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석(사진) 스튜디오삼익 대표는 지난달 30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데 필요한 성능 좋은 시장 ‘레이더’를 갖추기 위해 코스닥 상장을 결심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을 추진하는 스튜디오삼익이 고평가 논란을 딛고 코스닥 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튜디오삼익은 2017년 설립된 온라인 홈퍼니싱(집 꾸미기) 유통 전문기업이다. IBKS 제13호스팩과 합병을 통해 오는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스튜디오삼익이 스팩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운오리’ 신세가 된 것은 기업가치를 부풀렸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IBKS제13호스팩은 지난달 초 정정신고서를 통해 IBKS제13호스팩과 스튜디오삼익의 합병비율을 1대 30.351로 조정했다. 7월 합병 결정 당시 합병비율은 1대 44.9595였지만, 8월 중순 1대 35.871로 한 차례 수정한 바 있다. 두 차례 합병 비율을 조정한 데다 약세장 속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자 예상 시가총액이 1100억원대에서 670억원대로 낮아졌다. 이에 대해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당초 기업가치를 높게 책정했다가 거품이 꺼진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최 대표는 몸값 조정 배경에 대해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기업가치 산정을 진행했지만 증시 부진 속에 경쟁사의 주가를 크게 참고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시기별 투자 전 가치(Pre value) 변화 요인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올해 4월 중순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당시 투자사들은 스튜디오삼익의 기업가치를 996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경쟁사 실적을 넘어섰고, 오하임아이엔티 시총이 970억원대인 점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신규 브랜드 론칭과 풀필먼트 진행 여부 평가, 토지와 사옥 건축의 차익 발생 등이 최근 1년간 진행되면서 기업가치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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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7월 초 금융감독원에 합병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기업가치를 801억원으로 낮췄다. 증시 약세로 경쟁사의 시가총액이 약 700억원으로 줄어든 탓이다. 지난 달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이번에는 금감원에서 재조정 의견을 냈고, 이를 받아들였다. 경쟁사 시총 감소와 스톡옵션 발행 등을 반영해 678억원으로 최종 조정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나 닷컴버블 시기에 재래시장, 로드샵, 백화점은 위축됐지만 디스카운트 스토어(초저가 슈퍼마켓)는 사업 기반을 다지게 됐고, 리먼브러더스 사태 전후 스파(SPA) 의류 브랜드도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나가는 등 불황은 어떤 기업이나 산업군에는 큰 기회였다”면서 “홈퍼니싱 유통 분야 역시 이런 관점에서 성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통 유전자(DNA)’를 내재화한 점을 스튜디오삼익의 강점으로 꼽았다. 풀필먼트는 상품 보관부터 배송까지 판매자의 물류를 일괄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스튜디오삼익은 쿠팡·오늘의집 등 가구 풀필먼트 사업에 일찌감치 진출해 시장을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튜디오삼익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취급 품목 확대, 브랜드 판권 잔액 결제, 제조 협력사 지원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특히 최 대표는 증시 입성을 통해 보다 많은 투자자들과 접점을 만들고, 시장 변화에 더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 대표는 “새로운 정보기술(IT)이나 플랫폼이 등장한다면 스튜디오삼익이 가장 먼저 변화의 중심에 서 있겠다”면서 “올바른 상품 정보와 합리적인 가격, 트렌드에 맞는 디자인으로 무장해 시장 가치기준을 만드는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