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총기 참변' 희생된 한인가족…"6세 아들 유일한 생존자"

미국 총기 난사 사건에 30대 부부와 3살 아들 희생
'고펀드미' 모금 페이지 개설…애도 메시지 줄이어
  • 등록 2023-05-09 오전 5:46:15

    수정 2023-05-09 오전 10:30:30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총기 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한인 가족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미국 한인 사회를 중심으로 애도 물결 속에 이들의 희생을 기리는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모금·후원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숨진 한인 교포 가족을 위한 고펀드미 모금 페이지가 이날 개설됐다.

현지 한인 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3시36분께 댈러스 교외에 있는 앨런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30대 한국계 부부인 조규성(38·영어명 규)씨와 강신영(36·영어명 신디)씨, 이들의 아들인 제임스(3)가 숨졌다. 또 다른 자녀인 6세 아들 윌리엄은 크게 다쳐 당일 병원으로 옮겨졌고, 지금은 중환자실에서 퇴원해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휴스턴총영사관 댈러스출장소는 사건 직후 희생자 중 한인 가족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후 현지 한인 매체와 고펀드미를 통해 실명이 알려졌다.

(출처=고펀드미)


모금 페이지 작성자는 “이 페이지는 (장례식 등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그들의 가족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 링크를 당신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공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난주 토요일(6일) 신디와 규, 윌리엄, 제임스는 앨런 아웃렛 몰을 함께 방문했다”면서 “윌리엄은 나흘 전에 6번째 생일을 축하했고 제임스는 이제 3세이며 그들은 윌리엄이 생일 선물로 받은 옷을 다른 사이즈로 교환하기 위해 그곳에 갔다”고 설명했다.

작성자는 그러면서 “빛과 사랑, 축복으로 가득 찼어야 할 오후가 8명의 희생자를 남긴 총기 난사 사건으로 한순간에 끝나 버렸다”며 “중환자실에서 퇴원한 6살 아들 윌리엄은 이 끔찍한 사건에서 유일한 생존자”라고 했다.

이후 고펀드미 페이지에는 이들의 희생을 기리는 익명·기명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아들을 키우는 아빠로서 너무 슬프다” “힘내라 나의 작은 친구여, 너의 부모님과 동생은 천사가 돼 하늘나라에서 너를 지켜볼 거다.” “저도 (사건 발생 직전인) 목요일에 아울렛에 있었다. 누구도 이런 일을 겪어서는 안 된다.” 등의 애도 메시지들이 쏟아지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앨런은 댈러스 시내에서 북쪽으로 약 40㎞ 떨어진 도시다. 현지 한인사회에 따르면 앨런 쇼핑몰은 댈러스 인근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평소 자주 찾는 곳이라고 한다. 조씨와 강씨 부부는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교포로 한인 교회를 다니며 한인 사회에서 각종 봉사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등 평판이 매우 좋았다고 한다. 이번 총기 사건으로 미국 내 한인 사회는 또 다시 충격에 빠지는 분위기다.

범인의 신원은 33세 남성인 마우리시오 가르시아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는 아울렛 앞 주차장에서 차를 세운 후 내리자마자 총기를 난사했고, 모두 8명이 숨졌고 다수의 부상자들이 나왔다. 총격범 역시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사살됐다.

현지 수사당국은 총격범의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총격범이 온라인에 올린 게시물 등을 토대로 극단적인 인종주의에 기반한 증오 범죄일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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