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불황에 눈물 짓는 울산… 車 부품업체 무더기 회생신청

신원이앤씨, 에스케이디코리아 울산지법 회생 개시
자동차 엔진업체 대성지오텍, 15일 회생 신청
정체된 자동차 시장과 전기차 패러다임 변화 영향
  • 등록 2019-03-28 오전 5:50:00

    수정 2019-03-28 오전 9:05:40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조선업 뿐 아니라 자동차 업계에까지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울산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울산 소재 자동차 관련 업체들이 연달아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지역 경제에 비상등이 커졌다. 자동차 시장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수소차·전기차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울산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울산지방법원은 20일 신원이앤씨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공고했다. 울산시 북구에 위치한 신원이앤씨는 현대자동차의 1차 협력사로 주로 자동차 성력화 설비 등을 제작해 현대자동차에 납품해 왔다. 회사는 이외에도 오일탱크, 발전설비 등의 제조·설치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2015년 약 91억원의 매출액과 4억60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이듬해 매출액 94억원, 영업이익 3억8000만원을 기록하며 순항해 왔다. 그러나 자동차 업황이 점차 악화하면서 2017년 매출액은 46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밑으로 떨어졌고 22억원의 영업적자를 보기에 이르렀다. 결국 약 85억원에 대하는 금융기관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지난해 11월 울산지법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울산시 울주군에 위치한 자동차 엔진 부품 제조업체 에스케이디코리아도 지난 20일 울산지방법원에서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부진한 자동차 업황으로 상품 수요가 줄면서 2015년 62억원을 웃돌았던 매출액은 2년 만에 30억6000만원으로, 영업이익은 3억3000만원에서 1억500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지난 2001년 설립된 17년 업력의 대성지오텍 역시 불황을 피하지 못하고 지난 15일 울산지법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 성장은 정체를 넘어 외려 역신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자동차 부품 업계의 어려움은 지속될 전망이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2월 기준 국내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전년 동월대비 1.3% 감소한 10만4000대를 기록했고 수출 대수 역시 1.6% 감소한 16만대에 그쳤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현대자동차도 이런 추세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현대차의 2월 국내 자동차 판매 대수는 5만3000대로 전월 대비 11.6% 줄었다.

이에 따라 자동차 부품 산업계 매출액은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2012년 75조7000억원에 달하던 자동차 부품 산업계의 전체 매출액은 2017년 72조7000억원으로 3조원 가량 줄었다. 한국GM 철수 논란과 현대자동차 어닝쇼크 등을 악재가 있던 지난해의 자동차 부품 업계 매출은 더욱 낮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현대차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특히나 울산 소재 부품업체들은 대부분 현대차 울산 공장에 납품하고 있어 타격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 글로벌 자동차 시장 흐름이 전기차·수소차에 집중되면서 기존 내연기관용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경쟁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자동차 관련 업체 투자경험이 있는 한 IB업계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자동차 부품업계에 3조5000억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자동차부품산업 활력제고방안’을 발표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 수출 경로를 다변화하기 어렵고 친환경 자동차로 변화하는 시장 패러다임을 따라잡기 버거운 울산의 중소규모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법원을 찾는 일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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