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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증시, 고용지표·실적 촉각
-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지난 주말 뉴욕 주식시장이 일제히 하락했다. 나스닥과 S&P500 지수가 4년 최고치를 경신한 지 하루만에 주요 지수들이 일제히 반락하자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다른 때 보다 더 컸다. 게다가 유가까지 60달러선 위로 치솟으며 추가 경계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번 주 뉴욕 주식시장은 고유가와 고점 경신에 따른 피로감을 이겨내고 다시 상승할 수 있을까. 7월 한 달 동안 다우는 3.6%, 나스닥은 6.2%, S&P500은 3.6%씩 올랐다. 특히 S&P500 지수 상승폭은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다.높아질 대로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고 전고점에 대한 부담을 이겨낼 원동력은 결국 기업 실적에서 나온다. 이번 주에는 타임워너, 바이아컴, 시리우스 위성 라디오, 컴캐스트, 픽사 애니메이션 등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관련 대기업들이 대거 실적을 발표한다.경제지표도 빼놓을 수 없다. 성장률과 함께 오는 9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 결정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칠 고용지표 발표가 기다리고 있다. 이 외 ISM 지수, 개인 소비 등도 많은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어닝시즌 막바지..미디어주 관심이번 주에는 약속이나 한 듯 주요 미디어 기업들이 일제히 2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대부분 작년 2분기를 능가하는 우수한 실적이 예상된다.첫 타자는 화요일인 2일 성적을 공개하는 컴캐스트(CMCSK)다. 톰슨 퍼스트콜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는 미국 최대 케이블 사업자인 컴캐스트의 2분기 주당 순이익을 15센트, 매출은 55억4000만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작년 2분기 주당 순이익 12센트 및 매출 50억7000만달러보다 좋다.3일에는 미국 최대 미디어업체 타임워너(TWX)가 대기하고 있다. 최근 구글이 시가총액을 추월하는 바람에 자존심을 구기긴 했지만 공룡 기업의 위력은 여전하다. 타임워너의 2분기 주당 순이익 전망치는 19센트로 작년 2분기 17센트보다 높다.4일에는 타임워너의 경쟁자 바이아컴(VIA.B)과 애니메이션 업계를 주름잡는 픽사(PIXR)가 등장한다. 바이아컴의 2분기 주당 순이익 전망치는 46센트로 작년 2분기 43센트보다 높다. 픽사의 경우 거대 미디어 업체 중 거의 유일하게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픽사의 2분기 주당 순이익이 10센트로 작년 2분기 63센트보다 크게 악화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영화로 히트를 쳤던 `인크레더블`의 비디오 판매가 예상 밖 부진을 기록한데다 라이벌 드림웍스 애니메이션(DWA)과의 경쟁 심화 영향이 크다. 물론 주당 순이익 감소치가 월가 예상보다 작을 경우 주가 하락 위험은 감소할 전망이다. 장남의 전격적 퇴진으로 후계 구도가 주목받고 있는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의 계열사도 성적을 발표한다. 머독이 소유한 다이렉트 TV(DTV)도 4일 2분기 성적표를 내놓는다. 다이렉트 TV의 2분기 주당 순이익 전망치는 5센트로 작년 2분기 1센트 손실에서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고용지표 최대 관심이번 주 가장 관심을 끄는 경제지표는 단연 7월 고용 보고서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하는 7월 비농업 신규일자리 수는 17만9000건(마켓워치 조사)이다. 이는 지난 18개월 동안 미국 경제가 월 평균 생산한 신규 일자리 수치와 정확히 일치한다. 실업률은 전달과 동일한 5.0%으로 추정된다.18만건은 너무 급격하거나 처지지 않는 안정적 성장세를 구가하는 미국 경제의 현 상황과 잘 부합하는 수치다. `고용 서프라이즈` 라고 부를만한 25만~30만건에는 못 미치지만 경제 호황으로 평가받는 15만건은 상회했기 때문이다.이와 관련, 마켓워치는 미국 경제의 진정한 `수수께끼(conundrum)`는 그린스펀이 지적한 국채수익률 이상 하락이 아니라 고용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가 9분기 연속 3%대 성장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이 진짜 회복됐는 지 논란이 분분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마켓워치는 어느 지표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의해 고용 상황 평가가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5%대의 실업률과 지난 2년간 미국 경제가 370만건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 고용시장 회복 판단이 맞지만, 평균 임금 상승률이 인플레이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아직 장기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고용 회복을 섣불리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고용에 가렸지만 7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지수도 매우 중요하다. 1일 발표될 ISM 지수는 6월 53.8보다 나은 54.2가 예상된다. 7월 시카고 PMI 지수가 큰 폭 급등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ISM 지수도 예상보다 좋을 가능성이 높다. 이 외 1일에는 6월 건설 지출, 2일에는 6월 개인 소득이 발표된다. 각각 0.8% 증가, 0.4% 증가가 점쳐진다.
- (금요일 오후에)정몽준 회장 뭐하시나
- [edaily 문주용 경제부장] `나라는 우리가 만든다`고 정치인들이 폼을 잡지만 실제론 정치가 그리 생산적이지 않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 정치는 어떨 땐 너무 진지하고 어떨 땐 아주 멍청하기 때문일까.
최근 노무현대통령이 한일정상회담 개최여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말했었다. 공개 자체가 결례인데도 이를 털어놓은 걸 보면 노 대통령의 고민의 깊이를 헤아릴 만하다.
노 대통령의 고민에서 한일 관계에 관한 한 정치가 너무 진지하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명분에 묶인 노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가 이렇게 진지해선, 문제를 풀지 못할 것 같다는 예감이다. 우리도 명분을 양보 못할 것이고, 일본 역시 고이즈미 총리 스타일로는 고개숙이지 않을 것 같다.
정치가 너무 진지해서 온몸에 힘이 들어가 있을 때, 힘을 빼고 머리를 식히며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딴짓을 해보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정치대신 할수 있는 딴짓거리가 뭣이 있을까. 정식외교 대신 할 수 있는 딴짓거리 말이다.
요즘 같아선 축구다. 지금 한국은 축구로 들떠있다. 천재 골잡이 `박주영`의 탄생을 자축하는데 정신 없고, 그의 활약, 그가 쓰는 한국축구의 새역사를 지켜보느라 신이 날대로 났다.
청소년 축구는 물론이고 성인 축구대표팀도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6회연속 본선 진출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축구에 대한 관심도 높고, 본선 진출도 했으니 두 나라 다 `축구`에 열광하고 있다.
두나라 국가대표팀 모두 긴장된 마음을 풀고 느긋해졌다. 서울과 도쿄를 오가며 친선 경기를 펼칠 타이밍이 된 듯 싶은데도 지금은 조용하기만 하다.
양 국가, 국민이 자존심을 세우고 있을때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축구`대결이 더 감정을 격앙시킬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지난 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일본총리간의 한일파트너십 선언 때를 상기해 보자. 그보다 3년전인 95년 10월 "일본이 식민지 지배시절 한국에 좋은 일을 많이 했다"는 일본 각료의 망언에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고 발언, 한일관계에 냉각기가 왔다.
이후 2년뒤 한국은 IMF위기를 겪게 되자, 일본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일본은 외면했고 양국관계는 악화일로를 치달았다. 당시 문화교류마저 활발하지 않았던 탓에 국민들간에도 냉랭했다.
그러던 때 국민의 정부가 들어섰다. 이어 오부치 총리가 "일본이 과거 한때 식민지 지배로 인해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줬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구한다"고 했고, 김대중 대통령이 수용했다. 한일 파트너십 선언이 이때 나왔다.
파트너십 선언의 일환으로 한일 국가대표 축구정기전도 열렸다. 처음엔 일본에 대한 반감이 상당했다. 시합전부터 외교대리전 양상으로까지 비쳐졌고 언론들은 `무슨 대첩이니` 하는 말로 국민들의 대결감정을 자극하기도 했다.
하지만 축구정기전이 거듭될수록 국민들의 감정은 풀려갔다. 파트너십이 자리를 잡아갔다. 축구 뿐아니라 문화 전반에서 교류가 확대되어 갔다. 양국민은 반감 대신 친근감으로 동반자관계를 만들어갔다.
이런 바탕이 후일 한일 월드컵 유치과정, 개최기간 동안 경쟁속에서도 대립하지 않고, 선린우호관계를 다지는데 도움이 됐다고 할수 있다. 물론 지금 양국 관계가 원점으로 되돌아갔다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정치적으로 양국관계가 원점으로 돌아갔을 뿐, 국민들간의 신뢰는 쉽게 허물어지지 않고 있다. 축구외에 다른 문화 교류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만한 폭발력은 없지 않을까.
그래서 요즘 정몽준 축구협회장은 무슨 생각을 하나 궁금하다. 축구 시합때나, 국가대표들의 귀국때 언론에 얼굴을 드러내는데, 정작 `스포츠외교`에 대한 활동은 확 줄여버린 것같다. 정 회장도 정치인이라 너무 진지한 탓인가.
20일 한일 정상회담이 간신히 열린다. 최악의 관계인 만큼 만나야하는 두 정상의 마음은 한없이 무거울 것이다.
이를 땐 애둘러 가는 것도 방법이다. 독도 문제에는 대꾸도 않기로 했다하니, 스포츠외교, 대규모 대중문화 교류 추진을 논의하는 것은 어떨까.
이를 통해 양국이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이고, 자꾸 상처를 줘서는 안된다는 것을 다시 느끼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다. 양국민들이 상대방으로부터 선린우애를 다시 느낀다면, 극우 정치인들의 설자리는 그만큼 좁아지는게 아닌가.
어렵게 만나는 자리인데, 한가한 논의를 할때냐고 힐난할 사람도 있겠다. 그렇지만 진지하게 얘기하다보면 한치 앞도 나가지 못할 수도 있다.
노무현과 고이즈미 두 정상 모두 진지한 스타일이다. 때문에 이번에는 작심하고, 애둘러가는 방법을 논의해봤으면 한다. 그런 스포츠, 문화교류 확대가 논의된다면 그 다음 정몽준 회장이 나서서 스포츠외교를 구체화시켰으면 좋겠다. 월드컵 4강진출 3주년이 되기도 해서 해보는 생각이다.
- [아파트도 품질시대] 그녀의 프리미엄, `푸르지오`
- [edaily 윤진섭기자] 아파트 분양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아파트는 더 이상 단순한 주거 개념에 머무르지 않고 있다. 건설회사마다 브랜드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대우건설(047040)이 텔런트 김남주를 모델로 선보이고 있는 `그녀의 프리미엄`광고 역시 일상생활에서 친근감으로 다가서면서 명품단지로서의 자존심을 살리겠다는 푸르지오의 기치가 숨어있다. 아울러 고급스러움 속에 반드시 뒤따르는 고객만족 브랜드의 의미도 담고 있다.
대우건설의 푸르지오는 푸르름을 연상시키는 브랜드 전략을 택하고 있다. `푸르지오(PRUGIO)`는 깨끗함, 산뜻함, 젊음을 의미하는 `푸르다`라는 순우리말에 대지, 공간을 뜻하는 `GEO`를 결합한 합성어. 자연과 환경, 인간이 하나 되는 공간을 뜻한다.
이 같은 광고 전략속에 대우건설의 푸르지오는 타 경쟁업체보다 다소 늦게 브랜드 경쟁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브랜드 캠페인을 전개한 지 불과 1년여만에 업계를 선도하는 최고의 파워 브랜드로 급부상한 상태다.
특히 대우건설은 푸르지오 브랜드 런칭 후 기존 신규아파트 브랜드들이 특별한 변화 없이 이름만 바꾸던 관행을 벗어나 아파트 단지설계에서, 내·외부, 평면, 인테리어, 설비 등을 종합적으로 바꾸는 전략을 택했다. 이러한 획기적인 변화가 소비자들을 푸르지오로 끌어들이는 배경이다.
푸르지오가 순항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안산고잔신도시다. 안산은 270만평 규모의 계획 신도시로 현재까지 대우건설은 1~9차까지 8113가구를 공급한 상태다.
이는 안산고잔신도시 내 민간아파트 중 40%에 해당되는 물량이며, 대우건설은 앞으로 안산성포주공 3단지, 안산주공 2단지 등 약 1만8000여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 같은 대규모 공급과 아파트 품질이 인정되면서,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는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돼 인근 다른 아파트보다도 높은 투자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실제 안산고잔 대우푸르지오 3차 47평형은 3억9000만~4억3000만원으로, 주변 D아파트와 비교해 2000만~3000만원 정도가 높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입주민의 고객 만족뿐만 아니라 품질 관리를 통해 고급 아파트를 만드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며 "최고 아파트라는 자긍심을 갖도록 해주는 게 푸르지오의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 막판 대혼전... "텃밭은 절대 못내줘!"
- [오마이뉴스 제공] 4·30 재·보궐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혼전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각 당이 주장하는 우세 지역이 상당 부분 겹치는 가운데 일부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열린우리당의 참패를 점치고 있어 주목된다.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 6곳 중 경북 영천과 충남 공주·연기에서의 승리를 자신하는 한편 충남 아산에서의 신승을 기대하고 있다. 전병헌 대변인은 "재보선은 투표율이 워낙 낮아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판세분석은 의미가 없다"면서도 "아산이 초박빙이고, 영천은 단연 강세"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나라당은 경기 연천·포천과 경남 김해는 "확실히 이기는 지역", 충남 아산과 성남 중원은 "이기기는 하지만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지역"으로 분류했다. 이정현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아산과 성남 중원은 여론조사에서 크게 이기고 있지만 한나라당 조직의 결집력이 약하기 때문에 최종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또 경북 영천에 대해 "열린우리당에 열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차이가 오차범위 내로 들어왔기 때문에 역전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은 각각 성남 중원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역대 재보선이 30% 내외의 낮은 투표율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각 당의 판세분석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질 지는 미지수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재보선 결과를 여론조사에 의지해 예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열린우리당에 불리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북 영천] 열린우리당 우세 속 한나라당 "텃밭 수성" 노려
열린우리당에서는 선거 초반 한나라당의 아성인 경북 영천에서 10% 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는 점 때문에 상당히 고무돼 있었다. 그러나 후반으로 가면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텃밭"을 지키기 위해 올인하면서 그 차이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천시내 중심가는 지역발전을 내세운 열린우리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주변 읍·면은 여전히 한나라당 전통 지지층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선거 당일 투표율이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만일 영천에서 이긴다면 한나라당이나 후보가 이긴 게 아니라 "박근혜 대표"가 이기는 것"이라고 말해, "박풍(박근혜 바람)"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영천의 경우 지난 총선에서의 "박풍"은 없다고 자신했다. 이평수 부대변인은 "지난 10여년동안 권력을 잃었던 대구·경북이 이제 지역개발이라는 실리적 접근을 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박풍"이 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도시 전체에 새로 형성된 흐름이 견고하고, 정동윤 후보를 지지하는 정씨 문중의 "혈연표"가 막강한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한나라당이 초반 열세에서 막판 오차범위까지 치고 올라온 것은 다른 지역에서 추격하는 양상과 의미가 다르다"며 "영천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강세지역이기 때문에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복귀하는 양상"이라고 말해, 열린우리당의 낙승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성남 중원] 다강 구도, 분산된 호남표의 향방이 열쇠
성남 중원은 재선거 지역 중 유일하게 다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초박빙 지역이다. 민주노동당은 30%에 달하는 건설노동자층과 서민층을 공략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40%를 상회하는 호남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성남 중원이 수도권의 표심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여당의 자존심을 걸고 있고,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민노-민주의 표 분산에 힘 입어, 야성(野性)이 강한 이 지역에서 당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초반 우세를 장담했던 곳이지만 조성준 후보의 돈 봉투 살포 공방이 불거지면서 민노, 민주에게 표를 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재영 민주노동당 조직실장은 "성남 중원에서는 진보·개혁 진영이 강세를 보여왔는데, 조성준 후보 돈 봉투 사건 이후 호남표와 진보표의 상당수가 민노당으로 오고 있다"면서 "지난 총선 당시 탄핵 사태에도 불구하고 정형주 후보가 20%를 넘는 등 우리의 기본 조직표는 확실하다"고 말했다.
오 실장은 이어 "한나라당이 어부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이 저렇게 되면 민노당밖에 없다"는 반한나라당 전선을 구축해 "정형주 대세론"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29일 중원에서 당 지도부와 성남선대위 연석회의를 개최하는 등 당력을 총 집중하고 있다. 한화갑 대표는 이날 "김강자 후보가 당선권 안으로 들어간 것 같다"며 "우리가 당선되면 기적이지만 그 기적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독려했다. 민주당은 특히 호남표의 분산을 막기 위해 무소속인 김태식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를 검토했으나, 시너지 효과가 없을 것으로 판단,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공주·연기, 아산] 여 "공주산성을 지켜라!"... 한나라, "아산 교두보" 확보 여부 관건
열린우리당은 행정중심복합도시 추진으로 충청권을 "텃밭"으로 확신했지만 지금은 무슨일이 있어도 방어해야 하는 절박감에 휩싸여 있다.
열린우리당은 공주·연기에서 박빙 우세를 점치면서도 아산에 대해서는 박빙 열세로 내다봤다. 아산의 경우 이명수 후보에서 임좌순 후보로 교체되면서 인지도에서 상대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공주·연기 "사수"에 나섰다. 이평수 부대변인은 "최악의 경우 "공주산성"만은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는 무소속인 정진석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선거 막판에 행정중심복합도시 추진에 따른 지역 주민들의 기대 효과가 표로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무소속은 조직의 열세 때문에 막판에 하향 곡선을 그리게 되는 데 오히려 정진석 후보는 처음부터 조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정당 투표가 아닌 조직 투표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이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우세를 보이고 있는 아산을 충청권 공략의 교두보로 보고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자민련도 "텃밭"이라고 자부해 온 공주·연기와 아산에 모두 후보를 냈지만 열세라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포천·연천, 경남 김해] 한나라당 강세 속 열린우리당 추격
경남 김해는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조건 속에서 한나라당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백중열세"라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오차범위까지 따라 잡았다"며 "1만6000여명의 호남출신 유권자들 중 1만명 이상만 투표를 해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포천·연천은 선거 초반 인지도에서 큰 차이로 앞서나가던 고조흥 한나라당 후보가 선거 중반 행정중심복합도시 문제를 쟁점으로 부각시키면서 선두 자리를 굳혀나가는 형국이다.
- (edaily리포트)`反日`을 넘어서
- [edaily 김경인기자] 중국의 대규모 반일시위에 온세계가 떠들썩합니다. 일본은 폭력시위 사과를 요구했지만, 중국은 `사과할 쪽은 일본`이라며 강력 대응하고 있습니다. 반일문제만 보자면 중국에 박수라도 쳐주고 싶지만, 고구려사 왜곡을 경험한 우리에게 중국은 언제든 제2의 일본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국제부 김경인 기자가 전합니다.
1998년 여름 어학연수차 독일의 본에 갔을 때 일입니다. 당시 제가 속한 학급엔 각기 다른 11개 나라의 학생 11명이 있었는데요. 그러다보니 첫 시간엔 당연지사 자기 나라에 대한 프리젠테이션 과제가 주어졌지요. `내가 내 나라를 이렇게 몰랐나?` 새삼 반성, 또 반성하며 어렵사리 준비한 프리젠테이션에 대한 반응은 대략 이랬습니다.
한 폴란드 남학생은 "일본 옆에, 중국 밑에 있는 그 나라냐?"고 물었습니다. 폴크스바겐(VW)에 일한다는 한 멕시코 남자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라고 알은 체를 하더군요. 한국이 정겹다는 터키의 한 독일어 선생은 한일관계에 대해 심도깊은(?) 질문을 했으나, 역사와 어학실력이 둘 다 부족해 제대로 답변을 못했습니다. 직업이 발명가라는 한 오만 남자는 "우리나라에서 한국 물건 엄청 싸다"며 염장을 지르더군요. 나머지는 아는 게 없으니 질문도 없었습니다.
타인의 시선으로 나를 평가받는다는 것은 아플 수도 있지만, 동시에 값진 경험입니다. 외신에 `Korea`를 쳐보면 `한국 삼성전자` 혹은 `북한 핵문제`가 한국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98년보다는 많이 알려졌겠지만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아쉬움이 듭니다. 독도문제엔 심드렁하던 온 세계의 시선이 반일시위에 집중되면서 중국의 위상을 실감하는 오늘은 상대적 박탈감까지 듭니다.
중국의 반일시위로 양국 외교관계가 악화되자, 정치·경제적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불매운동을 의식한 일본 수출주가 급락했고, 닛케이지수는 1만1000선이 붕괴됐습니다. 중국에 거주하던 일부 일본인들이 본국으로 돌아오고 중국 여행이 속속 취소되는 등 분위기도 삼엄하다는군요. 바야흐로 일본의 `차이나 리스크`가 본격화될지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깁니다.
한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 헷갈리는 상황입니다. 독도조례와 역사교과서 왜곡으로 일전을 불사해야 할 마당에 중국이 더욱 설치고 나서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으니까요. 미운 놈 대신 때려줘 고맙다고 박수치며 응원해야 할까요? 아니면 이 참에 중국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해 반일본 연대라도 구성해야 할지요?
일각에서는 이럴 때 일수록 냉정함을 유지해 실리를 추구하자는 얘기도 나옵니다. 사실 중국과 일본의 악감정이 고조되면 한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일본 제품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겠고, 일본에서는 반한감정을 반중감정으로 대체시키는 효과도 있겠지요.
하지만 중국의 공세에 숟가락 하나 더 얹자는 발상은 영 자존심 상합니다. `오늘의 아군이 내일의 적군`이 되는 국제정세라지만 외교적 주권과 자주적 행동을 포기한다면, 한국이 `한-중-일`의 대등한 일원으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중국과는 고구려사 왜곡과 동북공정 문제가 오롯이 남아 있습니다. 군사적·경제적으로 아시아의 패권을 노리는 중국의 칼끝이 한국을 겨누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요?
몇몇 외신기사를 보니 중국의 대응에 "일본이 깜짝 놀랐다"라는 표현이 눈에 띄네요. `다테마에(겉치레)와 혼네(속마음)`으로 대변되듯, 좀처럼 대외적 미소를 잃지 않은 일본이 "깜짝 놀랐다"니 중국의 강경대응에 충격이 컸던 모양입니다. 되짚어보면 독도문제에서 한국의 반응은 일본이 예상했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정부의 안이한 대처를 새삼 비난하진 않겠습니다. 열심히 국력을 키워 헛소리 못하게 만들면 된다는 당연한 말도 거듭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중국의 사례를 보면서 우리국민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는데 미흡했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한국에는 삼성전자 밖에 볼 것 없다는 세계의 편견을 스스로 인정한 것 같아 속상할 뿐입니다.
중국 정부의 묵인이 없지 않았겠지만 반일시위를 시작하고 주도한 것은 중국 국민이었습니다. 월드컵과 촛불시위를 통해 증명된 한국인의 저력은 그에 결코 뒤지지 않는데도, 뒤돌아보면 일본과 오랜 반목의 세월속에 `성공적`이라 할 만한 불매운동 한 번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폭력이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른 것을 아니다고 말하는 것은 국가가 아닌 국민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 면에서 중국 국민들이 일본에 가한 `차이나 리스크`가 약간은 부럽습니다. 아울러 `네티즌`이란 익명의 그림자에 숨어 실천하지 않은 자신을, 입으론 일본을 비난하면서, 키티 핸드폰줄을 걸고 다녔던 자신도 함께 반성해 봅니다.
- "기러기 아빠" 심층면접 첫 박사학위 논문 나와
- [조선일보 제공] “기러기 아빠가 급증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자녀의 대학 진학에 대한 두려움, 왕따, 교사에게 받은 상처…. 분명한 건 자식들에게 남보다 편하고 빠른 길을 찾아주려는 부모들의 의무감이 지나치다는 사실이죠.”
자녀의 조기 유학 때문에 생겨난 ‘기러기 가족’이 5만여가구로 추산되고, 그 비용이 한 해 2조2000억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기러기 아빠’들의 삶을 조명한 첫 박사학위 논문이 나왔다. 17년간의 주부생활을 청산하고 7년 전 만학(晩學)의 길로 들어선 최양숙(48)씨가 주인공이다. ‘비동거 가족 경험-기러기 아빠를 중심으로’란 제목의 논문으로, 최씨는 이달 연세대 신학과에서 목회상담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최씨는 논문을 쓰기 위해 2003년부터 기러기 아빠 20명을 심층 면접했다. 면접 대상은 의사(4명), 변호사(4명), 교수(3명), 대기업 임원(2명), 사업가(2명) 등 40~50대의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 이들은 짧게는 8개월, 길게는 11년 동안 가족과 떨어져 살고 있다. 1년에 8000만~1억원의 돈이 드는 비용을 월급은 물론 빚까지 내서 송달하는 회사원도 셋이나 됐다.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최씨가 이번 논문에서 내린 결론은 “한국 사회 교육 문제와 학벌 위주의 사회 분위기가 기러기 가족을 급증시키는 구조적 조건”이라는 점이다. 인성교육 부재 자존심을 살려주지 못하는 교육 전교조 문제 같은 공교육에 대한 불만과 함께 사교육비 직업 전망의 불투명성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한국 사회분위기 등도 자녀를 조기 유학 보내는 이유로 나타났다.
‘기러기 아빠’들이 털어놓은 독거생활의 어려움도 컸다. “정서적 외로움과 성적(性的) 불만족이 크지요. 이를 해소하는 방법이 운동부터 종교생활, 술·담배, 살림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습니다.” 최씨는 ‘외도’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해봤다’고 응답한 사람은 한 사람뿐이었지만, 나머지 아빠들 역시 제3자의 예를 들면서 ‘안 해봤지만 유혹은 많이 느낀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최씨는 면접 대상인 ‘기러기 아빠’들 대부분이 가족과의 별거를 후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20명 중 14명은 현재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지만 다시 돌아오게 할 수도 없어서 그대로 유지한다고 대답했죠. 가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고 믿지만 자녀의 성공을 위해선 어떤 대가라도 치러야 한다는 의무감 사이에서 아버지들은 혼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최씨가 기러기 가족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건 지금은 대학생이 된 큰딸 때문이다. “딸이 고1 때 유학을 보내달라고 졸랐어요. 수능을 목표로 공부하긴 싫다는 거예요. 하지만 반대했어요. 자녀의 성장기를 가족이 함께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다이아몬드보다 값지다고 믿었으니까요.” 그러나 주위에선 기러기 가족들이 계속해서 늘어났고, ‘아빠들이 자녀교육을 위해 저렇게까지 희생해야 하나’ 하는 의구심에 논문 주제로 삼았다. “자식을 부모의 분신으로 느끼는 우리 문화도 큰 문제입니다. 그러면 서로를 구속하고 불행해지는데도 말이지요.”
- (윤영환의 크레딧스토리)신용평가사를 위한 변명
- [edaily] 최근 신용평가사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감독당국이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가 하면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소에서도 관련 보고서를 내고 있다.
신용평가가 잘 돼야 회사채 시장도 살고 회사채 시장이 살아야 기업의 돈줄이 열린다는 면에서 환영할만 한 일이다.
지난 2일 임경묵 KDI 박사는 "채권시장에서의 신용평가기능 개선을 위한 정책방향"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전체적으로 신용평가와 관련한 미국과 우리 시장의 현안들을 탁월한 시각으로 잘 정리하고 있다. 하지만 신용평가사를 거쳐 줄곧 회사채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현장의 시각에서 보면 아쉬운 부분도 몇 가지 눈에 띄는 것이 사실이다.
◇ 왜 하필 지금인가
연구보고서에 대한 검토에 앞서 이러한 연구가 하필 이 시기에 진행된 배경을 먼저 생각해보자. 관례로 보아 아마도 금융정책당국의 요청이 있었을 것이다. 최근 여러 금융정책기관의 신용평가에 대한 관심이 전에 없이 크다.
신용평가에 대한 관심은 사실 회사채시장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뿌리는 혁신주도형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이슈에 닿아있다. 시대적 정책과제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연구보고서의 내용을 전하는 언론의 논조는 대체로 신용평가에 대한 불신으로 모아지고 있다. 흡사 지난번 카드위기가 모두 신용평가의 뒷북치기에 기인하는 듯한 착각마저 일으킨다.
이런 방식의 접근은 일단 명쾌하기는 하지만 그다지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눈을 들어 좁게는 우리 회사채시장, 크게는 금융시장 전체의 시스템을 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과제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또 어떤 방향으로 풀어가야 할지 함께 고민해보자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강조하듯이 신용평가는 회사채시장의 허브(hub)다. 하지만 신용평가사의 위치는 회사채시장의 변방이다. 신용평가의 문제는 단순히 평가사만의 것이 아니라, 회사채시장 나아가 기업자금 조달구조의 질곡을 반영하는 것이다.
또한 시장의 참여 없이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우리가 신용평가에 대해 숙의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 신용평가사에게만 돌을 던질 것인가
임 박사가 신용카드와 관련한 신용평가의 평가 실패 과정을 정리한 부분은 속이 다 후련할 정도로 명쾌하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유념해야 한다. 그러한 실패가 단지 신용평가사의 이해관계나 부주의 때문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점이다.
당시 신용평가사의 수입에서 카드사(ABS 포함)의 비중이 매우 높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서 신용평가사가 그들의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니었다.
신용평가사의 직무수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제대로 자료를 받아내지 못하는 신용평가의 낮은 위상과 유동성리스크에 대한 인식부족 때문이었다. 물론 이 두 가지 요인 모두 신용평가의 책임이 적지 않다. 신용평가는 항상 보다 충실한 정보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환경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각되는 리스크 요인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혼자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한 한계가 있다. 시장이 함께 해주어야 가능한 것이다.
신용평가의 자존심과 자신감은 시장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같은 이유로 안정적인 물적기반을 갖추도록 해주어야 한다. 든든한 물적기반이 있어야 소신도 있다는 유항산 유항심(有恒産 有恒心)은 맹자님 말씀이다.
임 박사의 신용평가사에 대한 꾸지람은 이 부분과 관련하여 다소의 지나침이 있다.
보고서에서 언급한 “평가사 분석업무 담당자의 보수가 영업실적에 연동”은 엄연히 사실이 아니다. 일괄적인 성과급을 그렇게 표현했다면 과장된 것이다. 또한 부대업무나 주요주주의 영향력도 문제의 소지는 있지만 그렇게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형태는 조금 다르지만 대주주의 후광을 활용하는 것은 다른 평가사도 마찬가지다. 결국 정도의 문제일 뿐이다.
오히려 시장에서는 경영실적에 대한 평가사 경영진의 부담이 등급덤핑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더 우려한다. 하지만 무디스와 같은 탁월한 이익구조는 누구도 수긍하지 않는다. 신용평가는 국가예산으로 움직이는 공공기관이 아니다. 수익기반과 관련해서는 어쨌든 설왕설래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어느 정도의 문제는 다독거리면서 서서히 고쳐가는 것이 또 다른 큰 문제를 만들지 않는 방법이다.
◇ 신용평가를 바꾸려면
임 박사는 과거 투신협회 주도의 `신용평가사에 대한 평가`를 재개하자고 주장한다. 원론에는 반대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고려해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다.
형식에 치우친 과거실적 계량분석과 투신 펀드매니저 대상의 인기투표에 의한 단순 서열화는 어떤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 평가는 충분한 설명력과 미래지향성을 가져야 한다.
연기금, 보험, 은행, 투신, 증권 등 회사채 유관기관 일반의 참여와 평가사의 개선노력에 대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지난 1월 7일자 칼럼에서 피력했듯이 각계의 등급이용자 몇 사람이 모여서 `최악의 신용등급(worst ratings)`을 선정 발표하는 것이 차라리 효과적이라는 생각이다.
신용평가의 이러저러한 이슈를 미국의 상황에 견주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 하지만 본질의 차이는 알고 있어야 한다. 미국의 신용평가 규제 움직임은 다분히 시장(금융자본)과 신용평가의 과도한 유착을 견제하려는 의지를 안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신용평가는 아직 시장과 그렇게 긴밀한 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너무 소원해서 문제다.
우리나라의 신용평가는 80년대 후반에 정책의지에 의해 도입되었지만 오랫동안 그 역할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전환점이 되었던 것은 2000년의 채권시가평가 도입이다. 비로소 신용등급이 시장의 가격형성에 긴밀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회사채시장에는 크레딧 애널리스트라는 새로운 직종이 형성되었다.
시장과 신용평가의 접근은 회사채시장의 부진과 극히 제한적인 인력교류로 인해 매우 더디게 진행되었지만 어쨌든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시장의 크레딧 애널리스트도 꾸준히 늘고 있고, 상호간의 이해도 크게 증진됐다.
그래도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어설픈 것이 현실이다. 좀처럼 내려 놓지 못하는 미망도 적지않다.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제대로 문제를 짚고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 동안은 당국의 정책(또는 규제)이 그 역할을 해왔지만 아무래도 논리의 체계와 설명력은 미흡했다.
이런 점에서 이번의 연구는 상당한 기여가 예상된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런 연구가 꾸준히 이어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번 연구는 일과성으로 그치지 않고 더욱 심화됨으로써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끄는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한다.
윤영환/굿모닝신한증권 기업분석부 연구위원/Credit analyst
- (edaily리포트)한국영화, 12월의 한파
- [edaily 전설리기자] 올해 한국영화는 무척 바쁜 한해를 보냈습니다. 관객 1000만 시대를 열었고 해외영화제에서 잇단 수상으로 활짝 웃었습니다. 한류 덕분에 수출시장에 대한 기대도 충만합니다. 그러나 갑작스레 불어닥친 12월의 한파에 연말 한국 영화계의 분위기는 살짝 우울해졌습니다. 산업부 전설리 기자가 전합니다.
여러분은 이번 크리스마스 때 어떤 영화를 보셨나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오페라의 유령`, `인크레더블`, `브리짓 존스의 일기`, `역도산`?
제가 지금 나열한 영화들은 지난 주 박스오피스 5위권에 랭크됐던 영화들입니다. `역도산` 한편을 제외하고 한 눈에 외화 일색임을 알 수 있지요.
올해 초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로 1000만 관객 시대를 맞이하며 화려하게 포문을 연 이래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잇단 수상과 연일 신문을 장식하는 `욘사마` 열풍으로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냈던 국내 영화계는 연말 우울한 분위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한국 영화가 맥을 못추고 있기 때문이죠.
설경구의 인상적인 연기로 기대를 모으며 연말 외화 홍수 속에서 자존심을 지킬 것이라고 큰 소리 쳤던 `역도산`은 첫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으나 한주만에 외화들에 자리를 내주며 4~5위로 뚝 떨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지속적으로 50~60%대를 유지하던 한국영화 점유율이 이번 달 20%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물론 새해 훌륭한 라인업들이 쏟아진다면 한국 영화의 약세는 단기간에 그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달 한국영화 시장에 급작스레 불어닥친 한파는 한국영화 산업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하는 사건을 이뤘지만 한국영화 수익구조는 여전히 위태롭습니다. 올해 영화산업에 혁혁한 공을 세웠던 두 편의 영화에도 불구하고 제작비와 마케팅비 규모가 커지면서 수익률은 전년대비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또한 편당 수지는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요.
한류에 대한 영화계의 기대감이 지나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부는 한류 열풍이 작품보다는 배우에, 영화보다는 드라마에 집중돼 있으며 결정적으로 대다수의 영화들이 기대만큼 훌륭한 흥행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태극기 휘날리며`와 `살인의 추억`,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장화 홍련`, `올드보이`, `하류인생` 등이 일본에서 개봉했지만 `욘사마` 열풍에 힘입은 `스캔들`을 제외한 나머지 영화들은 그리 대단한 흥행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스크린쿼터 논란도 영화계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 대사는 "한국 정부와 국민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과 스크린쿼터 논란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며 정부를 압박했습니다. 내년에는 스크린쿼터 논쟁이 더욱 커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인터넷 강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P2P사이트를 통한 불법 다운로드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영화 시장의 위협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불법 다운로드는 관객 3명중 1명을 극장에 덜 가게 만드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불법 다운로드가 영화 및 극장 매출 뿐만 아니라 안 그래도 죽어가는 2차 판권 시장을 초토화 시킬지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제가 만난 영화계 한 인사는 "내년에는 올해 음반에 이어 영화 불법 다운로드가 핫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고 귀뜸하기도 했습니다.
장밋빛 한 해를 보냈던 한국영화가 내년에도 성장가도를 달리기 위해서는 흔히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일컫는 `대박의 꿈`에서 벗어나 차근차근 주어진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