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 4차 산업혁명과 우주산업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 등록 2016-08-26 오전 6:00:00

    수정 2016-08-26 오전 6:00:00

기술과 산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현대 사회에서 장·단기적 산업파급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기술개발은 살아남기 어렵다. 단기적인 성장에만 집착한 근시안적인 기술개발로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이어질 급진적 혁신을 창출할 수 없다. 지속가능한 기술혁신과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술과 산업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창조적 공진화(co-evolution)를 통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창조적 공진화의 대표적인 예이다.

융합과 연결이 핵심 키워드인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 데이터, 3D 프린팅 등의 기술과 제조업의 융합으로 초(超)지능, 초(超)연결을 통한 생산 혁명의 시대를 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잠재적으로 사회 및 산업에 파괴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며, 기존 산업에 위협을 가하는 동시에 무한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들이 기존 산업의 혁신으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우주분야에서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움직임이 시작됐다. 최신 ICT 관련 기술들이 수용되어 기존의 우주발사체와 인공위성 분야에서 기술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인공위성의 특정 부품을 만드는 데 3D 프린터가 사용되며 생산 비용을 낮추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가능성을 높인다. 지구관측 및 통신을 위해 수십에서 수백 개에 달하는 소형 저궤도 위성 군(집단)을 구축하려는 시도 역시 좋은 사례다.

우주기술은 융합과 연결을 촉진시키는 핵심원천기술로서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위성의 정밀한 지구관측 정보는 사물인터넷, 로봇, 빅 데이터 등의 기술과 융합되어 기존 1차 산업에 속한 농업을 새로운 차원의 스마트 농업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최근 국내 우주 벤처기업인 인스페이스는 인공지능 기술인 딥러닝(Deep learning)과 위성영상처리 기술을 융합하여 의료영상에 접목함으로써 결핵진단법을 개발했다. 버진 그룹, 퀄컴 등이 투자하고 있는 원웹(OneWeb)은 2019년까지 소형위성 720기를 지구 저궤도에 띄워 우주인터넷을 구축할 계획이다. 엘런 머스크의 SpaceX도 우주인터넷에 뛰어들었으며, 구글이 여기에 투자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우주인터넷이 실현되면 현재 지상망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인터넷과 모바일 통신에서 지역적 제약을 획기적으로 극복하고 전 지구적 연결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다. 이처럼 우주분야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주변 기술들과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기술혁신의 핵심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

향후 우주분야가 4차 산업혁명기에 기술혁신과,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우주분야의 핵심기술 확보와 함께 ICT와의 융합을 통해 우주산업의 혁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올해 열린 OECD 우주포럼 워크숍에서 3D 프린터, 빅 데이터 등 최신 디지털 기술과 우주 기술과의 융합을 통한 혁신이 강조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우리나라도 현재 한국형발사체, 정지궤도복합위성, 달 탐사 등을 통해 핵심 우주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2013년 수립한 ‘우주기술 산업화 전략’을 통해 우주기술과 ICT의 융·복합을 통한 우주산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개방과 융합의 추세를 접목한 지속적인 기술개발 노력과 함께 우주기술과 산업이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세게 몰아칠 때 우주분야가 우리나라 기술혁신과 경제성장의 동인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조강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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