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금리 역전 공포는 없었다…3대지수 '고공행진'

러-우크라 협상 진전에 강세장 기울어
이에 유가 재차 하락하며 투심 떠받쳐
장중 한때 장단기 금리 역전에 긴장감
다만 지수 오름 폭 커져…침체 논쟁↑
  • 등록 2022-03-30 오전 6:04:44

    수정 2022-03-30 오전 6:11:21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이 현실화했음에도 증시는 이에 굴하지 않고 고공행진을 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휴전 가능성을 둘러싼 기대감이 주가를 띄웠다.

(사진=AFP 제공)


우크라 전쟁 긴장 완화하나

29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97% 상승한 3만5294.19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3% 오른 4631.60을 기록했다. 다우 지수와 S&P 지수는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84% 오른 1만4619.64에 장을 마쳤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2.65% 뛰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3.72% 하락한 18.90을 기록했다. 지난 1월 12일(17.62) 이후 두달반 만에 가장 낮다. 그만큼 투자 심리가 살아 있다는 방증이다.

증시는 장 초반부터 강세로 기울었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긴장감이 크게 사라지면서 활기가 돌았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협상단으로 나선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약 4시간 동안 열린 5차 협상 이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체제를 마련한다면 중립국 지위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는 러시아의 핵심 요구 중 하나다.

이에 러시아 측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러시아 대표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은 “우크라이나의 중립·비동맹·비핵 지위 추구를 확인하는 문서로 된 제안을 받았다”며 “협상이 건설적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 제안을 검토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했다.

협상 진전을 반영하듯 군사 대치 역시 확연히 줄었다.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차관은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지역에서 군사 활동을 대폭 줄일 것”이라며 “이를 즉각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국제유가는 하락 흐름을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6% 하락한 배럴당 104.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배럴당 98.44달러까지 떨어졌다. 5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4.84달러까지 내렸다.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공포를 낮춘다는 점에서 투심에 호재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의 톰 에세이 창업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휴전 협상에 진전이 있다는 보도에 시장은 위험 선호 거래에 나섰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급등한 건 그 연장선상에 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08% 상승한 6792.16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2.79% 올랐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는 2.96% 뛴 4002.18을 기록했다. 영국 런던의 FTSE 100는 0.86% 상승했다.

미 장단기 금리 역전 현실로

월가가 또 주목하는 변수가 채권수익률곡선(일드커브)이다. 장단기 금리가 점점 좁혀지면서 곡선은 평평한 형태(커브 플래트닝·yield curve flattening)를 띠었기 때문이다.

이날 장중에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현실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3분께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 10년물 금리는 2년물 금리를 밑돌았다. 둘 모두 2.39%대에서 잠시 역전이 일어났고, 이후 두 금리는 다시 4bp(1bp=0.01%포인트) 안팎 벌어진 채 거래됐다. 블룸버그는 “불과 몇 초간 10년물 금리보다 2년물 금리가 더 높았다”고 전했다.

이는 2019년 9월 이후 2년6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전날 30년물과 5년물 금리가 2006년 이후 처음 뒤집어져 주목 받았다.

월가가 커브 플래트닝에 관심을 쏟는 건 추후 침체 가능성에서다. 전통적으로 10년물과 2년물 금리 역전 이후 시차를 두고 침체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이는 경기 풍향계로 주목 받아 왔다. 웨스턴 유니언 비즈니스 솔루션의 조 마님보 선임분석가는 “10년물과 2년물 금리 움직임은 연준의 긴축이 연착륙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긴장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경기 침체론을 두고 “아직 섣부르다”는 의견이 적지 않게 나온다. 10년물과 3개월물 국채금리 차이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그 주요 근거다. 두 금리 차이는 최근 190bp(1bp=0.01%포인트) 안팎 수준으로 갈수록 커지면서, 오히려 커브 스티프닝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월가에서는 이미 몇 년전부터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단기물을 더 당겨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뉴욕 증시가 오후장 들어 오히려 강세 폭을 키운 건 이같은 심리가 작용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채권수익률곡선은 하나의 신호일 뿐 침체를 예측하는 완벽한 도구는 아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최근 언급과 비슷하다. 그러나 월가의 연준 긴축 전망이 급속도로 당겨지고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은 여전하다는 의견 역시 많다.

전날 주식분할 계획을 발표했던 테슬라 주가는 이날 0.71% 재차 오른 주당 1099.57달러에 장을 마쳤다. 헬스케어업체 유나이티드헬스는 LHC그룹을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장 초반 강세를 보였으나, 오후장 들어 내리면서 0.48%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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