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배달 하고 싶어요”…‘과적’ 시달리는 도로 위 라이더들

라이더유니온, 5일 배민 B마트 앞 기자회견
근골격계 질환 시달리고, 사고 위험에 '전전긍긍'
"10kg 이상 '자동 분리배차' 등 이뤄져야"
  • 등록 2023-10-06 오전 6:00:00

    수정 2023-10-06 오전 6:00:00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길 위에서 많은 짐을 실은 채로 ‘뚜껑 열고’ 달리고 싶지 않습니다.”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은 5일 서울 성동구 B마트 광진자양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적 문제를 해결해 안전한 배달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측에서 과적 관련 지침을 마련해 안전한 운행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이 5일 서울 성동구 B마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
B마트는 배달의민족이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로, 전국에 70여곳 가량 설치됐다. 고객이 B마트를 지정해 물건을 사면, 라이더가 이를 집까지 배달해준다. B마트에서는 생수와 햇반, 라면, 휴지 등 다양한 생필품을 포함한 물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고객이 한꺼번에 많은 물건을 시키는 경우가 있더라도 한 오토바이에 모든 물건을 실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무리한 물건 배달에 따른 부담은 라이더들에게 전가된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지부장은 “(배달의 민족의 물류를 담당하는 우아한청년들은) 지난해 산업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기업 1위에 이어, 올해도 지난 8월까지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렇게 위험천만한 환경에서 무게 기준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라이더의 안전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무거운 짐이 라이더들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라이더유니온 조합원 김상중씨는 “무거운 짐을 옮기고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 계단을 오르다 보면 노인 배달원이나, 여성 배달원 등은 며칠씩 병원 치료를 받곤 한다”며 “무리한 짐을 옮기는 대신 적극적으로 ‘분리 배차’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라이더유니온이 한국산업의료복지연구원과 지난 4~6월, 배달노동자 365명을 대상으로 ‘근골격계 질환 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 70% 이상의 노동자들은 목이나 어깨에 통증을 느끼고, 60% 이상은 팔, 손, 허리 등에 통증이 있다고 응답했다. 전성배 라이더유니온 서울지회장은 “무거운 짐을 싣고 운행하다 보면 말 그대로 핸들이 떨린다”며 “온몸에 힘을 주고 무게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비나 눈이 오다 보면 더욱 부담이 되고 이러한 부담은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과적’(과중량, 과부피)으로 인해 배달통 뚜껑이 닫히지 않는 일이 많아지면 안전 주행에 걸림돌이 생길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사측 규정에 따르면 10㎞ 이상의 짐은 한 오토바이에 싣지 않도록 분리배차가 이뤄져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오토바이에 부착된 배달박스의 뚜껑을 열고 주행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짐이 떨어지거나 하는 경우 다른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라이더유니온은 이와 같은 ‘과적 운행’을 바꾸기 위해 사측에 △자동 분리배차 시스템 도입 △부피 및 안전 기준 공개 △과적 유발 물품의 판매제한 검토를 요구했다. 아울러 현장 라이더들을 통해 과적 현장을 제보받는 등 캠페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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