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관호의 투자레터)박리다매와 후리소매

  • 등록 2007-11-19 오전 7:55:11

    수정 2007-11-19 오전 7:55:11

[이데일리 백관호 칼럼니스트] 세상에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오히려 그 반대로 하여야 얻는 것이 있습니다.
이러한 것을 역설(paradox)이라고 하지요.
물론 인간의 입장에서 볼 때 그렇지요.
인간은 이 우주 속의 아주 작고 작은 존재.
인간보다 큰 우주의 시각에서 보면
역설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상식입니다.

동쪽의 끝은 서쪽이고,
가장 먼 남쪽은 북쪽입니다.
나에게서 가장 먼 존재는 바로 나 자신입니다.
아인슈타인도 그렇게 말했지요.
우주 끝을 볼 수 있는 망원경으로 보면
바로 자신의 뒤통수가 보일 것이라고.
이러한 역설적인 현상은 무궁무진.
이 우주에 가득합니다.
다만 인간이 보지 못하고 깨닫지 못할 뿐입니다.

1930년대 뒤퐁사에서 이익구조를 연구하여
그 내용을 정립, 발표하였습니다.
소위 ROI(Return on Investment)입니다.
개발비용이 무려 600만불 소요되었습니다.
1930년대의 600만불은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핵심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경영의 효율을 높이려면 총자본이익율을 높여야 하는데,
`총자본이익율 = 이익/총자본`이 되며 이를 다시 분해하면
(이익/매출액)*(매출액/총자본)의 2 부분으로 나뉘어지지요.
앞 부분이 바로 매출액이익율, 뒷 부분이 총자본회전율입니다.
즉 `총자본이익율 = 매출액이익율*총자본이익율` 로 이루어집니다.

아주 간명하면서도 심오한 지혜가 여기 들어 있습니다.
매출액이익율과 총자본이익율을 둘 다 높이면 좋겠지만
이 둘은 어느 한 쪽이 늘면 다른 한 쪽은 줄어드는
상충적 관계(trade-off relation)에 있어
동시에 둘 다 늘일 수는 없지요.
물건 값을 올리면 매출액이익율은 늘어나겠지만
사는 사람은 줄어들어 총자본회전율이 줄어드는 건 당연한 일.

그래서 어느 한 쪽을 희생하여야 하는데,
매출이익률을 늘이려는 쪽은 주로 독점을 통하여
시장지배력을 늘여서 가격까지 통제하려고 합니다.
록펠러, 카네기 등 초기 미국 자본주의의 재벌들과
AT&T, MS 등 국제적인 대기업들이 주로 애용하는 방법입니다.

이에 대하여 오히려 이익을 줄여서
총자본회전율을 늘이고 전체 이익률을 높이려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익을 줄여서 이익을 늘인다?
바로 앞에서 말한 역설적인 현상입니다.

이것을 요약하면 바로 박리다매(薄利多賣)이지요.
아니, 이거 우리 조상들이 말하던 장사 원칙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바로 평범하게 보이는 우리 전래의 그 원칙이
무려 600만불을 들여 개발한 ROI의 원리입니다.

위대한 원리는 아주 평범하게 보여서,
눈에 잘 뜨이지도 않고 심지어 하찮게 보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실천하면 엄청나게 큰 성과를 얻습니다.

월 마트 보십시오.
지금은 세계적인 기업.
세계 10대 부자 중에 월 마트 창시자인 샘 월튼의
부인과 아들 3명이 들어 있습니다.
아마 앞으로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세계 최대의 기업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월 마트의 전략이 바로 박리다매입니다.
`Everyday low price`
될 수 있는대로 싸게 팝니다.
오로지 이 한 원칙에 매달려 최고의 유통업체를 일구었습니다.

주식투자요?
이야기해야지요.
주식투자도 꼭 같습니다.
대박종목 한번 잡아 인생역전하겠다고요?
후리소매(厚利少賣)로군요.
그러나 주식에서도 성공하시려면
박리다매(薄利多賣)는 필수불가결의 요건입니다.

1%씩 100번 벌어도 100%
100% 1번 벌어도 100%.
그런데 앞의 것은 무척 쉽고(상대적으로)
뒤의 것은 아주 어렵습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시렵니까?
조롱박에 맑은 샘물을 떠서 드시렵니까?
푸른 하늘이 담겨있는 조롱박입니다.
대박에 막걸리를 퍼담아 드시렵니까?
몽롱하게 취한 채 하루를 보내겠지요.

[백관호 선문대학교 교수]

*이 글을 쓴 백 교수는 <주식투자의 지혜와 성공비결>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paekany/로 가면 다른 글들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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