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에틸렌 스프레드는 톤(t)당 113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t당 232달러) 대비 50% 감소한 수치다. 에틸렌은 플라스틱·합성고무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돼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며 에틸렌 스프레드는 에틸렌 가격에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값으로 에틸렌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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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틸렌 스프레드의 이 같은 하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폭등에서 시작됐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긴축 기조에 따른 수요 위축 등의 영향이 이어지면서 업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또 석유화학제품 최대 소비국인 중국이 장기간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펼치면서 수요가 급감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이에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011170)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전년 동기 적자 전환한 12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LG화학도 4분기 석유화학 부문에서 영업손실 16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증가 폭이 시황 반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엔 중국의 코로나19 확산과 춘절 연휴로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실질 수요 거래가 많지 않았다”면서 “현재 석유화학 시황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중국의 수요 복원 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석유화학 시황이 구조적으로 반등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 시황의 구조적 반등은 빨라야 올해 4분기로, 1년 이상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추가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데다가 미국 소매 재고가 13개월째 상승하는 추세로, 재고 조정 후에나 화학 수요가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