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잭 블랙이 그랬듯, 나도 "완전히 즐겼다"

<웨버의 뮤지컬 최신작 '스쿨 오브 락'>
재미와 감동 사이…'균형잡힌 즐거움'
방방 뛰는 아이들, 저절로 '아빠 미소'
25일까지 샤롯데…9월엔 부산·대구로
  • 등록 2019-08-03 오전 6:00:01

    수정 2019-08-03 오전 6:00:01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의 한 장면(사진=에스앤코).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스쿨 오브 락은 즐거움(Joy)에 대한 작품이다. 작품을 하는 내내 행복했고, 작품을 보는 관객들도 그럴 것이다”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스쿨 오브 락’을 제작하면서 바랐던 것이 관객들의 ‘즐거움’이었다면, 이번에도 그는 제작 의도에 딱 들어맞는 ‘웰메이드 뮤지컬’을 만들어냈다. 즐거움에 관한한 ‘스쿨 오브 락’의 평점은 100점 만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 그 만큼 유쾌하고 즐겁다. 그렇다고 가벼운 오락물은 아니다. 틀에 박힌 교육 현실을 비판하면서 “왜 주어진 대로만 사느냐” “권력자에 당당하게 맞서라”라고 외치는 묵직한 메시지는 재미와 감동 사이에서 균형잡힌 즐거움을 선사한다.

“웨버가 브로드웨이를 다시 한번 뒤흔들었다”, “웨버 5성급의 업적”, “미친 듯한 즐거움”이라는 해외 언론의 찬사를 받은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여기에 한 줄평을 하나 더 얹힐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작품은 즐거움에 대한 정의다” 내지는 “지금까지 이렇게 행복한 뮤지컬은 없었다~”라고 쓰겠다. “웃고, 울고, 완전히 즐겼다!”라던 원작 영화의 주인공 잭 블랙의 뮤지컬 관람평처럼, 커튼콜이 끝난 뒤 머릿 속에 떠오른 문장은 딱 하나. “나도 완전히 즐겼다”였다.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의 한 장면(사진=에스앤코).
라이브 연주로 ‘최고조 카타르시스’ 선봬

줄거리는 익히 알려진대로다. 자신이 만든 락 밴드 ‘노 베이컨시(No Vacancy, 빈방 없음)’에서 쫓겨난 기타리스트 듀이는 친구 네드와 그의 여자친구 패티의 집에 얹혀살던 중 ‘호레이스 그린’이라는 학교에 교사로 위장 취업한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 사립학교 ‘호레이스 그린’의 아이들은 ‘하버드’ 진학을 내걸고 입시 지옥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가르칠 마음이 전혀 없었던 ‘가짜 교사’ 듀이는 우연히 교장 선생님의 음악 수업을 엿보고는 아이들의 음악 실력에 감탄해 락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아이들도 저항 정신이 가득한 ‘락 스피릿’에 공감하며 밴드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경연대회인 ‘배틀 오브 더 밴드’ 무대에 오른 듀이와 아이들은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면서 굳게 닫혔던 학교와 부모 마음을 움직이게 된다.

자칫 식상함이 밀려올 수 있는 뻔한 줄거리. 하지만 귀에 착 달라붙는 17곡의 노래로 꽉 짜여진 공연에 식상함이 비집고 들어올 ‘틈’ 따위는 없었다. 700개 이상의 조명과 200개가 넘는 스피커를 통해 펼쳐지는 주인공 듀이와 아이들의 라이브 연주는 최고조의 카타르시스를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주제가 격인 ‘권력자에게 맞서라(Stick it to the man)’와 ‘너도 이제 밴드야(You’re in the Band), ‘스쿨 오브 락(School of Rock)’, ‘락은 어디로 갔나(Where did the rock go)’ 등은 중독성 강한 멜로디로 공연이 끝난 후에도 한참이나 귓가를 맴돈다.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의 한 장면(사진=에스앤코).
‘아빠 미소’ 짓게 하는 16명의 아이들 ‘엄지 척’

2017년부터 듀이로 활약한 코너 글룰리와 교장역의 카산드라 맥고완이 극을 이끈다. 하지만 ‘스쿨 오브 락’의 진짜 주인공은 16명(얼터네이트 4명 포함)의 아이들이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지에서 지원한 1000여 명 중에서 선발된 10살 남짓 아이들은 공연내내 연주하고 춤추고 노래하면서 관객 마음을 훔친다.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입가에 저절로 ‘아빠 미소’가 지어진다. 똑부러지는 성격의 잔소리꾼 매니저 썸머와 △수즙음을 극복하고 메인 보컬이 된 토미카 △기타와 작곡에서 재능을 발견하는 잭 △패션에 관심 많은 스타일리스트 빌리 등 아이들의 야물딱진 연기가 개성있는 캐릭터를 제대로 살렸다.

커튼콜에선 흥이 정점으로 치닫는다. 밴드 경연대회에서 순위에 못 들어 의기소침했던 아이들은 “스쿨 오브 락”을 연호하는 관객들의 외침에 힘을 내고 다시 무대에 오르는데, 아이들의 앵콜 무대가 커튼콜이다. 듀이가 아이들을 한 명씩 소개하자, 각자 맡은 악기로 독주 무대가 펼쳐진다. 마지막 노래는 듀이와 교장이 부르는 오페라 아리아 ‘밤의 여왕(Konigen der Nacht)’이다. 오페라 ‘마술피리’에 나오는, ‘아아아아아아아 아~’로 잘 알려진 그 대목이다.

완성도 높은 무대는 2시간 30분이란 시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단언컨대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을 만든 웨버의 또 다른 대표작이 될 작품이다. 음악과 춤, 연기 등 뮤지컬 3요소에 탄탄한 스토리까지 어느 하나 웨버의 전작들과 비교해 꿀리지 않는다. 뮤지컬을 좋아한다면 반드시 챙겨봐야 할 작품이다. 뮤지컬 입문작으로도 최고의 선택이다. 8월 25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 씨어터에서, 9월에는 부산 드림씨어터(1~15일)· 대구 계명아트센터(21~29일)로 자리를 옮겨 공연한다. 티겟 가격은 6만~16만원.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스쿨밴드 기타리스트 잭 역의 아역배우 브랜든 러틀리지(왼쪽부터), 듀이 역의 코너 글룰리, 썸머 역의 빌리-로즈 브라더슨(사진=에스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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