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 라이프]②'판타지+리얼리티' 예능으로 번진 욜로

  • 등록 2017-06-16 오전 8:00:38

    수정 2017-06-16 오전 8:00:38

‘윤식당’
[이데일리 김은구 기자] 욜로(YOLO)를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tvN ‘윤식당’, O tvN ‘주말엔 숲으로’, 올리브 ‘섬총사’, ‘어느 날 갑자기’, 방송을 준비 중인 JTBC ‘효리네 민박’뿐 아니라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서 ‘욜로’를 소재로 활용하는 예도 적지 않다. 예능 프로그램은 변화가 빠른 대중문화 콘텐츠 중에서도 유행에 가장 예민한 장르로 꼽힌다. 욜로 붐이 어느 정도인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욜로가 단순히 불안한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한 수단으로서만 대중의 각광을 받았다면 예능 프로그램들이 비난 여론을 의식해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소재로 활용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능 프로그램을 비롯한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욜로’를 거리낌없이 소재로 채택하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라는 부정적인 요소에도 현실의 즐거움과 행복은 요즘 대중에게 이미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의미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욜로 예능, 판타지와 리얼리티 사이 ‘줄타기’

‘욜로’로 인기를 끄는 예능프로그램들은 대부분 리얼리티와 판타지의 중간점을 파고든다. 이를 통해 많은 젊은이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최근 방송한 ‘윤식당’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윤식당’은 배우인 윤여정, 신구, 이서진, 정유미가 인도네시아 발리 인근의 길리 트라왕안 섬에서 작은 한식당을 차려놓고 장사를 하는 내용을 담았다. ‘윤식당’의 인터넷 홈페이지 내 프로그램 소개란 첫 문장은 ‘쉴 틈 없이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지친 몸과 마음이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꿈꾸다’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꿈꿔봤을 법한 삶이지만 실제 도전하기는 어렵다는 게 판타지적 요소다.

배우들이 실제 식당을 운영하는 리얼리티를 보며 ‘나도 저런 삶에 한번 도전해볼까’라는 생각을 떠올렸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에게 그런 도전은 ‘낭만’이 아닌 ‘현실’이다. 자신의 많은 것을 버려야 한다. 생계를 위해서는 매출이 보장돼야 하고 메뉴, 음식의 가격 산정, 가게 입지 등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 목돈을 투자해 음식점을 차렸다 실패를 하면 인생에서 큰 타격을 감수해야 한다.

판타지지만 따라할 만한 도전욕을 자극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SBS ‘미운우리새끼’에서 김건모가 김종민과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에 자장면을 먹으러 간 에피소드가 그 예다. 두 사람은 마라도에 중국집 9곳이 있는데 자장면의 재료와 맛이 다 다르다며 중국집 투어를 했다. 이후 인터넷에는 ‘제주도로 여행을 갔다가 자장면을 먹으러 마라도에 꼭 들러야겠다’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휴가를 이용한다면 마라도에서 자장면을 먹고 오는 건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욜로족들에게는 도전해보고 싶은 목표가 하나 더 제시됐을 뿐이다.

김용만, 주상욱, 에릭남, 손동운이 출연한 ‘주말엔 숲으로’는 아예 제목 앞에 ‘욜로, 로망껏 살아보기’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제주도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내용으로 오는 6월 방송 예정인 JTBC ‘효리네 민박’과 최근 방송을 시작한 올리브 ‘섬총사’ 역시 욜로를 내세웠다.

걸그룹 다이아는 ‘다이아’s 욜로트립‘이라는 제목으로 리얼 여행기를 담은 예능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 컴백을 하며 앨범 타이틀을 ’욜로‘로 정했다. 댄스곡부터 발라드, 트로트까지 전곡 멤버들의 자작곡으로 구성했다. ’욜로‘라는 앨범 타이틀은 현재 자신들이 행복할 수 있는 음악을 모두 담았다는 의미이다.

◇ 욜로, 잘못하면 골로 간다

욜로가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프리패스’는 아니다. 올리브 ‘어느날 갑자기 백만원’은 지난달 11일 첫 방송부터 역풍을 맞았다. ‘어느날 갑자기 백만원’은 제목 그대로 스타 출연진에게 각각 100만원씩 주고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연출자 박주미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자들을 보면서 시청자들도 ‘나에게 백만원이 생기면 저렇게 써봐야지’라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면서 볼 수 있는 예능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송이 시작되자 대부분의 출연진이 100만원을 쉽게 써버리는 느낌을 준다는 비난이 일었다. 시청자의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

정덕현 평론가는 “100만원이라는 돈이 실제 욜로족들에게는 적은 액수가 아니다”라며 “이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비판은 욜로족이라 하더라도 무턱대고 소비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성향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최근 MBC ‘무한도전’도 ‘욜로’를 소재로 특집을 방송했다. 멤버에게 한도를 알려주지 않은 채 ‘욜로 라이프’를 즐기라며 카드를 제공하고 한도 금액을 초과한 멤버가 모든 사용 금액을 내도록 했다. 박명수는 고가의 한약을 짓는 등 250만원이 넘는 금액을 썼고 양세형은 후배들의 옷을 사주며 92만원을 사용하는 등 멤버들 각자가 ‘욜로 라이프’를 누렸다. ‘어느 날 갑자기 백만원’처럼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마지막 한도를 넘긴 메인MC 유재석의 한마디로 정리가 됐다. 당시 ‘무한도전’이 욜로족, 이를 꿈꾸는 시청자들에게 전한 경고의 메시지로도 들렸다.

“욜로 잘못하다 저처럼 골로 갑니다.”

‘섬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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