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 포기 의사 있어…더 늦어지면 시기 놓칠수도"

[인터뷰]北전문가 자오후지 중국 공산당교 교수
"中, 北 비핵화가 기본 입장…핵포기 의지 믿어야"
"김정은, 김일성과 달라…경제 중심 발전 원해"
"北, 강경파로 변하려고해…한국 역할 중요"
  • 등록 2021-03-09 오전 6:00:00

    수정 2021-03-09 오전 6:00:00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경제 발전을 위해 비핵화에 합의할 의지가 있다고 봅니다. 군수산업 중심에서 민영 경제 중심으로 가기 위해 개혁개방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세계가 믿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북한이 테이블에 앉도록 해야 합니다. 한국 역할이 중요합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자오후지(趙虎吉·사진) 공산당교 교수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경제적으로 만족할만한 대가가 주어진다면 핵을 포기할 의지가 있다며 북한과의 협상을 포기해선 안된다고 했다. 중앙당교는 중국 공산당 간부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과거 이 학교 교장을 맡기도 했다.

자오 교수는 북중 관계에 있어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가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주변국에 핵이 있는걸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이 북핵 문제를 북미간 관계로 한정해 놓고 있고, 중국은 이 문제에 있어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다만 중국은 북한을 한 국가로 볼 뿐 특수관계로 보진 않는다는 건 변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자오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포기 의지가 있다고 봤다. 그는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생각 있는 지를 두고 미중 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관심을 갖고 있다”며 “대부분 (의지가) 없다고 보고 있지만, 나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자오 교수는 2014년 로동신문이 사설에서 ‘경제관리의 원리와 방법을 오늘의 현실적 요구에 맞게 구현하고 계승발전 시켜나가야 한다’고 언급한 문장을 예로 들면서 “북한이 본격적으로 개혁개방을 해야한다는 정답을 찾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북한의 재정 상태를 감안할 때 군수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 개발은 지속되기 어렵다”며 “김정은은 군수산업에서 민영중심으로 가려고 하고, 그 핵심이 경제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역시 지난 2018년 북한 방문 이후 “김 위원장은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완전한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고 전한 바 있다.

자오 교수는 “북한은 개혁개방을 하겠다고 밝히고 경제특구를 만드는 등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전세계가 믿지 않는다”면서 “(비핵화 의지)를 믿지 않으면 미국의 대북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고, 북한은 강경책으로 선회할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자오 교수의 강연과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김정은 위원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김정은이 아버지인 김정일과 다른 점은 크게 세가지다. 우선 젊다. 경험이 적을 수 있지만 그만큼 유연성이 있다. 또한 집권 이양 환경이 다르다. 김정일은 할아버지인 김일성 그늘 밑에서 20년을 있었지만, 김정은은 곧바로 위원장 자리에 앉았다. 마지막은 외국 유학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선진국인 스위스에서 있었다. 정치, 경제, 문화, 사회 등을 알만큼 알고 있다. 이를 한데로 모아보면 변화 가능성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나는 집권 3년이 가장 큰 기회라고 생각했다. 지금 조금씩 타이밍이 지나가고 있다. 김정은은 핵 실험장까지 폭파하면서 의지를 보였는데 국제사회는 그를 믿어주지 않았다. 최근들어 다시 강경파로 변하는 분위기다. 이 시점에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정은 위원장이 핵포기 의지가 있다고 보는 이유는

△김정은은 지난 2018년 ‘신시대, 신정신, 신방법’을 발표하고 ‘사회주의 경제강국건설 총집중 노선’을 택했다. 이는 성문정책과 병진노선을 포기하고 경제중심으로 가겠다는 의미다. 김정은은 핵포기까지 결심하고 개혁개방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은 제재를 풀지 않았다. 북한은 경제 특구를 마련하고 중국의 동북3성과 진출 계획을 짜는 등 기초를 다 닦아놨다. 개혁으로 경제에 활력을 넣고, 개방으로 생산요소, 자금, 기술 등을 동시에 유입해야 하는데 현재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개혁을 하고 있지만 개방이 안되는 거다. 코로나19 사태도 북한에 큰 충격이다. 아마 지금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본다. 김정은이 열병식 때 눈물까지 흘리면서 던진 메시지를 보면 알 수 있다.

=바이든 시대 북미 관계에 변화가 있을까

△북한은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려 하고, 안전보장을 얻으려고 한다. 최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과 관련해서 ‘인도주의적인 것에 많은 관심을 가지겠다’고 표현 한 적이 있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이다. 그런데 미국이 국제관계속에서 북한 국민들을 지칭한 건지 제재를 풀겠다는 건지 알수 없다. 한국과 미국, 중국이 모두 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그리고 정상국가가 되길 바라는 것이다. 그럼 어떤걸 주면 이룰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그게 바로 개방을 할 수 있도록 제재를 푸는 것이다. 타이밍이 이대로 지나가면 김정은은 수세에 몰리고, 위기를 전가할 수밖에 없다. 지금 북한은 한계에 와있다. 자칫하다간 다시 군을 중심으로하는 권련 재편이 일어날 수도 있다.

=중국과 북한 간의 최근 관계는 어떤가

△중국은 북한 및 한반도 문제에 있어 비핵화만은 분명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중국은 중북관계가 정상 국가간 관계이지 특수 관계는 아니라고 보는 것 같다. 이념, 체제, 국가의 주적을 놓고 봤을 때 현재 중국과 북한이 같은 것이 있나. 과거 신중국 건립 당시와 지금 상황은 조금 달라졌다고 본다.

자오후지 교수는

중국 지린성 출신으로 문화대혁명 시기 하방(下放·지식인과 학생을 노동에 종사하게 한 운동)했다. 지린성에서 공장 근로자로 일하다가 능력을 인정받아 시 정부 선전부 부부장까지 승진했다. 뒤늦게 대학생이 된 뒤 베이징대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중앙당교 교수로 발탁돼 25년 넘게 공산당 고위 간부를 가르쳤다. 중국 공산당의 집정이념 등에 대해 연구했으며 대북 전문가이기도 하다. 중국조선반도문제연구회부회장, 중국정치학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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