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전기가 잘 통하고, 잘 늘어나고 얇습니다. 무늬를 새기거나 피부처럼 굴곡이 있는 표면에도 달라 붙는 나노 크기의 전극을 만들었습니다. 상충관계가 있는 네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습니다.”
|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연구단장.(사진=기초과학연구원) |
|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장은 이같이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최고 성능의 나노박막 전극 개발 사례를 설명했다. IBS 연구진은 피부에 붙일 수 있는 웨어러블 장치의 핵심 부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극을 개발하고, 관련 성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했다.
피부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장치는 기계적 물성이 피부의 물성과 비슷해야 한다. 기존에도 유연한 소자가 있었다. 하지만 신축성, 경량화, 전기전도성, 섬유화 등은 상충 관계가 있어서 모든 성능을 만족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수상 정렬 방법’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해 이 같은 성질을 모두 지니도록 했다. 금속 전도체 나노소재뿐만 아니라 반도체, 자성체 등의 여러 종류의 나노소재들과 고무를 조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고기능성 신축성 나노소재 개발로 이어졌다.
나노박막 전극의 전기 전도도는 금속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고, 원래 길이의 10배까지 늘어나도 기계적 결함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면서 두께는 250나노미터 수준으로 얇아 피부에 잘 붙는다.
연구팀은 반도체 제작 공정 등에 쓰이는 자외선 포토리소그래피를 이용해 선폭 20 마이크로미터의 고해상도 패터닝에도 성공했다. 나노박막 전극을 원하는 형태로 잘라 다양한 전자소자로 쓸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연구진은 나노박막 전극을 이용해 피부 부착형 다기능 적층 장치를 개발했고, 피부에서 온도나 습도 등 몸속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는 부분도 확인했다. 김대형 부연구단장은 “고성능 신축성 나노전극을 차세대 웨어러블 장치들에 폭넓게 이용해 이 분야 발전에 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