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지금까지는 소유하고 있던 한 채의 집이 뜻밖의 수익을 가져다 준 경우가 많았다. 주택가격이 곤두박질친 미국에서조차 단독주택의 실질가치는 10년 전에 비해서는 아직 두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당장 노후가 닥치고 수중에 현금이 부족해질 때 보유주택을 유동화하는 것이 채권이나 주식만큼 쉽지는 않다. 간혹 부동산은 많은 자산가가 손에 쥔 돈이 없다는 경우도 듣게 된다. 또 집을 팔고나면 당장 살 곳을 찾아야 하는 고충도 따른다.
은퇴를 염두에 둔 부동산 관리는 어떻게 할까. 혹시 내가 은퇴할 시점엔 정말 애물단지가 되는 것은 아닐까. 최근 비즈니스위크는 55~65세를 사이를 중심으로 몇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굳이 50~60대가 아니더라도 노후대비로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이라면 한번 쯤 읽어두면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다.
일단 시작은 다소 감상적이다. 가장 먼저 유념할 것은 평소에 내 집의 가치를 바로 나 자신의 입장에서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어릴적부터 살아온 향수나 워낙 오래 살다보니 지역사회와 형성된 끈끈한 관계를 생각해 집 팔기를 꺼릴 수 있게 되는데 너무 여기에 집착한 나머지 모든 대가를 치르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따라서 집을 팔 필요가 있다면 정을 붙이고 살 다른 곳을 미리 물색해놓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집의 가격이 워낙 높다면 일단 집의 크기를 줄여 은퇴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는데 기왕 마음을 먹었을 경우 가능한 일찍 처리해 놓는 것이 여러 달걀 꾸러미를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단, 부동산 처분 시 상당한 세금을 지불해야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려 역시 중요하다.
아주 기본적인 사항이지만 부동산 자산을 너무 많이 보유해서도 안된다. 자산 다각화 차원에서는 절대 그릇된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자산의 3분의 1이상을 부동산에 담아두지 말 것을 조언한다. 유동화가 힘든데다 장기적으로는 부동산이 그다지 바람직한 투자 수단이 아닌 이유도 있다. 일례로 1990~2000년대 사이 미국 케이스실러 지수 주택 가치는 3%도 채 오르지 않아 같은 기간 15% 이상 오른 주식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기존 집에서 계속 살면서 소득을 내는 방법도 있다. 바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돈을 굴리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식이나 다른 자산에 투자하면 되는데 사실 꽤 위험한 전략이긴 하다. 역모기지 역시 요즘 대안으로 많이 부각되고 있지만 시장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고 수수료가 상당히 비싸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또 갑작스레 이사를 해야할 상황이 발생할 경우 더욱 난감해질 수 있다.
이밖에 집값이 떨어질 때는 대개 집 팔기를 꺼리지만 그냥 먀냥 빈집을 유지하는 상황이라면 그 유지비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에 과감한 손절(loss cut)을 조언하기도 한다.
사실 몇가지를 빼면 우리네 정서상으로는 다소 동떨어진 부분이 많다. 일부는 좀 여유있고 속편한 사람들의 얘기가 될 수도 있겠다. 당장 노후자금이 필요하고 집을 팔아야하는데 향수와 별장이 무슨 소용인가. 그러나 내집 마련과 큰 집 갈아타기에는 열을 올리지만 정작 은퇴 후에는 집값 싼 시골로 가거나 연금으로 그럭저럭 살면 되지 하는 막연한 짐작만으로 여유를 부리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하지만 실제 시간적 여유가 그리 많지는 않다. 일단 30~40대라면 이를 고려할 시기는 짧게는 20~30년도 채 남지 않았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