못받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삼성은 일본기업일 껄? 기업이 곧 나라인 사례는 많다. 이달초 삼성그룹 임원들이 아프리카에서 겪은 일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해외경제실장 겸 금융실장)와 삼성인력개발원 신태균 상무는 이달초 탄자니아 한 호텔에서 체크인을 하다 깜짝 놀랐다. 이들은 케냐와 탄자니아 정부 초청을 받아 두 나라 정부관료와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삼성 신경영` 강연을 하기 위해 아프리카로 날아온 터였다. 현지 삼성 지사장이 룸 예약을 했는데, 예약 리스트에 `Mr Kim, samsung, Japan`이라고 기록돼 있었던 것. 호텔 예약 담당자는 `삼성`이라는 기업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의 글로벌 기업이라면 일본 기업일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삼성 임원들은 "삼성은 엄연히 코리아 기업"이라고 호텔직원에게 알려줬다. 출장수행을 했던 삼성그룹 박형근 과장은 "호텔측 실수 계기로 `글로벌 기업 삼성=코리아`라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줬다"며 "기업이 잘될수록 국가 브랜드 가치가 더 높아진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 호텔에서 만난 유럽인들에게 "코리아에서 온 삼성 직원"이라고 소개하면 삼성 휴대폰을 내보이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해, 강한 기업이 곧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데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 재벌기업의 개혁이 저개발국 국가경영 벤치마크 삼성의 신경영 전파단은 이건희 회장 개혁 10년 성과와 인재육성 전략, 교육프로그램을 양국 대통령실과 정부 고위관료, 기업인들을 상대로 강연했다. 이런 내용들은 현지방송 메인뉴스 시간에 방영됐다. 박 과장은 "현지 정부 관계자들은 "경제와 경영에 대한 많은 이론을 접했지만, 이론일 뿐 실제 적용은 힘들었다"며 "삼성과 같은 성공한 기업의 모델이야말로 경영이론의 교과서"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삼성이 신경영을 전파하러 간 아프리카 두 나라는 40년전이나 지금이나 국민소득이 거의 비슷한 300달러 수준. 우리나라가 60년대초만해도 국민소득 100달러의 세계 빈국 가운데 하나였다. 삼성같은 기업은 이제 저개발국의 국가경영 벤치마킹 대상까지 됐다. 박 과장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아프리카의 땅으로부터 "그 때 한국의 삼성을 벤치마킹한 것은 정말 옳은 선택이었다"는 이야기가 반드시 들려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2004.11.25 I 김수헌 기자
  • 삼성SDI 김순택사장② "회사사업 승산충분..믿어달라"
  • [edaily 김수헌 안승찬기자] edaily는 삼성SDI(006400) 김순택 사장을 만났다. 김 사장은 이데일리와 조선일보, 디지털조선일보가 공동주최하는 `경제유니버시아드`에서 대학생들이 뽑은 `한국 미래를 이끌어 갈 대표 전문경영인 톱10`에 뽑혔다. -환율이 너무 떨어지고 있습니다. 유가도 높은 편이고, 중국 금리인상이나 위안화 평가절상, 일본기업의 공격 등 대외여건이 점차 어려워지는 상황입니다. CEO로서 참 난감할텐데요, 내년 돌파구에 대한 구상은 있습니까. ▲내년이 올해보다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짝수해에는 올림픽이나 유럽컵 축구, 월드컵 등이 있어 좋지만 홀수해가 보통 좀 어렵죠. ◇브라운관사업 우리몫 충분..PDP는 앞으로 큰 시장 본다 지금 TFT-LCD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은 다들 아시고 있을 겁니다. 지금 디스플레이 경쟁은 업계끼리가 아니라 디바이스간의 경쟁입니다. 이러니까 TFT-LCD가 시황이 좋아서 가격을 안 내리면 경쟁 디바이스인 PDP도 좋죠. 하지만 한쪽이 어려우면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으니까 다른 쪽도 어려워지게 됩니다. 물론 값이 내려가면 수요가 크게 창출이 되기는 합니다. 브라운관은 지금처럼 충분히 캐시카우 역할을 해 준다고 봅니다. 세계 최고의 제조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물론 브라운관의 파이는 조금씩 줄겠지만, 경쟁력이 없는 업체들이 사업을 접고 있기 때문에 우리 몫은 충분합니다. 그래서 브라운관은 걱정을 안 합니다. PDP의 경우 LCD가 대형부문까지 나오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 아직도 40인치 이상 대형 TV에서는 PDP가 경쟁력이 있다는 게 업계 통설입니다. 투자비가 적고 재료비가 훨씬 적기 때문이죠. LCD 가격이 내려가면서 PDP도 가격이 떨어지면 수요는 많이 확대됩니다. 그래서 그나마 버텨낼 수 있을 것으로는 보지만 원가절감보다 가격이 먼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높죠. 따라서 이익을 많이 보기는 어렵지만 그러나 큰 시장을 보는 것이지요. ◇TFT-LCD 모듈만해도 세계5위..더 키운다 다만 삼성SDI는 브라운관사업에서 충분한 이익을 낼 수 있고 모바일 디스플레이도 현재 STN-LCD는 고컬러 제품을 많이 생산할 겁니다. TFT-LCD 모듈도 부쩍 늘어날 겁니다. 지금 우리가 TFT-LCD패널은 하나도 안 만들지만 TFT-LCD 모듈은 세계 5위입니다. 올해 1500만대를 팝니다. 내년에는 TFT-LCD 모듈을 많이 키울 예정이죠. 따라서 브라운관과 모바일 디스플레이는 크게 문제가 없을 거다. 문제는 PDP죠. 내년에는 가격이 많이 내려갈 걸로 보이고, 그러면 수요가 확 뜰 겁니다. 지금도 없어서 못팔고 있습니다. 생산량은 우리가 세계 최대이고, 3라인을 연말부터 가동하면 내년에는 풀가동에 돌입해 원가를 많이 떨어뜨릴 겁니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2차 전지는 일본 산요가 큰 이익을 내고 있지만, 나머지 회사들은 크게 이익을 못내고 있어요. 2차전지 원재료인 코발트 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시장도 공급과잉 상황입니다. 그러나 개발능력이 많이 향상돼 있어 경쟁사보다 한발 앞선 용량증대, 국산화 등에 주력하는 방법으로 대처할 예정입니다. 어려울 때는 무리하는 것보다는 내부실력을 쌓아 버티고 시기를 기다리는 게 중요하죠. 앞으로 모든 것이 모바일화 될 겁니다. 2차전지 산업은 분명히 성장산업입니다. ◇달러벌어 달러쓰는 해외법인 괜찮아..하지만 환율영향은 걱정 -수출이 우려됩니다. ▲그렇죠. 수출쪽에 걱정들을 많이 하는데요, 우리 회사도 90%가 수출입니다. 하지만 브라운관의 경우를 보면 80%가 해외에서 생산하고 부품도 해외에서 조달합니다. 달러로 벌어서 달러로 지출하는 셈이죠. 원화로 환산하면 평가손실은 있지만 해외에서 이익이 남아있는 셈이죠. 이미 10개 해외공장이 있기 때문에 달러/원 환율이 1000원 밑으로 가지만 않는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브라운관은 손익분기점이 600원, 700원쯤이 되니까 걱정을 안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어려울 겁니다. 중소기업이 어려우면 대기업도 영향을 받습니다. 중소기업으로부터 부품도 사야되니까요. -삼성물산 주식도 사고, 최근에는 자사주 매입 소각을 결의했는데요, 지난 2분기 IR때는 주주가치를 고려할 때 자사주 매입보다는 신규투자가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입장이 바뀌게 된 배경이 있나요. ▲7월 IR때 신규 사업에 자금을 투자하는 게 주주에 대한 보답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자사주 매입 소각의 장점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고려는 해 보겠으나 신규사업 투자에 더 신경쓰겠다고도 얘기했었죠. 우리 회사가 최근 삼성물산 주식을 좀 사지 않았습니까. 그걸 설명을 드리자면 본사가 말레이시아법인 등으로부터 지금까지 배당을 받지 않았습니다. 말레이시아 법인의 경우 올해만도 9000만~1억달러 정도의 이익이 예상됩니다. 해외법인 가운데 이익이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이익을 해외에서 재투자하기 때문에 해외투자금이 국내 본사에서 나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올해 말레이시아 링기트화가 강세가 되면서 달러환전에서 불리해지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등에서 가능하면 배당을 받자고 해서, 2600억원 가량이 해외법인에서 배당으로 들어왔죠. 이걸로 일부 회사채를 갚고, 남은 돈 중에 삼성물산 지분을 매입하게 된 겁니다. 경영권 방어 효과를 생각안한 것은 아니지만 순수하게 그것이 목적이었던 것은 아니었죠. 그랬다면 사외이사들이 가만 있었겠습니까. 앞서 말씀드린 그런 과정들이 있었습니다. 자사주 매입의 경우 효과가 크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주주들의 바람을 너무 외면하는 것은 옳지 않고 어느 정도 맞춰줘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1000억원 정도 자금을 투입키로 한 겁니다. ◇주가, 지금이 감히 저점이라 판단 -삼성SDI 사업을 주주들이 계속 믿어도 됩니까. ▲내년이 올해보다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 회사 PER(주가수익비율)가 6도 안 될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고 봅니다. 육성사업인 PDP의 경우 수율이 90%를 넘어서고 있고 올해 87만대, 내년에는 두배가 넘는 200만대 이상을 팔아 세계1위를 유지할 겁니다. 주가로 봐서는 지금이 저점이라고 생각해요. LCD가 어려워서 PDP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지만, 지금은 PDP를 없어서 못파는 상황이다. 물량이 모자라 난리죠. 지금 미국에서 40인치 SD급 PDP TV의 경우 소니 제품이 3799달러, 삼성전자도 3499달러 정도 팔던 것이 2499달러까지 내려갔습니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어요. 우리 돈으로 300만원대 정도니까요. 이 정도 가격이면 안 살 수가 없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미국보다 좀 비싸긴 합니다. 매직 프라이스는 2000달러 정도로 봅니다. 비록 내년이 어렵더라고 하더라도 PDP가 2배 이상 매출이 늘어나는 등 본격적인 성장세가 나타난다고 본다면 지금 주가는 감히 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장될 꿈 꾸지 않으면 지금 회사서 나가라" -경기가 어려워서 젊은이들이 직장 잡기도 어렵고, 상실감에 빠져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 젊은이들이 힘을 내게 한마디 조언한다면요. ▲이번에 우리 회사 신입사원 합격자를 보니까 흔히들 이야기하는 서울지역 우수대보다 지방대비율이 더 많아요. 제 자신이 지방대(경북대) 출신입니다. 그러나 그룹 입사 이후 과장부터 대표이사 될때까지 한번도 남들이 말하는 더 좋은 대학 나온 사람보다 뒤져본 적이 없어요. 신입사원들이 배치되면 첫날 첫 강의를 반드시 제가 합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빠진 적이 없어요. 신입사원들한테 강조하는 몇가지 중 첫번째는 "누구든지 사장의 꿈을 가져라"는 것과 두번째는 "여러분들의 사장이 지방대 출신이다"라는 겁니다. 저는 한번도 동기들 사이에서 승진 1등을 놓친 적이 없습니다. 성공은 정열과 로열티를 가지고 자기가 하기 나름이라는 얘기를 꼭 합니다. 삼성이 학벌 차별없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제가 삼성그룹을 대표하지는 않지만, 삼성은 상황이 어려운 때일 수록 인재들을 확보하는데 더욱 신경을 써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대기업들이 경기기 어렵다고 인력충원을 크게 줄이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있죠. 더욱이 젊은이들이 "나는 지방대니까..""나는 명문대가 아니니까.."하는 식으로 미리 주눅들 필요없습니다. 부지런히 내실을 갈고 닦으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올해보면 서울 우수대학으로 꼽히는 학교 출신이 우리 회사 합격자의 3분의1이 안되는 것 같아요. 결과가 그렇게 나와있어요. 노력하면 충분히 결실이 올 겁니다. -이거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마는 국적불문하고 해외인재들을 많이 유치하고 계시죠? ▲CEO들이 우수 인재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우리가 모스코바 대학 박사들을 많이 영입했습니다. 이들이 상업화 마인드는 없지만 물리 수학 등 기초학문 수준은 아주 높습니다. ◇`왜?` 라고 자문해라, 고민하고, 고민하라..그리고 최선을 다해야 -어떻게 하면 CEO가 될 수 있습니까. 개인적인 장점이 뭐라고 보십니까. ▲저는 신입사원들에게 CEO될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회사에서) 나가라고 얘기합니다. 독하게 하죠. 그런 꿈도 없는 사람들은 지금 미리 나가줘야 다른 좋은 인재를 받을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제가 신입사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모든 걸 부정해 보고, 고민해 보라는 겁니다. 고민하고 고민하고, `왜`라는 질문을 세번만 해보라고 권유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게 과연 최선인가, 다른 방법은 없을까 고민해봐야 합니다. 상사에게 이전에 하던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보고서를 올리면 틀렸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설령 상사가 다시 만들라고 하더라도 그 상사는 옛날에 하던대로 보고서를 만들어서 올리는 사람보다는 괜찮게 생각할 겁니다. 모든 일에 고민, 고민해보고 최선을 다하면 결과가 있는 겁니다. 저는 다행히 고 이병철 회장, 이건희 회장을 가까이서 모시면서 많은 것을 배운 게 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은 정열적으로 해야 합니다. 입사한 지 만 32년이 됐지만 아파서 출근안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정열적으로 일하면서도 그만큼 고민하는게 CEO가 되는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2004.11.18 I 김수헌 기자
  • 삼성SDI 김순택사장① "내년 PDP 2백만대..없어 못판다"
  • [edaily 김수헌 안승찬기자] 지난 99년 12월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김순택 사장이 삼성SDI(006400) 대표로 내정됐을 때, 삼성SDI는 여전히 `삼성전관`이라는 옛 사명(社名)이 더 친숙한 브라운관 전문회사였다. 당시 삼성전기 주가가 8만~9만원을 오르락내리락할 때, 삼성SDI는 그 절반 수준을 맴돌고 있었다. 삼성전자보다 주가가 더 높고, 그룹 내 최고 우량회사로 인정받았던 90년대 초반의 `영광`은 찾아볼 수 없었고, 시대에 뒤떨어져 앞으로 하강곡선을 그릴 수 밖에 없는 굴뚝기업 정도로 치부됐다. 이런 시장전망과 분석을 반영한 그대로 반영한 것이 바로 주가였다. ◇신규사업? 이젠 `육성사업`이라 불러주오 기자가 잠시 전자업계를 담당했던 2000년 여름, 삼성SDI를 찾았을 때 홍보팀은 이름도 생소한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와 `OLED(자체발광디스플레이장치)`, `리튬이온, 리튬폴리머 전지`사업에서 돈을 벌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만해도 업계에서는 "브라운관으로 먹고 살아도 될 회사가 무리하는 것 아니냐"며 "삼성SDI가 제2의 삼성자동차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돌았다. 이랬던 삼성SDI에 대해 지난해 초부터 이데일리는 `삼성SDI, 비브라운관 매출이 브라운관 능가` `PDP 2차전지 OLED 모두 손익분기 돌파` `기존사업 `탄탄`, 신규사업 `훌쩍` 등의 제목을 단 기사를 계속해서 쓸 수밖에 없었다. 실제 회사 변화가 그랬던 것이다. 신규사업은 연결기준으로도 올 1분기에 브라운관 매출을 넘어버렸다. 국내 본사 기준으로는 이미 지난해 실적기준으로 비브라운관 사업이 브라운관을 능가했다. 삼성SDI는 `신규사업`이라는 명칭을 올해부터는 `육성사업`으로 바꿨다. 그만큼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는 뜻이다. ◇OLED 누적손실까지 다 깠다..이젠 효자노릇 준비 올해 삼성SDI는 87만대의 PDP를 팔아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내년 PDP 판매목표는 올해의 2.3배인 200만대 이상으로 잡았다. PDP값이 떨어지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나, 라인을 풀가동해도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모바일용 TFT-LCD 모듈은 어떤가. 올해 무려 1500만개 판매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패널을 만들지 않으면서도 모듈사업만으로도 그렇다. 새로 개발한 초슬림형 `빅슬림` 브라운관은 관련 기술자들이 밤샘을 해가면 시장 본격화에 대비하고 있다. 기존 브라운관도 올해 7000만대 판매가 예상되고 있다 시장 주력품인 수동형 OLED 역시 세계시장 점유율 47%로 월등한 1위. 지금까지 누적손실까지 다 만회하고 이익을 내고 있다. 이 정도만 해도 이 회사가 얼마나 무서운 속도로 달려왔는지를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이같은 변화를 선두에서 이끌어 온 삼성SDI 김순택 사장을 만났다. 김 사장은 이데일리와 조선일보, 디지털조선일보가 공동주최하는 `경제유니버시아드`에서 대학생들이 뽑은 `한국 미래를 이끌어 갈 대표 전문경영인 톱10`에 뽑혔다. 김사장은 "회사를 경영하면서 직원들에게 꿈과 비전을 가지게 한 점이 가장 보람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패기꺾인 회사에 꿈과 희망 불어넣고 싶었다" -삼성SDI만한 규모 회사가 이렇게 짧은 기간에 대대적 변신에 성공한 것은 세계 기업 사상 유례가 없는 것 같은데요. ▲삼성SDI를 맡은지 5년이 됐습니다. 처음 삼성SDI 대표로 내정됐던 지난 99년 말 회사의 연결매출은 4조7000억~4조8000억원 수준이었어요. 올해는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전이익은 1조원 이상이 될 전망입니다. 회사의 신규사업들은 인수합병 등을 통해 이룬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육성해 온 사업들이죠. 처음 CEO에 취임했을 때 `삼성SDI=브라운관 회사`로 인식돼있었고, 모바일폰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사업 일부가 전부였어요. 그러나 지금은 PDP, OLED 등 새로운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가 대표적인 사업군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PDP의 경우 올해 87만대를 팔아 월등한 세계1위 자리를 지킬 겁니다. 수동형 OLED 역시 47% 점유율로 세계 1위죠. 2차전지는 3~4위 수준에 머물러 있어요. 이 모든 사업들이 M&A 등 물리적 변화가 아니라 자체적, 자생적 사업으로 출발한 것입니다. -처음 회사를 맡았을 때도 브라운관 사업은 나름대로 잘 되고 있었는데,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변화가 필요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99년 말 처음 회사에 왔을 때, 패기가 많이 꺾여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당시 벤처, e비지니스가 각광받으면서 여기에 대비되는 용어로 `굴뚝산업`이라는 말이 퍼져 있었어요. 요즘은 굴뚝산업이라는 이야기를 거의 안 하지만, 당시는 굴뚝산업은 성장성이 전혀 없는 사업으로 평가됐죠. 99년 초에 중대형 노트북PC나 모니터용 TFT-LCD는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것으로 결정이 됐었습니다. 부임 직후인 99년 12월 그룹 차원에서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스몰 모바일용 TFT-LCD도 전적으로 삼성전자로 몰아주는 것으로 결정됐어요. 삼성SDI는 `TFT`의 `T`자도 개입할 수 없었죠. 당시 삼성SDI로서는 TFT-LCD는 할 수 없었고, 일부 하고 있던 2차전지는 생소하고, PDP는 연구개발 단계였어요. OLED는 전혀 모르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 임직원들이 의기소침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게 그대로 반영된 것이 주가였어요. 제가 93년 삼성전관 시절에 관리본부장(전무)을 1년 정도 했었는데, 90년대 초반만해도 삼성전관이 최고 우량회사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IMF를 거치고 굴뚝산업으로 치부되는 등 이런저런 과정을 거치면서 삼성전기보다 주가수준이 형편없이 떨어져버렸으니 임직원들 심정은 말이 아니었죠. ◇"브라운관 죽지않아..TFT-LCD없이도 디스플레이전문기업 된다" 확신 -뭔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던 것 같은데, 당시 사업전략의 큰 그림을 어떻게 그렸습니까. ▲저는 브라운관은 절대로 죽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모바일 디스플레이는 성장산업이며, 앞으로 삼성SDI는 TFT-LCD없이도 디스플레이 전문 메이커가 충분히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브라운관과 STN-LCD는 안정된 캐시카우로서 기반산업으로 살려나가고 신규 디스플레이사업을 진행하는, 즉 안정성과 성장성을 같이 갖춘 회사로 키워나가기로 한 거죠.. 그래서 당시만해도 개발단계에 머물러 있던 PDP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3개월만에 과감하게 PDP개발팀을 사업팀으로 바꿔버렸습니다. 바로 공장을 지었어요. 그래도 경쟁업체에 비해서는 늦은 편이었습니다. 또 2차전지도 큰 매출은 없었지만 조금씩 생산안정에 주력했어요. 그러면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차기 디스플레이로 OLED를 착안해 냈죠. 그러나 아무래도 실력이 좀 모자랐습니다. 그래서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결론은 일본 NEC와 합작이었는데, 합작은 어떻게 해서 이뤄진 겁니까. ▲그때 일본 NEC를 보니까 OLED의 좋은 기술과 특허를 가지고 있었지만 회사 사정이 그리 좋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 NEC 사장에게 4장이나 되는 편지를 썼습니다. 삼성SDI와 PM(수동형) OLED를 같이 할 경우 서로의 공유할 수 있는 장점들을 들면서 구구절절이 편지를 썼어요. 앞으로 AM(능동형) OLED까지 같이 개발하면서 향후 디스플레이의 영광을 되찾자고 했습니다. NEC가 감동했던 것 같습니다. 합작결정이 나면서 우리로서는 모자라던 OLED 기술력을 보완할 수 있게 됐어요. 지금 삼성SDI의 OLED 증착기술은 세계 최고수준입니다. 수율이 98%에 달해요. 경쟁사들은 60~70%밖에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NEC측 합작지분을 우리가 모두 인수했습니다. 앞으로 AM OLED로 가야 되는데, AM방식은 반도체 공정과 비슷해 투자비가 많이 들어갑니다. NEC로서는 여기에 부담을 느낀 것 같아요. 우리는 NEC와 일단 사업정리하면서 NEC가 보유한 특허를 모두 가져왔습니다. ◇`빅슬림` 스타트, 올 브라운관 7000만개.."누가 사양산업이라 하나" -사업 밑그림을 그려놓고 이를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는 과정이 실감이 납니다. ▲저는 전반적인 전략을 2000년 1분기에 거의 다 정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조직을 설득을 시켰죠. 기존 기반사업을 캐시카우로 유지시키는 한편 PDP나 2차전지, OLED를 신규사업으로 키워나가겠다는 내용을 현장 직반장까지 전 직원에게 교육시켰습니다. 어쨌든 운이 좋았던건지 PDP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고 OLED도 올해로서 지금까지의 누적적자를 모두 만회했습니다. PDP와 2차전지가 아직 돈을 많이 벌고 있지는 못합니다. LCD가 하도 값을 많이 내리니까 PDP에서 적자는 아니지만 큰 돈은 못 벌고 있습니다. 저는 회사 경영진은 돈 못벌면 역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원들에게도 투자를 했으니 돈을 버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면서 일부러 큰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아무튼 애초에 세웠던 신규사업 계획들이 착착 구체화 돼 이제는 `육성사업`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키우고 있고, 브라운관 사업에서도 참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지난 99년도에 `큐코스트`(품질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가 매출의 9.6%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2.4%까지 무려 7%포인트 이상 내렸죠. 지금 매출이 10조원 정도 되니까 7000억원이 절감된 겁니다. 브라운관에서는 잘 아시다시피 `빅슬림`을 개발했습니다. 이건 브라운관의 꿈 아니었습니까. TV 세트업체들에 두께를 줄이는 빅슬림을 개발하겠다고 찾아가니 "한번 해 봐라, 하지만 원가가 많이 들면 안되다"고 하더군요. 제가 마케팅 전문가는 아니지만 1억원을 주고 해외 유명 디자인회사를 불렀습니다. 빅슬림 브라운관을 이용해서 PDP TV나 LCD TV 비슷한 디자인을 해 보라고 아이디어를 줬어요. 이렇게해서 작품을 만들어 내놓으니까 전세계적으로 반응이 정말 좋았습니다. 브라운관은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팝니다. 올해는 7000만대 넘게 팔 겁니다. 이런 브라운관 사업을 누가 사양산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또 TFT-LCD도 패널은 우리가 못하지만, 스몰 모바일용 패널을 일본 히다치나 대만업체 등에서 사다가 모듈로 제작해서 삼성전자 휴대폰에도 납품하고 있어요. 모듈기술은 우리가 탁월합니다. 사양사업으로 여겨졌던 브라운관같은 기존사업에서 꾸준한 이익을 내주고, PDP나 OLED, 2차전지 같은 신규사업, LCD 모듈사업 등을 통해 회사가 성장해 가니까 임직원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비전을 제시하고, 또 이것이 착착 실현돼가니까 임직원들도 경영진을 신뢰하는 것 같습니다. ◇"비전 제시하고 착착 실현, 꿈 희망 패기 신뢰 되찾았다" -비서실에 오래 계셨죠? 비서실에만 17년을 있었는데, 언뜻 생각하기에 찬바람이 쌩쌩 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IR같은데서 보면 비서실에 오래 근무했던 분 같지않게 솔직하고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지는데요. 정감도 느껴지고. ▲경리과장 2년차 때 비서실 감사팀에 배치됐습니다. 당시 감사팀은 참 막강했죠. 부정에 대해서는 추호도 용납을 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일했으니까 계열사들이 보기에 얼마나 못됐게 비쳤겠습니까. 그때는 몸무게가 59kg였어요. 지금 70kg으로 불어나 살도 찌고 했지만, 당시는 정말 찬바람이 났어요. 비서실은 때로는 그룹 전체의 전략때문에 계열사들이 보기에 모질게 할 수밖에 없을 때도 있어요. 큰 살림을 하다보면 과감하게 밀어붙일 때도 있고 어쩔 수 없이 모질게 해야될 때가 있죠. 그러나 지금 저의 위치는 큰 회사조직의 정점에서 조직원들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과거에는 스탭으로서 각 회사 경영진이 잘못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고 조언해 주는 역할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단장이죠. 사단 병력을 한마음 한뜻으로 이끌어가야 하죠.
2004.11.18 I 김수헌 기자
  • (재벌이 변한다)⑨김기자, 오너가 왜 다른지 아나?
  • [edaily 김수헌기자] "김 기자, 기업 오너와 전문경영인이 어떤 점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나는지 아나?" 최근 만난 삼성그룹 한 계열사 사장이 기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머뭇머뭇하는 기자에게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보기에 회장은 24시간 회사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는 거지" 이건희 삼성 회장이 회사 경영을 고민하는만큼 전문경영인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꿈속에서도 회사 생각하는 것 같아" 30여년을 삼성에서 근무한 이 사장은 절반 이상을 과거 회장 비서실에서 비서팀장, 감사팀장, 경영지도팀장 등을 두루 거쳤다. "회장을 가까운 거리에서 모셔봐서 알지만, 꿈속에서도 회사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자다가도 일어나 나에게 전화를 하기도 했다. 새벽 2시에 전화를 해서는 `문득 생각난 구상이 있어 전화했는데 여기로 좀 오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한다. 전문경영인들이 오너 고민의 수준을 따라가지는 못하는 것 같다" 이 사장은 또 이렇게도 말했다. "회장이 회사 경영실적이나 사업과 관련해서 꼬장꼬장 따지지를 않는다. 차라리 그렇게 해주면 전문경영인들은 더 편할 것이다. 언젠가 한번 회장이 사장단 회의에서 `10년~20년 뒤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어떤 제품이 세상을 지배할지 지금 알 수는 없지만, `사람`을 잘 키우면 어떤 변화가 와도 대비할 수 있다. 인재를 키워라`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회장은 이렇게 큰 방향을 제시할 뿐, 나머지 회사 경영은 전적으로 전문경영인인 나에게 맡긴다" ◇오너경영은 `惡` 전문경영은 `善`..흑백논리 아직도 그룹경영의 큰 방향을 놓고 고민하는 오너, 회사의 실질적인 경영을 맡고 있는 전문경영인. 사실 삼성, LG, SK 등 우리나라 주요 그룹의 경영시스템은 이렇다. 전문경영인들의 자율과 독립, 책임경영체제가 정착되고 있다. 경영학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질문 중 하나가 "오너경영이 나은가, 전문경영이 나은가"라는 이야기가 있다. 대다수는 "정답이 없다"고 말한다. 어떤 체제가 절대적으로 나은지 증명된 적도 없고, 일부 회사의 사례를 대부분 회사에 통용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오너경영체제는 `나쁜 것`이고 전문경영인체제는 `좋은 것`이라는 흑백논리가 아직도 존재한다. 이같은 논리는 과거 일부 기업의 오너경영체제에서 벌어졌던 황제경영행태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보 청문회 때 정태수 전 회장은 자기가 앉힌 최고경영자들에 대해 "머슴이 뭘 알겠느냐"고 발언한 적이 있다. 이는 그 해 `최악의 발언`으로 지목됐다. 정 전 회장은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머슴 발언`에 대해 "전문경영인들은 자기 회사 사정밖에 모른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하긴 했다. 하지만 전문경영인을 머슴에 비유한 것은 오랫도록 `황제경영`을 상징하는 단어로 각인됐다. ◇오너패밀리-전문경영인, 적재적소에 지난해 LG그룹에서 LG전선그룹이 계열분리될 때 LG필립스LCD(034220) 구본준 부회장 거취가 관심사로 떠오른 적이 있었다. 당시 구자홍 LG전자 회장은 공정거래법 상 계열분리 요건에 따라 LG전자(066570) CEO 자리를 내놓고 LG전선그룹으로 옮겨가야 했다. 당연히 이 공백을 누가 메울 것인지 재계 시선이 집중됐다. 시장에서는 구본무 회장 친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LG전자가 LG그룹의 최고 핵심 계열사인만큼 오너 패밀리인 구 부회장에게 돌아가지 않겠느냐는 것. 그러나 결과는 딴판이었다. 전문경영인인 김쌍수 디지털어플라이언스담당 부회장이 전격적으로 CEO에 발탁됐다. LG 관계자의 설명은 이렇다. "구본준 부회장은 잘 알다시피 LCD 분야에서 해박한 지식과 경영능력, 사업을 보는 눈을 가지고 있다. 이 사업에서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기도 하다. 구 부회장은 오너이지만 사실 전문경영인이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오너니까 LG전자를 경영해야 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비합리적이다. 김쌍수 부회장은 LG전자에서 잔뼈가 굵었고 뛰어난 성과를 낸 혁신주의자다. LG전자를 잘 안다. `오너`냐 `전문경영인이냐` 하는 것이 계열사 CEO 인사의 기준이 되는 것은 낡은 재벌체제에서나 가능하다" LG에서 `오너`냐 `전문경영인이냐` 하는 구별은 별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사실 지금 LG전선 회장을 맡고 있는 구자홍 회장 역시 LG전자 CEO 시절에는 전문경영인으로 분류됐었다. 구본무 회장도 LG화학 심사과장, 수출부장, 유지사업본부장, LG전자 도쿄주재 임원, 회장실 전무 등을 20년 이상을 일선 현장을 뛰다 회장 자리에 올랐다. ◇오너와 전문경영 조화, 한국적 경영의 장점 LG는 특히나 지주회사체제의 출범과 함께 계열사간 `순환출자구조`을 해소하면서 지주회사는 출자전담, 사업자회사들은 출자에 대한 부담없이 고유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갖췄다. 경영자들이 회사 자체의 가치증대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셈이다. LG는 출자구조 단순화로 `경영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LG 관계자는 "오로지 사업실적에 따라 평가받는 전문경영인 책임경영체제와 이사회 중심 경영을 통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주주가치 및 기업가치 극대화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LG전자 권영수 부사장은 "구본무 회장은 자회사 경영자들이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책임경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구 회장은 `내가 경영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주주로서)배당받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권 부사장은 오너경영과 전문경영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오너가 경영전횡을 한다면 이는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오너가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긍정적 효과가 있으며, 필요하다고 본다. 전문경영인들은 과감한 투자를 주저하는 측면이 있다. 특히 장치산업같은 경우 투자효과가 몇년 뒤 나타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오너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대목이 이런 부분이다. LG필립스LCD같은 경우 구본준 부회장이 아니었으면 저렇게 투자를 과감하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영원한 2등 아니면 3등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물론 중요한 최종결정을 오너가 내릴지라도 전문경영인이 타당성을 검증하는 보완작업을 해야 한다.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적절한 조화, 이것이 한국경영의 큰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2004.11.12 I 김수헌 기자
  • (부동산 레이다)기획부동산은 무엇을 남겨주는가?
  • [양은열] 대표적인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제예측이 어렵다는 이유로 분기마다 발표하는 정기 경제전망보고서를 내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1997년 4분기 외환위기를 맞아 경제전망을 포기한 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는가? 경제전망을 하기 힘들 정도로 우리의 경제는 불확실성에 잡혀 있는가? 생각해 보면 750일간이나 되는 신행정수도이전 논쟁으로 국력은 낭비되고 헌재의 위헌결정 인정하느냐 마느냐 여부에 또다시 국력을 낭비하는 것 같아 모든 사람들의 가슴은 답답하기만 하다. 경제가 곤두박질로 치닫고 있는데도 정치권은 명분 싸움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좋지 않는 우리의 경제 현실 속에서도 신행정수도 위헌을 반가워하는 또 하나의 집단이 있다. 이른바 기획부동산이다. 기획부동산이란 대규모의 부동산, 특히 토지를 계약금 10% 정도만 주고 토지주와 토지 위탁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적당한 크기로 단독 또는 공유분할한 뒤 텔레마케터와 같은 조직적인 판매망을 통해 판매하는 일종의 피라미드식 판매조직을 말한다. 이러한 판매과정에서 정보가 취약한 일반인들에게 감언이설과 확정되지도 않는 개발계획을 동원하여 시세보다 몇 십 배나 높은 가격으로 매매한 뒤 사라지는 독특한 조직이다. 우리나라 헌정사상 처음으로 지난 10월21일 헌재의 결정으로 신행정수도 이전이 어렵게 되었다. 이에 토지가격은 다시 급격하게 하락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존에 매입했던 투자자들은 급매물이라도 매도해 줄 것을 원할 것이고 이러한 틈새를 기다렸다는 듯이 기획부동산들은 또다시 급매물 투자를 권유할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한술 더 떠서 신행정수도이전 위헌판결로 충청권 토지주 들에게 보상 내지 위로 차원으로 또다시 기업도시며, 복합도시며, 행정특별시나 레저형 테마도시를 진행하겠다고 하니 기획부동산들에게는 얼마나 좋은 재료꺼리가 된단 말인가? 개발호재는 기획부동산에게는 마약과도 같은 것이다. 과거에는 무조건 부동산 사서 세월을 묻어 두었다가 시간이 지나서 팔면 되는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계획된 주변 분위기 띄우는 것과 철저한 투자분석과 같이 기획부동산의 수법은 정교하고 철저하다.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럴듯한 개발계획과 주변개발의 호재 등을 등에 업고 조직적으로 대응하니 일반인들이 이들과 전문가를 구별하기란 정말로 어렵게 되었다. 이들 기획부동산들이 서민의 주머니를 노리고 그동안 충청도나 제주도 토지를 상대로 얼마나 많은 수익을 얻어왔는가? 그러나 생각해 보면 기획부동산만 나쁘다고 말 할 수 없다. 투자하는 일반인들의 잘못도 상당하다. 아무리 좋은 부동산이라고 한들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단기간에 2-3배 수익을 올려주는 착한이웃(?)이 과연 있겠는가? 아니면 부동산이나 토지에 대해 잘 모르면서 피보다도 더 중요한 자기의 돈을 기획부동산에 쉽게 맡기는 것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는 투자자는 또 얼마인가? 안타까운 일이다. 몇 달 전 일이다. 올해 초 충청도지역이 토지투자지역으로 좋다는 말을 믿고 그동안 사업으로 모은 돈을 투자하여 기획부동산의 피해를 톡톡히 경험한 중소기업 황사장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황사장은 A부동산 컨설팅회사로부터 걸려온 전화한 통화를 받았다. 충남 대산지역에 토지를 투자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대산공단이 완성되고 신행정수도가 연기 공주지역으로 이전하면 후광지역인 대산과 같은 도시주변의 토지는 급등할 것이기 때문에 우선 가계약금만 치루고 현장을 갔다 온 후 계약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평소 매스컴을 통해 충청도 토지가 뜬다는 소식을 들은 황사장은 기획부동산 말을 믿고 가계약금조로 100만원이 큰돈이 아니라는 생각에 선뜻 가계약을 하였다. 그리고 현장도 답사하였다. 현장에 오가면서 잘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개발계획에 대해 상세한 도면을 보여주며 그 내용도 듣게 되었다. 현장에 가서는 H자동차 하청업체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주변 토지 약 1000평을 사 놓으라는 것이었다. 평당 20만원이면 된다는 것이었다. 2억원을 투자했다. 서해안 시대에 대박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니 일단 토지를 잡아 놓으면 6개월 뒤에 원금은 물론 매입금의 2배로 팔아주겠다는 제안도 함께 받은 것이다. 한 달 만에 소유권을 넘겨받은 황사장은 땅값 상승을 기대하며 부푼 꿈에 젖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기획부동산의 태도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고, 온다는 H자동차 하청공장 대신 쓰레기 소각장이 들어선다는 소문이 돌았다. 황사장은 급하게 기획부동산에 전화를 해 보았지만 이미 담당자는 회사를 떠난지 오래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귀찮은 듯 퉁명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그때서야 황사장은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매입한 가격도 주변시세보다 3배를 더 주고 샀기 때문에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되어 기획부동산 말만 나오면 치를 떠는 황사장인 것이다. 그렇다면 기획부동산을 식별하는 방법은 없는가? 필자가 그동안의 부동산에서 얻은 경험과 상담을 바탕으로 기획부동산을 이해하고 향후에 선량한 서민들이 이들의 표적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기획부동산의 몇 가지 특징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첫째, 대규모 호화 사무실을 가지고 있다. 기획부동산은 실체가 없는 조직이다. 상호간에도 서로 누가 조직원인지를 잘 모른다. 따라서 자기 상사 라인만 알 뿐이다. 수수료에만 관심 있다. 대형사무실 집기도 렌탈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기획부동산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뢰성이 매우 낮은 사람들이다. 따라서 생각한 것보다 어려운 일을 당했을 경우 구제받을 길이 모연하다. 둘째, 투자기간을 대략 6개월 단기간으로 권유한다. 우리나라 부동산 고객들의 특징이 빠른 순환투자를 원한다는 것이다. 대박을 꿈꾸며 꿈을 꾸기 때문에 장기 투자를 권유하면 백발백중 외면하기 쉽다. 따라서 기획부동산들은 실현가능성은 낮지만 단기투자수익을 약속한다. 셋째, 공유분할 또는 공동지분으로 소유권을 분할한다. 기획부동산들은 해당 토지를 매입 또는 토지주로부터 위탁 매매 계약을 맺을 후에 적게는 100평부터 많게는 1만평까지 평수별로 다양하게 분할작업을 해 놓는다. 어느 누가와도 맞는 금액과 평수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초보일수록 자기 금액과 평수에 맞는 물건이 있다고 신기해한다. 또한 대부분의 토지는 공유로 하되 설령 분할 등기를 한다하더라도 상당수 토지가 도로와 접하지 않은 맹지인 경우가 많다. 토지의 생명은 도로임을 다시 한번 명심하자. 넷째, 원금보장을 약속한다. 기획부동산이 즐겨 쓰는 방법이다. 원금이 보장되니까 투자자가 마음의 긴장을 놓는다. 그러나 실제로 원금을 보장해 주는 기획부동산은 거의 없다. 다섯째, 대형개발사업 상세도를 제시한다. 개발호재를 부풀리고 이에 따른 상세도면을 건축세계회사를 통해 정밀하게 그려 놓는다. 설계도나 조감도등은 큰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여섯째, 가계약금 송금후 현장답사를 반드시 시킨다. 일단 부담 없는 가계약금을 보내게 한 후 계약을 시키는 방법으로서 현장을 오가는 동안 기획부동산의 개발계획이나 각종보장으로 현혹시키고 결국 투자자를 계약하게 한다. 신뢰를 주기 위해 현장을 답사시키지만 실제 지적도상의 번지와 부동산 위치를 다르게 가르쳐 주는 경우가 많고, 연고를 알 수 없는 분묘가 존재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일곱째, 6개월 이내에 사업장 문을 닫는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약 60%정도 판매를 하고나면 귀찮은 고객을 피하기 위해 반드시 사업장을 폐쇄한다. 이때 회사는 없어져도 담당자는 고객과 밀접한 관계를 빌미로 투자자와 계속 관계를 유지한다. 이와같이 기획부동산들은 철저한 시나리오와 가공의 개발호재를 만들어 투자자를 완벽하게 속이는 대담성이 있다. 예를 들면, 1994년 아산신도시 개발사업을 매개로 농지를 구입한 사람이라든지, 올 초에 김포 신도시 임야에 투자하여 신도시 개발 규모 축소로 땅값의 급락을 맛본 경우라든지, 올해 4월 충남 도청이전설로 한동안 들끓었던 홍성지역의 기획부동산의 횡포나, 7월 해남 산이면 J프로젝트 계발계획을 근거로 잡종지를 5배나 비싸게 매입한 경우나, 기업 및 공공기관 이전을 둘러쌓고 흘러나온 원주신도시 개발사업등이 기획부동산들의 좋은 호재꺼리인 것이다. 그렇다면 기획부동산에 속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우선 텔러마케터와 같은 비정상적인 투자 권유는 아예 무시하여야 한다. 또한 친척의 투자 권유도 사실 확인없이 받아들여 투자 하였을 경우 낭패를 당할 경우가 있으니 주의하여야 한다. 특급비밀이라는 정보는 허황된 정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토지와 같은 비환금성 종목에 투자하여 대박을 꿈꾸는 마음부터 고쳐야 한다. 토지투자는 10년을 보고하는 투자다. 확실한 개발 호재나 확정된 개발 사업의 진척도를 봐가며 투자해도 늦지 않다. 그리고 본인이 직접 발급받은 토지문서나 등기부등본을 기초로 해당 시,군,구청 담당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방법도 꼭 지켜야 하는 순서중의 하나이다. 초보자들은 해당 부동산의 실질적 가치가 있는지를 알기가 힘들다. 토지가 2만원이면 어떻고 20만원이면 어떤가? 아파트와 다르게 환금성이 없는 토지라면 활용도를 반드시 찾아 등급을 매겨야 할 것이다. 누구도 자신을 보호해 주지 않는다. 투자자 자신들의 신중한 자세와 전문가에게 물어보는 지혜가 돋보일 때 기획부동산으로부터 보호받는 길인 것이다. 기힉부동산은 절대 우리의 편이 아니다. 기획부동산은 우리에게 진퇴양난의 마음만 남겨줄 뿐이다.
2004.11.04 I 양은열 기자
  • (전문)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사보인터뷰
  • [edaily 조진형기자] ◇취임 1주년을 맞은 소회를 말씀해 주십시오. - 연초에 사보 기자들과 동숭동 현대엘리베이터 사옥에서 인터뷰한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일년이 되다니 오래된 일 같은데 정말 시간이 빠르게 지났네요. 작년 11월에 정몽헌 회장이 갑자기 돌아가시고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경영일선에 나섰을 때는 막막함과 절박함 뿐이었습니다. 남들은 평생에 한번도 겪기 힘든 일을 짧은 시간에 다 겪었거든요. 하지만 현대그룹 전 임직원들이 일심동체 되어 열심히 일해주고 뛰어주신 덕분에 오늘 이 자리를 다시 갖게 된 것 같아 감회가 새롭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이 자리를 빌어 현대그룹 전 임직원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말을 꼭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경영활동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무엇입니까? - 최근 몇해 동안 어려운 일들을 겪으면서 실추되었던 현대그룹의 용기와 자부심을 다시 일깨우는 일에 가장 큰 중점을 두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경영권 안정화를 이뤄냈고, 그 바탕위에 현대그룹 임직원들은 단합하고 결속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해낸 일 중에 가장 보람을 느끼고 있는 점입니다. 이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현대그룹 신입사원 수련대회도 부활시키고, 전 계열사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0년 현대그룹 중장기 미래비전’을 발표하는 자리도 가졌습니다.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국내외 직원들에게 인터넷을 통해 그룹의 비전을 공유하도록 한게 다소 아쉬운 점입니다. 앞으로 수익위주의 내실경영을 통해 그룹의 규모와 위상을 재계 10위권내로 진입시키면 8천여명의 전 임직원들을 한 자리에 모아 현대그룹의 새로운 핵심가치와 비전을 제시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현대그룹 전 임직원들이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현대 특유의 용기와 자부심의 불꽃을 피우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데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 8월 현대그룹 비전 선포식에서 현대그룹의 용기와 자부심을 강조하셨습니다. 현대그룹의 용기와 자부심과 현대그룹 경영이념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현대그룹은 지난 60년 동안 대한민국 경제발전사와 그 성장을 같이해온 대한민국 대표기업입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현대그룹의 창업주이신 정주영 명예회장과 그 뜻을 이어받은 정몽헌 회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창업정신으로 기업을 일구어 오셨습니다. 남들이 모두 불가능하다고 주저했을 때 항상 멀리보고 크게 생각하면서 누구보다도 먼저 중동 건설시장에 진출했고, 거북선이 그려져 있는 500원짜리 지폐 한 장과 미포만 지도만 달랑 들고 그리스 선주사와 영국의 투자자를 설득시켜 배들 만들기 시작한 일화는 매우 유명하지요. 뿐만 아니라 분단 반세기만에 소떼몰이 방북을 통해 남북화해와 협력의 경제협력을 활성화 시킨 것도 현대그룹만이 할 수 있었던 큰 업적들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희 현대그룹은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 내는 저력있는 기업입니다. 현대그룹의 창조적 예지, 적극의지, 강인한 추진력이라는 무형의 정신적 가치기준을 바탕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창조적 대안을 만들어 유형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야말로 현대그룹 특유의 진정한 용기이며 자부심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60년간 쌓아온 현대그룹의 용기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꿈과 희망을 향한 도전과 창조적 예지로 풍요로운 내일을 창조한다"라는 경영이념을 제시한 것입니다. 현대그룹의 꿈과 희망은 지난 60년 동안 이어온 한국경제발전사를 이끌어온 현대그룹의 용기와 자부심을 계승 발전시켜 지속적인 이윤창출을 실현시키면서 온 국민이 다 함께 잘 사는 풍요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현대그룹의 경영비전은? - 올해의 경영실적은 전 계열사가 매우 양호한 편입니다. 해운경기 호조에 따라 현대상선은 올 상반기에 창사이래 최대규모인 2,600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시켰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택배는 각각 215억원, 5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여주었습니다. 현대아산의 경우 남북경협사업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아직까지 재정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이지만, 금강산 육로관광으로 관광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개성사업(개성공단사업, 개성관광 등)도 단계적으로 구체화되고 있어 점차적으로 사업의 수익성을 갖춰 나가고 있습니다. 또 현대증권의 경우는 일임형랩 등 자산관리 상품 개발로, 현대경제연구원의 다양한 경영컨설팅 등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잘 될 때 위기의식을 갖고 미래를 대비해야 합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경쟁력을 강화시키고, 미래의 성장동력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 육성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현대는 2005년부터 2010년까는 총 6조7000억원을 신성장사업 육성에 투자하고, 2010년에는 매출액을 20조로 확대해 재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는 경영비전을 정하고 현대그룹이21세기형 첨단제조 및 서비스기업으로 세계정상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그룹의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 과정을 겪으면서 언론에서 회장님을 여장부라 표현했다. 개인적으로 무척 힘드셨을텐데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 저도 제 자신에게 속배짱이 있다는 것을 지난해에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원래 성격이 느긋한 편이라 위급한 상황이 생겨도 침착하다는 얘기를 듣는 편이지요. 특히 지난해에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순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아직도 중요 사안에 대해 최종결정을 내릴 때가 가장 어렵습니다. 그럴때마다 제가 정몽헌 회장의 빈자리를 제대로 메꾸고 있는지 깊게 생각하게 됩니다. ◇회장님 취임후 각사별로 기업문화가 활성화 되고 있습니다. 회장님께서 연초에 사보인터뷰때 말씀하신 대로 신바람나는 일터를 만들어 가려고 각사가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룹의 기업문화 활성화에 대한 회장님의 견해는? - 현대그룹은 각사의 독립경영과 책임경영 체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그룹의 정신적 가치기준과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각 계열사 임직원들이 함께 모여 어울리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 신바람나는 일터를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형식적인 모임이 아니라 축구, 농구, 볼링 등 공통의 관심사가 있는 각 계열사의 동아리 연합모임을 만들어 그룹의 기업문화를 활성화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또 그룹내 동아리 커뮤니티를 온라인상에 만들어 각 계열사 임직원들이 on-off 상에서 쉽게 자주 만나 단합하고, 서로의 정보교환을 나누는 장을 육성해 나가는 것을 그룹차원에서 적극 독려해 나갈 것입니다. 각사별 경영상황이 좀더 좋아지면 그룹차원의 체육대회도 부활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향후 현대그룹 경영권 문제는 어려움이 없나요? - 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우호지분을 충분히 확보 했고, 주력사인 현대상선(011200)의 지분도 우호세력에게 매각했기 때문에 지분구조상 경영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가 여전히 KCC이고, 현대撰굼?경우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져 M&A의 가능성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모든 경영진들은 임직원 모두가 경영 외적인 일에 휘말리지 않도록 경영권 안정화에 만전의 준비를 해 놓고 있는 만큼 임직원들은 안심하시고 기업활동에 전념하시면 됩니다.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은? - 정주영 명예회장님과 정몽헌 회장을 가장 존경합니다. 일부에서는 명예회장님을 저돌적이라고 표현하지만 명예회장님께서는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철저하게 분석하고, 고민하셨습니다. 일단 결정하신 사항에 대해서는 강하게 추진해 나가셨지요.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는 달리 명예회장님께서는 모든 일을 추진하실 때 철두철미하게 준비하셨습니다. 또 저의 남편인 정몽헌 회장은 실무진들의 권한과 책임을 최대한 존중해 주는 합리적인 경영인이셨습니다. 최고경영자로서 중대사항을 결정하다 보면 가끔 전문경영인들과 의견이 틀릴 때가 있습니다. 그럴때 정몽헌회장은 밀어부치기식의 권위적인 지시 보다는, 전문경영인들이 충분히 납득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합리적인 절차를 이끌어 내셨다는 이야기를 주변분들에게 많이 들었습니다. 정주영 명예회장님의 철두철미한 분석력, 창조적인 아이디어, 강인한 추진력과 정몽헌 회장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경영스타일이 잘 어울어 지면 훌륭한 기업인으로서의 자질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대그룹의 인재상은? - 올 8월 현대그룹 신입사원수련대회때 눈빛이 초롱초롱 빛났던 신입사원들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신입사원들의 젊은과 투지가 담긴 눈빛을 보면서 저는 현대그룹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느꼈답니다. 현대그룹을 이끌어갈 인재라면 창조적 정신과 강인한 추진력을 지녔으면 합니다.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현실에 잘 적용시켜 실천해 나가는 뛰어난 인재를 의미하지요. 또 도덕성과 올바른 가치관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은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사회, 국가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훌륭한 기업시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취임 1주년을 맞아 현대그룹 임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열심히 생활하며 절실히 원하거나 기도하는 일이 있으면 반드시 그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임직원들께서도 일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항상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적극적으로 행동해 여러분들의 뜻을 펼쳐 나가시길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가정의 건강과 사랑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현대그룹 신입사원 수련대회때 신입사원들과 어울려 산행과 배구도 하시고, 여흥시간에는 노래와 춤까지 보여주셨는데 평소 건강관리와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어떤게 있으신가요? - 친구 혹은 자녀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저녁에 학교 운동장 같은 곳을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요즘엔 업무로 인해 많은 분들과 저녁약속을 하다보니 걸을 기회가 점점 없어지고 있어 아쉽습니다. 최근엔 아이들이 몸관리도 하라고 난리입니다. 특별히 건강관리를 하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 좀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골프를 권하고 있는데 아직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하루 일과를 어떻게 보내시나요? - 8시 30분쯤 출근해 신문스크랩을 보면서 사회적 이슈를 체크하고, 9시부터 오전까지는 사장단회의, 영업본부장회의, 재무본부장 중역회의 등을 주재합니다. 오후엔 주로 외부 손님들을 만나고 저녁 6-7시 사이에 퇴근합니다. ◇세계경영연구원에서 공부하고 계시다는 신문기사를 봤습니다. 어떤 공부를 하고 계신지요? - 세계경영연구원에서는 GE의 강석진회장, 국제변호사 출신인 전성철 이사장 등이 주요 강사진이기 때문에 경영이론 보다는 기업 경영에 대한 다양한 실무 경험에 대한 강의를 주로 듣고 있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읽으신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 최근에는 책이 손에 잡히질 않아서 머리를 식힐 겸 집에 있는 시집을 읽습니다. 조만간 시간을 내서 덴브라운의 ‘다빈치코드’와 법정스님의 ‘혼자사는 즐거움’ 을 읽을 생각입니다. ◇정몽헌 회장님을 어떻게 만나셨나요? - 저의 부친께서 현대상선 사장으로 계실 때 배 명명식을 위해 울산 현대중공업에 따라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정주영 명예회장님을 만났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때 명예회장께서 저를 먼저 선 보신거라고 하시더군요. 저와 정몽헌 회장의 중매자가 바로 정주영 명예회장님이십니다. ◇좌우명은? - 늘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자”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게 마련이고, 또 그러한 실수를 통해 하나씩 더 배워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는 그 순간에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의 과정이 중요한 것입니다. ◇종교는 있으신가요? 없으시다면 어디서 정신적인 도움을 받으시나요? - 종교는 없는데 오히려 좋은 점이 더 많습니다. 종교에 대한 선입견 없이 교회, 절, 성당 등을 찾을때가 있는데 언제 어디에서든 마음의 평안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종교는 없지만 저를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셔서 늘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자녀들의 교육관은? - 남을 배려하고 어려운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작은 봉사라도 직접 실천하는 자세를 갖으라고 당부하고 있다. ◇취미는? - 그림·영화(유럽영화) 감상, 사진찍기, 스포츠댄스, 기체조 등 입니다. ◇문화생활을 하시나요? 주로 누구랑 같이 가시나요? - 그동안 너무 바뻐서 문화생활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다 최근에 공연을 몇편 봤습니다. 터어키 밸리댄싱, 영화 ‘연인’과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를 재밌게 봤습니다. 정몽헌 회장이 영화를 좋아해서 부부동반으로 영사모란 모임을 갖고 있었어요. 회장님이 돌아간신후 혼자서 참여하기 힘들었는데 최근엔 기회가 되면 자연스럽게 같이 영화를 보러갑니다. ◇제일 아끼는 소장품은? - 종교는 없지만 외할아버지께서 주신 불상을 침대 옆에 두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소장해서 그런지 그 불상이 저를 지켜 주는 것 같아 위안이 될때가 많습니다. ◇제일 잘 만드는 요리는? - 스파게티, 샤브샤브, 치즈퐁듀를 잘 만들어요. 정몽헌 회장이 살아생전에 한식만 좋아하셔서 이런 요리를 할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애창곡은? - wax의 ‘여정’,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 전윤아의 ‘너를 사랑하고도’, 윤도현의 ‘사랑II’. 집에서 아이들이 음악을 많이 틀어놓으니까 자연스럽게 배운 노래입니다. 최신곡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젊은 감각의 노래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주량은? - 와인 1잔 정도 ◇여성 지도자 중에 존경하는 분은? - 남편을 갑자기 잃고 사업을 이어받아 기업을 훌륭하게 발전시켜 나가고 계신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세계적인 권위지인 위싱턴포스트지의 고 캐서린그레이엄 여사, 애경의 장영신 회장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당당한 여성CEO로 서기까지 그분들의 삶을 통해 배울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글로벌경영포럼에서 대한전선의 양귀애 회장을 만나서 친해졌는데 배울점이 많은 좋은 분이십니다. ◇현대그룹은 사업구조상 남성적이고 보수적이란 이미지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여성회장님으로서 여직원들에게 당부해 주고 싶은 말은? - 예전엔 여직원들이 시집가기 전에 직장생활을 한다고 생각을 스스로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젠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여성들도 확고한 직업의식을 갖고 열심히 일하면 일에서 성공할 수 있고, CEO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으로 봐도 여성 국회의원도 많아지고, 능력있는 여성들의 사회진출도 다양하게 이루어져 여성들의 역할이 다양한 방면에서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현대그룹도 여성회장이 나왔으니까 앞으로 많이 변할 겁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2004.10.29 I 조진형 기자
  • (전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국회 연설문
  • [edaily 공희정기자] 다음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국회 대표연설 전문이다. 이제 정쟁을 끝내고 민생을 살려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과 의원 여러분,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저는 지금 백척간두에 선 위태로운 이 나라를 생각하며 단상에 올랐습니다. 실업자들의 피맺힌 절규와, 자영업자, 중소기업인, 농어민들의 절망의 한숨소리를 들으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지난 7월 대표연설에서 정부여당의 국정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또 여야가 함께 노력해서 국론을 통합하고 국가발전에 나서자고 건의도 했습니다. 그러나 몇 개월이 지난 지금, 그때 지적한 것이 하나도 고쳐지지 않고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오늘 또 다시 정부의 국정운영에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한다는 것이 저로서는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비록 듣기 불편하시더라도 나라가 위태롭고, 국민이 그만큼 고통스럽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평범한 우리 국민들의 삶을 민생이라고 합니다. 바로 그 민생이 지금 무너지고 있습니다. 민생이 무너지는 것은 나라의 기둥이 무너지는 것과 같습니다. 민생파탄으로 분노하는 민심은 폭발 직전입니다. 이 절망의 상황이 너무나 위태롭지 않습니까? 돌이켜 보면 어렵던 지난 시절에도 꿈은 있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열심히 살면 좋은 날이 꼭 올 거라는 그런 꿈이 있었습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국민들이 흘린 땀이 모여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소중한 대한민국이 꿈이 없는 나라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희망이 없다” 국민의 70%가 이런 절망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국민의 희망을 빼앗아 가버린 것입니까? 우리는 그것을 찾아내서 국민을 고통 속에서 구해내야 합니다. 국민의 마음에 희망의 불씨를 되살려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문제해결의 출발점은 국정의 우선순위부터 바로잡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수도이전, 국가보안법 폐지, 과거사, 신문법, 사립학교법 등 때문에 민생경제를 살리는 정치 본연의 역할이 실종되고 있습니다. 국민이 이렇게 힘들어 하는데, 먹고사는 문제와 아무 상관도 없는 수도이전이나 4대 법안이 어떻게 국정의 우선순위가 될 수 있으며, 분열과 후퇴를 가져오는 법안이 어떻게 개혁입법이라는 말입니까? 개혁이 무엇입니까? 역사의 진보를 가져오는 것이 개혁입니다. 발전과 통합을 가져오는 것이 개혁입니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21세기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개혁입니다. 국민의 안보불안, 체제불안을 해소하고 법치를 확립해서 국민을 편하게 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것이 바로 개혁입니다. 우리는 지난 1년 반동안 현 정부의 소위 ‘개혁’ 정책을 체험했습니다. 그 체험은 한마디로 고통스러웠습니다. 개혁이 아니었습니다. 국민들은 두 편으로 갈렸고, 극렬한 편 가르기의 폭풍우 속에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쓰라린 증오의 상처밖에 없습니다. 나라가 가야 할 길이 있는데 정권이 그 길을 외면할 때, 야당에게는 이를 바로잡아야 할 분명한 책임이 있습니다. 이 정권이 민생을 외면한 채 고집스럽게 매달리고 있는 이런 문제들에 대하여, 한나라당은 나라가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비장한 각오로 대응할 것입니다. 정부 여당이 가야 할 길을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먼저 정부 여당은 수도이전특별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하고, 더 이상의 논쟁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곧 헌법을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이는 헌법에 대한 도전이자, 체제에 대한 부정입니다. 누구보다 헌법을 존중해야 할 대통령이 “헌재 결정으로 국회의 헌법상 권능이 손상되었다, 앞으로 국회의 입법권이 헌재에 의해 무력화되는 일이 반복된다면 헌정질서의 혼란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고 하신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대통령께 묻겠습니다. 국회의 헌법상 권능을 그토록 존중한다면, 지난 3월 국회의 대통령 탄핵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계신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 5월 헌법재판소가 탄핵 기각 결정을 내렸을 때, 공정한 재판이라고 칭송하신 것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이제 와서 수도이전 위헌결정에 대해서 비난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헌법에 대해 도발하고, 체제를 부정한다면 나라는 근본부터 흔들리고 말 것입니다. 수도이전 문제로 인한 혼란은 한나라당에도 책임이 있지만, 더 큰 책임은 정략적으로 수도이전을 무모하게 밀어붙인 대통령과 현 정권에게 있습니다. 야당과 언론이 국민공감대 형성과 타당성 검토 후에 추진할 것을 그렇게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이전을 강행해서 엄청난 예산낭비와 공무원 동원 등 국가자원을 낭비하면서 국론분열을 야기하고, 국력을 소비했습니다. 이번 일은 국민 모두가 피해자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을 국민 앞에 다짐해야 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국회에 &65378;국가균형발전과 지방살리기 특별위원회&65379;를 만들어 원점에서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위한 구체적인 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번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을 계기로 정부 여당은 지난 1년 반의 국정운영에 대해 반성해야 합니다. 현 정권의 이념과잉, 정치과잉은 지난 1년 반 동안 실패했습니다. 국가를 발전시키지도 못했고, 경제를 살리지도 못했고, 국론을 모으지도 못했습니다.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잘못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잘못을 확인했을 때는 고칠 줄 알아야 합니다. 계속 잘못을 반복해서 완전한 파탄으로 갈 것인가, 잘못을 인정하고 나라를 살리는 길로 갈 것인가,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현 정권이 옳은 길로 갈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올바른 결단을 내리면 국민은 비난보다 박수를 보낼 것입니다. 역사의 평가도 클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현 정권이 추진하려는 국가보안법 폐지, 과거사법, 신문법, 사립학교법 등 4대 법안은 국민을 편가르기하고 국론분열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이 법들이 도대체 민생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입니까? 상관이 없을 뿐더러 이런 식으로 대한민국의 체제까지 무너뜨리면 민생을 살리는 일은 더욱 불가능합니다. 여당의 주장대로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거리 거리에 인공기가 날려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주체사상을 가르쳐도 막을 수가 없습니다. 북한의 돈을 받고 친북활동을 해도 죄가 되지 않습니다. 목숨을 바쳐 지켜온 이 나라인데, 지금도 60만 국군이 피와 땀으로 지키고 있는 이 강토인데, 어떻게 이런 일들을 용납할 수 있겠습니까? 이 정권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강행한다면, 우리 한나라당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투쟁할 것입니다. 저는 당의 대표로서 그 결연한 투쟁의 선봉에 서 있을 것입니다. 여당이 제출한 신문법, 사립학교법, 과거사법도 국민을 분열시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진정한 언론개혁은 표현의 자유가 신장되고 국민의 알 권리가 보호받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여당 안은 공정거래법까지 무시하면서 일부 신문에 대해서만 핍박을 가하겠다는 것입니다. 신문을 저주하고 탄압한다고 해서 국민들이 권력의 지시를 따르겠습니까? 사립학교 일부의 문제를 마치 전체의 문제인 양 과장하면서, 학교를 이념교육의 장으로 몰아가려는 사립학교법도 철회되어야 합니다. 사립학교의 운영은 건학이념에 충실하도록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어야 합니다. 사립학교에 부조리가 있다면 그것을 방지하는 제도적 보완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러나 여당이 지금 제안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편향적이고 위험한 요소가 많아서 찬성할 수 없습니다. 과거사 문제 역시 정치적인 목적으로 재단해서는 안됩니다.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 의해서 공정하게 조사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후세에 엄청난 책임과 혹독한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서민들이 죽어가고 있는 마당에 민생을 살리고 국가경쟁력을 살리는 것보다 더 급하고 중요한 일이 어디에 있습니까? 이제 국민을 분열시키고, 경제를 살리는 데 역행하는 모든 일들은 다 중단해야 합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듯한 모든 정책과 법안은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이 정권에게 분열과 갈등의 4대 법안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그 후에 국민대화합으로 민생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여와 야, 노와 사가 한 자리에 모여 서로 양보할 것을 양보하고, 국민대화합과 국가경쟁력을 위해 전 국민이 참여하여 국민적 에너지를 모으는 ‘국민대협약’ 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지금 여야가 함께 이런 것을 논의해야 합니다. 국론을 분열시키는 모든 행위를 일체 중단하고, 정치권은 국민의 세금부담과 기업규제를 파격적으로 줄이는데 힘을 모으고, 노조는 파업을 중단하고, 기업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최대한 힘써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기업가정신과 근로정신에 불을 붙여야 합니다. 누가 강요해서가 아니라 무너져 내리는 국민을 살리고 이 나라를 살리기 위해 모두 자발적으로 힘을 모아야 합니다. 경제가 무너지고 나라가 잘못된 후에 누구를 탓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제는 선택을 해야 할 때입니다. 그 모든 것이 대통령과 여당이 선택하기에 달려 있습니다. 올바른 선택을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얼마 전 세계경제포럼은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지난 1년만에 18위에서 29위로 추락했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세계 경쟁국들은 뛰어가고 있는데 우리는 기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성장잠재력은 그 추락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1980년대까지 7~8%였던 잠재성장률이 1990년대 이후 5년마다 1%포인트씩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 수가 없습니다. 이대로 가면 민생파탄을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성장이 없고 일자리가 없고 소득이 없는데, 분배와 복지를 위해 쓸 돈을 어디서 마련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처럼 정부가 매년 적자를 감수하고 빚을 내어 돈을 써본들, 그런 방법으로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겠습니까? ‘잃어버린 10년’은 일본이 아니라 우리의 아픈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저와 한나라당은 경제와 교육과 안보 -- 이 세 가지에 국정의 최우선순위를 두고 근본적이고 실용적인 國家改造에 나설 것입니다. 경제와 교육과 안보는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안보와 교육이 살아야 경제가 살고, 경제가 살아야 안보와 교육이 삽니다. 그리고 그 최종의 목표는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 일은 정파와 이념, 그리고 정권의 임기를 떠나 ‘위대한 대한민국 재건을 위한 국가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 高성장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무엇보다 우리 경제를 고성장의 길로 방향전환 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경제는 구조적인 문제를 넘어 심리적인 좌절로까지 악화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합니다. 우리 경제가 우울증과 무기력증을 앓고 있다는 정부당국자의 지적처럼, 기업들은 현금을 쌓아두고도 투자하지 않고, 자본과 설비는 해외로 도망가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경제자유를 확대하는 길뿐입니다. 지금처럼 이대로 가면 모두가 가난해 지는 날만이 우리를 기다리게 될 것입니다. &65378;작은 정부, 큰 시장&65379;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길입니다. 모든 정책의 초점이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 취직걱정 없는 나라를 만드는 데 맞춰져야 합니다. 외형의 성장이 아니라 내실의 성장을 위해, 핵심기술, 핵심제품, 핵심기업을 최대한 길러내야 합니다. 그래야만 국민 모두가 절실히 원하는 ‘성장과 분배의 善순환’ 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복지와 분배를 경시하고 노동의 기본권을 억압하자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고 고성장을 달성하여 국민에게 일자리와 소득을 최대한 만들어 드리는 것이야말로 경제적 약자를 돕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국민을 먹여 살릴 경제의 초석은 역시 기업입니다. 우리나라의 몇몇 기업은 정말 대단한 일을 해왔습니다. 세계 일등의 기술과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이 제 위치를 잘 지켜나가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기업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잘하고 있는 기업들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됩니다. 출자총액과 같은 규제를 그냥 두고 규제완화란 목청만 높이니 누가 믿겠습니까? 기업규제, 수도권규제, 서비스규제 등 모든 규제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야 합니다. 정부조직을 과감하게 줄여야 불합리한 규제가 줄어듭니다. 방만한 정부행정조직을 수술하여 규제를 줄이는 것이 정부혁신의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책임도 없이 정책혼선만 야기하는 각종 위원회를 대폭 없애야 합니다. 그리고 도탄에 빠진 국민들의 생계를 도와주고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과감하게 세금을 낮춰야 합니다.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인하해야 합니다. 택시, 장애인용 LPG 특소세와 가정용 프로판가스의 특소세를 없애야 합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소득세, 법인세와 이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3년간 면제해야 합니다. 소득세, 법인세도 추가적으로, 단계적으로 더 낮춰야 합니다. 부동산정책도 당연히 재검토해야 합니다. 보유세를 강화하면 거래세는 낮춰야 합니다. 시장의 정상적인 거래마저 없애버린 부동산정책은 더 이상 정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국가의 재정도 일대 수술이 불가피합니다. 이번 결산심사와 국정감사를 통하여 우리는 정부와 산하기관, 그리고 공기업들의 극에 달한 도덕적 해이와 엄청난 예산낭비를 확인했습니다. 국민 혈세를 철저히 감시하고 국민의 예산주권을 회복하기 위한 국가재정제도의 일대 혁신이 있어야 합니다. 조세법률주의, 지출법률주의, 통합예산,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국회주도의 독립된 감사 등의 원칙을 확립하여 행정부의 예산편성과 집행을 철저히 감시해야 합니다. 저희 한나라당은 선진국 수준으로 국회의 재정통제를 강화하기 위하여 ‘국가건전재정법’을 제출할 것입니다. 이 법으로 불요불급한 예산낭비, 정부와 산하단체의 도덕적 해이를 철저히 통제하여 국민의 세부담을 줄이겠습니다. 그리고 국민의 예산주권을 되찾기 위해서 국회의 예결특위를 상임위원회로 만드는 일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내년 예산만 보더라도 정부는 6조 8천억원의 적자국채를 계획하고 있는데, 적자국채를 발행하고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7년째 통하지 않는 정책입니다. 정부 여당이 생각하는 한국판 뉴딜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름만 바꿔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것은 마약과 같이 일시적 효과만 있고 국가재정을 멍들게 합니다. 2005년 예산은 ‘작은 정부, 경제 살리기, 그리고 국민부담 감소’에 우선순위를 두고 국회가 철저히 심의해야 합니다. 중기재정계획도 이 원칙에 맞추어 다시 작성할 것을 정부에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중소기업의 대량도산사태를 막는 것이 매우 절박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국내 중소기업은 수도 없이 문을 닫고 있는데, 금년 8월까지 약 8조원의 기업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갔습니다. 산업공동화방지법을 제정해서 중소기업들의 해외도피를 막기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유망한 중소기업들이 극심한 내수부진 때문에 도산하지 않도록 중소기업 금융을 강화해야 합니다. 국내 부품과 소재산업이 경쟁력을 가져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가능합니다. 핵심부품과 소재산업에서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살아날 수 있도록 정부는 부품소재산업정책을 대폭 강화해야 합니다. 저희 한나라당은 우리 경제가 ‘연기금 사회주의’로 나아가는 현상을 심각한 문제로 봅니다. 정부는 국민재산인 연기금이나 산업은행의 공적 자금을 주식과 부동산투자에 동원하려 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면서 정작 국가 자신은 공공자금으로 금융과 기업을 지배하려 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거대한 국가독점을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입니다. 지금 민생경제에 큰 짐이 되고 있는 신용불량자와 가계부채의 문제는 일거에 해결하기 힘든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정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금융시장에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금융기관에 대한 유인시책을 써야 합니다. 카드대란과 같은 불행한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카드대란에 대한 국정조사’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금 저소득층의 생계유지가 너무나 힘든 상황입니다. 실업과 빚, 그리고 가족해체 때문에 파탄상태에 이른 한계가정과 소년소녀가장의 생계를 도울 수 있는 복지예산을 확보하겠습니다. 정확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기초생활보호대상자를 확대하고 차상위 계층에 대해서도 정부가 지원을 해야 합니다. 요금체납 때문에 겨울철에 전기, 수도가 끊기는 가구에 대해서는 정부가 해당공기업과 협의해서 한시적인 지원시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청년실업 해소를 위하여 기업에게 세금감면과 장려금 지급 등의 방법으로 기업에게 고용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합니다. 시장개방을 앞두고 시름만 깊어가는 농어촌을 위해 정부는 직불제 확대, 농어촌의 복지&8231;의료&8231;교육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그리고 국민연금을 용돈제도로 만들지 않겠다던 대통령의 공약이 거짓으로 드러난 이상, 국민이 믿을 수 있는 국민연금법 개정에 나서야 합니다.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으로 나누어 모든 국민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1인 1연금 제도를 도입해서 연금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습니다. 국민연금을 납부해온 신용불량자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장기저리 대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반환일시금 제도’ 를 개선함으로써 신용불량자 문제를 해결하고 이 분들이 재기의 희망을 갖도록 만들겠습니다. 그러나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 이런 정책들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현 정권의 국정철학입니다. 그것이 바뀌지 않으면 경제는 결코 살아나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외국 언론에서도 지적했듯이, 현 정권이 4대 입법과 같은 좌파적인 노선을 철회하지 않는 한 경제회복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지적에 대해 반성보다는 신경질적인 반응만 보인다면 국제사회에서 점점 더 고립되기만 할 것입니다. ▲ 교실붕괴를 막고 공교육을 살려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날 우리 교육은 (1)하향평준화 (2) 정치와 이념의 과잉, 그리고 (3) 교육자율을 가로 막는 관치교육이라는 세 가지 중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해결하지 않고는 교육의 미래도, 국가발전의 미래도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하향평준화’를 ‘상향평준화’로 바꾸어야 합니다. 잘하려는 학교와 대학을 끌어 내릴 것이 아니라 마음껏 잘 하도록 자유와 자율을 대폭 허용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선 대학의 학생선발권과 대학운영권을 대폭 자율화해야 합니다. 또한 자립형 사립학교와 자립형 공립학교도 대대적으로 허용하여야 합니다. 이와 동시에 낙후된 교육부문을 위하여 ‘교육안전망’을 구축해야합니다. 낙후 부문에 대한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투자가 시급합니다. 저소득, 저학력 학생들을 지금처럼 방치해서는 학력의 세습과 빈곤의 악순환을 막을 수 없습니다. 교육에서 ‘정치과잉과 이념의 거품’을 걷어내야 합니다. 지난 역사교과서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교육의 장이 편향된 이념과 역사관을 심어주는 데 이용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교육문제를 빈부대결로, 역사문제를 외세와의 대결로 몰아가는 편향적 시각은 반드시 고쳐야 합니다. 교원단체와 교원에 대한 정치적 중립의 의무를 더욱 엄격히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교육정책은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데 정책의 중심을 두어야 합니다. ‘학생중심의 교육’을 목표로 하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입시를 위한 ‘학생들 간의 경쟁’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학교들 간의 경쟁’과 ‘교사들 간의 경쟁’이 일어나야 합니다. 학생을 잘 가르치기 위한 교육경쟁이 일어나게 하려면 정부가 교육현장을 획일적으로 통제하고 규제하는 ‘관치교육’부터 철폐하여야 합니다. 관치교육 때문에 현장에서 학생중심의 교육을 위한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혁신과 변화가 일어날 수 없습니다. 관치교육 하에서는 학교간, 교사간 교육경쟁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해결할 문제가 산적한데 교육부와 학교는 변화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입시제도만 수시로 바꾸어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2005년도 입시안도 시행해보기 전에 2008년의 입시안을 졸속적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교육현장의 갈등을 조장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고교등급제, 본고사, 기여입학제 등 3不정책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오늘의 교육 고통을 해결할 정책다운 정책을 제시하여야 합니다. 도대체 내신 성적 부풀리기를 그대로 두고 어떻게 대학입시의 정상화가 되겠습니까? 연좌제 같은 고교등급제는 문제이지만 객관적 평가에 의한 학생 개개인의 학력격차까지도 은폐한다면 어떻게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학생선발을 할 수 있겠습니까? 대학에 학생선발권의 자유를 주고 그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토록 하는 방법이외에 어떠한 대안이 있겠습니까? 21세기 교육선진화와 상향평준화를 위하여, 그리고 교육자율의 대폭적 확대와 책무성 강화를 위하여 큰 결단들을 내려야 합니다. ▲ 안보에 대한 국민불안을 해소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희 한나라당은 남북문제가 잘 풀려서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한간에 교류협력이 원활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일입니다. 그것만큼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국민의 생존이 걸린 국가안보가 비상사태입니다. 한반도 평화의 사활이 걸린 북한 핵문제는 한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해결의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이 보유한 생화학무기의 대량살상 위협도 매우 심각합니다. 휴전선에 배치된 북한의 장사정포와 방사포의 군사적 위협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북한의 군사력은 과소평가하고, 우리의 방어능력은 과대평가하면서 자주국방이라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 못지 않게 심각한 문제는 정부의 근거없는 낙관론과 안이한 대응, 그리고 이로 인하여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보불감증입니다. 국가안보는 항상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1%가 아니라 0.1%의 위험도 허용해서는 안됩니다. 지금 국가안보의 최우선 과제는 북한 핵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는 것입니다. 북핵문제를 해결한 후에야 비로소 북한의 연착륙과 평화통일의 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북핵문제가 구조적으로 안정되어 있다”는 대통령의 안이한 생각에 저희 한나라당은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반드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안보불안을 해소하는 데 실질적인 결실을 맺는 회담이 되어야 합니다.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의 안보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튼튼한 한미동맹은 필수조건입니다. 정부는 우리 사회에 더 이상 감상적인 친북반미감정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면서 손상된 한미신뢰관계를 이성적으로 복원하는 새로운 노력을 시작해야 합니다. 미국 대선이 끝나는 대로 한미 양국은 &65378;한미 新안보선언&65379;을 채택해서 양국간 신뢰를 회복하고, 북핵문제 해결과 동북아 안보를 위한 공동보조를 약속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테러에 대비하고, 반테러 국제협력에 동참하는 것도 안보를 위해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무차별적인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재외국민과 해외파병장병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정부 각 기관에 흩어져 있는 테러관련 업무를 통합하면서 테러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북한주민의 인권과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더 적극적인 접근을 해야 합니다. 미국 의회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북한인권법안은 북한주민의 인권개선과 인도적 지원에 그 목표가 있는 것으로서, 우리 국회가 먼저 했어야 할 일입니다. 저희 한나라당은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북한주민의 인권 신장과 탈북자 문제 해결을 위하여 최선을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정치권은 국민 여러분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습니다. 그리고 저희 한나라당은 국민 여러분께 많은 사과를 하고, 용서를 빌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사과하는 정치, 잘못된 정치를 하지 않겠습니다.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서 비바람 속에서도 피어나는 들꽃처럼,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를 꽃피워 주십시오. 숱한 고난 속에서도 가정을 지켜내는 우리의 아버지&8228;어머니처럼, 소중한 시장경제를 지켜주십시오. 그래서 건강하고 풍요로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어우러진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우리의 아이들에게 넘겨주십시오. 저와 한나라당이 언제나 맨 앞에서 두려움 없이 서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일터로 향하는 국민 여러분의 발걸음에 역동과 활력이 넘치는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만 마치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4.10.27 I 공희정 기자
  • LG화재 "업계 공식 3위" 선언
  • [edaily 김수연기자] 손해보험 시장점유율에서 동부화재(005830)와 엎치락 뒤치락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LG화재(002550)의 구자준 사장이 공식적으로 "3위에 올라섰다"고 선언하고 나서 화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구 사장은 지난 22일 200여명의 임직원과 경기도 수원의 연수원 `인재니움`대강당에서 연 `FY2004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동부화재를 제치고 업계 3위로 올라섰다"고 공식 선언했으며 이어 "손보업계 2위 등극이 꿈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보험사 회계연도 기준 상반기인 9월말 영업실적을 집계한 결과 LG화재는 전년 1조3262억원대비 11.6% 성장한 1조4800억원의 보험매출을 기록했고, 시장점유율도 전년보다 0.5%P 상승한 14.098% 였다. 한편 이전까지 3위 자리를 지켰던 동부화재는 9월말 1조4780억원의 매출을 올려 시장점유율 14.079%로, 그야말로 극히 근소한 차이로 LG화재에 추월당했다. 순위 역전의 조짐이 처음 나타난 것은 6월말. 2004회계연도 1분기인 4월부터 6월까지의 실적 집계 결과 처음 3, 4위 자리가 뒤집혔다. LG화재가 7414억원, 시장점유율 14.3%를 기록했으며 동부화재(005830)가 7256억원에 14.0%로 나타났던 것. 그러나 손해보험 업계에서는 LG화재와 동부화재의 3,4위 다툼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이같은 올 상반기 성과에 따라 LG화재 구 사장은 `질에 기반한 성장`을 외치며 경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을 주문했다. 이밖에도 구 사장은 성과주의 문화의 정착, 경영효율성 제고노력에의 전사적 동참 등을 3위를 넘어 2위로 갈 `마스터 플랜`으로 밝혔다.
2004.10.24 I 김수연 기자
  • 일본 언론들 `배용준 비즈니스`로 대박
  • [조선일보 제공] 지난 10월 7일,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TV 에비사와 가쓰지(海老澤勝二) 회장은 정례회견에서 이례적으로 비장한 선언을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NHK홍백전에 ‘욘사마’를 꼭 모십니다.” ‘욘사마’는 독자들도 잘 알고 있다시피 배용준을 가리키는 일본어의 극존칭어. 바로 이 극존칭어를 NHK 에비사와 회장이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NHK홍백전’에 꼭 모실 거라고 장담을 한 것이다. 이날 에비사와 회장의 발언은 곧바로 모든 매스컴에 속보 형식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다시 스포츠 신문을 비롯한 연예전문지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대서특필했다. -‘NHK홍백전’ 배용준 모시기 총력전 일본에서 ‘NHK홍백전’ 하면 12월 31일 7시에 시작되는, 그 해 일본가요를 총결산하는 일본 가수들의 축제이자 일본 국민의 향연이기도 하다. 전후 한때는 시청률이 65%를 넘어 국민방송 프로그램이란 찬사를 들은 적이 있고, 현재는 45∼50%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래도 타 방송사의 프로보다는 여전히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다. 일본 신인가수들은 발이 부르트도록 전국을 순회하며 목이 쉬게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다. ‘NHK홍백전’에 출전하는 가수들은 세대간, 지역 차이를 초월해 일본 전국에서 인기를 얻어야만 비로소 이 프로에 뽑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 신인가수들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멘트가 꼭 한마디 있다. “NHK홍백전에 출연하는 것이 꿈이에요.” 그렇다. 일본 가수들의 최종적인 꿈은 바로 ‘NHK홍백전’에 출연하는 것이다. 그래서 매년 11월 중순 즈음이면 가수들은 NHK의 출전가수 명단 발표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아니 일본 언론과 국민도 뜨거운 관심을 보인다. 명단이 발표되면 가수들의 희비가 엇갈려 탈락된 가수들이 통한의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현재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계은숙, 김연자, 보아의 꿈도 바로 이 ‘NHK홍백전’이었다. 이들 중 계은숙은 5회 이상 이 프로에 선발(처음 뽑혔을 땐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감격한 나머지 기쁨의 눈물을 펑펑 흘렸다)됐지만 지금은 활동이 뜸한 상태이고, 김연자는 여전히 부지런히 뛰고 있으나 대중적인 인기가 적어 몇 년째 이 프로에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보아는 히트곡, 대중적 인기, 연예상품성에서 확고부동의 자리에 올라, 이제는 NHK 측에서 ‘모셔가야’ 할 정도로 톱스타 중의 톱스타 대우를 받고 있다. 바로 이 같은 국민적 프로그램인 ‘NHK홍백전’에 한국의 배용준을 ‘모시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NHK TV 측은 모든 인맥을 총동원하여 배용준을 초청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여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배용준 측의 반응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예스’도 ‘노’도 아닌 신중 그 자체다. 당연히 NHK 측은 애간장이 탈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현재 NHK는 ‘NHK홍백전’을 연출했던 담당 프로듀서가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5년에 걸쳐 4800만엔 이상의 공금횡령과 진행비 남용 사실이 감사에서 적발돼 공영방송으로서의 이미지가 추락할 대로 추락해 있는 상태다. 때문에 실추된 이미지를 어떡하든 만회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최대 과제를 안고 있다. 공영방송으로서의 추락한 NHK의 나쁜 이미지를, 일본 중년여성들뿐만 아니라 이제는 전국민적 ‘히어로’로 일본열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그래서 일본에서 하나의 ‘사회현상’으로까지 나타나고 있는, 눈처럼 깨끗한 겨울연가 ‘욘사마’의 이미지를 이용해서 잠재우겠다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일본 가정의 TV채널권은 대부분 주부가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주부들이 요 근래 ‘겨울연가’를 방영한 NHK 덕분에 ‘욘사마 병’에 깊게 걸렸다. ‘욘사마’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그 어떤 종교의 교주 못지않게 섬김을 받고 있다. ‘욘사마’ 때문에 여성으로서의 ‘제2의 성’을 살아가고 있다고 당당히 주장하고 있는 중년 여성들도 부지기수다. 그래서 일본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 ‘욘사마’ 열풍을 놓고 ‘욘사마 신드롬’ ‘욘사마 사회현상’ ‘욘사마 종교’ ‘욘사마 교주’ ‘욘사마 병’ ‘겨울연가 병’이라고 정의를 내린 적도 있다. 때문에 NHK에서는 바로 이 ‘욘사마 병’에 걸린 여성들을 NHK 1번 채널에 고정시켜야만 놓은 시청률을 올릴 수가 있다. 이렇듯 일본에서 ‘욘사마’로 호칭되는 배용준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애정공세는 우리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그 이상의 상상을 초월한다. 오죽하면 ‘욘사마’가 살고 있는 한국의 냄새와 체취를 맡기 위해 이혼을 불사하겠다는 여성들이 많을까. -‘배용준 취재’ 한국 특파원만 50여명 덕분에 약 15년 가까이 되는 극심한 불황에도 뜻하지 않게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 일본 출판계다. 연예인들의 가십거리를 주로 싣는 여성주간지, 스포츠신문, 잡지 등은 특별히 더 큰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 예로 올해 초, 일본 언론계 중에서도 가장 진보적인 논조를 자랑하고 비교적 양심적인 언론사로 통하는 ‘아사히신문’사 계열의 시사주간지 ‘아에라’가 대변신을 시도했다. 아니 대 변신이라기보다는 타 언론사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욘사마 병’에 걸려 버렸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동안 일본인의 지성과 권위를 자랑하던 시사주간지가 하루아침에 ‘욘사마’ 기사에 목을 매겠는가. 매주 단 한 주도 빠지지 않고, 기자를 서울에 특파, 배용준의 일거수일투족, 그것도 주로 배용준의 주변 취재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사소한 내용마저 대서특필했다. 나중에는 월간조선에 게재됐던 장문의 배용준 인터뷰 기사의 판권을 사들여 사족을 붙이고 분석기사까지 곁들인 다음 노트만한 분량으로 배용준에 대한 미니북을 ‘아에라’ 부록으로 내놓아 대박을 터트렸다. 부록임에도 불구하고 중판에 중판을 거듭, 순식간에 30여만부가 넘는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것이다. 실제 필자의 경우도 일본 현지에서 한국 여성지에 배용준에 대한 기사를 몇 번 썼었는데, 한 꼭지당 100만엔(1000만원)씩 줄 테니 판권을 팔라고 한ㆍ일 관계 에이전시로부터 연락이 온 적이 있었다. 물론 일본출판사의 의도를 너무도 잘 알기에 일언지하에 거절을 했지만 그만큼 배용준에 관한 기사는 내용의 유무에 관계없이 일본에서는 무조건 인기다. 그래서 현재 한국에서 배용준에 대한 취재를 하기 위해 와 있는 일본 기자만도 무려 50여명에 이른다. 이들 기자 혹은 프리랜서들은 배용준의 소속사, 주변인물, 인맥 등을 훑고 다니며 낙수 줍듯 타 언론사들이 놓친 특종(?)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 원고를 쓰는 동안에도 고단샤(講談社) 계열의 일간지 기자가 서울에 왔다고 연락이 왔다. 물론 배용준을 취재하기 위함인데, 직접 인터뷰는 아니더라도 간접취재라도 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이야기였다. 이렇듯 현재 일본 스포츠신문이나 주간지들은 배용준의 기사 게재 여부에 따라서 최소 5만∼10만부 이상의 판매부수 차이가 난다고 한다. 하다 못해 한국 스포츠신문의 기사를 그대로 번역해 싣기만 해도 판매부수가 5만부 이상 올라간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배용준 기사에 목을 안 맬 수가 없다는 것이 일본 주간지 편집장들의 하소연. 일본 잡지계의 ‘사활’이 ‘욘사마’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아무튼 이처럼 뜨거운 ‘욘사마’ 열풍은 앞으로 적어도 2~3년, 길면 5년 이상 롱런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배용준이 또 다른 이미지로 대히트를 칠 수 있는 드라마 혹은 영화가 등장한다면 이 같은 현상은 ‘영원’도 가능하다. 왜냐하면 일본인들의 성향이 ‘한번 팬이면 영원히 팬으로 남는’ 국민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재순 자유기고가
  • "우리는 公娼制를 원한다"
  • [조선일보 제공] 늦은 밤 전화가 걸려왔다. 휴대전화의 액정화면에는 ‘별나라 ☆★ 공주다’라는 문구가 떴다. ‘별나라 공주’라니 대체 누굴까. 전화를 걸어온 이는 “저 김문흰데요” 했다. 다음날 인터뷰하기로 약속돼 있었던 경기도 수원지역 집창촌 단속반대 성매매 여성 대표였다. 그는 격앙된 어조로 “인터뷰를 못하겠다”고 했다. 모 방송사의 성매매 특별법 관련 토론 프로그램 토론자로 내정돼 있었던 성매매 업주 모임 ‘한터’ 사무국장이 여성부측의 반발로 토론에 참여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언론은 다 똑같다. 결국 정부 편만 들고 우리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으려는 것”이라며 흥분했다. 그를 진정시켜 설득하는데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우여곡절 끝에 김문희(30·가명)씨를 만난 것은 13일 오전, 수원역 근처의 한 커피숍에서였다. 불그스름하게 염색한 머리, 옅게 화장한 얼굴, 청바지에 검정 가죽 자켓을 받쳐입은 그는 강아지 한 마리를 안고 나왔다.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요.” 그는 소파에 강아지를 내려놓더니 육포를 입에 물리고 어르기 시작했다. 생후 3개월된 이 시츄 애완견에게는 ‘유키’라는 이름이 있었지만 그는 강아지를 ‘우리 아들’이라고 불렀다. “사람보다 나아요. 나 기분 안 좋으면 알아채고, 배신도 안 하고, 주인 뒤통수 치는 일도 절대로 없죠. 주인이 아무리 소리 지르고 해도 곁을 떠나지 않아요. 애교 부리면서 끝까지 남아있죠. 혼자 있을 때 밖에서 발소리 나고 하면 무서운데 요거 한 마리만 있으면 안심이 되잖아요.” 그는 지난 7일 난생 처음으로 집회라는 것에 참가했다. 전국의 성매매 여성 3000여명이 성매매 특별법에 항의해 여의도에 모여 벌였던 그 집회에서 그는 사회를 봤다. “나도 내가 이렇게 발 벗고 나서게 될 줄 미처 몰랐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돼 나가던 업소가 문을 닫게 되자 자발적으로 수원지역 성 매매 여성 대표를 맡았다고 했다. “화가 나잖아요. 정부 측에서 우리 의사는 물어보지도 않고 극소수의 피해여성 설문조사 결과만 보고 멋대로 결정해서 일을 못하게 하니까요. 이제 우리는 동서남북 다 뒤져봐도 갈 데가 없어요. 말 그대로 길거리에 나앉게 생긴 거죠.” 강원도의 소도시 출신인 그는 스무 살 때부터 룸살롱에서 일하며 이른바 ‘화류계 생활’을 시작했다고 했다. 다니던 고등학교는 1학년때 중퇴했다. 폐병을 10년 넘게 앓아오던 아버지가 세상을 뜨자 등록금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원래 몸도 약한데다가 오랜 기간 아버지 병수발을 드느라 더욱 쇠해진 어머니는 일자리를 얻을 만한 여건이 되지 못했다. 어머니와 함께 친척집을 전전하면서 그는 어떻게든 취직을 하기 위해 애썼다. “옷가게, 빵집, 휴게소, 일식집, 레스토랑 서빙, 볼링장 아르바이트…. 안 해 본 게 없어요.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으니 번듯한 직장에 어디 취직이 되나요? 간신히 사촌언니 이력서를 위조해 경리로 위장취업했다가 사흘만에 그만뒀어요. 타자도, 부기도 할 줄 모르니 일을 감당할 수 있어야지요.” 그는 스무 살 때 상경했다. 서울에서 취직해 있던 고교 동창은 그 때까지 한 번도 서울에 가 본적이 없던 그에게 대도시에 대한 환상을 불어넣었다. “서울이 너무 궁금했어요. 다른 세계로 생각했죠. 서울에서 직장다니겠다고 결정하고 어렵사리 엄마한테 허락을 받아 나왔어요.” 그러나 서울살이는 결코 녹록치 않았다. 지방 출신인데다가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그를 받아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번듯한 직장에 취직해 있는 줄 알았던 친구는 알고 보니 술집에 나가고 있었다. “당시에는 도저히 친구를 용서 못하겠더라구요. 내 친구가 글쎄 술집에 나간다니…. 그런데 친구의 설득에 넘어가 친구가 일하는 곳에 한 번 가봤다가 생각이 바뀌었어요. 벌이도 괜찮고, 생각만큼 나쁘지 않았어요.” 그는 자연스레 친구의 전철을 밟았다. 배가 고팠기때문이라고 했다. “사발면 사먹을 돈 270원이 없어서 1주일을 굶은 적도 있어요. 설상가상으로 얹혀있던 친구는 저 몰래 방 보증금을 빼 가지고 어딘가로 달아나버렸어요. 졸지에 올 데 갈 데 없는 신세가 됐죠. 엄마한테는 걱정 안 끼쳐드리려 취직했다고 거짓말했는데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그 이후로 10년 가까이 그는 이 술집, 저 술집을 전전하며 전국을 떠돌았다. 다니던 술집이 망하면 다른 지역에서 일자리를 얻고, 그 곳이 망하면 또 다른 곳으로 옮기는 식이었다. “그만둘 수 있는 기회도 몇 번 있었어요. 다른 일자리를 구하려고 학원도 다녀보고 했는데 쉽지가 않더라구요. 할 줄 아는 게 없으니 정상적인 사무직은 도저히 안 되고 식당 서빙이나 옷가게 일밖에 없는데…. 그 저임금으로는 방값도 안 나오죠. 그러니 다시 뛰어들고…. 사회가 못 배운 사람들에게는 참 몰인정하다는 걸 그 때 알았지요.” 그는 2년 반 전 룸살롱 생활을 그만두고 집창촌으로 거취를 옮겨 본격적인 성매매를 시작했다고 했다. “어찌어찌하다가 다시 서울로 올라왔어요. 여관에서 생활하면서 가게에 나갔는데 장사가 안 돼서 도저히 여관비를 댈 수 없더라구요. 그 술집뿐 아니라 경기가 안 좋아 다 그랬어요. 누구한테 손 내밀기도 뭐한 나이고…, 가지고 있던 패물을 다 팔아 겨울을 났지요. 그 생활을 한 달 넘게 하다보니 더 이상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결단을 내렸지요.” 그렇게 그는 경기도 파주의 한 집창촌으로 제 발로 걸어들어갔다. 처음에는 그 역시 집창촌 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지녔다고 했다. “룸살롱에서도 2차 나가곤 했지만 그거랑은 차원이 다르잖아요. TV 뉴스에서 본 것처럼 감금당하지는 않을까…, 무서웠지요.” 그러나 그가 일하게 된 업소의 주인은 그에게 가족처럼 잘해줬다고 그는 말했다. “무엇보다도 저를 믿어줬어요. 선불금이 3000만원이었는데 그 가게가 장사가 안 되길래 수원으로 옮기겠다고 하자 그러면 옮겨가서 갚으라고 할 정도로요. 여기 와서 다 갚았지요. 고마워서요.” 그는 현재 일하고 있는 수원의 업소에서도 인간적인 대접을 받고 있다고 했다. “저같은 경우는 안면풍이 있어서 스트레스 받거나 몸이 힘들면 입이 틀어져요. 그러면 우리 주인 언니는 주물러 주면서 막 울어요. 나 홀어머니 모시고 있는 거 아니까…. 불쌍해서 어쩌냐고, 아프지 말라고, 우리 꼭 건강해서 돈 많이 벌자고.” 룸 살롱에 나가던 시절보다 여기 일이 훨씬 수월하다고 그는 말했다. 룸 살롱 시절에는 술 취한 손님들의 비위를 맞춰주는 일이 고역이었지만 이 곳에서는 그냥 ‘관계’만 맺으면 되기 때문이란다. “컨디션 안 좋은 날은 일 안 해요. 업주들도 컨디션 안 좋은데 억지로 일 시켜봤자 손님도 흥 안 나고 손해라는 거 알기때문에 강요 안 합니다. 운 없게 매너 나쁜 손님이 걸리는 날도 도중에 박차고 일어나 들어가버리지요.” 그는 지난 달 22일 가게가 문을 닫은 이후로 단 한 푼도 벌지 못했다고 했다. 당장 방세며 생활비가 걱정이지만 ‘배 째라’는 심정으로 살고 있단다. “저축이요? 얼마 안 되지만 있긴 있어요. 그 돈은 절대로 못 빼 쓰죠. 내 꿈을 위한 건데요.” 자그마한 가게를 하나 차려 그 가게에서 스스로 디자인한 옷이며 장신구를 판매하는 것이 꿈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런데 이제 그 꿈을 이루는 길이 다 막혀버렸어요” 하더니 그는 어조를 높였다. “여성부에서 지원해주겠다는 돈은 1인당 한 달에 겨우 10만원이에요. 그것도 보호시설에 들어가는 사람에 한해서요. 창업자금을 대출해준다고 하지만 그것도 시설에서 6개월 과정을 수료하고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 500명에 한해섭니다. 무책임하지요. 이렇게 계획도 없이 무작정 해 버리면 우린 어떡해….”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하더니 그는 이내 울기 시작했다. 눈물을 훔쳐내면서도 그는 끝까지 말을 이었다. “창업대출금으로 3000만원을 받았다 치더라도 그걸로는 가게 전세금 얻기도 힘들지요. 어렵사리 창업하더라도 3년 내에 국가에 갚아야 하는데, 만약 못 갚으면 그것도 빚 아닌가요? 선불금은 까기라도 하죠. 이러면 우리는 빚쟁이밖에 더 되나요? 저뿐 아니라 다들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부에서는 전국의 성매매 여성을 33만명으로 추산하는데 그보다 훨씬 더 됩니다. 38억 예산 들여서 대체 그들에게 얼마씩 지급할 수 있을까요?” 그는 “책임도 안 지는 것이 무슨 ‘보호’냐”고 했다. “시설에 있을 때 숙식제공하고 꽃꽂이 가르쳐주면 그뿐, 교육을 마친 후 취업을 책임져주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기술 배운다 쳐요. 여기 아가씨들 대개 집에 달마다 송금하는 돈이 몇백입니다. 직장에서 해고당한 오빠들 대신 조카들 먹여 살리고, 병든 어머니 부양하고, 아버지 카드빚 갚는 아이들이 수두룩해요. 시설에서 배운 기술로 그만큼 돈 벌 수 있나요?” 그 자신도 고혈압과 관절염을 앓고 있는 어머니에게 생활비와 약값, 병원비를 포함해 매달 이삼백만원씩 송금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어머니는 딸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술집에 나간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처음에는 남대문 새벽시장에서 일한다고 거짓말했는데 완전히 속일 수는 없더라구요. 술집 나간다고 했더니 어머니가 거품을 물고 쓰러지셨어요. 호적을 파겠다며 난리가 났었죠. 그런데 며칠간 생각해보시더니 그냥 ‘몸 조심하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는 “정부가 공창제(公娼制)를 도입해주길 원한다”고 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바로 그거예요. 정부에서 투명하게 관리해주면 될 거 아닙니까. 우리 손님들 중에서는 한 번도 여자랑 관계맺어볼 기회 없는 장애인, 사회부적응자 등도 많아요. 외국인 노동자들도 많구요. 이렇게 모든 창구를 막아버리면 대체 그들은 어디에서 욕구를 해소하죠? 이런 식으로 하면 정말 성매매가 음성화 될 수밖에 없어요. 에이즈, 에이즈 하는데 공창제 도입되면 보건관리라도 철저히 하죠. 성매매 특별법이야말로 나라에서 우리를 세균 덩어리로 만드는 거예요.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지 밀고 나가지 말라는 겁니다.” 그는 “꼭 성매매를 근절하겠다면 일단 영업이라도 하게 해 주고 유예기간을 좀 더 주었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 3월 특별법이 통과됐다는데 저희는 법 시행 보름 전에야 그 사실을 알았어요. 못 배운 사람들이 다 그렇지 않습니까. 배운 사람들이 배운 것답게 유연하게 대처해줬으면 좋겠네요.” 그는 스물 여섯 살 때 4년간 사귀었던 남자로부터 청혼을 받았지만 생각 끝에 거절했다고 했다. 결혼해보았자 결손가정을 만들 것 같았기때문이라고 했다. “아무리 서로가 좋아해도 결국 현실이 힘들면 무너지는 게 결혼생활 아닌가요? 지금은 돈이 사람을 우롱하는 시대니까요.” 평범한 삶에 대한 동경도, 미련도 더 이상 없다고 그는 말했다. “혼자라는 게 자유롭고 홀가분해서 오히려 좋아요. 그 때 결혼 안 한 것, 지금도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결혼해 버리면 우리 어머니 모실 사람이 아무도 없잖아요.” 그는 “일하는 게 정말로 즐겁다”고 했다. “여기 오시는 분들이 내게 감사하다고 할 때 보람을 느껴요. ‘정말 고마웠어요 아가씨, 아무도 상대 안 해주는 나같은 놈 상대해 줘서’라고 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요. 그냥 이야기 상대가 필요해 오는 사람들도 많지요. 그럴 때면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 살려 상담원 노릇도 하고….” 그는 “정작 힘든 건 일이 아니라 우리를 동물원 원숭이 바라보듯 하는 주변의 시선”이라면서 “우리도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고 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예상과는 달리 그는 흔쾌히 승낙했다. 얼굴을 모자이크처리하겠다고 했더니 그는 웃으며 외쳤다. “괜찮아요. 그냥 내보내세요. 난 떳떳하니까, 뭐.”
  • 혼다, 소형제트기 엔진 사업 본격 진출
  • [edaily 피용익기자] 일본 혼다자동차는 제너럴일렉트릭(GE)과 공동으로 소형 제트기용 엔진 개발을 위한 합작사를 공식 설립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후쿠이 다케오 혼다 최고경영자(CEO)와 데이빗 칼훈 GE트랜스포테이션 CEO는 이날 라스베이거스에서 `GE혼다 에어로엔진` 설립에 공식 서명했다. 후쿠이 CEO는 이 자리에서 "이제 혼다는 항송기 사업에 진출한다는 꿈에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며 50년전 회사가 처음 설립됐을 때부터 혼다는 하늘에 진입하는 것을 꿈꿔 왔다"고 말했다. 혼다의 제트기용 엔진 개발은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20년에 걸쳐 추진돼 온 프로젝트로 지금까지 상당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혼다와 GE가 각각 50%씩 출자해 설립한 `GE혼다 에어로엔진`은 양사가 개발한 소형 제트기용 엔진인 `HF118`의 시장점유율 신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소형제트기 제조업체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하늘을 나는 시빅(혼다의 인기 자동차)"을 만들겠다는 것. 업계 전문가들은 혼다의 제트기용 엔진 시장 진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소형 제트기들의 엔진이 노후해 있는 형편이어서 새로 출시된 `HF118`은 시장을 장악하기가 수월하리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혼다가 엔진이 아닌 소형 제트기 자체를 제조하기에는 많은 장벽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의 주요 산업인 항공기 제조업에 일본 업체가 진출하는 것을 중대한 `침략`으로 여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GE혼다 에어로엔진은 현재 일부 업체들과 엔진 공급 현상을 진행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WSJ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 혼다는 현재 브라질의 엠브레어 등 몇개 업체에 HF118 엔진을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중에 있다고 전했다.
2004.10.13 I 피용익 기자
  • (벤처인)SCEK 조민성 마케팅본부장
  • [edaily 전설리기자] "국내 비디오 게임의 대중화 시대를 열어갈 겁니다. 지켜봐 주세요"비디오 게임기기 플레이스테이션(PS)2의 100만대 보급을 눈 앞에 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 조민성 마케팅 본부장의 말이다."국내에서 100만대는 상당히 의미있는 숫자입니다. 소득 기준으로 구매 여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500만 가구 중에서 100가구, 즉 네 집 건너 한 집이 PS2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니까요. 제품 생명주기상 15~20%가 구매하면 매니아 시장에서 대중화 시장으로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폭발적인 성장을 위한 기본 시장을 구축했다고 할 수 있죠"PS2 100만대 보급은 SCEK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 지 꼭 2년 8개월만. 의미가 큰 만큼 SCEK는 오는 16일 특별 이벤트를 개최하고 대대적인 매스마케팅(mass marketing)을 준비중이다. 30억원을 마케팅 비용 예산으로 책정했을 정도."`아빠를 가족에서 친구로 만들어주는 PS2, 온 가족의 즐거움을 PS2에서 시작된다`라는 컨셉으로 TV 광고 등의 매스마케팅을 준비할 겁니다. 지금까지는 이노베이터, 얼리어뎁터 등 게이머들 위주의 매니아 시장을 상대로 했지만 이제 대중 시장으로 나아가야 하니까요. `홈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갈 겁니다"10년간 월트디즈니에서 홈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마케팅을 담당한 조 본부장에게 PS 대중화와 이같은 전략은 숨은 노하우와 실력을 발휘할 절호의 기회다.PS2 100만대 보급은 또한 국내에서 기본적인 비디오 게임 내수 시장을 형성함으로써 우수한 국내 개발사들의 비디오 게임 개발에 대한 새로운 동기를 부여할 것으로 조 본부장은 보고 있다. SCEK는 국내 개발사들의 비디오 게임 개발을 적극 장려하고 이들의 해외 시장 진출 도모를 돕겠다는 방침. 비디오 게임 시장 육성을 위해서는 현지 문화에 맞는 인기 토종 컨텐츠들이 많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조 본부장은 특히 "비디오 게임도 네트워크화가 대세인 만큼 네트워크 기술에 있어 최고 경쟁력을 갖춘 국내 온라인 게임 개발사들이 비디오 게임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개발사들이 전세계적으로 5%에 머물고 있는 온라인 게임 시장만을 보지 말고 60~70%에 이르는 비디오 게임 시장을 보고 개발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세계적으로 소니의 PS2를 취급하는 지사가 40~50개 있지만 현지 법인은 네 곳 뿐입니다. SCE아메리카와 SCE유럽, SCE재팬, SCE코리아죠. 국내 비디오 게임 시장이 가장 작은데도 불구하고 굳이 법인을 세운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국내 좋은 게임 개발사와 손잡고 PS 게임을 개발해 보겠다는 본사의 의지가 담겨 있는 거죠"실제로 국내 개발사들은 속속 PS2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개발했거나 개발중인 소프트웨어는 9개. 이 중 소프트맥스의 소프트맥스의 `마그나카르타: 진홍의 성혼`은 일본 PS2 게임 시장에 먼저 소개돼 유명 게임 잡지 `주간 패미통`의 일본 게이머 기대순위 6위에 랭크되는 등 비디오 게임 본고장에서 큰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지난 봄 로스엔젤레스에서 개최된 게임쇼에서 소니가 선보여 화제가 됐던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 PSP(PlayStation Portable) 출시도 국내 비디오 게임 시장 대중화의 기대되는 대목이다."내년 3~4월과 5월 차례로 선보일 PSP와 PS3가 시장 확대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해외 공식 발매보다 2년 늦게 국내에 진출한 PS2와는 달리 PSP와 PS3는 해외와 발매일이 같거나 비슷한 시기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게임 개발사의 해외 개발사와의 컨텐츠 개발 경쟁에서도 결코 불리하지 않습니다" 이미 PSP 게임소프트웨어 개발에는 국내 개발업체 20여개가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PSP 게임을 개발중인 업체는 60~70개. 이 중 국내 개발업체만 20여개라면 상당한 숫자다."PSP에는 감성 마케팅을 적용할 생각입니다. 타깃 연령층 18~30세를 대상으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컨셉으로 갖고 싶은 휴대용 게임기로 인식시킨다는 전략입니다"과제가 많은 만큼 어깨가 무거운 그이지만 조 본부장은 신바람이 나는 눈치다. 시장 성숙기에 100만대 돌파, 대중화, PSP 출시라는 세 가지 호재가 나와주니 힘이 절로 솟는다고.조 본부장은 "국민들이 여가 시간을 PS로 채우도록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구현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조민성 본부장 약력66년 서울 출생91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 졸업/호주 세븐일레븐 District Manager93년 월트디즈니 Marketing Manager96년 서강대학교 경영학 석사02년~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 마케팅 본부장
2004.10.02 I 전설리 기자
  • (edaily인터뷰)싸이더스 차승재 대표이사
  • [edaily 전설리기자] "`살인의 추억`부터 `내머릿속의 지우개`까지. 국내 영화 제작사 최초로 7개 작품 연속 흥행불패 신화에 도전합니다" 라틴어로 `별`을 의미하는 이름답게 한국 영화계의 샛별로 자리매김한 싸이더스(052640) 차승재 대표이사의 말이다. 싸이더스는 지난해 `살인의 추억`으로 관객 540만명 동원해 대박을 터뜨린데 이어 `싱글즈`(220만명), `말죽거리 잔혹사`(310만명), `범죄의 재구성`(220만명), `늑대의 유혹`(220만명)까지 연속 5편의 영화를 흥행에 성공시켰다. 이는 한국 영화 사상 전례없는 기록. 5편 모두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었음은 물론이다. 지난 주말 개봉한 `슈퍼스타 감사용`(CJ엔터테인(049370)먼트 배급)과 올가을 개봉하는 `내머릿속의 지우개`(CJ엔터테인먼트 배급)까지 연속 7연타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초 코스닥 등록사인 씨큐리콥의 100% 자회사로 편입한 싸이더스는 지난 8월 모회사 `씨큐리콥` 이름까지 `싸이더스`로 바꾼데 이어 이번 달 차승재 대표를 공동대표로 선임하면서 완전 통합을 이뤘다. 24일 `아시아에서 가장 센 영화사를 만드는 게 꿈`이라는 차승재 신임대표를 만났다. -대표이사 선임을 축하한다. 앞으로의 각오는. ▲엔터테인먼트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중장기 발전을 위한 사업기반 구축을 마무리하고 경영효율성을 높이겠다. 특히 영화사업에서 제작 뿐만 아니라 배급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뤄 매출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노력하겠다. -지난 주말 `슈퍼스타 감사용` 개봉했다. 성적은 어떤가. ▲23일까지 30만명이었다. 5연타를 해서 부담이 좀 있었지만 시사를 보고 웬만큼 흥행가능성이 있겠다 싶었는데 개봉 첫 주 성적이 부진한 편이다. 초반 마케팅이 약했던 것 같아서 추석 시즌까지 마케팅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슈퍼스타 감사용` 제작비는 얼마나 들었나. 손익 분기점과 예상 관객수는. ▲제작비는 55억원 들었다. 손익분기점은 180만명이다. 예상대로 입소문을 타고 이례적으로 평일 관객이 늘고 있어 안도하고 있다. 200만명 이상은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개봉할 영화에는 어떤 영화들이 있나. ▲11월7일 개봉 예정인 `내머릿속의 지우개`와 12월15일 개봉 예정인 `역도산`(CJ엔터테인먼트 배급)이 현재 촬영이 완료돼 후반작업 중이다. 이밖에 송강호, 유지태 주연의 `남극일기`와 박중훈, 공효진, 김승우 주연의 `천군` 등이 내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현재 촬영중이다. -`역도산`이 일본에 선판매됐다고 들었는데. ▲아직 계약 성사 전이라서 말할 수 없다. 일본 현지업체에 200만~300만달러에 팔릴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오는 6월 개봉 예정이다. -이밖에 해외와 연계돼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내년 상반기 크랭크인할 `무기의 그늘`이 있다. 원작인 황석영씨 소설이 90년대 초반 베스트셀러였다. 인터내셔널 펀딩 형태로 진행할 예정이며 현재 일본, 홍콩, 프랑스 제작자들과 논의중이다. 제작비는 11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플레너스에서 분리되면서 진 부채로 절체절명의 위기까지 갔다가 `살인의 추억`으로 회생한 후 연속 5연타 홈런을 날렸다. `슈퍼스타 감사용`과 `내머릿속의 지우개`, `역도산`, `남극일기`에 대한 기대도 큰 편이다. 비결은. ▲고생한 만큼 많이 준비했다. 30편 이상 제작하면서 노하우가 많이 쌓였다. 실패도 경험치를 준다고 생각한다. -씨큐리콥과의 합병으로 우회등록했다. 등록사로서 종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주주들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회사의 이익과 주주의 권익 연결을 고려하게 되는 것 같다. 좋은 영화도 많이 해야겠지만 아무래도 돈버는 영화를 많이 해야 되지 않겠나. -등록사가 되면서 제작 자본을 끌어들이기가 용이해졌나.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5개 영화가 연속 흥행에 성공하면서 신뢰가 쌓여 그전보다 좋은 위치가 됐다. 내년 상반기에는 싸이더스가 종잣돈을 대고 자금을 끌어모아 싸이더스가 제작하는 영화에 투자하는 형식의 영화 제작 펀드를 결성할 생각이다. -씨큐리콥과 합병으로 생긴 시너지가 있다면. ▲씨큐리콥 통신사업부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을 모색하기 위해 엔터테인먼트 모바일 사업 테스크포스팀(TFT)을 결성해 운영중이다. 장기적으로 영화도 필름 베이스에서 디지털 베이스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명필름과 강제규필름도 세신버팔로와 상호주식교환을 통해 우회상장했다. 굵직한 제작사들의 이러한 행보를 어떻게 보나. ▲우회등록이지만 제작사들이 등록될 수 있는 것은 기업 자체의 투명화 등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현재 제작사들의 기업화는 어느정도 이뤄졌지만 아직 산업은 초기 단계라고 본다. -`아시아에서 가장 센 영화사가 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도 많이 제작하지만 일년에 2~3편은 인터내셔널 펀딩을 하거나 아시아 시장 전체를 타깃으로 하는 영화들을 제작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이 축적되면 아시아에서 1위 가는 파워하우스가 될 것으로 본다. -영화 제작사업은 비교적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렵고 리스크가 크다. 리스크 축소를 위한 노력은. ▲영화 제작사업이 불확정성이 강한 산업이라고 하지만 어느정도 예측가능한 상수들이 존재한다. 좋은 시나리오, 시장의 흐름, 관객의 트랜드 등이 그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재산은 많은 제작 경험을 통해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즉, 위기 상황을 얼마나 저비용으로 해소시키느냐 하는 것이다. 경험치 축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한국 영화 산업이 어느 단계에 와 있다고 보나. 또 시장 전망은 어떤가. ▲아직 초기화 단계다. 국내 시장에서 관객수는 어느정도 확장됐기 때문에 향후 증가세가 지금처럼 가파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시아권에선 시장이 확장되는 태동기다. 지난해 국내 영화 수출 3000만달러 중 2000만달러가 아시아 시장에 팔렸으며 유럽 시장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현재 한국 영화는 제3세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시장에서는 헐리우드 다음으로 중요한 위치까지 올라왔다. 현재 영화 산업을 버블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흔들림없이 잘 버틴다면 주변 여건 호전으로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오는 2010년 세계무역기구(WTO) 유예기간이 끝나는 중국 시장이 기회다. 중국 시장이 불법 복제로 어렵다고 하지만 중국도 결국 저작권 문제를 풀지 않고 갈 수는 없을 것이다. 향후 저작권 문제가 해결 실마리를 찾고 유통 시장이 정립된다면 큰 시장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5~6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리 멀지 않았다. 그 때까지 한국 영화가 아시아 톱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 영화 산업의 과제는. ▲해외 시장 개척이다. 인구 4500만명 시장은 너무 작다. 1억3000만명의 일본, 16억명의 중국 시장을 노려야 한다. 해외를 겨낭한 킬러 컨텐츠 키우기가 한국 영화의 절대 과제다. -국내 극장유통망이 CJ, 동양 등이 진출하면서 대기업 위주로 재편됐다. 이에 대한 시각은. ▲충무로 토착 자본들이 극장유통업을 영위하기에는 벅차다. 멀티플렉스 등의 등장으로 극장유통업이 이미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사업이 됐기 때문이다. 롯데와 동양, CJ가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독과점이 아니라 건전한 3강구도로 간다면 대기업 진출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 -졸업 후 까페, 옷장사 등을 하다가 영화계에 뛰어들었다. 계기는. ▲영화 쪽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계기였다. 어려서부터 `헐리우드 키드`였다거나 특정 감독을 열심히 추종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책을 많이 보는 독서광이어서 사람에 대한 이야기와 이야기의 구조에 익숙하다. 최근에는 티벳에 관심이 많아져 관련 서적을 탐독중이다. -좋은 영화란. ▲좋은 영화는 삶의 본질을 일깨워주고 삶에 대한 태도를 변화시키는 영화다. 킬링타임용 영화가 아니라 가치관을 변화시키는 영화다. 개인적으로 헐리우드 영화 `미드나잇카우보이`가 가장 좋은 영화였다. 기존 헐리우드 영화의 `팍스아메리카나`에서 벗어나 미국 자본주의 사회의 어두운 밑바닥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메시지가 있었다. 최근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는 `인어공주`였다. 마음을 씻어주는 영화였다.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 장단기적 목표는. ▲단기적인 목표는 세 가지다. 통신과 영화가 시너지 효과를 낼 만한 신규 사업을 찾는 것과 배급라인 확보를 통해 영화사업 수직 계열화를 이루는 것, 영화 펀드를 결성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아시아에서 가장 센 영화사`를 만들고 싶다. 영화 사업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이지만 사람들의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식품사업과 본질은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불량 식품`이 아닌 `우량한 식품`을 만들고 싶다. ◇차승재 대표이사 약력 79년 배재고등학교 졸업 87년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교육학과 졸업 95년 우노필름 대표이사 00년 싸이더스 부사장 01년 싸이더스 대표이사 04년 코스닥 등록 후 싸이더스 대표이사
2004.09.24 I 전설리 기자
  • 삼성생명 헬기귀향 이벤트, 찡한 사연 가득
  • [edaily 김수연기자] 삼성생명이 매년 벌이는 `헬기귀향 사연응모 이벤트`에 올해도 절절한 사연이 모였다. 삼성생명은 2000년부터 매년 추석과 설 등 큰 명절에 몇 가족을 선정, 헬기로 귀향(경)하게 해주는 행사를 벌여 왔다. 올 추석에는 지난 9월 1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모두 1000통의 사연을 받았으며 그중 네 가족을 뽑았다. 심근경색을 앓고 있는 아버지와 산업재해를 당한 동생을 홀로 간호중인 어머님을 일본인 부인과 함께 찾아뵙고 싶다는 서영주씨, 결혼 10년만에 처음 처가에 가는 김승인씨 등 선정된 사연은 저마다 뭉클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삼성은 이들 가족에 25, 26일 잠실 선착장 인근에 가족전용 헬기를 준비, 고향집 근처 학교 운동장까지 갈 수 있게 하고 29, 30일에는 서울로 돌아오는 헬기도 역시 제공한다. 이밖에도 다른 30가족에는 10만원 상당의 추석 귀성선물도 제공하기로 했다. 다음은 이번 헬기귀향 사연응모에 뽑힌 사연들. ◇일본인 부인과 아이 셋이 함께 (서영주, 37세, 고향 부산 동래구) 칠순되신 아버지께서 지난 7월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퇴원하셨고, 퇴원하시는 날에 동생이 업무상 재해로 허리골절되어 12주진단받고 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열쇠2개를 받는 꿈을 꾸시고 기분이 좋았다고 하시는데, 집안에 어려운 일이 생기니 불편하신 몸으로 병간호하시면서 만감이 교차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일본인 부인과 함께 서울 하계동에 살고 있는 7살, 5살, 2살의 아빠입니다. 국제가정과 자녀교육에 뜻을 두고 일을 하는데 경제적으로는 어렵습니다. 저나 아내나 부산에 내려가 부모님께 힘이 되드리고 싶은데, 어머니께서 저희 사정을 생각하셔서 반대를 하시니... 이번 추석은 부모님과 동생이 쓸쓸할 것만 같습니다. 아내와 아이 셋이 함께 내려가서 가족들의 만남과 친지, 조상들의 의미있는 만남이 되기를 바랍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동생에게 (김성진, 35세, 고향 전북 김제) 2년 6개월 전 같이 살고 있는 동생에게 거대 세포증이라는 병명이 옭아 맸습니다. 오른쪽 무릎 뼈가 스폰지처럼 밀도가 낮아지면서 부풀어 오르는 증상으로 병원에서는 관절을 고정하자고 했었지요. 젊은 나이에 관절을 고정시키면 제대로 걸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감당해야하는 심한 좌절을 생각하니 형으로써 가슴 미어지는 아픔이 밀물처럼 다가왔지요. 몇 번의 정밀진단 후 내린 결론은 타인의 뼈을 이식하는 수술을 시도해보고 관절을 고정시키는 시술은 그 이후에 생각해보자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수술을 하게 됐습니다. 저녁 6시에 수술실에 들어가 6시간 예정이었던 수술시간은 새벽 3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었지요. 밖에서 기다리던 어머님과 저는 입이 바짝 바짝 마르고 걱정이 태산이었지요. 그저 할 수 있는 일이란 하나님께 무릎 꿇고 두손 모아 간절히 기도하는 것뿐이었지요 새벽 세시가 넘어 회복실에 온 동생을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얼마나 기뻤던지.춥다며 몹시 떨던 동생이 참으로 애처롭고 너무도 나약해 보여 또다시 눈물이 나더군요 그리고 3개월 여에 걸쳐 병원입원생활을 마치고 퇴원했었지요.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겠다며 1년 반이 넘는 시간동아 불편한 다리 때문에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공부만 했었지요 그리고 3개월전에 경기도 화성시 공무원에 합격했다는 통지서를 받았고 2개월 전엔 수술당시 무릎에 꽃아 두었던 나사못과 철판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화성시에서 발령전 수습기간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온전한 다리를 가질 수는 없지만 이젠 희망섞인 말도 종종하는 동생이 사회에일원으로 꿋꿋하게 살기 바랍니다. 그에게 형으로써 위안을 줄 기회를 주신다면 더없는 영광으로 여기겠습니다. 좌절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회인으로 출발하는 그에게 무한한 영광과 더없는 행복과 행운이 항상하길 기원합니다. ◇ 결혼10년만에 명절처가나들이 (김승인, 38세, 고향 전남 무안군) 결혼10년만에 명절 처가나들이를 하고 싶습니다. 꼭 갈 수있게 도와 주십시오. 결혼 10년만에 명절에 한번도 처가에 못간 아내를 위하여 처갓집 식구들에게 이벤트한번 확실히 하고싶습니다. 아내는 물론 아이들과 처가 식구들이 제일 좋아할 겁니다 특히 칠순이 넘은 장인장모는 넘조아 하실 겁니다. 꼭 당첨돼서 아내와 처가 식구들은 물론 처가동네 사람들에게 꼭 보여 주고 싶습니다. 사위가 딸보다 작다고 왠지 모르는 창피함을 가지고 계시는 처가 식구들에게 작은사위의 똑똑한 점이라도 부각시키고 인생사는 데 키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고 싶습니다. 저처럼 작은 사람들이 용기를 가지고 살수있도록 꼭 보여 주고 싶습니다. 작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이 올바르고 다른 이들에게 피해주지 않고사는 넓은 가슴으로 사는 세상이 되어야겠다고 간판이 전부가 아니라 내용이충실이 차 있는 게 무언 지를요 효도하며 사는 게 키가 아니라는 것도요. ◇다시 합쳐진 내가정 평생 잊지 못할 고향길이 되었으면 합니다(신원근, 38세, 고향 경북 안동시) 가을 하늘 높이높이 날수 있다면...지난날의 아픈 기억을.. 모두 날려 버리고..아름다운 가정을 만들고 싶네요.. 지난 가을은 그리도보기 싫었고.. 지난 가을은 그리도 슬퍼 했던지.. 이젠..가을 하늘이 이처럼 아름답게 보이는 건..내 가족의 아픈 기억을 잊어버리고..묻어 버리고 싶은 지난 시간.. 두 아들 녀석에게 깊은 마음의 상처를 주었던 날들... 그 상처를 이젠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에 남게 덮어 주고 싶네요.. 부모로서의 주지 않아야할 아픈 상처를..이제 새롭게 시작된 내가정을..끝까지 지키고 싶네요.. 아름다운 고향을 떠나..찌든 도시속의 소음과 공해에 지쳐져 가며..짜증과 불화로 물들어 잠시 깨어졌던 내 가정.. 이제 새롭게 시작한지..4개월. 그 동안 여행한번 재대로 하지 못한 아내와 두 아들 녀석에게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네요.. 지난 아픔을 잊을 수 있는 멋진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네요.. 아픈 상처와 기억을 하늘 높이높이 날려 버리고...따사로운 어머니 숨결이 묻어 나는 고향같은 가정을 만들어 가고 싶네요... 여기 오신 모든 분들에게 행운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런 좋은이벤트를 만들어 주신 분들에게도.가정의 행복과 행운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 못난 남편..못난 아빠가
2004.09.22 I 김수연 기자
  • 신불자 개인회생·개인파산제 관심 증가
  • [edaily 김현동기자] 개인파산 신청자가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고 내달 23일 개인채무회생제도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신용회복위원회와 배드뱅크를 찾던 신용불량자들이 혜택이 더 많은 개인회생제도나 개인파산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마음금융 배드뱅크에 대부를 신청하는 신불자가 하루 4000명을 넘어서는 등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지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배드뱅크 이용자들중 대부승인 후 선납금을 내지 못하거나 신청 자체를 포기하는 신불자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불자들을 위한 법률상담소에는 배드뱅크나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중도에 포기한 신불자들이 개인채무회생제도와 개인파산에 대해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희망법률사무소 오명근 변호사는 "개인파산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긍정적으로 바뀌고, 개인회생제도가 알려지면서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했던 신불자 10명중 2~3명은 파산신청을 문의하고 있고, 배드뱅크 신청자들중에서도 선납금 납부후 일정한 소득이 없이 중도에 포기하고 개인파산이나 개인회생제도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음금융에 따르면 대부승인을 받아 선납금을 낸 이용자중 10% 정도가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음금융 관계자는 "경기 부진이 이어지다 보니 선납금을 못내거나 개인적인 사정상 프로그램 이용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전산 프로그램이 완비되지 않아 연체율 집계는 못하고 있지만 선납금을 낸 이용자중 10% 정도가 평균 10만원 안팎의 원리금조차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음금융을 통해 채무조정을 신청한 이용자들의 평균 채무액이 1000만원임을 감안하면 평균적인 선납금은 30만원(원금균등형 기준)이고, 선납금 납입후 한달뒤부터 내야 하는 원리금은 월 10만1000원이다.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 신청자 숫자도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한 신불자는 총 2만9677명으로 전월에 비해 1934명, 6.1% 감소했다. 신청자들의 절반 가량이 월소득 10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으로 경기부진이 이어질 경우 이들의 연체율도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신복위는 3개월 이상 연체시 개인워크아웃을 취소하고 있는데 전체의 10% 수준이 중도 탈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7월말까지 개인워크아웃이 확정된 10만532명중 1만여명 정도가 중도에 채무조정의 꿈을 접은 셈이다. 신복위 관계자는 "연체율이 공개될 경우 장기적으로 이자를 잘 내고 있는 신불자들이 동요할 수 있어 연체율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오명근 변호사는 "배드뱅크나 신복위에서도 어쩔 수 없이 연체하게 되는 이들에 대해서는 개인파산이나 개인회생제도를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들어 6월까지 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한 건수는 3759건으로 지난해 전체 신청건수인 3856건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개인파산제는 지난 62년 파산법 제정 때 첫 도입돼 97년 첫 신청자가 나온 이후 2000년 329건, 2001년 672건 등 1000건 미만이던 개인파산 신청자는 2002년에는 1335건, 2003년 3856건 등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파산이란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채무자가 법원에 파산신청을 하면 법원이 심사후 개인의 재산을 정리하는 제도로, 개인이 다시 법원에 면책을 신청해 결격사유가 없는 것으로 인정받으면 빚의 전부 혹은 일부가 면제되고 다시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개인채무회생법은 담보채무 10억원, 비담보채무 5억원 등 15억원 이하의 빚을 진 채무자가 원리금을 갚을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 자체적인 채무상환 계획을 만들어 법원의 승인을 받은 뒤 원리금의 일정 비율을 갚으면 빚을 탕감받는 제도로 내달 23일부터 시행된다.
2004.08.20 I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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