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머물며 HP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술영업을 총괄했던 전인호 부사장이 이달 초 한국으로 돌아왔다. 전 부사장은 HP 본사와 최근 한국HP 대표 선임을 위한 면접을 진행했다. 현재 EMC 본사 수석부사장직을 겸임하고 있는 김경진 한국EMC 대표 역시 한국HP 대표 영입을 위한 면접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HP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전인호 부사장과 김경진 대표, 함기호 사장이 한국HP 수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면서 “차기 대표이사 결정 시기는 11월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회사 분할에 따라 지난 해부터 시작된 HP와 EMC 간 합병 논의가 재개될 조짐이다. EMC는 세계 1위 스토리지 장비 업체다. 두 기업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합병을 추진했다. 지난 해 양사 간 합병 협상은 가격에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해 중단됐지만 HP의 분사 결정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이 때문에 한국HP 수장을 뽑는 면접에 김경진 한국EMC 대표가 참여했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함 사장은 1997년 한국HP에 입사해 2011년 5월 한국HP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기업용 솔루션 사업 부문에서 주로 일한 경험에 따라 이번 HP 분사 과정에서 한국HP 엔터프라이즈 사업 부문 총괄로 내정됐다.
김 대표는 1999년 EMC에 합류한 이후 2003년 한국EMC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최장수 해외 IT기업 지사장을 기록한 김 대표는 한국인으로는 글로벌 IT기업에서 최고위직으로 재직 중인 인물이다.
한편 글로벌 IT기업들의 국내 인력 이동이 빈번해지고 있다. 제임스 김 전(前) 한국MS 대표가 한국GM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부사장 4명 중 3명이 회사를 떠났다. 한국오라클 애플리케이션 사업 총괄 출신의 원문경 SAP코리아 부사장은 최근 다시 오라클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로 자리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