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 2017년 ‘공연앱(App)‘으로 공연 활성화하자

  • 등록 2017-01-13 오전 6:00:00

    수정 2017-01-22 오후 7:43:21

[최은희 서울디지털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미국변호사] 과거 변변한 공연장이 없던 시절에는 마당 한가운데에 멍석만 깔아도 무대로 변신하여 구경꾼이 모이고 걸쭉한 입담과 흥겨운 춤, 소리판이 벌어지곤 했다.

공연을 직접 감상하는 것과 미디어를 통해 소비하는 것은 그 감흥이 다를 수밖에 없다. 최근 각종 예능 경연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들 프로그램의 방청객들은 출연자들의 노래나 댄스에 감동받으면서, TV로 시청할 때와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는 반응을 쏟아 내곤 한다. 이를 보는 시청자들은 ‘우리도 직접 공연을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여가 시간이 늘어나고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문화 향유 욕구도 증가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TV 시청이나 음원 소비 등 미디어를 통한 문화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 ‘경제적 부담’, ‘시간 부족’, ‘한정적인 공연 작품’, ‘공연 장소의 접근성 문제’ 등으로 인해 공연 예술 관람에 소극적이다.

K팝스타, 댄싱9 등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최근 가수, 댄서 등 실력 있는 실연자들이 상당수 배출되고 있다. 그러나 공연 수요 부족으로 인해 이들은 좀처럼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마당을 찾지 못한 채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문화예술인 복지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박근혜 정권 초기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문화융성위원회가 출범하는 등 다양한 문화 융성 전략이 추진됐지만, 실제 문화 융성을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최근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해 오히려‘문화 융성’이 철폐되어야 할 구시대 유물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문화 융성 전략은 저성장 시대의 성장 동력으로 지속되어야 한다. 문화가 생활 속으로 스며들어 문화를 통해 행복을 나눌 수 있고, 문화 융성을 통해 사회 경제가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 과거 아무 데나 멍석만 깔아도 무대로 변모했듯이,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공연장으로 활용될 수 있는 공간이 무수히 많다. 멋진 인테리어로 꾸며진 카페, 베이커리, 호프집, 빌딩 라운지나 지하철 역사 안, 아파트 공원, 잔칫집, 세미나장 등도 멍석만 깔면 훌륭한 공연장으로 변모할 수 있다.

이미 홍대, 미사리 카페 등지에서는 소공연이 이루어지고 있고, 일부 길거리에서는 ‘버스킹’도 행해지고 있다. 이런 문화가 주변으로 확산된다면, 실연자들의 공연 기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되고, 일반인들도 일상 생활에서 공연을 쉽게 향유할 수 있게 된다.

민중과 호흡을 같이 했던 과거 공연과 달리, 무대와 조명이 잘 갖춰진 공연장에서의 전문 공연은 대중의 일상과 궤를 같이 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좀 더 많은 국민이 문화예술인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보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공연도 음원 재생 보다는 비용이나 절차 등 여러 복잡한 문제를 수반하기 마련이다. 공연 기획 전문가가 아닌 카페나 아파트 자치회에서 실연자 섭외를 비롯하여 공연을 주최한다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 생활 속 공연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빈방 연결 앱, 구인구직 앱처럼 공간 주체들과 실연자들을 직접 연결해주는 공연 중개앱이 활성화된다면 어떨까? 분명 공연 기획은 용이해질 것이다. 공연 앱을 통해 연결된 실연자들이 점심시간 카페나 출퇴근 시간 지하철 역사에서 노래나 춤, 마술 등의 공연을 선사한다면 시민들이 시간, 비용 부담 없이 손쉽게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공연 감상을 위해 모이는 관객은 소비자이기도 하다. 공간 주체는 소비자들과 문화를 매개로 소통하고, 공연 장면을 SNS 홍보에 활용함으로써 문화브랜딩 효과를 창출할 수도 있다. 기업, 소비자, 예술인 간 선순환이 일어나는 순간이다.

정유년, 붉은 닭 울음 소리가 울렸다. 하지만 국민들의 우울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멍석 주변에서 웃음꽃이 활짝 폈듯이 공연을 매개로 방방곡곡 소통, 화합, 긍정의 에너지가 샘솟길 간절히 소망한다.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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