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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은행, 중소기업+개인금융 역량 강화
  • [edaily 이경탑기자] 김종창 기업은행장은 "2004년도 핵심역량인 중소기업금융에서의 비교우위를 유지 발전시키고, 개인고객 기반을 더욱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행장은 2004년 신년사에서 "이를 위해 기업분석과 여신심사인력에 대한 평가 및 육성, 산업별 전문성 강화, 론 리뷰, IBB 제도 본격 시행, 여신사후관리 강화 등 심사 및 사후관리를 체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소기업에 대해서는 소기업신용평가모델 적용을 확대하고 여신 취급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BPR을 추진하여 자산의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취급원가와 영업점 업무부담을 줄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인고객 기반이 향후 은행 생존과 성장을 위해 기본적이고 필수적이다"며 "2004년부터 창구 자금 조달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후선업무의 본부집중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기업은행의 신년사 전문. 기업은행 신년사 오늘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가지고 갑신년(甲申年)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희망찬 새해를 맞아 국내외에 계신 기은가족 여러분, 그리고 고객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은행의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 주신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대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한 해,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또한, 변함 없는 애정과 성원을 보내 주신 고객님들, 정부를 비롯한 국내외 주주 여러분께도 이 기회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지난 한 해를 힘들게 보냈습니다. 연초부터 일년 내내 연체와의 전쟁을 치러야했고, 그로 인해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많이 늘어 영업하여 벌어들인 이익을 거의 소진하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경영여건의 어려움은 국내경기 침체의 영향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우리 스스로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지 냉정하게 자문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지난 2∼3년 동안 은행경영 전반에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2년 하반기 이후 신용카드부문에 심각한 수준의 문제가 발생했고, 금년 들어서는 기업대출부문까지 건전성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지난 한 해는 이렇게 어려움도 많았지만 매우 뜻깊고 값진 성과도 거둔 한 해였습니다. 고객만족경영대상 최우수상을 비롯하여 대한민국 전자상거래 대상 수상으로 기업은행의 이미지가 크게 고양되었습니다. 또한, 산업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브랜드 가치평가에서 당행 브랜드 가치는 1조 669억원으로 평가되어 당당히 은행권 브랜드 파워 3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연이은 대형은행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finebank라는 브랜드가 시장에서 이처럼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자부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외에도, 한국경영인협회가 주는 「2003년도 가장 신뢰받는 기업상」을 수상했습니다. 삼성전자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과 나란히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당행이 선정된 영광을 차지했습니다. 이는 지난 2년간 사업부제를 축으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면서 은행에 헌신하고 땀 흘린 임직원 여러분의 열정과 노력에 대한 결실이며, 시장의 평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수상의 영광을 임직원 여러분 모두에게 돌립니다. 또한, 지난해는 기업은행 43년 역사상 특별히 기억되는 한 해였습니다. 시중은행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경영 자율성을 확대하는 당행법 개정이 이루어졌고, 당행 주식이 국내에서 증권거래소시장에 상장되었으며, 해외에서는 룩셈부르크시장에 상장됨으로써 금융권 최초로 국내외 동시상장의 위업을 달성하였습니다. 이제 세계 속의 은행으로 발돋움하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국내외시장에서 우리 기업은행의 위상이 한층 높아진 것입니다. 동시에 국내외시장은 이러한 위상에 걸맞은 사고와 행동, 영업방식과 경영전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기은가족 여러분! 최근 금융산업은 외국계 은행들이 M&A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국내시장에 진입하고 있고, 국내은행은 그 동안 합병과 연합이 꾸준히 추진됨으로써 4개의 대형은행그룹이 생겼으며, 이러한 가운데서 우리 기업은행은 상대적으로 작아졌습니다. 작은 몸집으로 공룡의 틈에서 살아남는데는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며, 길게 보면 합종연횡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은행의 미래나 여러분 개개인의 장래는 이러한 예고된 가능성에 대해 얼마나 철저히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준비의 핵심은 경쟁력과 역량입니다. 경쟁력과 역량이 갖추어지면 갑작스러운 충격이 있다하더라도 굳건히 견뎌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몇년동안 각 부문에 걸쳐 많은 투자와 비용을 들여 영업환경을 새롭게 하고 다양한 선진금융시스템을 구축하였습니다. 또한, 금년에 차세대시스템이 가동되면 우리는 명실공히 국내 은행 중 최고의 인프라를 갖춘 은행이 될 것입니다. 이제 최고의 인프라에 걸맞게 최고의 성과를 시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선진시스템을 운용하는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이 최고수준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에 2004년도 경영슬로건을 “최고의 사람들 최고의 은행”(Great People Great Bank)으로 정하고 우리의 각오와 의지를 새롭게 다지고자 합니다.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서 “Great People Great Bank”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이 발걸음이 힘차게 지속될 수 있도록 금년도 경영의 기본방향을 요약하여 말씀드리면, 먼저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리스크관리를 바탕으로 자산의 건전성을 제고하고 건전성이 확보되는 범위 내에서 적정 성장을 도모함으로써 장단기 안정적인 수익력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핵심역량인 중소기업금융에 있어서의 비교우위를 확고히 다져 나가는 동시에 개인고객부문에 역량을 강화하여 자금조달원가를 낮추고 고객에게 실질적인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각종 리스크관리를 강화하여 국내은행 최고수준을 목표로 하여 자산건전성을 제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최고수준의 고객만족이 이루어지도록 CS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내부고객인 직원들의 이익도 보호할 것입니다. 지난해말 개정된 기은법 시행으로 자율성이 확대됨에 따라 타의가 아닌 자율에 의한 통제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내부통제시스템을 선진화하고, 국내외시장에의 상장을 계기로 주주가치·주주이익 증대를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의사결정과정을 더욱 투명하게 하고 경영에 대한 감시·견제장치를 강화하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차세대시스템을 포함한 각종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시스템간 원활한 연계와 시스템 활용도를 대폭 제고할 것입니다. 시스템의 기초가 되는 각종 데이터와 고객정보의 양과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업무추진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현재는 비록 중소기업금융을 핵심역량으로 하여 경쟁력이 있다고는 하나, 은행산업의 대형화·겸업화·국제화 추세와 합병 등에 대한 논의가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올지도 모를 미래에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개개인과 은행의 경쟁력을 최고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대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직무 전문화, 경력개발, 연수프로그램 등을 통한 인력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역량과 성과중심의 경쟁체제를 확산시켜 나갈 것입니다. 이상과 같은 기본방향에 따라 2004년도 주요 경영전략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 우리의 핵심역량인 중소기업금융에 있어서 비교우위를 확실하게 유지·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먼저, 우리가 늘 타행에 비해 우위에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 중소기업신용평가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현재의 시스템도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만 금년도에는 이를 더욱 획기적으로 보완·발전시켜 부실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기업분석·여신심사인력에 대한 평가 및 육성, 산업별 전문성 강화, 론 리뷰, IBB제도 본격 시행, 여신사후관리 강화 등 심사 및 사후관리를 체계화하여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고객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이를 토대로 한 제안영업을 통해 우량 중견기업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국제경쟁에서 이기는 기업으로 육성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경영전략차원에서도 중요하지만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전되는 추세에 맞추어 국제경쟁력이 있는 기업을 선별·육성하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 생각됩니다. 소기업에 대해서는 소기업신용평가모델 적용을 확대하고 여신 취급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BPR을 추진하여 자산의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취급원가와 영업점 업무부담을 줄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2004년은 여신의 건전성을 은행 최고수준으로 개선하면서 중소기업금융시장에서의 점유율도 확보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개인고객 기반을 더욱 확충해야 하겠습니다. 개인고객 기반은 당행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따라서 금년부터 창구 자금조달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마케팅 및 프로모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후선업무의 본부집중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핵심고객에 대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PB영업을 대폭 강화하고, 최근 새로운 금융의 추세로 발전하고 있는 고객자산관리(Wealth Management)업무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와 이미 관계가 있는 중소기업 관련고객 등을 적극적으로 유치하여 개인고객의 저변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건전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적극적인 신규고객 발굴과 함께 기존고객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여 신용카드사업을 활성화하고 철저한 리스크관리를 통해 수익성과 건전성을 회복하는 해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탁사업 또한,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시행 등 변화에 맞추어 업무체제를 재정비하고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과 함께 펀드관리 및 운용능력을 높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특히, 다양화되고 있는 고객의 금융니즈에 대응하여 종합금융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예금/신탁/투신/보험 등 상품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기업고객과 개인고객간 크로스셀링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기업·개인고객간 크로스셀링 목표를 수립하여 추진해야 할 것이며, 이러한 목표관리를 통해 영업조직간 업무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셋째,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수익력을 확충하여야 하겠습니다. 먼저, 저원가성예금 비중을 높이고 합리적인 자금관리를 추진함으로써 자금조달 코스트를 낮추고 여신 등 자금운용의 적정성을 확보함으로써 적정한 예대마진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상대적으로 타행에 비해 비중이 낮은 수수료사업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시스템을 갖추고 목표를 정하여 수수료 수입비중을 집중적으로 높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방카슈랑스, 컨설팅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 M&A 등을 전략사업화하여 업무의 확대는 물론 효율성 제고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여유자금 운용에 있어서도 선진금융기법을 적용하여 운용수익을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며 투신자회사 설립도 마무리지을 것입니다. 이와 함께, 외부기관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투자은행업무 진출 등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사업다각화를 적극 추진할 것입니다. 또한, 자율적인 예산운용이 가능해짐에 따라 예산 운용에 있어 총체적으로는 긴축기조를 유지하되, 핵심역량부문은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기타부문은 철저히 절감하도록 할 것입니다. 모든 업무를 추진함에 있어 비용과 수익(Cost-Benefit)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또는 비용을 줄일 여지는 없는 것인지를 판단하여 Cost-Income Ratio(수익/비용율)를 더욱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넷째, 각종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해서 국내은행 최고의 자산 건전성을 확보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지난해 연초부터 일년 내내 연체 감축을 위한 힘겨운 전투를 벌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2년 동안의 경험에서 보더라도 자산의 건전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깨달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금년부터는 선진은행 수준의 자산건전성 유지를 목표로 하여 대손충당금적립비율(Coverage Ratio)과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을 개선해야 하겠습니다. 먼저, 금년부터는 RAROC(자본/투자수익률), EVA(경제적부가가치) 등 RAPM(즉, 리스크가 감안된 성과측정방법에 의한) 평가가 모든 업무추진 성과에 실질적으로 반영되어 정착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특히, 금리운용이나, 고객 및 조직평가 등에서 RAPM 적용을 강화할 것입니다. 또한, 모든 분야의 정책결정에서 사전에 리스크를 평가하여 결정할 수 있도록 리스크관리본부의 종합조정기능을 강화하고, 리스크관리위원회 기능도 대폭 활성화하여 실질적인 리스크관리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아울러, 최저 자기자본 규제, 리스크 중심의 감독 및 공시 등 시장 자율기능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신BIS비율 도입에도 차질이 없도록 미리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여신전결규정은 건전 여신운용을 결정하는 핵심제도인 만큼 지속적으로 점검하여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금년부터는 여신, 카드부문에서 상각이나 ABS발행, 대환대출 등에 따른 연체감소분을 포함한 실질연체율로 평가하고 관리할 것이며, 연체비율이 과다한 영업점은 MOU체결 등으로 특별 관리하고, 특히 부당하게 부실채권을 발생시키는 영업점장 등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이며, 동시에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보신위주의 영업을 하는 영업점장이나 부서장 등에 대해서도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다섯째, 고객 및 주주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을 제고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고객만족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결과 고객만족경영대상 최우수상 등을 수상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우수한 평가를 받는 측면도 있지만 좀더 구체적으로 보면, 창구응대나 상품지식 등 개별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아직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그 동안 제기된 문제에 대한 개선안이나 CS경진대회에서 발표된 CS 모범사례(Best Practice) 등이 체계적으로 전 영업점에 전파되어 정착될 수 있도록 전행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지난해 국내외 상장을 계기로 주주 중심, 시장지향적인 경영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우리 기업은행의 가치가 시장가치(주가)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IR활동을 한층 더 강화하고, 시장의 목소리가 적절히 경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Two-Way Communication(쌍방 의사소통)을 활성화하여 시장의 신뢰를 제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기업은행이 국내외 시장에 상장된 만큼 이전 보다 더욱 엄격한 윤리성과 투명성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Global Standard에 맞게 각종 제도를 개선해 나가고, 회계기준 뿐만 아니라 모든 의사결정 과정도 투명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이사회 및 감시제도 등 의사결정과 견제장치들이 독립적으로 기능하여 투명성과 윤리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들도 사고나 행동 하나 하나에 「윤리행동규범」이 몸에 배일 수 있도록 늘 스스로 점검하며 성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여섯째, 시너지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각종 시스템 활용도 및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여나가야 하겠습니다. 그 동안 사업부제를 시행해 오면서 아직도 영업조직간 유기적인 협조가 미흡하고, 사업본부도 전행적인 경영마인드가 부족하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 반성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금년에는 사업본부간, 영업조직간,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품과 서비스, 시스템간 연계 등에서 시너지 영업이 활성화되는 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예를 들면, 각 사업본부가 고객들에게 프로모션을 할 때 전행적인 관점에서 타사업본부의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연계하여 시너지효과를 높여야 할 것이며, Cross-Selling도 영업조직간에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잘 협조하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체계적인 고객 정보의 수집과 유익한 정보의 구축을 통해 정보에 의한 합리적인 경영과 영업활동이 정착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금년부터 각종 시스템 주무부서는 시스템 업그레이드는 물론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시스템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데 전력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고객 확대는 물론 e-Business 사업역량 강화와 마케팅 촉진(Marketing Promotion)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금년에 시행 예정인 차세대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조기에 정착되어 전략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일곱째, 인적자원의 역량 제고와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되는 한 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금년에는 인적자원개발(HRD)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직원의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속에서 기회와 위기에 직면하여 이를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입니다. 은행의 경쟁력은 결국 직원들의 역량에 의해 좌우됩니다. 늘 강조해 온 바이지만 먼저 직원 스스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노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금년에도 직원들의 자질향상을 위한 교육과 연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경력개발 프로그램(Career Development Program)을 도입하여 개개인의 경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직원 각자의 성장을 돕고 시장 경쟁력을 갖춘 전문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육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아울러, 성과와 역량이 우수한 직원은 차별화하는 등 성과중심의 조직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문화의 정착은 직원 개개인의 역량 향상뿐만 아니라 은행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반드시 추구해야 할 가치라는 점을 인식하여 직원 모두 부단히 노력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하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그 동안 우리의 숙원사업이었던 당행법 개정으로 경영의 자율성이 확대된 만큼 책임 또한 막중해졌습니다. 아울러, 당행 주식이 국내외 시장에 상장됨으로써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경쟁력 확보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만, 우리는 나름대로 많은 성과를 내고 대외로부터 인정도 받고 있지만 언젠가는 합병을 생각해야 할 때가 올 것이며 변화의 소용돌이에 예외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개인 각자의 경쟁력도 길러야 하고 조직 자체도 경쟁력이 있어야만 변화의 충격을 딛고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은「종의 기원」에서 “지구상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종족은 가장 강한 종족이 아니고, 가장 지적인 종족도 아니고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족이다”고 말했습니다. 아무리 강한 기업이라도 변하는 시대에 맞게 스스로를 개혁하지 못하면 외부로부터 도전을 받거나 크게 쇠퇴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이야말로 기업은행이 새롭게 환골탈태한 모습을 시장에 보여 주어야 할 때입니다. 특히, 금년은 대형은행 위주로 재편된 금융환경에서 우리의 독자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당행 역사상 중대한 전환점입니다. 지금이 기회이자 위기라는 점을 확실히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임직원 모두가 최고가 되고자 하는 열정으로 우리 기업은행을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바꾸어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 당당하게 이름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고객과 주주에게 최고의 만족과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 임직원 모두 일에 대한 깊은 열정과 은행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최고의 은행(Great bank)이 될 때까지 부단히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끝으로 직원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 드리면서, 새해에도 변함 없이 기은 가족 여러분과 가정에 건강과 큰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4년 1월 2일 은행장 金鍾昶
2003.12.31 I 이경탑 기자
  • 하동만 특허청장, "특허심사 대기기간 단축"-신년사
  • [edaily 안승찬기자] 하동만 특허청장은 "2007년까지 특허심사 대기기간을 12개월 이내로 단축을 위해 효과적인 심사·심판체제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 청장은 31일 신년사를 통해 "이는 참여정부의 핵심공약과제중 하나"라며 "이를 위해 특허심사 시스템과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심사인력 증원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허기술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특허기술 거래를 활성화하고 사업화 지원시책을 강화하는 등 특허기술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특허청장 신년사 전문. 희망찬 甲申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특허강국의 꿈을 이루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계시는 특허가족과 발명인 여러분 모두에게 새해에는 더욱 큰 발전과 건승이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한 해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에서도 우리경제의 재도약을 위하여 미래의 성장잠재력 발굴에 국가적인 역량을 집중했던 한 해였습니다. 특허청 또한 지난해 과학기술 중심사회의 구축을 위해 우리에게 부여된 책무를 완수하는데 최선을 다하였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지식재산에 대하여 신속하고 정확한 권리부여를 위해 특허심사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85명의 특허심사인력을 증원하였고, 미래의 특허정보시스템 `KIPOnetⅡ`개발에 본격 착수하였습니다. 또한 발명인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지식재산센터(KIPS)를 개관하여 지식재산의 창출활동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게 되었으며, 처음으로 특허투자조합을 결성하는 등 중소기업에 대한 특허기술 사업화 지원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도메인네임 사이버스쿼팅을 방지하는 등 지식재산권을 보다 철저히 보호하기 위해 관련법을 개정하는 한편, 아시아 개도국의 국제특허 심사대행 국가를 베트남, 필리핀에서 인도, 인도네시아로 확대하고, 개도국에 대한 특허정보화 컨설팅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여 우리 특허행정의 대외 진출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인사운영 최우수기관, 정보화수준 우수기관 선정 등 지난 한해 특허청이 이룩한 성과는 특허가족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우리 국민들의 지속적인 기술개발에 대한 열정과 창의적인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특허·실용신안·의장·상표 등 산업재산권 연간 출원규모가 30만건에 이르러 세계 4위의 특허출원국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하였습니다. 세계 4위의 산업재산권 출원국이라는 위상과는 달리 우리나라 특허기술의 질적 수준은 과학기술 선진국과 비교할 때 아직도 많은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지식재산이 국가경쟁력의 주요 원천이 되고 있지만 아직도 기업·연구기관 등에서 지식재산을 적극적으로 관리·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은 부족합니다. 미래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기본 `툴`은 적극적인 지식재산의 창출·보호·활용에 있습니다. 창의와 혁신에서 비롯된 무형의 연구성과물인 지식재산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하루도 미룰 수 없는 우리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금년에도 저희 특허청은 지식재산의 보호, 창출, 활용의 촉진을 통하여 국가 기술혁신을 선도하는데 모든 역량을 결집시켜 나갈 것입니다. 첫째, 개인이나 기업이 개발한 기술과 신제품이 최단시일내에 권리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신속하고 효과적인 심사·심판체제를 확립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2007년까지 특허심사 대기기간을 12개월 이내로 단축하는 참여정부 핵심공약과제의 실현을 위하여 특허심사 시스템과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심사인력 증원을 계속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신기술 창출과 활용의 촉진을 위한 지식인프라인 특허정보시스템을 세계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나아가 특허청이 보유하고 있는 1억건의 국내·외 특허기술 정보를 활용·보급하여 국가연구개발의 방향 제시와 중복투자를 방지하는 등 R&D투자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해 나가겠습니다. 셋째, WIPO, WTO, APEC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국제 지식재산권 보호질서의 형성에 우리의 입장이 적극 반영되도록 하고 관련 국내제도를 정비해 나가는 한편, 주요 국가와는 상호 심사협력 체제를 구축해 나가는 등 다각적인 국제협력을 전개함으로써 우리 특허행정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 나가겠습니다. 넷째, 우수한 특허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특허기술 거래를 활성화하고 사업화 지원시책을 강화하는 등 특허기술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다섯째, 지식재산이 중시되는 사회풍토를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기업체, 연구소, 대학 등에서 종업원의 연구성과에 대하여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중소기업의 지식재산권 확보를 적극 지원하여 지식재산 창출의 저변을 확대하는 한편, 학생·여성의 발명활동을 촉진시켜 나가겠습니다. 끝으로 30개 지역에 설치되어 있는 지방지식재산센터의 기능을 활성화하여 동 센터가 해당지역의 특허정보제공 및 민원처리, 지역발명활동 지원의 구심역할을 담당토록 함으로써 지역의 발명잠재력 확충에 적극 기여해 나갈 것입니다. 특허가족 여러분! 2004년을 밝고 희망찬 미래를 향한 한 해로 가꾸도록 다같이 노력해 나갑시다. 지금 우리사회는 지나친 개인과 집단의 이익추구를 위한 갈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전체 공동체를 위한 헌신적인 노력은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우리 특허가족이 솔선수범하여 나 아닌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 가짐을 가져 봅시다. 21C 지식기반사회의 도래는 도전임과 동시에 다시없는 도약의 기회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창의적인 열정이 경제적인 부가가치 창출로 원활히 연계될 수 있도록 지식재산의 축적과 효과적인 관리를 위하여 우리 모든 특허가족 여러분들이 맡은 바 최선의 역할을 다해 주시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2004년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여 다시 한번 특허가족 여러분의 앞날과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03.12.31 I 안승찬 기자
  • 우리금융 "교차판매 확대..비은행 역량 강화"
  • [edaily 한상복기자] 우리금융(053000) 윤병철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04년을 `선도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한 안정적인 성장 기반 구축의 해`로 정했다"며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내실위주의 안정적인 경영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고객 한 분당 불과 1.5개의 상품을 파는데 그치고 있어 크로스 셀링이 미진하다"며 "은행부문은 물론 사업부문간 교차판매를 통해 고객 한분 한분의 기여 수익을 증가시키는데 그룹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룹내 은행과 비은행간의 균형발전이 교차판매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2004년 중에는 증권, 투신 등 비은행권의 구조개편 기회를 적극 활용해 비은행부문의 역량과 규모를 키우는 데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 윤병철 회장 신년사 친애하는 우리금융 가족 여러분! 2003년의 못다 이룬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새로운 꿈과 희망을 안고 2004년 갑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똑같은 나날이지만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지나간 시간의 매듭을 짓고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다지는 것은 보다 나은 내일의 소중한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지난 한해의 힘들고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고객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오신 우리금융 가족 여러분의 노고에 위로와 치하의 말씀을 드리면서 새해에는 우리 모두의 꿈이 실현되는 행복한 나날이 이어지길 기원합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2003년은 `우리는 해냈다`라고 하는 성취감과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이 교차한 한 해였습니다. 먼저 그룹 출범 이후 쉴 새 없이 달려온 우리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결실을 맺음으로써 `우리는 해냈다`라는 보람을 느꼈습니다. 지난해 그룹의 은행부문은 업계 최고의 이익을 실현하면서 초우량은행으로서의 경쟁력을 확고히 구축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IT를 비롯한 그룹내 중복기능 통합, 은행부문 기능재편, 우리종금의 합병 등으로 이어진 그룹 내 사업구조 재편작업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한 해였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금융지주회사로서 그룹경영체제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는 한편 은행부문의 CRM 인프라 구축, BPR 작업 완료, 전략구매 등 Shared Service 체제 구축 등을 통해 수익과 비용 측면의 시너지 창출 기반을 구축하는 데에도 소기의 성과를 거둔 바 있습니다. 이러한 그룹 전반에 걸친 경영정상화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9월에는 당당히 뉴욕증시 상장에 성공함으로써 우량 금융기관으로서 대내외 신인도를 제고하였음은 물론 조기민영화와 공적자금 상환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모든 성과들은 바로 여러분들의 몫이며 우리금융그룹 가족 모두의 노력의 결실입니다. 3년 전 모든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들이 차곡차곡 실현된 것은 여러분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와 피땀 어린 고통이 없었다면 결코 이루어낼 수 없었던 일입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들이 쏟으신 그 동안의 노력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들의 자랑스러운 업적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은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1년 내내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아온 카드산업의 어려움은 우리금융그룹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주었습니다. 꺾일 줄 모르는 연체율과 늘어만 가는 부실채권에 맞서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카드부문에서의 대규모 손실은 우리 성과의 빛을 바래게 하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지난 한 해 카드부문에서 겪었던 뼈아픈 경험을 가슴 깊이 새김으로써 앞으로 우리금융그룹이 보다 견실하게 성장해 가는 밑거름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희망이며 스타들인 가족 여러분! 우리를 둘러싼 경영환경을 살펴보면 올해에도 지난해 못지않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가계부실과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현상은 당분간 자금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정치자금 문제와 총선 등으로 인한 경제외적인 불확실성은 금리 상승과 환율 절상, 내수회복 지연 등의 요인과 함께 우리경제의 회복을 더디게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은행부문에 있어서는 대형화 작업을 마무리한 선도은행들 간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는 Citi, HSBC와 같은 세계 유수의 금융그룹과의 경쟁이라는 새로운 도전에도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동안 상대적으로 구조조정이 미흡했던 카드업, 증권업, 투신업 등 비은행권도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크나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금년에도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의기소침하거나 위축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그동안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 있으며 남다른 열정과 도전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우리금융 가족 여러분! 경영에 있어 어느 시기를 막론하고 중요하지 않은 때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올 한 해는 우리금융그룹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경영환경의 변화는 이를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크나 큰 위험이 될 수 있는 반면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그룹 경영진은 금년 2004년을 `선도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한 안정적인 성장 기반 구축의 해`로 정하고 경영환경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내실위주의 안정적인 경영을 해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우리 함께 지혜를 모아,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과제들을 하나하나 차질 없이 수행해 나가야합니다. 우선 지주회사체제의 최대 강점인 고객정보 공유를 바탕으로 그룹내 Cross-Selling을 확대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성숙단계로 진입한 은행산업에서는 Cross-Selling을 통해 한 고객에게 얼마나 많은 상품을 판매하느냐가 바로 경쟁력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Wells Fargo의 CEO 리처드 코바세비치는 ‘우리는 은행부문에서 30%에 달하는 시장을 점유하고 있지만 전체 금융시장에서는 3% 밖에 점유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하며 고객 한분에게 8개 이상의 상품을 파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고객 한 분당 불과 1.5개의 상품을 파는 데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우리의 성장잠재력이 막대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은행부문 내에서는 물론 사업부문 간 교차판매를 통해 고객 한분 한분의 기여 수익을 증가시키는 데 그룹의 역량을 집중해 나아가야 합니다. 더 나아가 그룹내 은행과 비은행간의 균형발전이 Cross- Selling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2004년 중에는 증권, 투신 등 비은행권의 구조개편 기회를 적극 활용하여 비은행부문의 역량과 규모를 키우는 데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어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그룹의 공동가치가 우선하는 기업문화를 정립해 나감으로써 그룹경영을 통한 실질적인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의 축척된 힘을 바탕으로 `우리금융`이라는 브랜드가 투자자나 고객으로 하여금 하나의 가치관을 가진 공동체로 인식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뜻을 하나로 모으지 못한 조직이 성공한 예는 한번도 없었다는 교훈을 되새기며 구성원 모두가 그룹가치 우선의 마인드를 가짐으로써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민영화와 관련하여 현재 추진 중인 ADR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외국자본과 국내자본의 균형적 참여를 통하여 합리적인 소유구조를 정립하는 데도 노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거둘 때 우리금융그룹은 보다 안정적인 경영구도와 보다 강력한 추진력을 갖게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친애하는 우리금융 가족 여러분! 우리를 둘러싼 금융환경은 그 어느 해보다도 불확실성이 많고 어쩌면 또 다른 금융권의 지도 위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2004년에 불어 닥칠 변화의 파고는 순간순간 우리의 의지를 시험할 것이며, 어떤 순간에는 고통도 수반할 것입니다. 국내 최초의 금융그룹으로 출발한 우리금융그룹의 역사는 수많은 시련 속에 도전과 창조의 연속이었으며 우리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금융산업 선진화에 기여해왔던 것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이러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새해는 우리금융이 선도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열정과 지혜를 함께 모아가야 하며 변화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스스로를 격려해야 합니다. 아침을 알리는 닭은 항상 고개를 세우며 웁니다. 시작의 용기와 초심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성공에 대한 자신감으로 새해를 맞이합시다. 올 한해도 우리 모두, 성취의 기쁨이 가득한 금융의 정상에서 고객의 행복을 지켜주는 `평생행복 네트워크 우리금융그룹`을 함께 만들어갑시다. 끝으로 새해를 맞이하여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 하기를 거듭 기원하면서 신년사에 대신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2003.12.31 I 한상복 기자
  •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장승수씨 사시 최종합격
  • [조선일보 제공] 1996년 1월 30일 오전 대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으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는 삽시간에 현장을 환호성으로 뒤덮었다. 공사판의 인부들은 살을 에는 겨울 바람이 무색하도록 활짝 웃으며 같이 일하던 한 젊은이에게 축하인사를 건넸다. 장승수, 25세. 막노동판 일꾼이었던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6년만에 서울대 인문계 및 법대 전체수석의 영광을 안았다. 20003년 12월 23일 장승수(32)씨는 제 45회 사법시험 최종합격을 통보받았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다음날, 아들의 합격소식을 듣고 서울행 기차를 탄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던 그는 합격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떨어지면 또 다시 힘겨운 수험생활 해야 하는데 그것 안 해도 되고. 가장인 제가 수험공부에만 매달려 있으면서 어머니께 걱정 끼쳐드리는 게 큰 부담이었는데 그 부담도 덜었으니까요.” 그는 “기분이 좋다”고 했으나 “서울대 수석합격을 통보받았을 때와 같은 환희와 희열을 내 인생에서 다시 맛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당시 기분은 말로는 표현 못하지요. 6년간 갖은 고생해서 얻은 건데요.” 10살 때 아버지를 여읜 그는 지난 1990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자마자 식당 물수건 배달, 가스통 배달, 택시운전, 공사장 막노동일 등을 하면서 생계를 꾸리고 대입을 준비했다. 대학에 입학한 해 8월 그는 자신의 수험기를 책으로 펴냈다. 책은 순식간에 베스트셀러가 됐고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는 책 제목은 인구에 회자됐다. 그는 “그 책의 인세 덕분에 대학시절 내내 생계 걱정 없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며 “그 책을 읽은 전국의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꼭 써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과연 “공부가 가장 쉽다”고 생각했을까. 그는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냐”고 말했다. “공부가 어렵지 어떻게 쉽겠습니까. 오랜 시간동안 해야만 하는 일인데요. 기본기를 갖추는데도 최소 2~3년은 걸리는데다가 남들이 만든 이론을 완전히 이해해 내 것으로 만든 후 그에 대한 내 생각까지 끌어내 정리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러나 그는 “공부는 내가 25살이 될 때까지 해본 것 중 가장 재미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공부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가만히 바라볼 때면 기쁨이 느껴지곤 해요 책을 뒤적이다가 몰랐던 것을 깨달았을 때 느끼는 기쁨이 저는 그 어떤 것보다 좋았어요.” 그는 “대학 1~2학년 때는 다른 법대생들처럼 고시학원에 다니며 고시공부를 하기보다는 학교 공부에 전념했다”고 했다. 집 근처 체육관에 다니며 권투도 시작했다. 지난 2000년 프로복싱 수퍼플라이급 테스트를 통과하기도 한 그는 내년 1월 중순에 있을 신인왕전 출전 여부를 놓고 고민중이라고 했다. 대회 일정과 사법연수원 일정이 겹치기 때문이란다. 그는 “권투는 내게 어릴 적 꿈과 같은 것”이라며 웃었다. “중학교 때부터 권투를 좋아했었는데 집안 형편때문에 기회가 없었어요. 권투는 극도로 격렬한 스포츠죠. 링에서 스파링할 경우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숨이 차 와요. 그런 극한적 상황에서도 맞지 않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해요. 인생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힘든 상황일수록 자신을 놓으면 안 된다는 것, 그런 걸 배워요” 그는 지난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사법시험 준비를 시작했다고 했다. 오전 9시에 학교 도서관에 자리를 잡으면 도서관 문을 닫는 밤 11시까지 제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집까지의 2㎞ 넘는 거리를 매일 밤 달렸다고 했다. 그는 “계속 팽팽하게 이어지던 긴장이 풀렸던1997년 가을 폐결핵 및 결핵성 늑막염 진단을 받고 1년간 휴학을 해야만 했다”며 “체력의 중요성을 그 때 깨달았다”고 했다. 7년 전 겨울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었던 그는 세월이 지나면서 차츰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다. 그리고 이제 다시 대중의 관심 속으로 들어왔다. 그는 “당시 쏟아지는 관심이 많이 부담스러웠어요. 사람이니까요.” 했다. “내게로 향하는 눈길들이 버거웠어요. 어떤 사람들은 내게 우호적인 눈길을 보냈지만 또 다른 이들의 시선은 비우호적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죠. 별 것도 아닌 것이 잘난 척 한다는 시선, 그렇지만 지금은 모두 다 떨쳐버릴 수 있어요. 세월이 많이 지났으니까요. 내게 우호적인 이들에게는 고마워하고 비우호적인 사람들에게는 미안하게 생각해요. 어쨌든 내 행동이 그들에게 불쾌감을 주었으니까요.” 그는 “내게 붙은 ‘서울법대 꼬리표’도, 이제 덧붙여진 ‘사시합격’이라는 또 하나의 꼬리표도 과감히 떨쳐버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떨쳐버린다는 건 예를 들자면 법조인의 길이 내게 맞지 않을 경우 그걸 버리고 건설 현장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나는 건설 현장 일 참 좋아해요” 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참 보람 있는 일이거든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을 만들고, 휴일에 가족들과 연인들이 함께 거닐 수 있는 공원을 만들고 하는 일이잖아요.” 그는 “연수원 생활이 시작되면 공부에만 매진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진로를 아직 결정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판·검사나 변호사가 될지, 아니면 계속 공부해서 학자가 될지는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겁니다. 제가 서울 법대에 진학한 건 학비가 싸다는 것과 과외 아르바이트시 보수가 많다는 것 등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에서였을뿐, 학과 선택 당시 사법고시 생각은 머리 속에 없었어요.” 그는 “내 스무살에는 희망이라곤 없었다”고 했다. “집안 형편때문에 대학 진학은 꿈에도 못 꿨어요. 고등학교 졸업후 7개월간 물수건 배달 일을 했었죠.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한 달에 딱 이틀 쉬고 30만원 월급 받으며 일했죠. 매일 매일 오토바이로 150㎞를 달렸어요. 위험하고, 힘들고, 지저분한 그런 일이에요. 1990년 당시 가난하고 못 배운 보통의 스무살짜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 수준이었어요. 이러다가는 어릴 때 그랬던 것처럼 지독하게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겠구나 싶더라구요. 대학 진학을 생각한 것도 암울한 현실을 돌파할 수 있는 활로가 필요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러나 그는 “가난은 내게 극복할 대상일 뿐 가난때문에 한(恨)이 맺히거나 하늘을 원망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돈이란 몸을 움직여 벌면 되는 거니까요. 오히려 몸소 가난을 겪었고 주변에 가난한 사람들이 많았기때문에 법조인이 되더라도 딱한 사람들 사정을 잘 이해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CEO탐방) 웹젠 김남주 사장
  • [edaily 전설리기자] "나스닥시장 등록은 `세계적인 온라인게임업체`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지난 16일 한국 게임업계 최초로 나스닥에 당당히 `WZEN`이란 등록코드를 새겨 넣은 웹젠(069080) 김남주 사장의 다부진 포부다. 웹젠은 지난 16일 비밀리에 진행해왔던 나스닥 등록을 전격 발표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각에서 떠돌던 소문이 사실로 밝혀진 동시에 한국의 게임업체가 미국 금융시장에 첫 깃발을 꽂은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김사장은 지난 5월 코스닥 등록을 준비하면서 이미 나스닥 진출을 위한 내부적인 준비들을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그의 꿈은 이미 국내시장 뿐 아니라 세계시장 진출을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사장은 "나스닥 등록을 통해 회사의 가치가 크게 올라가는 것보다는 장기적으로 세계적인 온라인 게임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웹젠의 나스닥등록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하나의 수순으로 추진됐다. 이미 대만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진출에 성공한 웹젠의 온라인 게임 `뮤`를 미국과 유럽 등 더 넓은 세계 시장으로 내놓기 위해 나스닥 등록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교두보이기 때문. 나스닥 등록을 통해 새로 들어온 1200억원의 자금을 차치하고라도 브랜드와 인지도 강화 측면에서 웹젠이 노리고 있는 미국시장 공략을 보다 수월하게 하는 강력한 무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시장 진출은 아시아권 공략보다는 부담이 따르는 게 사실이다. 아시아권과는 문화적인 코드가 다른데다 미국과 유럽은 아직 온라인 게임보다는 콘솔 게임시장이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김사장은 이같은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철저히 현지화된 서비스로 승부를 걸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적인 코드가 다르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에서 성공한 게임들의 사례를 분석, 참고하고 있다"며 "같은 동양권인 일본에서 나온 게임들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성공한 사례들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고 `뮤`라는 게임 자체가 동·서양의 문화를 모두 담고 있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웹젠은 이미 유럽과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화 작업에 착수했다. 현지 고객들의 반응을 타진해보기 위해 `글로벌 서버`라는 프리 서버를 통해 제한적인 현지 고객들로 하여금 `뮤`를 접해보도록 하고 있는 것. 나스닥에 등록했다는 들뜬 마음만 갖고 섣불리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 진출하지는 않겠다는 게 김사장의 생각이다. 웹젠은 철저한 시장 조사를 바탕으로 내년 하반기쯤 미국에 진출하고 유럽 시장도 프랑스나 독일과 같이 시장 규모가 큰 시장부터 순차적으로 다져나간다는 방침이다. 웹젠이 이처럼 일단 눈을 해외로 돌렸지만 온라인 게임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국내 시장 공략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내년에 국내에서 `뮤`의 업데이트와 부가서비스 개발에 주력해 고객 확보에 매진하겠다는 것. 김사장은 "해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탄탄한 성공을 거둬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사장은 새로운 자금을 바탕으로 한 `뮤`의 차기작 개발에 대해서는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발표 시점은 2005년 이후가 될 것"이라며 "자금의 여유가 있다고 해도 차기작은 1~2개 정도에 집중 투자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게임 개발만이 아니라 국내외 게임 개발사들이 개발한 좋은 게임이 있으면 웹젠의 포트폴리오를 위해 공동 퍼블리싱할 의사가 있다"며 "향후 웹젠은 100% 개발사라기 보다는 70~80%는 개발사, 20%는 퍼블리싱업체의 비중으로 끌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사장은 올해 실적과 관련, "실현 가능한 수준에서 책정된 올해 추정 매출은 58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해외 매출 비중이 올해 16% 수준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웹젠은 지난 3분기까지 매출 422억원에 영업이익 252억원을 기록했다. ◇김남주 사장 약력 -72년 서울 출생 -91년 서울예림미술고등학교 졸업 -92년 원엔지니어링 -93년 캐드하우스 기술지원부 -94년 미리내소프트 `이즈미르` 게임 개발 -00년 웹젠 그래픽 담당 개발이사 -02년~ 웹젠 대표이사
2003.12.24 I 전설리 기자
  • (정명수의 월가 키워드)Nifty Stocks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일단 이 주식을 사고 나면 팔 수가 없다. 더 좋은 주식이 없기 때문이다. 시장 지위가 너무나 확고해 경제 환경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일정한 배당을 보장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세상은 이 기업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고, 우리는 단지 주식을 사 놓고 기다리기만 하면된다." 꿈의 주식이 아닌가. 1960년대와 1970년대 초반 월가를 뒤흔든 이른바 `Nifty Fifty`, 1990년대 IT 버블기를 주름잡던 닷컴주들이 이런 취급을 받았다. 지나고 보면 거품이고, 과대 평가된 것인지만, 주식 투자자라면 누구나 그 시대의 `최고 인기 기업`에 투자하고 싶어한다. 월가는 헐리우드가 그런 것처럼 늘 `스타 기업`을 찾아낸다. 3년간의 침체를 끝내고 2003년 뉴욕 주식시장은 눈부신 랠리를 벌였다. 다우는 다시 한 번 1만선을 바라보고 있고, 나스닥도 2000선 고지가 눈앞이다. 지금 월가가 꿈꾸는 `Nifty Stock`은 무엇일까. ◇Nifty Fifty Nifty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멋진, 재치있는, 매력적인 계집애" 등의 뜻이 나온다. `Nifty Fifty`하면 `-fty`가 반복되면서 경쾌한 느낌을 준다. 우리말로는 `멋쟁이 50선` 쯤 될까. Nifty Fifty는 1960년대부터 1970년대초반까지 월가의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집중적으로 매수했던 대형주 50개를 일컫는 말이다. 그 당시 최고의 `Blue Chip`인 셈이다. 그러나 Nifty Fifty의 운명을 알고 나면, 이 말 속에 묻어있는 아쉬움, 허무함을 느낄 수 있다. Nifty Fifty는 One-decision Stocks라고도 불렸다. 주식을 놓고 투자자들이 내릴 수 있는 선택은 사거나, 팔거나 양방향이다. Nifty Fifty에 대해서는 단 하나의 선택 밖에 없었다. `Buy and Hold`다. 그만큼 완벽한 주식이라는 뜻이다. 이 말은 1972년 키더 피바디 증권이 매달 PER가 높은 고성장 블루칩 리스트를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Nifty Fifty는 시장이 어떤 폭풍에 휘말리더라도 견뎌낼 수 있고, 투자자들에게 돈을 벌어주는 기업으로 여겨졌다. 이들 주식은 보통 PER 46에서 92배의 수준에서 거래됐는데 원년 맴버로 지금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기업들로는 GE, 월마트, 휴렛팩커드, 엘리릴리 등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Nifty Fifty는 엄청나게 고평가된 기업들이다. 존슨앤존슨을 보면 당시 PER가 61.9배였는데 현재는 20배에 불과하다. Nifty Fifty가 이처럼 고평가된 상태에서 거래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린스펀의 말대로 비이성적인 활력(irrational exuberance)이 당시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인기`의 속성이 바로 `비이성`이니까. 어쨌든 Nifty Fifty는 당초의 의미가 무색하게 경기침체기를 맞아 버블이 깨지면서 급락을 거듭하게 된다. Nifty Fifty는 월가가 발굴해낸 스타였지만, 스타의 몰락은 처참했다. 70년대 내내 Nifty Fifty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소형주들이 시장의 인기를 독차지했고, Nifty Fifty 소속의 몇몇 기업들은 퇴물 취급을 받았다. 폴라로이드, 제록스 등이 대표적이다. 왕년의 스타들은 잊혀진 존재가 됐다. ◇Widows and Orphan Stocks Nifty Fifty와 비슷한 개념으로 Widows and Orphan Stock이라는 것이 있었다. `과부와 고아들이 생계를 위해 사도 좋을 만큼 안정적`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Widows and Orphan Stock도 블루칩이다. 그 시대 누구나 알고 있는 주식이고, 시장 점유율을 따라올 상대가 없다. 배당도 높다. 전기, 가스 등 유틸리티 주식들이 이에 속했다. 이들 기업은 정부의 보조를 받으면서 독점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었고, 당연히 배당도 높았다. 세상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이 기업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고, 매년 배당도 높게 해주니, 과부나 고아가 투자하기에 딱 알맞는 주식이다. 그러나 세상이 변하는데 기업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애초부터 말이 되지 않는 가정이었다. 기업은 생명체다. 환경이 바뀌면 생명체는 이에 적응해야한다. 한 때는 Widows and Orphan Stock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결국은 독점적 지위를 잃은 대표적인 기업으로 AT&T가 있다. 1970년대 미국 정부는 AT&T를 몇 개의 지역전화 회사(Baby Bells)로 강제 분할시켰다. 통신시장의 독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통신시장에 더 이상 절대 강자는 없다. 오늘날 `과부`와 `고아`는 전혀 새로운 의미가 됐다. Nifty Fifty류의 주식들은 기관 투자자들을 위한 주식이다. 대형주로서 가격도 비쌌다. 시장은 점점 더 힘있고, 강한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굴러갔다. 개인 투자자들은 남편을 잃은 과부 취급을 받고 있다. 아무도 보호해 줄 사람이 없다. 월가의 투자은행들이 분석 보고서를 내는 기업들도 대형주와 일부 인기주에 국한돼 있다. 정말 알짜 기업이지만, 중소형주여서 기관 투자자들의 눈에 차지 않는 기업들도 많다. 투자자들에게 마음껏 회사 자랑을 하고 싶어도 중소형주들은 그런 기회를 갖지 못한다. 월가가 버린 고아들인 셈이다. Widows and Orphan Stock은 스타 시스템에서 `소외된 주식`이라는 뜻이 됐다. ◇Nifty Multinationals 최근 월가에는 새로운 논쟁의 싹이 자라나고 있다. 3년만에 찾아온 랠리가 반갑기는 한데, 랠리의 질을 놓고 말들이 많다. 불황이 끝나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바람직한데, 올라서는 안될(?) 기업까지 날개를 달고 있다는 비판이다. 90년대 닷컴 버블의 참담함을 기억하는 월가로서는 당연한 우려다.모건스탠리의 미국 시장 스트레티지스트인 스티브 갈브레이스는 이를 `flight to garbage`라고 불렀다. 시장이 상승하면서 제때 주식을 사들이지 못한 투자자들이 쓰레기같은 주식을 주워담고 있다는 것. 갈브레이스는 그러면서 나름대로 투자 대안을 제시했는데 그것이 `Nifty Multinationals`다. 갈브레이스의 제안은 월가의 스타 찾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이다. 갈브레이스는 같은 회사 동료인 스티븐 로치의 펀더멘털 분석을 배경으로 시의 적절한 투자전략을 내놨다. 스티븐 로치는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다. 미국 경기가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그의 입장은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 이유는 로치가 지적한 `글로벌 불균형`이 시장의 고민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중심 경제의 취약성과 달러 약세다.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데 달러는 연일 주요 경쟁국 통화에 대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로치는 그 이유를 그럴듯하게 설명하고 있다. 세계가 미국만 바라보고 수출로 자국 경제를 이끌어가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미국도 자기 살길을 찾아 `약한 달러`를 주장하고 있지 않은가. 갈브레이스는 세계 경제가 불균형에서 벗어나 균형을 찾아 나갈 때 어떤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인지를 고민했다. 첫째, 과거 5년간 글로벌 이코노미는 거의 100% 미국에 의존했다. 앞으로도 그렇게 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성장의 동력은 미국에서 미국 밖으로 이동할 것이다. 둘째, 약한 달러는 미국과 세계 경제가 직면한 문제를 풀어내는 유일한 처방이다. 달러 약세는 수출 기업과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영업하는 기업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미국의 애널리스트들은 환율 효과를 무시하는 경향이 강해서 이런 기업들의 주가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하곤 한다. 셋째, 비용 측면에서 보자. 글로발 아웃소싱이 일반화된 상황에서 이미 해외에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면 다른 기업보다 훨씬 유리하지 않은가. 넷째, 소비자중심주의(consumerism)는 글로발리제이션(globalization)을 지속시키는 원동력이다. 베이징에 가보라. 전세계 유명 브랜드를 모조리 볼 수 있다. 뉴욕에서 유행하는 모자가 파리에서도, 도쿄에서도, 베이징에서도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 다섯째, 지난 몇년간 중소형 기술주가 미국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었다. 글로발리제이션이 계속되고 성장의 동력이 미국 밖으로 옮겨지게 되면 자본력과 세계 시장 공략 경험이 풍부한 대형주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다. 이 다섯 가지 항목에 알맞는 기업군은 무엇일까. 갈브레이스의 답은 다국적 기업(multinational stocks)이다. 갈브레이스는 미국 주식시장 전담 스트레티지스트다. 미국 시장 밖으로 포트폴리오를 늘릴 수 없는 투자자들에게 다국적 기업을 사보라고 권유하는 것이다. 시장의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일까. 큰 것(Nifty Fifty)이 아름다운 시절이 끝나자, 작지만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들(dotcom)이 인기를 끌었고, 이제는 다시 전지구를 상대로 장사하는 거대 다국적 기업에 눈을 돌리라고 한다. 올 겨울 뉴욕 패션의 키워드는 `복고풍`이다.
2003.12.05 I 정명수 기자
  • "현대, KCC측에 지분매입 요청은 사실"
  • [edaily 문주용기자] 현대그룹이 정상영 KCC명예회장측에 경영권방어를 위해 현대엘리베이(017800)터의 주식매입을 먼저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명구 현대택배회장은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 명예회장측에 지분 매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으며 정 명예회장의 측근도 "현대측이 먼저 요청했던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는 전날 현정은 회장의 모친인 김문희씨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290억원 부채중) 일부를 갚았는데 오히려 정 명예회장이 더 격노했고 그 이후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대량 매집하기 시작해 일이 더 커졌다"고 말한 것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 특히 현대측은 그동안 현대가 먼저 지분매입을 요청한 적이 결코 없으며 이는 KCC측이 그룹을 흔들기 위해 음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해왔으나 강 회장에서 그 주장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관련기사 edaily 11월14일 15시14분 "현대의 미래는?" 금강고려(002380)화학(KCC)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현대 고위층이 KCC측에 엘리베이터 지분매입을 요청한 것은 지난 8월8일 정몽헌 회장의 시신을 하관한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정씨 선영에서였다. 하관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서 정상영 명예회장, 고주석 금강고려화학사장에게 현대측 최고위층 2명이 협조를 요청했다. 김문희씨와 현정은 회장은 아니었으며 강명구 회장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문객들은 먼저 내려가 점심식사를 하는 중이었고 그 뒤를 정씨 일가들이 내려오는 길이었다. 현대 고위층은 "외국인들이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등 M&A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적대적 M&A 같은데 방어할 방법이 없겠습니까"하면서 정상영 회장에게 협조를 요청해왔다는 것. 당시 8월12일 외국인 지분이 10%를 넘어섰고 수일뒤에는 12%까지 넘어섰다. 이에 따라 8월 19일 범 현대 일가는 현대엘리베이터 자사주 16.2%를 분산 매입, 우호세력으로 등장하게 된다. KCC 고위관계자는 "지분을 매입해달라고 해서 매입한 것인데 마치 빼앗아 간 것처럼 현대측이 말을 한다"며 "장내에서 매입한 것도 아니고, 기업이 갖고 있는 자사주를 그 회사가 팔지않고서 어떻게 범 현대가가 가질 수 있었겠나"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강명구 택배회장은 이날 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경영권에 위협을 느껴 정명예회장을 포함, 범현대가 전체에게 지원 요청을 했다"며 "경영권을 방어해 달라고 했지 경영권을 가져가 달라고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어 "정몽헌 회장 사망 직후 외국인 매수세가 급등하면서 정명예회장측에 지분매입에 대한 지원요청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적대적 M&A로 귀결될 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밝혔다. 한편 KCC측은 정 명예회장이 몰래 지분을 취득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날짜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현 회장이 정 명예회장을 찾아와 "작은 아버지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7.5%를 사들인게 맞습니까"라며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명예회장은 "그것보다 많다. 11%가 넘어섰을 것"이라며 현 회장에게 분명히 대답했다는 것. 사모펀드를 통해 매입을 의미하는 듯한 이 발언은 그동안 지분매입사실을 현 회장측이 몰랐다는 주장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처럼 KCC측이 지분을 매입하고 있는 사실을 현정은 회장측이 잘 알고 있었다"며 "갑자기 정 명예회장이 뒤통수를 쳤다는 식으로 비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김문희씨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이 정 명예회장에게 담보로 들어가게된 경위와 관련, "구조조정본부에 위임했었는데 그 쪽에서 가지고 있던 도장을 찍은 것이지 정식으로 담보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다"고 말한데 대해 KCC관계자는 "주인의 동의없이 도장을 함부러 찍었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구조본 직원들에게 책임을 물어 소송이라도 걸어야할 일이지, KCC를 비난할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KCC 고위관계자는 "정몽헌 회장의 상속과 관련, 부채와 재산과의 괴리가 너무 커 자칫 상속 자녀들이 상속하면 평생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게 아닌가하고 정 명예회장이 집안으로서 걱정했다"며 "상속포기를 강요했다는 말이 안되며 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집안어른으로서 충정을 갖고 한 조언이었다"고 반박했다. 전문경영인에 대해 평가에서도 정 명예회장은 "정몽헌 회장이 돌아가셨을때 장례중 `회장이 돌아가셨는데 그 주위에 있는 사람중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누구 하나 사표내는 사람도 없다. 이게 말이 되나"라고 비통한 심정으로 말을 한 적이 있다"며 "이 말이 와전된 것같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은 현대는 그들(기존 현대그룹 경영인들)이 가장 잘 알고, 잘 해나갈 사람들이라고 말한 적은 있다"며 "특정한 경영진을 겨냥해 퇴진을 언급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2003.11.21 I 문주용 기자
  • (정명수의 월가 키워드) Attorney General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벗겨진 이마와 날카로운 팔꿈치, 상체를 앞으로 약간 수그린채 성큼성큼 걷고 있는 그를 보면 마치 시골 농부같다. 주전자 손잡이 같은 귀와 푸르스름한 기운이 감도는 턱을 하고, 찌푸린 표정으로 앉아있는 그는 영락없는 뜨네기 시골뜨기다.(With a balding pate, sharp elbows, and a slight forward lean, he has the gangling and loping gait of a dairy farmer rather than a Manhattan attorney. When he sits with a pensive frown, his jug-handle ears, jutting chin, and five-o"clock shadow can make him look like the classic hobo clown.)"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의 해리 브루니어스 기자는 뉴욕주 검찰총장(Attorney General) 엘리어트 스피처(사진)를 이렇게 묘사했다. 브루니어스는 "그가 눈썹에 힘을 주고, 강렬한 푸른 눈동자로 상대방을 주시할 때면 먹이감을 노리는 맹수 같다"고도 썼다. 뉴욕 매거진은 그러나 스피처 총장의 `그 격식없는 시선`이 섹시하다며 그를 가장 섹시한 50명의 뉴요커 중 하나로 선정했다. 엘리어트 스피처 총장은 최근 2년간 월스트리트의 뉴스 메이커 중에 뉴스 메이커다. 월스트리트 맨 사이에서 `Attorney General`은 거북스러운 인물의 대명사다. 스피처는 지난 4월 애널리스트들의 거짓 보고서에 철퇴를 내리며, 10개의 내로라하는 투자은행들에게 14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벌금을 물렸다. 그는 IT 버블 시기, 월가를 주름잡던 잭 그룹먼, 헨리 블로짓 등 스타 애널리스트들을 기소했고, 시티그룹의 샌포드 웨일 회장도 결국 이 스캔들로 옷을 벗어야했다. 최근 월가를 뒤흔들고 있는 뮤추얼펀드 비리 조사도 그의 작품이다. 야누스, 퍼트남, 스트롱 등 펀드업계의 거성들이 하나 둘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의회에서는 펀드 스캔들을 다루는 청문회가 열렸고, 스피처는 `영웅적인 검사`로 워싱턴 중앙정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월스트리트와 검찰총장.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를 같은 문맥에 놓고 읽으면 미국의 정치와 경제, 사법제도의 장단점이 모두 드러난다. ◇인간 스피처 스피처는 1959년 6월 10일 뉴욕시 브롱스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부동산 개발업자로 유태인이다. 스피처는 부잣집 아들의 전형이었지만, 나약하지는 않았다. 테니스, 축구 등 운동에 소질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엄격한 사고(thinking)`를 강조했다. 스피처는 1981년 프린스펀대학을 나왔고, 1984년 하바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그의 아내 실다 역시 하바드 로스쿨 출신이다. 그는 법대 학보지 편집장이기도 했다. 스피처는 지금 세 딸과 함께 맨하튼에 살고 있다. 대학 시절부터 그는 특이했다. 2학년까지는 보통 대학생들처럼 여름 방학을 이용, 의회나 로펌 등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그러던 어느날 스피처는 "인생 경험이 필요하다"며 남부로 떠났다. 뉴올리언스와 아틀란타 등을 떠돌며 막노동을 했다. 한여름 땀을 비오듯 흘리며 굴착기 인부로 일했다. 에어컨도 없는 허름한 여인숙에서 그만의 인생 경험을 계속했다. 스피처는 무서운 것이 없었고, 저돌적이었다. 학생회장 선거때는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선거운동을 했다. 다른 학생들이 모두 잠든 밤, 대학식당 종업원들의 파업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학장 관사앞에서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부잣집 아들, 하바드 법대생, 막노동자, 법대학보사 편집국장이었던 스피처는 지방법원 서기를 거쳐 1986년 뉴욕 맨하튼 지방검사보좌역으로 무사(검찰)로서의 인생을 본격 시작한다. ◇검사 스피처 평검사 시절, 스피처는 마피아 조직범죄, 공갈범 등을 다뤘다. 90년대초반 스피처는 `감비노 패밀리` 사건을 담당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당시 경험이 월가의 비리를 파헤치는데도 상당한 도움이 됐다는 것은 사시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감비노 사건의 처리 과정은 월가 스캔들 처리 과정과 유사하다. 법대를 갓 졸업한 신출내기 검사는 뉴욕시 의류업계를 지배하고 있던 감비노 패밀리를 주목했다. 감비노 패밀리는 의류상가와 공장을 오가는 운반용 트럭을 손아귀에 쥐고 있었다. 스피처는 함정수사 기법을 이용, 감비노를 기소할 증거를 수집해 나갔다. 스스로 바지와 스웨터, 셔츠 등을 만드는 공장을 운영하면서 감비노 패밀리의 위력을 체감한 것. "토미 감비노는 수천만달러의 자금력을 자랑했어요. 우리는 감비노를 기소하면 곧바로 다른 인물이 조직을 이어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스피처 검사의 생각은 감비노를 잡아 넣는 것이 아니라, 의류업계 자체를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수사관계자의 말이다. 스피처는 토미 감비노와 그의 동생 조셉 감비노를 기소하고 유죄를 인정하는 댓가로 1200만달러의 벌금에 합의했다. 스피처는 동시에 감비노가 다시는 의류업계에 발붙이지 않는다는 서약을 받았다. 감비노 사건의 처리를 놓고 검찰 내부에서도 "너무 약하다"는 비난이 있었다. 스피처는 그러나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감비노가 업계를 완전히 떠난 것에 대단히 만족해했다. "시스템을 바꾼다"는 스피처 나름의 정의관은 이후 월가 스캔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불법을 저지른 애널리스트들을 감옥에 넣기보다는 막대한 벌금을 물리고, 시스템을 바꾸는데 합의하는 것이다. 스피처가 애널리스트 스캔들을 14억달러 벌금과 리서치 부문의 독립을 조건으로 합의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당시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스피처의 기소 내용에 대해 부인도 긍정도 하지 않았고, 벌금만 냈다. 스피처는 "범죄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범죄를 예방하려면 범죄자 개인이 아니라, 구조와 시스템을 바꿔야만한다"고 말했다.("If you want to really have an impact and prevent crime...you have to address the structure rather than just the individual who happens to be the pawn of the given moment.) 검찰총장이 된 이후, 그의 칼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본격적으로 사용된다. 단순한 형사범죄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이익에 영향을 주는 `공익소송`에 주력한 것. 대표적인 것이 미드웨스트 발전소 사건이다. 그는 미드웨스트 발전소가 대기오염의 주범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청과물 상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을 개선시킨 일은 한인 사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청과물 상점을 운영하는 한인 동포들이 노동법규를 제대로 지키지 않다가 기소 위기에 처한 경우도 많았다. 방문판매, 전화판매를 제한하는 소송,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소송 등이 잇따랐다. 스피처를 스타로 만든 것은 2000년부터 시작된 월가 스캔들 수사였다. 애널리스트들이 투자자들을 호도하는 리포트를 작성했다는 의혹은 IT 버블이 붕괴된 이후 공공연한 비밀같은 것이었다. 스피처가 이 문제를 파고 든 것이다. 그의 첫 상대는 메릴린치였다. 스피처는 메릴린치 애널리스트들이 주고받은 9만4400페이지에 달하는 이메일 기록을 일일이 검색, 증거를 찾아내는 집요함을 보여줬다. 결국 애널리스트 헨리 블로짓의 이메일 중에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냈고, 메릴린치의 항복을 받아냈다. 메릴린치에서 시작된 수사는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들을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14억달러라는 유래없는 벌금을 부과했다. 스피처는 이즈음 `민중의 변호사(the People’s Lawyer)`라는 별명을 얻었고, 십자군(Crusader), 월가의 보안관(Sheriff of the Wall St.) 등으로 불리며 영웅대접을 받았다. ◇정치인 스피처 여기까지는 전형적인 영웅전이다. 미국인들은 영화 `미스터 스미스 워싱턴에 가다(Mr. Smith Goes to Washington)`에 나오는 스미스 류의 서민 영웅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시골의 평범한 농부인 스미스는 불의를 참지 못하고 워싱턴으로 올라가 감동적인 연설로 기성 정치인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이 영화는 70년대 우리나라의 `새마을 영화`와 비슷한 플롯을 가지고 있다. 미국인들에게 스피처 총장의 이미지는 바로 미스터 스미스다. 앞서 스피처 총장을 묘사한 기사에서도 시골스럽고, 풋풋한 인상이 강조돼 있다. 그러나 스피처는 피튀기는 선거전을 치르고 뉴욕주 검찰총장직에 오른, 마음의 절반쯤은 워싱턴의 백악관을 향하고 있는 야심가다. 1998년 스피처는 뉴욕주 검찰총장 선거에 출마한다. 미국은 주지사와 마찬가지로 검찰총장을 선거로 뽑는다. 8년 임기의 검찰총장은 선출직이므로 주지사에게 책임질 일이 없다. 스피처는 민주당원이고, 현재 뉴욕주 주지사인 파타키는 공화당원이다. 1998년 선거전에서 스피처는 박빙의 승부끝에 총장직을 거머쥔다. 수주일에 걸쳐 검표, 재검표가 이뤄졌을 정도다. 재력이 든든한 아버지가 엄청난 선거자금을 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주 검찰총장은 500여명의 검사와 1800여명의 수사관 등을 거느린다. 뉴욕주, 뉴욕시가 가지는 미국의 경제 수도라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스피처는 다른 주정부의 검찰총장과는 위상이 다르다. 스피처 자신도 그렇게 행동했다. `월가 스캔들`로 명성을 얻음으로써 그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스피처의 정치적 위상은 격상됐다. 스피처는 공공연하게 "뉴욕주 주지사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2006년 주지사 선거에서 스피처는 유력한 민주당측 후보다. `스피처 2006년 위원회`라는 조직은 벌써 선거자금을 200만달러나 모금했다. 만약 그가 선거전에 나서게 되면 전 뉴욕시장이었던 루디 줄리아니와 맞서게 될 수도 있다. 줄리아니는 공화당 후보로 영입될 가능성이 높다. 줄리아니는 스피처와는 묘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애널리스트 스캔들 당시 줄리아니는 메릴린치 측의 변호사였다. 줄리아니는 스피처에게 몇차례 전화를 걸어 메릴린치 사건의 조정을 시도했다. "줄리아니는 나에게 전화를 걸어 "메릴린치는 아주 중요한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입니다. 메릴린치는 우리 금융시스템의 등뼈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렇게 말했어요. 나는 "루디, 전화 고맙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얘기한 것들은 이전에 다 나왔던 것이지만 설득력이 없어요. 그들이 불법을 저질렀다면 우리는 그것을 밝혀야만합니다. 처벌해야만합니다. 그들이 기업으로서 아무리 호의적인 면이 있더라도 머뭇거려서는 안되죠." 이렇게 답했어요" 정의감에 불타는 검사가 거대 금융기업과 정치적 지명도가 높은 유명 변호사의 로비(?)에 맞서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같은 대화 내용이 스피처의 인터뷰 과정에서 그의 입으로 언론에 알려졌다는 것은 대단히 정치적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스피처는 월가 스캔들을 파헤친 영웅이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키우는데 사용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파티키 현 주지사의 정책도 거침없이 공격하곤 한다. 민주당 모임에서 스피처는 "부시 행정부의 감세 정책은 부도덕한 것이다. 보통 미국인들은 200달러를 돌려받지만, 부자들은 무려 9만8000달러를 환급받는다. 왜 민주당인가! 우리는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한다. 새로운 백악관이 필요하다. 새로운 상원의원이 필요하다"며 선동적인 연설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10월 커네티컷에 있는 퀴니피악대학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스피처에 대한 직무 지지도는 62%로 파타키 주지사의 46%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자신의 주 검찰총장이 누구인지도 기억하지 못한다. 스피처가 다른 주 검찰총장들과 달리 이처럼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것은 거의 전적으로 월가 스캔들때문이다. 스피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를 포퓰리스트(populist)라고 폄하한다. 스피처에 대한 월가의 평가는 냉소적이다. ◇월스트리트는 영원하다(?) 스피처가 월스트리트 맨들을 괴롭힌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아무도 감옥에 가지는 않았다. 스피처는 거물 몇명을 가두는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스피처 총장은 "법은 다이나믹한 존재다. 법은 시간에 따라 발전하도록 설계돼 있다. 법은 경제적 실재의 변화와 사회적인 가치의 변화를 반영한다"고 말했다.("The law is a dynamic entity," he says in a Monitor interview. It "is designed to evolve over time and reflect changing economic realities, and changing social values.") 법을 개혁의 도구로 해석하고, 검찰의 기소권을 시스템 개혁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그의 능력은 감탄스럽다. 월가, 화이트 칼러 범죄를 집중 공략하는 전략도 통쾌함을 준다. 루디 줄리아닌 전 뉴욕시장의 공보관을 지낸 마이크 폴은 "스피처는 민주당원이지만, 당장이라도 중요한 위치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정적들조차도 그의 능력을 높이 사고 있다. 스피처는 화이트 칼러들이 감옥에 가는 것을 사형 선고만큼 싫어한다는 것을 간파했다.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들이대면 화이트 칼러들은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했고, 그때마다 대어를 낚았다. 스피처는 시스템 개혁을 명분으로 그들과 협상을 벌였다. 엄청난 벌금, 다시는 펀드 업계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는 서약, 리서치 부문의 독립 등을 전리품으로 챙기고 그들을 돌려보냈다. 스피처는 기관투자자 모임에서 당당하게 말했다. "정부는 투자자들에게 어떻게 투자하고, 어떻게 저축하라고 말할 수도 없고, 말해서도 안된다. 그러나 정부는 은행가들이 투자자들을 호도하는 것을 바보처럼 앉아서 볼 수는 없다." 스피처 앞에서 월가는 비리의 소돔, 추악한 고모라성이다. 그렇다면 월가는 그렇게 호락호락할까. 비판자들은 스피처가 월가의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시켰다고 흥분한다. 마피아와 월가를 동일시하는 스피처의 태도도 몹시 못마땅하다. 리서치의 독립. 구상은 그럴듯하다. 그러나 5년후 투자은행들이 리서치 부문을 분리했을 때 누가 리테일 세일즈용으로 수백만달러를 들여 리서치 페이퍼를 만들겠는가. 이해상충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 시스템 자체가 쓸모없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5년후 개인 투자자들은 지금보다도 질적으로 훨씬 후퇴한 분석 보고서를 받아보게 될지도 모른다. 스피처는 월가 스캔들을 다루면서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불편한 관계가 됐다. 월가를 1차적으로 감독해야할 SEC가 번번히 스피처에 뒤통수를 맞았기 때문이다. 관료조직의 느슨함, 월가와의 밀월 관계때문에 알고도 모른 척 비리를 덮어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았다. 스피처는 한건씩 터뜨리고, 영웅 행세를 할 수 있지만, SEC는 증권산업 전체를 놓고 고민을 해야한다. SEC의 도날드슨 의장이 곤혹스러운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엔론 스캔들을 추적한 법무부의 아서 앤더슨은 "10 내지 15명이 불법적인 일을 했다고 해서 6만명이나 되는 직원들을 거느린 회사 전체를 파괴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라고 말했다. 스피처의 정의는 분명히 옳은 것이지만, 그것이 정말 경제적인가에는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다. 스피처는 단순하게 범법자를 잡는데 그치지 않고, 시스템을 개혁하고자 했다. 그 수단으로 `협상`을 택했다. 월가에는 협상의 달인들이 많다. 스피처는 칼을, 월스트리트는 돈을 가지고 있다. 스피처가 주지사, 상원의원, 대통령의 꿈을 꾸고 있다면 그가 택한 `협상`이 `타협`으로 바뀌지 말라는 법이 없다. 정치는 늘 주고,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를 하고 싶은 검객은 언젠가는 칼을 놓고, 악수하는 법을 배우기 마련이다.
2003.11.19 I 정명수 기자
  • "일주일새 1억이 날아갔어요"
  • [조선일보 제공] “정말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설마 집값이 떨어질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사는 김모(49)씨는 요즘 매일같이 술로 밤을 지새운다. 20년 가깝게 땀흘려 모은 전 재산을 단 5개월 만에 모두 날려버릴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 6월 중순 재건축을 추진 중인 13평짜리 강동구 고덕동 주공아파트를 사들였다. 당시 매입가는 3억9000만원. 김씨는 전세 5000만원을 끼고, 은행대출금 2억3000만원에 그동안 모은 적금 1억1000만원을 모두 쓸어넣었다. 주식으로 치면 ‘몰빵’을 한 셈이었다. 당시 집값은 정부의 투기대책에도 불구하고 연일 치솟고 있었기 때문에 김씨는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며 ‘대박’의 꿈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 김씨는 ‘쪽박’ 신세가 되고 말았다. ‘10·29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아파트 시장에 급매물이 속출하면서 김씨가 산 아파트 값도 2억9000만원까지 하락해 원금 회수조차 장담하기 어렵게 된 것. 김씨는 “지금 팔아도 전세금 빼주고, 은행대출금 갚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고작 1000만원도 안 된다”면서 “내 돈 1억원은 도대체 어디 가서 찾느냐”며 울음을 터뜨렸다. ‘10·29대책’으로 서울 강남(江南) 아파트값이 급락하면서 팔아봐야 투자 원금도 건지기 힘든 속칭 ‘깡통’ 아파트가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집값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6~9월에 뒤늦게 투자대열에 합류한 ‘개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깡통 매물은 서울 강남·송파·강동구 등 그동안 ‘불패’(不敗) 신화를 자랑했던 재건축 단지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 이들 지역 아파트는 지난 6~9월 최고가격보다 무려 1억~2억원쯤 시세가 폭락했기 때문. 잠실동 ‘에덴공인’ 김치순 사장은 “막연한 기대감으로 막차를 탔던 개미들이 깡통 신세가 됐다”고 말했다. 잠실동 주공아파트 13평형은 지난 10·29대책 발표 직전만 해도 5억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4억1000만원에도 매물이 팔리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초 직장 동료 2명과 8000여만원씩 투자해 이 아파트를 샀다가 최근 급매물로 내놓은 회사원 강모(38)씨는 “설마 강남인데 1주일 만에 1억원 이상 떨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벌써 원금 4000만원을 까먹었지만, 더 떨어지기 전에 팔리기나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큰손이나 진짜 투기꾼은 이번 대책 발표 이전에 대부분 집을 처분했다”면서 “결국 상투를 잡은 개미 투자자들만 손해를 보게 됐다”고 지적했다.
  • 손길승 회장사퇴, 기업인들 분통 "왜"
  • [edaily 지영한기자] 손길승 SK 회장이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사임했다.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이 임기를 남긴 채 타개한 적은 있지만 전경련 회장이 모양새를 갖추지 못하고 중도 퇴진한 예는 대우그룹 사태로 도중 하차한 김우중 전 회장에 이어 두번째다. 손길승 회장은 전경련 회장직에서 9개월만에 물러나는 불명예도 안았다. 그러나 이러한 불명예에 대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편으론 그가 비오너 전문경영인으로서 재계의 총수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도 평가받을 전망이다. 사실 전경련 회장직은 상징성이 큰 자리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을 회원사로 거느리고 있어 전경련 회장직은 재계의 총수중의 총수로 인식돼 왔다. 이병철·정주영·구자경·최종현등 한국경제의 거목들이 예외없이 전경련 회장직을 거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기업 총수들이라면 내심 전경련 회장직에 한 번쯤은 욕심을 내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아무나 전경련 회장직에 추대되지는 못한다. 대기업, 그 중에서도 몇몇 실세 오너들만이 꿈 꿀 수 있는 자리다. 이런 상황에서 손길승 회장이 전경련 회장직에 올랐다는 그 자체가 재계에선 일대 `사건`이었다. 때문에 이명박 서울시장이 현대건설의 경리사원으로 입사한 뒤 12년 만인 77년 36세의 나이로 사장에 올라 샐러리맨의 신화를 만들었다면 신입사원으로 출발해 전경련 회장직을 거머쥔 손길승 회장은 비오너 전문경영인에게 희망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재벌들의 오너십을 극복하고 재계의 총수중 총수라는 전경련 회장까지 올라섰던 손길승 회장이었지만 잘못된 관행의 덫은 극복하지 못했다. 비자금이나 일련의 SK사태에 대해선 입이 열개라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손 회장의 퇴진에 분통을 터뜨리는 기업인들이 적지않다. 재계의 고위 관계자는 "정치자금 수요 때문에 기업인들이 망가지고 있다"며 목청을 높인다. 그는 "이래선 안되며 정치자금제도를 서둘러 개혁하는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정치인을 일컬어 `교도소 담장위를 걷는 사람`이라는 농담이 있지만 따지고 보면 정치에 볼모잡힌 기업인들이 뭐가 다르겠냐"고 자조했다. "운 없이 담장 안쪽으로 떨어질까봐 하루하루 조바심에 떨고 있는 기업인들이 한 둘이 아닐 것"이란 푸념이다. 손 회장은 최근 검찰수사를 받던 와중 SK의 직원들에게 "분식회계와 불법 정치자금은 개발세대의 나쁜 관행이었지만 알면서도 피할 수가 없었다"며 "이 모든 과거의 문제를 후배들에게는 결코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한 고해성사이자 후배 기업인들에게 대한 당부와 다름 아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30일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18위를 차지해 처음으로 20위권에 진입했다는 낭보를 전했다. 우리 경제와 기업인들이 후진적인 정치권에 발목이 잡혀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용하다`는 말이 나올 만 하다.
2003.10.30 I 지영한 기자
  • 신한지주, `서라벌서밋` 개최‥신한·조흥 `한자리`
  • [edaily 안승찬기자]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화합하는 자리를 가졌다. 신한금융지주(055550)는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라응찬 회장, 최영휘 사장을 비롯해 신한은행 조흥은행 등 전 그룹사 전간부 1300여명과 함께 경주에서 `서라벌 서미트`를 개최했다. 참석한 임원들 및 부서장급 간부들은 변화와 혁신을 주제로한 캔터 하버드대 교수의 강의를 들은 후 앞으로의 경영전략과 미래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특히 이번 서라벌 서미트는 조흥은행이 신한금융그룹으로 편입되고 난 이후 첫 번째 자리여서 그 의미는 더욱 각별했다고 신한지주는 설명했다. 조흥은행(000010)과 신한은행 직원들이 저녁식사 이후 한자리에 모여 술자리를 가졌고, 전참석자가 경주 남산을 함께 등반하는 등 지주사 직원들이 하나로 융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새로 가족으로 편입된 조흥인들에 대한 따뜻한 환영 및 융화와 교류의 장으로 만들려는 취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라 회장 역시 인사말을 통해 "진정한 하나의 가족이 되지 않고서는 치열한 경쟁을 물리칠 수도 없으며, 우리의 꿈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나보다는 그룹 전체를 생각하는 여러분이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2003.10.19 I 안승찬 기자
  • (전문)통합신당 김근태대표 국회연설
  • [edaily 양효석기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과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지금은 중대한 시점입니다. 역사의 방향을 바꿀 만큼 참으로 엄중한 순간입니다. 오늘의 심각한 도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희망으로 빛날 수도 있고, 절망으로 변해버릴 수도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스스로 재신임을 묻겠다고 나섰습니다. 사상초유의 일입니다. 시정연설을 통해 솔직히 털어놓고 자성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국민이 새롭게 출발하자고 받아들일 만 했습니다. 여론을 귀담아 듣는 겸손함이 돋보였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해주시길 기대합니다. 먼저 최선을 다하고 모든 것을 국민에게 맡기면 됩니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어떻습니까? 한나라당은 원내 과반수를 넘는 제 1당입니다. 국회권력을 명실상부하게 장악하고 있습니다. 처음 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을 묻겠다고 했을 때, 한나라당은 "연내에 국민투표를 실시해야한다"고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대통령이 재신임 의사를 밝히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렇게 주장했습니다. 11일에는 "연내 국민투표 실시는 적절한 결정"이고 "대통령은 조속히 구체적 시기와 방식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12일에는 "국정표류를 막기 위해 빨리해야 한다"고 재촉했습니다. 그러다 여론이 재신임 하는 쪽으로 기울어진 13일부터 말을 바꿨습니다. "검찰수사가 미진하면 시기를 늦출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아무 설명도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하자고 요구하다가 사실상 하지 말자고 말을 바꾼 것입니다. 이 점에 대해 한나라당은 부끄러워해야 마땅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14일 대표연설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안은 명백한 속임수이자 고도의 정치술수"라고 선동하고 나섰습니다. 특검과 국정조사를 넘어 탄핵까지 들먹였습니다. 며칠 사이에 극에서 극으로 왔다 갔다 한 것입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한나라당의 원칙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자신들에게 유리할 것 같으면 오케이고, 불리할 것 같으면 아니오 하는 것이 한나라당의 원칙입니까? 대책 없이 왔다 갔다 하는 원내 제1당 한나라당을 보고 국민들이 국정을 발목 잡는다고 비판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비밀은 여기에 있습니다. 여론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했다가 그렇지 않으니까 뒤집어 버린 것입니다. 정말 국민을 외면하는 당리당략의 극치요, 발목잡기 구태정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또 있습니다. 며칠 전에 당 대표가 "대검 중수부장이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최고의 실세"라고 극찬했습니다. 그런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데 특검과 국정조사를 거론하는 것은 무슨 영문입니까? 아무 이유도 없이 별안간 검찰을 믿지 못하겠다고 하는 말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합니까? 한나라당이 이 시점에서 느닷없이 왜 특검을 주장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사실 큰 비밀은 아닙니다. 이미 국민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진상규명보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대국민선언을 무력화하자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말 이래도 되는 겁니까? 민주당도 다를 바 없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한나라당과 공조해서 어떻게 하자는 것입니까? 그러면서 정통성 운운하는 게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실망스럽습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국민 여러분! 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을 묻겠다는 방송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혹스러웠습니다. 민생과 경제가 어려운데 재신임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민생을 챙겨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수습할 수 없는 정쟁에 빠질지도 모른다고 걱정 했습니다. 다른 당도 그런 충정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정반대였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회가 왔다는 듯이 "연내에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못박았습니다. 다른 선택의 여지를 없애버렸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통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했습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또다시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이게 뭡니까? 반대를 위한 반대, 정쟁을 위한 정쟁 아닙니까? 어디로 가자는 것입니까? 13일 한나라당과 민주당 대표가 만났고, 14일에는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등 3당 원내총무 회동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3당 대표와 원내총무가 만났습니다. 이를 보며 "반민주연합"이라고 비판받던 90년의 3당야합이 떠올랐습니다. 과도한 추측입니까? 한 쪽은 대통령의 측근비리부터 규명하라며 탄핵운운하고 있고, 한 쪽은 위헌이라며 국민투표 자체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 쪽은 내각제 개헌과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뿌리도 다르고 말도 다른 세력이 만나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권력게임을 하자는 것이 핵심입니까? 만약 그렇다면 우리 통합신당은 이 부적절한 3자공조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3년판 제2의 3당야합"으로 규정할 것입니다. 신3당연합에 의해 의회독재가 탄생한다면, 이에 맞서 강력하게 투쟁할 것입니다. 정치가 무엇입니까? 이제 국민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기 전에, 정치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통합신당은 재신임 문제를 당당하고 떳떳하게 처리하겠습니다. 오직 "국민의 뜻"만 따르겠습니다. 의원 여러분! 노무현대통령이 제안한대로 12월 15일을 전후해 재신임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합시다. 이것이 압도적 다수 국민의 뜻입니다. 재신임 여부는 전적으로 국민에게 맡겨야합니다. 어떻게 결론이 나든 그것을 바탕으로 다시 국론을 결집시켜야 합니다. 더 이상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부정부패는 공공의 적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회의장,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부정부패는 공공의 적입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고름은 살이 되지 않습니다. 썩은 살과 고름은 도려내야 합니다. 정치자금 의혹이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권을 부정부패의 원천으로 지목하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정치권이 나서야 합니다. 우리는 해내야 하고, 또 할 수 있습니다. 검찰에 촉구합니다. SK 비자금 등 각종 정치추문에 대해 근본적으로 수사해야 합니다. 누구의 눈치도 봐서는 안 됩니다. 대한민국 검찰의 명운을 거십시오. 최도술 씨 의혹에 대해 모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수사해야 합니다. 정치권과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의 고리를 완전히 끊는 출발점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정치권 역시 성실하게 검찰수사에 응해야 합니다. 우리 통합신당이 먼저 하겠습니다. 다음엔 한나라당이 하십시오. 한나라당에 촉구합니다. SK 비자금의 진실은 결코 감출 수 없습니다. 현금 100억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는데도 "한푼도 받은 적이 없다", "SK 사람을 알지도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의혹을 받고 있는 의원은 급기야 당이 보호해주지 않는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자신도 자신이 어떻게 할지 모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지도부를 협박하는 것 아닙니까? 한나라당은 이 정치인을 보호하기 위해 국회를 또 방탄으로 이용할 생각입니까? 국민들은 어처구니없어 하고 있습니다. 이 무슨 억지입니까? 이게 과연 사실상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제 1당의 자세일 수 있습니까? 건국 이래 최대의 국기문란 사건인 1,000억원이 넘는 안기부자금횡령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반성해야 합니다. 국민의 혈세를 가져다 자신들의 선거에 쓴 것이 법원의 판결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도 엉뚱한 궤변으로 혹세무민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국민들에게 백배사죄하고, 유용한 자금을 스스로 당장 국고에 반납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입니다. 14일 한나라당 대표 연설을 듣고 당황스러웠습니다. 한나라당은 말로는 정치개혁, 부패청산을 외쳤지만 정작 자신의 부패혐의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의 사과와 반성도 없었습니다. 그 흔한 유감표명조차도 없었습니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한나라당이 되길 바랍니다. "기득권 포기"를 통해 정치개혁을 이룹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회의장,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는 지난 대통령 선거를 통해 역사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국민의 여망은 무엇인지 분명히 확인했습니다. 국민은 낡은 정치를 버리라고 요구했습니다. 금권정치를 벗어나라고 명령했습니다. 투명한 정치를 명령했습니다. 이제, 정치권이 응답할 차례입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이 시대 정치인 가운데 정치자금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사실 저만해도 작년 3월에 정치자금으로 인한 고통과 수치심을 견디다 못해 양심고백을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참으로 쓰라렸습니다. 심지어 "현실정치인 김근태는 끝났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결국 당내 경선에서 사퇴할 수밖에 없었고 지금도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겪어보니 정말 힘든 일이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그동안 정치개혁에 대한 말은 많았지만 큰 진전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중이 제 머리 못깎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정치인 스스로 정치개혁에 대한 합의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얼마 전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범국민정치개혁 협의회"을 공동으로 만들자는 제안을 한데 대해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이미 최대표와 민주당 정대철 전 대표가 합의한 바도 있습니다. 정치인과 더불어 학계, 언론계, 시민사회, 법조계 등 각 분야 전문가가 함께 모여서 10월말까지 위원회를 구성합시다. 최대표께서 제시한대로 11월말까지 시한을 정해 입법 성과를 만들어 내도록 합시다. 의원 여러분! 만에 하나 정치개혁 없이 다시 총선을 치른다면 우리 정치가 어디로 갈까요. 생각하면 정말 두려워집니다. 어쩌면 정치개혁에 나라의 안위와 미래가 달려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우리는 정치개혁에 대해 수도 없이 토론했습니다. 구체적인 방안도 충분히 나와 있습니다. 이제 실행에 옮기는 일만 남았습니다.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를 합시다. 선관위와 시민단체 등이 정치자금 투명화를 위한 획기적 제안을 했습니다. 정치적 득실을 떠나 전면 수용합시다. 정당개혁에 나섭시다. 지구당을 폐지하고, 중앙당은 줄입시다. 확실하게 원내정책정당을 실현합시다. 상향식 공천을 의무화하고 국민경선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여 정치를 국민에게 돌려줍시다. 망국적 지역감정을 뿌리뽑기 위해 선거제도를 고칩시다. 현행 1인 1표의 비례대표 선거제도는 이미 위헌판결을 받았습니다. 즉각 개정해야 합니다. 대신 1인 2표의 "정당명부식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합시다. 최병렬 대표께서도 정치개혁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밝히셨습니다. 좋습니다. 거의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이런 취지에서 통합신당은 정치권에 다음 두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첫째, "집단적 양심고백"을 통해 정치개혁 "대국민약속"을 합시다. 뇌물 수수 등 부정부패 사건은 당연히 처벌돼야 합니다. 그러나 현행 정치자금법을 제대로 지킬 수 있는 정치인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자신과 관련있는 정치자금 내역을 미리 스스로 밝히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합시다. 이를 위해 「정치자금에 대한 특별법」제정에 나설 용의가 있습니다. 남아연방의 "진실과 화해 위원회법" 같은 모델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정치권이 함께 "선거법 지키기 대국민 약속"을 선언합시다. 내년 총선을 깨끗한 선거 원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내일 모레 10월 18일부터 사전선거운동이 규제됩니다. 만일 18일 이후 누구든지 우리 당에서 선거법을 어기면 단호하게 조치하겠습니다.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지도부도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가오는 총선에서도 우리 정치가 구태를 벗지 못하면 국민의 분노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폭발할 것입니다. 정치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승부처"입니다. 21세기에 우리 사회가 경쟁력을 갖느냐 마느냐가 여기에 달렸습니다. 다가오는 총선의 진정한 승자는 우리 정치권 전체가 돼야 합니다. 우리 모두 당당히 경쟁하고 모두 함께 승리자가 됩시다. 국정쇄신의 청사진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노무현 대통령께서 재신임 이후 국정을 쇄신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정말로 일대 쇄신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당장 국정쇄신을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재신임 이후로 미루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일하는 정부" "책임지는 정부"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참여정부는 국정원과 검찰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었습니다. 당연해 보이는 일이지만 역대 모든 권력이 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하지 않았던 일입니다. 옳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럼으로써 국정방향을 관철시켜 나가는 수단을 놓아버린 것도 사실입니다. 어쨌든 상당한 진전입니다. 우리 통합신당은 참여정부의 이런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세간의 여론은 냉정합니다. 거대야당의 국정 발목잡기와 일부 언론의 무차별적인 공세가 직무수행을 어렵게 만든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타넘어 갈 수 있는 결의를 보여야 합니다. 무엇보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비서진은 책임을 깊이 느껴야 합니다. 대통령이 사표를 반려했다고 해서,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무총리 이하 내각도 깊은 성찰이 있기를 바랍니다. 참여정부가 국정쇄신의 청사진을 먼저 제시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를 통해 국민을 안심시켜야 합니다. "일하는 국회"를 위해 최선을 다합시다!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16대 국회는 정쟁으로 얼룩졌습니다. 이번 마지막 정기국회도 정치적 논란이 벌어질 사안이 많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급한 일이 많아도 "일하는 국회" "봉사하는 국회"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처리해야할 민생법안과 개혁법안이 우리 앞에 산적해 있습니다. 수도권 과밀화를 방지하고 국토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 「국토균형발전법」, 「지방분권특별법」,「신행정수도의건설을위한특별조치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합니다. 상속증여세 완전 포괄주의를 도입한 「상속세및증여세법」, 소액투자자를 구제하기 위한 「증권관련집단소송법」등 경제개혁입법도 차질 없이 통과시켜야합니다. 우리 통합신당은 국정운영 결과에 대해 스스로 참여정부와 함께 책임을 지고자 합니다. 어떤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습니다. 정치적 여당으로서 책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부동산 투기"와 전면전을 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부동산 불패", "강남 불패"라는 부끄러운 신화가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강남발 부동산 투기열풍"으로 국민은 절망하고 있습니다. 수백만원의 과외가 판을 치고, 명품이 아니면 걸치지 않는다는 등 이른바 "강남스럽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서민들은 "자식에게 죄를 짓는 것이 아닌가"하는 자괴감마저 느끼고 사는 실정입니다. "부동산 투기"로 조성된 위화감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부동산 투기"와 전면전을 벌여야 합니다. 중산층과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무엇보다 주택을 사면 무조건 돈을 번다는 투기수요를 차단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1가구 다주택의 경우 시가총액이 일정금액을 넘으면 강력한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투기지역에는 한시적으로 자금출처도 조사하고 세무조사도 강화해야 합니다. 집 없는 서민과 애환을 함께 하겠습니다. 아파트 분양가 부풀리기를 없애고, "무주택자 우선 분양제"를 전면 추진하겠습니다. 향후 10년간 150만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 주택난을 개선하겠습니다. 부동산 거품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습니다. 부동산담보 대출비율을 인하하고,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인상하겠습니다. 그러나 1가구 1주택 보유자나, 실수요자는 불이익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강남불패" 신화는 교육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균형잡힌 교육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고 획기적인 사교육비 절감방안을 세우겠습니다. "경제살리기"와 "민생보호"에 힘을 모읍시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경제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성장전망도 불투명합니다. 이제 우리 모두 전력을 다해 경제살리기에 나서야합니다. 국민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2만달러 시대로 힘차게 나아갑시다. 우리 통합신당은 무엇보다 "경제 살리기"와 "민생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첫째, 정책 신뢰성을 높여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겠습니다. 국민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불확실성을 줄이겠습니다. 기업이 안심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습니다. 투명성 제고는 계속 추진하겠지만, 투자의욕을 꺾는 규제는 과감히 풀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치겠습니다. 우리 당은 균형예산 정신을 중시합니다. 그러나 성장잠재력을 보호하는 한도 내에서 필요할 경우 적자재정도 감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용증가와 경기활성화 효과가 큰 SOC 예산 3조원 증액을 요청합니다. 3개년에 걸친 균형재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합리적 노사관계 구축에 앞장서겠습니다. 노사간의 무한대립은 노조의 발전에도, 기업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합리적이고 성숙한 노사관계 없이 제2의 경제성장은 불가능합니다. 국민소득 2만 달러의 꿈도 이룰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정부가 합리적 방안을 제시하고 사회적 합의를 모아갈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우리는 비정규직노동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임금과 사회보험 등의 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관련 법 개정에 나서겠습니다. 넷째, 차세대 동력산업을 육성하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데 앞장서겠습니다. IT 분야, 지능형 로봇, 미래형자동차 등 차세대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신용평가기법을 개발해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섯째, 청년실업에 대해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청년은 우리의 미래이고 희망입니다. 우리 아들, 딸들이 사회 첫출발부터 쓰라린 좌절감을 맛보게 할 수는 없습니다. 서둘러야 합니다. 모두 합심해서 대처해야 합니다. 우리는 청년실업 해결을 위해 「일자리창출특별법」을 제정하고 추진하겠습니다. 단기 인턴사원제도를 활성화하고 이후 취업이 되면 특별 보조금을 지원하겠습니다. 인턴제, 직업훈련, 취업알선을 묶은 「패키지 취업지원 프로그램」과 이공계 졸업자를 위해 기술개발, 판로개척, 해외진출 등을 연계시킨 「패키지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추진하겠습니다. 여섯째, 농어민의 삶을 보호하고 지원하겠습니다. 칠레와의 FTA를 포함해 자유무역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그러나 "선대책 후개방" 원칙에 따라 농민의 피해를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농어민 소득안정을 위해 농업재해보험제도를 보완 확대하고, 보상 단가를 현실화하겠습니다. 양식어민들을 위한 재해보험도 조속히 추진하겠습니다. 다양한 직불제를 도입하여 도시와 농어촌의 소득격차를 줄여 나가겠습니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국민 여러분! 북핵문제를 넘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해야합니다. 한반도 평화는 우리의 시대정신이자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로 가기 위한 기본 전제입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햇볕정책입니다. 6.15 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에 비로소 평화의 새싹이 움텄습니다. 이로 인해 기나긴 남북 간의 반목과 대립이 해소되고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습니다. 건강한 한미관계와 남북관계를 동시에 유지시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정책입니다. 우리 통합신당은 햇볕정책을 온전히 계승할 것입니다. 남북한 직접대화와 6자회담을 병행해야 합니다. 북한에 대한 대통령 특사 파견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 김정일 국방 위원장도 서울답방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북한에게 남북 국회회담 개최를 제의하고자 합니다. 개성공단사업을 비롯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여 북한이 우리와 협력하고 상호 윈-윈하는 길로 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는 동시에 북한으로 하여금 국제사회의 제도적이고 규범적인 해결 방식을 수용하게 해야 합니다. 6자회담을 "동북아 평화협력체"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를 항구적으로 지켜나갈 수 있도록 우리가 밀고 나가야 합니다. 이라크 전투병 파병은 신중해야 합니다! 이라크 전투병 파병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라크 국민에게도 친구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라크의 안정과 경제재건을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한미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과 국제사회의 친구가 되는 것은 대립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국제사회의 평화와 정의를 지키는 것이 바로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길입니다. 이라크 파병은 졸속으로 결정되서는 안 됩니다. 특히 전투병 파병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합니다. 우리 젊은이들의 인명피해, 한미관계, 경제적 측면, 이라크 전쟁에 대한 국제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해야 합니다. 공식 결정이 나기도 전에, 정부 당국자들이 앞 다투어 파병의견을 말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입니다. 주미대사는 무조건 파병을 주장하고, 외교 안보 국방분야의 책임자들 역시 개인 의견을 서슴없이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면 안 됩니다. 외교정책에 혼란이 생기고, 국익이 손상됩니다. 최종 결정 이전까지 정부 당국자들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신중하게 처신할 것을 촉구합니다. 만일 이후로도 부적절한 언행이 지속된다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준엄하게 질책하고 징계해야 합니다. 정부가 파견한 이라크 조사단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중립적인 민간전문가를 중심으로 구성된 초당적인 국회 조사단 파견을 제안합니다. 충분한 검토와 조사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하고, 국민의 판단을 존중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국책사업 추진의 새로운 모델을 정착시킵시다! 국책사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심각합니다. 민주주의 발전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이기도 합니다. 이제 정부는 국책사업을 추진할 때 민주주의 원칙을 보다 중시해야합니다. 위도 방폐장 부지 선정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기대합니다. 정부는 절차가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주민의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하길 촉구합니다. 최근 대화기구를 구성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우리는 국무총리 산하에 "부안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합니다. 여기에서 모든 것을 논의하고, 합리적 결론을 도출해 조속히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통합신당이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에 앞장서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 사회는 지역 이기주의와 집단 이기주의에 갇혀,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누구의 권위도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광범위한 사회현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정치를 바로 세우는 것"만이 해답입니다. 국민통합의 리더십을 세워내야 합니다. 신뢰를 잃어버린 지금의 정치로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정치를 바꾸어 주십시오. 참여하여 주인이 되어 주십시오. 다시 한번 국민의 저력을 보여 주십시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부패와 특권과 지역주의로 얼룩진 시대는 끝나야 합니다.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냉전과 대결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전진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더욱 젊어지고, 더욱 부강한 나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 통합신당이 여러분과 함께 어깨를 걸겠습니다. 친구가 되겠습니다. 함께 울고, 함께 웃고, 함께 뛰겠습니다. 국민만을 믿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정쟁의 당사자가 아니라 국가발전의 무한책임을 지는 "일꾼정당"이 되겠습니다. 경청해주신 국민 여러분, 깊이 감사드립니다.
2003.10.16 I 양효석 기자
  • `돈`의 의미
  • [edaily 김종서 기획위원] 우리는 돈 때문에 울고 웃고 속이고 죽이는 세상사 속에서 살고 있다. 돈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사람으로서 상식을 버리고 윤리까지 저버리는 추잡한 일을 마다하지 않는단 말인가? 돈이 없으면 우리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다. 그렇다고 돈이면 모든 일이 충족되거나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만일 배가 조난을 당했을 경우 내가 수백 억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때 수백 억보다 구명대 하나가 더욱 절실하고 보트, 물, 음식이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수백 억이라도 감히 구명대, 물, 음식과 맞바꿀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만 우린 인생을 지혜롭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돈은 그 자체에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제때에 사용하여 충분한 효용가치를 발휘할 때 그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린 이런 돈으로서의 의미를 쉽게 잊어버리고 너무 지나치게 돈에만 집착하여 모든 것을 잃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돈이 없으면 안정되고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돈은 벌어야 한다. 그렇지만 돈을 번다는 것은 수돗물을 받는 물탱크와 같아서 수도꼭지를 너무 많이 틀어놓으면 물탱크에 물이 말려 버린다. 따라서 물이 필요한 때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개인이나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돈이 있을 때 만일에 대비하여 저축하여야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구제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린 돈이 있으면 쉽게 써버리는 경향을 갖게 된다. 건전한 기업으로 장수 할 수 있으려면 댐을 구축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즉 기업이란 보다 높은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여야만 하는데 이는 돈에 여유가 있을 때 항상 미리 준비하여 충분한 자금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나 기업들은 충분한 자금을 마련하기도 보다 많은 돈을 벌겠다고 돈에 집착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 부채를 얻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고 신용으로 자금을 대출 받아 주식을 사는 일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충분한 검토와 준비 없이 이뤄지는 투자가 성공하기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땀을 흘리지 않은 돈은 결국 죄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마이더스의 황금 손”이라는 그리스 신화가 있다. 큰 부자가 되기 위한 꿈을 갖고 있는 마이더스는 바카스 신을 찾아갔다. “내가 만지는 모든 물건은 황금으로 변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바카스에게 간청하였다. 바카스는 마이더스에게 황금의 손을 만들어 주었다. 이에 마이더스는 신바람이 나서 나뭇가지를 황금으로 만들어 놓고 돌멩이, 사과, 그리고 의자까지 황금으로 만들어 놓으면서 자신의 재능을 자랑하였다. 그러나 점심때 빵을 집었더니만 빵이 금덩이로 변하였다. 포도주 잔을 들자 포도주가 녹은 금 용액으로 변해서 찰랑거리는 것이었다. 마이더스는 황금이란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는 귀찮은 존재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부귀영화도 결국에는 허무한 일장춘몽(一場春夢)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금빛으로 번쩍이는 두 팔을 벌리고 마이더스는 다시 바카스 신을 찾아갔다. 제발 황금의 손을 원래대로 만들어 달라”고 애원하였다. 바카스는 마이더스에게 “팍돌프스 강이 시작되는 옹달샘까지 가서 머리와 몸을 담그고 너의 죄와 잘못을 씻도록 하라”고 가르쳐 주었다. “마이더스의 황금 손”이라는 신화는 우리들에게 “땀을 흘리지 않고 벌어들인 돈은 결국 죄를 짓게 되는 원천이 되며 이를 사죄하지 않고는 정상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는 진리를 가르쳐 주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졸부들이 너무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70~80년대에 부동산으로 떼돈을 벌고 90년대에는 코스닥과 벤처 열풍으로 젊은이들이 떼돈을 벌었다. 그리고 정경유착으로 많은 뇌물이 오고가면서 부정부패가 만연되어 있는 실상이 연일 신문에 보도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돈에 대한 이중성을 갖고 있다고 한다. 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결국 자신이 부도덕함으로 내보이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래서 부자는 부도덕의 표상이 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돈이면 안 되는 일이 없고 돈이 많다는 것은 무슨 큰 벼슬이나 한 양으로 우쭐거린다. 결국 부자를 경멸하면서 부자가 되기 위해서 안달하고 있는 전형적인 이중성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너무 쉽게 한탕주의로 돈을 번 졸부들을 많이 본다. 그리고 이런 졸부들의 행동은 우리들을 대단히 불쾌하게 만든다. 우선 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과시 욕으로 주변 사람들을 괴롭힌다. 그들은 자신의 열등한 가문을 보상하기 위해서 의사나 사법, 행정고시를 합격한 사위를 보려고 한다. 그래서 중매쟁이를 내세워 열쇠 3개를 결혼 예물로 장만하고 이쪽 저쪽 다리를 놓고 있다. 그러면서 조상의 묘를 크고 화려하게 장식하여 대대손손 큰 영광을 누릴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한편 세계적인 명품을 좋아하면서 명품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예 왕따 시키려는 가혹성마저 갖고 있다. 돈이 많다는 것을 부도덕으로 여겨 부끄러워하면서 명품을 갖지 못하면 같은 패거리로 인정하여 주지 않는 특이한 이중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중성은 우리 주변에 양비론적인 사고로 만연되어 있다. 즉 내가 가담하면 로맨스이고 다른 사람들이 참여하면 스캔들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중성의 잣대는 우리 사회를 멍들게 만든다. 내 자신에게는 대단히 관대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대단히 가혹한 이중잣대로 모든 걸 판단하니 항상 시비와 갈등만 연출되기 마련이다. 그러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면 삽시간에 많이 사람들이 많은 자금을 동원하여 참여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렇지만 투자격언에서 “주가가 하락하거나 상승하여도 돈을 벌 수 있지만 욕심쟁이만큼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젠 인플레이션 아래에서는 실물자산(특히 부동산)을 장기간 보유하면서 돈을 버는 졸부시대는 마감되고 있다. 전 세계가 디플레이션 조짐을 보이면서 실물자산에 투자하여 자칫 잘못하면 크게 손실을 보는 시대가 개막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 졸부들이 기고만장(氣高萬丈)하는 꼴은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될 것이다.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출간한 “미래의 부”란 책이 있다. 거기에서 “현대는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 전환되면서 기존 가치체계도 크게 변경되었다. 과거에는 실물을 중심 축으로 하여 부가 창출되었으나 현재는 부의 중심 축이 금융으로 전환되어 부가 창출되고 축적되고 있다. 따라서 물건을 팔아 돈을 모으던 시대는 가고 주식투자나 파생금융기법 등을 통해 돈을 모으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고 했다. 정말 저금리와 디플레이션시대에 “티끌을 모아 태산을 만든다”는 속담만 믿고 자신의 자산을 은행예금에만 맡긴다면 원본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 되었다. 은행이자가 인플레이션 상승률보다 못한 마이너스 금리체계에서 어떻게 은행예금만으로 자산을 불려 나갈 수 있단 말인가? 미국은 가계자산의 절반이상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주식투자 비중이 전체 가계자산의 8%에 불과한 실정이란다. 주식, 부동산 등 고 수익, 고 위험 상품을 투자대상으로 삼지 않고 저금리의 벽을 뚫기란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식이나 부동산을 투자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저금리, 디플레이션 시대를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부동산도 신탁상품이나 뮤추얼펀드까지 등장하고 있어 손쉬운 투자의 길이 열려 있다. 금융상품에 대해서 좀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나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 마이너스 금리시대를 살아나갈 수 있는 것이다.
2003.09.22 I 경제부 기자
  • 알뜰한 부자로 살아가는 길
  • [edaily 김종서 기획위원] 우리들은 부모님으로부터 "돈 걱정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는 가르침을 받고 자랐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좋은 대학에 들어가게 되고 좋은 대학을 나오면 좋은 직장을 갖게 되기 때문에 부모님의 말씀은 허튼 소리가 아니었다. 더욱이 좋은 직장을 갖게 되면 훌륭한 배우자를 만나 안정되고 편안한 가정생활이 보장되기 때문에 부모님이 자식에 주는 값진 선물은 공부를 잘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자식에게 "아무 걱정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서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라"는 간절한 소망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IMF이후 직장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공부나 열심히 하면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는 있겠으나 좋은 직장이나 훌륭한 배우자를 만난다는 보장은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좋은 대학을 나왔다고 해도 자신이 내세울 만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면 언제 직장에서 쫓겨나게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 되었다. 40대 중반의 나이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빌게이츠는 하버드 대학을 중퇴하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차려 성공한 사람이 되었다. 오늘날 많은 젊은이들은 빌게이츠를 우상으로 여기고 직장보다는 벤처기업가의 꿈을 꾸고 있다. 이젠 좋은 대학을 훌륭한 성적으로 졸업한다고 훌륭한 직장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고 성공적인 인생을 보장받을 아무런 혜택도 없다. 안정된 직장을 갖기 위해서는 좋은 대학의 훌륭한 성적표가 아니라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력을 쌓아나가 자기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젠 다른 사람들이 하는 공부를 조금 더 열심히 하여 1등을 하였다고 주어지는 프리미엄으로는 아무 것도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래 이론적인 무장보다는 오히려 세상을 슬기롭게 살아나가는 지혜가 요구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돈을 벌고 관리하는 기술을 가져야 돈의 주인이 될 수 있어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가 된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부자아빠는 부자로서의 사고방식을 갖고 아이들을 대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부자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난한 아빠는 가난한 사람으로서의 사고방식을 갖고 생활하기 때문에 자신뿐만 아니라 자식들도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가난한 아빠는 “돈은 모든 악의 근원이 되니 돈을 너무 좋아하지 말라. 돈 걱정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라”라고 아이들을 가르친다. 그런데 부자아빠는 “돈이 없으면 사람 구실을 할 수 없으니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직장생활보다는 개인사업을 하는 것이 오히려 좋은 방법이다. 돈을 제대로 관리하고 버는 기술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기술이다”라고 가르친다. 결국 가난한 아빠의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사고는 어린아이들에게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생활인으로 만들어 돈의 노예로 평생을 살아가게 만든다. 그러나 부자아빠는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사고를 갖게 하여 돈의 주인으로서 오히려 안정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평생 열심히 일을 하지만 실제로 돈을 벌지 못한 채 돈의 노예로 살아간다. 그러나 부자는 절대 돈을 위해서 일하지 않으며 돈의 주인으로서 돈이 내 자신을 위해서 일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면 자연히 안정되고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돈을 관리하는 기술에 소홀히 한다. 이에 반해 부자는 돈을 버는 일과는 별도로 철저한 돈 관리로 자산을 늘려나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가난한 사람으로서의 사고방식을 버리고 부자의 규칙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부자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두려움, 냉소주의, 게으름, 나쁜 습관, 거만함`이라고 5가지를 지적하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돈이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에서 열심히 일하고 두려움을 갖지 않기 위해서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하겠다는 욕심을 갖게 된다. 그러면서도 “ 나는 숫자에 약하고 전문지식이 없어서 돈을 벌 수 없다”고 돈 버는 방법에 냉소를 보내고 이를 배우려고 하지 않는 게으름을 보인다. 한편 돈이 생기면 장래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이 우선 쓰고 보자는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의 무식함을 숨기려는 거만함까지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버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주변의 충고를 받아드리는 열린 마음을 갖고 열정적으로 돈을 관리하는 방법과 돈 버는 방법을 배워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자기 나름대로 돈을 관리하는 방법과 돈 버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하면 부자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들도 내 자신과 자녀들에게 돈을 관리하는 방법과 돈을 버는 방법을 터득하여 나가 부자로서 돈의 노예가 아니라 돈의 주인으로 인생을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부채형 인간이 아니라 자산형 인간이 되어야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있어야 사람다운 대우를 받을 수 있고 사람답게 행사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들은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꿈을 갖고 살아간다. 부자가 되는 길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자린고비와 같이 쓰지 않고 억척같이 푼돈을 모으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훌륭한 기회를 선택하여 높은 투자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투자에는 목돈이 필요하고 목돈은 푼돈을 모아서 이뤄진다. 따라서 큰 부자는 푼돈을 한 푼 두 푼 모으는 구두쇠 과정을 거쳐서 돈벌이의 재질을 발휘할 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대체로 부채형 인간과 자산형 인간으로 구분될 수 있다고 한다. 자산형 인간은 돈이 생기면 소비보다는 우선 저축에 힘써 돈벌이의 기쁨을 갖고 살아가는 타입이다. 이에 비해 부채형 인간은 돈이 있으면 우선 쓰고 보자는 식으로 씀씀이 큰 사람이다. 오늘날 멀티미디어 시대에서 현란한 광고로부터 소비의 유혹을 많이 받으면서 명품을 지녀야만 사회적 신분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착각 속에서 과소비를 동경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자신의 수입보다 더 많은 소비를 생각하게 되고 신용카드로 손쉽게 빚을 내서 우선 소비하고 보자는 부채형 인간으로 변해 가고 있다. 소비가 미덕이라는 말이 있다. 국민경제 입장에서 보면 소비가 위축되면 기업의 생산제품들이 팔리지 않아 재고자산으로 쌓이게 된다. 기업은 재고자산이 쌓이게 되면 돈이 묶이게 되고 결국 유동성부족으로 파산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소비는 원활한 생산활동을 위해서 필수 불가결한 원동력이 되며 일정수준의 소비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때 국민경제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가정에서는 수입의 범위 내에서 지출하여야지 소득을 넘어서는 지출은 결국에는 빚으로 남게 된다. 이를 갚지 못하면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게 되고 평생 돈의 노예로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건전한 소비만이 국가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산형 인간과 부채형 인간은 어떻게 다른 것인가? 만일 100만원의 월급을 받는 사람이 있다면 자산형은 인간은 110만원을 쓰면서 살아가는 타입이다. 이에 반해 부채형 인간은 100만원의 월급을 70만원 밖에 쓰지 못한 채 평생 돈의 노예로 살아가는 타입이다. 즉 자산형 인간은 소비할 때 충분히 생각하고 훌륭한 선택을 하기 때문에 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살 수 있어 10% 덤을 보면서 살아간다. 즉 기회비용이 플러스 10%라는 선물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에 반해 부채형 인간은 빚을 얻어 쓰기 때문에 우선 신용대출 이자 20%를 부담해야 하고 항상 허둥거리면서 제품을 선택하기 때문에 싸고 좋은 제품을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되어 기회비용이 마이너스 10%가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엄청난 차이를 갖고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부채형 인간이 자산형 인간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술이나 담배를 끊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이 따르기 때문에 사실상 기대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돼지저금통에 꿈을 안고 소박하고 알뜰하게 살아가는 생활습관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푼 두푼 모아서 목돈이 되고 목돈을 투자해서 높은 투자수익을 내는 부자가 되는 길을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타고난 돈벌이 꾼 일지라도 부채형 인간에게는 재산을 미리 탕진하기 때문에 결국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되어 부자 될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부채형 인간에서 벗어나서 알뜰하게 푼돈을 모으는 자린고비와 같은 자산형 인간이 되어야 하고 돈을 벌고 관리하는 기술을 터득해야만 알뜰한 부자로 평생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설령 성공적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정년을 마무리하였다고 해도 요즈음 같은 저금리 시대에 노후대책을 마련하기란 막막할 따름이다. 즉 명예퇴직금 2억 원을 받아서 은행에 정기예금을 하면 월 소득이 60만원밖에 되지 않으니 어떻게 먹고살아 갈 수 있겠는가? 미리미리 노후생활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정되고 편안한 생활을 하기에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결국 내 인생의 전부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치밀한 계획과 실천방안을 마련하여 철저하게 준비하는 자만이 안정되고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의사결정을 하여야 하는지 경제를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 경제공부는 필수 교양과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공적인 인생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경제공부는 필수과목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지혜로운 의사결정만이 위험을 최소화시키고 가정을 지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 자녀들에게 경제공부를 시켜야 한다. 어릴 때부터 용돈을 알뜰하게 관리하는 습관을 갖도록 지도하여 나가야 한다. 이 길만이 자녀들이 편안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는 기초가 되는 것이다.
2003.09.15 I 경제부 기자
  • 세뇨리지와 유비쿼터스가 만들어내는 홀로닉스 세계
  • [edaily 김종서 기획위원] 지난 15년동안 미국의 무역적자 총액은 1조5000억달러를 넘어섰다. 그런데 미국경제는 이런 엄청난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위기없이 세계 최고의 소비중심국가로 여전히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단 몇 년의 무역적자로도 외환위기를 맞아 IMF사태라는 6.25이후의 최대 수난을 당하게 되었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세계 각국은 많은 자금들을 미국에 투자하고 있으면서 보다 많은 상품을 수출하기 위해서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다. 세계 최대 무역적자 국가인 미국이 엄청난 빚을 갚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데 이를 믿고 투자하고 무역거래를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도대체 미국이 국가 파산 없이 이렇게 건재하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세뇨리지(seigniorage)라는 말이 있다. 화폐를 주조하는 권리를 가진 정부가 갖게 되는 이익을 의미한다. 즉 미국의 달러화가 세계적인 기축통화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외환위기를 겪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오히려 미국은 최대의 패권국가로서의 위치를 이용하여 경제적인 이익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세계경제는 `세계화, 금융자본의 지배, IMF의 지배`라는 세 가지 기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세계경제는 국가가 아니라 돈을 가진 집단이 지배하게 되어 있어 세계 각국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으면서 수십억 인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돈을 가진 집단들은 미국의 헤지펀드들이 중심이 되고 있는 금융기관들이며 미국중심의 새로운 경제체제를 이룩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즉 `달러경제로의 재편, 외환 시장에서의 투기에 의한 심판, 실물시장의 지배와 카지노 자본주의, 평가정보를 통한 세계지배`라는 4가지 방식에 의해서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경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한다. 최근 세계 도처에서는 소말리아 기근, 르완다 내전, 유고 내전, 인도인들의 빈곤한 삶, 베트남의 황폐화, 페루와 볼리비아의 마약경제화, 브라질 재정의 속박, 러시아의 몰락 등 엄청난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세계경제를 주도하여 나가겠다는 미국은 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으로 하는 세계화 추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세계화는 결국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어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세계”로 전환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투기의 세계에서는 영원한 승자가 없다. 패자가 쓰러지고나면 승자는 일시적으로 전리품을 챙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만 결국에는 쓰러지게 되어 있는 것이다. 미국 금융자본들이 꿈꾸는 `승자의 아량 위에서 베푸는 잔치상`은 결코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려는 패권주의는 세계경제를 대공황이라는 엄청난 사태로 몰아 넣는 꼴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사이버 세계가 만드는 유비쿼터스(Ubiquitous)한 생활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세계가 세계 각 국을 유비쿼터스한 생활로 만들어 주고 있다. -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와 만나서 대화할 수 있으며 폭넓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 필요한 생활필수품도 손쉽게 인터넷 상거래를 활용하여 즉시 배달 받을 수 있다. - 인터넷과 방송의 융합으로 쌍방향 TV교육이 어느 곳에서나 전문적인 지식을 찾아 낼 수 있는 Know -where시대를 창출해 내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열어나가는 새로운 시대에서 인간은 흡사 신처럼 무소부재의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유비쿼터스한 생활이란 인간이 신과 같은 무한한 능력으로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와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디지털과 네트워크가 만들어 낸 세계이다. 앞으로 집안살림도 모든 디지털 가전제품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외부에서 컴퓨터로 조종하는 시스템에 의해서 관리된다고 하니 안락한 생활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들은 “과연 죽으면 어디로 가는 것일까?”라는 단순한 수수께끼조차 해결하지 못한 모순을 지닌 채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신과 같이 무한한 능력을 지닌 것으로 착각하고 살고 있지만 사실상 신이 될 수 없다는 한계성을 갖고 있다. 이런 철학적인 사고가 우릴 고독하게 만들고 정신적 허탈감을 갖게 한다.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에서도 티벳 불교, 부처의 선사상, 요가, 명상 등 동양사상이 붐을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문학은 물론이고 패션이나 광고, 건축 등 다양한 부문에서 명상을 중시하는 선사상과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로 자연과 접할 수 있는 생활공간을 갖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육체적인 안락은 정신적 빈곤을 가져다주고 정신적 빈곤을 채우기 위한 새로운 영역이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생명의 핵인 홀론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세계 세계화는 미국의 패권주의와 맞물려 미국중심의 경제체제를 구축, 세계경제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정보화가 만들어내는 유비쿼터스한 생활은 육체적인 안락보다 정신적인 빈곤감을 갖게 하여 현대인들은 방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꿈과 현실에서 방황하면서 급변하는 세계에 몸을 맡기면서 불안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꿈만으로 이뤄질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사이버 세계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선물하였다고 해도 정보사회가 진전되면서 기존의 산업사회에서의 시장이 붕괴되어 많은 실업자들을 양산시켜 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려는 세계화는 세계최대의 패권국가인 미국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만들어 나가도록 하고 있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세계화와 정보화라는 물줄기는 이미 막을 수 없는 대세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 이런 문제점은 세계경제가 정보사회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세계경제는 세계화와 정보화라는 물줄기로 만들어지는 홀론닉스 세계가 새로운 세계를 창출해 낼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은 보고 있는 것이다. 홀론은 생명의 핵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Holon = whole + one`의 합성어이다. 이는 낱개이면서 동시에 전체라는 뜻으로 생명의 보편적 성질인 낱개와 전체의 양면성을 가지고 질서를 스스로 만들어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명이란 자기가 자기에게 둘러싸인 주변의 모순 점을 논리나 피드백 시스템을 통하여 자기수정이 가능한 상태로 되돌아가는 특성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서 자기조직화를 통하여 생물들이 스스로 생존력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이다. 홀론은 일종의 생물체의 세포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홀론으로서의 조직, 홀론으로서의 기관, 이들이 협조적인 상호작용을 통하여 홀론으로 인간, 홀론으로서의 사회, 홀론으로서의 국가를 이룩하여 나간다는 것이다. 홀론으로서의 국가나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홀론으로서의 인간이 모여 살아야 한다. 따라서 홀론으로의 인간이 전제될 때 국가나 사회의 구조가 전환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의 의미가 중요하게 요구되고 있다. 전통교육에서는 학생들은 교과내용을 가르치면 내용대로 행동의 변화를 일으켜 국가나 사회가 원하는 인간이 양성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열린교육에서는 인간에게 자유를 주면 자기를 위해서 최선을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믿으며 선택은 결국 자기 운명을 결정하고 선택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한다는 실존적인 경험을 교육하고 있는 것이다. 즉 전통교육은 말을 강가에 끌고 가서 물을 먹이는 것이 교육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열린교육에서는 말을 강가에까지 데리고 갈 뿐 물을 먹고 안 먹고는 말의 몫인 것이다. 그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자기 스스로 져야 한다. 이런 틀로 만들어지는 열린 인간, 열린 사회, 열린 국가가 이룩될 때 홀로닉스에 의한 새로운 세계가 창출되는 것이다. 홀로닉스의 세계에서는 정보가 변혁의 열쇠이다. 체제란 전체 정보흐름의 변화, 특히 그 규칙과 목표의 변화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옛 것을 중시하고 이를 끝내 지켜 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세계가 연출하는 디지털과 네트워크는 이런 냉소적인 공개토론의 장에서 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여 너무나 소프트하게 이를 수용하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의 상상력, 네트워크화, 진실 알리기, 학습 그리고 사랑을 동원하여 미국의 패권주의도, 철학적인 방황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만들 것이다. 이젠 우리는 오직 진실만을 이야기하고 토론을 통해서 공통적인 편견과 단순한 논리, 말의 함정, 거짓말을 해소시켜 나갈 수 있는 도구를 갖게 되었다. 그래서 부유층을 위한 성장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였던 지난날을 반성하고 서로 믿고 의지하는 홀로닉스 세계를 창출하여 나가야 하는 것이다. 세계화와 정보화가 만들어 내는 멋지고 아름다운 세계에서 우리 후손들이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2003.09.15 I 경제부 기자
  • "인생 80, 15억원 벌기전엔 은퇴하지마라"
  • [edaily 문주용기자] 조진조퇴(早進早退)가 일반현상이 되버린 시대에 얼마를 벌어둬야 노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 국민투자신탁에서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활동을 했고, AMG투자자문 대표를 지냈던 황보 윤 IMG홀딩스 대표가 나름대로 해답을 제시한다. 황보 대표는 "80까지 살면서 결혼하고 내집을 마련하고, 양육, 노후 대책까지 차질없이 이루기 위해서는 15억원이 필요하다"며 "15억원을 벌기 전에는 은퇴는 꿈도 꾸지 마라"고 충고한다. "사이버주식 초단기매매의 법칙", "데이트레이더를 위한 성공전략", "히딩크식 경영전략"등 경제 관련서적의 저자이기도 한 황 대표는 최근 "인생 80, 퇴직 재테크 해법"이라는 부제목을 단 "내 발이 벼랑 위에 섰다"(출판사 가리온)는 책을 출판, 40대 퇴직-실질금리 제로시대를 사는 이 땅의 수많은 월급쟁이들이 15억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우선 15억원이 필요한 자신의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인생의 재무제표를 짜볼 것을 권한다. 특히 돈을 제대로 대하기 위해서는 돈의 속성을 이해하고 부자가 되는 12가지 습관도 익힐 것을 주문한다. 12가지 습관이란 ▲목표를 분명히 세우고 글로 쓴다 ▲마음가짐을 바꾼다 ▲창조적으로 사고하는 방식에 익숙하다 ▲확신, 통제, 수정을 중시한다 ▲들어오는 돈이 나가는 돈보다 더 많다 ▲보상을 생각하지 않고 일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가치있고 유익한 일을 찾는다 ▲돈은 실존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자와 복리계산에 능하다 ▲오늘 할 일을 메모하고 중요한 일부터 먼저한다 ▲돈을 받으려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등이다. 저자는 이어 "돈이 일하게 해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마음가짐에서 비롯되지만 실천은 역시 저축 부동산 주식, 절세 등 재테크로 완성된다는 것. 저자는 "돈을 위해 일하지 말고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는 것이 재테크의 실체"라는 생각이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돈에 대한 올바른 마인드와 경제감각을 자녀들에게 어떻게 심어줄 것인가를 제시하고 있다. 용돈주기에서보터 돈에 대한 교육, 그리고 신용불량 문제에 대한 대처법등을 보여준다. 저자가 성인을 위한 재테크 서적에 자녀 경제교육을 일부러 집어넣은 것은 "어려서부터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힘겨운 돈과의 싸움이 내 자식 대에도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현실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황보 대표는 "돈에 대한 생각과 생활방식을 고치다보면 머지않아 내가 돈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며 "어설프게 돈 독이 오르기 보다는 인생을 좀더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재테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에서 집필하게 됐다"고 동기를 설명했다.
2003.09.03 I 문주용 기자
  • 금호 박회장, "05년 물류·관광레저사업 투자"(상보)
  • [edaily 지영한기자]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은 2일 "내년까지는 기존 사업의 확장과 증설에만 주력하겠지만 2005년부터는 신규사업으로 물류분야와 관광레저분야 투자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삼구 회장은 이날 취임 1주년을 기념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아시아나항공의 경우엔 핵심 사업인 여객과 화물 운송업에만 전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취임 1년 소감에 대해선 "그룹을 짜임새있고 강한 그룹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기업인의 책무이며 앞으로 주주와 종업원, 채권자, 거래자 등 금호그룹의 이해관계자들의 가치를 높이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중장기 신규투자사업으로 구상중인 관광레저산업의 경우 "지정학적으로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두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항공산업과 골프장과 콘도, 렌터카 등을 하나로 엮을 경우 시너지가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제기된 금호생명과 SK생명과의 합병설에 대해선 "근거가 없다"면서도 "필요하면 누구와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생명공학분야에 대해선 2004년까지는 투자를 유보하겠지만 연구는 지속할 계획이며 지상조업서비스 매각은 연말께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신년사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를 상반기 5000원, 하반기 7500원까지 올리겠다고 했는데지금 주가가 너무 낮다. ▲그 점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있다. 연초에 제 욕심이라고 할까 희망을 피력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못한 것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책임질 일에 대해 말 조심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가에 대해선 인위적으론 안된다는 것을 느꼈다. 주가는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고 꾸준히 한다면 주가는 올라가지 않겠냐고도 생각한다. 무엇보다 그룹의 구조조정이 상반기에 좀 늦었고 사스라는 큰 복병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상반기 손익이 엄청 나빴다. 그래서 주가를 올릴 여건이 못됐다. 주가에 대해선 단기적인 욕심보다는 꾸준히 해야겠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 앞으로 그룹의 구조조정과 손익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관광레저분야에 투자를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우선은 항공산업은 계획한 그대로 할 것이다. 특히 렌터카가 마켓쉐어가 11%이다. 숫자로도 1만500대로 아시아에선 넘버원이다. 운수업은 과거부터 오랜 경험이 있고 렌터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주5일제가 되면 렌터카 수요는 엄청나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 렌터카쪽의 지금현재 1만500대수준을 2~3년내에 2만대 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콘도를 현재 충무 설악 화순 제주 등에 4개를 운용중이다. 제주도에 지금 150실 규모의 추가 콘도를 곧 건설할 계획이고 상세설계를 준비중이다. 아울러 항공산업이나 콘토 렌터카 시너지를 위해선 제주도에 골프장을 가질 생각을 하고 있다. -구조조정도 해야하는데 향후 사업에 대한 자금조달 계획은 ▲새로운 신규사업 계획은 2004년까지 유보할 계획이다. 2004년까지는 기존사업에 대한 증설과 확장만 할 예정이다. 그 정도는 이익과 감가상각비 감안하면 투자가 충분할 것으로 생각한다. 항공을 제외하고 부채비율이 연말까지 200% 이하로 내려가면서도 기존 사업에 대한 투자는 가능할 전망이다. -생명공학분야에 대한 투자는 ▲생명공학분야 대한 투자는 2004년까지 유보할 생각이다. 그러나 연구는 계속해 나간다. 신소재사업은 금호석유화학이 그동안 대덕연구소에서 15년동안 계속적인 투자를 해왔고 현재 결실이 나오고 있다. 목표를 금년도까지는 구조조정을 하고 내년까지는 기존사업에 대한 확장과 R&D투자 등은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지상조업 서비스인 AAS매각 상대를 밝힐 수 있는지 . ▲아직은 공개할 단계는 못된다. 곧 한다는 것은 조금 성급하고, 연말내에는 해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시다시피 거의 성사단계에까지 갔다가 북한의 핵문제가 터지면서 일이 성사되지 못했다. 지금은 펀드에서 자금을 대는 새로운 투자자와 협상을 하고 있고, 연말까지는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믿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각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있는데. ▲항공산업의 핵심 비지니스는 화물과 여객의 운송업이다. 지상조업이나 기내식 사업은 코아 비니지스사업이 아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제 규모상 중견사가 됐다. 때문에 핵심 비지니스만 놔두고 나머지는 아웃소싱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을 내렸다. 타이밍적으론 IMF 이후에 구조조정도 필요하고 해서 시기적으로 앞당겨 진행하고 있다. 또 정보통신분야도 아시아나항공에서 별도로 떼냈다.앞으로 항공은 여객과 화물 운송업에만 전념할 계획이다. -금융사의 대형화에 대한 생각은 ▲여러가지 고민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증권사로 갈 것이냐 여신전문업으로 갈것 인지 고민하고 있지만 종금 자체도 하나의 틈새시장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종금의 틈새시장을 유지하면서 전문여신업 정도가 맞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 또 금호생명은 삼성생명이나 대한생명, 알리얀츠 ING생명 등 1위그룹이 아닌 2위그룹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주문을 내린 상태다. 금호생명은 충분히 해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SK생명과의 합병설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르나 근거가 없다. 다만 필요하다면 누구하고도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 그러나 전혀 아직은 그런 계획이 전혀 없다. -고속전철이 개통되면 금호고속 사업에 영향이 있지않나. ▲언제나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금호고속이 1000대 정도 유지하고 있는데 고속사업이 사양산업이라고 얘기한지 벌써 수십년됐다. 그래도 우리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다른 업체 적자내도 금호고속은 한번도 적자 내지 않을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 고속전철이 시작되면 다소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나름대로 시장을 얼마든지 파고들 수 있다.
2003.09.02 I 지영한 기자
  • (edaily리포트)조흥은행장 선임의 뒷 얘기들
  • [edaily 김병수기자] 지난 6일 조흥은행의 마지막 은행장으로 최동수씨가 추천됐습니다. 이를 놓고 `순혈주의`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노·사·정 합의문을 통해 `조흥 출신`으로 행장을 선임토록 한다는 게 논란의 발단입니다. 조흥은행 부행장으로 영입돼 2년7개월을 근무한 최동수씨가 `조흥은행 출신이냐 아니냐`는 겁니다. 그러나 이 것이 문제의 핵심일까요? 김병수 기자가 이번 갈등의 또 다른 해석을 전합니다. 최동수씨는 46년 생입니다. 서울에서 출생했고, 용산고·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그가 은행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69년입니다. 체이스맨하튼은행 서울지점에서 꿈 많은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군요. 호주의 웨스트팩은행 서울지점장을 지냈고, 국내 금융계에는 94년 LG종금 상무를 시작으로 98년 8월 조흥은행 상무로 영입되면서 부터입니다. 조금은 장황하게 최 행장 후보의 이력을 살펴본 건, 그가 분명히 국내·외 금융업을 두루 거치면서 경험을 쌓은 경력자라는 점 때문입니다. 경력상으로는 분명히 한 은행의 은행장으로서 흠잡을 데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도 조흥은행 노조는 최 행장 후보의 행장 추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지난 파업 때 노·사·정이 합의한 향후 3년간 조흥은행을 이끌 은행장은 `조흥 출신`으로 한다는 내용이 문제입니다. 당연히 노조는 조흥은행 출신이란, 조흥은행에 입행한 `순수 혈통`으로 이해했고, 최 행장 후보는 이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물론 이번 행추위 전과정을 사실상 주도한 신한측은 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조흥은행 행추위는 최씨를 행장으로 추천한 후 “조흥은행에서 주장하는 ‘순혈주의’에 대한 장단점을 충분히 논의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edaily 08/07 16:37 조흥 행추위, “순혈주의 장단점 충분히 검토” 기사 참고) 이는 결국, 신한지주와 행추위가 충분히 조흥은행의 반발을 고려했다는 것으로 들립니다. 사실, 노·사·정 합의문에서 적시한 `조흥 출신`이라는 단어를 놓고 갈등이 벌어지는 양상을 보면 좀 우습기까지 합니다. 법률적으로 최 행장 후보가 `조흥 출신`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당연히 조흥 출신이죠. 그렇다고, 합의문에서 정리한 `조흥 출신`에 부합하는 것일까요? 이 또한 그렇지는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조흥은행 직원들은 물론이고 신한은행을 비롯한 신한지주, 그리고 언론까지도 조흥은행장 후보들을 언급하면서 이 같은 `꼼수`가 나오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최씨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이 행추위 활동의 막바지에 이르러서라는 점도 이를 방증합니다. 그럼, 노·사·정 합의문에 서명한 최영휘 사장과 신한지주의 라응찬 회장은 애초부터 이 같은 `전략적 판단`을 하고 있었을까요? 이 전후사정을 명확히 알기는 현재로선 힘들어 보입니다. 실질적 의사결정권자인 라 회장과 최 사장의 입이 굳게 닫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러 정황을 감안해, 이 같은 선택이 애초부터 설정된 `노림수`는 아니라고 보는 측이 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신한쪽에서 최근 나오는 얘기들을 종합하면, 더욱 `아하`라는 탄식이 나오는 까닭도 충분해 보입니다. 조각난 얘기들을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노·사·정 협상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라 회장과 최 사장도 최소한 행추위가 공식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조흥 출신`에 대한 조흥은행측의 해석에 별 이견이 없었습니다. 독특한 집합적 문화를 만들어 온 라 회장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조흥은행의 영업력 회복이 가장 절실한 상황에서, 조흥은행측에서 반발할 것을 뻔히 알면서 무리수를 두는 선택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이유입니다. 물론 이견은 있습니다만, 영업력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면 어찌됐건 조흥은행을 한 덩어리로 묶어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인물이 절실하다는 판단입니다. 이 같은 해석은 라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높아집니다. 은행권에서는 오래 전부터 ‘신한은행이 시작하면 리스크가 거의 없다’는 얘기가 정설로 통합니다. 그만큼 이것저것 많이 재보고, 충분히 검토하고 조금 늦더라도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이렇게 꼼꼼한 신한측의 문화와 경영철학은 조흥은행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도 여실히 확인됐습니다. 신한측은 행추위가 열리기 전 이미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통해 행장 후보들에 대한 여론을 점검했습니다. 올 초에 조흥은행 내부적으로 조용히 진행됐던 차기 행장감 여론조사 결과도 일찌감치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조흥은행의 반발을 충분히 예견하면서, 또한 최동수 행장으로는 영업력 회복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여기서 다시 신한측 고위 인사의 얘기와 신한지주의 얘기들을 정리해 봅니다. 우리나라 금융계의 고질적인 병폐이기도 합니다만, 이번 조흥은행장 선임을 놓고도 이 문제는 여지없이 드러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바로 `줄 대기` 악습이죠. 신한측 인사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라 회장이 예상보다 충격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행추위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는 라 회장과 최 사장실에 걸려오는 각계각층의 전화가 줄을 이었다고 꼬집기도 합니다. 특히 이번 행장 추천을 놓고는 유독 정치권의 전화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행추위는 대략 7명 정도의 후보를 놓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 7명의 대부분은 조흥은행측에서 얘기하는 순혈 조흥맨들입니다. 이미 은행을 떠난 경우도 있고, 현직에 있는 분들도 계셨지만, 사실상 최동수씨를 제외하면 순수 조흥은행 출신입니다. 이제 신한지주와 행추위의 코멘트로 되돌아가보겠습니다. 최씨를 행장으로 추천한 뒤 한 행추위 위원은 “순혈주의에 대해 충분히 검토했다. 이번 행장 후보 선정의 핵심 키워드는 변화고, 조흥은행이 변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뒀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신한측에서 조흥은행의 변화를 주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 동안 꾸준히 변화를 얘기하기는 했으나, 행장을 뽑는 아주 결정적인 순간에 `변화`, 그것도 `인적청산`에 방점을 뒀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얘기로 들립니다. 결국, 라 회장은 끊이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아가면서 `영업력 회복도 중요하지만 이런 문화로 도대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봉착했고, 이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법을 제시한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상당히 수긍이 가는 대목입니다. 라 회장은 그 동안 신한은행과 지주회사를 이끌어 오면서, 최소한 `인사` 만큼은 전권을 행사해 왔습니다. 그래서, 신한의 인사는 정말 예측하기 힘들다는 말은 굳이 비밀도 아닙니다. 직원들도 인사문제를 얘기하는 것을 사실상 금기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부작용도 있습니다. 소위 제왕적 CEO 문제죠. 그러나, 최소한 현재까지는 신한은행의 정비된 성과주의 시스템이 이를 잘 받쳐주고 있고, 라 회장의 카리스마가 `외풍`을 적절히 차단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는 해석은 맞을 듯 합니다. 이런 문화와 강단을 보여준 라 회장 입장에서 보면, 조흥은행측 인사들의 이번 행태는 무엇보다 경계의 대상이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한 인사가 표현하듯, 정말 화가 치밀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미 조흥은행 내에서조차 이번 행장 추천을 두고, `자멸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기도 합니다. 이 같은 신한측의 해석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최동수 카드도 최선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차선이죠. 신한측이 조흥은행 이사회 구성 문제를 놓고, 당초의 예상보다 훨씬 더 직접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는 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신한측의 한 관계자는 `최동수 행장이 전반적으로 약하고 현재 같은 상황이면 은행내에서 외톨이가 되는 거 아니겠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을 거다. 옛날 서울은행에 영입됐던 강정원씨나 또 다른 사례와는 달리 최 행장 뒤에는 신한지주가 분명히 있다”는 말로 답을 대신 하더군요.
2003.08.13 I 김병수 기자
  • 고 정몽헌 회장, 애도와 오열속 선친곁에 영면(종합)
  • [edaily 이진철기자] 고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재계와 국민들의 애도, 그리고 유족들의 오열속에서 8일 선친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 곁에 영면했다. 고 정 회장은 선친 타계 이후 유지를 받들어 남북통일의 밑거름이 될 대북사업에 전념하다, 뜻하지 않게 닥쳐온 고초들을 견뎌내지 못하고 2년반여만에 불귀(不歸)의 길을 떠났다. 정 회장의 영결식은 8일 오전 8시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잔디광장에서 2000여명의 추모객들이 애도하는 분위기에서 열렸다. 노정익 현대상선 사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의 약력보고, 고인 영상물 상영, 추모사, 조전 소개,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정 회장과 함께 대북사업을 이끌어 온 김윤규 사장은 "고 정몽헌 회장은 현대에서 회장직을 역임하시고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사업 등 다양한 남북경협사업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왔다"며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남북관계 개선에 큰 족적을 남긴 기업가"라고 소개했다. 이어 고인의 그간 활동을 담은 동영상이 5분간 방영됐다. 영상물은 서울 청운동 저택에서 찍은 가족사진을 비롯해 출생에서부터 성장기를 거쳐 경영자로서, 대북사업 기업인으로서 살아온 길을 담았다. 이어 손길승 전경련 회장, 박홍 서강대 이사장, 도올 김용옥씨의 추모사 낭독이 있었다. 손회장은 추도사에서 "도저히 믿기지 않는 비보에 황망한 마음을 금할 수 없는데 오늘 회장님의 영전 앞에 다시 서니 가슴이 메어질 뿐"이라며 애통해 했다. 손 회장은 "아직도 갈 길은 멀고 하실 일이 많이 남아 있는데 왜 이렇게 홀연히 떠나셔야 했습니까, 기업인으로서 이제 한창 꽃을 피워야 할 때에 이렇게 꼭 떠나셔야 하셨습니까, 이제 누가 회장님의 빈자리를 대신 한단 말입니까"라면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추모사를 낭독했다. 서강대 박홍 이사장은 추모기도에서 "선친 정주영 회장님의 뜻을 따라 분단의 한을 경제협력과 화해로 풀기 위해 지난 3년간 당신은 모든 것을 바쳐 혼신의 노력을 다하여 왔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옥씨는 "정몽헌의 죽음은 개인과 역사의 좌절이 아니다. 좌절해 죽은 것이 아니라 꿈을 새롭게 심어주기 위해 몸을 던졌다"면서 "무엇을 더 바라는가, 정치가 도대체 무엇인가"라면서 정계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영결식은 가계에서 고인을 애도하며 보낸 조전소개와 유가족, 친지, 추모객의 헌화 및 분향을 끝으로 오전 8시 50분쯤 끝났다. 영결식 뒤 대형 영정사진 차량을 선두로 운구차, 가족과 지인 등 800여명을 태운 버스 27대 등 장례 차량들이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잠들어 있는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선영으로 향했다. 운구차량은 10시10분경 선영에 도착했다. 이어 운구요원들이 짊어진 목관은 정 회장의 장남인 영선씨를 선두로 한 유가족과 추모객들이 뒤따르는 가운데 가족묘지로 이동했다. 고인의 묘소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잠든 묘소에서 아래로 70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 마련됐다. 오전 10시30분경부터 시작된 하관식에는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채, 유가족과 친지들만 참석했다. 하관식이 진행되는 동안 추모객들은 임시로 설치된 분향소에 헌화하고 고인을 애도했다. 이어 오전 10시50분경부터는 일반인들에게 공개된 가운데 평토제와 반혼제가 이어졌다. 평토제가 진행되는 동안 미망인 현정은씨와 영이, 지이 자매가 오열해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미어지게 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정몽준 의원 등도 침통한 표정이었다. 반혼제를 마친 뒤 도선사 스님들이 고인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오전 11시45분경 하관식이 모두 끝났다.
2003.08.08 I 이진철 기자
  • (전문)盧 대통령, 칭화(淸華)대학 연설문
  • [edaily 김진석기자]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9일 중국 최고 명문대학중 하나인 `칭화(淸華)` 대학을 방문,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중 협력"을 주제로 연설했다. 다음은 연설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꾸빙린`(顧秉林) 총장님과 교수 여러분, `쩌우지`(周濟) 교육부장을 비롯한 귀빈 여러분, 그리고 친애하는 학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들어오면서 보니까 캠퍼스가 참 아름답습니다. 과연 중국을 대표하는 명문, ‘칭화따쉐’(淸華大學)다운 면모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칭화대 학생들은 사귈만하다”는 유행어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은 세계의 모든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저도 오늘 여러분과 사귀고 싶습니다. 이렇게 귀한 기회를 마련해 주신 데 대해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늘날 세계가 찬탄하는 중국의 발전에는 칭화대 동문들의 땀과 열정이 배어있습니다. 존경하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께서 여러분의 자랑스런 선배라는 점도 칭화대인들의 자부심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끊임없이 연마하고, 덕을 앞세워 발전을 이룬다"(自强不息 厚德載物)는 `칭화정신`은 모든 배움의 근본 자세일 것입니다. 이러한 자세로 매진해 나간다면, 칭화대는 ‘세계 일류대학’ 건설이라는 큰 목표를 반드시 이루어낼 것입니다. 대학은 미래를 준비하는 곳입니다. 이 시간, 제가 말씀드리려고 하는 것도 우리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번에 저는 중국을 처음 방문했습니다. 위대한 문화유산, 눈부신 경제발전, 근면하고 역동적인 국민들의 삶, 모든 것이 참으로 놀랍고 감명깊었습니다. 그 감동을 이루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아울러, 국민들의 일치된 노력으로 ‘사스’(SARS)의 재난을 극복해내신 데 대해서도 위로와 찬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중국은 지금 2008년 올림픽과 2010년 세계박람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중국 사회 전반의 새로운 도약과 번영을 가져올 중요한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우리 국민들도 이 행사들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력할 것입니다. 저는 `덩샤오핑`(鄧小平) 지도자, `장쩌민`(江澤民) 중앙군사위 주석과 `주롱지`(朱鎔基) 전 총리, 그리고 `후진타오` 주석의 탁월한 통찰력과 지도력에 대해서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주도해온 개혁과 개방이 선진 중국을 건설해나가는 최선의 길이라는 것은 지난 20여년의 역사가 입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중국이 활력있는 경제와 역동성을 바탕으로 더욱 풍요로운 사회, ‘샤오캉’(小康) 사회를 실현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국과 중국은 다음달에 수교 11주년을 맞습니다. 이번에 저와 `후진타오` 주석은 우리 양국이 ‘전면적 협력 동반자관계’로 나아갈 것을 합의했습니다. 지금까지의 눈부신 관계발전에 비추어볼 때,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국민들이 해마다 가장 많이 찾는 나라가 바로 중국입니다. 지난해에는 양국에서 모두 230만명의 국민들이 서로를 방문했습니다. 10년 전보다 열 일곱 배가 늘어난 숫자입니다. 중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인 유학생은 3만 6천명에 이릅니다. 외국인 학생 열 명 가운데 네 명이 한국에서 온 셈입니다. 여기 칭화대학에서도 자랑스런 ‘칭화 동문’이 되기 위해서 500명이 넘는 한국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또, 양국은 서로에게 세 번째로 큰 교역상대국입니다. 지난해의 교역규모는 41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최근 들어 한국의 기업들에게 중국은 최대의 투자파트너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신기술 분야의 협력도 활발합니다. 다음주에는 칭화대학과 한국 전자부품연구원이 공동으로 추진해온 ‘한·중 전자부품 산업기술 협력센터’가 문을 엽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러한 미래 첨단분야의 협력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그런데, 한·중 관계가 이렇게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닙니다. 우리 두 나라는 5천년에 이르는 교류와 우호친선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만큼 두 나라 국민들은 서로를 가깝게 느끼며 서로의 삶과 문화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 좋은 예가 바로 ‘한풍’(漢風)과 ‘한류’(韓流)입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배우려는 열기가 뜨겁습니다. 어디를 가나 중국상품이 넘쳐납니다. 서울의 지하철에서는 중국어 안내방송을 들을 수 있습니다. 또,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이나 `공리`(鞏&20432;), `리밍`(黎明) 같은 중국의 대중 스타들을 모르는 젊은이는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중국에서도 ‘한류’는 이제 큰 물줄기를 이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한국의 가요나 영화, 드라마를 즐긴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의 김치도 인기가 있다는데, 여러분도 기회가 되시면 꼭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한·중 우호협력의 토양은 이처럼 두텁고 비옥합니다. 문제는 이 옥토에 어떤 씨앗을 뿌려야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씨앗에 따라서 열매는 달라집니다. 20년 후, 30년 후의 미래가 달라집니다. 저에게는 오랫동안 간직해온 씨앗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21세기의 동북아시아에 대한 희망입니다. 동북아시아에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가자는 비전입니다. 지난날의 동북아는 대립과 갈등의 역사를 되풀이해 왔습니다. 대륙과 해양 세력의 충돌, 동서양의 갈등, 동서진영의 이념적 대립으로 오랜 세월 불신과 반목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로 인한 경계심은 아직도 이 지역 국민들의 마음속에 아물지 못한 상처처럼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동북아의 역사는 바뀌어야 합니다. 다시는 침략과 지배로 고통받았던 과거의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됩니다. 대립과 갈등의 상처를 치유하고, 협력과 통합의 질서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끼리 경계하고 불신하는 동안에는 세계사의 흐름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자국만의 이익, 소아(小我)의 울타리를 넘어서, 대동(大同)의 새 역사를 일궈가야 할 때입니다. 무엇보다 마음의 벽을 허물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화해와 협력의 씨앗, 평화와 번영의 씨앗을 심어야 합니다. 유럽의 각국들은 이미 반세기 전에 공동의 미래를 위한 목표를 세우고 씨앗을 뿌렸습니다. 그 결과 오늘의 유럽연합(EU)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공동의 평화와 번영을 누리고 있습니다. 국가간의 경계도, 마음의 장벽도 허물어냈습니다. 저는 우리 동북아에서도 이러한 평화와 번영의 미래가 가능하다고 확신합니다.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국과 중국은 서로 만날 수 없는 사이였습니다. 국민들은 만나면 처벌까지 감수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후 불과 십 수년만에 한·중 관계는 상상조차 못했던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우리가 과거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오늘을 만들어 왔듯이, 그러한 미래도 얼마든지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곧 동북아의 새로운 미래에 대한 믿음의 근거입니다. 올해 들어서 한국과 중국에서는 새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양국의 국민들이 저와 `후진타오` 주석처럼 젊은 지도자를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중요한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저는 국민의 기대도, 시대의 요구도, 이제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동북아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과 중국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 보다 진지하게 논의해야할 시점입니다. 동북아 공동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원대한 비전을 향해서 협력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오늘의 우리가 함께 감당해나가야 할 시대적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동북아시아는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전 세계 GDP의 20%를 담당하고 있고, 10년이나 15년 후에는 30%가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풍부한 자원이 있고, 열정적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찬란한 문화적 전통과 무한한 잠재력이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 공동의 비전, 곧 ‘평화와 번영’의 새 패러다임이 자리를 잡는다면, 동북아의 역사는 달라집니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일 안에 유럽·북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경제의 3대 축으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주도할 수 있습니다. 동북아는 세계의 생산과 투자, 금융과 물류, 정보와 기술이 모여들고 퍼져 나가는 ‘번영의 허브’(Hub)가 될 것입니다. 베이징의 학생들은 기차를 타고 평양과 서울, 부산을 거쳐서 도쿄까지 수학여행을 다녀옵니다. 평화롭고 풍요로운 ‘동북아시대’의 한 모습입니다. `동북아시대`는 경제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나 경제적 동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동북아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그 무엇인가가 필요합니다. 다행히도 한·중 양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의 나라들은 전통적인 가치관을 함께 해왔습니다. 유교적 전통에서 비롯된 인간중시의 사상, 그리고 상생과 화합, ‘대동’의 세계관은 동북아가 공유하고 있는 소중한 정신적 자산입니다. 저는 여기에 ‘미래지향적인 개방성’과 ‘협력지향적인 참여’의 가치를 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래를 위해서 마음을 열고, 협력을 위해서 참여하는 노력을 지속해 나간다면, 대립과 갈등의 역사는 종식되고 협력과 통합의 새 질서가 싹틀 것입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이룰 수는 없습니다. 우선 대화와 교류를 꾸준히 늘려가야 합니다. 구체적인 협력사업부터 하나하나 실천하면서 신뢰를 쌓고 공동의 이익을 확대해나가야 합니다. 통신, 에너지, 자원, 환경분야에서의 지역 협력, 한반도에서 중국과 유럽으로 이어지는 `철의 실크로드` 건설 같은 사업들이 그 좋은 시범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매년 ‘아세안(ASEAN)과 한·중·일 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중·일 3국 정상회담도 동북아의 미래를 논의하는 유익한 대화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당면한 최대의 관건은 역시 한반도의 평화정착입니다. 한반도 평화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말할 수 없습니다. 북한을 어떻게 평화와 번영의 대열에 합류시키느냐 하는 것은 한국과 중국 모두에게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북한이 개방을 통해서 경제적 안정을 이루고, 국제사회에 건설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한·중 양국은 물론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번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동북아시대`를 열어 나가는 데 어느 한 구성원도 소외되어서는 안됩니다. 동시에, 그 어떤 구성원도 주변국의 안보나 동북아의 안정을 해칠 권리는 없습니다. 북한은 핵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평화와 공생의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국제사회의 어느 누구도 북한의 핵이 북한의 미래를 보장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우리는 북한이 평화와 번영의 대열에 동참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대화와 개방의 길로 나아올 때, 국제사회는 필요한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한국은 북핵 문제를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관계국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정부는 북핵 문제의 해결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서, 북한도 동참하는 가운데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가 열리기를 희망합니다. 이제 말씀을 맺겠습니다. "큰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날고, 살아있는 물고기는 물결을 거슬러 헤엄친다"(大鵬逆風飛 生魚逆水泳)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가난한 농촌에서 자라면서 넉넉지 못한 형편 때문에 대학에 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독학으로 공부해서 판사가 되었고, 변호사로도 활동하다가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언제나 정의의 편에서, 또 국민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거센 바람과 물결을 헤쳐 오면서, 힘도 들었고 좌절도 겪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원칙과 신념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꿈은 이루어집니다. 원대한 포부를 안고 원칙과 신념을 지켜 나간다면, 학생 여러분의 꿈은 반드시 실현될 것입니다. 우리 다함께 희망의 씨앗을 뿌립시다. 동북아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뜻과 지혜를 모아 나갑시다. 언젠가는 여러분과 제가 다시 만나서, 풍성한 열매를 수확한 기쁨과 보람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저는 그 날이 멀지 않은 장래에 꼭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3.07.09 I 김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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