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풍년으로 무 배추의 물량이 많아지면서 이들이 남아돈다고 여기저기서 걱정의 말들이 많은데 무 배추를 더 많이 먹자고 권장하기에 앞서 효능에 대해 먼저 짚어보자.
특히, 그저 습관처럼 먹어왔던 무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산소와 물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 요리에는 열무김치, 총각김치, 단무지, 동치미, 무 채, 무 밥, 무말랭이, 무시래기, 깍두기, 무나물, 무 국, 무즙, 무 조청, 무 매운탕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나도 많다.
우리가 거의 매일 무 요리를 먹지 않는 날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담한 함박눈이 소복이 내리는 겨울밤,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삶은 고구마를 곁들여 먹으면 세상의 모든 스트레스는 눈 녹듯 사라지고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무를 생으로 많이 먹으면 고약한 트림이 나오는데, 바로 디아스타제라는 효소 작용 때문이다.
동시에 배설도 잘되게 해주면서 칼슘의 흡수도 도와 뼈대를 튼튼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 선조는 전분이 많은 고구마나 감자, 밥을 먹을 때나 고기를 먹을 때 깍두기나 총각김치, 열무김치 등을 곁들였던 이유도 모두 무의 소화촉진 작용 때문이었을 것이다.
무의 톡 쏘는 맛과 매콤한 향은 배추과 작물에 함유된 글루코시놀레이트 때문인데, 이는 이소티오시아네이트의 전구물질로써 위암이나 결장암, 식도암 등에 강한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무는 또 베타인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는 간을 보호하고 숙취를 없애는 작용을 한다. 무에는 가래를 삭여주는 효능도 있어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많이 먹으면 좋다고 한다.
무 종자는 ‘라복자’라고 해 진해거담제로 사용하고 있으며, 한방에서 팔미환이라는 처방은 원재료인 지황이 위장에 해롭다고 하여 무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무는 지방 배출을 촉진해 다이어트에도 좋으며 당뇨병에 따른 갈증을 줄여주고 혈액순환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붕어와 같이 삶아 먹으면 폐결핵, 해소, 토혈, 천식에 효험이 있고, 우리 어렸을 때 겨울철 감기 후유증으로 심하게 기침을 하면 어머니께서 무즙이나 발효액을 먹이셨으니, 이보다 더 좋은 싼값의 보약은 없을 듯하다.
심산에 유황 뿌리고 재배한 열무는 산삼 대용이라고 한 신약본초(神藥本草)의 가르침대로 우리와 가장 친숙한 무를 곁에 두고 즐겨 먹고 많이 먹는다면 산삼에 버금가는 효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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