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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모의 樂카페]'온고지신' 대중가요
-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사진=이데일리DB)[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 오래 전 노래를 끌어와 새 사운드의 옷을 입히는 이른바 리메이크 작법은 대중음악이 태동할 때부터 있어왔다. 어른들에게 친밀감을 주고, 뉴 제네레이션에게는 신선함을 제공하는 일거양득은 때로 제작자와 가수에게 큰 성공을 안겨다 주었다. 하지만 리메이크는 ‘창작력의 고갈에 따른 현상’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받는 뼈아픈 단점이 존재했다. 아티스트는 당연히 창작곡에 몰입해야 했다. 1990년대에 전성기를 구가한 전설들인 서태지, 신해철, 듀스, 신승훈의 경우 기존의 곡을 재해석한 노래가 없었다.확실히 전에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미래로의 전진이 음악가의 소명이었다. ‘창의적 빈곤’이니 ‘순전한 상업적 접근’ 운운은 음악가들에게 벌과도 같았다. 근래 리메이크에 대한 시각은 극명하게 달라졌다. 갈라진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를 잇는 가교 또는 음악적 다양성 실현이라는 호의와 환대가 대체적이다. 세대 간 감각의 단절이 눈 깜짝할 새 이뤄지면서 더욱 리메이크는 시의적절한 수법이 돼가고 있다. 블랙핑크를 잘 아는 20대 초반 젊음은 2010년대 중반까지도 떠들썩했던 2NE1과 결코 친하지 않다. 우선 매체에 그들의 노래가 들리지 않는다. 이럴 때 만약 누군가가 2NE1의 노래를 초현대적 접근으로 리메이크한 곡을 내놓는다면 20대 음악소비자로 하여금 시대의 폭을 넓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옛 곡을 가져오는 게 지금 노래에 없는 아우라를 끌어들일 수 있는 방식이라는 사실 또한 각별한 이점이다. 그만큼 흘러간 음악 중에는 비록 시장의 덩치는 작았으나 정서적으로는 윤택했던 수작들이 즐비하다.마마무의 솔라는 얼마 전 포크의 전설 김광석의 ‘사랑했지만’을 리메이크했다. 서태지가 출현하기도 전인 1991년에 발표한 곡으로 어느덧 33년의 세월이 흘렀다. K팝에서 찾기 힘든 어쿠스틱 포크의 인간적 숨결을 지금의 음악소비자에게 전해주고 있다.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에 흘러 인기를 모은 임영웅의 ‘사랑은 늘 도망가’, NCT 드림의 ‘캔디’, 테이의 ‘모노로그’ 등도 모두 리메이크 곡들이다.‘모노로그’는 ‘그 시절, 우리는 모두 버즈였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말해주듯 2000년대 초중반 절대적 인기를 누린 밴드 버즈의 데뷔작이다.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놀랍게도 20년도 더 지났다. 가요역사상 토픽 측면에서 제왕이었지만 그간 덤덤했던 서태지도 최근 관심이다. 거의 30년 묵은 1995년 곡 ‘시대유감’을 리마스터링을 통해 다시 내놓은 덕분이다. 공연윤리위원회 당국에 음반 사전심의를 받아야 했던 시절, 그런 검열관행의 철폐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역사적 곡이 돌아왔으니 그때가 오히려 시대불변의 육중한 창작물이 더 많았음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법하다.방영 중인 드라마 ‘웰컴 투 삼달리’에서 세븐틴의 도겸이 부른 ‘꿈’, 그리고 태연이 노래한 ‘단발머리’는 ‘가왕’ 조용필의 ‘골든 레퍼토리’들이다. 극 주인공 이름을 조용필로 한 게 재밌다. 조용필은 이미 2013년 ‘바운스’로 젊은 세대와 감성적 접점을 확보했지만 그것도 10년의 이끼가 꼈다. 이런 리메이크가 그의 무수한 명작의 숨결이 젊은 세대에게 전해질 수 있는 생산적인 접근법임을 다시금 확인한다.앞으로 리메이크는 양적 질적 성장을 거듭할 것이다. 과거와 현재 사이의 비옥한 동거는 필연적이다. 오래됐어도 피땀 흘려 만든 집념의 역작들은 부활해야 한다. 과잉 상업성에 매몰된 현재의 노래들과는 완벽한 콘트라스트,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3년밖에 안 된 노래가 쉬 잊히고, 30년 전의 곡이 가뿐히 돌아오는 상황. 이제 시제(時制)는 흐릿해진 정도를 넘어 의미가 없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기에 AI 테크놀로지는 재현이 불가능했던 과거 음원을 복원해 현재로 데려올 것이다. K팝의 변화와 혁신을 주문한 한 제작자는 말했다. “어쩌면 지금 음악은 과거에 항복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부지런히 거기서 지혜를 배워야 한다.”
- 새해도 영웅시대…임영웅, 1월 첫 가수 브랜드평판 1위
- 가수 임영웅(사진=임영웅 인스타그램 이미지)[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임영웅이 새해 첫 가수 브랜드평판 1위에 올랐다.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따르면 가수 브랜드평판 2024년 1월 빅데이터 분석결과 1위 임영웅, 2위 세븐틴, 3위 르세라핌, 4위 아이브, 5위 아이유 순이다.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2023년 12월 27일부터 2024년 1월 27일까지의 가수 브랜드 빅데이터를 추출해 브랜드 평판지수를 분석하는 지표이다. 지난 12월 가수 브랜드 빅데이터 105,332,717개와 비교하면 17.79% 늘었다.가수 브랜드평판 1위를 기록한 임영웅은 참여지수 1,504,930 미디어지수 2,945,121 소통지수 1,704,680 커뮤니티지수 1,554,984로, 브랜드평판지수 7,709,715를 기록했다. 지난 12월 브랜드평판지수 7,920,428과 비교해보면 2.66% 하락했다.2위 세븐틴(에스쿱스, 정한, 조슈아, 준, 호시, 원우, 우지, 디에잇, 민규, 도겸, 승관, 버논, 디노) 브랜드는 참여지수 1,101,255 미디어지수 2,376,311 소통지수 1,116,973 커뮤니티지수 1,107,376으로, 브랜드평판지수 5,701,916이 나왔다. 지난 12월 브랜드평판지수 3,430,815와 비교해보면 66.20% 상승한 수치다.3위 르세라핌(김채원,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 브랜드는 참여지수 418,439 미디어지수 1,066,088 소통지수 1,376,238 커뮤니티지수 1,365,275로, 브랜드평판지수 4,226,040다. 지난달 브랜드평판지수 2,468,088보다 71.23% 상승했다.4위 아이브(안유진, 가을, 레이, 장원영, 리즈, 이서) 브랜드는 참여지수 633,194 미디어지수 1,486,734 소통지수 1,028,330 커뮤니티지수 1,070,603로, 브랜드평판지수 4,218,861로 분석됐다. 지난달보다 0.43% 올랐다.한국기업평판연구소 구창환 소장은 “가수 브랜드평판 2024년 1월 브랜드 빅데이터 분석결과, 팬들과 함께 하는 전국투어 콘서트를 마무리한 임영웅 브랜드가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 대작 대신 힐링…'소풍'→'도그데이즈' 설연휴 韓영화 판도변화[스타in 포커스]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화려한 톱스타 캐스팅에 스케일을 내세운 대작들을 걸던 명절 연휴 극장가 풍경이 올해는 달라진다. ‘소풍’부터 ‘도그데이즈’ 등 규모는 소박하지만 무공해 힐링과 감동을 내세운 공감형 가족 영화들이 다가오는 설 연휴 ‘웡카’, ‘아가일’ 등 외화들의 공세에 맞선다. 설 연휴를 앞둔 오는 2월 7일에는 영화 ‘소풍’(감독 김용균)과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 ‘데드맨’(감독 하준원)이 동시에 극장에서 정면 승부를 펼친다. 통상 제작비가 100억 원 이상 든 영화들부터 대작의 카테고리로 분류한다. 반면 이 세 작품은 모두 제작비가 90억 원을 밑도는 허리급 중소 영화로 눈길을 끈다. 명절 연휴 100억 원~300억 원에 달하는 한국 영화 텐트폴들이 몰리던 지난해, 재작년 극장 풍경과 대조되는 분위기다. 세 작품 중 ‘도그데이즈’, ‘소풍’ 두 작품이 12세 관람가에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잔잔한 힐링 무비라는 점도 눈에 띈다. 각각 ‘반려견’, ‘노인’으로 소재를 특화해 1500만 반려인과 중·장년층 등 타깃 관객들을 구체적으로 설정, 이들의 취향을 저격할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틈새 시장을 노리고 있다.윤여정·유해진이 출연하는 영화 ‘도그데이즈’는 ‘국제시장’, ‘영웅’ 등 뭉클한 감동 흥행작들을 배출해온 제작사 JK필름의 신작이다. 영화 ‘미나리’, 애플tv+ 시리즈 ‘파친코’로 세계적인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윤여정과 ‘올빼미’, ‘달짝지근해: 7510’ 등 넓은 스펙트럼으로 충무로를 빛낸 유해진의 첫 호흡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김서형과 정성화, 김윤진, 탕준상, 이현우, 다니엘 헤니 등 각 세대를 대표하는 명품 배우들이 총출동한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으로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성공한 건축가와 MZ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엄빠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갓생 스토리를 그린 영화다. 매운맛 전개, 액션과 스펙타클과 거리가 먼 잔잔한 영화이지만, 반려인들이 공감할 반려동물과의 교감 스토리로 공감대를 공략한다. 여기에 종도 크기도 다른 귀여운 주인공 강아지들이 세 마리나 등장해 눈을 즐겁게 할 전망. ‘도그데이즈’의 순 제작비는 82억 원, 손익분기점은 200만 명이다. ‘소풍’은 영화 ‘소풍’은 절친이자 사돈 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나문희와 김영옥, 박근형 연기 경력 도합 200년에 달하는 관록의 명배우들이 노년의 순수한 우정과 희로애락을 아름답게 그린다. ‘소풍’은 연휴를 앞두고 개봉하는 영화들 중 규모가 가장 작은 저예산 영화다. 총 제작비가 12억 원, 손익분기점이 25만 명이다. 특히 ‘소풍’은 개봉이 결정되기 전까지 투자에 큰 난항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문희는 영화 ‘소풍’의 기자간담회에서 “노인네들만 나온다고 해서 투자가 없었다”며 “2017년 영화 ‘아이 캔 스피크’와 2006년 영화 ‘열혈남아’ 감독 및 제작사 대표들이 많이 도와줘서 나올 수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소풍’은 개봉 전부터 입소문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10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먼저 베일을 벗은 뒤 실관객들 사이에서 극찬과 호평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 무엇보다 영화 ‘소풍’의 OST에 전 세대의 사랑을 받는 국민가수 임영웅이 자작곡 ‘모래 알갱이’가 삽입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더욱 큰 관심을 모았다. 20만에 달하는 임영웅의 팬클럽 ‘영웅시대’를 중심으로 벌써부터 N차 관람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 임영웅이 자신의 곡을 영화 OST로 쓸 수 있게 허락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 ‘소풍’의 감독과 제작진의 진심이 담긴 손편지를 읽고 감동한 임영웅과 그의 소속사가 작품의 취지에 공감하며 흔쾌히 사용을 허락했다는 후문이다. ‘모래 알갱이’의 OST 사용료 수익을 임영웅이 전부 기부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더욱 훈훈함을 자아낸다. 나태주 시인은 이 영화를 위해 자신의 글씨체를 담은 낙관을 기증하고, ‘하늘창문’이란 헌정시를 전달하기도 했다. 힐링 무비와는 거리가 멀지만 두 작품과 함께 경쟁을 펼치는 영화 ‘데드맨’도 중소 작품이다. 조진웅과 김희애, 이수경이 ‘명의 도용 범죄’와 ‘바지사장’을 소재로 펼치는 강렬한 진실 추적극을 예고한다. 순제작비 75억 원, 손익분기점 180만 명이다. 앞서 지난해 설 연휴 개봉한 한국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의 제작비는 137억 원, ‘교섭’(감독 임순례)이 170억 원 수준이었다. 두 작품은 외화 ‘아바타: 물의 길’, ‘더 퍼스트 슬램덩크’ 등에 밀려 손익분기점인 300만 명을 한참 밑도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바 있다. ‘빅’들의 경쟁이던 명절 연휴 극장가 풍경이 이렇게 변화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제작 축소와 한국 영화의 흥행 부진이 시장의 위축을 낳은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 영화계 관계자는 “천만 영화 ‘서울의 봄’이 연말과 새해 초 극장의 분위기를 살리는 듯했지만, 신정연휴가 지나며 ‘외계+인’ 2부, ‘시민덕희’ 등 한국 영화들이 다시 흥행이 부진한 모양새다. ‘서울의 봄’의 다음 주자였던 ‘노량: 죽음의 바다’가 예상을 밑도는 흥행 성적을 기록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제작 편수 자체가 줄어든 이유도 크다. 올해 한국 영화 라인업 자체가 많지 않다”며 “무엇보다 지난해와 재작년 명절 연휴에 개봉한 대작들이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한두 작품을 제외하곤 처참히 흥행에 실패했다. 이를 통해 연휴로 극장에 성수기와 비수기를 나누는 행위가 무의미해졌다는 학습 효과가 생긴 것도 한몫한다”고 분석했다. 세 작품이 이번 연휴 넘어야 할 산은 높다. 당장 오는 1월 31일 북미를 뒤흔든 티모시 샬라메 주연 영화 ‘웡카’(감독 폴 킹)가 개봉하며, 세 작품을 선보이는 2월 7일엔 매튜 본 감독의 신작 외화 ‘아가일’도 함께 개봉한다. 외화들의 공세를 견뎌내고 중소 한국 영화들이 연휴에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 '소풍' 관록에 눌러담은 노년의 희로애락…나문희·김영옥의 시같은 우정[봤어영]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 연기경력 도합 200년에 빛나는 관록의 명배우들이 삶의 끝 희로애락과 아름다움을 스크린에 담는다. 한 편의 시처럼 멋진 우정과 추억의 여운이 있기에 마지막까지 빛나는 우리의 삶. 영화 ‘소풍’(감독 김용균)이 다가올 설 연휴 전 세대 관객들의 심장을 울린다.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소풍’(감독 김용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김용균 감독을 비롯해 배우 나문희, 김영옥, 류승수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소풍’은 우리 모두 이 땅에 태어나 서서히 늙어가고, 마침내 죽음을 향해 가는 존재이기에 공감할 수 있는 영화다. 절친이자 사돈인 노년의 두 여성이 60여 년 만에 고향 남해로 우정 여행을 떠나며 16살 그 시절의 추억을 다시 한 번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 10월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먼저 베일을 벗은 뒤, 평단 및 관객들의 극찬을 이끌었다. ‘소풍’은 연기 경력 63년차의 나문희와 67년차의 김영옥, 65년차 박근형이 의기투합한 영화다. 세 배우의 연기 경력만 합쳐 200년에 달한다. 대한민국 연극과 드라마, 영화계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현재까지도 현역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세 배우가 내공 깊은 명연기로 소풍처럼 짧지만 값진 인간의 삶과 희로애락을 표현해냈다. 나문희는 극 중 삐순이 ‘은심’, 김영옥은 투덜이 ‘금순’ 역을 맡아 감동적 열연을 펼쳤다. 영화는 생의 마지막을 앞두고 60여 년 만에 고향에 가기로 결심한 은심이 소꿉친구이자 사돈인 금순과 함께 남해 마을을 찾으며 벌어지는 일들을 ‘은심’의 시선을 따라 그린다. 금순은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외로운 삶을 살던 은심이 남편까지 잃고 삶을 포기하려 할 때 유일하게 손을 놓지 않던 소중한 단짝 친구다. 반면 은심의 외아들 ‘해웅’(류승수 분)은 사업 실패로 궁지에 몰려 은심의 유일한 재산인 집과 보험금까지 내어달라 요구하는 철없는 자식이다. 은심은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아들의 이기심에 화가 나면서도, 엄마로서 힘든 아들의 상황을 지켜보는 게 안타깝다. 사실 은심은 꽤 오래 전부터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듯 어머니와 아버지의 환상이 아른거려 정신이 온전치 않다. 아무에게 말하지 못 했지만 손목부터 시작해 팔과 다리, 온몸이 굳는 파킨슨병도 얻었다. 아들 내외와 손녀가 매 주말 자신을 찾아와 같이 저녁을 먹는데도 늘 외롭기만 했던 은심. 은심은 10년 만에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자신을 보러 온 ‘금순’에게 “함께 고향에 가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찾아간 고향에서 60년 만에 자신을 첫사랑이라 부르며 따라다닌 옛 친구 ‘태호’(박근형 분)를 만난다. 세 사람은 16세 풋풋하고 행복했던 어린 시절로 잠시 되돌아가 함께 생의 마지막을 채울 소중한 추억을 쌓는다. 이미 결혼 후 배우자와 사별하고 장성한 자식들을 둘 정도로 나이 들었지만, 태호가 은심을 바라보는 눈빛은 여전히 풋풋하고 수줍다. 두 사람 사이를 부러워한 또 다른 고향 친구의 시샘과 질투마저 10대 소년소녀의 감정처럼 순수하고 사랑스럽게 표현된다. 노인이 되어서도 순수한 세 친구의 우정을 그림과 동시에 생의 마지막을 앞둔 80대 노인들이 느끼는 고뇌와 딜레마를 현실적이면서도 담담히 녹여냈다. 자신의 힘으로 생리 현상을 조절하지 못할 정도로 쇠약해진 자신에 느끼는 비참함과 부끄러움, 자식들의 외면으로 요양원에 버려진 친구를 보며 느낀 착잡함, 육체와 마음의 병을 혼자 감내하며 느끼는 외로움까지. 웬만한 내공의 배우들도 표현하기 힘든 노인의 복잡한 감정들을 세 배우는 현실처럼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특히 병상에 누워 담백한 표정으로 자신들의 죽음과 존엄사에 대한 이야길 나누는 은심과 금순의 모습은 엄숙함을 넘어 뭉클함을 자아낸다. 급변하는 시대 변화에 머리로는 순응하면서도, 옛것이 사라지면 ‘나’의 모습까지 사라지는 것 같아 견딜 수 없는 기성세대의 서글픔까지 온몸에 눌러담아 표현한 나문희와 김영옥, 박근형의 열연에 절로 가슴이 숙연해진다. 무엇보다 커리어 초년에 만나 여러 작품을 하며 함께 늙어간 나문희와 김영옥의 깊은 현실 우정을 스크린에서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볼 이유는 충분하다. 소풍처럼 짧은 인간의 삶에 ‘부모’와 ‘가족’, ‘친구’의 존재가 차지하는 의미는 얼마나 큰가, 우리 곁을 떠난 소중한 사람들의 추억과 냄새가 그리워지는 영화다. 영화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가수 임영웅의 자작곡 OST ‘모래알갱이’는 엔딩크레딧과 함께 극 말미에 등장한다. 나태주 시인이 헌사한 ‘소풍’의 낙관이 극을 열고 자작곡 ‘모래알갱이’가 완벽한 마무리를 선사한다. ‘모래알갱이’의 서정적 멜로디와 아련한 가사, 임영웅의 호소력 짙은 보컬이 이 영화의 여운과 아름다움을 멋지게 장식한다. ‘소풍’은 설 연휴를 앞둔 오는 2월 7일 개봉한다.
- '소풍' 김용균 감독 "OST 허락해준 임영웅의 진심, 너무 감사해"
- 김용균 감독. (사진=뉴스1)[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화 ‘소풍’ 김용균 감독이 영화 OST 사용을 흔쾌히 허락해준 가수 임영웅과 이를 지지해준 팬클럽 영웅시대에 무한한 감사를 표했다.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소풍’(감독 김용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김용균 감독을 비롯해 배우 나문희, 김영옥, 류승수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소풍’은 절친이자 사돈인 노년의 두 여성이 60여 년 만에 고향 남해로 우정 여행을 떠나며 16살 그 시절의 추억을 다시 한 번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연예계 경력 도합 200년에 달하는 국내 대표 베테랑 배우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이 의기투합한 품격있는 열연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극찬을 이끌었다. 특히 ‘소풍’은 개봉 전부터 가수 임영웅이 자작곡 ‘모래알갱이’를 OST로 최초로 삽입한 것으로 알려져 팬들 및 대중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모래알갱이’는 임영웅이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로 지난해 6월 발표됐다.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담은 서정적 분위기의 발라드 곡이다. 임영웅이 ‘소풍’의 이야기와 메시지에 공감해 데뷔 OST 사용을 허락했고, OST 음원 사용료 전액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져 따뜻함을 더했다.김용균 감독은 “저희 영화가 80대 배우들이 나오는, 80대의 삶을 다루는 영화다. 저는 연출자로서 영화음악을 사용할 때 아이러니를 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음악감독님이 보사노바 풍의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음악을 제안주셨을 때 그게 신선하게 와닿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런 류의 음악을 많이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도 썼다. 그럼에도 한 가지 채워지지 않은 게 이 영화의 마지막을 채워줄 수 있는 노래였다”며 “그건 위로일 수도 있고, 푸근함, 감정일 수도 있는데 찾기 쉽지 않더라. 그러다 임영웅 님의 곡을 넣으면 너무 잘 어울릴텐데 생각하던 차에 편집실에서 ‘모래알갱이’란 곡이 나오더라”고 처음 ‘모래알갱이’를 듣게 된 계기를 회상했다. 이어 “저는 이 곡이 나온 것을 몰랐어서 미처 못 듣던 차에 이 노래가 나오는데 너무 영화랑 잘 어울리고 OST로 꼭 넣고 싶더라”며 “하지만 (경제적인 면에서) 현실적으로 여력이 되지 않았던 상황에 저를 포함한 제작진이 온 마음을 다해 편지를 써서 보냈다. 그것을 임영웅 씨께서 읽어봐주시고 흔쾌히 수락해주셨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김 감독은 “또 나문희 김영옥 선생님이 출연하시고, 영화가 이런 내용라는 소개를 넣었다”며 “임영웅님이 또 어르신 분들이 많이 사랑해주시는 가수라 저희 마음을 더 잘 알아주셨던 것 같다. 또 기사를 통해 봤는데 음원 사용료를 전부 기부해주셨더라. 그런 진심이 너무 느껴졌다. 이 자리를 빌어 너무 감사드리고 이를 지지해주신 영웅시대 분들에게도 감사하다 말씀드리고 싶다”고 고마움을 전해 훈훈함을 안겼다. ‘소풍’은 오는 2월 7일 개봉한다.
- '소풍' 나문희·김영옥, 임영웅 몰래 콘서트 방문…팬들 울린 사연[따스타]
- 배우 나문희와 김영옥(오른쪽)이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BIFFXGENESIS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소풍’ 오픈토크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따스타’는 세상을 따뜻하게 밝힐 스타의 훈훈한 소식들을 조명하는 코너입니다. 배우 나문희와 김영옥이 영화 ‘소풍’의 OST로 인연을 맺은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에 깜짝 등장해 연예계 대표 ‘영웅시대’의 면모를 입증했다. 두 사람의 등장은 임영웅조차 몰랐던 서프라이즈 방문이었다고. 특히 나문희가 사별한 남편을 향한 그리움과 애틋함을 눌러담아 제보한 사연이 임영웅의 콘서트에서 낭독돼 20만 영웅시대(팬클럽 명)의 눈시울을 붉히며 감동을 선사했다는 후문이다. 임영웅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아임 히어로 투어 2023’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해 10월부터 진행했던 전국투어 콘서트의 마지막 공연으로 그 열기가 더욱 뜨거웠다. 나문희, 김영옥은 지난 21일 열린 마지막 콘서트에 등장했다. ‘소풍’을 연출한 김용균 감독도 함께였다. 이들의 방문은 콘서트를 연 임영웅조차 몰랐던 서프라이즈 등장이었다. 김용균 감독은 자신을 알아봐준 영웅시대 팬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응하는 등 후한 팬서비스로 훈훈함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나문희와 김영옥의 경우, 임영웅의 ‘소풍’ OST 참여로 인연을 맺기 전부터 임영웅의 팬임을 자처해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은 지난 19일 방송된 MBN 예능 ‘가방 속의 인생 스토리 토크백’에 출연해 임영웅을 극찬하기도 했다. 김영옥은 “임영웅이 (영화 OST 참여를)허락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 얼마나 대단한데, 우리의 마음으로 왕”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나문희 역시 “이번에 인기상도 탔다”며 그의 근황을 잘 알고 있는 모습을 보였고, 이에 김영옥이 “상은 수도 없이 탔다”고 부연하기도. 나문희가 “나도 임영웅을 너무 좋아한다”고 말하자, 김영옥이 “임영웅 안 좋아하면 사람도 아니다”라고 강렬한 팬심을 드러내 웃음을 안긴 바 있다. 세 사람이 이날 콘서트에 참석한 것 역시 임영웅이 따로 이들을 VIP로 초대한 게 아니라, 순전히 임영웅의 팬인 나문희와 김영옥의 의사로 직접 성사된 것이라고 한다. 임영웅이 두 사람의 방문을 알게 된 것은 공연 도중 나문희가 직접 쓴 사연을 낭독하면서부터다. 이날 콘서트에선 각 지역에서 신청받은 팬들의 사연을 읽는 ‘임영웅의 스페이스’ 코너가 진행됐다. 스태프들이 나문희의 사연을 골라 임영웅에게 전달해준 것. 나문희는 자신의 이름 대신 사연자 명을 ‘일산에 사는 호박고구마’라 기재했고, 이에 임영웅이 사연자의 정체를 궁금해하자 스태프와 현장에 모인 약 1만여 관객들이 ‘나문희와 김영옥이 왔다’고 그에게 직접 알려줬다. 나문희는 사연에서 자신을 ‘일산에 사는 호박고구마’라고 밝히며 “82세인데 아직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나문희는 지난해 세상에서 떠나 보낸 남편을 사연에서 언급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그는 “오랫동안 지방에 일이 있어 내려갔다가 남편이 보고싶어 전화를 걸었더니 넘어져 이마가 다쳤다고 하더라”며 “이후 남편이 병원에 입원했고 결국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다가 먼저 하늘로 떠났다”고 남편을 향한 그리움을 털어놨다. 또 남편과 이별 후 임영웅의 노래들을 들으며 깊은 마음의 위안을 얻었고, 그에 대한 고마움을 밝히기 위해 사연을 보내게 됐다고도 덧붙였다. 사연의 주인공이 나문희란 사실이 알려지자, 현장의 팬들은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고 일부 팬들은 함께 눈시울을 붉힌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어 나문희가 무대에 올라 인사를 건넸고, 깜짝 놀란 임영웅이 친필 사인과 함께 감사의 인사로 화답하는 장면이 훈훈함을 자아냈다고 한다. 한편 나문희와 김영옥, 임영웅은 영화 ‘소풍’의 OST를 계기로도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다. 임영웅이 자신의 자작곡 ‘모래알갱이’를 ‘소풍’의 OST로 사용을 허락한 것. 임영웅이 자신의 곡을 영화 OST로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2월 7일 설 연휴를 앞두고 개봉하는 영화 ‘소풍’은 절친이자 사돈인 노년의 두 여성이 60여 년 만에 고향 남해로 우정 여행을 떠나며 16살 그 시절의 추억을 다시 한 번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연예계 경력 도합 200년에 달하는 국내 대표 베테랑 배우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이 의기투합한 품격있는 열연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극찬을 이끌었다. ‘모래알갱이’는 임영웅이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로 지난해 6월 발표됐다.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담은 서정적 분위기의 발라드 곡이다. ‘소풍’의 이야기와 메시지에 공감해 데뷔 OST 사용을 허락했고, OST 음원 사용료 전액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져 따뜻함을 더했다.‘소풍’은 오는 2월 7일 개봉한다.
- 궤도 "임영웅, 먼저 밥 먹자고 연락…콘서트서 부모님 신경 써줘'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가 SBS ‘강심장VS’에 출연해 임영웅과 남다른 친분을 자랑했다.‘강심장VS’23일 방송되는 ‘강심장VS’는 ‘냉철한 브레인 VS 뜨거운 심장’ 특집으로 꾸며진다. 이성적 사고의 일명 ‘T’ 성향 방송인 홍진호, 서동주, 과학 유튜버 궤도와 감성적 사고, 일명 ‘F’ 성향의 심진화, 김지민이 출연한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성향의 좁혀지지 않는 간극으로 토크 배틀을 펼칠 예정.연세대 천문우주학과, 한국천문연구원 출신으로 101만 구독자를 보유한 ‘과학 유튜버’ 궤도는 강렬했던 임영웅과의 첫 만남 일화를 공개했다. 궤도는 “임영웅이 과학을 워낙 좋아해서 평소에도 내 영상을 자주 본다더라. 그 인연으로 촬영도 하고 너무 친해졌다”라고 말했다. “연락처는 어떻게 주고받았냐”는 문세윤의 질문에 그는 “개인적으로 연락처를 줬는데 임영웅이 먼저 ‘빨리 밥 먹자’고 연락을 줬다”며 밝혔다. 이어 절친한 사이가 된 두 사람은 주기적으로 방문한다는 비밀 단골 음식점이 있다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또한 궤도는 부모님을 모시고 임영웅 콘서트를 방문했던 일화를 공개하며 바쁜 와중에도 부모님을 세심하게 신경 써준 임영웅의 인성에 감탄했다고 밝혔다.전현무는 “궤도가 나랑 친해지려고 임영웅 플러팅을 했다”고 폭로하며 두 사람의 반전 인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궤도는 “유명인 분들과 연락처 교환을 하면 밥 먹자는 말을 정말 많이 나눈다”고 말했는데, 그 중 전현무가 실제 정말 좋은 곳에서 밥을 사줬다며 미담을 공개했다. 이를 들은 문세윤은 “혹시 궤도 씨가 임영웅이랑 친해서”라고 전현무의 속셈을 날카롭게 지적해 현장을 폭소케 했다.한편, 궤도는 “신점이나 타로를 본 적 없냐”는 전현무의 물음에 ”타로를 재미로 본 적이 있는데 카드를 뒤집는 건 전자기력이다“라고 말하며 T 성향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또 ”나를 잘 알고 있는 건 부모님이나 지인이지, 신이라는 존재가 과학적이진 않아“라며 끊임없이 과학 이론을 제시해 모두의 공분을 샀다는 전언이다. 이런 대쪽 같은 모습에 전현무는 궤도에게 ”무신론자예요?“라고 질문했는데, 충격적인 답변을 내놓아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든 궤도의 답변은 본방송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강심장VS’는 23일 화요일 오후 10시 2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