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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어제와 오늘을 넘나드는 짜릿한 48시간
  • 상하이, 어제와 오늘을 넘나드는 짜릿한 48시간
  • [조선일보 제공] 상하이의 관능적인 올드 스타일과 하루가 다르게 탄생하는 예측불허의 뉴 스타일을 체험하러 떠났다. 금요일 오후 4시, 상하이행 비행기를 탔다. 후다닥 제공되는 기내식을 먹고 숨 돌릴 즈음 상하이 푸둥 공항에 도착했다(비행시간 1시간 20분). 현지시각 오후 4시50분. 금요일 저녁 교통체증으로 시내 중심까지 무려 1시간 30분이 걸렸다(택시비는 180위안. 1위안=우리 돈 약 130원·상하이 가는 분께는 시내까지 7분만에 연결되는 초고속 열차를 타라고 권하고 싶다). ▲ `뉴 상하이`의 상징, 푸둥의 불타는 야경. /그랜드 하얏트 상하이 제공첫째날 밤 9시 /상하이NEW 호텔에 짐을 풀고 와이탄으로 나섰다. 황푸강을 따라 서편으로 길게 이어지는 와이탄 거리는 고색창연한 유럽풍건물들이 조명으로 후끈 달아올라 있고, 강 건너 푸둥의 초현대식 마천루들은 오색찬란한 불빛을 쏘아 올리고 있었다. 와이탄의 많은 명소 중에서도 최고의 전망으로 소문난 니신 쉬핑 빌딩(Nissin Ship ping Building) 6층, 글래머 바(The Glamour Bar, 5 The Bund at Guangdong Road)에 들어섰다. 고혹적인 꽃분홍색 조명을 드리운 모던한 바에는 검은 탱크 톱을 입은 여성이 샴페인을 홀짝이고 있다. 양초 몇 개만 반짝이는 실내. 덕분에 창마다 걸린 야경이 한창 도드라졌다. 코코넛 마티니와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데리야키 소스 돼지고기 요리를 터질 듯이 끼워 넣은 넉넉한 샌드위치는 136위안. 자정이 가까워지자 홀 중앙에서 재즈 라이브 공연이 벌어졌다. 숙소인 그랜드 하얏트 상하이<사진>에서도 6615호 객실(그랜드 디럭스 리버뷰)은 콕 찍어 예약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복도 끝 코너에 위치해 있어 일반 객실보다 평수도, 창도 넓어 한결 쾌적하다. 침대 옆과 맞은편 벽 2면이 모두 유리창이라 전망이 시원하게 들어왔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야경과 마주했다.&nbsp; 둘째날 오전 8시 /상하이NEW 아침 일찍 예약해 둔 물리치료사 닥터 구오(Guo)의 ‘딥 티슈’마사지를 받으러 하얏트 호텔 57층의 클럽 오아시스로 갔다. 구오씨는 의학과 기공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손놀림이 섬세해 호텔 단골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며 컨시어지가 추천했다. 1인용 작은 마시지룸에서 구오씨가 양쪽 엄지손가락에 기를 모아 전신의 뼈 마디마디를 자극하며 긴장과 피로를 풀어주었다. 마사지가 끝나고 (통역을 통해)건강 상담에 이어 관상도 봐줬다. 닥터 구오의 마사지는 70분에 500위안 선(팁·세금 별도). 오전 11시 /상하이NEW 상쾌한 기분으로 상하이의 ‘소호’라 불리는 M50(50 Mogan shan Lu)으로 향했다. 옛날 섬유 창고 밀집 지역에 20여개의 현대미술 갤러리 들이 들어서며 명성을 누리는 곳이다. 낡은 골격의 건물 안에 최첨단 중국 현대 미술 작품이 걸려 있다. 그 중 아트 씬 웨어하우스(Art Scene Wearhouse)의 전시장은 눈부시게 희고 모던했다. ▲ 쇼핑몰 `타임즈 스퀘어`에 들어선 크리스탈 전문 매장 `바카라` /필립스탁 디자인 제공오후 1시 /상하이NEW 점심식사는 호텔 컨시어지를 통해 와이탄에 위치한 스타 셰프 장 조지의 레스토랑 장 조지 상하이(Jean Georges Shang hai)에 예약해 두었다. 몸에 딱 붙은 검은 빌로드 드레스를 입은 리셉셔니스트를 따라 어둡고 긴 바를 통과해 걷는 순간, 무슨 비밀기지로 들어가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오묘한 청색과 와인색이 근사한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4가지 코스요리가 한꺼번 에 나오는 ‘런치 박스’(128위안)를 주문했다. 송이 수프와 유기농 닭 구이, 도미찜과 치즈 케이크가 사각 양식에 아주 소량 담겼다. 다이어트 중이 아니라면 간에 겨우 기별이 갈 정도니 198위안 짜리 일반 세트메뉴가 낫겠다 싶었다. 뉴욕의 ‘머서 키친’에서 히트친 ‘프레시 진저소다’(생강과 라임즙을 이용한 홈메이드 탄산음료·1잔 40위안)가 메뉴에 있어 반가웠다. 오후 3시 /상하이OLD 구시가지의 올드 상하이 티 하우스(Old Shanghai Tea House, 385 Fangbang Zhong Road)로 차를 마시러 갔다. 화장대, 전축, 손거울 등 고가구와 낡은 소품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민 실내가 영화 세트장 같다. 밖에서는 정신 없고 혼잡하기만 했던 구시가지의 풍경도 이곳 창으로 걸러보니 이국적이고 운치 있다. 가장 예쁜 차를 달라고 하니 ‘상하이 바베 자스민 차’를 권했다. 웨이트리스가 뜨거운 물을 붓고 찻잔을 살살 돌리자 꽃잎이 활짝 피어나며 숨겨뒀던 분홍색 화려한 꽃술을 드러냈다. 흑백영화에 색이 입혀지는 듯 짜릿한 순간이었다(자스민 차 1잔과 4가지 모듬 과자가 125위안).&nbsp;▲ 독특한 매장과 레스토랑이 들어선 `프랑스 조계`(왼쪽) 지역은 산책하기 좋다.오후 5시 /상하이NEW 쇼핑몰 타임즈 스퀘어(www.shtimessquare.com)에 갔다. 새로 입점한 초대형 자라(ZARA) 매장 때문. 체크무늬 모직 원피스를 970위안에 샀다. 쇼핑몰 에는 디자이너 필립스탁이 꾸민 크리스탈 전문 바카라 매장도 있다. 클로에와 입셍로랑의 백을 비롯,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조금씩 골라 놓은 레인 크로포드(Lane Crawford) 매장도 있었지만 가격은 서울과 비슷해 별다른 매력은 없었다. 단, 브랜드 섹션마다 할인 제품을 교묘하게 섞어 놓아서 눈을 부릅뜨고 살폈다. ‘폴앤조’ 면 재킷이 6700위안→2010위안, ‘필로소피’ 저지 블라우스가 2900위안→1400위안. 오후 7시30분 /상하이OLD 고전적인 상하이 스타일의 저녁을 체험하기 위해 선택한 곳은 프랑스 조계지역의 레스토랑 1931(112 Maoming Nan Road). 테이블 10여개 정도가 들어선 아담한 규모. 중국과 프랑스풍 고가구와 촛대 등으로 사랑스럽게 꾸몄다. 애잔하게 흐르는 빌리 홀리데이의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와 치파오를 입고 서빙하는 여성들이 잘 어울렸다. 매니저가 밀전병에 싸먹는 소고기요리와 아스파라거스 볶음요리를 추천했다. 간장소스에 아삭아삭하게 볶은 아스파라거스 요리가 입에 잘 맞았다. 올드 재즈와 샹송에 빠져 와인을 천천히 홀짝였다(소고기와 버섯 전병 쌈+아스파라거스 요리+하우스 와인 1잔이 총 186위안). 셋째날&nbsp;▲ 서울 신사동 가로수 길을 연상시키는 ""타이캉루""의 샛길이 시작되는 곳.오전 9시 /상하이OLD 뤼진 게스트 하우스에서 눈을 떴다. 1920년 대 영국식 대저택을 개조한 호텔이다. 정원 쪽 전망이 아닌 객실이라 창밖에 낡은 공장 같은 건물이 떡 하니 버티고 있어 좀 우중충했다. 얼른 샤워를 하고 산책을 하러 정원으로 나갔다. 연못, 위엄 있는 고목에 새의 지저귐이 어우러진 조용한 풍경이었다. 오전 11시 /상하이OLD&NEW 뤼진 게스트 하우스에서 10분 거리의 타이캉루를 따라 내려갔다. 나이든 가로수가 그림자를 드리운 좁고 긴 거리에 낡은 상점과 노천 음식점이 뒤섞여 이어진다. 가래침을 퉤퉤 뱉는 아저씨들과 꼬릿한 중국 길거리 음식 냄새, 그리고 질주하는 자전거떼를 피해 걸었다. 타이캉루 210번지 옆(Lane 210 Taikang Road, 새빨간 건물이 있어서 찾기 쉽다)으로 난 작은 샛길로 프랑스어를 하는 여자들을 따라 들어갔다. 데님 소재의 치파오 등을 선보이는 ‘라오 상하이’, 아기자기한 동남아풍 소품으로 가득한 ‘하리 라부’ 등 작고 예쁜 매장과 카페 10여개가 줄지어있다. ‘카페 코뮨’(Kommune)의 야외 테이블. 토스트, 감자, 베이컨이 그릴에서 지글지글 익는 냄새가 진동했다. 오후 1시 /상하이OLD&NEW 프랑스 조계지 역에서도 패션 피플이 몰린다는 타파즈 레스토랑 아줄(Azul·18 Dongping Road)<사진>로 브런치를 먹으러 갔다. 배우처럼 잘 생긴 프랑스 매니저 프랭크가 20~30대 손님들 사이를 오간다. 프랭크의 추천으로 ‘2코스’ 브런치(119위안)를 주문했다. 거품 넉넉한 카푸치노, 베이비 시금치와 고트 치즈 샐러드, 그리고 이곳 별미인 ‘오픈 오믈렛’(달걀, 치즈, 야채가 어우러진 일종의 부침개)이 나왔다. ● 상하이 여행 팁 ▣푸둥공항에서 도심까지 단 7분만에 닿는 자기부상열차를 이용할 것. 시속 431㎞까지 달리는 초고속 열차로 20분마다 출발한다. 일반석 편도 50위안(당일 비행기표가 있으면 40위안).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을 제외하고는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호텔 컨시어지를 괴롭혀 정보를 알아낼 것. 중국어를 못한다면 무조건 목적지의 영어주소를 모두 한자로 써달라고 하자. 지도에 표시까지 받아낼 수 있으면 여행은 한층 수월해 진다. 레스토랑 예약도 해준다. ▣유명한 레스토랑은 반드시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가격은 서울의 고급 레스토랑의 3분의2 수준. 최고급 레스토랑의 경우, 저녁 보다는 점심에 가서 세트 메뉴를 주문하는 것이 ‘스타일에 대한 욕망은 있지만 비교적 주머니는 가벼운 여행자들’의 식사법. ▣택시비가 저렴하다. 30분 정도 시내를 달려도 15~20위안(우리돈으로 2000~3000원대)쯤 나온다. 한자 주소를 택시기사에게 보여주면 편하다. ▣구시가지와 프랑스 조계지역에는 오래된 건물을 고가구로 장식한 1930년대 풍 레스토랑과 바가 많다. 프랑스 조계지역에 갔다면 독특한 매장과 레스토랑이 모여있는 마오밍루(Maoming Lu)와 흥샨루(Hengshan Lu)를 어슬렁거리며 산책할 것. ▣상하이 뉴 스타일의 대표주자였던 ‘신텐디’(新天地)는 여전히 관광객들로 넘쳐났지만 일부러 꾸며놓은 듯한 인공적인 맛 때문에 점차 매력이 시들하다. 예상하이(Ye Shanghai)나 T8 같은 기존의 스타 레스토랑 외에는 딱히 볼 만한 곳이 없어 휙 둘러보고만 나왔다. ▣‘여행박사’의 2박3일짜리 ‘상하이 자유여행’ 상품은 토요일 출발이 22만원부터, 금요일 출발은 25만원부터(세금은 9만5000원선). 아시아나 항공 이용해 오전 10시45분 출발. 남방항공을 이용하는 3박4일짜리 일정은 매일 출발하며 28만원부터. 오후 12시55분 인천 출발. 숙소는 상하이 ‘24K’ 호텔. 2인 1실 기준. ‘뤼진 게스트 하우스’ 숙박시 1박당 8만5000원쯤 추가비용이 있다. ‘여행박사’가 운영하는 ‘상하이 버스 투어’의 경우 4명 출발시 1인당 5만5000원. 1명 추가될 때마다 5000원씩 할인된다. 1588-5780, www.tourbaksa.com
(보험!변신은무죄)①라이프사이클따라 변하는 디지털 보험
  • (보험!변신은무죄)①라이프사이클따라 변하는 디지털 보험
  • [이데일리 문승관기자] 고령화가 급진전되고 있는데가&nbsp;저금리 기조가&nbsp;장기화되면서 금융시장이 큰 변화의 물결을 맞고 있다. 보험시장 역시 소비자들의 관심과 기호 변화로&nbsp;전환기속에&nbsp;있다. 이데일리는 올 한해 보험상품의 특징과&nbsp;내년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전략을 짚어봄으로써 보험시장의 현주소를&nbsp;진단해 본다.&nbsp;이 테마기획은 길어진 노후로 더더욱 중요해진 보험&nbsp;선택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편집자 주] 보험은 살아가면서 생길 수 있는 만일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상품이다. 세태가 다양해지고 변화의 속도가&nbsp;빨라지면서 대비해야 할 위험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nbsp;소비자의 입맛은 더욱&nbsp;까다로워지고 있다. 보험사들은&nbsp;다양해진 소비자들의 요구를 겨냥해 `틈새시장`을&nbsp;노린&nbsp;상품들을&nbsp;내놓고 있다.&nbsp;특정계층을 겨냥한 차별화된 상품내지는&nbsp;새로운 급부방식, 다양한 투자시장&nbsp;등을 주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이젠 아날로그식 보험은 생명력을 상실했다. 까다로운 고객 입맛을 일일이 맞출 수 있는 디지털 보험만이&nbsp;생존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란&nbsp;전망이다.&nbsp;◇ 내년 손해보험이 뜬다내년 보험시장은 생명보험이 수익성 악화로 성장이 주춤하는 가운데&nbsp;손해보험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nbsp; 보험개발원은 내년 전체 보험시장의 보험료 규모를 올해보다 8.3% 성장한 103조5244억원으로 추정했다.&nbsp;올해 성장률 9.6%보다 낮아진 전망치다. 내년 전체 보험산업은 올해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되겠지만&nbsp;4.4%의 경상성장률(경상GDP)은 넘어설&nbsp;전망이다.&nbsp;1인당 보험료는 올해 197만원에서 212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nbsp; 생명보험 부문은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간접투자상품과 변액보험의 판매 여건이 개선되기 어려울&nbsp;전망이다.&nbsp;보험료 규모는 71조9401억원으로 올해보다 7.4%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nbsp; 손해보험은&nbsp;통합형 보험을 중심으로 한 장기손해보험의 고성장이 지속됨에 따라 내년에 10.3%가량 성장할 전망이다.&nbsp;보험료 규모는 31조5843억원으로 예측됐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보험료 인상과 자동차등록대수 증가 등으로&nbsp;6.9%의 보험료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nbsp;장기보험은 통합보험을 비롯해&nbsp;방카슈랑스를 통한 저축성·환급형보험의 판매 확대로 내년에 15.8% 성장한 15조3223억원에 이를&nbsp;것으로 추정됐다.&nbsp; ◇ 상품 시장따라 변신시장이 변함에 따라 인기 상품의 기상도도 달라질 전망.올해는&nbsp;생명보험의 경우&nbsp;2∼3년 전부터 판매가 확대되고 있는 변액보험이 암보험 판매중지와 방카슈랑스 등을 통해 계속 활성화됐다.&nbsp; 손해보험에서는 모든 보장을 하나로 모은 통합보험이 인기를 모았다.&nbsp;온라인의 경우 그동안 15년까지밖에 보장이 되지 않아 판매가 적었던 민영의료보험이 80세까지 보장기간이 늘어나면서 판매가 대폭 늘어났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모두 고령화 등 사회적인 이슈가 반영돼 실버보험의 판매가 많아졌다. 특히 나이가 많고 질병이 있어 가입을 못하던 대상을 위한 무심사보험이 등장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노후 생존을 위한 연금보험 등도 꾸준히 판매가 늘어났다. ◇ 내년 보험상품 특징은 내년에는 생존시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비보장에 있어서 민영의료보험의 판매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을 보완할 수 있는 고액의 질병치료를 위한 상품도 꾸준한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건복지부 등에서 급여 항목의 본인부담분을 제외하고 보장도 실비가 아닌 정액형 형태로의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보험사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는데 현재 논의되는 안 그대로 변경된다면 가입자 입장에서는 혜택이 많이 줄게 된다. 올해 큰 이슈 중 하나였던 암보험은 보장축소와 판매중지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7~8개의 보험사에서는 암보험을 판매하지 않고 있으며 삼성생명 등이 추가로 판매를 중지했다. ▲ 내년에는 보험제도와 시장변화 등으로 다양한 보험상품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생존급부의 변화와 이익감소 등으로 사라지는 상품들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금호생명 등에서는 보장금액을 축소했고 일부 보험사는 보험료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의 경우도&nbsp;손해율 상승 등으로&nbsp;보험료 인상이 여러차례 있었다. 특히 인터넷 등 온라인 자동차보험의 등장으로&nbsp;보험료 격차가 커지면서&nbsp;내년에는&nbsp;온라인을 통한 판매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nbsp; 또 내년 1월부터는 할인할증제도가 강화돼 장기무사고 운전자의 할인도달기간이 최소 8년이상으로 늘어나고, 4월에는 차량모델별 보험료 차등화 등도 예정돼있어 소유하고 있는 차량모델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질 전망이다.&nbsp;&nbsp;실버세대를 겨냥해 치매를 주로 보장하는 간병보험과 노인성질환 등의 질병을 중점적으로 보장하는 건강보험(효보험), 장례비 마련을 위한 장례보험(상조보험) 등도 올해&nbsp;인기를 모았다.&nbsp; 그 동안 보험의 사각지대 중 하나였던 50∼60대 이상의 고연령층의 가입이 많아져&nbsp;내년에도 이런 현상은&nbsp;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령이 많거나 질병 등으로 그 동안 가입이 어려웠던&nbsp;대상을 위한 무심사보험과 같이&nbsp;`틈새`를 노린 상품들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협찬 : 교보생명, 대한생명, 동부생명, 미래에셋생명, 삼성생명, 삼성화재, 신한금융지주, 알리안츠생명, &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nbsp;&nbsp;&nbsp;&nbsp;&nbsp;&nbsp;푸르덴셜생명, LIG손해보험* 후원 : 생명보험협회&nbsp;(가다나順)&nbsp;
2006.11.21 I 문승관 기자
“애들은 가라, 우리가 인생이다, 음악이 인생이다”
  • “애들은 가라, 우리가 인생이다, 음악이 인생이다”
  • [조선일보 제공] ‘음악이 있는 길 위의 인생’들은 소멸한 그 지점에 진저리 나도록 붉은 꽃송이들을 던져놓고 사라진다 슬픔을 모르는 글라디올러스 같은. 1 음악이 인생이다 빗줄기 수묵처럼 번져올 때 차 안에서 홀로 라이 쿠더의 음악을 듣는 것은 위험하다. 빗물에 튀기는 그의 기타소리는 애써 외면하고 있던 아픈 추억들을 불러다 주고 말 것이기에. 그 위에, 삶은 유한한 것이며 모든 놓쳐버린 것들에 대한 후회와 회한 때문에 가슴이 찢어지는 시간이 곧 올 것이라는 예감까지 얹어 줄 것이기에. 그러나 햇살이 명주이불처럼 낭창낭창할 때라면 그의 기타소리는 마음의 주름까지 펴줄 것이다. 그러기에 라이 쿠더는 천생 사시사철 햇빛 환한 쿠바에서라야 제 맛이 난다. ▲ 푸른 나무, 밝은 태양, 맑은 하늘 그리고 청옥빛 카리브…. 쿠바인의 낙천성은 이런 자연의 영향도 크다.빔 벤더스는 또 누구인가. 하얀 날개가 아니라 우중충한 코트를 입은 음울한 표정의 사내가 온몸으로 읊은 ‘베를린 천사의 시(詩)’를 우리에게 들려주었던 사람이 아니던가. 빔 벤더스는 이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에서 그의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주제인 ‘길 위의 인생’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그러나 다른 것이 하나 있다. ‘음악이 있는 길 위의 인생’이다. 길 위의 인생들은 너나없이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정지된 시간 속으로 하얗게 바스러지며 소멸해간다. 그러나 ‘음악이 있는 길 위의 인생’들은 소멸한 그 지점에 진저리 나도록 붉은 꽃송이들을 던져놓고 사라진다. 슬픔을 모르는 글라디올러스 같은. 라이 쿠더와 빔 벤더스. 애초에 이 두 사람이 아니었다면 부에나비스타는 몰랐을 것이며 언젠가 화면 속의 저곳을 찾아가 저 가수들의 열기와 체온이 느껴지는 바로 그 장소에 앉아 노래를 들어보고야 말겠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태양을 삼키러 그들이 온다.” 흡사 스타 축구선수들의 월드컵 출장기사 같은 ‘부에나비스타’의 이 광고문구에 실소하던 나도 막상 무대 위의 표범 같고 야생말 같은 노인들의 공연을 보면서는 그 말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태양처럼 뜨거운 노장들은 온몸으로 이렇게 말한다. “애들은 가라. 우리가 인생이다. 음악이 인생이다.” 2 음악이 양식이다 쿠바에는 거지가 없다는 알도의 거짓말은 차라리 사랑스러울 정도. 걷다 보면 거리와 광장에서 불쑥 손을 내미는 노인이나 아이들을 무시로 만난다. 어쩌면 알도의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아는 사람이라도 만난 듯 환히 웃거나 혹은 무슨 말인가를 열심히 재잘거리며 친밀함을 보이는 아이들, 낯선 이에게 빈손을 내밀면서도 온몸으로 낙천성을 발산하는 그 아이들에게 ‘거지’라는 말은 아무래도 모독이다. 대체 무엇이 저들의 영혼을 무너지지 않게 하는가, 탁함이라곤 없는 맑은 눈빛을 간직하게 하는가, 배꼽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환한 미소와 기쁨의 기운을 발산하게 하는가. 아무래도 저 리듬이다. 광장이나 골목 할 것 없이 환청처럼 밀려왔다 사라지곤 하는 저 타악기 마라카스의 리듬. 귀와 피부 속으로 스물스물 스며들어와 핏줄을 타고 흐르면서 단숨에 아드레날린이라도 주사한 듯 심장박동을 팽팽하게 당겨 일으키는 저 북소리. 아련하면서도 저릿한 그 자장(磁場) 속으로 들어서면 그 누구라도 현실의 크고 작은 결핍쯤이야, 존재란 이토록 눈부시게 아름답고 달콤한 것이거늘, 하며 가슴 속에서 간지럼처럼 퍼져나가는 행복감과 충만감에 푹 잠겨버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nbsp;▲ 찬찬찬…. 석양이 되면 골목과 거리에 넘치는 밴드와 음악소리. 그중에는 부에나비스타로 귀에 익은 ‘찬찬’도 있다.손(son). 룸바(rumba). 과히라(guajira) 그리고 쿠반 재즈…. 아프리카 음악의 전통 속에 라틴아메리카의 숨결이 섞인 그 개성적인 음악들이야말로 수많은 이방인을 취하게 할 뿐 아니라 그들 자신의 가난과 슬픔을 이겨내게 하는 힘이다. 허물어질 듯 가까스로 버티고 서있는, 차라리 유머러스 해 보이는 엉뚱한 색깔이 칠해져 있는 담벼락 아래 희미한 불빛을 따라 걷다 보면 그 불빛 아래 모여 앉아있는 사람들, 파랗게 불을 켠 눈으로 여행자를 탐색하는 윤기 자르르한 야생고양이의 실루엣, 나와 풍경 사이로 흘러가는 노래들, 찬 찬, 관타나메라…. 앤티크 박물관에서 끄집어내온 듯 낡았지만 묘한 매력을 풍기는 자동차와 마호가니빛 피부의 쿠바인들 사이로 걷다 보면 레몬을 짜 넣은 얼음물 한 잔이 환장할 만큼 그리워지는데, 그 끈적임과 더위와 갈증 사이로 한 줄기 시원한 바람처럼 살갗을 애무하는 노래, 노래들. 3 밤의 나시오날 호텔 부에나비스타를 말하며 흥분하는 내게 알도는 ‘그쯤이야’하며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지만 사실은 그 사람들과 나를 만나게 해줄 자신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들보다 훨씬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너스레 끝에 알도는 어깨를 으쓱하며, 꼭 그 사람들을 만나고 싶으면 아무래도 다음에 다시 한 번 오는 게 좋겠다며 슬쩍 말끝을 흐렸으니. 암스테르담에서의 데뷔공연으로 꿈같은 환호와 열광의 중심에 서게 된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은 이후 카네기홀의 공연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순회공연으로 아바나를 오래 비우게 된다. 나 역시 그들을 꼭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는 않았다. 낮에는 이발사로 일하며 밤에만 클럽에서 노래를 불렀던 콩파 세군도, 마치 연인의 몸을 어루만지듯 피아노를 다루던 천재적인 피아니스트 루벤 곤잘레스, 구두를 닦다 ‘발견되어’ 클럽으로 끌려와 노래를 불렀고 70세가 넘어서야 그래미상 신인상을 수상한 이브라힘 페레르. 화면 속으로 날 빨아들였던 그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니지 않은가. 알도의 말처럼, 부에나비스타라는 이름만 남았을 뿐, 그들은 쿠바의 많은 뮤지션 중의 하나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나는 택시를 잡아타고 ‘호텔 나시오날!’을 외친다. 1930년대 영화 속에서 본 듯한, 너무나 낡은 소련제 빨간 택시. 쿠바에선 시간과 역사가 뒤섞인다. 피카소의 그림처럼 두 개의 얼굴을 보이며 울고 또 웃는다. 알도. 짐작과는 늘 다른 일이 일어나는 게 여행이고, 그리고 인생이지.
클럽 찍고 누드쇼까지… 순진한 싱가포르는 잊어라!
  • 클럽 찍고 누드쇼까지… 순진한 싱가포르는 잊어라!
  • [조선일보 제공] ‘살균세척해 진공포장한 무균·무때의 도시’. 싱가포르는 이런 이미지가 강했다. 안전하고 깨끗하고 편리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뻔하고 지루한 느낌의 그 곳. 그랬던 싱가포르가 확 바뀌었다. 관광객을 유혹하려면 이미지 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 2003년 새벽 1시로 제한되던 식당·술집 영업시간을 새벽 3시(일부 지역은 무제한)로 풀었다. 런던 레이브클럽의 원조격인 미니스트리 오브 사운드(Ministry of Sound·MOS)를 유치, 지난 8월 문 열게 했다. MOS 바로 옆에는 ‘세계에서 가장 예술적인 누드쇼’라 불리는 파리의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가 들어왔다. 양념이 가미된 싱가포르를 주말 동안 살짝 맛봤다. Friday회사 일을 후다닥 정리하다 오후 1시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싱가포르행 비행기는 오후 4시 이륙했다. 6시간이 좀 지나지 않아 “싱가포르에 곧 도착한다”고 스튜어디스가 안내방송 했다. 오후 10시30분, 차이나타운에 있는 더 스칼렛 호텔(The Scarlet Hotel)에 체크인했다. 내일을 위해 바로 침대에 누웠다. 딸깍. Saturday ‘더 스칼렛’에서 눈을 뜨다&nbsp;&nbsp;▲ 더 스칼렛 호텔오전 8시 배고파 잠에서 깼다. 방문을 열었는데, 문 한가운데 붙은 원통 모양 가죽백에 동그랗게 말린 영어일간지 ‘스트레이츠 타임스’가 담겨있었다. 더 스칼렛은 이렇게 곳곳에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중국계 상인들이 살던, 1920년대 주상복합 건물을 호텔로 개조했다. 1929년 지은 건물을 개조한 호텔 1929, 프랑스 디자이너 필립 스탁이 설계한 갤러리 호텔과 함께 요즘 잘 나간다는 부티크 호텔이다. ‘주홍색’ ‘진홍색’이란 의미의 이름처럼 1층 로비 커텐과 소파, 카펫은 온통 붉은색이다. 여기에 황금색 샹들리에와 거울로 화려한 관능을 더했다. 로비 옆 바 ‘볼드’(Bold)는 어디 앉을까 고민될만큼 의자 디자인이 제각각 독특하다. 객실은 세련된 어두움이 가득하다. 모든 사람을 위한 호텔은 아니다. 방은 대부분 침대만으로 꽉 찰만큼 좁다. 화장실에 욕조가 없는 방도 많다. 1층은 창문이 없는 객실도 있다. 싸지도 않다. 뻔한 호텔이 지겹다면, ‘분위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 적극 추천한다. ▲ T2 티샘플‘비보 시티’에서 쇼핑하다&nbsp;비보 시티(Vivo City)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따끈따끈한 쇼핑몰이다. 오는 12월 1일이 정식 개장. 세일기간이 아니면 옷값은 한국과 큰 차이 없다. 아직 한국에 진출하지 않은 브랜드 상품은 살 만했다. 예를 들면 자라(Zara). 한국 ‘타임’ 스타일 스커트 정장이 239달러(이하 모든 가격 싱가포르달러 기준). 100% 실크 표범 무늬 블라우스는 145달러. 남성라인 자라 맨(Zara Man)에서는 스웨이드 옥스포드 구두(145달러)와 흰색 캔버스 운동화(89.90달러)가 탐났다. 네이비블루 또는 크림색 티셔츠(19.90달러)는 어깨에 같은 색상의 실크천을 덧대 세련됐다. 백화점 탕스(Tangs)도 비보 시티에 들어왔다. 호주 T2사의 차 제품은 포장이 예뻐서 식탁이나 찬장에 놓아두기만 해도 인테리어 소품이다. ‘부처의 눈물’(buddhas tears) 등 독특한 이름을 가진 차 3가지가 3단 원통에 담겨 나오는 ‘스택’(Stack) 세트 53.60달러(150g), 푸른 꽃잎이 섞인 ‘블루마운틴’(blue mountain) 향차 16.60달러(100g). 뉴 헤리티지 매장에서는 모택동 흉상 저금통(사이즈에 따라 19.90, 39.90달러)을 판다. ‘스파 보타니카’에서 마사지 받다 ▲ 스파 보타니카오전 11시30분쯤 케이블카를 타고 센토사섬으로 넘어갔다. 하버프론트 케이블카 정거장은 비보 시티와 맞붙어 있다. 왕복요금 10.90달러. 시간이 없다면 택시가 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버스를 1번 갈아타고 스파 보타니카에 도착했다. 버스는 공짜다. 점심을 스파 내 테라스(Terrace)에서 해결했다. 웨이터는 식전음료로 ‘민트치’(Mintchee·12달러)와 ‘디톡스’(Detox·12달러)를 추천했다. 그는 “레몬·민트·리치를 섞어 만든 민트치는 몸을 깨워주는 효과가, 디톡스는 몸을 정화시켜주니 마사지 전 최적”이라고 했다. ‘연어 스테이크’(21달러)만 먹었다. 마사지만 없었다면 ‘뷔페’(점심 32달러, 금~일요일 49달러)가 맛나 보였는데, 아쉬웠다. 주중에는 3일 전, 주말에는 일주일 전에는 예약해야 안전하다. 3시간짜리 ‘싱가포르 플라워 리추얼’(Singapore Flower Ritual·300달러)이 인기란다. 마사지에 이어 각종 허브와 꽃을 섞은 스크럽을 온몸에 발라준 다음, 꽃향기 그윽한 탕에서 마지막 남은 긴장까지도 녹여버리는 코스다. 시간적·금전적 여유가 없는지라 1시간30분짜리 ‘스웨덴식 마사지’(180달러)를 선택했다. ‘평소 통증 부위는?’ ‘마사지 강도는 어느 정도가 좋은가?’ 등 연말 세금정산서 수준으로 복잡한 문서를 작성하자 비로소 마사지 파빌리온으로 안내했다. 4가지 향유 중 하나를 고르란다. 마사지사가 로즈마리향 오일을 듬뿍 손에 발랐다. 그리곤 내 몸을 밀가루반죽처럼 밀고 당기고 쓸어내렸다. “허리 근육도 많이 뭉쳤네요.” 나도 몰랐다. 태국이나 중국과 달리 영어로 의사소통이 자유롭다. 호리호리한 몸에서 어찌 그런 악력을 발휘할까. 몸에서 서서히 열이 나는가 싶더니, 노골노골 녹아 내리는 기분. 무거운 몸은 남겨둔 채 영혼만이 아름다운 곳을 둥둥 떠다니는 느낌. 한참 좋은데 다 끝났다고 일어나라며 웃는다. 벌써? ▲ 베일린에서 판매하는 목걸이와 브로치싱가포르 디자이너 ‘베일린’ 매장에서 브로치를 사다 가볍고 상쾌해진 몸으로 스탬포드 하우스로 갔다. 현지 디자이너 매장이 차츰 들어서면서 패셔니스타들의 발길이 잦아진 곳이다. 패션디자이너 베일린 리의 베일린(Baylene) 매장에 들어갔다. 아방가르드하면서도 잘 재단된 옷이 인기다. 여성용 재킷이 280달러, 팬츠는 160달러 수준. 해외 수입 액세서리도 판매한다. 아크릴 소재 닭모양 펜던트와 실크 리본이 매달린 목걸이(105달러)가 시크했다. 여동생 생일선물로 샀다. 노란색 물방울이 검은 주전자에서 떨어지는, 역시 아크릴 소재 찻주전자 모양 펜던트(63달러)도 멋졌다. ‘마이 험블 하우스’에서 ‘화양연화’를 먹다 마이 험블 하우스(My Humble House·寒舍)를 번역하면 ‘누추한 나의 집’쯤 될까. 하지만 누추함이나 허름함과는 멀어도 한참 멀다. 분위기나 가격에서 싱가포르 최고다. 중국음식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재료와 요리법을 가미해 즐거움을 준다. 날씬한 여자 종업원들은 중국 무협영화에 나오는 천녀(天女) 의상이고, 의자는 예술품이다. 음식은 시적(詩的)이고, 메뉴판은 시첩(詩帖)이다. ‘화양연화’(花樣年華·In the Mood for Love·12달러)는 제철 과일에 주방장이 만든 식초드레싱을 뿌린다. 둘이서 저녁 먹으면 130달러쯤 나온다. 싸지 않지만 아깝지도 않다. 에스플러네이드 몰 2층에서 내려보는 야경이 기막히다.&nbsp;▲ 마이 험블 하우스‘로체스터 파크’에서 칵테일을 홀짝이다 마이 험블 하우스에서 식사를 마치자 오후 9시. 나이트클럽 가기 좀 일러 로체스터 파크(Rochester Park)로 가서 칵테일을 마시기로 했다. 중심가에서 택시로 5분 거리. 싱가포르 기준으론 상당히 멀다. 단독주택을 개조한 고급 레스토랑과 바, 클럽이 줄지어 늘어선 길이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쯤 될까? 다 파올로 비스트로 바(da paolo Bistro Bar)를 찍었다. 야외 테라스 선베드에 누워서 떠들며 술 마시는 사람들이 인상적이었다. 우리 일행도 한 명씩 선베드에 드러누웠다. 11월에도 더운 싱가포르지만 밤바람은 신선했다. 이곳에서만 판다는 칵테일 ‘알바’(Alba) 15달러. ‘MOS’에서 클러빙 하다 오후 11시, 미니스트리 오브 사운드(Ministry of Sound) 앞은 바글바글했다. 토요일 밤인데다, 영국의 인기 DJ 랭(Lange)이 음악을 맡은 밤이었다. 무려 3800평 규모로 음악 종류에 따라 5개 구역으로 나눠진다. 최첨단 음향효과와 조명이 대단하다. ‘워터커튼’이 압권. 분위기는 다소 썰렁하다. 서울 홍대 앞이나 강남역 ‘언니’, ‘오빠’들과 비교하면 의상이나 춤사위 등등이 퍽 얌전하다. ‘맥스웰 푸드센터’에서 야식을 먹다 새벽 1시30분, 호텔로 돌아오는데 출출했다. 더 스칼렛 옆 맥스웰 푸드센터(Maxwell Food Centre)로 갔다. 노점상이 모인, 이른바 ‘호커 센터’(hawker centre)는 싱가포르에 널렸지만, 그중에서도 맥스웰 푸드센터는 역사 길고 음식 맛있다고 인정받는다. 작은 식당 110여개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이중 3분의 1 정도가 아직 영업 중이었다. 말랑말랑한 어묵을 국수와 함께 맑은 국물에 말아주는 ‘Fishball soup with nood le’(魚圓麵)이 작은 것 2.50달러, 큰 것 3.00달러. 해장용으로 딱이었다. 호커 센터 음식은 3달러 정도로 저렴하다. 세금과 봉사료도 따로 붙지 않는다. Sunday 열대 숲 속 브런치 늦게 일어났다. 10시30분쯤 체크아웃. 가방은 호텔에 맡겨두고 보타닉 가든(Botanic Gardens)으로 갔다. 열대림 속에서 맛보는 브런치가 어떤 맛일지 궁금했다. 가든 안에 있는 레스토랑 헤일리아(Halia)에서 주말이면 브런치를 한다. 아뿔사. 브런치는 오전 11시15분까지였다. 대신 인도식 양고기 요리 ‘램 티카’(Lamb Tikka·19달러)를 주문했다. 매운 마살라 양념과 요구르트에 절여 구운 양고기가 볶음밥, 시금치, 인도식 크래커와 같이 나온다. 음료는 생강과 복숭아술, 파인애블 등을 섞은 ‘헤븐리 헤일리아’(15달러), 말린 생강에 꿀을 뜨거운 물에 타 마시는 ‘헤일리아 인퓨젼’(9달러)이 괜찮다. ‘하지 레인’에서 영국 그래픽디자이너 T셔츠를 사다 ▲ 하지 레인이슬람교도들이 몰려 사는 아랍 스트리트(Arab Street)에는 요즘 젊고 패션에 관심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좁은 골목이 있다. 하지 레인(Haji Lane)이다. 작고 개성 넘치는 옷가게 10여개가 길을 따라 늘어섰다. 하우스 오브 저팬(House of Japan)은 일본에서 수입한 헌옷을 판다. 청바지 10달러, 티셔츠 3·5·7달러, 가방 5~20달러, 스커트 5달러, 드레스 5~35달러. 3(Three)는 그래픽아티스트 티셔츠 시리즈로 유명한 영국 브랜드 ‘Scrawl Collective’, 그리고 영국 구두 브랜드 ‘Fly London’ 등을 판다. 영국 그래픽아트스트 대니 상그라가 디자인한 핸드프린트 티셔츠가 109달러, Fly London 스니커 249달러. ‘마칸수트라 글루톤스 베이’에서 굴 오믈렛을 먹다 호텔에 들러 짐을 챙겼다. 공항으로 직항? 그러기엔 아직 맛보지 못한 음식이 너무 많았다. 낑낑 가방을 들고 마칸수트라 글루톤스베이 푸드센터(Makansutra Gluttons Bay Food Centre)로 갔다. 에스플러네이드 몰 바로 옆에 있는 호커센터다. 레스토랑가이드 ‘마칸수트라’에서 인정한 노점상 10여곳이니 일단 맛은 보장된다. 다른 호커센터보다 깨끗하다. 대신 1~2달러 정도 더 비싸다. 뜨겁고 말랑말랑한 굴이 입에서 녹는 ‘굴 오믈렛’(4·6·8달러)과 새우 볶음국수 ‘차퀘이띠아우’(char kway teou, 4·6·8달러)는 꼭 맛보시라. 오후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영업한다. 몇 가지 맛보지도 못했는데 오후 7시30분. 서둘러 택시 타고 공항으로 갔다. 서울행 비행기는 밤 10시30분 이륙, 월요일 오전 5시30분쯤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여행수첩 ● 돈: 1싱가포르달러=약 600원 ● 시차: 한국이 1시간 빠르다. ● 이것만은: 싱가포르관광청에서 만든 무료 가이드북이나 지도를 서울 사무소 혹은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챙긴다. 웬만한 유료 가이드북보다 정확하고 알차다. 문의 (02) 399-5570, visitsingapore.or.kr 호텔·음식점·스파 리스트 ● 더 스칼렛: 스탠다드룸 200달러, 디럭스룸 220달러, 이그제큐티브룸 300달러/33 Erskine Road//65-6511-3333/www.thescarlet.com ● 호텔 1929: 싱글·트윈·더블 130~190달러, 스위트 200~230달러/50 Keong Saik Road/65-6347-1929/www.hotel1929.com ● 갤러리 호텔:싱글·트윈·더블 295~395달러, 스위트 470~570달러 /76 RobertsonRoad/65-6849-8686/www.galleryghotel.com.sg ● 스파 보타니카: The Sentosa Resort and Spa 2 Bukit Manis Road Sentosa/요금에 봉사료 10%와 세금 5% 붙는다. 65-6371-1278 /www.spabotanica.com ● 베일린: Stamford House 01-0439 Stamford Road/65-6336-9619 /www.baylene.com ● 마이 험블 하우스: 수프·애피타이저 12~18달러, 메인요리 22~44달러, 디저트 12~26달러/02-27/29 Esplanade Mall/드레스코드는 ‘스마트 캐주얼’/65-6423-1881/ww w.tunglok.com ● 파올로 비스트로 바: 3 Rochester Park/65-6774-5537/ www.dap aolo.com.sg ● 미니스트리 오브 사운드: 수요일 여성 무료 입장, 남성 20달러/목요일 남녀 20달러(주류 2회 제공)/금·토요일 남성 15달러(주류 1회 제공), 여성 12달러(주류 1회 제공)/ 65-6235-2292/www.ministryofs ound.com.sg ● 맥스웰 푸드센터: 차이나타운 사우스 브릿지 로드(South Bridge Road)와 맥스웰 로드(Maxwell Ro ad)가 만나는 코너에 있다. ● 하우스 오브 저팬: 55 Haji Lane /65-6396-6657 ● 3: 47 Haji Lane/65-6396-7871 ● 레드 닷 뮤지엄: 28 Maxwell Road/65-6534-7194/red-dot.sg ● 매드 선데이: www.maad.sg
황해 동태찜, 촌스럽지만 푸근하던…할머니 손 맛 그리울 때
  • 황해 동태찜, 촌스럽지만 푸근하던…할머니 손 맛 그리울 때
  • [조선일보 제공] 단순히 ‘착한’ 가격 때문만은 아니었다. 서대문 ‘황해 동태찜’의 동태찜과 동태탕에는 비록 촌스럽지만, 잊고 있었던 맛이 묻어있다.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놀라운 맛은 아니지만, 구수하면서도 푸근한 할머니의 손 맛 같은. 이제는 웬만한 가정집에서도 생태가 그 자리를 꿰 찬지 오래지만, 사실 가격이 낮다고 맛까지 천대 받을 까닭은 없지 않은가. 동태찜(中:1만8000원)은 우선 그 분량이 압도적이다. 몸매를 고민하는 남녀라면 3~4명도 나눠 먹겠고, 먹성 좋은 ‘동태 마니아’라도 2명이 먹기엔 많은 양이다. 장정 팔뚝만한 동태 한 마리 반과, 쫄면 면발 굵기의 아삭거리는 콩나물, 생김새는 구불구불, 씹는 맛은 쫄깃쫄깃한 곤(내장), 고구마, 미더덕, 미나리 등이 기본 재료. 꽁꽁 언 동태를 절반으로 가른 뒤 소금물에서 한 시간 정도 녹여 자연해동 시킨다. 여기에 주인 고향인 안동에서 가져온 고춧가루와 소고기 가루, 마늘 등 갖은 양념으로 7분 정도 쪄 낸다. 동백꽃처럼 붉은 양념을 젓가락으로 살포시 헤치자, 오동통한 콩나물과 눈부시게 뽀얀 동태 속살이 부끄러운 듯 모습을 드러낸다. 간장에 고추냉이를 풀은 종지에 엄지손가락만한 토막 한 점을 적신다. 제 모양을 허물어뜨리지 않는 탱글탱글한 살점이 쫄깃하면서도 담백하다. 동태 두 마리 반을 넣은 대(大)자는 2만 8000원. 다 먹은 뒤에는 밥(1인분 1500원)을 볶아 준다. 함께 주는 깻잎에 싸서 먹을 것. 1인분 5000원의 동태탕은 해장용으로 그만이다. 머리와 꼬리, 그리고 주먹만한 몸통 한 토막을 잘라 넣고 팽이버섯, 미나리, 무, 바지락, 콩나물을 뚝배기에 넣어 12분 정도 끓여 낸다. 찜에는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애(간)를 넣지 않지만, 탕에는 함께 넣는다. 취향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맑은 탕(지리)을 추천. 청양고추로 힘을 준 맑은 탕이 정신을 번쩍 나게 하면서, 어제 흡수한 알코올을 몸 밖으로 밀어낸다. 동태 전골(大:2만3000원, 中:1만8000원)에는 새우와 꽃게를 추가로 넣어 끓여 준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황해 동태탕’의 개업 동기는 소박하다. 동태찌개 마니아인 남편을 위해 하루 걸러 동태 요리를 만들던 주부 김윤희씨가 “맛 좋다”는 칭찬에 덜컥 식당을 차린 것. 감자샐러드, 오징어젓, 시금치 등 밑반찬도 정갈하지만, 함께 내놓은 무청김치가 입맛을 돋운다. 김씨는 “이번 추석 때 고향 안동에서 직접 네 푸대(부대)를 가져왔다”면서 “새로 수확한 가을 무의 줄기와 잎을 솎아내 직접 담궜다”고 자랑이다. 서대문 지하철역 2번 출구에서 도보 2분 거리. 신발 벗고 들어가는 방에 크고 작은 평상 16개가 놓여 있다. 신용카드 가능. 별도 주차공간은 없다. 오전 10시~오후 10시. 추석과 설날에만 쉰다. 점심시간엔 줄이 길다. (02) 313-0190
(권소현의 일상탈출)⑮바라나시, 도망치듯 떠나다
  • (권소현의 일상탈출)⑮바라나시, 도망치듯 떠나다
  •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바라나시, 인도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했다. `어머니의 강`이라는 겐지스 강을 따라 인도인들이 어떤 삶을 만들어 가는 지 무척 궁금했다. 내 머리 속에 있던 바라나시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 인도의 모든 수행자들이 모여 정신의 때를 씻는 곳, 그래서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거나 뭔가가 복잡하게 얽혀있을 때 나는 늘 바라나시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처음 인도로 가겠다고 작정했을 때에는 오래 머무를 생각이었다.&nbsp;'사흘정도 있을까, 아니다. 한 일주일은 있어야겠다' 이랬었다.&nbsp; 인도 여행을 마치고 난 지금, 사실 바라나시에 대해 할 얘기가 별로 없다. 콜카타에서 밤기차를 타고 오전에 바라나시에 도착했고, 단 하루밤 자고 그 다음날 도망치듯 바라나시를 떠나 버렸으니까. 지금 생각하면 왜&nbsp;그렇게 나쁜 쪽으로만 생각을 몰고 갔을까 하는 후회도 들지만, 그때는&nbsp;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도착한 첫날 숙소에 짐을 풀고 겐지스 강가를 좀 걷다가 바로 여행사로 들어가 기차표를 알아봤다. 하필 일요일이라 기차표를 예매하지 못했고 밤새 뒤척이다가 그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바라나시 정션역으로 달려갔다. 외국인 전용 카운터가 문 여는 아침 8시, 이미 기차표를 끊으려는 외국인들로 바글댔다. 그날 자정이 좀 넘어서 출발하는 기차표를 손에 넣고서야 겨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①바라나시 뒷골목, 소똥으로 벽을 바른 건물 때문에 냄새가 진동한다. ②석양이 드리워진 겐지스강변 모습 ③바라나시 정션역, 사람과 짐과 오토릭샤와 파리떼가 얽혀있었던 곳지금까지 다녀본 인도 도시 가운데 바라나시는 가장 혼란스러운 곳이었다. 바라나시역부터 그랬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쓰레기 냄새가 코를 찔렀고 유난히 떼지어 날아다니는 파리떼가 성가시게 했다. 플랫폼과 기차역앞 광장은 여기저기 누워있는 인도인들로 가득했다.&nbsp;전쟁 피난민들 같았다. 4평 남짓한 허름한 인포메이션 센터에서는 달랑 아저씨 한명이 앉아서 열심히 호객행위 중이다. 지도 한장 얻으려고 했던 것 뿐인데 여기저기 숙소를 추천해주며 꼭 자기 추천으로 왔다고 얘기하라 당부한다. 숙소 얘기가 끝나니 이제는 씨티투어를 하라고 권한다. 세명에 1400루피란다. 세명이서 나누기 좋게 1200루피로 깎아달랬더니 지난주까지는 1200루피였지만 기름값이 올라서 안된단다. 숙소도 씨티투어도 별로 관심 없다. 역을 나와서 오토릭샤를 탔다. 심사숙고 끝에 가이드북에서 고른 게스트하우스 `샤히 리버 뷰`(Shahi River View)까지 가자고 했다. 겐지스강 상류에 있는 아씨 가트가 한눈에 보이는 곳이다. 오토릭샤는 바라나시 중심가를 향해 내달렸다. 끈적끈적한 더위에 매연과 먼지로 공기도 탁하다. 길거리에 있는 상점들은 거의 문을 닫았고 거리에 사람도 많지 않다. 그저 보이는 것은 어슬렁거리는 소들과 영역싸움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개들, 우르르 몰려다니는 염소떼가 전부다. 길거리는&nbsp;배설물과 쓰레기, 파리떼로 가득하다. ▲ 겐지스강 가트에서 물놀이를 하거나 목욕중인 인도인들오토릭샤가 어느 게스트하우스 앞에 멈춰섰다. '썬라이즈(sunrise)'라는 큼지막한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샤히리버뷰에 다 온 거에요?" "아~ 샤히리버뷰보다 썬라이즈가 위치도 더 좋고 가격도 싼데 여기 한번 들어가보는게 어때? 마음에 안 들면 그때 샤히리버뷰에 데려다 줄께.." 문 앞에서 먼저 맞아주는 건&nbsp;소똥.&nbsp;정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릭샤왈라가 손님을 데려오면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커미션을 주고, 당연히 그만큼 숙박비가 올라간다는 건 인도에 오는 여행자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들어갈 것도 없이 당장 샤히리버뷰로 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케이..내가 잘못했어. 샤히리버뷰로 데려가 줄께" 잠시 화를 냈던게 미안해진다. 얼마 안 가서 다른 게스트하우스 앞에 멈춰섰다. 간판에 '샤히(Shahi)'라고 쓰여져 있기는 한데 그냥 샤히 게스트하우스다. 겐지스강이 보일 것 같지도 않은 구석에 있다. 로비에 들어가서 가이드북을 내밀고 여기가 샤히리버뷰 게스트하우스 맞냐고 물으니 거긴 따로 있단다. 정말 화가 났다. 결국 세번째에야 `샤히 리버 뷰`에 도착했다. 릭샤왈라는 멀찌감치 오토릭샤를 세우고는 내려서 따라오라며 앞장선다. "여기는 사실 밤에 굉장히 위험한데..여기서 사건사고도 많이 나고 요즘 여행객들 여기 잘 안 찾거든. 일단 한번 가봐. 그런데 여기에 묵는 거 별로 권하고 싶지 않아.." 일부러 골목골목을 돌아 들어가면서 겁을 준다. 샤히리버뷰, 정말 겐지스강이 한눈에 보인다. 상류지역이라 시끄럽지도 않고 딱 마음에 든다. 여기에 묵겠다고 했더니 릭샤왈라 얼굴에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돌아가자마자 로비에 있던 아저씨들이 오토릭샤비로 얼마를 냈냐고 묻는다. "바라나시 역에서 여기까지 30루피요" 일제히 키득키득 웃는다. "왜요? 비싼 거예요? 왜 웃죠?" 대답은 안 하고 계속 웃기만 한다. 한 아저씨가 "그 정도면 굿 프라이스(good price)"라고만 말해 준다. 나중에 알게 된건데,&nbsp;바라나시에서는 손님을 데려오거나 소개해주면 첫날치 숙박비를 모두 준다고 한다. 물론 새로 생겼거나 가이드북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손님이 적은 숙소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다. 그래서 인포메이션 센터에 있던 그 아저씨도, 이 릭샤왈라도 그렇게 호객행위에 열을 올렸던 것이다. 보통 역에서 시내까지 오토릭샤는 50루피가 기본이다. 더블룸 하루 숙박비가 최소 300~400루피 정도니 릭샤왈라로서는 릭샤값 조금 덜 받고 커미션을 챙기는 전략을 쓰는게 당연하다.&nbsp; 바라나시는 모든 것이 호객꾼들과 삐끼들을 거치지 않으면 안되는 곳이다. 길거리에서는 끊임없이 "할로 마담.. 웰 유 고잉? 위치 꼰트리? 자빠니? 꼬레아? 할로??? 할로 마담??? 베리 굿 프라이스" 계속 무시하면 어디서 배웠는지 "언니! 누나! 안뇽하쇼? 어디가쇼? 싸랑해요~"까지 천태만상이다. 그렇게 바라나시는 처음부터 기겁을 하게 만들었다. 혼을 쏙 빼놓고는 이걸 견딜 수 있으면 어디 견뎌봐라 하는 것 같았다. 겐지스강의 화장터에서 한줌 재로 사라진 수많은 혼령들이 계속 머리 위를 떠돌고 있는 듯 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끔찍하고 싫을 수가 없다. 결국 견디지 못하고 바라나시를 떠났다. 나중에 다시 바라나시를 찾으면 그때는 며칠&nbsp;더 버텨볼 생각이다. 하루 하루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는 맛에 유난히 한달, 두달씩 장기체류하는 여행자들이 많은 곳이 바라나시다.&nbsp;그들 중 대부분은 바라나시를 처음 찾았을 때 다들 나처럼 도망치듯 떠났다고들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 보지 못했던 것들이 많이 아쉽다. 다음에 찾았을 때에는 분명 바라나시가&nbsp;다른 매력을 보여줄 것 같다. 이번엔 아니었지만... ▲ 01.늙은 사두가 겐지스강에서 옷의 때를 벗겨내고 있다. 02. 겐지스강변, 뜨거운 태양을 피해 그늘에서 낮잠을 자거나 쉬거나.. 03. 소도 겐지스강에서 목욕을 즐긴다.
2006.10.27 I 권소현 기자
(edaily인터뷰)메릴린치 피터황 "한국 PB, 본업에 충실해야"
  • (edaily인터뷰)메릴린치 피터황 "한국 PB, 본업에 충실해야"
  •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PB가 고객 자녀들 혼사 및 유학 문제 상담, 유언장 업무 대행과 같은 일을 왜 합니까. PB는 고객들에게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을 안겨주는 사람인데요. 본업에 자신이 있다면 곁다리 일에 눈 돌릴 이유가 없지요." 부자 고객만을 상대로 하는 프라이빗 뱅킹(PB) 업무가 세계 금융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금융소득 100만달러 이상 보유자가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한국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은행, 증권 등 거의 모든 금융회사들이 앞다퉈 PB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PB 역사가 한국보다 훨씬 긴 월가의 PB들은 어떤 식으로 활동하고 있을까. 메릴린치 뉴욕 PB 본부에서 근무하는 황웅성(피터 황) 국제 재무설계사(IFA)는 "한국의 짧은 금융 역사를 감안해도 한국 PB들의 영업 형태는 아직 PB 본연의 의미와는 많이 다른 것 같다"며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데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피터 황은 지난 2002년부터 메릴린치 PB로 활동하기 시작, 이 분야에서 성공한 한국인으로 꼽힌다. 현재 관리하는 자산은 약 1억달러 정도. 1000만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고객도 6~7명에 달한다. 뉴욕은 세계 각국 금융회사에 속한 3만명의 PB가 활동하고 있는 PB 업계의 본산이다. 이 전쟁터에서 메릴린치는 지난 주 미국 경제주간지 배런스가 선정한 미국 PB 순위에서 2년째 1위를 지켰다. 메릴린치의 미국 내 PB 운용 자산은 8790억달러에 달해, 2위를 차지한 세계 최대 금융회사 씨티그룹의 8250억달러를 540억달러 앞섰다. ◆"PB는 비서가 아니다..고객과 밀착할 필요없어"피터 황이 평가하는 메릴린치 PB의 강점은 무엇일까. "제가 몸담고 있는 회사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미국 내에서는 PB의 절대 강자가 메릴린치에요. 월가 투자은행 중 가장 빠른 19세기에 이미 PB 사업을 시작했으니 일단 역사가 길죠."그는 "메릴린치에 들어와서 놀란&nbsp;건 직원 교육이 전혀 없다는 점이었어요. 컴플라이언스(규제) 교육만 잠깐 했을 뿐이에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교육이 전혀 필요없더라구요. 회사 일을 하면서 발생하는 모든 궁금증을 매뉴얼을 통해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축적된 노하우가 많다는 거죠.&nbsp;여기에 끊임없는 자기 개혁과 특색있는 인력 운용이 더해져 나온 결과라고 봅니다."라고 평가했다.현재 메릴린치 PB 본부에는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4만명의 PB가 있다. PB들의 평균 나이는 46세, 고객들의 평균 나이는 64세다. 피터 황은 "메릴린치가 PB를 뽑는 기준은 단 하나, `이 사람이 자산을 얼마만큼 끌어올 수 있느냐`에요. 우리 PB들의 나이가 전반적으로 많고 과거의 이력도 독특한 편이죠. 부동산 중개업자, 타 투자은행의 픽스트 인컴(fixed income) 부문 헤드, 자기 회사를 가졌던 사장, 심지어 운동선수들까지 있어요. 전직이 무엇이든 인적 네트워크가 탄탄하고 회사에 많은 자산을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 PB로 활동하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PB들은 한국처럼 고객과 밀착해서 생활하지 않아요. 지금 한국의 PB들은 자산관리 전문가라기보다는 비서에 가까운 편이죠. 저는 지난 4년간 고객들과 골프를 한 번도 치지 않았어요. 1년에 한 번 얼굴 보는 고객들도 있구요. 인터넷으로 수익률을 다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자주 얼굴 볼 일도 없어요."라고 덧붙였다. ◆"PB, 철저히 안정성 추구해야"PB 업계의 전쟁터에서 메릴린치가 1위를 고수하는 비결이 공격적인 투자 성향과 높은 수익률이냐고 묻자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철저히 `안정성`을 강조했다. 피터 황은 "저는 고객들에게 항상 주가 지수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제시해요. 저 뿐만 아니라 메릴린치 PB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안전하게 조금 더 많이 벌자`에요. 물론 수익률이 중요하긴 하지만 장기적이고 안전하게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죠." 피터 황은 삼성증권 뉴욕 법인장 출신인 전직 `삼성 맨`이다. 81학번인 그는 1987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 삼성물산과 삼성증권에서 기업금융 업무를 주로 맡아왔고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 스쿨에서 MBA 학위를 땄다. 그의 부친은 삼성생명과 삼성카드의 대표였고 전직 국회의원을 지낸 황학수씨. 때문에 그도 메릴린치에 입사하기 전에는 PB에 대해 잘 몰랐다고 했다. 피터 황은 "정승 집 개가 죽으면 사람들이 문상을 가도, 정승이 죽으면 아무도 문상을 안 간다고…삼성을 그만두고 메릴린치로 옮기니까 교포들의 대하는 태도가 싹 달라지더군요. 사장님 사장님 하면서 자주 만나던 약국 주인, 가구점 주인 등이 제가 얘기해도 쳐다보지도 않고 문 밖에 30분씩 세워두는 일도 있었어요." PB 업무도 생소하긴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개별 주식 매매를 조금 했는데 주식시장이 안 좋아지니까 괴로웠죠. 주가가 내리는 날에는 막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니까 옆의 동료가 그러더군요. 주가가 내리건 말건 네가 왜 고민하냐고. 메릴린치 PB가 주식을 매매하는 경우는 한달 중 일주일 정도 밖에 안 돼요. 위험도가 높은 개별 주식보다는 뮤추얼 펀드 투자에 집중하는 편이고요." 피터 황은 PB로서 주식, 채권, 외환, 원자재, 부동산 등 각종 자산에 투자하지만 최고의 투자자산은 주식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주식의 투자 수익률이 다른 자산보다 높다는 것은 이미 역사적으로 검증된 사실이에요. 다만 개별 주식보다는 뮤추얼, 인덱스, 해외투자 등 각종 펀드들을 섞어 위험도를 낮추고 수익률은 높이는 거죠." 안정성을 중시하는 PB로서 채권보다 주식을 선호한다는 것이 독특하다고 말했더니 그는 이렇게 답변했다. "제가 PB 생활을 시작한 2002년에는 미국 연방기금금리가 1%였어요. 미국 경제 상황이 어떻든 역사적으로 이렇게 낮은 금리 수준이 오래 갈 수 없다고 평가했죠. 그때 이후 채권 투자는 거의 하지 않고 있어요. 실제 지금 연방기금금리가 얼마인지 보세요. 흔히 채권은 안전자산, 주식은 위험자산이라고 하는데 언제 투자하느냐에 따라 채권이 위험자산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PB로 성공한 후 돈을 많이 벌었느냐고 묻자 "PB는 헤지펀드 매니저가 아니다"라고 웃었다. 그는 "실제 각종 금융상품의 거래(transaction)를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제가 하는 일이 펀드 매니저와 비슷하지만 PB들의 보수 자체는 많지 않아요. 고객 자산의 1% 정도를 수수료로 받고 있는데 그걸 또 회사와 나눠야 하니까요. 주식 매매의 경우 회사가 6, PB가 4 정도를 갖고, 채권이나 기타 자산은 회사가 가져가는 비율이 더 많아요. 게다가 또 세금을 반 내야 하구요. 제가 1억달러 전체를 주식으로 운용한다고 가정해도 제가 받는 돈은 20만달러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직업으로서 PB의 매력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역시 안정성을 강조했다. "PB는 금융 계통 직업 중 가장 보수적이고 수명도 긴 편이에요. 굵직한 M&A를 주관하는 기업금융 전문가나 펀드 수익의 상당부분을 가져가는 펀드 매니저처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않지만 주식시장 등락에 흔들리지 않고 `가늘고 길게` 가는 거죠. 그 나름의 맛과 멋이 있어요."
2006.10.27 I 하정민 기자
여기선 사람과 숲이 어울려 산다
  • 여기선 사람과 숲이 어울려 산다
  • [조선일보 제공] ▲ 연못가에 정성 들여 가꾼 분재 같은 분위기의 섬솔밭.숲은 숲이로되 숲만 있는 게 아니었다. 사람이 함께 있었다. 그래서 더욱 아름다웠다. 지난 19일 시민단체 ‘생명의 숲 국민운동’이 주최한 ‘제7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포항 덕동마을(기북면 오덕1리) 마을 숲이 그랬다. 단지 숲만 우거져 있다면 산중 숲만도 못하다 싶었을 게다. 덕동마을 숲은 마을 길을 끼고 정겹게 자라거나 주민들에게 사랑방 같은 정자에 숲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소나무가 아니더라도 마을 어느 집이건 감나무 한두 그루씩은 자라고 있었다. 그 나무마다 빨갛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 더욱 넉넉하게 느껴졌다. 나무는 주민들에게 넉넉한 삶을 베풀고 있었다.&nbsp;▲ 애은당 담 옆에 화사하게 핀 나팔꽃.덕동마을 숲은 3개 지역으로 나뉘어 있다. 마을 어귀에 송계숲(松契), 마을을 휘감으며 흐르는 용계천 변의 용계정(龍溪亭) 건너편에 정계숲(亭契)이 우거져 있다. 용계정 위쪽 널찍한 연못 뒤편에 물러 앉은 솔숲은 물줄기에 갇힌 섬 같다고 해서 섬솔밭(島松)이라 불렀다. 이른 아침 옅은 안개 속에 무릉도원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마을로 들어서자 송계숲은 군무를 추는 듯한 황홀경으로 반겨준다. 불청객의 느닷없는 ‘침입’에 놀랐는지 새들이 지저귄다. 지금은 사라진 옛길 옆에 서 있을 때는 지나치려면 머리를 스쳐야 했다는 도하송(到下松) 맞은 편 골목길로 들어섰다. 귀목나무, 회화나무 등 갖은 빛깔의 색조를 띠는 아름드리 거목들이 도열한 길을 따라 들자 용계정이 마주한다. 정자 마루에 올라섰다. 용계천 건너로 푸른 이끼 덮인 연어대(鳶漁臺) 바위절벽이 돌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그 뒤로 20~30m 높이의 소나무들이 학을 불러들이기라도 할 듯 신비스런 모습으로 숲을 이루고 있다. 용계정을 빠져나와 메뚜기 여치가 풀섶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마을 길을 따르는 사이 앞이 탁 터지면서 발 아래 널찍한 연못이 펼쳐지고 그 뒤로 섬솔밭이 보인다. 연못으로 내려서자 연 잎에 올라앉아 있던 개구리들이 물로 풍덩 뛰어든다. ▲ 빨갛게 물든 담쟁이덩굴과 봉선화, 그리고 새하얀 설악초가 어우러진 담장.덕동마을에는 송계부(松契簿)라는 기록집이 전해 내려온다. 1950년 이전 기록은 사라졌지만 그 이후부터 최근까지 기록이 추가되고 있는 숲 관리 기록 책자다. 숲 관리에 관한 글만 적힌 게 아니다. 은행나무에서 나온 은행으로 올린 수익금에서부터 회갑연, 손님을 맞이한 일 등 숲에서 벌어졌던 온갖 내용이 다 담겨 있다. 숲은 그늘만 제공해주는 게 아니라 마을 주민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고,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사랑방 같은 곳이었다. 덕동마을은 350여년간 맥이 이어져온 여강이씨(驪江李氏) 집성촌이다. 섬솔밭은 300여년 전 풍수지리 상 마을의 수구막이를 위해 조성된 숲이다.&nbsp;▲ 시원한 맛이 일품인 도다리물회.애은당(愛隱堂), 사우당(四友堂), 여연당(與然堂), 덕계서당(德溪書堂) 등은 200~300년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고택들이다. 마을 가운데 있는 덕동민속전시관(토·일요일에만 개관·054-243-5327)에는 마로 짠 행랑, 마구(馬具), 망와(望瓦), 제복(祭服) 등 마을에서 나온 유물 6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덕동마을에서 만난 주민들은 모두 노인들이었다. 막 털어낸 벼 낱알을 말리는 할머니든, 경운기 몰고 논으로 가는 할아버지든, 29가구 마을 주민 대부분 일흔이 넘었다. 그런데 다들 얼굴이 환하고 입가에 웃음이 넘쳤다. 숲이 주는 풍요로움 때문인가 보다. 드라이브 코스 ▶대구~포항간고속도로 서포항(기계·안강) 나들목(054-242-9500)에서 빠져나와→ 31번 국도를 타고 기계면을 지나 인비교 사거리에서 우회전한 다음→ 921번 지방도로 따라 약 10km 북진하면 도로 변에 ‘문화부 지정 제15호 덕동문화마을’ 안내판이 보인다. ▶덕동마을을 빠져나올 때는 방향을 북쪽으로 잡아 상옥을 거쳐 샘재를 넘도록 한다(약 20km). 샘재 일원에 들어선 경북수목원(www.gbarboretum.org, 054-262-6110)은 시원스런 조망에 가을 풍광이 뛰어난 곳으로, 휴일에는 1000여명씩 찾아올 만큼 인기 있다. 수목원을 산책한 다음에는 가을 바다로 나가보자. 청하면소재지를 지나 7번 국도를 가로지르면 바로 갯바위와 어우러진 바다 경치가 일품인 월포 바닷가다(약 13km). ▶월포 이후→오도리를 지나→칠포까지는 멋진 해안도로로를 따르다 흥해 쪽으로 방향을 틀어→7번 국도를 따라 포항 방향으로 진행하다→ 첫 번째 삼거리에서 28번 국도를 따르면 곧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포항 나들목에 닿는다. ▶포항 시외버스터미널 앞 안강·기계행 정류소(신안여객 054-251-7202)에서 버스가 하루에 4회(07:10, 11:40, 13:30, 17:00) 운행한다. 거치는 곳이 많아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1시간30분, 1300원. 맛집 ▶서포항 나들목 부근 기계면소재지에 있는 인동식당(054-243-1162)은 추어탕 한 가지 메뉴로 인근의 식도락가를 불러모으는 집이다. 보리 찧을 때 나오는 가루에 다시마, 고추, 무청 등을 섞어 만들어낸 시금장의 맛도 독특하다. 6000원. ▶월포~칠포 해안은 바닷가 풍광도 뛰어나지만 멋진 조망을 갖춘 횟집도 많이 있다. 오도리 신선도횟집(054-261-6345) 잡어물회 1만원, 도다리물회 1만5000원, 회덮밥 1만원.
파송송! 얼큰한 육개장 한 그릇에 땀이 송송
  • 파송송! 얼큰한 육개장 한 그릇에 땀이 송송
  • [조선일보 제공] 찬바람이 불면 왜 속이 허해질까. 얼큰하고 뜨거운 육개장 한 그릇이 제대로 당기는 시기다. 육개장은 개고기를 넣고 장을 풀어 먹던 개장국에 개고기 대신 소고기를 넣어 얼큰하게 끓여 먹던 것이 그 유래다. 양지머리고기 등으로 진하게 우려낸 국물에 뜨거울 때 손으로 죽죽 찢어 양념한 쇠고기와 은근한 단맛을 내는 대파를 넣고 칼칼한 매운맛이 나도록 뭉근하게 끓여낸다. 여기에 양을 양지머리와 함께 양념해 넣거나, 고사리, 토란대, 숙주, 느타리버섯 등을 넣어 끓이기도 한다. 한참 끓어 부드러워지고 국물을 잔뜩 머금은 건지를 건져먹다가 밥까지 한 공기 말아먹으면 어느새 이마에는 땀이 맺히고 뱃속뿐 아니라 마음까지 든든해진다. 하지만 번거로운 조리과정이나 들어가는 재료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점심메뉴로 인식돼서인지, 일반 식당에서 제대로 끓인 육개장을 먹기가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의 인식 속에 육개장의 이미지로 잘못 자리잡은 ‘장례식장 매운 고사리탕’를 씻어낼 제대로 된 육개장이 아쉽다. 다음은 그래도 기본에 충실한 육개장 맛을 내는 식당들이다. 공덕동 '뚱땡이 육개장' 앙증맞은 양송이 고명 올려 2900원! 2900원에 육개장을 먹을 수 있다니 흐뭇한 집이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육개장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은근한 매운맛과 파의 달큰한 맛을 제대로 냈다. 양이나 건지는 적은 편이지만 앙증맞은 양송이 한쪽과 홍고추까지 고명으로 올려내는 센스까지 보여준다. 3000원을 내고 따로 말하지 않으면 100원을 거슬러주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이 가격에 이 정도 만족스러운 한 그릇이면 애교로 봐 줄 만하다. 지하철 공덕역 5번 출구를 나와 언덕을 따라 올라가다 왼쪽에 있다. 전화가 없다. 대림동 분점은 (02)832-2034 ▲ 동경육개장역삼동 '동경육개장' 대파·쇠고기만 넣어 깔끔하고 소박한 맛 서울 역삼동 국기원과 과학기술회관 별관 근처에 있는 동경육개장은 보기 드물게 ‘육개장’(6000원)을 간판메뉴로 내건 곳이다. 인근 직장인들의 점심과 해장 메뉴로 인기 높은 이 집 육개장은 고사리나 토란대, 계란 없이 오로지 대파와 쇠고기만으로 맛을 낸다. 사골 국물에 함께 삶아낸 양지머리 살을 쭉쭉 찢어 담고, 한번 데쳐 아린 맛을 뺀 대파가 들어간 칼칼한 국물을 부어내는 식이다. 고명으로는 계란 지단과 대파 썰어 넣는 것이 전부. 특별할 것은 없지만 무난하고 소박한 육개장 한 그릇이 생각날 때 적당한 집이다. (02)566-9779 을지로 '우래옥' 진한 고깃국물 + 풍성한 건지 = 든든함 냉면과 불고기로 유명한 우래옥은 ‘육개장’(7000원) 맛도 수준급. 진하게 고아낸 고깃국물에 갖가지 건지가 풍성하게 들었다. 시중에서 볼 수 있는 가장 고급스러운 육개장이라 할 만하다. 넉넉하게 찢어 넣은 양지머리 고기에 파와 고사리, 계란, 당면으로 맛을 더했다. 고깃국물의 진한 감칠맛은 좋지만 파의 달큰한 맛은 부족해 아쉽다. 한 그릇 먹고 나면 오래도록 든든하게 남는 푸짐한 양도 장점이다. (02)2265-0151 삼각지 '칼국수전문' 육개장 국물에 말은 칼국수, 제법 잘 어울려 일명 ‘삼각지 육칼집(육개장 칼국수)’이라 불린다. 용산 삼각지 부근에서 25년 넘게 육개장에 말은 칼국수를 내고 있다. 사골국물을 기본으로 잘게 찢은 양지와 대파만으로 간결한 맛을 내는데 그 맛이 칼칼하면서도 구수하다. 육개장을 주문하면 칼국수를 따로 주고, ‘육칼’을 주문하면 공기밥이 따라 나온다. 육개장과 칼국수가 흔하게 볼 수 있는 조합은 아니지만, 진한 국물과 매끈한 칼국수 면발이 은근히 어울린다. 지금은 수리 중으로 11월 1일 이후 영업을 재개한다니, 찾아가기 전에 확인해봐야 안전하다. ‘육개장’, ‘육개장칼국수’ 모두 5000원. (02)713-6204 충무로 '진고개' 국물에서 생강향이? 개성 넘치는 맛 1963년 문을 연 진고개는 든든한 식사와 퇴근길 술 한잔이 한 번에 해결되는 한식당이다. 갈비찜과 게장무침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육개장’(6000원)도 단골들이 즐겨 찾는 메뉴다. 스테인리스 냄비에 가득 담긴 육개장은 검붉은 고추기름 때문에 맵고 기름져 보이지만, 막상 먹어보면 매운맛이 은근하다. 국물도 시원하다. 건지로 쪽파와 삶은 계란을 넣어주는 점이나, 생강향과 후추향이 진한 국물도 특이하다. 무난하고 순한 맛을 즐긴다면 부담스런 맛일 수도 있지만, 가장 개성 있는 육개장 맛을 내는 곳이 아닐까 싶다. (02)2267-0955 수유리 '샘터마루' 북한산 찾는 등산객이라면 한 번쯤… 북한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즐겨찾는 국밥집. ‘육개장’(4000원)은 고사리와 파, 그리고 칼로 길게 썰어 넣은 양지머리 고기를 넉넉하게 넣어 얼큰하게 끓여낸다. 톡 쏘는 매운맛이 있다. 양과 선지를 넣고 담백하게 끓인 해장국도 괜찮다. 따끈하게 나오는 양념두부, 간간한 조개젓, 시원한 백김치가 맛깔스러운 반찬 역할을 한다. 식당 한쪽으로 흐르는 계곡물을 보며 식사를 할 수 있어 운치가 있다. 일부러 찾아가 먹을만한 맛은 아니지만, 출출한 등산객의 요기로는 아쉽지 않은 맛의 육개장이다. (02)902-6456
일본 나가사키에 가서 카스텔라 구웠다!
  • 일본 나가사키에 가서 카스텔라 구웠다!
  • [조선일보 제공] ▲ `카와시마 학원`에서 진행된 카스텔라 만들기 수업비행기로 1시간 20분이면 도착하는 일본의 항구 도시 나가사키(長崎). 나가사키로 여행 간 김에 카스텔라 만들기를 배웠다. 오페라 ‘나비부인’의 배경 무대이자 2차 대전 당시 원폭이 떨어졌던 나가사키는 일본식 카스텔라의 본 고장이기도 하다. 나가사키가 국제무역의 문호를 개방한 16세기 말, 밀가루와 계란으로 만드는 포르투갈의 카스텔라가 일본에 상륙했다. '카스텔라 만들기 체험’은 ‘짬뽕 만들기’와 더불어 나가사키 전통미각 체험 프로그램 중 하나. 원래는 이 지역으로 수학여행을 오는 일본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것이지만 요즘은 일반인은 물론, 관광객도 받고 있다. 나가사키 관광청의 추천을 받고 ‘카와시마 학원’(www.kawashima.ac.jp)으로 ‘카스텔라 만들기’ 수업을 받으러 갔다. 4인 이상이 팀을 이뤄 1주일 전에 예약하면 된다. 혼자라도 시간과 인원 구성이 맞으면 미리 예약한 팀에 끼어 배워볼 수도 있다. 참가비는 1인당 3000엔. 반죽을 만들고 오븐에 굽기까지 2시간쯤 걸린다. 학원에서 제공하는 앞치마를 두르고 조리대 앞에 섰다. 먼저 요리 선생님이 지름 15㎝ 크기의 카스텔라를 만드는 과정을 지켜본다. 강의는 일본어로 한다. 그런데 외국인을 위한 영어 레시피가 따로 마련돼 있고, 선생님의 시범을 그대로 따라 하면 되기 때문에 일본어를 못 알아들어도 큰 무리는 없다. 선생님도 ‘뜨거운 것 따로’ ‘차가운 것 따로’ ‘설탕은 3회에 걸쳐’ 등 간단한 내용은 영어로 설명해 준다. 밀가루·설탕·우유·버터·꿀이 전부인 초간단 재료를 가지고 만드는 일본식 카스텔라. 눈으로 보긴 쉬워도 직접 만들어보니 보통 정성을 쏟아야 하는 게 아니다.▲ 아마추어가 만든 카스텔라. 생긴게 좀 울퉁불퉁(왼쪽), `쇼오켄` 공장의 프로가 만든 카스텔라일본 카스텔라는 달지 않고 부드럽다는 것이 특징이다. 베이킹 파우더의 도움 없이 손의 힘에 의지해 아주 단순한 재료로 맛을 낸 것을 최고로 친다. 실제로 배워보니, 나가사키 카스텔라 만들기의 비밀은 손으로 젓는 거품 시간에 있었다. 계란의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 노른자는 적당히 데운 버터와 꿀과 함께 섞고 흰자는 그야말로 ‘미친 듯이’ 휘젓는다. 흰자를 담은 볼을 얼음을 가득 넣은 그릇 위에 놓고 젓는 것이 요령. 또 설탕을 3회에 걸쳐 넣는다든지, 꿀이 굳을지 모르므로 꿀과 노른자는 달궈진 냄비 위에 올려 섞는다든지 하는 방법을 배우는데 30분이 훌쩍 지나갔다. 깐깐한 선생님은 완벽한 상태가 되지 않으면 좀처럼 오케이 사인을 주지 않는다. 반죽을 섭씨180도로 맞춘 오븐에서 25분쯤 구우면 끝. 학원에서는 수강생들이 만든 카스텔라를 동그란 상자에 넣어 포장해 준다. 따끈따끈 폭신해서인지, 매장서 사 먹은 카스텔라 보다 훨씬 맛 있다. >> 나가사키 3대 카스텔라 업체 나가사키의 첫 인상은 ‘밝은 노란색의 도시’. 카스텔라 속살 색깔이다. 카스텔라 열쇠고리<사진>, 카스텔라 인형, 카스텔라 쿠션…. 매장마다 카스텔라 상품이 넘쳐난다. 3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카스텔라 업체 ‘쇼오켄’(松翁軒)의 공장에선 머리 허연 장인들이 밀가루에 녹차나 카카오 가루를 섞어 색다른 맛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흰자 거품을 낼 때 빼곤 기계를 쓰지 않고 전부 손으로 한다. 카스텔라 위에 복숭아부터 물고기까지 다양한 그림을 그려넣기도 한다. 명절이나 지역축제, ‘경로의 날’ 등 카스텔라 수요가 급증할 때면 나가사키의 유명한 카스텔라 공장들은 거의 한달 간 24시간 가동 체제에 돌입한다. 편의점부터 공항에 이르기까지 가는 곳마다 카스텔라가 널려있다. 공항 면세점에서도 카스텔라를 팔지만 좀 더 고급스럽고 특별한 카스텔라는 시내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나사카키 3대 카스텔라 업체’는 다음과 같다. ●후쿠사야(福砂屋·www.castella.co.jp)= 15대에 걸쳐 카스텔라를 만들어 온 가문이다. 달걀 깨기~카스텔라 구워내기까지 전문가 한 사람이 담당하는 전통 기법을 아직까지 고수하고 있다. 택시 기사부터 길거리를 오가는 주민에 이르기까지 가장 많은 이들이 ‘나카사키 최고 카스텔라’라고 꼽은 집이다. 가격은 1050엔부터. (095)821-2938 ●분메이도(文明堂·www.bunmeido.ne.jp)= 100년 된 집. 전통기법에 약간 변화를 준 독자적인 카스텔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오리지널 카스텔라는 1050엔부터. 팥이나 밤이 들어간 미카사야키(三笠山)나 설탕과자인 ‘사자레 기꾸’, 다양한 맛의 과일양갱도 인기다. 맛은 ‘3대’ 중 제일 달지 않은 편이다. (095)824-0002 ●쇼오켄(松翁軒·www.shooken.com)= 300년 된 곳. 지금 주인은 11대손이다. 초콜릿을 섞어 만든 카스텔라가 인기. 맨 아래 설탕을 깔아 마지막 한 입이 강렬한 단맛을 선사하는 카스텔라도 있는데 특히 노인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본점 2층에 카스텔라와 전통차를 즐길 수 있는 찻집을 운영하고 있다. 오전9시~오후 5시까지 영업한다. 기본 카스텔라를 735엔부터 판매한다. 0120-50750
한걸음 빨리 온 가을, 단풍 구경 가자
  • 한걸음 빨리 온 가을, 단풍 구경 가자
  • [조선일보 제공] ▲ 설악산 공룡능선단풍 릴레이가 시작됐다. 올해는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빠르다고 한다. 이번 주말(14·15일)에는 설악산과 오대산이 절정이다. 치악산과 지리산도 서둘러야 한다. 유명 산악회 등반대장이 설악산과 오대산, 치악산과 지리산 단풍 소식을 전해왔다. 아래는 모두 10일 현재 상황. 다음주(19일자) 주말매거진에서는 덕유산·내장산·선운산 등 남부권 명산 단풍을 소개한다. ▒ 설악산 ▒ 지난달 24일쯤 대청봉에서 불 붙기 시작해 현재 80% 가량을 뒤덮었다. 대청봉, 중청봉, 소청봉 등 정상부 단풍은 진 지 오래다. 벌써 낙엽이 쌓이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설악산을 찾은 산악회 회원들은 현재 양폭과 귀면암 부근까지 단풍이 내려왔다고 전한다. 이번 주말(14일쯤) 단풍을 즐기러 설악산을 찾는다면 천불동 계곡이 가장 좋을 듯 하다. 지난주 설악산을 다녀온 ‘25시 산악회’ 이영길 등반대장(49)은 “그때 가면 천불동 계곡에서 설악산 단풍의 절정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본격 등반을 하고 싶다면 오색에서 출발해 대청봉을 오른 후 천불동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가벼운 단풍 구경이 목적이라면 설악동에서 출발해 비선대와 천불동 단풍을 감상한 후 다시 설악동 방면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따른다. 이번 주 시간을 내기 어려운 여행객들은 21일까지 기다려도 될 듯하다. 주전골 단풍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주전골은 외설악의 천불동계곡, 내설악의 백담계곡과 함께 설악산 단풍 구경의 최고 코스로 손꼽히는 곳이다. 길이 평탄해서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다. 특히 십이선녀탕과 금강문 일대는 최고의 풍경을 연출한다. 단, 수해로 다리가 일부 끊기고 계곡이 망가진 상태라는 점을 알아두자. 매스컴에서 올해는 일교차가 커서 단풍이 고울 것이라고 했지만 추석 연휴기간 동안 설악산을 찾은 등산객들은 “때깔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고 입을 모았다. 산악인들은 “가을 가뭄 때문에 단풍이 금방 말라버렸다”고 전한다. 설악산관리사무소측은 “올해 설악산 단풍은 10월 말쯤 끝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번 주말에 탐방객이 가장 많이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033) 636-7700 ▒ 오대산 ▒ 오대산 단풍은 설악산만큼 화려하지 않다. 붉은 빛이 도는 졸참나무, 노란빛이 섞인 상수리나무, 주황색 벚나무 등이 섞여있다. 한 그루 한 그루 놓고 보면 그저 그렇지만 한데 모아놓고 보면 신비스럽다. 은은한 맛을 풍긴다. 설악산의 가을이 화려한 원색을 덧칠한 유화라면 오대산은 파스텔화에 가깝다. 산악회들은 오대산의 단풍 절정 시기가 이번 주말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9일 오대산을 다녀온 ‘거인산악회’ 이구 등반대장(54)은 “현재 상원사 적멸보궁 지붕 위까지 단풍이 내려앉았다”고 전했다. 이번 주말쯤이면 월정사까지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 월정사 일주문에서 경내에 이르는 1㎞ 길이의 전나무 숲길을 걸은 후 상원사까지 단풍숲을 헤치고 나아간다면 ‘올해 단풍여행은 제대로 했다’는 마음이 들 것. 오대산국립공원측은 “주말의 경우 오전 8시부터 주차장이 가득 찬다”고 전했다. 산행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는 진고개에서 노인봉을 넘어? 청학동 소금강을 지나? 만물상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괜찮다. 6~7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가벼운 단풍 나들이를 즐기고 싶은 이들이나 가족 단풍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은 청학동 소금강을 따라 만물상까지 갔다 돌아오는 코스를 노려볼 만 하다. 왕복 4시간 정도가 걸린다. 오대산 단풍 역시 설악산처럼 예년만 못하다는 점을 알아두자. 이구 등반대장은 “수해 때문에 계곡이 많이 망가졌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 (033) 332-6417&nbsp;▲ 치악산 단풍▒ 치악산 ▒ 치악의 옛 이름은 ‘붉은 바우’, 적악이다. 산꾼들은 ‘가을 적악의 단풍에, 겨울 설악의 눈꽃’이라며 치악산의 단풍을 으뜸으로 놓는다. 그만큼 단풍이 곱고 아름답다. 치악산 역시 정상부분은 단풍이 다 졌다. 비로봉 마루는 벌써 낙엽이 지고 있다. 이제 겨울을 채비할 태세다. 산꾼들에 따르면, 올해 단풍은 가을 갈수기가 이어지면서 경기 일원과 설악산과 오대산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반면 치악산은 선전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주말 치악산을 다녀왔다는 송암산악회 김동화 대장(52)은 “계곡 수량이 비교적 많아 단풍 색깔도 곱고 싱그럽다”며 “올 가을 설악산과 오대산, 지리산을 다 다녀봤지만 치악산 단풍 때깔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치악산 단풍여행을 떠난다면 이번 주가 적기다. 가족 여행객이라면 구룡사에서 시작해 큰골을 지나 세렴폭포까지 다녀오는 코스를 권한다. 왕복 3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아이들과 함께 간다고 해도 충분히 오를 수 있다. 특히 구룡사입구의 우거진 단풍은 잠깐 머물며 빠져들 만하다. 김 대장은 “이 코스만 다녀와도 단풍여행 본전은 뽑고 남는다”고 말했다. 세렴폭포를 지나 사다리병창 쪽도 단풍이 좋지만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에는 다소 버겁다. 산행에 자신이 있는 이들은 성남매표소에서 상원골 지나 만경봉까지 가서 영원골 방면으로 내려오는 코스에 도전해볼 만 하다. 약 5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데 구룡계곡에 비해 찾는 이가 적어 호젓한 단풍 여행을 즐길 수 있다. 20일에는 단풍이 계곡까지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 치악산은 다른 명산에 비해 단풍이 진행되는 속도도 다소 느리고 오래간다.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 (033)732-5231 ▒ 지리산 ▒ 지리산 단풍을 보려면 서둘러야 한다. 남쪽이라서 10월말쯤에 찾아도 되겠거니 뒷짐 지고 기다리다가는 지리산 단풍은 지고 없다. 예전에는 단풍이 금강산에서 시작해 설악산과 오대산, 치악산을 차례로 지나 지리산에 다다랐지만 요즘 단풍은 그게 아니다. ‘아래 위’가 없다. 유명산악회 신종식 등반대장(52)은 “단풍이 게릴라처럼 불쑥불쑥 일어난다”며 “요즘은 지리산 단풍 시즌이 설악산과 같이 간다”고 말했다. 산악회원들은 올해 지리산으로 단풍 여행을 떠나려면 되도록 서두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비가 내리지 않아 단풍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현재 7, 8부 능선의 단풍이 그나마 가장 좋은 편이다. 장터목과 세석쪽은 지고 있다. 신 대장은 “직전마을을 지나 삼홍소, 피아골 산장까지가 ‘그나마 압권’이다”라고 말했다. 신 대장은 “이번 주말 지리산을 찾는다면 성삼재에서 시작해 노고단? 피아골을 거쳐 내려오는 게 가장 실패할 확률이 적을 듯 하다”고 귀띔했다. 산행의 부담도 덜 수 있는 코스다. 지리산 단풍은 다음 주말(21일쯤)이면 5부 능선까지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 피아골과 뱀사골이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055)972-7771
중국만두·냉채족발…진정, 회만 먹고 가시렵니까?
  • 중국만두·냉채족발…진정, 회만 먹고 가시렵니까?
  • ▲ 신발원 고기만두[조선일보 제공] ‘부산=생선회’라는 공식, 이제 진부하다. 회 말고도 먹을거리가 많다. 화교들이 만드는 ‘오리지널’ 중국만두, 해파리와 족발이 만난 ‘냉채족발’, 파도와 달빛까지 곁들여 먹는 청사포 조개구이마을 등 부산의 별미집을 소개한다. ◆상해거리 중국만두 영화 ‘올드보이’ 주인공 오대수(최민식)는 만두 맛으로 자신이 수감됐던 사설감옥을 찾아낸다. ‘과연 가능할까’ 싶었다. 사설감옥이 부산 ‘상해의 거리’ 부근이라면 그럴 수 있다. 중국음식점마다 만두 맛도 모양도 제각각 개성이 있다. 상해의 거리는 부산역 건너편에 있다. 거리 어귀에 중국 전통 건축양식의 ‘상해문’(上海門)이 있어 찾기 쉽다. 1884년 중국영사관이 들어서면서 화교들이 주변에 몰려 살았다. ‘청관(淸館)거리’, ‘화교골목’이라 불렸다. 광복과 6·25 이후 텍사스촌이 거리 일부를 차지하면서 ‘텍사스거리’로 이름이 바뀌었으나, 부산시가 자매도시인 상하이와의 유대를 기념하고 지역 활성화를 위해 상해의 거리로 이름을 바꾸고 ‘상해문’을 세웠다. 예전 같지는 않지만 많은 화교가 여전히 이 거리에 산다. 중국집은 10여 곳. ‘만두 전문점’이라 내세운 집이 유난히 많다. 홍성방 (鴻盛坊·051-467-5398), 일품향 (一品香·051-467-1016), 신발원 (新發園·051-467-0177, 465-9509), 사해방 (四海坊·051-463-9883), 장춘향 (長春香·051-467-8563) 등이 유명하다. 이중 부산사람들이 최고로 꼽는 홍성방과 일품향, 신발원 만두를 맛봤다. ▲ 홍성방 찐만두홍성방 본점은 상해문 바로 옆이다. 상해문 뒤 사거리에 2호점이 있다. 찐만두(3500원)는 만두피가 도톰하고 쫄깃하다. 씹으면 고소한 육즙이 흠뻑 배 나온다. 곱게 다진 돼지고기, 부추, 양파만을 넣은 만두속은 씹을 필요 없을 만큼 부드럽다. 군만두(3500원)는 찐만두를 바삭하게 튀긴 것. 물만두(3500원·대 4500원)도 흐물흐물한 일반 중국집과 달리 탱탱하게 잘 삶았다. 자장면은 3500원이다. 기세등등한 홍성방과 달리 일품향 은 쓰러질 듯 작고 허름한 2층 건물이다. 물만두(3500원)가 특히 독특하다. 만두피가 속이 비칠 만큼 얇고 하늘하늘하지 않다. 자글자글한 주름도 없고 모양도 삼각형에 가깝다. 다진 돼지고기, 양파, 생강, 배추를 넣은 속은 발효된 듯 살짝 시큼한 냄새가 난다. 찐만두와 군만두(각각 3500원)는 홍성방과 비슷하지만 물만두와 마찬가지로 시큼한 맛이 돌면서 좀 더 단단하다. 얇게 썬 마늘을 씹으면 느끼한 기름기가 입에서 사라져 만두를 다시 즐기도록 해준다. 볶음밥은 5000원. 신발원 고기만두(4000원)는 다진 돼지고기와 생강, 파를 섞어 빚은 만두속이 아주 부드럽다. 만두피가 벌어지면서 흘러나오는 생강 향이 매력적이다. 약간 짜다. 왕만두 모양이지만 한입 크기로 훨씬 작다. 새우만두는 1개 1000원, 5개씩 포장 판매한다. 물만두는 3500원이다. 만두도 만두지만 ‘더우장’(豆漿)을 맛봐야 한다. 중국에서 아침식사로 즐겨 먹는 일종의 두유(豆乳)다. 설탕이나 소금으로 간을 맞춘 더우장에 밀가루를 길게 늘여 튀긴 ‘요우티아오’(油條)를 찍어 먹는다. 이 식당에서는 ‘콩국+과자’라는 일종의 세트메뉴로 2500원에 낸다. 요즘 보기 어려운 공갈빵(800원), 계란빵(700원), 팥빵(700원)도 많이들 사간다. ◆남포동 냉채족발 ▲ 한양족발한양족발 (051-246-3039, 248-3039) 입구 유리진열대에는 돼지족발이 산처럼 쌓여있다. 부산 중구 부평동 ‘족발골목’에선 흔한 장관이다. 행정구역으로는 부평동이지만, 부산사람들조차 ‘남포동 족발골목’이라고 해야 쉽게 알아듣는다. 20여년 전부터 한두 곳 들어서더니 지금은 ‘한양’, ‘한성’, ‘놀부’, ‘장충’, ‘오륙도’, ‘부산’, ‘여의도’ 등 족발집이 10여곳에 이른다. 역사가 오랜만큼 족발집마다 나쁜 냄새를 없애고 좋은 맛은 살리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전국 미식가들이 이 골목에 오려고 군침 삼키는 이유는 ‘냉채족발’이라는 독특한 메뉴 때문이다. 중국 냉채에서 힌트를 얻어 한국 족발을 개량한 듯하다. 한양족발 주인 양순애씨는 “7년 전부터 냉채족발을 팔고 있다”고 했다. 냉채족발을 주문하면 부위별로 구분해 쌓아둔 돼지족발을 얇게 켜 접시에 담는다. 해파리·게맛살냉채와 오이냉채를 족발과 함께 낸다. 여기에 다진 마늘, 양파, 간장, 식초 등으로 만든 양념을 접시 바닥에 고일 큼 흥건하게 뿌려 손님상에 낸다. 오이냉채와 해파리·게맛살냉채, 족발냉채를 한 젓가락에 집어서 입에 넣었다. 새콤달콤매콤한 양념이 폭 배인 족발은 그냥 먹을 때보다 훨씬 덜 느끼하다. 부드러운 족발과 쫀득쫀득한 해파리와 아삭아삭한 오이, 서로 다른 세 가지 질감이 만나고 섞이면서 맛은 더욱 풍부해진다. 가격은 냉채족발 2만·2만5000원·3만원, 족발 1만8000·2만·2만3000원으로 모든 집이 같다. 2만원짜리 한 접시면 남자 둘이서 안주로 먹기 실하다. 곁들여 나오는 음식은 종류나 가짓수가 식당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푸짐하다. 당면잡채, 간장에 담근 양파, 마늘, 풋고추, 쌈채소, 겉절이김치, 물김치, 감자샐러드 등이 나온다. 부산족발 (051-245-5359) 감자탕은 돼지뼈가 아니라 소뼈를 우려낸 맑은 국물. 속풀이로 그만이다. ▲ 하진이네 조개구이◆청사포 조개구이 청사포는 부산 해운대구에 있지만 작은 어촌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해운대에서 차를 타고 달맞이언덕을 넘어 오른쪽 바닷가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을 5분쯤 달리면 나타난다. 택시를 타면 3500~4000원쯤 나온다. 2번 버스로도 들어가지만 20분마다 한 대씩이라 약간 불편하다. 청사포에는 식당 15여 곳이 바다에서 조금 물러선 언덕을 따라 늘어서 있다. 회도 팔지만 조개구이를 전문으로 한다. 동네 분위기는 ‘촌’인데 조개 굽는 스타일은 매우 ‘도회적’ 혹은 ‘서구적’이다. 조갯살이 붙은 조개껍데기에 작은 주사위 모양으로 자른 버터, 다진 붉은고추, 파, 양파를 얹어 낸다. 숯불에 석쇠를 놓고 조개를 얹는다. 열 받은 버터가 녹아 조개에서 나온 육즙과 섞이면서 바글바글 끓는다. 이 속에서 익은 조갯살은 짭짤하고 고소하다. 파와 양파가 달큰한 맛을 붉은고추가 매콤함을 더한다. 서양식 그라탕 맛이다. 조개구이에 소주잔을 홀짝홀짝 기울이다 고개를 들어보니 맑은 밤하늘에 푸르스름 서늘한 빛깔을 띠기 시작한 가을 달이 걸려있다. 식당 앞 방파제에는 철썩철썩 부딪쳐 부서지는 파도소리까지, 이렇게 운치있는 조개구이집도 드물겠다 싶다. 청사포 조개구이집 중 하나인 하진이네 (051-702-4092)에서는 키조개·가리비·은피·대합 등이 나오는 해물모듬이 3만·4만원, 먹고 싶은 조개 한 종류만 나오는 조개 메뉴가 2만·3만·4만원이다. 장어구이(2만·3만·4만원)도 괜찮다. 가격은 거의 모든 식당이 비슷하다. 삶은 새우, 고동, 마늘, 열무김치, 파전, 간장에 담근 양파 등이 밑반찬으로 나온다. 물론 밑반찬 가짓수와 종류는 그때그때 그리고 식당마다 다르다. 식사로는 돌솥밥(2000원), 라면(2000원)을 대개 먹는다. 공기밥(1000원)도 물론 있다. ▲ 마산식당 돼지국밥◆조방골목 돼지국밥 서울에서 먹어본 돼지국밥은 솔직히 그리 맛나진 않았다. 대체로 돼지 특유의 누린내와 묘하게 퀴퀴한 냄새가 더해진 국물은 일부러 찾아서 먹고 싶진 않은 음식이었다. 그런 돼지국밥을 부산과 마산에서는 유별나게 즐긴다니. 이 지역 사람들은 미각이 마비됐단 말인가? 부산에서 맛 본 돼지국밥은 달랐다. 제대로 끓인 돼지국밥 국물은 설렁탕처럼 뽀얗게 우러났지만, 설렁탕보다 훨씬 가볍고 발랄한 감칠맛이 돌았다. 불유쾌한 냄새도 별로 없었다. 부산과 마산 사람들 입맛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부산·마산 돼지국밥은 맛있고, 서울 돼지국밥은 맛이 없었던 것이다. 돼지국밥에 대한 선입견은 일명 ‘조방골목’에 있는 마산식당 (051-631-6906)에서 깨졌다. 조방골목은 부산 진구 범천1동 평화시장과 종합시장, 자유시장 사이에 있다. 과거 자유시장 자리에 조선방직회사가 있었다고 해 붙은 ‘조방’이란 이름이 굳어서 지금까지 이어진다. 마산식당을 포함 ‘합천’, ‘하동’, ‘조방’, ‘진주’, 기사’ 등 7집 정도가 몰려있다. 문 연 지 30년쯤 됐다는 마산식당 입구에는 커다란 양은 솥 2개가 있다. 돼지 뼈, 고기, 각종 부속이 듬뿍 담긴 채 펄펄 끓고 있다. 종업원은 “돼지 뼈는 오래 끓이면 불쾌한 양잿물 냄새가 난다”며 “국물이 대충 우러나면 뼈를 건져내고 나머지 재료를 다른 솥으로 옮겨 푹 끓인다”고 했다. 이것이 맛의 비결일까. 돼지국밥(4000원)을 주문하면 뚝배기에 밥을 담고 국물을 부었다가 따라내는 과정을 두 번쯤 반복한다. 뜨거운 밥을 뜨거운 국물에 후딱 말아내기보다, 번거롭지만 이렇게 식은 밥을 국물에 불리며 데워야 훨씬 맛있다. 여기에 된장양념을 조금 얹어 새우젓, 풋고추, 마늘, 양파, 배추김치, 깍두기 등과 함께 양은쟁반에 담아 낸다. 경상도에서 ‘정구지’라고 하는 부추무침과 된장양념을 밥과 함께 국물에 풀어 푹푹 퍼 먹는다. 싱겁다면 따로 나오는 된장양념이나 새우젓을 더해 간을 맞춘다. 해장국밥 4000원, 따로국밥 5000원, 수육·내장수육 1만2000·1만5000원. ◆그 밖의 해운대 음식 명소 3곳 맛있는 걸 먹겠다고 부산영화제 행사가 대부분 열리는 해운대를 굳이 벗어날 필요는 없다. 전날 과음했다면 속씨원한대구탕 (051-744-0238)을 ‘강추’한다. 메뉴는 대구탕(6000원) 달랑 하나. 음식값을 선불로 지불하고 조금 기다리면 커다란 양은그릇에 맑은 대구탕이 담겨 나온다. 국물을 들이킬 땐 조심 또 조심. 가라앉은 건더기 하나 없이 맑은 국물이지만, 사레가 들리거나 헛기침이 나올 만큼 톡톡하게 맵다. 끓일 때 풋고추를 듬뿍 넣는 모양이다. 그리고 몸에 있는 모든 땀구멍에서 땀방울이 솟는다. 땀과 함께 몸 속에 남았던 알코올도 빠져나간다. 대구 살이 실하다. 냉동 대구지만 해동을 잘 해 그리 퍽퍽하지 않다. 찰진 밥을 김에 싸서 먹는 맛도 좋다. 물은 당연히 셀프다. 한국콘도 옆에 있다. 미나미 (屋台村)는 일본 이자카야(선술집)를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하다. 신문과 잡지, TV에도 여러 번 소개됐다. 시원한 가츠오부시(가다랑어) 국물에 각종 어묵을 넣은 모듬오뎅(1만5000원), 문어·새우 등을 넣은 ‘일본식 피자’ 오코노미야키(1만원)가 술안주로 훌륭하다. 본점(051-731-5373)은 그랜드호텔, 2호점(051-746-5645)은 글로리콘도 뒤에 있다. 해운대구 좌동 화목데파트빌딩 2층에 있는 따사모 (051-702-9223)는 장동건·김원희 등 배우들로 구성된 사회봉사단체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에서 차린 식당. 패밀리레스토랑, 그 중에서도 ‘빕스’(VIPS)와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메인 요리를 주문하면 뷔페식으로 차려진 샐러드, 전채요리, 캘리포니아롤, 음료, 디저트 등을 맘껏 골라먹을 수 있다. 안심(180g)과 바닷가재가 함께 나오는 ‘장동건 콤비특선’(3만3000원), ‘김원희 안심’(2만6000원·180g), ‘장진영 연어스테이크’(2만1000원), ‘에릭 참치 카르파치오 스테이크’(2만원), ‘샐러드바’(1만5000원) 등이 선택 가능하다. 테이블은 탁구경기를 해도 좋을 만큼 크고, 통로는 마라톤 트랙처럼 넓다. 하얗게 회칠한 벽, 연예인 얼굴 사진이 붙은 통유리창, 높은 천장이 시원하고 쾌적하다. 음식 맛은 인테리어만 못하다. ‘따사모’ 소속 배우들을 아주 많이 사랑한다면 그리 상관 없을 지 모르겠다. 부산을 찾는 일본 관광객의 ‘옵션’ 투어 코스라고 한다.
추석이 괴로운 사람들을 위한 맛집
  • [추석 서바이벌 가이드]추석이 괴로운 사람들을 위한 맛집
  • [조선일보 제공] 추석이 괴로운 사람들이 있다. 혼자라서, 바빠서, 너무 먹어서. 이들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문 닫지 않는 서울 시내 맛집을 소개한다. 추석 당일(10월6일) 오전에는 영업 않는 곳도 있으니 반드시 미리 확인하시라. ▲ 정글짐 실속세트 메뉴"결혼해야지" 소리가 지긋지긋한 노처녀 '고독해'씨를 위한 레스토랑 결혼 ‘적령기’라 주장하는 고씨. 추석 같은 명절이면 스트레스가 쌓일대로 쌓인다. 몇 해 전부터 어른들이 “이제 결혼해야지” “사귀는 사람은 있냐”고 묻는다. 걱정하는 소리인 건 안다. 그래도 짜증이 폭발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작년 설부턴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친지가 모이는 큰댁에 가지 않는다. 집에 남은 그녀. 전기밥솥에 밥은 있고, 냉장고에는 명절음식이 그득하다. 하지만 혼자 먹자니 초라해 싫다. 혼자서, 아니면 처지 비슷한 친구들과 우아하게 식사할 곳은 없을까? 강남구 압구정역 CGV 건물 1층에 있는 베이커리 정글짐(02-3445-8062)은 최근 리노베이션을 거치면서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 갈색과 하늘색을 기본으로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프랑스 비스트로처럼 보인다. ‘정글짐 클럽 샌드위치’(9000원), ‘오븐 그릴 닭가슴살 샐러드’(8000원), ‘베이컨을 곁들인 프랑스식 에그 파이(키시)’(7000원)는 샐러드와 구운 감자가 곁들여 나온다.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샌드위치 반 개와 샐러드, 빵바구니, 커피로 구성되는 ‘실속 세트’(5500원, 6500원)는 29일부터 주문 가능하다. 이태원 라타볼라(02-793-6144)는 얇고 담백하고 바삭한 피자가 외국인과 한국인 모두에게 인기다. 토마토소스와 바질, 모짜렐라치즈를 얹은 ‘마르게리타 피자’ (1만4000원). ‘봉골레’(1만7000원) 등 파스타도 괜찮다. 라타볼라 아래 1층 씨갈 몽마르트(02-796-1244)는 파리의 카페처럼 길가로 나온 테라스가 멋지다. 화이트와인, 크림, 다진 양파, 파슬리에 홍합을 쪄낸 ‘브뤼셀식 홍합요리’(1만4000원)는 맥주 안주로 안성맞춤. 텔미어바웃잇(02-541-3885)은 펑키하면서도 시크한 분위기로 여성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레스토랑. 2만2000~2만7000원대 브런치 메뉴로 유명하다. 강남구 도산공원 뒤에 있다. 1층 카페와 지하 식당으로 구성된 비스트로 디(bistro d·02-3443-1009). 1층은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음식 서적이, 지하는 거대한 붉은장미가 인상적이다. 왠지 비싸 보이지만 파스타·샌드위치·샐러드 등이 1만~2만원대로, 맛과 위치를 고려하면 저렴한 편이다. 강남구 신사동 도산사거리와 성수대교 사이에 있다. 논현동 엠포리아(02-3443-5555)에서는 일본·프랑스·이탈리아·멕시코 음식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일식당 ‘마루’에서는 튀김, 채소, 국, 생선조림, 생선회 등으로 구성되는 정식류(2만원대)가 실속있다. 1층 ‘메이플가든’에서는 ‘페퍼민트티’(8000원) 등 프랑스산 유기농 허브차를 추천한다. 가구 수입업체 ‘디오리지날’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의자, 식탁 등 기물이 훌륭하다. 경기도 분당 정자동 아데나가든(031-726-0099)은 중식당과 카페, 빵집이 결합된 형태. 이 중 중식당 ‘호접몽’은 고추를 많이 써서 매콤한 후난(湖南)요리를 표방한다. ‘다진 새우를 넣은 매콤한 해삼찜’(2만2000원) 등 요리가 1만~3만원대. 비싸진 않지만 양이 적은 편이다. 너무 바빠 고향에 못 가는 직장인 '일만해'씨를 위한 백반집 그는 올 추석에도 시골에 부모님 뵈러 내려가지 못한다. 회사가 잘 돌아가 바쁜 건 좋지만, 고향 생각이 간절하다. 어머니가 해주시던 ‘집밥’ 수준은 아니겠지만, 그나마 향수를 달래줄만한 백반집 없을까? 직장인이나 학생을 주로 상대하는 백반집들은 추선 연휴 기간 문을 닫는 곳이 많다. 처가집(02-778-5925)은 다행히 추석 당일만 빼고는 문을 연다. 메뉴는 ‘진지상’(7000원) 딱 하나. 생선조림, 국, 나물, 된장찌개, 꼬막무침 등 보통 19가지 반찬이 나온다. 후식으로 수정과까지 딸려 나온다. 서울시청 부근, 더 정확하게는 삼성본관 맞은편 하나은행 골목에 있다. 부산식당(02-336-3049)은 연세대 학생이라면 대부분 아는 밥집이다. 올해로 23년째 신촌현대백화점 후문 창서초등학교 근처에서 ‘가정식백반’(4000원)을 팔고 있다. 깻잎·묵·어묵·미역 무침·계란말이 등 10여 가지 넘는 반찬은 무한리필이다. ‘제육볶음’(4000원)도 맛있다. 연휴 내내 연다. 기름진 명절음식에 질린 '고만해'씨네 가족을 위한 식당 평소 유난히 높은 엥겔지수를 자랑하는 그의 가족. 아무리 남다른 식탐을 소유한 그들도 송편, 잡채, 빈대떡, 갈비찜, 고기산적, 햇과일 등 온갖 산해진미를 연휴 내내 먹다보니 속이 더부룩하다. 개운하게 속을 씻어줄 칼칼한 음식 없을까?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개화옥(02-549-1459) ‘김치말이국수’(8000원)가 있다. 쇠고기 양지 육수에 담근 김장김치와 동치미를 섞은 국물은 톡 쏘는 맛이 사이다처럼 상쾌하고, 소면은 탱탱하다.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연다. 종로구 창신동 깃대봉냉면(02-762-4407·사진) 메뉴판에는 ‘저희 비빔·물냉면은 맵습니다. 주문시 참고 바랍니다’라는 경고문이 적혀 있다. 진짜 맵다. 혀가 아리고 입술이 얼얼할만큼 맵다. 하지만 계속 먹게되니 희한하다. ‘매운 맛’ ‘보통 맛’ ‘덜 매운 맛’ ‘안 매운 맛’ ‘거의 안 매운 맛’ ‘하얀 맛’ 6가지 매운 정도에 따라 주문한다. ‘보통 맛’이 가장 인기. 이것도 맵다. ‘물·비빔냉면’ 모두 4000원, 곱배기 4500원. 송파구 유천칡냉면(02-485-5102)에서 ‘물냉면’(6000원)을 주문하면 살얼음이 동동 대접이 나온다. 칡으로 만든 국수는 질기다 할 만큼 쫄깃하다. 국물은 처음에는 구수하고 달착지근하다가 먹을수록 맵다. 함께 나오는 뜨거운 육수로 입을 헹군다. 대치동 산봉냉면(02-556-5015) ‘물냉면’(6000원)은 동치미 국물에 육수를 섞어 새콤달콤하게 간을 맞춘다. 대중적인 맛의 냉면으로는 수준급이다. ‘비빔냉면’(6000원)도 깔끔하다. 속이 더부룩할 땐 얼큰하고 뜨거운 짬뽕도 생각난다. 연남동 향미(鄕味·02-333-2943)의 ‘짬뽕’(4000원)은 닭육수를 기본으로 뽑은 국물이 진하고 시원하다. 손칼국수처럼 납작한 면발이 동그란 일반 국수보다 국물을 더 잘 머금는다.
(권소현의 일상탈출)⑩설사..델리 벨리(Delhi Belly)
  • (권소현의 일상탈출)⑩설사..델리 벨리(Delhi Belly)
  •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어딜 가도 물갈이를 해본 적이 없는데다 음식도 잘 안 가린다. 어디든 머리만 대면 곯아떨어져 후진 잠자리 같은건 문제되지도 않는다. 여행하기에 딱 좋은 체질이다. 그래도 인도에서는 양치질도 끓인 물이나 생수로 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잔뜩 긴장했다. 수도물로 입을 헹궜다가는 당장 설사병에 고생한다는 것이다. 돈 주고 사먹는 미네랄 워터도 짝퉁이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는 소리도 들었다. 오죽하면 델리 벨리(Delhi Belly)라는 말도 있겠는가. 델리 벨리를 영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이렇게 나온다. 《속어》(인도에서의 외국 여행자의) 설사(tourista) 인도에 와서 보니 정말 그랬다. 다 사람 사는 곳인데 큰 병 걸리겠냐며 다들 맞고 온다는 이질 예방접종을 건너뛴 것이 후회될 정도였다. ▲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하면 잡상인들이 몰려든다. 창문 너머로 리치를 사라며 하나 뚝 떼어줬던 아저씨.물가가 싼 나라를 여행할때의 즐거움은 몇 백원에 싱싱하고 맛난 과일을 맘껏 사먹을 수 있고 길거리에 늘어선 노점상에서 처음 본 음식들을 부담없이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꾹 참았다. 그래도 결국 인도에 온지 일주일만에 누구든 피해갈 수 없는 그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인도에서 국경을 넘어 네팔 포카라에 도착하자마자 일행 4명이 일제히 설사를 시작한 것이다. 그래도 정도의 차이는 있었다. 모두 비슷한 음식을 먹었지만 얼마나 더 먹었냐에 따라 설사의 강도가 정해진 듯 하다. 가만히 생각해봤다. 어떤 음식에서 비롯된 것일까. 갑자기 떠오른 것은 네팔 국경도시 소나울리에서 포카라로 향하는 버스에서 산 사과였다. 정류장에 잠시 버스가 정차한 사이 잡상인들이 몰려들었다. 아이스크림, 과일, 빵, 과자 등 먹을 것부터 볼펜, 모자, 전통 기념품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사과 4개를 샀다. 옷으로 빡빡 닦아서 한명이 한개씩 먹기로 했다. 사과가 제법 커서 두명은 하나를 반으로 갈라 먹었고 한명은 한입 베어먹더니 입맛이 없다고 안 먹었다. 나머지 한명이 자기 몫의 사과 하나를 맛있게 해치우고 나서 한입 베어먹고 남은 사과까지 깨끗하게 먹어치웠다. 사과를 제일 많이 먹은 사람은 포카라에 도착하자 마자 드러누웠다. 조용하고 한가로운 폐와호수가 보이는 창가 침대에 누워 물끄러미 창밖을 바라보는 모습이 영락없이 오헨리의 '마지막 잎새' 여주인공 잔시다. 그러다 10분도 안돼 화장실로 뛰어간다. ▲ 결국 밤중에 병원을 찾은 그녀, 링겔 3병을 맞았다.심한 탈수증세로 결국 자정이 넘은 시각에 병원을 찾았다. 이런저런 검사를 해본 결과, 보통사람들은 1~2개 있는 박테리아가 그녀의 몸에서는 17~18개 발견됐단다. 병원에서 준 약을 밤새 모두 게워낸 그녀는 그 다음날 아예 병원에 입원해 링겔을 3병이나 맞고서야 살아났다. 나머지 3명도 그다지 괜찮은 상태는 아니다. 설사병이 완전히 낫기 전에 트래킹을 떠난 탓에 누구는 안나푸르나 산줄기 어딘가에 노상방변(?)을 하기도 했다. 목이 타도 짝퉁 생수에 잘못 걸릴까봐 그나마 믿을만한 콜라만 마셔댔다. 이 가운데 한명 역시 트래킹 이후 병원신세를 지다가 결국 여행 시작 2주만에 편도 비행기티켓을 끊어 한국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설사병을 앓고 난 이후에는 뭘 먹어도 크게 아프지 않았다. 네팔과 티벳을 여행하고 인도로 돌아와서는 음식이 두렵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사탕수수즙에 라임을 넣어서 파는 라임쥬스를 한번 맛보고는 중독된 것처럼 계속 마셔댔고 기차가 역에 정차할때마다 몰려드는 장사꾼들한테 거리낌없이 싸구려 음식을 사먹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읽은 책에서 델리 벨리에 관한 흥미로운 대목이 있었다. 퀴즈로 인도 문화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었는데 문제는 이러했다. "당신의 하녀는 아직도 세살배가 아기에게 필요할때마다 모유를 먹인다. 당신은 도움을 주려고 마음을 먹고 당신의 아이들이 우유를 마실때마다 그 아기에게도 우유 한잔을 주었다. 그러나 아이는 체중을 얻기는 커녕 갈수록 야위어 가고 계속 설사를 한다. 이유가 뭘까" 답은 "다양한 세균에 대한 면역을 키워온 인도 아이들에게는 서양인이 아무 문제없이 마시는 포장 우유가 소화하기 너무 힘든 것일 수도 있다"였다. 나에겐 오히려 다양한 세균에 대한 면역력이 생긴 모양이다.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되자 인도 여행이 한결 편해지고 행복해졌다.
2006.09.22 I 권소현 기자
송이만 먹고 가면 섭섭하죠! 솔숲도 둘러보세요
  • 송이만 먹고 가면 섭섭하죠! 솔숲도 둘러보세요
  • [조선일보 제공] 경북 봉화에서 달랑 송이만 먹고 올라온다면 아쉽다. 보고 먹고 즐길거리가 너무 많다. 그 중에서도 최고를 골랐다. ‘봉화 베스트 5’를 소개한다. 한약우 ‘거세육’은 숫놈으로 태어났지만 생식기를 도려내는 아픔을 겪으며 암소와 비슷해진 ‘거세소’ 고기다. 한우 암소보다 거세육이 더 낫다는 고기 마니아들이 많다. “고기 육질이나 마블링, 육색이 암소보다 우수하면서 숫소 특유의 누린내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거세육은 맛이 싱겁다. ‘봉화 한약우’는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다. 송아지 때부터 24개월이 될 때까지 천궁, 당귀 등 한약재 60㎏을 거세소에게 먹인다. 이렇게 키운 한약우는 “누린내가 나지 않고 육질이 연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보완된다”는 게 봉화한약우영농조합의 설명. 조합에서 축산기술연구소에 의뢰한 성분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약우는 고기 맛을 좌우하는 올레인산 함량이 전체 지방산 중 70.7%로 일반 한우(48.7%)나 수입쇠고기(38.3%), 젖소(36.5%)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맛을 확인하고 싶다면 봉화군청에서 멀지 않은 ‘봉화한약우본점 식육식당’(054-672-1091)으로 간다. 한약우는 아직 생산량이 적어 봉화 바깥에서 맛보기 힘들다. 식당에 들어가니 벽에 하얀 철판이 걸려 있다. ‘오늘의 한약우’란 제목 아래 생산자와 생산지, 연락처 등이 적혀 있다. 그날그날 판매하는 고기를 누가 생산했는지 안심하고 먹으란 뜻같다. ‘생등심’을 주문했다. 150g에 1만4000원. 서울 고깃집과 비교하면 매우 ‘착한’ 가격이다. 노르스름한 기름이 거미줄처럼 얽힌 고기를 벌겋게 달궈진 숯불 위에 얹었다. 물방울이 표면에 송글송글 맺혔을 때 고기를 한 번 뒤집어 한 입 크기로 잘랐다. 고기를 씹자 육즙이 흠뻑 배 나온다. 구수함이랄까 감칠맛이랄까, 하여튼 평소 먹던 쇠고기보다 맛이 짙다. 가격 대비 만족도는 압도적이다. ‘갈비살’ 1만6000원, ‘왕소금구이’ 1만원. 모두 150g 기준이다. 1인분 200g씩 나오는 ‘불고기’는 9000원, ‘주물럭’ 5000원, ‘곱창전골’ 2만원, ‘삼겹살’ 6000원이다. 송이철에는 ‘산송이돌판’(1만9000원)도 있다. 봉화유기 봉화는 옛부터 ‘방짜유기(鍮器)’로 유명했다. 방짜유기란 구리 78%와 주석 22%를 섞은 합금으로 만든 그릇 등을 말한다. 봉화읍 삼계리에서 ‘내성유기공방’을 운영하는 김선익(70)씨는 “봉화는 숲이 좋아서 유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숯을 다량으로 구하기 쉬웠고, 그래서 유기가 발달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해방 즈음 30여곳에 달하던 봉화의 유기공방은 이제 ‘내성유기공방’과 바로 옆 고해룡씨가 운영하는 ‘봉화유기’, 이렇게 두 곳만 남았다. 값싸고 건사하기 편한 스테인리스 그릇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유기공방 스스로에게 책임이 있었다. “해방 후 그릇이 없어서 유기가 잘 팔렸어요. 공방들이 품질 나쁜 유기를 막 만들어냈어요. 그러다보니 유기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어요.” 사라질 뻔했던 방짜유기가 30여년 만에 돌아오고 있다. 웰빙 바람 덕분이다. 방짜유기는 살균효과가 있다고 한다. 병원성 대장균을 방짜 그릇에 넣고 24시간이 지나자 뿌연 침전물이 생겼다. 대장균이 죽어 생긴 흔적이었다. 농약 성분도 가려낸다. 농약 묻은 깻잎을 방짜그릇에 담아뒀더니 그릇 표면이 시커멓게 변했다. 전통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지면서 방짜그릇과 숟갈, 젓가락을 주문하는 식당들도 늘었다. 김선익씨는 “매출이 해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방짜유기 가격도 많이 올랐다. 되찾은 인기보다는 최근 2배 가까이 급등한 구리 국제시세 때문이라고 한다. 봉화읍에 오면 제대로 만든 방짜유기를 조금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내성유기공방에서는 식기, 찬그릇 등 17점(23피스)으로 구성된 2인용 ‘생활반상기’를 37만원에 판다. 시중이나 인터넷에서 46만2000원에 판매하는 제품이다. 소매가 9만원인 ‘연엽식기’(밥공기와 국그릇으로 구성된 남성용 식기세트)는 7만2000원, 9만3000원인 ‘합식기’(여성용)는 7만5000원에 판다. 내성유기공방 (054)673-4836 www.naesung.co.kr, 봉화유기 (054)673-1987 www.yougijang.com 닭실한과 봉화읍 삼계리 ‘닭실마을’은 조선 중종 때 문신 권벌이 터를 닦은 안동 권씨 집성촌이다. 닭이 알을 품은 모양인 닭실은 한반도에서 손꼽히는 명당터로 옛날부터 이름을 날렸다. 요즘 닭실마을은 한과로 더 유명하다. 안동 권씨 집안의 까다로운 제사가 닭실한과의 시작이었다. 종부인 손숙(61)씨는 “제사상에 오르는 한과는 가문의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로 삼을 만큼 중요시했고, 자연 한과 만드는 기술이 좋아졌다”고 했다. 닭실마을 입구에는 부녀회관이 있다. 부녀회관에 가면 한과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찹쌀을 빻아 시루에 쪄낸 뒤 홍두깨로 밀어 손바닥만한 떡살을 만들어 온돌 바닥에 바싹 말린다. 떡살을 식용유에 넣고 나무주걱으로 눌러 지진다. 손바닥만하던 떡살이 방석만하게 부풀어오른다. 물엿을 바르고 튀밥을 묻히면 한과의 한 가지인 입과(산자)가 만들어진다. 일주일쯤 걸린다. 모두 수작업이다. 수백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잔과(손가락 크기 강정)는 찹쌀 튀밥과 잘게 자른 건포도로 꽃 장식까지 한다. 속이 촘촘하면서 입안에서 녹듯 부드럽다. 딱딱한 덩어리가 씹히지 않는다. 손숙씨는 “미지근한 기름에서 천천히 튀기는 정성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일러줬다. 추석은 주문이 전국에서 쏟아지는 대목이다. 그래서 요즘 한과 만드는 아낙들 손길이 유난히 바쁘다. 바구니 크기에 따라 3만5000원, 6만원, 8만원에 판매된다. 제사, 선물용 등을 알려주면 맞춰서 포장해 택배로 보내준다. 택배비 4000원. 10일 전 미리 주문해야 좋다. 닭실마을 부녀회 (054)673-9541, 674~0788 서벽리 금강소나무숲 하늘로 쭉쭉 뻗은 잘생긴 소나무숲, 솔잎을 스치며 푸르게 물든 햇볕, 신선한 공기. 거기 인간이라곤 나 외에 아무도 없다.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금강소나무숲’은 고요하고 평온한 자연을 즐기고픈 그대에게 딱 알맞은 곳이다. 금강송은 줄기가 곧고 재질이 단단해 1등급 목재로 사랑받아왔다. 동해안을 따라 여러 지역에서 자라지만, 춘양면에 특히 많아 나무는 ‘춘양송’, 목재는 ‘춘양목’이라 불린다. 서벽리 금강소나무숲은 1974년 채종림으로 지정된 이후, 이곳에서 키운 종자로 금강송 묘목을 키워 전국 산에 심었다. 전국 금강소나무의 산실인 셈이다. 2001년부터 궁궐이나 사찰 등 문화재 보수복원을 위한 ‘문화재용 목재생산림’으로 지정되면서 나라로부터 특별 관리를 받으며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돼 왔다. 그러다 지난 7월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숲에는 금강소나무 외에는 다른 큰 나무가 없다. 금강소나무가 잘 자라도록 국유림관리소에서 간벌작업을 한다. 대신 금강소나무 아래 산옥잠화, 산수국, 동자꽃 등 다양한 야생화가 자란다. 일반 공개된 지 얼마되지 않아 사람도 없다. 커다란 ‘비밀 정원’ 같다. 국유립관리소에서는 ‘숲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화로 미리 예약하면 ‘숲 해설가’가 오전 10시~정오, 오후 2시~4시 2차례 금강소나무숲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설명해준다. 길이 2.6㎞ 산책로를 천천히 따라 걸으면 40분쯤 걸린다. 문의 영주국유림관리소 (054)633-7278. 숲 해설가 김재일씨(011-812-3936)에게 직접 예약해도 된다. 입장료는 없다. 주차장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춘양삼거리에서 88번 도로를 따라가다가 서벽파출소가 있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계속 올라간다. ‘두내약수탕’이라는 팻말 부근 샛길로 다시 좌회전해 조금 들어가면 금강소나무숲이 나타난다. 만산고택(晩山古宅) 금강소나무숲에서 산림욕을 즐겼다면 ‘만산고택’에 들러보자. 금강소나무를 다듬은 목재, 즉 ‘춘양목’ 나뭇결의 빼어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당당한 한옥집이다. 1879년 만산(晩山) 강용(姜鎔·1846~1934)이 지은 집으로, 춘양면 의양리 남쪽 얕은 산을 등지고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넓은 사랑마당을 사이에 두고 사랑채와 안채가 ‘口’자형으로 자리잡고 있다. 마당 왼쪽으로 2칸짜리 ‘서실’(書室)이 보인다. ‘한묵청연’(翰墨淸緣)이라는 글씨는 영친왕이 썼다고 한다. 진주 강씨 만산고택 주손이자 봉화문화유산해설사인 강백기(61)씨는 “대원군이 쓴 ‘만산’(晩山)이란 편액을 몇 해 전 도둑이 떼어갔다”며 아쉬워했다. 마당 오른쪽으로 별당인 ‘칠유헌’(七柳軒)이 있다. 별도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다. 기와를 얹은 팔작지붕집으로 왼쪽에는 광이 있고, 오른쪽에는 온돌방과 대청이 연결되어 있다. 대청에는 우물마루를 깔았다. 오래된 한옥 대청마루를 보면 목재가 뒤틀어져 삐걱대거나 틈이 벌어지기 일쑤다. 하지만 칠유헌 대청마루는 처음 지었을 적 모습 그대로인 양 온전하다. 만산고택에서는 ‘고택 체험’을 하고자 하는 관광객에게 칠유헌과 서실을 빌려준다. 건물별로 하룻밤에 1팀씩 숙박 가능하다. 칠유헌은 10명까지 10만원. 10명을 초과하면 1인당 5000원이 추가된다. 온돌방과 대청마루를 죄다 채우면 한 번에 최대 50명까지도 잘 수 있다고 한다. 서실은 하룻밤 5만원이다. 칠유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일어난 아침의 상쾌함, 잊을 수 없다. 문의 (054)672-3206
낙엽 사이로 얼굴 내민 송이 ''뽀얀 속살 부끄러워라''
  • 낙엽 사이로 얼굴 내민 송이 ''뽀얀 속살 부끄러워라''
  • [조선일보 제공] ‘제10회 봉화 춘양목송이축제’가 오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경북 봉화군에서 열린다. 축제 하이라이트는 ‘송이채취체험’. 봉화군 내 송이가 자라는 산에서 산주(山主)의 안내를 받아가며 송이를 직접 채취한다. 1인당 최고 2개까지 캘 수 있다. 채취한 송이는 전일 산림조합공판 가격 기준으로 산주에게 지불하고 구입 가능하다. 송이 가격은 해마다 그리고 날마다 달라지지만, 대략 5만원에서 6만원 사이에서 결정된다.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봉화읍 체육공원 주행사장 안내소에 모이면 체험장으로 단체 이동한다. 원하면 자신의 차를 타고 체험장으로 가도 된다. 체험장 입장료는 없다. 접수 (054)679-6364. 봉화군의 또다른 자랑, 춘양목을 소재로 한 행사도 마련된다. 춘양목 공예품 전시, 춘양목 묘목 전시·판매, 한옥짓기 레고체험, 춘양목 장승깎기 체험 등을 통해 춘양목의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다. 문의 (054)679-6371, 6391 www. bongwha.go.kr ▲ 송이 채취하는 장상일씨숨이 턱턱 막혔다. 가장 값비싼 가을 별미, 송이가 자라는 현장을 보려고 산주(山主) 장상일(48)씨를 쫓아 경북 봉화군 비나리마을 뒷산을 올라가는 길이었다. “뒷산”이라고 했지만 경사도가 60~70도. 절벽에 가깝다. 장상일씨는 “송이는 물빠짐이 좋은 급경사 땅이라야 잘 자란다”고 했다. 재빠르게 산을 타던 장상일씨가 한 소나무 앞에 멈춰섰다. 왼손에 든 나무 지팡이로 소나무 뿌리 부근 살짝 불거진 땅을 헤쳤다. 낙엽과 부엽토를 치우자 골프공 크기의 갈색 덩어리가 눈에 들어왔다. 장상일씨가 지팡이로 덩어리 주변 땅을 지긋이 눌렀다. 길이 10㎝쯤 되는 송이가 쑥 올라왔다. 장씨는 흰 장갑을 낀 왼손으로 조심스럽게 송이 줄기를 감싸쥐더니 바구니에 담았다. 송이는 소나무 뿌리 부근에 붙어 자라는 버섯이다. 분해능력이 없어 스스로 양분을 만들지 못한다. 여러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만 생장하는 까다로운 버섯이다. 장상일씨는 “송이는 영물(靈物)이요, 영물”이라 한다. “바람이 잘 통해야 하고, 햇빛이 적당해야 합니다. 건조해도 안되지만 습해도 안돼요. 사람 손을 타면 절대 안 커요. 인공재배는 물론 안되죠. 쇠가 닿아도 안 자랍니다. 지팡이는 그래서 꼭 나무라야 하죠.” 까다로운 조건이 갖춰져야 자라다보니,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다. 해마다 그리고 날마다 차이는 있지만, 송이 1㎏ 가격은 대략 50만~60만원 사이에서 경매된다. 송이 무게는 150g쯤이니, 송이 하나가 5만원에서 6만원 사이쯤 되는 셈이다. 9~10월 송이철에는 일꾼들이 산에 텐트를 치고 밤샘하며 송이를 지킨다. 장상일씨는 “도둑을 막기 위해 공기총까지 동원된다”고 했다. 이처럼 송이가 대접 받는 까닭은 특유의 향기 때문이다. 입안과 콧속을 가득 채우는 은은한 솔향기는 우아하고 기품 있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고려시대 이인로는 ‘파한집’에서 “맛이 신비하며 이뇨작용을 돕고 정신 안정효과가 있는 향기가 난다”고 상찬했다. 송이는 강원도 양양·인제·삼척·강릉·고성과 경북 울진·영덕·봉화에 분포한다. 양양이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 12~13% 가량을 생산하는 봉화 사람들은 “생산량은 적어도 맛과 향에서 봉화산 송이를 따라올 곳이 없다”며 “태백산 자락 마사토에서 자라 다른 지역보다 수분 함량이 적어 육질이 단단하고 향이 뛰어나다”고 자부했다. 올해는 윤달로 가을이 늦어져 아직은 송이가 많지 않다. 비나리마을 뒷산에서도 송이가 아직까지는 정상 부근에 머물고 있다. ‘봉화춘양목송이축제’가 열리는 9월 말에서 10월 초가 되면 송이가 제철을 맞을 전망이다. 이때쯤이면 송이가 7부 능선까지는 내려와 채취가 그리 어렵지 않게 된다. 봉화군에서는 축제기간 비나리마을 뒷산 등 봉화군 일대 송이산에서 송이 체취체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축제 기간이 아니라도 봉화군(054-679-6391,www.bong wha.go.kr)이나 장상일씨(054-672-3274, 011-9724-3274)에게 문의하면 가능하다.&nbsp;◇&nbsp;여행수첩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바꿔탄다. 영주IC를 빠져나와 ‘봉화’ 표지판을 따라 운전하면 36번 국도다. 36번 국도를 계속 달리면 봉화읍이 나온다. 축제행사장은 봉화읍 내성천변 체육공원에 마련된다. 서울 남부고속터미널 앞에서 지난 14일(목요일) 오전 10시 출발, 오후 2시 도착했으니 4시간쯤 걸린 셈이다.
하늘하늘 코스모스 따라 떠나는 소풍
  • 하늘하늘 코스모스 따라 떠나는 소풍
  • [조선일보 제공] 강바람에 실려 오는 꽃 향기를 맡으며 거닐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공원 주차장도 온통 잔풀로 덮여있어 차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풋풋한 풀냄새가 코를 찌른다. 눈은 즐겁고 코도 호강하는 기분 좋은 곳이다.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 한강시민공원 7만여 평에 달하는 공원 부지중 절반 이상이 코스모스 밭. 요즘 절정에 달한 코스모스를 9월말까지 원 없이 볼 수 있다. 드라마에서도 감칠맛 나는 조연이 있어 더 재미있듯 이곳 역시 코스모스 꽃 길에 자줏빛 맨드라미와 새빨간 장미, 보랏빛 맥문동 등 다양한 꽃이 어우러진다. 초입에는 200m 짜리 ‘호박·수세미 터널’도 있다. 철제로 만든 아치형 뼈대를 타고 촘촘하게 오른 넝쿨마다 퉁퉁한 호박과 길쭉한 수세미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코스모스 꽃밭 옆으로 흙길과 자갈길이 나 있고 야트막한 풀 담장 너머론 강변에 바짝 붙은 좁은 길이 이어진다. 구불구불 흐르는 실개천을 따라 가다 나무다리·돌다리·징검다리 등을 지그재그 건너 볼 수도 있다. 산책할 때는 시계방향으로 도는 것이 좋다. 호박 수세미 터널을 지나? 코스모스 길 왼편에 있는 실개천을 따라 걷다가? 세 번째 원두막이 있는 지점에서 유턴? 초록색 보행자 도로와 강변 길도 걸어본 후? 마지막으로 맨발 지압로에서 발을 풀어주면 좋을 듯. 이 코스대로 쉬지 않고 걸으면 한 바퀴 도는데 40~50분쯤 걸린다. 곳곳에 벤치와 전망대가 있고 코스모스 꽃밭 안에 원두막도 있다. 자전거를 싣고 와 가을 바람을 쐬며 시원하게 한 바퀴 돌아도 좋을 듯 하다. 공원 가장자리에 말끔한 자전거 도로가 있다. ‘코스모스 축제’(9월16~17일) 기간 중 이 곳에는 고구려 문화촌과 고구려 영상관이 들어서고, 고구려 의상 입기, 활쏘기 뿐 아니라 코스모스 압화 만들기, 꽃마차타기, 소달구지타기, 연 만들기 등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축제 기간에는 아무래도 사람에 치여 꽃 구경하기 쉽지 않으므로 가을날의 산책을 온전히 즐기려면 축제를 피해 가는 것이 좋겠다. 문의 구리시청 문화예술팀 (031)550-2065 ●코스모스 산책 팁 -꽃길은 나무 숲길과 달리 그늘이 없으므로 따가운 가을 햇살을 피하기 어렵다. 챙 넓은 모자나 양산을 챙겨가자. -가족끼리 연인끼리 소풍가는 마음으로 도시락과 돗자리를 챙겨오면 금상첨화. 주차장 입구에는 포장마차 간이음식점(커피 1000원·우동 3000원·파전 7000~1만원)도 있다. 중국음식을 시켜 먹을 수도 있다. 원두막 천장에 중국집 스티커가 붙어 있다. -원두막은 3개뿐. 한번 자리를 차지하면 일어설 줄 모르고 아예 누워서 자는 사람도 있다. 다른 이들을 위해 적당히 비켜주는 매너가 아쉽다. -코스모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굳이 꽃밭 안에 들어가는 사람이 있다. 이러면 꽃밭이 망가지는 건 시간 문제. ●가는 길 -승용차: 강북강변도로 천호대교에서 구리 방향으로 4km쯤 가면 한강시민공원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대중교통: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 2호선 강변역에서 내린 후 구리시 방향 버스(1번, 1-1번, 9-1번) 이용하여 구리시청 앞에서 하차. 구리시청 인근에 있는 장자호수공원을 거쳐 20~30분쯤 걸어와야 한다. 장자호수공원 이곳은 길쭉한 호수를 따라 오밀조밀 이어진 코스모스 산책로가 아기자기하다. 코스모스길 밑으로 난 나무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호수 면에 세운 나무 길도 몇 군데 있어 물위의 길을 걸으며 갈대·창포·부들·물옥잠화 등의 수생식물과 쑥부쟁이·구절초·맥문동 등의 야생화를 감상하는 맛도 좋다. 코스모스 길 초입엔 동글동글한 자갈이 콕콕 박힌, 200m 가량의 맨발산책로도 마련되어 있다. 가로등에 달려있는 스피커에선 은은한 음악도 흘러나와 산책 분위기를 더해준다. 외지인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아 기대하지 않고 들어선 길인데 숨은 보석을 발견한 느낌이랄까. 특히 연인들의 호젓한 데이트 코스로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호수 둘레는 3.6㎞. 한 바퀴 도는데 40분 정도 걸린다. 유턴 지점인 빨간색 나무다리 뒤편에 있는 굴을 지나면 한강시민공원까지 도보길(1㎞·20분쯤 걸린다)이 연결돼 있다. ●가는 길 한강시민공원에서 장자호수공원까지 차로 가면 5분 거리. 강변도로 위로 올라와 700m 앞 농수산물 도매시장, 구리경찰서 이정표 따라 좌회전. 1.5㎞ 가량 직진하다 구리시청 방향 장자대로로 좌회전. 장자1삼거리 앞이 호수공원. 삼거리 코너에 있는 맥도날드 앞 공용주차장에 주차. 기본 30분 700원, 30분 이후 10분당 300원, 토요일 오후 5시 이후, 일요일 공휴일은 무료. ●맛집-소백산 호수공원 맨발지압로 끝 지점에 위치. 주요 메뉴는 인삼석갈비정식(1인분 8000원, 2인분 이상 가능), 돼지갈비를 주방에서 숯불에 구워 뜨겁게 달군 돌판에 양파와 인삼, 팽이버섯을 곁들여 내오는 것으로 고기 굽는 수고도 덜고 고기 냄새가 옷에 배지 않아 깔끔하다. 여기에 7~8가지 반찬과 된장찌개, 밥이 곁들여 나온다. 애피타이저로 얼음을 동동 띄운 새콤달콤한 육수에 도토리묵과 오이채, 주먹밥이 어우러진 얼음묵사발(5000원)을 맛보는 것도 좋다. 선지와 우거지에 장을 풀어 끓여낸 소백산해장국(5000원)도 별미. 오전 9시~오후 11시. 둘째 넷째 목요일 휴무. 문의 (031)568-5342 &nbsp;코스모스 축제, 여기서도 해요 ●강원도 삼척 삼척시 정라동 오십천 둔치에 1만5000여 평 가량의 코스모스밭이 조성돼 있다. 코스모스 축제는 9월16~17일. 축제기간에는 코스모스를 주제로 한 사생대회를 비롯해 허수아비와 바람개비 만들기 등 행사가 있다. 문의 삼척시청 관광개발과 (033)570-3545 ●전남 곡성 전남 곡성군 석곡면 보성강변의 1만여 평 규모 코스모스 꽃밭에서 9월22~24일 오후 7시~밤10시 코스모스 음악회가 펼쳐진다. 24일에는 꽃밭 바로 옆에서 장사씨름대회도 열린다. 문의 곡성군 문화관광과 (061)360-8223
친구야 불판 들고 나와라~ 밖에서 굽자
  • 친구야 불판 들고 나와라~ 밖에서 굽자
  • [조선일보 제공] ▲ 사진 왼쪽부터 용두동 `주꾸미골목`, 마포 `갈매기 골목`, 왕십리 `곱창골목`가을은 ‘독서의 계절’? 음식 좋아하는 이들에겐 ‘구워 먹는 계절’이다. 하늘은 높고 바람은 선선하다. 덥지도 춥지도 않아서, 바깥에 불판 놓고 고기나 해물을 구워먹고 볶아먹기 딱 알맞다. 싸고 맛있는 서울 시내 구이·볶음골목 3곳을 소개한다. 마포 '갈매기골목' 갈매기살?새가 아니라 돼지고기 입니다 지하철 공덕역 8번 출구를 나오면 오른쪽으로 골목 어귀가 보인다. 해 질 무렵,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좁고 낡은 골목은 드럼통 테이블로 가득 찬다. 테이블에 둘러앉은 손님은 대부분 직장인. 회사 동료들과 잘 구운 돼지 갈매기살에 소주 마시는 모습이 풀어헤친 넥타이처럼 편안하다. 서울 마포 ‘갈매기골목’이다. 과거 용산선(線)이 지나던, 서울 마포구 공덕동과 도화동이 만나는 경계선상에 있다. 1978년 ‘부산갈매기’(02-718-5462)를 시작으로 ‘정대포’(02-713-0710), ‘마포갈매기’(02-712-0655), ‘장수갈매기’(02-716-6070) 등 갈매기살을 주로 내는 고깃집 네 곳이 모여 골목을 이뤘다. 이 골목 대표메뉴인 갈매기살은 돼지의 횡격막과 간 사이에 있는 근육질 힘살이다. 하늘을 나는 갈매기와는 아무 상관 없다. 횡격막은 흉강과 복강을 나눈다 하여 ‘가로막’이라 한다. 이 ‘가로막살’이 ‘가로매기살’로, ‘가로매기살’이 다시 ‘갈매기살’로 변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기를 주문하면 미역냉국, 소금기름, 파채, 상추, 깻잎, 마늘, 쌈장 등이 나온다. 시뻘겋게 달궈진 숯 위로 불판을 얹으면 준비 끝이다. 소금과 후추, 기름으로 가볍게 양념한 갈매기살은 쫄깃쫄깃 폭신하고 느끼하지 않다. 스테인레스 밥공기 가득 담겨 나오는 신김치를 함께 구워 먹으면 더 맛있다. 갈매기살 1인분 8000원. 달착지근하게 양념한 ‘돼지갈비’(7000원), 목살에 굵은 소금을 듬성듬성 뿌린 ‘소금구이’(7000원), ‘삼겹살’(7000원)도 싸고 푸짐하다. 어떤 고기나 최소 2인분은 시켜야 눈치 주지 않는다. 식사는 ‘공기밥’(1000원) 뿐이라 아쉽다. 정대포는 ‘리치골드’로도 알려졌다. 고기를 먹고 있으면 종업원이 노란 양은주전자를 들고온다. 주전자에 담긴 달걀물을 불판 가장자리 오목한 부분에 부어준다. 손님들은 여기에 파채, 김치 등을 더해 ‘달걀찜’을 만들어 먹는다. 달걀찜으로 노란 테두리 두른 불판이 피자점 ‘리치골드 피자’와 비슷하다. 공짜 서비스라 더 기분좋다. 용두동 '주꾸미골목' 주꾸미를 매운 카레에 찍어 먹는다고? 서울 용두동 농협 뒤 '주꾸미골목'은 역사가 길지 않다. 먹자골목으로 형성된 지 3~4년 정도. 골목 어귀 '나정순할매쭈꾸미(호남집)' (02-928-0231)가 원조 격이다. 사장은 "문을 연 지 40년쯤 됐는데. 우리 집이 잘 되자 주꾸미집들이 옆에 생겨났다"고 했다. 이 골목에 있는 주꾸미집 7곳 모두 성업 중이지만, 역시 나정순할매쭈꾸미가 가장 손님이 많다. 저녁이면 가게 앞에서 10여명씩 테이블이 나기를 기다린다. 1등 자리를 노리며 애쓰는 야심찬 2등은 어디나 있다. 나정순할매쭈꾸미 바로 옆 '용두동쭈꾸미'(02-925-3127)가 그런 2등 같다. 이 집에서는 주꾸미를 주문하면 특이하게도 카레가 함께 나온다. 이 식당 방은이 사장은 "카레에 주꾸미를 찍어 먹어보라"고 권했다. 시뻘겋게 볶아 그렇잖아도 매운 주꾸미를 매운 카레에 또 찍어먹는다? 속는 셈치고 따랐다. 희한하게도 덜 맵고 부드러웠다. "매울 때 매운걸 먹으면 덜 맵잖아요. 주꾸미가 매워서 못 먹는 분들을 위해 개발했어요. 해물 육수에 카레를풀었어요. 하얀건 순두부인데요. 카레와 의외로 잘 어울려요." 이집에는 '달?찜'(3000원)도 있다. 매운 카레가 주꾸미 매운맛을 상쇄하는 '이열치열' 효과를 낸다면, 부드러운 달걀찜은 주꾸미 매운맛을 중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주꾸미'1인분 (1만원)은 550g쯤으로, 어느 집이나 비슷하다. 2인분이 기본이다. 주꾸미를 포장해 가는 손님도 많은데, 1인분 1만원으로 가격은 같지만 양은 약 1kg으로 휠씬 많다. 포장은 1인분도 가능하다. 주꾸미는 약한 불에 살짝 볶아야 질기지 않다. 국물에 '떡사리'나 '국수사리'(각2000원)를 넣어 먹기도 한다. 식사로는 '볶음밥' (1000원)을 많이들 시킨다. 왕십리 '곱창골목' 연탄불 위 곱창, 고소한 연기에 입맛 도네~ &nbsp;황학동사거리에서 왕십리쪼긍로 뻗은 마장로는 저녁이면 연기에 휩싸인다. 돼지 또는 소 곱창에서 배어나온 기름이 연탄불에 떨이지면서 뿜어나오는 고소한 연기다. 여기에 매콤달콤한 양념 냄새까지 섞여 지나가는 손님들을 불러들이고 테이블에 붙들어 앉힌다. 왕십리 곱창골목은 한때 공구가ㄱ게들로 가득했다고 한다. 그러다 20여년 전부터 동대문 근처 곱창가게들이 하나 둘 이사해 이제는 공구보다 곱창으로 더 유명한 골목이 됐다. 이 골목의 주력 메뉴는 '돼지양념곱창'(9000원)이다. 돼지 곱창을 연탄불에 초벌구이하게나 물에 삶은 뒤, 한입 크기로 잘게 잘라 준비해둔다. 주문이 들어오면 양념장에 버무려 연탄불에다시 볶아 뜨거운 불판에 담아 손님상에 낸다. '소곱창'(1만5000원)도 있지만, "구색 갖추기"(거북곱창' 이경숙 사장)라고 한다. 돼지양념곱창은 어느 곱창집이나 쫄깃하면서도 매콤달콤한 맛이 기본이나, 가게마다 나믈의 노하우를 더해 개성을 살린다. '거북곱창'(02-2231-6567)은 양념이 매콤한 맛보다 닷맛이 강한 편이다. 여기에 새콤한 맛이 더해져 자칫 느끼한 곱창을 상큼하게 끌어올린다. '중앙곱창'(02-2291-7353)은 처음에는 달착지근하다가,씹을수록 매운맛이 여운처럼 남는다. 식사로는 '공기밥'(1000원)도 있지만 '볶음밥'(2000원)을 더 많이 주문한다. 2인분 이상 주문해야 한다. 대부분 가게가 하루 24시간 영업하고,매달 두 번째 화요일 쉰다.
내 두 뺨이 어느덧 발그레…주렁주렁 가을 익는 영주
  • 내 두 뺨이 어느덧 발그레…주렁주렁 가을 익는 영주
  • [조선일보 제공] 중앙고속도로 풍기 나들목에서 빠져 나왔다. 평일 오전 서울을 출발, 3시간 10분쯤 걸렸다. 부석사 방향으로 931번 도로를 타고 달렸다. 부석사까지 20㎞쯤 이어지는 이 길이 일명 ‘사과 드라이브’ 코스다. 아직까지는 사과가 채 익지 않았거나 예쁜 빛깔을 내기 위해 봉지에 싸여있어 정취가 좀 덜하다. 그러나 추석 지나고 10월 중순쯤이면 도로 양편으로 펼쳐진 농원에 빨갛게 익은 사과가 주렁주렁 열려 멋진 사과길이 펼쳐진다. 이 길은 죽 이어진 은행나무로도 유명하다. 물론 지금은 은행나무 잎이 아직 퍼렇고 민들레와 코스모스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부석 사거리~부석사 구간은 최근 폭 1m쯤 길을 넓혔는데, 옮겨 심은 은행나무 잎이 많이 줄어들어 길의 운치가 조금 떨어진 듯 하다. 영주 곳곳에는 사과 농가가 3500여 군데나 된다. 산골짝 깊숙한 곳 농가까지 찾아갈 수 없는 관광객들에게는 영주에 갔다면 반드시 보고와야 할 문화유산인 부석사로 향하는 ‘사과 길’이야 말로 영주 사과를 제일 쉽고 즐겁게 만날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다. 양쪽 도로변 따라 농가에서 직접 재배한 사과를 들고나와 팔고 있다. 지금이 한창 수확기인 홍로와 홍옥이 대부분이고 가격은 품종·크기·상태에 따라 10㎏짜리 한 박스에 4만~8만원까지 다양하다. “길에서 살 땐 ‘속박이’주의하고 파사과는 잘 상하니 많이 사지마” ‘널린 게 사과인데 당연히 싸겠지’ 생각했다가 부르는 가격에 실망하고 말았다. 대부분 시중과 똑같거나 조금 더 비싼 편. 이유를 물었더니 “대량으로 도시에 공급하는 사과가격이 산지보다 훨씬 쌀 수 밖에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과 먹으러 영주까지 갔다면, 서울 등 대도시에서 만나기 힘든 ‘현지 사과’를 맛보고 올 일이다. 한 농장 주인은 “길에서 사과를 살 때는 ‘속박이’(‘속에 품질 떨어지는 사과를 박아 놓았다’는 뜻)도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전하기도 했다. 풍기시내 봉현사거리에 있는 사과직판매장에서는 흠집이 나거나 갈라져 상품성이 없는 ‘파 사과’를 거의 절반가격에 살 수 있다. 파사과도 훼손상태에 따라 B급, C급 등으로 나뉘고 가격도 천차만별. 멍이 많이 들고 못생긴 C급 사과는 20㎏짜리 한 박스를 5000원~1만원이면 살수 있다. 싼 가격에 놀라 한 박스를 사야 하나 두 박스를 사야 하나 고민을 하니 판매상이 “괜히 욕심내지 말라”고 일렀다. 파사과는 금방 상하기 쉽기 때문에 오래 보관할 수 없다는 것. 갈아서 빨리 주스로 만들어 먹으면 좋겠다. 영주서 맛보는 별별 사과 여름에 먹는 녹색 사과는 아오리, 겨울 철 내내 베란다에 두고 먹을 수 있는 것은 부사.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 재배되는 사과는 1000종이 넘는다. 가격과 맛에서 더 경쟁력 있는 사과를 길러내기 위해 기존 사과의 장점을 교배시켜 개발한 결과다. 그러나 대부분 수확량이 적어 도시의 마트까지는 공급되지 않는다. 영주에 가면 여러 종류의 사과를 맛볼 수 있다. 사과는 수확하는 시기에 따라서 조생(早生: 8월 10일~8월 30일), 중생(中生: 9월 1일~10월 10일), 만생(晩生: 10월 10일~11월 20일)종(種)으로 나뉜다. 조생종은 뜨거운 여름에도 맛 볼 수 있는 유일한 사과, 아오리가 대표적이고, 지금 한창 출하 중인 중생종으로는 홍로, 양광, 홍월, 시나노 스위트 등이 있다. 추석 이후 등장하는 부사가 만생종의 대표주자. 다음은 영주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사과품종이다. 홍로 흔히 볼 수 있는 보편적인 사과다. 당도는 높지만 산이 별로 없어 새콤한 맛이 덜하다. 육질이 단단해서 사각사각 씹히는 맛이 있고 과즙은 적다. 꼭지 주위가 울퉁불퉁한 것이 특징. 큼직하고 모양도 예뻐서 추석 차례상에 많이 올린다. 시나노 스위트 일본에서 개발돼 우리나라에 2년 전 들어온 신품종. 단맛에 신맛이 적당히 가미돼 가장 맛있는 사과로 꼽힌다. 씹자마자 “맛있다!”는 탄성이 나올 정도. 하지만 영주 지역 전체 수확량의 3~4%만 차지할 정도로 재배 물량이 적다. 홍옥 일명 ‘비타민 C’ 사과라고 불릴 정도로 새콤새콤한 맛이 특징이다. 신맛으로 시작해 씹을 수록 단맛이 우러난다. 영주 농가에선 “비타민을 많이 먹어야 하는 임산부에게 좋다”고 살짝 귀띔 해줬다. 추광 푸석하고 달기만 한 맛에 ‘어라?’ 조금 실망했다. 듣고 보니 사과 중에 맛이 떨어지는 종류라고. 단맛과 신맛이 적당해야 맛있는데 달기만 해서 깊은 맛이 없고 밍밍하다. 위아래가 약간 납작하고 줄무늬가 군데군데 보여 구분하기도 쉽다. 가격도 홍로나 홍옥에 비해 조금 저렴한 편. 아오리 7월 중순이면 등장하는 녹색사과다. 하지만 웬걸, 농부들이 불그스름한 사과를 ‘아오리’라고 불렀다. “아오리가 원래 녹색인줄 알면 착각”이라는 설명. 실제로는 8월 말이면 제대로 익어 붉은 색이 된다. 그렇다면 녹색사과의 정체는? 하루라도 빨리 사과를 먹고 싶어하는 ‘급한’ 사람들의 욕구 때문에 채 익지도 않고 시장에 나오게 된 것이다. 아오리를 많이 먹으면 배가 아프다는 사람이 있는 것도 그 때문. 새콤달콤하고 과즙이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하다. 익으면 맛이 훨씬 좋다고 하니 내년엔 붉게 변신할 때까지 기다려 보는 것은 어떨지. 알프스 오토메 조그맣고 빨갛게 생겨서 ‘자두일까?’ 했더니 사과란다. 최근 개발된 신품종이라 아직 재배하는 농가가 적다. 아직까지는 관상용이나 홍보용. 한 입에 쏙 들어가 최근엔 술안주로도 인기라고 한다. 구하기 힘든 만큼 가격도 15㎏ 한 박스에 15만~20만원 정도로 비싼 편. 부사 ‘부사를 능가하는 사과는 없다’고 할 만큼 가장 오랫동안 인기를 끌고 있는 품종. 단맛과 신맛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한국 사람 입맛에 가장 맞는 사과다. 저장 기간도 길어 냉장 보관만 잘 한다면 다음해 7월 달까지 두고두고 먹을 수 있다 채향 아오리 교배종으로 ‘아오리9호’라고도 불린다. 생긴 것도 아오리와 꼭 닮았다. 하지만 신맛이 워낙 강해서 소비자로부터 호응이 없어 재배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 조생인 아오리철이 끝난 후에, 중생인 홍로가 나오기 전에 맛볼 수 있다. 히로사키 일본 히로사키 현에서 개발된 종류로 부사와 맛이 비슷하다. 부사보다 조금 빠른, 9월 중순에 수확된다. &nbsp;&nbsp;사과 더 맛있게 즐기기 트로피컬 드라이 푸르트 재료: 레몬시럽(레몬주스 1컵, 설탕 1컵, 물1/2컵), 과일(사과·배·키위·오렌지·자몽·자두·복숭아 등. 수분 많은 수박은 제외) ① 과일을 얇게 자른다. 두꺼울 수록 건조 시간이 길어지고 맛도 떨어진다. ② 냄비에 레몬주스와 물, 설탕(냄비 중간에)을 넣는다. 설탕이 완전히 녹을 때 까지 약한 불에 끓여 레몬 시럽을 만든다. 과일을 레몬 시럽에 잠시 담근다. ③ 전자레인지 유리판에 과일 슬라이스를 올리고 4~5분 정도 돌린다. 집집마다 레인지 성능이 다르고 과일마다 건조시간이 다르므로 레인지 안을 들여다 보고 있어야 과일이 순간적으로 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사과 따러 가자 사과따기 체험농가 ● 영주 농가에서 사과 따기 체험을 할 수 있다. 한 농가당 매년 2000~5000명씩 찾을 정도로 인기다. 농가별로 보유한 사과품종도 가지가지. 딴 무게만큼 값을 치르면 된다. 가격은 1㎏에 5000~8000원 선. 수확시기별로 따거나 구입할 수 있는 품종이 정해져 있으니 미리 전화로 문의하고 가자. 농가별로 체험비를 따로 받는 경우도 있다. ● 영주 사과를 주문해 먹을 수도 있다. 품종·크기·상태 별로 사과 가격도 다양하니 자세히 알아보고 주문하는 것이 좋다. 다음은 사과 따기 체험을 진행하는 영주 농가들과 구입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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