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판매수수료 노린 'GA 영업' 구조개선 서둘러야"

취임 100일 맞은 안철경 보험연구원장
GA, 덩치 키우기 위해 설계사 영입경쟁
불완전판매·관리부실 등으로 이어져
책임·권한 주는 판매전문회사가 답
내년 초까지 솔루션 제안할 계획
  • 등록 2019-07-15 오전 6:00:00

    수정 2019-07-15 오전 6:00:00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1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보험생태계 파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특히 모집시장이 지금의 행태로 지속되면 업계가 자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요즘 제 상황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임중도원(任重道遠, 맡겨진 일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입니다. 보험생태계가 심각하게 와해되는 상황에서 이를 재건하는데 연구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13일자로 취임 100일 맞이한 안철경(사진·56)보험연구원장은 1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그간의 소회를 밝히고 “보험업을 둘러싼 외부 요인(금리, 인구구조 등)이 부정적인 데다 내부적으로는 보험상품의 성장 한계, GA(보험 법인대리점)에 의한 유통 구조 훼손에 이어 자본 규제까지 겹치면서 보험생태계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보험업계의 체질개선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GA 개혁 없으면 업계 자멸할 수도”

안 원장은 보험업계의 체질개선이 시급한 분야로 상품과 판매채널을 꼽았다. 우선 보험업계가 저성장, 마이너스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팔릴 상품을 만들다 보니 소위 ‘모럴성 상품’(모럴해저드를 유발하는 상품)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원장은 “과거 불완전, 불충분하게 설계·판매된 상품들이 지금 부메랑이 돼 문제가 터지고 있듯이 당장의 현금 흐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모럴성 상품들이 미래에는 결국 위험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고통스럽더라도 수익구조 중심으로 상품의 체질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투자수익이 아닌 보험영업수익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보험업계의 상품 체질개선과 정부의 가격 규제 해소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 원장은 또 보험 모집시장, 유통시장이 지금의 행태로 지속될 경우 업계가 자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GA 업계의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GA는 특정 보험사에 소속되지 않고 다양한 보험사의 보험상품을 비교·분석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비전속 법인대리점으로 양적 성장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GA의 보험 모집액은 40조56567억원으로 판매채널 점유율 52.8%를 기록했다. 이는 보험사 전속 설계사의 모집액 23조8141억원(31%)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GA소속 설계사 역시 22만5238명으로 전속 설계사 17만8358명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안 원장은 “GA가 더 높은 수수료를 받아내기 위해 몸집을 키우고 이 과정(설계사 영입)에서 상도의마저 저버리고 있다”며 “아울러 GA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부 보험사는 과도한 수수료를 챙겨주는 등 비정상적인 시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판매수수료를 노린 영업 행위가 결국 불완전 판매나 고아계약(설계사 이직·퇴사로 사후 관리가 안 되는 계약), 가짜계약(실제 계약자가 없는 계약) 등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현재의 GA 업계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해결책으로 ‘판매전문회사’를 제안했다. GA에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는 것. 안 원장은 “GA 제도에 대해서는 직접 나서 연구할 계획”이라며 “GA가 공정한 시장 참여자로 들어와 시장으로부터 신뢰 받고 지속 성장 모델을 갖출 수 있도록 늦어도 내년 초까지 솔루션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험CEO, 성과평가 달라져야 업계 달라질 것”

안 원장은 보험업계의 미래 먹거리에도 관심이 많다. 안 원장이 취임 후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금융법센터, 자본규제연구센터, 고령화연구센터, 미래보험센터, 글로벌보험센터, 북한보험연구센터 등 6개 센터를 새로 만든 것도 보험업계의 핵심 현안에 대한 시의적절한 대응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안 원장은 “연구원장이 된 후 조직개편과 함께 사업계획 규모를 확 줄였다”며 “내년 사업계획은 올해의 절반만 세우고 나머지는 시장에서 직접 연구과제를 찾아오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연구원이 시장에서 멀어지지 않고 존재감을 찾기 위한 차원이다. 시의성 있고 시장에서 관심 있는 이슈를 연구해 남들보다 빨리 정확하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 원장은 보험사 CEO에 대한 서비스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취임 후 40여명의 업계 CEO와 만나 소통하고 최근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 3개 국어로 ‘CEO 브리프’를 발간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보험산업은 장기산업인 만큼 보험 CEO들도 장기적인 안목이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보험경영자들이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게 되면 보험업계가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보험 CEO가 장기 과제에 대해 충분히 고민할 수 있도록 단기 성과평가 위주의 평가모델을 바꾸는 연구를 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CEO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그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파악해 같이 고민하고 이를 정책 당국자들에게 공유하는 메신저 역할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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