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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신한 흙길에서 만난 봄… 순천 향매실마을
  • 푹신한 흙길에서 만난 봄… 순천 향매실마을
  • [조선일보 제공] 광양만에서 멀리 떨어진 순천은 내륙이라 매화가 광양보다 10~15일 정도 늦게 핀다.  ▲ 백운산 한옥 ""양우당"" 순천시 월등면은 복사꽃으로 가장 유명하지만 청매실 농원 세 배 규모의 넓고 아름다운 매화촌(村) 계월(桂月)마을이 있다는 사실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농가에서 저마다 매화나무를 재배해 조직적인 마케팅이 쉽지 않았던 탓이다. 지난해 ‘향매실’이라는 새 브랜드를 출범시킨 마을 주민들이 본격적인 ‘계월 매화 홍보’에 나서 조심스레 세상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상업화가 덜 돼 있고, 아직 푹신한 흙 길이 그대로 남아있어 걷기에 좋다는 것이 장점이다. 김종백 이장을 필두로 마을에 대한 애정이 유별난, 인심 좋은 주민들의 환대도 때묻지 않은 매화마을의 ‘특산품’이다. 3월 24일 ‘제2회 순천 향매실마을 매화잔치’가 이 마을서 열린다. 매실차 시음회, 매화 꽃차 만들기 체험, 매화 사진 공모전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될 예정이다. 월등면의 복사꽃은 매화가 지고 난 직후인 5월 초쯤 핀다. ●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서순천IC-17번 국도(구례 방면)를 타고 가다가 송치터널 지나 1.5㎞ 지점서 우회전(터널 지나 오른쪽으로 두 번째 길로 ‘계월마을’ 표지판 있음) ● 문의 순천계월향매실 영농조합법인 김선일씨 011-648-8751 ▒ 광양·벌교 먹거리 ▒ 매화 먹인 건강한우 불고기- 광양 ‘매실한우’ ‘광양 불고기’의 특징은 입에서 녹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얇게 썬 쇠고기와, 이를 굽는 참숯이다. ‘매실한우’는 직접 운영하는 농장서 기르는 한우로 불고기를 만든다. 매실이 많이 나는 고장인 만큼 소에게도 매실 찌꺼기로 만든 사료를 먹인다. 잔병치레를 거의 하지 않아 항생제를 쓸 필요가 없는 ‘깨끗한’ 한우라는 설명이다. 내기 직전 양념을 얹어 고기가 싱싱하고 살짝 밴 참숯 향이 코끝에 감돈다. 1인분 1만6000원(1인분도 가능). 돌솥 생고기 비빔밥은 8000원, 매실 냉면 6000원. (061)762-9178 짭짤 쫄깃한 바다의 맛- 벌교 ‘외서댁 꼬막나라’ 전국 꼬막 생산량의 65%를 차지하는 전남 보성 벌교에는 꼬막집이 몰려 있다. 그 중 ‘외서댁 꼬막나라’는 싱싱한 꼬막을 잡아 값싸고 푸짐하게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메뉴는 단 하나, 1인분에 1만원 하는 ‘꼬막 정식’(1인분도 가능)이다. 껍질째 삶에 내는 통꼬막에 이어 꼬막전, 꼬막탕, 꼬막 회무침, 양념꼬막이 차례로 나오고 회무침과 비벼 먹을 수 있는 나물, 된장국, 공기밥까지 준다. 바로 잡아 데쳐 내기 때문에 바닷물이 덜 빠져 서울서 먹는 꼬막보다는 짭짤한 편이다. 꼬막은 초가을부터 늦봄까지(10~4월) 먹을 수 있다. (061)858-3330
붉디 붉음이 黑보다 짙구나… 구례 화엄사 ‘흑매화’
  • 붉디 붉음이 黑보다 짙구나… 구례 화엄사 ‘흑매화’
  • [조선일보 제공] 구례 화엄사(華嚴寺) 각황전과 나한전 사이 좁은 틈새에 마르고 뒤틀린 매화나무 한 그루가 서있다. 600년도 전에 심어졌다고 전해지는 늙은 매화나무다. 힘 넘치는 젊은 매화나무보다 꽃 피우는 시기가 처진다. 하지만 뒤늦게 터져나오는 꽃은 어떤 매화보다 붉다. 붉다 못해 검붉다. 사람들은 ‘흑(黑)매화’라 부른다. 단청을 입히지 않은 각황전 서까래를 장엄한 진홍색으로 물들인다. 지난 2일 찾았을 때 흑매화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빨간 꽃망울이 이제라도 터질 듯 숨 고르기를 하는 모습이었다. 3월 중순이면 흑매의 원숙미를 감상할 수 있을 듯 하다. 이 흑매화 말고도 화엄사는 봄이면 홍매화가 곱기로 이름 났다. 천왕문을 들어서면 보제루가 나타난다. 보제루로 올라가는 계단 오른쪽에 50살쯤된 매화나무가 홍매화를 한창 피우는 중이다. 홍매화 중에서 드문 홑꽃잎 홍매화다. 보제루 지붕을 보수공사 중이라 당분간은 나무에 다가가 매화향을 맡지 못해 아쉽다. ▲ 붉다 못해 검다 - 화엄사 흑매화 / Tagstory에 올라온 동영상 ▒ 구례 먹거리 베스트 4 ▒ 연하고 향긋한 햇나물_백화회관 취나물과 미나리, 두릅에서 봄 냄새가 난다. 더덕구이, 가죽, 두릅, 도토리묵, 고사리, 토란 등 지리산의 맛을 한상에 올린 느낌이다. ‘산나물한정식’ 보통(8000원)만 시키면 30여 가지 반찬으로 그야말로 상다리가 부러질 지경. 특(1만5000원)은 여기에 표고버섯, 불고기(또는 육회), 더덕구이, 생선구이, 게장, 달걀찜 등이 추가된다. 곰삭은 전어창자젓이 진짜 별미다. 2인 이상이라야 밥상이 나온다. 직접 담그는 더덕주(1만원)가 향이 짙다. ‘토종닭’(3만원), ‘더덕구이’(2만원), ‘불고기’(1만5000원), ‘도토리묵’(1만원)도 맛있다. (061)782-4033 ▲ 양미한옥가든 ""산닭구이"" 지리산자락 뛰놀던 산닭 구이_양미한옥가든 마늘과 후추, 소금만으로 양념해 구울 뿐인데 이렇게 맛있다니. 이 집 ‘산닭구이’(3만5000원)를 먹어보면 맛의 기본은 재료임을 알게된다. 산자락을 뛰놀며 자란 건강한 닭은 육질이 탱탱하다. 가슴살도 퍽퍽하지 않다. 숯으로 구워 맛이 더하다. 식사로 준 닭죽도 맛있다. 닭 국물에 쌀, 녹두, 다진 당근을 넣고 푹 끓인다. 녹두가 구수하다. 반찬은 백화회관이나 초가원 같은 한정식집 수준이 아니다. ‘산채비빔밥’(6000원), ‘닭도리탕’(대 4만원 중 3만5000원), ‘한방백숙’(3만5000원), ‘오골계’(5만원), ‘흙돼지구이’(9000원·3인분 이상), ‘염소불고기’(1만6000원)도 있다. (061)783-7079 ▲ 우리밀전문점 "다슬기수제비" 시원한 다슬기수제비_우리밀전문점 구례에서 ‘대슬기’라 부르는 다슬기 국물에 구례산 밀가루로 만든 반죽을 손으로 떠 넣고 팔팔 끓여낸다. 시원해서 속풀이로 그만이다. 우리밀로 만든 수제비는 일반 밀가루처럼 매끄럽고 찰진 맛은 덜하지만, 거친 밀 향이 더 짙은 편. ‘다슬기수제비’ 5000원. ‘칼국수’(4000원)도 우리밀로 만든다. 마산면 향토특산물판매장에 있다. 쌍산재에서 가깝고 화엄사와도 멀지 않은 편이다. (061)781-5700 ▲ 초가원 ""연잎대통밥사찰음식""연잎대통밥사찰음식_초가원 굵은 대나무에 찹쌀과 밤, 대추, 은행, 연잎, 연분을 넣고 한지로 봉해 압력솥에 1시간 찐다.  밥에 밴 대나무향이 그윽하다.  갓 지어 따끈한 밥을 내준다면 더 좋았을 뻔 했다. 대통밥에 고기를 뺀 각종 나물과 산채가 곁들여진 ‘연잎대통밥사찰음식’(1만2000원·2인분부터 주문 가능)이 대표 메뉴.  ‘섬진강재첩국’(7000원), ‘돌솥비빔밥’(7000원)도 있다. 직접 담그는 ‘솔잎주’(5000원)가 은근히 취한다.  천은사 가는 길에 있다.  (061)781-2222 ▲ 구례 봄 별미 베스트4 / Tagstory에 올라온 동영상
거제의 봄마중 ''해안 드라이브''
  • 거제의 봄마중 ''해안 드라이브''
  • ▲ 연인들이 많이 찾는 도장포의 바람의 언덕. 겨울을 보낸 마른 풀들이 서걱서걱 바람을 그려내고 있다.[한국일보 제공] 동백은 꽃의 붉은색으로 화려하지만 잎의 빛으로도 찬란하다. 두툼한 진초록 잎이 튕겨내는 봄빛이 지금 거제의 해안도로 위에 난반사되고 있다. 거제도는 조선업의 호황으로 IMF의 한파도 비켜갔던 부(富)의 섬이다. 거제의 봄은 그래서 더욱 풍요롭다. 제주 다음으로 큰 섬인 거제도는 굴곡이 심해 해안선의 길이(387km)는 제주(263km) 보다 길다. 그 굴곡진 해안선이 거제 관광의 핵심이다. 내해를 끼고있는 섬의 북쪽과 서쪽은 양식장이 지천이라 볼거리가 약하고, 장승포에서 저구에 이르는 외해와 만나는 남동쪽 해안이 절경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역이기도 하다. 14번 국도를 타고 떠나는 해안 드라이브의 묘미는 장승포에서 본격화한다. 큰 도로를 벗어나 잠시 장승포와 내포를 잇는 해안도로에 올라탄다. 길이 언덕 위로 높이 올라가면 바다는 더 크게 드러나고, 이를 보는 눈망울은 함께 커진다. 다시 장승포에서 14번 국도를 타고 남으로 달리는 길. 지세포를 지나 와현, 구조라를 향하면서 탄성이 연달아 터지기 시작한다. 말굽 모양으로 감싸인 와현의 바다는 마냥 아늑하다. 인적 없는 조용한 와현해수욕장에 서면 수묵화를 그려놓은 듯 바다 끝에 해금강의 고운 모습이 드러난다. 와현을 지나 바로 나타나는 구조라해수욕장은 백사장 앞에 떠 있는 윤돌도가 있어 외롭지 않다. 윤돌도는 동백나무와 후박나무가 뒤덮인 사철 푸른 섬이다. 마치 고둥을 엎어놓은 듯한 이 섬은 간조 때가 되면 거제 본섬과 연결된다. 제법 포실해진 볕을 받은 섬은 더욱 윤기 있게 빛이 난다. 학동몽돌해수욕장은 거제를 대표하는 해수욕장. 멀리서 보면 검은 주단 같은 1.2km 정도의 몽돌해변이 펼쳐져 있다. 수많은 몽돌 중 어느 한 돌멩이도 모난 게 없다. 파도의 모진 뭇매에 닳고 닳은 돌멩이들. 이들 돌로 물 수제비를 뜨면 바다의 표면을 잘도 튕겨 달아난다. 몽돌의 파도 소리는 여느 백사장의 소리와 달리 깊고 찰지다. 학동몽돌해수욕장을 지나 남쪽으로 조금만 달리면 팔색조가 깃든다는 학동동백나무 군락지다. 차창 너머로 보이는 동백숲은 빨간 꽃들로 화려하지만 이 숲에는 쉽게 들어갈 수가 없다. 자연휴식년제로 지정돼 일단 2015년까지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해금강, 함목몽돌해수욕장, 도장포가 잇달아 있는 갈곶은 경승 집합소. 함목몽돌해수욕장은 학동해수욕장 보다 규모는 작지만 주변 풍경 만큼은 한 수 위다. 도장포 선착장 위의 잔디로 덮인 민둥산이 ‘바람의 언덕’. 바다로 비죽 튀어나온 언덕은 제주의 오름을 닮았다. 뻥 뚫린 시야로 몸과 눈이 시원해지는 곳이다. 이름 만큼이나 바람이 세다. 언덕에 잘 어울리는 벤치는, 그 벤치에 또 잘 어울리는 연인들이 점거하고 있다. 옆에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이보다 낭만적일 수 없겠지만, 혼자라면 더욱 가슴을 서늘케 하는 풍경이다. 바람의 언덕 옆 신선대는 눈맛이 더욱 뛰어나다. 다포도와 대소병대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해금강은 갈곶의 끝에 있는 섬. 진시황의 불로장생초를 캐러 온 서불이 이곳에 반해 돌아가지 않고 머물렀다는 전설이 있다. 여유가 있으면 해금강 마을이나, 도장포 등에서 유람선을 타고 해금강의 십자동굴, 사자바위, 일월봉 등 절경을 즐겨도 좋다 다대 다포를 지나 여차에 이르면 거제 해안 절경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진다. 거제를 잘 아는 사람들은 “여차 하면 여차에 머문다”고 한다. 기다란 몽돌해변이 펼쳐진 여차는 거제의 남쪽 끝 마을. 조용하고 아늑한 바다 풍경이 길손을 불러들인다. 여차에서 홍포로 넘어가는 4km 되지않는 비포장도로가 절경중의 절경이다. SUV가 아니면 차체의 밑바닥을 다 긁어놓을 험한 비포장 길이지만, 길 바로 옆 벼랑 아래가 보여주는 모습은 천상의 풍경이다. 시퍼런 바다 위에 떠있는 수많은 섬들. 대소병대도와 함께 매물도와 소매물도 어유도 가왕도 등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이 길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해질녘이다. 섬들로 이룬 바다는 황금빛으로 물들어 몽환적이다. 멀리 해금강이 실루엣으로 보이는 와현해수욕장에서 한 강태공이 포실해진 봄볕을 받으며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 여차에서 홍포로 가는 벼랑 길에서 만난 낙조. / 도다리쑥국. ▲ 멀리 해금강이 실루엣으로 보이는 와현해수욕장에서 한 강태공이 포실해진 봄볕을 받으며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 여차에서 홍포로 가는 벼랑 길에서 만난 낙조. / 도다리쑥국.▲ 도다리쑥국으로 봄을 마신다 거제도의 겨울 별미가 물메기와 생대구였다면 봄에는 도다리다. 예부터 가을 전어, 봄 도다리라 했다. 봄을 대표하는 어종이 도다리. 남녘에서는 초봄 도다리쑥국으로 봄기운을 충전한다. 쌀뜨물에 된장을 풀고 싱싱한 도다리와 갓 뜯은 쑥을 넣어 끓여낸다. 겨울 땅을 비집고 처음 나오는 쑥은 산삼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야들야들한 도다리의 하얀 살과 쑥냄새 그윽한 시원한 국물이 입맛을 돋우고, 뱃속에 뜨뜻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거제 사람들은 도다리쑥국을 맛 보러 가조도 앞 성포로 자주 간다. 그곳의 평화횟집(055-632- 5124) 등 많은 횟집들이 제철 음식인 도다리쑥국을 내놓는다. 1인분 1만 원. 거제시청 인근의 멍게비빔밥을 하는 백만석(055-637-6660)과 장승포항의 해물뚝배기를 하는 항만식당(055-682-3416)도 유명하다.
순하고 은은한 풋마늘의 재발견 "자꾸만 손이 가네"
  • 순하고 은은한 풋마늘의 재발견 "자꾸만 손이 가네"
  • [한국일보 제공] 봄. 아직 봄이 왔다고 하기엔 겨울에 아쉬움과 미안함이 살짝 남는 계절이다. 하지만 봄맞이에 벌써 마음이 설레는 것은 비단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 풋마늘(마늘대)을 곁들인 삼겹살. * 요리ㆍ스타일링 김노다ㆍ김상영항상 이맘 때면 모든 잡지사가 이른 봄을 맞이하는 3월호 준비를 끝내고, 벌써 4월을 향해 달려갈 때이다. 나 역시 항상 한 달 주기로 마감을 하면서 새롭게 4월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끝내고 있을 무렵이기도 하다. 매번 드는 생각이지만, 역시 봄나물을 이용한 나물 무침에서부터 새로운 요리까지 2월의 주인공은 봄나물이라는 것을 잊을 수가 없다. 물론 조금 발 빠른 잡지에서는 1월에 2월호 준비를 하면서 봄나물을 많이 찍기도 하지만. 3년 전 요맘때였을 것이다. 한 주간잡지의 팀장이 전화를 했다. “상영씨~ . 우리 여행갈까?” 그녀가 여행을 가자는 것은 어디 멀~리 나가서 촬영이 있으니 마음 단단히 먹고 있으라는 예고와 같은 것이다. 주간잡지의 특성상 요리 페이지가 많지는 않으나, 간혹 이렇게 야외로 나가 만들어 먹는 요리법에 관한 기사거리가 생기면 어김없이 나에게 전화를 주시는 감사한 그녀였다. 몇 번의 야외촬영을 통해 난 그녀의 예리하고 카리스마 있는 생김새와 달리, 털털한 성격에 팀장임에도 불구하고 촬영장에 분위기를 띄우는 것을 보고선 ‘참 멋진 여자’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런 그녀의 부탁인지 명령인지 모르는 말을 듣고 난 지체 없이 “가겠노라”고 했다. 촬영 당일 아침 우리는 강원도 펜션으로 댓바람에 달려 갔다. 오랜만에 이렇게 멀리 촬영을 나왔으니 바람이라도 쐬겠다는 마음이 앞섰던 것 같다. 도착하자마자 촬영준비에 들어갔다. 오만가지 짐을 다 싸서 차에 가득 실었으니 이제 그 오만가지 짐을 푸는 일부터 해야 했다. 짐을 풀고, 일을 하다 보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보람찬 하루 일을 마감하고 다시 짐을 싸서 올라간다면, 이게 무슨 여행 차 내려온 촬영이겠는가. ▲ 완연한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봄에 어울리는 음식을 만들어본다. 봄나들이에서 반찬을 늘어놓지 않고도 간단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멸치 쪽파 비빔밥. 요리ㆍ스타일링 김노다ㆍ김상영본격적인 우리들만에 여행 파티는 이제부터다. 촬영차 들고 온 온갖 재료와 함께 노다씨의 즉석요리에서부터 야외 별미인 삼겹살 통구이까지 촬영팀들을 위한 일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날 노다씨의 아이디어 요리는 적당한 크기의 멸치를 쪽파와 함께 양념한 비빔밥. 야외에서 고기를 굽다 보면 야채와 깻잎 외에 다른 반찬들을 주루룩 놓고 먹기 불편한데 이를 배려한 베스트 아이디어 요리였다. 여기에 상추며 깻잎, 고추, 그리고 불에 올릴 감자 고구마까지 준비해와 맛있는 저녁을 거의 다 완성해 가고 있을 무렵이었다. 팀장님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고, 숟가락 하나 더 준비해 달라는 부탁이 이어졌다. 알고 보니 촬영팀 부장님께서 오신다는 것. 고기가 벌써 다 익어가고 있어 많이 늦으시면 안 된다는 내 이야기에 팀장님은 그 분께 연신 전화를 하며 빨리 오시라고 재촉하셨다. 먼저 먹고 있으라는 말에 죄송하지만 살짝 멸치 비빔밤을 먹으며 고기 조금에 술 한 잔씩 기울이고 있었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뒤늦게 오신 부장님을 위해 또다시 노다씨의 즉석요리가 들어갈려는 찰나, 부장님이 오는 길에 마늘대라는 것을 사오셨다며 고기와 함께 먹으면 맛있다고 노다씨에게 건네주었다. 길쭉한 것이 눌러 놓은 파같이 생겼다고 해야 하나? 외국에 나갔을 때 본 파(leek)가 꼭 이렇게 생겼었다. 역시, 노다씨는 눈을 반짝거리며 “이것으로 뭔가 요리를 해야겠다”고 했다. 그러자 부장님께서 만류하시면서 이건 요리를 해서 먹는 것 보다 그냥 고기와 함께 쌈장에 찍어먹는 것이 제 맛이라 하셨다. 사실 나도 마늘대를 처음 봤고, 말은 안 해도 노다씨 역시 처음 접하는 기색이었다.(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20~30년 전 맥주집에서 야채 모둠안주를 시키면 빠지지 않는 품목이었다고 한다.) 어쨌든 우리는 유경험자의 말을 존중해 마늘대를 테이블 옆쪽으로 놓고 다시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처음에 나는 선뜻 새로운 재료에 손이 가지 않다가 다들 맛있다고 말하는 터에 그냥 한 개만 먹어보리라는 마음으로 입으로 가져갔다. ‘오호라, 이런 맛이었군.’ 마치 원추리를 씹는 듯한 질감인데 입안에서 퍼지는 은은한 마늘향. 씹으면 씹을수록 짙게 발하는 이 향은 강하지 않으면서 깊게 남아있는 것이 중독성이 있었다. 생마늘을 먹을 때 입에서 자극적으로 퍼지는 알싸한 맛과 향보다 순하디 순하면서 마지막에 남겨지는 깊은 여운은 자꾸자꾸 손이 가게 만들었다. 푸하! 이렇게 맛난 것을 이제야 먹어보다니. 사실 요리 전문가라고 해서 모든 재료를 다 아는 것은 아니다. 그냥 남들보다 더 요리를 자주 하고 자주 접하면서 남들보다 다룰 수 있는 재료들이 늘어간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까. 이렇게 새롭게 접한 재료를 또 하나 알아가고 새로운 맛을 알아간다는 것은 이 직업의 묘한 매력이다. 노다씨와 나는 며칠 뒤 마늘대를 사가지고 와서 우리 부부를 위한 삼겹살 파티를 준비했다. 주 재료는 삼겹살과 마늘대, 그리고 마늘. 사실 마늘대를 사러 가보니 ‘풋마늘’이라 많이 쓰여 있었다. 풋마늘이면 어떻고 마늘대면 어떠랴. 지방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른가 보다. 한 아름 사온 마늘대를 구워도 보고 겉절이처럼 양념도 해 보았지만, 원재료의 맛을 반감시키기만 했다. 결국, 노다씨와 내가 낸 아이디어는 삼겹살을 쌈장 양념에 재운 뒤 구워서 접시에 올리고, 서양식으로 한쪽에 마늘대를 푸짐히 올려 구운마늘을 뿌려내자는 것. 거기에 더하여 그 날 먹었던 멸치 비빔밥을 같이 한다면 손쉬우면서도 산뜻한 상차림이 될 것 같았다. 역시 대성공. 새로움은 또 다른 새로움을 동반하는 것 같다. 그 한 번의 경험으로 또 새로운 우리 부부만에 요리가 탄생했다. 봄나물이라 함은 겨울 내내 케케묵었던 우리 입맛을 돋구어주는 요리임에는 틀림없다. 더불어, 늘 하던 조리 방식대로가 아니라 약간의 생각 전환은 기분까지 상쾌하게 하는 것 같다. 봄의 여러 어원 중 ‘새롭게 깨어난 세상의 활기찬 움직임을 본다’라는 것이 있다. 봄을 맞이하며 새롭게 태어난 우리 부부의 요리가 자칫 춘곤증과 식곤증으로 이어지는 이 때, 입 안에 활기찬 기운을 불어 넣어 여러분의 몸 구석구석까지 보내주길 바란다. 멸치쪽파비빔밥 재료:멸치150g, 쪽파100g, 검은깨 1작은술, 치커리50g, 현미밥1공기(210g) 멸치 양념:고추장 1큰술, 물엿 3큰술, 깨소금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다진 대파 1큰술, 설탕 1큰술 * 밑재료 준비하기 쪽파는 먹기 좋게 4cm 길이로 잘라 놓고, 치커리는 깨끗이 씻어 2x2cm 로 사각썰기 해놓는다. * 멸치 양념하기 멸치는 내장을 제거해 놓는다. 볼에 양념을 넣고 잘 섞은 후 멸치와 쪽파를 넣고 고루 버무린다. * 비빔밥 완성하기 그릇에 밥을 소담히 올린 후 치커리를 올리고 그 위에 멸치 양념을 소복하게 쌓아준다. 마늘대 곁들인 삼겹살구이 재료:냉장삼겹살 1근(600g), 깐마늘 6~8개, 마늘대(풋마늘) 2~3줄기 돼지고기 양념 소스:쌈장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대파 2큰술, 깨소금 1작은술, 설탕 1큰술, 정종 1큰술, 맛술 2큰술 * 돼지고기 양념해 재우기 볼에 양념 소스 재료를 넣고 잘 섞은 후 삼겹살을 넣고 상온에서 약 15분간 재워 숙성시킨다. * 구운 마늘 만들기 깐마늘은 얇게 저민 후 팬에 기름을 두르고 노릇하게 구워내다. * 마늘대 손질하기 마늘대는 깨끗이 정리해 물에 충분히 씻은 후 5cm 길이로 잘라 준비한다. * 고기 구워 접시에 담기 숙성 시킨 삼겹살을 팬에 올리고 저온에서 구워낸다. 구워낸 삼겹살을 그릇에 올리고 고기 옆으로 마늘대를 풍성히 올린 후 구운 마늘을 뿌려낸다. 김상영 푸드스타일리스트
초밥·회·대게를 맘껏… 그 곳에 가고싶다
  • 초밥·회·대게를 맘껏… 그 곳에 가고싶다
  • ▲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합리적인 가격에 해산물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씨푸드 뷔페 레스토랑이 최근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한국일보 제공] 주부 김모(35ㆍ서울 송파구 석촌동)씨는 요즘 해물 요리에 매료돼 있다. 얄팍한 지갑 사정 때문에 평소 엄두내지 못했던 초밥이나 생선회 등을 맘껏 맛볼 수 있는 시푸드 뷔페 레스토랑 나들이가 부쩍 잦아졌다. 김씨는 "호텔 뷔페처럼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도 초밥이나 참치회, 대게 같은 해산물을 배불리 먹을 수 있어서 여고 동창 친목모임 장소로 시푸드 뷔페가 적격"이라고 추천한다. 씨푸드 뷔페 레스토랑이 외식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3월 서울 대치동에 문을 연 '토다이'가 큰 인기를 모은 데 이어 신세계푸드 CJ푸드빌 등 대기업까지 가세하면서 외식업계의 핫 트렌드가 됐다. 씨푸드 뷔페는 2만원 안팎에 해산물을 마음껏 즐길 수 있어 점심때면 주부들의 모임 장소로, 저녁이면 직장인들의 회식 장소로 문턱이 닳을 정도다. 인기 매장의 경우 1,2주 전 예약은 필수이고, 예약을 못하면 1,2시간쯤 기다리는 것도 예사다. 경쟁도 치열해져 토다이가 자리잡은 삼성역 인근은 보노보노 무스쿠스 씨푸드오션 등 '잘 나가는' 해산물 뷔페 4곳이 몰려있다. 해산물 뷔페 붐의 진원지는 '토다이'(www.todai.co.kr)다. 해산물 레스토랑 '바이킹스'를 운영하는 AK그룹이 보다 프리미엄급 체인으로, 전세계 26개 매장이 있는 미국계 초밥ㆍ해산물 뷔페 브랜드를 들여와서 소개했다. 대게 참치 새우 등 회만 11개 종류에, 약 40가지의 롤과 스시, 즉석에서 요리하는 해물 샤브샤브나 석쇠ㆍ철판구이 등 메뉴가 150종에 달한다. 연두부로 만든 두부치즈케이크처럼 독특한 디저트도 인상적이다. 커피 등 음료가 유료지만 평일 점심 1만9,500원, 저녁 2만7,000원, 주말 2만9,000원 선이면 이용할 수 있다. '보노보노'(www.bono-bono.com)는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해산물 뷔페다. 140여 메뉴 중에서 일본 본토의 맛을 살린 초밥을 자랑거리로 내세운다. 일본 초밥전문기업 치요다스시와 기술 제휴해 직원들이 일본에 건너가 초밥의 비밀을 배워오고, 재료도 일본에서 공수해온다. 저녁 때면 통참치를 현장에서 해체해 회로 뜨는 이벤트를 펼친다. 로스트비프, 수타 방식의 사누키면, 전주비빔밥은 해산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인기메뉴다. 현재 1호점 삼성점이 있고, 4월 마포에 2호점을 낸다. 평일 점심 2만3,000원, 평일 저녁과 주말 3만5,000원으로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지난해 10월 목동에 첫 선을 보인 '오션스타'(www.ioceanstar.co.kr)는 닭고기 프랜차이즈 'BBQ'로 유명한 제너시스가 운영하는 씨푸드 점이다. 석 달 만에 공릉과 명동 2곳에 매장을 추가 오픈하는 등 대중적 인지도를 높여가는 중이다. 해산물바에서는 킹크랩 연어 새우 조개 생선회 등의 해산물을 비롯해 초밥과 롤, 샐러드 등 110여 메뉴가 준비된다. 3만~4만원대의 '킹 크랩''안심스테이크와 바다가재'등 일품 메인 메뉴를 주문하면 해산물바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원래 닭고기 프랜차이즈인 만큼 치킨너겟 등 닭고기 메뉴가 많이 포함돼 있다. 평일 점심 2만900원, 저녁 2만5,900원, 주말 2만7,900원. '씨푸드오션'(www.seafoodocean.co.kr)을 운영하는 CJ푸드빌은 대기업 중에서는 제일 먼저 씨푸드 뷔페 시장에 진출했다. 해산물바에서는 연어 새우 문어 등 각종 신선한 해물을 샐러드 초밥 카나페 튀김 회 등 100여가지 메뉴로 제공된다. 3만~4만원대의 일품 해물요리도 30여종에 달한다. 우동이나 샤브샤브 마끼 생과일주스 등은 취향에 맞춰 골라 주문하면 즉석에서 요리해 준다. 일산 마두역점과 서울 강서구 발산역점, 강남구 대치점 등 총 3개 매장이 있다. 평일 점심 1만7,500원, 저녁 2만1,000원, 주말은 점심 저녁 상관없이 2만3,000원이다. '무스쿠스'(www.muscus.co.kr)는 씨푸드 뷔페의 효시나 다름 없다.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30여가지 초밥과 롤이 주력 메뉴이고, 여기에 일식과 양식을 곁들였다. 와인(1만2,000원)과 생맥주(5,000원)도 뷔페식으로 즐길 수 있다. 평일 점심과 저녁이 각각 2만원, 2만6,000원, 주말 점심과 저녁은 각각 2만5,000원, 2만8,000원이다. 2004년 12월 센트럴시티에 첫 점포를 낸 뒤 역삼점 삼성점 잠실점 여의도점 등 5개점을 열어 가장 많은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 씨푸드 레스토랑은 지난해 1조원 규모 패밀리레스토랑 외식시장에서의 점유율이 3.4%에 그치나 2010년에는 7.2%로 커질 전망이다. 무스쿠스 이동희 이사는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육류를 멀리하면 할수록 건강식으로 씨푸드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게소 밥 그만 먹고 싶었는데 고속도로 옆에 이런 맛집이!
  • 휴게소 밥 그만 먹고 싶었는데 고속도로 옆에 이런 맛집이!
  • [조선일보 제공] 고향 오고 가는 길, 고속도로에서 휴게소 밥만 먹으면 재미없다.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20~30분 정도만 차로 달리면 별미를 맛 볼 수 있는 맛집을 소개한다.  ▲ 봄의 맛! 도다리 쑥국.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 금산나들목 금산관광농원(충남 금산군 제원면 저곡리)은 인삼어죽(5000원)을 잘 하는 집이다. 빠가사리와 메기 등 민물고기를 삶은 후 살코기만 체로 걸러낸 다음 육수에 인삼을 넣어 잡내와 비린내를 제거하고 쌀·국수·수제비를 담아 어죽을 끓인다. 고추장과 고춧가루로 얼큰한 맛을 살리고 집 된장으로 구수한 맛을 보탠다. 설 연휴 기간 중 18일 하루만 쉬고 17, 19일에는 영업한다. 금산나들목→제원면 소재지→제원대교 직전 우회전→식당. (041)754-8388 ● 고성나들목 벌써 남해안 지방에 도다리쑥국이 등장했다. 하얀 도다리 살과 초록빛 쑥의 이중주를 혀와 위장으로 감상해보시라. 장원식당(경남 고성군 고성읍 성내리)은 겉보기에는 허름해도 입 안 가득 봄의 향기가 감돌고 국물 맛이 깔끔한 도다리쑥국(8000원)을 맛보기 좋은 곳이다. 지금부터 4월 초까지가 도다리쑥국의 계절. 17일에만 영업. 고성나들목→고성군청에 주차→군청 뒤편에 식당. (055)674-4475 ● 통영나들목 굴은 남성의 스태미너 증진과 여성의 피부 미용에 좋다. 굴의 본고장 통영에 가서 굴 요리를 맛보지 않을 수 없다. 유람선터미널 인근 나폴리식당(경남 통영시 도남동)의 굴 해장국(6000원), 생굴회(1만5000원), 굴구이(2만5000∼3만원), 굴무침과 굴전(각 2만원)이 기다린다. 설 연휴 내내 문 연다. 통영나들목→통영대교→유람선터미널→식당. (055)646-0055 서해안고속도로 ● 춘장대나들목 춘장대해수욕장 북쪽의 아침햇살횟집(충남 서천군 서면 도둔리)에서는 도미회(1㎏에 7만원선)와 감성돔(1㎏에 8만원선)이 주인의 추천 메뉴. 전복·낙지·생선구이·초밥·튀김 등이 상에 푸짐하게 오른다(철 따라 음식의 종류는 달라진다). 설 연휴 내내 문 연다. 춘장대나들목→서천군 서면→춘장대해수욕장→식당. (041)952-3948 ● 무안나들목 돼지짚불구이는 ‘무안 5미’ 가운데 하나. 녹향가든(전남 무안군 몽탄면 사창리)에서 짚불 냄새에 취하고 고소한 맛에 빠져보자. 삼겹살 부위를 석쇠에 끼우고 후루룩 짚불에 구워내는 것이 돼지짚불구이(1인분 7000원). 양파김치를 곁들여 고기를 다 먹은 후에는 게장비빔밥(3000원)으로 마무리. 연휴 사흘간 문 연다. 무안나들목→무안읍내 직전 삼거리에서 좌회전→무안역식당. (061)453-8360 ▲ 무안의 별미 중 별미라는 ""돼지 짚불구이"".천안논산고속도로 ● 서논산나들목 나루터식당(충남 부여군 부여읍 구아리)의 대표 메뉴는 장어구이(1인분 1만7000원)와 메기매운탕(3만원·3만5000원·4만원). 17일과 19일 영업. 서논산나들목→4번 국도→부여읍내→구드래조각공원 입구→식당. (041)835-3155 동해고속도로 ● 현남나들목 주문진 등대와 아들바위를 이어주는 해안도로변에 위치한 뽀빠이횟집(강릉시 주문진읍 주문5리)의 복어회(1㎏에 8만원선)와 잡어회(1㎏에 7만원선)가 시원한 해풍과 잘 어울린다. 오징어물회(1만원)도 놓치기 아깝다. 설 연휴 동안 쉬지 않는다. 현남나들목→주문진해수욕장→해안도로→아들바위→식당. (033)661-9898 ▲ 매끈하고 통통한 감자떡.영동고속도로 ● 문막나들목 감자떡 만드는 모습을 구경하고 그 자리에서 사먹을 수도 있는 곳이 만낭포감자떡집(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간현리). 만낭포감자떡은 1.7㎏에 1만원, 흑삼이감자떡은 1만5000원. 17일과 19일 영업. 문막나들목→간현유원지 방면 42번 국도→만낭포주유소→지정초등학교 옆에 떡집. (033)731-9953 경부고속도로 ● 천안나들목 생태찌개(2인분 1만4000원) 전문점으로 이름을 날려 점심시간만 되면 손님들이 구름처럼 몰려드는 곳, 바로 운집생태찌개다. 일본산 생태를 사용하며 꽃게, 새우 등을 갈아서는 삼베보자기에 넣고 육수를 우려내는 것이 이 집의 맛내기 노하우. 얼큰한 생태찌개에 들어가는 두부는 초당두부. 설날 하루만 쉰다. 천안나들목→성거읍 방면 우회전→기름나라주유소 못 미쳐서 비보호 좌회전→식당. (041)556-5509 ● 옥천나들목 구읍할매묵집(충북 옥천군 옥천읍 문정리)은 50여년 전통을 자랑한다. 메밀묵과 도토리묵(각 4000원)만으로 부족하면 공기밥(1000원)을 추가한다. 17일과 19일 영업. 옥천나들목→정지용생가 사거리에서 좌회전→식당. (043)732-1853 중앙고속도로 ● 북단양나들목 비원강쏘가리(충북 단양군 단양읍 도전리)는 육식성 민물고기인 쏘가리를 회(싯가)로 맛볼 수 있는 식당이다. 쏘가리회를 주문하면 매운탕과 약선요리가 딸려 나온다. 주변 콘도나 펜션 투숙객들이 식당 이용 시 교통편을 제공한다. 쏘가리회가 입에 맞지 않는다면 산채더덕구이정식(1만원·2인부터 주문가능)을 추천한다. 설 연휴 내내 영업. 북단양나들목→5번 국도→대명콘도 입구→청소년문화의 집→식당. (043)423-0408 ● 예천나들목 예천 한우를 육회(400g에 2만원)로 맛볼 수 있는 곳. 바로 백수식당(경북 예천군 예천읍 남본2리)이다. 육회비빔밥(7000원)과 등심(400g에 3만2000원)도 손님들이 즐겨 찾는다. 17, 18일에는 문 닫고 19일부터 영업. 예천나들목→예천읍내 방면→공설운동장 신호등에서 좌회전→남본삼거리에서 우회전→식당. (054)652-7777 중부내륙고속도로 ● 충주나들목 운정식당(충북 충주시 문화동)은 올뱅이(표준어는 다슬기)해장국 전문점. 1978년 김숙제씨가 창업했다. 올뱅이는 괴산이나 충주 남한강 일대, 철원, 무주구천동 등지에서 잡아온 것을 사용한다. 올뱅이 해장국은 5000원. 포인트는 아욱을 넣는다는 것. 연중무휴. 충주나들목→충주KBS→대전지방노동청 충주지청이나 농협은행에 주차→식당. (043)847-2820 ● 점촌함창나들목 ‘약돌 돼지’는 게르마늄, 셀레늄 등 특수 성분을 함유한 거정석(일명 약돌)이라는 돌가루를 사료에 첨가해서 키운 돼지로 문경시농업기술센터에서 연구 개발했다. 이 고기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약돌돼지샤브샤브점촌점(경북 문경시 모전동). 약돌돼지샤브샤브(2만원·2만5000원·3만원)와 솔잎·은행·밤·대추를 넣은 약돌돼지한방찜(2만원·3만원)을 차려낸다. 17, 19일 문 연다. 점촌함창나들목→문경시청 앞→문경여중 정문에서 좌회전→식당. (054)556-7192 호남고속도로 ● 논산나들목 붕어찜 팬은 산수장가든(전북 완주군 화산면 화평리)으로 가시라. 경천저수지 주변에는 10여개의 붕어찜 전문 식당이 몰려있는데, 24년 역사를 지닌 산수장 가든도 그 중의 하나. 붕어찜(1인분 1만원·혼자 갔을 경우에만 1인분 주문 가능)에 들어가는 시레기는 매년 가을 1년치를 준비해 둔다. 19일만 영업. 논산나들목→논산시 가야곡면 삼전리→완주군 화산면 소재지→식당. (063)263-5078 ▲ 얼큰한 붕어찜이 차량 정체 때문에 짜증난 속을 풀어준다.● 유성나들목 평양냉면의 명성을 4대째 이어가는 숯골원냉면(대전시 유성구 신성동)은 평양꿩냉면(8000원)과 평양냉면(6000원)을 시원한 동치미국물에 담아낸다. 수육 같은 메뉴도 없이 오로지 냉면으로만 승부한다. 17일과 19일 영업. 유성나들목→충남대 후문→대덕연구단지 입구 농협 바로 뒤편→식당. (042)861-3287
차례 끝낸 나물, 향긋한 샐러드로 변신
  • 차례 끝낸 나물, 향긋한 샐러드로 변신
  • [조선일보 제공] 치킨 크림소스 가래떡 파스타 재료: 가래떡 200g, 닭고기(가슴살) 100g, 양파 50g, 버터 1큰술, 화이트와인(또는 청주) 1큰술, 생크림 2컵, 미나리 50g, 소금·후추 ① 가래떡을 물에 담가뒀다 끓는 물에 데친다. ② 닭고기를 잘게 찢는다. ③ 양파는 채썰고 미나리는 4cm 길이로 자른다. ④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양파를 볶는다. 닭가슴살과 술을 넣고 볶는다. ⑤ ④에 생크림을 붓고 가래떡을 넣어 중간불에서 끓인다. 걸죽해지면 미나리를 넣고 소금·후추로 간 한다. 전 토마토소스 가래떡 파스타  재료: 가래떡 200g, 생선전 호박전 버섯전 등 남은 전 100g, 버터 1큰술, 양파 50g, 방울 토마토 15개, 토마토 1캔, 토마토 페이스트 1큰술, 닭육수(또는 채소 육수) 1/4컵, 소금·후추 약간 ① 가래떡을 물에 담가뒀다가 끓는 물에 살짝 데쳐낸다. ② 전은 한 입 크기로 자르고, 양파는 큼직하게 다진다. ③ 방울토마토는 칼집을 살짝 넣어 끓는 물에 데쳐낸 다음 껍질을 벗겨 4등분한다. 토마토는 사방 0.5cm 크기로 깍둑썰기 한다. ④ 프라이팬에 버터를 두르고 양파를 볶다가 토마토 페이스트와 준비한 토마토, 육수를 넣어 중간불에서 뭉근하게 졸인다. ⑤ ④의 토마토소스에 가래떡과 전, 방울토마토를 넣고 잘 섞는다. 소금 후추로 간 한다. 과일 샐러드 재료: 사과 1개, 배 1/2개, 곶감 4개, 밤 8개, 수정과 2큰술, 플레인요구르트 2개, 계피가루 1작은술, 꿀 1작은술 ① 사과, 배, 곶감, 밤을 한 입 크기로 썬다. 모두 비슷한 크기로 잘라야 보기에 얌전하다. ② ①의 과일과 플레인요구르트, 수정과, 계피가루, 꿀을 잘 섞는다. ③ ②를 1인분씩 컵이나 그릇에 담는다. 석류나 대추, 민트 등을 얹어 낸다. 나물 샐러드 녹두전 타워재료: 빈대떡 5장, 고사리·시금치·도라지·콩나물·무나물 등 나물 150g, 유기농채소 약간, 올리브오일 1큰술, 발사믹식초 1작은술, 고춧가루 1작은술 ① 나물을 1cm 길이로 잘게 자른다. 올리브오일, 발사믹식초, 고춧가루로 양념해 나물샐러드를 준비한다. ② 빈대떡-나물샐러드-빈대떡 순서로 쌓아올린다.  나물 비빔밥 전 재료: 고사리·시금치·도라지·콩나물·무나물 등 나물 200g, 달걀 1개, 밀가루(또는 찹쌀가루) 4큰술, 참기름 1작은술, 소금 1작은술, 식용유, 후추 ① 나물과 밥, 달걀, 밀가루, 참기름, 소금, 후추를 잘 섞어 반죽을 만든다. ②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반죽을 넓게 편다. 양면을 노릇하게 굽는다. 쇠고기 붉은채소 겨자무침 재료: 쇠고기적 150g, 당근·양배추·밤 100g씩, 오이 200g 겨자 드레싱: 연겨자 1큰술, 우유(또는 생크림) 1큰술, 식초 1큰술, 설탕 1큰술, 소금 1작은술 ① 쇠고기, 당근, 양배추를 4㎝ 길이 편으로 자른다. 오이는 씨 부분을 제거한 다음 4㎝ 길이 편으로 자른다. 밤도 얇게 썬다. ② 겨자드레싱 재료를 잘 섞는다. ③ 접시에 1을 담고 2의 겨자드레싱을 뿌려 낸다. 센터피스(centerpiece) 서양에서 테이블 중앙에 놓는 장식을 센터피스라고 한다. 센터피스가 있으면 파티 상차림이 한결 화사하고 고급스럽게 변신한다. 보통 꽃으로 만들지만 레몬이나 오렌지, 라임처럼 색깔이 화사한 과일을 군데군데 박아 넣기도 한다. 요즘은 과일 등 음식재료만으로 만들기도 한다. 강지영씨는 “차례상에 올렸던 사과나 대추, 석류, 밤 등을 활용하면 한국적, 혹은 요즘 세계적 유행인 ‘오리엔탈’(Oriental)한 느낌 물씬한 센터피스를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사과처럼 큰 과일은 4분의 1 크기로 잘라 빨간 껍질이 바깥으로 보이도록 꽃 사이에 끼워주면 된다.
설 음식으로 브런치 즐기는 법(VOD)
  • 설 음식으로 브런치 즐기는 법(VOD)
  • [조선일보 제공] ‘딱 먹을 만큼만 음식을 준비하자니 모자랄까 걱정이고, 그렇다고 넉넉하게 마련했다 남으면 처치 곤란이고.’ 명절을 앞둔 주부들의 고민, 대략 이렇지 않을까. 냉동실과 부엌 식탁을 오가는 사이, 처음에는 그렇게 맛있던 설 음식이 그만 천덕꾸러기가 된다. 이번 설에는 설 음식으로 주말 브런치 테이블을 꾸며보자. 메뉴 플래너이자 케이터링업체 ‘탑테이블(www.toptable.co.kr)’ 대표 강지영씨는 “전통 설음식에 아이디어를 조금 더하면 파티에 내놔도 손색없는 별미로 변한다”면서 “먹고 남은 설 음식으로 요리를 만들어 설 연휴 다음 주말, 친구들과 브런치 파티를 열려고 한다”고 말했다. 메뉴는 치킨크림소스와 전 토마토소스를 곁들인 가래떡 파스타, 나물 샐러드 녹두전 타워, 나물 비빔밥 전, 쇠고기 붉은 채소 겨자무침, 과일샐러드. 퓨전 레스토랑에 등장할 법한 메뉴는 모두 설 음식 하고 남은 재료로 만들 예정이다. ▲ 남은 설음식, 브런치로 대변신! / 김성윤 기자  ‘딱 먹을 만큼만 음식을 준비하자니 모자랄까 걱정이고, 그렇다고 넉넉하게 마련했다 남으면 처치 곤란이고.’ 명절을 앞둔 주부들의 고민, 대략 이렇지 않을까. 냉동실과 부엌 식탁을 오가는 사이, 처음에는 그렇게 맛있던 설 음식이 그만 천덕꾸러기가 된다. 이번 설에는 설 음식으로 주말 브런치 테이블을 꾸며보자. 메뉴 플래너이자 케이터링업체 ‘탑테이블(www.toptable.co.kr)’ 대표 강지영씨는 “전통 설음식에 아이디어를 조금 더하면 파티에 내놔도 손색없는 별미로 변한다”면서 “먹고 남은 설 음식으로 요리를 만들어 설 연휴 다음 주말, 친구들과 브런치 파티를 열려고 한다”고 말했다. 메뉴는 치킨크림소스와 전 토마토소스를 곁들인 가래떡 파스타, 나물 샐러드 녹두전 타워, 나물 비빔밥 전, 쇠고기 붉은 채소 겨자무침, 과일샐러드. 퓨전 레스토랑에 등장할 법한 메뉴는 모두 설 음식 하고 남은 재료로 만들 예정이다.
트랜스 트랜스 하는데 알아야 ''기름 전환''을 하지!
  • 트랜스 트랜스 하는데 알아야 ''기름 전환''을 하지!
  • [한국일보 제공] 요즘 대형 식품매장의 식용유 코너에 들어서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무슨 식용유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지. 흔히 써오던 옥수수유, 대두유를 비롯해, 요즘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올리브유, 포도씨유, 거기에 홍화씨유, 카놀라유, 호두유, 녹차유…. 도대체 어디에 쓰는 식용유인고? 이번 설에 종합 식용유 선물세트라도 받으면 정말 고민이다. 이제는 식용유도 공부하면서 먹을 때가 됐다. 가뜩이나 트렌스 지방이다 뭐다 해서 식용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리브유 구약성서에 기록돼 있을 정도로 역사가 깊고,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을 받는 식용유이다. 전량 수입품으로 주로 지중해 연안과 미국에서 가져온다. 대부분 가장 단순한 채유법인 압착법으로 얻기 때문에 이물질이나 트랜스 지방의 염려가 없다. 노화방지, 성인병 예방,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지면서 우리 부엌에 급속히 보급됐다. 올리브유는 흔히 세 가지로 분류된다. 가장 고급인 엑스트라 버진은 샐러드의 드레싱에 어울리는 오일. 빵을 찍어 먹어도 좋다. 쉽게 타기 때문에 튀김이나 볶음에는 사용하지 않고 풍미가 강해 한식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다음 단계인 파인 버진은 열에 강해 모든 요리에 두루 사용할 수 있고, 그 아랫단계인 퓨어는 발열점이 높아 부침이나 볶음이 적당하다. 포도씨유 힘들게 얻는 기름이다. 포도씨유의 오일 수율은 겨우 2~8%. 포도 0.5톤에서 500CC 정도만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값이 비싸다. 비타민을 많이 함유해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 좋다고 한다. 오메가6로 잘 알려진 리놀레익산이 많아 건강기능식품으로 대접 받고 있다. 향이 거의 없고, 물처럼 묽기 때문에 비빔밥 등의 음식 풍미를 높이거나, 식재료를 그냥 찍어 먹는 소스로는 사용되지 않는다. 담백한 동양식 샐러드 소스로는 적당하다. 발열점이 높아 고온에서도 연기가 잘 나지 않고, 산화가 늦게 진행되기 때문에 튀김용으로 좋다. 튀긴 뒤에도 식재료의 본 맛이 잘 살아난다. 홍화씨유 식용유이면서 약으로 쓰기도 하는 기름이다. 홍화는 흔히 ‘잇꽃’이라 불리는 국화과의 두해살이풀. 꽃은 부인병, 통경, 복통 등의 약재로 쓰이고, 열매에서 추출한 홍화씨유는 리놀산이 풍부해 콜레스테롤 과다에 의한 동맥경화증의 예방과 치료에 좋다고 한다. 일부 다이어트 프로그램에서는 홍화씨유를 그냥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사전에 의사의 처방이 필수이겠지만. 통증완화 효과가 있어 스포츠 마사지용 오일로도 활용된다. 일반 식용유처럼 모든 음식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 녹차유 녹차씨에서 추출한 기름으로 역시 약처럼 먹을 수 있는 식용유다. 녹차의 효능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바, 녹차유는 녹차의 5배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혈소판 응고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는 카테닌, 콜레스테롤의 증가를 억제하는 기능의 폴리페놀이 있는 것은 물론, 혈압과 혈당을 낮추기까지 한다. 샐러드에서 볶음까지 대부분의 요리에 쓸 수 있지만 향이 거의 없어 향기를 내는 보조재료로는 적당하지 않다. 카놀라유(채종유ㆍ유채유) 유채꽃씨에서 추출한 기름이다. 유럽인들이 즐겨 먹는다. 그래서 봄이면 유럽 내륙의 벌판은 바다 같은 노란 유채꽃밭이 펼쳐진다. 고유의 맛과 향이 없고 담백하기 때문에 주로 샐러드용으로 인기가 높다. 그래서 ‘채종샐러드유’라고도 불린다. 일반적인 튀김, 볶음, 무침 요리도 무난하다. 낮은 온도에서 잘 굳지 않고, 빛에 강해 보관이 쉽다. 튀김을 하면 오랫동안 바삭바삭한 기운을 유지한다. 호두유 동맥경화 예방, 관절기능 강화, 자양강장, 천식 치료 등 여러 질환에 두루 쓰이는 약식용유. 호두 속살의 생김이 뇌를 닮아서일까? ‘머리 좋아지는 식용유’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데 오메가3, 6 등 필수지방산이 많아 허언은 아닌 듯. 고유의 고소한 뒷맛이 있어서 샐러드 드래싱이나 무침 요리에 적당하고, 빵을 찍어 먹어도 좋다. 해바라기씨유 해바라기씨를 압착해 짜낸 기름. 비타민E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피부미용과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모든 음식에 두루 사용할 수 있으며 특히 무침 요리에 좋다.
채식주의, 진실과 오해
  • 채식주의, 진실과 오해
  • [조선일보 제공] 얼마전 영화배우 기네스 펠트로의 다이어트 식이 화제가 된 적 있다. 채식주의자로 알려진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바로 우리의 비빔밥. 그녀의 전(前) 요리사에 따르면 흰 쌀밥에 콩나물, 커다란 두부와 양념이 적게 들어간 김치 올려 잘 비벼 먹는 게 그녀의 특별 식단이라고 했다. 출산 뒤 늘어난 몸무게를 줄이면서도, 영양 균형을 맞추는 데 비빔밥만한 게 없다는 평가였다.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난 채식주의자’라고 줄줄이 공표해서인지, 채식주의자 하면 뭔가 남다르고, 뭔가 좀 여유로워 보인다. 의학적 연구결과도 놀랍다. 미국 의학 협회 저널에 따르면 “채식은 혈관이 막히는 것을 97% 막아준다”고 한다. 하지만 채식주의, 정말 권할 만할까? 태아 영양공급이 중요한 임신부들의 채식주의는 위험하지 않을까? 채식주의에 관한 속설과 오해, 그 팽팽한 공방을 알아본다. ◆채식주의는 무조건 좋다? “영양공급 문제, 특히 임신부는 피해야” vs “식물성 단백질이 있다” 보건산업진흥원 김초일 박사는 “우유와 계란까지 먹는 락토-오보 베지테리언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완전 채식주의는 지양돼야 한다”며 “특히 임신부가 채식주의일 경우 태아에게 영양공급이 충분치 않아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채식주의자들이 결혼할 때 태아의 건강을 위해 채식주의를 더 이상 하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다. 또 성장기에 반드시 동물성 단백질이 필요하다는 게 상식.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생명과 환경을 살리는 채식모임’(www.veg.or.kr)측은 식물성 단백질에서도 충분히 필요한 만큼의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쌀밥 1공기에 단백질이 7~10g, 콩은 100g당 쇠고기 21g의 2배에 가까운 35~41g이나 들어 있다고. 또 필수 아미노산은 우리 몸에서 합성할 수 없어 잡곡·채소로 섭취해야만 하는데, 상추, 딸기 등 야채·과일을 비롯한 쌀, 보리, 밀, 콩 등 모든 잡곡·채소에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식주의자는 뇌세포 발달에 중요한 비타민 B12 섭취 못한다? “쌀 우유·영양 효소로 대체” 채식주의자들이 공격받는 것 중 하나가 뇌세포 발달과 단백질 합성에도 필수적인 비타민 B12 섭취 여부. 보통 육식동물을 통해서만 섭취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식약청의 박혜경 영양평가팀장은 “특히 임산부의 경우 비타민 B12, A, D, 철분, 엽산 등의 영양소 섭취가 중요한데 B12는 임산부 빈혈을 방지해주고 육식으로만 섭취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생선 등에 들어 있는 오메가 3지방산 역시 식물로는 섭취하기 어렵다. 하지만 채식주의 진용에서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세계 최초로 발족한 영국의 채식주의자협회측은 “강화 두유나 쌀로 만든 우유, 영양 효소 등으로 B12를 섭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멀티 비타민제나 합성 오메가 3지방산 보조제 등을 통해 부족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초일 박사는 “완전 채식주의자라면 그것으로라도 섭취해야 하겠지만 식품을 통해 먹는 것보다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생명과 환경을 살리는 채식모임’측은 “B12의 경우 박테리아에 의해 인체 내에서도 소량 합성·흡수된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김치, 된장, 간장, 식초, 연근, 김 등에도 비타민 B12가 함유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반박했다. ◆채식으로 아토피를 고친다? “아토피는 채식·육식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과 알레르기가 원인” 패스트푸드 등이 인기를 끌면서 육식 위주 식단이 아토피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질 나쁜 지방 역시 아토피를 유발한다는 의견이 팽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반드시 채식을 통해서만 고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밝혔다. 고려대 가정교육학 정순화 교수는 “아토피의 경우 채식이냐 육식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환경, 화학 물질을 비롯, 특정 식품에 대한 알레르기가 아토피를 유발한다는 보고서가 많다”고 밝혔다. 육식에선 아무런 영향이 없지만, 양파나 오이 등 일반 채소에 알레르기가 있어 아토피가 유발될 경우, 무조건적 채식은 외려 아토피를 악화시킨다는 것. 김초일 박사 역시 “육식, 채식 가리지 말고 특정 식품에 반응이 있으면 그 식품을 피해주는 것이 최선의 치료 방법”이라고 밝혔다.
스키장 와서 라면만 먹던 이 여자, 마음이 돌아섰다
  • 스키장 와서 라면만 먹던 이 여자, 마음이 돌아섰다
  • [조선일보 제공]▲ 가든하얀집 오리찰흙구이맛있는 식당은 역시 현지인이 가장 잘 안다. 스키장 직원, 그리고 스키장에 살다시피하는 스키·스노보드 마니아들에게 즐겨 찾는 식당이 어디냐고 물었다. 전국 각 스키장 주변과 내부 맛집들을 소개한다. ▒ 하이원 리조트 ▒ 초막칼국수 간판에 칼국수를 내세웠지만 실은 고등어찜, 갈치찜, 두부찜이 대표 메뉴다. 특히 고등어찜이 유명하다. 고등어에 무와 시래기, 매콤한 양념을 넣고 칼칼하게 끓여낸다. 눈물과 콧물, 땀이 쏙 빠진다. 혹시나 입맛을 잃었다면 ‘강추’다. 사북에서 태백 방향, 태백운전면허시험장 직전 길가 오른쪽에 있다. (033)553-7388 ▲ 곤드레돌솥밥혜원가든 태백은 맛 좋은 한우고기로 유명한 지역. 그래서 괜찮은 고기집이 꽤 있다. 강원도 횡성과 태백 등에서 키운 1등급 한우의 생등심이 주 메뉴. 육즙 촉촉한 고기를 쫄깃한 떡심과 함께 참숯불에 구워 먹는다. 고기를 먹고 난 후 나오는 된장찌개, 멸치로 국물을 낸 소면의 담백한 맛도 괜찮다. 200석 규모의 널찍한 공간, 주방을 개방한 실내가 깔끔하다. 사북역 맞은편. 강원랜드에서 5분 거리. (033)592-6633 낙원식당 식당 주인의 부친이 영월에 있는 목장에서 키운 소에서 나오는 생등심을 쓴다. 육질이 부드러우면서 맛이 짙다. 된장국물에 국수를 말아 나오는 된장소면이 별미다. 된장찌개도 물론 있다. 고한역 앞이다. (033)591-2510 ▒ 용평 리조트 ▒ ▲ 혜원가든 생등심춘화분식 ‘헝그리보더’와 스키장 아르바이트 학생들에게 열렬한 사랑과 지지를 받는 곳. 주인 아주머니의 마음 씀씀이를 보면 이해가 간다. 주머니 사정 넉넉찮은 이들의 사정을 헤아린 듯, 김밥을 다른집 1.5배 크기로 든든하게 말아준다. 추운 겨울 차가운 김밥에 체할라 따뜻한 밥으로 김밥을 만든다. 헝그리보더들 사이에서는 이 집 김밥 2줄 사들고 슬로프로 나가는 것이 의식처럼 굳었다. 용평리조트 아르바이트생 숙소인 ‘바리악’ 입구에 있다. (033)335-8811 진태원 전국 어디 내놔도 밀리지 않을 탕수육이 자랑인 중식당. 바삭하면서도 부드럽게 고기를 튀기기도 잘 튀기지만, 숭숭 배추를 썰어넣은 소스가 시원하고 개운하다. 식사시간에는 한참 기다릴 수 있다. (033)335-5567 대관령추어탕 닭백숙과 추어탕으로 이름 높다. 마당에 풀어 키운 닭을 잡아, 압력솥에 감자와 함께 넣고 고아 낸다. 쫄깃한 닭살에 된장을 얹고 배추에 싸먹는 맛이 기막히다. 남은 국물에는 죽을 끓여 먹거나 무를 넣고 국을 끓인다. 추어탕은 부드러우면서도 진한 국물에 감자가 들어가 특이하다.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끝에 있다. (033)335-9333 운두령횟집 꽁꽁 얼린 돌판에 송어회, 당근, 오이를 가지런히 얹어 낸다. 당근, 오이, 깻잎, 상추와 함께 넣고 고추장, 콩가루, 들기름에 무쳐 먹어도 맛있다. 송어회 2만5000원, 송어구이 2만원. 매운탕, 산나물, 어리굴젓이 반찬으로 나오는 식사도 맛깔스럽다. 잘 생긴 한옥 안에 있다. (033)332-1943 납작식당 오삼불고기. 기름진 삼겹살과 담백한 오징어가 매콤달콤한 양념 속에서 서로 몸을 섞은 이 정열적인 요리의 원조격인 식당이다. (033)335-5477 ▒ 오크밸리 스노우파크 ▒ 가든하얀집 오리찰흙구이 단일 메뉴를 10년째 유지하고 있다. 찹쌀·당귀·무화과·호박씨·감초·천궁·잣 등 한약재와 찹쌀로 채운 오리에 황토찰흙을 발라 가마에서 2시간30분 굽는다. 굽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예약은 필수다. 동화역에서 뒤. (033)732-4881~2 ▒ 휘닉스 파크 ▒ ▲ 미가연 메밀싹 비빔밥미가연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기도 한 봉평은 메밀향 구수한 막국수가 맛있다. 봉평읍 봉평다방 맞은편 미가연은 묵사발과 막국수가 환상적이다. ‘메밀싹 비빔밥’ 이란 색다른 메뉴도 낸다. (033)335-8805 일송정 대관령 한우 등심을 스테이크처럼 크고 두툼하게 썰어 굽는다. 송어회도 있다. (033)333-7043 부촌식당 휘닉스파크 주변에도 오삼불고기집이 많다. 부촌식당이 유명한 편이다. 다 먹고 남은 양념에 볶아주는 밥이 별미다. (033)333-7237 ▒ 현대성우 리조트 ▒ 우원 횡성에 왔으니 그 유명한 횡성한우를 맛보지 않으면 억울할 일이다. 우가는 횡성에서도 고기 좋기로 꼽힌다. 리조트 안에 있는 설우원도 횡성한우 전문점이다. 우가 (033)342-7661, 설우원 (033)340-3310 매식당 멸치육수에 된장과 고추장을 푼 국물에 국수를 끓인 장칼국수가 맛있다. 만두국과 왕만두도 있다. (033)344-2317 ▒ 대명 비발디 파크 ▒ 단골식당 청국장이 투박하고 구수하다. 제육볶음도 괜찮다. (033)342-1033 양지말화로구이 고추장과 벌꿀을 절묘하게 섞은 양념을 발라 굽는 화로구이는 이 스키장을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맛보는 별미다. 배춧국도 구수하다. (033)435-7533 한솔가든 엄나무를 넣은 닭도리탕이 독특하다. 엄나무는 닭냄새를 없애줄 뿐 아니라 여성에게 특히 좋다고 한다. (033)435-0175 민예원 쫄깃한 토종닭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기막히게 어우러진 닭볶음이 훌륭하다. 된장찌개도 구수하다. 스키장 가는 길목, 양평군 단월면 부안리 70번 국도변. (031)773-6373 구름속의산책 특이하게 프랑스음식을 낸다. 식당을 작은 음악실처럼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몄다.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피아노 연주가 음식에 곁들여진다. 주인이 쿠키와 머핀, 생크림케이크를 손수 만든다. 홍천군 서면 대곡리 70번 국도 삼거리 춘천 방면에 있다. (033)434-9944 ▒ 베어스 타운 ▒ ▲ 올갱이 해장국곰터먹촌 이북사람들의 겨울야식이던 김치말이 국수를 전국적으로 유행시키는데 일조한 집. 쇠고기 육수와 김치국물을 반반씩 섞은 시원한 육수가 목젖을 치고 식도를 따라 내려갈 때 온 몸으로 퍼지는 그 차가운 쾌감이란! 국수 위에 얹은 두부에 대해서는 ‘고소한 맛을 더해 좋다’며 반기는 쪽과 ‘국물이 텁텁해진다’며 반대하는 쪽으로 갈린다. (031)534-0732 대청마루 갈비를 조미료 없이 과일즙과 같은 천연 양념에 72시간 숙성시킨다. (031)534-9999 ▒ 서울 리조트 ▒ 궁중손만두 사골국물에 남자 어른 주먹만한 만두 대여섯개가 들어간다. (031)592-0254 ▒ 강촌 리조트 ▒ 북한강식당 직접 잡은 올갱이(다슬기의 충북·강원 사투리)에 된장을 풀어 끓이는 올갱이해장국보다 더 좋은 해장국이 있을까 싶다. 저녁으로는 빠가사리로 끓인 매운탕이 있다. (033)261-0221 ▒ 지산 리조트 ▒ 지산가든 흑돼지 소금구이와 김치전골이 대표 메뉴이나, 텃밭에서 직접 키운 채소들로 만든 반찬이 더 맛깔스럽다. (031)638-8626 제일가든 기름 좔좔 흐르는 이천쌀을 돌솥에 지은 밥에 반찬 20여가지가 딸려 나온다. 한정식 8000원. (031)631-5999 ▒ 양지파인 리조트 ▒ 옛날밥상 폭 삭은 김장김치, 들깨가루 묻힌 토란줄기, 우거지무침, 달걀찜 등 20여 가지 반찬이 한상 그득하게 나오는 시골밥상에는 남도의 맛이 배어있다. 청소년수련원 올라가는 길에 있다. (031)336-3439 금성토속음식점 토종닭에 찹쌀·대추·인삼을 넣은 찜과, 깻잎·들깨를 넣은 볶음, 백숙 등 각종 닭요리로 알려졌다. (031)338-3366 석송령 닭도리탕, 꼬리곰탕, 손두부김치를 주로 낸다. 세중옛돌박물관 인근. (031)338-4242 ▒ 사조 리조트 ▒ 대장군식당·감나무집·송백가든 얼마 전부터 꿩요리가 이 지역의 대표 먹거리로 떠올랐다. 샤브샤브, 튀김, 만두, 탕수육 등 다양한 요리가 있다. 대장군식당(043-846-1757), 감나무집(043-846-0608) ▒ 무주 리조트 ▒ 큰손식당 무주에 왔으면 역시 어죽(魚粥)을 먹고가야 한다. 어죽 전문점이 여럿 있지만 이 집이 가장 북적댄다. 금강 상류에서 잡은 빠가사리를 푹 고아 뼈를 발라내고 고추장, 된장, 수제비, 쌀을 넣어 푹 끓였다. 얼큰하고 구수하다. (063)322-3605 명가 돼지고기 구이가 맛있다. 지리산에서 방목해 키운 흑돼지를 황토굴에서 참나무숯으로 기름과 누린내를 쏙 빼낸다. 돼지등뼈에 김치를 넣고 푹 끓인 김치전골은 생각만해도 군침이 돈다. (063)322-0909 서울회관 추어탕과 홍어탕을 잘 한다. (063)323-0046
청국장이 구리다고? 여기서 먹어봐
  • 청국장이 구리다고? 여기서 먹어봐
  • ▲ 가스불 위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청국장.[조선일보 제공] 참 갑갑하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밥집 보성식당에서는 뭐 하나 일찍 나오는 게 없다. 식사를 주문하고 최소한 10분은 기다려야 하는 것 같다. 주방에서 일하는 걸 보면 그럴 만도 하다. ‘감자부침’(1만원)을 시키니 그제서야 포대에서 감자를 꺼내 껍질 벗길 채비를 한다. ‘낙지볶음’(싯가·11월 21일 현재 3만원)은 더 심하다. 낙지가 있는지 미리 전화로 물어보고 주문을 넣어둬야 한다. 양파쯤은 미리 껍질을 까둘 법도 한데, 이마저도 낙지를 씻고 토막 친 다음에야 시작된다. 밑반찬이라도 미리 내주면 급한 허기라도 채우련만. 도대체 식당 돌아가는 게 왜 이리 비효율적이냐고 물었다. “(그러지 않으면) 맛이 없으니까.” 오로지 그 이유란다. 감자는 미리 껍질 벗겨 갈아두면 편하고 빨리 낼 수는 있겠지만, 아무리 간수를 잘 해도 시꺼멓게 변하는 걸 막기 어렵단다. 낙지는 살아있는 놈을 써야 그 맛이 나오기 때문이고. 그렇게 음식 만들어 손님에게 내놓은 지 이 자리에서만 10년, 방배동 카페골목 시절까지 합치면 18년이 지났다. 고춧가루와 된장을 포함한 모든 양념은 고향인 전남 보성에서 만든 것을 가져다 쓴다. 김치도 물론 고향집에서 담가온다. 18년 전과 똑같다. 그래서인지 맛도 ‘옛 맛’이다. 충무로식 낙지볶음은 매운 게 아니라 혀가 아프다. ‘가학적 요리사’가 ‘자학적 손님들’을 위해 만드는 변태적 음식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보성식당 낙지볶음은 우선 기본 재료인 낙지가 좋다. 씹으면 쫄깃쫄깃, 싱싱한 육즙이 입안에 흥건하다. 양념은 적당히 매우면서 단맛도 있어서 균형이 맞는다. 낙지 맛을 가리지 않고 돋우는 역할에만 충실하다. 아는 양조장에서 받아온다는 ‘순곡주’가 낙지볶음과 썩 어울린다. 한 주전자(한 되)에 8000원, 반 되 5000원 받는다. 한 주전자에서 소주잔보다 조금 큰 전용 잔으로 12잔쯤 나오는데, 둘이서 마시면 꽤 취한다. 감자부침은 접시만한 크기 한 장으로 부치면 편하겠지만, 더 맛 있으라고 손바닥 크기 다섯 장으로 도톰하게 부친다. 배추김치, 동치미김치, 시금치나물 등 그때그때 종류와 가짓수가 바뀌는 밑반찬도 간이 쏙 배었다. 이 집 대표 음식을 꼽으라면 ‘청국장’(5000원)이다. ‘생선찌개’(4000원), ‘순부두’(4000원), ‘비빔밥’(5000원)도 맛있지만 손님들은 대부분 청국장을 주문한다. 두툼한 뚝배기에 집에서 띄운 청국장과 잘게 썬 돼지고기, 호박, 양파, 버섯, 고추 등을 넣고 팔팔 끓여 낸다. 약간 되직한 청국장은 구리지 않고 구수하다. 딱 특유의 향과 맛을 살릴 만큼만 띄웠다. 여기에 밥 넣고 쓱쓱 비벼서 김치를 척 얹어먹는 맛. 한국사람으로 태어나 행복하다. 오전 11시 30분 문 열어 늦어도 오후 10시면 문 닫는다. 일요일은 오후 4시까지 연다. 주차장이 없으니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맛 ★★★★ 서비스 ★★★ 분위기 ★ 만족도 ★★★★ (★=5개 만점)
  • 대한항공 기내식 `아시아 최우수`
  •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대한항공이 기내식 분야에서 아시아 최우수 항공사로 선정됐다. 대한항공(003490)은 기내식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팩스 인터내셔널(PAX Inter-national)의 `2006 팩스 리더십 어워드`에서 아시아 지역 올해의 항공사로 선정됐다고 23일 밝혔다. 팩스 인터내셔널은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설문조사를 통해 아시아, 미주, 유럽, 중동·아프리카 등 세계 4개 지역별로 올해의 항공사, 최우수 신제품, 우수 기내식 서비스 항공사, 올해의 캐터링 제조사 등 4개 부문에서 수상업체를 선정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최우수 신제품, 우수 기내식 서비스 항공사 등 2관왕을 차지한 데 이어 이번에는 올해의 항공사에 선정됨으로써 기내식 품질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인정받게 됐다. 대한항공의 이번 수상은 신메뉴 개발과 함께 유기농 기내식 서비스 도입을 비롯해 엄격한 위생관리와 조리사 교육 등 지속적인 품질 개선 노력, 이를 통한 서비스 수준 향상 노력 등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기내식에 대한 승객 선호도 조사 등을 통해 고객 지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비빔밥, 비빔국수, 가정식 백반 등 다양한 기내식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 받았다.
2006.11.23 I 양효석 기자
 꿈틀꿈틀 세발낙지 잔인하게 맛있다
  • [무안 5味+1] 꿈틀꿈틀 세발낙지 잔인하게 맛있다
  • [조선일보 제공] 1. 세발낙지 ▲ 낙지 호롱구이 볏짚에 말아 구운 낙지를 도로록 풀어먹는 맛.살아 꿈틀대는 세발낙지를 입에 집어넣기가 가슴 아프거나 혹은 징그럽다면? ‘기절낙지’와 ‘낙지 호롱구이’를 추천한다. 무안군 망운면 동원회집(061-452-0754)에서 기절낙지를 만드는 법은 이러하다. 먼저 낙지의 미끌미끌한 점액질을 물로 깨끗이 ‘빨아낸다’. 산낙지를 씻을 때는 바닷물을 쓰지만, 기절낙지는 민물을 써야한다. 흔히 머리로 알려진 몸통에서 다리를 떼어낸 뒤 접시에 가지런히 담는다. 몸통은 끓은 물에 데치고 누르스름한 색이 나도록 오븐에 구운 다음 살아있는 다리와 함께 접시에 올려 손님상에 낸다. 동원회집 윤덕중 사장은 “손님이 드실 때까지 살아 꿈틀대도록 낙지를 다루는 게 요령”이라고 했다. 젓가락으로 집어올린 낙지다리가 허공에서 꿈틀댄다. 하지만 산낙지처럼 맹렬하게 움직이지는 않는다. 정말 ‘기절한 낙지’ 같다. 배와 양파를 곱게 갈아 광천수, 고춧가루 등과 섞은 양념에 찍어 먹는다. 새콤달콤매콤하면서도 살짝 쏘는 양념이 보들보들한 낙지와 의외로 잘 어울린다. 여덟 다리와 빨판으로 거세게 저항하는 산낙지보다 한결 먹기 수월하다. 민물에 씻어서인지 덜 짜다. 낙지 가격이 워낙 들쑥날쑥한지라 기절낙지도 싯가로 받는다. 10월 31일 현재 1접시(20마리) 11만원. ‘낙지초무침’도 마찬가지. 윤 사장은 “요즘 ‘전어회’(4인분 1접시 3만원)도 괜찮다”고 했다. 호롱은 볏짚의 전남 사투리. 낙지를 볏짚에 돌돌 대각선으로 말아서 삶아낸 다음, 여기에 간장과 참깨, 고춧가루, 다진 파, 생강 등을 섞은 양념을 발라가며 구운 요리다. 고추장이나 물엿을 더하기도 한다. 전라도에서는 제삿상에도 오르는 귀하고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요즘은 볏짚을 구하기 힘든데다 농약이 꺼림칙하다고 해 볏짚 대신 나무젓가락을 쓰기도 한다. 번거로운 숯불을 피우는 대신 프라이팬에 굽기도 한다. 조금나루 국제실내포장마차(061-452-1431) 주인은 “젓가락에 하면 깊은 맛이 안 나부러”라며 호롱과 숯불을 쓴다. 볏짚에 단단하게 감은 낙지다리를 먹기가 꽤 힘든데, 끄트머리만 찾으면 실타래처럼 도로록 수월하게 풀린다. 1마리 4000원. ‘모듬 조개구이’(2만원), ‘막창구이’(7000원) 등 안주가 낙지 외에도 여럿이다. 2. 양파한우고기 ▲ 양파 한우구이 루비처럼 붉고 인절미처럼 쫄깃얇게 저민 쇠고기는 색이 짙으면서도 밝고 투명한 붉은빛이다. 루비 빛깔 고기를 날 것 그대로, 소금기름만 찍어 입에 넣었다. 인절미처럼 쫄깃하다. 단맛이 희미하게 섞인 감칠맛이 배 나온다.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그러다 녹듯 스르륵 사라진다. 무안이 자랑하는 ‘양파한우고기’다. 무안은 한국에서 양파가 가장 많이 나는 지역이다. 전국 양파생산량의 20% 이상이 무안에서 난다. 그러니 여기서는 소도 양파를 먹는다. 상품성이 없어 버려지는 양파로 만든 특수사료를 소에게 먹인다. 소 한 마리가 하루 3.6㎏씩 양파사료를 6개월 동안 먹는다. 이렇게 만든 양파한우고기는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과 필수지방산이 일반 한우고기보다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한다. 성분 함량이 어떤지는 몰라도 고기는 확실히 맛있고 부드럽다. 양파한우고기는 익히지 않고 먹어야 가장 제대로 맛볼 수 있다. 무안읍사무소 옆 무안식당(061-453-1919)에서는 ‘생고기’ 1인분(180g)이 1만9000원이다. 소 앞다리에서 나오는 ‘태받이살’을 쓴다. 기름이 없어 날로 먹기 알맞은 부위다. 소금기름이나 고추장 소스에 찍어 먹는다. 두꺼운 돌판에 구워먹는 ‘로스구이’(1만9000원·180g)에는 안창살을 쓴다. 고기 전체를 거미줄처럼 덮은 기름이 열기에 녹으면서 고기 맛을 절정으로 끌어올린다. 고기와 함께 나오는 음식은 밑반찬이라 부르기 미안하다. 간장게장, 묵은지, 동치미, 전어젓, 토하젓 등은 다른 지역에서라면 혼자서 당당히 ‘요리’로 대접받을 수준이다. 3. 명산 장어구이 ▲ 명산 장어구이 전국 장어구이의 원조“장어야 명산이 최고지. 민물하고 짠물하고 겸한 디(곳)니까. 장어구이도 여기서 전국으로 올라간 거여.” 영산강변 무안군 몽탄면 명산리는 옛부터 장어로 통했다. 어찌나 장어가 많았던지 일제시대에는 장어 통조림 공장까지 있었다. 일본으로 수출을 많이 했다. 배 200여척이 장어를 잡을 정도로 성어를 이뤘다. 영산강 하구둑이 만들어지면서 자연산 장어는 거의 찾을 수 없게 됐다. 요즘은 목포에서 잡은 뱀장어 치어를 강에 풀어 1년 정도 자란 뒤 잡는다. ‘영암장어’라고 한다. 명산에서 3대째 50여년간 장사해온 강나루뱀장어집(061-452-3414)에서는 이 영암장어를 쓴다. 비싸기도 하거니와 구하기도 힘든 자연산과 비교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흔히 먹는 양식장어와는 비교가 안 되게 맛있다. 몸집은 조금 작지만 느끼하거나 비리지 않다.‘간장양념구이’(1만5000원)는 너무 달지 않으면서 찝찔한 옛날 맛이다. 옛날처럼 숯을 사용하는 것도 반갑다. 숯에 구워야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하게 익는다. ‘소금구이’(1만5000원)도 있다. 고추장양념구이는 없다. 상추, 배추, 쑥갓 등 뒤뜰에서 주인이 직접 키운 쌈채소도 맛이 단단하다. 그리고 아무리 배가 불러도 누룽지는 꼭 집어들고 일어서라. 보통 맛이 아니다. 4. 사창 돼지짚불구이 - ‘돼지고기·게소스·양파김치’ 삼합 ▲ 사창 돼지짚불구이 돼지고기와 게소스, 양파김치의 환상적 궁합짚불은 오래가지는 않지만 급하고 세게 일어난다. 무안군 몽탄면 사창리 두암식당(061-452-3775)은 이러한 짚불의 장점을 이용해 돼지고기를 굽는다. 나기운 사장의 말. “아버지께서 솔잎으로 굽다가 그을음이 많아서 볏짚으로 구워봤지라. 아버님이 30년, 내가 23년, 53년 되아부렀어요.” 얇게 썬 삼겹살과 목살을 석쇠 사이에 끼운다. 이 석쇠를 들고 식당 한 구석 창고 같은 방으로 간다. 볏짚이 가득하다. 볏짚을 한 다발 덜어 바닥에 놓고 불을 피운다. 돼지고기를 얹은 석쇠를 치솟는 짚불에 집어넣는다. 1분이면 고기가 먹음직스럽게 구워진다. 짚불구이는 빨리 구워지는 외에 또 다른 장점이 있다. 볏짚이 타면서 피어나는 연기가 훈제효과를 내, 일반 불판에 굽는 것보다 고기가 훨씬 구수하다. 그냥도 맛있는 돼지고기를 ‘게소스’에 찍어먹는다. ‘뻘게’라고 하는 작은 게를 곱게 빻고 갈아 만든 소스로, 두암식당에서 개발했다. 달착지근하면서도 구수하다. 짚불 돼지고기와 희한하게 어울린다. 나 사장은 “짚불 돼지고기에 게소스, 양파김치를 함께 먹는 게 우리집식(式) 삼합(三合)”이라고 했다. ‘짚불구이’ 1인분 7000원. 2인분 이상 판다. 게소스에 밥을 비벼 먹는 ‘게장비빔밥’(3000원)도 별미다. 5. 도리포 숭어회 - 기름소금에 살짝 찍어 오물오물 ▲ 도리포 숭어회 부드럽고 담백한 감칠맛이 일품“맛이 좋아 물고기 중에서 제1이다.” 조선시대 실학자 정약전이 ‘자산어보’에서 숭어를 이렇게 상찬했다. 암숭어의 알을 통째로 꺼내 소금에 절여 말린 어란(魚卵)은 최고급 술안주다. 해제면 송석리 도리포는 숭어로 옛부터 이름났다. 도리포횟집(061-454-6890) 조평수 사장은 “숭어는 특히 겨울에 쫄깃하고 찰지다”면서 “깊은 바다 밑바닥에서 월동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참숭어는 연안에서 월동하지만, 개숭어는 먼 바다로 나가요. 그래서 개숭어는 참숭어하고 맛이 비교가 안되죠. 참숭어는 눈동자가 황금색인 반면, 개숭어는 시커멓기 때문에 쉽게 구분하죠.” 숭어는 음력 입동(入冬) 지나 설까지가 제철. 아직까지 무안에서도 숭어가 쉬 눈에 띄지는 않는다. 횟집에 미리 전화하면 준비해준다. 1㎏(2~3인분) 3만5000원. ‘능성어’(1㎏ 11만원)나 ‘돔’(1㎏ 8만원), ‘광어’·‘농어’·‘우럭’ (1㎏ 5만원), 여름이 제철인 ‘민어’(1㎏ 6만원)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숭어회는 전체적으로 뽀얀 우윳빛이면서 옆구리쪽만 붉은색이라 선명한 대비가 아름답다. 담백하면서 단맛이 난다. 몸통쪽은 부드러운 감칠맛이 난다. 운동량이 많은 꼬리 쪽으로 갈수록 쫄깃쫄깃 씹는맛이 강해진다. 살짝 데쳐 나오는 숭어 껍질은 쫄깃하면서도 오독오독 씹힌다. 기름소금에 찍어 먹는다. 찌개와 함께 숭어창젓, 노치(새끼숭어)젓, 황설이젓 등 도리포에서만 먹는 젓갈이 나온다. +1. 양파김치 - 아삭아삭… 톡 쏘는 맛이 개운 무안에는 양파가 많다. 하도 많아 소한테도 먹여 ‘양파한우고기’도 만들지만, 김치도 담근다. 이 양파김치가 별미다. 아삭하면서도 사이다처럼 톡 쏘는 맛이 시원하다. 재료: 양파(중간 크기) 20개, 찹쌀가루 2큰술, 고춧가루 100g, 굵은소금 200g, 멸치액젓 2큰술, 새우액젓 2큰술. 마늘과 생강은 넣지 않는다. 만드는 법: 양파 껍질을 벗겨 4등분해 소금물에 5시간쯤 절인 다음 물에 씻어 바구니에 건져 물기를 뺀다. 찹쌀가루를 찬물에 풀어 냄비에 넣고 죽을 쑨다. 고춧가루, 찹쌀죽, 액젓을 잘 섞어 절인 양파에 넣고 버무린다. 하루에서 이틀쯤 실온에 익힌 다음 냉장 보관해 먹는다. 담그고 한 두달 사이가 제일 맛나니 너무 오래 묵히지 않고 먹는다.
 쫀득쫀득 갑오징어… 김밥을 유혹하네
  • [통영 5味+1] 쫀득쫀득 갑오징어… 김밥을 유혹하네
  • [조선일보 제공] 1. 꼬지김밥 ▲ 꼬지김밥 알고 보니 충무김밥의 원형.충무김밥하면 맨밥을 만 김밥, 그리고 접시 한쪽 옆을 차지한 오징어무침과 깍두기가 자동으로 떠오른다. 하지만 뭉뚱그린 오징어무침이 반찬으로 나온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여러 종류 반찬을 꼬지에 끼워 내다가 품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 지금처럼 편하게 바뀐 것이라고 한다. 옛맛을 되살리기 위해 그 손 많이 간다는 ‘꼬지김밥’을 5년 전 다시 시작한 옛날충무꼬지김밥(055-641-8266) 집을 찾았다. 통영 토박이들이 어릴 적 먹던 충무김밥 맛과 흡사하다고 칭찬하는 집. 느지막한 오후 들어선 가게엔 손님은 없고 주인 할머니가 자잘한 갑오징어 새끼를 꼬지에 하나씩 하나씩 끼우고 있다. 꼬지 재료는 어묵, 오징어, 갑오징어, 주꾸미, 홍합 등 다섯 가지. 삶은 재료들을 한 꼬지에 한 종류씩 끼워 냉장 보관했다가 손님이 오면 고춧가루 양념을 발라 내놓는다. 1인분(3500원)에 김밥 8개, 3~4가지 종류의 꼬지 6개, 섞박지 깍두기가 시락국과 함께 나온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의 쫀득쫀득 갑오징어와 고소한 홍합 꼬지가 먹기 좋다. 매콤달콤한 오징어무침과 깍두기 맛에 길들여졌다면 싱겁다고 느낄 수도 있을 정도로 담백한 맛. 양념이 진하지 않아 해산물 맛과 향이 살아있다. 서호시장 시내버스정류소 맞은편. 2. 멍게비빔밥 ▲ 멍게비빔밥 야들야들 향긋한 멍게 속살과 고소한 밥의 만남.갖은 해산물이 들어간 통영 비빔밥은 통영 사람들이 특히나 자랑하는 음식이다. 충무공 탄신일 행사의 제사음식을 주관해오는 등 전통 통영 음식을 전수해온 제옥례(91)할머니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통영 맛’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통영 비빔밥”이라고 자랑이 대단하다. 숙주·박나물 같은 육지 나물에다 미역·톳나물 같은 싱싱한 바다 해산물이 함께 들어가고, 단백질을 보충하는 민어·조기·가자미 같은 생선 한 마리가 함께 나오는데다, 조개로 만든 장처럼 재료의 맛과 향을 살려줄 수 있는 양념을 쓰는 게 통영 비빔밥의 특징. 멍게비빔밥도 그런 통영 비빔밥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메뉴 중 하나다. 통영시 문화해설사분들이 추천한 밀물식당(055-646-1551)을 찾았다. 멍게비빔밥이라고 해서 밥 위에 멍게를 조금 얹었겠지 했다. 하지만 웬걸, 멍게 반·밥 반이다. 1인분에 8000원이지만, 비싸다는 생각까지 싹 가실 정도로 일단 멍게 양이 만족스러웠다. 숟가락으로 아무리 뒤집어 봐도 잘게 썬 멍게 속살과 김, 통깨가 재료의 전부. 양념도 참기름, 깨소금, 소금 약간 밖이다. 공기밥은 따로 나온다. 통통한 조기 한 마리가 딸려 나왔다. 쓱쓱 비벼서 한입 먹었는데 싱싱한 멍게 향이 콧속에 훅 끼친다. 씹기도 전에 입 속에 멍게향이 번졌다. 참기름·참깨가 싱싱한 멍게 맛과 어울려 고소하다. 멍게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이보다 좋을 수 없는’ 든든한 한끼 식사, 평소 흐물흐물 멍게를 피해온 분들도 ‘바다 영양별미’로 한번 먹어볼 만한 메뉴인 듯하다. 멍게비빔밥 이외 메뉴는 매운탕(6000원), 장어탕(6000원), 생선구이(6000원) 등. 항남동 국민은행 골목 20m 안쪽. 3. 굴요리코스 ▲ 굴코스 요리 굴전·굴회·굴찜·굴구이·굴밥까지. 입맛대로 골라먹기.통영에서 굴맛을 보고 싶다고 하면 대부분 향토집(055-645-4808)을 추천한다. 13년간 굴요리만 해온 전문점으로 10가지에 가까운 굴 요리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기 때문. 굴철이 시작되는 10월이 돼야 굴회를 먹을 수 있고 그 전엔 살짝 익힌 숙회가 회를 대신한다. 굴밥, 굴전, 굴회, 굴구이, 굴찜 등 5가지 나오는 굴 A코스(3인 이상 주문가능, 1인분 1만 5000원)를 주문했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굴밥. 하얀 쌀밥 위에 적당한 크기의 굴이 먹음직스럽게 올려졌다. 참기름과 진간장을 조금만 넣고 비볐더니 굴 향은 그대로 살아있고 맛은 담백하다. 굴구이는 껍질을 깐 상태로 그릴에 구웠다. 겉은 바삭바삭하고 적당히 익은 속살은 씹을 수록 고소하다. 달걀 속에 도톰한 굴이 2~3개씩 들어있는 굴전은 모양도 굴이다. 조금 싱거워서 양념장에 자꾸 손이 갔다. 굴찜은 가장 실망스러운 메뉴였는데 모양도 맛도 아구찜 양념에 굴만 폭 파묻어놓은 듯 특색을 찾기 힘들었다. “굴 자체가 짭쪼롬한데다 굴향을 살리기 위해 굴찜 양념을 싱겁게 한다”는 설명이었지만 맵지도 달지도 않은 양념은 영 밍밍했다. 역시 산지에 왔음을 느낄 수 있었던 메뉴는 굴회. 아직 알이 완전히 차지 않아 크기가 크진 않지만 보기에도 싱싱한 우윳빛 속살이 달짝지근하다. 세 명이 다섯 가지 음식이 총출동하는 굴A코스를 시키기엔 돈도, 음식양도 부담스럽다. ‘통영 온 김에 온갖 굴 요리를 다 먹어보겠다’고 작정하고 온 사람이 아니라면 먹고 싶은 요리를 한 두 가지씩 주문하는 것이 나을 듯싶다. 굴밥, 굴전, 굴숙회가 나오는 굴B코스는 1인분 1만원(2인 이상 주문가능) 개별메뉴로는 굴숙회(1만원), 굴전(8000원), 굴밥(6000원), 갈치구이(1만 5000원) 등. 무전동 롯데마트 뒤쪽. 4. 우짜 - 우동·자장 둘 다 먹고 싶다면 ▲ 우짜 우동이랑 자장이랑 둘 다 먹고 싶을 때? 추억의 우짜드세요.40여 년 전, 서호 시장에서 우동을 먹던 사람이 주인에게 물었따. “우동을 먹으면 자장을 먹고 싶고, 자장을 먹으면 우동을 먹고 싶은데 이를 우짜면 좋은교?”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하나 둘 자꾸 늘어나자 주인이 우동 위에 자장소스를 한 국자 쫙 끼얹어 내준 것이 우짜라고 하는데. 바로 통영에만 있다는 ‘우짜’(우동+자장) 탄생이야기. 새벽까지 일하던 노동자들과 밤늦게까지 항남동 유흥가에서 즐기던 통영 젊은이들의 출출한 배를 달래주던 것이 바로 우짜였다고 한다. 지금도 고향에 오면 꼭 들러서 먹는다는 통영사람들의 추억의 음식이다. 포장마차에서 우짜를 팔아 모은 돈으로 가게를 낸 항남우짜(055-646-6547)는 20년째 우짜를 팔고 있다. 떡볶이, 어묵을 밖에 내놓고 우동, 자장면 등을 함께 파는 작은 골목 분식점이 날이 어두워지자 어른·아이 손님이 들어차 자리가 별로 없다. 우짜는 이름 그대로 우동 위에 자장소스, 고춧가루를 얹은 모양에다 그 둘을 섞은 맛.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딱 ‘기대만큼’의 맛이었다. 자장과 우동의 만남이 외지 사람들 입에는 잘 안 맞는지 먹으면서도 자꾸 따로 담긴 둘 생각이 났다. 느끼하지 않은 국물을 내기 위해 띠포리(밴댕이의 경상도 방언)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 1인분 3500원. 항남동 국민은행 안쪽 골목으로 5분 거리. 5. 볼락매운탕 - 맑은 국물이 “캬, 속 시원하다” ▲ 볼락 매운탕 맑아서 담백~한 매운탕도 있다.통영사람들은 볼락을 ‘뽈’ 또는 ‘뽈래기’라고 부른다. 제철이 따로 없이 일년 내내 맛볼 수 있지만 어획량이 적어 귀한 고기다. 통영에서 잡히는 대부분이 통영에서 소비될 정도. 가을철이 특히 살이 통통하게 올라 가장 맛있을 때라고 한다. 작은 크기는 통째로 회를 해 먹고 조금 큰 것은 소금구이나 매운탕을 해먹는다. 한산섬식당(055-642-8330)은 볼락 요리 잘하기로 통영토박이들에게 인정 받은 집이다. 매운탕은 2인분 이상 시키면 냄비에 한꺼번에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볼락 매운탕은 1인분씩 따로 그릇에 나왔다. 볼락의 형태도 살리고 국자로 퍼나르면서 식거나 퍼지지 않게 하려는 배려라고 한다. 공기밥과 멸치·김치·굴젓 등 6가지 반찬이 함께 차려진다. 살이 탱글탱글한 어른 손바닥 만한 볼락 두 마리가 그릇에 꽉 들어찼다. 볼락 매운탕을 먹는다고 하니까 통영 사람들이 “국물이 담백한 것이 통영 볼락 매운탕의 최대 특징이지만 양념 진한 매운탕 맛에 익숙한 타지 사람들 입맛에는 안 맞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과연 국물이 ‘국’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맑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얼큰하고 뒷맛이 깨끗하다. 텁텁한 매운탕에 질릴 때마다 생각날 것 같은 맛. 주인은 “볼락은 어획량이 적어 항상 준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기 전에 미리 꼭 전화를 해서 확인하라”고 말했다. 볼락 매운탕 1인분 1만원. 볼락 구이 4만~5만원. 장어탕 7000원 등. +1. 오미사꿀빵 - 부드러운 팥의 느낌~ 후식에 딱 ▲ 볼락 매운탕 맑아서 담백~한 매운탕도 있다.통영의 대표적인 ‘주전부리’를 물으면 한결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꿀빵이지뭐.” 밥벌이하러 타지로 떠난 사람들도 고향을 찾을 때면 꼭 한번 들른다는 집이다. 정해놓은 개수만 팔고 가차없이 문을 닫는다기에 점심때쯤 오미사꿀빵(055-645-2467, 사진) 가게로 갔는데, 이런, 가게 앞에 ‘할아버지가 다리를 다쳐 당분간 쉽니다’라고 적혀있었다. 닫힌 셔터 앞에서 기운이 쏙 빠져 있으니까 동네사람들이 “비슷한 꿀빵을 제과점에서도 한다”고 일러줬다. 이문당 서점 맞은편에 네프 과자점(055-643-4257). 꿀빵은 물엿이 듬뿍 바른 팥 도너츠였다. 속에 든 고운 팥이 그리 달지 않으면서도 고소한 기름 맛과 잘 어울린다. 아무리 욕심을 내도 달아서 두 개는 먹기 힘들 듯. 점심때쯤 되야 꿀빵이 나온다. 여섯개 들이 한 팩에 3000원. 낱개로는 팔지 않는다.
 통영 대표선수 굴
  • [가을 별미 대결] 통영 대표선수 굴
  • [조선일보 제공] “탁탁, 탁탁” 경남 통영은 지금, 굴 까는 소리로 가득 차있다. 새벽부터 굴 박신장(굴까는 작업장)에서 들려오는 굴 껍질 깨는 소리는 ‘살아있음’ 자체다. 울퉁불퉁 시커먼 껍질이 살짝 벌어지면서 눈부시게 하얀 속살이 쏙 드러났다. 건드리면 흰 우유가 손에 묻을 것만 같은 뽀얀 백색이다. 10월 10일쯤부터 출하를 시작한 통영 굴은 지금부터 5월까지 계속 난다. 특히 남해안의 한산~거제만을 비롯, 5개 해역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지정해역이자 세계 제1의 청정 굴 생산지. 전국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이 지역 굴은 그래서 맛 좋기로, 풍부하기로 유명할 수밖에 없다. “지금부터 점점 알이 차는기라예. 11월 중순쯤 되면 통통하니 살이 올라가 얼마나 맛있다고!” 아직은 ‘첫 맛’으로 먹는다는 게 어민들의 설명.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태풍 피해가 없어서 양도, 가격도 예년과 비슷하다. 10㎏에 5만~6만원 선에 거래된다. 굴은 빛깔뿐 아니라 영양도 풍부한 ‘바다의 우유’. 각종 비타민과 칼슘, 단백질에다 유기물질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빈혈에도 좋다. 굴속 타우린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혈압도 적절하게 조절해준다고 한다. 껍질에서 나오고도 바닷물에서 3~4일 동안 살아있다는 굴. 하지만 가장 맛있게 먹으려면 ‘신선 할 때 먹는 것’ 이상 없다. 지금 통영에 가면 갓 껍질 밖으로 나온 굴을 전, 회, 찜, 밥, 튀김 등 입맛에 맞는 요리로 맛볼 수 있다. 굴 뿐만 아니라 통영은 경남에서 음식맛 좋기로 소문난 곳. 입맛이 자꾸 당기는 가을, 맵고 짜고 텁텁한 맛은 가라. 제철만난 굴요리부터 멍게 비빔밥, 볼락매운탕, 꼬지김밥, 우짜까지, 통영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 5가지를 소개한다. 통영의 대표 주전부리 오미사꿀빵은 덤.
  • 루프트한자, 내년 부산-뮌헨 신규취항
  •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루프트한자 독일항공이 내년 3월27일부터 부산-뮌헨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루프트한자의 한국 영업 40주년을 기념해 방한한 볼프강 마이어후버 회장은 지난달 31일 저녁 서울 호텔신라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아시아지역의 요충지로서 한국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부산-뮌헨 신규노선 취항을 결정했다"말했다. 마이어후버 회장은 "이번 신규취항으로 루프트한자는 한국과 유럽을 잇는 유럽국적 항공사 중 운항 횟수가 가장 많은 항공사가 되며, 부산을 연결해 유럽으로 직항하는 유일한 항공사가 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루프트한자는 한국(서울·부산)과 독일(프랑크푸르트·뮌헨)에 각각 두 개의 관문으로 운항하는 최초의 항공사가 됐다. 루프트한자는 서울을 경유하는 부산-뮌헨 노선을 주 3회 신규 취항하고, 기존 매일 운항하는 서울-프랑크푸르트 노선을 포함 한국에서 유럽으로 총 주 10회 운항하게 된다. 부산-뮌헨 구간은 221석 규모의 에어버스 A340-300으로 운행되며, 매주 화요일, 금요일, 일요일에 출발한다. 그동안 유럽행 직항노선이 없었던 부산·경남지역 이용객들은 유럽의 허브공항 뮌헨을 통해 유럽의 여러도시를 신속하고 편리하게 연결할 수 있게 됐다. 루프트한자는 한국인 승무원 서비스 및 한국인 승객들이 선호하는 한식 기내식인 비빔밥, 김치, 고추장, 컵라면 등과 한국잡지 및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며 현지화된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2006.11.01 I 양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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