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입성후 기업여신정책 촉각

  • 등록 2003-11-05 오전 11:02:29

    수정 2003-11-05 오전 11:02:29

[edaily 오상용기자] 론스타의 외환은행 장악이 본격화되면서 이 은행의 기업여신정책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금융권과 거래업체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 97년 IMF외환위기 이후 현대건설과 하이닉스 등 굵직굵직한 업체들의 기업개선작업을 도맡아 왔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론스타가 부실채권 인수와 매각에 특화돼 있는 만큼 외환은행 주관아래 있는 워크아웃 업체와 거래업체의 여신관리 및 심사, 부실채권처리 등에 일대 변혁이 있을 거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두달간 외환은행에 머물며 여신정책에 관여했던 론스타의 행적은 이와 관련해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법정관리에 넣어라` 론스타는 지난해 워크아웃을 졸업한 A업체에 대해 `법정관리에 넣어라`는 의견을 은행측에 피력했다. 이유는 해당업체가 연간 70억원씩 원리금을 분할상환키로 했으나 최근 영업실적 악화로 상환액이 미달했기 때문. 주목할 점은 최근 론스타가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해당업체 채권(장부가 100억원대)을 50억원에 사들였다는 것. 론스타의 이같은 요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도 50억 이상의 회수는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인지도 모른다고 금융권 관계자는 전했다. 론스타는 또 이 업체의 여신을 연장하는 대신, 이 회사가 발행했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해 전액 주식으로 전환토록 하는 등 몇가지 조건을 은행에 제시했다. BW보유자가 현금 상환을 요구할 경우 회사 보유자금이 줄어든다는 것이 이유지만 만일의 경우에 대비 론스타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회수율을 높이자는 의도가 깔린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은행 관계자는 전했다. 은행측은 일단 일시적인 업황악화로 거래업체가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상례이고 정상업체인 만큼 법정관리 신청은 곤란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현대 여신만 털면 주가 오른다` 은행 관계자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바라보는 관점은 최근 론스타 관계자와 나눈 `현대 여신만 100% 줄이면 외환은행의 주가는 대폭 오를 것`이라는 대화 속에서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 거래처는 현대계열사라는 법인체 뿐만 아니라, 회사 임직원, 관련계열사까지 다 포함된다"면서 "가볍게 던진 말일 지 모르나, 은행 경영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이 없는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론스타가 은행의 수익기반 강화나 선진경영 보다는 단기차익에 몰두할 것이라는 은행내부의 우려는 미국지점 폐쇄로 인한 외환업무 위축 가능성에서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또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통해 획득한 업체 정보와 외환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을 이용해 론스타내 자산관리회사(AMC) 등의 반사이익을 도모할 것이라는 시각도 팽배해 있다. 수용할 것은 해야겠지만… 은행 관계자는 "론스타로부터 분명히 배울점도 있다"면서 "수용할 것은 받아들여야 겠지만, 은행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과 시각은 교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 두달간 외환은행에 상주했던 론스타 실무진들은 우리와 대화하기 보다는 `론스타의 정책이 이러하다`는 고압적인 자세를 보였다"면서 "이들로부터 받은 느낌은 은행경영에 대한 전문성이나 장기적 안목 보다는 돈벌이에 익숙해 있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론스타가 한국내 중소기업 대출시장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지만, 뉴브리지캐피탈의 인수후 제일은행의 기업여신 규모가 크게 줄었듯이 외환은행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기존 워크아웃업체에 대한 외환은행의 주채권은행 자격을 다른 금융기관에 넘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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