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 감독은 비공식적으로는 몇차례 부인의 고향인 한국을 찾았다고 했다.함께 언론에 얼굴을 비추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스톤 감독의 신작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주인공 존 매클로플린 역을 맡은 니컬러스 케이지와 닮은 꼴 인연이 화제가 됐다. 니콜라스 케이지의 부인도 한국인 이다. 단상위에 오른 정선정 씨는 당연히 화제가 되었고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다. 한국인과 인연이 있는 감독에 대한 친근감이 회견장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전남 하의도 출신인 부인 정씨는 86년 뉴욕에서 스톤감독을 처음만나 96년 결혼했다. 10년차 부부다. 스톤 감독은 세번째 결혼이다. 95년에 딸 타라를 먼저낳고 이듬해 결혼했단다. 영화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2001년 9.11 테러사건을 소재로, 구조하러 들어갔다가 오히려 지하에 매몰된 두 경찰관의 생환기를그린 실화를 바탕으로 한 휴먼 드라마.
'플래툰' 'JFK' '7월 4일생' '닉슨' '월 스트리트' '애니기븐 선데이' 등 그가 메가폰을 잡은 이전의 영화들은 미국의 심장부를 겨냥한 듯 묵직한 이슈의 중심에서 정체성을 찾아 헤매는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환경과 조직간의 갈등 문제에 지독하게 천착해왔다. 때로는 정권을 향해 역사적 문제에 대해 음모론이라는 문제제기도 서슴없이 던졌다.
한국은 제2의 고향
하지만 이번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그의 영화에서 가장 개인적이다. 철저하게 재앙앞에서 희생당할뻔한 어느 미국 가족의 이야기다. 미국 가족이라기보다 그냥 가족의 이야기일수도 있다. 부부간의 열정은 어느정도 식었고 자식들 문제에 더 고민하면서 하루하루가 무의미하게 흘러가던중 남편에게 청천벽력같은 일이 발생하면서 비로소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스톤 감독은 "이것은 가족의 얘기다. 철저하게 가족의 문제에 집중했다. 생각해보라. 이제 서로에게 열정이 점점 식어가는 부부가 있다. 모든 것이 일상적으로 흘러가면서 무뎌지는 가운데 남자가 직장에 나갔다가 엄청난 사고를 만나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 그동안 잊고 있던 소중한 사람의 존재를 부인과 가족은 그때서야 비로서 깨닫는다. 존과 윌이 무너진 빌딩 아래서 24시간 죽음과 싸우는 모습과 그들을 도우려는 사람들의 행동은 가족의 소중함과 우리사회가 희망적인 곳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혈혈단신 전직 해병대 특무상사였던 한 회계사가 무너져 내린 월드 트레이드 센터 잔해를 헤집고 다니며 생존자를 구해내는 헌신적인 실화의 인물을 영화속에서 담지 않았다면 영화가 솔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영화에 지대한 관심-스톤 감독 답게 '그때 그사람들' 최고로 손꼽아
1992년 상하이 국제 영화제 공동위원장 이었을때부터 한국 영화에 관심이 높았다는 스톤 감독은 김성수 감독 정우성 주연의 '무사'를 감명깊게 봤다고 했다.
그는 한국영화 광이라고 할 정도로 작품 명을 줄줄이 뀄다. 역사적 사실에 유머를 절묘하게 결합한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사람들'이 최고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주변인물들이나 설정이 매우 흥미로왔다고 덧붙이다.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를 본 스톤 감독은 박찬욱 감독에 대해 스타일리시하다고 했고 강동원 김하늘 주연의 '그녀를 믿지 마세요'의 경우 여배우에 대해 묻기도 했다.
"앞으로는 밝고 희망적인 내용이 담긴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뜻을 밝힌 스톤 감독은 16일 미국으로 귀국했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10월 중순에 개봉한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남궁성우 기자 socio94@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