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울산지방법원은 20일 신원이앤씨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공고했다. 울산시 북구에 위치한 신원이앤씨는 현대자동차의 1차 협력사로 주로 자동차 성력화 설비 등을 제작해 현대자동차에 납품해 왔다. 회사는 이외에도 오일탱크, 발전설비 등의 제조·설치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2015년 약 91억원의 매출액과 4억60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이듬해 매출액 94억원, 영업이익 3억8000만원을 기록하며 순항해 왔다. 그러나 자동차 업황이 점차 악화하면서 2017년 매출액은 46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밑으로 떨어졌고 22억원의 영업적자를 보기에 이르렀다. 결국 약 85억원에 대하는 금융기관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지난해 11월 울산지법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 성장은 정체를 넘어 외려 역신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자동차 부품 업계의 어려움은 지속될 전망이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2월 기준 국내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전년 동월대비 1.3% 감소한 10만4000대를 기록했고 수출 대수 역시 1.6% 감소한 16만대에 그쳤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현대자동차도 이런 추세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현대차의 2월 국내 자동차 판매 대수는 5만3000대로 전월 대비 11.6% 줄었다.
이에 따라 자동차 부품 산업계 매출액은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2012년 75조7000억원에 달하던 자동차 부품 산업계의 전체 매출액은 2017년 72조7000억원으로 3조원 가량 줄었다. 한국GM 철수 논란과 현대자동차 어닝쇼크 등을 악재가 있던 지난해의 자동차 부품 업계 매출은 더욱 낮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자동차 관련 업체 투자경험이 있는 한 IB업계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자동차 부품업계에 3조5000억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자동차부품산업 활력제고방안’을 발표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 수출 경로를 다변화하기 어렵고 친환경 자동차로 변화하는 시장 패러다임을 따라잡기 버거운 울산의 중소규모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법원을 찾는 일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