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턴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몇 년 전 포드 토러스 2.0L 에코부스트를 선보이며 터보 차량에도 LPGDi 시스템을 적용한 일례가 있었고, 또 실제 주행에서도 무척 만족스러웠던 경험이 있었다. 과연 로턴의 LPGDi 기술이 현대 T-GDi 엔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많은 기대와 함께 시승을 시작했다.
디자인적인 부분에서는 아반떼 스포츠 고유의 스포티한 감성이 강조된다. 육각형 형태의 프론트 그릴과 얇게 그려진 헤드라이트 아래 아반떼 스포츠를 위해 새롭게 디자인된 전면 범퍼가 더해져 시선을 끈다. 특히 전면 범퍼는 기존의 아반떼 일반 모델 대비 더욱 강인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측면 디자인은 아반 고유의 캡 포워드 타입의 프로포션과 A필러부터 이어지는 부드러운 루프 라인 실루엣이 시선을 끌며 도어 하단에 사이드 스커드 또한 더해졌다. 네 바퀴에는 역동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18인치 알로이 휠과 고성능 타이어로 분류되는 한국타이어 벤투스 S1 노블2(225/40R 18)가 장착되어 기존 아반떼 대비 발전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예고한다.
아반떼 스포츠의 실내 공간은 애초에 아반떼를 기반으로 개발된 만큼 아반떼의 실내 공간과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 대신 스포츠 모델 고유의 감성을 강조하기 위해 대시보드에는 카본파이버의 느낌이 나는 패널을 더하고 D-컷 스타일의 스포츠 스티어링 휠을 적용했다.
이외에도 붉은색 스티치를 적용한 기어 레버 부츠 및 시트, 센터 암레스트 등이 시선을 끈다. 새삼스럽지만 현대자동차에서 이런 차량을 만드는 ‘시도’를 했다는 점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
아반떼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1.6L T-GDi 엔진을 장착해 6,000RPM에서 최고 204마력을 발휘하며 최대 토크 역시 1,500RPM부터 4,000RPM까지 27.0kg.m의 인상적인 출력을 자랑한다. 파격적인 출력은 아니지만 1.6L 터보 엔진을 내는 출력으로서는 상당한 수준에 이른다.
여기에 7단 DCT(6단 수동 변속기)를 조합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8초 만에 주파하는 민첩성과 복합 연비 12.0km/L(도심: 10.8km/L 고속: 13.7km/L)를 달성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로턴 아반떼 스포츠 1.6 T-GDi는 가솔린 대신 LPG를 연료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로턴의 차량을 경험하고 또 이를 주변에게 이야기 할 때 늘 돌아오는 답은 “그게 정말 가능해?”라는 것이다. 실제로 LPG 차량의 경우 저렴한 가격이 큰 매력이지만 기존 내연기관 엔진 대비 출력이나 절대적인 효율성 부분에서 뒤쳐진다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고, 기술이 발전했다. 가솔린 엔진의 트렌드라 할 수 있는 직분사 기술과 LPG가 만나면서 LPG 고유의 높은 완전연소율을 활용해 출력, 효율성을 극대화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로턴은 자사가 튜닝한 LPGDi 차량들은 기존 가솔린 사양과 비교했을 때 95% 수준의 출력과 절대 효율성을 구현한다고 밝힌다.
어쨌든 시동을 걸고 기어를 바꿔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았다. 콤팩트한 차체는 곧바로 맹렬한 기세로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고 7단 DCT는 RPM 상승에 따라 기어를 바꿔가며 드라이빙을 지원했다. 경쾌하고 매서운 가속력에 과연 ‘그 누가 이 차량을 LPG를 태우며 달리는 차량으로 생각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멀티링크의 적용으로 코너링 시의 한계도 한층 깊어진 모습이었다. 대신 스포츠라는 이름답게 꽤나 단단하게 조율된 하체는 노면의 충격을 받아내고 또 거르기 보다는 꽤 솔직하게 운전자에게 전달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승차감’ 부분에서는 약간 마이너스가 분명하다.
한편 이번 로턴 아반떼 스포츠 1.6 T-GDi를 시승하며 장거리 연비 체크에 나섰다. 트립 컴퓨터와 실 연비가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일단 기준을 트립 컴퓨터의 수치로 삼았고, 주행 코스는 가양대교 북단에서 강변북로, 자유로를 타고 당동IC까지를 고속 코스를 첫 번째 코스로 설정하고 당동IC부터 한탄강 캠핑장 찍고 다시 당동 IC까지 이어지는 지방도로를 두 번째 코스로 설정하여 주행을 시작했다.
참고로 로턴의 LPGDi 시스템은 기존의 직분사 포트를 활용해 LPG를 주입하고 또 트립컴퓨터는 분사 포트에서 주입되는 연료의 량을 기준으로 연비를 산정하기 때문에 트립컴퓨터의 수치로 연비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Full-to-Full 방식보다는 정확성이 떨어지지만 ‘대략적인 추이’를 통해 LPG로서도 어느 정도의 연비를 낼 수 있는지 확인하기엔 충분하다.
부담 없는 연료 비용, 만족스러운 출력과 운동 성능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건은 분명 행복한 일이다. 로턴 LPGDi는 아주 매력적인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을 제시했다. 참고로 LPG는 일단 화석연료보다도 더 친환경적이니 넓게 볼 때에는 세 마리 토끼가지 잡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존재한다. 당연히 차량이 추가적인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점도 있겠지만 LPG 차량을 소유할 수 있는 사람도 제한적이고 그 방법 역시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관련 규제가 조금 더 유연해진다면 직분사 엔진에 LPG를 직접 투입하여 LPG의 한계를 극복한 로턴 LPGDi를 보다 쉽게, 더 많이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