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널 보내'…이별 준비에 맘 아픈 판다 팬들

미국 스미스소니언 동물원 판다가족, 연말 중국행
전 세계 판다, 대부분 중국 소유…푸바오도 내년 봄 떠날 듯
'미·중 우호 상징' 판다 반환에 정치적 해석도
  • 등록 2023-08-29 오전 5:30:00

    수정 2023-08-29 오전 5:30:00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지난 21일 아침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 동물원에서 특별한 생일파티가 열렸다. 200명 넘는 사람이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 이날의 주인공은 3살 난 자이언트판다 샤오치지. 샤오치지는 죽순과 사과, 당근으로 만든 케이크 앞에서 자세를 취헤 보였다. 판다 티셔츠를 입고 판다 가방을 매고 파티에 온 지나 쿠는 “판다는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요. 아무리 힘든 하루를 보냈어도 판다 동영상을 보면 힘든 게 싹 가셔요”라고 포린폴리시에 말했다.

지난 21일 아침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에서 열린 자이언트판다 샤오치지의 생일파티.(사진=AFP)


올해 샤오치지의 생일은 여느 해 생일보다도 특별하다. 미국에서 보내는 마지막 생일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샤오치지는 오는 12월 아빠 톈톈, 엄마 메이샹과 함께 중국으로 돌아간다. 샤오치지의 형인 타이샨과 베이베이, 누나 바오바오는 4살이 되던 해 엄마·아빠보다 먼저 중국으로 돌아갔다. 쿠는 “베이베이가 떠날 때처럼 (샤오치지 가족이 떠날 때도) 울겠지만 이제 다들 떠나고 있다”며 “(동물원에) 판다가 없다면 마음이 아플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세계 동물 팬들의 ‘심장’을 아프게 했던 판다들이 잇달아 중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예정된 이별이지만 판다 팬들은 아쉽기만 하다.

포린폴리시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동물원에 살고있는 판다는 약 70마리. 이 가운데 타이완 타이베이동물원과 멕시코 차풀테펙 동물원에 살고있는 판다를 제외하곤 모든 판다 소유권은 중국이 갖고 있다. 중국은 일반적으로 10~15년 동안 다른 나라에 판다를 빌려주는데 그 사이 새끼가 태어나면 성 성숙이 이뤄지는 4살을 전후해 새끼를 중국에 ‘돌려줘야’ 한다.

한국에서 태어난 최초의 판다인 푸바오가 아빠 러바오, 엄마 아이바오보다 먼저 중국으로 갈 준비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푸바오는 내년 3월께 중국으로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선 중국으로 돌아가는 판다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선 올 초만 해도 판다 11마리가 살고 있었지만 2025년이 되면 모든 판다의 임대 계약이 끝난다. 일부 동물원에선 비싼 판다의 ‘몸값’을 감당하지 못해 판다를 중국으로 다시 돌려보내려 한다. 판다 한 쌍을 임대하는 데 판다 보호·연구 기금 명목으로 한 해 100만달러(약 13억원)을 중국 정부에 내야 하기 때문이다.

판다의 중국 귀국을 두고 ‘정치적’ 해석도 나온다.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중국이 미국에 판다를 보낸 것을 시작으로 판다는 정치적 우호국에게 주는 중국의 선물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때 미국에 온 링링과 싱싱은 스미스소미언 동물원에 살며 미·중 우호의 상징으로 사랑받았다. 포린폴리시는 스미스소미언 동물원을 떠나는 판다 가족을 두고 “워싱턴에서 가장 사랑받는 주민 셋이 얼어붙은 미·중 관계 속에서 한 시대를 마무리하며 고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정된 이별이라고 해도 보내는 마음은 섭섭하다. 일본 우에노동물원에서 샨샨이 중국으로 돌아갈 때는 환송 행사 참석권을 얻기 위해 6만명이 뛰어들었다. 스미스소니언 동물원의 브랜디 스미스는 “판다가 어디에 있든 판다 보호를 위한 중국과의 대화는 계속되겠지만 수십 년간 이어져 온 판다와 워싱턴 간 인연은 쉽게 끊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스미스소니언 동물원은 다음 달 샤오치지 가족을 위한 행사를 성대하게 열 계획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런 모습 처음이야!
  • 이제야 웃는 민희진
  • 나락간 '트바로티' 김호중
  • 디올 그 자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