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도심 온천’의 매력은 가기 편하고 예약이 필요 없는, 저렴한 숙소기능을 한다는 것. 때문에 도쿄 ‘도심형 온천’은 낮에 가면 아깝다. 낮에는 도쿄 곳곳을 돌아다니다가 어둠이 내리면, 잠도 잘 겸, 뜨거운 탕 속에 들어가 피로도 풀 겸 ‘도심형 온천’으로 가면 된다.
▲ ‘스파 라쿠아’의 ‘쿨’ 사우나에 설치된 수조 속에서 색색 해파리가 너울너울 춤 춘다. | |
금요일 밤 10시, 야구장에 놀이시설, 쇼핑센터까지 모여있는 도쿄돔의 스파 라쿠아에 갔다. 5~9층까지 스파와 피트니스 시설이 들어찬 ‘스파 빌딩’이다. 사우나는 별별 이벤트 탕이 다 있는 우리나라 ‘스파형 찜질방’보다는 약하다. 그런데 높은 천장 덕분에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환하고, 불쑥 솟아 있는 ‘복층 구조’ 탕이라든지, 섭씨 90도 사우나와 족탕 앞에 TV를 설치했다든지 하는 식으로 디자인에 신경을 썼다. 사우나에는 1회용 면도기와 칫솔도 있다(칫솔 속에 치약이 들어 있다. 그런데 양이 너무 적어 거품이 충분히 나지 않는다). 사우나에는 세안제·샴푸·컨디셔너가 마련돼 있고 탈의실에는 립스틱·블러셔·파우더 등 화장품도 있다.
우리나라식 ‘찜질방’이 들어선 ‘힐링 바덴’에 입장하려면 추가 요금을 내고 전용 찜질방옷으로 다시 갈아입어야 한다. 실내외 수영장 앞에 마련된 선테크에 청춘남녀들이 누워 도쿄돔의 롤러코스터 등 야경을 감상 중이다. 조명이 아름답게 들어온 수영장은 그러나 ‘관상용’. 편안히 드러누울 수 있는 휴게실은 동남아 휴양지 풍으로 꾸며놓았다. ‘스파 라쿠아’는 휴게실을 이리 저리 분산시켜 놓았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누워 있는 사람들 사이로 걸어 다닐 필요가 없다. ‘황토방’ 등은 화끈한 열기에 뇌가 마비될 지경인 우리나라 ‘불가마’에 비하면 굉장히 얌전하다.
▲ 조명이 환상적인 `스파 라쿠아`의 저온 찜질방. | |
▲ 하룻밤 자고 가기 좋다, `스파 라쿠아`의 휴게실. | |
▶운영시간은 오전 11시~이튿날 오전 9시까지. 18세 이상 입장료는 11시~자정은 2565엔. 자정부터는 1890엔을 더 내야 한다. ‘찜질방’ 시설이 들어선 ‘힐링 바덴’ 이용요금은 525엔. 토·일요일·기타 일본 ‘축일’ 등에는 추가요금이 315엔. 주중에 하룻밤 숙박만 하고 나올 경우 예산은 (찜질방 포함)4만원 선이면 된다.
▶큰 짐은 매표소에서 맡아준다. 4시간 체류로 제한(마사지를 받을 경우 7시간)하고 그 이후부터는 추가 비용을 받는 날(올해의 경우 12월30일~내년 1월3일)이 있다. (03)3817-4173, www.laqua.jp
▲ 민속촌 풍의 `테마파크`로 꾸며놓은 오에도 온천 | |
총 16가지 유카타 중 맘에 든 것으로 골라 입고서 ‘에도 시대’ 거리를 돌아다니게 만들어 놓은 일종의 테마파크. 가보고 내린 결론은, 낮에 갈 필요 없다. 숙박 해결할 겸 밤에 가면 된다. 밤 11시 오에도 온천에 도착했다. 한국어 안내문도 있다. 오에도의 명물이라는 노천 족탕. 미지근할 줄 알았던 물이 뜨거워서 좋다. 부드러운 조명 아래 낭만을 만끽하려다 ‘악’ 소리를 질렀다. 족탕 바닥 곳곳에 지압용 돌이 돌출돼 있어 웬만큼 단련되지 않은 사람은 여유를 부리며 걷기 힘들다.
▲ `오에도 온천` 어묵 | |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다음날 오전8시까지. 노천 온천은 오전11시~다음날 오전2시, 오전5시~8시. 야외 족탕은 오전 11시~다음날 새벽 2시까지다. 대인의 경우 오전 11시~새벽2시는 2827엔. 오후6시 이후에 들어가면 1987엔. 새벽 2시를 넘기면 심야요금 1575엔이 추가된다. 밤 10시에 들어갔다가 다음날 7시에 나오면서 총 3562엔(1987엔+1575엔)을 냈다. 우리 돈으로 약 2만8000원. (03)5500-1126, www.ooedoonsen.jp
스톤 스파 ‘로쉬.B’
뜨겁게 달궈진 돌 위에 드러누워 몸 안의 노폐물 빼기. 도쿄에서도 인기다. 지정된 자리에 조용히 누워 품위 있게 땀 흘리는 ‘스톤 스파’에 갔다. 도쿄 록본기 힐스 근처 아자부주방에 위치한 로쉬 B(Roche.B). 오전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 운영한다. 문제는 우아한 만큼 비싸다는 것. 시간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맘 놓고 뒹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90분에 3600엔 선(오후 6시~오전 5시는 4200엔).
일단 땀복으로 갈아입고 ‘찜질방’으로 들어간다. 4명 정도 나란히 누울 수 있는 공간. 그다지 후끈하게 덥지는 않다. 섭씨 40도에 습도는 60~80% 정도. 툇마루 처럼 생긴 검은 돌판 위에 올라가 지정된 곳에 타월을 깔고 눕는다(라커번호가 7번이면 7번 자리에 가서 눕는 식). 일단 5분간 엎드려 내장을 훈훈하게 데운 다음 바로 누웠다가 중간 중간 온통 새하얀 ‘휴식방’에서 열을 식히면 된다. ‘스톤 스파’의 하이라이트는 ‘산소 파이프’. 원래 사우나나 찜질방에 오래 있다 보면 숨쉬기가 곤란하거나 답답하기 마련. 그런데 이곳에서는 목침 베고 누워 산소가 나오는 파이프를 코나 얼굴에 대고 있으면 쾌적하기 그지 없다.
남성은 밤 10시 이후부터 입장 가능. 굳이 그 전에 가야겠다면 소파와 TV 등을 갖춘 휴게실이 딸린 ‘개인 룸’을 빌려서 들어가야 한다. 세련된 화장에 하이힐 부츠를 신은 여성들이 조용히 땀 빼고 나서 유기농 차를 한 잔 마시고 가는 모습. 시부야 등에도 ‘스톤스파’ 지점이 있다. ‘로쉬.B’ 스파는 (03)3568-8310. 영어 안내도 가능하다. ‘스톤 스파’ 안내는 웹사이트 www.bagus-spa.com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