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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탐방)조이온 조성용사장
  • [edaily 전설리기자] "세계 시장을 내 발로 직접 뜁니다. 해외사업 진행 속도가 빠를 수 밖에 없죠" 잦은 해외 출장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조이온 조성용 사장의 말이다. 조 사장은 "올해 남은 기간동안 인기리에 서비스되고 있는 온라인게임 `거상`의 해외 서비스 진출과 해외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거점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비행기에서 새우잠을 자도 일이 즐겁다는 부지런한 조 사장 덕분에 조이온의 해외 사업은 그야말로 날개를 활짝 폈다. 조이온이 개발한 온라인게임 `거상`은 현재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홍콩, 일본에서 서비스중이다. `거상`은 지난 4월 일본과 대만에서, 6월 홍콩에서 부분 유료화를 단행했으며 중국에서 오는 9월 유료화를 단행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에서도 현지화 작업이 한창이다. 또한 태국과 싱가포르, 필리핀, 베트남, 호주와도 서비스 계약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으며 올해 안에 진출할 계획이다. 조이온은 아울러 올 연말까지 게임포털 `조이온닷컴`의 영문화 작업을 마치고 미국에서 오픈베타서비스(공개시범서비스)를 실시해 내년 3월말~4월초 유료화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미국 온라인게임 서비스업체 실리몬스터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3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40%를 인수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해외 거점 확보를 위한 합작법인 설립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조 사장은 "현재 중국,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호주 합작법인 설립을 구체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올해안에 이들 국가에 모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이 이처럼 해외 사업을 활발히 펼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그의 17년 사업 경력이 톡톡한 역할을 했다. 88년 20세의 나이로 컴퓨터 하드웨어 유통업체 샘전자에서 해외 마케팅을 담당하면서 일을 시작한 그는 92년 쌍용과 미국 게임을 한국에 들여오면서 게임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12년동안 한국 라이센싱과 감마니아코리아, 조이온을 거치면서 미국과 아시아를 넘나들며 게임 라이센싱 업무를 담당했다. 덕분에 올해 조이온은 튼실한 결실을 맺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40억원, 41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205%, 481% 급증한 것. 올해 전체로는 매출 304억원, 순이익 8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한편 지난 6월말 코스닥 등록업체 경조산업(050120)이 지분 약 48%(185만주)를 인수해 우회 등록한 것과 관련, 조 사장은 "텐트 제조업체인 경조산업이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을 위한 사업 다각화를 위해 조이온을 인수한 것"이라며 "경조산업이 점차 게임 사업쪽으로 무게를 두고 사업 방향을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조산업은 오는 9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상호를 `조이온소프트`로 변경해 조이온과 통일된 이미지를 구축하는 한편 결산기를 조이온과 같은 12월로 변경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일본 이미지웍스의 오노기 케이치 전사장이 개발하고 있는 온라인게임 `더 마스크` 판권을 취득해 국내와 일본을 포함한 전세계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더 마스크`는 내년 2분기 국내와 일본에서 상용화할 예정이다. "지속적인 신규 게임 개발과 해외 진출을 통해 회사 가치를 1조원으로 만드는 게 꿈"이라는 조 사장은 "앞으로도 `게임`이라는 한 우물을 파겠다"고 말했다. 현재 조이온은 차기작으로 `거상2`와 `천하`를 개발중이다. `천하`는 내달말부터 중국에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며 `거상2`는 내년 2분기 유료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성용 사장 약력 68년 경기도 안양 출생 87년 서울고등학교 졸업 94년 명지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졸업 88년 샘전자 이사 96년~ 한국라이센싱 대표이사 99년~ 조이온 대표이사 00년 정보통신부 장관상 수상(소프트웨어 산업발전 유공 포상) 02년 국무총리상 수상(소프트웨어 산업발전 유공 포상)
2004.08.18 I 전설리 기자
  • (벼랑끝 개인③)사례로 비교한 `재기의 길`
  • [edaily 김현동 최한나기자] ◇사례1= 가용소득 부족하거나 보증채무 부담 크면 개인워크아웃 도움안돼 회사원 A씨는 카드 `돌려막기`에 지쳐 신용회복위원회(이하 신복위)의 개인워크아웃 신청을 고민중이다. 그의 총 채무는 카드빚 5000만원. 월 소득 150만원에 아내와 자녀 1명을 두고 있다. A씨는 내달 23일 시행예정인 개인 회생제도를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A씨가 총 채무 5000만원을 최장 8년간에 걸쳐 연 6~8%의 이자를 갚아나간다고 하면 매월 75만원 정도의 이자를 내야 한다. 월 소득 150만원에서 생활비 90만원을 뺀 A씨의 가용소득은 60만원(150만원-90만원)에 불과하다. 가용소득 60만원은 매월 갚아야 하는 이자를 내기에도 벅차다. 만약 무리하게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했다가 중간에 연체라도 하게 되면 신용회복지원이 취소된다. 금융질서문란자 등록돼 금융거래상 불이익도 받게 된다. 때문에 법원의 보호를 받는 개인회생제도가 유리하다. B씨는 `IMF 외환위기`로 사업에 실패, 전 재산을 잃었지만 아내와 두 자식을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회사원이다. 그런데 최근 동생의 보증 채무로 인해 급여의 반이 가압류돼 회사를 그만둘까 고민중이다. 그는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할 참이다. 그렇지만 B씨의 워크아웃 신청은 쉽지 않다. 보증채무 미이행으로 급여가 가압류돼 사실상 가용소득이 없기 때문이다. 신복위는 보증채무에 대해 채무조정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따라서 B씨는 보증채무를 전액 변제하고 가압류조치에서 벗어나야만 워크아웃을 신청할 수 있다. 주부 C씨는 남편 몰래 사용했던 카드빚 때문에 신복위의 문을 두드렸다. 신복위와 협약에 참여한 금융기관이 많아 채무재조정이 쉬울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C씨의 금융권 총 채무는 카드빚 2억4000만원이지만, 알음알음으로 빌린 개인채무 8000만원이 문제였다. 협약 금융기관외에서 빌린 채무가 전체 채무에서 차지하는 협약외 채무비율이 20%를 초과, 워크아웃 신청을 할 수 없는 것이다. 협약외 채권자가 협약에 가입한 채권 금융기관의 채무조정과 유사한 조건으로 채무를 조정해주는데 동의한다는 `조정동의서`를 받아온다면 신청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사례2 = 파산 선고받으면 직장구하기도 어려워..과다 채무엔 개인회생제도 `유리` 지방에서 사립학교 교사 생활 5년째인 D씨는 요즘 좌불안석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모님이 자신의 인감을 이용해 빌렸다가 갚지 못한 빚이 5억원에 이른다는 것을 최근 알게 됐기 때문이다. 신용회복위원회나 배드뱅크 활용을 생각했지만 빚이 너무 많아 모두 포기했다. 파산신청을 할까도 고민했다. 그런데 파산신청을 하게 되면 그나마 월급을 받고 있는 교사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파산을 선고받을 경우 공무원을 비롯해 건축사, 법무사, 의사나 약사는 물론이고 교사(사립학교 교사 포함) 자격이 상실된다. D씨는 결국 개인회생제도를 선택하기로 했다. 가용소득으로 이자조차 갚을 수 없어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인 E씨. 한때 전도유망한 공학박사였다. 명문대학을 나와 국책 연구기관의 연구원으로 안정된 신분을 얻어 나름대로 남 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불행은 너무 쉽게 찾아왔다.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지인으로부터의 유혹이 문제였다. 공학박사가 보기에도 상품의 성공가능성은 높아보였고 대박의 꿈이 멀지 않아 보였다. 그렇지만 자신에게는 오지 않을 것으로 여기던 불황의 그늘이 E씨에게도 찾아왔다. 벤처기업은 망하고 상품개발 과정에 참여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승인했던 9억원의 연대보증채무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처음에는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했지만 연대보증은 끝까지 E씨를 따라다녔다. 파산을 신청할까도 고민했지만 당장 편하자고 파산을 신청하면 공무원 신분이 상실된다는 생각에 그럴수도 없었다. 보증채무로 인해 파산과 개인회생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은 평범한 직장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시 교육청 장학사로 근무하고 있는 F씨는 시 교육감을 꿈꾸는 사회 고위층이다. 그렇지만 요즘 개인 회생제도를 신청할까 말까 고민중이다. 아무 생각없이 승인했던 보증채무 5억원이 문제였다. 결국 F씨는 개인 회생제도를 선택하기로 했다. 파산에 따른 면책의 유혹도 있었지만, 장학사 신분을 유지하고 있어야만 교육감의 꿈도 유효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례3 =소액 채무는 배드뱅크 `유리`..3개월 시한 있어 복학생 H군은 하마터면 개인 회생제도로 갈 뻔 했다. 배드뱅크인 한마음금융이 지난 12일 대부신청 기간을 오는 11월20일까지 3개월 연장한다는 보도를 접하고서야 안심이 됐다. H군은 은행에 1000만원, 카드사에 1000만원,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에 각각 500만원씩 모두 3000만원의 빚을 가지고 있다. 각 채무의 절반은 원금이고 나머지 절반은 연체로 불어난 이자다. H군의 경우 일정한 소득이 없기 때문에 개인워크아웃제도를 이용할 수 없다. 따라서 H군은 배드뱅크 프로그램을 통해 채무조정을 받아야 한다. 배드뱅크 프로그램은 지난 3월10일 기준으로 2곳 이상의 금융기관에 5000만원 미만을 3~6개월 연체한 다중 신용불량자가 신용회복 지원대상이다. H군이 배드뱅크를 이용할 경우 조정대상이 되는 채무는 은행 카드사 저축은행에 진 2500만원 뿐이다. 대부업체는 한마음금융에 가입돼있지 않아 여기에 진 빚은 배드뱅크 프로그램으로 조정할 수 없다. 21살의 이른 나이에 결혼한 주부 I씨는 무심코 발급받아 사용한 현금서비스 500만원 때문에 배드뱅크 프로그램을 이용한 사례이다. 500만원의 현금서비스를 돌려막기 위해 I씨는 추가로 카드를 두장 만들어 이자 갚기를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전셋집 주인이 급하게 이사가면서 전세보증금 2000만원마저 떼여버렸다. 그 사이 500만원이던 카드대금은 이자빚을 갚기 위해 빌려쓴 대부업체의 빚은 이자가 이자를 낳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카드빚은 그 사이 원금 1700만원에 이자 200만원이 더해져 2000만원 정도로 불어있었다. I씨는 결국 선납금을 마련하기 위해 직장을 구했고, 지난 7월6일에는 배드뱅크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신용불량자 구제제도 비교표
2004.08.17 I 김현동 기자
  • (격동 증시50년)⑫시행착오로 국민만 피해
  • [edaily] 증권파동, 그러니깐 대증권을 중심으로 한 책동전의 회오리는 62년3월에 시작해서 63년2월에 끝나는 겨우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발생했다. 한바탕 광란의 소용돌이가 어느 순간에 왔다가 어느 순간에 사라진 꿈속 같은 일이었다. 이 짧은 기간에 대증권 주가는 22전 수준에서 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2전으로 거꾸로 박혀 완전한 휴지가 됐다. 어떻게 그렇게 허무한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증시파동은 흔히 투기자들의 전횡과 이를 막지 못한 제도상의 허점 및 불비, 그리고 관리능력 부족등이 어우러져 발생한 불행으로 지목되고 있다. 물론 그런 지적이 결코 틀린 것은 아니다. 어떻든 책동전이 얼마든지 가능하고 그것이 과열하면 당시의 제도로는 이를 대처할 수단이 전혀 없었던 것도 틀림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시파동이 단지 그런 이유때문이었을까. 그것은 너무 미흡한 설명이 아닐까. 사실 증시제도를 정비하고 또 투자풍토를 조성한다고 해서 어느날 갑자기 그렇게 뜨거운 열풍이 몰아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처럼 책동전은 결코 무(無)에서 느닷없이 일어날 수 없는 것이기에 당연히 하나의 분명한 주도세력이 있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불모의 사막에 물을 대고 생물이 자라게 한 계획적인 관리사가 있었다는 것이다. 앞에서도 말한 바 처럼 증시파동은 그 이후 오랜동안 군사정권 초기의 4대 의혹사건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어 왔다. 그 책동전은 중앙정보부의 개입 아니면 최소한 간접지원에 의해서 촉발됐기 때문에 그처럼 대담하고 무모하게 전개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그런 의혹은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채 설마 그랬겠느냐, 지나친 의혹이나 근거없는 낭설이 아니겠느냐로 덮어 둘 수 밖에 없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군사정부가 증시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단순 소박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과 그것이 증시파동의 도화선이 되었다는 것은 틀림이 없다는 얘기다. 군사정부의 정책은 마치 군사작전과도 같이 단순 명쾌한 것이었다. 군사정부는 경제개발을 추진하면서 내자동원에 역점을 두었다. 그것은 앞에서도 얘기한 바 극히 국수적, 이상적인 생각 같았는데 그런 생각에서 증시 활성화를 방법론으로 채택했다. 그런데 문제는 내자조달에 지나치게 임팩트를 준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무리였다는 것이다. 당시 내자의 절대적인 부족을 감안하면 이는 애초부터 무리이고 감당할 수 없는 벅찬 것이었다. 흔히 말하듯 그러니깐 스토크 자체가 적은 상황에서 이같은 계획 자체가 실현성이 없었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증시가 그런 자금흐름을 유도할 수 있을만큼 충분히 성숙하지 못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증시를 내자조달의 창구로 활용하겠다는 것은 적어도 중학이상의 수학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초등학교 셈본으로 풀려고 한 것과 같다. 증시를 활성화하면 그것이 자연스럽게 산업자금 창구로 연결되도록 해야 되는데 당시로서는 전혀 그런 고도의 파이프라인 구상은 생각지도 않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군사정부의 이런 극히 단순하고 단편적인 사고와 정책이 어느날 갑작스럽게 증시에 투기열풍을 몰아오게 된 것인데 그렇게 갑작스런 투기열풍 속에서 정부는 스스로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알지 못했다. 속수무책으로 방관하다가 불을 끄려고 기름을 끼얹는 실수를 하다가 종국에는 돈을 찍어서 그 투기를 무마했다. 그리고 문을 닫아 걸었다. 우리는 여기서 무엇을 알게 되는가. 정책에서 시행착오란 있어선 안되는데 정부정책 실패가 국민들에게만 엄청난 피해를 강요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지금도 정부의 시행착오가 허다히 계속되는 것을 보며 그것도 군사정부의 산물인가 입맛을 씁쓸하게 한다.
2004.08.17 I 김영곤 기자
  • 선물 `상승`에 무게..외국인 포지션 주목
  • [edaily 김경인기자] 지난주 증시는 거듭되는 외풍에도 아랑곳않고 기분좋은 상승세로 한 주를 마무리했다.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 국제유가와 기업실적 악화에 따른 미 증시 급락이 부담스러웠지만, 우리 증시는 미·일·대만증시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며 견조한 상승흐름을 나타냈다. 이번주(8월16~20일) 선물시장은 지난주의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악재가 여전히 부정적이지만, 지난주 국내증시를 견인한 깜짝호재인 `금리인하`와 외국인 현물매수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단기급등에 따른 기술적 조정 혹은 숨고르기 양상이 진행될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한다. 아울러 최근 외국인과 함께 시장을 좌우하는 또 하나의 축인 프로그램을 움직이는 베이시스와 베이시스를 조절하는 외국인의 선물매매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긍정적 수급 `유효`..추가반등 지난주 KOSPI200선물시장은 3주 연속 오름세로 마감했다. 5주 연속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의 현물매수가 상승의 주요한 동력이었고, 주 후반 `금리인하` 발표가 기폭제로 작용했다. 옵션만기를 맞아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와 역대 2번째 수준의 외국인 선물매수도 수급에 활기를 더해줬다. 만기일 대량매수로 인해 선물 외국인의 누적포지션도 매수로 전환됐다. 이번주 역시 추가반등에 대한 기대가 강하다. 지난주 예상을 뛰어넘는 탄력적인 반등으로 기술적 지표들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고, 미 증시 급락에도 그간 꾸준히 현물 `사자세`를 보여온 외국인이 갑자기 매도로 전환할 가능성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서준혁 굿모닝신한증권 과장은 ▲상승반전한 5일선의 상승탄력 강화 ▲5-10-20일선의 정배열상태에 진입한 지수 ▲강한 저항대로 인식됐던 60일선 돌파 ▲외국인 매수로 현물시장 유동성 보강 ▲단기 부담요인이던 매수잔고 청산 등 양호한 수급여건을 고려할 때 기술적으로 추가적인 반등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단기상승률이 9%를 넘어섰고, 지난주 국내증시가 5.73% 오른 반면 나스닥, 일본, 대만시장이 모두 하락한 점이 부담"이라며 "추가반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지만 상승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승훈 대투증권 차장은 "연속상승에 따른 기술적 조정 가능성으로 상승탄력이 축소된 완만한 상승이 예상돼 60일 이평선(98.05p) 상향돌파 후 숨고르기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로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 봤다. ◇외국인 선물매매에 `주목` 방향이 `위`쪽으로 정해졌으니, 이제 문제는 속도다. 외국인 현물매수가 외풍을 막고있다면, 추가반등의 강도는 프로그램이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지난주 반등강도가 기대 이상이었던 것은 "아직도 프로그램 매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데 따른 기대감이 작용했다. 지난 6월 옵션만기 무렵부터 잔고상 매수압력이 압도적인 상황이 석달째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잠재적 호재`로만 남아있고 실제로는 현실화되지 않는 이유는 3대악재로 시작된 불안한 대외환경에 따른 베이시스 하락이다. 이번 반등과정에서 역시 지수반등에 비해 베이시스 개선폭은 극히 미미했다. 유가 리스크와 급등 부담, 미 증시 급락 등의 악재를 베이시스가 머금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1조3000억원을 웃도는 사상 최고수준의 매도차익잔고는 꿈적않고 쌓여있다. 지승훈 차장은 "전주말 종가 및 평균 베이시스가 -0.6p, -0.58p로 8월초 대비 소폭개선에 그쳤다"며 "이는 미 증시의 불안한 움직임과 고유가가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남아있고 연속상승에 따른 기술적 조정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재훈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베이시스가 백워데이션을 지속하는 주요한 원인은 현시장이 약세장이라는 추세적인 의미가 강하지만, 외국인 매매가 현물매수과 선물매도로 나타난 것이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이어 "과거 외국인의 선물매매 패턴과 베이시스 움직임을 분석해볼 때 방향성이 거의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현재 중립 포지션을 나타내고 있는 외국인의 추가적인 매매방향이 베이시스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주 증시는 다소 숨고르기 양상을 포함한 추가반등 관점을 갖고, 외국인 선물매매에 따른 베이시스 동향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떻게 시장에 반영될 수 있을지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04.08.15 I 김경인 기자
  • `KTF 마케팅 아이디어 공모전` 최우수상 진수영씨
  • [edaily 백종훈기자] "글로벌 기업에서 마케팅 기획을 담당하는게 제 꿈입니다. 앞으로 좋은 조직에 들어가서 더 배울 생각입니다" 이데일리 경제유니버시아드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KTF 마케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진수영(23)씨는 11일 이같이 수상소감을 밝혔다. 진수영씨는 "2002년부터 마케팅·광고 관련 공모에는 빠짐없이 참가했다"며 "정말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진씨는 "하지만 각종 대회에서 떨어지면서 자신이 부족했던 점을 채워나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진씨는 기존의 자동응답서비스를 개선한 `마이 비서 서비스`로 영예의 최우수상과 상금 300만원을 수상했다. `마이 비서 서비스`는 미리 PC화면을 통해 부재중 설정과 사유를 입력, 통화가 가능한 시간까지 상대방에게 자동으로 알려주는 휴대폰 부가서비스다. 진씨는 한양대 경영학과 00학번으로 8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다음은 진수영씨와의 일문일답. - 공모전 참가 동기는. ▲평소 전공(경영학)이 전공이니만큼 마케팅에 관심이 컸다. `이데일리 마케팅 시뮬레이션 게임`에 친구와 함께 참가해 33위를 한 적도 있다.(웃음) 이번 대회 응모는 그때 이데일리와 맺은 인연으로 이메일로 참가권유를 받아 도전한 것이다. - 아이디어를 얻은 계기는. ▲평소 불편을 느꼈던 점에서 착안했다. 기존 휴대폰 자동응답 서비스는 본인이 일일이 녹음을 해야 했고, 상대방 입장에서는 언제 통화가 가능할 지 알 수 없어 불편한 측면이 있었다. `마이 비서 서비스`는 PC를 통해 클릭 몇 번으로 부재중 설정과 사유 입력이 가능하고 상대방과 언제 통화할 수 있는지 알려줄 수 있다. -프리젠테이션 능력을 키운 비결은. ▲학교에서 `애드 파워`라는 광고 동아리 활동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각종 마케팅·광고 공모전에 나가 직접 프리젠테이션했던 게 도움이 됐다. "시험에 떨어지면서 배운다"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각종 공모전에서 떨어지면서 "이것이 부족했구나" 하는 걸 체크하며 고치려고 노력했다. -대회에 참가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큰 병은 아니었지만 어머니께서 대회 내내 입원하신 상태였다. 병원에 자주 들르지 못하고 공모전에 신경을 써서 어머니께 죄송하다. 그래도 퇴원과 함께 최우수상 수상 소식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 -상금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 ▲아버지, 어머니께 근사한 옷 한 벌씩 해드릴 생각이다. 남자친구도 옷 한 벌 사줘야 하지 않겠나. 지금 수상소식을 알게 돼 제대로 알리지도 못했다. 다들 굉장히 좋아할 것 같다. -장래 하고 싶은 일은. ▲ 영어 등 어학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가 되고 싶다. 아직 마케팅도 영어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곧 졸업이라 마음은 바쁘지만, 열정적으로 해볼 생각이다.
2004.08.11 I 백종훈 기자
  • 그로웰3사 `무주공산`..앞길 먹구름
  • [edaily 권소현기자] 그로웰텔레콤(035780)과 그로웰메탈(070080), 그로웰전자(009220)가 무주공산 신세가 됐다. 최대주주인 그로웰산업이 담보로 제공한 이들 계열사 주식이 반대매매되면서 전량 장내에서 처분됐기 때문이다. 아직 회사측에서는 최대주주가 누구로 변경됐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데다 최근 주가급락에 대한 조회공시에서 이같은 주식담보대출 사실에 대해서는 함구한채 정보로서 가치가 떨어지는 사업 진행상황에 대해서만 간단히 언급한 바 있어 주주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급락 이유 있었네 최근 특별한 악재도 없이 그로웰 3사의 주가는 연일 하한가 행진을 이어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그로웰 3사의 하한가 행진은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됐다. 그로웰텔레콤과 그로웰전자는 오늘까지 6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고 그로웰메탈은 전일 하한가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5% 이상 떨어졌고 오늘도 하한가를 기록중이다. 그로웰 3사가 이처럼 동시에 하한가까지 밀리자 코스닥증권은 지난달 30일 주가 급락에 대해 공시할 것을 요구했고 회사측은 현재 진행중인 사업에 대해 간단히 밝혔을뿐 특별한 악재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3일 코스닥증권시장은 다시 그로웰 3사에 대해 최대주주 지분매각설에 대해 조회공시할 것을 요구했다. 그로웰 3사는 모두 "최대주주인 그로웰산업이 보유 지분을 담보로 제공했으나 최근 주가하락으로 반대매매되면서 장내에서 처분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현재 담보권 행사된 수량 및 시기 등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로웰산업 관계자는 "신규 사업에 실패하고 재무상황이 안좋아지자 은행권으로부터 부채 상환압력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더이상 제도권 금융사로부터 자금을 빌리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보유 주식을 담보로 사채를 썼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부채를 상환, 그로웰산업과 코스닥 등록 계열사 3사, 그로웰엔지니어링까지 5개사 전체의 부채는 지난 2002년말 860여억원에서 555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는게 이 관계자 설명이다. 그러나 주가 하락으로 그로웰산업이 제공했던 주식담보 물량이 시장에 흘러나오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그로웰산업이 담보로 제공한 계열사 주식은 메탈이 540만주(28.6%), 텔레콤이 781만주(17.7%), 전자가 946만주(54.67%)다. 이와 함께 그로웰산업 박정서 회장과 특수관계인 박훈서 이사가 보유하고 있는 1% 안팎의 주식도 같이 담보로 제공됐다. 그로웰산업은 이같은 물량이 전량 매각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주들은 이같은 사실을 미리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 자금중개 전문가는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을때 담보로 제공한 물량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회사측이 모르고 있었을 리 없다"며 "반대매매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 어짜피 공시해야할텐데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무주공산..향방 불투명 이처럼 그로웰 3사가 주인없는 회사가 되자 앞으로의 향방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외자를 유치키로 계약을 체결한 그로웰텔레콤의 경우 자칫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로웰텔레콤은 지난 7월26일 미국 사이먼사로부터 총 4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사이먼사를 대상으로 10월과 12월 두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며 이후 최대주주는 사이먼사로 변경된다. 그로웰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사이먼사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식담보대출 자체가 모회사의 열악한 자금사정을 증명해주는 만큼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로웰전자와 메탈의 전망도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로웰산업 관계자는 "부도가 났거나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직원들은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혼란상태를 정비해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영진 역시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긴급 회의를 소집해 향후 계획에 대해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장 최대주주가 누구인지도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뾰족한 수는 없다. 이에 따라 그로웰그룹을 만들었던 박정서 회장의 꿈도 거품이 됐다. 박 회장은 지난 2001년 경방기계를 인수, 그로웰메탈과 그로웰전자로 인적분할하고 코스닥 등록업체였던 재스컴까지 인수해 그로웰텔레콤으로 편입했다. 그로웰산업을 지주회사로 4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로웰그룹은 리퀴드메탈이라는 꿈의 신소재에 진출, 화려한 비상을 꿈꿨으나 사업성 부족으로 실패하면서 자금압박에 시달렸다.
2004.08.04 I 권소현 기자
  • (스톡이슈)동상이몽(同牀異夢)
  • [edaily 이정훈기자] 지수가 한동안 지지선 역할을 하던 720~730선을 깨고 내려갔다. 이런 시점에서 현재 시장 참가자들이 가지고 있는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도, 반등에 대한 기대도 모두 타당해 보인다고 하면 너무나도 무책임하긴 하지만 사실이기도 하다. 우리 시장이 최근 다른 국가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당장 지수가 올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들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올라가지 못한다면 결국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셈이다. 미래에셋증권 서성룡 연구원은 우리 증시의 상대적인 부진의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저조한 거래대금과 취약한 수급 구도 때문이며, 둘째 기술적으로 심리적 지지선에서 이탈되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며, 마지막으로 고유가나 테러위협 등이 우리 시장에 밀접한 악재라는 점이다. 특히 우려스러운 부분은 지목된 이유들중 어느 하나도 단기간 내에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를 타당한 것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추가적으로 가파른 가격 조정을 막아낼 만한 우호적인 요인들도 발견되고 있다.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은 최근 주식을 꾸준히 사담고 있다. 누적순매수 포지션은 연중 최고 수준에 다시 바짝 다가서고 있는 상황이다. ◆거래소시장 외국인 누적순매수 포지션 (자료=동양종금증권) 프로그램 매매는 시장 베이시스에 달려있고, 베이시스를 좌우하는 쪽은 외국인 투자자들인 만큼 당장 큰 기대는 못하더라도 시장 베이시스가 가장 나쁜 수준까지 떨어져 있어 단기적인 베이시스 개선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을 언제든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시장베이시스 악화 다음날 프로그램매매 (자료=동양종금증권) 이와 함께 최근 지수 하락과정에서 방어막으로 작용해온 비차익 매수도 상황에 따라선 유입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정도 시점이면 반등을 기대해볼 법하다는 점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서성룡 연구원은 "증시를 이끄는 두 축인 수급과 펀더멘탈 모두 반등의 여건을 갖추어가기보다는 저점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으로 인식해야할 것"이라고 말한다. 같은 시장에서 다른 꿈을 꾸고 있는 투자자들의 생각이 하나로 수렴되는 시점에서야 의미있는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어제(2일) 지수가 710선대로 떨어졌고 간밤 미국 주식시장이 반등한 이날 우리 시장 참가자들의 생각이 어떻게 가격에 반영될지 주목된다. [증권사 데일리] -서울: 지수 박스권 레벨다운..기간조정 이어질 듯 -교보: 낙관할 수 없는 전저점에서의 지지력..보수적 시장 대응 -대신: 지지선 붕괴..운수장비와 금융업종에 선별적으로 참여해야 -굿모닝신한: 신뢰도 높은 반등의 시그널을 기다려야 -동양종금: 하방 경직성에 대한 기대..반발 매수세 기대 시점 -대우: 한단계 레벨다운..바닥 다지기 연장선상에서 대응해야 -동부: 타이밍을 늦추자..전저점 방어력 약화되고 있어 -대투: 추가 하락압력 높이는 제반 변수들 -현대: 설상가상..반등시 현금 비중 확대 전략이 필요해 -하나: 긍정적 거시지표 대 고유가..지정학적 위험과 유가안정 필요 -동원: 관건은 IT경기와 유가..유가 움직임 지속적 관찰 필요 ☞[뉴욕증시: 테러우려 극복..다우·나스닥 상승] ☞[월가시각: "유가도 테러도 안무섭다"]
2004.08.03 I 이정훈 기자
  • (스톡이슈)`뭔가 부족하다`
  • [edaily 이정훈기자] `밸류에이션(valuation)과 유동성(liquidity)간의 다툼`. 동원증권 김세중 책임연구원이 진단하는 주식시장의 현실이다. 밸류에이션상으로는 주가가 올라가려고 하지만, 그렇게 저평가된 주식을 사줄만한 뚜렷한 세력이 없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가치에 비해 현재 주가가 충분히 많이 빠졌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는 듯 하지만, 밸류에이션이 좋은 주식도 가격이 오르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적극적으로 사줘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게 김세중 책임연구원은 주장이다. 공감이 가는 얘기다. 흔히 시장의 에너지를 측정하는 지표로 삼는 거래량과 거래대금을 보면 연일 최저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거래 바닥이 지수 바닥"이라는 증시 속설이 기대를 던져 주는 건 사실이지만, 이 정도 거래로는 힘있는 반등은 꿈도 꾸지 못한다. ◆거래소시장 거래량과 거래대금 (자료=대신경제연구소) 다행히 외국인이 주식을 거의 내다 팔고 있지 않아 지수가 730선 근방에서 강한 하방 경직성을 보이곤 있지만, 이처럼 거래가 적어서야 외국인이 어떻게 마음 먹느냐에 따라 다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부담 역시 매수세력을 붙들어 맬 것이다. 이와 함께 IT주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포스코가 잘 나간다고 해서 `IT주 없이도 랠리는 가능하다`는 생각들도 있지만, 전체 시가총액이나 지수에 대한 영향력으로 볼 때 국내 증시에서 IT주 없는 랠리를 기대하기는 너무나 성급하다. 이런 점에서 아직 전저점 수준에서 의미있는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향후 움직임이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자료=동부증권) 우리 증시의 계속되는 `선전`을 격려하기라도 하듯이 간밤 미국 주식시장은 실적 호전과 저가 매수세를 바탕으로 비교적 큰 폭의 반등을 보였다. 우리 시장에게는 가뭄에 맞는 단비마냥 반갑다. 다만 앞서 지적한 대로 아직은 `뭔가 부족하다`. [증권사 데일리] -동원: 위와 아래로의 힘의 대결 구도..낙폭과대 경기민감주 길목 지키기 -동부: 종목별 접근법..단기 급락한 종목에 관심을 -대투: 730선 지지력 테스트 과정 지속할 듯 -현대: 모멘텀을 기다리며..보수적 시장 대응 유지해야할 때 -대우: 반등 모멘텀 부재..바닥 다지기의 기간 조정이 지속될 듯 -동양종금: 지수보다 부진한 종목별 흐름..대형 우량주 중심의 접근 -서울: 협소한 구간 내에서의 기간조정 양상 연장될 듯 -대신: 바닥 근접을 알리는 신호들..모멘텀 확인은 필요 -굿모닝신한: 지수 수렴국면..방향성 확인이 우선돼야 -교보: 반등 가능성보다는 하락 리스크에 초점을 맞춰야 ☞[뉴욕증시: 지표·실적 합작..다우 1만 회복] ☞[월가시각: 거래량 증가가 관건]
2004.07.28 I 이정훈 기자
  • (Zoom-In증권가)대우증권 유상철 부동산금융팀장
  • [edaily 이정훈기자] 국내 첫 선박펀드인 `동북아1호 펀드`를 탄생시킨 산파. 대우증권 유상철 부동산금융팀장의 다른 이름이다. 그가 부동산금융팀에 발을 디딘 것은 지금으로부터 3년전. 선박펀드를 준비한 것은 1년 반 정도됐지만, 선박펀드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매력적인 선박펀드..안정적 장기투자·비과세 혜택` 그가 자신있게 내세우는 선박펀드의 매력은 안정적인 장기투자라는 점. 정해진 만기 내에는 거의 고정적으로 정해진 만큼의 배당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유 팀장은 "해운선사에 빌려주는 배[船]의 소유주가 펀드 투자자들이기 때문에 해운사가 디폴트 상태에 빠지더라도 실물인 배는 그대로 남아 처분 가능하다는 점에서 담보력이 충분한데다 장기적인 용선료로 안정적인 수익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61억원 공모에 8대1이라는 엄청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또 다른 비결은 비과세 혜택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종합과세 적용대상이 되는 돈 많은 투자자들이라면 3억원 이하 비과세, 3억원 이상 16.5% 과세는 분명 커다란 메리트일 수 밖에 없다. 지난 3월말 1호 펀드를 출시한 후 새로운 선박펀드의 주간사 자격을 따내며 추가적인 펀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오는 8월에는 160억원 규모의 2호 펀드를, 9월 중순에는 각각 200억원씩으로 3호부터 5호까지 시리즈로 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앞서가는 자의 어려움"..초기 선점효과 노린다 이처럼 선박펀드를 성공리에 출시했지만, 1년 이상의 오랜 시간이 걸린 준비과정은 그리 순탄치 만은 않았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앞서 가는 자의 어려움은 익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유 팀장은 "처음 시작하다보니 무엇보다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했다"고 말한다. 마땅한 인덱스나 투자지표가 없다보니 투자자들을 설득해 자금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이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또 "제도상으로도 아직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감독규정이나 세제지원 등 요구할 부분이 많았다"며 여전히 수시공시나 상장 규정 등은 손질해야 할 숙제로 남겨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초기 선점효과는 분명히 있다는 게 그나마 그를 위로하는 수확이다. "초기 시장이 아직 정형화되지 않은데다 경쟁도 치열하지 않아 수익성도 그런대로 괜찮고 초기 선점까지 감안하면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아직 갈 곳은 무한하다..새로운 투자처 선도할 터` 선박펀드 출시로 간접투자상품의 영역을 한 단계 넓힌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오히려 새로 개척할 부분이 더 많다고 느끼는 그는 만족감보다는 도전의식에 충만해 있다. 초기 리츠와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의 경험을 가진 유 팀장은 선박펀드에 이어 부동산펀드, 공기업 및 지방자치단체 등과의 사회간접자본(SOC) 채권 발행 등을 진행하고 있고 향후에는 금(金)이나 원유, 항공기 등 실물자산펀드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생각이다. 또 해외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나 펀드오브펀드도 구상중이다. "그동안 주식이나 채권 등 리스크가 큰 유가증권 투자에 길들여져 있는 투자자들에게 안정성이 있는 실물펀드 등 새로운 투자처를 제공하는 동시에 제도권내 자금을 흡수하며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커다란 꿈을 유 팀장은 덤덤하게 밝혔다. 오늘도 외국계 선박이나 해운시장 리서치 자료, 부동산시장 뉴스나 보고서를 두루 살피면서 주요 선사나 건설사, 금융기관, 기관투자가,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을 분주하게 만나고 다니면서 그의 꿈은 영글어가고 있다.
2004.07.21 I 이정훈 기자
  • 이번주 증시 "꿈보다 해몽이 중요"
  • [edaily 이진우기자] 어닝시즌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이번주는 세계 IT업계의 거물들인 인텔 삼성전자 노키아 IBM AMD가 모두 실적발표를 한다. 매일 쏟아지는 실적에 시장도 꽤나 들썩일 것 같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웬지 모를 썰렁함이 감돌고 있다. 투자자들의 마음은 출근을 앞둔 일요일 오후의 샐러리맨 같다. 몸은 일요일 오후에 머물러 있지만 마음은 월요일 출근길로 향해 있다. 하반기 실적둔화 전망..2분기 실적이 얼마나 씻어줄까 중요한 건 실적 그 자체가 아니라 실적의 추세다. "이미 꺾이고 있는 추세"에 대한 걱정을 한아름 안고 있는 입장에서 지나간 분기의 실적에 대해 박수를 보내고 휘파람을 불기엔 흥이 나지 않는다. 4조원 전후로 예상되는 삼성전자(005930)의 2분기 영업이익도 그래서 사실 큰 관심은 아니다. 4조를 넘으면 어떻고 4조가 안되면 어떻다는 말인가. 걱정하는 문제는 2분기 그 다음의 일인데 말이다. 중요한 것은 아래 그림의 막대그래프가 아니라 푸른 실선의 방향이다. 야후의 실적도 시장이 예상치를 충족시켰지만 "별로 놀랍지도 않다"는 이유로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실적 그 자체보다는 실적을 대하는 시장의 시각, 실적을 해석하는 시장의 기분에 따라 주가의 방향이 달라진다. 이런 분위기에서 실적은 "물이 절반정도 담긴 유리컵"일 뿐이다. 그래도 반이나 남았다고 생각할 지, 반이나 줄었다고 받아들일 지는 오로지 시장의 마음에 달렸다. 결국 실적 그 자체를 예상하는 것 보다는 실적에 대한 시장의 반응과 해석을 예측해보는 게 더 필요하다. 꿈보다는 해몽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삼성전자보다 먼저 발표하는 인텔과 노키아의 실적은 1분기와는 좀 다른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다. 1분기에는 노키아의 어닝쇼크가 삼성전자의 반사이익으로 해석되고 인텔의 부진도 삼성전자의 우월함의 확인해주는 것으로 주가에 반영됐지만 이번은 다르다. "I분기에는 경기가 확장일로를 걷고 있어 IT경기의 파이 자체가 커지고 있다는 확신히 강했던 시기라 "경쟁자의 부진은 나의 행복"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그러나 2분기는 하반기 이후에 IT경기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인텔과 노키아가 내놓는 하반기 전망은 국내 증시에서 1분기와는 다르게 해석될 것이다."(굿모닝신한증권) 잘나가던 야후도 꺾였는데 인텔 노키아가 오죽하겠냐는 불안감도 좀 다른 방향으로 해몽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야후는 6월말에 주가가 52주 신고가였다. 실적과 무관하게 쉬어갈 핑계를 찾는 상황이었다. 반면 인텔과 노키아, 삼성전자는 1월, 3월, 4월에 각각 고점을 찍고 조정을 받는 중이다. 적어도 시장을 놀라게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주가가 급락할 확률은 높지 않다는 점이 위안이다. 낮아진 변동성 다시 커질듯..단기 방향성의 중요한 분기점 다만 추세상으로 이미 하락싸이클로 접어든 주식시장이 2분기 실적에 힘을 얻어 상승세로 돌아설 확률은 더 낮아보인다. 주식값이 내리는 이유가 "하반기 이후의 실적둔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면 그 걱정을 씻어줄 뭔가가 필요한데, "시장의 예상치를 충족하는 2분기 실적"은 그 뭔가로는 다소 모자라기 때문이다. 시각을 이번주로 압축한다면 실적쇼크로 인한 급락이 없기를 바라는 게 더 현실적이다. 우선 수급면에서 불안함이 지속되고 있다. 이머징마켓펀드의 자금유출은 10주째 이어지고 있고 730선 부근의 하방경직성을 보여주는 매수주체는 개인들이다. 4개월 연속 음봉을 기록한 것이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게 하는 근거일 뿐이다. 주식시장의 추세가 아래로 꺾였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지표로 최근 부각되는 것은 이익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기업들의 숫자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기업들도 그렇고 한국의 기업들도 그렇다. 경기가 하락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을 재확인해주는 지표다. 증권사들의 이번주 전망 역시 부정적이다. 최근 종합주가지수의 변동성이 급격히 축소된 상황에서 박스권 등락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주에는 다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주식시장이 다시 크게 출렁인다면 어떤 방향일까. 아래일까, 위일까.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본격적으로 낮춰지고 있고 기업이익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하향 조정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지수하락의 추세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도 외국인지분율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최저수준까지 내렸다. 변동성이 다시 커진다면 그 방향은 아래쪽일 가능성이 크다"(LG투자증권) 삼성증권은 이번주 투자전략으로 "실적호전 재료보유주 중심의 Trading Buy & Sell"을 제시했다. 양호한 실적 뿐 아니라 "재료까지" 보유한 종목을 "단기적으로" 샀다가 빨리 팔라는 뜻이다. 보수적인 시각이 묻어 넘친다. "이번주는 주식투자를 쉬라"는 권유보다 오히려 더 불안하게 들린다. 상승모멘텀은 여전히 부족하지만 이번주를 무난히 넘긴다면 바닥을 다져가는 기간으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를 축적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참아왔던 불안감이 다시 폭발할 가능성도 염두에 둔 신중한 투자계획이 필요해보인다. 바닥을 보고 무릎에서 사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마음이 좀 편해질 듯하다.
2004.07.11 I 이진우 기자
  • (벤처인)싸이더스 노종윤 이사
  • [edaily 전설리기자] "7연타석 홈런에 도전합니다. 기대해 주세요" 씨큐리콥(052640)의 자회사인 영화 제작사 싸이더스의 노종윤 이사는 요즈음 싱글벙글이다. 한국 영화 제작사상 처음으로 연속 4편의 영화를 흥행시킨데 이어 7편 연속 흥행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 싸이더스는 지난해 `살인의 추억`으로 관객 540만명 동원해 대박을 터뜨린데 이어 `싱글즈`(220만명), `말죽거리 잔혹사`(310만명), `범죄의 재구성`(220만명)까지 연속 4편의 영화를 흥행에 성공시켰다. 이는 한국 영화 사상 전례없는 기록. 4편 모두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어섰음은 물론이다. 노 이사는 "앞으로 개봉될 예정인 3편의 영화도 기대되는 작품들로 7연타 기록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은 세 편의 영화는 인터넷 소설 최고의 판매부수를 기록한 귀여니 원작 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으로 오는 23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늑대의 유혹`(쇼박스 배급), 올 가을 개봉할 예정인 이범수 주연의 `슈퍼스타 감사용`(CJ엔터테인(049370)먼트 배급)과 정우성, 손예진 주연의 `내 머릿속의 지우개`(CJ엔터테인먼트 배급). 노 이사의 입가에 웃음이 머무는 이유는 이 뿐 만이 아니다. 연속된 흥행 성공으로 싸이더스의 재무구조도 건전해진 것도 큰 이유. 영화 4편의 성공으로 벌어들인 수익으로 플레너스와 분리하면서 떠안았던 막대한 부채를 되갚았고 이에 따라 2년만에 무차입 경영을 실현하게 된 것이다. 올초 코스닥 등록사인 씨큐리콥의 100% 자회사로 편입한 싸이더스는 영화 `늑대의 유혹`이 개봉되는 23일에 맞춰 모회사인 씨큐리콥의 이름까지 싸이더스로 바꿔 완전한 통합을 이룰 예정이다. 노 이사는 "씨큐리콥의 또 다른 자회사인 모바일 컨텐츠 제공업체 올엠과 함께 엔터테인먼트 컨텐츠를 기반으로 한 통신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싸이더스를 이처럼 안정적인 반열에 올려놓은 데는 한국 영화계에서 16년간 잔뼈가 굵은 노 이사의 숨은 내공이 톡톡한 역할을 했다. 고교 시절부터 영화감독을 꿈꿔온 노 이사는 대학시절 `영화마당 우리` 활동을 하며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한국영화 아카데미 5기 출신인 그는 이후 감독지망생에서 프로듀서로 변신, 삼성물산 드림박스 사업부 영화팀, 삼성영상사업단 영화사업부 한국 영화팀을 거치면서 현재 싸이더스 영상본부 이사에 이르기까지 16년간 한국 영화 산업을 키우는 외길을 걸어왔다. `비트` `초록물고기` `처녀들의 저녁식사` `약속` `태양은 없다` `건축무한 육면각체의 비밀` `쉬리` `봄날은 간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등 한국 영화사의 계보를 잇는 낯익은 영화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프로듀서로서 그의 철학은 분명하고 정직하다. 컨텐츠에 대한 기획력만 좋으면 자금이 적극적으로 들어온다는 것. 그는 "좋은 기획력이 경쟁력"이라며 "좋은 기획을 위해서는 좋은 감독, 좋은 작가들을 유치하기 위해 인력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3년전 외교통상부에서 스크린쿼터 관련 브리핑을 하면서도 노 이사는 이같은 철학을 내세웠다. 그는 "스크린쿼터 축소하면서 시장이 작아지면 그만큼 지원금을 주겠다"는 외통부의 논리에 "스크린 쿼터로 시장이 지켜져야 하고 시장에서 나온 건전한 자본들이 건전한 경쟁구도를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맞섰다. 노 이사는 한국 영화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상대적으로 투자 리스크가 크다고 여겨졌던 영화 제작에 대한 투자 리스크를 축소하는 기제도 많아져 영화 산업의 힘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류 열풍 등으로 세계 시장에서 한국 영화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기획 단계부터 해외쪽으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이 용이해졌습니다. 프리세일즈(pre-sales)나 해외 펀딩을 통해서 리스크를 헷징하는 거죠" 이같은 맥락에서 싸이더스도 올 연말 개봉할 예정인 설경구 주연의 영화 `역도산`의 한·일 공동 제작을 추진하기 위해 현재 일본 메이저급 영화사들과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그는 밝혔다. 노 이사는 한국 영화 산업의 미래를 위해 지금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아시아에서 영화 컨텐츠를 제대로 만들어내고 있는 국가가 현재 한국 밖에 없습니다. 일본은 한 풀 꺾였고, 중국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하지만 산업적으로 활성화하려면 아직 멀었죠. 지금이 중요한 타이밍입니다. 좋은 인력들을 유입하면서 시장을 넓혀나가야 합니다" 국내 영화 관객의 수준도 우리 영화 경쟁력의 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관객은 리트머스 종이입니다. `드라마`에 대한 감성이 짙어서 `드라마` 없이 기획적인 영화에 대한 평가가 단호하거든요. 우리나라에서 흥행에 성공하면 다른 나라에서도 여지없이 성공하기 때문에 헐리우드도 우리나라 시장에서의 개봉을 먼저 추진하며 중요한 시험대로 여기고 있습니다" 노 이사는 "한국 영화 시장이 질적, 양적 성장으로 산업적인 기반을 마련해 후배 영화인들이 좀 더 안정적이고 편하게 영화 산업에 종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아시아·유럽 시장에서 한국 영화가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중견 영화인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노종윤 이사 약력 82년 상문고등학교 졸업 86년 숭실대학교 졸업 89년 한국영화 아카데미 졸업 89년 동서 영화사 기획실/한국영화기획정보센터 공동대표 및 기획실장 93년 삼성물산 드림박스사업부 영화팀 95년 삼성영상사업단 영화사업부 한국영화팀 99년 삼부 엔터테인먼트 한국영화팀 00년~ 싸이더스 영상본부 이사/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2004.07.08 I 전설리 기자
  • (내수를 살리자)②"실종"..수출에 가린 그늘
  • [edaily 강종구기자] 정부의 고환율 정책을 등에 업고 수출이 초호황을 두렸지만 대다수 국민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수출이 잘되는 대기업은 넘치는 달러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지만 내수위주의 중소기업들은 창고에 쌓인 재고에 넋을 잃었다. 450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있는데다 소득마저 끊긴 가계는 올들어 허리띠를 더욱 졸라맸다. 가계소비는 지난해 1.5% 줄더니 올해 1분기에도 전년동기대비 1.4% 감소했다. 공장가동률이 80%를 넘는데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투자를 하지 않았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연간 1.5% 감소했고 올해 1분기에도 전년동기대비 0.3% 감소했다. 수출로 이익은 계속 늘어나는데 투자를 하지 않으니 기업 금고에는 현금만 쌓여갔다. 제조업 상장사 등 1069개사의 현금 보유액은 3월말 현재 41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 수출이 모두를 살린다? `빗나간 기대` 정부와 한국은행은 수출에 모든 것을 걸었다. 수출이 잘돼 기업들 이익이 늘면 투자와 고용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했다. 대기업 투자가 늘면 중소기업이 살고 고용이 늘면 소득이 생긴 가계가 소비를 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는 빗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한은은 18일 내수회복 기대가 빗나갔음을 솔직하게 시인했다.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소비와 설비투자는 4분기 연속 감소한데 이어 올해 2분기에도 회복할 조짐을 나타내지 않았다"며 "기업이 투자실행을 계속 늦추고 소비도 고유가 등으로 제약을 받고 있다"고 한 것. 당초 한은은 내수가 2분기에 회복조짐을 보인 후 하반기에는 본격 회복세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의 한 간부는 "소비보다 투자가 더 걱정"이라고 했다. "재고도 줄었고 공장을 풀가동하면서도 왜 투자를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도 "생산을 계속 해야 하는데 언젠가는 (투자를) 하지 않겠는가"고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민간의 전문가들은 한은보다 훨씬 빨리 연내 내수회복의 꿈을 접었다. 오히려 지난달부터는 경기하강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증권사들은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잇따라 "하반기에 수출이 둔화되고 내수회복은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긴축정책, 미국의 금리인상, 고유가의 지속이라는 대외 악재가 우리 경제를 옥죄어 오고 있다는 것이다. 시티그룹글로벌마켓의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소비가 회복될 조짐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1분기 명목소득이 8%이상 늘었는데 명목 민간소비는 고작 1.7% 늘어난 현실을 보라는 지적이다. 국제 투자은행 UBS는 "소비의 의미있는 회복이 향후 수개월간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고 CSFB는 심지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7%에서 4.2%로 대폭 깎아 내렸다. ◇ 무너진 고용, 좌절에 빠진 심리 정부의 올해 최대 경제치적이라는 고용은 어떨가. 4월중 취업자수는 전년동월비 52만명 늘었다. 실업률은 3.4%로 그대로였지만 취업자수는 살아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것은 신기루로 드러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취업자수 증가율은 2개월 연속 하락했고 계절조정을 해 보니 전체 취업자수도 3개월째 줄었다. 2월 이후 26만3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고 실업률도 3.5%로 높아졌다. 삼성증권은 이렇게 논평했다. "수출에만 전적으로 의존한 경기회복의 한계를 잘 보여준다. 수출호조로 유발되는 제조업의 고용창출은 제한적이었고 고용의존도가 높은 유통업 음식숙박업에 이어 건설업의 고용부진이 심화됐다. 고용부진은 내수, 특히 민간소비의 빠른 회복을 어렵게 할 것이다" 고용을 늘리는 길은 수출이 아니라 내수임은 자명하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수출을 100억원 해 봐야 157명의 일자리가 생긴다. 반면 소비가 100억원 되면 240명, 투자가 100억원 늘면 161명이 직장을 잡는다. 또 제조업 생산이 100억원어치 증가하면 122명이 취업할 수 있지만 대표적인 내수업종인 서비스업은 같은 정도로 182명을 실업에서 구할 수 있다. 소비자와 기업은 경기회복 기대를 접었다. 소비자기대지수는 4월 99.9에서 94.8로 뚝 떨어졌다. 기준선인 100을 밑돈다는 것은 향후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해 보니 1분기 소매유통업의 경기전망지수는 전분기 116에서 올해 1분기 98로 수직낙하했다. 그 며칠전 한국은행이 조사한 제조업의 6월 경기전망지수도 82로 14포인트 급락했다. ◇ 떨어질줄 모르는 환율..내수부진에 한 몫 내수부진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정부의 고환율 정책도 단단히 한 몫 했다. 물가를 끌어올려 실질소득을 줄이고 내수기업들의 원가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대외협상력이 약해 고유가나 원자재값 상승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중소기업들에게 고환율은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img src="http://www.edaily.co.kr/board/data/T_freeboard_atcle2/edaily200406/edaily408032181131021.gif"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수입물가는 무려 전월대비 3.6% 올랐다. 이속도로 1년을 오르면 40% 이상 급등하게 된다. 그러나 이중 거의 절반은 환율이 상승했기 때문이었다. 환율요인을 제거하면 물가상승률은 1.9%로 뚝 떨어진다. 원자재값 상승과 고환율정책 앞에서 기업들의 생산원가 부담은 급격히 늘었다. 5월 기업들은 원재료 구입대가로 1년전에 비해 29.5%를 더 지불해야 했다. 중간재가격도 10.7%나 올랐다. 소비가 되지 않으니 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기업들의 채산성은 땅에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처지다.
2004.06.18 I 강종구 기자
  • (자료)민노당 김혜경 대표 취임사·문답
  • [edaily 조용만기자] 다음은 민주노동당이 6일 밝힌 김혜경 민주노동당 신임 대표 취임사 및 문답자료 ◇ 당 대표 취임사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 자랑스러운 민주노동당 당대표 김혜경입니다. 이 자리에 선 지금 30 여 년 동안 창신동 골짜기에서, 난곡 산꼭대기에서 가난하고 소외받은 사람들, 삶의 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들과 함께 싸우며 살아온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또한 민주노동당의 창당부터 지금까지 4년 동안 오늘의 민주노동당을 만들기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려온 당원 동지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이들 모두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우리는 수권정당으로의 도약이라는 막중한 역사적 과제 앞에 서 있습니다. 진보정당 최초의원내진출, 그리고 명실상부한 제3당 도약이라는 성과는 소중합니다. 노동자와 서민들은 이제 민주노동당의 정치를 체감하면서 정치가 곧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동지 여러분, 우리가 제3당 하려고 민주노동당을 창당한 것은 아닙니다. 의석 10개 차지하려고 121명의 지역구 후보들이 패배가 눈에 보이는 싸움에 불나비처럼 뛰어든 것은 아닙니다. 우리들의 가슴 속에는 노동해방, 민중해방이라는 가슴 사무치는 꿈이 고동치고 있으며, 우리들의 눈은 이미 통일조국의 미래를 향해 있습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수권정당으로 도약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동지 여러분 저 김혜경과 함께 6만 당원의 힘을 모아 2012년 집권을 향해 힘차게 전진합시다.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우리들의 눈과 가슴은 이미 집권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집권이 가슴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들의 비젼과 정책을 가다듬고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실천을 통해 국민들의 가슴속에 민주노동당에 대한 확신과 신뢰가 자리 잡았을 때 비로소 국민들은 우리를 집권세력으로 선택할 것입니다. 우선, 원내와 원외를 아우르는 새로운 정치의 전형을 만들어 내야합니다. 원내에 진출한 우리 10명의 의원들, 누구보다도 훌륭한 국회의원이 되리라 저는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10명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의원 한사람 한사람이 한국사회 개혁의 상징, 투쟁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당원 여러분께서는 힘을 모아 주셔야 합니다. 단병호의원은 비정규직 철폐 투쟁의 상징이 되고, 최순영 의원은 무상교육 실현의 상징이 되며, 천영세의원은 언론 개혁의 상징이 되고, 심상정 의원은 부유세 도입과 조세개혁의 상징이 되며, 권영길의원은 자주외교와 통일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한국사회의 모든 역량과 지혜를 모아나가는 것, 바로 이것이 원내정치와 원외정치를 아우르는 민주노동당의 새로운 대중정치입니다. 원외 투쟁으로 원내정치가 힘을 얻고, 원내 정치로 원외 투쟁이 활성화 되는 새로운 대중정치, 저 김혜경과 함께 당원의 힘을 모아 반드시 실현합시다. 당원 여러분! 집권을 위해서는 지역과 여성에 투자해야 합니다. 지역구 국회의원 2명으로는 집권에 이를 수 없습니다. 구청장 2명으로는 집권에 이를 수 없습니다. 지역구 국회의원을 많이 당선 시켜야 국민들은 민주노동당을 믿습니다. 민주노동당 시장, 군수, 구청장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진보적 지방자치가 무엇인지를 피부로 실감할 수 있도록 해야 국민들은 우리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준비해도 이르지 않습니다. 지역조직 활성화를 위해 재정적, 정책적 투자를 대폭 상향조정하고 2006년 지방자치 선거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갑시다. 2004년 중앙정치 판갈이에 이어 2006년에는 지방정치 판갈이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줍시다. 세상의 절반인 여성, 그 절반의 지지 없이 민주노동당은 집권에 이를 수 없습니다. 여성들과 함께 하려는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친여성적인 구조와 정책을 가진 여성주의적인 정당이 되려고 했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민주노동당은 주로 ‘아저씨’들이 지지하는 정당이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아저씨들만의 지지에 만족하지 맙시다. 비정규직으로 차별받고 있는 여성 노동자들, 아이들 아토피 걱정에 무얼 먹일지 몰라 울상 짓고 있는 주부들, 그리고 이 세상을 여성의 눈으로 바라보며 씩씩하게 살아가려고 하는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여성들의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함께 수다 떨면서 세상사를 걱정하고 믿고 의지하며 서로를 북돋울 수 있는 씩씩한 언니들의 정당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17대 국회는 개원부터 파행입니다. 개혁을 실천하고 민생을 챙기라는 국민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막은 체, 개혁과 민생이라는 말마저 자신들의 정치적 의도에 따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농단하고 있습니다. 저는 민주노동당의 당대표로서 아무런 실천도 뒤따르지 않은 박근혜 대표와-정동영 전 당의장 간의 대표 회담 같은 언론 이벤트용 회담이 아니라 진정 민생과 개혁을 위해 각 당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논의 할 것을 제안합니다. 진정 국민들을 두려워 할 줄 안다면 각 당 대표들은 즉각 저의 제안에 응할 것이라 믿습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이 모든 과제를 실천하기 위한 기본은 무엇입니까. 바로 당의 통합과 단결입니다. 최고위원회를 운영하라는 당헌의 정신은 바로 집단지도체제를 통한 통합과 단결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강령과 당헌 그리고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 통합과 단결의 정신이 구현될 수 있도록 대표인 저를 비롯한 13인의 최고위원들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당원 여러분들께서도 이제 성장통을 앓고 난 후의 청년처럼 쑥쑥 자라나는 당을 만들어 가는 데 마음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 역사는 우리에게 많은 시간을 내 주고 있지 않습니다. 노동자, 서민들은 우리에게 통합과 연대의 정신으로 수권정당으로 도약하기 위해 혁신하라는 엄중한 명령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새로 선출된 최고위원들과 깊이 논의하여 2012년 수권을 위해 직접적인 준비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개혁의제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개혁을 위한 한국사회의 모든 힘과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뛰겠습니다. 너른 연대의 정신으로 한국사회의 개혁세력을 아울러 내겠습니다. 수권정당으로 도약하기 위한 혁신의 길에 당원의 힘과 지혜를 믿고 의지해서 당당히 나가겠습니다. 당원 여러분 힘차게 전진합시다. 감사합니다. ◇ 일문일답 - 소감은 ▲지난 30여년 달동네에서 가난하고 소외받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온 세월들이 주마들처럼 스쳐갑니다. 도한 민주노동당의 창당부터 지금까지 4년 동안 오늘의 민주노동당을 만들기 까지 피와 땀을 흘려온 당원 동지들의 얼굴도 떠오릅니다. 진보정당의 대표로서, 그리고 원내 제3당의 대표로서 노동자 서민들에게 희망의 정치를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 ▲우선 민생과 개혁을 위한 5당 대표 회담을 제의합니다. 지난번 박근혜-정동영 회담은 언론용 이벤트 회담에 불고 했다는 것이 한달만에 드러났습니다. 진정 민생과 개혁을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 중요한 것은 2012년 집권계획을 짜는 것입니다. 국민들 앞에 진보정당이 그리는 한국사회의 미래와 비젼을 보여드리고 집권을 위해 우리 스스로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덧붙여 장애인 이동권 확보와 여성 정치인 육성,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사회적 약자가 믿고 의지하는 정당, 아니 그들 스스로가 참여하는 정당을 만들고 싶습니다. - 공직과 당직이 분리된 민주노동당에서 원내에 진출한 의원단과 관계를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당헌 당규에 정해진 대로 하면 됩니다. 민주노동당은 13인으로 구성된 최고위원회가 있고 의원단은 일상적으로 최고위원회의 지도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최고위원회의 정신은 집단지도 체제인 만큼 이 정신이 올곧게 구현되리라고 봅니다. - 경선 후유증 극복 방안? ▲성장통입니다. 성장하기 위해 거치는 통과의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당 안에 특히 진보정당안에 다양한 노선이 경쟁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다만 이러한 노선 경쟁이 한 분파의 이익이나 당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노동자, 서민의 이익을 실현하고 국민의 이익을 실현하기에 합리적인 방법을 찾기 위한 경쟁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실천적인 측면에서는 치열한 토론과 단일한 실천이 중요한데요, 최고위원회가 집단지도체제의 정신을 가지고 있는 최고위원회를 중심으로 통합 단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원외대표로서의 한계 어떻게 극복하실 계획이십니까? ▲당대표는 당대표입니다. 원내와 원외를 모두 아우르는 것이 당대표입니다. 진보정당에서 당대표가 원내냐 원외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당대표의 지도력은 직선으로 저를 선택해 주신 6만 당원들과 당 지지자들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 민주노동당이 이제 제도권에 진입했지만 당장 10석 갖고 뭘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들이 있는데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실 생각이십니까? ▲원내에 진출한 우리 10명의 의원들, 누구보다도 훌륭한 국회의원이 되리라 저는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10명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의원 한사람 한사람이 한국사회 개혁의 상징, 투쟁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원외정치가 뒷받침 해 줘야 합니다. 원외 투쟁으로 원내정치가 힘을 얻고, 원내 정치로 원외 투쟁이 활성화 되는 새로운 대중정치를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4.06.06 I 조용만 기자
  • (프리즘)섹스, 장관 그리고 국민연금
  • [edaily 박동석기자] 대리기사 민씨(49세). 불과 몇 년 전까지 만해도 그는 잘 나가는 중소기업 사장이었다. 대기업에 통신 중계기 부품을 납입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으나 나날이 커가는 회사를 위안삼아 지칠 줄 모르고 일만 죽도록 했다. 그 덕에 식구(종업원)만 100명이 넘는 대가족이 될 정도로 회사는 무럭무럭 성장했다. 그러나 그도 외환위기의 파편을 피하기 어려웠다. 납품하던 대기업의 주문이 끊기면서 회사 사정은 급속하게 나빠졌다. 처음에는 여기 저기 빚을 내 식구들 월급도 주고 회사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으나 결국 허사였다. 그는 결국 수십억원대의 빚만 떠안은 채 부도를 내고 서민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사업의 꿈을 접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그는 와신상담하기 위해 중장비학원을 찾았고 그곳에서 사다리차를 다루는 법을 배웠다. 민씨는 학원을 끝내자 사다리차를 몰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빈다. 돈을 벌어 빚도 갚고 쓰러진 회사를 반드시 세우겠다는 결심 때문이다. 하루종일 사다리차를 몰고나면 몸은 파김치가 되기 일쑤지만 그의 일은 밤에도 계속된다. 밤에는 대리기사다. 잠자는 시간이라야 고작 하루에 서너시간밖에 안된다. 가족과 친구들은 그에게 ‘왜 그렇게 몸을 혹사시키느냐’고 걱정하지만 그에겐 달리 선택의 길이 없다. 빚도 갚아야 하고 생계도 꾸려야 한다. 아내에겐 늘 미안한 마음뿐이다. 휴일도 없는 그에게 성생활은 꿈 같은 얘기다. 집에 들어오면 그대로 쓰러져 잠자기에 바쁘다. 며칠 전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이 책을 하나 냈다. ‘행복한 부부 만들기’라는 책이다. 김 장관은 이 책에서 ‘성생활은 원만한 부부관계의 촉매’라고 했다. ‘성행위의 다양한 체위, 다양한 느낌’ ‘이렇게 하면 성생활이 즐겁다’ ‘3분과 13분의 차이’등의 소제목을 보면 성지침서 같기도 하다. 김 장관은 또 행복한 부부를 만들기 위해 딱 한 가지를 꼽는다면 "절대 부부싸움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권고했다. 김 장관이 이 책을 낸 이유는 엄마로서 들려주고 싶은 얘기였기 때문이란다. 이해 못하는 바가 아니다. 더욱이 국민 보건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으로서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시기가 좋지 않다. 참 철도 없다. 온 나라가 국민연금 문제로 혼란에 휩싸여 있는 판에 연금 및 복지정책 주무 장관이 왠 성(性)타령인가.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국민들이 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 판에 빚을 내면서 까지 연금을 낼 여유가 어디에 있느냐는 저항이다. 게다가 한쪽에서는 연금을 주식에 투자한다고 하고, 얼마 안 가 고갈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국민들은 고단하고 불안하다. 성생활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 국민들이 지금 정작 필요한 것은 성생활 만족을 위해 체위를 배우는 일이 아니다. 일자리이고 장사가 좀 더 잘 돼 지갑이 좀 두둑해 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김 장관의 가르침대로 부부싸움도 절대 하지 않았으면 좋겠으나 살기가 힘들어지면 싸움을 피해가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외환위기 후 이혼커플이 급증한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다. 성난 네티즌들은 김 장관을 몰아세우고 있다. 국민들은 생활고,연금 때문에 힘들어 죽겠는데 주무 장관이 한가롭게 성 가이드 책을 내놓고, 해당 부처는 어떻게 그 책을 홍보할 수 있느냐는 불만이다. 네티즌들의 지적대로 김 장관이 책 내는 정성의 절반 만큼이라도, 현안 정책도 그렇게 풀어 갔으면 한다.
2004.06.04 I 박동석 기자
  • (CEO탐방)이오리스 최종호 사장
  • [edaily 전설리기자]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 한국의 5배이상으로 성장할 겁니다" 최근 아케이드 게임업체에서 모바일 게임업체로 변신에 성공한 이오리스(041060) 최종호 사장은 중국 시장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 "우리나라 휴대폰이 3500만대인데 비해 중국 휴대폰은 3억대입니다. 중국 통신 시장이 큰 만큼 모바일 게임 시장의 전망도 밝다고 할 수 있죠. 한국에서 100만 카피가 팔린 모바일 게임이 중국에서는 500만~1000만 카피 정도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사장은 최근 몇년간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공격적으로 추진해왔다. 지난 2002년 12월 자회사인 엠드림 함께 설립한 중국 현지 합작법인회사 엠드림차이나는 현재 중국 양대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유니콤에 20여개의 자사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 하고 있으며 지난해 중국에서 무선 게임업계 4위권 안에 드는 선두 기업으로 성장했다. 엠드림차이나가 이처럼 선두기업으로 성장한데는 최사장의 땀과 노력이 베어 있다. 98년 이오리스 마케팅부 해외영업팀 과장으로 회사에 들어와 2000년 엠드림 대표이사를 거치면서 7년간 중국 시장에 공을 들여온 것. 그는 일본 히토츠바시 대학원에서 유학하던 시절 인연을 맺은 중국 친구 6명과 엠드림차이나를 설립하고 중국 통신사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에의 게임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엠드림존, 롱자이티엔 등과의 지분 스왑을 통해 진출 기반을 다졌다. 최근에는 엠드림차이나의 관계사인 엠드림차이나홀딩스가 홍콩 젬마켓에 상장된 홍콩기업 엠드림인월드의 지분을 인수하도록 함으로써 홍콩 젬마켓에 우회등록했다. "3개월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중국 시장에 가서 재무 상황과 조직을 꼼꼼히 점검합니다. 한번 갈때마다 직원들을 새벽 3시까지 집에 보내지 않아 직원들이 저를 두려워한답니다" 한국 게임업체들의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드는 중국의 규제도 최사장에게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최근 한국 게임업체의 중국 진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아직 태동기에 있는 모바일 게임에 대한 규제는 그다지 심하지 않습니다. 서비스 허가를 위해 중국 정부로부터 판권을 받아야 하는 온라인게임과 달리 모바일게임은 통신사만 확보하면 되죠. 송금 문제도 파트너의 의지에 따라 원활히 이뤄질 수 있습니다. 엠드림차이나는 믿을 수 있는 친구들로 구성한 회사라서 문제 없습니다" 이처럼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최사장은 꿈은 나스닥행. 궁극적으로는 중국의 합작사와 관계사 전체를 묶어서 나스닥에 상장시키는 것이 포부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렇다고 최사장의 비전이 중국 시장과 모바일게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이오리스는 2002년부터 미국 모바일 콘텐츠제공업체 잼닷과 반다이아메리카에 `사파리헌터` 등 모바일 게임을 수출해 현재 버라이존와이어리스, 스프린트PCS, AT&T와이어리스 등의 통신사를 통해 서비스중이다. 최사장은 "내년에는 일본 유수기업과 손잡고 일본에도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라며 "향후 시장을 더욱 다각화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제 막 아케이드 게임업체에서 모바일 게임업체로 변신에 성공하고 흑자 경영 반열에 올려 놓은 터라 아직은 곁눈질할 만한 여력이 생기기 않아 모바일 게임에만 집중하고 있지만 하반기부터 온라인 게임 사업 진출을 준비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적과 관련, 최사장은 "올해 매출 140억원, 순익 30억원을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리고 하반기 출시될 3D폰에서 매출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오리스는 올 1분기 매출 18.7억원, 순익 3.1억원의 실적을 올려 흑자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향후 회사를 어떻게 키우고 싶냐는 질문에 최사장은 "현재 130억~140억에 머물고 있는 시가총액을 5년뒤 1조원으로 키우는게 목표"라며 포부를 밝혔다. ◇최종호 사장 약력 - 69년 경북 포항 출생 - 95년 계명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 98년 일본 히토츠바시 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일본 문부성 국비 장학생) - 98년 ㈜이오리스 마케팅부 해외영업팀 과장 - 99년 ㈜이오리스 마케팅부 부장 - 00년 엠드림㈜ 대표이사 역임 - 04년 ㈜이오리스 대표이사 취임
2004.06.03 I 전설리 기자
  • "중국 모바일게임시장, 한국 5배..성공 자신"-이오리스
  • [edaily 전설리기자] 아케이드 게임업체에서 모바일 게임업체로 탈바꿈하고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이오리스(041060) 최종호 사장이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이 한국의 5배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 3월 신임대표로 선임된 최사장은 3일 edaily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한국에서 100만 카피가 팔린 모바일 게임이 중국에서는 500만~1000만 카피 정도 팔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우리나라 휴대폰이 3500만대인데 비해 중국 휴대폰은 3억대"라며 "중국 통신 시장이 큰 만큼 모바일 게임 시장의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이어 "최근 한국 게임업체의 중국 진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아직 태동기에 있는 모바일 게임에 대한 규제는 그다지 심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비스 허가를 위해 중국 정부로부터 판권을 받아야 하는 온라인게임과 달리 모바일게임은 통신사만 확보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지난 2002년 12월 자회사인 엠드림 함께 설립한 중국 현지 합작법인회사 엠드림차이나는 현재 중국 양대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유니콤에 20여개의 자사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 하고 있으며 지난해 중국에서 무선 게임업계 4위권 안에 드는 선두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한 2002년부터 미국 모바일 콘텐츠제공업체 잼닷과 반다이아메리카에 `사파리헌터` 등 모바일 게임을 수출해 현재 버라이존와이어리스, 스프린트PCS, AT&T와이어리스 등의 통신사를 통해 서비스중이다. 최사장은 "내년에는 일본 유수기업과 손잡고 일본에도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중국 합작법인인 엠드림차이나를 나스닥에 등록시키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근 중국합작법인 엠드림차이나의 관계사인 엠드림차이나홀딩스는 홍콩 젬마켓에 상장된 홍콩기업 엠드림인월드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떠오르면서 젬마켓에 우회등록했다. 최사장은 아울러 "아직은 곁눈질할 만한 여력이 생기기 않아 모바일 게임에만 집중하고 있지만 하반기부터 온라인 게임 사업 진출을 준비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사장은 "올해 매출 140억원, 순익 30억원을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리고 하반기 출시될 3D폰에의 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오리스는 올 1분기 매출 18.7억원, 순익 3.1억원으로 흑자전환해 아케이드 게임업체에서 모바일 게임업체로의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4.06.03 I 전설리 기자
  • 네 꿈을 펼쳐라… 청약통장으로
  • [조선일보 제공] 서울 강남 아파트 평당가가 3000만원을 넘고, 수십만명이 몰린 주상복합 아파트에 몇 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소식은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좌절감을 안기기 십상이다. 하지만 한숨만 쉬기보다는 내 형편에 맞는 전략을 짜고 준비하는 것이 어떨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직장 새내기나 서민들이라면 청약저축부터 가입, 내 집 마련의 꿈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앞으로 청약저축 가입자를 위한 아파트 공급이 크게 늘어나고, 판교·파주·김포신도시 등 ‘2기 신도시’에는 청약저축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중소형 아파트에 저렴한 분양가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시간과 공간사’ 한광호 대표는 “청약저축은 정부가 무주택자에게 주는 특권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올 하반기 청약저축 가입자들이 청약할 수 있는 전국의 국민주택(민간건설 임대주택 포함)은 4만3843가구에 달한다. 수도권 물량은 민간 아파트 1606가구와 주택공사 공급분을 포함해 2만1914가구다. 향후 2~3년간 서울의 알짜 지역으로 꼽히는 장지·발산·마곡지구, 강남구 세곡동 등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여 있는 서울 시내 9개 지구(81만평)에서도 공공 분양 또는 임대 아파트 2만 9500가구가 새로 지어질 예정이다. 주택공사도 2~3년 뒤 판교신도시(1만2000~1만6000가구), 충남 아산신도시(7000여가구), 파주신도시(4만7000가구) 등에 아파트를 줄줄이 내놓는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올 하반기 분양될 인천시 논현2지구 32평형, 고양시 일산2지구 30·33평형, 부천 소사, 용인 신갈, 용인 동백·보라지구 임대 주택 등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청약예금·청약부금은 민간 건설회사가 공급하는 아파트를 분양받는 반면, 청약저축은 대한주택공사, 지방도시개발공사가 짓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공공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 등에서 판매하고 무주택 세대주라야 가입 자격이 생긴다. 매달 2만~10만원 범위 안에서 5000원 단위로 불입할 수 있다. 같은 1순위라도 불입금액,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등에 따라 우선 순위가 정해지기 때문에 빨리 가입, 최대 한도인 10만원까지 매달 불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가입 후 24개월 납입하면 1순위, 6개월 이상 납입하면 2순위가 된다. 청약저축은 일정 요건만 갖추면 나중에 청약예금으로 갈아 탄 뒤 민영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게 장점. 청약예금은 전환이 불가능하다. 청약저축으로 분양받을 수 있는 주공이나 도시개발공사 공급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가 민간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 짓기 때문에 교통 등 기반시설이 좋은 편이다. 특히 판교 신도시는 정부가 분양가 규제를 통해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를 평당 850만원선에 공급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대박 기회’를 노려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청약저축은 청약예금·부금에 비해 가입자 수는 상대적으로 적고, 청약 가능 물량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당첨 확률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4월 말 현재, 청약예금, 청약부금 가입자는 각각 249만여명, 268만여명이지만 청약저축 가입자는 124만여명에 그치고 있다.
  • (정명수의 월가 키워드)Exile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뱅크원의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과 시티그룹의 샌포드 웨일(Sanford I. Weill) 이야기를 `Mentor`라는 제목으로 지난 1월29일 기사화한 후 한 독자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기사의 출전이 어디냐"는 물음이었다. 월가에는 두 사람의 관계가 비교적 자세하게 알려져 있는 모양이지만, 기사를 쓸 당시에는 보고 베낄만한 책이 따로 있지는 않았다. 뉴욕타임즈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실린 과거 기사를 검색해서 조각조각 이야기를 맞춰나갔다. 얼마전 맨해튼 팬스테이션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마침 시간 여유가 있어서 역구내 서점에 들어갔다. 신간 코너에 `Tearing Down the Walls`라는 책이 있었다. 부제는 "How Sandy Weill Fought His Way to the Top of the Financail World and Then Mearly Lost It All" 이었다. 단번에 "그 독자가 원하던 책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저자는 모니카 랭글리라는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다. 샌디 웨일 회장이 어떻게 자신의 금융제국을 건설했고, 그 과정에서 어떤 `투쟁`을 벌였으며, 우정과 배신의 드라마를 만들어갔는지 자세하게 나와 있었다. `Mentor`가 다룬 제이미와 샌디 이야기는 둘 사이가 갈라지고, 복수를 꿈꾸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제이미 다이먼이 기사의 중심이다. 언젠가는 샌디의 입장에서 뒷얘기를 찾아보리라 마음먹고 있었는데 마침 이 책이 손에 들어온 것이다. 샌포드 웨일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그를 이해하는 키워드는 `추방(exile)`이었다. ◇유태인 이민자의 아들 샌디는 폴란드 유태인 이민자의 아들이다. 그의 아버지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자영업으로 그럭저럭 집안을 잘 꾸려나갔다. 샌디는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냈고, 코넬 대학에 입학했다. 샌디의 꿈은 대학 졸업후 아버지가 운영하는 조그마한 회사를 이어받는 것이었다. 대학을 졸업할 즈음 집안에 큰 일이 벌어졌다. 아버지가 젊은 여비서와 눈이 맞아 어머니를 버린 것이다. 회사도 몰래 팔아버렸다. 샌디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배신`을 경험했다. 샌디는 대학을 졸업하면 곧바로 결혼하기로 약속한 약혼녀가 있었다. 아버지의 배신으로 그의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 샌디는 `가족에 대한 충성심`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샌디는 어찌어찌 결혼을 하기는 했지만, 호구지책을 마련해야했다. 그가 문을 두드린 곳이 다름 아닌 월스트리트였다. 1950년대 월가는 황금도시 앨도라도였지만, 샌디처럼 금융을 전혀 모르는 젊은이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유태인 딱지까지 붙은 샌디는 변변한 직장을 얻지 못했다. 샌디가 월가에서 맡은 첫번째 임무는 증권수도였다. 주식과 채권을 고객에게 전달하고 대금을 받아오는 것으로 특별한 기술이 필요치 않았다. 샌디는 회사의 브로커들이 엄청난 월급을 받아가는 것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기만했다. 그 다음 샌디는 후선부서(back office)에 배치됐다. 브로커나 트레이더들은 계좌를 어떻게 관리하고, 결제를 어떻게 하는지 잘 몰랐다. 샌디는 묵묵히 백 오피스 업무를 배워나갔다. 마침내 샌디는 보스의 허락을 받아 브로커 시험을 치룬다. 브로커 자격을 얻는 샌디는 직장을 옮겨서 자신만의 고객을 관리하게 된다. 브로커 샌디는 적극적으로 고객을 찾아나설 위인이 못됐다. 브루클린 친구들과 아내 조안의 도움으로 몇몇 계좌를 관리하며 브로커 경력을 쌓아갔다. 그럭저럭 월가에서 5년을 버틴 샌디는 1960년 유태인 동료들과 함께 작은 회사를 만든다. 그들의 이름을 따서 `카터, 벌린드, 포토마 앤 웨일`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1960년대 월가는 이른바 `Go-Go` 시대였다. 대형 블루칩들은 영원히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었다. 브로커 영업도 단순해서 돈 많은 전주들과 근사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IBM이나 AT&T같은 주식을 사라고 권하는 게 전부였다. 샌디는 그때까지도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쑥스러워했다. 책상머리를 지키며 기업들의 회계자료를 분석하는 것이 주요 업무였다. 샌디의 회사도 증시 활황 덕을 보며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 나갔다. 고객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서 백 오피스를 확장할 필요가 생겼다. 동료들은 샌디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샌디는 꼼꼼하게 백 오피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회사가 지금보다 몇배 더 커질 것을 대비했다. 백 오피스 경험이 풍부한 수줍은 브로커 샌디의 시대가 곧 도래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구조조정 전문가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Go-Go 시대의 거품이 무너지자 월가는 빙하기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수십년 전통의 브로커 회사들도 하나 둘 문을 닫을 처지가 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회원사들의 부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시절이 험악해지면 사건 사고도 많아진다. 백 오피스 관리를 엉성하게 한 회사들이 잇따라 사고를 치면서 월가 전체의 신뢰도가 위태롭게 됐다. NYSE는 부실 브로커 회사를 조용히 인수해줄 `청소회사`를 찾고 있었다. 그때 NYSE의 주목을 받은 것이 바로 샌디의 회사였다. 당시 샌디의 회사는 동업자들의 이름 이니셜을 따서 CBWL로 불렸다. 최초 회사를 만든 동료 중 일부가 회사를 떠나고 새로운 파트너들을 받아들이면서 CBWL이 됐다. 이 중에는 나중에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이 되는 아서 레빗도 포함돼 있다. 파트너가 모두 유태인이고, 규모도 보잘 것 없는 CBWL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월가의 대형 브로커리지 회사와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CBWL을 비하해서 `Corned Beef With Lettuce`라고 놀렸다. 이런 CBWL이 `문제 회사들`을 하나 둘 인수하면서 몸집을 불려나갔다. 그 핵심에 샌디가 있었다. 영업전선에서는 뒤로 한발 물러서 있었지만, 후방에서 회사가 돌아가는 사정을 꿰뚫어 보고 있는 것은 샌디밖에 없었다. CBWL이 다른 회사들을 인수할 때마다 샌디의 역할이 커졌고 마침내 그는 동료 파트너들을 제치고 CEO가 된다. 샌디는 `무식한 사장`의 전형이었다. 대식가인 샌디는 고상한 예술을 즐기기보다는 좋은 식당을 찾아다니는 것을 취미로 삼았다. 시거광이기도 했다. 업무 시간 내내 입에서 담배를 떼지 않았다. 샌디는 업무에 있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한번은 회사에 불이 났다. 점심을 먹고 돌아오던 샌디는 회사에 불이 난 것을 보고 급히 달려갔다. 빌딩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직원을 붙잡고 샌디는 "채권, 주식예탁증서, 수표는 어떻게 했어"라고 외쳤다. 그 직원은 "사장님, 그걸 어떻게 챙겨 나오겠어요. 피신하기도 급한데"라고 말했다. 샌디는 "이런 망할 놈. 당장 뛰어들어가지 못해. 우리 사무실이 있는 층에는 아직 불이 안붙었잖아"라고 윽박질렀다. 샌디는 비용절감에는 귀신이었다. 하루는 비용관리부서를 순시하다가 우편발송 비용이 너무 많은 것을 지적했다. 직원은 "회사가 합병되면서 증권분석자료를 발송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라고 해명했다. 샌디는 고객명부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샌디는 "이런 XX새끼!(You fucking idiot!). 같은 사람에게 중복해서 자료를 보내고 있잖아. 도대체 몇명이나 중복돼 있는거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합병, 비용절감, 다시 합병, 다시 비용절감"을 반복하며 회사 규모를 키워나간 샌디는 1979년 마침내 롭로즈라는 유수의 증권사를 인수, 자신의 첫번째 왕국 시어슨을 완성한다. 시어슨은 1980년 월가의 상징인 `월드 트레이드 센터` 106층으로 본사를 이전한다. 고소 공포증이 있는 샌디는 저층을 원했지만 106층에서 시어슨 최후의 경쟁자인 메릴린치 사옥을 내려다 볼 수 있다는 말에 주저없이 계약서에 서명한다. ◇수평적 결합에서 수직적 결합으로 샌디가 시어슨 왕국을 만드는데 일등 참모는 피터 코헨이었다. 샌디가 제이미를 얻기 전까지 코헨은 샌디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회사 규모를 키우는데 전력을 다했다. 코헨은 샌디의 오른팔이었다. 샌디는 코헨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요구했다. 코헨은 자신이 시어슨에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샌디는 이를 무시했다. 실망한 코헨은 잠시 샌디를 떠나기도 했다. 샌디는 시어슨 왕국을 완성하는데 코헨이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에 그를 다시 불러들였다. 시어슨을 그에게 넘겨준다는 암묵이 있었다. 1980년대 월가는 새로운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어가고 있었다. 지금까지 월가는 우량 증권사가 부실 증권사를 인수하는 `수평적 결합`에 주력했다. 증권사들은 `자신의 영역`에서 마지막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전쟁의 양상을 하루 아침에 바꿔놓은 대사건이 벌어졌다. 1981년 3월 20일 프루덴셜보험은 바체할시증권사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보험과 증권, 각기 다른 영역을 결합하는 수직적 합병이 일어난 것이다. 샌디는 프루덴셜의 막강한 보험 세일즈 조직이 증권사와 결합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샌디는 그 즉시 합병 상대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프루덴셜에 의표를 찔린 것은 샌디만이 아니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짐 로빈슨 회장도 위기를 직감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시어슨은 이전에도 교감을 한 적이 있다. 경쟁사인 메릴린치가 CMA(Cash Management Account)라는 신상품으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시어슨은 이에 대항하는 FMA(Financail Management Account)를 내놨다. 샌디는 이 상품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FMA 고객에게 카드 서비스를 제공했으면 했다. 그 파트너로 아메리칸익스프레스를 선택했던 것이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도 시어슨이 확보하고 있는 고급 고객 명단이 은근히 탐이 났다. 양사가 이 문제를 놓고 논의를 벌이는 사이 프루덴셜이 바체를 인수한 것이다. 샌디와 로빈슨은 두 회사의 합병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생명으로했다. 반면 시어슨은 증권사 특유의 방만한 기운이 넘쳤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샌디의 저돌적인 성격도 마음에 걸렸다. 그가 아메리칸익스프레스를 삼키지 않을까 우려했다. 시어슨은 25억달러 짜리 회사였지만,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200억달러의 회사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샌디를 받아들였을 때 그에게 어떤 역할을 맡길 것인지가 숙제였다. 양사의 합병이 급속도로 진척되던 어느날 샌디와 코헨은 같은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샌디는 차에서 내리면서 한마디 불쑥 던졌다. "코헨 자네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합병을 하더라도 이사진에는 들어가지 못한다. 그렇게 알고 있어." 코헨은 충격을 받았다. 샌디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새벽 코헨은 샌디의 집으로 달려갔다. 코헨은 샌디에세 해명을 요구했다. 샌디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우리에게 이사 자리 2개를 준다고 했어. 한 자리는 내 친구 변호사를 앉히려고 한다. 네 마음은 이해하지만, 합병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헨은 샌디와의 결별을 직감했다. 두 사람 사이의 이해관계가 이제부터는 분명히 달라졌다. ◇추방 그리고 새로운 동반자 일이 이상하게 돌아갔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이사회는 시어슨과의 합병을 논의하기 위해 하루 종일 회의를 열었다. 로빈슨과 세부적인 부분에서 합의를 마친 샌디는 불안했다. 마침내 로빈슨이 찾아왔다. 그는 "이사회가 합병안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샌디를 이사진에 받아들일 수 없다. 대신 그의 대리인으로 코헨과 다른 한명을 이사진에 포함시키겠다. 샌디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집행 이사회 의장직을 맡게 된다"고 말했다. 샌디는 "그렇다면 투자자들에게 매년 보내는 레터에 로빈슨 회장과 공동으로 서명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로비슨과 자신이 동격이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싶었던 것이다. 로빈슨은 이 제의를 받아들였다. 마침내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시어슨이 합병했다. 시어슨 주주들은 당시 주가의 3배에 달하는 프리미엄을 받았다. 샌디 자신도 백만장자가 됐다. 샌디는 그러나 미국 최대의 금융왕국 중 하나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서 더 큰 일을 해보고 싶어했다.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샌디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조직 문화을 이해하지 못했다. 샌디는 여행자수표 부문의 실적이 좋지 않은 이유 들어보려고 담당 이사를 찾았다. 마침 그는 외부 출장 중이었다. 샌디는 출장을 중지하고 즉시 달려오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그 이사는 "현재 테스크포스 팀이 그 문제를 연구하고 있고, 곧 프리젠테이션을 할 것"이라고 말하고는 복귀 명령을 거부했다. 샌디는 울화가 치밀었지만, 이것이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일하는 스타일이었다. 로빈슨은 샌디가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샌디는 회사의 약점을 정확하게 골라냈고, 그 해법도 기가막히게 제시했다. 로빈슨은 이런 샌디를 더욱 견제해야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로빈슨은 샌디의 오른팔 코헨을 불렀다. 다음 이사회에서 사장을 선출해야하는데 누가 적임자인지 물었다. 코헨은 "당연히 샌디가 사장이 돼야한다"고 답했다. 로빈슨은 그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당시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최고급 고객을 위해 유럽에 있는 은행을 하나 인수하려고 했다. 그 인수 프로젝트에 샌디와 코헨이 참여했다. 코헨은 "샌디가 사장이 되지 않으면 이번 유럽 은행 합병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로빈슨은 코헨이 합병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을 지켜보며 흡족해 했다. 이사회가 열렸다. 로빈슨은 공개적으로 코헨을 칭찬했다. 로빈슨은 "코헨은 우리 회사의 보배"라고 말했다. 샌디는 놀랐다. 로빈슨은 곧이어 샌디를 사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로빈슨은 샌디에게 증권 부분(시어슨)에서 손을 떼라고 권고했다. 샌디는 자신의 근거지를 내주는 것이 불안했지만, 로빈슨의 뜻대로 시어슨 CEO로 코헨을 임명하고 자신은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사장직에 전념했다. 샌디가 사장으로 승진할 즈음 제이미가 찾아왔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한 제이미는 골드만, JP모건 등으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았다. 제이미는 아버지의 상사였던 샌디에게 어느 곳이 좋은지 자문을 얻으려 했다. 샌디는 제이미에게 자신의 비서로 일해 줄 것을 부탁했고, 제이미는 이를 받아들였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사장` 샌디는 마침내 정상에 선 것 같았다. 그러나 이것이 함정이었다. 샌디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샌디는 할 일없이 대낮부터 포도주에 취해, 빈둥거리기만했다. 샌디에게 오랜만에 일거리가 생겼다. 미네아폴리스에 있는 IDS라는 금융자문사를 인수하는 것이었다. 샌디는 정열적으로 일에 매달렸다. 로빈슨은 코헨을 따로 불러서 IDS 실사를 객관적으로 다시 하라고 지시했다. IDS는 인수가격을 미리 정하지 않으면 실사를 허용할 수 없다고 버텼다. 샌디는 IDS가 원하는대로 인수가격을 먼저 결정하고, 실사단을 보내기로 했다. 실사단에 포함된 코헨이 인수가격이 정해졌다는 얘기를 듣고, "샌디, 인수가격을 다시 조정할 수 있는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샌디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코헨은 "그럼 실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는 본사로 돌아갔다. IDS 인수는 무산됐다. 코헨은 샌디를 도와주지 않았다. 샌디는 코헨이 `배신`했다고 생각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내에서 샌디의 위치가 더욱 불안정해졌다. 샌디에게 마지막 기회가 왔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관리하는 연금 펀드 하나가 큰 부실로 골치거리가 됐다. 샌디는 그 펀드를 자신이 개인적으로 인수하고 싶다고 했다. 샌디는 로빈슨에게 그 펀드를 받고 아메리칸익스프레스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로빈슨은 못이기는 척 이사회에서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사회는 샌디의 마지막 요청도 거부했다. 샌디는 구조조정의 대가다. 만약 펀드를 회사 내부자인 샌디에게 팔고, 샌디가 이를 정상화시키면 이사진이 소송에 직면할 수도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이랬지만, 샌디에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주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샌디는 이사회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들었다. 1985년 6월 25일 샌디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서 조용히 물러난다. 그를 따라 나온 직원은 비서였던 제이미 다이먼이 유일했다. ◇충성심에 대한 집착 샌디는 아버지로부터의 배신, 오른팔 코헨으로부터의 배신 때문에 `충성심`을 부하의 제일 덕목으로 생각하게 됐다. 샌디와 유배 길에 오른 제이미 다이먼은 `사실상의 아들`이었지만, 제이미에게도 무한 충성심을 요구했다. 샌디가 재기에 성공하고, 시티그룹과의 합병을 거쳐, 존 리드 회장과 권력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샌디는 제이미 다이먼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샌디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서 이미 추방된 경험이 있다. 그는 투쟁에서 밀려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 더구나 제이미 다이먼은 샌디를 능가하는 실력을 갖췄고, 벌써부터 후계자 행세를 하고 있지 않은가. 샌디는 제이미가 자신의 친딸 제시카 비블리오윅을 내치는 것을 보고 참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샌디는 부인과 자식들을 끔찍히 위했다. 아버지에게 배신당한 아픈 기억에 대한 반작용때문이다. 샌디는 두번 다시 배신당하지 않기 위해 친아들이나 다름없는 제이미를 제거했다. 월스트리트는 비정한 거리다. 1985년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서 추방당한 샌디는 작은 사무실을 열었다. 첫날 샌디는 자신에게 위로 전화를 건 사람들의 목록을 만들었다. 누가 자신의 진정한 친구이고, 누가 자신의 적인지 분명하게 알기 위해서였다. `복수심`은 월가를 움직이는 또 다른 동력이다.
2004.05.27 I 정명수 기자
  • 盧 `아마추어 발명가`..윤태영 대변인 기고
  • [오마이뉴스 제공]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두 번째 펜을 들었다. 윤 대변인은 19일 발명의 날을 앞두고 18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발명가 대통령의 미완의 사업"이라는 제목으로 "대변인이 만난 대통령 ② - 발명의 날과 노무현"이라는 글을 실었다. 후보 시절부터 노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하는 등 사람을 움직이는 글 솜씨가 좋은 윤 대변인이다. 윤 대변인은 지난 4월20일에도 "잃어버린 봄" 제목으로 "대변인이 만난 대통령" 글을 중앙일보에 기고한 바 있다. 그때는 탄핵심판 결정을 기다리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기간이었다면, 이번은 만물이 살아 움직이고 생동하는 신록의 기간이다. 그래서인지 글도 훨씬 더 밝고 활기차다. 윤 대변인이 곁에서 지켜본 노 대통령은 "아마추어 발명가"다. 국회의원 및 낙선 의원 시절에 개발한 "노하우 2000"이라는 "인명관리 프로그램"이 그렇고, 노 대통령이 정말로 특허청에 실용신안 특허로 등록해 놓은 "독서대"가 그것이다. 윤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특허청에 실용신안 특허로 등록해 놓은 30여 년 전쯤의 그 유명한 "독서대" 개발과 75년에 "거금 500만원"을 투자해 일을 벌렸다가 말아먹은 사업 비화, 그리고 빚지고는 못사는 기질 등을 오밀조밀하게 기술하고 있다. 윤 대변인 글에는 안나와 있지만, 노 대통령은 작년 5월 19일 코엑스(KOEX)에서 열린 발명의 날 행사에 권양숙 여사와 함께 참석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아마추어 발명가"로서의 호기심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동만 특허청장은 "그때 코엑스에 특허전산망을 전시했는데 노 대통령 내외가 보는 앞에서 특허전산망을 시연해 노 대통령이 30여 년 전에 특허출원한 독서대 실용신안 등록증을 그 자리에서 뽑아서 드렸더니 무척 좋아하셨고 다른 발명품들에 큰 호기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 청장은 "노 대통령의 실용신안 특허는 그후 다른 사업자에 의해 실물로 만들어진 적이 있는데 그때 만든 독서대 1개가 아직 특허청에 전시돼 있다"고 말했다. 그뿐이 아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발명의 날 행사장에 도착해 걸어가면서 주변에 "혹시 발명특허 중에 머리에 쓰면 가지런해져 머리 손질이 필요 없는 그런 모자는 없냐"고 물어 주변을 당황하게 했다. 특허청에서는 발명의 날 행사가 끝난 즉시 혹시 그런 발명품이 있는지 검색해보았는데 다행히(?) 그런 발명품은 아직 없었다고 한다. 청와대 안에서도 대통령의 무궁무진한 발상과 발명에 대한 열정은 끝이 없었던 모양이다. 노 대통령은 청와대 경내에 있는 감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감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저 감을 편하게 딸 수 있을까를 궁리한 끝에 밑에서 가위질만 하면 높은 곳의 감을 잘라낼 수 있는 장치를 생각했고, 그것이 대통령의 지시로 실제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해 가을 대통령은 자신이 개발한 그 장비를 들고 관저 주변 감나무의 감을 열심히 땄다고 한다. 앞으로도 윤 대변인은 그때그때 사안이 있을 때마다 "대변인이 만난 대통령 시리즈"를 틈틈이 쓸 것이라고 한다. 다음은 청와대 홈페이지(http://www.president.go.kr)에 오른 윤 대변인 글의 전문이다. "발명가 대통령의 미완의 사업" 대변인이 만난 대통령 ② - "발명의 날"과 노무현 대통령은 발명가이다. 물론 직업발명가는 아니다. 하지만 언제 어디에서나 또 어떤 상황에서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사물을 관찰하면서 이치를 한 번 더 깊이 생각한 끝에 마침내 그것을 새로운 모습으로 바꾸어보거나 생각을 현실로 옮기는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그것은 영락없는 발명가의 모습이다. 우선 인명관리 프로그램("노하우 2000")을 개발하는 데 들인 열정과 정력이 그렇다. 웬만한 젊은 세대보다 컴퓨터를 일찍 받아들이고 그것을 활용했다. 주어진 것을 대충 생각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이 없다. 뭔가 바꿀 것은 없는지 끊임없이 생각한다. 발명가가 되는 게 꿈이라서? 결코 아니다. 그것은 천성이자 본능이다. 그 열정은 젊은 참모들조차 도저히 따라가지 못해 두 손을 드는 상황이다. 국회의원을 하던 시절, 대통령은 회의를 위해 자리에 앉을 때마다 의자 등받이 위쪽의 모양을 옷걸이 모양으로 하면 어떻겠느냐는 생각을 하곤 했다. 아무래도 그냥 의자에 웃옷을 걸어놓으면 모양이 망가지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일리 있는 발상임을 부인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청와대 안에서도 대통령의 무궁무진한 발상은 끝이 없었다. 경내에 있는 감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감을 보면서 대통령은 어떻게 하면 저 감을 편하게 딸 수 있을까를 궁리했다. 밑에서도 편하게 가위질만 하면 높은 곳의 감을 잘라낼 수 있는 장치를 생각했고, 그것은 대통령의 지시로 실제로 만들어졌다. 지난 가을 대통령은 자신이 개발한 그 장비를 들고 관저 주변 감나무의 감을 열심히 땄다. 아무튼 우리 대통령은 그런 대통령이다. 그 대통령이 정말로 특허청에 실용신안 특허로 등록해 놓은 것이 있다. 바로 독서대이다. 오래 전, 30여 년 전쯤의 일이다. 김해 장유의 불모산에서 함께 공부를 하던 노무현, A씨, B씨, 세 명의 고시준비생이 있었다. 뒤늦게 이 팀에 합류했던 A씨의 눈에 처음 들어온 것은 수험생 노무현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던 독서대. 말하자면 대통령의 발명품이다. 그 독서대를 이용하면 책을 여러 형태의 각도로 놓을 수 있어서 책을 보는 사람이 어떤 자세로 있어도 항상 편하게 책을 볼 수 있었다. 의자 등받이에 깊숙이 기대서도 볼 수 있고, 심지어는 비스듬히 누운 것 같은 편안한 자세로도 볼 수 있는 그런 독서대였다. 게다가 두터운 수험서와 법전을 동시에 올려놓고 볼 수도 있었다. A씨는 대통령의 그 발명품이 맘에 들었다. 그러나 엄연히 밤을 낮 삼아 공부하고 있는 사람에게 언감생심 독서대를 만들어 달라 하기도 미안하던 차에 어느 날 우연히 제안을 했더니, 대통령은 제안을 흔쾌히 OK. 한나절 이상 땀을 흘리며 뚝딱뚝딱 한 끝에 새로운 또 하나의 독서대를 만들어주었던 것이다. 그 효용을 만끽한 3인에게 독서대는 고시에 못지 않은 새로운 희망이 되었던 듯. 3인은 논의를 한 결과 이 독서대를 특허로 등록하기로 합의했고, 대통령은 실제로 이를 특허 등록했다. 그 후 대통령은 결혼을 했고, 그 결과로 3인의 고시준비생 가운데 대통령과 A씨는 시험준비 장소를 대통령의 집이 멀리 마주보이는 산자락에 지은 마옥당(磨玉堂)으로 이전했다. 이후 A씨는 서울의 고시촌으로 다시 이동을 했고, 얼마 후 대통령은 고시에 합격을 했다. 어느 날 사법연수원을 다니던 대통령이 A씨가 있던 고시촌에 들러 하나의 제안을 던졌다. "사법연수원을 다녀보니, 고시에 합격하는 게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는 게 아니다. 그럴 바엔 아예 지금부터 사업을 해보는 게 어떨까?" 특허를 받아놓은 독서대를 가지고 사업을 해서 돈을 벌어보자는 것. 결국 철두철미한 성격의 A씨가 사업계획서를 작성했고, 그 계획서를 들고 3인은 부산의 한 선생님을 찾아가 그 사업의 후견인이 되어줄 것을 부탁했다. 선생님은 뜻하지 않게도(?) 75년 당시로서는 엄청난 금액인 500만원을 내놓으면서 이들 일행의 사업에 투자를 했다. 3인은 즉시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지만, 젊은 사람들에게 세상은 그리 녹록하지는 않았나 보다. 무엇보다 생산공장을 원활하게 돌리기가 어려웠다. 목재조립품이었던 독서대는 당시 목재가공기술이 여의치 않아 상당한 불량품이 쏟아지는 등 생산과정에서부터 애로가 많았다. 또 광고를 할 자본이 없으니 판로 개척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악전고투 그 자체였다. A씨는 고시촌 일대를 돌며 영업을 했고 또 적지 않은 물량을 팔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오래 버티기에는 역부족으로 판명이 되었다. 그리고 1년. 500만원은 30만원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막다른 길에 봉착한 3인은 결국 선생님을 찾아가 세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첫째, 다시 500만원을 투자해 새롭게 도약할 기회를 주시거나, 둘째, 그 빚을 갚을 때까지 A씨가 노력봉사를 하거나, 셋째, 기약은 없지만 먼 훗날 갚을 것으로 기대하고 이쯤에서 일단 정리하자는 것. 말을 다 듣고 난 선생님의 결론은? "젊은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하라." 다시 시간이 흘러, 90년대 중반의 어느 날. 화려한 청문회 스타에서 초라한 낙선자로 전락해 있던 대통령과 A씨가 소주를 함께 했다. 그리고 제법 거나하게 취한 두 사람이 권양숙 여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헤어지려던 즈음, A씨는 권 여사가 건넨 뜻밖의 말에 술이 확 깨었다. "그때 그 500만원, 이 양반이 변호사 된 후에 제일 먼저 갚았습니다. 알고는 계셔야 할 것 같아서." 까마득히 잊고 있던 옛날의 기억을 되살려준 뜻밖의 이야기에 깜짝 놀란 J씨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이 또 있었다. 권 여사의 그 말이 끝나자마자 터져 나온, 권 여사를 향한 대통령의 불만 가득한 한마디. "쓸데없는 소리! 그 이야기는 절대 하지 말라고 했더니…."
  • (BOK워치)한은총재, 꿈을 접었다
  • [edaily 강종구기자]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임기내 화폐개혁`이란 원대한 꿈을 접었다. 지난 2002년 4월 취임초부터 일관되게 외쳐 온 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절하) 추진에 대해 6일 "한가할 때" 해야 하는 일이라며 "지금은 거론할 때가 아니다"고 한 것. 디노미네이션이란 예컨대 지금 1만원짜리를 100원 또는 10원짜리로 만드는 것이다. 박승 총재는 그동안 우리 경제규모가 현재 화폐단위 도입후 30년간 100배 커졌고 물가도 11배나 오르는 등 경제현실이 많이 달라졌다며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실제로 지금 1원짜리를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10원짜리는 은행에서조차 바꿔주기 꺼려할 정도로 유통성을 상실한 것이 사실이다. 1000원짜리 지폐는 거스름돈 취급을 받고 있다. 박승 총재의 이날 발언은 매우 의외라 한은 전체에 충격을 안겨줬다. 발언 소식을 접한 한은의 한 직원은 "진짜예요? 총재가 진짜 그렇게 말했어요?"라며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 박승총재가 그런 말을 했다구요? 진짜 맞아요? 한은 직원들이 놀라는 이유는 그동안 박승총재의 디노미네이션 관련 발언을 되짚어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취임직후(2002년 4월)= 낡은 화폐제도를 뜯어 고쳐야 한다. 임기(2006년 4월)내 주요 목표로 추진하겠다. ▲ 2002년 6월= "디노미네이션은 돈을 바꿀 때 이름을 밝히지 않고 액 수에 관계없이 무한정 바꿔 주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 전혀 충격 이 없다. 중장기과제로 추진하겠다" ▲ 2002년 9월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 디노미네이션과 고액권 발행에 대한 1차 시안이 연말쯤 나올 것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디노미네이션이 필요하다. 다만 그 시기와 방법을 어떻게 할지가 문제다. 결정은 한은이 아닌 정부가 내리는 것이지만,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려면 동시에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 2002년 12월= 디노미네이션에 대한 검토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는 단계다. 연내 확정해 내년 통화정책운용 방향과 함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 2003년 1월= 디노미네이션을 장기과제로 연구하고 있다. 정책의 선택 여부는 정부가 판단할 문제지만, 한은은 장기적인 정책 과제로 디노미네이션 방안을 연구, 정부에 제출할 생각이다. ▲ 2004년 1월= 고액권발행과 위폐방지, 디노미네이션 등 화폐선진화 방안을 총선후 정부와 협의할 것이다. 화폐 선진화 방안이 올해 결정된다 해도 준비 등에 시간이 걸려 신권 교환은 2007년에나 시작될 수 있으며 적어도 5년이 지나야 교환이 완료될 것이다. 세 가지 중 어느 한 가지를 택해도 어차피 돈을 새로 발행해야 하는 만큼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를 동시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 ◇ 꿈을 접은 모양새가 나쁘다 그러나 이날 박승총재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말을 했다. "경제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고 구체적으로 추진할 만큼 시급하지도 않다"며 "물가와 경제가 안정되고 한가해야 할 수 있다"고 발언 한 것이다. 자신이 임기중 꼭 해야 한다고 으뜸으로 꼽았던 일에 대해 "한가할 때나" 할 수 있다고 한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올해 결정해도 임기가 지난 2007년에야 신권교환이 가능한데 올해는 바빠서 거론조차 할 시간이 없다니 일단 꿈을 접은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더구나 꿈을 포기한 모양새가 매우 나빴다. 이날 박총재의 표현은 3일전 이헌재 부총리가 한은 전체에 창피를 줄 당시의 발언을 그대로 복사한 것이었다. 당시 이부총리는 "사회적으로 분위기가 성숙돼야 한다. 지금은 중요한 일들이 많아 디노미네이션을 생각할만틈 한가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리고 5일 한은 사내 게시판에는 모 팀장의 글이 올라왔다. "부총리는 한가할 때만 새로운 일을 하나. 그러니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은 없고 뒷북만 치는 행정으로 일관하는 것"이라며 즉각 직격탄을 날린 것. 그러나 하루 뒤 바로 디노미네이션에 가장 앞장 서 온 박승 총재는 "부총리 말이 맞다"고 판정을 내렸다. ◇ 긴급한 일과 중요한 일의 순서는? 디노미네이션이 지금 당장 추진해야 하는지, 아니면 중장기적 과제로 남겨둬야 하는 지는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도 아닌 박승 총재가 직접 나서 "한가할 때 하자"고 한 것은 한은 직원들의 사기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또 경제정책을 펴는데 한가할 때가 있을까. 카드사 위기가 터지거나 대형 분식회계가 발생할 수 있고 심지어 911테러나 이라크전쟁같은 일들이 언제든 도사리고 있다. 박승총재는 지금 "하루가 30시간이었으면.."하고 바랄 지도 모른다. 24시간은 긴급한 일들을 처리하고 나머지 6시간동안 디노미네이션을 연구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러나 30시간으로 하루가 늘어난다고 해도 긴급한 일은 항상 있는 법이다. 결국 우선순위의 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대체로 긴급한 일은 문제가 터지고 난 다음이다. 또 중대한 일은 바쁘지는 않으나 전체 판도를 뒤바꾸는 경우가 많다. 박승총재 말대로 디노미네이션은 실행을 결정하고 나서 준비하는데만도 4년 정도는 걸리는 중장기적 과제다. 디노미네이션에 대한 박승총재의 생각이 "한가할 때 틈틈이"해서 임기중 완결짓겠다는 것이었다면 아예 말하지 말았어야 했다.
2004.05.06 I 강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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