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4일 뉴사우스웨일즈주의 베이트먼스 베이 남부 모루야의 산불피해 모습.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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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호주가 전례없는 최악의 산불로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수개월간 산불이 계속되면서 현재까지 최소 25명이 숨졌으며 주택 약 2000채가 불탔고, 수억마리의 야생동물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7일(현지시간)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계속되는 폭염과 가뭄으로 전례없는 산불이 이어지며 사우스웨일즈에서만 약 1588채의 주택이 불타 사라졌다. 인근 빅토리아에서는 200채, 다른 지역에서도 100채 이상이 불탄 것으로 확인됐다.
호주의 상징 코알라가 멸종위기에 처하는 등 야생동물들의 피해도 크다. 시드니대의 한 연구원은 뉴사우스웨일즈 주에서만 약 4억8000만마리의 야생동물이 희생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캔버라와 시드니, 멜버른 등의 도시에서는 임산부를 비롯한 취약계층에 과도한 연기흡입을 주의하라는 경고가 내려졌다. 현재 멜버른과 주변 지역의 가시성은 약 1km 미만이며, 뉴사우스웨일즈와 빅토리아에 비가 내리고 있지만 불씨를 잠재우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산불 피해면적은 약 1030만ha(헥타르) 이상으로, 대한민국 전체 면적과 맞먹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호주보험협회는 산불 피해액이 약 7억호주달러(한화 약 564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으며 앞으로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길게는 1년 이상까지도 보험 청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모리슨 총리는 지난 6일 화재피해 복구를 위해 2년간 약 20억호주달러를 투입하고, 화재로 집과 사업채를 잃은 이들을 지원할 복구기관을 설립하겠다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산불피해가 이어지는 동안 모리슨 총리가 하와이에서 휴가를 즐긴 사실이 드러나며 정치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다.
| 호주 쿠마 외곽의 한 평원에서 자욱한 연기 속을 캥거루가 달리고 있다. 사진 :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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